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06 건 검색)
- 최상목 경제부총리 “트럼프 정책 기조 현실화 땐 경제에 상당한 영향”
- 2024. 11. 07 08:28 경제|경제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최상목 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최상목 부총리...
- 최상목트럼프FOMC통상산업경쟁력한미한미동맹
- [경향포토] 2024 경향포럼 참석한 국회의장과 경제부총리
- 2024. 06. 26 14:19 정치
- 우원식 국회의장(왼쪽부터), 김석종 경향신문 사장,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경향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 김동연, 경제부총리 만나 경기도 주요 사업 국비 지원 요청
- 2024. 06. 20 19:19 지역
- ... 지연 ‘안산 세월호 추모시설’ 180억 요청 김동연 경기지사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지사가 20일 최상목 경제부총리를 만나...
- 경제부총리 “밸류업은 자본시장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첫 단추”
- 2024. 02. 26 09:05 경제
- ... 기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안이 26일 발표를 앞둔 가운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본시장 선진화를 중점 과제로 삼아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추가적인...
스포츠경향(총 24 건 검색)
- 박완수 경남지사, 최상목 경제부총리에 내년 역점사업 국비 856억 건의
- 2024. 06. 27 22:08 생활|생활|생활|생활
- 경남도 제공 내년 예산 심사 시기를 앞두고 경남도와 기획재정부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 국비예산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완수 경남지사가 최상목 경제부총리를 만나 내년 역점사업에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경남도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 한·아세안 국가정원 조성, 미래 모빌리티 핵심 소재·부품 인증 테스트필드 조성, 남부권 광역관광단지 개발, 남해안 블루카본 자원회복센터 건립, 부산항 신항 항만 근로자 기숙사·복지관 신축, 남부권 보훈휴양원 설립 등 6건 사업에 국비 856억원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아세안 국가정원은 산림청이 거제시에 조성하는 국립 정원이다. 경남도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10억원을 건의했다. 미래 모빌리티 핵심 소재·부품 인증 테스트필드는 미래항공기용 핵심 세라믹 소재·부품을 인증하고, 입주기업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경남도는 설계용역비 20억원 반영을 바란다. 남부권 광역관광단지 개발은 정부가 경남·부산·울산·광주·전남 등 남부권 5개 지자체에 맞춤형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경남도는 내년에 설계·공사비 800억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또 탄소를 흡수하는 해양생태계를 회복하고 어자원 증대 사업을 진행할 남해안 블루카본 자원회복센터 건립에 7억원을 요청했다. 부산항 신항 항만근로자 기숙사·복지관 건립에는 타당성 조사 용역비 1억원, 남부권 보훈휴양원을 경남에 건립하는 사업에는 기본계획·설계비 18억4천만원을 건의했다. 박 지사는 국비예산 간담회에 앞서 서울 국토발전전시관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주요 지역 현안을 설명했다. 박완수 지사는 또, 경남도가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는 우주항공산업, 남해안 관광산업 육성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 조성을 건의했다. 또 고속도로 승격을 통한 거가대로 통행료 인하, 마산자유무역지역 국가산단 지정·고시, 진해신항 국제물류특구 조성 필요성을 지적했다.
- 김영록 전남지사, 최상목 경제부총리에 SOC 등 지원 건의
- 2024. 06. 21 20:44 생활|생활|생활|생활
- 전남도 제공 전남도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획재정부와 예산간담회를 갖고 사회간접자본(SOC) 확충·미래첨단소재 국가산단 지정 등 지역 현안을 설명하며 지역 발전을 위한 과감한 국비 지원을 강력히 요청했다. 간담회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김영록 전남지사, 박창환 전남도 정무부지사, 김동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등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간담회에서 “전남은 지역 균형발전과 인구소멸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갈림길에 서 있다”며 “미래 SOC 확충, 농수축산업의 인공지능(AI) 산업화, 전남이 선도하는 문화예술산업 등을 위해 중앙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록 지사는 “전남의 도로·철도 환경은 전국 어느 지역보다 열악하다”며 “지역 형평성과 균형발전을 고려한 정부의 SOC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남고속철 2단계, 광주~완도 고속도로 1단계 사업의 차질 없는 지원과 사업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광주~완도 고속도로 2단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목포역 철도시설 재배치 등도 건의했다. 호남 내륙과 남중권 해양 간 고속철로 연결, 전라선 고속철도 신설 사업의 국가계획 반영과 예타 대상 선정도 요청했다. 김 지사는 “이차전지 앵커기업을 포함한 수소·기능성화학 등 86개 첨단소재 기업과 투자유치를 조율 중이나, 기존 산단 분양률이 97%에 달해 입주 희망 기업에 산업 용지 제공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순천·광양 일원 ‘미래첨단소재 산업단지’를 국가산업단지 조성계획에 추가하고 예타를 신속히 추진하도록 지원해 달라”고 건의했다. 또 “수출 효자품목 1위인 김 산업의 세계화를 위해 연구·생산·유통·수출까지 김 산업을 종합하는 국가 차원의 전문 연구인프라가 절실하다”며 “전국 물김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전남에 국립 김 산업 진흥원을 건립하고, 물류단지도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전남지역 현안에 공감을 표하며 “민생안정과 지역의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핵심 현안을 충분히 검토하고, 앞으로도 지자체와의 소통과 협력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답변했다.
- 김동연 경기지사, 경제부총리 만나 도봉산~옥정선 등 3건 국비 지원 요청
- 2024. 06. 20 21:43 생활|생활|생활|생활
-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일 최상목 경제부총리에게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등 경기도 주요 사업 3건에 대한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 지사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최 부총리를 만나 “철도 등 SOC 사업에 대해 정부의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최 부총리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면담은 내년도 정부 예산 편성을 앞두고 정부가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 집행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경기도 주요 사업의 중요성과 국비 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도봉산~옥정 광역철도는 서울 7호선 도봉산역에서 양주 고읍지구까지 15.1㎞ 구간의 단선전철 건설 사업이다. 경기 북부지역의 수도권 출퇴근 시간을 단축하는 필수 교통기반시설로, 김 지사는 2026년 상반기 조기 준공을 위해 국비 1천275억원 지원을 건의했다. 2019년 착공한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에 대해서도 2025년 준공을 위해 국비 5천297억원의 반영을 요청했다. 도민 대중교통비의 일부를 환급해주는 ‘The 경기패스’의 가입자 수가 70만명을 넘어서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국비 1199억원의 지원도 건의했다. 별도로 김 지사는 건립이 지연된 안산 세월호 희생자 추모시설을 2026년 4월 세월호 참사 12주기에 맞춰 준공할 수 있도록 국비 180억원 확보에 관심을 당부했다.
- 박형준 부산시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만나 국비지원 요청
- 2023. 07. 13 19:34 생활|생활|생활|생활
-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이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행보에 나섰다. 부산시는 박 시장이 13일 정부 서울청사를 방문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기재부 핵심 관계자들과 만나 2024년 주요 현안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 강화에 따라 국비 확보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시의 주요 사업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뤄졌다. 부산시 주요 건의사업은 △가덕도 신공항 조기건설(총사업비 13조 7586억 원) △그린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조성 및 활성화(총사업비 300억원) △낙동강 조류 유입방지 취수탑 건설(총사업비 290억원) 등이다. 이외에도 △도시철도 하단~녹산선 건설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사업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연계해 추진하는 수출주도 미래차산업 혁신성장 기술지원기반 구축사업 등 다른 국비 현안사업들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앞서 이날 오전에 세종시에 있는 기재부 예산실 전 부서를 순회 방문하며 부산시가 추진 중인 국비 사업들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내년 정부예산안은 내달 말까지 기재부 심사를 거쳐 9월 중 국회에 제출되며 국회심의와 의결을 통해 12월 최종적으로 확정이 된다. 박형준 시장은 “시급한 현안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2024년 국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간경향(총 2 건 검색)
- [원희복의 인물탐구]‘왕장관’ 최경환 경제부총리… 환란·공기업 부실 오욕, 경제살리기로 만회할까(2014. 10. 13 17:20)
- 2014. 10. 13 17:20 정치
- 어느 정권이나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실세’가 있게 마련이다. 호사가들은 이런 사람들에게 보통 임금 ‘왕’자를 붙인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박지원 수석이 왕수석으로 통했고, 노무현 정부에서는 문재인 수석,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을 ‘상왕’으로 표현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김기춘 실장이 ‘왕실장’으로 불리며 독보적인 존재다. 그런데 최근 신예가 등장했다. 바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요즘 왕실장인 김기춘 실장보다 ‘왕장관’ 최경환 부총리가 더 힘이 세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과거 김기춘 비서실장이 부산·경남(PK) 인사의 통로였다면 최 부총리는 대구·경북(TK) 인사의 통로”라며 “요즘 승진이나 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최경환 부총리를 통해야 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한 언론은 “당·정·청에 포진한 인맥을 보면 일각에서 그를 ‘부통령’이라 부르는 게 헛소문만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근혜노믹스’ 대신 ‘초이노믹스’ 그의 위세는 최 부총리의 성을 딴 ‘초이(Choi)노믹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되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DJ노믹스나 레이거노믹스, 아베노믹스 등 대통령이나 총리의 이름을 딴 경제정책은 많지만, 정책 실무자의 성을 딴 경제정책은 별로 없다. 그런데 초이노믹스라는 명칭은 기재부 보도자료에 버젓이 등장할 정도로 통용되고 있다. 반면 ‘근혜노믹스’라는 말은 조용히 사라졌다. | 김영민 기자 최 부총리는 비단 인사뿐 아니라 정책에서도 실세임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지금 비난의 초점이 되고 있는 단말기유통법도 소관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를 제치고 기재부가 주도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최 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공공연하게 말하면서 통화정책을 주관하는 한국은행을 압박했다. 심지어 법무부 장관 소관이자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재벌의 사면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의 위세가 오죽 하늘을 찔렀으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7일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사면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은 직권남용 행위에 해당한다”며 그를 검찰에 고발했을까. 그에게 과도한 힘이 쏠리는 것은 ‘내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언’ 때문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지금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돈을 쌓아만 놓고 투자는 안 해 돈이 돌지 않는다. 경제성장률은 3년째 3%대를 맴돌고 있다. 세수는 걷히지 않아 7월 말까지 세수진도율(목표 대비 징수실적)은 58.2%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래 16년 만에 최저로, 엄청난 재정적자가 일어날 게 뻔하다.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더욱 가파르게 늘고 있다. 설상가상 외부적으로 엔저·달러 강세는 수출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직시절 별명은 ‘무대뽀’ 이런 상황에서 최 부총리는 초이노믹스라는 칼을 들고 한국 경제를 살리겠다고 나섰다. 초이노믹스의 근간은 주택담보대출(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늘려 부동산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저금리를 유지하며, 기업 활동을 촉진하도록 세제를 바꾸고, 41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경기부양·금리·세제·예산 등 4종 세트를 총동원한 경기부양책이다. 여기에 부족한 재원은 담뱃값과 지방세 대폭 인상으로 만회하는 ‘꼼수’도 포함됐다. 초이노믹스의 효과는 단박에 나타났다. 강남 부동산 가격은 오름세로 바뀌고 ‘최경환 주가’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주가는 2100선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그 효과는 채 두 달이 가지 못했다. 치솟던 주가는 추락했고, 오히려 최 부총리 취임 때보다 더 떨어졌다.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국내에 유입됐던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41조원의 재정을 투입해도 경제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지난 8일 5조원 플러스 알파를 추가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과연 그는 위기의 한국 경제를 살릴 능력이 있을까. 그는 관훈클럽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최 부총리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든다. 경제부총리가 되기 위한 ‘뻥’(허언)은 아니었을까, 그의 공직 시절 별명이던 ‘무대뽀’(일본말 무철포에서 유래한 말로 앞뒤 가리지 못하고 마구 달려드는 것을 의미) 스타일은 아닐까 등등. 9월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창조경제확산 위원회 출범 1주년 기념행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그의 과거 능력을 먼저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는 대학 4학년 때인 1978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행시 22회는 과거 100여명을 뽑다가 200여명 선으로 선발인원을 대폭 늘린 기수로, 최 부총리의 행시 합격은 어느 정도 운도 따랐다고 볼 수 있다. 최 부총리는 사무관 시절 별명이 ‘무대뽀’였다고 한다. 자신의 실수로 자료가 유출됐는데도 이를 보도한 기자와 욕하며 대판 싸웠기 때문이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따느라 6년간 외유했던 그는 1997년 6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보좌관으로 ‘뜻을 펼칠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그는 곧이어 닥친 경제위기인 IMF 사태를 예견하지도, 막지도 못했다. 사실 그는 경제주권을 빼앗긴 ‘죄인’이었다. 본부로 돌아와 법무담당관이라는 한직에서 공직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배경도 이런 원죄 때문이었을 것이다. 공무원을 그만둔 그는 공기업으로 가지 않고 특이하게 언론사로 갔다. 물론 일선에서 취재를 하고, 스트레이트 기사를 쓰는 기자가 아닌, 사설이나 칼럼을 쓰는 논설위원이었다. 그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기업의 자율은 극대화해야 한다’는 기업 친화적인 글을 썼다. 하지만 소득·법인세 인하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보였다. 언론사 시절 같이 근무했던 한 기자는 “한국경제TV에서 뉴스브리핑을 잠시 진행했는데 매우 적극적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임했고, 후배에게도 깍듯이 대했다”고 말했다. 과거 성적표는 ‘건전화’보다 ‘부실화’ 그는 언론사 생활을 하는 동안 TV 경제토론이나 대담에 많이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결국 그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대통령후보 상근 경제특보로 정치권에 발을 담갔다. 그리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고향인 경북 경산·청도에서 공천을 받아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원래 그는 이회창 사람이었지만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종합상황실장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이회창이 탈당해 만든 자유선진당에 가담하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에 임명됐다.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 정책이 성공적이었느냐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은 “(최근 석유공사는) 1조원 주고 산 캐나다 정유시설(노스 애틀랜틱 리파이닝)을 900억원에 팔기로 했다”면서 “이 정유회사를 살 당시 책임자가 최경환 장관”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기 에너지공기업의 부실은 매우 심각하다. 당시 공기업 부실 책임이 있는 최 장관이 현재 경제부총리로 공기업 개혁을 주도하는 것도 일종의 아이러니다. 그는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선후보 비서실장에 임명되며 확실한 ‘친박’ 인사로 자리잡았다. 그는 박근혜 정부 출범 때부터 부총리는 물론 총리감으로까지 거론됐다. 최 부총리는 정치적 능력만 놓고 봤을 때 성공한 인물로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그의 경제적 문제해결 능력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경제의 운명, 국민의 생존권이 달린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 부총리의 능력에 대해선 안심보다 우려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는 공무원 시절 주요 정책을 실무적으로 담당해본 경험이 적었다. IMF라는 미증유의 환란이 닥쳤을 때도 청와대에서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 MB정부 시절 지식경제부 장관을 맡았을 때는 공기업 부실의 책임까지 있다. 그의 경제 해결능력 성적표는 ‘건전화’보다 ‘부실화’가 많다. 누가 봐도 ‘꼼수적 증세’인데, 증세가 아니라고 우기는 것을 보면 유연한 경제정책가가 아닌 고집스런 정치가의 면모까지 보인다. 국민들도 초이노믹스에 대해 크게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9월 30일·전국 성인남녀 800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의 55.7%가 초이노믹스에 대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성공할 것이라는 의견은 31.6%에 그쳤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그의 약속이 ‘보증수표’가 될지 ‘부도수표’가 될지 아직은 점치기 힘들다. 이 경제위기를 훌륭히 극복하면 그는 대권까지 넘볼 수 있는 큰 정치인으로 우뚝 설 것이다. 반면 부도수표를 날린다면 그는 역사와 국민에게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다. 물론 그의 정치적 미래도 없을 것이다. 그는 지금 일생일대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하다 하다 안 되면 국민공감 얻어 증세하겠다” 최경환 부총리는 10월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 장관은 경제 전반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이 중 주요한 대목만 요약해본다. 적십자회비를 5년간 한푼도 내지 않은 사람을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임명했고, 회계장부조차 잘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자니윤씨를 관광공사 감사에 임명했다. 이 모두 기획재정부 산하 인사위원회에서 한 것이다. “허허허.(웃음으로 넘기려고 했지만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낙하산 문제는 이 정부만 아니라 끊임없이 제기된 문제다. 외부인사라고 무조건 낙하산이 아니다. 직책에 맞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경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급적이면 전문성을 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성 없는 사람이 많다. 정통성도 명분도 없는 낙하산 인사로 공기업 개혁을 이룰 수 있는가. “공공부문 개혁은 차질없이 되고 있다. 낙하산과 상관없이 강도 높게, 지속적으로 공공개혁을 추진하겠다.”(질문은 현실을 얘기하는데 최 부총리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 질문과 답변이 겉돌고 있다)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 혹은 가석방 문제가 논란이 됐다. 법무장관과 사전에 교감이 있었나. “(웃으며) 없었다.” 경제난 극복을 위해 구속된 재벌 총수를 가석방, 사면해야 한다는 것은 자칫 국민의 법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가석방의 요건이 있는데, 그 조건이 충족되면 하라는 것이다. 기업인이라고 역차별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기업쪽 하소연을 듣는데, 기업 총수가 구속돼 있는 상태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한다. 특히 외자유치 때 주요 그룹의 총수가 구속된 상태에선 아무래도 어렵다. 일부 언론이 사면·복권까지 얘기하는데 그건 아니다.” 서민증세이 논란 뜨겁다. 특히 2004년 노무현 정부 때는 담뱃세 500원 인상에 반대했다. 그때는 왜 그랬나? “담뱃값은 2004년 500원 올린 이후 10년째 안 올렸다. 그 사이 다른 나라는 많이 올렸다. 그러다 보니 담뱃값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 가장 싼 편에 속한다. 성인 흡연율이 최고이고, 청소년 흡연율이 성인 흡연율과 같다.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되겠다 싶어 담뱃값 인상안을 국회에 낸 것이다. 담뱃값 인상 필요성이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높아진 것이다.” 야당 시절 담배는 서민이 많이 피워 서민 역진세 성격이 있고, 흡연율을 낮춘다는 결정적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었다. 여야 입장이 바뀌어 달라진 것 아닌가. “허허허.(자신감 있는 웃음을 지으며) 세계적으로 흡연율 감소에 값 인상이 효율적이라는 보고가 많다. 경제정책, 가격정책은 만고불변이 아니다. 상황에 맞게 바꾸는 것이 정책하는 사람의 자세다. 과거 무슨 생각을 고집하는 것은 정책을 하는 사람의 자세는 아니다.” 담뱃세에 국세인 개별소비세를 신설했다. 그러고도 증세가 아닌가. “증세는 아니다. 국민 건강을 위한 조치다.”(최 부총리는 매우 고집스럽게 ‘증세는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주민세, 자동차세를 올렸다. 세금은 올리지만 증세는 아니라는 주장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논리의 연장 아닌가. “주민세는 26년 전 그대로다. 그 사이 물가가 5배 이상 올랐다. 자동차세도 10년 정도 안 올렸다. 이건 증세라기보다 현실화라고 해석해야 한다. 세금도 그때그때 현실화하는 것이 맞다.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은 지방정부의 강력한 요청을 중앙정부가 수용한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65%가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증세 없는 복지의 진실을 밝힐 때가 되지 않았나. “현 단계에서 증세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어떡하든 경기를 살려 세입을 늘려야 한다. 버틸 때까지 버티는 것이 정부의 자세다. 하다 안 되면 국민의 공감을 얻어 증세를 할 것이다. 현 단계는 버틸 만하다. 실질성장률 4%만 되면 가능하다. 분기별 1% 성장인데, 세월호 때문에 0.5%로 반토막 났다.” 증세를 한다면 직접세를 우선 올릴 것인가. 간접세를 올릴 것인가. “증세 안 한다. 현 단계에서 증세는 절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약력 1955년 경북 경산 출생. 대구고·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행정고시 합격(22회) 미국 위스콘신대 경제학박사. 예산청 법무담당관. 청와대 경제수석 보좌관.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이회창 대통령후보 경제특보. 제17·18대·19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 지식경제부 장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원희복의 인물탐구
- [유인경이 만난사람]조순 전 경제부총리(2005. 06. 28)
- 2005. 06. 28 사회
- “자영업자에게 세금 낮춰주고 규제 완화하는 게 진정한 분배” ‘산신령’은 북한산 자락에 있었다. 오랜 등산 실력으로 마치 구름 위를 사뿐사뿐 걷는 듯 날렵하게 산을 타는데다 근사하게 뻗어 휘날리는 하얀 눈썹 덕분에 산신령으로 불리는 조순 선생(77)은 구기터널 옆 민족문화추진회 사무실에서 하얀 도복이 아니라 흰 셔츠 차림으로 세미나에서 강의할 원고를 쓰는 중이었다. 정치사회도 엉망이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심각한 건 경제. 처녀총각이 결혼을 안 하는 핑계도, 힘들게 결혼해서 아이를 낳지 않는 까닭도, 이혼으로 가는 부부싸움의 단골 메뉴도, 명문대 출신이 카드빚 때문에 살인범이 되는 사연도, 실직 가장이 자살하는 이유도 모두 ‘돈이 없어서’다. 하지만 바로 옆동네 사는 이들은 온몸을 명품으로 휘감고 외제자동차를 타고 수시로 골프나 쇼핑을 위해 해외여행을 떠나며 외식이라도 할라치면 한 병에 수십만 원짜리 고급와인을 마신다. 이들의 고민 역시 돈이다. 넘치는 돈을 맡기거나 굴릴 마땅한 데가 없어 속상하단다. 그래도 예전엔 이름 석자만 들어도 안심되던 ‘경제사령탑’들이 계셔서 그분들의 식견을 믿고 따르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요즘은 실물경제 총책인 경제부총리, 화폐신용의 총수인 한국은행 총재, 청와대 정책팀 등이 리더십을 보이기커녕 모두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는데다 수시로 말을 바꿔 부동산이며 경기부양 대책이 혼선을 빚는 것 같아 문외한은 불안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경제가 암담하고 답답해서 용한 산신령이 있다면 아무리 높은 산에 올라가서라도 물어보고 싶다. 그래서 살아 있는 산신령,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학자에 한국은행 총재·경제부총리 등을 지낸 조순 선생을 찾아갔다. 우리 경제의 문제가 뭐고 앞날은 어떨지 궁금해서다. 분배는 60~70년대 패러다임 돈은 좋아하지만 경제학에는 문외한인지라 ‘폐쇄경제에 있어서 생산물시장의 균형(IS곡선)과 화폐시장의 균형(LM곡선)’ ‘제로섬 게임’ ‘유동성 위기’ 등의 경제전문용어를 쓰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산신령’답게 얼굴만 보고도 수준을 파악하시곤 마치 중학생에게 강의하듯 쉽고 자상하게 설명해주셨다. 역시 명교수시다. 요즘 어르신들은 참 과묵해지셨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잘못 말했다간 ‘수구 꼴통’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며 매도를 당하기 때문이리라. 그런데도 연일 강연회나 인터뷰 등을 통해 용감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이가 조순 선생이다. 참여정부의 경제나 교육정책은 물론 제자인 청와대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에게도 ‘분배’란 말을 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했다. “난 한 번도 쓴소리를 한 적이 없어요. 그저 평소 생각을 말했을 뿐인데 언론에서 자꾸 제목을 ‘쓴소리’라고 붙여 곤혹스러워요.(그래서 지난 10여 년간 조순 선생이 기고한 경제관련 글과 인터뷰를 읽어보니 조언과 주장이 한결같았다. 그런데 왜 이 참여정부에 들어와서 유독 ‘쓴소리’라는 타이틀이 붙었을까) 최근에 이정우 위원장에게 한 말도 그래요. 이 위원장은 소신있고 머리 좋고 정직해서 동양식으론 군자, 서양식으론 젠틀맨이란 말이 딱 맞는 사람이죠. 그런데 지금 상황에선 제대로 분배할 방법이 없는데 자꾸 분배란 말만 강조하면 성과없이 오해만 불러일으킬 것 같아서 ‘분배란 말은 할수록 손해니까 말하기에 앞서 실행할 방법을 찾아라’라고 (제자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한거예요.” 악질 사주를 마구 흔들면 노동자들에게 그들의 많은 재산이 골고루 나눠지고, 강남 집값만 잡으면 ‘우리마을 30평 아파트는 7000만 원, 강남 대치동 30평은 10억’ 등의 상대적 박탈감이나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모두모두 평등하고 행복해질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기업 노조원의 평균연봉은 6000만 원 이상이라는데 중소기업 ‘사장님’은 직원 월급날이면 사채 꾸러 다니느라 숨차고 자신이 서민이라고 굳게 믿던 이들은 빈곤층으로 추락했다. 배고픈 건 참아도 배아픈 건 못참는 이들에게 이런 양극화 현상은 너무 가혹한 고통이다. “이 정부에선 이념뿐만 아니라 경제의 양극화가 제일 큰 문제예요. 수출은 일부 대기업 위주로 잘 되지만 내수부진으로 사회그늘에 있는 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몰락했죠.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5%로 전망하던데 그걸 달성한다 해도 경제성장률은 숫자가 아니라 내용이 문제지요. 수출분야는 세계화한 환경의 경제를 등에 업고 있는 산업이고, 다른 하나는 수요와 공급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산업이니 한쪽에서 아무리 돈을 벌어도 돈이 돌질 않습니다. 수출·내수·소비를 이어주는 파이프라인이 단절되었으니까요. 또 내수가 부진하다고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는데 경기하강은 지난날의 과열 때문이지 지금의 소비수요 부족 때문이 아니거든요. 괜한 부양책은 오히려 장기불황을 초래합니다. ‘분배’는 누차 강조했듯 60~70년대의 패러다임입니다. 몇몇 학자가 모여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구호만 외치는 것은 진정한 분배가 아닙니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거두는 만큼 중소기업 경영자나 자영업자들에게 세금을 낮춰주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진정한 분배입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수출실적을 보면 뿌듯하면서도 내 살림살이가 한심하니 애국심이 샘솟지 않는다. 판교 신도시 광풍, 강남불패 등의 기사를 보면 “강남 집값을 잡는다던 대통령은 어느 나라 분이신가?”라고 울화가 치민다. “요즘 강남의 집과 땅은 움직이지 않는 ‘부동산’이 아니라 언제나 현금화할 수 있는 ‘동산’이에요. 살아움직이며 수억씩 오르는데 아무리 세금을 올려도 그 올린 세금만큼 가격이 오릅니다. 돈벌고 싶은 건 본능인데 그걸 ‘투기’로만 볼 수는 없지요. 우리나라에서 부(富)를 소유할 수단이 거의 없잖습니까. 50대에 퇴직금 받아서 은행에 넣어두면 제로금리 상태라 돈을 못 불리니 노후걱정이 가득합니다. 그러니 집이나 땅에 묻는 거죠. 정부는 탁상공론만 할 게 아니라 현실이 어떤지, 왜 이런 상황에 와 있는지, 직접 현장을 찾아가 문제를 파악하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서 현실에 맞는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바로 제가 항상 강조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가 그겁니다. 강남집값 상승이 과연 투기꾼들이나 교육환경 때문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를 파악해야죠. 화려한 구호를 내세우기보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정말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찾아 현실에 충실한 정책을 펴야 집값도 안정되고 기업이 투자할 환경을 만들어줘야 수요가 늘어 돈이 돌지요. 현실감 없는 정책에 무슨 희망을 갖고 투자를 하겠습니까.” 교육문제도 물었다. 교육 역시 사교육비 등 경제문제와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또 경제교육은 언제부터 할지, 조기교육을 시켜야 하나도 궁금했다. “경제나 교육이나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갑자기 동시 시행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요즘 평준화폐지·대입본고사 부활이 거론되는데 정부는 무조건 반대하거나 모든 학교에 똑같은 방법을 시행할 게 아니라 한 지역을 정해 시험해보고 문제점이 나타나면 시정해가면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죠. 모든 학생을 똑같이 가르치는 것은 반대합니다. 글로벌화의 기본 개념은 자율화·자유화입니다. 세계무대에서 성공할 엘리트들을 키워내려면 모든 걸 각 대학에 맡겨야 합니다. 엘리트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교육이 무슨 교육입니까. 그리고 경제는 조기교육을 하면 안됩니다. 애들은 돈보다 정서를 풍부하게 키워야 합니다. 동화책 읽고 숲속을 거닐게 하는 게 훨씬 훌륭한 사람으로 만드는 교육입니다. 어린이에게 경제교육을 시키는 건 애들도, 나라경제도 망치는 겁니다.” 주요관심사도 돈, 책 역시 ‘12살에 부자가 된 키라’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등만 보고 자란 애들이 돈없는 부모를 무시하는 요즘, 조순 선생의 말은 엄청난 위로를 주었다. 교육의 본질은 돈버는 기술이 아니라 교양과 좋은 인성을 키우는 것 아닌가. 운명적으로 선택했던 정치인생 경제학자인 조순 선생은 정치 경력도 화려하다. 1988년 경제부총리로 발탁되어 정계에 입문, 한국은행 총재를 지냈고 1995년엔 첫 민선 서울시장, 그후 민주당 총재, 신한국당과 통합한 한나라당 총재, 민국당 대표최고위원 등을 맡았다. 한때 육사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인연으로 1980년 신군부인사들이 국보위 경과위원장을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거나 한은총재 시절, 한은독립·금리인하 등을 요구하다 YS에게 거부당해 총재직에서 물러나는 등 고고하고 청렴한 이미지로 ‘포청천’이란 별명도 얻었다. 하지만 학자로서만큼 존경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한국의 케인즈’로 불리며 ‘조순 학파’를 이끌던 학자가 왜 정치에 참여했을까. “사람에겐 스스로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할 운명이 있습니다. 인간은 주위나 환경의 산물인지라 어떤 흐름에 이끌릴 때가 있지요. 정치에 참여한 것을 후회는 안합니다. 서울시장은 노력한 성과가 가장 빨리 나타나니까 보람도 컸지요.” 이해찬 총리가 과거 국회에서 ‘영혼을 팔아서 얻은 권력’이라고 한때 서울시장으로 모시던 조순 선생을 폄훼한 것 등 요즘 정치인들에게 못마땅한 점을 찔러봐도 단 한마디도 비난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뭘 물어도 낮고 잔잔한 목소리로 미소를 띨 뿐이다. 가장 환한 미소를 지을 때는 제자들 이야기를 할 때였다. 조순 선생의 제자 사랑은 각별하다. 학문만 전수해준 것이 아니라 한때 한국은행에 근무하던 정운찬 서울대 총장에게는 프린스턴 대학 유학을, 조명재 LG경영개발원 사장에게는 기업체로 가서 능력을 발휘해보라며 당시 락희화학에 입사를 권유해 인생방향도 지도해주었다. 또 그의 저서이자 가장 많은 학교에서 교과서로 채택했던 ‘경제학원론’은 정운찬 총장(1988년판), 또 전성인 홍대 교수(2003년판)에게 개정 작업을 맡겨 사제 3대가 공저한 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저는 정말 과분한 제자들을 뒀습니다. 퇴계가 율곡보다 35년 연상이었지만 깍듯한 예의를 갖추며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았듯 후배나 제자들에게도 격의없이 함께 배운다는 동료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뛰어난 경제전문가이면서도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은 봉천동에 25년째 살고 있는 조 선생은 매일 아침 관악산 등산과 요가로 건강을 지킨다. 팔순을 바라보는 요즘도 곳곳에서 강의와 행사참여 요청이 끊이지 않고 회장직을 맡고 있는 민족문화추진회에서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의 발간도 추진하고 있다. 학자, 관료, 정치인 등 정말 다채로운 경험을 한 그에게 주변에서 자서전을 써보라 권유하지만 거절했단다. “우선 쓸 시간이 없어요. 지금도 할 일, 쓸 글이 많은데 언제 한가해져서 지난날을 되돌아볼 여유가 있을지 기약하기 힘듭니다. 또 아무래도 자서전을 쓰다보면 공명심을 만족시켜주는 업적만 쓰지 겸허한 자기 반성은 하기 힘들 것 같아서 앞으로도 쓸 생각이 없습니다.” 자서전은 쓰지 않아도 제자 중 누군가 전기를 써준다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조순 선생은 잠시 빙그레 웃더니 이렇게 말했다. “똑똑하지는 않지만 순수하게 살고 일해보려고 애쓴 사람….” 절로 고개가 숙여지며 산신령의 하얀 눈썹 한 오라기라도 얻고 싶었다. 그 겸손함과 순수함에 조금이라도 빠져들고 싶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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