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한강 멍때리기 대회, 우승 도전해볼까... ‘퇴장카드’를 받고 전통무관 복장을 한 심판관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지난해 개최된 한강멍때리기 대회에 참가자들이 멍을 때리고 있는 모습. 서울시 제공 대회 우승자는 현장에서 시민투표로
류인하 기자 2025.04.18 09:41
문화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한강 멍때리기 대회, 우승 도전해볼까... ‘퇴장카드’를 받고 전통무관 복장을 한 심판관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지난해 개최된 한강멍때리기 대회에 참가자들이 멍을 때리고 있는 모습. 서울시 제공 대회 우승자는 현장에서 시민투표로
류인하 기자 2025.04.18 09:41
문화
한강 작가 새책, 23일 나온다…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첫 출간... 이후 첫 신간을 다음주 내놓는다. 미발표 시와 산문이 포함된 에세이 <빛과 실>로 지난해 한강 작가가 스웨덴 한림원에서 30여분 동안 발표했던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문과 제목이 같다. 국내...
정원식 기자 2025.04.17 11:10
사회
홍대·경의선·한강을 한번에···골목상권 잇는 순환버스 달린다서울시 자치구 내 최초 순환형 관광버스 관광명소·11개 골목상권 잇는 역할 기대 4월까지 무료·대중교통 사각지대 해소도 서울 마포구청 앞에 서있는 마포순환열차버스. 마포구 제공. 지난 3일 오후 서울...
김은성 기자 2025.04.06 11:15
사회
[속보]6호선 한강진역 1시 15분부터 지하철 운행 재개... 폐쇄를 풀고 지하철도 정상 운행된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5분부터 한강진역 폐쇄 및 무정차 통과 조치가 종료되고 정상 운행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윤석열 내란 재판
김은성 기자 2025.04.04 13:13
연예
김원훈, 숏박스→SNL 흥행 후 “한강 뷰로 이사” (구해줘! 홈즈)MBC 예능 ‘구해줘! 홈즈’ 방송인 김원훈이 최근 한강 뷰 아파트로 이사했다고 밝혔다. 17일 방송된 MBC 예능 ‘구해줘! 홈즈’ 294회에서는 KCM, 김원훈, 박나래가 수도권 빈집 임장에 나선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김원훈은 3년 만에 ‘구해줘! 홈즈’에 출연했다. 과거 출연 장면이 공개되자 김원훈은 “그동안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모발이식 전”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또 “이번에 처음으로 서울에 이사 왔다. 한강 뷰가 보이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잘은 안 보이고 망원경으로 봐야 겨우 보이는 정도. 그냥 이미지 검색해서 보는 게 더 가깝게 보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장정윤 온라인기자 2025.04.18 07:30
연예
하정우 27억에 산 ‘한강 뷰’ 집…샤이니 민호 50억에 매입하정우, 샤이니 민호. 연합뉴스 배우 하정우가 50억 원에 매각한 고급 주택을 그룹 샤이니 멤버 민호가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하정우는 지난 2023년 5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띠에라하우스 전용 244.91㎡(약 74평) 규모의 주택을 50억원에 매도했고, 지난 해 8월 민호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완료됐다. 매체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은 점을 미뤄볼 때, 민호가 전액 현금으로 거래를 마친 것으로 파악했다. 하정우는 해당 주택을 2013년 27억원에 매입해 약 10년 만에 23억원의 시세 차익을 본 셈이다. 띠에라하우스는 한남대교 남단에 위치해 한강 전망이 뛰어난 고급 주택으로 알려져 있다. 하정우는 영화 마들렌(2003)으로 데뷔한 이후 ‘추격자’, ‘국가대표’, 그리고 최근에는 ‘하이재킹’, ‘로비’ 등에서 활약했다. 민호는 2008년 샤이니 멤버로 데뷔해 ‘누난 너무 예뻐’, ‘루시퍼’ 등 히트곡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2023년 공개된 티빙 예능 두발로 티켓팅을 통해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형우 온라인기자 2025.04.15 11:02
연예
밴드 소란, 한강 달군 봄 버스킹서 새 노래 ‘너의 등장’ 깜짝 공개MPMG MUSIC (엠피엠지 뮤직) 밴드 소란이 지난 10일, 여의도 한강공원 원효대교 남단에서 신곡 ‘너의 등장’ 발매를 기념한 깜짝 버스킹을 진행하며 봄 한강을 물들였다. 이 버스킹은 17일 발매 예정인 신곡 ‘너의 등장’을 최초로 공개하는 특별한 자리로, 소란 특유의 감미로운 라이브 사운드에 봄바람과 만개한 벚꽃이 어우러져 마치 야외 뮤직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현장에는 약 500명 이상의 관객이 운집해 ‘라이브의 강자’ 소란의 명성을 입증했다. 이날 공연은 ‘리코타 치즈 샐러드’, ‘연애 같은 걸 하니까’, ‘괜찮아(Fine)’, 최근 발매된 ‘목소리’ 등 다채로운 셋리스트로 구성되어 관객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페스티벌 필승 곡 ‘가을목이’가 시작되자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일제히 ‘북유럽 댄스’를 추는 진풍경이 연출되며 현장은 말 그대로 하나의 축제가 되었다. MPMG MUSIC (엠피엠지 뮤직) 최초 공개된 신곡 ‘너의 등장’은 청량한 사운드와 소란 특유의 재치 있는 가사가 돋보였다. 보컬 고영배는 “이번 곡에는 청량한 사운드를 담으려고 신경 썼다”며 “많은 분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노래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앵콜 무대에서는 ‘너의 등장’을 한 번 더 선보이며 팬들을 향한 센스 있는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버스킹 직후 SNS상에서는 “이게 바로 봄이지”, “소란 발매 완전 기대됨”, “한강에서 이런 라이브라니 미쳤다.” 등 열띤 반응이 이어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소란의 신곡 ‘너의 등장’은 오는 17일 오후 6시, 전 음원 플랫폼을 통해 정식 발매되며 페스티벌 및 다양한 방송 활동을 통해 활발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MPMG MUSIC (엠피엠지 뮤직)
손봉석 기자 2025.04.11 17:46
연예
이은지, 한강뷰 집 최초 공개…‘지락실’ 나온 그 집유튜브 채널 ‘은지랑 이은지’ 코미디언 이은지가 한강뷰 자택을 공개했다. 최근 이은지의 유튜브 채널 ‘은지랑 이은지’에는 ‘*최초공개* 이은지가 복층 쓰리룸에서 사는 방법 (지락실 집들이 그 집 맞음)’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앞서 이은지는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이하 ‘지락실’)에서 자신의 집 거실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이은지의 집에 방문한 ‘지락실’ 멤버들과 스태프들은 창밖으로 한강이 보인다며 “우리 언니 돈이 얼마나 있는 거야”라고 감탄했다. 영상에서 이은지는 거실 소개에 이어서 침실도 공개했다. 먼저 침실에서 이은지는 침대 맡에 놓인 태블릿 거치대를 보며 “완전 집순이가 맞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은지랑 이은지’ 이어 이은지는 침실 벽면을 차지하는 옷장을 열며 “잠깐만. 나 시집 못 갈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공개된 옷장 내부에는 옷과 모자들이 수북한 가운데 정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은지는 “이거 우리 정리 업체 불러서 정리하는 시간 가져볼래?”라고 제안하면서도 “방송이 안 될 것 같다”고 재차 걱정해 웃음을 더했다.
김희원 온라인기자 2025.04.01 13:12
문화/과학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1) 한강 의 여성주의적 의미-폭력적 문명 질서에 맞서는 한국의 안티고네한강 작가가 지난해 12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문학상을 수상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소설 <채식주의자>는 한강을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려세운 작품이지만, 한국문학의 익숙한 문법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작품이다. 작가 자신도 이 작품이 받아온 “오해의 역사”를 말하려면 긴 논문 한 편을 써야 할 정도라고 고백한 적이 있다. 이런 오해는 여주인공이 형부와 성관계를 갖는 ‘부도덕한(?)’ 장면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평균적 도덕을 위반하는 이런 장면이 이 책을 청소년 금지 도서로 지정하도록 만든 우스꽝스러운 이유가 됐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독자가 불편한 감정을 토로했던 것은 이 작품이 한국문학의 토대를 형성해온 상상력을 뒤흔들기 때문이다. 단순히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을 넘어 ‘거식’을 택함으로써 ‘식물’이 되고자 하는 여성을 작품의 중심인물로 설정한 작가의 도발적 문제 제기는 익숙한 사회적 시각이나 휴머니즘적 발상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 음식을 거부하다 결국 식물의 세계로 건너가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역사적 현실에서 퇴각해 자폐적 정신세계로 빠져드는 여성적 병리성으로 해석되기 쉽다. 여성적 저항을 식물성과 연결하는 작가의 시각은 너무나 낯설고 급진적이어서 한국문학을 지배해온 역사적 상상력으로는 포획되지 않는다. 특이한 여성 인물 창조로 여성문학 지평 넓혀 식물에서 비폭력적 존재 양태를 읽어내고 이를 여성의 윤리적 저항과 연결하는 작가의 시선은 역사성=남성성=능동성, 식물성=여성성=수동성이라는 관습적 도식을 거부한다. 이런 도식은 역사성과 능동성을 여성의 것으로 쟁취하고자 하는 일부 페미니즘에도 유지되고 있다. 가부장적 남성 질서에 대한 저항이라는 낯익은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이 작품의 의미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품이 제기하는 문제는 인간 문명의 기저에 깔린 폭력성을 건드리지 않은 채 젠더 대립만 문제 삼는 시각이나, 남성 질서 안에서 그것을 지탱하는 “모성적” 혹은 “여성적” 양태를 넘어선 지점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작품은 가장 근원적 의미에서 ‘여성적’이다. 작품은 지금껏 한국 여성문학이 그리지 못한 특이하고 특별한 여성 인물을 창조함으로써 여성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채식주의자> 표지 / 창비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라는 제목의 세 이야기로 구성된 연작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영혜가 채식을 하게 된 일차적 계기는 어릴 적 목격한 살생의 기억이다. 그가 육식을 거부하는 것은 자신의 다리를 문 개를 먹어 치웠던 죄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속죄의식이자 죽임의 질서 위에 세워진 인간 생존 방식에 대한 불복종 행위이다. “개에 물린 상처가 나으려면 그 개를 먹지 않으면 안 된다.” 아버지가 던진 이 말은 자신을 보존하기 위해 인류가 고안한 생존의 기술이다. “네가 고기를 안 먹으면 세상 사람들이 널 죄다 잡아먹을 거다”는 어머니의 말은 먹히지 않으려면 먹어야 하는 생존의 논리를 압축하고 있다. 여기선 힘이 제1원칙이다. 인간 사회의 일원이 되려면 이 원칙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이 원칙을 거부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인간 공동체 바깥으로 튕겨 나와야 한다. 영혜가 소속되기를 거부하는 인간 공동체는 폭력적 아버지로 대변되는 가부장적 질서뿐만 아니라 그 질서 안에서 가족의 삶을 보살펴왔던 모성적 세계이기도 하다. 영혜는 자신을 걱정하는 어머니가 눈물을 흘릴 때 “저 여자가 왜 우는지 나는 몰라”라고 생각한다. 영혜는 채식을 고수하면서 아내도 딸도 동생도 아닌 단독자이자 이방인이 된다. 인간세계에서 이탈한 영혜가 추구하는 것은 물과 햇빛만으로 살아가는 식물의 세계이다. 그러나 흔히 오해하듯 식물은 약하지 않다. 식물은 잎과 꽃에서 터져 나오는 관능적 에너지로 충만해 있다. 영혜는 자신의 몸에 꽃을 담고 있는 ‘식물-인간’이 될 때 생명의 활력을 되찾는다. 형부는 처제의 채식과 식물성 사이에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영혜가 살려내고자 하는 생명 세계에 공감하는 그가 처제의 몸에 꽃을, 그리고 두 사람이 관능적 황홀감에 빠져드는 2부의 이야기는 이들이 추구하는 세계가 인간 도덕의 경계를 초월하는 것임을 보여 준다. 그러나 죽음의 질서 위에 서 있는 사회에서 생명과 접속하는 일은 얼마나 위험한가? 처제의 작업에 동참했던 형부는 결국 그것을 고수하지 못하고 어딘가로 사라진다. 3부에서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영혜는 육식뿐 아니라 모든 음식을 거부한다. 그는 땅에 뿌리내리고 있는 나무가 되기 위해 물구나무서기를 한다. 영혜의 눈에 “세상의 모든 나무들은 형제자매와 같다.” 3부의 초점 화자인 언니 인혜는 식물의 세계로 월경한 동생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 언어는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불타오르는 나무”의 언어이다. 인혜는 동생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외면할 수도 없다. 동생이 내지르는 소리는 흉통을 일으켜 숨을 쉴 수 없게 만들고, 자신이 살아온 삶이 거대한 무의미 위에 서 있음을 자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살생·폭력에 기초해 있는 인간 삶에 윤리적 저항 <채식주의자>는 한 여성의 식물로의 존재론적 변신을 통해 살생과 폭력에 기초해 있는 인간 삶에 대한 윤리적 저항을 보여준다. 이 저항은 죽음을 무릅쓸 만큼 집요하고 무시무시하다. 그것은 ‘여성적’이다. 여기서 여성적이라는 말은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관습적 의미와 멀리 떨어져 있다. 아무것도 죽일 수 없는 둥근 ‘젖가슴’을 달고 있는 여성들은 참된 의미의 ‘여성’이 되면서 살육의 질서에 맞서고, 이 저항을 통해 비인간 생명의 세계와 연대한다. 우리는 영혜에게서 고대 그리스 비극의 여주인공 안티고네의 환생을 보는 듯하다. 안티고네가 크레온의 국법에 맞서 오빠의 시신을 땅에 묻어주는 불복종을 감행한 뒤 산 채로 죽음을 맞이하듯, 영혜는 살생과 폭력 위에 세워진 인간세계를 떠나 식물의 세계로 건너간다. 이는 스스로 죽음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러나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자매를 만나지 못하지만, <채식주의자>에는 동생의 무모한 시도에 공감하는 언니가 있다. 언니가 세상에 “항의하는” 듯한 시선을 멈추지 않는 한 영혜의 시도는 헛되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젖가슴은 여성의 몸에서 자라난 잎사귀이다. 살아 있는 존재들의 고통을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여성의 육체는 생명의 질서와 만나는 매개체이다. 한강의 소설은 여성의 육체가 들려주는 언어를 받아쓰는 글쓰기이다. 그것은 살생의 폭력에 죽어간 모든 존재의 아픔을 기록한다. 이 글쓰기를 어찌 ‘여성적 글쓰기’라 부르지 않을 수 있는가.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로 이어지는 한강의 고통 서사는 한국 현대사의 역사적 트라우마로 확장되면서 깊어지지만, 폭력적 문명 질서에 대한 단호한 거부, 식물성과 여성적 윤리를 연결하는 독창적 시각, 비인간 생명에 대한 포스트휴먼 에코 감수성은 <채식주의자>를 단연 돋보이게 한다. 한국 현대 여성문학 백 년의 저력이 이 소설에서 격렬하게 분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성 독자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 ※1990년대부터 거슬러 올라가며 한국여성문학사를 되짚는 <거꾸로 읽는 한국 여성문학 100년>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명호 경희대 영미어학부 교수 2025.04.04 15:30
사회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주는 울림계엄의 공포가 되살아난 12월…“<소년이 온다>, 가장 현재적 작품”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지난 12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강 작가가 지난 12월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생중계하면서 많은 이들이 실시간으로 그의 수상을 지켜봤다. 지난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내란의 시간’ 속에서, 계엄 선포 이후 국가 폭력의 참상을 고발한 작품들을 쓴 작가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아이로니컬한 장면이었다. 자긍심과 부끄러움이 교차하는 시간 속에서 독자들은 다시 그의 작품을 펼쳐 들었다. ■계엄 후폭풍 속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광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2014)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작별하지 않는다>(2021)는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장편소설들이다.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한 후 민간인 학살이 진행되는 과정을 상기할 수밖에 없는 작품들이다. 지난 12월 6일 한강 작가는 스톡홀름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에 관해 공부를 했었다.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방송사 유튜브 계정을 통해 이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계엄 정국에 <소년이 온다>를 쓴 작가가 노벨상을 타다니”, “축하받아야 할 자리에 이게 무엇인가”, “윤석열은 대한민국을 수치스럽게, 한강 작가님은 자랑스럽게” 등 모순적인 상황에 대한 반응을 댓글로 남겼다. 비상계엄이 없었다면, 올해 12월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오롯이 축제의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지난 10월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직후 독자들은 서점으로 달려가 그의 책을 샀고, 읽었고 같이 기쁨을 나눴다.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열린 지난 12월 10일 서울과 광주 등 국내에서도 여러 행사가 열렸다. 서울 성북구 아리랑도서관에서는 성북문화재단 주최로 ‘지금, <소년이 온다>’란 주제로 특별 강연이 열렸다. 출판사 창비 재직 당시 <소년이 온다>를 편집한 김선영 출판사 핀드 대표가 강연자로 나섰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그날, 한국의 많은 독자와 마찬가지로 기쁨의 비명을 질렀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한강 작가가 지난 12월 6일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벨문학상 수상은 정말 엄청난 일이고, 작가 본인에게 가장 기쁜 일이기도 하겠지만 편집자로서도 순수한 독자로서도 굉장히 기쁜 일이었습니다. 한강 선생님이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했다면 영영 모를 수 있는 기쁨이었겠죠.” 김 대표는 한강 작가가 2013년 11월 창비 문학블로그에 <소년이 온다>를 연재하던 이야기부터 단행본이 나올 때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당시 연재를 마치며 한강 작가는 “왜 나는 인간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과 의심을 품고 살아왔을까 하는 질문 속에서 이 소설을 시작했다”며 “이 소설을 피해갈 수 없었다”고, “이 소설을 통과하지 않고는 어디에도 갈 수 없다고 느꼈다”고 썼다고 한다. 이는 한강 작가가 지난 12월 7일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강연에서 한 말과 맞닿아 있다. 한강 작가는 ‘빛과 실’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소년이 온다>를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계속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재형이라는 것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김 대표는 “최근 며칠간 이 강연을 준비하기 위해 이 소설을 펼쳐보려는 마음과 소설 안에서 만나는 장면이 현실에서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그런 두려움 같은 것들이 뒤섞여서 굉장히 복잡하고 씁쓸한 마음이었다”며 “한편으로는 <소년이 온다>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저 또한 5·18 민주화운동을 직접 겪지 않고 이 작품을 하면서 큰 공부를 했다”며 “역사적인 사실만으로 아는 것과 문학 작품을 통해서 그 사건을 다시 체득하는 것은 굉장히 다른 것이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도 들고, 지금 이어지는 현실적인 감각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했다. 독자들의 감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강연을 들으러 온 50대 독자 정경훈씨는 “고3 때 5·18 민주화운동에 관해 처음 알고 너무 놀라서 잠을 못 잤다. 몇 년 뒤 광주 5·18묘역에 직접 찾아가 울었던 적이 있다”며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다큐를 다 찾아봤고 <소년이 온다>는 사놓고 너무 힘들까 봐 몇 년 동안 읽지를 못했다”고 했다. 우연인지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기 며칠 전 마음을 다잡고 하룻밤 새 책을 읽었다는 정씨는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내가 대단한 작품을 알아봤다는 기쁨이 있었다”며 “이런 일(비상계엄 선포)이 있을 줄 모르고 저는 이 기쁜 날(시상식)을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지 기대하고 있었다”고 했다. 정씨는 지금 시국과도 연결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MZ세대는 (책 속에 나온 폭력을) 용납할 수 없으니까. 서로 절제하면서 (계엄을 막았다). 1980년대 시민들이나 지금 시민들은 여전히 비폭력적으로 저항하는구나, <소년이 온다>라는 책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까,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고 했다. 성북구는 2012년 이후 매해 주민들과 함께 읽은 ‘한 책’을 선정한다. 전문가들이 선정해오던 것을 2016년부터는 주민들이 직접 토론을 통해 정했고, 그 해 ‘한 책’은 <소년이 온다>였다. 당시 <소년이 온다>가 ‘정치적인 책’이라며 난색을 보이던 어른들 틈에서 한 고등학생이 손을 들어 “언제까지 역사적 사실을 곪아두게 하려 하느냐”며 <소년이 온다>를 추천했다고 한다. 김주영 성북문화재단 도서관사업부장은 “한강 작가가 자신의 책은 독자와 함께 만드는 것이라 했는데, 주민들이 처음으로 직접 선택한 책이 <소년이 온다>였다는 건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이명희 성북구 한책추진단 운영위원장은 “청소년, 젊은 층일수록 ‘왜 이런 것을 이야기하지 않느냐’며 민감한 소재에 대해서도 읽고 토론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 시점에서 <소년이 온다>가 가장 현재적인 책이 아닌가 싶다. 이번 방학 때 아이들과 다시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편집한 김선영 출판사 핀드 대표가 지난 12월 10일 서울 성북구 돈암동 아리랑도서관에서 ‘지금, <소년이 온다>’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향미 기자 한강 작가는 지난 12월 10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직후 소감에서 “우리를 서로 연결시키는 언어, 이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 품고 있다”며 “문학을 읽고 쓰는 작업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과 강연을 통해서 문학이 자신과 타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끔 하며, 서로가 ‘연결’돼 있다는 감각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했다. 스웨덴에서 전해진 이 같은 한강의 ‘언어’는 시국의 엄중함을 상기할 뿐만 아니라 ‘각자도생’에 내몰린 한국의 독자들에게 위로가 됐다. ■문학에 관한 관심 계속될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 문학을 읽는 독자들이 늘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엿새 만에 한강 작가의 책이 100만부 넘게 팔렸다. 온라인서점 예스24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된 지난 10월 10일부터 12월 9일까지 한강 작가의 작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3배 증가했다. <소년이 온다>는 9주 연속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도 종합베스트셀러 5위권에 자리했다. ‘노벨상 주간’을 앞둔 12월 첫 주엔 한강 작가 작품 판매량이 전주 대비 42.8% 상승하는 등 관심이 이어졌다. 교보문고 집계도 비슷하다. 교보문고에서 <소년이 온다>는 올해 단 두 달(10~11월) 판매량만으로 연간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이례적인 인기를 누렸다. 다른 작가의 문학 작품도 관심을 받았다. 예스24 측은 “지난 10월 10일부터 12월 9일까지 한강 작가의 작품을 제외한 문학(소설·시·희곡 분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교보문고의 집계를 보면 한강 작가에 관한 관심으로 올해 소설 분야는 판매량 점유율에서 전년 대비 35.7%나 신장했다. 이 열기는 계속될까. 김유리 예스24 소설·시·희곡 PD는 “기존에도 노벨문학상 수상 도서는 수상 연도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곤 했다”며 “한강 작가는 국내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점에서 더 관심을 받을 것이고, 더불어 내년 한강 작가의 신간 소식도 전해질 것으로 예상돼 한강 신드롬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은 “올해 6월 말 서울국제도서전에 유료 관객(약 15만명)이 이례적으로 많이 몰리고, 김애란·정유정 작가 등 인기작가의 신작이 발표되는 등 애초에 올해 하반기는 출판계가 주목할 만한 시기였다”며 “또 젊은 층에서 ‘텍스트힙’(글이나 책을 뜻하는 텍스트와 멋지다, 개성있다는 의미의 ‘힙’을 합친 신조어) 문화가 형성되는 등 텃밭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출판시장이 부응할 상황이 배가됐다”면서 “한동안 이런 인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2024.12.16 06:00
문화/과학
한강은 소설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문학 연구자들의 한강 관련 논문·평론 분석해 보니 지난 10월 16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문구들이 부착돼 있다. 권도현 기자 100만 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월 10일 밤부터 10월 16일 오전까지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3개 온·프라인 서점에서 팔린 한강 작가의 책 부수다. 도서관에서, 집안 책장에서 그의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속도와 강도로 한강의 작품 속으로 뛰어들었다. 소설을 읽은 후 반응이란 것에는 답이 없지만,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했는지 이해하려 애쓴 독자들이 있다. 작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는 무릇 읽는 사람의 몫이지만 우리는 책을 덮기 전 ‘작가의 말’이나 ‘작품 해설’을 읽을 수도 있다. 작품을 조금 더 깊게, 혹은 다른 관점으로 사유하기 위해서 말이다. 문학 연구자들은 한강 작품에 내재한 ‘작가의 생각’을 어떻게 읽어냈을까. 그의 작품이 독자에게 무엇을 던지며, 한국문학사에선 어떻게 자리한다고 평가했을까. 국내 대표적 학술 콘텐츠 플랫폼 ‘DBpia(디비피아)’에서 ‘한강’과 ‘소설’이란 키워드를 넣어 검색했다. 논문·평론 등 177건이 나왔다.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어로 ‘여성’과 ‘식물’, ‘역사’ 등 3가지를 추가 키워드로 넣어 다시 검색했다. 이중 독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소설 <채식주의자>(2007·창비), <소년이 온다>(2014·창비), <작별하지 않는다>(2021·문학동네) 등 세 작품을 중심으로 서술한 논문·평론을 다시 추려 살펴봤다. ■여성: 기존 질서·억압·폭력에 대한 ‘저항’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2004)와 ‘몽고반점’(2005), ‘나무 불꽃’(2005) 등 3편의 연작소설을 묶었다. 3개 소설은 ‘육식을 거부한 주인공 영혜가 끝내 나무 되기에 이르는 과정’을 영혜의 남편, 형부, 언니를 각각 화자로 설정해 이야기한다.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작가를 세계에 알린 작품이다. <채식주의자>를 두고 ‘남성 중심 가부장 체제에 대한 저항’이라는 해석이 있다. ‘채식주의자’에서 “남편이 영혜를 묘사하는 방식은 작품 초반에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남성 중심의 권력이 여성의 몸을 도구화하는 양상”(윤하은, 한강 소설에 나타나는 폭력성의 이미지 연구, 숭실대학원 대학원 석사논문, 2023.12)을 보인다. 다만 윤하은은 작가의 의도를 ‘가부장제보다 더 넓은 범주의 폭력성에 대한 저항’으로 읽는다. 한강 작가가 한 인터뷰에서 “(<채식주의자>에서) 육식은 어떤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하며 영혜는 채식을 통해 폭력성을 거부하고 결백하고자 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이렇게 추론한다. 한강 작가는 이 인터뷰(강계숙, 한강, ‘삶의 숨과 죽음의 숨 사이에서’, 문학과사회, 2010년 여름호)에서 ‘결백’의 의미와 관련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기를 먹는다는 것 자체가 끊임없이 어떤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할 때, 주인공 영혜는 채식을 택함으로써 폭력성을 거부하고 결백하고자” 한다고, “폭력성은 세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있는 것이어서, 악몽에 시달리고, 먹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전적으로-인간 아닌 것으로-바꿔내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가 말한 ‘폭력성’은 육식을 거부하는 영혜의 뺨을 때리면서 억지로 탕수육을 입에 밀어 넣는 아버지를 묘사한 장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10월 1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한 시민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를 꺼내고 있다. 한수빈 기자 영혜와 언니 인혜의 관계에 주목한 해설을 보자. 영혜의 삶은 인혜의 시점으로 재구성되며 영혜의 삶을 반추하며 인혜 또한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인혜의 시점으로 쓰인 ‘나무 불꽃’을 보면 인혜의 말을 통해서 아버지의 폭력을 온전히 받아내야만 했던 영혜의 어린 날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또한 인혜는 죽어가는(나무가 되어가는) 영혜를 보며 사회가 정한 ‘맏딸, 아내, 엄마의 역할’을 충실히 해온 자신이 ‘살아낸 적이 없고 견뎌왔음’을 자각한다. 학술저널 이화어문논집 제60집(2023.08)에 실린 ‘해체와 재생의 드라마 - 한강 소설의 여성성 -’(양현진 인천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에서는 “한강 소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기본 구조는 ‘한 여성이 또 다른 한 여성의 숨겨진 삶을 추적하는 이야기’”라고 서술한다. 양현진은 “‘채식주의자’에서 식물이 될 수밖에 없는 동생 영혜를 통해 세상에 대한 거부와 좌절을 드러내며 문제를 제기했다면 ‘나무 불꽃’에서는 남겨진 언니 인혜를 통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며 “‘나무 불꽃’에서 동생의 죽음을 딛고 자신의 삶을 재구성하는 언니의 모습, 즉 두 자매의 관계성이 작품 주제를 구현하는 핵심 내용”이라고 했다. 양현진은 한강 작품에서 작중 여성인물들 관계의 매개항은 ‘파편화된 육체성’이라고 했다. 그는 “육체의 파편화는 ‘경험하는 주체’와 ‘경험되는 대상’의 경계를 허문다”며 “한강 소설의 여성 인물들은 이러한 자기(주체) 해체를 통해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고 했다. 한강 작품 속 인물들은 두통, 절단, 골절, 화상 등 다양한 ‘육체적 고통’을 겪는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도 인선이 목공작업을 하다 손가락이 절단된다. 손가락을 살리기 위해선 봉합수술 부위를 3분마다 바늘로 찌르는 고통을 견뎌야 한다. 이 ‘고통’이 다른 주체와 연결되는 지점이 된다. 양현진은 한강 작가의 단편소설 ‘회복하는 인간’(2013, 아시아)에서 항암치료를 받다 고통 속에서 죽은 언니의 장례식 날 화상을 입은 동생이 의도적으로 상처를 방치했다고 전한다. 이를 “‘통증’을 계속 유지함으로써 언니가 겪었을 고통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해설한다. 양현진은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가 <소년이 온다>로 여성성의 지평을 인간적 연대로 확장했다고 본다. 그는 “한강의 작품은 억압된 여성 자아가 육체성을 통해 구원의 계기를 포착하고 주체성을 형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서사화한다”면서 “이러한 관심은 역사적 폭력의 현장에서 유린되는 인간 존엄의 문제를, 생의 증거이자 저항의 의미로서의 육체적 고통의 의미와 연계하며, 주체와 타자가 연대하는 소통의 장을 형상화하는 국면으로 확장된다”고 했다. 그는 “여성주의 시각이 소외와 차별, 억압과 폭력의 면모를 지각하고 표명할 수 있는 매개항으로서, 성차별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모순과 불합리에 주목하는 연대와 제휴의 장치라고 할 때, 한강의 소설은 여성주의 시각이 문학에 기대할 수 있는 바람직한 성취를 보여준다”고 했다. ■식물: 인간성에 대한 질문 한강 작가의 작품에서 ‘여성’과 ‘식물’은 같은 주제의식을 나타내는 장치다. 한강 작품들을 ‘에코페미니즘’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가 여럿 있다. 에코페미니즘이란 에코(eco)와 페미니즘(feminism)을 합친 개념으로, 자연과 여성이 똑같은 억압구조에 놓여 있다고 본다. “(<채식주의자>는) 서사를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의 대항 방법이 다분히 식물적 요소를 갖고 있다는 점은 에코페미니즘적 시각에서 볼 때 여성과 자연의 관계성에 기인한 바가 크다”, “한강의 소설은 남성 중심적 세계를 벗어나 꿈과 나무 되기라는 비현실적인 영역을 통해 또 다른 세계를 설정하여 타자화된 여성과 자연을 해방하고자 하는 시도”(김미연, <채식주의자>에 나타난 에코페미니즘 연구,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석사논문, 2020.07)라는 해석 등이 그렇다. 한강 작가는 <채식주의자>의 ‘작가의 말’에서 이 소설이 ‘내 여자의 열매’(1999)에서 출발했다고 밝힌다. 이 단편은 한 여자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식물이 되고, 함께 살던 남자는 그를 화분에 심는 이야기다. ‘식물적 주체성과 공동체적 상상력-<채식주의자>에서 <소년이 온다>까지, 한강 소설의 궤적과 의의’(신샛별 문학평론가, 창작과비평 제44권, 2016.06)란 제목의 문학비평에서는 “‘내 여자의 열매’에 기입돼 있는 식물성의 희구가 인간성에 내재한 동물성에 대한 폭로이자 저항”으로 평가돼왔으며 <채식주의자>가 일종의 반동물 소설로서 육식으로 상징되는 남성성 위주의 근대성에 대한 비판임을 상기한다. 한강의 소설에서 식물은 온갖 종류의 폭력을 감당해내고 마침내 다른 생으로의 길을 내는 존재로 자주 등장한다.- 신샛별, 위의 글 <소년이 온다>는 작가의 그 이전 작품과 결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신샛별은 두 작품이 “‘인간’과 ‘비(非)인간’ 혹은 ‘반(反)인간’의 경계를 흐리면서 인간이 얼마나 끔찍한 차별과 배제, 폭력과 학살 위에 제 입지를 다져왔는지를 보여”준다고 본다. 두 작품이 작가의 같은 주제의식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이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가장 관심을 받은 작품 중 하나다. 신샛별은 <채식주의자>에서 식물적 주체성의 핵심은 단지 채식(육식 거부)뿐만 아니라고 본다. “동물은 먹이가 될 다른 생명체를 찾아 이동할 수밖에 없지만 식물은 제자리에 머무른다는 점”과 “동물의 성장이 일정 기간 이루어지고 끝나는 데 반해 식물의 성장은 지속적인 자기 갱신을 통해 그보다 훨씬 긴 기간 동안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물성과 식물성의 구도를 짚어낸다. 신샛별은 “시간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는 망각의 회복력에 의존하지 않고, 삶의 갱신을 요청받는 바로 그 순간 정직하게 멈춰선” 영혜를 통해 식물적 주체성을 읽어낸다. 신샛별은 “이런 관점에서 <소년이 온다>는 돌출적인 작품이 아니라 <채식주의자>로부터 10년 동안 숙성된, 그야말로 ‘식물형 소설’에 가깝지 않은가”라고 쓴다. 그는 <소년이 온다>를 한 그루의 나무로 비유하면서 “어떤 근원적 폭력을 거대한 줄기로 이야기의 중심에 품고 있다”고 했다. <소년이 온다>에 등장하는 7명의 주인공이 모두 ‘1980년 5월 광주’라는 같은 시간을 살고 있으며 “그날의 죽음과 분리되지 못한 채 우울증적 상태를 살아가는 그들의 삶에서 시간은 모든 것을 잡아먹는 망각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14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한강 작가 책 <소년이 온다>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소년이 온다> 3장 ‘일곱개의 뺨’ 말미에 “소리 없이 입술을 움직이는 소년의 얼굴을 뚫어지게 응시한다”는 문장이 있다. 신샛별은 소년이 하려 했던 말과 그를 응시하는 눈을 두고 한강 작가의 관점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고 쓴다. 신샛별은 “그(한강)에 따르면 80년 광주는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처럼 권력욕에 미친 신군부세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의 장소, 즉 민주화의 성지로만 기억돼서는 안 된다. 그때 그곳은 인간의 존엄이 심문받는 법정이었고, 인간성의 가능성이 그 바닥부터 임계까지 실험된 장소”였기에 작품이 던진 질문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소년이 온다> 95쪽)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역사: 흐르지 않는 시간에 대해 ‘정지된 시간과 부서진 자의 파상력-한강의 <소년이 온다>(2014)와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을 중심으로’(우미영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부교수, 서강인문논총 50집, 2017.12)이란 제목의 논문은 2010년대 전반기 한국문학계에 <소년이 온다>를 비롯한 5·18 광주와 관련된 일련의 소설이 발표됐으며 “이러한 작업의 추동력은 2009년 용산참사와 관련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한강 작가는 <소년이 온다>의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에서 “2009년 1월 새벽, 용산에서 망루가 불타는 영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중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 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고 썼다. 우미영은 “작가가 역사를 체험하는 순간이며 미래로 진행하는 그의 시간이 정지하는 시간이었다. 이러한 각성의 순간을 통해 한강은 새로운 서사적 상상력을 전개했다”고 평한다. <소년이 온다> 1장 ‘어린 새’에 등장하는 동호는 ‘너’라는 2인칭으로 호명되며 결국 죽임을 당한다. 2장 ‘검은 숨’의 정대는 죽은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화자이다. ‘유령 인물’인 셈인데, 우미영은 이들이 “시간의 해방 공간에 존재”하면서 트라우마의 시간에 있다고 본다. 또 은숙, 선주, 진수 및 동호 어머니의 시간은 사후적 시간이지만 “현재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재구성된 ‘이후’의 시간이 아니”고 “되풀이되는 원의 시간”이라고 해설한다. 트라우마의 시간에서 현재와 과거는 없기 때문이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사건을 다룬다. 2023년 프랑스 메디치상 외국문학상, 2024년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을 받았다. 한강 작가는 수상 소식을 접한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방금 작가 자신을 알게 된 이들에게 권하는 책으로 <작별하지 않는다>를 꼽았다. 한강 작가 자신이 밝혔듯이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년이 온다>와 이어져 있다. 주인공 경하는 2014년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썼다. <소년이 온다>가 나온 때이다. ‘호모 메모리스(Homo Memoris)와 ‘공정’의 글쓰기-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2021)를 중심으로-’(김소륜 한국기술교육대 교양학부 대우교수, 이화어문논집 제59집, 2023.04) 논문은 “광주에서 벌어진 학살과 제주에서 발생한 폭력의 주체를 겹쳐놓음으로써,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제주라는 한정된 공간에 머물지 않음을 가시화한다”고 쓴다. “국가에 의해 기획된 폭력, 지배계급의 논리에 의해 자행한 잔혹한 학살은 ‘정의’ 실현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고” 있으며 또한 한반도 내에만 한정된 문제도 아니다. 주인공 인선이 만든 단편 영화는 베트남에 사는 한국군 성폭력 생존자 인터뷰를 담고 있다. 한강의 소설을 통해 언급되는 ‘제주 4·3사건’에 관한 서사화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기억을 소환하고 그것을 ‘위무’(慰撫)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분명한 가치를 획득한다.- 김소륜, 위의 글 김소륜은 “한강은 소설을 통해 ‘기억’해야 할 타자만이 아니라 ‘기억을 위한 과정’에 대해서 서사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소설 전반부에 앵무새를 구하기 위해 인선의 집을 찾아가는 경하의 여정을 ‘제주에 관한 기억을 복원하는 과정’의 은유라고 봤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인선의 어머니 정심은 제주 4·3사건에서 가족이 몰살당하는데, 오빠의 행적을 좇는 인물이다. 김소륜은 “정심이 단순한 학살의 피해자가 아닌, 해당 사건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존재로 위치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심이 마주했던 학살의 기억, 그녀의 내부에서 결코 ‘흐르지 않던 시간’은 결코 ‘작별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의 반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0월 1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한 시민이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꺼내고 있다. 한수빈 기자 김소륜은 “한강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이 겪은 부당한 학살과 유족들의 고통만이 아니다. 그것을 기억해야 하는 남은 자의 ‘책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해당 사건에 관한 소설을 쓰는 행위, 나아가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우리는 혐오로 얼룩진 역사를 마주하고, 아집으로 구축된 정의를 회복하기 위한 작업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했다. 한강 작가는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스웨덴 공영 SVT 방송(10월 13일 보도)과의 인터뷰에서 ‘끔찍한 역사적 사건에 직면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역사(history)를 통해, 말(words)을 통해 배울 기회가 많이 있었는데, 분명히 (그런 역사는) 반복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적어도 언젠가는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살인을 멈춰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배웠던 것들의 아주 분명한 결론”이라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2024.10.21 06:00
경제
한강변에 살면 윤석열 찍었다ㆍ부동산 계급투표 양상… 쫙 갈린 서울 지역 표심 이번 대선은 0.73%포인트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득표수로 따지면 불과 24만7077표다. 전통적인 강세 지역으로 여겨졌던 서울에서 31만766표 차이로 진 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겐 결정타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비롯해 종로·중구, 광진·동대문구, 양천·영등포구, 동작·강동구 등 14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은평·구로·서대문·도봉·강북·성북·노원·중랑·강서·금천·관악구 등 11곳에서 이겼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박영선 후보를 전 지역에서 앞선 것에 비하면 그나마 사정이 나아졌지만 2017년 대선과 2018년 서울시장선거에서 민주당이 전 지역을 석권했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싸늘하다고 봐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해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을 유도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사진은 3월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주변 아파트 단지의 모습 / 연합뉴스 특히 한강을 끼고 있는 자치구 중 강서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우세를 보인 게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강남구 압구정동은 1·2위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가 무려 70.6%에 달했다. 그 뒤를 이어 강남구 대치1동(63.8%p), 강남구 도곡2동(63.6%p), 서초구 반포2동(61.6%p) 순으로 득표차가 컸다. 부동산 가격이나 정책에 따라 살림살이가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후보에게 투표하는 걸 ‘부동산 계급투표’라고 부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대선은 전형적인 부동산 계급투표였다. 대선 당일 발표된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1주택자(46.5%)보다 전월세 거주자의 이재명 투표 비율(52.2%)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도 이번 대선이 부동산 계급투표였음을 방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주택자는 이재명에 투표 동 단위로 보면 계급투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윤 당선인은 강남(22개)·서초(18개)·송파(27개)의 전체 67개 동 중 송파구의 3개 동에서만 패했다. 삼전동과 마천1·2동으로, 모두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강남구에서도 원룸이 많고 외부 전입 인구 비율이 높은 논현1동(21.1%p)과 역삼1동(21.1%p)에서는 상대적으로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적었다. 유사한 경향은 서울 외에도 인천 송도와 광주 봉선동 등 일부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도 나타났다. 윤 당선인은 인천 전체에서 47.05%의 득표율로 이재명 후보에 1.96%p 밀렸지만 대규모 신축 아파트들이 많이 들어선 송도 신도시에서는 송도2동(15.6%p), 송도4동(13.9%p), 송도1동(11.2%p) 등에서 큰 격차를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광주에서도 윤 당선인은 겨우 12.72%를 득표하는 데 그쳤지만 고가 아파트가 많은 남구 봉선동(21.9%)과 동구 학동(19.3%)에서는 상대적으로 득표율이 높았다. 부동산 가격이 높은 지역에서 보수 진영 후보의 득표율이 높은 것은 과거에도 나타난 현상이다. 하지만 그 경향성이 시간이 흐를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3월 15일 부동산 6구(강남3구+마용성) 지역에서 아파트의 ㎡당 매매가와 국민의힘 계열 후보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2017년 대선에서 R제곱값(결정계수·종속변인과 독립변인 사이에 상관관계가 높을수록 1에 가깝다)은 0.46을 보인 후 2018년 지방선거에서 0.51, 2020년 총선에서 0.63으로 올랐고, 이번 대선에서는 0.68을 보였다. 보통 결정계수가 0.81 이상이면 설명력이 ‘매우 높다’고 보고, 0.49 이상이면 ‘높다’고 해석한다. 0.16 이상이면 상관관계가 있다고 본다. 부동산 10구(부동산 6구+광진·양천·영등포·동작)로 지역을 넓혀도 결정계수는 2017년 대선(0.45) 이후 줄곧 커졌고 이번 대선에서는 0.70을 보였다. 부동산 10구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결정계수가 큰 설명력을 보이지 않았지만 점차 그 값이 증가하는 추세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서울에서도 가장 강력한 변수는 여전히 지역구도지만 출신지를 알 수 없어 분석이 불가능하다. 다만 (분석할 수 있는 변수 중) 다른 지역과 달리 서울은 평균연령과 득표율의 상관관계가 거의 소멸한 대신 아파트 구도가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고, 특히 이번 대선에서 맹위를 떨쳤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맞물려 공시지가 현실화와 보유세와 종부세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민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도 “서울에서 이재명 후보가 격차를 크게 벌인 지역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서울 전역이 부동산과 관련해 상당히 편향적인 투표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에서 그 편향성이 특히 노골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부동산 계급투표의 경향이 처음 나타난 건 아니지만 이번에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서울이 지방에 비해 훨씬 여러 출신지 사람들이 모여 살고, 부동산 가격의 지역별 격차 또한 큰 곳이라 (부동산 계급투표의) 패턴이 더 뚜렷하게 드러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이번 대선 결과를 좁게 해석해 부동산 정책 실패를 원인으로 본다면, 틀린 해석이 될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자산이 있는 사람은 보수 진영 후보를 지지해온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조세저항 투표’ 서울의 경우 자가거주 비율이 43.5%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특히 강남구는 4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권의 높은 윤석열 당선인 득표율은 집주인의 표심만이 아니라 세입자의 표심까지 끌어들였다는 의미다. 세입자들이 유주택자들과 같은 방향으로 투표하는 건 일견 모순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준영 전문위원은 “강남권은 고가 전세에서 사는 고소득 전문직종 종사자들이 많다. 이들을 일반적인 세입자의 범주로 묶기엔 애매한 측면이 있다”며 “임대차 3법도 계약 갱신의 혜택을 고루 체감하기 전에 물량 부족 현상에 직면하면서 비싼 임차료를 내야 하는 불편함이 사회적으로 더 크게 인식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월세 거주자를 위한 임대차 3법이 세입자들의 표심을 잡기엔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부동산 가격대에 따라 선호 후보의 우위가 갈렸다는 점에서 부동산 계급투표라는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확히 말한다면 이번 대선은 ‘조세저항 투표’의 경향이 강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세부담이 커지자 이런 상황을 초래한 정부·여당을 심판해야겠다는 여론이 일었고, 이에 더해 큰 폭의 감세를 약속한 야당 후보가 반사 이익을 얻었다는 진단이다. 20대 대선일인 3월 9일 서울 강남구 삼성2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 차례를 기다리며 서 있다. / 연합뉴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산 가치가 아무리 올라도 결국 세금은 소득으로 내야 한다”면서 “선진국은 집값이 뛰면 세수가 몰려들지 않도록 세부담을 낮춰주는데 우리는 (미처 손쓸 틈도 없이) 짧은 기간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세론자인 우 교수는 “보유세 강화가 맞다고 보지만 지금처럼 세부담이 빠르고 급격하게 커진 건 문제였다”며 “서울에선 시민과 납세자들의 저항 분위기가 꽉 차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상승률과 2% 중 작은 것으로 세부담의 상승률을 제한하는 미 캘리포니아주처럼 최소한의 상한액을 정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가구가 아직 수십만원 수준으로 액수가 작다고는 하지만 서울 아파트 소유자의 거의 20%가 종부세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우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종부세의 납부 규모가 클수록 윤석열 당선인의 득표율이 높았다. 미래소득 감소할 수 있다는 위기감 작용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공시지가가 올랐고, 그에 따라 재산세도 올랐다. 재산세 증가율에 따른 윤석열 당선인의 득표율 변화도 조세저항 투표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2020~2021년 사이 재산세 증가율과 윤 당선인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면, 상관계수가 0.646으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 2019~2021년 사이의 재산세 증가율과의 상관관계는 0.587로 최근 2년 사이의 재산세 증가가 더 큰 영향을 줬음을 알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 이후 감세 기조를 정상화하겠다면서 소득세와 법인세를 올렸다. 부동산 보유세와 금융 관련 세제 또한 강화했다. 고소득 전문직,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대부분인 강남의 세입자들이 이런 ‘증세’의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선거를 계급투표로 본다면, 그 실체는 부동산 같은 재산보다 소득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김공회 경상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 과세나 소득세를 포함해 여러 세금은 기본적으로 어디에 매기더라도 결국 소득에서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부동산 계급투표를 한꺼풀 벗기고 들어가면 결국 부동산 가격보다는 소득과의 연관성이 더 크다는 명제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종부세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지난 몇년간 급등한 소유 부동산의 평가액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당장 만질 수 있는 돈은 아니다. 반면에 보유세 등은 지금 바로 주머니에서 빠져나가는 돈이다. 가진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과거보다 더 많이 내야 한다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고소득층의 세금 부담을 늘리겠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이었다. 결국 미래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더 크게 느낀 고소득자들의 윤석열 지지 현상이 강화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이 정권이 재생산될 경우 이들이 위협적이라고 느낄 만한 소지는 충분히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윤 당선인 지지층과 반대되는 쪽에서는 왜 계급투표를 하지 않았느냐가 앞으로 진보 진영의 과제로 남게 될 것으로 본다”면서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격의 정권 하에서 부자들이 계급성을 더 자각하기 쉽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치러질 6·1 지방선거에서도 이런 경향이 이어질까. 안원일 대표는 “이번 대선은 서울에서 4.83%p 차이가 나면서 사실상 승패가 갈렸다. 민주당으로선 계급구도가 심화된 서울의 패배가 가장 뼈아플 텐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이런 ‘아파트 구도’가 그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다소 주춤할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주영재 기자 2022.03.18 14:04
문화/생활
‘한강 멍때리기 대회’ 올해도 개최합니다서울 한강 잠수교에서 열린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들을 강아지가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조태형 기자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우승할 수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이색 대회이자 예술 작품인 ‘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오는 5월 11일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열린다. 총 80팀을 선발할 예정이며, 4월 18일부터 26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한강을 바라보며 복잡한 생각을 비워내고 마음의 평안을 찾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서울시가 5월 11일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개최할 ‘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를 모집한다. 지난해 ‘대회 10주년’을 기념해 참가 규모를 80팀으로 확대한 데 이어, 올해도 총 80팀(1팀당 최대 3명 참가)을 선발 예정이다. 멍때리기 대회란? 실제로 번아웃을 경험한 시각 예술가 웁쓰양의 ‘도시놀이개발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으로, ‘과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시간낭비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참여형 퍼포먼스 작품이다. ‘혼자만 멍때리는 것이 불안하다면 다 같이 모여서 하면 어떨까’라는 발상으로 시작됐으며 초경쟁 현대사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가치’를 일깨워 주고 있다. 이제 단순한 대회를 넘어 번아웃과 스트레스로 지친 우리에게 진정한 휴식과 여유를 제공하는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2023 한강 멍때리기 대회의 우승 트로피. 조태형 기자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4월 18일 오전 10시부터 26일 오후 12시까지 멍때리기 대회 공식 누리집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3천 팀을 초과하면 조기 마감된다. 최종 명단은 4월 28일 오전 10시 공식 누리집과 인스타그램에 공지되며 모든 참가자들에게 개별 통보된다. 선수는 신청 사유를 중점으로 검토하되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 직업의 사람들이 어우러지도록 선발할 예정이다. 대회 당일 결원이 생길 때에는 현장 신청으로 충원한다. 최종 선발된 참가자는 대회가 진행되는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대회 중에 선수들은 말을 할 수 없고 대신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4개의 카드를 제시해 물, 부채질 등 총 4가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색깔 카드는 ▴졸릴 때 마사지를 받는 ‘빨강 카드’ ▴목마를 때 물을 받는 ‘파랑 카드’ ▴더울 때 부채질 서비스를 받는 ‘노랑 카드’ ▴기권 및 기타 서비스 요청을 표현하는 ‘검정 카드’가 있다. 흰 가운을 입은 진행 요원은 각 카드의 색깔에 따라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멍때리기에 실패하면 ‘퇴장 카드’를 받고 전통 무관 복장을 한 심판관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대회 우승자는 ‘예술점수(현장 시민투표)’와 ‘기술점수(심박수 측정)’를 종합해 선정된다. 참가자들은 암밴드형 심박 측정기를 착용하고, 15분마다 측정된 심박수 그래프를 바탕으로 기술점수를 받게 된다. 또한, 현장에서 시민이 직접 투표해 예술점수를 매기고, 집계된 점수를 바탕으로 상위 10팀을 선정한다. 이 10팀 중 기술점수가 높은 순으로 최종 1, 2, 3등과 특별상 수상자를 결정한다. 1등에게는 트로피와 상장, 2~3등에게는 상장을 수여한다. 참가선수 전원에게도 ‘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 참가인증서를 수여할 예정이다. 대회 이후에는 한강의 아름다운 노을을 배경으로 ‘한강쉼표 명상’을 운영한다. 오후 7시부터 40분간 요가, 아로마테라피 체험과 싱잉볼 명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총 5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사전신청은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공식 누리집을 통해 하면 된다.
이유진 기자 2025.04.18 10:55
문화/생활
‘지식채널e’가 들여다본 노벨문학상 한강의 세계EBS <지식채널e>가 한강이 걸어온 창작의 길을 되짚는다. EBS 제공 10월 10일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서점으로 달려 나온 시민들의 모습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사는 일이 바빠 책 읽기와 멀어졌던 사람들, 이전에는 관심 없었던 이들까지 한동안 뉴스를 보며 한강의 글과 말, 노래를 찾아보는 ‘한강 앓이’ 현상마저 생겨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독서 붐이 일 것이라는 전망도 솔솔 나온다. 세계의 독자들에게 감동을 준 ‘한강의 언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한강이 어릴 적 우연히 아버지의 책장에서 펼쳐본 광주민주화운동 사진집은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을 것이다. 작가는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이 순간에 관해 ‘거기 있는지도 미처 모르고 있었던 내 안의 연한 부분이 소리 없이 깨어졌다’고 회상한다. 어린 한강의 심장 속에서 피어난 끝없는 질문들이 소설이 되었고, 작가는 묵묵히 걸어 잔혹한 세상의 진실을 마주하는 곳까지 다다른다. 어떤 힘은 아무리 막으려 해도 거스를 수 없다고, 그러니 사력을 다해 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한강의 언어. 작가 한강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작가의 경이로운 세계를 알아본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세계를 알아보는 <지식채널e> ‘미지의 당신들에게’ 편은 10월 24일 (목) 밤 12시 55분 EBS 1TV에서 방송되며, E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이유진 기자 2024.10.22 11:26
레저/여행
한강이 쏘아 올린 ‘독서 열풍’…서울 야외 도서관 확대된다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 요즘이다. 잊고 살았던 독서 삼매경에 빠지고 싶다면? 서울 도심 4개 자치구에 설치된 ‘서울 야외 도서관’을 이용해 가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올가을부터는 서울광장?광화문광장?청계천에서 열리는 ‘서울야외도서관’을 서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시는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밀리언셀러 정책 ‘서울야외도서관’을 11월 초까지 4개 자치구에서 확대 개최한다. 서울야외도서관이 운영되는 곳은 성북구(동북권), 송파구(동남권), 서대문구(서북권), 구로구(서남권) 총 4곳이며 목~일요일 중 열린다. ‘서울야외도서관’은 탁 트인 실외에서 책과 문화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친환경 도서관이다. 이번 자치구 야외도서관은 구별 대표공간에서 운영되며, 기존 도심과 동일하게 별도의 대출·반납 절차 없이 현장에서 자유롭게 책을 야외 서가에서 뽑아서 읽고 다시 꽂아두면 된다.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성북 오는 18일부터 11월 3일까지 오동근린공원에서 총 8회 진행된다. 야외도서관 외에도 오동숲속도서관 회랑 등에서 가족 대상 숲과 꿀벌체험, 숲속 음악회, 페이스페인팅 등 체험활동도 마련된다. 공간은 특화된 기능별 5개 구역인 책담(소나무숲 서재), 빛담(상상가득 마당), 해담(볕 좋은 회랑), 소담·별방울길(온가족 놀이터), 마음 숲(숲속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성북의 시인 신경림 특별전,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특별전, 성북구립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1,000선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송파 이달 18일부터 11월 2일까지 총 8회 석촌호수 서호수변 무대, 가락누리공원, 아시아공원에서 순회 개최된다. 각 장소별 테마로 석촌호수 책마당-여행·에세이, 가락누리공원 책놀이터-동화·그림책, 아시아공원 책광장-문학·시가 큐레이션된다. 각 공간에는 빈백·캠핑의자, 어린이 창의 놀이터(키즈존), 포토존을 비치하고, 청년 예술가의 낭만 버스킹, 버블&매직쇼 등 공연과 태극기 만들기·컬러 드로잉 엽서 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서울야외도서관은 탁 트인 실외에서 책과 문화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도서관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는 시민들.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서대문 지난 9일 한글날 시범 개최됐으며, 11월 3일까지 토~일요일 총 7회 열린다. 독립문, 독립공원, 홍제폭포마당 등에서 팝업존, 빅블럭존, 레고, 보드게임 체험 이벤트 등 가족 단위 문화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서가 13개에 주제별 도서 3,000권을 비치하고, 빈백·캠핑의자, 북텐트, 키즈카페가 준비된다.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구로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26일까지 토~일요일 총 8회 안양천 스마트정원에서 빛·꽃·책이 있는 야외도서관이 진행된다. 올해 구로구민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자연, 가을 시, 여행‧캠핑, 모험을 주제로 선정하여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읽을 수 있는 도서 2000여 권의 도서로 운영된다. 빈백‧캠핑의자, 북텐트가 비치되며, 키즈카페도 운영한다. 음악공연 및 마술 퍼포먼스, 인형극, 페이스페인팅 등도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영유아·어린이를 위한 도서 비치와 함께 놀이공간 마련, 맞춤형 문화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 ‘책 읽는 키즈카페’도 운영해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공간 구성, 큐레이션, 문화프로그램 기획 등은 자치구별 특색을 살리도록 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자치구별 서울야외도서관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각 자치구(성북, 송파, 서대문, 구로) 누리집과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유진 기자 2024.10.16 11:02
화제
전 세계 해산물 요리 한강에 모였다…시푸드 와인바 ‘무드앵커’ 오픈무드앵커 시그니처 플래터 세트. 아영FBC제공 한강의 대표적 명소 세빛섬에 해산물과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컨템퍼러리 레스토랑 ‘무드앵커(MOOD ANCHOR)’가 문을 열었다. 무드앵커는 세계 각국의 해산물 요리를 서울 한강에서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각국 현지 조리법으로 바다의 풍미를 재현함과 동시에 무드앵커의 슬로건처럼 ‘눈부신 한강의 경치 속에서 세계를 여행하듯’ 완벽한 정찬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무드앵커에서는 한국은 물론, 일본, 태국,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부터 미국, 아르헨티나까지 다양한 국가의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무드앵커 시그니처 플래터’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독특한 해산물 요리로 구성된 메뉴. 직접 수족관에서 관리하는 신선한 회와 홍콩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한 소프트 셸 크랩 등이 포함됐다. 이번 무드앵커 그랜드 오픈을 기념해 ‘골든블루 마리나 콜라보 요트 투어’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요트 투어와 함께 2인 커플세트 식사, 와인 3종 페어링, 공연 관람이 포함됐다. 요트 투어 시간은 7시와 8시로 두 타임이며 선셋을 바라보며 와인과 식사를 즐기고 싶은 고객들을 위한 케이터링 서비스도 판매 중이다. 가격은 2인 요트 투어 기준 10만원대이며 캐치테이블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무드앵커 로고. 아영FBC제공 무드앵커는 세빛섬 중 강변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솔빛섬’ 2층에 위치해 복잡한 서울 시내를 벗어나 한강의 여유를 만끽하기에 좋다. 규모는 약 120평으로 총 80명까지 동시 입장이 가능하며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운영한다. 와인과 음식뿐만 아니라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라이브 공연도 진행된다. 무드앵커를 운영하는 아영FBC는 현재 8개 F&B(식음) 직영매장(무드앵커, 무드서울, 사브서울, 모와, 클럽 코라빈, 르몽뒤뱅, 이들스, E.O.D 펍앤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무드앵커를 포함한 F&B 매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와인나라 온라인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 채널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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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연 기자 2024.09.05 1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