
국제
“이란 핵 농축 등 전면 폐기해야” 하루 만에 번복한 미 중동특사... 대통령이 내게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날 내놓은 발언과는 다른 내용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 목표로 ‘우라늄 농축 제한’을 제시했다. 그는...
조형국 2025.04.16 21:11
국제
“이란 핵 농축 등 전면 폐기해야” 하루 만에 번복한 미 중동특사... 대통령이 내게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날 내놓은 발언과는 다른 내용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 목표로 ‘우라늄 농축 제한’을 제시했다. 그는...
조형국 2025.04.16 21:11
국제
미 특사, 이란 협상 앞두고 ‘핵농축→전면 폐기’ 번복…“외교 혼란” 비판...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위트코프 특사가 내놓은 발언과는 다른 내용이다. 위트코프 특사는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 목표로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가 아닌 ‘우라늄...
조형국 기자 2025.04.16 08:23
사회
부산시 특사경, 미세먼지 불법 배출사업장 27곳 적발부산시는 골재 생산 과정에서 파쇄 및 선별시설을 설치·운영하면서 비산먼지를 다량 배출하는 사업장 등 미세먼지 불법 배출 사업장 27곳을 적발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는 미세먼지 배출원...
#비산먼지 #미세먼지 #부산시특사경
권기정 기자 2025.04.10 09:47
국제
러 푸틴 특사, 이번주 미국 방문…휴전안 협상 돌파구 마련 주목... 상황에서 양국 특사가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CNN은 1일(현지시간) 드미트리예프 특사가 양국 관계 강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주 워싱턴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 러시아 파병
김희진 기자 2025.04.02 21:06
생활
김동연 경기지사 “대북전단에 특사경 투입은 국민안전·평화 지키려는 것”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3일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특별사법경찰 투입 방안과 관련 “단순하게 전단을 막는 것이 아니라 우리 도민과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열린 경기도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이채영(국민의힘·비례) 도의원의 북한 오물풍선 대응에 관한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북한의 오물풍선이 대북전단 살포와 상당히 긴밀한 인과관계를 갖고 있고 많은 경우 북의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접경지를 포함한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저나 경기도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또 “평화는 압도적인 힘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면 그 힘의 원천은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통합, 나라에 대한 충성, 그것을 이끌어낼 수 있는 보람과 가치”라며 “그런데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이 목숨을 잃거나 해병대원이 급류에 휘말려 희생됐는데 진상 규명과 책임이 안 되고 참다운 군인은 항명수괴죄로 수사받고 있는 상황이 된다면 우리의 힘은 어디서 나오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김 지사는 아울러 “대북전단을 살포하시는 분들에게도 묻고 싶다. 그분들이 경기도 접경에 사시는 분들인가. 다른 곳에서 오신 분들이 날려서 우리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경제활동과 삶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달 28일 경기도가 발송한 위급재난문자의 문제점 개선 의향에 대해선 “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부지런히 냈는데 안 아프면 더 좋은 것이고 혹시 불행하게도 그런 일 생기면 혜택을 받는 것”이라고 비유하고는 “조금 미진한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도는 북한 대남 오물풍선 살포와 관련, 지난달 28일 밤 11시32분께 파주·고양·연천·의정부·포천·남양주·동두천·양주·수원·오산·평택·용인·안성 등 도내 13개 시군에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당시 재난문자에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시 군부대 신고.’라는 문구와 함께 영문 ‘Air raid Preliminary warning’(공습 예비 경보)이 보내지면서 용어 적절성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손봉석 기자 2024.06.13 22:36
생활
김동연 경기지사 “대북전단 살포 예상지역, 특사경 출동시켜 순찰·감시”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1일 “대북전단 살포 예상 지역에 즉시 특별사법경찰관들을 출동시켜서 순찰하고 감시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도 광교청사 재난안전회의실에서 주재한 ‘현 위기상황 관련 긴급 대책회의’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는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정부의 대북 확성기 재개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경기도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동연 지사는 모두 발언에서 “접경지역 주민, 군 장병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고, 추가 도발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지금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이 위협받고, 경제 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도의 조치는 단순한 대북전단에 대한 대응의 차원이 아니라 도민과 국민의 안전 그리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취지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경기도는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처하면서 도민 안전을 지키겠다. 전단 살포 예상 지역에 특사경 출동을 바로 할 수 있도록 준비와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접경지역 안보상황이 악화할 경우에 ‘재난발생 우려’ 단계로 보고, 관련 법령에 따라 위험지구(위험구역)를 지정하고 전단 살포행위 단속 등 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해당 시군, 군, 경찰, 소방 등과 적극 협력하고 공조해서 대처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위험구역 지정과 특사경 투입, 대북전단 살포 단속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 41조와 79조에 근거한 조치라고 도는 설명했다. 회의에는 수도군단을 비롯한 군 지휘관, 경기남부경찰청 및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 및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장, 접경지역 부단체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 결과 특사경은 우선 고양, 파주, 김포, 포천, 연천 지역 등 5개 시군 대북전단 살포 예정지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순찰 활동에 들어갔다. 순찰 활동은 현장 동향 파악이 주요 목적이며, 대북전단 살포 현장 발견 시 경찰에 신고하는 역할을 한다. 경기도는 위험구역이 설정되면 대북전단 살포 관계자의 접경지역 출입 통제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특사경 역시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행위명령 위반자에 대한 체포, 형사입건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도는 설명했다. 앞서 경기도는 2020년 6월에도 재난안전법에 근거해 접경지 5개 시군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대북전단 살포자의 출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을 근거로 특사경을 대북전단 살포 단체 관계자 주택에 투입해 전단 살포 장비(고압가스용기)에 대한 사용금지 안내문을 붙이는 행정명령을 집행한 바 있다. 또, 대북전단 살포 단체들을 사기, 자금유용 등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손봉석 기자 2024.06.11 19:40
생활
이재용 복권·신동빈 사면…윤석열 정부 광복절 특사‘국정농단 사건’ 유죄 판결로 취업이 제한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자에 포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와 복권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정부는 광복절을 맞아 이들을 비롯한 서민생계형 형사범·주요 경제인·노사관계자·특별배려 수형자 등 1693명을 이달 15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조치한다고 12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 들어 단행한 첫 특사다. 복권 대상이 된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 형을 확정받고 복역하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형기는 지난달 종료됐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간 취업이 제한된 상태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특별사면과 복권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과 업무상 배임으로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밖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사면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인들은 ‘민생과 경제회복 중점’이라는 특별사면 기조에 따라 특사 명단에서 빠졌다.
#이재용 복권·신동빈 사면…윤석열 정부 광복절 특사
생활경제부 2022.08.12 12:29
연예
탁현민 발언에 BTS 특사 비용 재차 논란…아미 속만 ‘부글부글’방탄소년단의 특사 관련 비용 지급에 대한 사실관계를 두고 또다시 논란이 불거지자 팬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3번째 유엔 연설 중인 방탄소년단 RM(왼쪽)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연합뉴스그룹 방탄소년단의 ‘특사 비용 지급’을 두고 또다시 설왕설래가 벌어졌다. 방탄소년단의 ‘미래문화 대통령 특사’(특별사절단) 활동비 7억원 지급에 대한 논란은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재차 언급됐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이날 박정렬 해외문화홍보원장에게 “방탄소년단 UN 일정과 관련해 비용이 지급됐냐”고 질의했고 이에 박정렬 원장은 “아직 (지급이)안 됐다”고 답했다. 앞서 조선닷컴은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미국 일정에 동행한 방탄소년단에 대해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등 여비 일체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소속기관으로 관련 집행을 관리하는 해외홍보문화원(해문원)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스포츠경향에 “우리가 방탄소년단 특사 일정에 순방문화행사 항목으로 예산을 집행했고 용역계약을 체결했다”며 “유엔 영상 촬영과 관련해 숙박비, 항공비, 촬영비 등 기타 여비를 집행한 상황으로 여비가 지급되지 않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문체부 관계자 또한 “해외문화홍보원에서 관련한 비용을 지출했다”며 “소속기관이기 때문에 문체부 예산이 집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수 의원은 14일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30일 청와대 관계자가 지급됐다고 이야기를 했고,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으로 비용이 지급됐다고 했다”며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를 두고 방탄소년단 특사 비용 지급과 관련해 논란이 재차 불거졌다. 탁현민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방탄소년단 관련 행사 시작 전 관련 계약을 완료했고 행사 종료 후 정부 행정절차상 ‘대금지급결정’이 이미 완료됐으나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작성한 결과 보고서가 지난 13일 제출됐고 하이브 측 입금 요청이 있어야 ‘입금’이 되는 정부 절차상 하이브 측 입금 요청만 있으면 3일 후 바로 입금됨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급 결정이 완료됐더라도 돈을 받을 곳이 입금요청을 해야 입금이 된다”며 “사소한 절차와 표현의 문제를 두고 마치 거짓말을 한 것처럼 오도하지 마시길 바란다”고 했다. 문체부 또한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해문홍은 방탄소년단의 유엔 공연과 관련해 행사 전 용역계약을 체결했고 대금 지급 여부는 이미 결정됐다”며 “현재 후속 행정 절차도 마무리돼 곧 대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직접 예산을 집행하는 해문원 관계자가 “집행 절차가 완료됐다”라고 발언했으나 탁현민 비서관이 지난 1일 직접 방송에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돈을 안 받겠다고 했으나 억지로 7억원을 사후 지급했다”고 말하자 해당 사실관계를 두고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과 관련한 커뮤니티에는 특사 비용 집행 논란과 관련해 “불편하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특사 자격으로 3번째 유엔 연설을 이어간 방탄소년단의 글로벌적 인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선명 기자 2021.10.15 11:37
국제 구정은의 수상한 GPS
[구정은의 수상한 GPS](1) 트럼프의 ‘납치 특사’와 가자지구 ‘리비에라 플랜’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의 주민들이 3월 18일 밤사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사이를 걷고 있다. / AFP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한 중재에 나섰다. 팔레스타인 땅인 가자지구에서 주민들을 내보내고 ‘리비에라(해안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과 이런 발상에 반대하는 아랍-이슬람권 공동구상이 맞부딪치고 있다. 가자를 둘러싼 상황은 3월 들어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초 소셜미디어에 “내가 취임하기 전에 (하마스는) 가자지구 포로들을 석방해라, 그러지 않으면 지옥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말과 올 1월 초에도 그는 같은 발언을 반복했다. 그러더니 최근 하마스와 미국이 직접 접촉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애덤 볼러가 몇 주 동안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인사들과 만났다는 것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고, 백악관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접촉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3월 5일 다시 하마스를 향해서 “인질을 즉시 석방하지 않으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앞에서는 위협, 뒤에서는 필요하면 누구와도 협상하는 트럼프식 외교의 단면이었다. 근 30년 만의 직접 접촉, 트럼프식 외교의 단면 세상의 관심은 “가자지구를 리비에라로 만들겠다”는 부동산 개발업자의 터무니없는 핑크빛 착상처럼 보이는 제안에 쏠려 있지만, 직접 접촉의 의미는 작지 않다. 미국 정부의 원칙은 “테러범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미국 국무부는 1997년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직접 대화를 하지 않았으며 반드시 중간에 카타르, 이집트 같은 나라를 중재국으로 끼고 협상을 했다. 그런데 트럼프 정부가 직접 하마스와 만난 것이다. 처음에 미국이 하마스와 협상하면서 주로 논의한 것은 미국인 인질 석방과 유해 송환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와 접촉한 애덤 볼러 특사의 직책 자체가 납치 관련 특사다. 그런데 휴전안을 비롯해 하마스와 더 폭넓은 논의를 한 사실이 알려졌다. 트럼프가 겉으로는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편들고 무기를 넘겨주고 있지만 동시에 하마스와 접촉하고 있으니, 지금 격앙되고 초조해진 것은 오히려 이스라엘일 수도 있다. ‘직접 접촉’ 보도가 나온 뒤 이스라엘 총리실은 “미국에 우리 입장을 표명했다”는 짧은 성명만 냈으나,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은 대놓고 불만을 터뜨렸다. 볼러 특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스라엘 언론 인터뷰에서 하마스와 언제부터 몇 번 만났는지 밝히기를 거부했고, 이스라엘의 불만에 대해서는 “우리는 이스라엘의 대리인이 아니다”라고 했다. 현재까지 나온 내용을 종합해보면 미국과 하마스가 논의한 방안은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하고 가자지구에서의 정치권력을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한 5~10년 동안의 장기 휴전안이다. 볼러 특사는 CNN 등 미국 언론과 만나 “장기 휴전도 지평선 위에 올라와 있다”고 했다. 무장을 포기하고 가자지구에서 정당 활동까지 아예 그만두라는 것은 하마스에는 존재 근거를 흔드는 요구일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선택지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 모든 것이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일까? 트럼프가 머릿속에 얼마나 구체적인 ‘가자 리비에라 만들기 플랜’을 갖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연설에서 직접 말한 것들을 보면 몇 가지 내용이 있다. 첫째, 미국이 가자지구를 ‘소유’한다. 그리고 현장의 불발탄을 비롯해 무기를 해체할 책임을 진다. 둘째, 미국이 가자지구를 직접 개발해 “누구도 본 적 없는 웅장한 지역으로 재건”한다. 셋째, 가자지구를 국제적인 곳으로 만들 수 있다. 가자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르단과 이집트도 “협력할 것이라 믿는다.” 실제 추진하겠다는 구상일까, 트럼프식 협상용 카드일까. 트럼프의 뇌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신호를 읽을 수는 있다. 특사 자체가 신호다. 대통령이 특사를 보낼 때는 해당 이슈에 밝은 사람이나, 메시지에 부합하는 사람을 보낸다. 트럼프의 납치 특사로 하마스와 만난 볼러가 어떤 사람인지 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운데)가 3월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AP연합뉴스 납치 특사 된 ‘쿠슈너 룸메이트’ 볼러는 1973년생, 뉴욕에서 태어난 유대인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벤처캐피털 회사에서 잠시 일했다. 의료 장비를 관리하는 회사, 재택 의료서비스회사를 세워 경영한 경험이 있다. 초반 경력을 보면 중동이나 지역 분쟁, 국제정치와는 거리가 멀었던 셈이다. 그런데 트럼프 정부 때인 2018년 정부 영역으로 이동했다. 트럼프의 사위로 집권 1기 때 중동 정책에 깊숙이 관여한 재러드 쿠슈너와 와튼스쿨 시절 룸메이트였다고 하는데 그 인연이 작용한 것일까. 볼러는 보건복지부 산하 메디케어/메디케이드(건강보험) 혁신센터 소장을 맡았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인 ‘오바마케어’를 무산시키는 역할을 맡았던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백악관의 태스크포스를 이끌었다. 워프스피드 작전이라 이름 붙여졌던 이 태스크포스는 결과적으로 엄청난 실패였음이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통해 확인됐다. 여기까지 보면 정부에 들어간 뒤에도 중동이나 국제정치와는 연결고리가 없다. 굳이 찾자면 2019년 국제개발금융공사(DFC) 대표를 지낸 것 정도를 들 수 있다. DFC는 해외 투자와 관련된 기관들을 통폐합해 트럼프 1기 정부가 만든 기관이다. 명분은 개도국들에 투자하기 위한 기관인데 볼러가 최고경영자를 맡은 시기에 미국 기업들에 대출을 해줘서 비난을 받았다. 트럼프가 2기 들어와서 저개발국 원조를 수십 년 동안 맡아 해온 국제개발처(USAID)를 무력화하고 있는데, USAID를 DFC 밑으로 보내 감독을 받게 하거나 아예 통합해버릴 거라는 얘기도 있다. 볼러는 이 기구를 이끌 때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곳곳의 투자 협상에 관여했다. 또 쿠슈너가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아브라함 협정’이라는 대대적인 화해 협상을 추진할 때도 참여했다. 그가 맡은 분야는 주로 경제협력,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 기업들을 위한 거래 협상이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하마스와 인질 석방 협상에 나섰다. 볼러보다 좀더 포괄적인 역할을 맡은 트럼프의 중동 특사는 스티브 위트코프다. 이 사람은 부동산 관련 변호사로 시작해 부동산 투자자로 나서서 개발회사를 운영해왔고, 트럼프 1기 때 역시 볼러처럼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와 연을 맺었다.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에 맞서기 위한 ‘위대한 미국 경제부흥 산업그룹’의 일원이었다. 그러더니 트럼프 2기가 공식 시작되기도 전부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 개입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사실상의 특사 역할도 했다. 그러니 트럼프 정부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재건이라고 하지만 결국 개발, 그중에서도 부동산 개발, 무엇보다 미국 투자자들을 위한 개발이다. 과연 가능할까? 트럼프는 가자지구가 미국 소유가 될 것이라면서도 “미군 병사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연구해볼 가치가 있는 방안”이라고 했지만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는 반대한다고 못 박았다. 미국이 가자지구를 통제한다는 것은 국제법으로 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240만명 이상이 살아온 땅이다. 팔레스타인 남쪽의 이집트와 동쪽의 요르단에 주민들을 떠넘기자는 것은 이스라엘 극우파의 주장이었고 트럼프가 이를 부추기고 있지만, 이집트나 요르단이 이를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가자 주민들 목소리는 어디에? 아랍국가들을 대표하는 22개국 정치 협의체인 아랍연맹이 앞장서서 반기를 들었다. 지난 3월 4일 카이로에서 열린 아랍연맹 긴급 정상회의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가자 2030’이라는 가자지구 재건계획을 내놓았다. 주민 강제이주에 명확히 반대하면서, 이집트는 5개년 계획을 제안했다. 일단 임시주택 20만채를 만들어 집 잃은 피란민들을 수용하고, 뒤이어 영구적인 주택 40만채를 짓고 가자 공항과 항구를 재건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무기력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당장 가자지구를 통치하기는 힘드니 우선 임시통치위원회를 만들어서 재건을 진행하자고 했다. 하마스도 재건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만일 있다면’ 참여한다는 한 줄을 붙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치안 유지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군사력을 가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좌지우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랍국들도 불만이 많았다. 그래서 이집트와 요르단이 팔레스타인 보안군을 훈련시키는 것과 국제평화유지군을 배치하는 것도 포함시켰다. 이 제안을 아랍연맹이 공식 입장으로 채택함으로써 이집트의 계획은 아랍연맹 플랜이 됐다. 트럼프 정부는 곧바로 “현실을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거부했으나 유럽연합(EU)은 아랍연맹 안을 지지했다. 카이로 회의에도 참석한 유럽이사회 의장 안토니우 코스타는 “구체적인 지원을 해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외교장관 공동 성명에서 주민들을 뿌리 뽑지 않고 가자지구를 재건하기 위한 “현실적인 길”이라고 환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아랍이 주도하는 계획을 강력하게 지지하며, 완전히 협력하겠다”고 했다. 카이로 회담 사흘 뒤에는 이슬람권 57개국 모임인 이슬람협력기구(OIC)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아랍연맹 방안을 공식 입장으로 채택했다. 이집트 안은 이제 미국과 이스라엘을 뺀 세계가 지지하는 ‘아랍 대안(Arab Alternative)’으로 격상됐다. ‘리비에라 플랜’과 ‘아랍 대안’ 중에 어떤 것도 명확한 승리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 당장 휴전 협상부터 타결돼야 한다. 위트코프가 3월 11일 카타르에 도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비공개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데, 일단 사람들이 더 죽어 나가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 그럼에도 휴전을 넘어 가자지구에 관한 논의가 재건 플랜 쪽으로 확 중심이동한 것은 사실이다. 휴양지를 만들어 호텔을 짓든 놀이공원을 만들든, 평화가 오고 돈이 돌게 된다면 좋은 일이다. 그것이 200만명을 내쫓는 계획과 함께 진행되는 것만 아니라면 말이다. 재건을 논의하는 것은 당연한데, 그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배제되는 게 문제다. 지금 거론되는 계획은 모두 외국이 만든 것 아닌가. 이집트든 미국이든, 가자지구 주민들에겐 외국이다. 하마스도 온전히 가자 사람들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들은 이스라엘과 함께 수많은 민간인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범죄 집단이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집권세력이었다고는 하지만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주민들을 통제하고 옥죈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피란길에 올랐던 가자주민 수십만명이 종전을 기대하며 집으로(사실은 무너진 집터로) 돌아가고 있다는데, 그들의 삶이 더 무너지지 않기를.
2025.03.21 15:00
문화/과학 신간 탐색
[이주의 책]크롬웰의 특사는 왜 죽임을 당했나수도원의 죽음 C. J. 샌섬 지음 | 나중길 옮김 | 영림카디널 | 1만3000원 1537년 영국은 가장 큰 변화를 겪었다. 이혼 문제로 로마 교황청과 갈등을 빚은 국왕 헨리 8세는 자신이 교회의 우두머리라는 수장령을 선포했고, 영국의 종교개혁이 시작됐다. 이후 국왕은 교황청에 대한 금전 납부를 금지했고, 수도원을 해산시켜 수도원의 토지와 재산을 몰수했다. 수도원의 해산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국왕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던 토머스 크롬웰. 크롬웰은 특사를 각 지역의 수도원에 보내 수도원의 재산과 불법행위를 조사했다. 소설 은 수도원 해산 과정에서 벌어진 특사의 살해 사건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암울한 사회 분위기를 그린 작품이다. 크롬웰은 서식스 주 스칸시에 있는 성 도나투스 수도원에 싱글턴 특사를 보냈는데, 어느 날 아침 목이 잘려 죽은 채 발견됐다. 수도원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끔찍한 살인 사건이었고, 수도원에 있던 신성을 모독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이에 크롬웰은 종교개혁을 지지해온 곱추 변호사 매튜 샤들레이크를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특사로 파견했다. 샤들레이크 특사는 성 도나투스 수도원에서 벌어진 살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수도원에서 살인 사건은 계속 일어난다. 특사에 대한 살인 사건이 단순히 수도사들의 원한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예상했지만, 사건을 파헤칠수록 영국의 종교개혁의 명분으로 크롬웰이 저지른 악행들이 예상치 못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샤들레이크 특사는 수사를 할수록 자신이 믿어온 종교개혁과 진실과 믿었던 크롬웰의 추악한 다른 얼굴을 보면서 환멸을 느낀다. 처음 이 소설을 읽을 때는 여타의 추리소설처럼 어떻게 범인이 잡히고, 어떻게 단서를 찾아낼까 궁금해한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추리소설은 당시 영국의 종교개혁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려주는 역사소설로 변하기 시작한다. 싱글턴 특사의 죽음은 고문으로 거짓 자백을 하고 단두대에 오른 피해자 가족의 울분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밝혀진다. 은 움베르토 에코의 과 여러 모로 비슷한 점이 있다. 수도원에서 일어난 의문의 죽음과 그것을 파헤치는 추리 기법, 사건을 조사하는 인물이 탐정과 조수의 콤비로 이뤄졌다는 것, 그리고 결국 한 수도원의 몰락을 다루고 있다는 점 등이 과 닮았다. 이 과 다른 것은 영국의 종교개혁 이면을 추리소설 기법으로 절묘하게 다룬 것이다. 또한 종교라는 우산 아래에서 인간이 얼마나 추하게 변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청렴과 청빈을 모토로 세운 수도원이 수도사들의 안락한 삶을 위해 지역 사회를 피폐하게 만든 것이나, 헨리 8세가 종교개혁이라는 허울 아래 수도원의 재산을 빼앗은 후 환수 재산의 대부분을 왕실과 신진세력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한 것이 단적인 예다. 작가 C. J. 샌섬은 영국 버밍험 대학에서 학사학위와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동안 변호사로 일한 다음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는데, 그의 유명한 ‘꼽추 변호사 매튜 샤들레이크 시리즈’의 소설로 2005년 영국 추리작가협회상 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샤들레이크 시리즈로는 (2004), (2006), (2008)이 있다. 는 ‘역사추리소설상’을 받았다. 작가는 서식스에 살면서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8.11.27 00:00
정치 시사 2판4판
[시사2판4판]광복절 특사큰오빠, 나 경순이에요. 아이고 저를 모른다고요. 삼순이도 알고, 금순이도 아는데 경순이는 모른다고요. 섭해라. 큰집에 들어간 사이 벌써 나를 잊었나봐요. 저는요. 영화 ‘광복절 특사’에 나오잖아요. 콩밥 먹고 있는 작은 오빠를 버리고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경순이에요. 제가 잘 부르는 노래를 불러드릴게요. “언제부턴가 그대를, 그대를 처음 만날 날 남모르게 그려본 분홍 립스틱 떨리던 마음같이 사랑스럽던 그 빛깔 말없이 바라보던 다정했던 모습” 이제 저를 알겠지요? 작은 오빠는 다음날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는 것도 모르시고 저를 찾으러 큰집을 나왔지요. 그 때문에 다시 큰집에 들어가느라 난리를 쳤잖아요. 큰오빠! 오빠가 큰집에 들어가는 날 나는 남몰래 눈물을 흘렸답니다. 의리 빼면 시체라는 오빠가 억울하게 큰집에 들어가다니. 다른 사람들은 큰오빠가 십자가를 졌다고 하는데 깜빵 안에서 혹 종교생활에 열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 또한 의리를 지켜 고무신을 절대로 거꾸로 신지 않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고무신은 얼마나 쉽게 뒤집히는지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참아야 하느니라’하며 허벅지를 쿡쿡 찔렀지만 결국은 고무신을 거꾸로 신게 됐습니다. 그런데 광복 60주년을 맞아 큰오빠가 특사로 나온다고 하는 바람에 다시 고무신을 만지작거립니다. 지금 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답니다. “오늘 밤만은 그댈 위해서 분홍의 립스틱을 바르겠어요 그대 가슴에 지워지지 않을 분홍의 입술 자욱 새기겠어요.” 8·15콜라를 쭉쭉 빨면서 저는 큰오빠가 광복절 특사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오빠의 큰 얼굴 위에 분홍의 립스틱 자욱을 팍 남기겠습니다. 그러니까. 큰오빠, 나오기 전에 미리 연락을 주세요. 전에 거꾸로 신은 고무신을 다시 바로 신어야 하니까요. (P.S. 못 나오면 거꾸로 신은 고무신을 그대로 신을게요. 양해하세요.)
2005.08.02 00:00
사회
[포커스]가나무역은 한국교회 중동특사?김선일씨의 죽음과 한국 개신교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의 장례식이 한국 개신교 역사상 처음으로 범기독교연합장으로 치러진 게 그 상징성을 압축한다. 그의 이라크행은 선교적 목적으로 추정된다. 가나무역에 제출한 이력서 내용이 이를 말해준다. 미군 군납업체인 가나무역의 내면에는 선교기관 성격도 내포돼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가나무역은 한국인 직원 15명 중 11명이 크리스천일 정도로 선교비전을 중시하고 있다. 특히 크리스천 직원 11명 대부분은 30대 전후(온누리교회 청년 4명 포함)의 젊은이다. 젊은 크리스천 2명은 올 6월 이라크에 도착했다. 김선일씨는 매니저로 불렸으며, 젊은이들은 서로 형제라고 불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례절차-보상협상 등 깊숙이 관여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걸프전 이후 10년간 중동지역에서 미군에 군납업무를 해오면서 소위 '중동통'으로 활동해왔다. 한국 개신교의 양대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얼마 전 이라크를 방문했을 때 안내를 맡은 것도 김 사장이다. 김선일씨와 가나무역의 인연은 목양교회가 맺어줬다. 김 사장은 서울 신정2동에 소재한 목양교회(담임목사 임준식)의 집사였다. 그의 형 비호씨는 장로이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중동기독실업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들 형제를 만난 인연으로 중동선교의 꿈을 품고 이라크로 향한 것이다. 목양교회는 가나무역을 김 사장 형제의 영향으로 10여 년 전부터 중동선교에 관심을 보여왔다. 김선일씨가 이라크 현지 생활에 잘 적응할 경우 정식 선교사로 발탁할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해외 선교에 가장 열성적인 교회로 알려진 온누리교회(하용조 목사)는 김씨 장례와 보상 문제에 깊게 개입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이 교회와 김선일씨 죽음 그리고 가나무역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세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온누리교회는 김선일씨 유해가 도착한 이후 담임목사 다음의 위치인 수석 부목사를 포함한 교인 70여 명을 내려 보내 위로예배를 주관했다. 정부와 배상 협상을 위해 교인인 이은경 변호사를 앞세웠다. 또 장례위원회에 교회 장로인 박종국씨를 참여시키고 있으며, 부산 호산나교회 최홍준 목사가 입관예배를 맡은 것도 하용조 목사의 부탁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 목사도 추모의 뜻을 담은 기도문을 발표했다. 교회 홈페이지에 추모사이트(onnuri.or.kr)를 개설했다. 직접적인 언급만 없을 뿐 고인을 사실상 순교자로 예우하고 있다. 소속교인 4명이나 가나무역 근무 김 사장도 온누리교회 쪽에 유족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 협의를 의뢰했다. 유족에게도 온누리교회를 신뢰하라는 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은경 변호사는 "가나무역과 온누리교회는 어떤 관계도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김천호 사장이 온누리교회를 전적으로 믿고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온누리교회의 적극적인 활동 때문에 김선일씨가 온누리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가 아니냐 혹은 온누리교회가 가나무역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부측은 유족들과 보상협상에 온누리교회가 깊이 개입하자 유족들이 아닌 껄끄러운 종교단체를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내심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온누리교회가 김씨와 무관함을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개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온누리교회는 생전의 김씨가 이라크 바그다드 한인연합교회에 초창기부터 출석, 강부호 목사 등 온누리교회 이라크 팀과 함께 복음을 위해 일해 온 '성도'라고 말해왔다. 또 온누리교회 이라크 선교 담당 실무자인 노규석 전도사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월 19일 이라크한인연합교회 강 목사를 비롯, 모든 선교사들이 피신한 상황에서도 한 달 정도 현지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예배를 인도했다. 이라크한인연합교회는 김비호씨가 회장으로 있는 중동선교실업인회와 온누리교회가 공동으로 설립한 중동선교의 전초기지다. 김씨는 이 교회 개척멤버이며 이라크 상황이 악화한 올 4월부터 납치되기 전까지 실질적으로 이 교회의 '목자'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의 친구들은 "김씨는 연초 계약이 만료돼 국내에 들어오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가나무역이나 온누리교회는 이라크 지사를 새로 설립하고 교회까지 세운 시점에서 김씨를 필요로 해 귀국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씨의 이라크행에 온누리교회가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추측은 가나무역에 온누리교회 청년 대학부 소속 교인 4명이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이들은 대개 20대 중-후반의 젊은이로, 교회 선교프로그램 ACTS29에 따라 이라크에 들어갔다. 교회 내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1만인 사역자'라고 부르고 있다. 이들 4명의 이라크행은 죽은 김씨의 동기-방법과 흡사하다. 노규석 전도사는 "온누리교회와 김 사장이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쯤이다"며 "당시 김 사장이 바그다드 한인연합교회 설립자 김사무엘 선교사에게 가나무역을 온누리교회에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김 선교사는 교회에 '선교적 비전을 가진 업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후 이 말을 들은 온누리교회 청년 4명이 가나무역에 '자진입사'했다는 것. 김선일씨의 죽음은 이라크 선교를 위한 한국 교회의 열정 혹은 욕심이 불행한 역사적 상황과 맞물린 빚어진 비극이다. 가나무역은 기독교에서 '땅끝'으로 불리는 이라크를 향한 한국 교회의 선교적 열정을 현실로 이뤄내는 비밀창구였다. 또 김선일씨는 그 비밀투트를 통해 이라크로 들어가 예배 인도자가 사라진 바그다드한인연합교회를 외롭게 지킨 비밀 선교요원이었다. 이승균〈종교칼럼리스트〉
2004.07.1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