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누구나 사용하는 포용디자인…광주에서 그 세계적인 장 열린다... 낮음이 없는 무등(無等)의 토대에 선 광주가 포용디자인을 담을 적합한 장소”라며 “포용디자인만을 주제로 삼은 세계적인 이벤트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1978~1995년...
#디자인 #광주 #세계적
윤승민 기자 2025.03.19 15:59
문화
누구나 사용하는 포용디자인…광주에서 그 세계적인 장 열린다... 낮음이 없는 무등(無等)의 토대에 선 광주가 포용디자인을 담을 적합한 장소”라며 “포용디자인만을 주제로 삼은 세계적인 이벤트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1978~1995년...
#디자인 #광주 #세계적
윤승민 기자 2025.03.19 15:59
오피니언 NGO 발언대
[NGO 발언대]다양성과 포용의 민주주의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 세우는 힘은 적개심이나 분노보다는 다양성, 포용과 관대함 과 밀접하다. 남태령의 경험이 회자되는 것도 이질적인 존재들 간 만남, 연결, 확장 때문일...
김건우 참여연대 정책기획국 선임간사 2025.03.16 20:48
정치
“DJ 야당이라면 계엄 포용했을 것”…인요한 발언에 DJ 측 “후안무치”... 그러면 끝나버릴 일”이라고 11일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었다면 비상계엄을 포용했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 측은 “후안무치”라고 했다. 인 의원은 이날 YTN...
문광호 기자 moonlit@ kyunghyang.com 2025.03.11 21:41
정치
DJ 들먹인 인요한 “비상계엄, 김대중 야당 같았으면 포용했을 것”…‘야당 탓’ 논란... 그러고 끝나버릴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었다면 비상계엄을 포용했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 측은 인 의원의 발언에 대해 “후안무치”라고 말했다. 인...
윤석열 내란 재판
문광호 기자, 조미덥 기자 2025.03.11 10:47
생활
카카오모빌리티-BGF리테일, 택시 호출 ‘디지털 포용성’ 확대 위해 맞손카카오모빌리티가 모빌리티 업계 최초로 택시 호출 서비스 접근성 강화를 위해 편의점과 손잡는다. (왼쪽부터)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와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이사가 업무협약(MOU)을 맺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실버세대를 비롯해 택시 앱 이용이 어려운 경우, 길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편의점에서 대신 호출을 도와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디지털 포용성’ 확대 노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9일 여의도에서 BGF리테일과 ‘편의점-모빌리티 서비스 간 연계 확대를 통한 국민 이동편의성 증진’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날 협약식에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와 민승배 BGF리테일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온라인 플랫폼의 접점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해 서비스 접근성을 제고하겠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으로도 모빌리티 혁신을 꾸준히 추진함과 동시에, 디지털 취약계층을 포함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성 제고와 같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지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재철 기자 2024.10.30 10:12
축구
미나미노, 클롭과 홀란을 얘기하다···“포용력 있는 감독, 위험한 친구”2020년 리버풀 시절, 미나미노가 클롭 감독의 작전 지시를 듣고 있다. Getty Images코리아 일본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미나미노 타쿠미(29·AS모나코)가 유럽 무대 생활에서 만난 ‘두 거물’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과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에 대한 각별한 소회를 밝혔다. 미나미노는 지난 8일 일본에서 방송된 ‘FOOT×BRAIN’에 출연, 자신의 축구 인생을 돌아봤다. 미나미노는 특히 자신의 클럽 최고 커리어로 남은 리버풀 시절과 클롭 감독에 대한 각별한 감정을 드러냈다. 미나미노는 2020년 1월, 클롭 감독이 지휘하던 리버풀로 이적했다. 그는 ‘클롭 감독의 지도를 받아 보니 어땠나?’ 라는 질문에 “포용력이 있는 분이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말이 있는데 ‘타쿠미는 타쿠미인 채로 좋다’라고 말해준 것”이라고 했다. 미나미노는 “이적해서 3일째나 4일째 정도에 경기에 나갔는데, 그때 클롭 감독이 ‘타쿠미는 타쿠미인 채로 좋다’고 했다. 세계 최고 클럽 감독이기에 내게 전술적으로 주문 사항을 얘기할 줄 알았는데,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나만의 플레이를 하면 좋겠다고 해줬다. 그래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리버풀 미나미노가 2021년 12월 카라바오컵 8강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Getty Images코리아 그러면서 클롭 감독 특유의 훈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볼을 빼앗긴 순간, 수비 라인을 어디에서 형성해야 할지 살라와 마네 등 공격진부터 카운터를 받지 않기 위해 시스템을 세세하게 확인한다”고 말했다. 리버풀 특유의 강력한 압박 전술 훈련이 그에게가장 강한 인상으로 남은 모양이다. 미나미노는 리버풀에서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잡지는 못하고 사우샘프 임대를 거쳐 복귀한 뒤 결국 AS모나코로 떠났다. 미나미노가 잘츠부르크 시절인 2019년 11월 유럽챔피언스리그 나폴리전에서 골을 넣은 엘링 홀란(오른쪽)을 황희찬과 함께 축하해주고 있다. Getty Images코리아 미나미노는 또 리버풀 이적 전 뛰었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시절 동료였던 홀란에 대해서도 말했다. 미나미노는 세레소 오사카에서 활약하다 2015년 잘츠부르크로 이적했는데, 당시 홀란과 황희찬, 도미닉 소보슬라이 등과 함께 활약하며 잘츠부르크를 이끌었다. 미나미노는 “잘츠부르크는 젊은 선수들의 등용문으로 당시부터 유럽에서 자리잡은 팀”이라면서 “U-17 월드컵 MVP나 득점왕 같은 선수들이 들어왔다. 그런 많은 젊은 선수들 가운데 홀란만이 ‘이 친구는 정말 위험하다’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함께 뛰며 홀란에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지금도 인스타그램으로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승남 기자 2024.09.09 09:36
생활
‘안전 포용도시’ 성동구, 2024년 재난관리평가 대통령상 수상서울 성동구 제공 서울 성동구(구청장 정원오)가 ‘2024년 재난관리평가’에서 최우수기관에 선정돼 대통령 표창과 함께 특별교부세 2억 4500만원 및 포상금 1300만원을 확보했다. 재난관리평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행정안전부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전국 332개 재난 책임기관의 재난관리 단계별(공통·예방·대비·대응·복구·가감점) 역량을 평가하는 것으로 국가 차원의 재난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해 매년 실시되고 있다. 올해는 ▲ 재난관리 인력구성 및 예산 ▲ 교육 ▲ 시설물 안전관리 ▲ 매뉴얼·유관 기관 협력체계 구축 ▲ 훈련 등 6개 분야 88개 세부 지표에 대한 재난관리 실적(2023년 실적)을 평가하였으며, 기관의 실질적인 대응·수습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재난 상황 대응 역량 분야가 특히 강조됐다. 성동구는 기관장 및 부기관장 등 기관 책임자에 대한 재난 안전 관심도와 정책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성동형 반지하 정책’이 재난정책 우수사례에 선정되는 등 성동구의 선제적인 재난 안전 정책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서울 성동구 제공 종합평가 결과, 성동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1위를 달성해 대통령상을 수상하게 되었으며, 2023년에 재난관리평가 우수기관에 선정된 데 이어 2년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하게 됐다. 이는 2018년 재난관리평가 대통령상에 이은 6년 만의 대통령상 수상으로 의미하는 바가 더욱 크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재난관리평가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은 나 홀로 잘 사는 도시가 아니라 주민 모두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생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더욱 안전한 포용도시 성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봉석 기자 2024.07.11 03:05
축구
역시 ‘캡틴’ 손흥민은 다르다···인종 차별 농담한 벤탄쿠르에 “이미 용서했고 우린 형제다”포용→토트넘도 뒤늦게 “SON 전적 지지” 발표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손흥민. Getty Images 역시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었다. 자신을 향해 인종 차별적인 농담을 한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용서했다. 토트넘 홋스퍼도 손흥민이 자신의 입장을 전하자 뒤늦게 구단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했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손흥민은 19일(한국시간) 자신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벌어졌던 벤탄쿠르의 인종 차별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조국 우루과이의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말하자 “쏘니(손흥민의 애칭)? 아니면 쏘니 사촌의 것은 어떤가?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동양인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의 뜻이 담겨 있는 말이었다. 이후 팬들은 벤탕쿠르를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내며 큰 파문이 일었다. 그리고 벤탄쿠르는 곧바로 자신의 SNS에 손흥민에게 전하는 사과 메시지를 게시했다. 하지만 그 사과문 역시 성의 없는 태도가 느껴지면서 논란은 잠재워지지 않았다. 토트넘 벤탄쿠르와 손흥민. 토트넘 SNS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서로 격려하는 손흥민과 벤탄쿠르. 연합뉴스 그런 상황에서 손흥민이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손흥민은 “롤로(벤탄쿠르의 애칭)와 이미 대화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범했으며 이를 인지한 뒤 나에게 사과를 건넸다. 롤로가 공격적인 의도를 가지고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형제이고 바뀌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지나간 일이다. 우린 함께 프리시즌에 만나 다시 한 팀으로 뭉쳐 싸울 것이다”라며 벤탄쿠르를 용서했고 다시 함께 싸울 것이라는 의사를 표했다. 토트넘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벤탄쿠르의 인터뷰 영상과 공개적인 사과가 전해진 이후 클럽은 이 문제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보장하는 데 도움을 제공해왔다. 여기에는 모든 선수들에게 다양성, 평등, 포용 목표를 위한 교육도 추가적으로 포함될 것이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우리는 주장 손흥민이 이번 사건에 대해 선을 그었다고 느끼고 앞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시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다양하고 글로벌적인 팬들과 선수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우리 클럽, 경기, 더 넓은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일단 손흥민이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아주며 용서했고 토트넘 역시 공식적으로 조치를 취할 것을 발표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손흥민. Getty Images
박찬기 온라인기자 2024.06.21 01:40
정치
이재명의 포용·통합 어디까지 갈까민생회복지원금 포기·주 52시간 노동 예외 인정 등 잇단 ‘흑묘백묘론’ 정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 30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를 포용하는 것에서도 흑묘백묘론을 적용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A씨의 주장이다. 경제정책 분야에 탈이념과 탈진영이라는 ‘우클릭 실용주의’를 내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정치 분야에서도 당의 비주류 인사들에게 포용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설날 연휴 동안 제1야당인 민주당을 들썩이게 한 화두는 ‘포용’과 ‘통합’이었다. 설날 직후 이재명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갔고, 문 전 대통령은 포용과 통합을 덕담으로 건넸다. 모양새는 그럴듯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비명계의 여러 비판 목소리에도 침묵하다가, 며칠 지난 2월 3일에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8월에도 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총구는 언제나 밖을 향해야 한다”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당시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 관리자 계정으로 문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댓글이 달리자, 강성 지지층을 향해 남긴 ‘원팀 메시지’였다. 그리고 이 대표는 같은 해 9월 문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 신3김, 이 대표 리더십 잇따라 비판 이번 메시지는 그때와 내용이 대동소이하지만 파장은 사뭇 달랐다. 강성 지지층이 아니라 비명계를 향한 메시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신3김(金)’과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이 대표 리더십에 대해 잇따라 비판한 것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런 비판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으로 향해야 한다고 주문한 셈이 됐다. A씨는 “이럴 거면 이 대표가 왜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된다고 하자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가고, 다른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와의 1 대 1 대결에서 절대 우위를 보이자, 비명계를 비판하는 듯한 글을 싣는 모양새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소위 ‘문 전 대통령 예방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예방 후 오히려 비명계의 비판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지난 2월 6일 자신의 SNS에 “이재명이 아니어도 정권 교체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지난 2월 5일 “떨어져 나간 당원이나 지지자들을 끌어안지 않고는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지난해 9월과 이번 예방을 비교해봐도 문 전 대통령 예방 효과는 반감됐다”며 “이렇게 되면 이 대표의 포용과 통합 노력에 대한 신뢰감은 계속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이 대표가 언급한 ‘반헌정 세력’에 대한 경계심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정국과 무관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가 윤곽을 드러내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 되자, 비판의 화살이 서서히 이 대표의 리더십 쪽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다. 김 평론가는 “친명계와 비명계에게 윤 대통령이라는 공동의 적이 강하게 버티고 있을 때는 비명계가 내부 문제를 꺼내기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탄핵 국면이 막바지로 갈수록 이들이 목소리를 내기 좋은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B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에는 친노가, 문 전 대통령 때에는 친문으로 인의 장막을 쌓았던 비명계가 이제 와서 이 대표에게 포용을 요구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면서 당의 문화가 비민주적으로 된 근본원인은 친노·친문에 있다고 지적했다. B씨는 “이제 와서 이 대표의 작은 잘못에 대해 논한다면 비명계의 좁쌀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인사 C씨는 “지금 부산·경남(PK)은 누구, 대구·경북(TK)은 누구, 강원도는 누구, 서울 지역은 누구 등 각각 86세대 정치인이 비명계 지역 주자로 거론되는데, 이렇게 해서 포용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당내 포용 여전히 미흡” 정쟁이 격화되면 온건파보다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강성 지지층의 요구는 드세진다. 하지만 조기 대선 국면에 가면 강성 지지만으로는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은 힘들게 돼 있다. 이재명 대표는 민생회복지원금 포기, 주 52시간 노동 예외 인정 등 ‘흑묘백묘론’ 정책으로 중도층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 대표의 지지율이 정체하고 있는 이유로는 포용력, 진보적 정책, 사법리스크 등이 있는데, 지금 진보적 정책 카드만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작 중요한 사법리스크와 당내 포용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만큼 흑묘백묘론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대선 승패의 향배를 결정하는 것은 중도층의 표심이다. 홍형식 소장은 “지금 한국사회에서 진보보다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가 더 많다”면서 “단순하게 계산해도 대선 투표율이 75%라면 전체 유권자의 절반인 38%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지금 진보 성향은 2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13%포인트 이상의 중도층 지지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론조사를 통해 본 이 대표의 지지율 정체 원인은 메시지나 콘텐츠의 문제(흑묘백묘론)가 아니라 메신저(이 대표)의 문제로 귀착된다. 홍 소장은 “중도층 확장에 있어 이 대표의 포용력, 사법리스크가 흑묘백묘론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일 평론가는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을 염두에 두고 쉽사리 비명계 포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측면이 있고, 이 대표의 개인적인 스타일이 그렇게 포용적이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헌재 탄핵 심판이 내려지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재판으로 유권자들의 시선이 이동하게 된다. 홍 소장은 “중도층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법치’인데, 윤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받고 난 뒤에는 ‘사법리스크’의 칼날이 이 대표에게 향하게 된다”며 “이 대표는 우선 당내부터 포용해나가면서 중도층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비명계는 대표 주자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공동의 대의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이 대표 역시 비명계와의 연대를 위해 일방적인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경선이 되도록 포용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우 선임기자 2025.02.10 06:00
사회 표지 이야기
“가장 어린 시민까지 포용·배려적인 공간…도시의 기본 조건이죠”‘구령대 놀이터’ 만든 서민우·지정우 EUS+건축사무소 소장 이유에스플러스(EUS+)건축사무소의 서민우 소장(사진 왼쪽)과 지정우 소장이 어린이 놀이터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동들의 토론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EUS+ 제공 서울 답십리동에 있는 재학생 480여명 규모의 동답초등학교. 학교 정문을 들어서서 왼편 운동장 쪽을 바라보면 특이하게 생긴 ‘구조물’이 보인다. 과거 교장 선생님이 학생들을 호령하던 구령대(조회대)를 개조해 만든 ‘구령대 놀이터’다. 동답초 구령대 놀이터는 여러 차례 각종 미디어에 소개되며 유명세를 치렀다. “그래, 학교를 어떻게 바꿔줄까?” 이유에스플러스(EUS+)건축사무소의 서민우·지정우 소장이 학교 의뢰로 아이들을 만난 건 2017년이다. “여긴 아무도 안 쓰는데 바꿔주세요” 며칠 동안 아이들과 만나 학교를 돌아다닌 끝에 아이들이 가리킨 곳이 바로 구령대였다. 구령대 놀이터는 아이들과 선생님과 건축가가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다. 구령대 놀이터는 아동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한 놀이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구령대 놀이터를 계기로 서민우·지정우 소장은 꾸준히 아동 친화 공간에 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 작업을 벌여오고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보다는 아이들에 ‘의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더 나아가 청소년·청년 등을 포함한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 이런 생각을 품는 ‘아빠’이자 건축가인 서민우·지정우 소장을 만났다. 서 소장은 지난 1월 25일 서울 정동 사무실에서, 해외 체류 중인지 소장과는 줌(Zoom)을 통해 원격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도시가 어느 특정집단을 위한 공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누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 교육과 문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굳이 ‘아동친화도시’라고 부르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서민우 소장 -어린이 놀이공간, 혹은 어린이를 위한 공간에 대해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는지요. 서민우(이하 ‘서’) “건축가의 작업으로 시작했다기보다는 아이를 키우면서 놀아주고 대화하고 문화 경험을 같이하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이었던 딸과 다양한 도구와 재료를 사용해 뭔가를 만들거나 그렸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가 생각하는 방식을 읽어내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귀국 후 사무실을 연 뒤 처음 추진한 프로젝트가 바로 동답초 구령대였습니다. 아이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프로젝트가 좋은 결과물을 낳았고, 이후 나름 사명감을 느껴 본격적으로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지요.” 지정우(이하 ‘지’) “외국에서 생활하며 아이를 낳았는데, 생후 3개월부터 아이를 어린이집(데이케어센터)에 보냈습니다. 아침 7시에 내려주고 저녁 6시에 데려오는 생활을 유치원 가기 전까지 매일 했지요. 매일 아침 같은 데이케어에 늘 들어가기 싫어하며 우는 아이를 보고 여러 고민이 들었습니다. 아이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니, 문 하나를 열고 들어가면 부모와의 생활과 급격히 단절되는 공간이 내내 적응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이 공간에 특히 관심을 갖게 된 계기인 것 같습니다.” 서울 동답초등학교의 ‘구령대 놀이터’ 모습 / EUS+ 제공 -지금도 회자하는 ‘구령대 놀이터’는 다시 봐도 인상적입니다. 왜 구령대가 선택됐을까요. 서 “당초 프로젝트 이름은 ‘동답초 놀이터를 바꿔라’였습니다. 하지만 장소 자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게 됐죠. 구령대는 대개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에 있고, 눈에 잘 띄지만 학교들이 안전사고를 우려해서 접근을 막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단절된 공간이 아이들의 생각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것입니다. 일상적 공간을 재활용한다는 의미도 중요했습니다.” 지 “구령대 자체가 권위주의의 상징물이기도 합니다. 군대의 ‘연병장’ 개념에서 나온 것이지요. 일사불란하게 1000명이 넘는 학생을 통솔하기 위한 구조물이고요. 지금은 저출생으로 학교가 비어가는 시대입니다. 학교도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고요. 여러 차례 아이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면서 구령대의 기존 이미지와 아이들의 인식, 변화를 통해 이뤄낼 수 있는 잠재성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건축·도시계획 과정에서는 아동 친화적 공간 개념이 부족합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서 “아동친화적 공간의 가장 피부에 닿는 사례는 역시 놀이환경이겠죠. 사실 놀이공간의 생성과 발전과정 자체가 그렇게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놀이터를 만든다고 하면 ‘건축가가 무슨 놀이터냐’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아직까진 인식과 발상의 전환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상당히 많은 젊은 건축가들이 아동과 관련된 건축설계나 도시계획 분야에 최근에 많이 관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시기에 좋은 환경이 마련되리라고 믿습니다.” 지 “우리의 도시와 건축은 좋든 싫든 ‘역동적인 사회’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광역버스를 한번 타기 위해 몇미터, 몇십미터를 우르르 몰려가서 타야 하는 ‘각자도생 사회’에서 아이들 같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긴 어렵겠지요. 지하철과 전철, 광역급행철도(GTX)를 촘촘하게 하는 것보다 각 지역 특성에 맞는 개발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역동성의 속도 조절이 가능하고, 다음세대에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어갈 여지가 생깁니다. 최근 건축계엔 ‘카페 건축’이란 말이 있습니다. 서울에선 ‘000길’이 유행하죠. 모두 현재를 소비하기 위한 공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도시의 경우 아파트단지 위주의 주거 형태도 영향이 큽니다. 잘 조성된 단지의 경우 내부는 좋겠지만 외부와는 단절되고 분절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서민우 EUS+건축사무소장이 지난 1월 25일 서울 정동 사무실에서 ‘아동친화도시’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송진식 기자 -두 분이 생각하는 ‘아동친화도시’란 어떤 개념입니까. 서 “도시가 어느 특정집단을 위한 공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제, 인구, 문화, 교육 등 다양한 시스템이 촘촘히 잘 짜여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아동친화’라는 개념 역시 도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를 뿐, 어느 도시든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동을 배려한 공간과 정책, 재정적 지원과 투자는 분명히 출생률의 증가에 영향을 주겠지요. 다만 어른들도 아이들도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누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 교육과 문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굳이 ‘아동친화도시’라고 부르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오늘날의 갈등 구조 속에서 사람에 대한 배려가 스며 있는 우리 방식의 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세대의 참여는 필수적입니다.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 개념을 넘어 다음세대에 ‘의한’ 공간이 돼야 합니다.”- 지정우 소장 지 “제가 생각하는 아동친화도시 역시 제대로 된 ‘도시’ 그 자체입니다. 별다른 수식어 없이 모두에게 포용·배려적이어야 합니다. 가장 어린 시민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시스템과 역사, 갈등 구조 속에서 사람들에게 배려가 스며 있는 우리 방식의 도시를 조금씩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음세대의 참여는 필수적입니다. 도시를 누군가 만들어주는 대로만, 주어진 대로만 써야 한다면 재미없고 답답한 일일 겁니다. 다음세대를 ‘위한(for)’ 공간 개념을 넘어 다음세대에 ‘의한(BY)’ 공간이 돼야 합니다.”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 조성에 필요한 정책이나 제도, 혹은 지원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서 “건축 교육 내지는 공간교육이 적어도 중등교육과정에서부터 다뤄지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구성원들이 건축과 공간에 대한 지식과 소양이 갖춰져 있으면 분명히 그 사회는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보다는 발전된 환경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건축이라는 것은 예술이나 기술 행위를 넘어 인문·철학·수학적 소양과 이해를 길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새마을운동같이 시간을 압축해 해결될 문제도 아닙니다. 정권이 달라져도 일관성 있게 제도적·예산적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 “우리 도시 구조와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는 한국의 저출생 문제와도 연관이 깊습니다. 연구 과정에서부터 ‘다음세대 도시 공간 워크숍’ 같은 참여 공간을 만들어 젊은 세대와 신혼부부 등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도시가 탄생하거나 변화하는 것을 볼 때 아이를 낳을 생각도 하게 되고, 도시 안에서 그 가족만의 ‘공간 서사(스토리텔링)’도 생겨나게 됩니다. 그래야 조금씩 도시와 미래의 삶에 대한 희망도 가지게 되는 게 아닐까요. 육아프로그램이나 ‘금쪽이’를 통해 대리 만족을 느낄 게 아니라 나와 우리 가족, 우리 동네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 세상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해외 체류 중인 지정우 소장이 줌 인터뷰를 통해 ‘다음세대 공간’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EUS+ 제공 -향후 활동계획과 방향성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서·지 “저희 둘 다 실무와 교육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다음세대 공간’에 초점을 맞춰 프로젝트 실무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기도 하고, 학생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사무실 프로젝트에 구현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할 계획입니다. 과거 수행한 어린이 관련 건축과 놀이터 조성 경험 등을 종합해 책으로 낼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건축이 과연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폐교된 지방 대학교 등의 경우 물질적인 인프라는 이미 구축이 돼 있습니다. 이런 대학 공간을 지역 주민을 위한 도서관이나 박물관, 복합문화공간 등으로 바꾼다면 인구 유입이나 도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송진식 기자 2024.02.05 05:30
경제 조정목의 함께하는 세상(稅上) 이야기
[조정목의 함께하는 세상(稅上) 이야기](9)기술발전과 혼돈…비판보다 포용을지난 6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디지털 유통대전에서 관람객들이 키오스크와 결제기 등을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세기말까지 우리는 옳음과 그름이 어느 정도 명확하게 구분되던 세상을 살아왔습니다. 우리 대다수는 비록 소극적이었지만, 권력층의 위력과 조작된 선전에 휘둘리지 않고 진리와 정의를 추구할 줄 알았습니다. ‘최(最)후진국’ 대한민국을 잘사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매진하며, 자유와 민주를 위해 온몸으로 싸우던 용감한 사람들에게 뜨거운 격려를 보냈습니다. 그 결과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자랑스러운 정치적·경제적 성취를 이룩해냈습니다. 굴곡은 있었지만 소중한 가치를 추구하며 보낸 멋진 시절이었습니다. 20세기 말부터 몰아쳐 온 디지털·정보통신 혁명이 우리가 살아오던 세상을 급속하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40여 년 전 제가 대학에 다닐 때는 공대·자연대에서만 286 개인용 컴퓨터를 조금씩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당시의 슈퍼컴퓨터보다 강력한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이 초등학생들 손에도 하나씩 들려 있습니다. 2010년에 출시된 카카오톡은 이젠 없어서는 안 될 국민 메신저로 관계의 폭증을 몰고 왔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은 마약처럼 사람을 빠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30년 전 제가 국세청에 들어갔을 때 가장 중요한 정보원은 고작 16면 남짓 신문이었습니다. 이제 분야별로 나뉘어 모두 합쳐 몇 면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분량이 늘어났지만, 종이신문은 정작 ‘핵심 정보 제공자’라는 위치에서 밀려나 버렸습니다. 너무 많은 매체가 홍수처럼 정보를 쏟아내고 있어 익사할 지경입니다.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하고 나타난 챗GPT는 이제 지식노동자의 일자리마저 위태롭게 하고, 트위터의 대체재인 스레드는 출시 닷새 만에 1억명 넘게 가입자를 모으는 등 어지러울 정도로 빠른 변화의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격변은 우리 일상의 삶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킵니다. 기술발전과 옳고 그름의 기준 디지털·정보통신 혁명은 일상뿐만 아니라 세계정치, 경제질서의 급변을 몰고 오기도 합니다. 미·중 갈등의 심화, 다극화, 빈발하는 지역 분쟁, 세계화 후퇴 등 전방위적 변화가 일어나고 국가보다는 초거대기업들이 이끄는 세계로의 전환까지 예견됩니다.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는 이런 근본적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기술발전이 이끄는 이렇게 복잡하고 빠른 변화의 세상에서는 옳음과 그름을 가르는 기준도 모호해지고 있는 듯합니다. 시대를 이끄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자유나 민주가 예전처럼 우리를 함께 묶어주는 튼튼한 동아줄이 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소중하게 추구하는 가치가 부나 권력, 명예 등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보수나 진보 구분 없이 과거엔 눈길조차 받지 못하던 세력들이 방종을 자유라 주장하며 세력을 얻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자기 이익만 좇는 정파와 개인이 미래를 고민하는 양식 있는 사람들의 자리를 빼앗고,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롭게 살지만 탐욕스러운 사람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세상은 더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정말 심각하게 걱정하고, 저도 그렇다고 염려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저는 어떤 계기로 이러한 비관적인 생각들을 바꾸게 됐습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지금 우리는 기술발전으로 급변하는 세상에서 일시적 혼란에 빠져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안정을 추구하는 인간의 속성상 격변의 시대에는 잠시 사회혼란이 생기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사람들은 격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음과 분노에 휩싸여 편을 가릅니다. 자신은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있으며 다른 쪽은 잘못된 생각에 빠져 분노하며 나쁜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시적 혼란을 슬기롭게 극복해내면 새로운 기술이 우리를 예전보다 훨씬 안정되고 살기 좋은 곳으로 이끌어 가게 됩니다. 긴 역사를 돌아보면 기술이 발전하지 못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곳에서는 비윤리적 행동이 많이 용인됐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산이 늘어나는 사회에서는 관대함과 윤리적 행위도 함께 증가해 왔습니다. 과거 농업혁명과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 변화가 그것을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기술발전은 우리 삶을 개선하고 타인에 대한 관대함의 범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인류의 생존조건 개선, 노예제 폐지, 자유와 평등의 확대는 이런 기술혁명이 없었다면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은 천성적으로 친절하고 자상하며 옳은 일을 행하고 싶어합니다. 과거에 자유와 정의를 외치던 많은 친구가 세월이 흘렀다고 탐욕과 방종에 쉽게 물들진 않았을 겁니다. 혼돈의 사회에서 그들이 분노에 휩싸이는 것은 개인적인 이익보다는 현재 상황이 자신이 생각하는 옳음에 어긋난다고 보기 때문이겠지요. 그게 진실에 더 부합하는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 결정주의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기술과 윤리의 상호의존성을 경험해 왔습니다. 부와 생산성의 증대가 관대함과 윤리적 행위를 끌어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일시적으로 혼란스러워 보여도 디지털·정보통신의 혁명 시대에도 이런 장기적 추세는 앞으로 계속되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디지털·정보통신 혁명 시대에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고 엄격한 사용기준을 세우는 일입니다. 강력한 살상무기, 기후변화, 합성생물학, AI 등에 대한 방향 결정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혼돈 시대 너머 펼쳐질 미래 결론적으로, 역사의 경험에 비춰보면 현재의 혼돈 시대가 지나면 더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겁니다. 양식을 가진 우리는 혼돈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직된 옳음과 그름의 잣대로 타인을 재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판은 줄이고, 경청을 늘리는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서로를 특정 정치집단 논리나 종교적 잣대로 대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보다는 우리와 후손들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관대함, 공감, 연민, 진실함 등을 가지고 서로를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함께 나아갈 것인지, 어둡고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미래를 기다릴 것인지는 우리 각자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조정목 세무사·세무법인 광화문 대표 2023.07.21 11:15
사회 특집
[포커스]“불교가 포용 안 했으면 종교 간 큰 싸움 났을 것”ㆍ종교평화위원회 위원장 도심 스님, 특정 종교의 반사회적 행위에 일침 지난 10월 14일 경기도 남양주시의 불교 사찰 수진사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목조 전각 하나를 다 태운 뒤 불길이 잡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경내에 절에서 운영하는 노인요양시설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 문제는 이 화재가 과거 숱하게 일어난 불교 관련 시설 훼손 사태와 마찬가지로 개신교인의 손으로 자행된 방화였다는 점이다. 도심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장이 11월 11일 조계종 총무원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태훈 기자 비록 수진사(대한불교 총화종)가 다른 종단의 절이었지만 한국 불교의 대표 종단인 조계종도 더는 참지 않고 나섰다. 11월 2일 종교평화위원회가 위원장 도심 스님 명의로 성명을 내고 개신교계를 향해 “개신교인에 의해 자행되는 사찰방화를 근절하라”며 “개신교는 폭력과 방화를 양산하는 종교가 아닌 화합의 종교로 거듭나라”고 강한 어조로 따진 것이다. 주간경향은 11월 11일 조계종 총무원에서 도심 스님을 만나 격앙된 불교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그동안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가 ‘자비’의 태도로 조용히 넘어간 데 비해 이번 성명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불교는 기본적으로 자비사상을 바탕으로 한 포용의 종교다. 국내에 들어온 지 2000년이 넘는 동안 유입된 다른 모든 종교를 포용해 왔다. 그래서 불교는 이제 한국인의 정서 속에 그 DNA가 살아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포함해 계속 이어져 온 방화 사태는 이런 한국인의 정신문화를 말살하겠다는 것이라 묵과할 수 없다. 종교인으로서 사회를 화합시키고 안식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서로 분열해 다투는 일은 끝내자고 강하게 나선 것이다.” -그 배경에는 ‘참을 만큼 참았다’는 불교계의 정서가 깔려 있는 듯하다. “불자들을 만나면 듣는 소리가 ‘왜 우리는 참고만 있냐’ 하고 ‘우리도 나가서 포교하자’는 말까지 나온다. 오죽하면 그런 얘기가 나오겠나. 하지만 먼저 서로 화합을 만들어야 하는 때에 대척하는 입장만 강조하면 화합에 더욱 걸림돌이 되니 그렇게 감정적으로 나서기만 할 수도 없다.” -이번 수진사 방화사건 말고 부산 범어사, 전남 여수 향일암 방화사건 등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피해도 많지 않나. “방화 때문이라는 게 잘 안 알려지고 지나간 일 중 대표적으로 대구의 임휴사에서 대웅전과 산신각 등이 전소된 일이 있었다. 그밖에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방화뿐 아니라 불상·법당 훼손 사건이 수도 없이 일어난다. 일일이 다 언급하지 않고 외부로 잘 알리지 않을 뿐이지만 사례들을 종단에서 계속 취합해 조사하고 있다. 나만 해도 내가 있는 절에서 ‘왜 불상 모시냐’며 소리 지르고 난리 치는 분들을 숱하게 만난다. 절에 모신 부처님은 믿음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상징이기도 하다. 불자들이나 스님들은 불상에 물걸레질도 안 하고 먼지만 떨며 청소할 정도로 모시는 대상을 그렇게 불 지르고 훼손하면 불자 입장에선 그보다 더한 치욕이 없다. 경전에도 그런 행동은 지옥에 떨어진다고 써 있다.” -그런 사건을 저지르는 사람 중 절대다수가 개신교인이었나? “(말 대신 표정으로 긍정) 다른 종교나 아무 종교 없는 분들은 안 그런데 특히 그쪽만…. 그래서 더 황당하다.” -불교가 자비를 내세우듯 개신교는 사랑과 용서를 말하는데. “그래서 우리도 묻고 싶다. 이번 사건 이후 개신교계에서도 성명이나 사과문을 내고 다른 종교를 혐오하고 괴롭히는 일은 근본 교리에 어긋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더라. 그런 공식적인 입장 말고도 목사님들을 만나면 ‘그런 사람들은 사이비라서 그렇다’면서도 ‘그런 일을 막지 못하는 건 개신교계 시스템 차원의 문제다’ 하는 목소리도 들은 적이 있다. 개신교가 어째서 문제인지는 내가 말할 수 없지만 불교에서 그런 일이 거의 없는 이유는 말할 수 있다. 불교는 세상 만물이 평등하고 홀로 깨달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남이 다르다고 차별하고 뜯어고치려는 종교가 아니기 때문이다.” -종교마다 가르침이야 다들 성스럽지만 실제 따르는 속세의 인간들을 규제하려면 법적인 대응도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나. “조계종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불교의 가르침이 바로 만물은 평등하기 때문에 차별이 없다는 것이다. 그걸 부처님이 몸소 보이며 차별 대신 다름을 인정하자고 한 것이다. 너와 나의 다름을 그대로 인정해야 사회가 평등하고 서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 산에 소나무만 있고 다른 나무는 없으면 아름답겠나.” -차별금지법 제정에 적극적인 이유 중에는 이런 종교혐오 범죄 말고도 불교계가 다양한 차별을 겪어서라고도 하던데. “불자들이 현실에서 겪는 어려움을 보면 취직 과정에서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채용을 안 하거나, 진급에서 누락시키거나, 심하면 개종을 안 했다고 해고까지 당하는 일들이 있더라. 불자들이 다른 종교인들에게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찾기 힘들고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서 피해를 입는 일들만 많다 보니까 나서지 않을 수가 없다. 성소수자라거나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하면 안 되듯 종교로 인한 차별도 막자는 것이 차별금지법의 취지다.” -법의 취지는 시민에게서도 공감을 얻고 있으나 국회를 통과할지가 문제다. “이번 성명에서도 밝혔듯 국회나 정부가 방관하지 말고 법 통과에 힘쓰라고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표 때문에 자유롭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유독 개신교를 믿는 정치인들이 ‘성시화 운동’ 같은 것을 벌이는 등의 종교 편향 행위가 잦다. 얼마 전에도 한 정당의 청년위원회 대변인이 ‘하나님의 통치’ 운운한 적이 있지 않았나. 이번 방화사건만 보더라도 경찰과 검찰에서도 계속 반복되는 특정 종교의 반사회적인 행위를 개인의 소행으로 치부하지 말고 어느 정도 선을 그어줘야 한다.” -한국사회가 다종교 사회면서도 다른 나라처럼 종교 간 대립이 격렬하진 않았지만 점차 심각해지는 양상도 보인다. “그동안 불교가 포용 안 했으면 한국에서도 더 큰 싸움이 났을 것이다. 나 같은 스님들은 길거리에 승복 입고 지나가면 사람들 눈에 띄기 때문에 행동거지를 더 조심하려 한다. 그런데 그런 우리를 보고 시비 걸고 자신들의 종교를 전하겠다고 하는데, 특히 지하철이 심해서 스님들은 거의 지하철 타기를 꺼려 한다. 물론 선교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공권력이 다른 종교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인 틀을 만들어 둬야 종교 간 평화도 더 지켜질 수 있다.” -다른 종교들처럼 모임을 자주 열고 조직력을 강화해 맞대응하는 방법은 생각해보지 않았나. “따지고 보면 불교 사찰에서도 주말마다 법회를 열고 있고, 또 매일 법문만 안 할 뿐이지 적어도 하루 세 번씩 기도도 하고 독경도 하는 법회가 열린다. 게다가 절은 언제나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게 열려 있다. 그래서 이런 방화나 훼불사건이 자주 일어나기도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열려 있는 종교이고 다른 종교도 다 받아주면서 교리를 비교해 따져보고 믿을 만하면 믿으라고 하는 종교다. 자신 있는 종교라는 뜻이다.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누구나 생각이 많아진 이 시대를 맞으며 불교를 찾는 사람들이 더 늘고 있다. 자연히 사람들이 찾아올 텐데 굳이 형식을 바꿔가며 우리 쪽으로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 -먹고사는 일이 어려워져 더욱 분노와 혐오, 차별의 목소리도 높아지는 듯하다. 이런 사회상에 던져줄 메시지는 무엇인가. “부처님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하신 것은 나만이 귀하고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누구나 똑같이 존귀하고 그러므로 평등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꼭 법회에 나와야 불자가 아니라 생각을 좋게 하면 그 사람 자체가 불자라고 본다. 그리고 그게 차별 없는 세상이다.”
김태훈 기자 2020.11.13 15:09
문화/생활
어린이를 위한 포용예술 프로젝트, ‘모두의 클럽’ ‘빙빙빙’ 개막시각장애인 가족과 비시각장애인 가족이 함께하는 관객참여극
모두예술극장 제공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열린다.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사장 김형희)이 ‘어린이를 위한 포용예술 프로젝트’로 <모두의 클럽>과 <빙빙빙 Being Being Being>을 오는 7월 23일부터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장애와 어린이라는 상호 교차성을 수용하고 다양성 증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장애예술가 초청 및 장애아동 대상 공연을 꾸준히 진행해온 (사)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는 올해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의 공동기획한 두 편의 작품을 2024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서 소개한다.
<모두의 클럽>(세컨드 핸드 댄스 제작, 영국)은 4~11세 신경다양성 및 장애가 있는 어린이를 위한 공연으로 영유아 대상 공연
장회정 기자 2024.07.10 1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