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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01 건 검색)

서로에게 칼끝 겨눈 검경…내란 수사 갈등 점입가경
2024. 12. 25 21:05사회
... 이첩했지만 계엄 지원 의혹에 관해 상대방을 수사하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검경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계엄을 선포한 직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투입한 국군방첩사령부...
윤석열 탄핵 정국
윤석열 안 나올 것 뻔한데···검경 재차 출석요구, 왜?
2024. 12. 17 21:16사회
체포영장 발부 위한 ‘포석’ ‘출석요구’ 강제력 없지만 불응 우려 있을 때 신청 가능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과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공수처, 재차 검경에 “수사권 넘겨라” 갈등…윤석열만 ‘유리’
2024. 12. 15 21:09사회
...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과 경찰에 사건 이첩 요청권을 재차 발동했다. 검경이 계속 공수처의 이첩 요청에 불응하면 ‘위법 수사’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탄핵 정국
공수처, 검경에 재차 “수사권 넘겨라”…갈등에 ‘윤석열’만 웃는다
2024. 12. 15 17:06사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과 경찰에 사건 이첩 요청권을 재차 발동했다....

스포츠경향(총 17 건 검색)

조국, 이선균 사망에 분노했나···“검경수사 받다 죽은 이 한둘아냐”
2023. 12. 27 15:28 연예
지난 23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배우 이선균.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배우 이선균 사망 당일 수사기관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조국 전 장관은 27일 페이스북에 “검찰과 경찰은 평기 기준 강력한 ‘합법적 폭력’을 보유하고 행사한다. 이 힘의 대상자가 되면 누구든 ‘멘붕’이 된다”며 “언론은 이에 동조해 대상자를 조롱하고 비방하고 모욕한다. 미확정 피의사실을 이를 보도하고 대상자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킨다”고 밝혔다. 이어 “무죄추정의 원칙? 피의자 인권과 방어권? 법전과 교과서에만 존재한다”며 “짧은 장관 재직 시절 2019년 피의사실공표를 방지하는 공보준칙을 개정하고 시행은 가족 수사 이후로 미루는 결정을 매렸다. 그러나 검찰과 언론은 불문곡직 나를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경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선택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수사 권력은 책임지지 않는다. 언론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깊은 내상을 입고 죽음을 선택한 자만 나약한 자가 된다. 남 일 같지 않다. 분노가 치민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조국 전 장관은 이선균의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고인의 죽음을 염두한 글로 보인다. 이선균은 27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차량에서 숨진 이선균을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이선균은 사망 당일 유서 형식 메모를 남기고 집 밖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이날 “남편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 어제까지는 연락이 됐다. 차량도 없어졌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이선균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아왔다. 이선균은 지난 세 차례의 경찰조사에서 유흥업소 실장 A씨가 건넨 약물을 수면제로 알고 투약했을 뿐 마약을 할 의도는 없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비밀의 숲2’ 떡밥회수, 마지막까지 # 검경협의회 # 가짜 목격자의 배후 # 별장지대에서 생긴 일
2020. 10. 03 12:17 연예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tvN 토일 드라마 ‘비밀의 숲2’(극본 이수연, 연출 박현석,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에이스팩토리) 제작진이 “마지막 주 역시 휘몰아친다”고 예고했다. 아직 회수되지 않은 떡밥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최고조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본방송에 앞서 제작진의 전언에 따라 휘몰아칠 엔딩을 향한 궁금증 세 가지를 정리해봤다. #. 검경협의회 2년 전 검과 경의 공조수사를 통해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실체를 밝혀냈던 황시목(조승우)과 한여진(배두나)은 ‘비밀의 숲2’에선 첨예한 수사권 조정의 대척점에서 만났다. 검찰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이어온 수사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경찰은 70년 숙원사업이었던 수사권을 이번에야말로 가져오기 위해 자리를 걸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현재까지 2차 검경협의회가 진행되었지만 진척된 사항은 없다.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협상의 고지를 차지하고자 서로의 치부를 파헤치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 그렇게 검경이 엎치락뒤치락 불꽃 접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들의 치열한 대치는 어떤 결론을 향해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가짜 목격자의 배후 지난 방송의 충격 엔딩을 장식한 서동재(이준혁)의 노란 넥타이는 또 다른 ‘비밀’을 드러냈다. 실종됐던 서동재의 팔목을 묶고 있던 노란 넥타이는 납치범이 보낸 것으로 추정됐던 메시지처럼 잘리지 않고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 메시지가 조작됐다는 의미였고, 이를 경찰에게 보낸 이는 바로 가짜 목격자 전기혁(류성록)이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돈 때문에 벌인 일이라며, 배후의 존재를 부인했다. 이에 황시목이 나섰다. 목격자가 가짜라는 걸 밝혀낸 뒤 이상한 전화를 받았다며 전기혁을 떠봤고, 본인이 대검찰청 소속임을 드러내며 우리 쪽에 아는 사람 있냐고 물은 것. 긴장한 듯 손가락을 움직이던 전기혁은 결국 “그런데 그걸 전화로 받았어요?”라는 의미심장한 답변으로 황시목이 던진 미끼를 물었다. 그 배후가 대검에 있는 황시목과 전화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흘린 것. 그렇다면 “경찰을 후퇴시킬 힘의 근거가 그들 조직 안에서 돋아난 건 우리한테 천우신조야”라며 누구보다 언론을 적극적으로 이용, 경찰에 부정적 프레임을 씌운 우태하(최무성)와 “부장급들은 이번에 수사권 사수 못 하면 우린 첫 번째로 조정될 거야”라던 김사현(김영재) 중 한 명일 것이라는 의심이 돋아나고 있다. #. 별장지대에서 생긴 일 최빛(전혜진)-우태하-이연재(윤세아)가 얽혀 있는 전 대전지검장 박광수(서진원)의 죽음은 ‘비밀의 숲2’가 풀어야 할 또 다른 큰 떡밥이다. 사건 당시 남양주 별장에 없었고, 다음 날 우태하의 전화를 통해 그의 사망을 인지했다는 최빛의 주장과는 달리, 그 날 우태하와 함께 별장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최빛과 우태하가 표면적으로는 검경으로 치열한 대척점에 있지만, 박광수 사건을 통해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었다. 방송 직후 공개된 예고 영상을 통해 새롭게 드러난 비밀은 그 의혹을 더욱 확대시킨다. 황시목이 우태하에게 “누굽니까. 별장에 세 번째 남자”라고 허를 찌른 것. 최빛-우태하-이연재를 둘러싼 삼각 커넥션에 제3의 인물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그 날 별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으며 이들이 침묵하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비밀의 숲2’ 엔딩에 궁금증이 치솟고 있다. ‘비밀의 숲2’ 15회는 3일 토요일 밤 9시 tvN에서 방송된다.
‘비밀의숲2’ 검경 수사권 조정 해법 보인다
2020. 09. 20 07:48 연예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tvN 드라마 ‘비밀의 숲2’. tvN 제공“‘경찰은 무능하고 부패해서 수사권 가져갈 자격 없다.’ 검찰이 이거 각인시키려고 짱돌 던지는 건데, (수사권) 조정 문제 여기서 못 끝내면 검사들이 (경찰) 청장님은 안 건드리겠어요?” 지난달부터 방영 중인 tvN 드라마 ‘비밀의 숲 2’에 나오는 경찰청 수사국장과 수사구조혁신단장의 대화다. 시즌1 인기에 힘입어 3년 만에 돌아온 ‘비밀의 숲 2’는 수사장르극 틀 속에서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를 다룬다.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 막판 갈등 중인 경찰은 우호적인 여론을 확보하기 위해 이 드라마를 활용하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비밀의 숲 2’ 제작 초기 제작진에게 수사 실무 등 관련 지원에 나섰다. 경찰청은 지난 16일 유튜브에 올린 ‘비밀의 숲 2로 알아보는 경찰·검찰 수사구조 개혁’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이 같은 사실을 소개하며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한 시민이 드라마를 언급하며 ‘경찰과 검찰이 왜 대립하는지 궁금하다’고 하자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소속 경찰관은 “우리나라 형사사법 제도의 공정하지 못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찰관은 “경찰이 수사, 검찰이 기소, 법원이 재판이라는 아름다운 삼각형이 구성돼야 정상적인 분권이 이뤄져 국민한테 함부로 못 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검찰은 기소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수사하고 경찰 수사를 지휘하며 형 집행도 하고 영장 청구 독점권까지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제가 수탈을 목적으로 조선총독부 명령을 받는 소수 검사가 경찰을 지휘하도록 했는데, 이런 제도가 광복 후에도 그대로 이어져 지금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그는 “독재정권, 군부정권을 거치며 검사 권한이 더 강해져 폐단이 생겼다”며 “사건을 조작해 억울한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거나 죄 없는 사람을 수사해 기소하기도 했다. 죄를 덮어주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수사권 조정의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대통령령안은 오는 24일 차관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경찰은 대통령령안이 검찰 개혁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비밀의 숲2’ 검경 대립의 소용돌이 속, 독자적인 길 가는 조승우
2020. 08. 26 11:02 연예
‘비밀의 숲2’. tvN 제공“사회생활은 황시목처럼” 요즘 ‘비숲러’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유행어다. ‘비밀의 숲2’ 지옥에서 온 막내 황시목(조승우 분)의 사회생활이 의외의 사이다를 터뜨리고 있기 때문. 검경 대립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그의 독자 노선에 대한 기대가 더더욱 타오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tvN 토일 드라마 ‘비밀의 숲2’(연출 박현석/ 극본 이수연/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에이스팩토리) 형사법제단의 막내 검사 황시목에게도 대검은 낯선 근무지다. 게다가 그를 인정하기도 했던 지난 시즌의 서부지검 동료들과 달리, 법제단 부장들에게 시목은 그냥 필요해서 데려온 평검사 중 하나. 그래서인지 시목은 서부지검 시절과 달리 소극적으로 보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조직문화의 ‘관례’에서 벗어난 ‘황시목다운’ 노선을 걸으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했다. 황시목은 우태하(최무성 분)와의 첫 만남에서부터 형사법제단이 “임시조직의 최대 존속기간인 5년을 초과해 규정을 어기고 9년째 존치 중인 사실상 상설화 기구”라는 팩트를 사심 없이 날려 ‘부장님’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김사현(김영재 분) 부장이 합류한 법제단의 첫 회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못해 김사현이 건네는 술잔은 받았지만 마시지 않았고, 먹기 싫은 대창은 도로 넣어뒀다. 또한, 두 부장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곧바로 가방을 챙겨 나왔다. 김사현은 “머리털 나고 먼저 가는 막내 못 봤어”라며 황당한 이 상황을 어필했지만, 시목은 아무런 동요 없이 “내일 뵙겠습니다”라며 묵묵히 자리를 떠났다. 그가 이런 회동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건, 우태하가 지시한 업무였다. 이튿날 아침, 우태하는 황시목이 밤새 처리한 업무 파일을 책상 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시목의 독자적 행보는 창과 방패의 치열한 토론전이 펼쳐진 제1차 검경협의회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논의 핵심 사안은 “오직 검사만이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영장청구권. 말꼬리 잡기식의 감정싸움으로 번진 논쟁 속에서 시목은 유일하게 “영장청구권을 갖는 기관은 반드시 압력이 들어온다”는 본질을 꿰뚫고 문제를 제기한 인물이었다. 검찰과 경찰의 잘잘못과 이권을 따지기 전에, 수사권 일부를 넘기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외압으로부터 독립성 수호가 중요하다는 논의를 불러일으킨 것. 때문에 두 기관이 모두 주목하고 있는 ‘세곡지구대’ 사건이란 새로운 ‘비밀의 숲’ 안에서 황시목의 독자 행보는 더욱 중요해진다. 만약 경찰의 내부 살인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검찰에겐 ‘최고의 무기’가, 경찰에겐 ‘풍비박산의 핵’이 된다. 검과 경의 치열한 대립 구도는 수사 과정에서 과연 진실이 제대로 밝혀질 수 있을지 의문을 자아내는 이유다. 더군다나 검찰의 비밀 수사를 눈치챈 최빛(전혜진 분)의 지시로 한여진(배두나 분) 역시 타살 가능성을 감지한 바. 검경협의회에서 황시목의 문제제기에 “그럴수록 한 기관이 독점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라며 맞섰지만, 동일한 진실을 좇고 있는 한여진과의 공조 여부 역시 다음 회에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포인트로 떠올랐다. 제작진은 “세곡지구대 사건에 대해 황시목의 본격적인 수사가 펼쳐진다. 지난 2년간 비밀의 숲에 묻혀있던 사건이 어떤 진실을 드러낼지, 그 파장이 검과 경의 대립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마지막으로 검경협의회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한여진과 어떤 관계로 수사를 이어나갈지, 다 함께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비밀의 숲2’는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tvN에서 방송된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특집| 검경 이중수사]검찰, 경찰 수사 중인 사건 빼앗다(2012. 11. 20 13:52)
2012. 11. 20 13:52 사회
ㆍ독자수사 권한 없는 경찰 강력 반발 지난 11월 9일 오후 5시. 검찰이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현직 검찰 고위간부 사건에 대해 특임검사를 지명해 자신들이 직접 수사하겠다고 발표했다. 검찰총장으로부터 독자적 수사권을 위임받은 특임검사가 이번 비리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것이었다.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가 14일 서울 서부지검 특임검사팀으로 재소환되고 있다. | 홍도은 기자 특임검사팀의 규모와 수사 속도는 앞서 두 차례의 특임검사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김 특임검사는 자신을 포함해 모두 10명의 검사로 대규모 수사팀을 꾸렸다. 기존의 ‘그랜저 검사’나 ‘벤츠 여검사’ 특임검사 수사팀이 검사 4~5명으로 구성된 것에 비교하면 2배 수준이었다. 속도전 역시 거셌다. 검찰이 김수창 법무연수원 교수(50·연수원 19기)를 특임검사로 임명한 직후인 10일 오전 9시쯤 김 특임검사가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검 8~10층에 마련한 특임 사무실에 첫 출근을 했다. 이어 11일 오전 10시부터 수사팀 전원이 ㄱ부장검사의 자택과 사무실, 유진그룹 사무실 5~6군데, 일부 자금공여자들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내부에서조차 “어마어마한 속도다”라는 평이 나올 정도였다. 특임검사 “철저히 의혹 밝히겠다”…“제 식구 챙기기 아니냐” 특임검사팀이 사무실을 꾸린 지 불과 사흘 만인 지난 13일 김광준 서울고법 부장검사(51)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0시간여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김 부장검사는 다음날인 14일 오전 10시에 또다시 특임검사팀에 불려가 15시간의 조사를 받았다. 아무리 피의자 신분이라도 이틀에 걸쳐 연속으로 10시간 이상 조사를 받는 경우는 이례적이었다. 검사가 아닌 일반 피의자였다면 인권침해라는 비판이 나올 수준이었다. 특임검사팀은 앞서 12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57)과 그의 동생인 유순태 EM미디어 대표(46)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한마디로 ‘경찰보다 빨리 결론을 내겠다’는 특임검사팀의 의지가 담긴 조사인 셈이다. 검찰은 특임검사를 지명한 직후인 9일 오후 9시50분쯤 “현재 경찰에서는 정식 수사절차가 아닌 내사 단계에 있으므로 특임검사의 수사와는 충돌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향후 경찰에서 규정에 따라 정식으로 수사개시 보고를 하고 수사에 착수할 경우에는 통상 절차에 따라 관할인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지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검찰이 별도로 범죄혐의를 포착하고 김광준 부장검사에 대한 수사를 경찰보다 먼저 착수한 만큼 이중수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이 같은 변명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 경찰 관계자는 “초등학생도 안 믿을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시점의 차이’는 ‘35분’에서 결정된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에 대한 경찰의 수사개시 보고가 11월 9일 오후 5시35분에 됐고, 자신들의 특임검사 임명 시점은 11월 9일 오후 5시인 만큼 자신들이 35분 먼저 수사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수사개시 보고 시각보다 35분 먼저 특임검사를 임명했기 때문에 검찰에 수사 우선권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김수창 특임검사를 임명한 시점이 11월 9일 오후 5시라고 하더라도 특임검사의 임명은 수사를 위한 사전행위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경찰이 주장하는 김 부장검사의 혐의 포착 시점은 지난 8월 16일이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55)의 차명계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씨의 최측근이자 자금관리인인 강모씨의 자금이 김 부장검사의 차명계좌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곧이어 지난 9월 3일 김 부장검사가 찍힌 은행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고, 자금거래 분석을 통해 김 부장검사가 사용한 차명계좌 일체를 확인, 혐의를 확정했다. 또 11월 3일 김 부장검사에게 차명계좌를 내준 부산지역 사업가 최모씨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했다. 경찰은 이때부터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상 초유의 이중수사”… 경찰의 백기투항 9일부터 시작된 사상 초유의 검·경 이중수사는 그러나 경찰이 백기를 드는 수순으로 갔다. 김기용 경찰청장이 1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계속 수사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김황식 국무총리가 이날 권재진 법무부 장관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집무실로 불러 현재의 상황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숙이고 들어가는 모양새로 바뀐 것이다. 당시 김 총리는 “수사갈등이 지속될 경우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특임검사팀의 참고인·피의자 가로채기는 계속됐다. 특임검사팀은 경찰이 소환통보한 주요 참고인들을 우선적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에 소화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그의 동생인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는 12일 조사를 받은 다음날 경찰에 “이미 검찰에 조사를 받은 만큼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어서 출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외에도 경찰이 이미 한 차례 소환조사를 한 주요 참고인들 대부분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나섰다. 반면 경찰은 13일 이후 “특임검사팀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으며 한 발 물러서기 시작했다. 수사는 계속하되 특임검사팀이 건드리지 않은 부분만 수사하는 방식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는 유진그룹으로부터 6억원의 뇌물수수 의혹과 조희팔 측근으로부터 2억4000만원을 받은 의혹, KFT 측으로부터 접대성 여행을 다녀온 혐의, 피고소인의 수사무마 대가로 수천만원을 건네받은 혐의 등 경찰이 그동안 공들여 해온 수사를 모두 포기하겠다는 의미였다. 사건 지휘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이 14일 신청한 김 부장검사 본인 명의의 은행계좌 1개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16일 기각했다. 수사를 계속하지 말라는 의미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현재로서는 특임검사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검찰에 다시 수사지휘를 요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경찰이 더이상 수사를 진전시킬 방법은 없다. 경찰은 검찰의 허락 없이는 그 어떤 강제수사도 할 형사법적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검·경 수사협의회는 15일 서울 강북의 모 중국집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논의를 했지만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하고 2시간30분 만에 자리를 파했다. 김영수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은 “평행선이었다는 말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경찰 경무관 전보인사에서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50)을 수사연수원장으로 내정했다. 황 기획관은 이번 검찰비리 수사를 처음부터 진두지휘한 당사자다. 황 기획관은 기자들과 만나 “인사에 대해 평을 할 위치에 있지 못하다”면서도 “거짓과 꼼수가 아니라 진실과 정의가 마침내 이기는 날이 올 것이며, 김광준 검사를 경찰의 손으로 구속하지 못했다고 해서 (경찰이) 패배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특집
[특집| 검경 이중수사]“검찰 송치 전까지 경찰 독자적 수사권 보장 바람직”(2012. 11. 20 13:52)
2012. 11. 20 13:52 사회
ㆍ인터뷰 / 경찰 수사권독립론자 황운하 경찰수사연수원장 경찰이 현직 검사의 비리의혹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자 검찰도 특임검사팀을 통해 수사에 나서면서 이중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독자적인 수사권 확보를 노리는 경찰과 이에 맞선 검찰 간의 수사권 갈등은 대선을 앞두고 검찰·경찰을 포함하는 사법개혁 논의로까지 확대되는 조짐이다. 은 경찰의 대표적인 ‘수사권 독립론자’인 황운하 경찰수사연수원장과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검찰 출신 박민식 의원(부산 북·강서갑)을 상대로 현재 불거지고 있는 검·경 수사권 갈등에 대한 입장과 사법체제 개혁에 관한 입장을 들었다. 각각 진행된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공통되게 사법개혁 논의의 중심에 있는 검찰개혁 문제에 주목했지만, 개혁의 핵심인 수사권 조정의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 황운하 수사연수원장은 인터뷰를 가진 15일에는 경찰청 수사기획관으로 재직하고 있었으나 16일 수사연수원장으로 전보 발령을 받았다. 황운하 경찰수사연수원장 | 경향신문 경찰이 진행하던 현직 검사의 비리사건 수사를 두고 검찰도 특임검사를 통해 별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이 곱게 볼 수만은 없을 텐데.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핵심은 경찰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던 수사에 검찰이 끼어들었다는 것이다. 이건 상식을 거스른 반칙이다. 수사권 갈등이라는 해묵은 논쟁이 재발한 것으로만 보는데, 이런 갈등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특임검사가 나오는 등의 이중수사를 막는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 즉 수사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근원적인 해결책이다.” 현실적으로는 수사권 갈등이 기관간의 힘 대결인 측면도 있다. 양측의 정면대결을 통한 해결보다는 대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정치적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가. “현재 대선후보들도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는 공약을 통해 형사사법제도를 개혁하자고 나서고 있다. 대선후보들이 검찰개혁의 대원칙은 세운 것으로 보이지만 실행과정에서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 없이는 뚜렷한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검찰이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저항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큰 권한을 보유한 조직이 내부적으로 개혁을 달성하리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거대한 외부적 개혁의 물결에 휩쓸려야만 가능할 것이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권 조정의 명분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사법정의를 바로세우는 것은 시대적 요구다. 사법개혁 문제의 핵심은 검찰개혁이라는 공감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 검찰에 과도한 권한이 집중되면서 부패와 권력남용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검찰이 기득권을 쥐고 있는 현 상황에서 검찰을 견제하고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조치는 경찰이 검찰을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나 상설특검 같은 새로운 기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겪을 시행착오가 없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는 독자적인 수사만 가능해도 언급한 기구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의 상당 부분을 시행할 수 있다.”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강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고, 경찰이란 조직의 신뢰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기본적으로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도 검찰은 경찰 수사 내용을 확인하고 적법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를 검토하면서 경찰을 견제할 수 있다.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점은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반성해야 할 문제다. 경찰 내부의 개혁작업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국민의 신뢰가 충분할 때까지 수사권 독립은 안 된다고 한다면 사실상 영원히 독자적인 수사권을 갖지 말라는 말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경찰의 수준이 낮아 국민에게 걱정을 끼칠 정도라고는 생각지 않기 때문에 현재 경찰 수준으로도 독자적인 수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경찰을 통한 검찰 견제라는 명분에는 동의하더라도 당장 현실적으로 유효할지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 “현실적 여건에서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 보장이 즉각적으로 시행되긴 어렵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래서 그 전 단계로 일본식 모델을 도입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일본은 검찰이 기소권을 행사하기 위한 보충적 차원의 수사권만 갖고 있고, 경찰은 검찰 송치 전까지 독자적인 수사권을 갖고 있다. 또 영국을 예로 들면 1980년대 이전 영국에선 경찰이 수사권·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었지만 경찰이 가진 과도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여론 때문에 이후 검찰제도를 신설했다. 경찰의 수사권 요구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전혀 무리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선진적인 법치주의 국가일수록 검·경의 역할을 확실하게 분리해 놓았다.” 그동안 경찰 수사권 독립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수사기획관 자리에 오른 뒤로는 비교적 발언을 자제하는 듯 보였는데 모종의 불이익을 당한 일은 없나. “근래에 수사권 독립 문제에 관해 말을 아끼며 인터뷰도 사양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뤄두기만 해선 안 되겠다는 고민이 들던 차였다. 한직으로 밀려났다거나 승진이 뒤처졌다고 걱정해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 자신은 큰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경찰 조직 내·외부에서 검찰을 상대로 하는 투사처럼 비쳐지면서 본의 아니게 많은 기대와 요구를 받았고, 검찰의 전횡에 관한 진정과 제보도 많이 들어왔다. 지지를 많이 받고 있지만 그만큼 역할을 다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 그 점이 미안할 뿐이다.” 일선 경찰 수사관들이 검사와 가장 자주 부딪치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이 검찰에만 있기 때문에 평소엔 검사가 경찰에서 무슨 사건을 수사하는지 알지 못하다가도 수사가 본궤도에 올라 압수수색·체포영장을 청구할 때가 되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수사방향을 틀어버리기도 하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다. 이 문제는 검찰의 수사지휘권 문제와 결부된다. 검찰 송치 전까지 경찰의 독자적 수사를 보장하고 검찰은 송치 후 수사내용을 확인하고 법리적인 검토를 담당하면 수사지휘라는 명목의 전횡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수사권 조정 논의가 진행된 기간은 길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수사권 갈등을 양비론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국민은 안중에 없는 조직간 밥그릇 다툼’이라고 보는 인식 때문에 명확하고 구체적인 해결책 제시 없이 경찰과 검찰 양측 모두 비판만 받는 것이다. 그 비판의 결론은 결국 현상유지이고 지금 상황을 덮고 넘어가는 것일 뿐이었다. 현상유지라는 것은 결국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는 검찰의 승리를 뜻한다. 언론과 국회는 양비론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대신 현행제도 자체의 잘잘못을 가리고 구체적인 해법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사안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집
[특집| 검경 이중수사]“검찰 수사지휘권, 수사능력 보다 국민기본권 보장 차원”(2012. 11. 20 13:51)
2012. 11. 20 13:51 사회
ㆍ인터뷰 / 검찰 출신 새누리당 정치쇄신위 박민식 의원 경찰은 검찰이 특임검사팀을 투입해 별도 수사를 진행하는 데 대해 수사 가로채기라며 비판하고 있다. “사건의 전말이 공개된 상황이 아니라 단정지을 수는 없다. 경찰이 먼저 수사하던 사건을 검찰이 가로챘다면 검찰의 해명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검찰도 현직 검사에 대한 비리를 알아채고 조사를 진행하던 중이었다는 주장도 있어서 검찰이 고의적으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새누리당 정치쇄신위 박민식 의원 | 우철훈 기자 대선을 앞두고 활동 중인 새누리당의 정치쇄신특위에서는 수사권 갈등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 “정치쇄신특위는 우선 검찰·경찰·법원과 같은 광의의 사법기관에 대한 개혁 및 국민의 신뢰회복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으로 개혁을 요구받는 기관이 검찰인 만큼 검찰개혁안이 가장 부각되는 것으로 본다. 당 차원에서는 수사권 조정문제를 두고 각 기관에 균형을 맞춰 수사권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한 세부내용은 없는 상태다.” 검·경 수사권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경찰에서는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을 통해 검찰 견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기본적으로는 검·경 수사권 문제까지 특위에서 다룰 사항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고 말하는데, 일단 국민들의 시각에선 수사권 갈등문제는 검찰과 경찰 양 기관 사이의 싸움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정치쇄신이라는 대의의 세부적인 조율사항이고, 원칙적으로 양 기관의 수사권 배분은 행정부 내부에서 처리해야 할 문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지난 18대 국회의 사법개혁특위에서도 상당 시간 논의했지만 국회 차원에서는 답을 내리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행정부에서 양 기관의 문제를 조율한 뒤 그에 따르는 입법적 조치를 국회에 요구하면 국회가 지원할 수는 있다.” 수사권 갈등문제 안에는 수사지휘권과 영장청구권 등 세부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검·경간 가장 첨예한 대립이 벌어지는 부분도 이 대목이다. “최근 검찰에서 의사와 간호사 비유를 써서 검찰과 경찰의 역할이 다르다고 주장했는데 이런 인식은 잘못이라고 본다. 검찰이 수사를 잘 해서 지휘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기본권 보장 취지에서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영장청구 권한을 검찰이 독점하는 근거는 헌법에 나와 있기 때문에 경찰이 영장청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결국 개헌까지 가야 하는 중대한 문제가 된다. 수사권 조정에 관해서는 일차적으로 행정부 내부에서 조율이 필요하고, 또 수사과정에서의 국민 기본권과도 직결되는 문제라 국민을 충분히 납득시켜야 더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여권의 상설특검 도입과 야권의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안이 가장 대표적인 방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어느 안이 더 효과적이라고 보나. “야권에서 나오는 공수처 신설안은 18대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도 다뤘던 오래된 방안이다. 상설특검은 기존의 검찰제도의 유지를 바탕으로 하는 것인 데 비해 공수처 신설안은 새로운 기관을 만드는 것이어서 여러 위험성이 있다. 검찰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아예 없애버릴 순 없듯이 검찰이 어떻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역할을 다하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공수처 신설의 가장 큰 문제는 검찰이나 경찰의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 자체가 제도적으로 가로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를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설치하는 안이 나왔는데, 대통령이나 정권 차원에서 공수처만 통제하면 비리 공직자에 대한 수사가 불가능해질 위험이 있다. 현재 검찰이 욕을 먹고 있어도 검찰에 대해선 견제할 방법이 있고 상설특검을 통해 보다 확실한 견제를 할 수 있지만, 공수처에 대해선 견제방법이 없어 새로운 무소불위의 사정기관이 될 위험을 생각해봐야 한다.” 검찰의 고위직 정원을 감축하는 등의 개혁안을 제시한 바 있는데 검찰은 벌써부터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법개혁이란 건 기득권을 내려놓는 태도가 전제돼야 한다. 다만 사법체계상 경찰·검찰·법원의 업무가 서로 연관돼 있는 만큼 어느 한 조직에만 개혁안이 집중되면 개혁의 메스를 자신을 위협하는 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공약을 내놓기는 쉬워도 현실적인 반발을 고려하지 않으면 성과를 얻긴 힘든 법이다. 개혁안의 구체적인 실천을 위해선 연관 기관들 모두가 어느 정도의 기득권을 동시에 내려놓는 식으로 진행돼야 검찰이든 경찰이든 납득시킬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경찰 입장에서는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경찰에 대한 개혁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구체적인 개혁방안은 어떤 것들이 될까. “원칙적으로 수사권 조정문제는 행정부 내부 사안이지만, 그 문제까지 포괄하는 사법개혁 차원에서는 검찰이 그렇듯이 경찰개혁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자치경찰제와 같은 이슈도 나오고 있는데, 이 사안에 대해선 여야간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치안문제는 지방자치 및 분권화의 핵심적 부분 중 하나다.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중앙집권적인 경찰의 권한 역시 분산되어야 한다고 본다.” 수사권 갈등문제가 불거질 때 함께 나오는 문제가 경찰대 폐지 논의인데 정치쇄신특위에서도 논의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당 차원에서 논의는 진행했지만 확정된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고 한마디만 하면, 경찰 조직 내에서도 인사 등의 문제를 두고 경찰대 출신에 대한 비판이 많지 않느냐. 경찰 내부에서 오히려 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본다.”
특집
[문화]검경갈등 결론 드라마에 있다?(2005. 11. 15)
2005. 11. 15 문화/과학
드라마·영화 속 달라진 검찰과 경찰 위상… 수사권 갈등 탓 ‘민감한 반응’ “이제부터 내가 최경사한테 존대를 할까 해. 처음부터 그랬어야 했는데 내가 실수했어. 갑작스럽게 들리겠지만 형사와 검사는 상하관계 아니야. 하대는 옳지 않아.”(지영우 검사) “지검사님 오해하셨네요. 형사와 검사 상하관계 아닌 거 맞습니다. 그런데 저도 사적인 감정이었습니다. 저 별로 말 높이는 놈 아니거든요. 그런데 왜 제가 지검사님한테 말 높이는 줄 아십니까? 예의였습니다. 윤재희가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예의요. 윤재희의 지나간 사랑에 대한 예의요.”(최상현 경사) 시청률 30%를 돌파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SBS 주말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9회분에서 지영우 검사(김민준 분)와 최상현 경사(김주혁 분)가 주고받는 말이다. 대통령의 딸 윤재희(전도연 분)를 두고 연적(戀敵)인 형사가 “당신 계급장 떼고, 나 알아? 왜 꼬박꼬박 반말이야?”라고 쏘아붙여도 콧방귀도 안 뀌던 검사의 태도가 돌변한 부분이다. 전도연이 검경갈등 해결사? 갑자기 존댓말을 하는 배경에 대해 “공적인 이유보다 사적인 이유가 더 큰데 그 이유는 최경사와 더 친해지기 싫어져서”라는 그럴 듯한 이유를 갖다 붙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경찰측이 불쾌한 반응을 보이면서 갑작스럽게 대본을 수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프라하의 연인’ 조연출 오진석씨는 “남자주인공의 직업이 강력계 형사로 설정돼 있어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경찰청에 대본을 감수받는다”며 “극중 검사가 형사에게 하대하는 부분에 경찰청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작가에게 경찰청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청측은 과거의 관행과 달리 지금은 검사도 형사에게 반말을 하지 않는다(또는 않아야 한다)는 것이고, 자칫 드라마 속의 표현이 시청자들에게 경찰과 검사의 위상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을 심어줄까 우려했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은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 경찰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 때문에 영화, 드라마 등 대중매체에 대한 양측의 신경전도 뜨거울 수밖에 없다. 이 드라마를 집필하는 김은숙 작가는 “원래 훨씬 더 후에 두 사람의 갈등관계가 극한으로 치달을 때 지검사가 존댓말을 하는 것으로 계획했으나 경찰청쪽의 예상치 못한 반응으로 존댓말 하는 시기를 앞당겼다”며 “극중 두 사람이 사랑하는 여성이 대통령의 딸로 설정돼 있다 보니 대통령 딸이 결국 검사와 형사 누구와 맺어지느냐에 따라 수사권도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검사와 형사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경찰청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드라마는 친절하게도 두 남자 주인공의 입을 통해 “형사와 검사는 상하관계가 아니다”라는 말을 두 번씩이나 강조해 시청자에 들려줬다. 하지만 그동안도 그렇고 최근 완성됐거나 제작되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검사와 경찰은 늘 상하관계로 묘사됐던 게 사실. 형사가 검사의 지휘를 받기 때문에 드라마 구조도 언제나 상명하복의 공식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비리 검사 응징하는 형사도 등장 재미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 공식을 깨기 힘들다 보니 이에 대한 애교 있는(?) 전복이 대중문화에서는 그간 적잖게 표현돼 왔다는 점이다. ‘공공의 적’(제작 시네마서비스·감독 강우석)에서 나이 지긋한 엄반장(강신일 분)은 새파란 최검사(서태화 분)가 “야, 이 새끼야 너 옷 벗고 싶어?”라는 식으로 사사건건 욕설 섞은 막말을 하는 것을 줄곧 참다가 나중에 그 검사와 전화통화 중 “계속 반말이시네요. 이 ×××! 수사반장 75회 못봤어? 살인자 비호하다가 쇠고랑 찰 수 있어. 알아? 너 이제 ×됐어. 이 ×만한 ××야. 알아들어? 이 ×자식아!”라고 말한다. 이어 “이런 ××놈! 공무원이 전화를 안받아? 근무이탈이야 이 새끼”라는 말을 퍼부어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11월 10일 개봉되는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제작 커리지필름, 오존필름·감독 최진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검사가 악당 두목의 비호 세력임을 알게 된 형사(김래원 분)가 퇴근하던 검사를 흠씬 두들겨 패는 장면이 나오는 것. 물론 형사는 복면을 하고 거사(?)를 벌인다. 영화는 폭력조직의 도움을 받아 형사가 된 주인공이 결국 정의를 실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은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갈등뿐 아니라 청와대와 여권이 ‘검찰 개혁’을 밝히고 있는 민감한 시기. 때문에 최근 부쩍 증가한 형사물이나 검사가 등장하는 작품에서 자신들이 어떻게 묘사되고 힘의 중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느냐에 경찰과 검찰은 신경을 곤두세운다. 강우석 감독은 2002년작 ‘공공의 적’에서는 형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검사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더니 올 초 개봉된 ‘공공의 적 2’에서는 검사를 꼴통이면서도 정의로운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기민함을 보였다. 그 결과 개봉 직전 ‘공공의 적 2’ 시사회가 열린 검찰청에서는 박수 소리가 넘쳤다. 재미있는 사실은 ‘공공의 적’의 형사와 ‘공공의 적 2’ 검사의 이름이 똑같이 강철중일 뿐만 아니라 이들 역을 맡은 배우도 역시 설경구였다는 점이다. 강우석 감독은 이 작품에 앞서 연출한 ‘투캅스’ 시리즈에서는 비리 형사와 정의감 넘치는 형사를 투톱으로 내세워 경찰 조직을 익살스럽게 비틀었다. ‘프라하의 연인’이 존댓말을 통해 검찰과 경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평형을 시도하고 있다면, 올 12월 개봉 예정으로 한창 후반작업중인 영화 ‘야수’(제작 팝콘필름·감독 김성수)는 멋진 형사(권상우 분)와 멋진 검사(유지태 분)가 힘을 합해 폭력조직을 일망타진하는 내용이어서 검찰과 경찰에 대한 가장 이상적 모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형사는 검사에 꼬박꼬박 존댓말을, 검사는 형사에 반말을 하지만. 영화평론가 박평식씨는 “그간의 한국영화나 드라마에서 검사와 형사는 동지도 라이벌도 아닌 어정쩡한 상명하복의 틀에 갇혀 있었고 둘 사이의 갈등이라는 것도 형사의 투덜거림 정도로 끝나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향후 영화나 드라마에서 검사와 형사의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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