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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all A’ 학점 고교생 퀸시 윌슨, “트랙보다 교실에 더 집중”

      스포츠종합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all A’ 학점 고교생 퀸시 윌슨, “트랙보다 교실에 더 집중”

      퀸시 윌슨. 게티이미지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 남자 육상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된 퀸시 윌슨(17)이 다시 바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CNN은 6일 “고등학생인 윌슨의 관심은 트랙보다 교실에 더 쏠려 있다”며 학업에 열중하는 상황을 전했다. 윌슨은 지난해 올림픽 남자 400m 계주 예선에 출전했다. 당시 16세인 그는 미국 대표 선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윌슨은 2008년 1월생이다. 윌슨은 현재 미국 메릴랜드주 불리스 스쿨에 재학 중이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는 오전 5시 일어나 6시 15분에 스쿨버스를 타고 7시 30분까지 학교에 도착하는 일과를 반복한다. 윌슨은 “솔직히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건 싫지만 해야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수업을 마친 뒤에는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트랙 훈련을 소화하고, 이후에는 집에서 공부하며 다음 날 시험을 준비하는 생활을 이어간다. 그는 “솔직히 트랙보다 교실에서 더 집중하는 편”이라며 “이번 학기에도 A 평균을 유지하고 있다. 이전에도 A 학점을 놓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퀸시 윌슨. 게티이미지 그는 해부학과 생리학, 미적분학, 사진학 등을 좋아한다. 현재 진행 중인 공학 프로젝트로는 건물이 다양한 유형의 지진에 어떻게 견디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진학 계획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이 없지만, “뛰어난 스포츠 프로그램과 학업 환경, 좋은 팀 동료와 코칭 스태프가 있는 학교를 원한다”고 말했다. 윌슨은 현재 실내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주말 보스턴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자신의 고등학교 실내 400m 기록을 경신하며 45초 66을 기록했다. 오는 8일 뉴욕 밀로즈 게임에서는 600m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윌 서머의 고등학교 600m 기록(1분 15초 58) 경신 여부가 관심사다. 그는 “목표는 단순하다”며 “내 레이스를 최선을 다해 뛰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윌슨은 지난해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U-18 400m 세계 기록을 두 차례나 갈아치웠다. 결승에서 6위에 머물러 개인 종목 출전권을 놓쳤지만, 계주 대표팀에 합류하며 미국 남자 육상 대표팀 최연소 선수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는 파리올림픽 4x400m 계주 예선에서 1번 주자로 출전해 7위로 바통을 넘겼다. 하지만 미국 팀은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에서 라이라이 벤저민이 가세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예선에 출전한 윌슨도 공식적으로 금메달을 받았다. 올림픽 이후 윌슨의 삶은 더욱 바빠졌다. 힙합 아티스트 제이지를 만났고, 여러 대학을 방문했으며, 메이저리그(MLB)와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에도 초청받았다. 볼티모어 레이븐스 팬인 그는 쿼터백 라마 잭슨과 함께 사진을 찍고, 와이드리시버 제이 플라워스로부터 스파이크를 선물 받았다. 윌슨은 한때 미식축구 유망주이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15세 때 육상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여전히 풋볼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다. 그는 “솔직히 풋볼이 너무 그립다”며 “지금이라도 다시 뛸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슈퍼볼 초청과 가장 큰 육상 대회 출전 기회가 동시에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정말 고민될 것 같다”며 웃었다. 윌슨은 아직 키가 5피트 9인치(약 175cm)로 작은 고등학생이지만, 이미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그는 상대 신체 조건이나 경험 차이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는 “누구나 똑같이 스타팅 블록에 들어가고, 똑같이 스파이크를 신는다”며 “상대가 6피트 10인치(약 208cm)든, 제가 4피트 11인치(약 150cm)든, 결국 우리는 함께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6살 선수들은 종종 ‘난 그냥 네가 이기게 놔둘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다르다”며 “나는 끝까지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운전면허 시험과 같은 평범한 고등학생 일상은 잠시 미뤄둔 상태다. 하지만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학생으로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는 “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16세 학생”이라며 “공부도 하고, 친구들과 놀고, 10대가 즐길 수 있는 걸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2025.02.06 08:38

    • 김동연 지사 “국민들 정부·여당 F학점 주려고 투표 날 기다리고 있다”

      생활

      김동연 지사 “국민들 정부·여당 F학점 주려고 투표 날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7일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 제안에 대해 “전 국민 대상보다는 소상공인이나 취약계층 등 어려운 계층을 좀 촘촘하고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 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같이한다”며 “다만 그와 같은 재정정책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그러면서도 “소상공인, 취약계층만 해도 대단히 인원수가 많아 선별적이 아니라 조금 제한된 보편적 지원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라든지 또 재정정책의 특성상 타깃팅을 해서 하는 것이 훨씬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세자녀 대학등록금 전액 면제’ 공약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동연 지사는 “저출생 전체에 대해 전반적으로 같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과도한 경쟁 또 도시의 밀집 이런 것들이 저출생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며 “단순히 대학생, 다자녀를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정 전체를 보면서 저출생에 대한 종합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또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으로 하나 툭툭 내놓고 하는 것은 진정성과 효과 면에서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대파 875원’ 발언에 대해선 “어려운 경제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지난 2년간의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이 작은 에피소드 하나로 폭발한 것”이라고 했다. 김동연 지사는 “어떤 후보는 한 단 가격이 아니라 한 뿌리 가격이다라고 했는데 이거 전부 국민들 염장 지르는 얘기”라며 “아직도 이 문제의 본질이 뭔지를 모르고 계시는 거다”고 덧붙였다. 총선 판세와 관련, 김 지사는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에 F학점을 주려고 투표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핵심 성장축이자 보수의 아성인 성남분당갑과 오랫동안 보수 또는 지금의 국힘이 독점해왔던 포천·가평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관측했다.

      손봉석 기자 2024.03.27 19:08

    • 구혜선, 13년만에 따낸 ‘최우등졸업’···학점향한 ‘집착’ 결국 이뤘다

      연예

      구혜선, 13년만에 따낸 ‘최우등졸업’···학점향한 ‘집착’ 결국 이뤘다

      13년 만에 성균관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배우 구혜선.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구혜선이 ‘늦깎이 대학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구혜선은 14일 인스타그램에 “드디어 긴 여정을 마치고 23일 졸업을 앞두고 있다”며 “목표했던 최우등 졸업(Summa Cum Laude)을 하게 돼 기쁜 마음으로 글을 남긴다”고 밝혔다. 이어 “상실했던 시간 속에서 작은 성취를 하나씩 이뤄낼 수 있도록 도와준 성균관대 동학들과 교수님들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 감사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구혜선은 학사모를 쓴 자신의 졸업 사진을 공개했다. 자신의 성적표도 공개했는데 구혜선의 전체 학점 평균은 4.5점 만점 중 4.27점을 받았다. 이를 백분율로 환산하면 97.7점이라는 고득점이다. 구혜선은 당초 2003년 서울예술대학교 방송연예과에 입학했으나 방송 활동으로 인해 중퇴했다. 이후 구혜선은 2011년 성균관대학교 수시 1차에 합격해 26세에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구혜선은 성균관대학교 입학 이후에도 연예계 활동으로 잠정 복학했다. 배우뿐 아니라 감독, 작가 등 다방면의 창작 활동을 한 구혜선은 2019년 복학해 학업생활에 열중해왔다. 이후 입학 13년 만에 감격의 졸업을 맞이한 것이다. 구혜선은 이혼의 아픔 등을 겪으면서 ‘연예계 은퇴’까지 선언하며 학업에 집중할 뜻까지 내놨다. 한국나이 마흔살에 4학년 과정을 다니게 된 구혜선은 교수들이 자신을 ‘구 선생’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교수들에게 질문을 많이 해 ‘나대는 스타일인지 몰랐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20살 차이 나는 자식뻘 동기들과 친해지기 위해 MBTI 공부를 한다고도 했다. 구혜선은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글을 남기며 학우들과 소통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11학번 만학도(마흔!)구혜선이다. 에타에 글을 남기는 건 처음”이라며 “여름학기, 겨울학기 챙겨도 어려움이 많다. 학교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달라”고 했다. 이뿐 아니라 여러 학기 고득점을 마친 자신의 성적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학점을 향한 구혜선의 집착은 학업생활동안 이어졌다. 구혜선은 지난해 7월 “학교를 졸업하기 위한 조건인 3품제(사회봉사 57시간, 해외학습 60시간, 비교과 90시간)를 모두 인증했는데 평점 평균이 4.25로 학부 상위 10%(학과 5%)안에 들어가게 돼 조금만 더 노력을 하면 올해 목표인 최우수 졸업이 가능할 것 같다”며 “여러 가지 일들로 멘탈이 흔들리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정신 단단히 챙겨 최우수 졸업을 하겠다”고 했다. 당시 구혜선의 전체 학점 평균은 상위 10% 이상이었다. 결국 구혜선의 학업 생활은 자신의 소망을 이루며 마친 것으로 풀이된다. 졸업뿐 아니라 최우등 졸업까지 따내며 ‘늦깎이 대학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 차례 은퇴까지 선언한 구혜선이지만 학업생활을 마친 뒤 연예계로 복귀할 예정이다. 구혜선은 지난해 12월 원 소속사였던 아이오케이와 재계약을 맺었다. 소속사는 “배우, 감독, 화가,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구혜선이 폭넓은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구혜선의 향후 행방은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예계에 지속해서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이선명 기자 2024.02.14 12:14

    • [2023 축구 결산] 2023 한국 축구, 연령별 대표팀 학점은?

      축구

      [2023 축구 결산] 2023 한국 축구, 연령별 대표팀 학점은?

      한국 축구의 미래들의 활약상은 극과 극이었다. 한 쪽은 미래를 기대하게 할 수 있는 희망을 안긴 반면, 다른 한 쪽은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2023년 성적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 미래들의 성적을 평가를 매겼다. U-20 월드컵 이탈리아와 4강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만든 뒤 환호하는 이승원(오른쪽).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은중호가 만든 또 한 번의 기적은 A학점 2019년 정정용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폴란드에서 열렸던 2019 U-20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비록 우크라이나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그들이 결승까지 가는 과정은 많은 팬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선사했다. 4년이 지난 올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U-20 월드컵 역시 한국 축구의 미래들의 실력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던 무대였다. 김은중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프랑스, 온두라스, 감비아와 같은 조에 속했다.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였지만 김은중호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프랑스와 첫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모두를 놀라게 하더니 온두라스(2-2 무), 감비아(0-0 무)와 연속으로 비겨 1승2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이 U-20 월드컵에서 무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최초였다. 토너먼트에서도 기적은 계속됐다. 16강에서 에콰도르를 만나 3-2로 이겼고, 8강에서는 ‘난적’ 나이지리아를 1-0으로 눌러 2회 연속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4강에서 이탈리아에 1-2로 패했고 3~4위전에서도 이스라엘에 1-3으로 졌지만 김은중호의 투혼은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U-17 월드컵 부르키나파소전 패배 후 아쉬워하는 변성환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상 첫 조별리그 전패, 변성환호는 D학점 김은중호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은 것은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이었다. 프랑스, 미국, 부르키나파소 등 쉽지 않은 상대들과 한 조에 속했지만, 그래도 조별리그 통과는 충분히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가 처참했다. 미국과의 첫 경기에서는 전반을 1-1로 팽팽히 맞섰지만, 후반에 2골을 내리 헌납하며 1-3으로 패했다. 이어진 프랑스전 역시 경기 시작 2분 만에 실점한 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만회하지 못하며 0-1로 또 졌다. 그리고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치른 부르키나파소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미국, 프랑스를 상대할 때보다 더욱 고전하면서 끝내 1-2로 무너져 전패 탈락이라는 치욕을 안았다. 한국이 U-17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전패 탈락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변 감독은 지난 14일 열린 FIFA U-17 월드컵 특집 2023 KFA 지도자 컨퍼런스에서 U-17 월드컵 전 과정을 돌아보며 “1대1 수비, 팀 단위 수비, 수비 전환 시 대응 등에서 미흡함을 드러냈다. 보완하고자 했지만 같은 실수가 반복됐다”고 실패 원인을 수비에서 찾았다. 실제로 공격 축구를 강조했던 변 감독의 스타일 덕분에 U-17 대표팀의 공격은 미국, 프랑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수비에서 드러난 불안한 부분들을 끝내 고치지 못한 것이 치명타가 됐다.

      윤은용 기자 2023.12.26 17:27

  • 주간경향

    • [정치 / 국감 결산]협치 내세우더니 국감 중간평가 ‘F학점’

      정치

      [정치 / 국감 결산]협치 내세우더니 국감 중간평가 ‘F학점

      ㆍ국감모니터단 “여당 보이콧 무책임 통탄… 거대야당은 반민생 무능력” 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주파야감(주간 파행 야간 국감)’이라는 치욕적인 평가를 받았다. 협치를 내세우며 민생 관련 정책국감을 이끌겠다던 여야의 다짐은 논점을 벗어나며 틈만 나면 옆길로 새버린 진행 속에 증발해 버렸다. 국감 시작부터 파행의 ‘원죄’를 안고 있는 새누리당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의혹을 비롯한 최순실씨 등 측근 개입 의혹에 방어막을 펼치는 일관된 태도로 파행을 조장했다. 이에 맞서 권력형 비리를 파헤치겠다고 나선 야당 역시 정책국감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국감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감을 통한 손익을 저울질해본 각 당은 국감이 마무리된 이후 정국을 주도할 방안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올해 국감은 중간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전국 각 분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2016년 국정감사 중간성적은 F학점”이라며 “모니터를 시행한 18년 만에 초유의 사태”라고 비판했다. 국감모니터단이 펴낸 국감 중간평가 보고서는 여당에 대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야당 주도로 통과된 데 반발해 국회를 보이콧한 것을 두고 “헌법상 책무인 국감을 보이콧한 여당의 반의회, 반민주, 무책임을 통탄한다”고 밝혔다. 야당에 대해서도 “지진, 물난리, 총파업 앞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몰입해 정작 민생·정책은 뒷전”이었다며 “거대야당의 반민생, 반민주, 무능력”을 비판했다. 10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법사위원장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이석우 기자 국감기간 늘려줘도 서둘러서 마감 국감모니터단이 이번 국감을 낙제점으로 평가한 것은 파행이 이어진 것 때문만은 아니다. 파행으로 예정된 일정이 어그러졌음에도 국정감사법에 보장된 30일을 채워 보다 충실하게 국감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거부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감모니터단은 “국감을 20일로 줄여 하는 것도 모자라 10월 19일까지 기간을 늘려줘도 서둘러 국감을 마감”하는 데 대해 “국감 기간 연장을 통한 보충 국감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국감모니터단의 지적처럼 짧은 기간에 압축적으로 진행되는 국감은 정부기관의 실책과 해이를 지적하며 견제하는 필수적 역할은 빠지고 일회성 이슈에 휘둘리기 쉬운 단점이 있다. 특히 올해 국감처럼 여야의 대치상황이 고조돼 각 상임위마다 파행이 반복된 경우 이러한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지난 10월 6일 서울시교육청 국감에서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MS사의 MS오피스 프로그램을 왜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느냐”며 황당한 질의를 해 논란을 일으킨 일이 대표적이다. 국방위원회 국감에서도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이 방송인 김제동씨가 한 방송에서 “영창을 다녀왔다”고 한 말이 거짓이라며 증인 출석을 요구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켰다. 사드 배치 등 중대한 사안 대신 사소한 진실 검증을 둘러싼 논란이 논점을 흐려버린 셈이다. 야당은 이번 국감이 여당의 파행과 ‘증인 방탄 국감’으로 최악의 평가를 받았지만, 국감이 파행된 데 따른 비판을 여야가 똑같이 받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찾고 있다. 각 상임위마다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 관련 진상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이어졌지만 최씨와 차은택 감독을 증인으로 세우지 못하는 등 주목도가 높은 결과를 얻지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더민주의 한 중진 의원은 “마지막 운영위 국감에서 우병우 수석과 최순실씨를 증인으로 세우려는 게 현 실세를 국회로 끌어오는 의미가 있는 건데, (국감 출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워도 현 정권 말기에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10월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중 최순실씨와 차은택 감독 증인채택에 반대하며 여당 의원들이 자리를 비워 국감이 파행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증인 방탄 국감’으로 최악 평가 국감의 본질과는 무관한 일회성 이슈에, 정권 차원의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이어져 부각되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올해 국감에서 정책과 민생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지적에 억울함을 표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행정부에 대한 견제라는 역할을 다하는 것이 국감의 본연이라고 볼 때, 파행 자체는 피하기 힘든 문제였으나 주어진 조건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위 소속인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등의 문제는 정부가 잘했냐 잘못했냐를 떠나 당장 시급하게 대처해야 할 문제라 여당 의원이지만 관계부처와 기관이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집요하게 물었다”고 말했다. 더민주의 한 의원도 “우 수석을 비롯해 지도층의 비리나 탈세 등을 캐묻는 건 무엇보다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공정한 정책 집행을 위한 국회의 임무”라고 밝혔다. 국감의 마지막 대형 이슈는 10월 21일의 운영위원회 국감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증인으로 출석할지 여부다. 우 수석의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야당과는 달리 청와대와 여당은 우 수석의 국감 불참을 못박고 있다. 출석하든 안 하든 논란은 국감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 안에서는 ‘방탄 국감’에는 성공했지만 이정현 대표가 단식까지 하며 요구했던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과나 사퇴도 없었던 데다, 국감 파행의 주범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단식으로 시간을 끄는 동안 야당이 화력을 모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면도 있다”며 “일단 국감 중에는 친박이냐 비박이냐를 따지지 않고 야당의 공격에 맞서지만, 야당이 이 문제를 국감 끝난 뒤에도 끌고 간다면 (새누리)당 내부에서 이전보다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볼 의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국감 이후에도 계속될 공방에 대비하고 있다. 우 수석 거취문제와 함께 정권의 배후실세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씨를 둘러싼 의혹도 야3당이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국감 이후까지 집중할 중대 이슈다. 이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가 국감 이후 여야의 치열한 격전이 펼쳐질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 백남기 농민 특검법을 제출한 야 3당에서는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또 한 번 특검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처럼 추가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도 특검을 통해 조사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르재단 상설특검안 역시 제출되면 법사위를 거쳐야 한다. 법사위는 특검안 외에도 쟁점마다 여야가 맞부딪치게 될 곳이다. 여야는 20대 원구성 협상에서 야당에 국회의장과 예결위원장 자리를 넘기는 대신 법사위원장 자리는 여당에 할당했다.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그동안 열린 청문회에서 정부와 여당의 입장을 잘 방어해내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대 국회 개원 이후 정세균 국회의장이 야당 출신 의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온 만큼 앞으로의 격전장인 법사위가 여당 위원장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 야당 입장에서는 상대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여당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여당은 국감을 보이콧하면서까지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국회법을 개정하자고 요구한 바 있다. 야당 역시 국감을 통해 국회법 개정안 필요성을 지적했다. 야당은 최근 미르·K스포츠재단 증인 채택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안건조정절차를 내세워 주요 증인의 출석을 막은 것을 두고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문화위 더민주 간사인 노웅래 의원은 “안건조정절차는 쟁점 안건을 날치기하지 못하도록 생긴 절차인데, 증인 채택을 막는 데 쓰여 부정적인 선례를 남겼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같지만 양쪽이 개정을 요구하는 방향이 달라 이 문제를 놓고도 국감 이후 법사위에서 한바탕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법 개정 논쟁에서도 중심인물이 된 정세균 의장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 국면에서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누리과정 예산을 비롯해 법인세 정상화와 소득세 인상 등 여야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현안을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주제가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함께 처리될 법안으로 지정되면 여당은 다시 한 번 정 의장의 중립성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더 확대될 경우 국회를 넘어 청와대까지 예산안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여야의 공방은 더욱 치열하게 이어질 수도 있다. 우병우 증인 출석 여부가 마지막 이슈 이미 제출된 고 백남기 농민 특검안 처리도 국감 이후 바로 이어진다. 야 3당이 추진한 백남기 상설특검안은 2014년 상설특검제 도입 후 첫 사례가 돼 올해 국감의 몇 안 되는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특검안을 국회에서 처리하는 절차를 두고는 여야의 법 해석이 달라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본회의에서 바로 의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여당은 법사위를 거친 후 본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를 결정하기 전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하는지의 논란도 국감 이후 더 뜨거워질 주제 중 하나다. 국감 기간 중 최종 결정지가 경북 성주의 롯데골프장으로 확정되면서 야권은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국민의당이 사드 배치 반대입장을 유지하며 국회 비준을 요구하는 상태이고,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도 “1000억~15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들어가는 사업을 국회 심사 없이 진행할 수 없다”며 더민주 역시 사드 배치 찬반과 무관하게 국회 비준은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밝혔다. 국감에서 민생과 정책이 실종됐다는 비판여론을 의식한 듯 여야의 입법 대결도 국감 이후 즉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31개, 더민주 76개로 발표한 중점 법안들이 법안 대결의 중심에 있다.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그동안 꾸준히 발의돼온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대법안, 청년기본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중점 법안에 포함시켰다. 더민주는 경제민주화·경제살리기 부문에 상법개정안과 법인세율 인상안,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담고, 주택임대차 보호법과 세월호 특별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법 등을 제시했다. 이들 법안은 이르면 10월 안에 상임위 별로 법안 심사에 들어가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법인세 인상 등 가장 첨예한 대립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법 외에도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나 세월호 특별법 등 파급범위가 큰 내용일수록 여야의 대립이 계속돼 국회 통과 전망은 불투명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태훈 기자 2016.10.18 13:36

    • 사회 비상식의 사회

      [비상식의 사회]최경환 정책, 내수활성화 성적표는 F학점

      부자감세는 고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리지만 부자의 한계소비성향이 낮기 때문에 이 소득 증가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는 작다. 반대로 담뱃세 인상의 경우 우선 흡연자 중 저소득층의 비중이 만만치 않고, 저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은 크기 때문에 가처분 소득의 감소는 거의 모두 소비의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 장면 하나. 지난 1월 8일 충남대 중앙도서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피자와 햄버거를 들며 대학생들과 언필칭 ‘캠퍼스 톡’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부동산과 노동시장 등 경제현안에 대한 질문을 하고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90여분 동안 진행된 이 캠퍼스 톡에서 특별한 논쟁은 없었으며 학생들은 조용히 최 부총리의 입장을 경청했다. 장면 둘. 이에 앞선 작년 12월 30일 경희대 중앙도서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정책과 관련한 대자보가 붙었다. 한국 경제의 위기에 대한 해법을 묻는 경제학 시험에 대한 답안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가상적으로 부동산경기 활성화,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 축소 등의 시각에서 답을 하였다. 그러나 이런 답안은 부동산경기 하락 국면에서 소비자에게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하는 정책이 타당하지 않고, 비정규직 양산에 뒤이어 정규직까지 축소하려 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대자보는 이런 답안에 대해 F학점을 부여했다.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2014년 12월 30일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판하는 대자보 앞을 지나가고 있다. | 연합 이 두 장면은 시간적인 차이도 별로 없고 모두 경제부총리와 대학생들이 대면 또는 비대면으로 경제정책을 두고 의견교환을 했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지만 그 느낌은 180도 다르다. 경희대 대자보는 기존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충남대의 캠퍼스 톡은 대학생이 문제를 제기하면 이에 대해 최 부총리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대학생들은 이를 경청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두 장면의 결론은 완전히 다르다. 경희대 대자보는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해 F학점을 부여한 반면, 충남대 대학생들은 이런 정책을 경청하고 반론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응 이에 대해 수긍하는 듯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보도되었다. 정규직 과보호 축소, 총소비 감소시켜 그렇다면 어떤 것이 경제학의 이론에 비추어 맞는 얘기일까. 필자처럼 대학생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는 것으로 밥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흥미가 당기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경제학 원론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이번 경제정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 것인가라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만일 다음과 같이 경제학 원론 거시편(요새 경제학과에서는 경제학 원론은 미시편과 거시편으로 나누어 두 학기 동안 강의한다)의 학기말 고사를 출제한다면 그 정답은 무엇이 될까. (문제 1) 밀턴 프리드만의 제안 이후 발전한 항상소득가설의 입장에서 ‘정규직 과보호 축소’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이 우리 경제의 소비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하시오. (문제 2) 케인즈가 제안했던 절대소득가설의 입장에서 ‘부자 감세’와 ‘담뱃세 인상’이 국민경제의 총소비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하시오. 우선 1번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 보자. 약간 딱딱해질 수 있지만, 독자들 중 대학교 시절에 경제학 원론을 수강했던 사람들은 모처럼 아리송한 기억의 저편을 더듬어 보시기를 권한다.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 시절, 대표적인 시장주의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였던 밀턴 프리드만은 케인즈의 소비이론이 초래한 몇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이론으로 항상소득가설을 제창했다. 이 이론은 그 후 미국 MIT대학의 교수이자 역시 노벨상 수상자인 프랑코 모디글리아니가 제창한 라이프 사이클 가설과 한때 호적수 관계를 맺기도 했지만, 요새는 두 이론이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 결론 났으며, 현대 거시경제학의 대표적인 소비이론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아무튼 항상소득가설에 의하면 소비(특히 일상적으로 실현되는 소비)는 항상소득의 함수라는 것이다. 여기서 항상소득은 ‘앞으로 정기적·규칙적으로 획득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적인 소득’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규직 과보호 축소’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은 근로자들의 항상소득과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이런 정책이 초래할 경제현상이 구체적으로 여러 형태가 있겠지만 가장 단순하게 정규직 한 명을 해고하고 이를 비정규직 한 명을 추가 고용하는 것으로 대체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논의를 간편하게 하기 위해 임금은 동일하게 지급한다고 해 보자. 친기업, 부자 기 살리기라면 A학점 이 경우 항상소득가설에 따르면 총소비는 감소한다. 왜냐하면 해고당한 정규직의 항상소득은 크게 감소한 반면, 고용된 비정규직의 항상소득은 현재 받는 소득이 임시 소득에 불과하므로 아주 조금밖에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비정규직 근로자는 현재의 임금소득이 ‘앞으로도 정기적·규칙적으로 획득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규직 근로자만큼 소비를 과감하게 늘릴 수 없다. 혹시라도 해고당할 경우에 먹고 살기 위해 예비적 동기에 의한 저축을 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정책은 소비 진작 정책이 되기 어렵다. 다음 2번 문제를 보자. 케인즈의 소비이론은 소위 케인즈의 3대 심리법칙 중 하나이다. 따라서 그 이론의 핵심에는 주관적·심리적 요소가 있다. 그것을 잘 요약하는 것이 한계소비성향이라는 개념이다. 이것은 한 단위의 가처분소득 증가가 몇 단위의 소비 증가를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점에 주목한다. 그런데 케인즈에 의하면 가난한 사람들은 소득 증가를 거의 전부 소비 증가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소비성향이 크고, 부자들은 이미 충분한 소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계소비성향이 낮다. 이제 부자감세와 담뱃세 인상의 효과를 보면 부자감세는 고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리지만 부자의 한계소비성향이 낮기 때문에 이 소득 증가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는 작다. 반대로 담뱃세 인상의 경우 우선 흡연자 중 저소득층의 비중이 만만치 않고, 저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은 크기 때문에 가처분 소득의 감소는 거의 모두 소비의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 이 두 정책이 총소비에 미치는 효과는 물론 두 세금의 감세 및 증세 크기에 의존할 것이지만 만일 감세액과 증세액이 동일한 규모라면 총소비는 전체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정책은 소비 진작 정책이 되기 어렵다. 그럼 최 부총리 정책에 대한 성적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정책의 진정한 목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만일 정책의 목표가 소득 증가와 소비 증가를 거쳐 내수를 활성화하는 것이라면 이 정책은 그런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경희대 대학생들의 채점처럼 F학점이 맞다. 반대로 만일 정책의 목표가 내수활성화가 아니라 맹목적인 친기업 정책이거나 부자 기 살리기라면 정책 효과가 높은 A학점 정책이 될 것이다.

      2015.01.12 16:18

    • [사회]계절학기 등록금은 ‘학점장사?’

      사회

      [사회]계절학기 등록금은 ‘학점장사?’

      ㆍ서울 9개 사립대 6.5% 인상… 등록금 상한제 위반 논란 “한 학점당 8만 5000원이면, 2학점짜리 과목 하나만 들어도 17만원이에요. 이번 여름 계절학기 때 2학점짜리 두 과목을 신청하고 34만원을 냈어요. 금액이 부담스러웠죠.” 건국대 1학년에 재학 중인 김선우씨(20)의 말이다. 5월 25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학교 본관 앞에서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계절학기 수업료 인상 철회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연합뉴스 그가 ‘비싼’ 계절학기 수업을 수강했던 이유는 뭘까. 김씨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과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1학기 때 받은 성적으로는 전과를 하기 힘들었고, 학점을 높이기 위해 계절학기 수업을 신청하게 됐다. 김씨처럼 ‘어쩔 수 없는’ 사연을 갖고 있는 이들은 꽤 많다. 몇몇 학생들은 졸업 요건인 ‘졸업최저이수학점’을 채우거나, 더럽혀진(낮은) 학점을 ‘세탁’하기 위해 계절학기 수업을 듣는다. 등록금 인상 상한선 5.1% 넘겨 그런데 최근 일부 대학들이 계절학기 등록금을 대폭 인상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2일 등록금네트워크(이하 등록금넷)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서울 소재 주요 사립대학의 계절학기 등록금을 분석한 결과, 33개 대학 중 9개(27%) 대학이 계절학기 등록금을 평균 6.5%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거용 한국대학교육연구소장은 “계절학기 등록금을 대폭 인상한 일부 대학들이 학점을 못 딴 학생들의 약점을 이용해 장사를 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것은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인 5.1%(고등교육법에 의해 최근 3년간 물가인상률×1.5) 이상으로 계절학기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이다. 건국대 13.3%, 연세대 11.2%, 한양대 13.0% 등 4개 대학의 계절학기 등록금 인상률은 상한선인 5.1%를 뛰어넘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등록금 상한제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법을 어기고 계절학기 등록금을 책정한 대학에는 고등교육법이 규정한대로 교육당국이 행정적·재정적 제재를 가하고 이를 시정하도록 지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위법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강병삼 교과부 대학장학과장은 “입학금이나 계절학기 등록금도 법적으로 ‘등록금’이라고 인정하지만, 등록금 상한제를 위반했다고 보긴 힘들다. 교과부가 각 대학에 계절학기 등록금도 ‘등록금’이라고 공지한 적이 없으며, 현재로서는 계절학기 등록금을 법에 적용하기 위한 적절한 계산식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거용 소장은 “교과부의 불찰이 있기 때문에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며 “이는 교과부가 책임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교과부는 대학들이 계절학기 등록금을 인상하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강 과장은 “계절학기 등록금이 대학 정보공시 사항도 아니었고, 계절학기가 정규학기와 달리 수강학생 수와 개설강좌 수 등 각각의 학교마다 사정이 달라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등록금 상한제 가 올해부터 시행되는 만큼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대책을 고민해보겠다”고 전했다. 계절학기 등록금 산정기준 공개해야 안 팀장은 “가장 명확한 것은 계절학기 등록금을 대폭 인상한 대학들이 ‘등록금 상한제’의 취지를 위반했다는 사실이다. 고등교육법에는 계절학기 등록금이 명확하게 ‘등록금’이라고 명시돼 있지 않다. 법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개정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부담스러운 계절학기 등록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승훈 한국대학생총연합 대학교육실장은 “등록금도 과하고 극심한 상황에서 계절학기 수업료는 대학생들에게 부담스러운 액수가 아닐 수 없다. 법을 위반한 대학들에 대해선 반드시 시정조치를 취해야 하며,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계절학기 등록금을 인하해야 한다. 계절학기 등록금이 대학당국의 돈벌이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올해 계절학기 등록금이 학생들과 일절 협의 없이 약 13%(1만원) 인상됨에 따라 지난 6월 삭발 시위를 했던 이철용 한양대 안산캠퍼스 총학생회장(27)은 학교의 논리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 총학생회장은 “계절학기 등록금의 1인당 산정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다. 또한 계절학기는 정규학기와 다른 개념으로 생각해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학생회장은 ‘리콜’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절학기는 리콜 개념으로 봐야 한다. 보통 대학들이 상대평가로 성적을 매기기 때문에 아무리 잘해도 C학점을 받는 학생들이 나온다. 요즘같이 취업이 어렵고 학점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C학점을 받으면 재수강을 할 수밖에 없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 책임으로만 몰고갈 수 없다. 대학은 계절학기 수업을 서비스 차원에서 저렴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계절학기 등록금을 인상했던 근거는 무엇일까. 지난해에 비해 약 13%(1만원)를 인상한 건국대는 “교과부에서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계절학기 등록금을 올렸다”고 밝혔다. 계절학기 등록금 인상률이 10%를 넘었던 연세대와 한양대에선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연세대는 “감사 기간이라 근거자료를 찾기 힘들다”고 했고, 한양대는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다음주에 연락을 달라”고 답변했다. 계절학기 등록금이 한 학점당 22만2000원으로 가장 높았던 서울기독대는 “총학생 수가 160명이다. 이번 여름 계절학기는 8강좌가 개설됐고, 11명의 학생이 강의를 신청해서 총수입이 800만원도 안 된다. 시간강사 임금을 감당하려면 계절학기 등록금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이혜련 인턴기자 2011.08.10 17:16

    • [사회]미달학점 학비벌금 ‘참담한 영재교육’

      사회

      [사회]미달학점 학비벌금 ‘참담한 영재교육’

      ㆍ카이스트 재학생 잇단 자살 ‘등록금 차등제’ 스트레스 의심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서는 정재승 교수님 같은 학자가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요?” 카이스트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박찬희씨(27)는 등록금 차등제의 문제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카이스트 출신이기도 한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학부 재학 중 개설된 교양과목을 모두 섭렵한 것으로 유명하다. 인문·사회 분야와 과학을 접목시켜 과학의 대중화를 일구어낸 과학자다운 일화다. 카이스트 전경 그러나 박찬희씨의 반문처럼 현재 카이스트 제도 하에서도 이러한 창의적인 인물이 등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 카이스트는 무한경쟁으로 과열돼 있다. 그 핵심엔 등록금 차등제가 있다. 등록금 차등제는 카이스트에서 지난 2007년 도입한 ‘징벌적 장학금’ 제도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서남표 총장의 대표적인 개혁정책이다. 모범답안 베끼고 일부러 질병휴학 등록금 차등제 도입 이전에 카이스트 학생들은 학교에 기성회비만 납부했다. 그러나 등록금 차등제가 실시되면서 성적이 나쁜 학생들은 기성회비 외에도 추가적으로 징벌적 성격의 등록금을 더 내게 됐다. 그 결과 150만원가량의 기성회비 외에 평점 3.0 이하인 학생들은 0.01점이 낮아질 때마다 약 6만원의 추가 수업료를 지불해야 한다. 학점이 2.5일 경우에는 300만원, 2.0일 경우에는 600만원가량의 등록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카이스트는 상대평가로 성적을 내기 때문에 매학기 30% 이상의 학생이 3.0 이하의 학점을 받을 수밖에 없다. 3분의 1가량은 등록금 부담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등록금 차등제는 학생들 간 학점 무한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재승 교수처럼 자신의 관심사라는 이유로 교양과목이나 타전공 교과목을 수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학점이 곧바로 등록금으로 이어질 경우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닌 다른 과목을 듣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9일 서울 잠원동 한 아파트에서 중간고사를 앞둔 카이스트 4학년 학생이 투신자살했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지난 1월 전문계고 출신 1학년 학생이 성적 비관 등으로 학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3월 20일에는 2학년 학생이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학생들의 잇단 죽음의 배후로 등록금 차등제로 인한 과잉경쟁이 지목됐다. 카이스트는 본래 무학년·무학과 제도를 기본원칙으로 한다. 학문 간 칸막이를 걷어내고 다양한 분야를 접함으로써 창의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차등적 등록금제 실시 이후 학생들은 수강신청을 할 때 ‘학점에 유리한가’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 자신의 관심사는 뒷전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다.  박찬희씨에 따르면 등록금 차등제 도입 이후 복수전공을 신청하는 학생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박씨는 “지금의 시스템 아래에서는 복수전공은 엄두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양한 학문을 접하게 한다는 무학년·무학과의 기본 취지마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동아리 활동이 위축되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카이스트에서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마친 진보신당 활동가 장주영씨(28)는 “등록금 차등제 이후 학생들이 학점 외에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장씨는 “이전에도 동아리가 많이 줄어드는 추세이긴 했지만 등록금 차등제도 이후 그나마 있던 동아리도 많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동아리 활동은 단순한 취미생활이라고 보기 어렵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자기계발로 이어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해커동아리 ‘쿠스’에서 활약했던 졸업생들이 현재는 인젠, 해커스랩, A3시큐리티컨설팅 등에서 손꼽히는 보안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사제·학생들 관계-장학제도 개선시급 등록금 차등제로 인한 학점경쟁은 오히려 학생들의 실력 저하로 이어진다. 전산학과에 재학 중인 09학번 한모씨(21)는 치열한 경쟁구도가 오히려 학문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한씨는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과제할 때도 스스로 고민하기보다는 모범답안을 베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답했다. 수강신청할 때도 관심분야를 고려하기보다는 학점을 잘 주는 수업만 찾는다. 한씨는 지금 카이스트 생활이 “중·고등학교 생활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고등학교 때는 입시에 대한 압박으로 점수를 쫓았던 것이고, 카이스트에서는 등록금에 대한 압박으로 학점에 매달린다는 것뿐, 스스로의 관심사와 상관없이 시험점수에만 급급한 것은 매한가지다. 시험에 대한 압박감으로 학생들은 성적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조교로 일하며 시험감독을 했던 박찬희씨는 학점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험시간에 부정행위도 늘었다고 말했다. 또한 성적이 낮게 나올 경우 이에 대해 항의하는 학생들도 늘어났다. 성적에 따라 등록금이 갈리다보니 성적 정정을 요청하는 기간에 조교와 학생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나아가 중간고사 성적이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은 학생들은 휴학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카이스트 학칙상 중간고사 이후에는 4주 진단에 상응하는 질병과 군입대 이외 다른 사유로 휴학을 할 수가 없다. 전산학과 한모씨(21)에 따르면 중간고사를 잘 못 본 학생들 중에는 일부러 병원에서 4주 진단서를 끊어와 질병휴학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음 학기에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내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죽음이 있던 다음날인 지난 3월 30일, 학교 측은 설명자료를 배포해 불행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학생들의 고민 해결에 도움을 주기 위한 상담센터의 인력을 증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카이스트 총학생회장 곽영출씨(24)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조했다. 곽씨는 자살 이후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담센터 확충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총학생회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을 과도하게 압박하는 차등적 등록금 제도 등 현재 시스템의 개선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도 트위터를 통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학생들이 학문의 열정과 협력의 아름다움, 창의의 즐거움을 배울 수 있도록 장학금 제도를 바꾸고, 교수-학생, 학생-학생 간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 교수는 “학생들의 일탈과 실수에 돈을 매기는 부적절한 철학에 학생들을 내몰아 가슴이 참담하다”며 학교는 “우정과 환대의 공간”이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박송이 기자 2011.04.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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