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847 건 검색)
- [공감]웃음의 연대
- 2025. 02. 04 21:15오피니언
- 일곱 살 무렵으로 기억한다. 동네 막국수 가게에 켜둔 텔레비전에선 9시 뉴스가 방영 중이었고, 대통령이 심각한 표정으로 담화문을 낭독하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감자전을 앞에 두고 소주를 마시던...
- 공감이소영
- 김동연, 조국 ‘새로운 다수 연합’에 “깊이 공감…정권교체 이상 필요”
- 2025. 02. 03 17:11정치
- ... 이루려면 새로운 다수 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주장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향신문의 조 전 대표 단독 인터뷰 기사를 공유한...
- 김동연윤석열 탄핵 정국
- [공감]노스탤지어, 고향과 추억이 주는 따뜻한 위로
- 2025. 01. 21 21:10오피니언
- 설 명절이 다가오면 많은 이들이 고향을 찾고, 그렇지 않더라도 마음 한편에 고향을 떠올리곤 합니다. 고향이란 단어만으로도 우리의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향은 단순히 우리가...
- 공감김기연
- 여야, 내란특검법 합의 처리 공감대…자정까지 ‘끝장 협상’ 예고
- 2025. 01. 16 21:12정치
- ... parkyu@kyunghyang.com 여야가 17일 본회의를 열어 2차 ‘내란 특검법’을 합의 처리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오전에 법안을 발의하면 오후에 본회의를 열어두고 ‘끝장 협상’을...
- 윤석열 구속
스포츠경향(총 1,070 건 검색)
- ‘나의 완벽한 비서’ 고원희, 사내연애 공감 200%
- 2025. 01. 25 17:20 연예
-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 배우 고원희가 현실감 가득한 연기로 공감을 샀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 고원희는 사내연애를 하다 헤어진 화장품 회사 과장 정한아 역으로 출연했다. 먼저 연구실에서 샘플을 테스트하던 정한아는 자연스럽게 옆에 있는 김진국(민진웅 분)의 손등에 크림을 펴 발랐다. 이내 주변의 시선을 느끼고 화들짝 놀란 뒤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지었다. 이어 나규림(윤가이 분)에게 하소연을 하며 이직을 준비했다. 이후 식당에서 마주친 김진국이 불편함을 드러내며 먼저 일어나자 그렇게 티 내야겠냐며 비상계단에서 그와 말다툼을 벌였다. 그런가 하면 정한아는 자신을 찾아와 나 때문에 이직하면 손해라는 김진국의 말에 다른 데 가지 말고 회사에 남으라 했다. 계속해서 이직 문제로 옥신각신하던 끝에 서로의 마음을 깨닫고 그와 화해를 해 보는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이렇듯 고원희는 인물이 처한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낸 호연을 보였다. 특히 헤어진 커플의 복잡하면서도 남아 있는 애틋함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보는 이들의 몰입을 자아냈다. 이와 같이 고원희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리얼한 말투와 애절한 눈빛으로 섬세하게 구사해 장면의 완성도를 높이며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는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토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 ‘공감교정’ 김하늘, 첫 예능 고정출연 어땠을까
- 2025. 01. 19 08:38 연예
- ‘더 딴따라’에 출연한 배우 김하늘. 방송화면 캡처 배우 김하늘이 첫 예능 프로그램 나들이를 마친다. 소속사 엔에스이엔엠에 따르면 김하늘은 19일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KBS2 예능 프로그램 ‘더 딴따라’ 파이널 라운드에 심사위원으로 함께한다. 김하늘은 그간 ‘더 딴따라’에서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아왔다. 박진영, 차태현, 웬디와 호흡까지 더해져 처음으로 도전한 고정 예능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김하늘은 ‘더 딴따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출연 소감과 참가자들을 향한 애정을 보였다. 김하늘은 “오래 경험한 선배로써 이 분야에 도전하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참여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제가 생각하고 느꼈던 감정들을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로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지만 제 말 한마디가 참가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솔직하게 얘기하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김하늘은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유우와 조혜진 참가자가 펼친 ‘3! 4!’ 무대를 꼽았다. 그는 “좋은 무대들이 너무나 많았다. 유우와 조혜진 무대는 저의 20대를 떠올리게 하면서 잠시나마 멋진 추억 여행을 할 수 있게 한 시간이었다”며 “명곡을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게 표현해 준 두 분 덕분에 기억에 남고 고마운 무대였다”고 했다. 김하늘은 첫 예능 프로그램 고정 심사위원으로 어려웠던 점도 토로했다. 그는 “무대를 보고 난 이후 어떻게 하면 제가 느꼈던 느낌이나 감정을 시청자분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내내 고심했다”며 “그리고 참 잘한 무대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제 마음에 와닿지 않았을 때 그런 상황에는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해야 할지가 어려웠다”고 했다. 이외에도 김하늘은 참가자들의 눈빛과 에너지, 열정을 보면서 자신 또한 되돌아 봤다고 했다. 그는 “멋진 에너지를, 그 열정을 누구보다 응원해 주고 싶었고 한편으로는 부러움도 느꼈다”며 “저도 무언가에 간절하고 열정적이었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게 되며 좋은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김하늘은 이번 예능 출연에서 필모그래피와 다른 인간적이면서 감성적인 면모를 보였다. 특히 참가자들의 사기를 높이는 ‘칭찬 요정’으로 한 명 한 명에게 애정을 쏟으며 따뜻한 조언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평이다.
- 페퍼톤스, 2025 ‘스페이스 공감’ 명반 시리즈 첫 주자···데뷔 20년 음악 여정 조명!
- 2025. 01. 16 22:49 연예
- EBS ‘스페이스 공감’ 방송화면 갈무리 밴드 페퍼톤스(PEPPERTONES)가 20년간 쉼 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서로를 향한 진심이다. 페퍼톤스(신재평, 이장원)는 지난 15일 방송된 EBS1 ‘스페이스 공감’ 명반 시리즈에 출격, 데뷔 2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그룹의 여정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명반 시리즈는 개관 20주년을 맞은 ‘스페이스 공감’이 ‘2000년대 한국대중음악 명반 100’으로 선정된 앨범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 다큐멘터리로, 페퍼톤스의 정규 4집 ‘Beginner’s Luck’이 명반으로 꼽히며 이들이 2025년 첫 번째 주자로 나서게 됐다. 페퍼톤스는 수재 공학도였던 신재평과 이장원이 결성한 밴드로, 지난 2024년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후추처럼 톡톡 튀는 일상의 양념 같은 음악’을 표방하는 이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따스한 진심이 담긴 노래를 선보이며 ‘뉴테라피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Beginner’s Luck‘은 두 멤버에게도 의미가 깊다. 보컬의 성별이나 음악의 편성 등 많은 것들로부터 멤버들이 직접 변화를 선택한 앨범인 까닭이다. ’페퍼톤스 음악을 낯설게 들으시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달리 이 앨범은 명반의 반열에까지 오르며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신재평은 “디스코그래피를 보면 자랑스럽다. 인생의 어느 시절에 최선을 다해서 만든 음반들이 그때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이름들로 이름 붙여져서 남아있구나 싶다. 나중에 노인이 됐을 때 ’어떤 일들을 하면서 살았니?‘ 물었을 때 ’페퍼톤스 노래 들어봐‘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장원 역시 페퍼톤스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이장원은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의지로 만들어낸 페퍼톤스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자랑거리인 것 같다. 20년 전에는 페퍼톤스를 ’우리 둘만의 위대한 소꿉장난‘이라고 이야기했다면, 지금은 둘이 집 한 채를 지은 것 같다. 이제 잘 가꿔나가서 문화재가 되면 되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두 사람은 “늘 함께해온 친구지만 더욱더 든든하고 고맙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힘차게 갈 수 있는 마음이 생긴다”, “20주년 축하하고 20년 수고 많았다. 무병장수해서 10년씩 계속 쌓아가 보자”라고 서로를 향한 진심을 나눴다. 페퍼톤스는 ‘Beginner’s Luck’의 수록곡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며 직접 라이브 무대까지 보여줬다. 응원단과 함께한 ‘행운을 빌어요’를 비롯해 ‘러브앤피스’, ‘바이킹’, ‘21세기의 어떤 날’ 등 명곡 퍼레이드로 페퍼톤스만의 활기찬 에너지를 전했다. EP ‘Open Run’의 수록곡 ‘계절의 끝에서’까지 들려준 가운데, 페퍼톤스가 가장 최근 발매한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Twenty Plenty’의 타이틀곡 ‘라이더스’는 유튜브 채널 스페이스 공감에서 감상할 수 있다.
- 싱어송라이터 권재학 “공감하셨으면 좋겠다”···신곡 ‘Oops!’ 발매
- 2025. 01. 15 20:20 연예
- JMG(로칼하이레코즈) 싱어송라이터 권재학(JFLAMINGO)이 다채로운 사랑에 대한 노래를 선보였다. 권재학은 15일 정오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새 싱글 ‘Oops!’(웁스)를 발매했다. ‘Oops!’는 첫눈에 반한 순간의 설렘과 당황스러움, 그 속에 숨겨진 깊은 감정들이 섞인 불안정한 감정이 담겼다. 권재학은 ‘Oops!’를 통해 사랑이 시작되는 그 순간처럼, 이성에 대한 감정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사랑의 여러 형태를 표현했다. 권재학은 소속사를 통해 “이 곡을 들으시면서 많은 분이 순간순간에 사랑이 스며드는 감정을 공감하셨으면 좋겠다. 그 느낌이 오래도록 남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Oops!’는 권재학이 직접 작사 및 작곡한 곡인 만큼, 그의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질 것으로 기대된다. 권재학이 소속된 로칼하이레코즈는 국내 최다 인디 아티스트를 보유한 레이블로, 다양한 음악과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주간경향(총 110 건 검색)
- [후마니타스연구소·주간경향 공동기획-2024 총선, 함께 생각해봅시다] “시간이 약? 아니에요” “시민들 공감이 힘이죠”(2023. 10. 27 11:21)
- 2023. 10. 27 11:21 사회
- ㆍ①참사와 국가의 책임 ‘경향시민대학-시민이 동료 시민에게’ 강연서 만난 ‘이태원 엄마’ 송해진씨와 ‘세월호 엄마’ 정부자씨 이태원 참사 유가족 송해진씨(가운데)와 세월호 참사 유가족 정부자씨(왼쪽)가 지난 10월 23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에서 개최한 ‘경향시민대학-시민이 동료 시민에게’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해정 인권기록 활동가(오른쪽)가 사회를 맡았다. / 성동훈 기자 송해진씨는 “재현이 엄마예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부자씨는 “호성이 엄마입니다”라고 말했다. 두 엄마가 호명한 자녀들은 가슴속에 존재한다. 송씨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을, 정씨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을 맡고 있다. 고 이재현군(당시 16세)은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 당시엔 살아서 돌아왔다. 이군은 그러나 참사로 두 친구를 잃은 충격과 슬픔에 트라우마를 겪다가 43일 뒤에 사망했다. 마지막 159번째 희생자다. 고 신호성군(당시 17세)은 2014년 4·16 세월호 참사로 사망했다.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참사 희생자는 총 304명이며 이 가운데 단원고 학생만 250명이다.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세월호 유가족들이 참사 후 줄곧 외친 구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태원 참사를 바라보며 누구보다 가슴이 찢어진 건 다름 아닌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었다. 8년 동안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도 같은 목소리를 낸다. 이태원과 세월호는 그렇게 겹쳐진다. ‘국가’는 무엇을 했는지 묻는다. 경향신문 후마니타스연구소가 주간경향과 공동으로 기획한 ‘경향시민대학-시민이 동료 시민에게’ 강연이 지난 10월 23일 열렸다. 송해진씨와 정부자씨가 강연장에서 마주 앉았다. 강연에 참가한 시민들과 질의응답도 이뤄졌다. 유해정 인권기록 활동가가 강연의 사회를 맡았다. 유 활동가는 4·16 세월호 참사 작가기록단에서 활동하며, 유가족과 생존자 및 그 가족 등의 육성을 기록한 <금요일엔 돌아오렴>, <다시 봄이 올 거예요>,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등을 썼다. 또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에도 참여해 유가족과 생존자 등의 목소리를 담은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도 집필했다. 결코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아요 유해정 “재현이는 참사 이후 43일을 더 머물다가 갔습니다. 많은 죄책감·자책감에 시달리셨을 것 같아요.” 송해진 “힘들게 살아서 돌아왔는데, 저의 챙김과 돌봄이 중요한 상황이었죠. 제가 뭔가 부족해서 아이가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인지, 내내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제 역할을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해 평생 가져가야 할 숙제이자 짐인 것 같습니다.” 유해정 “한덕수 국무총리가 ‘본인 생각이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죠.” 송해진 “장례를 치를 때였는데요, 사실 당시엔 크게 화가 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죽음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그렇게 보냈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그 말이 크게 맺히는 거예요. 재현이도 그렇고 희생자에 대한 허위사실이나 명예, 존엄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들이 있었잖아요. 이런 사회적 분위기나 시각 때문에 재현이가 더 힘들지 않았을까. 외로움, 고립감, 죄책감을 더 크게 하는 데 영향을 준 것 같아 아쉬워요. 재현이가 많이 했던 말이 ‘혼자 있는 것 같다’, ‘같이 얘기할 사람이 없다’, ‘외롭다’ 이런 얘기였어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종교인들이 지난 8월 24일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마포구 마포역을 출발해 국회 방향으로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2014년 9월 2일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를 향해 삼보일배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유족들은 이날 경찰에 막혀 약 180m밖에 전진하지 못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유해정 “세월호 부모님들도 죄책감과 자책감에 세월을 보냈습니다. 호성이 어머님은 어떤 이유로 그러셨을까요.” 정부자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회사 동료에게 전화가 왔어요. 진도 앞바다에 있는, 단원고 아이들이 탄 배가 침몰했다는 거예요. ‘이게 뭘까, 설마 아닐 거다.’ 정신없이 단원고에 있는 강당에 갔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어요. 그런데 TV에서 ‘전원 구조’라고 떴어요. 웅성거리기 시작했죠. 저는 박수를 쳤어요. ‘그럼 그렇지,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데, 애들을 저대로 놔두겠어.’ 안도감에 ‘감사합니다!’ 소리쳤어요. 지금도 생각하면 살이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어요. 아이 옷을 챙겨 버스를 타고 내려가고 있었어요. 버스에서 애한테 계속 전화를 했는데 신호만 가고 안 받는 거예요. 불안이 몰려왔죠. 진도체육관에 갔는데 구조자 명단에 아들 이름이 없었어요.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머릿속에 죄책감이…. 배 안에 물이 차면서 자식이 죽어가고 있는데, 엄마는 ‘감사합니다’ 하면서 박수를 쳤던 거예요. 저를 미치게 만드는 거예요. 지금까지도. 그래서 미친 듯이 몸을 혹사시키고 다녔던 것 같아요. 뭐라도 잊기 위해서. 나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유해정 “유가족 활동을 보면 자기 고행적이고 자기 대결적인 투쟁을 많이 합니다. 이태원 참사 유족분들도 특별법 통과를 위해 삼보일배를 했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팽목항에서 안산까지 도보행진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내년이면 10주기입니다. 보통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요. 정말 그런가요.” 정부자 “시간이 약이 아니라 유가족들을 보면 병만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여러 증상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잇몸이 다 가라앉고 눈이 멀고 머리에 종기 같은 게 나고. 발은 시려서 양말은 신었는데 몸은 더워서 옷을 벗고 있어요.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으면 국가가 책임지고 해결하면 좋을 텐데, 해결 방법이 세월을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것 같아요. 시간이 흐르면 나을 줄 알았어요. 이제 몸에 통증이 와요. 밤에 잠을 못 자요. 그러면서 또 아이에게 미안해졌어요. 엄마가 투쟁심이 식었나보다, 울분과 분노,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식어서 내가 통증을 느끼나 보다, 미안해, 이렇게 됩니다. 절대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아요.” 유해정 “재현이 어머님도 이런 경험해 보지 못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송해진 “처음 주변분들이 빨리 회복해서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위로의 말을 해주실 때는 그냥 들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겠더라고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거든요. 한순간에 너무 큰 충격을 받으니까, 전반적인 뇌의 사고나 감정처리 능력이 한순간에 확 떨어지는 걸 느껴요. 특히 대인관계에서 매 순간 위기가 와요. 분노, 슬픔이 제어가 안 돼서 힘든 순간이 지속돼요. 가족끼리 처음에는 예전에 했던 대로 학교나 직장 같은 일상의 얘기를 하려고는 했어요. 그런데 이게 우리에게 필요한 얘기가 아니더라고요. 우리에게는 하루, 딱 하루만 잘 살아내는 게 가장 중요하고 힘든 일이에요. 재현이의 억울함을 제가 대신 말하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커요. 숙제를 푼다는 생각으로 사는 것 같아요. 오늘 하루도 숙제 잘 끝냈고, 이번 한 주도 잘 살아냈고, 또 한 달을 잘 보냈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이 지난 6월 28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문재원 기자 변한 게 없어요 유해정 활동가는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로 자녀를 잃은 두 어머니의 사연을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 한명이 자녀를 잃고 힘들어할 때, 같은 지역에 사는 다른 어머니가 지지를 보냈고 연대해줬다고 한다. 그런데 도움을 주던 그 어머니의 자녀가 이번 이태원 참사로 희생됐다. 세월호 유가족은 “세월호 참사 이후 달라져야 한다고 외쳤던 세월이 무섭고, 죄책감에 짓눌려 많이 힘들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유 활동가에게 보냈다. 유해정 “대형 참사가 발생해 누군가 사라지게 되면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세계에 대해 설명해줄 선배나 후배가 없습니다. 너무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이라서 우리 사회가 이들과 어떻게 같이 살아가야 하는지 배워본 적도 없고요. 그래서 유족분들이 고독한 길을 가게 되더라고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의지했던 분들이 5·18 유가족분들입니다. 민주화운동을 하신 배은심 어머님과 이소선 어머님께도 많이 의지했어요. 세월호 유족분들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고 굉장히 힘들어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부자 “우리가 조금 더 움직이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처럼 아픈 부모들이 나오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힘내고 여기까지 온 것이죠. 그런데 이태원 참사를 겪고 나니 한동안 몸이 바닥으로 축 가라앉아서 어떻게 할지 몰랐어요. ‘왜 막지 못했나, 우리가 움직여서 뭐할까.’ 이태원 참사 이후 정부의 행태를 보니 바뀐 게 없었습니다. 희생자 대우와 유가족을 대하는 행동도 마찬가지였죠. 결국 나의 안전은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인가. 지금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이나 문제 해결 과정을 보면 너무 안타까워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너무 답답합니다.” 유해정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9번의 공식적인 진상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이를 보면서 어떠셨는지요.” 정부자 “너무 순진하게도 ‘국가가 우리를 계속 이대로 살 게 하지는 않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조사가 이뤄질 때마다 뭔가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형식적으로 시간만 때우지 않았나 싶습니다. 유족들은 지금도 너무나 알고 싶습니다. 내 새끼가 왜 이렇게 됐는지, 왜 아이들을 구조하지 않았는지, 구조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하고 그들은 빠져나왔는지, 왜 배가 급속하게 침몰했는지…. 내년이면 10년이 되는데 뭐 하나 된 게 없습니다.” 유해정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 과제는 무엇일까요.” 송해진 “우선 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냐가 중요합니다. 저는 이태원 근처에 살고 있어요. 해마나 핼러윈 축제가 있을 때 정부와 지자체에서 관리에 나선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밀집된 인파를 왜 그날, 그 행사 때만 관리하지 않았는지 밝혀져야 합니다. 참사 당일 희생자와 생존자분들이 그렇게 많은 신고를 했는데, 왜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는지도 명확하게 가려져야 합니다. 몇몇 책임자의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하나같이 풀려났죠. 원래 자리에 가서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사퇴한 사람이 한명도 없습니다. 누가 이걸 납득할 수 있을까요.” 따뜻한 마음을 받고 나눠요 유해정 “영국에서 재난참사가 발생하면, 국가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가 가족들을 모으는 것입니다. 가족들이 동병상련의 마음과 정보를 나누면서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죠. 한국 정부는 희생자 가족의 연락처를 제공하지 않았죠. 재현이 어머님은 어떻게 유가족협의회에 가게 되신 건가요.” 송해진 “유가족협의회 출범은 기사를 봐서 알고는 있었어요. 재현이 장례를 치르고 발인을 하고 왔는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어떤 연락도 없었어요. 재현이의 죽음이 개인의 사정, 우리 가족만의 일로 치부되는 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부모로서 잘 키워내지 못한 죄책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재현이가 그런 선택을 한 이유에는 사회적 요인이 분명히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혼자서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함께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유가족협의회에 연락했어요.” 유해정 “유가족협의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요.” 송해진 “저 스스로 위태위태하다고 생각할 때가 고립감을 느낄 때입니다. 나만 혼자 떨어져 있는 고립감. 누구도 날 알아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잘 제어가 안 됩니다. 저에게 남은 역할과 책임도 안 보이고 순간순간 위험한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다른 유가족분들 만나면 나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느낌이 편합니다. 특히 서울시청 앞 분향소는 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저희가 일상이나 관계에서 힘들고 지치면 분향소에 가서 가족들 만나 마음의 안정과 위안을 받아요. 유가족들은 서로가 서로의 치료사인 것이죠. 재현이를 위해서 병원과 상담치료센터 같은 곳을 막 찾아다녔어요. 재현이도 자기와 비슷한 연령대의 참사 생존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더라면, 참사 이후 시간을 겪어내는 데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심리치료는 사회적 공감대와 분위기가 형성되고 그게 밑바탕이 돼야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개인의 문제로 여기는 측면이 있어 많이 아쉬워요.” 강연에 참가한 시민들이 사회적 지지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 시민 개인이 지지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송해진 “사회가 돌아가는 동력이란 것을 정치하는 사람, 대통령, 서울시장 등 굉장히 크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사회적 참사를 겪은 당사자가 되고 난 뒤에는 생각이 바뀌었죠. 정치권력이나 소수의 권력자에 의해서만 사회가 돌아간다면, 지금 분향소도 지킬 수 없었을 거예요. 생각보다 사회적 지지와 연대를 보내고 따뜻하게 발언하는 분들이 솔직히 말해서 의외로 많더라고요. 수많은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사회가 돌아가는 큰 동력이라는 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정부자 “시민들한테 받은 게 많습니다. 저희가 4·16가족나눔봉사단을 출범해 나눔을 하는 것도 함께해주신 분들께 받은 게 많아서 돌려드려야겠구나 해서입니다. 서울에서 연탄 봉사를 하고, 안산에서 지역 어르신과 청소년들에게 김장을 해서 나눠주고 있어요. 쓰레기 줍기, 설거지 등 여러 활동을 합니다. 처음에는 ‘세월호 것들 뭐하러 왔냐’고 내쫓던 분들도 이제는 커피도 타주고 너무 친해졌어요. 이런 활동들이 유가족을 성장시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같이 살고 있다는 느낌이죠.” 송해진 “생명안전기본법이 있었다면 특별법을 만들 필요가 없었을 겁니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얼마 전에 인원을 채웠다고 합니다(지난 9월 28일 동의 인원 5만명을 넘어 자동으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됐다-편집자 주). 큰 위안이 됐습니다. 시민들이 안전한 사회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저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처럼 생계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투쟁이나 정치적 활동이 아니더라도, 각자 위치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은 많은 것 같습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참사가 발생했을 때 구조적 원인 등을 조사할 수 있는 독립적 기구를 상설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피해자의 권리보장을 명확히 했다. 안전영향평가 제도 시행도 규정한다.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유가족들이 특별법 제정을 위해 싸워야 하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정부자 “4·16합창단이 있습니다.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합니다. 4·16가족나눔봉사단은 오는 11월에 김장을 합니다. 소외된 청소년, 어르신들께 나눠요. 서울시의회 건물 앞에 있는 세월호 참사 기억공간에서 피케팅과 문화제를 하는데요, 여기 와주셔도 좋고요. 이렇게 유가족, 시민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뭘 해야 할지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함께해봐요.”
-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1)‘악성’과 공감하다(2023. 04. 28 10:55)
- 2023. 04. 28 10:55 문화/과학
- ㆍ뮤지컬 <베토벤; 베토벤 시크릿 시즌2>와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뮤지컬 의 카이 베토벤 / EMK 제공 악성(樂聖), 청각장애 작곡가, 괴팍한 성정. ‘베토벤’ 하면 떠오르는 보편적인 이미지들이다. 교향곡 ‘운명’과 ‘합창’, 피아노 소나타 ‘비창’과 ‘월광’ 등 친숙한 멜로디들도 귓전을 맴돈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은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궁정 테너가수였던 친부는 알코올중독자로 루트비히에게 폭력을 일삼았다. 2023년 뮤지컬계를 떠들썩하게 한 창작 초연 <베토벤; 베토벤 시크릿 시즌2>(이하 <베토벤>)와 2018년 창작 초연 이후 네 번째 프로덕션인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이하 <루드윅>)의 중심 서사와 주요 넘버들은 베토벤의 이런 이미지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뮤지컬 <베토벤>은 베토벤 사후 발견된 편지가 모티프다. 베토벤 연구자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 작품이 선택한 ‘불멸의 연인(Unsterbliche Geliebte)’은 은행가 남편에 아이가 셋인 음악 애호가 안토니 브렌타노. 청각장애가 심해져 작곡가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위기였던 40대 베토벤은 이를 이해하고 위로한 안토니와의 사랑을 통해 완고한 자신을 해체하고 불멸의 작곡가로 거듭난다. 뮤지컬 <루드윅>은 베토벤의 아동기와 청년기, 중장년기를 고루 다루지만, 베토벤 전기는 아니다. 베토벤과 우정을 나눈 가상 인물 마리를 통해 청력 상실 과정과 음악적 완고함, 부성애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실제 심했던 조카 카를을 향한 베토벤의 집착을 다뤘는데, 마리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서 베토벤은 “아이는 키우는 것이 아닌 자라는 것”이라며 ‘내려놓음’을 통찰한다. 이 두 작품은 각기 대극장 뮤지컬과 중극장 뮤지컬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냈다. 뮤지컬 <베토벤>은 최고의 배우진과 6인조 혼령의 모던 댄스, 40명이 넘는 출연진의 군무와 합창, 40여명의 오케스트라 등이 악성 베토벤을 스케일로 체험하게 한다. 뮤지컬 <루드윅>은 두 대의 피아노와 테이블 하나, 기하학적 액자 프레임이 전부다. 아역부터 청년, 중년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베토벤 넘버 일부를 직접 연주하며 트라우마를 토해낸다. 뮤지컬 <베토벤>의 넘버들은 모두 베토벤의 클래식 작품을 리프라이즈(뮤지컬에서 같은 곡을 상황에 따라 편곡하거나 재해석하며 변화를 주는 경우)한 형태여서 음악적 완성도가 높지만, 한계도 있다. 수백년간 연주를 거듭해온 익숙한 멜로디라 자칫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어서다. 다행히 메인 넘버인 베토벤의 ‘나의 운명’, 시즌2에서 추가된 안토니의 ‘절망만이 나의’ 등이 배우들의 역량으로 강력한 몰입을 선사한다. 일반 창작곡으로 구성된 <루드윅>은 어린이와 중년 베토벤의 ‘다락방의 피아노’, 청년과 중년 베토벤의 ‘시련’, 전체 출연진의 ‘세상을 넘어 꿈을 향해’ 등이 대표 넘버다. 모두 ‘자아 성찰’과 ‘미래 지향성’을 담아낸 명곡들이다. 이번이 시즌2인 뮤지컬 <베토벤>은 초연을 끝낸 후 3주간 관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개연성을 보완하고 넘버들을 추가했다. 같은 프로덕션이 시차를 두고 상연되는 경우는 있지만, 이처럼 3주 만에 수정 보완된 시즌2가 상연되는 사례는 드물다. 뮤지컬 <베토벤>은 베토벤으로 박은태·박효신·카이가, 안토니로 조정은·옥주현·윤공주가 참여한다. 뮤지컬 <루드윅>은 베토벤에 백인태, 김준영, 박이든, 마리 이은율, 피아니스트 조재철이 함께한다. 뮤지컬 <베토벤; 베토벤 시크릿 시즌2> 2023.4.14~5.15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2023.6.16~6.17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
-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 한국 사회의 민낯을 고발하다···최민 만평집 <독설공감> 출간(2022. 12. 30 17:38)
- 2022. 12. 30 17:38 문화/과학
- “영화 기생충은 유망한 IT기업 사장의 전원주택과 운전기사 가장의 반지하셋방에서 벌어지는 살벌한 리얼리티로 양극화 문제를 얘기하지만 고용과 소득 분배, 복지 확대만으로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부자는 악하고, 빈자는 착하다는 식의 구시대적 관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맥락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다. 사회가 진보할수록 빈자에 대한 혜택은 늘어난다. 그러나 정작 빈자는 선거 때마다 자기 계급을 부정하고 보수정당을 지지한다. 가난한 현실의 삶보다 풍요를 좇는 현실의 욕망을 중시하기 때문인 것 같다.” (최민 <독설공감> ‘비유하다’ 중에서> 독설공감. 민중의소리 시사만화가 최민 화백(전국시사만화협회 회장)이 2008년부터 <민중의소리>에 연재한 만평을 엮은 작품집 <독설공감>을 내놨다. 약 300편의 작품이 실린 책은 불평등, 소외, 반민주, 부정부패 등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는 한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촌철살인의 풍자로 풀어냈다. 최 화백은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만평과 함께 만평의 소재가 된 뉴스나 설명, 주장이나 푸념 등을 새롭게 담아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독설공감>은 크게 ‘비평하다’, ‘비유하다’, ‘비평과 비유 사이’, ‘수장고’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비평하다’는 정치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불공정 문제를 직설적으로 비판한다. ‘비유하다’는 한국 사회의 모순과 병폐를 문화예술 작품으로 풍자한다. ‘비평과 비유 사이’는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다양한 문제와 굵직굵직한 사건사고를 다뤘다. ‘수장고’는 국내외 전시회 출품작, 수상작,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거나 지면에 내지 못했던 작품 등을 소개한다. 최 화백은 책 속 ‘작가의 말’에서 “한 컷 만평이 쌓이면 드라마가 되고, 재밌고 통쾌한 역사서가 된다. 인간의 삶과 저항, 급변하는 사회의 이야기를 매일 전쟁을 하듯 치열하게 스케치하고, 다양한 변혁과 투쟁의 사회현실을 장쾌한 풍자만화로 그려 내려 했다”고 소개했다. 최민 시사만평 ‘검찰주의자’. ‘비평하다’에 담긴 시사만평 ‘검찰주의자’(2021년 3월 4일)는 임기 만료를 4개월 앞두고 자신 사퇴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사퇴의 변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지키는 것이 정의와 상식이고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강변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검사가 곧 국가다’라고 말풍선을 달기도 했다. 최 화백은 이처럼 시사만화의 풍자적 기능에 충실하게 천착하면서 우회적인 표현보다 직접적인 묘사로 한방을 날리며 진지하게 매스를 들이댄다. 사회문제나 온갖 세태에 관한 논리적 분석력이나 정서적 표현력이 탁월한 결과다. 박세열 <프레시안> 편집국장은 “최민의 만평은 주로 우회하지 않고 직진해 독자들에게 청량감을 주는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이를테면 윤석열 정부에서 논란이 된 ‘윤석열차’와 같은 만평의 경우 ‘열차’, ‘기차’의 메타포는 특히 만평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재다. 최민의 스타일 역시 이런 만평의 문법을 충실히 따를 때가 많다. 그러면서도 최민의 만평은 핵심을 ‘찌르기’보다는 뭉툭하게 ‘베어낸다’. 직선적으로 충격을 주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우회하는 작가나, 디테일에 집착하는 작가는 아니다. 독자들의 감성에 충실하고, 공감을 호소하는 방식”이라고 최 화백 작품세계를 설명했다. 책에는 하종원 선문대학교 교수와 권범철 <한겨레> 시사만화가의 추천사, 김용민 <경향신문> 시사만화가와 하재욱 작가의 카메오 카툰, 박세열 <프레시안> 편집국장의 세평, 이 책을 내는 최민 화백의 소회도 실려 있다. 최 화백은 1987년 시사만화를 그리기 시작해 <중부일보>, <일간 오늘>, , 월간 <말> 등 다양한 매체에 연재했다. 2003년 카툰저널 <뉴스툰>을 창간했고. 전국시사만화협회 회장, 국제만화예술축제 위원장, 국제시사만화포럼 추진위원장,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한국시사만화100주년과 한국만화100주년 기념사업도 추진했다. 시사만화의 날(6월 2일)을 제정했고, 한국만화탄생지에 기념조형물을 설치했다. 2008년부터 <민중의소리>에서 ‘최민의 시사만평’을 연재 중이다.
- 시사만화
- [취재 후]“절도 아니라 살인” 공감 댓글에 놀랐다(2022. 10. 28 11:00)
- 2022. 10. 28 11:00 사회
- 최근 <얼굴 없는 검사들>을 출간한 최정규 원곡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만났습니다. 인터뷰에 앞서 책을 읽었습니다. 3장에 ‘임금 체불 사건’이라는 꼭지가 있었습니다. 임금체불이 ‘빚의 수렁’으로 이어진다는 대목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임금을 못 받게 되면 대출을 받아야 하고, 제도권 금융 대출이 막히면 상상할 수 없는 고금리 사채를 써야 하는 깊은 수렁에 빠져들게 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건데 평소 깊은 문제의식이 없다 보니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체불 피해 노동자가 민사소송에서 이긴다 해도 곧장 체불임금이 지급되는 게 아니라는 점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사업주의 재산이 없으면 강제집행이 불가능해 승소 판결문은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얼굴 없는 검사들>을 읽으면서 임금체불에 무감각했던 스스로를 반성했습니다. 반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임금체불을 주간경향의 ‘표지 이야기’로 다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취재를 시작해 지난 호에 임금체불의 실태, 문제점 그리고 대안을 다루는 기사 두 꼭지를 실었습니다. 기사가 나간 뒤 댓글의 반응을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산업재해를 제외하면 노동 이슈를 다룬 대부분의 기사에 ‘험악한 내용’의 댓글이 많은 편인데 이번에는 공감의 메시지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기사 중 임금체불을 ‘임금절도’로 표현하는 게 타당하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한 독자는 “절도가 아니라 살인”이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노동자들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임금체불을 훨씬 더 절박한 문제로 여긴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울산 A중공업 하청업체에서 일한다는 한 노동자는 “장기간 임금을 못 받아 답답한 마음에 몇자 적어본다”며 e메일을 보내왔습니다. “다음 달에 꼭 준다는 식으로 사람을 붙잡아둔다. 정말 갈 데 없는 사람은 나중에 줄 거란 믿음에 일을 한다.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면 블랙리스트에 올라 다른 하청업체에서 일을 못 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임금체불은 가족들까지 죽으란 소리다.” 임금체불 근절은 이런 노동자의 현실과 매년 1조원을 웃도는 체불임금액 통계에 무감각해지지 않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
- 취재 후
레이디경향(총 68 건 검색)
- 도슨트로 변신한 이병헌 “기후 위기 심각성 공감”
- 2024. 04. 17 11:05 연예
-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센터는 갤러리 신당의 첫 번째 전시 ‘컨페션 투 디 어스’ 오디오 도슨트로 이병헌이 참여한다고 17일 밝혔다.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병헌이 다정한 목소리로 환경 보호에 나선다.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센터는 갤러리 신당의 첫 번째 전시 ‘컨페션 투 디 어스’ 오디오 도슨트로 이병헌이 참여한다고 17일 밝혔다. 그가 도슨트로 설명한 작품은 총 16여 점이다. ‘컨페션 투 디 어스’는 세계적인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사진을 매개로 환경 변화에 직면한 인류에게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기획된 사진전이다. ‘지구를 향한 고백’이라는 제목 아래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우리별 지구를 돌아보고자 5명의 국제적인 작가들이 함께했다. 잉마르 비욘 놀팅, 이대성, 맨디 바커, 닉 브랜트, 톰 헤겐이 ‘평생 살던 보금자리를 잃은 사람들과 장기구호가 필요한 동물들,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 그런데도 개발을 멈추지 않은 인간의 탐욕을 각자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이병헌은 작가 시리즈 설명 외에도 작품 내면에 담겨있는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진솔하고 중후한 목소리로 전할 예정이다. 그는 앞서 파라다이스시티 오디오 아트 도슨트와 KBS ‘박서보의 삶과 예술의 인생’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점자책 녹음 등에 참여한 바 있다. ‘컨페션 투 디 어스’는 오는 18일부터 9월 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1층 갤러리 신당에서 진행된다.
- ‘2020년 10대 뉴스’ 중 대중 공감도 1위는 이태원 참사
- 2022. 12. 29 07:05 화제
- 2022년 10대 뉴스에 대한 대중 공감도. (주)피앰아이 제공 ‘위드 코로나’가 보편화한 2022년은 사회 각 분야에서 일상 회복의 움직임이 어느 해보다도 분주한 한해였다. K컬처의 인기는 고공 행진을 이어갔으며,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도 이뤄냈다. 반면 온 국민이 충격에 빠트린 이태원 참사의 비극도 일어났다. 다사다난했던 올해, 연합뉴스TV 선정 2022년 10대 뉴스 중, 어떤 이슈가 대중에게 가장 공감되고 기억에 남았을까? 온라인 조사 전문기관인 ㈜피앰아이는 ‘2022년 10대 뉴스에 대한 대중 공감도’ 여론조사를 시행했다. 조사는 전국 만 20~69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응답자가 꼽은 10대 뉴스 1위는 지난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19.8%)로 나타났다. 온 국민을 슬픔과 충격에 빠뜨린 이태원 참사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구속 등 관련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2위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위기’(14.9%)로 확인되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이 단행되었고 그 충격은 부동산과 금융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며 불안정한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의 키워드’ 워드클라우드. (주)피엠아이 제공 3위와 4위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14.5%)에 이어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와 위드 코로나’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시대 3년 차에 접어들며, 지난 9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지되었다. 완화된 규제로 인해 일상으로의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재유행, 재감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기쁜 뉴스도 있었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등 강호들을 상대로 값진 결과를 낸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뉴스는 10%로 5위를 차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며 ‘용산 시대’를 열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용산 시대 개막’(9.7%) 뉴스는 6위로 나타났다. 뒤이어 우주 시대를 한 발짝 앞당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7위, 6.5%), ‘세계가 인정한 K컬처...칸 영화제, 에미상 수상’(8위, 5.5%), ‘북한 잇단 ICBM 도발...한반도 강대강’(9위, 4.7%),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별세’(10위, 4.1%) 순서로 확인됐다.
- [카툰 공감]저작권 걱정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안심글꼴
- 2022. 12. 15 11:13 화제
- [카툰 공감]유출된 주민등록번호 온라인에서 쉽게 바꾼다
- 2022. 12. 02 10:28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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