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검찰 조서, 탄핵 심판 증거로 못 써” 윤 대통령 주장 확성기 된 국힘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7차 변론에 피청구인 신분으로 출석해 진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국민의힘은 11일 12·3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검찰 신문조서를 윤석열...
윤석열 내란 재판
조미덥 기자 2025.02.11 18:04
정치
“검찰 조서, 탄핵 심판 증거로 못 써” 윤 대통령 주장 확성기 된 국힘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7차 변론에 피청구인 신분으로 출석해 진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국민의힘은 11일 12·3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검찰 신문조서를 윤석열...
윤석열 내란 재판
조미덥 기자 2025.02.11 18:04
지역
“확성기 소음 사라지니 살만해요”…방음창 설치 후 평온 되찾은 파주 대성동... 경기지사가 23일 파주 대성동 마을 주민들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경기도 제공 “북한 확성기 소음 안들리니 이제 살만합니다.” 23일 경기 파주시 민통선 내 대성동 마을회관에서 김동연...
김태희 기자 2024.12.23 18:25
정치
군사분계선에 전류 흐르는 철책 세운 북한…소음방송 확성기 성능도 업그레이드... 있다. 특히 북한은 김포 등 서부지역에 소음이 퍼지는 확성기 10여개를 방향전환이 가능한 확성기로 최근 교체했다. 이는 오전 6시~오후 10시에는 대북 방송을 차단하는 용도로, 그외 시간에는 남한...
윤석열 내란 재판
곽희양 기자 2024.12.23 15:47
국제
트럼프 관련 게시물 하루 100개씩…엑스를 ‘확성기’로 쓰는 머스크... 연구소’의 초대 소장인 스티븐 리빙스턴은 엑스가 “공론의 장이 아니라 (특정 집단의) 확성기로 변질됐다”며 “머스크가 엑스를 보수 지지자들의 ‘교회’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기타 조하르...
트럼프 2기
최혜린 기자 2024.11.10 22:35
생활
김동연 지사, 북한 확성기 피해 대성동마을 전 가구 ‘방음새시’ 설치 지시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북한 대남 확성기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파주 대성동 마을 전체 51가구에 방음창, 방음문 새시 설치를 지원하도록 지시했다. 김 지사는 이날 파주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그리브스에서 국내 유일의 DMZ 내 마을인 대성동 마을 주민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피해 현황을 청취하고 즉석에서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 또 건강검진 차량과 심리상담 마음안심버스 2대를 바로 투입해 주민들의 트라우마와 난청 등을 치유하고, 경기미래교육파주캠퍼스(탄현면)에 주민 쉼터와 임시 숙소도 마련하도록 했다. 김동연 지사는 간담회에 배석한 경기도 간부들에게 “시간 끌지 말고 당장 내일이라도 방음 새시 공사를 해서 최단기에 마무리하라”고 했다. 경기도 제공 김 지사는 또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에게 “파주시청에 비상상황실을 설치해 상주하면서 특별사법경찰관들을 진두지휘해 오늘처럼 현장에서 바로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대성초등학교에 대한 방음 새시 등 지원 방안도 경기교육청과 협의하도록 했다. 주민들은 간담회에서 “한 달 동안 밤낮으로 ‘꽈광’ 소리와 굉음, 짐승소리에 시달리며 고문을 받고 있다. 잠 좀 자게 해달라. 사람답게 평범한 일상을 원한다”고 김동연 지사에게 호소했다. 김동구 대성동 마을 이장은 “방음 새시를 설치하면 생활소음 이하인 30dB 정도(현재는 80dB 안팎)로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간담회에 함께 한 민통선 지역의 장단면 통일촌과 해마루촌 주민들도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북한 포병사단의 사격 준비 태세로 굉장한 불안감을 느낀다”며 강력한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15일 파주시, 김포시, 연천군 3개 시군 내 11곳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대북전단 살포를 사전 차단하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 관계자가 위험구역에 출입하거나 그 밖의 금지 명령 또는 제한 명령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손봉석 기자 2024.10.23 21:43
연예
‘축음기’ 탑재한 ‘플레이리스트’……신미래+반가희, 알고보니 ‘확성기’역대급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질 ‘연중 플레이리스트’에서는 ‘트롯 전국체전’에서 독보적인 음색으로 큰 화제를 모은 신미래와 반가희가 출격한다. 마성의 목소리로 ‘인간 축음기’라는 수식어를 얻은 신미래와 대체 불가 파워 가창력을 소유한 반가희의 압도적 ‘고퀄’ 무대가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찰떡 선곡으로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할 신미래의 ‘오빠는 풍각쟁이’ 무대와 함께 ‘연중 라이브’ 시청자들을 위한 스페셜 컬래버 무대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들로 금요일 밤을 꽉 채울 예정이다. 또한, 7년 지기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찐우정’을 과시하며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는데. 반가희는 인터뷰 중 눈물을 글썽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는 후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두 사람의 훈훈한 ‘자매 케미’는 이날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축음기’ 탑재한 ‘플레이리스트’……신미래+반가희 #알고보니 ‘확성기’
강석봉 기자 2021.04.09 14:58
연예 간밤TV
[간밤TV]‘수미네 반찬’ 확성기 등장에도 ‘마이웨이’ 임현식×전인권, 일취월장 실력으로 우등생 등극한 김용건김수미 속 태운 요리 감각 없는 전인권과 임현식, 일취월장한 요리 실력을 선보인 김용건 ‘수미네 반찬’. tvN 제공‘수미네 반찬’에서 김수미가 요리 감각 없는 전인권과 임현식 때문에 속에서 불이 난 가운데, 김용건은 일취월장한 요리 실력을 선보였다. 16일(수)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에서는 할배 특집 5주 차 수업으로, 가끔 먹으면 좋을 통밀밥에 어울리는 김수미가 옛날 사라다(샐러드)부터 수제비까지 레시피를 알려주는 모습이 그려졌다. 우등생 김용건은 수제비 반죽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반면, 전인권과 임현식은 재료 다듬기부터 난항을 거듭해 김수미의 속을 까맣게 태웠다. 첫 번째 반찬으로 김수미는 “우리가 엄마들이 옛날에 사라다라고 그랬다. 샐러드 그거 할 거다”라고 말했다. 평소 사과 껍질을 안 깎고 넣지만 소화가 잘되지 않는 임현식 학생과 전인권 학생을 위해선 사과 껍질을 깎아 넣으라고 알려주자, 전인권은 사과를 속살까지 다 도려내 웃음을 자아냈다. 김수미가 “바나나와 감자는 제일 마지막에 넣는다”라고 말했지만 할배들이 대답을 안 하자 김수미는 확성기를 꺼내 “감자는 지금 썰면 죽는다”라며 “대답 좀 하세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현식이 대답을 해놓고 감자를 넣어 김수미가 “감자 넣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어 내가”라며 소리쳤다. 이어 김수미와 함께 마요네즈를 넣고 버무리던 전인권은 “어릴 때보다 마요네즈가 적은 거 같다. 옛날에는 많이 들어갔는데”라며 마요네즈를 더 추가했다. 한편, 김용건은 집에서 무를 썰면서 독학해서 그런지, 다들 사과를 썰고 있을 때 햄과 귤을 자르고 기다리다 김수미에게 “얼른 하세요”라고 거들먹거려 웃음을 자아냈다. 두 번째 반찬으로 김수미는 “비 오는 날 너무 먹고 싶은 녹두전”이라 말하며 녹두전 만들기를 선보였다. 김수미가 녹두를 믹서기에 간다고 하자, 믹서기를 처음 사용해 본 전인권은 “물은 얼마나 넣는 거냐”라며 믹서기에 물 한 통을 다 집어넣어 김수미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에 최현석이 전인권을 전담해서 알려주기 시작했다. 김수미가 돼지고기 밑간을 하는 동안 전인권은 김수미의 말을 듣지 않고 “소금 1큰술”이라며 당당히 소금을 넣으려고 하자 김수미는 다급하게 “소금 안된다”라며 전인권을 말렸다. 세 번째 반찬은 “두부찌개인데 낙지를 넣고 끓일 거다. 세발낙지”라는 말과 함께 김수미는 “우선 세발낙지 손질을 위해 밀가루 넣고 주무르라”라고 했다. 밀가루를 넣는 이유를 전인권에게 묻자 “모르겠는데요”라고 당당히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물을 끓이라는 김수미에 전인권이 유리볼을 가스레인지에 올려놓은 것을 발견한 김수미는 “너무한다 너무해, 정말 창피하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네 번째는 반찬이 아닌 한 끼 식사로 거뜬한 김치수제비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다. 김수미는 “사실은 반죽을 해놓으려다가 반죽하는 방법부터 알려주겠다”라고 했다. 김수미는 에이스 김용건에게 칼국수 면을 만들라고 했다. 그리고 김용건이 칼국수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김수미는 “수제비가 손에 안 붙게 물을 손에 묻히라고”라는 간단한 팁까지 알려주었다. 이어 함께 만든 음식을 나눠 먹은 출연자들과 제작진은 우등생 투표에 모두 참가했다. 그 결과 할배 특집 5주 차에 요리 스킬 상승, 놀라운 반죽 실력으로 김용건이 우등생으로 등극했다. tvN ‘수미네 반찬’은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10분에 방송된다.
박현숙 온라인기자 2019.10.17 06:34
정치 표지 이야기
‘확성기 전쟁’ 60년…남북관계의 가늠자로체제 선전에서 괴음 테러까지 대남심리전 변천사 지난 9월 19일 인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야산에 설치된 대남 확성기.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으로 인천 강화군 송해면, 양사면, 교동면 등 3개 면 주민 4천600여명이 소음 피해를 겪고 있다. 연합뉴스 휴전 이후 남북은 확성기로 싸웠다. 정전협정은 “쌍방은 모두 비무장지대 내에서 어떠한 적대 행위도 감행하지 못한다”고 명시했지만 그래도 했다. 서로의 체제를 선전하고, 상대 지도자를 비방하는 심리전의 주된 도구였기 때문이다. 남북은 때로는 중단하고, 때로는 재개하면서 확성기 방송을 이어갔다. 확성기 방송은 시기별 남북관계가 대화로 향했는지, 적대로 향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가늠자기도 하다. 북한은 1960년대부터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는데, 방송의 목적과 성격에 따라 세 가지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남북이 대등하게 겨뤘던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다. 비무장지대 일대의 한국군과 남한 주민들을 상대로 “사회주의 지상낙원으로 오라”며 월북을 선동하거나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했다. 대남 확성기 방송은 이 시기 가장 활발했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후 중단한 것도 잠시, 양측은 1년 만에 방송을 재개했다. 과거의 대남 방송을 기억하는지를 묻자 당산리 주민 김완식씨(76)는 가수 고운봉이 1941년 발표한 ‘선창’을 북한이 개사한 노래로 불렀다. “울려고 내려왔나, 매 맞으러 내려왔나, 지긋지긋한 국군 생활.” 김씨는 “1970년대에 정미소에서 일하다가 팔을 다쳤는데, 그다음 날 북한 방송에서 ‘누구누구씨 어디서 일하다 팔 다치셨죠’라고 하더라. 이야, 무서웠다”고 했다. 상황이 변한 건 19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다. 북한은 경제난과 전력난이 심화하자 확성기 방송 시간을 줄였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 북한의 확성기 방송이 방어용으로 변모했다고 본다. 체제 경쟁의 의미가 없어지면서 북한은 남한에서 송출하는 확성기 방송을 북한 군인과 주민들이 듣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확성기 방송을 했다. 한국의 정권교체 이후 마련된 대화 국면도 주요 변수였다.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먼저 요구했다. 회담 이후 상호 비방은 중단됐고, 체제 우월성 선전이나 음악 방송으로 대체됐다. 2004년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남북은 확성기 방송 중단에 합의했다. 그해 6월 “통일될 날까지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멘트를 마지막으로 휴전선 전 지역에서 확성기가 꺼졌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으로 양측은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으나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확성기 방송이 중단됐다. 6년 만에 재개된 최근의 대남 확성기 방송은 세 번째 시기로 부를 수 있을 만큼 특징적이다. 이번 대남방송도 애초에 방어적 목적으로 시작됐을지 모르나, 최근에는 한국의 접경지역 주민들을 괴롭히는 공격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강화도 당산리 주민 안미희씨는 “이 소리를 못 참아서 문제를 제기하는 와중에도 북한이 ‘얘네들 힘들어하는구나’ 하고 더 심하게 할까봐 걱정이 된다”고 했다. 실제 북한은 파주시 대성동마을을 향해 7월부터 방송을 했는데, 9월 28일부터는 소음의 출력을 높여 온종일 방송하고 있다. 파주시 대성동마을에서 55년을 산 주민 정순자씨는 “예전에 노래 나올 때가 은은하고 듣기 좋았다. 괴뢰도당, 미제 어쩌고 할 때는 그래도 말로 했는데, 지금은 귀신 소리, 공장에서 쇠 가는 소리, 짐승 소리 등 갖은 소리가 다 난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남북대화라는 변수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파주가 고향으로 민통선 안쪽에서 30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박해연씨(65)는 “남북이 대화하면서 (대남 확성기 방송이) 어느 날 갑자기 없어졌거든요. 왜 다시 하게 하냐고요? 출구도 다 막아놓고선. 고무줄도요, 너무 빨리 당기면 끊어져요”라고 했다.
이효상 기자 2024.10.28 06:00
정치 박성진의 국방 B컷
[박성진의 국방 B컷](9) ‘과대 포장’된 대북 확성기 성능···북은 왜 알레르기 반응일까군 장병들이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 근처에서 대북 확성기를 점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의 오물 풍선 투하에 대한 남측의 군사적 ‘팃포탯’(Tit-for-Tat·맞받아치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이어졌다. 북한도 대남 확성기를 다시 설치했다. 남북 간 ‘행동 대 행동’은 치킨게임으로 가고 있다. 확성기 방송시설이 설치된 곳에는 K-4 고속유탄 기관총, K-3 기관총, 90밀리 무반동총 등 즉각 대응 화기가 배치됐다. 군은 또 무인정찰기, 토우 대전차 미사일, 대공 방어무기 비호,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6) 등까지 동원해 북한군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군 당국은 확성기 방송이 북한군의 사기를 심각하게 떨어뜨리고, 나아가 북한 체제를 흔드는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10㎞도 못 가 ‘발병’ 나는 확성기 과연 대북 확성기는 군의 주장대로 북한 정권에 심대한 심리적 타격을 주는 ‘전가의 보도’일까. 군은 신형 확성기 방송출력을 최대로 할 때 방송이 닿는 거리가 낮에는 10㎞로 개성공단 이상, 밤에는 24㎞로 황해북도 금천군까지 퍼져나간다고 설명한다. 가까운 북한 군부대는 물론 비무장지대(DMZ) 북쪽 민간인 거주지에서까지 대북 방송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가장 큰 원인은 대북확성기 전력화 사업이 비리로 얼룩진 탓이다. 개성에서 북측 비무장지대(DMZ)까지 거리는 8㎞, 군사분계선(MDL)까지는 10㎞이다. 군 설명대로라면 개성 시내에서도 확성기 방송 내용이 들려야 한다. 그런데 개성 출신 탈북민 가운데 확성기 방송을 정확히 들었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저 “(밤에 들린다 해도) 웅웅거리는 소리로 방송 내용을 알아들을 수준이 아니었다”고 한다. 군은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등을 계기로 대북 심리작전을 강화하기 위해 고정형 확성기 24대, 기동형 확성기 16대를 신규 도입했다. 새로 확성기를 도입하며 사업 공고문에 내건 기준이 주야간 구분 없이 10㎞였다. 애초부터 군이 심리전 방송의 효과를 과시하며 내건 최대 24㎞에 한참 못 미치는 기준이다. 새로 도입한 확성기는 2016년 주야간 및 새벽에 실시한 확성기 성능 평가에서 10㎞ 가청 거리 조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지만, 국군 심리전단은 야간과 새벽 중 한 번만 통과하면 합격하도록 성능 평가 기준을 임의로 변경했다. 이동식 확성기는 차량이 아니라 땅에다 두고 테스트를 했다. 소리는 바람, 습도, 주변 소음 등에 따라 이동 거리가 달라지는데 이러한 변수는 입찰제안서에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북한이 남쪽을 향해 스피커를 작동하는 ‘제압방송’을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는 평가대상도 아니었다. ‘멀리서 오는 소리는 가까이 있는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다’라는 ‘사운드 마스킹’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 군인 또는 주민에 대한 실태조사를 겸한 청취율이나 효과 검증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남쪽 군부대 사이에서 실제 방송 환경처럼 만든 후 일정 거리(10㎞ 정도)에서 보내는 방송의 소리가 어떤 식으로 들리는지를 검증하면 됐다. 이는 현장의 실제 작전상황을 고려하는 방식이지만, 군은 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군은 주야간 가청 거리 10㎞의 성능 충족이 담보되지 않은 500W(와트)급 대형 스피커 48개로 구성된 확성기 40여 대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동식 장비 중 상당수는 방송이 5㎞ 정도밖에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DMZ에 수풀이 우거진 점 등을 고려하면 북방한계선을 1㎞밖에 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소리가 밤에는 평지에서 10㎞를 간다고 해도 산이 있고, 바람이 부는 환경에서 낮에는 1~2㎞밖에 못 간다는 것이다. 기동형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 전술도로의 환경적 제약으로 방송 효과가 큰 곳까지 이동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군 내부에서 제기됐다. 성능 불량 확성기로 인해 대북방송은 ‘DMZ 고라니들만 감동시킨다’는 비아냥이 나온 이유다. 전문가들은 확성기 방송은 대략 4~6㎞ 범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고 존엄’을 건드리는 확성기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확성기보다 전방위 동시다발 심리전이다. 북한은 대북 심리전이 확성기에 그치지 않고 확대되면서 체제를 위협할까 두려워한다. 그만큼 대북 확성기는 북한이 도발할 1차적 명분이 충분하다. 북한은 또 ‘최고 존엄’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모독하는 비판 확성기 방송에 대해서는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군은 “사실에 기초해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유치한 방법은 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대표적인 예로 북한 권력층을 희화화해 방송한 <호위사령부 25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기쁨조’ 출신인 부하의 아내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 성폭행하는 ‘패륜 드라마’였다. 최전방 북한군 지휘관들 처지에서 ‘최고 존엄’ 김정은에 대한 막말을 듣고는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군이 김정은 관련 내용이 나오면 맞불방송(제압방송)을 하는 것도 병사들이 최고 존엄을 비판하는 내용을 듣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북측은 남북 고위급 회담 때면 “남측의 ‘최고 존엄’을 욕하지 않을 테니 우리의 최고 존엄을 건드리지 말라”고 집요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 병사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13년간 군 복무 기간 내내 확성기를 비롯한 심리전에 노출됐던 북한 선임 병사들은 대북방송에 무신경한 편이었다고 한다. 2004년 대북방송 중단 후 10년간 귀순한 북한군이 확성기 방송을 했던 이전 10년 동안 귀순한 북한군보다 많았다. 남측은 2015년 8월 육군 1사단 지역에서 북한이 목함지뢰로 도발하자 11년 만에 확성기를 다시 틀었다. 48시간의 최후통첩을 내놓고는 준전시 상태에 돌입했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조성됐다가 북측이 지뢰 폭발에 유감을 표명하고, 남측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이는 대북 확성기가 ‘DMZ의 전설’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도발에서 위기로, 다시 대화로 이어진 국면은 확성기 방송만이 아닌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었다. 북한 체제의 취약점은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독재정권이 외부 세계로부터 주민을 격리해 체제를 지켜왔는데, 전방위적인 심리전은 감당하기 힘든 공격이다. 북한 내부에서 주파수가 고정돼 있지 않은 소형 라디오, 한국 영화나 드라마, 외부 소식이 담긴 USB와 DVD를 조용하고 은밀하게 유통하는 것이 대북 확성기 방송보다 효과적이다. 드러내놓고 대북 확성기를 트는 방식은 하책이다.
박성진 ‘안보22’ 대표·전 경향신문 안보전문기자 2024.06.21 16:00
정치 표지 이야기
9·19 합의 정지하면 대북확성기 켜도 돼?설 대화 7첩반상 다시 설입니다. 코로나19가 여전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되지 않았지만, 얼굴을 맞대기조차 어려웠던 지난 3년과 비교하면 이번 설은 그래도 오랜만에 가족,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일 소중한 기회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설 제사상을 물리고 마주 앉아 무슨 이야기를 나눌 계획인가요. 아마 아이들은 오랜만에 어른들이 흰 봉투에 넣어줄 세뱃돈에 마음이 설레겠지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어울려 희망의 이야기꽃을 피우는 명절 연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주간경향 기자들이 각 분야에서 설 밥상에 올라올 법한 이야기 반찬을 차려봤습니다. 정치 분야에선 이재명 대표의 검찰수사와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능력에 대한 이야기 이외에 연초부터 급작스레 여의도를 휩쓸고 있는 선거구제 개편 논란을 다뤄봤습니다. 여기에 무인기 소동과 미사일 발사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관계 전망도 빠질 수 없을 것 같고요. 이제 막 초입에 들어섰다는 불황과 경제위기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세대 문제도 빠지지 않을 이슈입니다. 일각에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정년 연장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초고령화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윤석열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공공주택, ‘뉴홈’의 앞날은 어찌 될까요. 대통령이 바뀌니 전임 대통령의 복지정책도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을 짚었습니다. 어느 곳 하나 녹록지 않지만, 주위가 어둡기만 한 건 아닙니다. 시니어 한류에 도전하는 노익장들, 기후위기 시대의 친환경 크루즈여행 이야기도 이번 설 연휴 특집에 담았습니다. 하나같이 정답을 내기 어려운 주제들입니다. 모쪼록 부족하나마 이야기 나누는 데 길잡이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간경향이 정성껏 마련한 ‘설 대화 7첩반상’ 맛있게 드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3첩 남북 대치 구체적 내용은 판문점선언에 명시 평양공동선언과도 연결돼 논란 예상 정부, 대북 압박 위해 강행 가능성도 군 당국이 2016년 1월 8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을 당시 확성기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역대 정부에서 남북합의서의 파기나 효력 정지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전례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남북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다. 통일부는 곧바로 9·19 군사합의 효력이 정지된다면 대북확성기 방송 등을 재개할 수 있는지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다만 단순히 9·19 군사합의만 효력을 정지한 상태에서 대북확성기를 재가동한다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의 다른 합의들도 얽혀 있기 때문이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던 2018년 4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정부가 이 시점에 대북확성기 방송의 재개 가능성을 거론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북확성기를 다시 내보낼 수 있을까. 왜 하필 대북확성기일까. 북한 “대북확성기는 선전포고” 북한은 한국군의 대북확성기 방송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북한은 2015년 8월 21일 전방지역에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다. 전쟁 직전의 태세를 갖춘다는 뜻이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당시 노동당 제1비서의 명령에 따른 조치였다. 발단은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이다. 앞서 그해 8월 4일 한국군 장병 2명이 군사분계선 남쪽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작전 중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지면서 각각 두 다리와 발목을 잃었다. 국방부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 대응 조치로 8월 10일부터 전방지역 2곳에서 북한을 향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나흘 뒤에는 11곳으로 지역을 확대했다. 대북확성기 재가동은 2004년 이후 11년 만이었다. 그러자 북한은 8월 20일 두 차례 걸쳐 화기 수발을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발사했다. 대북확성기 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이후 북한은 여러 채널을 통해 남측에 “대북확성기 방송은 선전포고”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48시간 이내에 확성기 시설을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행동을 하겠다고도 위협했다. 남북은 8월 22일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을 개최했다. 북한이 먼저 제안했다. 북한은 회담에서 대북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집요하게 거론했다. 약 43시간 동안 이어진 협의 끝에 남북은 6개 사항이 담긴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확성기 방송 중단도 포함됐다. 남북합의 효력 정지 땐 처벌 안 받아 최근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윤석열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던 중에 북한 무인기의 한국 영공 침투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북한의 소형 무인기 5대가 지난해 12월 26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의 비행금지구역(P-37)까지 침범했다. 비행금지구역은 용산 대통령실 반경 3.7km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4일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국가안보실에 지시했다. 앞서 북한이 지난해 10월부터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사례가 15차례나 발생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군사분계선도 침범하는 도발이라면 군사합의 정신을 더 살릴 수 없고 효력 정지로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대통령실 관계자)는 것이다. 9·19 군사합의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9월 평양에서 체결됐다. 남북이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지상·공중·해상에서 취할 구체적 조치를 담았다. 윤 대통령의 발언 이튿날 통일부가 즉각 반응했다. 통일부는 9·19 군사합의의 효력이 정지됐을 때 대북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가 가능한지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남북관계발전법 제23조와 그 시행령을 보면, 대통령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남북합의서의 효력을 전부 또는 일부 정지할 수 있다. 그러면 이를 북한에 통보해야 한다. 법 제24조는 ‘남북합의서 위반행위 금지’ 조항으로 대북확성기 방송과 전단 등의 살포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이를 위반하면 제25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남북합의서의 효력이 정지됐을 때’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단서가 있다. 즉 대북확성기 방송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남북합의서의 효력이 정지되면 확성기 방송 등을 실행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현행과 같은 내용의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020년 12월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개정안에 반대하자 “이것(처벌조항)도 남북관계 합의가 깨지게 되면 효력이 상실하도록 단서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2018년 9월 19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의 군사분야 합의문 교환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 평양 사진공동취재단 군사합의 효력 정지만으로 가능한가 하지만 9·19 군사합의의 효력 정지로 대북확성기 방송 등을 시행할 수 있는지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남북의 여러 합의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9·19 군사합의에는 명시적으로 ‘확성기’나 ‘전단’이라는 표현이 없다.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다. ‘일체의 적대행위’에 대북확성기 방송 등이 포함된다고 볼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외려 대북확성기와 전단 살포를 금지하고 관련 시설을 철거한다는 구체적 내용은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체결한 ‘판문점선언’에 담겼다. 남북은 이 합의에 따라 확성기 시설을 전면 철거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또 9·19 군사합의의 공식 명칭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이다.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원칙과 정신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세부 조치를 담은 후속 합의서가 9·19 군사합의인 것이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남북 정상이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이기도 하다. 두 합의는 같은 날 이뤄졌다. 남북의 국방부 장관이 9·19 군사합의에 서명할 땐 양측 정상이 직접 임석하기도 했다. 평양공동선언에는 “9·19 군사합의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한다”고 나와 있다. 9·19 군사합의의 모(母)합의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인 것이다. 이처럼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 9·19 군사합의는 체계와 내용 면에서 연속성을 갖고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이 때문에 이들 3개 합의가 모두 정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확성기 방송 등을 재개한다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통일부는 판문점선언의 효력은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판문점선언은 20대 국회에 비준동의안이 제출됐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된 상태이기 때문에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평양공동선언과 9·19 군사합의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비준한 뒤 관보에 게재하면서 공포됐다. 판문점선언은 효력 자체가 없어 효력 정지의 대상도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준되지 않았다고 효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비준은 합의 내용을 추진해 나갈 때보다 강화된 구속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의 의미”라며 “비준되지 않았다고 효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정부 시절 통일부도 2020년 12월 대북확성기 방송 금지 등이 담긴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내놓은 설명자료에서 판문점선언 등을 언급하며 “남북 간 주요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국내법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의의를 기술했다. 효력이 있는 판문점선언의 합의 내용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법 개정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향후 ‘효력이 있는 남북합의서’의 정의를 두고서부터 논란의 여지가 있다. 판문점선언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실타래가 풀리는 건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준된 평양공동선언에도 9·19 군사합의를 준수·이행한다는 내용이 있어서다. 평양공동선언은 제외한 채 9·19 군사합의의 효력만 정지한 뒤 대북확성기 방송 등을 허용한다면 또 다른 잡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통령실과 통일부는 평양공동선언의 효력 정지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사한 내용이 담긴 남북합의인 7·4 남북공동성명(1972년), 남북기본합의서(1991년), 6·4 합의(2004년) 등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도 매끄럽게 정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발전법의 대북확성기 금지 등 조항을 대상으로 한 위헌법률 심판 사건이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이기도 하다. 치명적 심리전 수단 통일부의 이번 메시지는 대북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에 더 이상의 도발을 자제하라는 경고성이라는 것이다. 실제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하고 대북확성기 방송 등을 재개하면 남북관계와 국내에 미치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9·19 군사합의의 효력이 정지된다면 전방지역의 지상·해상·공중에서 ‘완충지역’이 사라진다. 접경지역에서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접촉면이 넓어지는 것이다. 다만 이번 정부가 여러 사안에서 강경대응 기조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하는 ‘강수’를 둘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나아가 다른 남북합의의 효력도 정지하거나, 합의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선언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이는 보수층 결집 등 정치적 목적에서 이뤄질 것이란 시각이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북한에 치명적인 심리전 수단이다. 과거 군은 확성기로 북측을 향해 ‘자유의 소리’라는 라디오 방송을 송출했다. 확성기는 전방지역 11곳에서 약 40대를 운용했다. 방송 내용은 한국 체제의 우월성과 북한 내부의 치부를 알리는 내용 등이 들어 있었다. 특히 북한에서 ‘최고 존엄’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 정권을 비판하는 취지의 내용은 북측 군인들에겐 동요와 위축감을 주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송출과 중단을 반복했다. 1963년 5월 1일 최초로 방송을 시작했다. 1972년 11월 7·4 남북공동성명이 체결되면서 방송을 전면 중단했다. 1980년 9월 재개 이후 2004년 6·4 합의로 다시 멈췄다. 2010년 5월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뒤 군은 대북확성기의 재가동을 검토했지만 실행하진 않았다.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방송을 다시 시작했지만, 남북합의로 보름 만에 중단했다. 하지만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대북확성기도 가동됐다.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직전 방송을 중단했고, 회담 이후 합의에 따라 확성기 시설까지 철거했다. 대북 전단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2014년 10월 한국 민간단체가 전단을 살포하자 풍선을 향해 조준사격을 가했다. 2020년 6월에는 전단살포에 반발하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도 했다. 당시 국내외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정희완 기자 2023.01.13 11:36
사회 꼬다리
[꼬다리]혐오가 아닌 연대에 확성기를지난 1월 14일 서울 은평구를 찾은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유세단’을 동행 취재했다. 유세단이라 불리지만, 이들은 모두 선거와 무관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들이다. 지난 1월 11일까지 63일간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숙 농성을 했고, 새해를 맞아 유세단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활동을 시작했다. 낮 12시 연신내역에서 합류해 유세차에 올라탔다. 난간을 붙잡자 찬기가 올라왔다. 옆에 선 활동가가 “장갑을 왜 안 끼고 왔느냐”며 타박했다. 그것도 모자라 “지금 날씨에 양말 2겹, 장갑, 내복은 필수예요”라고 했다. 지난 1월 14일 서울 은평구 구산역에서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 유세단’과 은평구 시민·시민단체 활동가 50여명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 이유진 기자 유세단은 유세차와 승합차를 번갈아 타고 은평구 일대를 누볐다. 맹추위에 유세차를 10분 이상 타는 건 무리였다. 승합차에서 몸을 녹이던 이들에게 왜 다시 거리로 나왔는지 물었다. 단체는 차별금지법의 2021년 연내 제정을 촉구하며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국회 앞 노숙 농성 외에도 부산부터 서울까지 이어지는 도보행진, 국회 포위 깃발 액션, 송년 문화제 등 말 그대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승합차엔 손팻말을 비롯해 유세 활동에 필요한 물건들이 잔뜩 실려 있었다. “사실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거든요.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싶어요. 그런데 막상 거리로 나오니까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여전히 차별금지법이 뭐냐고 묻는 분들이 많거든요.”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이 말했다. 이날도 차별금지법을 궁금해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실현하려면 꼭 필요한 법이에요.” 활동가의 설명에 한 상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온갖 주장이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고 있다. 거대 양당 대선후보들이 2030 남성을 겨냥한 공약 행보에 집중하면서, 혐오 정서를 부추기는 일부 남성들의 목소리를 과잉대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소수자 의제를 담은 기사는 출고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싫어요’가 수십개씩 달린다. 약자를 향한 공격에 기사를 쓴 기자는 좌불안석이고, 일부 언론사는 대응 차원에서 포털 댓글창을 강제로 닫기도 한다. 최근엔 제1야당의 대표가 가면을 쓰고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도 있었다. 그는 이 방송에서 다른 정당의 대선후보를 비판하고, 소속 정당 대선후보를 감쌌다. 기존의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을 익명으로 거듭 강조했다. 이미 엄청난 발언권을 가진 정치인이 방송사를 통해 또 다른 발화 권력을 획득하다니, ‘참 치사하다’ 싶었다. 강자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약자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됐다. 다시 은평구. 유세차가 구산역에 가까이 가자 멀리서 손을 흔드는 무리가 보였다. 은평구 시민·시민단체 활동가 50여명이 구산역 3번 출구 앞에서 유세차를 환영했다. “고생한다”며 부둥켜안는 사람들 사이를 교복 입은 한 학생이 비집고 지나갔다. 두 손으로 양쪽 귀를 막고 있었다. ‘듣기 싫다’는 의사표시였다. 그게 전부였다. 인터넷에 난무하는 욕설과 혐오발언은 없었다. 확성기를 단 혐오가 아닌 연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다. 그날 그 거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비록 속삭이듯 작은 소리일지라도….
이유진 사회부 기자 2022.01.21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