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평택서 24m 건설장비 넘어져 차량 5대 파손···“인명 피해 없어”... 평택 오피스텔 신축공사장에서 24m 길이의 건설장비가 넘어졌다. 연합뉴스 제공 경기 평택의 한 오피스텔 신축공사장서 24m 길이의 건설장비가 넘어져 주차된 차량 5대가 파손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를...
#평택 #신축공사장 #천공기 #건설장비 #인명피해
박준철 기자 2025.04.18 21:38
경제
평택서 24m 건설장비 넘어져 차량 5대 파손···“인명 피해 없어”... 평택 오피스텔 신축공사장에서 24m 길이의 건설장비가 넘어졌다. 연합뉴스 제공 경기 평택의 한 오피스텔 신축공사장서 24m 길이의 건설장비가 넘어져 주차된 차량 5대가 파손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를...
#평택 #신축공사장 #천공기 #건설장비 #인명피해
박준철 기자 2025.04.18 21:38
지역
여수서 전자발찌 끊고 달아난 ‘강도 전과’ 40대, 하루 만에 평택서 검거... 순천지소 제공. 전남 여수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던 40대가 만 하루 만에 경기도 평택에서 검거됐다. 31일 광주보호관찰소 순천지소와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경기도 평택시에서...
고귀한 기자 2025.03.31 09:37
경제
‘미분양 무덤’된 K반도체 벨트…평택·이천 등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시 반드시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진다. 신규 주택 공급을 제한하기 위한 취지다. 평택은 최근 눈에 띄게 미분양이 급증했다. 지난해 12월에서 1월 한달 사이 늘어난 미분양 주택은...
부동산 시장은 지금
김지혜 기자 2025.03.07 16:03
경제
평택역 인근 49층 랜드마크 ‘더 플래티넘 스카이헤론’... 규모로 조성됐다. 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거주지역,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계약할 수 있다. 평택 최초로 입주민을 위한 비서 서비스, 조식 배달, 방문 세차, 세무사 상담 등 호텔급 컨시어지...
2025.02.23 20:30
생활
픽업 강자 KGM, 호주 우수 딜러 평택 본사로 초청KGM이 호주 시장 우수 딜러들을 평택 본사로 초청해 신모델 시승과 함께 회사 현황과 미래 발전 전략을 공유하고 우수한 성과를 올린 대리점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지난 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 초청 행사에는 호주 시장에서 판매 및 고객 관리 등에 있어 최고의 성과를 달성한 판매 딜러 9개 법인 대표와 세일즈 및 AS 매니저 등이 참석했다. 대리점 관계자들은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 일산 방문을 시작으로 평택 공장 생산 라인과 디자인 센터를 직접 둘러보며 회사의 현황과 미래 전략 모델 등 KGM의 중장기 제품 개발 계획 등을 공유했다. 또한, 황기영 대표이사를 비롯해 해외사업본부 임직원 등과 간담회를 갖고 올해 KGM의 중점 추진 계획과 호주 시장 마케팅 및 상품 전략 그리고 판매 확대 방안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을 시승하고 상품성에 큰 만족감을 보이며 판매 확대 의지를 다졌다. 호주는 SUV와 픽업 모델의 시장 점유율뿐만 아니라 판매가 큰 폭으로 늘고 있으며, 소비자 수요 확대 및 충전 인프라 개선 등으로 전기차 시장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KGM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시장이다. KGM은 지난 2018년 호주에 첫 직영 해외판매법인을 출범한 이후 지속적인 판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는 7,000대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KGM 관계자는 “무쏘 스포츠가 최근 호주 유력 온라인 자동차 매체인 Drive 로부터 2년 연속 최고의 픽업(COTY 2025, Car of the Year 2025)에 선정되는 등 호주시장에서 KGM 모델이 제품력을 인정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2025.04.10 11:22
생활
‘아토3’ 평택항서 수개월째인데···중국 BYD, 한국 중고차 시장 직접 진출국내 수입차 시장에 1월 공식데뷔하고, 이후 사전계약 접수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신차 출고 대수 ‘0’대인 중국 BYD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도 진출한다. BYD는 올해 1월 국내 공식 런칭을 하고, 아토3 사전계약 접수를 받았다. 19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지난 1월 16일부터 한국 시장내 판매 시작한 BYD 인기모델 ‘아토3(2022년식)’차량을 사전계약한 소비자들에게 단 ‘1’대도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구매 시 정부가 지원해주는 보조금 산정을 올해부터 받기 위해선 배터리 충전량 정보(SoC·State of Charge)를 외부 충전기에 전송하는 기능이 탑재돼야 하는데 BYD 차량엔 이 기능이 빠져 있어서다. 이에 BYD는 향후 1년 안에 이 기능을 개발, 힌국 소비자들에게 무상 업데이트해 주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지만, 환경부가 이를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보조금 산정’ 자체가 불가하다 보니 차량 출고가 올스톱된 것이다. BYD 아토3. 국내 들어온 이 모델은 2022년형이다. 이런 가운데 BYD는 최근 국내에 자동차 수입·판매법인 ‘BYD코리아오토’를 추가 설립했다. BYD코리아와 별개로 운영되는 신설 법인인데 사업 목적은 ‘중고차의 수입, 유통·판매·알선·정비’ 등이다. 신차 판매는 여전히 BYD코리아가 맡고, 중고차 판매 및 유통은 신설된 ‘BYD코리아오토’가 운영하려는 식이다. 수입차 업계에선 이처럼 국내 진출한 수입 브랜드가 신차를 런칭 하자마자 ‘중고차’ 시장에 같이 진출 준비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기존 사전계약 물량에 대한 신차출고 자체가 ‘스톱’된 시점에서 진행되는 흐름이라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BYD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서 다양한 사업 분야 시장성을 고려해 설립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토3 신형 2025년형. 부분변경 모델 한편 BYD코리아가 올 1~3월 신차 판매를 목적으로 사전계약접수를 받아 중국 BYD 본사로부터 미리 건네 받은 ‘아토3’ 물량은 평택항에서 수개월 째 출고 대기 중이다. 또 중국 본토에선 ‘신형 아토3 부분변경’ 모델이 최근 중국 시장에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수입차 상위 판매 브랜드 한 고위 관계자는 “신차와 중고차를 브랜드 런칭하자마자 동시에 준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BYD 신차 출고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데 중고차 분야를 선제적으로 나서는 건 미래 브랜드 밸류(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어 하지 않는 진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2025.03.19 10:56
스포츠종합
보령머드, ‘정규리그 1위’ 평택 브레인시티 꺾고 4년 만에 여자바둑리그 우승한국기원 제공 보령머드가 4년 만에 여자바둑리그 정상에 올랐다. 지난 3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4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전에서 보령머드가 평택 브레인시티를 2승1패로 꺾고 종합전적 2-1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보령머드의 우승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3차전 모두 3국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가 결정났다. 지난 1일 1승2패로 1차전을 내줬던 보령머드는 2일 2차전에서 2승1패로 반격에 성공했다. 우승의 향방이 결정되는 3차전에서는 보령머드의 이슬주 3단이 평택 브레인시티의 고미소 2단을 181수 끝에 흑 불계로 꺾으면서 보령머드가 선취점을 가져갔다. 이어 주장 맞대결에서 평택 브레인시티의 스미레 3단이 보령머드 김민서 4단에게 264수 만에 흑 9집 반 승을 거두며 균형을 맞췄다. 한국기원 제공 이번 시즌 마지막 대국이 된 3국에서는 평택 브레인시티의 김주아 3단이 보령머드의 김다영 5단을 상대로 주도권을 잡았으나 마지막 끝내기에서 김주아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면서 승률그래프가 급변했고, 계가를 마친 결과 김다영의 백 반집승이 결정됐다. 김미리 감독은 “시즌 시작 전에 많은 분들이 우리 팀을 강팀으로 꼽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잘 할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나의 예상보다 훨씬 더 잘해줬고 거기에 송규상 코치가 팀 분위기를 위해 애써주면서 우승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올해 창단한 평택 브레인시티는 스미레와 김주아 ‘원투펀치’를 앞세워 정규시즌에서 1위에 올랐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역전패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2024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는 지난 7월 개막해 8개 팀이 4개월의 경쟁 끝에 보령머드가 우승하며 시즌을 마쳤다. 시상식은 12월6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한 2024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원,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다. 한국기원 제공
윤은용 기자 2024.11.04 11:28
생활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 카트랜스포터’ 평택항 시범운영 사업 투입국내 최초의 수소 카트랜스포터 차량(차량 운반용 트럭)이 평택항을 달린다. 현대자동차는 28일 평택항 수소교통복합기지 일대에서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정유석 부사장, 현대차 전략기획실장 김동욱 부사장,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실 오일영 정책관, 정장선 평택시장,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국회의원(경기 평택갑),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국회의원(경기 평택을), 현대글로비스 SCM사업부장 조삼현 상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카트랜스포터’(이하 엑시언트 수소 카트랜스포터) 1호차 인도식을 가졌다. 이번 차량 전달은 현재 평택항 일대에서 운행 중인 디젤 카트랜스포터 차량을 수소 기반 차량으로 대체하기 위한 ‘평택항 카트랜스포터 수소 전환 시범운영 사업’의 일환이다. 현대차는 환경부, 경기도, 평택시, 현대글로비스, 디앤에이치로지스 등과 진행하는 이번 사업을 위해 공동으로 ‘엑시언트 수소 카트랜스포터’를 신규 개발 및 공급, 운영하게 됐다. ‘엑시언트 수소 카트랜스포터’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6×4 샤시캡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최대 6대의 차량을 동시에 적재할 수 있다. 해당 차량에는 350kW급 모터와 5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어 동급 디젤 차량 대비 우수한 동력성능을 자랑하며, 수소 탱크 용량은 총 27kgH2(700bar × 4ea)으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380km이다. ‘엑시언트 수소 카트랜스포터’는 11월부터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평택항에 이르는 왕복 약 40km 구간에서 해외 수출차량을 운반하며 본격적인 시범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며, 현대차는 실증운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후 공급 및 운영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번 차량 공급 및 시범운영이 국내 수소 상용차 보급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항만지역의 주요 환경 오염원인 디젤 트럭을 친환경 수소전기트럭으로 대체함으로써 항만 탈탄소화 및 대기오염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윙바디, 청소차 등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특장 차량을 선보이며 국내 수소 상용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도 친환경 물류 사업 활성화를 위해 수소전기트럭 보급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2024.10.29 11:41
사회
가슴 쓸어내린 평택 경비노동자들부당해고 통보 후 1인시위 끝에 1년 재계약 '3개월 초단기계약 끊기' 간담회 등 움직임도 경기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A씨(70)는 이번 설 연휴에도 하루는 근무를 서야 한다. 24시간 맞교대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만큼은 예전보다 가볍다. A씨는 지난해 12월 경비용역업체로부터 월말까지만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계약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우울한 설 연휴를 보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재계약이 성사됐다. 근로계약 기간도 기존 3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났다. 김기홍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 1월 9일 경기 평택 사무실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 정희완 기자 A씨만이 아니다. 같은 아파트에서 일하는 다른 경비노동자 7명과 청소노동자 3명도 1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A씨는 “경비원들은 3개월짜리 계약을 ‘노예계약’이라고 부른다. 보통 입주민의 ‘갑질’을 말하지만 3개월 계약 자체도 일종의 갑질”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택을 비롯해 전국의 다른 아파트에도 3개월 계약이 아주 많다. 이런 초단기계약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해고 통보에서 1년 계약 맺기까지 대부분의 경비노동자가 그렇듯 A씨도 그간 고용불안에 시달렸다. A씨는 2020년 9월 이 아파트에서 처음 경비일을 시작했다. 당시 용역업체와 1년짜리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에도 같은 기간으로 두 번째 계약을 맺었다. 중간에 용역업체가 부도가 났다. A씨는 새로운 용역업체와 1개월짜리 계약을 맺었다. 이어 지난해 1월부터는 3개월짜리 근로계약을 했다. 지난해에만 4차례, 약 2년 동안 모두 7차례나 근로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12월 A씨는 용역업체의 요구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른 경비노동자 7명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계약을 맺기 전에 이뤄지는 ‘관행’이었다. A씨는 당연히 재계약이 이뤄지리라 기대했다. 김기홍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평택안성지역노조 위원장(평택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기간제 노동자에겐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을 것이란 ‘갱신기대권’이 있다. A씨도 그간 여러 차례 계약을 연장해왔기 때문에 이를 인정할 수 있었다”라며 “관행이라는 이유로 사직서를 요구해 제출받는 것은 이런 갱신기대권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많은 경비노동자가 계약 만료 전 사직서를 내는 실정이다. A씨는 그러나 지난해 12월 21일 용역업체로부터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사실상 해고나 다름이 없다. 자발적으로 그만둔 다른 경비노동자 2명을 제외하면 A씨만 유일하게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다. A씨는 노조에 도움을 요청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에서 말한 A씨의 해고 사유 가운데 핵심은 근무시간에 잠을 잤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A씨는 근무시간이 아니라 휴게시간에 정당하게 취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지난해 여름 휴게시간을 이용해 운영하지 않는 빈 경비초소에서 잠을 잤다. 이를 목격한 입주민이 근무시간에 업무를 게을리했다고 오해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파트에 경비노동자를 위한 휴게시설이 있긴 하다. 하지만 지하에 있는 데다 에어컨도 없어 여름이면 눅눅해 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한다. 실제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전시용 휴게시설’은 다른 경비노동자들도 겪는 고충 가운데 하나다. A씨와 노조, 시민사회단체 등은 지난해 12월 30일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부당한 해고, 3개월 계약으로 인해 부당한 처우에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문제점 등을 입주민들에게 알렸다. 이에 용역업체는 A씨에게 올해에도 일단 출근하라며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한 달짜리였다. A씨와 노조는 지난 1월 2~3일에도 아파트 앞에서 1인 시위 등을 벌였다. 결국 용역업체는 A씨와 1년짜리 계약을 맺기로 하고 지난 1월 6일 계약서를 새로 작성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평택안성지역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지난해 12월 30일 경기 평택의 한 아파트 앞에서 경비노동자의 3개월짜리 근로계약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평택안성지역노조 제공 1년 계약을 체결한 경비노동자 등이 근무하는 경기 평택의 한 아파트 정문 앞에 지난 1월 9일 입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평택안성지역노조 제공 “3개월 계약 확산, 제동 걸어야” A씨는 그나마 고용불안을 덜 수 있게 됐지만, 전국의 많은 경비노동자는 초단기계약에 따른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특히 3개월 계약은 전국에서 확산하는 추세다. 김기홍 위원장은 지난 1월 9일 주간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3개월 계약으로 관리사무소장이나 동대표 등 누군가의 눈 밖에 나면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며 “말을 잘 들어야 살아남는, 순응적 노동자상을 만드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A씨는 노조 조합원이라 자신의 문제를 노조에 알려 대응 가능했지만, 노조에 가입한 경비노동자들은 아직 소수다. 다단계 간접고용 구조 등이 원인이다. A씨는 “경비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경비원의 처우가 열악하고 고용이 불안하다는 얘기는 들어왔다. 실제 일을 해보니 그런 문제들이 와닿았다”라며 “혼자 힘으론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 노조에 가입했다”라고 말했다. A씨 외에 다른 경비노동자 7명과 청소노동자 3명도 1년으로 근로계약을 했다. 청소노동자들 또한 그간 3개월짜리 계약을 맺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비조합원인 다른 경비·청소노동자까지 투쟁으로 혜택을 누리게 돼 보람이 있었다”라며 “노조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모범 사례가 전국에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다만 A씨 등처럼 모든 아파트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일일이 대응하며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국회와 중앙·지방정부가 나서서 구조적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 위원장은 3개월 초단기계약을 두고 “심각한 상황이다. 제동을 걸어야 한다”라며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고용 승계를 의무화함으로써 고용의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라며 “법제화가 어렵다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1년 이상 근로계약을 맺도록 장려하고, 이런 아파트에는 최우선으로 지원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장, 경비노동자 등이 모여 상생을 논의하는 토론회나 공청회를 여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고용이 안정되면 직업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그러면 주민들을 상대로 한 서비스의 질도 향상될 수 있다”라며 “이런 선순환의 모델이 생겨 널리 퍼졌으면 한다”고 했다.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22년 12월 20일 평택시의회에선 노조 소속 경비노동자들과 시의원, 평택시 주택과 관계자 등이 모여 간담회를 개최했다. 3개월 초단기계약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논의한 자리였다. 앞서 2022년 5월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시장 후보 측과 경비노동자들이 정책 협약식을 하기도 했다. 협약서엔 1년 미만 초단기계약 금지 등 고용안정 대책을 시행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 등 5개 과제를 담았다. 김 위원장은 “평택시 주택과에 시의회 등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경비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기적 협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라며 정치권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과 함께 입주민의 관심도 촉구했다. 해당 아파트 정문 앞엔 평택안성지역노조가 내건 이런 내용의 현수막이 있다. “아파트 입주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입주민과 노동자가 모두 행복한 아파트를 위해 함께하겠습니다!”
정희완 기자 2023.01.13 11:36
사회 이곳&이야기
[이곳&이야기]경기도의 이태원 ‘평택 국제중앙시장’ㆍ연간 23만명의 내·외국인 찾는 명소… 기찻길 ‘나이트마켓’도 인기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가다 송탄역에서 내려 경기 평택시 신장동에 있는 미 공군 ○○부대 정문 쪽으로 10여분 정도 가다보면 국제중앙시장이 나온다. 1950년대 미군부대가 주둔하면서 미군과 그 가족들을 위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이 시장은 연간 약 23만명의 내·외국인이 찾는 명소다. 나이트마켓을 찾은 20대 남녀가 아프리카 공예품을 파는 마차에서 타조 가죽으로 만든 팔찌를 차보고 있다. / 최인진 기자 국제중앙시장은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외국인을 만나고 쇼핑과 맛, 즐거움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린 시장 거리에서 외국인들이 휴일을 즐기는 여유로운 모습은 마치 외국 쇼핑단지에 온 듯한 느낌이다. 미군부대 정문 앞에 줄지어 들어선 199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레스토랑들도 눈길을 끈다. 요즘의 ‘세련됨’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그 어느 공간보다 고풍스러움과 멋스러움이 흘러 넘친다. 이곳 시장은 일반 전통시장과 달리 기프트숍, 타투, 환전소, 양복점, 보세 의류·신발 및 가죽제품·티셔츠·기념품점 등 수백여 개의 다양한 점포가 몰려 있다. 20달러짜리 청바지와 5~10달러 하는 티셔츠를 파는 노점상들도 즐비하다. 산책 삼아 천천히 시장 골목을 다니다 보면 특이한 문양의 옷이나 밀리터리 소품 등 생각지도 못한 의외의 보물을 발견할 수도 있다. 유명한 ‘송탄 부대찌개’의 고향 가죽제품 판매 점포도 많다. 대부분 20년 이상 된 곳이다. 기성복도 팔지만 맞춤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질 좋은 양가죽으로 만든 가죽점퍼는 청소년부터 장년층에 이르기까지 구매층이 다양하다.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20~30% 가량 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들을 포함해 내국인에게도 인기다. 미군부대 근처에 형성된 시장답게 부대찌개가 유명하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미제 소시지와 치즈를 넣은 ‘송탄 부대찌개’도 바로 이 시장에서 시작된 먹거리다. 칼칼하고 푸짐한 부대찌개도 좋지만 한국식 수제 햄버거는 오랜 세월 사랑받는 이 시장만의 자랑거리다. 두툼한 빵 사이에 고기패티, 햄, 계란프라이가 올라가고 신선한 채소를 듬뿍 넣어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토마토케첩과 마요네즈 등 소스는 평범하지만 프랜차이즈 햄버거와는 확연히 다른 익숙하면서도 강하게 끌리는 맛이다. 시장 중심 거리인 쇼핑로와 이어지는 골목마다 터키, 태국, 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점들이 있다. 가장 ‘핫한’ 곳은 시장 입구를 가로질러 가는 275m 길이의 기찻길이다. 50여년 전 미군부대에 군수물자를 실어 나르기 위해 생겨난 이 기찻길에는 2012년부터 7년째 주말이면 ‘나이트마켓(Night Market)’이 열리고 있다. 시장상인회에서 운영하는 나이트마켓은 혹서·혹한기를 빼고 주말(토·일요일) 이틀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열린다. 철도를 따라 줄지어 선 20여개의 분홍색 마차 매대에는 핸드메이드 의류 및 액세서리와 가방, 캐릭터 상품, 공예품, 그리고 이색 먹을거리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상인들은 대부분 20~30대로 젊다. 이들은 단순히 물건이나 먹을거리를 파는 게 아니라 이벤트하는 것처럼 물건을 팔고 있어 쇼핑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주말 시장이 열릴 때마다 5000여명이 몰릴 정도로 대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 기찻길은 지금도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간헐적으로 미군부대에 필요한 물자를 실어 나르는 군 수송열차가 지나가고 있다고 한다. 평소 보도로 개방되다가 기차가 지나가게 될 때면 운행 약 한 시간 전에 통행이 금지된다. “이 팔찌 신상(품)이에요. 원래 만원 받아야 하는데 2000원 빼줄게요. 싸게 해서 8000원만 내요.” 미군부대와 연결되는 기찻길에 줄지어 들어선 나이트마켓 포장마차들이 불을 밝히고 저녁 장사를 하고 있다. / 최인진 기자 청년 창업자에게 도전과 기회의 장 나이트마켓 입구 쪽에 자리를 편 케냐 출신 스테판(32)은 유창한 한국말로 흥정하며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문에 걸어두면 액운을 쫓는 ‘드림 캐처’와 타조 가죽으로 만든 팔찌를 비롯해 기린, 거북이, 얼룩말 등 동물 모양의 아프리카 공예품도 팔고 있었다. 스테판은 “모두 아프리카 현지에서 수공예로 제작한 것들로 예뻐서, 특이해서 잘 팔리는 편”이라며 “팔찌나 목걸이는 20~30대 젊은층이, 공예품은 중년층이 주로 구입한다”고 말했다. 바로 옆 마차에서는 중국 북경 대표 간식인 ‘탕후루’를 팔고 있었다. 생딸기에 설탕을 바른 탕후루의 바삭하고 새콤달콤한 맛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평택에서 살다 안성으로 이사간 지 2년 됐다는 김영원씨(31)는 “평택에 살 때 사먹던 탕후루 맛을 잊지 못해 시간이 나면 아내와 함께 가끔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나이트마켓은 가게를 얻을 돈은 없지만 장사를 해보고 싶은 청년들에게 공간을 내주는 도전과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자신의 창업 아이템을 시험해볼 수 있는 일종의 인큐베이터인 셈이다. 청년 일자리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7년간 이곳 나이트마켓에서 장사를 하다 시장 안에 점포를 얻어 입점하면서 나름 성공한 청년 사업가들도 여러 명 있다. 햄버거 가게를 포함해 장난감, 액세서리, 바비큐, 떡볶이 가게까지 다양하다. 쭉 늘어진 손잡이를 누르면 귀가 쫑긋하고 올라가는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인 ‘귀가 움직이는 토끼 모자’를 개발한 권용태씨(30·월리샵 대표)도 나이트마켓 출신이다. 권씨 역시 지금 이곳 시장 안에 26.4㎡(8평) 남짓한 장남감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캐릭터 석고방향제를 판매하는 홍이슬씨(31)는 “이곳에서 장사한 지 3년 만인 2016년 시장 안에 매장을 하나 차렸다”며 “나이트마켓은 돈 없고 장사 경험도 없는 우리 같은 청년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송두학 중앙시장상인회장(38)은 “미군부대가 주둔하는 평택은 서울의 이태원처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왕래하는 이국적인 도시”라며 “지역 특색을 살려 시장이 더 활기차게 돌아가고 청년에게는 희망이 넘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최인진 전국사회부 기자 2019.06.17 10:22
문화/과학 만화로 본 세상
[만화로 본 세상]우리 마을 이야기-평택 대추리 평화마을의 끝나지 않은 싸움‘여명의 황새울’이라는 아름다운 작전명으로 대추리 마을이 부서지던 날, 2006년 5월 4일. 체포된 사람만 524명에 달할 만큼 진압은 잔혹했다. 5월은 대추리 주민들에게 달력에서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은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 경기도 평택에는 ‘대추리 평화마을’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이곳에 둥지를 튼 집은 모두 44가구. 대부분 미군기지 확장사업으로 2007년 정든 마을에서 쫓겨난 이들이다. 마을은 겉보기에 매우 평화롭다. 거리는 깨끗하고, 집들은 모두 반듯하게 구획되어 있다. 잘 가꾸어진 너른 마당이 집마다 딸려 있다. 그 중 가장 볕 좋은 곳에는 길고양이들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느긋하게 누워 있는 모양새가 마을의 인심을 짐작케 한다. 많은 이들이 꿈꾸는 은퇴 후의 삶에 꼭 등장할 것 같은 전원주택단지의 모습이다. 일본 작가 오제 아키라의 만화 의 한 장면. | 이미지프레임 이 ‘아름다운’ 풍경은 지난해 한 장의 사진에 담겨 SNS에 떠돌았다. 노무현 정부의 이주대책이 잘 처리되었음을 칭찬하는 글과 함께. 그 글은 사드 배치에 반대해 투쟁하는 소성리 주민들을 질책하는 말로 끝났다. 부아가 났다. ‘여명의 황새울’이라는 아름다운 작전명으로 대추리 마을이 부서지던 날, 2006년 5월 4일. 체포된 사람만 524명에 달할 만큼 진압은 잔혹했다. 5월은 대추리 주민들에게 달력에서 영원히 지워버리고 싶은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 어김없이 올해도 5월이 왔다. 올해는 대추리 주민들이 아주 오랜만에 청와대를 찾는다는 소식이 들린다.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버스를 타는 것도 힘겨운 노인들이 꾸역꾸역 몸을 움직여 먼 길을 온다. 모두가 아름다운 끝을 이야기하는 속에서, 그들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싸움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나는 <우리 마을 이야기>(오제 아키라, 길찾기)를 다시 펼쳐야 했다. ‘국가란 무엇인가’를 묻는 우리의 마을들 한국에서 일본 도쿄로 항공편을 이용해 갈 때에는 두 개의 선택지가 있다. 나리타공항과 하네다공항. 우리나라로 치면 나리타공항은 인천공항, 하네다공항은 김포공항쯤으로 비유된다. 나리타공항은 도쿄에서 약 60㎞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에 공항이 지어진다는 소식이 일본에서 텔레비전 뉴스로 전해진 것은 1966년. 하네다공항의 과밀화 해결책으로 새로운 공항 건설이 계획된 것이었다. 나리타공항이 들어설 예정지에는 산리즈카 마을이 있었다. 그러나 이 마을 주민들은 뉴스를 보기 전까지 전혀 소식을 알지 못했다. 산리즈카 주민들은 삶터를 지키기 위해 싸움에 나섰다. 이 산리즈카 투쟁은 매우 격렬했고, 일본의 사회운동사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 중요한 사건으로 위치한다. 투쟁 시작 2년 만에 80% 정도의 주민들이 협의매수를 해 떠났다. 그러나 끝까지 버틴 이들이 있었고 결국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낸다. 또한 공항 건설계획의 상당 부분을 변경하게 만들었다. 신나리타공항은 1978년에야 개항했다. <우리 마을 이야기>는 산리즈카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 시작된 이후 5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제 아키라가 섬세히 펼쳐놓은 <우리 마을 이야기>를 읽다보면 대추리 마을의 운명과 겹치는 장면을 곳곳에서 발견한다.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란 사실은 허상이라는 것. 그 가상의 ‘국가’의 이익을 저해할 때 국가는 잔혹한 지배자가 된다는 것. 우리는 산리즈카와 대추리의 닮은 모습을 통해 지역을 넘어 애초에 ‘국가’가 지닌 속성을 철저히 목격하게 된다. 산리즈카 마을 주민의 대부분은 농민들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화산회(직경 4㎜ 이하의 돌가루로 이루어진 화산쇄설물)로 만들어진 지역으로 원래는 농사에 좋은 땅이 아니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일왕가의 목장으로 이용되었던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다. 산리즈카가 농사 짓기 좋은 땅이 된 것은 종전 후 농민들이 20년 가까이 땅을 개간해 왔기 때문이다. 대추리 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일제강점기 때 한 번, 한국전쟁 때 또 한 번. 군사시설을 짓기 위해 살던 곳에서 두 번이나 강제로 쫓겨난 농민들은 갯벌을 개간해 농토를 만들었다. 팔순의 노인이 떠올리기만 해도 피눈물을 흘리는 고된 노동을 통해 갯벌은 간신히 옥토가 되었다. 땅의 숨결을 느끼며 살아온 이들은 말한다. 땅에도 삶이 있다고. 사람에게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단계가 있듯이 땅에도 그런 삶의 흐름이 있다. 황새울. 짓밟힌 그 땅은 ‘청춘’이었다. ‘대추’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풍요한 땅. 그 땅의 눈부심을 추억할 때 농민의 눈은 가늘게 빛난다. 지금도 산리즈카 마을에는 열 가구 정도가 남아 농사를 짓고 산다고 한다. 농민에게 그토록 간절한 것이 땅이다. 그러니 땅을 잃은 농민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겠는가. 저항을 분쇄하는 법 ‘서로 싸우게 하라’ <우리 마을 이야기> 속 산리즈카 주민들은 ‘조건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대립한다. 선(線)은 학교 안의 아이들 사이에도 그어지고, 한 집안 안에서도 그어진다. 이것을 ‘보상을 둘러싼 갈등’이라고 말할 때 보상을 이용해 갈등을 부추기는 진짜 존재는 지워진다. 국가는 ‘보상’을 통해 ‘당근’을 주는 것이 아니다. ‘이거라도 받지 않으면 아무 것도 챙기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채찍을 휘두른다. 공권력을 동원한 물리적 폭력은 ‘공포’를 준다. 주민들끼리 싸우고 갈라지면, 국가의 싸움은 그만큼 손쉬워진다. 산리즈카의 풍경은 그대로 대추리의 풍경이었다. 굳이 5월이 아니라고 해도, 대추리 평화마을 주민들의 일상 속에서 대추리 투쟁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진 지 오래다. 이주협상의 조건으로 살던 집을 제 손으로 부수고 나와야 했던 주민들은 그날 이후 입을 다무는 일에 더 익숙해졌다. 전력을 다해 싸워도 너무나 견고하고 높았던 ‘국가’의 벽 앞에서 크게 허물어져 본 이후, 그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벽을 쌓았다. 그것은 상처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고, 더 이상 허물어지지 않기 위한 안간힘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상처의 상당 부분은 오래 함께 해온 마을 주민들끼리 다투고 갈라져야 했던 탓에 생겼다. 산리즈카에서처럼 ‘선’은 한 몸 같던 형제 사이에도 그어졌다. 정부는 2007년, 대추리 주민들이 마을을 포기하는 대신 상업용지 8평을 분양해주기로 약속했다. 땅을 잃은 농민들의 생계대책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상업용지와 근린생활용지 중 추첨을 통해 결정해주겠다고 말을 바꿨다. 둘은 값어치가 다르다. 그것도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개발로 토지를 수용당한 주민들과 경쟁을 붙였다. 또다시 주민 대 주민 갈등구조를 만든 것이다. 대추리 평화마을의 ‘행정명’은 대추리가 아니라 ‘노와리’다. 주민들은 이주하더라도 ‘대추리’의 이름만이라도 가져가길 바랐다. 땅의 혼이라도 품길 바란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까지 약속했던 이름조차 주지 않고 있다. 그러니 묻지 않을 수 없다. 소중한 것을 잃고 죽음 같은 무기력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혼자 어루만지며 울고 있는 사람들에게 과연 국가가 부르짖는 ‘평화’는 무엇이고 ‘번영’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박희정 기록활동가 2018.05.08 10:18
사회 주목! 이 사람
[주목! 이 사람]평택 인문학 공동체 ‘여럿’ 문영일 사무국장 “생각 변화시키면 지역이 변해”지난해 10월 경기도 평택시 홈페이지 한편에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대한 주민 의견을 묻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예고 없이 불쑥 올라온 게시물에 주민들은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일주일 동안 올라온 주민 의견은 4건에 그쳤다. 평택에서 활동하는 환경단체들이 대응에 나섰다. 환경단체는 시민들에게 열병합발전소 건설 소식을 알렸다. 발전소 허가에 대한 주민 의견을 모았고 서명을 받았다. 온라인 서명이 1만명을 넘어섰다. 결국 산업통상자원부는 발전소 건설 허가를 반려했다. 이 과정 속에서 시민과 환경단체를 이어준 곳이 있다. 지난해 출범한 평택 인문학 공동체 ‘여럿’이다. “여럿은 시민단체라기보다 하나의 플랫폼이에요. 개인과 집단이 모여 환경ㆍ사회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는 공간이지요.” ‘여럿’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문영일 사무국장(46)의 말이다. 문 국장은 군인 출신이다. 꼬박 14년을 군에서 보냈다. 정치와 사회에도 관심이 적었다. 선거도 때가 되면 치르는 정기 행사에 지나지 않았다.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군복을 벗고 지역에서 기자일을 하면서부터다.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어 기자라는 직업을 택했어요. 일을 하면서 그동안 사회에 너무 무관심하고 무책임하게 살았구나 하고 반성을 했습니다.” 문 국장은 평택에 정착한 뒤 3년 동안 기자생활을 했다. 주력했던 분야는 환경문제였다. 평택이 각종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자연과 환경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낮았다. 무엇보다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했다. 문 국장은 “평택은 산업단지와 주거단지가 뒤섞인 도시”라며 “특히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 관련 이슈를 많이 다뤘다”고 말했다. 기자일을 하면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지역공동체 사회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갈증은 채워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역사회가 변화하는 데 필요한 밑거름이 되고 싶다는 뜻이 생겼다. 문 국장이 인문학공동체 ‘여럿’으로 들어온 이유다. 여럿은 평택시민 누구나 들어와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다. 관심분야에 대한 경계도 없다. 여럿은 하나의 단체가 아니라 매개체다. 소규모 자서전 쓰기 모임부터 우리 동네를 소재로 하는 사진 교실도 열린다. 누구든 강좌를 요청하면 열어준다. “지금은 환경 공부모임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다른 강좌들도 꾸준히 진행 중이에요. 마을 만들기 사업 경험이 있는 주민들도 직접 마을 인문학 강좌를 열었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문 국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도시 ‘평택’에 대한 걱정이 크다. 개발의 청사진 속에 사람의 삶과 행복, 쾌적한 자연환경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도시 개발 중심의 사업들은 삶의 질보다는 개발업자 수익에 초점이 맞춰진 게 대부분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곳인 만큼 ‘살기’에 좋은 곳을 만드는 게 목표다. “당장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요. 다만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면 지역이 변하고 나라가 변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반기웅 기자 2018.03.12 17:22
화제
‘연봉 2억원의 전설’ 청호나이스 박정경 평택지사장ㆍ“품질 좋은 화장품에 진심을 덤으로 드리는 것이 영업 비법입니다” 영업사원에게 ‘연봉 1억원’이란 성공의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여기 일찌감치 연봉 1억원의 기록을 세우고 더 나아가 2억원의 신화를 일군 주인공이 있다. 우연히 접한 청호나이스 화장품의 품질에 반해 소비자가 아닌 영업담당자로 나서게 된 사연 또한 특별하다. 단골 고객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며 할머니가 되어서도 화장품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그녀는 바로 청호나이스 화장품 사업 파트 평택지사 박정경 지사장이다. “써보니 좋더라”라는 한마디가 준 성공 영업사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경찰이나 검사가 되고 싶었던 공명심 넘치는 소녀였고, 독립심 가득한 처녀였다. 아르바이트 삼아 우연히 시작하게 된 영업 일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렸지만 선뜻 내키지는 않았다. 여자 혼자 몸으로 성공하기엔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분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힘이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늘 가욋일 혹은 아르바이트 삼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던 그녀를 붙잡고 본격적인 영업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주고, 성공을 선물한 것을 보면 말이다. “청호나이스에 입사하기 전에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었어요. 비슷한 영업 파트였죠. 어느 날 오랜 고객과 미팅이 있어 이 얘기, 저 얘기 하는데 갑자기 자신이 써보니 정말 좋은 화장품이 있다며 제게도 권하시는 거예요. 그 제품이 바로 청호나이스 화장품이었어요. 얼마나 좋기에 영업사원인 내게도 권할까 싶어 바로 구입해 사용해봤죠. 제품을 권해준 고객님의 말처럼 정말 좋더라고요(웃음).” 그날부터 박정경 지사장(46)은 고민에 빠졌다. 좀처럼 그 제품을 잊을 수가 없고, 청호나이스라는 이름에 마음이 끌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이미 8년을 몸담으며 탄탄한 터전을 일군 회사를 다니고 있던 참이었다. 스카우트 제의가 온 것도 아니고 제품에 끌려 자발적으로 사표를 내고 회사를 옮긴다는 것은 모험을 넘어 도박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그러나 “써보니 좋더라”라는 고객의 한마디가 계속해서 귓전을 맴돌았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지혜를! 파는 사람이 좋다는 제품이 아니라 써본 사람이 좋다고 권하는 제품이라면 인생을 걸어도 좋겠다는 결론을 내린 그녀는 과감히 청호나이스로 자리를 옮겼다. 말 그대로 낯설고, 물 선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평소 그녀를 믿었던 동료들도 같은 배를 탔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동료들이 하나, 둘 이런저런 이유로 이직을 하거나 일을 그만두었다. 결국에는 사무실에 그녀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힘들고 외로운 시간이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견뎌냈다. 그러나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IMF가 터진 것이다. 사상 최악의 불경기였다.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잘 해나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IMF가 터진 거예요. 수금이 전혀 안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됐어요. 일부러 대금을 지불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많았죠. 정말 지혜가 간절한 시간이었어요.” 곳곳에서 미수금 문제로 영업사원과 고객 간에 크고 작은 분쟁들이 생겼다. 고소, 고발로 법정까지 가는 심각한 경우도 있었다. 미수금 문제에 직면한 것은 비단 동료들뿐 아니라 박정경 지사장도 마찬가지였기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 모두가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고객의 형편이 나아질 때까지 수금을 무기한 연장해주기로 한 것이다. “힘들었죠. 겁도 났어요. 하지만 적어도 제게 고객은 화장품 한 개 팔고 나면 안 볼 사람들이 아니었거든요. 수많은 화장품들 중 나의 화장품을 선택해준 사람들이에요. 평생 함께 갈 사람들이라고요. 어려울 때 돕고, 믿어주는 제 마음을 간절하게 전하고 싶었어요.” 실패에서 성공을 찾아내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다.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말이다. 당시 박정경 지사장의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다. 어마어마한 미수금을 혼자서 막아내느라 적금을 깨고, 보험을 해약하면서 위태롭게 지탱해갔다. 고객에 대한 믿음 하나로 버텨낸 시간이었다. “돈 달라는 말을 안 하니 되레 고객님들이 더 불안해하시는 거예요. ‘못 준다’라는 말을 할 수 없으니 그랬을까요?(웃음) 어쨌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늦어서 미안하다’라며 입금해주기도 하고, ‘어려운 사정이 해결됐다’라며 한 번에 목돈을 만들어 주시기도 했어요. 또 제가 고객들을 기다려줬다는 사실이 소문이 나면서 신규 고객은 물론 주문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더라고요.” IMF 때 박정경 지사장이 내렸던 용단은 지금도 영업사원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 박 지사장에 얽힌 ‘신화’는 그뿐만이 아니다. 월 매출 1억원으로 4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으며, 8년 내내 연 매출 1위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현재 2억원이 훌쩍 뛰어넘는 연봉은 그녀가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임을 증명해주는 작은 증거에 불과하다. 우연히 소개받은 제품의 품질에 반해 옮기게 된 회사에서 이룬 그녀의 업적에 절로 입이 벌어진다. 연봉 이야기를 꺼내며 성공 체감에 대해 물었지만 그녀는 전혀 의외의 답을 했다. “돈을 벌자고 일을 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을 거예요. 제 연 매출이나 연봉에 대해서 많이 말씀들 하시는데, 전 처음 입사했을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요. ‘내가 성공했구나’ 느낄 때는 딱 한순간이에요. 우리 회사 사원들 앞에 서서 제 경험을 들려주며 강연을 할 때요. 경험을 나눠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만큼 성공을 느낄 때가 또 있을까요?” 그녀는 실패란 사실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물론 성공 또한 정해진 것이 아니라고도 했다. 또 사람들이 실패라고 부르는 것과 성공이라고 부러워하는 것이 수없이 교차하는 것이 인생이라고도 했다. 그렇기에 어떤 상황에 처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혹은 자만하지 않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느냐고 그 비법에 대해 수없이 질문을 받지만 그녀의 답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왜냐하면 오늘의 박정경 지사장이 있기까지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고객이라는 바다에서 좋은 제품이라는 배를 타고 말이다. <■글 / 강은진(프리랜서) ■사진 / 원상희>
2012.01.04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