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5,252 건 검색)
- 제9회 카길한림생명과학상, 서필준·한호재 교수 선정
- 2025. 02. 04 20:58인물
- ... 교수 | 한호재 교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카길애그리퓨리나 문화재단은 제9회 카길한림생명과학상 수상자로 서필준 서울대 화학부 교수와 한호재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 전재우 전 해수부 기조실장,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에
- 2025. 02. 03 20:48경제
- 해양수산부는 3일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제8대 원장에 전재우 전 해수부 기획조정실장(사진)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전 신임 원장은 1995년 공직에 입문(행정고시 38회)해 해수부 해운물류국장, 수산정책관,...
- [전문가의 세계 - 이종필의 과학자의 발상법]원하는 답 정해놓고 논리 꿰맞춰…정치적 극단주의자들의 ‘성전’
- 2025. 02. 03 20:43과학·환경
- ... 거치면서 우리 우주에는 우리의 은하수 은하 말고도 다른 은하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최근의 과학자들은 우리의 우주 자체가 수많은 우주를 품고 있는 다중우주 속의 하나일 뿐이라는 주장을 진지하게...
- 전문가의 세계 - 이종필의 과학자의 발상법
- 우주 쓰레기 탓 복장 터지는 과학계…“유엔 나서라”
- 2025. 02. 02 09:00과학·환경
- ... 제공 지구 궤도에서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우주 쓰레기’ 문제를 유엔이 앞장서 해결해야 한다는 세계 과학자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미래에는 지구 궤도에서 ‘우주...
스포츠경향(총 614 건 검색)
- 감독들도 마찬가지…‘탈트넘’은 과학입니다
- 2025. 02. 05 04:50 축구
-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로이터연합뉴 토트넘(잉글랜드)의 2024~2025시즌은 실망스럽다. 토트넘은 지난 2일 영국 브렌트퍼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원정 브렌트퍼드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 1무6패, 리그 4연패에 빠지며 강등권 추락 위기에도 몰렸던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14위(승점 27점·8승3무13패)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고비를 넘겼다. 사실상 이번 시즌도 리그 상위권 도약의 꿈이 무산됐다. 토트넘은 ‘무관’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토트넘의 마지막 우승은 2007~2008시즌 카라바오(리그)컵에 멈춰 있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아스널, 첼시 등 빅클럽과 전력 차가 벌어진 토트넘의 선수 구성을 놓고도 구단을 향하는 비판이 적지 않다. 매시즌 감독의 리더십 문제도 지적된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화끈했던 공격축구는 지난 시즌 5위에 오르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두 번째 시즌에서는 한계를 맞고 있다. 토트넘을 떠난 기존 스타 사령탑들도 토트넘을 톱4 경쟁권으로 이끌지 못했다. 하지만 토트넘을 떠난 이후 맡은 팀에서는 다시 성공적인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모리뉴 쉬페르리그 2위 포르투, 첼시,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명문팀을 이끈 조제 모리뉴 감독은 토트넘 시절에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했다. 2019년 11월부터 토트넘을 이끌었던 모리뉴 감독은 2020~2021시즌 막판 경질됐다. 모리뉴 감독은 이후 AS로마(이탈리아)를 거쳐 현재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이끌고 있다. 현재 페네르바체(승점 51점)는 리그 2위로 선두 갈라타사라이(승점 57점)를 추격 중이다. 모리뉴 감독 다음으로 토트넘을 이끈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도 EPL에 복귀해 화제의 중심에 있다. 그는 토트넘에 2021년 6월 부임한 뒤 4개월만 팀을 이끌었다. 산투 감독은 리그 우승 1회와 유러피언컵 우승 2회 등을 거머쥔 1970년대 이후로 한동안 1부리그에도 올라오지 못했던 노팅엄 포리스트를 이끌면서 리버풀, 아스널과 3강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산투 EPL 3위 콘테 세리에A 1위 산투 감독에 이어 토트넘을 이끈 스타 사령탑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롱런하지 못했다. 콘테 감독은 2022~2023시즌 막판 상위권 경쟁에서 밀리고 컵대회에서 모두 탈락하면서 지휘봉을 내려놨다. 잠시 휴식기를 갖던 콘테 감독은 이번 시즌 나폴리(이탈리아)를 이끌면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경질 위기에 놓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그 상위권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토트넘을 리그컵에서는 준결승까지, FA컵에선 32강까지 올려둔 상태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도 16강에 진출했다.
- 한국스포츠과학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보건복지부 평가·인증 획득
- 2025. 01. 15 19:17 스포츠종합
- 송강영 원장(왼쪽)과 길세기 생명윤리위원장 |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하형주)은 지난 14일 한국스포츠과학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가 보건복지부 평가·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기관생명윤리위원회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연구 대상자 보호를 위해 연구의 윤리적·과학적 타당성을 자율적으로 심의하는 기구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기관 내 윤리적 연구 환경 조성 등 윤리적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위원회 구성 및 운영 실적 등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과학원은 총 38개 기관이 신청한 2024년 평가에서 서류·현장·종합평가를 거쳐 지난 2021년 평가·인증이 시행된 이후 연구기관으로서는 5번째 인증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송강영 원장은 “이번 인증 획득을 위해 힘써준 기관생명윤리위원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연구 대상자 보호와 국제 수준에 걸맞은 윤리적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관생명윤리위원회가 취득한 인증 유효기간은 2024년 11월 28일부터 2027년 11월 27일까지 3년이다.
- 한국스포츠과학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 보건복지부 평가·인증 획득
- 2025. 01. 14 14:46 스포츠종합
- 한국스포츠과학원 송강영 원장과 길세기 생명윤리위원장이 기관생명윤리위원회 보건복지부 인증 현판을 걸고 있다. 한국스포츠과학원 제공 한국스포츠과학원(원장 송강영)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가 보건복지부 평가·인증을 획득했다고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하형주)이 14일 밝혔다. 기관생명윤리위원회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연구 대상자 보호를 위해 연구의 윤리적·과학적 타당성을 자율적으로 심의하는 기구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기관 내 윤리적 연구 환경 조성 등 윤리적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위원회 구성 및 운영 실적 등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과학원은 총 38개 기관이 신청한 2024년 평가에서 서류·현장·종합평가를 거쳐 2021년 평가·인증이 시행된 이후 연구기관으로서는 5번째 인증을 획득했다. 송강영 원장은 “이번 인증 획득을 위해 힘써준 기관생명윤리위원회에 감사하다”며 “연구 대상자 보호와 국제 수준에 걸맞은 윤리적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인증 유효기간은 2024년 11월 28일부터 오는 2027년 11월 27일까지 3년이다.
- 다시 만난 세계…‘탈트넘’은 과학입니다
- 2025. 01. 09 03:30 축구
- 우승컵 품은 로얄, 주전 도약 힐, 완벽 부활 호이비에르 AC밀란 에메르송 로얄, 라리가 지로나로 임대 된 브리안 힐, 리그앙 마르세유에 입단한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왼쪽부터). 로이터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잉글랜드)을 떠나면 승승장구한다는 말이 또 한 번 입증됐다. 에메르송 로얄이 토트넘을 떠난 지 불과 5개월 만에 AC밀란에서 커리어 첫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화려한 비상을 알렸다. 이탈리아 슈퍼컵 우승 소식이 전해지자 축구팬들은 “탈토트넘은 과학”이라는 익숙한 반응을 보였다. 토트넘을 떠나 트로피를 거머쥔 선수들은 줄을 잇는다.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카일 워커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반복하며 트로피 컬렉터로 불린다. 키어런 트리피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라리가 우승을,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인터 밀란에서 세리에A 우승을 경험했다. 심지어 최악의 영입으로 불렸던 탕귀 은돔벨레마저 나폴리 임대 시절 세리에A 정상에 서는 기쁨을 누렸다. 지난 7일 열린 이탈리아 슈퍼컵 결승전에서 AC밀란이 인터 밀란을 3-2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토트넘에서 3년간 101경기를 뛰면서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던 에메르송은 AC밀란 이적 후 불과 23경기 만에 프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브리안 힐은 토트넘에서의 힘겨운 시간을 뒤로하고 라리가 지로나에서 새로운 도약을 이뤄냈다. 그는 지난 시즌 리그 11경기 출전에 단 202분의 출전 시간만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향 스페인으로 돌아간 뒤 훨훨 날았다. 발목 부상으로 인한 2경기를 제외하고 라리가 전 경기에 출전하며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3년 만에 스페인 대표팀에 다시 발탁돼 UEFA 네이션스리그 스위스전에서 데뷔골까지 기록했다. 토트넘을 떠난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적인 축구 스타일에 맞지 않았다. 높은 수비라인과 빠른 탈압박이 요구되는 전술에서 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되어 프랑스 리그앙 마르세유로 이적했다. 그러나 새로운 둥지에서 그는 완벽한 부활을 이뤄냈다. 리그컵을 포함한 공식전 16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리그앙 전반기 베스트11에도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손흥민(33)의 연장 계약 소식은 팬들에게 희망적인 신호탄이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은퇴할 때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구단이 ‘탈토트넘 효과’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떨쳐내고 진정한 강호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이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손에 달렸다.
주간경향(총 392 건 검색)
- [신간] 세상의 관점 바꾼 혁신적 과학책들(2025. 01. 15 06:00)
- 2025. 01. 15 06:00 문화/과학
- 책을 쓰는 과학자들 브라이언 클레그 지음·제효영 옮김·을유문화사·2만6000원 19세기 헝가리 의사 이그나즈 제멜바이스가 쓴 <산욕열의 원인, 이해·예방>(1861)은 많은 여성의 목숨을 살렸다. 당시 유럽은 여성 열 명 중 네 명이 출산하다 사망할 정도로 산모의 사망률이 높았다. 제멜바이스는 책을 통해 “(산모의 높은 사망률은) 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고 산모를 검진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소독제로 손을 씻으면 분만이 안전하게 끝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제멜바이스는 책 출간 당시 비판과 공격을 받아 정신적 문제에 시달리다 사망했다. 하지만 수십 년 뒤 책이 전해지고 그의 제안이 실행되면서 산모 사망률을 크게 낮췄다. 이렇듯 혁신적인 과학책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놓는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2500년에 걸쳐 인류에 큰 영향을 끼친 과학책들과 그 책을 쓴 과학자들을 조명한다. 저자는 “사람들은 책의 죽음을 단언하지만 과학책은 인류의 발전을 비추는 등대 역할을 오랫동안 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책을 한국어로 옮긴 제효영 번역가는 “과학 지식은 과학을 업으로 삼는 소수만의 전유물로 고여 있지 않고 세상으로 나와 더 많은 사람의 시선이 닿아야만 완성되고 계속 발전한다”고 말하며 독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 책에 담긴 책들도 독자와 호흡하며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각 시기 독자들이 어떤 과학을 원했는지, 과학자들이 이에 어떻게 부응했는지 비중 있게 다룬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도서들의 표지와 삽화, 역사적 자료 등 방대한 고화질 도판도 과학사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돕는다. 기후 상처 김현수 외 지음·클라우드나인·2만원 정신과 의사들이 기후변화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책은 폭염과 폭설, 산불 등이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우울 같은 심리적 문제를 일으키는 과정을 보여주며 새로운 정신적 병리를 추적한다. 의사들은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제시하며 정신건강과 생태환경 회복을 위한 협력과 연결이 왜 중요한지 역설한다. 초예측 트럼프 2.0 새로운 시대 유발 하라리 외 지음·이정미 옮김·한스미디어·2만원 트럼프 2.0의 핵심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다. 경제와 국제질서 등 각 분야의 세계 전문가들이 다가올 트럼프 시대를 분석해 생존에 필요한 해답을 모색한다. 이를 통해 한국이 어떤 기회를 포착해야 하는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대한민국 보수는 왜 매국 우파가 되었나? 이병권 지음·황소걸음·1만6800원 해방 이후 우익의 계보와 시대에 대한 통찰을 엮어 현대사를 재구성했다. 보수를 참칭하는 우익이 뉴라이트에 다다르는 모습과 실체를 파헤치며, 그들이 왜 매국 우파인지 밝혀낸다. 저자는 뉴라이트를 극복하는 것이 과거를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 신간
- [김우재의 플라이룸] (56) 계엄령 시대의 과학자(2024. 12. 13 15:00)
- 2024. 12. 13 15:00 정치
- 지난 12월 4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 계엄령을 규탄하는 대학생 단체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연합뉴스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 나는 이공계 대학원의 박사과정에 있었다. 전국이 들끓었고 이전까지 정치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던 과학기술인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시민으로서 당연한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고 있었다.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던 실험실 동료들이 하나둘 우리도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느냐며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한 재기발랄한 동료의 제안으로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모두가 지나다니는 계단 한복판에 ‘근조’라는 한자를 종이로 이어 붙여 크게 새겼다. 다음 날 아침 학교 게시판은 난리가 났고, 학교 당국은 바로 해당 글씨를 제거해버렸다. 학생은 정치에 관심을 두지 말고 학생의 본분을 다하라는 권유와 함께. 정치의 노예가 된 한국 과학기술 자연에 대한 보편적 이해를 추구하는 과학과 인류의 복지를 위한 기술발전을 추구하는 공학은 보편적 원리에 입각한다. 중력의 법칙은 국적과 성별을 초월해 보편적으로 작동하고, 스마트폰과 발전소 역시 국가를 초월해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할 뿐이다. 하지만 과학기술을 수행하는 과학기술인의 문화적 특유성은 국가별로 확연히 다르다. 벤저민 프랭클린처럼 과학자가 건국의 아버지이기도 한 미국에서 빌 게이츠나 일론 머스크 같은 엔지니어의 정치 참여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국가주의 이념 속에서 발전해온 동아시아 3국에서 과학기술인의 정치 참여는 낯선 일이다. 미국 과학자들은 공화당이 정권을 잡을 때마다 불안해한다. 연구개발비 삭감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 과학자들처럼 대규모 연구개발비 삭감에 대해 말문을 닫고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아주 오래전 아버지 부시(조지 H.W. 부시·미국 41대 대통령)와 아들 부시(조지 W. 부시·미국 43대 대통령)가 대통령이던 시절, 한국에 세미나를 오는 미국 과학자들 대부분이 슬라이드 마지막 장에 부시 부자의 연구개발비 삭감을 비판하는 그림과 문구를 보여주곤 했다. 캐나다에서 조교수 생활을 시작했을 때, 보수 정부에 의해 대폭 삭감된 연구개발 예산을 회복시키기 위해 캐나다 과학자들은 트위터를 이용해 여론을 만들어냈고, 정부를 상대로 협상을 시도해 국회와 정부의 움직임을 끌어냈다. 과학자의 목숨이 달린 연구개발비 삭감에 대해 개별 과학자들이 저항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당시 캐나다에서 열린 한인과학기술인대회에 참석했던 전 과학기술처 장관은 오지 않아도 될 캐나다까지 외유를 와서는 젊은 과학기술인에게 ‘정치에 관심 두지 말고 연구나 똑바로 하라’는 어이없는 꼰대질을 해댔다. 어쭙잖은 연설 후에 돌아가는 그에겐 큰 화가 나지 않았지만, 그 어이없는 연설에 아무런 저항조차 하지 못하는 현장의 과학기술계 리더들에겐 화가 났다. 언젠가 과학사 연구자 박성래 교수는 한국 과학기술인을 조선시대의 중인계급에 비유했다. 자신의 이익에만 충실하고 사회의 변화와 공익엔 관심이 없다는 의미에서 여전히 한국 과학기술인은 중인이라는 의미다. 윤석열의 과학기술예산 삭감과 과학계 중인계급 박성래의 중인계급론을 듣고, 처음엔 화가 났다. 과학기술인이 주체적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 시간이 없었던 한국적 상황에서 박성래의 지적이 지나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게 20년 전의 일이다. 그렇게 20년이 지나고, 한국의 연구개발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세계 1~2위를 다투는 시절이 왔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박성래가 지적했던 한국 과학기술인들의 중인의식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내란 수괴 윤석열은 계엄령 발동 이전에 헌정사상 최초로 연구개발비를 대폭 삭감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연구개발비가 삭감된 것 이상으로 심각한 것은 과학기술인의 미래를 꿈꾸던 수많은 학생이 희망을 버렸다는 것이다. 이 엄중한 사태 속에서 한국 과학기술계의 리더들은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초유의 연구개발비 삭감을 작은 고통으로 봐야 한다는 망발을 하고 떠났고, 그의 과기정통부 산하에서는 무용 전공자에게 수백억원의 디지털 헬스 관련 연구비가 지급됐다. 한국 과학기술계의 대표단체라고 자부하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아무런 성명서조차 내지 못했다. 국가의 미래가 걸린 씨앗이 사라지는 와중에도 한국 과학기술계의 리더들은 여전히 중인의식에 사로잡힌 국가의 노예임을 여실히 증명했을 뿐이다. 황당한 연구개발비 삭감에 정면으로 저항한 것은 카이스트 출신의 젊은 대학원생이었다. 하지만 졸업식장에서 그는 이른바 ‘입틀막’을 당하며 짐승처럼 끌려나갔다. 카이스트 총장과 교수들은 이 사태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에 제대로 된 유감조차 표시하지 못했다. 다행히 계엄이라는 비극적인 사태를 맞이하고 나서야 카이스트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있었다고 한다. 짧은 시국 성명서에는, “우리는 과학자의 진리 탐구와 민주 시민의 정의 추구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제야 한국 과학계는 과학자도 시민임을 깨달은 것이다. 저항하지 않으면 과학은 존중받지 못한다 이번 계엄 포고령에는 의사 집단에 대한 언급이 들어 있다. 한국사회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의료대란으로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 윤석열은 자신이 마음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의사 집단에 심각한 적개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의료인 계층 또한 조선시대에는 과학기술인 계층처럼 중인이었다. 조선이 망하고 근대가 시작되면서 의사라는 직업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했고, 이제는 한국의 상위권 학생들은 모두가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지경이 됐다. 한국 의사 집단과 과학자 집단의 가장 큰 차이는 저항의 여부에 있다. 의사들의 집단 저항을 정당화할 생각은 없다. 한국 의사 집단은 분명 이기적이다. 하지만 자기 권리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과학자 집단보다는 낫다. 여전히 이공계 대학 총장과 교수 중에 학생들에게 계엄과 탄핵 사태에 동요되지 말고 연구에 집중하라는 어이없는 꼰대질을 하는 이들이 있다고 들었다. 젊은이들이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려는 이 역사적인 시기에, 연구실에 틀어박혀 자기 연구나 했던 학생이 과연 미래에 자랑스레 이 나라의 주인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이 든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거리로 나갈 용기가 없다고 해서, 미래세대 과학자들조차 당당한 한국의 민주시민이 될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나라의 과학기술을 이끌어갈 그들이, 마음껏 윤석열을 비판하고 시민들과 함께하게 하라. 그것이 조국의 근대화에 기여하고도 노예 취급을 받는 과학기술계의 처참한 현실을 혁파할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 김우재의 플라이룸
- [김우재의 플라이룸](54) 과학은 라이프스타일(2024. 09. 27 16:00)
- 2024. 09. 27 16:00 사회
- 며칠 전 행정안전부는 ‘지역특성 MBTI’로 맞춤형 정책 수립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진단도구로 마치 성격 유형처럼 지역 정체성 유형을 도출할 수 있단다. 심지어 우리나라 인구감소지역의 절반 이상이 INTP 유형으로 파악됐다는 황당한 분석까지 내놨다. MBTI 성격유형이 과학적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한 국가의 대표적인 부처가, 그 나라의 존폐가 걸려 있는 인구감소 문제를 다루는 분석도구로 그저 국민 사이에 유행하는 일종의 밈을 차용했다는 데 이 사건의 심각함이 있다. 작가 한윤형은 한국을 상식이 독재하는 공간이라고 규정했다는데, 이쯤 되면 그 상식의 기반조차 무너진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과학적이기 위해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모든 사람이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그런 세상은 모든 사람이 운동선수가 되는 세상만큼이나 이상할 것이다. 과학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 꼭 과학자가 될 필요도 없다. 오히려 과학자 중에 황당무계한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사람이 더 많다. 과학책을 읽는다고 과학적인 사고를 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과학책이 알려주는 과학적 발견의 세계와 사회에서 필요한 과학적 사고방식의 거리는 멀다. 과학이 사회에 필요한 방식으로 작동하기 위해서 첨단과학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다. 과학기술의 메카 미국에서 시민의 절반 이상은 창조론을 믿고, 그중 상당수는 지구가 평평하다고 확신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과학이 자연을 발견하는 방식에 대한 존중이지, 과학적 지식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과학이 사회에 기여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 우리 사회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상식의 기저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과학의 역할을 나는 ‘과학적 삶의 양식’이라 불러왔고, 과학사회학자 해리 콜린스는 ‘선택적 모더니즘’이라고 명명했다. 얼마 전까지 한국이 과학적 사회로 변화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이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 실천을 위해 많은 이들을 만났지만, 한국사회를 한 걸음이라도 과학적 사회로 옮기려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했다. 인권변호사 대통령은 황우석에 동조했던 인물을 과학기술정책의 리더로 만들려 했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공포를 이용해 원전사업을 축소하고 대체에너지 사업을 준비도 없이 몰아붙였다. 모두가 잘 되길 바라마지 않았던 문재인 정권에서 창조과학자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가 됐고, 과학기술정책은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아무런 차이점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하게 흘러갔다. 코로나19로 한국사회가 마비됐을 때, 문재인 정부는 K방역과 K백신 개발을 외쳤지만, 지금 우리 손에 국산 백신은 없다. 해리 콜린스가 민주주의가 완성되기 위해서 왜 과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는지를 문재인 정부의 유산은 너무나 명백하게 말해주고 있다.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이들로만 이루어진 사회조차 과학적 삶의 양식이 스며들지 못하면 언제든 후퇴할 수 있다. 특히 사회의 권력을 지닌 지도층의 사고방식이 비과학적이라면, 그 영향은 더욱더 빠르게 나타난다. 윤석열 정권은 바로 그런 사회의 거울이다. 과학이 무속을 대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나는 과학이 무속을 대체하는 나라가 건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학이 종교의 역할을 대신하는 사회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든 사람이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무장하고 살아간다는 건 불가능하다. 과학이 제공하지 못하는 사회적 기능을 무속과 종교가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그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한 사회에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면, 과학은 감히 무속과 종교를 대체한다고 만용을 부릴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문제는 그 톨레랑스가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적용돼선 안 된다는 데 있다. 우리는 이미 역사에서 종교가 타락하는 맥락을 배워왔다. 종교가 권력과 결탁할 때, 종교는 반드시 타락한다. 무속 또한 마찬가지다. 무속이 보통 사람들의 소소한 취미에서 벗어나 권력자를 움직이는 광신으로 나타날 때 권력은 반드시 타락했고, 사회는 신음해야 했다. 한국사회는 특히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층이 무속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는 기괴한 곳이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관계가 일종의 예외라고 생각한다면, 최근 윤석열 정권을 흔들고 있는 각종 도사와 역술인 그리고 책사들의 향연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한국사회는 무속적 삶의 양식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더 심각한 건 그런 이들이 법과 제도를 쥐고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권력층에게 가장 친근하고 익숙한 종교는 무속이다. 그들은 미신을 당연하다는 듯이 믿으며, 점쟁이가 회사 면접장에 앉아 있는 장면이 왜 심각한 사회적 질병인지 인지하지 못한다. 한국을 과학적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내 과거의 생각은 잘못됐다. 우리는 한국의 권력층을 과학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과학은 라이프스타일이어야 한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은 과학자였다. 아키히토 일본 전 천황은 어류학 박사로 논문까지 썼다. 독일의 최장수 총리 앙겔라 메르켈은 물리화학 박사였다. 프랑스 대혁명의 사상적 기저엔 과학혁명의 흐름이 녹아 있었고,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위인 대부분은 과학기술자다. 최근 멕시코 대선에선 진보적인 과학자 부모의 영향으로 미국 버클리 공대에서 에너지공학을 전공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정치인이 꼭 과학자일 필요는 없다. 대통령이 반드시 이공계 전공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다른 세계와 비교해보면, 한국의 정치는 분명 무언가 잘못돼 있다. 최근 중국에서 저우광자오 전 중국과학원 원장이 죽었다. 한국엔 알려지지도 않은 이 과학자의 장례식엔 중국 최고 권부 구성원이 대부분 참석했고 시진핑 주석까지 나타났다. 나는 한국 대통령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나 한류스타에게 축전을 보냈다는 소식은 자주 들어봤어도, 훌륭한 과학적 업적을 발표한 과학기술자에게 전화했다는 소식은 들어보지 못했다. 얼마 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 스웨덴과 싱가포르를 거쳐 중국으로 넘어온 한 과학자의 블로그를 발견하고 기뻤다. 그의 생각의 결이 나와 비슷해서 더욱 행복했다. 그의 블로그 포스팅 중 하나의 제목이 ‘과학은 라이프스타일’이었다. 한국 권력층을 비난하기보다 그 구절을 옮겨보기로 한다. “과학은 회화, 음악, 문학과 함께 인간을 만드는 활동이며, 이 네 가지 활동이야말로 휴머니티의 가장 극적인 표현이다. 그리고 그 네 활동이야말로 인생을 바칠 만하다. 요즘에 드는 생각 중 하나는, 과학은 직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학은 라이프스타일이다. 과학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관한 문제다.”
- 김우재의 플라이룸
- [김우재의 플라이룸] (53) 기초과학의 멸종(2024. 08. 09 16:00)
- 2024. 08. 09 16:00 경제
-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과학기술 영 리더와의 대화’에서 참석자와 악수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초등학생 시절, 막 대중화된 컬러텔레비전에는 그다지 많은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컬러텔레비전의 등장과 함께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 중 하나가 <동물의 세계>라는 자연 다큐멘터리였다. 주로 아프리카 사바나지역의 동물들을 보여주던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생물학자의 꿈을 키웠다. 생물학자가 되고 싶은것인지, 다큐멘터리 피디(PD)가 되고 싶은지도 모르던 그 시기를 지나 생물학과에 진학하고 나서야, 한국에서 자연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동물을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 결국은 생물학자가 됐고, 천직으로 삼아 살고 있지만, 더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지 않는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의 이상과 생물학의 현실 자연 다큐멘터리가 보여주는 생명의 다양성과 위대함이 생물학의 본질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생물학의 한 축은 분명 찰스 다윈이 정교하게 이론화한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진화생태학과 동물행동학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생물학의 한 축인 자연사 분야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사랑하고 자연의 다양성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기록하려는 학자들을 중심으로 전통을 형성해왔다. 한국에선 그런 학자를 이제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국에 번역된 수많은 진화생물학 관련 번역서는 서양과 일본에서 번성했던 진화생물학자들의 일대기로 가득하다. 한국의 생물학 역사는 짧다. 해방 이전의 한국엔 생물학이라 부를 만한 전통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나비 박사 석주명이 박물학자로 다윈의 전통에서 연구를 수행했지만, 그 이후 한국에서 자연사 분야의 연구는 명맥을 유지하지 못하고 거의 멸종상태에 접어들었다. 전쟁 이후 국가재건사업의 일환으로 과학기술이 중심 분야로 떠올랐지만, 그 중심엔 물리학과 화학 그리고 공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생물학 또한 농학이나 의학 등의 응용 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출연연구소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이 발전하던 한국적 맥락에서 국가 지도자의 장기적인 안목 없이 서양이나 일본처럼 자연사 분야의 생물학이 자리 잡을 여지는 없었다. 대학에 막 입학했던 1990년대 초만 해도, 대부분의 대학 생물학과에서 박물학 전통의 노교수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해방 이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교수가 된 이들이 다루던 생물학은 분류학이나 생태학 등의 자연사에 치우쳐 있었고, 해방 직후 일본이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새로운 세대의 생물학자들이 돌아오면서부터 한국 생물학계에도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의 전통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00년대가 시작되기 전에 한국 생물학계에서 자연사 전통의 학자들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한국적 연구지원시스템의 영향으로 한국의 생물학은 인간 질병 연구를 주축으로 하는 의생명과학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됐다. 그런 이유로, 한국의 생물학자 대부분은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자신의 직업적 정체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들의 연구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병원의 환자들 속에서 의미를 찾기 때문이다. 한국 기초과학의 딜레마 응용과학이 기초과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한국의 현실은 생물학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다. 대학이 과학연구의 주도권을 갖게 된 1980년대 이후부터 대학교수들은 정부를 향해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을 끊임없이 요구해왔고, 이런 대학의 주도권은 결국 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과학비즈니스벨트라는 계획을 거쳐 기초과학연구원 IBS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적 맥락의 기초과학에 대한 왜곡 덕분에 기초과학연구원의 생물학 연구자 중에는 정말 보호받아야 할 자연사 분야의 학자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한 국가가 기초과학을 진흥한다고 할 때, 그 핵심적인 철학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어야 하는데, 한국의 생물학 전통엔 이제 보호해야 할 다양성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1980년대 이전에 거의 멸종해버린 자연사 분야의 생물학 전통은 기초과학연구원이 설립되던 21세기엔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화석이 돼버린 셈이다. IBS의 생물학 연구 분야를 자세히 살펴보면, 리더로 선정된 과학자들의 연구 분야가 선진국에선 기초과학으로 분류되지 않는 응용연구 분야라는 걸 알 수 있다. 줄기세포 연구나 암생물학 연구를 굳이 IBS에서 기초과학이라는 이유로 지원해야 하는 기저에는, IBS의 설립이 처음부터 끝까지 노벨상 수상이라는 허망한 목표를 향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충분히 설명될 것이다. 기초과학에 대한 철학이 없던 정치지도자와 기초과학의 발전이 아니라 정부의 눈치만 보던 공무원과 정치과학자들이 정초한 IBS의 철학 속엔, 기초과학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을 빌려 노벨상을 받을 만한 과학자를 키우겠다는 한국적 과학기술정책의 진정한 목표가 숨어 있던 셈이다. 국민의 세금을 받아 연구하는 과학자는 당연히 연구의 목표 속에서 인류에 대한 기여를 고려해야만 한다. 하지만 기초과학이라 불리는 분야들은 이런 패러다임 속에선 멸종할 수밖에 없는 연구를 포함한다. 우리는 아인슈타인과 다윈의 순수한 호기심에 경외심을 표현하면서도, 실제로 그런 종류의 과학을 지원하는 데는 주저하는 패러다임 속에서 과학을 사고한다. 이런 패러다임의 극단에선, 심지어 겉으로는 그런 기초과학을 중흥해야 한다는 이유로 설립된 연구소조차, 결국은 인간 질병을 치료하지 못하는 생물학 연구는 아예 기초과학으로 선정조차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한국의 기초과학은 윤석열 대통령이 연구개발비를 삭감하기 이전부터 이미 잘못된 철학과 방향 속에 표류하고 있었다. 노벨상을 원하지만, 노벨상을 탈 수 없는 정책만 남발하는 딜레마 속에 한국의 기초과학은 이미 죽어 있다. 문제는 과학자들에게 있다 한국에서 기초과학을 되살리겠다는 꿈을 꾸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기초과학에 대한 정치지도자의 무지와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때문이 아니다. 그건 한국의 과학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암묵적인 선입견 때문이다. 한국의 과학자들은 기초과학을 존중하지 않는다. 정치인과 공무원을 상대로는 기초과학을 진흥해야 한다고 선동하는 그들이, 실제로는 기초과학을 지원해야 하는 때가 오면 유행하는 연구 분야만 지원하는 코미디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유행만 따라가는 분위기 속에선 기초과학이 결코 발전할 수 없다. 한국 과학자 사회의 기초과학에 대한 저열한 철학 속에 기초과학은 서서히 멸종했다고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에는 초파리가 한 마리도 없다. 생물학의 최첨단 연구로 10년도 안 돼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내 자넬리아연구소의 첫 리더는 초파리 유전학자였다.
- 김우재의 플라이룸
레이디경향(총 44 건 검색)
- ‘긴긴 방학, 뭐 하지?’ 과학 품은 단소 만들러 가자
- 2025. 01. 16 14:17 육아/교육
-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는 단소를 처음 접하거나 어려워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국악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국립국악원은 겨울방학을 맞아 오는 2월 7일과 8일 양일간 국악기를 직접 만들고 연주할 수 있는 ‘2025 국악기(단소) 제작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는 국악기 중 단소를 직접 제작·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국립국악원은 단소를 처음 접하거나 어려워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악기 음향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직접 악기를 만들어 연주해보면서 국악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번 아카데미는 국악기 음고와 소리 발생 원리 등을 배우는 강의와 단소의 지공 위치를 계산하여 직접 악기를 만들어보는 체험으로 진행된다. 또한, 제작한 단소의 소리내기와 연주 내기를 통해 단소 본연의 음색을 체험해 볼 예정이다. 강대금 국립국악원장 직무 대리는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는 수학과 과학, 음악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유익하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으로,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이 단소를 직접 만들고 연주하며 국악과 더 가까워지고 국악에 흥미를 갖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는 오전 10시, 오후 2시로 나누어 총 4회 진행된다. 1회에 10팀씩(1팀당 어린이 1명·보호자 1명) 진행하며, 총 모집 인원은 2025년 기준 초등학교 4~6학년 40명이다. 신청은 1월 20일 오전 10시부터 1월 24일 오후 5시까지 국립국악원 e-국악 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
- 미국서 유행하는 키 성장 영양제…의료계 “과학적 근거 부족”
- 2024. 11. 20 07:30 육아/교육
- 아이들의 키 성장은 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므로 키 성장 보충제 효과는 미비하리라는 것이 전문가의 중론이다. 픽셀즈 최근 미국 내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어린이, 청소년 키 성장 보충제 브랜드 트루하이트(TruHeight)가 인기를 얻고 있다. 입소문이 거듭되면서 국내에서도 해외 직수입 제품으로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해당 제품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최근 미국 야후 라이프가 그 효과 여부에 대해 주목했다. 야후 라이프에 따르면 해당 보충제 회사는 ‘키 성장’ 관련 자체 연구를 통해 제품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주장하며, 특정 바이오마커(콜라겐 X)의 수치 증가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연구는 대상자 수가 20명에 불과하고, 연구 방법과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해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트루하이트가 키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야후 라이프에 따르면 버지니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크루파 플레이포스 박사는 “아이들의 키 성장은 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라며 “평균적인 아이들에게 트루하이트와 같은 보충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욕-프레스비테리언 병원의 졸탄 안탈 박사 역시 “영양 결핍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충제가 키 성장에 이바지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성장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과정”이라며, 아이들이 유아기부터 사춘기까지 매년 2~3인치(5~7㎝) 정도 자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자료에 따르면, 건강한 아이들은 충분한 영양과 운동만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키 성장 보충제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가격 또한 만만치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트루하이트 제품은 한 달분 기준으로 약 40달러(약 5만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성장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먼저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아이의 성장 곡선을 확인해 성장의 정상 범위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아이가 제2차 성징을 시작하지 않은 경우, 꾸준한 성장 속도가 정상이다. 그 이후라면 성장 속도가 증가해야 하며, 이와 같은 패턴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부모들은 자녀의 성장과 관련한 기대를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균형 잡힌 영양과 충분한 활동으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 ‘과학 지식 넘어 성교육까지’ 대학로 어린이 뮤지컬 2선
- 2024. 07. 24 17:04 문화/생활
- 페이퍼아트 뮤지컬 <종이아빠>와 어린이 성교육 뮤지컬 <엄마는 안 가르쳐 줘> 두 편이 오는 8월 17일까지 대학로 시온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올여름엔 무더위를 피해 대학로 데이트에 나서봐도 좋겠다. 다채로운 공연들이 가족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페이퍼아트 뮤지컬 <종이아빠>와 어린이 성교육 뮤지컬 <엄마는 안 가르쳐 줘> 두 편이 오는 8월 17일까지 서울 대학로 시온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종이아빠>는 이지은 작가의 스테디셀러 동화책을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이다. 친구 같은 아빠를 의미하는 ‘프레디’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육아에 있어 아빠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시대, 어디에서든 슈퍼맨이 되어야 하는 아빠, 그런 아빠와 놀고 싶은 딸 은지의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공연이다. 2024년 강원문화재단 우수 공연으로 선정되며 다시 한번 작품성을 입증받았으며 올해 공연 10주년을 맞아 작품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무대 가득 채워지는 화려한 애니메이션, 알쏭달쏭 그림자극, 창의력을 자극하는 인형극, 블랙 라이트 조명 아래 펼쳐지는 환상적인 모험까지, 영상을 활용한 무대 구성과 리마스터링된 음악으로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어린이 성교육 뮤지컬 <엄마는 안 가르쳐 줘>는 과학적 지식 전달을 넘어 정서적 감수성까지 세심하게 매만지는 똑똑한 공연으로 입소문 나 있다. 성교육 전문 기관 ‘푸른아우성’과 ‘자주스쿨’의 감수를 받아 전문성까지 더했다. 작품은 주인공인 ‘민주’와 친구들이 ‘정자’와 함께 떠나는 신비로운 몸속 여행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다.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한 신비로운 무대, 기발한 소품과 의상으로 개성을 더한 캐릭터는 교육 뮤지컬이면서도 쏠쏠한 공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공연은 네이버 예약, 인터파크 티켓, 놀이의 발견 등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제작사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으로 가입하면 50% 할인 예매권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인터파크에 공연 관람 후기를 작성하면 추첨을 통해 키즈풀빌라 숙박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어린이 가족극 시리즈, 청소년 창작 뮤지컬 시리즈, 융복합 체험 전시 공연 시리즈를 제작하는 ‘아트컴퍼니 행복자’는 2008년 창단 이래 <넌 특별하단다>, <오즈의 의류수거함> 등 지속해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요리도 과학이다…샘표, 요리실험 유튜브 오픈
- 2023. 12. 30 09:44 육아/교육
- 샘표가 요리 과정에 숨겨져 있는 과학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 ‘즐거운 요리 실험실, 즐요랩(이하 즐요랩)’을 오픈했다. 길고 긴 방학, 아이와 함께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 중이라면 이 채널을 주목해 봐도 좋겠다. 샘표는 요리 과정에 숨겨져 있는 과학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 ‘즐거운 요리 실험실, 즐요랩(이하 즐요랩)’을 오픈, 대왕만두 만들기, 눈꽃빙수 만들기, 오믈렛과 당근오렌지주스 만들기 등 3편의 콘텐츠를 공개했다. ‘즐요랩’ 콘텐츠는 아이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요리와 ‘물질의 성질’, ‘온도와 열’, ‘혼합물의 분리’ 등 초등학교 과학 교과 교육과정이 연계돼 있어 과학을 처음 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특히 유익하다. 세계 최초 요리과학연구소 알리시아의 요리과학연구방법론을 도입해 식재료와 조리법 등을 연구하고 있는 샘표 우리맛 연구팀 소속 과학자와 셰프가 콘텐츠를 기획하고 현직 과학 교사가 내용을 감수해 학습 효과도 극대화했다. 아이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타깃 구독자인 10~13세 초등학생들과 여러 차례 요리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샘표는 ‘즐요랩’ 채널 오픈을 기념해 2024년 1월 10일까지 구독 인증 이벤트를 진행한다. ‘즐요랩’ 유튜브 채널 구독 화면을 캡처해 샘표 새미네부엌 공식 소셜 미디어(SNS)에 안내된 폼으로 제출하면 된다. 200명을 추첨해 새미네부엌 겉절이 양념과 멸치볶음소스, 요리에센스 연두, 티아시아 커리 등 샘표 인기 제품으로 구성된 ‘즐요 꾸러미’를 증정한다. 샘표 측은 “‘한글을 배우기 좋은 나이는 6~7세, 요리를 시작하기 좋은 나이는 10~13세’라는 캠페인 슬로건 아래 아이들이 요리하면 생기는 즐거운 변화를 몸소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연구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며 “흥미롭고 유익한 즐요랩 콘텐츠로 과학 지식도 쌓고 요리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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