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621 건 검색)
- ‘월 100억 적자’ 면세점 집단 철수 움직임에 인천공항 초긴장
- 2024. 12. 16 10:39 경제|라이프|라이프|여행
- ... 받고 있다. 인천공항 여객 부문은 코로나19 침체에서 완전히 회복된 상태다. 올 1~11월까지 인천공항 이용객은 6470만명으로 2019년 6507만명의 99.4%까지 회복했다. 올해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2019년...
- 인천공항면세점적자면세사업철수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임대료
- 서해 해넘이 감상…공항철도 ‘노을열차’ 운행
- 2024. 12. 13 13:44 경제|사회|문화|라이프|여행
- .... 공항철도는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직통열차를 타고 서해 일몰을 볼 수 있는 ‘노을이 물드는 공항철도’를 운행한다고 13일 밝혔다. 이 기간 서울역에서 오후 4시 50분에 출발하는 직통열차를 타면...
- 공항철도인천공항서해일몰직통열차청라국제도시서울역
- AI 데이터센터 유치…인천공항에 ‘AI혁신 허브’ 조성
- 2024. 12. 10 15:34 경제|경제|과학·환경|IT
- ... 인재·기술·산업·문화가 융합하는 미래 플랫폼으로, 공항의 개념을 바꾸는 핵심 프로젝트다. 인천공항과 AI 기술을 융합한 미래 공항도시로 만든다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빠르면 이달 말 AI산업의...
- 인천공항AI혁신허브데이터센터
- 인천공항 화장실 청소가 필수유지업무?…노조 ‘쟁의 무력화’ 반발
- 2024. 12. 09 14:58 정치|경제|사회|사회|여행
- ... 지노위에 환경미화원을 포함해 탑승교와 셔틀버스 등에 대해 필수유지업무 지정을 신청했다. 인천공항운영서비스 노·사는 탑승교와 셔틀버스는 필수유지업무 지정에 어느 정도 교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인천공항인천공항운영서비스(주)환경미화원필수유지업무지방노동위원회민주노총쟁위권
스포츠경향(총 1,361 건 검색)
- ‘신데렐라 게임’ 한그루X최상, 공항 첫 만남 포착! 앙숙 케미 예고
- 2024. 12. 09 16:57 연예|연예
- KBS 소프오페라 ‘신데렐라 게임’ 한그루가 최상 앞에 무릎을 꿇는다. 9일 방송 예정인 KBS2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연출 이현경 / 극본 오상희 / 제작 미라클케이스토리, 지담미디어) 6회에서는 구하나(한그루 분)가 황진구(최상 분)와 윤세영(박리원 분)에게 간곡한 요청을 한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하나는 한순간에 가장이 되어 생계를 책임졌다. 동생들뿐만 아니라 친구의 아들인 이은총(김건우 분)까지 키우게 된 그녀는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13년이 흐르고, 투어가이드로 열심히 살아가는 하나는 공항 픽업을 가던 중 황진구(최상 분)의 차량과 사고가 날 위기에 놓였다. 6회에서 진구의 태도에 분노한 하나는 추격전 끝에 공항 입구에서 그와 대면한다. 노발대발 화내며 따지는 하나를 본 진구는 오해를 풀기 위해 해명하지만, 갑작스레 경찰이 등장하며 소동은 일단락된다. 진구 약혼녀 세영은 업무차 방문한 공항에서 전 남자친구인 지석을 발견하고 황급히 고개를 돌린다. 예상치 못한 지석과의 만남에 세영은 복잡해진다. 결혼 준비를 위해 웨딩드레스샵에 방문한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지석 생각뿐이라고. 과연 두 사람 사이 무슨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인지, 지석의 귀국이 세영에게 어떤 변화를 안겨다 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클럽에서 차가운 표정으로 하나를 노려보는 진구와 세영의 삼자대면 또한 흥미롭다. 관광객들을 데리고 클럽에 방문한 가이드 하나는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진구와 얽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하나는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진구와 세영 앞에 무릎을 꿇는다고 하는데. 첫 만남부터 악연으로 얽힌 이들의 향후 관계 변화가 궁금해진다. 일일드라마 ‘신데렐라 게임’ 6회는 9일 저녁 7시 50분 방송된다.
- [SNS는 지금] 정재형·성시경도 속수무책…공항에 발 묶였다
- 2024. 11. 28 17:43 연예
- 정재형·성시경 SNS 가수 성시경과 정재형이 폭설 여파로 공항에 갇히는 해프닝을 겪었다. 정재형은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단 12시간 만에 공항 탈출! (일단 다른 숙소 잡으러 출동!!) 내일 입국 시도”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정재형은 오랜 기다림에 지친 듯 공항 의자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다. 이를 본 엄정화, 강민경 등 동료 연예인은 “고생이 많다”, “짠한데 귀여워 미치겠다”는 댓글로 그를 위로했다. 가수 성시경도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비행기에서 3시간 넘게 대기 중”이라는 글을 적었다. 두 사람이 공항에 발이 묶인 이유는 수도권 지역에 쏟아진 폭설 때문이었다. 이에 성시경은 “그냥 내려주든지ㅜㅜ 자동금연”이라고 하소연하면서도 “‘먹을텐데’나 같이 봐요”라며 대기 시간을 유튜브 콘텐츠 시청 시간으로 바꿔 웃음을 자아냈다. 정재형은 “눈 때문에 고생하고 계신 모든분들 모두 힘내시길. 모두 안전하게 귀가하시길!”이라는 응원의 말을 전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 SNS는 지금
- ‘바레인 잡고 2연승’ 중국 축구팬 신났다···새벽부터 수백명 공항서 환영, 일본전 티켓 6만장 매진
- 2024. 11. 15 16:50 축구|축구
- 중국 축구대표팀 장위닝이 14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바레인 원정경기에서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와 볼을 다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축구가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2연승을 거두자 한껏 고무됐다. 바레인 원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대표팀을 환영하기 위해 많은 팬들이 공항에 몰렸고, 다음 경기인 일본과의 홈경기는 곧바로 온라인에서 매진 사례를 이뤘다. 중국은 14일 바레인 리파의 바레인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C조 5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장위닝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예선 시작 후 내리 3연패를 당했던 중국은 지난달 홈에서 인도네시아를 꺾고 첫승을 거둔 데 이어 바레인까지 잡아내며 2승3패로 승점 6점을 쌓아 4위로 도약했다. 2·3위 호주·사우디 아라비아와도 같은 승점을 올리면서 월드컵 본선행 희망을 키웠다. 중국은 공 점유율에서 29-71로 크게 밀렸으나 슈팅 수에서는 7-6으로 앞서며 흐름에서 밀리지 않았다. 중국은 후반 42분 바레인 알리 하람에게 골을 내줬으나 비디오 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취소되고 나서 기사회생했다. 후반 46분 왕하이젠이 페널티지역 안 왼쪽에서 중앙으로 연결한 공을 장위닝이 쇄도하며 오른발로 차 넣어 승부를 갈랐다. 중국 린 리앙밍이 14일 바레인전에서 코너킥때 헤더를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3차 예선 들어 내리 3연패를 당해 탈락 위기에 놓였던 중국은 4차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2-1로 제압한 데 이어 이번 바레인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돌려놓았다. 장위닝은 인도네시아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승골을 터뜨리며 중국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중국 대표팀이 힘겨운 중동 원정에서 승리를 따내자 중국 축구팬들은 한껏 신이 났다. 15일 대표팀이 입국하는 샤먼 공항에는 엄청난 팬들이 몰렸다. 중국 포털 넷이즈에 따르면, 이날 새벽 5시30분께 도착한 중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수백명의 팬이 공항에 몰려 열띤 응원을 펼쳤다. 현수막을 준비해 펼쳐든 팬들은 응원 노래를 부르며 공항을 달궜다. 중국 선수들은 일반 출국장이 아닌 특별 게이트로 나가 팬들은 선수단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계속 응원가를 부르며 중국 대표팀의 2연승에 기뻐했다. 중국 장위닝이 14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바레인 원정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뒤 손을 번쩍 들어 기뻐하고 있다. 중국 포털 소후 캡처 중국은 이제 19일 샤먼 스타디움에서 C조 최강 일본과 맞붙는다. 중국은 3차예선 첫경기로 치른 지난 9월 일본 원정에서 0-7 참패를 당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크게 뒤지는 중국에겐 쉽지 않은 일전이 되겠지만 중국 축구팬들은 2연승의 기세를 이어 홈에서 이변을 일으켜주길 기대한다. 중국은 이날 일본전 티켓 6만장이 발매 10시간 만에 매진되는 등 팬들의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일본 매체 ‘토스포웹’은 “중국전은 열광적인 서포터에 둘러싸여 완전한 어웨이 경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김영환 지사 등 국회서 청주공항 민간 활주로 신설 촉구
- 2024. 11. 14 22:56 생활|생활|생활|생활|생활
- 충북도 제공 김영환 충북지사와 충북 여야 국회의원 등이 14일 청주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신설의 필요성을 설파하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김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송재봉·이광희·이연희·이강일 의원,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 이범석 청주시장,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 등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환 지사는 성명을 통해 “청주공항은 개항 이래 처음으로 연간 이용객 400만명을 넘어섰고 흑자 공항으로 변화하는 등 무한한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중”이라며 “하지만 군 항공기와 함께 활주로를 사용해야 해 급증하는 항공 수요에 대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 활주로를 신설한다면 항공 물류와 관광·산업·국제교류를 촉진해 지역발전을 유도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며 “포화 상태인 수도권 공항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서라도 민간 전용 활주로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원들도 활주로 건설사업이 장기간 소요되는 만큼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활주로 건설을 고민하고 즉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북도는 청주공항 민간 활주로 신설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안으로 가칭 청주공항 특별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국가 재정 지원 등이 담긴 특별법을 제정하면 관련 사업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충북도는 기대하고 있다.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지역의 염원을 모아 민·관·정 공동위원회를 중심으로 주민 서명운동, 각계 기관·단체 성명 발표 및 결의대회, 전문가 토론회 등 대정부 건의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주간경향(총 31 건 검색)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뜯어보니…역시나, 투기의 그림자(2024. 11. 18 06:00)
- 2024. 11. 18 06:00 사회
- 제주참여환경연대 조사…“부지 선정 발표 직전 거래 폭증” 땅 소유자 60% 이상이 외지인…사전 정보 유출 가능성도 지난 10월 27일 촬영된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의 제주 제2공항 예정지. 무가 듬성듬성 심겨 있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제2의 하와이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한다.” 지난 11월 11일 찾은 제주시 이도2동 제주시청 앞 도로에는 1991년 1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년 양용찬의 33주기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양용찬은 제주 관광 개발의 절차를 간소화하는 제주도개발특별법이 1991년 국회에 상정되자 분신했다. 그는 특별법이 제주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주민들을 소외시킨다고 봤다. 끝내 특별법은 국회를 통과했고 이후 33년간 제주도는 개발에 개발을 거듭했으며, 현재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그 상징 중 하나가 제주 제2공항이다. 계속된 개발로 관광객이 늘자 누군가는 제주도에 공항을 하나 더 지어야 한다고 했고, 10년의 찬반 논란 끝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을 고시했다. 제주의 두 번째 공항 건설은 이제 기정사실이 됐다. 제주 제2공항을 바라보는 제주도민들의 시선은 복잡하다. 제주도 밖의 뭍 사람들이 제주공항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고 막연히 공항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제주도민 절반은 제2공항을 통해 더 많은 관광객이 들어올 때 숙박·렌터카 업체는 물론 도내 건설업 등에도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주목한다. 나머지 절반은 또 다른 공항 건설로 인해 관광객이 더 늘어나면 지하수가 줄고, 이미 포화 상태인 하수·쓰레기 처리가 전보다 곤란해질 것을 우려한다. ‘제주도를 하와이로 보느냐, 삶의 터전으로 보느냐’ 양용찬은 여전히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시민단체 제주참여환경연대는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을 고시하자, 공항 부지로 편입된 2840필지가 그간 누구의 손을 거쳐 누구의 소유가 됐는지를 토지대장 등을 통해 일일이 조사했다. ‘보라! 제주땅의 실상을’이라고 이름 붙은 이 보고서가 드러낸 것은 세 가지다. ‘땅 소유자의 60% 이상이 외지인이었다’는 점, ‘제2공항 부지 선정이 발표되기 직전 부동산 거래량이 폭증했고, 그중 상당수는 기획부동산 업체들의 투기성 거래’였다는 점, 끝으로 ‘부지 선정 이전에 사전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이다. 이 단체의 2명뿐인 상근자로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한 홍영철 공동대표, 박유라 사무국장을 지난 11월 11일 제주시 이도2동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실에서 만났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제주 제2공항 부지를 둘러싼 투기가 실제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이 개발 사업의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큰지, 사업 계획을 재검토할 필요성은 없는지를 물었다. 부지 발표 전 거래량 폭증 제주참여환경연대 홍영철 공동대표(왼쪽)와 박유라 사무국장이 지난 11월 11일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실에서 제주 제2공항 부지 토지 소유 실태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박유라 사무국장은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두 달간 조사에 매진했다. 그는 일을 계속하는 동기에 대해 “분노다. 행정이 주민들을 현란한 말로 기만하는 것을 보면 분노가 치민다. 분노가 힘이다”라고 했다. 이효상 기자 -수천 필지를 조사하는 것이라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을 텐데 어떻게 조사하게 됐나.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이하 홍 대표) “제주 제2공항 부지에 대한 투기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남아 있었다. 제주 제2공항 부지 선정 결과가 발표된 건 2015년 11월 10일인데, 며칠 뒤 도의회에서 법무사 출신의 한 도의원이 ‘제주도민만 몰랐지, 이미 정보 유출이 다 됐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했다. 2021년에는 제주 지역 언론에서 국토교통부 직원이 제2공항 부지 사전 정보로 친인척에게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보이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보도되기도 했다. 우리 단체도 참여하는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에서 해당 직원을 경찰에 고발도 했는데 고발인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토부가 지난 9월 6일 제2공항 관련 고시를 하면서 필지가 공개됐는데, 나온 김에 다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여다보자, 해서 조사를 하게 됐다.” 조사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제2공항 부지는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난산리·수산리·신산리·온평리 일대 2840필지인데, 부지 선정 결과가 발표된 2015년 11월 이전에 토지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예컨대 2010~2014년 5년간 이 일대 땅의 토지 거래 건수는 평균 132.4건이었다. 그런데 2015년에는 439건으로 3배 이상 거래됐다. 특히 부지로 선정된 2015년 11월에는 한 달 동안 2014년 전체의 거래 건수(154건)보다 많은 172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부지 선정 직후 이 일대 땅이 지가 상승을 막기 위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토지 거래가 제한된 점을 고려하면 부지 발표 직전 비정상적으로 거래가 폭발했다는 얘기가 된다. 개별 필지의 소유권 변동 현황을 보면 2015년 무렵 소수의 부동산개발업체, 농업회사법인들이 여러 필지를 사들여 지번을 쪼갠 후 부지 발표 전 매각한 흔적이 나타난다. 이른바 ‘기획부동산’의 유입이다. 2015년 1월 만들어진 울산의 한 부동산 회사는 그해 3월부터 이 일대 땅 14필지를 사들여 23필지로 쪼갠 후 대부분의 필지를 같은 해 8월 이전에 매각했다. 이 일대 땅 91필지를 거래한 A개발업체는 2015년 11월까지 필지를 모두 매각하고는 그해 12월 법인을 해산했다. 부지 발표 전 매입과 필지 분할, 매각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부지 발표 직후 해산하는 기획부동산의 전형이다. 땅을 사들인 건 외지인들이었다. 이 일대 토지 소유자 2108명 중 60.2%(1270명)는 제주도 밖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고, 제주도 거주자는 39.8%(838명)에 그쳤다. 한때 A업체에서 부회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주간경향에 “이런 업체들은 순간에 했다가 없어지는 거다. 그렇다고 무슨 책임이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투기와 투자는 법적으로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다. 부지 정보가 사전 유출된 정황이 없는 한 그렇다. -부지 정보가 사전 유출됐다고 보나. 홍 대표 “부지 선정 전 매매 건수가 늘어난 걸 보면 다른 해석이 불가능하다. 제주 부동산에 2013년부터 중국 자본이 들어오기 시작해서 2015년까지 제주 전역에서 부동산 거래가 늘고 부동산 가격이 오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지역은 2013년부터 거래량이 쭉 올라가는 흐름을 보이지 않다가 2015년, 특히 그해 11월에 갑자기 늘었다. 이 지역은 애초에 중국 자본이 들어올 만한 곳이 아니었다. 해안지역이 아닌 중산간 지역 농지였고, 소규모 필지가 많아 대규모로 개발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정보를 가지고 거래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면 다른 이유를 찾기 힘들다.” 사전 유출 의혹은 진즉 제기됐다. 제주 지역방송 JIBS가 2021년 보도한 내용을 보면 국토부 직원은 친인척에게 ‘막내야, ○○리 공항 신도시 자리야. 혼자만 조용히 투자하길 바란다. 이거 들키면 오빠 잘린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이렇다 할 후속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서도 사전 유출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더러 발견됐다. 국토부 산하 한국공항공사의 전 직원 B씨는 2015년 3월 제2공항 부지로 편입되는 땅 2필지를 경매로 매입했다. 해당 필지는 길이 연결되지 않은 맹지였다. B씨는 “농사를 지으려고 샀다. 맹지지만 차가 들어갈 수 있게끔 돼 있다. 공사 직원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았고, 들은 이야기도 없고 현재도 연락 안 한다”고 했다. 국토부는 2021년 사전 유출 의혹이 제기되자 “제2공항 관련 입지 정보 사전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2015년 11월 원희룡 당시 제주지사가 “(부지 일대의) 토지 보유 동기를 정확히 따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후속 대책은 없었나. 홍 대표 “그 이후 대책들이 나오긴 했는데, 시늉만 했다고 본다. 일례로 2016년 2월에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한 토지 분할 업무처리 지침이 나왔는데, 이전에 분할된 땅은 예외로 규정했다. 제2공항 부지는 분할이 다 끝났는데 건드리지 않고 넘어갔다.” 투기 흔적 모르쇠, 사업 강행 -왜 바로잡지 않을까. 홍 대표 “국책사업에서 투기는 불공정일 뿐 아니라 국가나 국민을 가장 힘들게 하는 문제다. 투기가 있는지 확인해서 투기가 발견되면 사업 자체가 오염됐으니 중단하고 재검토해야 한다. 그런데 사업 자체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면 권력을 쥔 사람들이 막아버린다. 정치인들은 대규모 사업이 업적이 된다. 행정은 거래가 늘고 땅값이 오르면 양도세·취득세 등 세수가 는다.” -외지인들에게 팔린 땅들은 현재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홍 대표 “한 번 돌아봤다.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다. 어떤 데는 감귤나무 죽은 것을 심어놨다. 나무를 심어서 보상을 극대화하려는 거다. 또 다른 특징은 밭 면적을 늘리는 것이다. 튜물러스라고 해서 용암이 쌓인 돌무더기 지형이 있는데, 이걸 긁어냈다. 긁어내 봐야 아래도 돌이라서 식물을 재배할 수가 없는데 경작 면적을 늘리려는 것이다.” -투기 단절을 위해 사업 자체를 재검토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나. 홍 대표 “쉽지 않아 보인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후보 시절에는 갈등이 큰 제2공항 사업을 주민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현재는 차라리 주민투표를 하자는 도민들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토부 장관에게 주민투표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서로 신공항을 유치하려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제주도는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합의로 2021년 2월 진행된 두 차례의 공론형 여론조사는 두 건 모두 반대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단 공항이 들어서는 성산읍에서는 찬성 의견이 높게 나타났고, 이를 근거로 원희룡 당시 지사는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2021년 7월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하면서 사실상 사업에 제동이 걸렸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제2공항을 다시 공약하고 원희룡 지사가 국토부 장관이 되면서 사업은 부활했다. 절차상 국토부 고시 이후에는 사업을 재검토할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 오영훈 지사는 앞으로 진행될 환경영향평가의 심의 권한이 제주도에 있다는 점에서 “제주도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제주도는 지난 9월 24일 국토교통부에 제2공항 건설사업에 제주지역 업체를 참여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미 제2공항 건설을 기정사실로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제2공항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적잖게 나타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홍 대표 “처음에 부지 발표가 됐을 때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찬성한다는 응답이 70%까지 나왔다. 그런데 2016년부터 제주도의 하수처리장 대부분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제주도는 지하수 의존도가 몹시 높은데 2017년부터는 지하수 고갈 신호가 나타났다. 그 무렵에 전 세계적으로도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대두됐다. 이런 걸 고려한 계획이어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또 초기 예측과 달리 현재는 2055년 제주도의 공항 이용객 수요가 연간 3970만명으로 줄었다. 현재 제주공항이 연간 3300만명을 감당할 수 있다. 연간 600만명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제주공항보다 1.5배나 큰 공항을 하나 더 지을 필요가 있느냐.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번 조사 결과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박유라 사무국장 “땅은 지문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개발이나 이권의 흐름을 보여준다. 이번 보고서로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봤는지가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홍 대표 “땅은 주권과 같다. 하와이 원주민들이 좋아서 원주민이 된 게 아니듯이, 땅 뺏기고 나면 주인이 아니라 거기 얹혀 사는 존재가 된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저지를 위해 결성된 범도민회(제주도개발특별법반대를위한 범도민회)의 후신이다. 범도민회는 특별법 통과 이후에 급속히 외지인들이 제주땅을 사들이고 있음을 1993년 제주지역 전수 조사를 통해 보여줬다. 그때 땅을 잃어버렸다면, 지금 제주도민들은 제주도의 미래라든지, 삶의 터전에 대한 결정력을 잃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특집
- [박성진의 국방 B컷](3)공항 런웨이에 펼쳐지는 ‘무력시위 패션쇼’(2024. 03. 15 17:05)
- 2024. 03. 15 17:05 정치
- 공군의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코끼리 걸음)’가 2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한미연합훈련인 ‘2024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습의 하나로 실시됐다. 지난 3월 7일 수원기지에서 열린 이번 훈련에는 퇴역을 앞둔 F-4E 팬텀 8대를 선두로 F-15K, KF-16, F-16, FA-50, F-5, F-35A 등 전투기 33대가 나섰다. 공군이 보유한 전 기종의 전투기가 처음으로 모두 참가했다. 이전까지는 단일 비행단 전력으로만 이 훈련을 해왔다. 공군은 압도적 공군력을 과시하는 훈련이라고 밝혔다. 공군 전투기들이 지난 3월 7일 수원기지에서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한미연합군이 함께하는 자유의 방패 연습 중 하나로 시행됐다. 공군 제공 ■‘코끼리 걸음’의 시그널 원래 엘리펀트 워크는 전투기나 폭격기 등 군용기 수십 대가 미사일 등 무기를 최대한 장착하고 신속하게 출격하기 위해 하는 훈련이다. 이 훈련을 할 때면 군용기들은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를 한다. 전투기나 폭격기들이 유도로를 따라 활주로로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코끼리 떼가 한꺼번에 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사실 먹이나 물을 찾기 위해 지축을 울리는 굉음을 울리며 이동하는 아프리카 코끼리 떼의 모습은 상당히 공포스럽다. 엘리펀트 워크는 본래 미 공군(USAF)이 쓰는 용어였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수백 대 이상의 폭격기와 전투기가 빨리 이륙한 후 공중에서도 동일한 대형을 유지하게 하려고 고안했다. 이 훈련을 하는 나라는 미국과 우방국인 한국 등 일부 국가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원래 하지 않았는데 중국이 미국에 맞서 유사한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엘리펀트 워크는 런웨이(runway·활주로)에서 펼쳐지는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 패션쇼에서 모델이 걷는 무대도 ‘런웨이’다. 현대에 와서 엘리펀트 워크는 신속 출격보다는 적국에 압도적인 군사력과 응징능력 과시로 경고를 보내기 위해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 공군도 북한의 도발 행위가 있으면 중무장한 전폭기들의 엘리펀트 워크 장면을 공개하고 있는데 가벼운 무장으로만 할 때도 있다. 공군의 이번 엘리펀트 워크는 지난 55년간 대한민국 영공을 수호하고 퇴장하는 팬텀에 바치는 전투기들의 헌정 행사였다. 실제 공군이 유사시 신속 출격을 목적으로 하는 주요 훈련은 ‘전시 최대무장 장착훈련’이다. 한국 공군의 공중종합훈련인 ‘소링 이글(Soaring Eagle)’에서는 빠질 수 없는 필수훈련이다. 미 공군은 주로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미군의 공중전력 우위를 과시하면서 경고를 보내는 방법으로 엘리펀트 워크 장면을 공개해왔다. 한국 공군과 미 공군의 엘리펀트 워크 훈련은 중국과 북한 등을 겨냥해 늘어나는 추세다. 군사적 긴장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엘리펀트 워크’는 그 자체로 군사적 행위를 넘어 한·미관계를 보여주는 정치·외교적 시그널이기도 하다. 한국과 미국 공군은 2012년에 처음으로 군산 미 공군기지에서 KF-16, F-16 전투기 60여 대가 참가하는 연합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했다. 이전까지 미 공군은 단독으로 이 훈련을 해왔다. 한·미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나 핵실험 등에 맞대응해 연합 엘리펀트 훈련을 수시로 해왔다. 그러나 한·미가 항상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은 이 훈련을 같이하자는 한국군의 요청을 몇 차례 거부하기도 했다. 북한이 2022년 3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한국군은 미군과 함께 엘리펀트 워크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응하지 않아 한국군 단독으로 F-35A 28대를 동원해 맞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미군이 동참하지 않은 ‘홀로 코끼리 걸음’은 북한에 공개적으로 보낸 강력한 군사적 경고메시지의 효과를 크게 반감시켰다. 이는 당시 북한이 협상에 복귀하기를 바라는 미국 측이 군사적 대응을 자제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여기에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미국 측의 불만이 섞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북한이 2022년 5월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을 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 공군의 참여 없이 한국 공군만 엘리펀트 워크를 실시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엘리펀트’ vs ‘드래곤’ 미국은 2022년 7월 해병대 F/A-18 호넷 5대, F-35B 라이트닝 II 8대, KC-130J 슈퍼 헤라클레스, 미 공군 F-22 랩터 10대, F-35A 라이트닝 II 10대 등 군용기 수십 대가 일본 이와쿠니(岩國) 공군기지 활주로에 도열한 엘리펀트 워크 무력시위 장면을 공개했다. 미 국방부는 이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원하기 위한 높은 수준의 준비성과 연합 역량을 과시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겨냥한 무력시위였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미국은 이전에도 중국의 해상 군사훈련이 일본 오키나와나 타이완 인근에서 이뤄지면 경고 차원의 엘리펀트 워크를 수시로 해왔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맞대응 차원의 무력시위를 했다. 중국은 미군의 엘리펀트 워크에 맞서 인민해방군 공군의 위챗 계정인 공군재선을 통해 ‘잠룡만보(潛龍慢步·승천을 준비하는 용의 걸음)’라는 제목으로 4.5세대 전투기의 지상 활주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별칭이 잠룡(潛龍)인 4.5세대 젠(殲)-15 전투기 9대가 비행장 활주로에서 지상 활주 훈련을 하는 모습이었다. 공군재선은 “오늘의 영상은 내일의 역사”라면서 미국을 겨냥했다. 중국은 스텔스기인 젠-20을 비롯해 젠-16, 젠-10, 젠-11, 수호이-35, 수호이-30, 수호이-27 등 다양한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어 질과 수량 면에서 일본을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군은 일본과도 수시로 이 훈련을 하고 있다. 주로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실시하는 미·일 연합 엘리펀트 워크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7월에는 괌 기지에서 프랑스 공군과 함께한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 7공군은 지난해 5월 오산 공군기지에서 실시한 훈련을 ‘매머드(mammoth) 워크’로 명명했다. 미 7공군 예하 제51전투비행단과 제8전투비행단 등 여러 부대가 참여한 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차원이었다. 당시 훈련에는 F-16을 비롯해 ‘탱크 킬러’ A-10 선더볼트 II 공격기, 고공정찰기 U-2S, 수송기 C-12 휴런 등이 참여했다. 미 해군은 항공 촬영 카메라로 동시에 포착한 2~3개 항모전단의 모습을 종종 공개한다. 이는 ‘포토 EX(Photo Exercise)’의 하나로 일종의 무력시위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군사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엘리펀트 워크와 ‘포토 EX’는 단순한 훈련을 넘어서 자국민에게는 신뢰를, 상대에게는 두려움을 심어주기 위한 공보작전 성격을 지닌다.
- 박성진의 국방 B컷
- “무분별한 공항 건설 사회적 탄소비용 따져야”(2023. 09. 08 11:24)
- 2023. 09. 08 11:24 경제
- ㆍ탄소중립녹색성장위 활동하는 김승완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 김승완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9월 4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넥스트그룹 사무실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 성동훈 기자 신공항 사업을 곳곳에서 추진하고 있다. 새만금공항은 올해 예산이 90% 가까이 깎여 향후 계획이 불투명해졌지만, 이보다 18배 가까운 사업비(14조2637억원)가 투입되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이나 제주 제2공항(6조7700억원)을 비롯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울릉공항, 백령공항, 흑산공항 등이 대기 중이다. 여기에 경기국제공항이 추가될 기세다. 현재 운영 중인 15개 공항 중 10개 안팎이 매년 적자를 내는데 신공항 건설로 또 다른 적자 공항이 생길 수 있다. 무분별한 공항 건설은 전 지구적 과제가 된 탄소 배출 감소에도 역행한다. 공항만이 아니라 간척사업, 댐과 보, 도로 건설, 산업단지 개발 등 모든 토목사업은 탄소 배출을 피할 수 없다. 이산화탄소 1t 배출이 초래하는 모든 사회적 피해의 현재가치를 뜻하는 사회적 탄소비용(Social Cost of Carbon·SCC)을 고려해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한다면, 탄소 배출이 많은 공공투자의 경제성은 낮아지고,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사업의 경제성은 올라가게 된다. 자연히 공공투자 사업의 탈탄소를 꾀할 수 있다. 김승완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지난 9월 4일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점이다. 전력경제, 전력시장 전문가인 김 교수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에너지·산업 전환 분과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정책 연구를 벌이고 있다. 에너지·기후정책 싱크탱크인 넥스트그룹의 대표이기도 하다. 서울 강남구 넥스트그룹 사무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예비타당성(예타) 평가에서 SCC를 고려하고 있지만, 그 수준이 낮아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탄소비용의 의미는. “공공에서 정책을 분석하거나 인프라 투자를 결정할 때 그 프로젝트로 인한 탄소 배출의 사회적 비용을 정량화한 수치입니다. 사회적 탄소비용은 결국 의사결정의 판단 기준 하나를 제시한다는 뜻입니다. 미래세대가 경험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외부비용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라는 의미죠. 국가가 하는 거의 모든 일에 연결되는 중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SCC가 실제 경제성 평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 “SCC 수치는 사실 개념상으론 당락을 좌우할 만한, 그러니까 편익·비용 수치상으로 매우 큰 영향력을 차지합니다. 대기오염 물질이 섞여 있긴 하지만 전력 인프라 설비의 경우 전체 편익 중 20% 정도가 환경 편익으로 식별됩니다. 현재 우린 1t당 4만6000원 정도의 사회적 탄소비용을 반영하는데, 지금 1t당 7700원 수준인 배출권 가격보다는 훨씬 높죠. 하지만 유럽은 100유로에 이르고, 미국의 경우 바이든 정부가 발의한 청정에너지법에 1t당 55달러로 들어가 있습니다. 대략 우리 돈으로 7만~8만원인데 이 수치를 반영하면 거의 웬만한 (저탄소) 혁신 기술 투자는 다 이것 때문에 편익과 비용(B/C) 분석에서 1을 넘습니다. 반대로 공항 건설이나 무분별한 고속도로 건설은 B/C가 많이 떨어지게 되죠. 그런 인프라가 들어오면 차와 비행기가 더 많이 다니게 되고, 거기서 나오는 탄소비용이 어마어마하니까요. 사회적 탄소비용이 좀더 정교화되고,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 애초에 기본계획에 들어가기 전에 사업자들이 이걸 잘 고려해 사업을 할지 말지 판단하게 되고,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탄소비용을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 합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기재부의 예타 조사 용역, 공공기관·공기업의 사전 예타 프로젝트를 수행하곤 하는데, 어느 순간 보니 당연하다는 듯 몇 년 전 산출한 SCC 수치를 그대로 쓰고 있더라고요. 적정한 SCC 수준에 대한 전문가집단의 합의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미국의 경우 기후변화 전문가로 구성된 범부처 워킹그룹(IWG)에서 사회적 탄소비용을 측정해 예타에 활용하는데 우린 아직 그런 논의 수준까진 가지 못했죠. 일단 정부, 학계, 민간기관 등 다양한 연구그룹이 각자 연구를 해서 값을 내놓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범위가 클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는 수렴한다고 보거든요. 그렇게 논의를 시작해 범위를 좁힌 후 권위 있는 기관이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할 듯합니다. 지금처럼 알음알음 쓰는 값이 아니라 훨씬 탄탄한 근거를 갖추고 공식화된 값이겠죠.” -사회적 할인율도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미래 발생할 편익의 현재가치로, 사회적 할인율이 5%라면 1년 후 실질소득 100만원은 현시점에서 95만2381원이다. 사회적 할인율이 높을수록 미래세대의 편익과 행복에 높은 가치를 매기지 않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게 된다.) “지금 우리는 경제성 평가에서 사회적 할인율 4.5%를 적용합니다. 높거나 낮다는 판단보다는 최근 바뀐 상황을 고려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때와 비교해 누적 배출량이 크게 늘었고, 금리 등의 거시환경도 많이 바뀌었으니 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에선 사회적 할인율이 5%, 3%, 1.5% 등일 때의 사회적 탄소비용을 구한 후 그중 적절한 값을 정무적으로 고르는 방식을 주로 씁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외부비용을 수치화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죠.” -공공투자의 경제성 평가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면. “아쉬운 점은 환경 편익을 고려한 타당성 조사 결과가 실제 의사결정에 크게 반영되지 않는 거죠. 지금은 전력수급 기본계획, 가스수급 기본계획, 국토종합계획, 항만 기본계획 등 각 부처가 SOC 사업의 기본계획을 세우고 그 후에 사전 예타, 본 예타를 거칩니다. 그리고 그 편익과 비용(B/C)을 분석한 결과가 1이 안 돼도 지금까지 끌고 온 과정이나 정책적 필요라는 명분을 업고 통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이 거꾸로 된 것이죠. 해외 사례를 보면 기본계획과 경제성 평가가 하나의 과정으로 통합돼 있습니다. 기본계획이 나오면 이미 B/C가 괜찮은 프로젝트들만 들어가 있는 거죠. 지난한 논의를 거쳐 기본계획을 수립하긴 하지만 한번 발표되면 그냥 쭉 가는 거죠. 우리도 기본계획을 세우고, 예타를 해서 다시 평가할 게 아니라 통합하고 효율화해 종합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국제 탄소가격이 2030년 수준이면 1t당 100달러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급격한 상승에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탄소가격 상승은 비용 증가라는 리스크죠. 리스크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리스크를 실현해 털어내는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탄소가격을 정한 후 투자 결정을 하면 실제 올랐을 때 타격이 크지 않죠. 선제적으로 한 수 높은 가격을 가정하고 움직이는 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훨씬 낫다고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SK이노베이션 등 일부 기업의 기민한 움직임은 굉장히 현명한 전략입니다. 공공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프라 사업은 운영기간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사회적 탄소비용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공항이나 도로를 한번 지으면 50년 이상 쓰죠. 전력설비도 보통 30년 잡지만 실제로는 40~50년을 씁니다. 한번 결정하면 2050년을 훌쩍 넘기는 의사결정이라 탄소비용을 감안해 준비해야 하죠.” -발전소나 송·변전 시설에 대한 주민 반대도 비용에 반영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정성적 요소로만 평가하죠. 그런데 제가 최근 어떤 인프라 사업이 지역 수용성 문제로 연기될 때의 전체 비용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연구한 적이 있는데 이런 비용으로 간접적인 정량화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수용성이 굉장히 낮아 아예 그 구간에 송전선로 건설을 못 한다면 사실 그 비용은 무한대인 거죠. 그럼 B/C는 0이 됩니다. 그런 식으로 의사결정에 고려할 수 있다고 봅니다.” -넥스트그룹을 창립한 계기는. “2016년 영국에 처음 가 박사과정 파견연구를 하고 이어서 같은 곳에서 박사후과정을 했는데 유럽이 40도를 넘는 폭염으로 고생할 때였어요. 영국도 에어컨이 없는 집이 많아 많은 사람이 온열질환으로 죽거나 아팠습니다. 그 과정을 겪으면서 기후부정론자는 사라졌죠. 전력시장은 기후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음에도 한국에서 전력을 공부할 땐 아무도 기후변화를 심각하게 고려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영국은 너무나 당연하게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하고, 국가감축목표를 세우고, 모든 사회 분야에서 탈탄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해 있는 거예요. 다만 기후변화 대응 속도에서 정당과 전문가별로 차이가 있고, 시장의 원리를 활용할지, 국가가 주도해 계획할지 방법론의 측면에서 의견이 조금씩 다를 뿐이었죠. 한국에 와서 뜻이 있는 전문가와 연대해 기후변화 융합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죠. 모인 동료들의 배경이 주로 공학·경제학이라 우리가 잘 하는 걸 하자, 계산으로 확실한 근거를 마련해 시민사회와 정부의 건강한 의사결정을 돕자는 취지에서 출범했습니다.” -넥스트그룹의 향후 연구·활동 계획은. “빠르게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기후변화의 적응 비용을 낮춘다는 가설을 증명하는 연구입니다. 기후변화는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자본을 기후적응에 투자해야 한다는 일부의 이야기들을 반박하기 위함입니다. 1단계로 기후변화의 물리적 위험을 제대로 산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프라가 받게 될 피해를 정량화하는 것이죠. 이게 모여야 SCC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죠. 전력망이 포화된 상황에서 송전망을 짓지 않고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해 송전망이 여유로울 때 송전하는 방식이나 송전선로 건설이 불가능한 구간에서 전력을 수소로 바꿔 파이프라인이나 튜브 트레일러로 보내는, 다양한 에너지원의 통합 모델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일로 4년차가 됐는데 조직 규모로 4배, 예산 규모로 10배 성장했습니다. 우린 특정 기업과 용역 계약을 맺지 않고, 기후변화 연구를 지원하는 해외 재단의 후원금을 받아 운영 중입니다. 목표는 브루킹스연구소, 세계자원연구소, 로키마운틴연구소처럼 되는 거죠. 해외에선 독지가의 기부를 받아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곳이 많은데, 르네상스 시대 유럽의 부자들이 예술가를 후원한 것과 비슷합니다. 우리나라에도 기후변화 연구를 후원하는 독지가가 많아지면 좋겠어요.”
- 표지 이야기
- 새만금공항 지으면 ‘최후의 보루’ 수라갯벌은?(2023. 08. 18 10:48)
- 2023. 08. 18 10:48 경제
- ㆍ환경영향평가 중에 공항 건설업체 입찰 이미 시작 ㆍ끝없이 바뀐 땅 용도 “토건자본만 배 불린 30여 년” 다큐멘터리 의 한 장면 / 황윤 감독 제공 “군산~부안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의 방조제(33.9㎞)를 축조해 간척토지(291㎢)와 호소(118㎢)를 조성, 방조제 외부 고군산군도 3.3㎢와 신항만 4.9㎢ 등을 개발해 경제와 사업, 관광을 아우르면서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글로벌 명품 새만금’을 건설하는 국책사업입니다.”(새만금개발청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새만금사업개요) 1987년 대선 당시 노태우 후보의 ‘새만금 공약’, 1991년 11월 방조제 공사 시작, 2006년 4월 물막이 공사 완료. 물을 막고 매립이 이뤄지면서 ‘단군 이래 최대 간척산업’은 끝난 듯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공사가 시작된 지 30년이 넘은 지금도 전체 간척 예정지의 47.1%(137㎢·2022년 기준)만 매립을 완료했다. 매년 7000억원 정도의 돈을 매립에 쏟아붓고 있지만 언제 끝날 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농지 확보를 이유로 시작했지만, 간척의 명분은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2000년대 초부터 쌀이 남아돌면서 농지 비율은 1989년 새만금종합개발사업 기본계획 당시 100%에서 2008년 내부토지개발 기본구상에 따라 30%로 줄었다. 대신 복합개발지역이 70%로 늘었고, 잼버리 개최지인 해창갯벌은 관광레저 용지로 지정됐다. 하지만 땅의 용도가 무엇이든 대부분 쓰임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아주 새롭고 놀라운 모습’ ‘세계를 선도하는 그린에너지와 신산업 허브’ ‘모두가 살고 싶은 명품 수변도시’…. 사업의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사여구만 늘어났다. 마지막 갯벌 수라, 공항 건설로 매립될 위기 경제적 낙후와 정치적 소외로 박탈감을 느끼고 있던 도민에게 새만금은 밝은 미래로 보였다. 지역소멸의 위기감, 소외감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새만금에 매달리게 했다. 정치인들은 그 열망을 자극해 선거에서 표를 얻으려 했다. 간척사업을 맡은 건설사와 농어촌공사에게는 안정적인 ‘돈벌이 수단’이 될 터였다. 이들의 욕망에 힘입어 동력을 얻은 새만금 계획은 그러나 출발부터 졸속이었다. 새만금에 남은 마지막 갯벌인 수라를 다룬 다큐멘터리 <수라>(황윤 감독)에는 새만금 사업 환경영향평가가 법정보호종의 종류와 개체수를 대거 누락하면서 부실했던 것으로 나온다. 보호 가치를 낮출수록 개발의 정당성을 얻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경제 효과나 인구 유입은 장밋빛 전망뿐 아무런 실체가 없다. 김지은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거짓으로 시작한 사업을 30년 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방조제로 ‘호수’가 된 곳은 숨쉬기 힘들 정도의 악취를 내는 썩은 물로 변했다. 2021년부터 하루 두 번 배수갑문을 열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뚜렷하다. 매립된 땅은 대부분 황무지로 남아 있다. 바람이 불면 미세먼지를 일으켜 비염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늘었다. 조개를 캐 많게는 하루 20만원씩 벌던 어민들은 바다를 잃은 후 한 달 30만원 정도 버는 공공근로로 연명하고 있다. 1년에 1조원 가까이 어업과 연관 산업으로 벌어들이던 돈이 사라지면서 군산의 경제는 쇠락했다. 황윤 감독은 새만금 사업을 지금이라도 중단하고, 가능하다면 역간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장 매립 위기에 놓인 수라갯벌을 구하는 일이 급선무다. 새만금국제공항의 부지가 수라갯벌이다. 정부는 미군이 활용하는 군산공항과 걸어서 5분 거리에 9359억원을 들여 2.5㎞ 거리의 활주로 하나를 갖춘 새만금국제공항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2029년부터 운영된다. 2019년 실시된 새만금국제공항 비용 편익분석(B/C)은 0.479로 사업 추진 요건(1.0)에 크게 미달했지만 ‘국가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다. 수라갯벌 인근 흙빛 바닥에서 주먹보다 작은 쇠제비갈매기 유조가 어미를 기다리고 있다. / 황윤 감독 제공 지금도 전국 15개 공항 중 10곳이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추가로 공항을 짓는 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탄소중립을 위해 단거리 비행 노선을 금지하고, 신규 공항 계획도 철회하는 세계적 흐름과도 역행한다. 탄소흡수원으로서의 갯벌 가치가 조명받으면서 독일과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가 갯벌 복원에 나섰다. 한국도 지난 5월 블루카본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해양생물과 갈대, 칠면초 등 염생식물, 그리고 이들 생명이 터전으로 삼는 갯벌 등 해양생태계를 탄소흡수원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오히려 역간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새만금의 마지막 갯벌인 수라는 공항 건설의 희생양이 될 처지에 놓였다.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데 지난 8월 14일 공항 건설업체를 선정하는 입찰이 시작됐다. 김지은 위원장은 “환경부가 부동의하거나 반려하면 사업을 철회하게 되는데 그런 협의도 안 끝난 상황에서 건설업체 입찰을 받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나중에 부동의로 계약이 철회되면 위약금으로 국고를 낭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의로 사업이 취소되면 사업자에게 설계 보상비를 주고 사업을 끝낼 것”이라면서 “실시설계안이 나와야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와 환경영향평가는 동시에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지은 위원장은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한다면, 갯벌 파괴 사업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새만금국제공항을 백지화하고, 해수유통을 확대해 지금이라도 새만금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갯벌을 복원한다면서 일부러 돈을 들여 염생식물을 심는데, 수라갯벌엔 이미 염생식물이 대규모로 자생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있는 생물 50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수라갯벌의 바로 위) 서천갯벌과 (새만금 바로 아래 위치한) 고창갯벌은 하나의 생태권역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자연유산 보전에도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 매립을 중단하고 해수유통을 확대하면 살릴 수 있는 게 훨씬 많아요. 갯벌 복원이 순천만 갯벌처럼 오히려 지역에 도움이 됩니다.” 해수 유통 확대하고 매립 중단해야 미군이 군산공항 서쪽으로 새 활주로를 오래전부터 요구했다는 점에서 결국 미군기지의 확장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2007년 당시 미 제8전투비행단장과 군산시장이 주고받은 공문에서 미군 측은 “장기적으로는 현재 군산기지에 한 개의 활주로가 추가 설치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바람으로는 활주로 동쪽으로는 현 군항공기 지역으로, 활주로 서쪽에 있는 새만금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에 추가 활주로와 국제공항이 포함됐으면 합니다”라고 밝혔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신공항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무관한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지화를 위한 예비 활주로라고 보고 있다. 현재의 군산공항 활주로(2.7㎞)보다 짧아 C급 항공기만 취항할 수 있고, 비행기를 댈 수 있는 주기장(駐機場)도 5개로 전남 무안국제공항(50개)에 비교하면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것이다. 관제탑을 비롯한 공항시설을 미군이 관리할 수도 있다. 국제선 노선 취항도 미군과 국토부가 협의해 정하게 된다.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공동단장(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정부는 신공항을 미군 공항 기능을 증설하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면서 “핵심 노선인 중국 노선이 미군 반대로 취항이 안 되는 상황에서 신공항에서 중국 노선이 취항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군산공항을 빌려쓰는 상황에서 민항기를 새만금공항으로 옮기려는 것이고, 미군 항공기가 신공항 활주로에 뜨고 내릴 일은 전시(戰時) 외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제탑을 비롯한 시설은 미군기지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충분한 협의를 할 계획”이라면서 “(중국 노선 취항 여부에 대해선) 국제선의 주요 목표 지역은 동북아·동남아로 중국도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지금 단계에선 국가 단위로 확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새만금 사업 구역 안의 수라갯벌과 해창갯벌의 위치 / 그래픽 김규연 디자이너 새만금국제공항은 산업단지, 카지노, 스마트수변도시 등 새만금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거나 추진하는 여러 개발 사업의 하나다. 공항 건설을 막았다고 해도 산업단지 용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갯벌을 매립할 수도 있다. 누군가 끊임없이 개발의 이유를 ‘발명’하고 매립과 준설로 이익을 얻는 구조를 없애지 않는 한 새만금 사업은 끝나지 않는다. 이제 새만금 사업으로 누가 이익을 얻는지 돌아봐야 한다. 오 단장은 “새만금이 정말 지역민을 위한 사업이었나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새만금 관리 정책을 자연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문을 상시개방하고, 장기적으로 방조제도 일부 터야 한다고 말했다. “새만금 내부를 친환경으로 살리고, 수변시설을 활용하게 하려면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양이 많아야 하는데 지금 수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작은 면적이라도 방조제를 트고 위에는 다리를 놓아 상시로 물이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이정현 전북환경연합 공동대표도 “현재 하루 두 번 한시적으로 이뤄지는 ‘해수 유통 물관리’를 공식 선언하고, 배수갑문 증설로 청소년들이 친수 활동을 할 정도로 수질을 개선해야 한다. 바닷물이 더 많이 들고 나면 갯벌 생태계가 회복되고 수산업도 살아난다”고 말했다.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2차전지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초의 RE100 산업단지로 만들겠다는 큰 그림도 이미 매립된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선택과 집중’의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윤 감독은 잼버리를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잼버리로 새만금이라는 간척사업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얼마나 어이없게 허점투성이이고, 비상식적으로 진행됐는지 온 국민이 알게 됐다. 잼버리 감사를 한다지만 새만금 사업 전체가 감사대상이 돼야 한다. 얼마나 많은 조개와 도요새가 죽었나. 자연을 파괴한 대학살의 현장에서 잼버리를 열었다. 환경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새만금은 재앙이었다. 군산주민과 도민에게 돌아온 건 없고 토건자본만 배 불리고, 정치인만 이익을 봤다. 여기서 우리가 돌아보지 않으면 전북뿐 아니라 한국의 미래도 없다.” 이제 길고 긴 새만금 사업을 어디에서 종지부를 찍을지 고민할 때다. 답을 내리기 어렵다면, 지금도 상영 중인 <수라>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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