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70 건 검색)
- [올해의 7대 국제뉴스]생지옥 된 가자지구…이스라엘 ‘전선 확대’ 중동서 우위 차지
- 2024. 12. 30 20:47경제
- ... 전쟁이 2년째에 접어든 올해 중동지역 전선은 더 확대됐고, 갈등도 더욱 격화됐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한 채 고강도 폭격을 이어가는 한편 이란과 레바논, 예멘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특히...
- 프란치스코 교황, 가자지구 성당과 매일 밤 통화…함께 기도
- 2024. 12. 26 10:49국제
- .... 앞서 교황은 지난 5월 미국 CBS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과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 매일 밤 전화를 건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교황은 “매일 밤 7시 가자 교구 신자들과의...
- 크리스마스 밤, 얼어죽은 가자지구의 생후 3주 아기
- 2024. 12. 26 08:32국제
- ... 포함해 3명이다. 생후 3일 된 아기와 1개월 된 아기도 이 기간 동안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수십만명은 이스라엘의 공세를 피해 허름한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가자지구를...
- 서안지구 보안 강화하는 PA…“전후 가자지구 맡으려는 의도”
- 2024. 12. 23 15:40국제
- ... 있다. 최근에는 기류 변화가 감지돼, 한 이집트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최근 휴전 협상에서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라파 국경 지대의 행정을 단기간 자치정부에 맡기는 안에 동의했다고 전해진다....
- 가자지구서안지구
스포츠경향(총 11 건 검색)
- 가자지구 전쟁 포화 속 파리 올림픽 꿈 키우는 팔레스타인 선수 8명…“우리도 인간 메시지, 전 세계에 알리겠다”
- 2024. 07. 21 13:36 스포츠종합
- 파리 올림픽 63kg급 권투에 출전하는 와심 아부 살이 팔레스타인 라말라에서 훈련하고 있다. 라말라|AFP연합뉴스 가자지구 전쟁 포화 속에도 팔레스타인 선수들의 올림픽 도전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에 팔레스타인 선수 8명이 참가를 확정됐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팔레스타인의 8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지난 도쿄 올림픽 5명 참가보다 3명 늘었다. 팔레스타인 대표팀 선수단 면면을 보면 태권도, 육상, 수영, 권투, 유도, 사격 등 다양한 종목에 걸쳐 구성됐다. 이 중 태권도 선수 오마르 이스마일은 유일하게 정규 예선을 통과해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이스마일은 중국 타이안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에서 58kg급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나머지 7명 선수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특별 초청으로 참가 기회를 얻어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800m 육상 선수 라일라 알마스리와 모하메드 드웨다르, 수영의 발레리 타라지(200m 혼영)와 야잔 알바와브(100m 배영), 63kg급 권투의 와심 아부 살, 81kg급 유도의 파레스 바다위, 스키트 사격의 호르헤 안토니오 살헤 등이다. 팔레스타인 올림픽위원회 지브릴 라조우브 위원장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400여 명 팔레스타인 스포츠 관계자들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2023년 11월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캠프 폭격으로 국가대표 배구선수 이브라힘 쿠사야와 하산 주아이터가 사망한 사실도 전했다. 한 남성이 이스라엘 폭격으로 폐허가 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괴로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참혹한 상황 속에서 올림픽 참가는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팔레스타인 당국 외교 담당 바르센 아가베키안 장관은 “파리 올림픽에 팔레스타인을 대표해 참가하는 것 자체가 승리”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수영 선수 야잔 알바와브는 “우리도 인간이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는 소중한 기회”라며 올림픽 참가 의미를 강조했다. 그의 동료 발레리 타라지는 “우리는 개인이 아닌 팔레스타인 전체를 대표한다”고 말하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다만 IOC의 정치 중립성 규정으로 선수들의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OC 헌장 50조에 따르면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올림픽 장소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팔레스타인 올림픽위원회 기술이사 나데르 자유시는 “우리는 동정이 아닌 인정이 필요하다”며 이번 대회에서의 메달 획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폭격이어지는 가자지구, 평화는 언제쯤?···나이지리아, 석유 불법 생산-유통 횡행
- 2024. 06. 15 05:08 연예
- KBS 15일 오후 9시 40분 KBS1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360회는 ;가자지구 연이은 폭격, 휴전은 올 것인가?‘와 ’나이지리아, 석유 불법 생산-유통 횡행‘ 등 글로벌 이슈를 전한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중부 누세라이트 난민촌을 공격해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4명을 구출하는 작전을 펼쳤다. 과정에서 난민촌 내 270여 명의 사망자와 6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해 민간인 대량 희생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을 자아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1일 바이든 미 대통령이 3단계 휴전안을 직접 제안했고, UN안보리가 이를 결의안으로 채택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입장차이는 여전해 휴전 협상의 돌파구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KBS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전쟁과 함께 가자지구의 기근 또한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극심한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 WHO보고에 따르면 식량 및 물 부족으로 인한 영양실조로 인해 50명 이상의 5세 이하 어린아이가 전쟁 기간 중 사망했다. 구호품 전달도 만만치 않아 이들의 식량난 문제는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이번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은 현지 글로벌 통신원의 생생한 취재를 바탕으로 가자지구의 실태와 휴전 가능성을 분석해 본다. KBS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나이지리아에서 국가 경제를 책임지는 것은 석유산업이다. 그러나 대규모의 원유 절도로 2009년부터 2020년 사이에만 약 6억 2천만 배럴(460억 유로 상당)의 원유가 도난당해 재정적 피해가 막심하다. 이와 함께 불법 정유업자들은 규제가 미치지 않는 오지에 시설을 지어둔 채 정부의 감시를 피하고 있다. 소홀한 안전관리로 거대한 폭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인명피해를 동반한 대형 사고가 잇따른다.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도 심각하다. 취재진이 찾은 델타지역은 해마다 300건 이상의 송유관 기름 유출 사고가 보도되고 있으며, 지구상 가장 오염이 심한 곳 중 하나로 전락했다. KBS 나이지리아의 현지 전문가들은 국민이 직면한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이러한 행보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한다. 정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국민이 위험을 감수한 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은 3년에 걸친 윤재완 독립PD의 밀착취재로 나이지리아 석유의 불법 생산 현장과 유통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재앙을 샅샅이 파헤쳐 본다.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에는 윤수영 아나운서, 박원곤 교수(이화여자대학교), 윤석준 교수(서강대학교), 이왕휘 교수(아주대학교), 김명주 기자(KBS 국제부)가 출연한다.
- 참혹한 전쟁 폐허 속에서도 축구는 삶을 의미한다. 가자지구 젊은이들 “축구는 지금도 삶의 일부”
- 2024. 03. 07 10:52 축구
- 가자지구 어린이들이 공을 차고 있다. 알자지라 한때 웃음과 기쁨으로 가득한 거리는 충격적인 곳으로 변했다. 여자들은 죽은 아이들의 시체를 보고 통곡하고, 남자들은 잔해 속에 묻힌 사람들을 찾으며, 아이들은 필사적으로 음식을 찾는다. 전쟁 속에서 잠시라도 기쁨과 희망을 주는 게 축구다. 중동 유력 매체 알자지라는 “가자지구에서 축구는 계속되는 이스라엘 전쟁 속에서도 삶을 의미한다”고 6일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전쟁의 참상과 함께 축구로 잠시라도 활력을 찾는 가자지구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20세 의대생 엘 우티는 레알 마드리드 팬이다. 우티는 “(전쟁 전에) 집이 있을 때마다 음료, 칩, 팝콘 캔으로 챔피언스 리그 후반 경기를 준비하곤 했다”며 “지금 내 집은 축구에 대한 모든 추억이 묻힌 잔해더미가 됐다”고 말했다. 가자지구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동 통신 타워가 파괴돼 장기간 통신 정전이 자주 발생한다. 우티는 “하이라이트를 보러고 친구 집에 가고 있다”며 “레알 마드리드는 내 마음의 일부”라고 말했다. 손도스 아부 네메르(15)와 그녀 어머니는 열렬한 축구팬이다. 네메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름이 새겨진 알 나스르 유니폼을 갖고 있다. 네메르는 ““내가 알 나스르 경기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2월1일 인터 마이애미와 평가전이었다”며 “인터넷이 끊는 바람에 경기를 휴대전화로 몇 분밖에 보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을 때는 라디오를 통해 결과를 듣는다”며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선 팔레스타인 경기도 라디오로 접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은 역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고 가자지구사람들에 기쁨을 줬다. 네메르는 “아무도 팔레스타인이 조별리그를 통과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며 “선수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 팬인 바셀 압둘 자와드(23)는 간호사다. 그는 “전쟁 전에 바르셀로나 모든 경기를 시청했다”며 “결코 멈출 것 같지 않은 폭탄 테러와 잔인한 전쟁 현실을 잠시 잊게 해주는 게 축구”라고 말했다. 하니 카르무트는 집이 이스라엘군 습격을 받은 후 북쪽에서 라파로 이주한 또 다른 바르셀로나 팬이다. 그는 지난해 엘클라시코를 하루 앞둔 10월 27일을 상기했다. 그는 “집이 공격을 받았을 때 나는 경기 시작을 카운트다운하고 있었다”며 “레알 마드리드 팬으로 나와 축구를 보곤 한 사촌들은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카르무트는 “짧은 시간이라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들은 텐트 거주지에 있는 사람들에 축구 소식을 전한다”며 “텐트 밖에서 아이들은 여전히 맴도는 드론과 폭탄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도 공을 차고 있다”고 덧붙였다. 3월 7일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공격한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시작한 지 5개월이 된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어린이 1만2300명 등 팔레스타인인 최소 3만1000명 가자지구에서 사망했다. 8000명 이상이 실종 상태며 다수는 잔해 속에 갇혀 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세계보건기구(WHO), 팔레스타인 정부 자료에 따르면, 가자지구 주택 절반 이상(36만 채)이 파괴되거나 피해를 입었다. 대규모 가옥 파괴로 가자지구 인구 대부분(150만명 이상)이 남쪽 라파로 밀려나면서 현재 수십만 명이 텐트에서 대피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전쟁 전에는 굵직한 축구 경기가 있을 때마다 거리가 한산했고 카페들에 팬들이 많이 모였다”며 “가자지구 사람들은 난민, 파괴, 통신 단절 속에서도 축구에 대한 사랑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가자지구에서 축구는 항상 삶과 동의어였다”며 “10월 7일 이전에는 모든 사람들의 화제가 축구였다면 지금은 언제쯤 과거처럼 축구를 쉽게 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함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 이영애 또 선행, 가자지구 어린이 위해 5000만 기부
- 2023. 11. 21 16:01 연예
- 배우 이영애. 경향신문 자료사진 배우 이영애의 선행이 이어졌다. 대한적십자사(회장 김철수)는 이영애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의 무력 충돌로 피해를 입은 어린이 긴급 구호를 위해 성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영애는 “연일 들려오는 슬픈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며 “국경을 넘어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고통스러운 참상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영애가 전달한 성금은 국제적십자운동을 거쳐 피해지역 아동 의료지원, 구호품 전달 등 구호활동에 사용된다. 20일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무력 충돌이 발생한 이래 이스라엘 측 사상자는 약 1200명, 가자지구 내 사망자는 1만1078명으로 그 가운데 어린이가 4506명, 사망자의 40.6%에 달했다. 사회 기반시설이 모두 붕괴되고 계속되는 봉쇄에 따라 제한적 구호품 반입으로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 요소조차 부족한 상황으로 인명 피해는 더욱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영애는 지난 8월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산불 피해 이재문 구호활동을 위해 성금 5000만원과 위로 편지를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다. 그외에도 구룡마을 화재와 충청지역 수해, 코로나19 및 우크라이나 분쟁 피란민 구호를 비롯해 순직 군인 및 6.25 참전용사 자녀 교육비 지원 등 매년 다양한 분야를 위해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이영애의 따뜻한 나눔 실천에 감사드리고 대한적십자사는 국제적십자운동 기관과 협력해 전쟁으로 아픔을 겪는 민간인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간경향(총 2 건 검색)
- 가자지구 전쟁 열쇠 쥔 신와르는 누구인가(2024. 05. 17 16:00)
- 2024. 05. 17 16:00 국제
- 결정의 전권 휘둘러…일시 휴전 아닌 완전한 전쟁 종식 고집 NYT “이스라엘, 하마스와의 라파 전면전 위해 신와르 이용”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AP연합뉴스 “야히야 신와르가 종전의 열쇠를 쥐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월 12일(현지시간) 교착상태에 빠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전망하면서 “결국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만이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급습과 인질 납치를 설계한 인물로, 이후 이스라엘과 벌인 모든 협상에 관여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야말로 하마스의 절대 권력자다. 반면 이스라엘엔 눈엣가시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2월 신와르 체포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40만달러(약 5억4740만원)를 지급하겠다는 전단을 가자지구 전역에 살포했다. 신와르의 형 무함마드 신와르에게도 30만달러(4억1055만원)의 현상금이 내걸렸다. 전쟁 발발 8개월째에 접어든 지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은 신와르를 제거하느냐, 아니면 지켜내느냐의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NYT는 “신와르가 지금까지 생존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실패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향방을 좌우할 만큼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신와르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칸유니스의 도살자” 신와르는 1962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한 난민촌에서 태어났다. 신와르의 부모는 현재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 해당하는 지역에 살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약 75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에서 쫓겨난 ‘나크바(대재앙)’를 겪으며 난민 신세가 됐다. 알자지라 등 외신은 칸유니스 난민촌에서의 어린 시절 경험이 신와르의 반이스라엘 정서를 형성하는 바탕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1980년대 초 가자지구 이슬람대학교에서 아랍어를 전공하며 본격적으로 이슬람주의 운동에 뛰어든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대학에서 하마스 공동 설립자인 성직자 아흐메드 야신과 가깝게 지냈다”며 “이스라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신와르는 이후 야신이 자신에게 이스라엘과 협력한 사람을 살해할 수 있는 파트와(이슬람 율법)를 부여했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1987년 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반이스라엘 투쟁)는 신와르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그해 결성된 하마스에 합류한 신와르는 25세에 보안 부서 수장으로 임명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시 신와르는 이스라엘에 협력하는 스파이를 색출하는 임무를 맡았다”며 “그때 붙여진 별명이 ‘칸유니스의 도살자’였다. 그 정도로 잔혹했다”라고 설명했다. 승승장구하던 신와르는 1988년 이스라엘에 체포돼 살인 등의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23년을 복역했다. 그 기간 히브리어 공부에 매진하며 원어민 수준의 실력자로 거듭났고, 매일 이스라엘 신문을 정독하며 ‘적의 약점’을 연구했다고 한다. 이후 2011년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던 이스라엘 병사 길라드 샬리트와 이스라엘에 갇힌 1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과정에서 신와르는 풀려났다. 이후 신와르는 공포정치를 펼치며 2017년 하마스를 장악했다. 익명의 이스라엘 정보국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스파이로 의심되는 하마스 대원 동생을 생매장하고, 마지막 흙은 해당 대원이 직접 퍼 덮도록 했다”며 “신와르는 이를 주변에 자랑하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가 지난 5월 1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유엔 정회원 가입 관련 특별 회의에서 가자지구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휴전 협상 걸림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국면에서도 신와르는 전권을 휘두르고 있다. 중재를 자임한 카타르와 이집트 관계자들은 NYT에 “휴전 협상에 나선 하마스 대표단이 합의나 양보에 앞서 일일이 신와르의 허락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와르와 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하마스 정치분석가 살라흐 알딘 알아와우데는 “신와르와 상의 없이 내려지는 결정은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와르가 현재 휴전 협상에 응할 뜻이 실제로 있냐는 점이다. 일각에선 신와르가 의도적으로 길게 전쟁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이스라엘의 국제적인 평판을 망가뜨리고 핵심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킨다는 전략을 세웠다”며 “어느 정도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신와르가 ‘하마스 생존’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일시 휴전이 아닌 완전한 전쟁 종식이 필요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협상에 참여한 미국, 카타르, 이집트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맞교환 등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의견 일치를 봤지만, 신와르가 “종전 보장 없인 타협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면서 번번이 대화가 끊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와르는 궁극적으로 전쟁 종료로 이어질 장기 휴전을 포함하지 않은 제안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와르는 최소 수개월, 심지어 수년까지도 전쟁을 견딜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에런 데이비드 밀러 선임연구원은 “시간과 지하 터널, 인질들의 존재는 신와르에게 반드시 협상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신와르 이용하는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제사회 만류에도 전쟁 목표로 내건 ‘하마스 절멸’을 위해선 가자지구 라파 지상작전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이 제거 1순위로 꼽고 있는 신와르가 라파에 머물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라파 침공 논리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이 라파 전면전을 위해 신와르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지난 5월 13일 복수의 미국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신와르는 라파에 숨어 있지 않다”며 “이는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라파 군사작전의 당위성을 약화할 수 있는 정보”라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 정부는 신와르가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칸유니스에 줄곧 피신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NYT는 “칸유니스엔 최대 지하 15층 깊이의 거대한 땅굴이 마련돼 있다”며 “신와르는 그곳에서 이스라엘군이 자신을 습격하지 못하도록 이스라엘 인질을 방패막이 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NYT는 미국이 이 같은 정보를 이스라엘과 공유했고, 이스라엘 정보당국 또한 미국 주장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이 신와르가 라파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하마스 몰살을 명분으로 무리하게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NYT는 “미 정부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하마스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을 사살한다면 이를 주요 승리 근거로 삼을 수 있고,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억제할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스라엘이 신와르 추적을 라파 공격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 “가자지구 봉쇄에 자해적 공격 나선 하마스...한국도 최악 대비해야”(2023. 10. 20 17:00)
- 2023. 10. 20 17:00 정치
-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10월 18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이 희생자 수를 키우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사망자 수는 지난 10월 19일 기준 어느새 5000명을 넘었다. 단순 숫자가 아닌 얼마 전까지 웃고 울던 사람들 목숨 하나하나를 쌓은 결과다. 앞서 10월 17일(현지시간)에는 가자지구 중북부에 자리한 알아흘리 아랍 병원에서 발생한 폭발로 아이들을 포함한 500여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명백한 전쟁범죄다. 이스라엘의 공습이냐, 팔레스타인 내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발사 실패냐를 두고 공방이 오갔다. 하지만 어느 쪽 소행인지 밝히고,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오늘 발생한 또 다른 죽음이 어제의 죽음을 덮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쟁을 둘러싼 거의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양측이 만족할 만큼 더 많은 사람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정전협상’ 이야기를 꺼낼 것이라는 점이다. 무고한 민간인이 더 많이, 더 한꺼번에, 더 잔인하게 죽을수록 협상은 빨라진다. 국제정치가 규칙, 규범, 이상, 합리에 따라 움직일 것이란 믿음은 점점 착각이 돼가고 있다. “이만큼 죽었으니 이제 그만하자”는 말이 나오기 전에 양측의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동력이 지금 국제사회에는 보이지 않는다. 먼 곳에서 비극을 바라보는 한국도 이번 사태가 ‘남의 일’ 같지는 않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공방상황을 대치, 봉쇄, 압박, 미사일 방어, 지정학 등의 키워드로 분류해 비교하면 한국 상황과 묘하게 닮았다. 왜 이 전쟁이 발생했는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등을 면밀히 파악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주간경향이 중동과 한국 상황을 함께 설명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아나선 이유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외교안보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가 대학에서 여러 학기 중동정치를 강의하고, 연구실적도 남긴 빼어난 중동 전문가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중동 전문가 중에는 문 교수와 교류하며 배우는 이도 많다. 이에 지난 10월 18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그를 만났다. 문 교수는 한국에서는 잘 소개되지 않은, 전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10월 18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우선, 하마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어디서는 ‘무장 정파’, 어디서는 ‘정당’, 또 다른 어디서는 ‘가자지구 통치 집단’ 이라고 한다. “국내 언론이 ‘하마스’를 지칭할 때 별다른 설명 없이 ‘무장 정파’라고 하는데 사실 이 개념은 하마스의 역사를 반영한 것이다. 이들이 무장한 민병대로 출발해 나중에 정당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그 특성을 반영해 만들어 낸 말이 ‘무장 정파’다. 영어로는 이들을 민병대(Militia)라고도 부르는데 이러한 역사가 반영된 것이다. 단순히 무장한 것에만 초점이 맞춰지는데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총선에 참여한 정당이다. 현재는 가자지구에서 완전한 자치를 하고 있는 지방정부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먼저 전쟁을 시작한 모양새다. 이해가 잘 되지 않는데.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주로 미국·이스라엘 전문가들이 내놓는 국제정치적 시각에 입각한 분석이다.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를 중재하고 있었다. 하마스 입장에서 이들이 가까워지면 외교적 고립이 심화되고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과 가자지구 봉쇄 등의 문제해결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실제로 2020년 9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중재로 이스라엘이 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와 아브라함 협정을 맺고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그러자 수단, 모로코 등도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며 하마스가 크게 충격을 받았다. 아랍권 국가들이 잇따라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분위기를 깰 필요가 있었다. 고립되고 있던 하마스가 중동 정세를 흔들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외교정상화를 막고 세계적 관심을 가자지구에 집중시키려 했다는 것이 첫째 가능성이다. 둘째는 주로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권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내놓는 국내정치적 시각에 입각한 분석이다. 이번 사태 발생 전, 이스라엘 사회는 사법개혁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었다. 30만명 이상의 시민이 반정부 시위를 하고, 예비역들이 군 복무를 거부하는 등의 분열이 지속됐다. 이러한 이스라엘 국내정치 상황을 이용해 하마스가 군사모험을 감행했는데, 이는 보수강경파로 구성된 네타냐후 정권에 타격을 가해 가자지구를 향한 강압 정책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반대로 팔레스타인의 정치적 상황에 주목하는 분석도 있다. 이는 주로 팔레스타인을 연구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현재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는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는 하마스가 통치하는 상황이다. 서안지구에서는 이스라엘 정착촌이 확대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자치정부는 제대로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해 자치정부와 차별화하면서 정치적 정통성도 공고히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시각 모두 문제가 있어 보인다. 먼저 하마스가 6000발 이상의 로켓포 공격을 했다면 적어도 포탄 5만~6만 발 이상을 비축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적어도 1~2년 전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최근에야 급물살을 탄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개선을 깨기 위해 급하게 공격을 준비한 것이 아니란 의미다. 공격 시점 역시 이스라엘에서 시위가 고조되고 있던 7~8월이 하마스에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하마스와 서안 자치정부를 이끌고 있는 파타 조직과의 경쟁도 마찬가지다. 2006년 선거에서 이미 하마스가 승리했다. 그 이후로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선거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자치정부의 부패, 무능, 독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어서 정통성만 따진다면 하마스가 유리한 상황이다. 내부 경쟁 때문에 공격에 나설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공격을 감행했을까. 이스라엘 측의 보복으로 하마스가 붕괴할 가능성만 커진 것 아닌가. “세 번째 가능성이 있다. 가자지구는 2007년 이후 사실상 봉쇄상태에 있다. 통계를 보면, 가자지구 실업률이 50%에 육박하고 경제 성장은 계속 침체 국면이다. 이스라엘에 의해 국제공항은 파괴됐고 해상·육상 경로도 막혔다. 국경이 포위되고, 경제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은 사람을 절망감과 항상 적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믿는 포위심성(Siege Mentality)에 빠지게 한다. 하마스는 이러한 상황을 뒤집기 위해 자해적 공격으로 나왔을 수 있다. 게다가 극단적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은 성전(지하드)을 위해 자살 테러를 한 이들을 순교자(샤히드·Shahid)라고 부른다. 자신들의 목표, 절박한 상황을 폭력적으로 과시하려는 시도인데 불행하게도 그게 이슬람 저항운동의 역사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번에 하마스가 밝힌 명분도 예루살렘의 알 악사 모스크에 유대인들이 접근, 예배하는 것을 허용한 이스라엘 정부 결정에 대한 항의다. 가자지구의 포위상황, 이로 인한 사람들의 절망감, 하마스의 지하드 정신 등이 자해적 군사행동으로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 경찰이 지난 10월 7일(현지시간) 남부 아시켈론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쏜 로켓이 떨어지자 아이를 안은 여성을 대피시키고 있다(위 사진). 같은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가자시티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더미 위로 걸어가고 있다. AP·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은 왜 공격을 막지 못했나. “첫째는 정보실패다. 하마스의 카쌈 로켓의 생산, 배치, 운용에 대한 정보, 정찰, 감시 실패다. 특히 하마스 대원이 철망을 넘어 음악 축제가 열리는 현장에 올 때까지 저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치욕적이다. 둘째는 작전실패다. 정확한 감시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사전에 이를 막거나 대응하는 등의 효과적인 작전을 펼치지 못했다. 철망이 뚫리고 희생자가 발생하고 사흘이 지나서야 군사적 대응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이를 말해 준다. 셋째로 정책실패다. 이스라엘은 2007년 이후 가자지구에 대해 ‘적대적 방치’를 넘어 ‘적대적 봉쇄, 억압’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그에 대한 반작용을 예상했어야 했는데 관성적 정책으로 일관했다. 출구 없는 일방적 압박 정책이 비극적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마지막 넷째는 정치실패다. 네타냐후의 보수연정, 극단적 강경파 세력이 이스라엘의 국내정치적 분열을 가속화했다. 하마스는 분열을 호기로 봤을지 모른다. 네 가지 실패가 지금의 총체적 위기로 이어졌다고 본다.” -아이언돔은 어떤가. 뚫렸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과거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군 당국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아이언돔 요격 정확도가 왜 그렇게 높으냐’고 물으니 ‘아이언돔 그 자체로 요격 성공률이 높다기보다 가자지구에서 수집하는 인간정보(휴민트), 정찰위성을 통한 영상정보(이민트), 감청 등을 통한 신호정보(시긴트)를 아이언돔에 연계시키기 때문에 명중률이 높다’고 했다. 즉 아이언돔은 가자지구를 24시간 정찰·감시하며 얻은 정보와 결합할 때 효용도가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하마스가 가정집에 로켓포를 은닉해 4~5발 정도를 쏠 때는 감시체계를 통한 포착도 빠르고 요격 정확도도 높았다. 그런데 이번 공격에 사용된 로켓포는 이스라엘 측이 포착한 것만 2200발 정도이고, 하마스 주장에 따르면 6000여 발이다. 이처럼 대규모 공격을 동시다발적으로 받는 상황이 되면 이전만큼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지역의 건물에서 한 아이가 구조돼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이번 사태를 네타냐후 정권의 실패라고 한다면, 정치적 반전을 위해 보복이 더욱 가혹해질 가능성도 있나.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을 하거나 폭격을 통해 민간인을 무차별 사살하거나 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스라엘이 보복 의도와 능력을 갖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국제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 존속이 어렵다. 국제적 지지를 얻으려면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 전면 전쟁을 벌여서 가자지구를 초토화하거나 하마스를 공격하려다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면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유엔헌장 제51조에 따르면, 회원국이 무력 공격을 당할 경우 개별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공격을 받았을 때 ‘즉각적’ 반격을 보장하는 것이지 보복행위를 허용한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과 서구 사회가 고민에 빠지는 것도 이 부분이다. 하마스의 행동은 규탄받아야 하고, 이스라엘이 반격할 권한이 있는 것까지는 인정한다. 이는 그러나 민간인 보호라는 국제법 준수를 전제로 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 방문 중 이를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정권이 당장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을 벌일 것 같았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은 어떤 입장인가. “이스라엘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마스 제거를 위한 군사행동에는 찬성하지만 민간인 살상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확전에도 반대한다. 분쟁이 확대되면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가 개입하고 이란까지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시리아에 지분이 있는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아랍권에서 반이스라엘 정서가 팽배해지면 아랍국가 역시 동요할 수 있다. 이들이 반이스라엘을 넘어 반미로 치달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가장 경계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미국은 확전을 방지하고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 들 것이다. 두 척의 항공모함을 동지중해에 보낸 것 역시 함부로 개입하지 말라는 뜻이다. 미국 국내정치적으로도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대량 학살 등의 인도주의적 문제가 발생하면, 바이든 행정부에 엄청난 위기가 될 것이다.” 지난 10월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란의 입장은 무엇인가. 이번 사태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워싱턴 정계와 이스라엘에는 이란을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위협할 만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 보니 나타나는 견제다. 하마스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이들의 개입 가능성까지 점친다. 그러나 이란이 개입하려고 해도 지상병력이나 공군력으로는 어렵고 해양 개입도 미국의 항공모함, 전투단 파견으로 쉽지 않다. 결국 레바논 헤즈볼라에 무기 등을 지원해주거나 시리아에 파견된 일부 이란 병력으로 위협을 가하는 수준이 전부일 것이다. 그나마 이라크 시아파 정부와 연계해 이란-이라크 연합군을 형성해 싸운다면 변수가 될 수는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에는 그러나 맹점이 있다. 이란이 이른바 ‘시아파 벨트’라고 불리는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내 시아파를 조종하는 시아 패권국이라는 명제가 성립돼야 한다. 이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보면 오히려 그 반대다. 이들 국가의 시아파들이 정치적 탄압 또는 위협을 받을 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러한 지원이 가능해졌다. 이란이 이들을 조종해 이스라엘과 대리전을 한다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하마스는 수니파가 다수 아닌가. 시아파 이란이 이들을 돕는 것은 왜인가.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수니파·시아파 모두 이슬람 아닌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불법 점령하고 그곳의 무슬림을 억압한다는 것이 아랍권과 이란 이슬람 혁명정부의 생각이다. 움마(이슬람 공동체)라는 시각에서 보면 이란의 하마스 지원은 지극히 당연하다. 사우디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조차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스라엘 편에 서기 어렵다. 수니파·시아파와 관계없이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서 친미, 친이스라엘 행동을 한다면 이는 정치적 자살에 가깝다. 따라서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는 네타냐후 정권이 가자지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보고 판단할 것이다. 이슬람의 종파적 갈등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 역시 주로 미국·이스라엘이 보는 관점이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리라고 보나. “이스라엘은 현재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가자지구에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아랍 세계를 지금처럼 분열된 상태로 현상유지를 하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아랍 세계의 단결을 촉진할 수도 있다. 이는 민간인 살상과 관계없이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적 군사행동을 할 것이냐, 과거처럼 시간을 두고 하마스 지도부 등의 목표를 설정해 전술적으로 보복, 타격할 것이냐에 달렸다. 관건은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따른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 수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제거라는 지상 명제와 무고한 민간인 보호라는 국제법 의무 사이에서 상당히 고민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국제법적 의무 준수를 재차 강조했고, EU를 포함 국제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어 대규모 지상 군사 작전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번 희생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대타협을 하고 오슬로 협정에 따른 ‘두 국가 해법(two state solution)’을 과감히 추진하는 일이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상황은 남북 대결 구도와도 유사한 점이 있지 않나. 우리도 한국형 아이언돔을 구축 중이다.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자체가 상당히 허구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징적인 억제 기능이야 있겠지만 날아오는 미사일을 향해 미사일을 쏘아서 하늘에서 요격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할지 의문이다. 북한이 전방에 배치한 장사정포가 1만1000문 이상이고 전술핵도 가졌다고 추정된다. 이를 활용한 북한의 공격에서 우리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단 한 발이라도 놓쳤다고 가정해보자. 얼마나 큰 희생이 따를 것인가. 약 2000만명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사실상 접경 지역에 산다. DMZ에서 100㎞ 이내다. 북한이 특정 표적 없이 쏴도 우리는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그에 따른 공황 심리 또한 대단할 것이다. 또한 미사일 방어를 위한 지휘, 통제, 통신, 정보, 정찰, 감시 자산의 통합적 운용이 제대로 돼 있는지도 의문스럽다. 휴민트도 아주 취약하지 않은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기 전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부 발언을 보면, ‘적 도발 시 강력한 보복·응징을 하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복이 도발 억지력을 높이기는 하는 것인가. “현 정부의 가장 큰 맹점이다. 전쟁 방지를 위한 예방외교가 없다.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을 가정해 응징·보복하고 최종적으로 승리한다는 이야기만 한다. 군은 응징·보복을 말할 수 있고, 말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다르다. 대통령실조차 예방외교가 아닌 응징과 보복을 말한다면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국민이 죽고 난 후의 승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전쟁을 함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라는 헌법적 소명 때문이다. 대북 압박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대북 압박을 지속하면 북한 체제가 현 정부 임기 안에 붕괴될 수도 있는’ 것처럼 언급했다. 가자지구 하마스를 보자. 2007년 이후 국경 봉쇄와 제재를 통한 압박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 그 결과 이스라엘이 상상할 수도 없는 군사모험을 감행하지 않았나. 하마스 사례는 버틸 수 있는 임계점을 넘으면 항복하거나 내부적으로 붕괴하는 것이 아닌 다른 최악의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출구 없는 일방적 압박은 파국적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북한과 중국 사이의 통로가 열렸다. 정부는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구도가 강화될수록 오히려 북·중·러 3각 협력을 부추겨 북한의 생존 공간을 새롭게 열어줄 수 있다.” -이스라엘 사태에서 한국은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나. “첫째는 우리 군사력과 정보력이 강하다고 해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공조를 자꾸 강조하는데 ‘맹신’해서는 안 된다. 외세에 대한 맹신은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셋째는 전쟁에서 이기는 정책과 전략보다는 전쟁을 피하는 외교적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북한에 대한 일방적 압박이 초래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Thinking the Unthinkable’, 상상도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늘 염두에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 넷째는 정부 비판 세력을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는 ‘내부 분열’ 행위를 멈춰야 한다. 우리의 분열은 적에게 호재가 된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 사태는 지도자의 독선과 오만이 국민의 희생을 불렀다. 한국 정부는 그런 과오를 답습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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