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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교 출신’ 주원, 지드래곤 軍생활? “걷는 게 누가봐도 힙합” (보고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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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교 출신’ 주원, 지드래곤 軍생활? “걷는 게 누가봐도 힙합” (보고싶었어)

      ENA 예능 ‘최화정 김호영의 보고싶었어’ 주원이 10년 동안 방문한 가족 단골집을 공개한다. 오는 일요일(27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될 ENA 예능 프로그램 ‘최화정 김호영의 보고싶었어’ 8회에서는 장르 불문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사랑받는 배우 주원이 게스트로 출연해 특별한 연기 철학과 소신을 밝힌다. 요식업 1세대 집안으로 남다른 미식의 피가 흐르는 주원은 해외 팬들에게도 추천하는 찐 단골 가게를 소개한다. ‘된장찌개냐 김치찌개냐’를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반찬 가짓수만 무려 21가지가 나오는 푸짐한 한상차림에 MC 최화정과 김호영도 감탄을 내뱉는다. 최화정은 “지금까지 갔던 곳 중 제일 맛있는 것 같다”며 극찬을 했다고. 특히 드라마 ‘스틸러’로 인연을 맺은 주원과 최화정은 피보다 진한(?) 친분을 자랑한다. 주원은 어머니가 최화정의 유튜브 구독자 캔디라고 언급하며 “유튜브를 보고 ‘갓템들’을 주문하라고 한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낸다. 이에 크게 감동한 최화정은 어머니를 위해 즉석에서 깜짝 선물을 준비한다고 해 흥미를 돋운다. ENA 예능 ‘최화정 김호영의 보고싶었어’ 그런가 하면 백골부대 조교 출신 주원은 지드래곤의 훈련병 시절 일화로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다. 주원은 지드래곤에 대해 “누가 봐도 걷는 데 힙합이었다”면서도 “나중엔 ‘칼각’으로 바뀌었다”고 전해 놀라움을 안긴다. 특히 지드래곤의 훈련병 시절 모습은 물론 빅뱅 멤버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에피소드까지 대방출한다. 뿐만 아니라 주원은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 ‘소방관’ 비하인드도 공개한다. 주원은 “작품 할 때 어디에 집중해야 하느냐”에 중점을 둔다면서 “소방관 분들의 진심이 깨끗하게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직 진심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밝힌다. 아울러 CG 대신 실제 불 앞에서 영화를 촬영한 쉽지 않은 상황을 떠올리며 명품 배우 포스를 뽐낸다. 한편, 주원은 과거 드라마 ‘용팔이’ 촬영 시절, 극악한 스케줄에 이성을 잃을 뻔한 사연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하지만 ‘용팔이’로 연기 대상을 받는 영광을 누리는가 하면 “할머니가 모니터 요원”이라고 수상 소감까지 남겨 화제를 모은 바 “할머니가 좋아할 만한 작품을 찍고 싶고, 돌아가신 뒤에도 그 마음은 똑같다”며 할머니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다. ENA 예능 ‘최화정 김호영의 보고싶었어’는 오는 일요일(27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이민주 온라인기자 2025.04.25 09:24

    • ‘미국 시장 불안? 우리가 접수’ 현대車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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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장 불안? 우리가 접수’ 현대車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최초 공개

      2세대 완전변경 플래그십 대형 SUV ‘디 올 뉴 팰리세이드’가 올 하반기 북미 시장에 출시된다. 미국 정부가 관세 정책으로 기인해 시장 내 ‘비지니스 변수 불균형’을 만들어 놓았지만, 현대차는 지속적으로 미국 로컬 내 ‘상품성 우위 지향 SUV’ 수요를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가 16일(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Jacob Javits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 ‘2025 뉴욕 국제 오토쇼(2025 New York International Auto Show)’에서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북미 시장에 최초로 선보였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대형 SUV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이하 팰리세이드)’는 현대차가 6년만에 새롭게 선보인 2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견고하고 고급스러워진 외장 디자인과 넓어진 실내 공간을 비롯해 현대차 최초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추는 등 프리미엄 플래그십 대형 SUV에 걸맞은 상품성을 확보했다. 또 현대차는 오프로드 감성을 극대화한 ‘팰리세이드 XRT Pro’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춰 새롭게 선보이는 팰리세이드와 같은 신차들은 현대차의 탄탄한 포트폴리오 및 다양한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예시”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자동차 산업이 소비자 수요에 기반한다는 것을 알기에 EREV,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수소전기차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모델을 21개까지 확대하고 하이브리드 차종을 기존 7차종에서 14차종으로 확대 제공할 것”이라며 “전기차 모델은 2030년 연 200만대 판매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미래 전략을 공유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시장 변화에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고객과 파트너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경청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 CEO는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2023년 대비 4% 증가한 소매 판매 실적을 거두며 4년 연속 신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고 밝히고 “올해 1분기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가 10% 늘며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미국 현지 판매 현황을 설명했다. 특히 “올 3월에는 지난해 동월 대비 판매가 13% 증가하는 등 역대 3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6개월 연속 동월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고 덧붙였다.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북미 최초 공개 신형 팰리세이드는 기존 팰리세이드의 독보적 캐릭터를 계승하는 웅장하고 대담한 외장 디자인, 5m가 넘는 전장의 장점을 활용한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췄으며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최적의 주행경험을 선사할 첨단 안전·편의사양 등이 적용됐다. 팰리세이드의 외장 디자인은 수직적인 주간주행등에서부터 시작되는 팰리세이드의 정체성을 과감하게 재해석해 시선을 사로잡는 압도적 존재감을 갖춰냈다. 이전 세대 대비 65mm 증대된 5,060mm1의 전장과 70mm 증대된 2,970mm의 휠베이스에 기반한 넓은 실내에는 가구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수평적 레이아웃을 구현해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파워트레인은 3.5 가솔린과 2.5 터보 하이브리드 2종으로 운영된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시동을 걸지 않은 상태에서 공조 및 인포테인먼트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스테이 모드’와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 시 전원을 제공하는 ‘실내 V2L’ 등 전용 전기차에서 누릴 수 있었던 EV 특화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또한 ‘팰리세이드 XRT Pro’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XRT Pro’는 기존 XRT 트림 대비 오프로드 성능을 한층 강화하고 강인한 인상의 디자인을 구현해 오프로드 감성을 극대화한 트림으로 팰리세이드에 최초 적용됐다. 팰리세이드 XRT Pro는 전자식 AWD와 후륜 E-LSD(전자식 차동제한장치)를 비롯해 18인치 올 터레인(All-Terrain) 타이어를 적용해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끌어올렸다. 기본 모델 대비 25mm 높아진 212mm의 최저지상고를 확보해 험준한 지형에서 차량 하부 간섭이 감소하는 등 오프로드 주행에 유리함을 갖췄으며, 전∙후면 노출형 토잉 훅(Towing Hook, 견인 고리)을 적용해 토잉 기능을 강화했다. 아울러 XRT Pro 전용 18인치 알로이 휠, XRT Pro 엠블럼과 함께 전면 그릴, 클래딩 등 차체 곳곳에 강인한 감성이 돋보이는 디자인 디테일을 적용했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팰리세이드 XRT Pro는 디자인뿐 아니라 오프로드 특화 성능과 사양을 적용해 기존 팰리세이드의 공간감, 편안함, 고급감에 더해 차별화된 오프로드 감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팰리세이드와 팰리세이드 XRT Pro는 올해 하반기 북미 시장에 출시한다.

      손재철 기자 2025.04.17 10:23

    • 이찬원, 또 미담 터졌나…‘찐친’ 승준이 밝힌 軍 시절 일화 (톡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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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원, 또 미담 터졌나…‘찐친’ 승준이 밝힌 軍 시절 일화 (톡파원)

      JTBC 제공. ‘톡파원 25시’ 온앤오프 효진, 승준이 이찬원의 미담을 공개한다. 오는 17일(월) 방송하는 JTBC ‘톡파원 25시’(연출 홍상훈, 김선준)에는 온앤오프 효진과 승준이 게스트로 출연, 일본 세계 최대 청동 와불상의 전설과 영국 셜록 홈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랜선 여행을 떠난다. 먼저 게스트인 효진과 승준이 이찬원과 찐친 사이임을 밝히는 가운데 승준은 군복무 시절 이찬원과의 특별한 미담을 공개, 효진은 이찬원과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친분을 자랑한다. 이에 전현무가 “왜 이렇게 찬원이가 형 같냐. 기획사 실장님 같다”는 발언으로 모두를 빵 터지게 했다는 후문이다. JTBC 제공. 본격적인 랜선 여행에서는 일본 톡파원이 후쿠오카의 아름다운 풍경과 짜릿한 스릴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색 체험에 나선다. 일명 ‘절경 삼형제’라 불리는 롤러코스터, 미끄럼틀, 암벽 클라이밍으로 구성된 액티비티 중 롤러코스터 탑승에 도전한 톡파원은 아찔한 급경사에 연신 비명을 지른다고 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청동 와불상이 있는 난조인 사찰도 방문하며 청동 와불상의 발바닥에 동전을 끼우면 복권에 당첨된다는 설을 전한다. 약 150마리에서 200마리의 고양이가 머물고 있는 고양이 명소인 아이노섬도 찾아갈 예정이다. 한편, 영국 톡파원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 셜록 홈스의 흔적을 따라간다. 드라마 ‘셜록’에 나온 집 주소와 일치한 곳에 자리한 셜록 홈스 박물관에는 소설 속 셜록 홈스의 집 내부 모습이 그대로 재현돼 있어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실제 드라마 촬영지인 맛집에서 특별한 메뉴인 셜록 브렉퍼스트를 맛본다. 이 메뉴는 팬들의 투표로 셜록이 먹을 것 같은 음식이 선정된 것이라고 해 놀라움을 안긴다. 셜록을 연기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실제로 이 메뉴를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고 전해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JTBC ‘톡파원 25시’는 오는 17일(월)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된다.

      이민주 온라인기자 2025.02.14 15:34

    • 황가람, 신곡 ‘미치게 그리워서’ 차트 휩쓸었다···벨365 1위→멜론 HOT 100 8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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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가람, 신곡 ‘미치게 그리워서’ 차트 휩쓸었다···벨365 1위→멜론 HOT 100 8위

      JMG(더블엑스엔터테인먼트) 가수 황가람이 신곡으로 또 한 번 차트를 휩쓸었다. 황가람은 9일 오후 6시 ‘미치게 그리워서’를 발매한 가운데, 오후 8시 기준 멜론 HOT 100(발매 30일) 8위를 비롯해 벅스, 지니 실시간 차트 등 각종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황가람의 ‘미치게 그리워서’는 벨365 실시간 차트 종합에서 2위를, 앞서 발매한 ‘나는 반딧불’의 1위와 함께 막강한 인기를 제대로 증명했다. 발매와 동시에 차트인에 성공한 황가람의 ‘미치게 그리워서’는 유해준의 원곡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리메이크 곡이다. 둠이 내린 밤거리, 차가운 바람 속에서 떠오르는 지난 사랑의 기억을 섬세하게 담았다. 소속사 더블엑스엔터테인먼트는 오후 6시 황가람의 ‘미치게 그리워서’ 라이브 클립을 공개했다. 대중은 “감정이 미치도록 좋다”, “명곡과 명보컬의 만남”, “믿고 듣는 가수”, “이런 보석 같은 가수를 이제야 알아봐 미안하다” 등 폭발적인 반응을 쏟고 있다. 황가람은 앞서 ‘나는 반딧불’로 각종 차트를 제대로 휩쓸며 폭발적인 사랑을 얻고 있는 만큼, 앞으로 그의 행보에 뜨거운 기대가 모인다. 한편, 황가람은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MBC ‘놀면 뭐하니?’부터 각종 라디오까지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손봉석 기자 2025.02.10 21:22

  • 주간경향

    •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36) ‘365일 근무’ 땐 연차수당 11일치, 366일  땐 26일치?

      사회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36) ‘365일 근무’ 땐 연차수당 11일치, 366일 땐 26일치?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2023년 여름이 될 무렵, 홍 사장은 2명의 신입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그중 1명인 지훈(가명)은 26세의 청년으로, 열정적이고 성실해 보였습니다. 그는 하루의 휴가도 쓰지 않고 매일 출근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홍 사장은 지훈의 모습을 보며 기특하게 생각했고, 그의 노고를 인정해주기 위해 특별 보너스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지훈은 애초부터 1년+1일 일하고 26일치 연차수당을 받아 나갈 계획이었습니다. 2024년 초여름 즈음, 1년이 지나자마자 퇴사 의사를 밝혔습니다. 홍 사장은 당황스러웠지만, 지훈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퇴사 당일, 지훈은 26일치 연차수당을 요구했고, 홍 사장이 지급하지 않자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홍 사장은 노동청을 나서며 “20년 장기 근속한 직원이 퇴직할 때도 이렇게 수당을 많이 받지는 않았는데…”라며 힘겨워했습니다. ■1년 차 연차 논쟁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연차휴가를 주어야 하고(제60조 제1항),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도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합니다(제60조 제2항). 이 규정의 해석상 하루 이틀 차이로 제법 큰 돈을 청구하거나 못할 수 있습니다. ①‘1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는 경우, 예를 들면 364일 근무하고 퇴사하는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전에 퇴직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한 경우에는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연차휴가 수당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16다48297)고 봤습니다. 따라서 1년에서 하루만 빠져도 청구할 수 없습니다. ②‘딱 1년을 채우고 퇴사하는’ 근로자의 연차휴가 일수가 11일인지, 아니면 26일(11+15)인지 논쟁이 있었습니다. 2018년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1년에 26일이라는 해석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연차휴가는 26일이 아닌 11일이라고 판결했습니다(대법원 2021다227100). 제60조 제1항과 제2항을 중첩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고, 장기근속 근로자와 형평에도 반한다는 이유였습니다. ③한편, ‘1년 초과 2년 이하’ 근로자의 경우의 수입니다. “1년을 초과하되 2년 이하의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최초 1년 동안의 근로 제공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른 11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고, 최초 1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에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15일의 연차휴가까지 발생함으로써 최대 연차휴가 일수는 총 26일이 된다”라고 봤습니다. 이에 따라 1년 3개월을 일한 경비원의 연차는 총 26일이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22다245419). ②와 달리 ③에서는 제60조 제1항과 제2항을 중첩적으로 적용했습니다. 서두의 사례에서 지훈은 뉴스를 통해 ③대법원 판례를 알게 됐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366일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1년 하루 근무한 사람과 2년 다 채운 근로자의 연차수당이 판례상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편 홍 사장은 지훈의 퇴사를 통해 그런 노동법 판례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홍 사장은 ‘근로자가 1년 하루 근무한 경우와 2년 다 채운 경우를 비교해서 비례적으로 수당을 주는 게 맞지 않나?’라는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열네 번째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구에 있는 어느 식당은 평소와 다름없이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일한 지 이제 겨우 한 달 정도 된 A는 아직 적응 중이었습니다. 음식 조리, 재료 손질, 설거지 등 일이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A는 입사하자마자 쉬고 싶었습니다. 주방 문이 열리고, B대표가 들어왔습니다. 그는 주방에서 A를 찾아 다가갔습니다. “왜 늦게 왔어요?” B대표의 목소리는 냉랭했습니다. A는 잠시 멈칫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오늘 조금 일이 있어서….” “오늘만 그런 게 아니잖아요. 벌써 25번이나 지각했어요.” A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근무시간 동안에도 A는 자주 흡연을 하러 자리를 비우곤 했습니다. B대표는 이런 모습을 보고 계속해서 주의를 주었지만, A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만두세요. 오늘부로 해고입니다” B대표는 차갑게 말하며 해고 통보서를 건넸습니다. A는 종이를 받아 식당을 나섰습니다. 알 듯 모를 듯한 표정과 함께. 그 후 A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습니다. 그러나 노동위원회는 A가 근로계약을 위반했다고 판단, 그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A는 굴하지 않고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대구지방법원에 해고 무효확인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B대표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원고는 총 27일 중 25일을 지각했고, 근무 중에도 자주 자리를 비웠다. 또한 피고의 업무 지시를 지속적으로 거부했으며, 근무태도 역시 불량해 음식점의 영업활동에 지장을 초래했다. 피고는 이런 상황에서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며,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했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도 존재하지 않는다.”(대구지방법원 2024. 5. 16. 선고 2023가합206538 판결) ■편파적이어야 한다 v 균형적이어야 한다 “노동법은 불편부당하지 않고 근로자를 위해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법률”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매일노동뉴스·2010. 1. 26자 ‘노동법이 근로자 편향인 이유’) 장시간 노동, 저임금, 양극화, 불평등 안전하지 않은 작업 환경 등으로 인해 많은 근로자가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동법의 취지에 비춰볼 때 노동법에서만큼 ‘균형’이라는 관념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노동법에도 ‘내재적 한계’는 존재합니다(노동조합에도 내재적 한계가 있다는 2004도227 판결 참고). 특히 소규모 사업장, 자영업자에게는 일부 제도가 너무 가혹하다는 주장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기는 합니다. 첫 번째 사례에서 홍 사장은 ‘현행법이 그렇다’는 답변을 듣고는 정규직 근로자 대신 ‘1년 기간제 근로자’를 뽑기로 했습니다. 한편 두 번째 ‘열네 번째 부당해고 신청 사건’에서 판결 이유 중 눈길이 가는 대목이 있습니다. “원고는 2018년 이후로 2023년까지 노동위원회에 총 14회에 걸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는데, 이 사건 음식점에서 근무하기 이전에 각 사업장에서의 근무경력이 열흘 내지 석 달의 단기였고, 그 대다수가 소규모 사업장이었던 점, 원고가 합의금을 수령하고 화해함에 따라 구제신청사건이 종결된 경우가 다수 발견”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법원은 물음표를 남겼습니다. “원고가 지각을 하거나 사용자의 지시를 불이행하는 등의 비위행위를 반복한 것이 단순히 원고의 불성실한 태도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 가능성도 엿보인다.” 즉 경험상 일부러 해고를 유도한 것 아니냐는 말입니다.

      한용현 법률사무소 해내 대표변호사 2024.07.26 16:00

    • [렌즈로 본 세상] 365일 허공에 외치다

      사회 렌즈로 본 세상

      [렌즈로 본 세상] 365일 허공에 외치다

      하루를 365번 모으면 1년이 된다. 지난해 아파트 관리소장의 갑질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숨진 경비노동자 박모씨의 1주기를 하루 앞둔 3월 13일, 박씨가 근무했던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입구에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과 해고 경비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들이 펼친 현수막에는 1주기 애도와 함께 ‘경비반장을 죽음으로 내몬, 경비노동자를 대량 해고한 가해자가 여전히 근무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박씨가 세상을 떠난 이후 함께 근무하던 경비노동자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노동자 중 절반이 넘는 40여명이 노동조합에 함께했다. 지난해 말 관리사무소는 무인 시스템 도입을 근거로 관리비를 절감하겠다며 경비원 44명에게 계약 만료 통보를 보냈다. 한 해고 경비노동자는 “좁은 휴게공간에서 쉬던 중 해고를 통보받았다”라며 씁쓸한 표정으로 해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현수막을 손에 쥔 다른 해고 경비노동자는 “박씨가 죽은 지 1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없다”라고 말했다. 365번의 하루가 지나서 온 1년. 그들은 과거의 일터 앞에서 책임자의 사과와 복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조태형 기자 2024.03.19 06:00

    • 경제

      365일 24시간 발전 ‘우주태양광’ 급부상

      ㆍ생산량 10분의 1만 송전돼도 경제성 있는 청정에너지 ㆍ발사체 재활용 기술로 발사 비용 낮아져 현실화 ‘성큼’ 지구에 365일 24시간 중단 없이 청정에너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우주기반 태양광발전의 상상도. 유럽우주국 제공 미국의 SF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1941년 단편소설 ‘리즌’(Reason)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우주에서 태양에너지를 수집해 마이크로파 빔으로 지구를 비롯한 여러 행성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우주정거장이 등장한다. 이후 196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과학자였던 피터 글레이저 박사는 지구 정지궤도(고도 3만6000㎞)에서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에너지를 마이크로파의 형태로 지구상의 수신기지로 무선전송한 후 지상기지에서 이를 다시 전기로 변환해 전력망에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소설 속 내용을 과학적 이론으로 뒷받침해 그는 ‘우주태양광발전의 기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과거 인공지능이 오랜 암흑기를 거쳤듯이 우주태양광도 수십 년간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우주 공간에 거대한 구조물을 만드는 데 엄청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미국도 NASA를 중심으로 197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초반 크게 3번에 걸쳐 우주태양광 기술을 개발했는데 그때마다 기술이 성숙되지 않았다, 발사 비용이 너무 커서 경제성이 없다 등의 이유로 중단됐다.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발사체 재활용 기술이 발전하면서 발사 비용이 크게 낮아졌고,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우주태양광발전을 구현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과 한국에서 여럿 진행 중이다. 미국 칼텍의 연구자들이 우주태양광발전 시험 위성을 우주선 위로 내려놓고 있다. 칼텍 제공 24시간 가동 기저전원으로서의 장점 햇빛은 지표보다 대기권 상단에서 평균적으로 10배 이상 강하다. 대기를 통과하면서 반사되거나 구름과 먼지 등으로 약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정지궤도에서는 도달하는 모든 햇빛을 포착해 365일 24시간 활용할 수 있고, 에너지가 필요한 지구상의 어디든 즉시 전송할 수 있다. 낮과 밤이 바뀌고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는 지상의 태양광은 단독으로 24시간 상시 전력을 공급하는 기저전원이 될 수 없다. 배터리나 양수발전 같은 에너지 저장장치가 함께 붙어야 한다. 반면 우주태양광은 원자력발전과 같은 기저전력으로 쓸 수 있고, 그러면서도 원전과 비교해 안전하고 깨끗하다. 우주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지상에 송전할 때 생산한 전기의 10분의 1 정도만 지상에 보낼 수 있어도 원자력발전은 물론 지상의 태양광과 풍력발전에 비해 경제성이 있다고 나온다. 지상 태양광발전에 비해 비싸더라도 안정적이고 연중무휴 24시간 공급된다는 점에서 더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2000년대 중반 한 연구에 따르면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우주태양광의 탄소 투자 회수 기간은 30년 수명 중 6개월~1년이다. 우주로 화물을 나를 때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지만 짧으면 반년 만에 청정에너지 공급으로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형 우주태양광발전 선행 연구를 수행하는 최준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미래혁신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아직 기술적으로 난관이 있고, 효율도 낮지만 앞으로 기저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재생에너지는 우주태양광발전이다”면서 “위도가 높은 편이고, 국토가 작은 우리나라의 경우 우주태양광발전이 가장 장래성 있는 재생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태양광발전의 개념은 오래전 나왔지만 최근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전력 공급원으로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유럽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를 겪었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목표치를 40%에서 45%로 확대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주태양광발전도 관심을 받아 유럽우주국(ESA)은 지난해 12월 우주태양광발전의 가능성을 시험할 ‘솔라리스’ 계획을 승인했다. 우주태양광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과 비용을 분석하고, 실현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3년의 시간을 부여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5년까지 기초기술을 확보하고, 2035년 시험발전소 운영에 들어간 후 2040년 상용화 단계에 돌입한다. 정지궤도에서 2GW급 전력을 무선전송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솔라리스 계획을 책임지고 있는 ESA의 과학자인 산제이 비젠드란(Sanjay Vijendran)은 지난 4월 16일 BBC 팟캐스트에서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우주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한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우주기반 태양광발전 개념을 재발견했다”면서 “때론 황당해 보이기도 하지만 개념적으로는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이다”고 말했다. 우주태양광발전을 위한 핵심 기술은 무선전력전송과 태양광 전지판과 안테나 등 우주 구조물의 조립과 제어다. 여기에 발사 비용을 줄이기 위한 로켓 재사용 기술과 태양광 패널을 하나의 큰 구조물로 조립할 수 있는 자율로봇 기술도 필수적이다. 기가와트(GW) 규모로 발전하려면 우주 공간에서 1~2㎞ 사이로 태양광 전지판을 키워야 한다. 초대형 위성 몇 개 혹은 작은 위성 여러 개를 분산 배치해 하나의 큰 구조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산제이는 “모든 구조와 로봇 같은 필요 기술을 최대한 표준화해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 비용은 지상의 태양광과 풍력만큼 저렴하진 않겠지만 원자력발전과는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우주태양광의 실현가능성이 부정적으로 평가되던 때는 1㎏당 발사 비용이 5만달러에 육박했다. 지금은 스페이스X의 팰컨헤비 정도면 1㎏당 1400달러까지 내려간다. 100명의 인원을 태우고 100~150t의 화물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 스타십이 성공적으로 개발될 경우 이 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최준민 책임연구원은 “1㎏당 발사 비용이 600달러 밑으로 떨어지고, 무선전력 송신의 ‘앤드 투 앤드’ 효율이 15%(우주태양광발전소에서 만든 에너지 중 지상의 전력망으로 흘러가는 비율)에 도달한다면 원자력발전소와 가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우연에 따르면 2GW 규모의 우주태양광을 30년 가동하면 전기요금은 1kWh(킬로와트시)당 34원 수준으로 원전의 전력 구입단가인 1kWh당 72원보다 낮아진다. 우주태양광발전소에서 쏜 마이크로빔이 지상의 안테나로 수신되고 있다. 유럽우주국 제공 공상과학 벗어나 시제품 시험 단계 진입 미국의 경우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와 캘리포니아공대(칼텍)에서 요소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1월 3일에는 칼텍 연구진이 제작한 무게 50㎏의 ‘우주태양광발전시제품’(SSPD·Space Solar Power Demonstrator)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현재 지상 400㎞ 높이의 지구 저궤도에서 우주태양광 기술을 실험하고 있다. 모듈 형태의 발전소 설계 기술과 우주방사선으로 가득한 우주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태양전지 셀 기술, 무선전력 전송에 필요한 정밀 제어 기술 등이 연구되고 있다. 우주태양광 기술은 군사 목적으로도 주목받는다. 연료 보급이 어려운 최전방에 에너지를 전송하는 용도로 우주태양광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연구하는 이상화 한국전기연구원 전력ICT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미군이 과거 아프간 전쟁을 분석해보니 작전 중 전사자보다 전방에 유류를 공급하다 죽은 사람이 더 많았다”면서 “그때부터 해군과 공군을 중심으로 위성에서 전방으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기초 연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영국과 일본도 우주태양광 개발에 적극적이다. 영국 정부는 우주태양광 기술의 타당성 조사에 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지난해 초 업계와 학계가 협력해 진행하는 우주에너지 이니셔티브(SEI) 등에 300만파운드의 자금을 지원했다. SEI는 카시오페이아(Cassiopeia)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초대형 위성군을 지구 궤도에 배치해 우주태양광발전을 구현할 계획이다. 1970년대 미국을 뒤쫓아 우주태양광 기술개발에 뛰어든 일본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와 경제산업성 산하의 재팬스페이스시스템즈 등 두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꾸준히 연구를 벌이고 있다. 일본은 무선전력송신을 위한 전파규제를 가장 앞서 완화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2050년 GW급 우주태양광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국가적 차원에서 2050년 GW 규모의 우주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선언한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다. 중국은 2028년 첫 시연기를 궤도에 올려놓은 후 2035년 ㎾급 혹은 ㎽급 상용화를 예상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중국은 달의 뒷면을 최초로 탐사하는 등 우주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려 한다”면서 “우주태양광도 관심 있게 보고 있어서 최초 상용화 국가라는 타이틀에 욕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8년 제3차 우주개발진흥계획에 우주태양광발전을 미래 게임체인저 기술로 명시했지만, 아직 기초 연구에만 예산이 책정된 상태다. 전기연구원은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장거리 무선전력전송 기술개발에 약 112억원의 예산을 받아 꾸준히 무선전력전송기술을 연구 중이다. 50m 전방의 움직이는 표적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전력을 전달할 수 있는 4.8㎾급 무선전력전송 시스템을 개발한 게 주요 성과다. 참고로 솔라리스 연구진은 지난해 9월 에어버스의 연구진과 함께 2㎾의 전력을 36m 거리까지 무선 전송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상화 책임연구원은 “송수신 시스템은 확장 가능한 모듈 형태라 전송거리와 필요전력에 따라 다양한 규모로 활용이 가능하다. 시스템의 출력과 변환효율, 제어정밀도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해외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태양광 상용화 단계라면 수십 미터보다 훨씬 더 먼 거리인 정지궤도 3만6000㎞에서 더 큰 전력을 무선으로 보내야 한다.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의 안테나 사이즈를 늘리면 가능한데, GW급의 경우 우주에서 마이크로파 빔을 쏴주는 안테나의 크기는 1㎞, 렉테나(rectenna)라고 불리는 지상안테나의 크기는 직경 5~1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땅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막이 유력한 지상안테나 위치로 거론된다. 독일에선 렉테나 밑에서 농사를 짓는 모델도 검토 중이다. 국내에선 바다 위나 비무장지대가 적지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가 차원의 우주태양광 예산은 없지만, 항우연과 전기연구원이 자체 예산을 활용해 공동으로 한국형 우주태양광발전 선행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누리호를 활용해 저궤도에서 무선전력전송을 실증하는 사업이다. 전기연구원에서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개발하고, 항우연에서 위성시스템 개발을 맡고 있다. 최 연구원은 “2030년이 되기 전 우리가 제안한 위성 간 무선전력전송을 시연하고, 2030년대 중반쯤 저궤도 위성에서 지상으로 전력전송을 시험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2040년이 되기 전 ㎾급 정도의 전력을 무선으로 지상에 보내고 2040년대 중반에는 ㎽급, 2050년대 중반에는 GW급 정도를 보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 기술과 관련해 화학연료를 대신할 수 있는 추진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스페이스X의 재래식 발사체를 사용해 저궤도에서 조립한 후 이온 추진 등을 이용해 정지궤도로 구조물을 올리는 방식이다. 최 연구원은 “제논과 크립톤 등의 연료를 이용해 플라스마를 만들어서 추진하는 데 폭발적 힘은 없지만 효율이 좋다”고 말했다. 달 탐사와 무선전력전송 우주태양광 상용화를 위해서는 발사 비용을 낮추는 것과 함께 무선전송의 효율을 높이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주태양광발전의 단점은 여러 차례 에너지 변환 과정을 거치면서 효율이 떨어지는 것인데 현재의 ‘앤드 투 앤드’ 효율은 1%로 정도로 매우 낮다. 최준민 연구원은 “무선전력전송의 효율을 높이려면 태양전지 셀의 효율을 높여야 하고, 위성과 지상 안테나를 포인팅하는 것도 정확해야 한다”면서 “무선전력전송이 가장 중요한 병목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예산과 인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일차적으로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무선전력전송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금도 휴대전화 무선충전에 쓰는 자기유도 방식과 주차 상태의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공진 방식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이런 전자기유도 방식과 달리 우주와 지상 간의 원거리에서 무선으로 충전하려면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전파 방사 방식의 무선전력 전송이 필요하다. 이런 원거리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상용화되면 일상생활에서도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앞서 언급한 군사용만이 아니라 지진이나 화재 등 재난 지역에서 비상전원을 공급할 수 있고,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대형 구조물의 센서 등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각국이 우주태양광에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달 탐사를 비롯해 우주 자원 개발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화 연구원은 “달에 가는 이유는 핵융합에 필요한 중수소와 지구에 없는 희소 광물을 캐기 위함인데, 이때 달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우주태양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모두가 하고 있다”면서 “달 궤도에 우주태양광 위성을 띄워, 해가 들지 않는 분화구 안쪽의 기지에 무선 전송하는 그리드 계획도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GW급 우주태양광의 상용화 시점은 2050년이다. 각국이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밝힌 해와 같다. 아직 천문학적 비용이 들고, 기술도 성숙하지 못한 우주태양광보다 지금 있는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물리적·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은 데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우주태양광 개발에 나서는 상황이라 예상보다 빨리 상용화 시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 ESA는 발사체 재활용 기술이나 로봇 기술이 10년 내에 성숙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최준민 연구원은 “한국의 상위 4개 기업이 쓰는 전력이 국내 재생에너지 생산량과 맞먹는 상황에서 앞으로 재생에너지 확보가 안 되면 국내 글로벌 기업이 재생에너지 확보가 쉬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주태양광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주태양광은 워낙 규모가 커서 아직은 국제 협조가 잘되지만, 하드웨어로 구현될 땐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만의 핵심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주영재 기자 2023.05.12 14:42

    • [편집실에서]365일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오피니언 편집실에서

      [편집실에서]365일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최근 현대차그룹이 흥미로운 애니메이션 영상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자동차로 상징되는 이동권이 공간의 제약 없이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미래 세상을 암시하는 내용인데요. 영상 속 등장인물이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업무를 보고 영화도 보고 책을 읽습니다. 주차를 하는가 싶던 자동차가 건물과 도킹을 시도합니다. 출입구의 높낮이를 조절해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자동차에서 건물로 걸어들어갑니다. 지인을 만나 요리를 하고 환담을 즐기던 주인공이 밤이 되자 자동차로 가서는 잠을 청합니다. 다음날 정시에 사무실로 출근하느라 허덕일 필요도 없습니다. 자동차 안에 웬만한 업무 처리가 가능한 인프라를 다 갖춰놓았네요. 직장과 집의 경계가 없습니다. 현대차가 그리는 꿈의 세상입니다. 사무실과 버스를 합친 ‘오피스버스’까지 나왔지요. 스마트폰이 일상을 지배한 지 이미 오래이고, 자동차 자체가 거대한 IT 기기가 되는 세상을 향해 인류는 나아가고 있습니다. 운전자 없이도 도심을 누비는 자율주행차량 기술의 발전속도로 미뤄 그리 먼 미래의 일만도 아닌 듯싶습니다.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모터쇼 못지않게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열심히 참가합니다. 자동차와 IT 기업의 구분이 의미 없어진 세태의 반영입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 행사에 참석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는 “미래는 쏟아지는 첨단 기술에 응용될 콘텐츠가 필수 요건이 되는 시대”라며 기술과 문화의 융합을 강조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한 기술의 발전 때문에 인간은 더 편해졌지만 말도 못 하게 바빠졌습니다. 출근 전 아르바이트를 하고 투잡, 스리잡을 뛰며 365일 에너지를 풀가동합니다. 예전보다 빨라진 일처리 속도 덕분에 남는 시간을 휴식보다 추가 업무에 투입합니다. ‘부캐’를 만들어가며 가상세계까지 누벼야 합니다.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네트워크 아래서 잠시도 쉴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뼈 빠지게 일해도 3040세대는 전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덜 풍요합니다. 부모 세대보다 덜 건강하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인간답게 살겠다며 목소리를 내면 경청은커녕 훼방을 놓습니다. 현대차 양재동 본사 사옥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1인 시위를 봉쇄하겠다고 거의 매일 ‘유령집회’를 선점해 비판의 목소리를 원천 차단합니다. 무려 6년 넘게 이러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에선 도요타, 폴크스바겐 그룹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습니다. 건물과 자동차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세상을 꿈꾸는 글로벌 기업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과는 아예 대화를 차단한 채 불통의 벽만 높이고 있습니다. 무엇을 위한 기술이고, 누구를 위한 세상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호 표지 이야기, ‘현대차의 알박기’입니다.

      권재현 편집장 2023.02.03 11:26

  • 레이디경향

    • 365mc, 스마트 비만 치료 지방흡입 병원 구축 MOU 나서

      건강

      365mc, 스마트 비만 치료 지방흡입 병원 구축 MOU 나서

      365mc네트웍스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및 아크릴과 함께 차세대 AI 비만 치료 특화 스마트 병원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최근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365mc네트웍스 김남철 대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지은 대표, 아크릴 박외진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을 통해 세 기관은 비만·AI·클라우드 등 각 전문 분야에서 상호협력해 비만 특화 스마트 병원 구축에 나선다. 365mc 비만클리닉은 오직 비만 하나만 치료, 연구해온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스마트 의료 정보 서비스 △스마트 수술실 시스템 △스마트 의료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스마트 병원 고객 경험 시스템 등을 활용한 AI스마트 병원 모델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 실제로 365mc는 복부 팔뚝 허벅지 얼굴 등 고민부위의 지방흡입 및 지방추출주사 등 비만치료를 받는 고객들의 데이터가 연간 3만건에 달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Azure AI의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한 스마트 병원 구축에 대한 클라우드와 AI 기술 지원 및 교육을 제공하며 비만 특화 차세대 AI 스마트 병원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AI전문기업 아크릴은 비만 치료에 특화된 클라우드 기반 EMR(전자의무기록, Electronic Medical Record)을 포함한 스마트 의료 정보 시스템을 개발·구축하며 아크릴의 AI 기술을 활용해 클라우드 기반 AI 스마트 병원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김남철 365mc네트웍스 대표는 “365mc는 500만건이 넘는 진료건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체중,키, 체성분 검사 데이터, 식사일기를 통한 식단 데이터 등 막대한 비만 치료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고 있다”며 “각 분야 최고의 파트너와 함께 비만 특화 스마트병원 구축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아크릴 박외진 대표는 “아크릴은 인공지능 분야의 경험을 기반으로 구체적이며 실현 가능한 AI 병원 구축 관련 기술 축적에 주력해 왔다. 최고의 파트너들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365mc는 현재 서울, 인천, 대전, 부산 등에 있는 병원급 지점을 포함해 전국 18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고 지난 2017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사로 헬스케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힘쓰고 있다.

      #365mc #스마트 비만 치료 지방흡입 병원 구축 MOU 나서

      강석봉 기자 2022.06.29 13:37

    • 365mc대구병원 확장 개원… “비만관리·지방흡입·인체지방 삼박자”

      건강

      365mc대구병원 확장 개원… “비만관리·지방흡입·인체지방 삼박자”

      비만클리닉 특화 365mc는 365mc대구병원이 지난달 30일 병원급 확장 이전 개원식을 진행하고 오는 4일부터 병원급 진료에 나선다고 밝혔다. 전국 네트워크 병원 365mc의 다섯번째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올라선 365mc대구병원은 그간 연구 분야의 중심 의료기관으로 활약해 왔다. 2018년 대구에 처음 개원해 대구경북 지역 허벅지·팔뚝·복부 등 부위별 지방흡입 수술 및 지방추출 주사 람스를 집중 진료해왔다. 특히 메디시티 대구에 입지한 조건을 십분 살려, 첨단 의학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2018년,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양진영)와 업무협약을 맺고 인체 지방조직을 활용한 재생의학 치료법 연구에 참여해왔다. 새롭게 이전한 365mc대구병원은 500여평의 초대형 규모로 30병상 이상의 입원실과 회복실, 지방흡입에 최적화된 최첨단 의료시스템을 갖췄다. 서재원 365mc대구병원 대표병원장은 “2018년 처음 대구에 365mc 비만클리닉을 개원한 뒤, 대구의 세계적 수준의 의료 인프라에 깜짝 놀랐다”며 “365mc대구병원이 전국 365mc 네트워크 중 비만과 흡입 지방 연구의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비만의학의 선도 의료기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65mc대구병원 확장 개원… “비만관리·지방흡입·인체지방 삼박자”

      강석봉 기자 2022.04.11 18:12

    • 화제 세상의 모든 행복

      [세상의 모든 행복]365일 축제가 열리는 나라 스페인

      ㆍ맛의 향연을 찾아서 물질은 넘쳐나지만 마음은 가난한 시대, 국가를 막론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은 윤택한 행복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저마다 처한 환경이나 생활 방식은 다르겠지만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만큼은 어디든 같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우리는 세계 곳곳의 행복한 삶들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그 속에서 행복을 대하는 자세와 노력을 배울 수 있겠지요. 이제부터 매달 함께 행복의 나라로 떠나는 겁니다. 4月 행복의 나라: 스페인 누구나 삶을 행복하게 하는 음식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지친 일상으로부터의 위로일 것이고, 어떤 이에게는 말로 전하지 못하는 마음을 담은 사랑일 것이며, 어떤 이에게는 오랫동안 묵혀둔 앙금을 풀 수 있는 화해의 선물일 수도 있다. 열정의 나라 스페인은 음식에 얽힌 사연이 많은 곳이다.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이 키워낸 과일과 채소, 대서양에서 갓 건져낸 해산물 등 먹을거리가 풍부한 ‘유럽의 키친’. 유구한 역사 속에서 발달한 스페인의 다양한 조리법은 요리 강국 프랑스의 셰프들까지 매료되게 만들어 기꺼이 유학생활을 하게 한다. 어디 그뿐일까. 타파스, 파에야, 미가스, 하몽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음식들은 전 세계 미식가들의 미각을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이를 맛보기 위해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흥겨움은 달고 쓰고 맵고 짠 인생처럼 풍요롭기까지 하다. 열정과 낭만이 3백65일 축제로 이어지는 곳. 4월, 행복의 나라는 스페인이다. 행복 소스 ① 자연을 옮긴 재료 혹자는 흔히 정열, 사랑, 자유의 상징이라 불리는 스페인을 감히 한 단어로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셀 수 없을 만큼 넘치는 매력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화끈하고, 감칠맛 나는 스페인의 화려한 음식에도 적용된다. 6대째 이어져온 산토 토메 과자점의 명물 마사판.고대 이베리아반도에서 밀이 도입되면서 기틀을 잡은 스페인의 음식들은 다양하고 독특한 조리법과 향이 특징이다. 애초의 같은 이름을 갖고 있던 음식들도 지형과 기후의 영향, 그 지역 사람들의 기호에 따라 특별한 재료가 첨가되면서 새롭게 탄생한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요리에는 토마토, 오이, 피망, 마늘, 식초, 올리브유 등으로 만든 찬 수프인 가스파초와 닭고기, 어패류, 올리브유, 사프란, 토마토 등을 넣고 지은 밥 파에야, 돼지고기 넓적다리 부분을 통째로 소금에 절여 건조시키거나 훈연시켜 만든 하몽 등이 있다. 이 중 하몽은 안달루시아 지방 우엘바의 하부고 마을과 카스티야 레온 지방 살라망카의 기후엘로에서 생산된 것을 최고의 품질로 여기는데, 이 지역은 산간 지방의 건조하고 추운 기후를 이용해 떡갈나무 숲 속에 있는 농장에서 자연 상태로 키운 돼지 뒷다리의 피를 뺀 후 소금으로 간을 해 독특한 맛을 낸다. 또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해안가는 조개, 어류 등이 발달해 사르수엘라(어패류로 만든 스페인식 스튜)가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파에야에 토끼고기나 닭고기를 넣는 데 반해, 이 지역은 해물 파에야를 만들어 먹을 정도다. 지금도 스페인 사람들은 매끼 식사를 가까운 시장에서 사온 신선한 재료로 직접 만든다.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은 물론 비둘기, 메추리 등의 조류와 유럽인들이 그다지 즐기지 않는 문어, 오징어 같은 해물에 갖가지 채소를 주로 요리의 재료로 사용한다. 감자, 토마토, 콩 등은 스페인 요리에 빠져서는 안 될 필수 요소들이다. 덕분에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음식이 많은데, 많은 여행객들이 스페인의 풍족한 요리뿐 아니라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에 감동하기도 한다. 행복 소스 ② 1日 5食의 여유로움 지금은 한 국가로 묶여 있지만 스페인은 역사적으로 볼 때 크게 4개의 지역과 민족으로 나뉜다. 낙천적이고 유머 감각이 뛰어나지만 허풍이 심한 안달루시아인부터 진지하지만 허황된 꿈을 꾸는 카스티야인, 거칠지만 부지런하고 근면한 바스크인 그리고 경제관념이 밝아 구두쇠 근성을 갖고 저축을 하며 사는 카탈루냐인까지. 음식 문화도 민족별 특성에 따라 발달해왔다. 하지만 1일 5식을 즐기는 여유로움은 스페인 전역의 공통점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대체로 아침 8시쯤 빵과 커피나 우유 한 잔으로 가벼운 식사를 하고, 오전 11시쯤 바에서 커피 등으로 간식을 먹는다. 본격적인 점심은 오후 2시부터다. 보통 애피타이저에서 메인, 디저트에 이르는 정식 코스를 두세 시간에 걸쳐 먹는데, 이는 하루 중 가장 거한 식사다. 이후 ‘시에스타’라는 낮잠 자는 시간을 보낸 스페인 사람들은 오후 6시쯤 간식 시간을 갖고 다시 일을 한다.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 식사는 퇴근 후인 밤 9시가 넘은 시각, 가족과 함께한다. 잦은 식사에도 불구하고 이곳 여성들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데, 점심을 빼놓고는 대부분 간식 수준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스페인의 길거리에는 타파스 가게가 넘쳐난다. 타파스는 얇게 썬 가지와 호박에 밀가루를 입힌 뒤 채소, 오징어 링, 정어리구이 등과 함께 튀겨서 먹는 전채 요리로, 작은 접시에 담겨져 나온다. 스페인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고 맛있게 먹으며 피로를 풀 수 있는 음식인 타파스를 ‘신들을 위한 음식’이라고 부른다.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메뉴인 타파스는 대부분의 바에서 술을 시키면 안주로 제공된다. 타파스와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은 셰리. 이 와인 역시 식전에 마시는 술로, 포도즙에 약간의 알코올을 섞어 오크통에서 숙성시켜 만든 것이다. 만약 셰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헤레스에 있는 크고 작은 보데가(셰리 양조장)를 방문할 것을 적극 권한다. 가이드의 안내로 제조 과정을 구경하며 시음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 소스 ③ 요리를 고수하는 사람들 1 몬트호이 만 로세스 마을 언덕에 자리 잡은 분자 요리의 메카 엘 불리 레스토랑 입구. 2 엘 불리의 분자 요리.스페인의 수많은 요리사들은 자부심을 갖고 자국의 요리를 연구, 발전시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페란 아드리아다. 그는 2003년 여름 국제요리경연대회에 출전하며 「뉴욕타임스」의 주목을 받아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그의 레스토랑 ‘엘 불리’는 스페인 코스타 브라바의 칼라 몬토호이 만의 아주 작은 도시, 로세스에 위치해 있다. 다른 레스토랑과 달리 엘 불리는 1년 중 6개월만 문을 여는데, 문을 닫는 시간 동안 모든 직원들은 요리 연구에 전념한다고 한다. 때문에 예약은 한 시즌에 8천 명 정도만 가능하며, 매년 예약자가 20만 명씩 쇄도할 정도라고. 이 레스토랑의 대표적인 메뉴는 분자 요리다. 분자 요리란 프랑스 화학자 에르베 티스와 헝가리의 물리학자 니콜라스 쿠르티가 처음 제시한 용어로, 식품의 맛과 향은 그대로 유지하되 형태만 변형시킨 음식을 말한다. 재료를 분자 단위까지 철저하게 분석하고 독창적인 조리법으로 만드는데, 햄이나 베이컨으로 만든 아이스크림, 정어리로 만든 셔벗, 푸아그라 캔디 등이 있다. 요리를 사랑하는 마음은 직업과 무관하게도 이어진다. 많은 유명 요리사들의 고향인 바스크에는 ‘부드러운 남자들의 모임’이라는 식도락 모임이 있다. 최소 백 년을 이어온 전통을 자랑하는 이 식도락 모임은 적게는 50명, 많게는 2백 명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오랫동안 스페인 정통 음식을 연구하고 만들어왔기 때문에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최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바스크의 ‘부드러운 남자들의 모임’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행복 소스 ④ 오감을 자극하는 축제 “비르 라 피에스타!(축제 속에 산다)” 부뇰의 토마토 축제. 토마토즙으로 범벅이 된 거리에서 뭉개진 토마토를 던지며 웃고 떠들고 넘어지고 달아나다 보면 어느새 참가자 모두가 하나가 된다.스페인 사람들에게 축제는 삶의 일부이다. 성모마리아와 수호성인들은 물론 계절의 변화, 불꽃놀이, 전통 의식 등 다양한 주제를 기념하는 축제들이 1년에 2백여 개씩 열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다양한 퍼레이드와 함께 준비되는 다양한 음식들. 이곳의 사람들은 휴일조차 빈둥거리는 날이 아닌, 축제를 준비하고 즐기기 위한 날로 여긴다. 덕분에 스페인의 사람들은 축제를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로 발전시켰고, 이제는 세계인들을 위한 관광 아이콘이 됐다. 장대에 걸린 하몽을 따내는 것으로 본격적인 토마토 축제가 시작된다. 하지만 올리브 오일을 바른 장대에 오르기가 만만찮다.4월의 대표적인 축제는 경이로움이 넘치는 세비야 지역의 ‘페리아’로, 로스레메디오스 구역 과달키비르 강 강둑 너른 공터에 세워진 게이트 전등에 불이 점화되는 전야제로 그 서막을 연다. 전등 수천 개가 반짝이는 가운데 폭죽과 불꽃놀이가 이어지고, 음식을 먹고 와인을 마시며 춤을 추는 지상낙원의 향연은 밤새도록 지속된다. 이튿날 정오가 되면 넋을 잃을 정도로 화려한 퍼레이드가 펼쳐져 성대한 축제의 절정을 실감케 하는데 전형적인 세비야풍 트라헤 코르토 복장을 한 말 탄 기사와 플라멩코풍의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옷을 입은 여성들이 이끄는 퍼레이드는 오감을 자극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더 무르익게 한다. 지중해성 기후로 질 좋은 과일, 특히 오렌지와 토마토, 채소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 발렌시아 지방의 부뇰. 8월 마지막 수요일에 이곳에서 열리는 60년 전통의 토마토 축제, ‘토마티나’ 역시 스페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축제다. 1944년 토마토 값이 폭락하자 성난 농부들이 항의의 표시로 시의원들에게 토마토를 던진 것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마을 중앙에 설치된 기름을 바른 기둥, 꼭대기에 달아놓은 햄을 따면서 시작되는 토마티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두 시간 동안만 열린다. 매년 3만~4만 명이 참여하며, 단 한 시간 동안 사용되는 토마토 양만 해도 15만 개나 된다고 한다. 이 순간만큼은 누구든 적이 된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쟁으로 삽시간에 온 동네는 토마토즙으로 범벅이 되고, 그런 와중에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넘어지고 달아나며 축제의 재미에 흠뻑 빠진다. 주민들은 호스를 이용해 건물 위에서 물을 뿌리고, 시에서 준비한 소방차도 사방으로 물을 뿌린다. 물과 토마토를 맞으며 참가자들은 한여름의 무더위도 잊고 흥에 젖어든다. 모든 건물과 창문들은 비닐로 덮어씌워져 있고, 참가자들은 축제를 위해 헌 옷과 물안경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투우사의 칼에 최후를 맞는 소가 흘리는 붉은 피를 연상시키도록 흰 옷을 입고 붉은 토마토를 맞는다. 정열과 용기의 상징을 뜻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토마토 축제가 열리는 수요일을 전후로 1주일간 부뇰 지역에서는 불꽃놀이와 공연, 음식 축제 등이 함께 열려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제공 / 최도성 ■참고 서적 /「일생에 한 번은 스페인을 만나라」(최도성 저, 21세기 북스)>

      2013.04.03 16:21

    • [하나맘의 도쿄 육아 일기]최고의 선물, 육아 일기 365일

      육아/교육 하나맘의 도쿄 육아 일기

      [하나맘의 도쿄 육아 일기]최고의 선물, 육아 일기 365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자식을 향한 엄마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은 매한가지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를 더 잘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국경을 초월한다. 하지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도쿄에 사는 김민정 주부가 전하는 일본의 육아 문화, 이달에는 사랑하는 아이를 위한 최고의 선물인 육아 일기를 살짝 엿보려 한다. 1 독자 여러분은 육아 일기를 쓰시나요? 하나가 태어나자마자 일본 병원에선 얇은 다이어리를 하나 선물해줬습니다. 매 시간이 표기된 다이어리에 아이가 모유 혹은 분유를 먹은 시간과 양, 그리고 배변 시간을 적으라면서요. 그게 제 육아 일기의 시작이었어요. 출산 후 호르몬 분비로 왠지 우울하고 서럽고 눈물도 났는데, 그런 감상들과는 별도로 병원에서 준 육아 일기장은 오로지 아이의 생활 패턴에만 맞춰져 있었어요. 시시각각 변하는 기분도 기분이었지만, 언제 먹고 언제 배변했는지를 쓰는 것만으로도 어찌나 벅차던지. 더불어 먹고 배변하는 게 인간 최초의 욕구이자, 평생의 과제란 사실을 엄마가 되고 처음 알았답니다. 2 본격적인 육아 일기는 하나가 어린이집에 들어가면서 시작됐어요. ‘어린이집 연락장’에 하나가 몇 시에 뭘 먹고, 언제 배변을 했는지, 언제 잠을 자고 언제 일어났는지를 상세히 기록하고 건강 상태며 성장 과정, 그날그날 했던 놀이 등도 적어서 제출해야 했어요. 교사들도 하나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상세히 적어줬고요. ‘어린이집 연락장’은 말하자면 교사와 엄마 간의 교환 일기인 셈이죠. 혼자 쓰는 일기가 아니다 보니 더 애착이 가고 질리지도 않고요. 교사에게 하나 얘기를 조금이라도 더 해주고 싶고, 또 연락장을 통해 하나가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자세한 것들을 알게 됩니다. 3 <2011년 8월 19일(금) 옥수수 껍질 벗기기를 했습니다. 처음엔 옥수수수염을 만지지 않더니 주변 친구들이 껍질을 벗기기 시작하자, 하나도 같이 벗겼습니다. 노란 알갱이가 나오자 하나가 “앗!” 하며 귀여운 목소리를 냈습니다.> (교사 엔조지) <2011년 10월 24일(월) 일요일엔 성당 미사가 끝나고 하라주쿠를 산책했습니다. 어린이 용품을 보고는 유모차에서 내려서 이것저것 만지고 즐거워했습니다. 저녁엔 콩나물을 같이 무치고, 부침가루에 건더기를 넣어 함께 젓기도 했습니다. 콧물이 또 나오기 시작했지만 열은 없고 건강합니다.> (하나 엄마) 이런 식으로 매일 쓴 일기가 벌써 365장째를 넘었습니다. 그 365일의 하나가 모두 사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시시콜콜한 일상이 왠지 아름답게 빛나는 느낌도 들고요. 4 작년 365일분의 연락장을 하나로 모으니 높이가 15cm는 되나 봐요. 1년 동안 엄마와 어린이집 교사가 함께 써온 연락장. 한 장 한 장 넘겨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네요. 작년 4월 11일 어린이집에 첫 등원하던 날, 교사는 “부모님이 가시고 울었는데, 안 보이자 눈물을 멈추고 정원에서 흙을 만지고 놀았습니다”라고 적었고, 그로부터 약 일주일 후인 19일에 저는 “어린이집에 익숙해졌는지 요즘은 집에 갈 때 유모차에서 울지 않아요”라고 썼네요. 하나가 스무 살이 됐을 때, 지금까지 써온 육아 일기와 앞으로 써갈 육아 일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하나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때쯤 이 육아 일기를 선물할 계획입니다. 두근두근…. 벌써부터 그날이 기대됩니다. 저 볼품없는 종이 뭉텅이가 하나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기를! 5 선물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실은 얼마 전에 결혼기념일이자 제 생일을 맞이했어요. 결혼 6주년과 생일을 기념해 결혼 피로연을 했던 추억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하나를 데리고 장장 두 시간이 넘게 걸리는 프랑스 요리를 먹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샴페인도 마시고 칼로리가 높은 프랑스 요리를 즐겼죠. 남편과 교제를 했던 4년, 그리고 결혼 5주년까지 남편은 매년 주얼리나 가방을 선물해줬어요. 그런데 올해 선물은 블루레이 디스크였답니다. ‘무슨 선물이 그래?’ 온 가족이 쓰는 가전제품을 결혼기념일에 선물하다니, 처음엔 좀 섭섭했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그럴듯하더라고요. 어차피 집에 없어서 필요했던 물건이거든요. 결혼하고 6년이 지나니, 남편이 주는 선물은 그저 실생활에 유용한 게 최고다 싶어요. “생활에 필요한 것을 챙겨준 우리 남편, 고맙고 사랑해요! 여보, 더 많이 절약해서 하나 예쁘게 키우자고요!” 일본 통신원 김민정(35) www.twitter.com/slowlifetokyo 일본인 남편과 결혼한 6년 차 주부로 딸 ‘하나(일본어로 꽃이란 뜻)’를 둔 초보 엄마다. 1992년 창창한 고교 시절 일본에서 생활해 게이오대학교 종합정책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에서 잡지사 기자, TV 방송의 한국어 통역을 거쳐 현재는 도쿄 외국어대학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 박사 과정을 이수 중이다. 초보 엄마가 실제로 체험한 일본 육아, 아직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일본 문화가 궁금하다면 그녀의 트위터에 접속해보자. <■기획&정리 / 이연우 기자(www.twitter.com/chaconnegm) ■글&사진 / 김민정>

      2012.06.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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