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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숙려’ 재혼 남편, 자녀 훈육 못한 이유…학폭 트라우마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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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숙려’ 재혼 남편, 자녀 훈육 못한 이유…학폭 트라우마 때문

      JTBC ‘이혼숙려캠프’ 재혼 남편이 어릴 적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10일 방송된 JTBC ‘이혼숙려캠프’에는 재혼 부부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자녀들에게 한없이 착한 남편이 훈육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밝혀졌다. 재혼 남편은 아들의 훈육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내가 6개월 때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새엄마가 3살에 오시고 내가 그걸 초등학교 1학년 때 전해 듣었다. ‘엄마 새엄마야?’라고 물었더니, 그때부터 행동이 달라지셨다. 매일 아버지와 다투시고 풍비박산나고 새벽 3~4시까지 그랬다. 그래서 학교에서 집중도 못하는 상태에서 4, 5학년 때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재혼 남편은 “매일 끌려가서 맞았는데 중3때까지 계속됐다. 매일 죽고 싶었다”며 “수업 도중에 너무 무서워서 부산 남포동에서 해운대까지 무작정 걸었다.(약 16km) 공부를 어떻게 했는 지 기억도 안 나고 그때 트라우마가 너무 강하다”고 토로했다. 이후 눈물을 흘리는 남편의 모습을 본 재혼아내는 “너무 갸슴이 아파서 차마 못 봤다. 옛날에 왕따 당한 적이 있는데 아무한테도 말한 적이 없다고 해서 당했는가 보다 했는데, 이정도 깊이인 줄 오늘 처음 알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김희원 온라인기자 2025.04.11 09:45

    • [인터뷰①] 심은우 “‘학폭 폭로자’ 사과 원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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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①] 심은우 “‘학폭 폭로자’ 사과 원한다더니”

      배우 심은우, 사진|본인 제공 익명의 ‘학폭 폭로’를 부인했지만 4년간 낙인찍힌 배우 심은우가 그간의 억울한 심경을 털어놨다. 심은우는 24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ㄱ씨가 내 학폭 의혹을 폭로하면서 사과를 바란다고 했지만, 실제로 ㄱ씨와 만나서 풀려고 했을 땐 ㄱ씨가 내가 직접 나오면 나오지 않겠다고 했다”며 “ㄱ씨와 이후로도 직접 연락해본 적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심은우는 “2021년에 ㄱ씨와 통화하려고 연락했을 때 이미 언니가 연락처를 보냈고 모든 소통은 ㄱ씨 언니가 나서서 했다. 당시 내 소속사 매니저와 통화했는데 ㄱ씨가 내가 그 자리에 나오면 절대 안 만나주겠다고 했다더라. 사과를 바란다면서 내가 나오면 안 만날 거라고 해서 우리 회사 사람들만 나갔다”며 “자리엔 그 친구, 언니, 삼촌이 나와서 공개사과를 원한다고 요구했고, 모든 소통은 그 언니와 삼촌만 했다. ㄱ씨는 바닥만 보고 있었다고 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딱 한마디만 했다고 한다. 소속사에서 ‘그래서 심은우가 때렸어요?’라고 물었더니 ‘심은우가 때린 적은 없어요’가 다였다고 한다”며 “이 일로 이번에 재수사를 하면서 양측 법률대리인이 서로 만나서 대화하는 게 어떠냐고 해서 다시 날짜를 잡았는데, 하루 전날에도 ‘내가 무조건 사과하지 않으면 안 만나겠다’고 해서 결렬됐다. 그 이후로도 연락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난 ㄱ씨를 만나고 싶었다. 왜 나한테 이러는지 물어보고 싶었고, 날 이렇게까지 만든 ㄱ씨의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주장 때문에 내 인생이 잠식된다는 게 말인 안되는 것 같았다”며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직접 만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ㄱ씨가 다퉜다고 주장한 당사자 ㄴ씨도 이후 나타났지만, 삼자대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ㄴ씨가 직접 경찰조사에서 진술해주겠다고 나서려 했으나, 경잘 조사에는 불려지지 않았다며 속상해했다. 심은우는 “당시 중학생 때 다툼의 시작도 ㄱ씨가 ㄴ씨를 험담하고 이간질해서 둘이 싸우게 된 거다. 쉬는 시간에 있었던 일이라 ㄴ씨가 오해받는 것 같아서 내가 ‘너 얘가 안 그랬다는데 왜 그렇게 말하냐’고 끼게 된 건데, 지금은 왜 그렇게 나섰을까 후회가 된다. 후회할 일이 아닌데 후회가 되는 거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폭로 이후 ㄴ씨와 한 번 통화를 했는데, 이 사건의 당사자가 자신이라고 대댓글도 달았지만 ㄱ씨로부터 전화는 오지 않았다고 했다. 당사자도 억울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은우는 2021년 5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부부의 세계 심은우(박소리) 학교폭력 용기 내어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온 후 학폭 의혹에 휘말렸다. 당시 종합편성채널 JTBC ‘날아올라라, 나비’를 촬영 중이었던 심은우는 본인뿐 아니라 소속사, 드라마팀 구성원 전부가 직접 연락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로자 ㄱ씨가 정확한 이유 없이 한사코 만남을 거부했다. ㄱ씨 자매는 심은우의 통화 녹음을 매체에 전달해 사실과 다른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공개 사과문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선 워낙 오래된 일이라 학폭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드라마팀으로부터 “대승적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이 작품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의견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다원 기자 2025.03.24 17:00

    • [인터뷰] 심은우 “억울한 학폭 의혹, 죽지 말잔 생각으로 버텨”

      연예 인터뷰

      [인터뷰] 심은우 “억울한 학폭 의혹, 죽지 말잔 생각으로 버텨”

      배우 심은우, 사진|본인 제공 2021년 커뮤니티에 올라온 익명의 학폭(학교폭력) 폭로글에 배우 심은우의 4년이 사라졌다. 당시에도 ‘아니다, 억울하다’며 사실을 부인했지만, 촬영 중이던 종합편성채널 JTBC ‘날아올라라, 나비’ 위약금 문제가 걸려 방송에 차질을 빚지 않으려 공식사과문을 내야만 했다. 그럼에도 4년이 지난 지금, 그는 소속사도, 작품도 하지 못한 채 ㄱ씨가 주장한 20년 전 사건에 대해 소명해야만 했다. “사건의 시비가 빨리 밝혀질 줄 알았어요. 이렇게 오래 걸릴지는 몰랐죠. 4년이 걸리면서 이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면서 버텼는데요. 죽으면 나만 손해다, 내가 죽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라고요. 지금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데 죽는다고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제가 지금 키우는 고양이, 강아지들을 돌보며 소중한 일상을 살면서 견뎌내고 있어요.” 심은우는 24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ㄱ씨의 학폭 의혹 폭로 이후 그의 생활 변화와 마음의 상처 등을 털어놨다. 배우 심은우, 사진|본인 제공 ■“폭로자 ㄱ씨, 사과만 원한다더니 금전도 요구해” 심은우는 2021년 5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부부의 세계 심은우(박소리) 학교폭력 용기 내어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온 후 학폭 의혹에 휘말렸다. 당시 종합편성채널 JTBC ‘날아올라라, 나비’를 촬영 중이었던 심은우는 본인뿐 아니라 소속사, 드라마팀 구성원 전부가 직접 연락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로자 ㄱ씨가 정확한 이유 없이 한사코 만남을 거부했다. ㄱ씨 자매는 심은우의 통화 녹음을 매체에 전달해 사실과 다른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공개 사과문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선 워낙 오래된 일이라 학폭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드라마팀으로부터 “대승적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이 작품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의견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사건은 심은우가 아닌 또 다른 학급 친구 ㄴ씨와 ㄱ씨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래서 폭로 직후 ㄴ씨도 나서서 ‘자신과 싸웠다’고 댓글을 달았지만 ㄱ씨로부터 별다른 연락은 받지 못했다고 했다. “ㄱ씨가 ㄴ씨 험담을 하고 이간질해서 둘 사이 다툼이 벌어진 건데, 제가 있지도 않은 일로 ㄴ씨가 오해받는 것 같아서 ‘너 얘가 안 그랬다는데 왜 그렇게 말하냐’고 끼게 된 거였어요. ㄱ씨가 험담하고 ㄴ씨가 오해받고 있었으니까요. 오지랖이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내가 왜 끼어들었을까 후회되기도 해요. 후회할 일이 아닌데 말이죠.” 심은우가 ㄱ씨에게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ㄴ씨가 경찰조사까지 받겠다고 했지만 진술 과정에서 ㄴ씨는 소환되지 않아 결국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송치됐다. 또 한 번 답답한 순간이었다. “동창들이 직접 ‘그런 일 없었다’는 내용을 자필 진술서를 써줬고, ㄱ씨 2학년 담임선생 녹취록까지 제출했어요. CCTV가 있었던 것도 아니라서 물증이란 게 있을 수도 없고요. 심지어 다퉜다는 당사자가 직접 진술서를 썼는데도 조사에 불러주지 않았고, ㄱ씨가 지목한 친구 세 사람도 ‘아니다’라고 얘기했는데 증거불충분이라고 하니, 대체 뭘 더 어떻게 해야하나 속상했어요.” 이 과정에서 폭로자 ㄱ씨는 말을 바꿔 금전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처음엔 사과만 원한다고 했는데, 갑자기 이제 와서 돈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받았을 땐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당시 재수사를 요청하고 준비하는 중이었는데, 그런 내용증명을 받고나서 법률대리인과 어떻게 해야하나 상의를 했죠. 하지만 돈을 요구한다고 해서 그걸 들어줄 이유도 없을 뿐더러, 우리는 재수사에만 집중하자고 결정했어요. 돈을 달라며 언제까지 회신을 달라고 적혀있었지만, 전 아무런 회신을 주지 않았습니다.” 배우 심은우, 사진|본인 제공 ■“폭로자 ㄱ씨가 잘 못살길 바라진 않아, 다만 나도 내 스스로 지지 않을 터”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터다. 광고 위약금들을 물어주고 소속사와 계약만료 되면서 사실상 커리어적으로 멈춘 셈이다. 그는 생계를 위해 요가원을 운영하며 연기에 대한 작은 희망이라도 다잡으려고 했다. “다행스럽게 대학교 때부터 요가를 해와서 2018년에 자격증을 땄어요. ‘부부의 세계’를 찍을 때에도 강사 생활을 병행해왔고요. 이 일이 있은 직후 제가 아무것도 안 하면 못살 것 같더라고요. 몸을 바쁘게 하고 내 문제에 대해 생각할 틈을 주지 말아야겠다 싶었는데, 좋은 건물주를 만나서 정말 싸게 요가원을 할 수 잇었어요. 하지만 그마저도 지난해 8월에 틱 장애가 심해져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죠. 그 즈음에 요가원으로 금전을 요구한 내용증명이 왔고요. 아마 SNS로 제 소식을 알고 있었나봐요.” 장문의 공식입장을 올리고 여론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보며 다시금 연기의 꿈을 꿔보고 싶다는 바람을 진심으로 내비치는 그다. “전 그 친구(ㄱ씨)가 저와 똑같이 당하라던가 잘 못살길 바라고 싶진 않아요. 다만 ㄱ씨의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남은 생이 긴데 이 일로 모든 걸 포기할 순 없지 않아요? 전 반드시 일어날거고, 다행히 제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으니 이제부터라도 잘 지내려고 노력할 거예요. 더불어 이렇게 하고 싶은 말들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꺼냈고, 이제 제가 남은 건 저 스스로에게 지지 않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 조금만 더 힘내자고 말하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2025.03.24 17:00

    • [종합] 심은우, 학폭 의혹 억울함 재차 호소 “제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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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 심은우, 학폭 의혹 억울함 재차 호소 “제보해주세요”

      심은우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심은우가 학폭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재차 호소했다. 심은우는 지난 21일 자신의 SNS 계정 스토리를 통해 본인한테 전달된 DM(다이렉트 메시지)를 공개하며 학폭 의혹 관련 제보를 받았다. 해당 메시지에는 “은우님 댓글에 응원 댓글 달면 누군가 학창시절 친구라면서 은우님 학창시절 학폭했다고 댓글달지 말라는 디엠 왔었는데 디엠을 찾아보니 없다. 디엠 보내고 아이디 삭제하고 했던 것 같다”라며 “당당하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모함을 당하고 있으신 것 같다. 진실 밝혀져 빠른 복귀하시길 바란다”라고 적혀있었다. 같은 날 심은우는 “학폭 가해자라는 누명에서 벗어나고 싶다”라며 SNS에 장문의 글을 캡처해 올리기도 했다. 그는 “어느덧 제가 학교폭력 이슈를 떠안고 지내온 지 5년째 되는 해다. 그간 학폭 가해자라는 누명으로 저를 괴롭혀 온, 인터넷 뒤에 숨고 가족 뒤에 숨은 채 단 한 번도 만날 수도 없었고 얼굴 한번 보여준 적도 없는 A씨와의 이 지난한 싸움을 끝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학폭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사과문을 올린 이유에 대해 “사과하고 싶지 않았지만, 당시 제게 주어진 선택지가 드라마에서 자진 하차를 하거나 A씨 요구대로 공개 사과문을 게재하는 것뿐이었다” 며 “법적 대응을 검토했지만, 드라마팀의 만류로 강경 대응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심은우에게는 수많은 악플이 쏟아졌고 그는 “속수무책으로 이 모든 공격을 혼자 견뎌내야 했다”라며 “아무런 실체 없이 오로지 A씨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만들어진 학창 시절의 일들로 이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전했다.

      서형우 온라인기자 2025.03.2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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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렌즈로 본 세상] 학폭·왕따…아이 낳기 두려운 세상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학폭·왕따…아이 낳기 두려운 세상

      학교폭력 피해 학생 10명 중 6명이 고통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푸른나무재단은 지난 7월 24일 서울 서초구 재단 사무실에서 진행한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기자회견에서 학교폭력 피해 학생 대상 고통의 정도를 조사한 결과 64.1%가 고통스러웠다고 응답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2017년 동일 문항 조사 이래 역대 최고의 수치로, 피해자의 고통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보호자 인식 조사에서는 피해 학생 보호자의 40.6%가 가해자 측으로부터 쌍방 신고를 당했다고 응답했으며, 푸른나무재단의 상담 전화 중 법률상담 신청 비율 또한 10년 중 최고치다. 현재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학교 폭력과 미흡한 대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부모가 아이를 낳고 싶어할까?

      이준헌 기자 2024.07.30 06:00

    • 늘봄학교·학폭조사관…학교는 지금 ‘시험’ 중

      사회

      늘봄학교·학폭조사관…학교는 지금 ‘시험’ 중

      윤석열 정부식 ‘속전속결’ 시행…준비 부족 탓 졸속 운영·실효성 의문 등 우려 2024년 새 학기를 맞은 학교에는 큰 변화가 두 가지 있다. 애초 2025년 전국 확대시행 예정이던 초등 ‘늘봄학교’가 1년 앞당겨진 이달부터 확대 시행됐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제도 개선안’ 발표를 통해 도입 계획을 밝힌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학폭조사관)’제는 석 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전국 모든 시·도교육청에서 운영에 들어갔다.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가돌봄정책이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최장 13시간 동안 학교에서 학생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학교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학폭조사관제는 퇴직경찰, 퇴직교원, 아동·청소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조사관이 학폭 사안을 전담 조사해 교사들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학폭 처리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두 제도가 시행되기까지 과정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충분한 시범운영이나 평가의 시간을 갖기보단 ‘속전속결’로 정책이 실행됐다. 정책 집행에 있어 ‘속도’를 강조하는 윤 대통령의 뜻이 반영됐다. 준비 미흡 문제로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 “졸속 추진”이라는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공통점이다. 늘봄학교는 전담 인력 및 공간 문제로, 학폭조사관제는 실효성과 효율성 문제를 놓고 각각 논란이 일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 대다수는 늘봄학교와 학폭조사관제를 올해 들어 처음 겪는다. 돌봄과 학폭은 일반 국민도 관심이 많은 사안이다. 제도의 성패를 놓고 학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는 “오후 8시까지 돌봄”, 현실은 “하루 2시간이 끝” 경기도 안양에 거주 중인 A씨는 올 1월 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 자녀의 학교 돌봄교실 입실을 신청했다가 추첨에서 떨어졌다. A씨는 회사에 사정을 읍소한 뒤 재택근무를 하며 하교한 자녀를 돌보기로 했다. 그러던 중 정부가 늘봄학교를 전국 확대 시행한다고 발표(2월)한 뒤 학교에서 “돌봄 인원을 더 받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 자녀를 포함해 총 17명이 추가로 학교 돌봄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A씨는 기뻤지만 잠시뿐이었다. 학교는 “하루 2시간만 돌봄교실 이용이 가능하다”라고 통보해왔다. 아이들을 돌볼 인력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1학년인 A씨 자녀는 낮 12시 20분이면 수업을 마친다. 돌봄을 2시간 이용하면 오후 2시 20분에 자녀를 데리러 학교에 가야 한다. 출근은 여전히 불가능했다. A씨는 “정부에선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봄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현실은 2시간이 전부”라며 “급하게 돌봄을 늘린 탓인지 준비가 많이 미흡하다고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직 모든 초등학교가 늘봄학교를 운영하는 건 아니다. 올해 2월 19일 기준 교육부 집계를 보면 전국 6175개 초등학교 중 2741개(44.3%)가 새 학기 늘봄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단계적으로 늘려 2학기 때는 모든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정부는 전체의 44.3%도 상당한 성과라고 말한다. 문제는 늘봄학교의 운영시간이나 방식 등이 학교별로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어린이들이 책을 읽는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일단 전담인력을 확보했는지가 늘봄의 ‘질’을 좌우한다. 정부는 “기존 교원들에게 업무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기간제 교사를 뽑아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가 많다. 늘봄학교를 운영하는 서울의 B초등학교는 학기 시작 전 기간제 교사를 구하지 못해 최근 재공고를 냈다. 교사를 구할 때까진 교감 등 기존 교원이 늘봄을 맡기로 했다. 기간제 교사를 채용했더라도 이들의 근무시간 외(오전 7~9시·오후 6~8시) 업무나 늘봄학교에 포함된 ‘맞춤형 프로그램(하루 2시간)’ 강사를 구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충남의 C초등학교, 울산의 D초등학교 등은 해당 인력을 구하기 위해 ‘시급 1만원’을 걸고 자원봉사자를 구하고 있다. 전담 인력을 구하지 못하면 늘봄학교가 파행운영되거나 기존 교사들에게 해당 업무가 떠넘겨진다. 이는 지난해 시범운영 단계에서부터 숱하게 문제점으로 지적됐는데도 해결되지 않은 채 전국 확대시행을 맞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3월 6일 “3월 4일부터 늘봄 실태조사를 한 결과 하루 만에 80여건의 파행 사례가 접수됐고, 절반 이상이 늘봄 업무에 교사가 투입된 사례”며 “늘봄 파행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한 교감은 “기간제 교사를 못 구한 학교들은 결국 교감들이 해당 업무를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떠맡고 있다”라며 “그런데도 교육부는 무슨 생각으로 2학기엔 6000여개 모든 초등학교에서 늘봄을 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늘봄학교 운영에 필요한 돌봄교실 등 ‘공간’ 확보 문제도 있다. 녹색정의당 정책위원회의 ‘2022년 과밀학급 현황’ 자료를 보면 서울 강남(37.70%)·서초(35.90%), 경기 하남(35.90%)·김포(31.10%)·과천(30.50%) 등은 초등학교 과밀학급 비율이 30%를 넘었다. 경기 화성·용인·김포·수원 등은 초등 과밀학급수가 각각 400~600개에 달했다. 최재영 충남교사노조위원장은 “용인이나 수원은 물론 충남 천안·아산 등 지역별로 과밀이 심한 지역은 이미 학교 특별실이나 학생 휴게공간까지 교실로 쓸 정도로 공간 문제가 심각하다”며 “늘봄을 할 공간도 없는데 내년에는 학교에 ‘늘봄지원실’까지 만든다는 정부 발상은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밝혔다. 학폭조사관제 도입으로 ‘학폭 소송’ 증가 우려 학폭조사관제는 지난해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자녀 학폭문제로 사퇴한 정순신 변호사 사건,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순직 사건 등으로 학폭처리 과정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자 도입됐다. 기존에는 학폭사건이 접수되면 교내 전담기구(교사·학부모·아동전문가 등 참여)에서 사안을 조사한 뒤 교내에서 자체 해결(피해자 동의 시)하거나 각 지방교육지원청의 학폭심의위원회(학폭위)에 사안을 넘겨 처분을 받았다. 제도가 도입된 지난 3월 1일 이후부터는 학폭 접수 시 교육지원청이 위촉한 학폭조사관이 사안을 조사한 뒤 교내 자체 해결, 학폭심의위 이관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학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이 받는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것 제도 도입의 주요 취지다. 이는 교사노조나 교원단체들이 줄곧 요구해온 사안이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제도 도입을 밝혔을 때 교원단체 등은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시도교육청별로 관련 연수가 진행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제도 도입 이후에도 학교(교사)가 학폭 사안 접수 및 1차 확인서·접수보고서 등을 작성해야 하고, 학폭조사관의 학생 조사 시 교사가 배석해야 하는 등 여전히 교사가 학폭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교사노조연맹은 “학폭 업무 경감은커녕 조사 일정 조율 및 조사 시 배석 등 교사 업무가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학폭 조사업무를 완전히 이관해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벼운 사안도 학폭조사관이 조사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행정력과 예산이 소요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교육지청 소속 학폭심의위원은 “제도 시행 전 학교에 접수되는 학폭의 60~70%는 교내 자체 해결됐고, 심의위에 올라온 사안도 60~70%가량은 경미한 사안”이라며 “이렇게 경미한 사안들까지 전문 조사관을 투입해 비용(1건당 18만~40만원)을 들여가며 조사하는 게 얼마나 실익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조성백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는 “일선 학교에 배포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경미한 사안의 경우 종전대로 학교에서 조사하고 종결처리하는 방안도 가능하다’라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12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학교폭력 사안처리 개선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법조계에선 학폭조사관제 도입으로 ‘학폭 소송’ 등 법적 대응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27일 공개한 ‘학폭조사관 직군별 현황’ 자료를 보면 전국 15개 시도교육청이 위촉한 1743명의 학폭조사관 중 ‘퇴직경찰’이 658명(38%)으로 가장 많았다. 한 학폭전문 변호사는 “수사 전문가인 퇴직경찰이 투입되면 조사의 신빙성이나 보고서의 완성도는 분명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반대로 조사를 받는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전문가의 조사에 대비하기 위해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를 구하는 등 법률 대응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3월 1일부터는 학생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되는 ‘가해학생 조치사항’의 보존기한도 늘었다. 이전에는 학폭 수위에 따라 6호(출석정지), 7호(학급교체), 8호(전학) 등의 처분을 받으면 ‘졸업 후 2년’까지 해당 조치사항이 보존됐다.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보존기한이 4년으로 늘었다. 학폭 조사와 처분의 수위가 모두 높아진 만큼 ‘학폭 소송’ 역시 증가할 것이란 게 법조계의 견해다. 학폭조사 과정에 퇴직경찰이 개입하는 게 맞는가에 대한 논란 역시 계속되고 있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조사에 엄밀함을 더한다는 이유로 전직 수사전문가 앞에 아이를 결국 세우는 것인데, 학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학폭을 예방하거나 학폭에 대한 교육적 해결을 모색하기보단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정책이 집중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임이랑 법률사무소 률 변호사는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을 보면 지나치게 경미한 사안까지 학폭의 범주에 포함돼 부모 간 감정싸움, 법적 다툼 등으로 일이 커지는 측면이 있다”며 “학폭 적용 대상과 범위를 일부 축소하고, 교내 학폭 전담기구의 역할을 강화하는 등 법률 개정을 통해 교육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진식 기자 2024.03.14 06:00

    • 사회

      학폭 가해자’를 더 망치게 하는 최악의 부모

      ㆍ정순신 국수본부장 사퇴를 보며…‘폭력 부인’이 악화 원인 서울 한 중학교의 빈 교실 밖에 하얀 목련과 살구꽃이 피어 있다. / 김창길 기자 최근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 만에 사임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과거 학교폭력(학폭) 논란이 뜨거웠다. 정순신 변호사는 검사였던 당시 학폭 조사단계부터 개입해 아들의 진술서를 두 번이나 번복해 쓰게 하고, 언어폭력은 폭력이 아니라는 식으로 아들을 두둔했다. 전학 처분이 나왔음에도 1심, 2심, 대법원까지 소송을 진행하면서 전학을 지연시켰다. 이 사건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충분히 조기에 해결하고, 아버지의 공직생활에까지 타격을 주지 않을 수도 있을 사안이었다. 학폭위에서 강제전학 처분을 내린 주요 이유 중 하나가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가 낮고, 피해학생 측과의 화해 정도가 없다는 이유였기 때문이다. 신고 초기에 곧바로 사과하고 피해학생에게 용서를 구했더라면 강제전학 처분까지는 내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실제로 당시 가해학생은 2명이었는데, 다른 가해학생은 곧바로 사과했다. 반면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은 끝까지 사과하지 않다가 징계가 내려지고 나서야 사과했다. 또 전학 처분이 나왔을 때 겸허히 수용하고 전학을 이행했더라면 이처럼 소송 전력이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 가해학생 측은 스스로 이러한 기회를 저버렸다. 피해학생과 학교에 책임 전가 그렇다면 이러한 모습이 정순신 변호사만의 특별한 모습인 걸까. 고위공직자라는 직위 등 배경을 모두 배제한다면 정순신 변호사의 모습은 학교폭력 가해자 학부모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라 그리 특별하지는 않다. 본 글에서 자녀가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됐을 때 학부모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여러분의 자녀가 혹시나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됐을 때, 자녀를 망치는 최악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먼저 학교폭력 신고 및 학교 조사단계다. 가해학생 보호자들은 자녀가 학폭에 연루됐다는 연락을 받으면 당연히 놀라고, 평소 자신이 알고 있는 자녀의 모습과 너무 다른 내용에 사실을 믿기 어려워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현실을 부정하고, 모든 것이 내 자녀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자녀가 자필로 쓴 진술서에 가해행위를 인정한 내용이 있음에도 학교폭력 담당 교사가 자기 아이를 윽박지르고 기를 죽여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썼다고 주장하거나, 심지어 학교폭력 담당 교사가 이렇게 쓰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다. 학교에서 목격학생들의 진술이 나왔다고 설명하면 “목격학생들이 피해학생과 친할 것이다.”, “피해학생 측 보호자가 목격학생들을 매수했을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모두가 자녀가 학폭 가해행위를 했다고 하고 객관적 증거가 뒷받침하는데도 부모들만 아니라고 부인한다. 그러다 보면 보호자는 가해학생에게 진술서를 다시 쓰라 하거나 거짓말까지 가르친다. 학교를 적으로 돌리는 보호자들도 있다. 자녀가 잘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다른 곳에서 찾고 싶어서일까. “우리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할 때까지 학교에서는 도대체 뭐 했냐”며 학교에 책임을 묻는다. 학교폭력 책임 교사가 자녀에게 윽박지르며 사안조사를 했다고 민원을 넣기도 한다. 또 담임선생님과 학교폭력 책임 교사는 원만히 해결하고자 교육적 차원에서 가해학생에게 반성할 것을 지도하고 피해학생에게 사과하라고 권유했는데, 보호자는 “왜 학폭위에 가기도 전에 가해학생 취급하느냐”, “왜 사과를 강요하느냐” 등 항의를 하고, 심지어 아동학대라며 형사고소를 하는 보호자도 있다. 사과와 반성은 뒷전이 돼버린다. 화해로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다. 학폭 60%는 사과로 원만히 해결 가해학생 보호자들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출석해 보이는 모습도 다양하다. 자녀가 사건을 어떻게 반성하고 있는지,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에 대한 진술은 온데간데없고 피해학생 측을 비난하기 바쁜 보호자들이 있다. “피해학생이 원래 친구가 없다”, “피해학생이 실은 정신과 질환이 있던 것 아니냐”, “피해학생 보호자가 돈을 바라고 신고를 한 것 같다”는 등의 발언은 위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애들끼리 크면서 싸울 수도 있지 않느냐”, “피해학생이 원인 제공을 했으니 우리 아이가 그런 것이다”라는 식의 태도는 심의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 심의위원회의 징계 판단 기준은 ‘고의성, 지속성, 심각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이다. 기준별로 0~4점까지 점수를 산정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징계는 올라가고, 16~20점은 전학·퇴학이다. 그런데 보호자의 이런 태도로 인해 반성 정도, 화해 정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되면 징계 수위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실제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건 판결문을 보면 학폭위에서 내렸던 점수는 16점으로, 그중 반성 정도 ‘낮음 3점’, 화해 정도 ‘없음 4점’이었다. 마지막으로 학폭위 이후의 불복절차에서 가해학생 보호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있다. 불복절차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학폭위도 100% 옳은 결정을 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줄곧 자녀의 학폭을 인정하지 않는 보호자들은 불복절차를 진행하면서 집행정지를 통해 징계를 정지시키고 미뤄보려 한다. 이러한 소위 ‘법적 꼼수’는 통하지 않음을 말씀드린다. 교육지원청과 법원이 징계 회피를 막기 위해 상급학교로 진학하더라도 행정심판, 행정소송에서 기각됐을 시 반드시 징계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급학교에서 징계를 받게 되는 셈이라 자칫 학생에게는 더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모든 학폭 가해학생의 부모가 이런 건 아니다. 많은 가해학생 학부모는 진심 어린 사과와 자녀에 대한 지도,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한다. 전체 학폭 사건의 60%가량이 학폭위로 가지 않고 학교장 자체해결로 원만히 해결된다는 통계가 이를 보여준다. 누구나 학폭 가해자,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일시적인 징계 모면, 책임 전가, 피해학생에 대한 외면은 장기적으로 자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성하지 않고 또 다른 학폭을 저지를 수 있다. 결국 책임을 회피했다는 이유로 언젠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내 자녀를 위하는 진정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기를 바란다. 노윤호는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로 서울동부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위원, 학교폭력 및 사이버폭력 자문, 강의 등의 활동을 했다. 푸른나무재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서 법률자문을 하고 있다.

      노윤호 법률사무소 사월 대표변호사 2023.03.10 11:13

    • [취재 후]학폭, 우리 자신도 돌아보자

      사회 취재 후

      [취재 후]학폭, 우리 자신도 돌아보자

      먼 곳에서 전학을 온 후 따돌림을 당한 ‘제니’라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별 이유도 없이 제니에게 치욕적인 별명을 짓고, 제니를 따돌리기 위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괴로워 하던 제니는 어느 날 동급생들에게 전화를 돌립니다. “왜 나를 미워하는 거니?” 아이들은 다정한 태도로 답했습니다. “미워하지 않아!” 자신을 욕하는 모임에 대해 묻자 “그런 건 없다”고들 했습니다. 어쩌면 그간의 모든 일은 제니의 착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으로 ‘오해’는 풀린 것일까요. 미국의 정치학자 레이철 시먼스의 <소녀들의 심리학>은 갈수록 늘고 있는 관계적·정서적 괴롭힘 유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소년에 비해 소녀는 ‘착하고 사랑스러워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을 강렬하게 느끼며 그 결과 형성된 것이 ‘은밀한 공격문화’라고 말입니다. <소녀들의 심리학>에 소개된 제니는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요. 기쁨에 벅차올라 등교했지만 ‘따돌림’은 그대로였습니다. “혹시 화가 났니”라고 물었을 때 ‘쿨’하게 “아니야”라고 답하고는 외면, 침묵, 배제를 지속하는 것. 은밀한 공격의 대표 유형입니다. 부정적 감정을 쏟다가, 지나치게 잘해주기를 반복하는 ‘학대적 관계맺기’ 역시 은밀한 공격입니다. 자신이 미워하는 아이를 ‘다른 사람들도’ 미워하도록 소문을 퍼뜨리고 각종 동맹을 형성하는 행위도 해당합니다. ‘나의 학폭 이야기’를 취재하며 접한 학교폭력엔 신체적 공격도 있었지만 비신체적인 공격 사례가 더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이 책이 떠올랐습니다. 저자가 밝혔듯 ‘은밀한 공격문화’는 소녀들만의 것은 아닙니다. ‘관계’를 무기 삼은 공격은 소년들에게서도 자주 관찰됩니다. 취재 후 일주일간 ‘분노’와 ‘죄책감’ 사이에서 방황했습니다. 은밀한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때가 떠올라 분노했다가, 이 공격의 원리를 알게 된 후 저 역시 ‘써먹은’ 사실이 있기에 죄책감이 밀려왔습니다. 비신체적 공격의 범주에서 보자면, 우리 대부분은 가해·피해·방관자의 위치에 한 번씩은 서 봤을 것입니다. 최근의 학폭 폭로를 둘러싼 논의는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을 향한 ‘응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폭력의 사슬을 끊어내고자 한다면, 한 번쯤은 우리 자신도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나의 폭력’은 과연 없었을까요.

      송윤경 기자 2021.03.26 13:00

  • 레이디경향

    • “학폭 루머…괴로웠다” 걸그룹 베리굿 전 멤버 김태린(다예)[아이돌 그 후]

      문화/생활

      학폭 루머…괴로웠다” 걸그룹 베리굿 전 멤버 김태린(다예)[아이돌 그 후]

      걸그룹 베리굿 전 멤버 김태린이 아이돌을 그만둔 후의 일상을 전했다. 본인 제공 ‘글로벌 스타’ ‘명품 앰배서더’ ‘영앤리치’… K팝 아이돌의 수식어는 화려하지만 그 이면은 어떨까? 만인의 우상이라 할지라도 아이돌의 생명력은 길어야 7년. 아이돌을 그만두어도 이들의 삶은 계속되나 우리는 이후 이야기는 크게 주목하지 않는다. [아이돌 그 후]는 인생 두 번째 챕터를 열심히 써 내려가고 있는 전직 아이돌들에 대한 조명이다. 이번 주인공은 베리굿 전 멤버 다예(김태린)이다. 2020년 연예계는 학폭 미투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대부분의 폭로는 연예인이 과거 학창 시절 학폭 가해자였던 사실로 밝혀져 철퇴를 맞고 권선징악 결말로 마무리 지어졌다. 반면 그사이에는 허위 학폭 폭로의 피해자도 있었다. 기나긴 소송으로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았지만 ‘학폭’은 연예계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두 글자 낙인이었다. 걸그룹 베리굿의 전 멤버 다예, 지금은 배우 김태린의 이야기다. 상처만 남았던 아이돌의 삶 “저는 그 친구(폭로자)가 누군지도 몰라요. 낙인찍힌 상태로 살 수 없었어요. 부모님과 함께 소송을 준비했고 드디어 승소했지만 상처가 사라지진 않더라고요.” 폭로자가 김태린과 같은 학교 학생이었다는 것은 맞다. 그가 학폭 피해자였던 것은 사실이었다. 단, 가해자 안에 김태린은 없었다. 당시 연예계는 학폭 미투로 뜨거웠고 학폭 가해자로 추정되는 것만으로 큰 흠집이었다.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싶었지만 그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저는 폭로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었으니 너무 억울했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싶고 정정 기사도 요구하고 싶었지만 그 누구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일부 주변인은 ‘오히려 얼굴을 알릴 기회’라는 말도 안 되는 위로를 했죠. 결국 부모님께서 소송을 도와주셨고 당시 담임 선생님까지 오셔서 증언해주신 덕에 누명을 벗을 수 있었어요.” 피고인에게는 명예훼손, 허위 사실 적시로 3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가벼운 사과도 듣지 못했다. “그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면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했는데 끝까지 하지 않았죠. 그 친구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기억이 왜곡됐을 수도 있고 생사람을 잡아서라도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싶었을 수도 있겠죠. 제가 승소를 했지만 상처는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그간 제 이름부터 걸그룹으로 무대에 섰던 타이틀까지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걸그룹 베리굿 활동 시절 멤버들(왼쪽부터 서율, 조현 그리고 김태린)과 함께. 경향신문DB 상처는 결국 그룹 탈퇴로 이어졌다.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로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시간이 반년간 지속됐다. “아이돌을 그만두었다고 다른 진로를 바로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치료가 우선이었죠. 6개월이 지나자 슬슬 제 진로에 대해 걱정이 되는 거예요. 제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직업에 대해 마인드맵을 짜보고 스피치 학원과 승무원 학원에 다녀봤는데 맞지 않더라고요. 그나마 외국어 공부가 제일 재밌었어요. 새로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훌쩍 어학연수를 떠났죠.”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로 훌쩍 떠났다. 한국인이 제일 없는 곳이라는 말에 선택한 곳이다. 그는 그곳에서 평범한 학교생활을 비로소 시작했다. “제가 중학교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다 보니 오전 수업만 듣고 오후는 빠졌었어요. 제가 스스로 학교 스케줄을 짜고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또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이 참 행복하더라고요.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어요.” 김태린의 미국 연수 시절. 평범한 일상으로 지난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했다. 본인 제공 그는 새 삶을 시작하는 기분으로 K팝 아이돌이었던 이력을 숨겼음에도 일부 알아보는 이가 있어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지우고 싶었던 기억이라 새 출발 하는 마음에 아이돌이었다는 걸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학교에서 한 일본 남학생이 절 알아봐서 곤란한 적이 있었죠. LA에 놀러 갔다가 한 유명 틱톡커가 제 직캠영상을 유튜브에서 봤다며 알아보기도 했고요. 제가 비록 유명 아이돌도 아니었음에도 알아보니 K팝의 위상을 실감했죠.” 배우 김태린. 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제2막을 시작할 용기가 생겼다 그의 일생 절반이 아이돌의 삶이었다. 마음이 치유되면서 ‘피한다고 피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평범한 일상을 지내다 보니 힐링도 됐고 결국 피할 수 없으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흐르고 ‘마냥 힘들지는 않았다’ ‘무대에서만큼은 행복했다’라면서 추억 보정이 되더라고요.” 이제 그는 과거를 정면으로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졌다. 요즘은 자신의 무대 ‘직캠’을 찾아본단다. “무대에 설 때 표정을 보면 스스로 ‘참 예뻤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이상하게 그 표정이 안 나와요. 돌아보면 일할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전날 김태린은 한 드라마의 오디션을 본 터였다. 그는 최근 배우 전문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후 연기자로 제2의 활동을 시작했다. “오디션은 무대보다 중압감이 커요. 저를 찾아주신 관객을 둔 무대가 아닌, 저를 시험하는 무대인 만큼 그 무게를 견뎌야 하는 게 달라요. 저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고요. 다행히 이번 오디션에서 저를 긍정적으로 봐주신 것 같아요. 그렇지만 대본을 받기 전에는 모든 것이 미정이라 기대하지 않으려 해요.” 김태린은 올해의 목표로 ‘더 많이 느끼고 배울 것’이라고 말한다. 배우라면 응당 꿈꾸는 ‘믿고 보는 배우’ 작품에 신뢰감을 더하는 배우가 그의 꿈이다.

      이유진 기자 2024.03.13 07:00

    • ‘음주운전’ ‘학폭’…“연예인 자숙 문화 더 심해질 것” 51.6%

      문화/생활

      ‘음주운전’ ‘학폭’…“연예인 자숙 문화 더 심해질 것” 51.6%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 제공 최근 사건사고 및 각종 논란으로 인해 자숙에 들어간 연예인들이 일정 기간 이후 복귀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의 51.6%가 이런 문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 전문기업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자체 리서치 애플리케이션 리얼리서치를 통해 대한민국 성인남녀 3507명을 대상으로 사건·사고로 활동하지 못하는 연예인 복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연예인 자숙·퇴출 문화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더욱 심해질 것이다’라는 의견이 51.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지금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35.2%)’, ‘다소 약해질 것이다(13.2%)’ 순으로 답변이 높았다.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 제공 자숙 연예인의 복귀 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연예인 복귀에 대한 법률 개정’이 35.0%로 가장 높았고, 근소한 차이로 ‘방송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통해 복귀 결정’이 34.1%로 나타났다. 이어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23.7%), ‘연예인 복귀에 대해 일반인 투표로 결정’(6.3%), 기타 (1.0%)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는 20일(금) 저녁 8시 자체 유튜브 채널인 ‘리얼리서치TV’를 통해 ‘사건·사고로 활동하지 못하는 연예인 복귀’를 주제로 특별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2022.05.20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