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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9,442 건 검색)

‘구조적 성차별 없다?’···탄핵 주축 2030여성 경제 상황은 OECD ‘꼴찌’ [플랫]
2024. 12. 26 17:09사회
... 경력이 단절되는 현상을 다른 OECD 회원국보다 도드라지게 겪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 자녀가 없는 30대 여성...
플랫
‘구조적 성차별 없다?’···탄핵 주축 된 2030여성의 사회경제적 상황은?
2024. 12. 26 15:30경제
... 경력이 단절되는 현상을 다른 OECD 회원국보다 도드라지게 겪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 자녀가 없는 30대 여성...
여성남성탄핵집회2030차별윤석열
“2036 서울 올림픽, 경제 타당성 충분”
2024. 12. 25 20:13지역
... 편익 비율(B/C)이 1.03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비용·편익 비율이 1보다 크면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서울시는 이를 포함한 개최계획서를 지난달 12일 대한체육회에 제출했으며,...
올림픽서울시개최비용파리
[사설] 헌정 혼돈에 경제는 온통 빨간불, 벼랑 몰리는 서민들
2024. 12. 25 18:44정치
... 재정지출을 줄이면서 경기 침체에도 국가적 대응력이 뚝 떨어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서민 경제의 위기 신호음이 커졌지만 종합부동산세·상속세 개편 시도에서 보듯 정책 초점은 부자에게 맞췄다....

스포츠경향(총 895 건 검색)

위베어소프트, 서울경제진흥원 ‘2024 팀빌딩지원사업 통합 데모데이’ 대상 수상
2024. 12. 03 09:35 생활
위베어소프트 장영휘 대표(왼쪽)가 ‘2024 팀빌딩지원사업 통합 데모데이’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사진제공|위베어소프트 주식회사 위베어소프트(대표 장영휘)가 서울경제진흥원(SBA)에서 주관하는 ‘2024 팀빌딩지원사업 통합 데모데이’ 에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2024 팀빌딩 지원사업’은 아이디어 발굴부터 창업 및 투자까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예비창업자 및 창업기업 등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스타트업 지원 사업이다. 씨엔티테크와 협약을 맺고, 서울시와 민간의 기업 육성 노하우와 자원을 활용해 예비 및 초기 창업자에게 창업팀 구성부터 교육, 멘토링, 투자까지 창업에 필요한 요소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A트랙(예비창업 팀빌딩) 20개 팀과 B트랙(스케일업 팀빌딩) 10개 팀은 약 7개월간 사업에 참여하였으며 선발평가를 거쳐 총 8개팀이 2024 팀빌딩 지원사업 통합 데모데이에 진출하였다. 현직 VC 및 AC 들이 다수 참여해 참가 팀들에게 공정한 평가와 다양한 조언을 제공하였다. 성장 가능성과 혁신성, 시장 경쟁력 등을 중심으로 평가한 결과 위베어소프트가 클라우드 기반 오픈 API 관리 솔루션으로 대상을 수상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미국 新정부 출범에 경제 불확실성 우려하는 국내 기업들···고정 비용 줄이고 경영 효율화 돕는 핀테크 스타트업 서비스 눈길
2024. 11. 29 04:42 생활
센트비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지난 11월 26일 발표한 ‘미국 대선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의견조사’[1]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중견기업 237개사 중 76.4%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중견기업계는 주요 원인으로 △‘자국 우선주의 강화로 인한 기업 부담 증가(43.9%)’와 △‘고강도 관세정책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35.9%)’를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초강경 관세 정책 예고까지 더해지며 국내 수출 무역 기업들의 우려가 증폭됨에 따라, 미국 신정부의 통상 정책에 대한 전략적 대응 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2] 미국 신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오르내리면서 국내 수입 무역 기업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 급등과 원화 약세는 수입 물가를 자극해 국내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고,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해져 수입 기업들의 물류 비용 증가와 영업이익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 또한 최근 달러화 강세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무역 결제 대금 정산 수수료 절감 및 결제 과정 효율화를 위한 스타트업 서비스를 활용하는 등 경영 효율화를 모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외환 토탈 솔루션 기업 센트비의 기업용 해외 송금 및 결제 서비스 ‘센트비즈’는 해외 무역 대금 정산이 필요한 법인사업자 및 기업들의 결제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돕는다. 센트비즈는 은행 대비 최대 70% 낮은 합리적인 수수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24시간 안전한 거래 방식을 통해 1일 이내 빠른 송금이 가능하다. 최초 1회만 기업 서류를 등록하면 추가 서류 등록 없이 송금 신청이 가능하며, 엑셀로 대량의 수취인 정보를 일괄 등록할 수 있어 대량 송금 업무도 쉽고 편리하게 진행 가능하다. 또 영미권, 유럽 및 아시아 전역, 중남미를 포함해 최대 174개 국가로 간편하고 안전한 다국 통화 정산이 가능해 해외 결제 대금 정산이 필요한 이커머스 등 900개 이상의 기업이 센트비를 이용하고 있다. 센트비는 합리적인 수수료와 빠르고 안전한 송금 절차를 갖춘 최적의 크로스보더 송금 및 결제 서비스를 개인과 기업 고객 모두에게 제공하며 해외 송금 수수료 절감에 기여해왔다. 은행 대비 수수료 비용을 측정한 결과, 2020년부터 지난 2023년까지 센트비즈를 이용한 기업 고객이 비용 절감한 수수료는 7천6백만 달러에 달한다.
‘지오비스트(The GeoVista)’ 프레데릭 스포어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한국사무소장 “트럼프, 안보 정책과 경제적 이해관계 연결하려 해”
2024. 11. 26 18:45 연예
아리랑TV 26일 오후 7시 아리랑TV ‘지오비스트(The GeoVista)’는 ‘위기의 독일, 영국, 프랑스’라는 주제를 가지고 김진아 한국외국어대학교 LD 학부 교수 진행으로 프레데릭 스포어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한국사무소장의 분석을 듣는다. 최근 유럽의 핵심 국가인 독일, 영국, 프랑스가 흔들리고 있다는 징후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은 에너지 위기와 제조업 성장 둔화로 지속 가능한 성장 경제 추진력을 잃고 있으며,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의 혼란과 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 또한 노동 개혁에 따른 대규모 시위와 구조적 개혁의 지체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문제는 유럽의 중심적 국가인 이들 세 나라의 위기가 단순히 각국 경제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럽연합의 안정성과 글로벌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오비스타(The GeoVista) 에서는 독일, 영국, 프랑스의 구체적인 경제 지표와 정책 실패 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정치적 리더십 공백이 문제를 어떻게 심화시키는지 살펴본다. 아리랑TV 또 독일 출신 언론인 겸 정치학자 프레데릭 스포어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한국사무소장과 함께, 독일과 유럽국가의 향후 경제, 정치 상황을 전망하고 트럼프 2.0 시대에 대응을 함께 짚어본다. 프레데릭 스포어 소장은 독일의 경기 침체에 숄츠 독일 총리의 리더십이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에 대해 “독일의 문제는 숄츠 총리 이전부터 지속되고 있었다라며 “중국의 경기 둔화가 독일 경제에 영향을 미쳤으며, 성장 둔화는 노동 시장에 영향을 미쳤고, 이어서 기업의 인력 부족 문제들이 심각해지면서 경제상황이 변화했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 갈등 고조가 EU 경제가 악화하게 된 배경이냐는 질문에 “미·중 무역은 유럽과 같은 개방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한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유럽국가들은 ‘트럼프 2기’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에 EU는 ‘트럼프 2.0 TF’를 꾸려서 만전을 기해 왔다. 특히 독일은 대서양 횡단 협력 조정관을 임명해 미 공화당과의 접촉면을 확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데릭 스포어 소장은 “EU의 대미 무역은 과거 조치에도 불구하고 흑자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안보 정책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연결하려 하고 있어 유럽은 군사 및 안보를 방어하기 위해 더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리랑TV 보다 자세한 내용은 26일 오후 7시 지오비스타 (The GeoVista) 8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오비스타(The GeoVista)는 아리랑TV를 통해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방송되며, 전문가와의 대담은 방송 전날인 월요일 오전에 아리랑TV 유튜브 채널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다.
포항문화재단 함께하는 마켓피어나인,미식·관광 콘텐츠로 지역경제 활성화
2024. 11. 20 14:00 생활
포항시가 주최하고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4 구룡포 해양미식축제 ‘마켓피어나인’에 특별한 주말 저녁을 즐기려는 방문객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부터 매주 주말 구룡포항 아라광장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마켓피어나인은 개막 후 지금까지 약 13,000명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 국내 최초 부두 야시장이라는 콘셉트로 처음 개최한 이후 올해 4월에 이어 이번 행사까지 회차가 거듭되며 미식과 문화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미식축제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잡은 고동, 홍게, 전복, 꽁치, 성게알 등 싱싱한 현지 식재료를 주민과 에드워드 권 셰프가 함께 참여해 만든 레시피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푸드트럭 존에서는 식사와 간식거리, 디저트류 등 트렌디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어 맛깔 난 음식의 향연을 경험할 수 있다. 지역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체험 부스에서는 아로마 향수, 금속 공예, 글라스 아트, 한지공예, 뜨게, 수제 간식 등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도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매 주말 아라광장 무대에서 펼쳐지는 초대가수의 특별공연과 지역 예술인의 상설공연, 익사이팅버블쇼, 샌드아트쇼, 매직쇼, 벌룬쇼 등 이색적인 공연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흥을 더욱 돋운다. 23일에는 KCM과 백지영, 30일은 크라잉넛, 12월 7일에는 머쉬베놈, 호미들, 14일에는 흰(HYNN)과 박구윤으로 이어지는 주말 릴레이 공연이 예정돼 있어 방문객과 팬들로 구룡포항의 저녁이 더욱 활기찰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구룡포의 주말 저녁은 축제를 찾은 방문객과 지역민들로 인해 활기를 띠고 있다”라며 “마켓피어나인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구룡포의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을 융복합한 특화된 콘텐츠를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남은 기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2024 구룡포 해양미식축제 마켓피어나인은 오는 12월 15일까지 매주 주말 오후 4시에서 10시까지 포항시 구룡포 아라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주간경향(총 2,006 건 검색)

[서중해의 경제망원경](39) 폭정은 어떻게 일어났나(2024. 12. 20 15:00)
2024. 12. 20 15:00 경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12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기뻐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022년 대통령선거에서 48.56%의 득표율로 당선돼 2022년 5월 10일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후 2024년 12월 14일 국회에서 국회의원 204명의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 임기 5년 중 2년 7개월을 채우고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것이다. 스스로 공작한 ‘12·3 비상계엄 사태’는 국민 대부분의 반대에 직면했다. 세계 민주주의 지형에서 한국은 상위 그룹에 속한다. 아시아에서는 최고 수준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몇 안 되는 국가다. 이런 나라에서 비상계엄이 발동됐다. 비상계엄은 좌절됐지만, 비상계엄을 위한 모의가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도 뒤따르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행위는 독재자의 딜레마를 상기시킨다. 국민의 진정한 요구와 당면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 정책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체제의 불안정을 초래한다는 것이 독재자 딜레마의 한 모습이다. 지난 칼럼(‘타인의 진심을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에서 다루었듯, 정치 지도자들이 국민의 선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 초래되는 파국이다. 그런데 국민의 선호를 매번 반드시 투표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수시로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지지는 매우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취임 초 50%를 넘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비율은 계엄 사태 직전인 지난 11월 4주차 한국갤럽조사에서 19%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서는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 독재자 딜레마에 빠진 대통령 대략 600만명의 유대인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인종 학살로 목숨을 잃었다. 전쟁 전 유럽에 살았던 유대인 인구의 67%에 해당한다. 폴란드에서는 90% 이상의 유대인이 나치가 만든 가스실에서 목숨을 잃었다. 인종 학살을 주도한 나치주의의 본질은 무엇일까.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생각 없는 대중과 정치 엘리트의 동맹이 나치주의나 스탈린주의 같은 전체주의의 길을 열었다고 설파했다. 아렌트는 1933년 나치 독일의 유대인 탄압을 피해 파리로 이주했다가 전쟁이 일어나자 1941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1951년 출판된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은 전체주의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역사적으로 조망한다. 이 책은 나치 독일과 스탈린의 소련과 같은 20세기 초 전체주의 체제를 설명하며 근원과 메커니즘을 탐구한다. 그 메커니즘의 하나가 ‘대중사회와 소외’의 문제다. 전체주의는 대중사회의 등장에 따른 대중의 소외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전통적 공동체가 붕괴하면서 사람들은 고립되고,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소외된 대중은 자신을 대표하는 집단적 정체성을 찾으며, 전체주의 운동에 쉽게 동원된다. 전체주의는 대중의 고립감을 악용해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자율성을 말살하고 복종을 요구한다.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궁극적 목적이 개인의 말살과 인간 존엄성의 파괴라고 결론짓는다. 전체주의는 정치적 자유와 다원주의를 부정하고, 하나의 절대적 이념과 체제에 모든 것을 종속시킨다. 전체주의는 단순히 특정 독재자나 정치 체제의 문제가 아니라 근대 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대중의 불안, 이데올로기의 폐쇄성에서 비롯된다. 생각이 없는 대중은 현실에서 도피한다. 대신 권위에 충성한다. 생각 없는 대중과 이들을 악용하는 정치 엘리트의 결합은 전체주의의 길을 열게 된다. 이 지점에서 아렌트의 목소리를 들어 보자. 아래 인용에서 ‘생각 없는 대중’은 원문의 mass 또는 mob을 의역한 것이다. “생각 없는 대중은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열망에 사로잡혀 있다. 이는 근본적인 ‘정신적 유랑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들은 현실이 우연적이고 현실이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동시에 그들은 허구를 갈망한다. 생각 없는 대중의 현실 도피는 그들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에 대한 심판이다.” “전체주의 운동에서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무조건적인 충성과 전체주의 정권에 대한 생각 없는 대중의 지지보다 더 불안한 것은, 이러한 운동이 대중뿐만 아니라 엘리트들에게도 의심의 여지 없이 매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생각 없는 대중과 엘리트 간의 불안한 동맹 그리고 그들의 열망이 기묘하게 일치하는 현상은 이 두 계층이 국가와 사회에서 가장 먼저 배제된 데서 기인했다. 이들은 일시적이라도 서로를 쉽게 알아보았다. 이유는 그들 모두가 자신들이 시대의 운명을 대표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은 수많은 사람이 자신들을 따르고 있으며, 유럽 민중의 대다수도 머지않아 그들이 일으킨 혁명을 함께할 것으로 생각했다.” 시민들이 전체주의 망령 막아 계엄령이 선포됐다가 철회된 직후인 12월 4일부터 탄핵이 국회에서 결정된 12월 14일까지 거리에는 두 그룹의 시위대가 등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일반 시민들과 계엄을 지지하는 극우세력이다. 극우세력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이들의 주장이 오래된 냉전 시기를 연상시키는 극단적인 이데올로기적 편향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안정과 균형이라는 가치를 지향하는 보수주의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집단으로 판단된다. 극우 지지자들과 여기에 동조하는 정치 엘리트들의 동맹이 계엄이라는 폭정을 불러왔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국민의힘의 비극은 이들 집단이 지지자들의 일부를 구성한다는 점이다. 어떤 지역에서는 이 지지자들이 우위를 점하기도 한다. “지금 반대해도 1년 뒤면 국민이 다 찍어주더라”는 윤상현 의원의 말은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 “입단속 좀 시켜요”라는 반응을 불렀다. 보수 정당을 표방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스펙트럼이 넓다. 한국은 지표로 보면 최고 수준의 민주주의이지만, 내면적으로는 극복할 과제가 많다. 불평등과 정치적 양극화 그리고 언론의 독립성이 미흡하다고 평가받는다. 근저에는 산업화에 따른 급속한 사회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사회 주류에서 소외된 소수집단의 불만이 누적되면 극단의 정치가 출현한다. 이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창구 중 하나가 유튜브이다. 전체주의의 망령은 일상 속에 잠복해 있다가 호시탐탐 정권 탈취를 노린다. 깨어 있는 시민들이 전체주의 망령의 등장을 막았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살아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에는 희망이 있다.
서중해의 경제 망원경
가뜩이나 힘든데…계엄 후폭풍에 휘청거리는 경제(2024. 12. 07 21:00)
2024. 12. 07 21:00 경제
명분 없는 계엄에 내수·투자·수출 시계 제로 정치 리스크 장기화시 국가 신인도 하락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다 국회의 의결로 계엄을 해제한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증시와 외환시장 개장을 전하기 위할 취재진이 몰려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한국 경제까지 집어삼킬 태세다. 국무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탄핵 정국이 이어질 수 있어 국가 신인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주요국은 물론 전쟁 중인 러시아, 이스라엘 등도 지난 12월 4일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지정했다. 금융시장 변동성은 잦아들고 있지만, 경제·산업 정책이 동력을 잃어버리면서 국내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정치적 위험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국내 산업과 기업들이 관세 전쟁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장 한국 경제의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원·달러 환율이 불안정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2월 4일 오전 0시 30분께 1442원까지 치솟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받아들인 뒤 하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으로 여전히 1410원대를 웃돌고 있다. 한국 ‘여행 위험 국가’ 오명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2월 4일 ‘12·3 비상계엄 사태’ 충격에 따른 시장 불안을 줄이기 위해 안정화 조치를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5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 등을 가동하고, 한국은행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해 직접 시중에 자금을 풀기로 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게다가 한국은 외환보유액을 풀어 달러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한국을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한국을 환율 조작 가능성이 있는 요주의 국가로 꼽았다는 의미다. 한국은 평가 기준 중 ‘150억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에 해당한다.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미국으로부터 감시를 받아야 한다. 환율 고공행진이 이어지면 소비자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해 장기적으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다. 지난 11월 28일 한은은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로 금리를 2회 연속 내리는 이례적인 결정을 했는데, 물가가 오르면 금리 인하 효과가 제한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의 RP 매입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외국인은 물론 국내 투자자들도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는 와중에 추세적인 조정이 이뤄지면 국가 신용등급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산업 현장에서는 한국 여행 금지 등으로 외국인 방문객의 소비도 줄고, 기업들이 신규 수출·수주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치 이슈가 장기화하면 환율이 계속 올라 수입 업체들은 외국에서 대출받기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한 지난 12월 4일 서울역 대기실에서 시민이 비상계엄 사태 관련 보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해외 자금 유입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S&P는 지난 12월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투자심리가 정상화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한국 정치권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국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적용하는 위험 프리미엄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S&P는 “계엄 사태에 따른 부정적 시장 심리에도 이 영향이 향후 1∼2년 내 한국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가져올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태의 파문을 최대한 줄이려면 정치적 갈등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조기 수습하고, 해외 투자자들에게 밸류업(기업가치 제고)과 구조개혁 등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한국의 탄핵 절차는 경제 정책의 높은 불확실성을 초래했다”며 “(주가) 평가가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재평가에 대한 명확한 기폭제가 나타날 때까지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시의 경우 최악은 피했지만, 상승 동력이 약해 향후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 이후인 12월 4일 국내 주식시장이 우려했던 최악의 폭락 사태는 없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10포인트(1.44%) 내린 2464.00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65포인트(1.98%) 내린 677.15였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개장 여부를 고민할 정도로 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됐으나, 밤사이 사태가 종료됐고 당국도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면서 지난 12월 3일의 상승분을 반납하는 선에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41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긴 했지만, 규모만 놓고 보면 최근 국내 증시를 팔고 나가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다. 증시 최악 피했지만 상승 동력 제한 계엄이 조기에 해제된 데다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한 총력 대응을 선포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 경기 둔화 조짐에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겹쳐 하락 압력이 지속된 증시에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악재가 더해지면서 당분간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고 외국인들도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있다”며 “부족한 국내 시장 유동성을 감안하면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경우 (주가의) 낙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경기의 추가 둔화와 중장기 경제 성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계엄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한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은 살얼음판이었다.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부진, 구조개혁 미진, 미래 성장동력 부재 등이 겹쳐 성장률 전망치는 떨어지고 있었다. 수출이 경착륙하고 내수 부양이 없으면 장기간 불황 국면이 지속하는 ‘L’ 자형의 장기 불황이 예상된다는 민간 연구소(현대경제연구원)의 경고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한국 경제가 내리막길로 가는 국면에서 발생한 ‘12·3 비상계엄 사태’는 부진한 소비와 투자를 더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2004년), 박근혜 전 대통령 (2016년) 탄핵 때도 소비심리가 악화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면 국내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 소비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성장률에 추가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제 수장(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 교수는 “정치적 불안 해소가 가장 우선인 상황인데, 현 경제 수장의 리더십으로는 문제를 돌파할 수 없다.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류 교수는 “국무회의 심의에 참석해 향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수장과 경제 파트너십을 맺으려 하는 국가와 기업은 없다”며 “당분간 차관 대행 체제 등으로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며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지 이야기
[서중해의 경제망원경] (38) 타인의 진심을 어디까지 알 수 있을까(2024. 11. 29 15:50)
2024. 11. 29 15:50 경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연설에 열광하는 지지자들 / 로이터 연합뉴스 박빙이라 예상됐던 미국 대통령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완승으로 끝났다. 투표 직전까지도 전망기관이나 주요 언론은 어느 쪽의 우세도 예상하지 못했다. 따라서 대부분 사전 예측은 결과와 큰 차이를 보였다. 선거 후에는 민주당 측의 선거 전략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공화당 측은 어떤 선거 전략을 실천했는지 분석이 분분하다. 지난 11월 5일 투표 당일의 출구 조사는 조사 항목이 매우 세분돼 있어 이러한 분석에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는 모두 사후의 일이다. 사전에 한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정치적 사건에 대한 예측은 매우 어렵다. 더욱 정확한 예측을 위해 조사기관은 설문 항목을 세분화하고 설문 기법을 정교하게 다듬지만, 언제나 한계에 봉착한다. 선거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돌발적인 상황은 거의 모두 예측을 벗어난다. 혁명이 그렇다. 혁명은 갑자기 일어난다. 1989년 공산권의 붕괴가, 2010년 아랍의 봄이 그렇다. 최근 국제정치 지형에서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우경화 경향이 강화되는 것도 사실 예상치 못한 일이다. 선호 위장, 정책 결정에 왜곡 초래 정치적 사건에 대한 예측은 왜 어려울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은 정치적 사건에 대한 자신의 본심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가까운 친구 사이라도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특정한 정치적 주제를 놓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얼굴을 붉히고 의가 상하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의 모임이 잘 지속하도록 아예 모임에서 정치 관련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튀르키예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 티무르 쿠란은 이 사안을 ‘선호 위장(preference falsifica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사회적 억압이 강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진정한 선호를 드러내지 않고 지배적인 기준에 맞춰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는 것이다. 1989년 공산주의를 무너뜨린 혁명을 예로 들면, 시민들은 실제로는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지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외형적으로는 공산당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지 않았다. 공산권 지도자들은 공산체제가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다가 봇물 터지듯 공산체제가 무너졌다. 쿠란의 ‘선호 위장’의 의미는 억압이 클수록 충격은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선호 위장은 사회 전체의 정책 결정에 심각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여론을 잘못 읽어 독단으로 빠진다. 중요한 정책 결정을 매번 국민투표를 하여 실행하기는 어렵다. 이런 경우 여론조사가 많이 활용되는데, 여론조사가 시민들의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려면 단순히 의사를 묻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민주주의는 여론의 왜곡을 바로잡아주는 가장 중요한 기제다. 주기적으로 선거를 통해 민의를 확인할 수 있다. 선거에서 비밀투표로 프라이버시를 보장해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매번 투표로 결정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많은 사안에 있어서 정치 지도자와 정책 결정자 판단에 따라 사회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여기에서 사람들의 진정한 의사와 정치 지도자, 정책 결정자의 판단 사이에서 괴리가 발생하게 된다. 선호 위장은 사람들이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이다. 반면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 잘못 생각하기도 한다. 예컨대 자신이 근무하는 직장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패셔니스타로 고가의 옷을 입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평범한 브랜드여서 놀랐다는 경우다. 또는 우리 아파트단지 내 가구 소득 수준에 대해 주민들에게 추정해 보라고 하면, 평균에 근접해 대답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즉 정확히 맞추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얼마나 타인을 잘못 인식할까? 이 사안에 대해서는 경제학뿐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등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주로 경제학에서 이루어진 연구 결과를 검토한 최근의 리뷰 논문에 따르면(Leonardo Bursztyn and David Y. Yang·2022) 여론조사뿐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타인에 대한 오해는 아주 널리 그리고 깊게 퍼져 있다고 한다. 이 리뷰 논문은 지난 20년 동안 발표된 81편의 논문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논문은 경제적 주제(타인의 소득에 관한 생각 등), 정치적 주제(당파적 이념 등), 사회적 주제(젠더에 대한 견해 등)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인식 조사를 포함하고 있다. 정치 양극화, 상대방 오해할 때 심화 논문의 결과는 네 가지 사항을 확인시켜 주었다. (1)다른 사람에 대한 오해는 단순히 측정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며 모든 영역에 걸쳐 널리 퍼져 있다. (2)다른 사람에 대한 오해는 매우 비대칭적이다. 즉 사람들의 믿음은 진실과 비교해 한쪽에 더 많이 치우쳐 있다. (3)자신이 속한 집단의 구성원에 대한 오해는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의 구성원에 대한 오해보다 상당히 작다. (4)자신의 태도와 신념은 같은 문제에 대한 다른 사람의 태도와 신념에 대한 오해 또는 인식과 매우 깊게 연관돼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2019년 한국개발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의 여론 양극화 현상과 기제에 관한 연구’가 있다. 임원혁 교수 등 4명의 경제학자가 공동으로 작업한 이 보고서 내용은 학계의 선행연구와 궤를 같이한다. 보고서가 제공하는 재미있는 발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정치 성향이 극단적인 경향이 있고 본인의 소득에 대해 과대추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해외와 국내 경제학계의 연구는 정치적 양극화도 이러한 타인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알려준다. 정치 양극화는 상대방을 오해할 때 심화한다. 자기편에 대한 확증과 다른 편에 대한 편견 또는 오해가 매우 깊게 형성돼 있다. 정치 지도자와 정책 결정자는 판단의 기준을 집단의 이해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상과 가치에 둬야 한다. 정치적 행위는 일상적으로는 집단의 이해를 추구한다. 따라서 결과는 편파적이고 갈등을 초래한다. 상대방에 대한 오해는 이러한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이런 때일수록 이를 극복할 리더십이 요구된다. 진정한 리더십은 당파를 넘어서는 데서 출발한다. 우리 정치인들에게 당파의 이해를 넘어 사회 전체의 이상을 지향하는 담대한 용기를 기대한다.
서중해의 경제 망원경
[가깝고도 먼 아세안](41) 날아오르는 베트남 경제(2024. 11. 22 15:30)
2024. 11. 22 15:30 국제
베트남 항구 모습. 베트남 산업통상부 홈페이지 갈무리 베트남이 올해 예상치를 뛰어넘는 경제 성장을 하고 있다. 베트남 경제는 2024년 3분기 7.4%, 1~9월 누적 6.82% 성장을 기록했다. 연초 베트남 정부가 설정한 경제성장률 목표 범위(6.0~6.5%)를 초과하는 성적이다. 이러한 성과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라는 베트남 경제의 양대 축이 균형 잡힌 성장을 보여준 덕분이다. 베트남 통계총국이 발표한 ‘9월 사회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동안 제조업은 9.76%, 서비스업은 6.95% 성장했다. 특히 산업 및 건설 부문은 8.19%라는 높은 성장률로 경제 발전에 효자 노릇을 했다. 2023년에는 물가 상승과 에너지 가격 인상, 긴축 통화 정책으로 산업 및 건설 부문이 어려움을 겪었다. 2024년에는 베트남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대출 장려 정책이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으며 상황이 반전됐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적극적으로 낮추었고, 베트남 정부는 은행별 대출 금리와 대출 현황을 모니터링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은행에는 총리가 직접 나서 대출 확대를 독려했다. 이러한 조치들은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자금 접근성을 높여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수촐 효자는 전자·기계설비·관광업 베트남은 무역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올해 3분기 누적 무역액은 5784억7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3% 성장했다. 수출은 2996억3000만달러로 15.4% 성장했고, 수입은 2788억4000만달러로 17.3% 성장해 207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효자 품목인 전자제품이 527억5600만달러로 27.4%, 기계장비가 377억9200만달러로 22.1% 성장했다. 관광업도 경제 회복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2024년 3분기 누적 외국인 관광객은 1270만명으로 2023년 전체 관광객 수(1260만명)를 이미 초과했다. 역대 최다 기록인 2019년의 1800만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빠르게 회복 중인 관광업은 서비스업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이 330만명으로 베트남 방문 관광객 수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270만명 방문한 중국인이며 유럽과 북미 관광객의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관광업 회복을 위해 기존 15일인 무비자 체류 기간을 45일로 늘리고 전자 비자 발급자의 체류 기간도 30일에서 90일로 대폭 늘렸다. 베트남 정부는 지속해서 비자 발급 간소화와 항공 노선 확대 등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주요 경제 기관들도 베트남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보수적으로 잡아 5.1%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9월에는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및 통화 정책에 의해 경제가 회복되고 있음을 높게 평가’한다며 전망치를 6.1%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세계은행(WB) 역시 기존 4월 전망치 5.5%를 6.1%로 수정하며 ‘베트남 제조업과 관광업 회복’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9월 아시아개발은행(ADB)은 6.0% 성장 전망을 유지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기존 5.8%에서 6.2%로 수정 전망치를 제시했다. 두 기관 모두 베트남 제조업 성장과 수출 증대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남은 4분기에 더욱 강한 성장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0월 21일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국회 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6.8~7.0%로 예상되지만 7%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2025년에는 교통 인프라 지출과 적극적인 대출 장려를 통해 7.0~7.5% 성장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총리 주재 내각회의에서 응우엔 치 중 기획투자부 장관 역시 2024년 4분기 경제성장률을 7.6~8.0%로 상향 설정하고 올해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9월 슈퍼태풍 ‘야기’로 약 32억9230만달러(약 4조6000억원)의 피해를 보아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끼쳤음에도 베트남 경제는 ‘깜짝 성장’하고 있다. 지난 10월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베트남 경제의 3분기 성장을 반영해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6.5%에서 7.0%로 상향 조정하며 ‘놀랍도록 강력한 상승을 한 아세안의 성장 스타’라고 호평했다. 소비시장은 위축…우려와 해결책 제시 2024년 베트남의 다양한 경제 지표가 우호적임에도 베트남 소비시장은 위축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베트남의 컨설팅 기업인 VIRAC의 2024년 상반기 외식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베트남 전국에서 3만여개의 식당과 카페가 폐업했다. 창업하는 가게보다 폐업하는 가게가 많다 보니 작년보다 점포 수가 3.9% 감소했다. 수도 하노이는 0.1% 소폭 성장한 반면 최대 경제 도시 호찌민은 5.97% 감소했다. 베트남 외식업계의 큰 걸림돌은 과다한 임대료다. 호찌민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주요 거리 임대료가 25~40% 폭등해 외식 산업계가 견디지 못하고 떠나고 있다. VIRAC의 보고서에 따르면 호찌민, 하노이 같은 대도시의 점포 임대 비용이 매출액의 20~25%까지 차지할 정도로 치솟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 외식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외식업계의 다양한 콘퍼런스를 통해 우려와 해결책이 제시됐다. 지난 8월 베트남 1위 결제-매장관리 시스템 업체인 IPOS가 주최한 ‘2024 베트남 외식업 서밋’에서는 ‘영업 3개월 만에 폐업’하는 곳들이 대도시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IPOS의 최고경영자(CEO)는 외식산업의 전체적인 어려움을 말하며 자신들의 3만여개 가맹점 실적 분석을 통해 베트남 고객들이 ‘외식 횟수는 유지하되 지출 금액을 줄였다’라고 평가했다. 지난 9월 호찌민에서는 베트남 현지 매체와 글로벌 신용 카드사인 마스터카드가 공동으로 개최한 ‘베트남 외식업 콘퍼런스’가 열렸다. 외식업계 관계자와 투자자 3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마스터카드 베트남 대표는 ‘외식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객들이 주문과 결제를 디지털로 하고 있고 음식 맛에 대한 평가와 식당에 대한 후기를 온라인에서 공유하고 있는 시대인데 베트남 외식 업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깝고도 먼 아세안

레이디경향(총 50 건 검색)

이쯤 되면 ‘노벨상 향우회’…EBS ‘위대한 수업’ 강연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
2024. 10. 16 18:00 화제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지난 2022년 <위대한 수업>에 출연한 바 있다. EBS 제공 2022년 <위대한 수업>에 출연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선보였던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가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발전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 석학들과 CEO의 주목을 받아왔다.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강연에서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어떤 국가 제도를 구축해야 할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많은 시청자에게 호응을 얻었다. EBS는 10월 18일과 25일 저녁 6시 30분 EBS 1TV에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 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 대런 애쓰모글루>를 편성하고, 총 4강으로 이뤄진 강연 ‘대런 애쓰모글루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방송한다. 18일에는 1부 ‘부자 나라, 가난한 나라’와 2부 ‘족쇄 찬 리바이어던(상)을 연속 방송한다. 1부에서는 한 나라의 경제·정치 제도의 ‘포용성’이 그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함을 강조한다. 또한 착취적 제도 아래서도 성장한 나라들의 예시를 살펴보며, 중국이 어떤 길을 걷게 될지 분석한다. 2부에서는 ‘국가의 힘’과 ‘사회의 힘’이라는 두 요소를 통해 제도의 발전을 해석한다. 25일에는 3부 ‘족쇄 찬 리바이어던(하)’와 4부 ‘민족주의와 세계화’가 방송된다. 3부에서는 국가와 사회의 힘이 균형을 이루는 ‘좁은 화랑’에서 번영이 가능함을 설명하고, 이러한 균형이 깨질 때 발생하는 갈등과 그 해결책에 대해 논의한다. 4부에서는 미·중 패권 경쟁, 코로나 팬데믹 등 세계화의 위기 속에서 질서 회복과 평화 유지를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이번 강연의 편성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의 통찰력과 깊이 있는 지식을 다시 한번 만나볼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위대한 수업> 출연자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알려지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내년 노벨상에는 어떤 출연자가 받게 될지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위대한 수업> 시즌4, 20명의 출연자 80편의 강의와 함께 시청자 찾아 교육부, 국가평생교육진흥원(K-MOOC), EBS 공동 기획으로 21년 첫선을 보이며 한국 방송 사상 역대 최고의 출연자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는 TV 수신료의 가치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는 평가 함께, 지식·교양 프로그램 시청자 평가 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가장 다시 보고 싶은 프로그램’, ‘가장 추천하는 프로그램’의 타이틀을 얻었다. 유발 하라리, 마이클 샌델, 제임스 캐머런, 그레고리 맨큐 등 매 시즌 40여 명의 석학 및 글로벌 리더가 참여해 200여 편의 강연을 선보였다. 시즌3까지 총 121명, 635편의 강의와 함께 세계 석학의 연구와 지식을 공유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을 대중화하는데 앞장서 왔다. 지난 9월 30일부터 방송 중인 시즌4는 20명의 석학 및 글로벌 리더들의 80여 편의 강의와 함께 전 세계가 당면한 위기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제작비 지원 감소에 따른 제작 규모 축소로 출연자 및 강연 수는 줄었으나, 오랜 시간 명품 강연을 선보여온 EBS 제작진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높은 퀄리티와 수준을 유지해 시청자들에게 고품질의 강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10명 중 3명, 한국 경제 ‘최대 위기’로 진단
2023. 05. 01 11:36 화제
‘우리나라가 경제가 3고(물가, 금리, 환율)를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을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30.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경제 악재로 다수의 국민이 고용 불안과 생활 불안을 체감하는 중이다. 온라인 조사 전문기관 피앰아이는 5월 1일 노동자의 날을 맞아 관련 기획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설문 제작 플랫폼 유니서베이를 활용, 전국 만 19~59세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먼저 ‘우리나라가 경제가 3고(물가, 금리, 환율)를 겪고 있는 현재 상황을 국민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30.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역대 최대의 위기’라는 응답이 28.7%로 확인됐다. 이어 ‘1998년 외환위기와 비슷’이 21.6%, ‘코로나 충격일 뿐 일시적 위기다’ 19.4%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많은 전문가는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경제 이슈와 국내 여건으로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국민이 생각하는 하반기 우리나라 경기의 변화 예측은 어떨까. 응답자의 55.5%, 즉 10명 중 5~6명이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 비율은 26.5%,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 비율은 18%로 나타났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서 본업 외 ‘N잡’을 고려하는 이들도 있다. 본업 외 다른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13.3%가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투잡을 하고 있다’가 7.8%, ‘쓰리잡 이상을 하고 있다’가 2.9%, ‘주말, 연휴 등에만 간간이 하고 있다’가 2.7%로 나타났다.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이윤석 교수는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의 활력이 약화되면서 고용 침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사회 전반적 큰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으며 또 하나의 사회적 위기가 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하고 실질적인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너와나의 소녀시대]‘파친코’ 그리고 1989년 버블 경제 속 일본
2022. 04. 22 11:16 문화/생활
‘파친코’는 재일교포 3세 솔로몬이 살아가는 1989년의 버블 경제 속 일본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애플TV플러스 제공 애플TV플러스 ‘파친코’ 속 1989년 일본의 풍경은 마치 그물처럼 촘촘하게 묘사되어 있어 놀라울 지경이다. ‘파친코’에서 솔로몬이 살아가는 1989년의 도쿄.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양복을 남성들, 보기 드문 여성 사원과 그녀의 배경, 열 명 이상이 타도 여유 있는 엘리베이터, 고층 건물과 화려한 야경, 바와 댄스홀, 그리고 파친코 가게까지 당시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왜 하필이면 1989년일까? 물론 주인공 선자의 나이를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1986년이나 1987년이어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작 소설을 쓴 이민진 작가는 1989년을 택했다. 일본의 1989년은 어떤 한 해였을까? 1964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올림픽(제18회 도쿄 하계올림픽)을 치르고 1975년 주요 7개국 회원국(G7)이 된 일본은 꾸준한 경제 성장 가도를 달린다. 1989년에는 1인당 GDP가 미국의 약 80%에 도달했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약 332만1000엔(일본 내각부 자료), 샐러리맨의 평균 연봉은 414만3300엔이었다(후생노동성 자료). 경제 대국 미국은 1987년 주가 폭락으로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일본은 치고 나오는 나라였다. 그 이듬해인 1990년에는 세계 5대 은행을 일본의 은행들이 장악한다. 이 흐름은 솔로몬의 커리어와도 통하는 구석이 있다. 당시 대졸자의 취업률은 약 80%. 2000년대 약 55~60%대를 오간 것을 생각하면 경이로운 시대였다. 미쓰비시 지쇼가 그해 10월 미국의 록펠러센터를 구매한 것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뉴스였다. 일본이 미국을 앞지를지도 모른다고 여겼던 시절, 일본에는 활기가 가득했다. 게다가 전쟁을 일으킨 바로 그 히로히토 일왕이 오랜 암투병 끝에 숨졌다. 수많은 한국 사람들을 일본으로 강제로 건너오게 만든 후, 방치한 인물이 사망한 해가 1989년이었던 것이다. 극중 솔로몬이 ‘에르메스’ 넥타이를 풀어 던지는 장면은 재일교포라는 이방인으로써 느낀 성공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 나를 찾겠다는 의지의 반영이 아닐까? 1989년은 히로히토 일왕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가 1월 7일에 사망한 뒤 아키히토 일왕이 탄생하고 일본의 연호가 ‘쇼와’에서 ‘헤이세이’로 변경되며,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기대감은 더 커져갔다. 소니는 워크맨으로 일본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자랑한 후, 그해에 핸디캠이라는 가정용 비디오 카메라를 내놓았다. 닌텐도가 게임보이로 그 뒤를 잇고 있었다. 남자들의 로망은 아르마니의 양복을 입고 출근을 하는 것이고 여자들의 로망은 샤넬 정장을 입어보는 것이었다. 특히 아이 입학식 때 샤넬 정장을 입고 가는 것은 결혼에 성공했다는 의미를 가지기도 했다. ‘파친코’ 속 1989년의 인물들은 이자카야나 회전초밥집이 아니라 고층빌딩에 있는 바나 댄스홀에서 교류하고, 계약이 성사되면 회사에서 샴페인을 터뜨린다. 1989년을 가져다 놓은 것처럼 생생하다. 솔로몬이 매고 있는 ‘에르메스 넥타이’는 성공한 남자의 인증이자 솔로몬의 목을 죄어오는 자본주의의 압박이다. 사회에 갓 진출한 엘리트 여성이 1989년 일본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파친코’ 나오미와 미국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빛나는 커리어를 쌓았던 마사코 왕비의 젊은 시절 모습. 솔로몬의 동료, 나오미도 빠뜨릴 수 없다. 그녀는 해외에서 공부한 인재지만 일본의 은행에서는 성공가도를 달리기 어렵다는 판단에 외국계 은행에 취직했다. 만일에 나오미가 일본 은행에 취직했다면 아무리 유능해도 은행 유니폼을 입어야 했을 것이다. 안으로 말아넣은 헤어컬, 몸에 붙는 스커트 정장도 1980년대를 연상시킨다. 1980년대말부터 1990년대 초반, 여성들의 우상은 현재의 왕비인 마사코 비였다. 하버드를 졸업하고 외교관으로 일하다가, 왕자의 간택을 받은 여성. 당시의 패션 잡지에는 그녀의 출근룩이 화제가 되었다. ‘파친코’ 속 나오미의 헤어스타일과 패션은 마사코 비와 몹시 닮아있다. 1985년 남녀고용균등법이 시행되면서 여성들이 직장으로 나와 일을 하기 시작했다. 소비의 주체가 젊은 여성들로 옮겨가며 야망을 품은 여성들이 사회에 갓 진출하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이 바로 나오미일 것이다. 이 화려한 시대를 살아가던 재일동포들은 어땠을까? 영원한 이방인의 삶을 다룬 작품의 제목이 왜 ‘파친코’ 인가. 이것이 시사하는 의미는 크다. 파친코로 큰 성공을 거둔 일본 기업 ‘마루한’의 한창우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일할 수 있는 곳은 음식점과 술집 등이었고, 파친코도 그러했다”고 답했다. 1989년 일본 경기가 흥하면서 파친코 앞에는 개점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섰다. 파친코를 즐기면서도 일본인들은 파친코 경영자들을 얕잡아 봤고 ‘재일동포들이나 하는 일’로 치부하면서도 그들이 돈을 버는 것을 얄밉게 생각했다. 동포들의 역사를 전시한 신오오쿠보 ‘고려 박물관’의 초대 관장 송부자 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1인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렸다. 백화점에 취직했지만 재일동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쫓겨난 사건, 그 후로는 취업을 하지 못한 이야기가 나온다. 부끄러워서 한복도 입지 못했다는 사연도 덧붙인다. 한글도 히라가나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세대였다. 이런 동포들의 이야기는 매우 널리 퍼져있다. 솔로몬이 찾아간 재일동포 할머니는 곧 죽어도 땅은 팔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초등학교 시절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자랑한다. 이 드라마를 단순히 ‘반일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까? 조남주 작가는 ‘82년생 김지영’이 데이터를 사용하여 만들어낸 여성상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도 마치 데이터를 이용해 만들어낸 가장 보편적인 재일동포상이 아닐까. 어떤 일본인들은 일본의 식민 통치 덕분에 한국이 문명화되었다고 말한다. 한국에 기찻길이 놓인 것도. 광산이 개발되고 농지가 개척되면서 배불리 먹고 살게 된 것도 모두 일본 덕분이라고 말한다. 선자가 남편 이삭을 따라 오사카에 도착하는 장면. 이로써 선자에서 모자수, 솔로몬으로 이어지는 재일교포의 3대의 역사가 시작된다. 애플TV플러스 제공그러나 드라마 ‘파친코’는 이렇게 시작된다. “일본은 영토확장을 위해 한반도를 식민지로 삼았다”고. 식민지는 피지배층을 걱정하고 위로하려고 삼는 것이 아니다. 지배 받을 사람들의 건강과 교육과 문명을 위해, 어떤 깨우침을 주기 위해 식민지로 삼는 것이 아니다. 자원과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착취받는 사람들의 노동력으로 기찻길을 만들고 광산을 개발하고, 농지를 개척하게 한 뒤 그 노동력의 댓가로 딱 먹고 죽지 않을 수 있는 수준의 대가를 주는 것이 식민지이다. 이 드라마의 어느 부분을 반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본은 가해의 역사 때문인지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은 물론이고, 무려 일본에서 일어난 일들(선자가 일본에 건너온 이후 손자 솔로몬으로 이어지는 역사)도 일본의 역사가 아니라고 말한다. 일본인들이, 또는 일본 사회가 만일 재일동포들을 더 먼저 생각하고 감쌌더라면, ‘파친코’ 같은 작품들이 일본 작가의 손에서 태어나고 그들 손을 통해 작품화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다. 타자를 배제하는 논리가 일본땅에서 계속되는 한, 그것은 결국 그 나라의 문화에도 그늘을 만들 게 분명하다. 김민정 작가·김민정 작가는… 재일작가. 게이오대학 종합정책학부 졸업, 도쿄외대 종합국제학 석박사 수료. 도쿄에 거주하며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에세이를 발표하고 있다. 관심사는 ‘한일 여성사’와 ‘80, 90년대 한일 사회.’ 저서로는 ‘엄마의 도쿄’ ‘떡볶이가 뭐라고’, 공저 ‘소설도쿄’ ‘SF김승옥’, 한국어 번역서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시부야 구석의 채식식당’ ‘애매한 사이’ ‘가나에 아줌마’ ‘바다를 안고 달에 잠들다’, 일본어 번역서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가 있다. 육아하는 여성이 글을 쓸 곳이 마땅하지 않아 메일 매거진 발행을 시작했다.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일상을 편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격일 메일 매거진 ‘김민정은 김민정이다’(월 구독료 8800원)에서는 소설 ‘남편을 버렸습니다’, 만화 ‘달링은 넷우익’, 80-90년대 한일현대사, 일상다반사 등을 선보이고 있다. ‘김민정은 김민정이다’ 구독 문의 writeforhappy@hanmail.net
함께일하는재단-한전KDN, 사회적경제기업 온라인 수출상담회 지원사업 성료
2022. 02. 07 10:27 화제
함께일하는재단(이사장 이세중)과 한전KDN(사장 김장현)은 사회적경제기업의 원활한 해외판로 개척을 지원하고자 사회적경제기업 온라인 수출상담회 지원사업(이하 지원사업)을 운영, 성공리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신규 해외 바이어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경제기업 10개사를 선발, 2021년 7월부터 ▲ 미국, 베트남 온라인 수출상담회 ▲ 기업별 해외개척자금(1,000만원) ▲ 해외수출제품 블로그 마케팅 등을 지원하였다. 지원기업을 대상으로 21년 11월 온라인 수출상담회를 진행, 기업별 최소 4 ~ 최대 7건의 바이어를 매칭, 총 53건의 상담을 진행하였으며, 이후 실제 계약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난 1월까지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기업-바이어간 3건의 수출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또한 기업별 패키지 개선 및 생산비, 물류비 등의 사업비를 지원, 원활한 수출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를 통해 지난 6개월 간 총 약 2억 5천만원(21년 12월말 기준)의 수출성과를 달성하였다. 이와 더불어 12월 한달동안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블로그 마케팅을 진행, 사회적경제기업 및 수출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인지도 강화에 힘썼다. 함께일하는재단 박지영 사무국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신규 바이어 발굴에서 더 나아가 단기간 내 수출 계약 체결 성과를 이뤄내는 과정을 통해 국내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사회적 가치에서 나아가 해외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사회적경제기업의 실질적인 판로개척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일하는재단-한전KDN사회적경제기업 온라인 수출상담회 지원사업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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