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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년 고통 끝에… 셀틱, 아동 성폭력 집단소송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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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고통 끝에… 셀틱, 아동 성폭력 집단소송 합의

      셀틱 소년팬. 게티이미지 스코틀랜드 명문 축구 클럽 셀틱FC와 셀틱 보이스 클럽(Celtic Boys Club)에서 발생한 아동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이 약 8년에 걸친 법적 싸움 끝에 구단과 민사상 합의에 도달했다. 스코틀랜드 사법 역사상 드물게 시행된 집단소송의 결과다. 피해자들을 대리한 톰프슨스 변호사 사무소는 최근 셀틱과 7자리 수(한화 수십억 원 규모) 합의금에 도달했다고 8일 디애슬레틱을 통해 밝혔다. 이번 소송에는 총 28명이 참여했으며, 그 중 22명에 대한 보상이 이뤄졌다. 나머지 피해자들과의 합의도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는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뤄졌지만, 셀틱 구단은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깊은 동정을 표하며, 이 합의가 어느 정도의 치유가 되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구단의 조기 대응 실패가 오히려 상처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로라 코너는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때 사과와 신속한 합의가 있었다면 피해자들이 겪은 정신적 상처는 훨씬 덜했을 것”이라며 “수십 년 간 침묵해온 구단의 태도가 고통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사건 핵심 인물은 셀틱 보이스 클럽을 1966년 창립한 짐 토벳이다. 그는 1998년 첫 실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2018년과 2023년에도 추가 아동 성폭력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토벳 외에도 클럽 코치였던 프랭크 케어니 등 총 9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케어니는 1998년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018년 다시 기소돼 8명의 피해자에 대한 혐의가 인정됐다. 셀틱 구단은 오랜 기간 보이스 클럽과 자신들의 법적 연관성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셀틱 보이스 클럽은 수십 년간 셀틱 1군팀에 선수를 공급한 유소년 육성기관이었다”며 “양자 간 긴밀한 조직적 연결이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집단소송이 가능해진 건 2017년 스코틀랜드 의회가 제정한 ‘아동학대 청구 시효 폐지법(CALA)’ 덕분이다. 이후 법원은 2022년 피해자 22명이 단일 소송으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번 합의는 셀틱 측의 책임 인정 없이 마무리됐지만, 피해자들과 대리인 측은 “경제적 보상보다는, 구단이 드디어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다”고 밝혔다. 디애슬레틱은 “이런 상처를 공개 증언으로 마주한 피해자들의 용기야말로 진정한 정의의 출발점”이라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스코틀랜드 축구계 전반에 걸친 과거 아동학대 사건들에 대한 재조명과 사과, 시스템 개선 논의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2025.04.08 07:50

    • 오타니·소토·사사키 다 놓쳤던 토론토, 블게주만큼은 지켰다···“14년 7325억원 장기 계약 합의”, 실제 가치로 소토 이은 역대 2위

      야구

      오타니·소토·사사키 다 놓쳤던 토론토, 블게주만큼은 지켰다···“14년 7325억원 장기 계약 합의”, 실제 가치로 소토 이은 역대 2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6)는 결국 토론토를 떠나지 않는다. MLB닷컴과 ESPN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7일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게레로 주니어와 14년 5억 달러(약 7325억원)에 달하는 장기 계약에 합의했다”며 “신체검사를 통과하면 구단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4년 5억 달러는 총액 기준으로 메이저리그(MLB)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의 계약이다. 후안 소토가 15년 7억6500만 달러(약 1조1208억원)에 뉴욕 메츠와 지난해 12월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하며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오타니 쇼헤이는 2023년 12월에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1조25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경우 계약 금액의 97%에 달하는 6억8000만 달러를 계약 종료 후인 10년 뒤에 수령하는 지급 유예(디퍼) 계약을 했다. 현지 언론은 “디퍼 조항 때문에 오타니 계약의 실제 가치는 약 4억6100만 달러(약 6752억원)로 내려간다”며 “게레로 주니어가 맺은 계약의 실제 가치는 소토 다음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으로 게레로 주니어는 조지 스프링어의 토론토 구단 종전 최대 규모 계약(6년 1억5000만 달러)을 3배 이상 넘어섰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AFP연합뉴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난 게레로 주니어는 2019년 토론토에서 에 데뷔했고 7일 현재 MLB 통산 8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160홈런, 5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0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타율 0.311, 48홈런, 111타점의 엄청난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괴수’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로 데뷔 때부터 주목받았던 그는 2020~2023년 토론토에서 함께 뛰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게레로 주니어의 연장 계약 여부는 올해 초 토론토 구단의 주요 화두였다. 게레로 주니어는 지난 2월19일을 연장 계약 협상 마감 시한으로 정했고, 그날 “구단이 내가 원하는 수준의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다”라고 ‘결렬’을 선언했다. 하지만 토론토 구단은 “게레로와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고 게레로 주니어도 “완전히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시 협상 창구를 열었다. 결국 토론토는 디퍼 조항이 없는 계약을 제시하며 게레로 주니어와의 협상을 마쳤다. 앞서 오타니, 소토, 사사키 로키(LA 다저스) 영입전에 뛰어들었다가 빈손으로 돌아섰던 토론토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게레로 주니어만큼은 진심을 다한 끝에 놓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A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2025.04.07 19:22

    • 게레로 주니어, 토론토와 14년 총액 5억달러 계약 합의…총액 기준 역대 3번째로 큰 규모

      야구

      게레로 주니어, 토론토와 14년 총액 5억달러 계약 합의…총액 기준 역대 3번째로 큰 규모

      토론토 게레로 주니어.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의 ‘간판스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6)가 구단과 초대형 계약에 합의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MLB닷컴과 AP통신 등은 7일 “게레로 주니어와 토론토가 2026년부터 14년간 총액 5억달러(약 7천326억원) 계약에 합의했다”며 “아직 구단 공식 발표 전이며, 신체검사를 남겨뒀다”고 전했다. MLB닷컴은 “이 계약은 토론토 역사상 최대 규모로 조지 스프링어의 6년 1억5000만달러 계약을 압도적으로 뛰어넘었다”고 부연했다. 리그 전체로도 손꼽히는 규모다. 14년 5억달러는 총액 기준 뉴욕 메츠의 후안 소토(15년 7억6500만달러)와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10년 7억달러)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큰 규모의 계약이다. 다만 게레로의 경우 지급 유예(디퍼) 조항이 없어 실제 계약 가치는 오타니보다 높을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MLB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인 게레로 주니어는 2019년 빅리그에 데뷔해 올해 7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현재까지 통산 타율 0.287, 160홈런, 511타점, OPS 0.860의 성적을 거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게레로 주니어는 FA 선언 대신 구단의 초대형 연장 계약 제안을 받아들였다. MLB닷컴은 “이제 토론토 구단의 미래는 게레로와 영원히 맞물려 있다”고 이번 계약을 평가했다.

      배재흥 기자 2025.04.07 16:25

    • 서예지 악플러, 잡고 보니 전 스태프였다 “선처·합의 없이 대응할 것”

      연예

      서예지 악플러, 잡고 보니 전 스태프였다 “선처·합의 없이 대응할 것”

      배우 서예지. 사진 스포츠경향DB 배우 서예지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악플러가 잡고 보니 함께 일했던 스태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예지의 소속사 써브라임은 지난 3일 공식 입장을 내고 “최근 서예지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했던 전 스태프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알렸다. 앞서 서예지 측은 악성 게시물과 댓글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고, 지난 1월 서울 강남경찰서에 악플러 130여 명에 대한 1차 고소장을 냈다. 수사 결과 악플러 중에서는 그의 전 스태프도 있었다. 써브라임은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피고소인들에 대해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소속 배우에 대한 모든 범죄 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써브라임은 “어떠한 경우에도 선처나 합의 없이 단호하게 대응해 소속 아티스트의 권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예지는 2021년 당시 교제하던 배우 김정현을 가스라이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각종 루머와 악성댓글에 시달렸다. 최근에는 전 소속사인 골드메달리스트 대표이자 배우 김수현의 이종사촌 형으로 알려진 이로베씨와 관련한 루머에 휘말렸다. 양다리 의혹에 서예지는 댓글을 통해 “이제 좀 그만했으면”이라며 “저는 그(김수현)와 그의 형(이로베)이랑 아예 관계가 없다. 이걸 왜 해명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좀 많이 답답하다”고 적기도 했다.

      하경헌 기자 2025.04.04 10:49

  • 주간경향

    • 삼성전자 노사, 임금 5.1% 인상 잠정 합의···자사주 30주 지급

      경제

      삼성전자 노사, 임금 5.1% 인상 잠정 합의···자사주 30주 지급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평균 임금인상률 5.1% 등을 골자로 하는 2025년 임금·단체협약에 24일 잠정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평균 임금인상률을 5.1%(기본인상률 3.0%, 성과인상률 2.1%)로 하고, 자사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넷몰 200만 포인트와 자사주 30주(약 170만원)를 전 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연도별 평균 임금인상률은 2023년은 4.1%, 2024년과 2025년은 동일하게 5.1%다. 2023년, 2024년 임금인상률은 재작년과 작년 삼성전자와 노사협의회가 합의한 것으로, 현재 전삼노 조합원 가운데 소수의 인원만이 적용받지 않은 상태다. 향후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해당 인원들 역시 2023·2024년 평균 임금인상률이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 17일 기준 3만6558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12만5000명)의 30% 수준이다. 또 노사는 성과급 제도 개선을 위해 노사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반기별로 개선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20일 근무 시 25만원을 지급하는 교대근무 수당 제도를 신설하고, 고정시간외수당의 경우 기존 16.5시간에서 14시간으로 축소했다. 이를 통해 통상임금 상승효과도 갖게 됐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노조는 이번 합의로 3년치(2023·2024·2025년) 임금협약을 완료했다. 단체교섭도 이번 임금교섭과 병행해 마무리했다. 전삼노는 다음달 5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주영 기자 2025.02.24 16:50

    • 한덕수 “여야 합의까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정치

      한덕수 “여야 합의까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12월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12월 26일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은 나라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전념하되,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만약 불가피하게 이런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 헌정사에서 단 한 번도 깨진 적 없는 관례”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역시 헌재의 탄핵 심판 결정에 영향을 주는 임명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헌재 결정 전에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았고, 헌재 결정이 나온 뒤 임명했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처럼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 권한을 행사하기에 앞서 여야가 합의하는 과정이 꼭 필요한 이유는 법리 해석이 엇갈리고 분열과 갈등이 극심하지만, 시간을 들여 사법적 판단을 기다릴만한 여유가 없을 때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진수 기자 2024.12.26 14:34

    • 여야, 구하라법·간호법 등 신속 처리 합의

      정치

      여야, 구하라법·간호법 등 신속 처리 합의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8월 8일 국회 운영위 소회의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달 임시국회에서 일명 ‘구하라법’과 간호법 등 비쟁점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 배준영·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8일 국회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배 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8월 중 얼마 남지 않은 본회의 중에서라도 쟁점이 없는, 꼭 필요한 민생법은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구하라법’이나 간호법의 경우 지금 국민의힘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런 것은 충분히 여야 합의 처리 할 수 있다”며 “전세사기특별법은 조금 쟁점이 남은 게 있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구하라법’은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에 대해 상속권을 배제하는 민법 개정안이다. 간호법 제정안에는 진료지원(PA) 간호사 법제화가 담겼다. ‘여야정 민생 협의체(협의기구)’ 구성에 대해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배 수석부대표는 “여야정 협의체 관련된 것은 조금 이견은 있지만 좀 더 숙의하고 협의해나가는 과정을 거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전제조건은 역시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모든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그런 모습만 있을 때 과연 여야가 발전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왼쪽)이 지난 8월 7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8월 7일 국민의힘 김상훈,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첫 정책위의장 회담을 열어 여야 간 견해차가 크지 않은 민생 법안은 신속히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김 의장은 “민주당에서 당론 발의한 50여개 법안을 살펴보니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법안이 눈에 들어왔다”며 “범죄피해자 보호법, ‘구하라법’, 산업 직접 활성화 및 공장 설립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등을 같이 논의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진 의장은 “국민의힘에서 중점 추진하겠다고 당론 채택한 법안을 보니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도 꽤 있다”며 “이런 법안은 여야가 속도 내서 빨리 입법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진수 기자 2024.08.08 13:54

    • “진실 알고 싶은데…보상 합의만 재촉하는 아리셀에 참담”

      사회

      “진실 알고 싶은데…보상 합의만 재촉하는 아리셀에 참담”

      아리셀 참사 40여일…한국의 혐오·차별과 싸우는 유족대표 인터뷰 “빨리 끝내라” 일부 닦달엔 “한국 사람과 똑같은 사람으로 봐달라”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의 김태윤 공동대표(가운데)와 이번 참사로 딸을 잃은 이순희씨(오른쪽), 처조카를 잃은 공민규씨가 지난 7월 29일 경기도 화성시 모두누림센터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아리셀 희생자 지원 그만, 행정 정상화”,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시민들은 화성시청을 이용하고 싶다”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참사 유족들이 지난 7월 25일 마주한 피켓 문구다. 유족들은 희생자 분향소가 있는 화성시청 앞에 모여 있다가 20여명의 화성시 통장·이장협의회와 맞닥뜨렸다. “우리는 (화성시의) 업무를 방해한 적이 없다”, “아직 진상규명도 안 됐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 유족의 울분이 쏟아지자 “세금 축내지 말고 나가라”고 대꾸하는 이도 있었다. 유족 중 누군가는 피켓을 찢었고, 통장·이장들 중 누군가는 찢어진 피켓을 유족 머리 위로 던졌다. 아리셀 화재참사로 딸을 잃은 재외동포 이순희씨도 이 자리에 있었다. “제가 막 소리쳤어요. 한국 법, 한국말 모르는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달라고요. 아무도 말을 안 해요. 우리도 몸에 피가 흐르는 사람이에요. 한국인과 똑같은 사람이라고요.” 지난 6월 24일 발생한 아리셀 화재참사에서는 노동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23명 중 18명은 이주노동자다. 저임금 이주노동자에게 위험 업무를 떠넘기면서도 안전관리엔 손을 놓은 한국 산업현장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참사였다. 참사 직후엔 애도와 사죄, 반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리셀은 기자회견을 열어 “유족에게 진심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주노동자 산업안전 실태를 파악해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경기도는 참사 원인부터 대처까지 모든 과정을 담아 백서를 만들겠다고 했다. 화성시는 유족 체류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 달 넘게 지나는 동안 부끄러움은 증발했다. 유족들은 가족이 왜, 어떻게 죽었는지를 알고 싶은데 아리셀은 “신속 합의하면 5000만원을 더 주겠다”며 노골적으로 보상 합의를 재촉한다. 이들은 ‘박순관 대표이사 등의 형사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처벌불원서까지 요구한다. 사측의 비인간적 태도와 한국사회에 만연한 이주민 차별·혐오 정서는 무관치 않을 것이다. 아리셀 화재참사를 다룬 보도엔 ‘중국인에게 세금 낭비 반대’, ‘빨리 장례 치르고 끝내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유족에게 지원된 긴급생계비·숙박비 등은 지자체가 가해 기업에 구상권을 행사해 모두 회수할 텐데도 일부 언론은 이 사실을 감추고 ‘눈먼 돈 논란’을 제기해 혐오를 부채질했다. 위험이 이주노동자에게 전가된 구조를 파헤쳐 성찰해야 할 시간에 한국사회는 아리셀 유족들에게 ‘빨리 끝내라’는 닦달을 하는 셈이다. 화성시 통리장협의회가 아리셀 화재참사 분향소가 위치한 화성시청 앞에서 ‘희생자 지원 그만’ 등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 제공 지금 아리셀 참사 유족은 어떤 일을 겪고 있을까. 기자는 지난 7월 29일 화성시 모두누림센터에서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 김태윤 공동대표를 만났다. 지역언론 ‘충북인뉴스’의 대표인 김태윤씨는 아리셀 참사로 남편을 잃은 소속 기자를 돕다가 가족협의회 일원이 됐다. 유족 대표 3인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아 대외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엔 아리셀 화재참사로 딸을 잃은 이순희씨, 처조카를 잃은 공민규씨가 함께해 각자의 경험을 보탰다. -참사 직후 사측인 아리셀은 ‘사고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등 후속 조치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측과 유족 간 대화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김태윤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와 사측 간 대화는 지난 7월 5일 30분 만에 파한 첫 교섭 이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족들이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가족이 왜 죽었는지를 제대로 아는 것이다. 1차 교섭 때 가족협의회는 참사의 핵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요구했다. 희생자들의 근로계약서를 비롯해 업무 형태·범위, 고용 형태에 관한 자료, 안전교육 관련 자료 등이다. 제조업에서 법으로 금지된 ‘파견’ 형식으로 노동자들을 공급받아 안전교육 없이 위험한 일을 맡긴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기초 자료들이었고, 유족들은 이런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 그러나 아리셀은 첫 교섭 이후 가족협의회와는 연락을 끊고 유족 개개인들에게 ‘보상 합의안’ 문자를 보내왔다. 참사의 진실을 얘기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느껴졌다.” -어떤 내용의 문자였나. 김태윤 “‘아리셀 화재 사고 보상 관련 사측 합의 제시안’이라는 제목의 문서로, 얼만큼의 합의금을 주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희생자 중 재외동포(F-4) 비자 소지자가 11명으로 가장 많은데, 문자엔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은 단순 노무 행위를 할 수 없으며 단순 노무 행위를 한 경우 강제퇴거 대상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있다. 희생자가 살아 있을 경우 한국에 체류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을 줄이기 위해 넣은 것으로 보인다. 자기들이 일을 시켜놓고 이제 와 불법 운운하고 있다. ‘7월 19일까지 합의하면 추가로 5000만원을 더 주겠다’고 흥정하는 내용도 있고, 한국인 직원 유족에게 ‘길림성 제조공 평균임금으로 손해배상금을 산정하겠다’는 제시안을 보낼 만큼 성의도 없다. 지난 7월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유족들은 진실규명이 되기 전에는 보상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다는 입장’임을 밝히고, ‘유족 개별 접촉을 중단하고 대표단(가족협의회)과의 교섭에 임하라’고 사측에 공개 요구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답이 없다.”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에 따르면 아리셀은 진상규명을 위한 교섭은 피하면서 개별유족들에게 보상 합의안 문서를 문자를 보내고 있다. 어느 유족에게 전달된 사측의 합의안 일부.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 제공 아리셀이 유족들에게 개별적으로 보낸 보상안 내용의 일부. 유족 개별접촉 시도를 중단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교섭에 나서라는 것이 유족들의 입장이다.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 제공 참사 발생 시점으로 돌아가 보자.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보면, 불꽃은 아리셀 공장 3동 2층의 리튬배터리 상자 한곳에서 시작됐다. 연기가 피어오르자 노동자들은 배터리 상자를 맨손으로 옮기고 분말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시도했다. 그러는 사이 몇 차례 작은 폭발이 이어졌고, 연기는 점차 커져 이내 작업장을 가득 메웠다. 첫 발화 후 42초 만이었다. 그 후 3만5000개의 배터리가 연쇄 폭발하면서 공장 일대에선 전쟁이 난 것 같은 굉음이 계속됐다고 한다. 불은 22시간 만에 꺼졌다. 희생자들의 시신은 대부분 출구 반대편 막다른 곳에서 발견됐다.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참사 당시 직원들이 분말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끄려는 모습이 공장 내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중앙긴급구조통제단 제공 이날 인터뷰에 함께한 고 김재형씨의 고모부 공민규씨는 참사 당일 뉴스를 통해 이 영상을 봤다. “‘왜들 저러고 있어. 그 시간에 도망가면 되는데’ 했죠. 며칠 후 중국동포인 처남에게 연락이 와서 우리 가족의 일인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희생자들이 왜 대피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사측으로부터 들은 게 없어요. 그들이 나오지 못한 이유를 유족들은 아직도 모릅니다.” 희생자들의 안전을 책임졌어야 할 ‘사용자’는 누구이며, 왜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나. 참사 초기부터 제기된 의문에 대한 답변은 회피한 채 보상 합의를 재촉하는 아리셀 태도에 유족은 “참담하다”고 했다. 이순희씨는 말했다. “(재외동포 비자는) 강제 출국 대상이라는 문자,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요. 박순관(아리셀 대표이사)한테 얘기하고 싶어요. 합의안에 나와 있는 그 돈 내가 당신에게 줄 테니까 내 딸 내놓으라고….” -아리셀은 참사 직후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깊이 사죄한다’고 했다. 이후 유족과의 대화에선 태도가 어땠나. 김태윤 “우리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 그 시작은 자신들의 잘못부터 인정하는 것이다. 아리셀은 첫 교섭에서 유족들에게 ‘메이셀과 도급계약을 했기 때문에 그 인력(희생자들)을 모른다고 했다. 메이셀은 참사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력만 공급했지 아리셀과 도급 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고 했다. 누구 말이 맞나. 아리셀 노동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업무지시는 아리셀이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법으로 허용된 도급(일정한 업무 전체를 하청업체에 발주하는 것으로 노동자 업무지시는 하청업체가 해야 한다)이 아니라 불법 파견으로 인력 공급만 받아온 것이다. 즉 ‘실제 사용자’는 아리셀이다. 그런데도 아리셀은 개별 보상 합의안 등에 ‘메이셀 ○○○(희생자 이름)’이라는 표현을 슬쩍 끼워 넣어 희생자들이 메이셀 직원인 것처럼 문서를 만들어 문자로 보내고 있다. ‘도급계약을 했기 때문에 모른다’고 발뺌하고 싶은데 관련 자료가 없으니까 이런 식으로라도 뒤늦게 자료를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 이건 ‘증거조작’ 아닌가.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와 그의 아들 박중언 본부장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본다.”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이사가 지난 6월 25일 화재참사 현장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메이셀은 인력공급을 맡았던 것으로 보이는 아리셀의 하청업체다.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메이셀에 넘기려는 것으로 보나. 김태윤 “그렇다. 아리셀은 일부 유족에게 합의를 종용하면서 처벌불원서에도 서명하라고 했다. 그들이 제시한 처벌불원서엔 아리셀 대표이사와 본부장인 박순관, 박중언 등 여러 이름이 나열돼 있고, ‘유족은 이들의 형사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쓰여 있다. 그러고는 맨 끝에 이렇게 덧붙여져 있다. ‘단 메이셀, 한신다이아(메이셀의 전신) 대표이사와 임직원은 (처벌불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법적 책임을 지울 대상이 필요하니까 (서명을 요구한 처벌불원서에서 그들을) 제외한 것으로 본다.” 아리셀이 일부 유족에게 사인을 요구한 처벌불원서. 아리셀 대표이사와 본부장인 박순관, 박중언 등 이름이 나열돼 있고, ‘유족은 이들의 형사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쓰여 있다. 아리셀 산재피해 가족협의회 제공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참사 발생 32일 만인 지난 7월 25일 처음으로 고용노동부 아리셀 수사전담팀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같은 날 그의 아들 박중언 본부장 역시 처음으로 경찰 조사에 임했다. 두 사람은 각각 중대재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노동부·경찰에 입건돼 있다. 세월호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태원 참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의 재난참사에서 피해자와 유족들은 늘 언론보도를 통해서야 수습과 조사·수사 과정을 알게 됐다. 아리셀 참사에서도 이런 행태는 반복되고 있다. 김 대표는 “유족 상대로 한 브리핑은 지난 7월 8일 단 한 차례뿐이었다. 이후에는 노동부 지청장 등의 면담 자리에서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묻곤 했는데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했다. 그나마 한차례 이뤄졌던 경찰의 브리핑마저 유족에겐 ‘상처’였다. 참사 이전에 일어났던 아리셀 내 4차례의 화재 사고의 시점 등에 대해 경찰은 유족 브리핑에선 답하지 않았으나 같은 날 언론 상대 브리핑에서는 구체적으로 답했다. 유해정 재난피해자권리센터장은 “재난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정부와 수사기관은 ‘정보를 언제 제공할지는 우리가 선택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고, 이것은 유족과 피해자의 알권리, 의견을 피력할 권리의 침해로 이어졌다”면서 “신속하고 정기적인 수사·조사 브리핑은 유족의 권리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4일 화성시청에서 열린 아리셀 화재참사 희생자 위패식 중 유족이 엎드려 울고 있다. 한수빈 기자 -얼마 전 ‘아리셀 희생자 지원 중단’ 등의 피켓을 든 화성시 통장, 이장들과 마주했다. 김태윤 “사실 통합지원센터, 심리치료 지원, 법률지원, 공무원과 유족·피해자의 1:1 매칭 등 모두 의미가 없으니 안 해도 된다는 의사를 화성시, 경기도에 전달했다. 유족들은 ‘가족이 왜 죽었는지를 알고 싶다’고 얘기하는데 지자체 변호사·노무사, 공무원들은 산재 처리와 장례절차 안내만 반복하더라. 참사 발생 이튿날 첫 심리상담이 있었는데 ‘뭐가 제일 힘드냐’는 질문부터 나와 유족들의 말문이 막혀버렸다. 진상규명이 우선인 상황엔 맞지 않는 지원들은 굳이 할 필요 없다는 게 우리 입장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일을 겪은 것이 더욱더 답답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유족에게 다양한 지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족을 빨리 정리해 버리려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긴급생계비 지원(경기도는 가해 기업에 구상권을 행사해 지원금을 모두 받아낸다)을 안내하면서 분향소의 지하 2층 이전 동의 서류도 함께 나눠주는 식이다. 유족들에겐 이런 메시지로 다가온다. ‘우리는 충분히 시혜를 베풀었으니까 장례 빨리 치르고 나가.’ 진상이 밝혀진 게 없는데 어떻게 나가냐는 유족의 외침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김 대표는 충북인뉴스 대표로 유족이 된 소속 기자를 돕다가 가족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김태윤 “충북인뉴스도 참사를 여러 차례 보도해 왔지만 진짜 남의 일인 줄 알았다. 처음에는 동료 홀로 둘 수 없다는 생각에 이곳에 왔다. 그런데 사측이나 영사관 등이 한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 유족들을 상대로 빨리 합의를 끌어내 끝내려 하는 것을 지켜보고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 참사 직후엔 보상금 수수료를 노린 브로커도 많았다. 처음엔 ‘우리가 널 어떻게 믿냐’는 얘기도 들었지만, 한 달 넘게 아픔을 함께하다 보니 저 혼자 떠날 수 없게 됐다. 진상규명 등이 제대로 매듭지어질 때까지 유족들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7월 1일 경기 화성시청 추모분향소 앞에서 열린 첫 시민추모제에서 한 유족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문제원 기자 -화성 아리셀 참사를 추모하고픈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아울러 유족으로서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은. 김태윤 “제대로 진상규명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면 합당한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한국어가 가능한 유족들은 매일같이 ‘아리셀’을 검색해 댓글을 읽어본다. 응원의 댓글 하나라도 달아주시면 도움이 된다. 추모 집회엔 오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 함께한다’는 말만이라도 큰 힘이 된다.” 공민규 “하루빨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 중국동포인 처남은 하나뿐인 스물셋 아들을 잃고 한 달째 잠도 못 자고 밥도 안 먹고 있다. 너무나도 억울한 죽음이었다. 억울함이 빨리 풀리길 원한다.” 이순희 “우리 딸은 퇴근할 때마다 ‘엄마 오늘 저녁에는 우리 뭐 먹을까’라며 문자를 보내던 애교 많은 아이였다. 중국에서 사범대를 졸업하고도 엄마, 아빠와 있고 싶다면서 올해 한국에 들어왔다. 아리셀엔 아는 언니의 소개로 들어갔다. 처음엔 주급을 받다가 나중엔 월급을 받게 되자 ‘나 일 잘하나 봐’ 하면서 좋아했다. 아이를 잃고 나니 날마다 꽉 막혀서 사는 게 진짜 힘들다. 바라는 것은 다른 것 없다. 한국 사람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바라봐 달라.”

      송윤경 기자 2024.08.05 06:20

  • 레이디경향

    • 의료진 실수로 백인 쌍둥이 낳은 아시안 부부…합의금은?

      화제

      의료진 실수로 백인 쌍둥이 낳은 아시안 부부…합의금은?

      뉴욕 한 아시아계 미국인 부부가 클리닉의 실수로 다른 가족의 배아를 이식해 백인 남아 쌍둥이가 태어났다. 미국 뉴욕에 사는 한 아시아계 미국인 부부가 의료진의 실수로 다른 부부의 아기를 출산하는 일이 벌어졌다. 부부는 2019년부터 난임치료센터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왔다. 합의금은 얼마로 책정됐을까?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퀸즈 플러싱에 사는 Y.Z.와 A.P.로 알려진 부부가 2018년 한 난임치료센터에서 체외 수정(IVF) 시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의 실수로 다른 가족 배아를 이식해 2019년 3월 그들이 원하던 여아 쌍둥이 대신 백인 남아 쌍둥이를 출산했다. 부부는 체외 수정 비용으로 10만 달러(약 1억 3천만 원)를 병원에 지급한 터다. 부부는 이미 초음파 검사에서 배 속 아이가 여아가 아닌 남아임을 발견했고 의사들에게 물었으나 의사는 그들의 우려를 일축했다고 알려졌다. 결국 태어난 두 남아는 DNA 검사를 통해 그들의 생물학적 부모(아쇼트 마누키안 부부)에게 인계됐다. 2019년 7월 CNN은 Y.Z.와 A.P. 부부가 난임치료센터를 의료 과실, 과실 및 기타 14개 혐의로 고소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처음에는 브루클린 연방 법원에 제기했으나 이후 캘리포니아 연방 법원으로 이관됐다. 보도에 따르면 법적 절차를 거쳐 2023년 10월 센터의 의사 중 한 명인 조슈아 버거와 부부가 20만 달러(약 2억 6천만 원) 에 합의를 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들 부부에게 아이를 인계받은 마누키안 부부 역시 이전에 센터의 실수로 다른 부부의 배아를 이식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부부의 배아가 뒤바뀐 것이다. 마누키안 부부는 임신에는 실패했다. 2019년 3월 마누키안 부부는 병원에서 DNA 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고 자신들의 배아가 다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것을 인지했다. 이 부부 또한 사고와 관련 해당 센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2019년 12월 비공개 금액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진 기자 2024.01.11 15:58

    • 연예

      합의이혼한 김보연·전노민 양측이 밝힌 결별 이유

      부부 갈등의 발단이 된 막걸리 사업의 내막 연예계 잉꼬부부로 알려졌던 김보연·전노민 부부가 이혼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서로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던 터라 두 사람의 갑작스러운 결별 소식은 충격 그 자체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의 사랑을 갈라놓은 걸까. 양측으로부터 자세한 속사정을 들어봤다. 만남부터 이별까지 김보연(55)과 전노민(46)은 지난 2003년 MBC-TV 아침드라마 ‘성녀와 마녀’에 함께 출연하면서 아홉 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두 사람 모두 한 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고 난 뒤였기에 새로운 출발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지만 사랑 앞에서는 그 무엇도 장애가 되지 못했다. 연상연하 연기자 커플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이들은 마침내 교제 1년 만인 2004년 결혼에 골인했다. 이후 김보연의 두 딸과 전노민의 딸은 스스럼없이 어울릴 정도로 우애가 돈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로도 김보연·전노민 부부는 각종 영화제 시상식을 비롯한 여러 공식석상에 나란히 참석하며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0년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는 부부가 딸을 데리고 레드카펫을 밟아 더욱 주목을 받았다. 또 최근까지도 인기 토크쇼를 비롯한 아침 프로그램에 등장해 변함없는 부부애를 과시했다. 결혼 이후 지난 8년 동안 늘 행복한 모습만 보여왔던 두 사람의 이혼 소식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갑작스러웠다. 김보연과 전노민은 지난 2월 말 서울 가정법원에 합의이혼 서류를 제출했다. 상호 협의하에 결정된 일이기에 추가 절차 없이 일정 기간 뒤 법적으로 남남이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최측근조차도 이혼 사실이 보도되기 불과 며칠 전에서야 이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노민의 소속사 관계자는 “며칠 전 전노민씨와 같이 식사를 하던 중 갑자기 이혼했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 그동안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먼저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이 무능력해서 그렇게 됐다면서 모든 잘못은 자신에게 있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혼의 발단, 전노민의 막걸리 사업 대체 어땠기에 결정적인 이혼 사유는 전노민의 사업 실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김보연과 함께 일했다는 서 모씨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 출연하고 있을 때에도 남편의 사업 부진으로 인해 무척 힘들어했다. 김보연씨는 처음부터 남편의 사업을 반대했는데 막상 사업이 진행되면서부터는 금전적으로 지원을 많이 해줬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결과가 좋지 않자 실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두 사람 사이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라고 귀띔했다. 전노민은 지난 2008년 박시후·윤정희 주연의 SBS-TV 주말드라마 ‘가문의 영광’에서 윤정희의 큰오빠이자 가문의 종손 역할로 출연했다. 이 드라마는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오른 인기 작품이었다. 전노민 역시 좋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얻었다. 이에 평소 사업을 구상 중이던 전노민은 당시 주류업계를 강타한 막걸리 열풍의 바람을 타고 사업을 시작했다. 2009년 초 대전에 주류 판매법인 세진주조를 세우고 대전 지역 대표 막걸리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로 사업의 문을 연 그의 첫 제품은 ‘대전발 0시 50분’이라는 막걸리 브랜드였다. 직접 야구장과 대학 축제 등을 돌며 시음회를 개최했고, 출연하는 드라마의 고사상에 이 막걸리를 올렸다. 드라마 ‘가문의 영광’이 성공리에 종영한 후 동명의 ‘가문의 영광’이란 브랜드 막걸리를 다시 출시했다. 충청북도 괴산에 막걸리 주조 공장을 직접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 시작 당시 김보연은 전노민의 막걸리 사업을 완강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연기자로서 본업에 더욱 집중하길 바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보연은 막걸리 신제품이 출시되자 전노민과 함께 모델로 나서며 홍보에 힘을 실어주었다. 또 김보연은 전노민과 지방까지 다니며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막걸리 인기가 와인과 사케를 뛰어넘을 정도로 더 뜨거워지면서 전국적으로 막걸리 열풍이 불었고, 각 지역마다 전통주와 막걸리 사업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바람에 전노민의 막걸리 사업이 생각만큼 번창하지 못했다. 게다가 전노민은 연기생활까지 병행해 사업에 몰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막걸리 사업 시작 후 드라마 ‘선덕여왕’, ‘로열패밀리’, ‘계백’ 등 대작들에 잇따라 출연해 실질적으로 막걸리 사업에 전력을 다할 수가 없었다. 전노민의 소속사 관계자는 “드라마 ‘계백’ 촬영 당시에도 차 안에서 막걸리 사업 때문에 자주 전화 통화하는 걸 봤다.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진 않았지만 상황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라며 “소속사에서는 연기자의 개인 사업까지 관여하진 않았고, 전노민씨 역시 사업과 관련해 일절 도움을 청한 적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전노민의 막걸리 사업은 지난해부터 이미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부진과 채무 관계로 결국 전노민 소유의 충북 괴산군 문광면 광덕리의 주조 공장이 경매에 넘어가게 된 것이다. 토지 면적 103,667㎡의 공장은 2011년 2월 21일 경매에 나왔고, 결국 여러 차례 유찰과 변경을 거듭했다. 이 공장은 현재 38억9,806만4,750원의 최저 가격으로 오는 4월 16일 매각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결국 막걸리 사업 실패에 따른 부담감과 아내 김보연에 대한 미안함이 전노민이 이혼을 결심하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각자의 길에서 연기에 집중할 것 두 사람은 현재 별거 상태이지만 서로 더 이상 감정이 상하는 것은 원치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보연 역시 측근을 통해 “상황이 그렇게 됐다”라고만 밝혔을 뿐 전노민에 대한 원망이나 깊은 감정의 골은 보이지 않았다. 전노민 역시 “이혼은 모두 내 탓이다”라며 끝까지 김보연을 배려했다. 현재 전노민은 김보연과 함께 살던 서울 종로구 구기동 집에서 나와 동작구 사당동에 혼자만의 거처를 따로 마련했다. 김보연은 계속 자신의 집에서 지낼 예정이다. 친자매처럼 지내던 세 자녀들은 각자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서 헤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노민의 소속사 관계자는 “김보연씨의 두 딸은 성인이고, 전노민씨 딸 역시 고등학생으로 다 성장했기 때문에 이번 일로 특별히 부모님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건 아니어서 양육에 대한 문제는 없다. 각자 아버지, 어머니를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자녀들이 해외 유학 중이라 당장 특별하게 변동 사항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좋은 연기자 선후배 사이로 남기로 한 김보연과 전노민은 각자의 자리인 연기자로 돌아가 작품 활동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김보연은 이혼 소식이 전해진 중에도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 촬영에 지장을 주지않고 임했다. 전노민 역시 5월 방송 예정인 KBS-2TV 수목드라마 ‘각시탈’ 촬영에 한창인 가운데 막걸리 사업 재기를 위한 마지막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전노민은 지난 2월 일본에 진출해 팬 미팅을 열고 이 자리에서 막걸리 시음회를 펼쳐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전노민의 소속사 관계자는 “소속사의 본사가 일본에 있다. 일본에서 여행 사업을 벌이고 있는 소속사 대표님이 전노민씨가 어렵다는 사정을 듣고 그의 일본 진출을 돕기 위해 나섰다. 대표님이 전노민씨와 함께 일본의 주류 유통 사업자와 대형마트 운영자들과 이미 만났고 조만간 막걸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통관 절차와 세금 문제들을 협의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비록 부부의 인연은 끊어졌지만 두 사람 모두 하루빨리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고 각자의 길에서 변함없이 멋진 연기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김보연씨는 처음부터 남편의 사업을 반대했는데 막상 사업이 진행되면서부터는 금전적으로 지원을 많이 해줬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결과가 좋지 않자 실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2012.04.0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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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혼 7년만에 합의 이혼한 톱스타 황신혜

      “결별 후에도 우리는 아이의 아빠, 엄마이자 좋은 친구로서 웃으면서 지낼 거예요” 톱 탤런트 황신혜가 재혼한지 7년 만에 파경을 맞아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 98년 연하의 사업가 박민서씨와 결혼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을 두고 있는 황신혜는 이혼에 이어 부친상까지 당하는 등 연이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딸 양육권은 황신혜에게, 위자료도 원만한 합의 탤런트 황신혜(42)가 지난 2월 23일 남편 박민서(39)씨와 합의 이혼했다. 황신혜의 소속사 튜브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날 오전 “그동안 지인들의 부러움을 살만큼 돈독한 금실을 자랑해왔으나, 최근 성격 차로 고민해왔다”면서 “위자료의 액수를 밝힐 수는 없으나 특별한 갈등 관계가 아닌 만큼 위자료도 원만한 합의를 보았다”고 덧붙였다. 황신혜는 지난 98년 세 살 연하의 사업가 박씨와 재혼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을 두고 있는 있다. 두 사람은, 딸의 양육권은 황신혜가 갖고 현재 살고 있는 장충동 집에서 그대로 기거하는 조건으로 이혼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황신혜는 지난 87년 패션업체 에스콰이아 대표의 자제 이모씨와 첫 결혼을 했다가 1년이 채 못돼 파경을 맞았고 이번이 두번째 이혼이다. 지난 98년 태중에 딸을 두고 만인의 축복 속에 결혼했던 황신혜는 세 살 연하 남편과의 만남으로,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연상녀·연하남’ 신드롬의 대표적 케이스로 꼽히기도 했다. 미국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국내로 돌아온 박씨는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실력파 금융컨설턴트로 중견 재벌 대한정밀의 2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세 살의 나이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행복해했던 황신혜는 남편을 쏙 빼닮은 딸을 낳으며 평범한 주부로서의 삶에 푹 빠져 지냈다. 2년이 넘도록 요리학원에 다니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요리실력을 갖춰, 결혼 직후 남편의 체중이 6~7kg이나 늘었다며 자랑 아닌 자랑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별거설과 이혼설은 결혼한 뒤 2~3년 후부터 꾸준히 떠돌기 시작했다. 지난 2000년과 2003년에도 별거설이 불거져 나왔으나 본인은 완강히 부인했다. 올해 들어서도 ‘곧 이혼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새나오기 시작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결혼 발표 직후 황신혜는 일체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나 “결별 후에도 우리는 아이의 아빠, 엄마이자 좋은 친구로서 웃으면서 지내겠다”며 “앞으로 연예계 활동에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고 뜻을 전해왔다. ‘싸이 매니아’로 알려진 황신혜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는 가수 김범수가 리메이크한 토이의 노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걸’이 흐르고 있어, 결혼 생활 7년 만에 파경을 맞은 그녀의 심경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듯 했다. 또, 그녀가 지인의 미니홈피에서 퍼온 ‘사랑이 있기는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사뭇 의미심장해 보였다. 그 글 속에는 ‘사랑한다는 믿음 하나로, 그 순간부터 입가에 미소가 생기게 하고, 눈을 뜨는 아침을 기대하게 하며, 세상이 온통 아름답게 보이고, 쓸쓸하고 한적한 공원같은 인생 길모퉁이에서 기적처럼 당신을 만나 정말 행복하다 말할 수 있는… 그런…사랑이라는 게 있기는 한 겁니까?’라는 내용이 담겨 있어 그녀의 심경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다. 더구나 황신혜는 이 글을 옮겨오면서 “그러게.. 정말 어렵네..”라는 댓글을 직접 남기기도 했다. 심장병과 당뇨 합병증 앓던 부친마저 별세 이혼 직후 소속사를 비롯한 외부와 일체 연락을 끊고 서울 근교의 친구집에 머물며 심경을 정리하고 있던 황신혜에게 또 한 번의 비보가 전해진 것은 지난 2월 28일의 일이다. 이혼의 아픔이 채 아물기도 전에 부친상을 당한 것. 향년 81세로 눈을 감은 그녀의 아버지 황성칠씨는 수년 전부터 심장병을 앓아오다 맏딸 황신혜 등 가족들의 극진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1남 2녀 중 장녀인 황신혜는 상주로서 빈소인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영안실을 지지면서 의연한 모습으로 문상객들을 맞는 모습이었다. 화장기 없이 초췌한 얼굴에 검은 상복을 입은 황신혜는 “미처 유언은 듣지 못했다”는 말끝에 애써 참았던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녀의 한 측근은 “부친이 몇년전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다리절단 수술을 받았으며 다른 한쪽 다리도 가망이 없다는 진단을 받아 유족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을 보인다”고 귀띔했다. 소식이 전해진 후 빈소에는 탤런트 박정수, 김수미, 최명길 등 동료연예인과 지인들이 문상했고, 개그맨 신동엽은 “지난해 6월 있었던 우리 아버지 칠순에도 딸과 함께 방문해 주셨는데 이런 일이 있어 안타깝다”면서 현재 자신의 아버지도 당뇨로 투병중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많은 조문객들 사이에 이미연, 손예진, 김하늘 등 동료와 선후배 연기자들이 보내온 화환들도 속속 도착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다이어트 비디오 ‘Style By Cine’를 비롯해서 속옷브랜드인 ‘엘리프리’를 출시하는 등 사업 활동 역시 활발히 벌여왔던 황신혜는 앞으로도 속옷 사업에 매진하며 가방, 액세서리 등으로 자신의 브랜드 ‘엘리프리’의 제품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측근에 따르면 올봄  다이어트 비디오를 들고 일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차기작은 아직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상태다. 불행은 겹쳐서 온다고들 하지만 녹녹치 않은 연예계에서 20여 년 동안 톱스타의 자리를 지켜온 그녀답게 하루 빨리 본래의 당당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돌아올 것을 기대해 본다. 글 / 박연정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200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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