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820 건 검색)
- 군산 해상서 어선 전복…선장 심정지·선원 4명 구조
- 2025. 01. 19 20:41사회
- ... 마크.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북 군산시 직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이 전복돼 전상을 비롯한 승선원 5명이 구조됐다. 이 중 선장은 심정지 상태로 구조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19일 오후 5시4분쯤 직도...
- 구조어선전복선장심정지
- 군산 전북대학교병원 ‘첫 삽’ 뜬다
- 2025. 01. 17 11:34사회
- ... 조감도. 전북대병원 제공 내달 19일 기공식···지하 2층~지상 10층, 500병상 규모 건립 전북 군산 전북대학교병원 건립 사업이 첫발을 뗀다. 군산시와 전북대학교병원이 업무 협약을 체결한 지 15년...
- 군산전북대학교병원
- 속도 내는 새만금 특별지자체···군산·김제·부안 ‘관할권 갈등’ 풀릴까
- 2025. 01. 06 11:12경제
- 전북 군산·김제·부안 등 3개 시·군이 상생발전과 새만금 사업 가속화를 위해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특별지자체)를 본격 추진한다. 특별지자체는 새만금 관할권을 두고 30여 년간 지지부진했던 새만금...
- 새만금특별지자체관할권
- HD현대인프라코어, 군산에 1168억 투자…엔진·배터리사업 키운다
- 2024. 12. 26 11:23경제
- ... 제공 HD현대인프라코어가 엔진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북 군산에 1168억원을 투자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6일 전북도청에서 전북도·군산시·한국산업단지공단과...
스포츠경향(총 163 건 검색)
- ‘시간을 달리는 군산’ 에이핑크 김남주, 먹방·집라인·미션 야무지게 즐긴 군산 여행 ‘밝은 에너지’
- 2024. 11. 23 23:11 연예
- KBS 네트워크 기획-시간을 달리는 군산 방송 캡처 걸그룹 에이핑크(Apink) 김남주가 밝은 에너지로 매력을 발산했다. 김남주는 23일 방송된 KBS1 ‘KBS 네트워크 기획-시간을 달리는 군산’에 출연해 군산 여행에 나섰다. 김남주는 군산 곳곳에서 미션을 펼치며 여행을 즐겼다. 여행 이틀째 되는 날 김남주는 아침부터 추억의 시장을 찾았다. 그는 길을 걸으면서도 끼 넘치는 워킹과 댄스를 펼치는 등 ‘콘셉트 장인’의 매력을 발산했다. 시장에서 식사를 하기 전 김남주는 엽전을 얻기 위해 극장을 찾는 미션을 수행했고, 발 빠르게 움직이며 극장을 찾아 시간 엽전 50냥을 획득했다. 그는 “나 엽전 가진 여자. 너희들이 엽전을 알아? 엽전으로 역전”이라며 유쾌한 에너지를 전했다. 김남주는 군산공설시장에서 다양한 분식을 즐기며 먹방을 펼쳤다. 특히 김남주는 “나는 강력하게 말할 수 있다. 이걸 보시는 시청자 여러분, 군산에 오시면 잡채를 꼭 드셔야 해요. 인정입니다”라며 여행 팁을 전하기도 했다. 이후 김남주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흥으로 막내의 밝은 에너지를 뽐냈다. 또 대장봉 집라인에 도전한 김남주는 무서워하는 것도 잠시, 이내 흥을 재충전한 뒤 용기를 내 집라인 체험 미션에 성공했다. 미션 성공 후 김남주는 삼합에 푹 빠졌다. 그는 “맛있고, 볼거리도 많다”며 군산 여행에 만족했고, 영화의 명소 군산을 여행하며 영화 ‘타짜’, ‘8월의 크리스마스’ 속 장면을 코믹하게 따라 해 웃음을 줬다. 김남주는 “군산에 너무 다시 오고 싶다. 이렇게 매력적인 곳인 줄 이제야 알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남주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아무 데서나 찍진 않는다. 그런데 군산이 생각보다 사진 명소가 많다. 사진이 잘 나온다”며 “햇빛도 너무 예쁘고 바다에 황금빛 들판도 있으니까 젊은 친구들도 와서 먹고 즐기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남주는 에이핑크 활동은 물론 다양한 방송 및 콘텐츠를 통해 폭넓은 개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남주가 속한 에이핑크는 오는 12월 21일과 22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2024 7th 단독 콘서트 ‘PINK CHRISTMAS’(핑크 크리스마스)를 개최한다.
- ‘시간을 달리는 군산’ 김남주, 에너지 넘치는 군산 여행 분위기 메이커
- 2024. 11. 17 05:03 연예
- KBS1 ‘KBS 네트워크 기획-시간을 달리는 군산’ 방송 캡처] 걸그룹 에이핑크(Apink) 김남주가 지치지 않는 시간 여행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김남주는 16일 방송된 KBS1 ‘KBS 네트워크 기획-시간을 달리는 군산’에 출연했다. 밝은 미소와 함께 첫 등장한 김남주는 군산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여행을 마친 김남주가 “시대별로, 제가 살아보지 않은 시대들을 진짜처럼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이 군산이 그런 힘이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는 모습이 미리 공개돼 기대감을 높였다. 김남주는 시간 엽전을 가지고 이국주, 황광희, 크리스티안과 함께 여행을 시작했다. 1970년대의 추억 속으로 떠난 김남주는 당시 교복을 입고 남다른 비주얼을 뽐냈고, 동심으로 돌아가 여행을 즐겼다. 이후 김남주는 여행 내내 높은 텐션을 유지했다. 그는 급 상황극으로 유쾌한 매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걸그룹 경력 14년 차의 노련함으로 다양한 춤과 포즈를 취하며 넘치는 끼를 발산했다. 김남주는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발랄한 막내의 흥을 발산하면서도 진지하게 여행에 임하는 김남주의 매력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편, 김남주는 에이핑크 활동은 물론 다양한 방송 및 콘텐츠를 통해 폭넓은 개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솔로 싱글 앨범 ‘BAD(배드)’를 발표하고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김남주가 속한 에이핑크는 오는 12월 21일과 22일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2024 7th 단독 콘서트 ‘PINK CHRISTMAS’(핑크 크리스마스)를 개최한다.
- 풍부한 배후수요, 학세권을 품은 “군산신역세권한라비발디센트로 단지 내 상가” 공개 입찰
- 2024. 09. 03 17:05 생활
- 군산 신역세권 택지개발사업 B2블록에 조성하는 ‘군산신역세권한라비발디센트로 단지 내 상가’ 입찰을 9월 7일(토) 단지 내 상가는 군산내흥초등학교(2026년 3월 개교 예정) 맞으편에 위치하며 지상1층 전용면적 40~58㎡ 12호실 지하1층 전용면적 89~293㎡ 10호실 총 22호실 규모로 조성된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입주민 고정수요와 함께 맞은편 군산내흥초등학교(2026년 3월 개교 예정) 및 군산상일고(2027년 3월 개교 예정)의 학생 유동인구를 바로 흡수하기 수월한 지리적 입점을 선점하고 있는 상가로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산신역세권한라비발디센트로의 단지 내 상가는 입주민 878세대의 고정수요와 더불어 반경 500m내에는 2,600여세의 기입주한 주거단지가 형성돼 있다. 단지 내 상가 바로 맞은편에는 군산내흥초등학교가 2026년 3월 이전개교 예정이며 군산상일고 또한 바로 옆 블럭에 2027년 3월 이전개교 예정으로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다양한 배후수요를 고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상품성 또한 눈길을 끈다. 군산 최초로 썬큰형 설계를 도입하여 지하층이지만 자연 채광과 통풍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하 공간 개방감도 끌어 올려 수요자들이 환기 및 통풍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켰으며 지하상가 10개호실에게는 23~46㎡의 개별창고를 무상지급하여 입점업체의 물품 적재 및 추가 공간활용의 장점이 부각되어 입점업체들의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군산신역세권한라비발디센트로 단지 내 상가‘는 공개 입찰이 9월 7일 토요일에 진행되며, 국내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신청할수 있으며, 각 호실별 입찰보증금은 5백만원이다. 분양사무실은 군산시 내흥동 우미린 센텀오션 단지내상가에서 운영 중이며 입찰 장소는 ’군산신역세권한라비발디센트로 단지 내 상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작년과 초반 스코어 똑같아 마음 편해” 장유빈, 3전4기 프로 첫 우승 감격 ‘군산CC오픈 첫 2년 연속 우승자’
- 2024. 07. 14 18:10 스포츠종합
- 장유빈이 14일 전북 군산시 군산 컨트리클럽 토너먼트 코스(파72)에서 열린 군산CC오픈에서 2년 연속 우승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KPGA 제공 2주 전 역전패의 아픔을 바로 씻어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02년생 신예 장유빈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장유빈은 14일 전북 군산시 군산 컨트리클럽 토너먼트 코스(파72)에서 열린 군산CC오픈 최종일 1언더파 71타를 쳤다. 장유빈은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3타를 줄인 2위 정한밀(14언더파 274타)을 2타 차로 따돌렸다. 장유빈은 군산CC오픈 역사상 처음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이번 대회는 장유빈의 타이틀 방어전이지만, 당시에는 아마추어 초청 선수 신분이었다. 장유빈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작년 10월 프로로 전향했다. 이번 시즌 전반기 7차례 톱10 진입에 성공하며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준우승만 3번 했다. 장유빈은 “상반기 달려오면서 간절히 원했던 우승이다. 우승 문턱까지 몇 번 가면서 아쉬운 점이 많았고, 스스로에게 ‘우승을 왜 못할까’ 질문하기도 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그런 기분을 날렸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초반 고비에 대해 “사실 오늘 초반 스코어가 작년 우승할 때랑 똑같다. ‘운명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마음은 제일 편했다”며 “자신감이 있었고, 전반 마지막 홀 이글이 우승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앞선 대회였던 지난달 30일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에서는 마지막날 4타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다. 이번 우승은 그 아픔을 빨리 지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3라운드 선두로 마친 장유빈은 최종일을 3타차 선두로 시작하며 “지난 대회 실패가 약이 될 것”이라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장유빈이 첫 우승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공동 2위권에서 7명의 추격을 받던 장유빈은 1번홀(파4)에서 내리막을 탄 백스핀 어프로치샷으로 기분 좋은 버디를 잡으면서 출발했지만 부담감 탓인지 샷이 흔들렸다. 이후 6개홀에서 버디 1개, 더블보기 1개, 보기 3개로 5타나 잃어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장유빈은 9번홀(파5)에서 큰 나무를 장애물을 두고 때린 두 번째 샷이 홀 약 30㎝ 옆에 붙었고, 여기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장유빈은 후반 첫 4홀을 파로 막은 뒤 14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장유빈은 공동 선두를 경쟁하던 정한밀이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우승 기회를 잡았다. 장유빈은 단독 선두로 맞은 16번홀(파5)에서 코스를 길게 양분한 워터해저드를 가로지른 350m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구며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두 번째 샷을 홀 2.5m 거리에 떨궈 이글 찬스를 잡은 장유빈은 이글 퍼트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버디를 더해 2타차 선두가 됐다. 나머지 두 홀을 파세이브한 장유빈은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장유빈이 14일 전북 군산시 군산 컨트리클럽 토너먼트 코스(파72)에서 열린 군산CC오픈 최종일 18번홀에서 샷을 날리고 있다. KPGA 제공 장유빈은 승부처였던 9번홀 상황에 대해 “뒷바람이 강했고, 205m를 남겼는데 나무 때문에 높이 띄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7번 아이언을 잡고 강하게 쳤다”고 설명했다. 장유빈은 또 “작년 이 자리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골프를 칠 수 있도록 해주신 할머니, 할아버지께 감사드린다. 늘 따라다니며 응원해주시는 엄마, 고모께도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번 우승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찌보면 첫 우승까지 긴 시간이 아니었지만, 제게는 긴 시간이었는데 많은 팬들의 응원, 관심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장유빈은 우승 상금으로 1억9585만원을 받는다. 이번 대회는 7억원(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의 기본 총상금에서 프로암 참가권과 갤러리 입장권, 식음료, 기념품 등 수익금 전액을 더해 상금을 주기로 했는데, 대회 최종 총상금은 9억7929만7000원으로 늘었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와 평균타수 1위에 올라 있는 장유빈은 상금랭킹 3위에서 2위(6억6462만원)로 올라섰다. 이 대회 이전에는 11개 대회에서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한 프로 8년차 정한밀은 첫 우승을 놓쳤으나, 시즌 최고 순위인 준우승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5타를 줄인 정태양, 4언더파 68타를 때린 최승빈, 이븐파 72타를 친 조민규가 공동 3위(12언더파 276타)에 올랐다. 디오픈 출전을 앞두고 이번 대회에 나선 김민규는 한때 선두로 나섰다가 공동 6위(11언더파 277타)로 밀렸다.
주간경향(총 8 건 검색)
- [정태겸의 풍경](67) 전북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숨 가쁜 일상 속 나를 보듬는 철로(2024. 05. 24 16:00)
- 2024. 05. 24 16:00 문화/과학
- 10년 만이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만 해도 세상에 막 알려지기 시작할 때였다. 입소문을 따라 찾아온 사람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독특한 여기만의 정취를 즐기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렇게까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대형마트 건너편, 도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그 뒷골목은 이제 현란한 간판과 호객행위를 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예전 교련복으로 갈아입고 철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골목이 가득 찼다. ‘많이 변했구나’라는 생각에 실망감에 휩싸일 때쯤, 맞은편 골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엔 아직 예전의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 길을 건너 철길이 놓인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기가 질릴 만큼 시끄러운 저쪽과 달리 이곳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아직도 골목 안 철길 양쪽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기차가 다니지 않지만 철로는 그대로다. 곁에 텃밭이 있고, 사람이 심은 꽃과 바람에 실려 날아온 꽃이 공존한다. 기차가 다니던 그 길을 따라 걷는데 마음이 짜르르 울렸다. 누군가의 일상이 나의 일상을 위로해 주는 풍경. 봄의 끝자락에 한들거리며 피어난 데이지, 한쪽 구석에 붉은 꽃잎 선명한 양귀비. 이 모든 것이 내 등을 어루만지는 손길 같았다. 쏟아지는 햇볕처럼 따뜻했다. 여행은, 이렇게 찰나의 순간으로 나의 삶을 다독거린다.
- 정태겸의 풍경
- 군산-김제, 새만금 사업 놓고 ‘서글픈’ 역사전쟁(2024. 03. 19 06:00)
- 2024. 03. 19 06:00 사회
- 지난 3월 6일 새만금 사업지역에 있는 전북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 바람쉼터에 ‘미래의꿈’이라고 적힌 푯말이 세워져 있다. 오래전 세워진 푯말은 녹이 슬고 글자 일부가 떨어졌다. 바람쉼터는 김제시 관할인 새만금 2방조제를 사이에 두고 새만금 신항만 예정지역을 마주보고 있다. 이효상 기자 “막말로 이건 독도가 우리 땅이 아니라고 하는 거 아니냐고. 독도가 우리 땅이라도 내가 사는 데 득 될 거야 없지만, 일본땅이라고 하면 기분이 솔찬히(‘상당히’를 뜻하는 전북지역 방언) 나쁘지 않냐고.” 지난 3월 5일 전라북도 군산시에서 나고 자란 30대 노모씨는 새만금 신항만 등의 관할권을 두고 벌어지는 김제시와 군산시 사이의 갈등을 독도에 빗대어 말했다.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인 것이 당연하듯, 새만금 신항만도 군산의 관할이 되는 것이 당연한데 김제시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투다. “이런 경우가 진짜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우기는 놈들이나 똑같은 거지. 독도도 (일본에) 뺏길 수가 없는 게 오래전부터 우리 땅이잖아요. 여기(새만금 신항만 인근)도 옛날에 구역 확정이 (김제시로) 확실히 됐는데 그대로 가야죠.” 군산시민만 독도를 떠올린 게 아니다. 지난 3월 6일 김제시 전통시장에서 만난 60대 상인 이모씨도 새만금 신항만의 관할권을 주장하는 군산시를 일본에 빗댔다. 만경강을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 군산시와 김제시가 영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새만금 사업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땅, 도로, 항만을 두고 벌어지는 갈등이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불씨가 지펴진 갈등은 그 골이 깊다. 두 지역 시의원들의 상대 비방이 수시로 선을 넘는 것은 물론이고, 해역 관할권을 두고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전쟁’도 전개되고 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게 누구 땅이든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촌극이 아니다. 쇠락한 지방도시들의 실낱같은 희망이 걸린 절박한 싸움에 가깝다. 삼국시대에 우리 땅 vs 헌법 부정 군산시와 김제시의 총성 없는 전쟁은 크게 3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선의 핵심은 단연 새만금 지역에 새로 들어설 신항만이다. 이 지역에는 지금도 군산항이 있지만 수심이 낮은 데다 토사도 반복적으로 매몰돼 날이 갈수록 무역항으로서의 경쟁력을 잃고 있다. 신항만은 큰 배도 드나들 수 있도록 수심이 깊은 바다 쪽 인공섬에 조성된다. 계획대로 새만금 간척지역에 많은 기업이 들어서고, 철도·도로가 신항만에 연결된다면 ‘동북아 허브 무역항’이라는 큰 꿈이 실현될 여지도 있다. 군산과 김제가 신항만을 서로 가져가려는 이유다. 두 도시는 노골적으로 서로를 공격하고 있다. 선봉에서 전선을 이끄는 건 두 도시의 시의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정치인들이다. 김영일 군산시의회 의장은 지난해 4월 전북도민일보에 실린 기고에서 “균형발전이란 (중략) 김제시처럼 남의 것을 빼앗고 도둑질하려는 행위를 통해 몸집만 불리는 일차원적인 발전행위가 아니다”라며 “더 이상 좀도둑과 같이 옹졸한 지역이기주의로 모두가 파국으로 치닫고 상처만 입게 되는 제로섬 게임을 우리 이웃이 멈춰주길 바라는 바이다”라고 했다. 이건식 전 김제시장은 올해 1월 전북도민일보에 실린 기고에서 “군산시의회의 현 의장이 공개적으로 김제시를 ‘도적 떼’라고 망언한 것에 대해 김제시민은 분노에 가득 차 모욕죄로 사법처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막말을 발설한 것은 저질임을 인정한 것으로 ‘미친개에겐 몽둥이가 약이다’라는 속담이 어울릴 것 같다”고 맞받았다. 인접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서로를 이토록 원색적으로 비난한 전례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정치인들만의 국지전도 아니다. 지난해 잼버리 파행으로 전라북도가 뭇매를 맞은 뒤 하나둘 자취를 감추긴 했지만, 군산시와 김제시 곳곳에는 상대방을 비방하는 현수막이 한해 내내 즐비했다. 군산 해병대전우회는 “군산시민 희생으로 조성된 새만금 신항을 탐내는 김제시의 행태를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예총) 군산지회는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 새만금은 우리 것이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당시 김제 시내에서도 이런 현수막은 쉽게 발견됐다. 김제시 우리한방병원은 “막말하는 군산시에 새만금을 절대 줄 수 없다”고 했고, 김제시 배구협회는 “대법원 판례를 무시하는 군산시가 과연 상생을 논하는가!”라고 했다. 현수막을 내건 단체·기관의 면면을 보면, 이 싸움이 두 도시 시청이 주고받은 행정분규가 아니라 주민들까지 가세한 ‘영토 전면전’임을 알 수 있다. 절정은 고군산군도를 둘러싼 역사전쟁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김제시협의회는 지난해 “1200년간 고군산군도는 김제땅! 새만금 신항만도 김제땅!”이라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이에 민주평통 군산시협의회는 “군산 고군산군도가 자기 것이라는 무지하고 욕심 많은 김제시!”라고 쓴 현수막을 걸어 맞불을 놨다. 때아닌 역사전쟁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고군산군도가 새만금 관할권 분쟁의 열쇠를 쥔 핵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고군산군도는 북쪽으로는 충남 서천 앞바다 개야도부터 남쪽으로는 부안 앞바다 사당도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한 무리의 섬인데,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모두 군산 관할이다. 이 섬들이 새만금 지역을 둘러싸고 있다 보니, 새만금 관할권 분쟁에서 군산은 늘 유리한 고지를 점해왔다. 반면 김제에는 커다란 장애물이다. 신항만 관할권 분쟁만 놓고 봐도 그렇다. 신항만은 2026년 일단 개항하고 2040년까지 지속해서 규모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신항만 건설 현장은 오랜 갈등 끝에 김제로 관할권이 결정된 새만금 2호 방조제하고만 연결돼 있다. 그러나 완공 후에는 고군산군도 중 하나인 두리도와도 연결된다. 대법원까지 가는 간난신고 끝에 2호 방조제를 거머쥔 김제로서는 또다시 고군산군도라는 벽을 마주하게 됐다. 김제는 급기야 ‘역사 바로 세우기’에 나섰다. 오승경 김제시의원은 ‘삼국시대’를 소환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전북도민일보 기고에서 “고군산군도 일대의 행정구역 자체가 <고려사>와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등의 역사서를 통해 삼국시대부터 갑오경장(1894년) 이전까지 김제시의 관할 구역이요, 생활권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김제시청은 <고군산군도의 역사와 해상경계선의 변천과정>이라는 책자도 내놨다. 이 역사전쟁이 시 차원의 사업인 셈이다. 김제시청에는 고군산군도를 두고도 관할권 소송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역민들 요구가 적잖이 접수됐다고 한다. 이 책자를 보면 고군산군도는 삼국시대 때 백제의 두내산현 관할이었고, 통일신라 경덕왕 때 명칭이 만경현으로 바뀐다. 두내산현은 전라북도 김제시 만경읍·진봉면 등 일대를 의미하니, 고군산군도는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 시대까지 수백 년간 김제땅이었다는 얘기다. 김제시는 고려시대 때 80여 년, 조선시대 때 10여 년을 제외하고는 고군산군도가 김제 관할이었다고 본다. 나아가 김제의 지역정치인들은 고군산군도로 인해 넓게 설정된 군산의 ‘해상경계선’을 “청산해야 할 일제 잔재”라고 주장했다. 군산시도 역사적으로 고군산군도가 어디 관할이었는지를 자체 파악하며 대응에 나섰다. 내용은 대동소이한데 다른 점이라면 고려시대 때 고군산군도가 군산에 속하는 임피현 관할로 있던 시기가 166년으로, 김제가 파악한 기간보다 길다는 정도다. 김영일 군산시의회 의장은 주간경향에 “갑오경장 때는 고군산군도가 전남으로 들어간 적도 있었는데, 삼국시대 때부터 김제땅이었다는 김제 논리대로면 전남도 관할권 주장할 수 있는 것 아니냐. 1200년 전 따질 거 같으면 전국을 고구려, 백제, 신라로 다 나눠야 한다. 얼토당토않은 주장이다”라고 했다. ‘일제 잔재 청산론’에 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고군산군도가 군산시에 편입된 것은 일제의 잔재가 아닌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될 때 인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 절벽” 물러설 곳 없는 도시들 지자체 간 관할권 분쟁이 있는 경우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중분위)가 판단을 한다. 현재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서는 군산·김제 간 3건의 분쟁 심의가 진행 중이다. 신항만은 아직 완공되지 않아 심의를 신청하지 못했고, 대신 신항만 공사현장에 파도가 들이치는 걸 막기 위해 설치한 신항만 방파제가 심의 대상에 올랐다. 김제시와 2호 방조제를 잇는 동서도로와 만경7공구 방수제도 관할권 심의 중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두 도시 사이에 향후 분쟁이 예상되는 지역만 10여곳에 달한다. 중분위 판단에 불복해 대법원 판단을 구하면 분쟁이 끝도 없이 이뤄질 수 있다. 앞서 군산과 김제, 부안은 새만금 방조제 관할권을 두고 2차례 분쟁 절차를 밟았는데, 두 번 다 대법원까지 거치면서 각각 3년,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대법원은 이 지역의 관할권 분쟁이 반복될 것을 우려해 앞선 판결에서 큰 틀의 기준을 제시했다. 군산-김제가 만경강을 기준으로 관할이 나뉘고, 김제-부안이 동진강을 기준으로 관할이 나뉘듯,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새로 생긴 매립지도 이 기준에 따라 나눠야 한다는 취지다. 이 기준대로면 동서도로와 만경7공구 방수제는 김제 관할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였다면 갈등이 이렇게 폭발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군산시는 올 초부터 정부가 새만금 사업 기본계획 재수립에 착수하는 등 대법원판결 이후 많은 사정 변경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지난 판결 이후 시간이 흐른 만큼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김제시는 새만금 사업의 큰 틀은 유지되고 있으니 대법원 판례대로 관할권을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신항만 방파제에 대해서도 군산시는 새만금 매립지역 밖에 만들어지는 시설로 새만금 사업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제시는 기존 대법원판결에서도 신항만이 언급되는 만큼 판례대로 관할권을 나눠야 한다고 본다. 처지가 다르니 태도도 다르다. 김제시는 “법대로, 빠른 결정을”, 군산시는 “효율적으로, 신중한 결정을” 촉구한다. 군산항을 120년간 운영해온 군산시가 신항만을 맡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취지다. 새만금 신항만 조감도. 새만금 신항만은 2026년 개항하고 2040년까지 규모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현재는 김제시 관할인 새만금 2방조제와 연접해 있지만, 최종 형태는 군산시 관할인 고군산군도 두리도와도 연접하게 된다. 새만금개발청 홈페이지 갈무리 도무지 접점이 없어 보이는 갈등의 뿌리에는 공통분모도 있다. 새만금이라는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다. 김제시에 사는 80대 김모씨는 “전북 내에서 전주시 빼고는 전부 소멸위기다. 그래도 군산은 얼마간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김제는 조만간 (소멸)이다. 우리 마을이 100여가구 살았는데 이제 40가구 남았다. 우리 마을만이 아니라 전부 다 소멸위기다. 김제는 갯벌 메운 땅에 소 먹일 풀만 심는다. 공장 하나도 지을 수가 없고. 희망의 절벽이다”라고 했다. 새만금 사업은 1991년부터 올해까지 33년째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이 사업에 투입된 정부 예산만 14조60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김제시 인구는 1990년 14만9800명에서 지난 1월 기준 8만1400명으로 6만명 넘게 줄었다. 새만금 사업의 수혜지역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적표다. 전라북도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김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4%에서 2021년 5.8%로 소폭 증가했다. 전북내 군 단위 지자체 대부분이 같은 기간 제자리걸음을 걸었다는 점, 전국 GRDP에서 전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김제 경제는 새만금 사업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장을 거두지 못했거나 상대적으로 퇴보했다고 봐야 한다. 전라북도가 갈등 중재안으로 내놓은 ‘새만금 메가시티’ 카드에 대한 김제시의 냉랭한 반응에는 위기감이 반영돼 있다. 군산·김제·부안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겠다는 구상은 윤석열 정부의 전북지역 공약이기도 했다. 김제시 관계자는 “메가시티는 최소 인구 500만명은 돼야 한다. 군산 26만명, 김제 8만명, 부안 5만명 합쳐도 40만명이 안 된다. 큰 도시와 작은 도시가 합쳐지면 경제권은 어디로 가겠느냐. 큰 데로 가지 않겠느냐. 김제는 더 쇠퇴할 수 있다. 설령 합치더라도 완공되고 3년 넘게 지번도 없는 동서도로 등의 관할권 결정을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군산은 전북 대부분 지역에 소멸위기 경고등이 켜진바 통합논의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22대 총선 선거구 획정을 그 전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간 김제와 부안은 두 지역을 합쳐 1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해왔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김제·부안을 합쳐도 지역구 의원 1명을 선출할 수 있는 인구 마지노선인 13만6000명을 밑돌게 됐다. 결국 군산이 일부 지역의 유권자를 떼주는 방식으로 군산·김제·부안 갑구, 을구로 선거구가 획정됐다. 그렇다고 군산 사정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군산시 인구는 1990년 28만7000명이었는데 지난 1월에는 26만명선이 무너졌다. 전북 GRDP에서 군산시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21.2%에서 2021년 18.8%로 줄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철수 등 군산 경제 근간인 제조업 기반이 약화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듬성듬성 빈 자리가 있던 산업단지가 하나둘 들어차고, 공장 가동률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새만금개발청은 사업 시작 이래 지난해 말까지 72개 기업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한발씩 나아가고는 있지만 33년간 지속한 사업의 성과로 보기엔 초라하다는 평가가 많다. 한 군산시민은 “새만금 사업 시작한 지는 겁나게 오래됐는데 아직도 허허벌판이다. 군산에 무슨 도움이 얼마나 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어림짐작은 하면서도 두 도시가 정면으로 묻지 않는 질문은 ‘이 싸움의 끝에 얼마나 값진 보상이 기다리고 있는가’이다. 새만금 신항만은 정말 동북아 허브 무역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군산시는 새만금 신항만이 2040년 완공돼 연간 약 1000만t의 물동량을 처리할 경우 2800억원의 부가가치와 800여명의 고용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간 물동량, 부가가치, 고용효과 모두 현재 군산항의 절반 수준이다. 그렇다면 지금 군산항은 얼마나 경쟁력을 갖고 있을까. 2022년 기준 군산항의 연간 수출입 물동량은 2169만t으로 전국 물동량의 1.4%에 그쳤다. 물동량 기준으로 14개의 국가관리무역항 중 뒤에서 3번째다. 낮은 수심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다른 무역항에 비해 입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새만금 산단에 획기적인 배후산업이 들어서지 않는다면 불리한 입지 경쟁력을 뒤집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도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두 도시는 이 싸움을 멈출 수가 없다. 이 분쟁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한 지역 관계자는 신항만의 경제효과를 묻는 말에 무심코 말했다. “없는 것보다는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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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영광 어디로…쪼그라든 내 고향 군산(2022. 09. 02 11:31)
- 2022. 09. 02 11:31 사회
- 올해 3월 기준 전국 113개 시군구가 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일자리사업평가센터장·2022). 228개 시군구 중 절반이 소멸위기에 처했다는 얘기다. 지난 8월 30일 전북 군산 구도심인 영동거리. 인적이 드문 가운데 점포 곳곳에 임대·매매 광고가 붙었다. / 이효상 기자 20여년 전 떠나온 기자의 고향도 예외는 아니다. 인구 30만명을 바라보던 중소 산업도시 전북 군산은 2015년 이래 인구가 지속 감소해 지난 7월 기준 26만3700명까지 내려앉았다. 20~39세 인구는 감소세가 지속되는 반면, 65세 이상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도시의 평균 연령은 2015년 40.7세에서 2021년 44.5세로 증가했다. 가족들과 고향을 찾는 추석 명절은 지방소멸의 현실을 느끼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해가 다르게 메말라가는 고향 풍경 그 자체가 한국 지방소멸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각자의 고향은 지금 얼마나 빠르게 소멸해가고 있을까. 각 지역의 특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지방’을 꿰뚫는 공통점이 있다. 지방 인구를 빨아들이는 비대한 수도권은 지역의 ‘저출생·고령화’를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 산업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다시 지방의 인력을 유출하는 원인이 된다. 지난 8월 29일부터 3일간 고향 군산을 찾았다. 군산에서 서울로 주소를 옮긴 지 약 20년 만에 고향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학창시절 자주 다니던 도심 거리에는 운영 중인 점포보다 빈 점포가 더 많았고, 산업단지 원룸촌에는 두 집에 한 집꼴로 임대·매매 광고가 붙어 있었다. 사흘 내내 내린 비 때문인지 도시는 더 어둡고 무거워 보였다. 군산에 찾아온 위기 “학교 다닐 때만 해도 군산이 인구 30만명은 금방 넘어설 줄 알았다.”(30대 구직자) “1990년대만 해도 버스 한대 팔면 서울에 집을 한채 샀다. 지금은 어림도 없다.”(60대 시내버스업체 관계자) “1980년대만 해도 군산에 한전 전북지사가 있었고, 전주에는 지점이 있었다. 공장이 많아서 수요도 많았으니까.”(60대 한전 퇴직자) “1900년대 초반부터 군산은 시였다. 그때 전국에서 두 손에 꼽을 만큼 빨리 시가 됐다.”(50대 자영업자) 얼마나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할까. 군산은 과거의 영광을 곱씹는 도시가 됐다. 대공장이 떠나고 인구는 매년 감소하는 도시의 회한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일자리 상황이 좋고 시내에 돈이 돌던 산업도시였다. 그러던 군산은 올해 처음으로 ‘소멸위험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이상호 고용정보원 일자리사업평가센터장은 2016년부터 한국의 지방소멸위험 정도를 측정하고 있는데, 올해 3월 기준 군산의 소멸위험지수는 0.494로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됐다. 20~39세 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인구의 절반 미만이라는 얘기로, 공동체가 인구학적으로 쇠퇴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군산 경제를 지탱했던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2018년 5월 공식 폐쇄됐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군산의 위기는 복합적이다. 대부분의 지방이 겪는 ‘저출생·고령화’가 한축이라면, 핵심 산업의 유출이 또 다른 축이다. 인구가 왜 감소했는지를 군산 사람 10명에게 물으면, 10명 모두 같은 답을 내놓는다. 한국지엠과 현대중공업의 폐쇄다. 2017년 조선업 경기 악화에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폐쇄했고, 이듬해는 군산 경제를 떠받치던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았다. 한때는 군산 수출의 64.4%(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2012년)를 차지하던 조선산업과 자동차산업의 핵심 기업들이 문을 닫으면서 군산에 사는 사람 모두가 그 여진을 체감했다. 먼저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가 줄었다. 2015년 하반기 3만100명이었던 군산의 광업·제조업 취업자 수는 2020년 하반기 2만100명까지 줄었다. 5년 사이 제조업 종사자 3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단순히 기업 2곳이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이들 원청사를 중심으로 군산 산업단지에 함께 자리를 잡았던 협력업체도 떠났기에 타격이 더 컸다. 군산 경제의 심장인 산단의 비극은 군산 시내 곳곳으로 퍼졌다. 산단으로부터 15㎞ 떨어진 군산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애견호텔을 운영하던 A씨의 사업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다. “공장에 다니면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외로워서 그런지는 몰라도 개를 많이 키웠다. 출근 전에 맡기고 퇴근 후에 찾아가고 했다. 다들 돈을 잘 썼다. 어떤 사람은 1년에 개를 두 번 찾아오면서 쭉 맡기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다 공장이 문을 닫았다. 손님 중에 한명은 개를 데려가면서 거제도로 간다고 했다.” 손님의 감소, 치열해진 경쟁 등으로 인해 그는 2018년 가게 문을 닫았다. 군산의 도소매·음식숙박업 취업자는 2015년 하반기 2만5900명에서 올해 상반기 2만2900명으로 줄었다. 산단 정상궤도 올라서고 있다는데…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고 4년, 군산 경제는 얼마나 회복됐을까. 산단이 있는 군산 오식도동으로 향했다. 오식도동 초입의 편의점에서 만난 중년 남성 2명이 군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힌트를 줬다. 이들은 외지에서 온 기계장비 철거업체 관계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공장 장비 철거하려고 왔다. 전국을 돌면서 철거하는데 군산도 공장 철거 수요가 많은 곳 중 하나다. 일이 이래서 그런지 한국 제조업이 쇠퇴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군산만 그런 게 아니고 주물·주조 쪽은 중국에 치여서 거의 끝장났다고 봐야 한다. 오늘 일하는 곳도 공장을 아예 뜯는 곳은 아닌데 기계 철거하고 중국산 장비를 놓는다.” 지난 8월 30일 찾은 산단 옆 원룸촌은 오전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적막만이 감돌았다. 오식도동 원룸촌은 산단으로 일하러 온 외지 노동자들의 숙소 역할을 했다. 특히 외지인을 많이 고용했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폐쇄한 이후 이들 원룸 대다수는 빠르게 빈집이 됐다. 한때 공실률이 70~80%까지 치솟았다. 여전히 원룸촌은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원룸촌 안쪽 골목은 보도블록을 비집고 나온 잡초가 무릎까지 올라와 바짓단을 뒤챘다. 이 지역에서 원룸을 운영 중인 B씨는 “비어 있다는 이유로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들을 여기 원룸에서 2주간 격리하기도 했다”며 “5억원은 가던 원룸 매매가가 반토막이 났다. 하도 사람이 없으니까 너도나도 출혈경쟁을 벌이면서 30만~40만원은 하던 월세가 20만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보다는 상황이 낫다”고 했다. 현재 B씨의 건물에는 11개의 방이 있는데 이중 8개를 세줬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입국이 끊겼던 이주노동자들이 돌아왔고, 정상 가동되는 공장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의 잇따른 폐쇄로 공실이 크게 늘었던 산단도 점차 정상궤도에 올라서는 모양새다. 오식도에서 공장 부지 전문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김정운씨는 “현대중공업 철수하고 심할 때는 한 번에 (공장 부지) 20건이 경매로 나올 정도였다. 못 버티고 무너지는 업체들이 많았는데 체감으로 봤을 때 산업단지 공실률이 한 30%는 됐다”며 “그때에 비하면 공장들이 많이 들어왔다. 이제 완전히 바닥을 찍고 서서히 회복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국가산업단지 산업동향 통계를 보면, 군산 1·2산단의 입주기업 수는 2018년 12월 기준으로 각각 197개, 528개에서 올해 6월 기준으로 214개, 575개로 늘었다. 다만 이 흐름을 군산의 시민들은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들이 질적으로 과거 대공장의 일자리를 대체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2018년 해고된 이정렬씨는 현재 아파트 주택관리회사에서 일한다. 해고 이후로만 세 번째 직장이다. 이씨는 “공장들이 들어와도 채용 인원이 예전 같지 않다. 제일 걸리는 것은 임금 문제다.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라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 됐다”며 “군산이 인구 30만명 도시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대기업이 들어온다고 해도 한국지엠이나 현대중공업처럼 기업이 어려우면 제일 먼저 철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산단 인근 소룡동의 노무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C씨는 “일자리는 있지만 사람이 없다. 일이 힘들어 내국인은 피하고 대체로 외국인만 일한다. 돈 많이 벌려면 60시간 이상씩 일해야 하는데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군산의 광업·제조업 취업자 수는 2만1300명으로 2020년의 저점에서 크게 회복하지 못했다. 인구 유출에 활력 잃은 도시 사람들은 끊임없이 떠나고 있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자 장현철씨는 “비정규직 불법파견 인정을 위해 128명의 동료와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80명 정도만 군산에 남아 있고 나머지 분들은 군산을 벗어나 있다”며 “마땅한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이라고 했다. 군산시청 인근에서 운영하던 카페를 폐업한 D씨(37)는 이달 중순이면 취업을 위해 충남 소도시로 떠난다. 한때 그의 카페는 아르바이트생을 8명까지 썼지만 폐업 전 1년은 직원 없이 홀로 일했다. 그는 일주일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카페를 지켰다. 군산의 경제 악화, 코로나19의 여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젊은 노동인구의 감소세는 명확하다. 군산의 20~39세 인구는 2015년 7만3204명에서 지난해 6만3329명으로 1만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 인구는 3만9874명에서 5만1459명으로 1만명 이상 늘었다. 지난 2월 24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왼쪽에서 네 번째)이 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사진기자단 그만큼 도시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군산의 구도심인 영동부터 구 역전 종합시장까지 이어지는 중앙로에는 빈 점포가 적잖이 늘어서 있었다. 학창시절 옷가게가 빼곡했던 영동의 골목은 운영 중인 옷가게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지난 8월 30일 오후 이모씨(54)는 영동에 있는 간판이 없는 가게에서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가게 쇼윈도에 걸린 여성용 무스탕 3벌이 이곳이 과거 옷가게였음을 말해줬다. 이씨는 “보세(상표 없는 옷) 옷가게를 했는데 지금은 접고 개인 사무실로 쓰고 있다”며 “젊은 사람이 아예 없다. 돈벌이가 안 돼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60만원으로 내놓은 맞은편 점포를 가리키며 “저러면 10년 동안 안 나간다”고 했다. 옷가게를 고쳐 공방으로 사용하는 또 다른 점주는 “사람이 하도 안 와 조용하니까 공방하기 딱 좋다. 싸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도시는 지난 20~30년간 수차례 도심을 바꿨다. 구도심에서 나운동으로, 나운동에서 수송동으로, 최근에는 조촌동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라고 한다. 수도권의 부동산 대출 규제 영향으로 외지인들이 땅을 사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 7월 군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6월의 매매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113.2로 지속 상승 중이다. 젊은층의 이탈은 저출생 현상을 심화시킨다. 영유아 보육시설부터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전명자씨(65)는 군산 삼학동에서 30년 넘게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삼학동은 도농복합도시인 군산의 도시지역 중 소멸위험지수가 0.19로 가장 높은 지역이다. 전씨는 “새로 짓는 아파트로 젊은 인구들이 떠나면서 노인들만, 기존 원주민만 남았다. 어린이집이 정원 99명으로 늘 대기자가 있었는데 작년에 70명대 되고, 올해는 60명대 됐다”며 “원아가 줄면서 재작년만 해도 군산 내에 238개 있던 어린이집이 올해 158개로 줄었다. 아이 울음소리가 나야 도시가 시끌벅적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초등학교 수는 큰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지만 학생 수는 급감하고 있다. 전체 58개 초등학교 중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 수가 150명이 되지 않는 학교가 32개로 절반을 넘는다. 지난 8월 31일 군산의 구도심인 영화동 거리. 한 노인이 수선가게 앞에서 발 길을 멈췄다. / 이효상 기자 희망과 우려의 공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이나 전기차를 생산하는 군산형 일자리에 기대를 거는 이들도 있었다. 조선업 수주 호황이 이어지면서 현대중공업은 내년부터 군산조선소의 문을 다시 열기로 했다. 2019년 군산 노·사·민·정이 상생협약을 체결한 군산형 일자리는 지난해 참여 기업들의 생산 공장을 준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우려도 크다. 재가동되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연간 10만t 규모의 선박용 블록을 건조할 계획이다. 과거보다 생산 규모가 크게 줄었고, 완성된 배를 건조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블록을 만들어 옮겨야 해 물류비도 따로 발생한다. 이 비용 일부는 군산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군산형 일자리 역시 생산이 지연되거나, 참여 기업이 검찰 수사를 받는 등의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온승조 군산상공회의소 부장은 “대규모로 인력을 채용했던 제조업이 붕괴한 후에 상생일자리나 현대중공업 재가동 등으로 회복하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어떤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인구 유출 현상은 미미하게나마 계속되고 있다”며 “새만금 경제자유구역에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유치하고 있지만, 장치 산업이다 보니 일자리 창출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훤 군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집행위원장도 “현대중공업을 다시 오픈하면서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기존 산업의 공백을 타개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 표지 이야기
-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차 로드맵을 짜자](2) 전기차 허브 기지 시동 거는 군산(2019. 07. 05 15:18)
- 2019. 07. 05 15:18 경제
- ㆍ관련 업체들 지자체와 협약 입주 채비… 대기업 의존 않는 중소기업 중심 생태계 희망 ‘쿵쿵, 탕탕, 촹….’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공장을 울린다. 내연강판을 찍어내리는 프레스 소리는 육중했다. 전북 군산의 공장지대에서 접하기 어려워진 소음이다. 현대중공업과 한국지엠이 잇따라 공장을 철수시키면서 이 지역 부품업체의 가동률은 30% 미만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공장이 굴러가는 소리는 이제 생존을 알리는 소리가 됐다. 지난 7월 2일 찾은 전북 군산시 자유로에 있는 옛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정문이 한산하다. 자동차 부품업체 명신은 지난 6월 28일 지엠 측에 군산공장의 마지막 인수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명신은 이곳에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위한 공장 설비를 갖추고 자체 완성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센터도 열 계획이다. 지난 7월 2일 찾은 군산의 자동차 차체용 부품 생산업체 ㄱ사의 공장 기계들도 절반 이상 멈춰 있었다. 5년 전 212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지난해 97억원으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104명이었던 직원은 40명으로 줄었다. 공장 한편엔 쓸모없어진 금형들이 재활용을 기다리며 쌓여 있었다. ㄱ사 대표는 “2차 협력사 8곳이 우리 회사에 물량을 몰아줘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우리 같은 업종은 이제 몇 개 안 남았다. 생태계가 무너졌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지엠 떠난 곳에서 전기차 SUV 만든다 군산 장산로에 있는 한국지엠 군산공장으로 갔다. 차량 수백 대는 족히 주차할 공간이 텅 비어 있었다. 한 경비원은 “하루에 화물차만 1000대씩 오가는 곳이었다”며 “정문은 오가는 승용차로 분주했고, 북문으로는 화물차가 들락거렸다”고 설명했다. 북문 건너편 공장 철망에는 공장 폐쇄 철회를 요구하는 지입차주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군산공장의 빈 자리는 컸다. 2017년 현대중공업 군산공장의 가동 중단에 이어 지난해 5월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폐쇄로 전북지역 협력업체의 일자리 감소를 포함해 17만여명이 직장을 잃었다. 불황은 공장지대의 식당가로, 도심으로 번졌다. 군산산업단지 오식도동 식당가에서는 점심때 줄서기가 일상이었지만 이젠 맛집도 빈자리 찾기가 어렵지 않다. 이곳 현대옥의 점장 안형갑씨(66)는 “군산에서 제일 큰 회사 둘이 무너지니 하청업체들도 같이 깡그리 무너지고 단골손님도 다 끊겼다”며 “시내에 대도시 부럽잖은 좋은 집(아파트)이 차고 넘치는데 들어갈 사람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체감하지 못하지만 최근 군산시로 속속 전기차 업체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실제 전기차 제조사, 부품회사들이 최근 전라북도와 군산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과 새만금개발청 등 지자체, 공공기관 등과 협약을 맺고 군산에 입주할 채비를 하고 있다. 오식도동의 한 부동산 중개사도 “최근 전기차 관련 업체 사장이 직원들이 머물 원룸을 구하고 갔다”며 “사람이 많이 늘었다고 할 정도로 고용이 창출된 건 아니고 준비하려고 사람들이 들어오는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도 새 주인을 맞았다.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사인 명신과 모기업 엠에스오토텍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다. 명신 등은 이곳에서 전기차를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연간 생산목표는 2021년 5만대, 2025년 15만대로 잡았다. 명신의 군산공장은 국내에서 처음 생기는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이 된다. 박호석 명신 부사장은 “3개월 동안 지엠의 생산시설을 빼고 저희 장비를 순차적으로 들여올 예정이다”라며 “연구·개발본부를 어디에 세우고 차체 생산라인은 어떻게 배치할지 개념을 잡는 단계”라고 말했다. 명신은 현대차와 같이 자체 브랜드를 가진 완성차 업체가 되기보다는 우선은 글로벌 업체들과 협력해 완성차 조립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부사장은 “초소형 전기차가 아닌 승용차,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먼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국가산업단지와 여기에 맞붙어 있는 새만금산업단지 1공구가 전기차 클러스터로 조성된다. 전기버스를 생산하는 에디슨모터스와 최근 우정사업본부 초소형 전기차 시범사업 업체로 선정된 대창모터스, 에어서스펜션과 피스톤 등을 만드는 자동차부품회사인 코스텍, 골프카를 만드는 엠피에스코리아 등 4개 업체도 여기에 참여한다. 이들은 새만금산업단지에 입주한다. 김제 소재 차량부품기업인 아이티엔지니어링과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와 손잡은 나노스, SNK모터스도 군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7월 2일 군산의 구도심인 월명동의 한 교차로에 “친환경 전기자동차 메카로 거듭나는 군산(새만금)”이라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전기차는 국내 수요가 낮아 수출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군산은 수출항이 있고,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가공한 후 다시 중국이나 동남아로 수출하기에 유리하다. 부품을 수입한 후 가공·수출할 때까지 관세를 유예해주는 종합보세구역이라는 장점도 있다. 중국 업체들 역시 이런 장점을 노리고 군산에 진출하고 있다. 군산에서 만난 김근영 중진공 전북서부지부장은 “새만금부지가 임대가 안 돼서 새만금청이 만날 찾아와 분양업체를 찾아 달라고 사정했다”며 “근데 요즘 갑자기 전기차를 하겠다는 업체가 모이면서 갑을병정의 병에서 갑이 됐다”고 말했다. 임병익 새만금개발청 산업진흥과 사무관은 “1공구와 2공구를 합해 100만평(4.5㎢) 정도를 대상으로 투자를 유치했는데 상당 부분이 찼다”며 “현재 사업계획서를 검토하는 기업들 이후에 들어오려는 기업들에게는 임대용지를 확보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만금개발청은 전기차 클러스터가 새만금 방조제 하부도로에서 가능해진 자율주행시험과 상용차 부품 주행시험장 가동 등과 함께 새만금을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만금 투자 유치도 활기 ㄱ사를 비롯한 군산지역 자동차부품회사들도 전기차 바람에 올라타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ㄱ사 대표는 “전기차로 가면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강철에서 알루미늄으로 소재를 바꿔야 한다”며 “출근할 때마다 소재산업으로 연구하고 도전해야 하는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다만 “군산에 입주하는 업체들이 중국에서 들여오는 부품을 조립하는 수준에 그치고 지역 업체가 합류하지 못하는 구도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군산은 군산 산업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길 희망하고 있다. 대기업에 당할 만큼 당했고, 이제는 전기차나 차량 재제조 사업 등으로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는 뜻이다. 한국지엠의 1차 협력사였던 창원금속공업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부 인증품 사업에 진출했다. 차량의 원래 부품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인증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어느 회사에도 종속되지 않고,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높은 이윤을 얻고 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의 이종선 대표는 “현대차나 기아차가 조단위로 이익을 내지만 1차벤더들은 몇천억 원씩 매출을 내던 회사도 매물로 나온다”며 “원가절감을 위해 강제로 코드 입력하듯 가격을 후려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원청이 원하는대로 맞추다 보니 피동적이 되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성장할 여력이나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며 “협력사라는 굴레에서 다시는 허우적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 부품업체들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해 공동 활용하는 협동화 방식을 택한 협의회를 꾸렸다. 이를 통해 대기업 중심의 불공정한 원·하청관계를 중소기업 간 수평적·상생협력 모델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언제까지 현대·기아차만 바라보고 살 순 없지 않습니까. 네이버나 다음이 큰 기업으로 성장한 것처럼 자동차 업계에서도 그런 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새만금에 입주하려는 한 전기차 업체 관계자의 말이 이를 대변한다.
레이디경향(총 3 건 검색)
- [주말에 떠나는 테마여행]1박 2일 군산 봄 마중 여행
- 2013. 03. 14 16:42 레저/여행
- 아직 날씨는 쌀쌀하지만 어느덧 마음 깊은 곳에는 봄꽃이 활짝 피었다. 군산 구시가지를 걷다보면 아련한 추억 속 빛바랜 사진처럼 옛 기억이 밀려오고, 고즈넉한 풍경에 여행의 즐거움은 깊어간다. 아름다운 풍경은 바쁜 일상에 지친 심신을 휴식하게 하는 보양식과 같다. 군산으로 1박 2일 봄 마중 여행을 떠나보자! 자전거 하이킹은 선유도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역사의 현장에 서다 군산 여행의 시작은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이다. 이곳은 군산의 근대문화와 해양문화를 테마로 설립된 곳으로 당시의 시대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각종 고증 자료를 두루 잘 갖춰 놓았다. 군산은 부산, 원산, 인천, 목포, 진남포, 마산에 이어 1899년에 개항한 항구도시다. 다른 개항도시와 달리 호남, 충청의 곡창지대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송출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때문에 일본 상공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경제 중심지 역할을 담당했다. 근대역사박물관은 이 같은 아픈 역사와 시대적 배경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무엇보다 군산의 다양한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여행 초기에 꼭 들러야 할 곳이다. 박물관 왼편에는 옛 군산세관 건물이 자리해 있다. 영화 속에나 나올 법한 고풍스러운 건축물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한다. 1908년 대한제국이 벨기에로부터 붉은 벽돌과 건축자재를 수입해 지었다고 전해진다. 건축에 문외한이 보더라도 서울역, 한국은행 본점과 비슷하게 생겼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동시대에 지어졌으며 같은 건축양식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외 풍경만 살펴보고 지나치는데, 사실 그 속을 보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실내에는 세관으로 사용될 당시의 소품들이 전시되어 퇴색된 옛 영화를 보여준다. 걸으면 끼익 소리가 나는 청록색의 마룻바닥이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해망굴 앞은 수산물 시장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사진 왼쪽). 봄을 재촉하는 동백꽃.김또깡과 하야시 그리고 이대 나온 여자 거장 임권택 감독이 김두한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장군의 아들’을 내놓았던 지난 1990년. 군산에서 촬영한 이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한국영화 흥행 순위 1위를 달성하며 김두한 신드롬을 탄생시켰다. 남학생들은 김두한을 흉내 내기 위해 어깨에 ‘뽕’이 심하게 들어간 재킷을 입고 다녔다. 그 시절 친구들끼리 거리를 걸을 때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긴 목도리를 휘날리곤 했다. 김혜수의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대사를 유행시킨 영화 ‘타짜’ 역시 군산에서 촬영됐다. 두 영화 모두 같은 장소에서 촬영했는데, 그곳이 ‘히로쓰가옥’이다. ‘장군의 아들’에서 야쿠자 두목 하야시가 살던 집이라고 해서 ‘하야시 집’으로 더 잘 알려졌다. 히로쓰가옥은 우리나라에 있는 일본식 가옥 가운데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건물로 평가받고 있다. 주인이었던 히로쓰는 포목상으로 돈을 번 일본인이다. 이색적인 붉은색 담장과 이어진 본체로 들어가는 대문은 전국시대 일본의 사무라이 가옥 구조를 따랐다고 한다. 마룻바닥 위를 걷다보면 유별나게 삐걱거리는 소리가 큰 지점이 있다. 바로 히로쓰의 방문 앞이다. 관리인의 설명에 따르면 무사 가옥의 특징이란다. 즉, 자객의 침입을 확인하는 하나의 도구라고. 당시에는 이런 장치가 최첨단 무인 경비 시스템이었을 것이다. 골목길이 주는 고즈넉한 풍경 군산 해망굴 근처에 있는 골목길 마을은 1970년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나팔바지로 한껏 멋을 부린 청춘들이 구석구석을 쓸고 다녔을 법한 예스러운 골목은 마치 영화 속 세트장을 옮겨놓은 듯하다. 비탈에 위태롭게 자리를 잡은 달동네지만 이곳 역시 군산의 과거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곳이다. 우선 해망굴은 군산이 개항되면서 건축된 대표적인 토목 시설이다. 한국전쟁 때는 인민군 지휘소로도 쓰였다.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총알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다. 현재 차량 진입은 금지되고 보행자 통로로만 사용된다. 건축미가 뛰어난 (구)군산세관. ‘장군의 아들’의 촬영지인 히로쓰가옥. 비탈진 해망동의 좁은 골목길(사진 왼쪽부터). 언덕으로 발품을 조금 팔면 월명공원이 나온다. 일제강점기에는 각국공원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언덕 길목에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촬영한 초원사진관이 있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한석규와 심은하가 이곳에서 연기를 펼쳤다. 역시나 1970년대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는 요즘 보기 드문 풍경이다. 공원 중앙에 올라가면 코앞에 해망동과 군산 앞바다가 펼쳐진다. 월명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동백나무와 벚나무가 가득하다. 벚꽃이야 봄기운이 완연해야 개화하지만 봄바람이 콧잔등을 간질이는 3월 초가 되면 새빨간 동백꽃을 구경할 수 있다. 하늘로 치솟은 횃불 모양의 수시탑은 야간에 찾아도 그 멋스러움이 대단할 듯싶다. 실제로 현지인들은 벚꽃이 만개하는 4월에 이곳으로 야간 꽃구경을 나선다고 한다. 월명공원에서는 좀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도 괜찮다. 곳곳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가 마련되어 봄볕을 즐겨도 좋고 준비한 간식이 있다면 가볍게 배를 채워도 좋겠다. 이름도 낯선 뜬부두, 그 내막은 수탈이었다 군산근대문화유산 거리를 걷다보면 낯선 집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다다미집’과 ‘나가야집’이다. 대문 앞을 지켜보고 있자면 1930년대 중절모를 쓴 신사가 나올 것 같다. 동그란 렌즈의 안경을 쓰고서 말이다. 나가야집은 일본식 건축물의 대표적인 형태로 단층이나 2층 건물이 길게 이어진 집을 일컫는다. 연립주택처럼 한 건물에 다가구가 산다. 적산가옥에는 일본식 돗자리가 깔린 다다미집이 남아 있기도 하다. 사연 많은 골목길과 옛집들을 뒤로하고 다시 군산 바다가 보이는 내항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곳에는 ‘뜬다리’라는 낯선 이름의 다리가 있다. 그물을 정리하고 있는 할머니께서 “뜬다리는 조수 간만의 차가 있을 때 다리가 같이 움직여. 그래서 뜬다리라고 해”라고 말씀하신다. 쉽게 말해 물이 빠지면 다리가 내려가고, 물이 들어오면 다리가 올라가서 배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단다. 왜 이런 다리를 만들었을까. “일제시대 때 군산에서 엄청나게 쌀을 싣고 갔대. 그때 쓸려고 이렇게 만들었다는군.” 선유도와 연결된 장자도의 풍경. 야경이 아름다운 은파유원지(사진 위부터). 군산 시민의 휴식처 은파유원지 반짝이는 물결이 파도친다는 뜻의 ‘은파’. 이곳은 조선시대에 축조된 인공 저수지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을 만큼 그 역사성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현재는 군산 시민을 위한 유원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4월경에는 화사한 벚꽃이 만발해 꽃 터널을 이룬다. 바람이라도 불면 꽃비가 날려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야간 조명을 받으면 그 분위기는 더욱 환상적으로 바뀐다. 또 여름에는 상큼한 아카시아 향이, 가을에는 낭만적인 가로수길이 운치를 더한다. 특히 길이가 370m에 달하는 보도현수교인 ‘물빛다리’는 이곳의 자랑거리다. 화려한 조명이 켜지는 야간이면 그 고운 자태를 사진으로 남기려는 사람들이 많다. 주변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맛집들이 속속 들어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추천할 만하다. 선유도, 경치는 걱정하지 마! 신선이 놀던 곳이니까 군산은 섬이 있기 때문에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 끝내기엔 아까운 곳이다. 선유도로 대표되는 고군산군도는 무려 63개에 이르는 많은 섬들이 자리하고 있다. 아픈 역사를 간직한 해망굴. 일본식 가옥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군산의 거리(사진 왼쪽부터).선유도의 아름다움을 짧은 시간 가장 효율적으로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은 유람선을 이용하는 것. 비응도 월명유람선터미널에서 출발할 경우 B 코스와 C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선유도에서 좀 더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C 코스를 추천한다. 요금은 3만원이며, 전체 소요 시간은 6~7시간 정도다. 터미널을 출발해서 거북바위가 볼 만한 황경도, 독립문바위가 있는 방축도를 구경한다. 이후 장자도와 무녀도를 지나 선유도에서 4~5시간 정도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 시간을 가장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면 선착장 앞에 도열된 전동 카트는 가볍게 무시하는 게 좋다. 선유도의 절경을 속속들이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교통수단은 바로 자전거다. 건강까지 좋아지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다만 선유도는 해안선이 길고 지형이 복잡해 다소 거리가 멀다는 것이 문제다.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할 선수도 아니니 체력 닿는 데까지만 돌아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선유도를 자전거로 하이킹하기 위해서는 선착장 근처에 있는 자전거 대여소를 이용하면 된다. 자전거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3~4시간 몸을 맡기기엔 무리가 없다. 미리 안전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빌리면 된다. 코스는 선착장을 중심으로 북쪽의 망주봉, 서쪽의 대장도, 동쪽의 무녀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첫 코스는 북쪽의 망주봉이다. 가는 길에 명사십리해수욕장이 펼쳐진다. 시원하게 뻗은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자니 몸과 마음이 벌써 신선이 된 듯하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포장도로를 질주하면 우뚝 솟은 망주봉이 눈에 들어온다. 그 생김새부터 큰 종을 엎어놓은 듯 특이하다. 두 번째 코스는 장자도다. 섬 크기는 작지만 섬으로 향하는 대교만큼은 위풍당당하다. 잔잔한 바다 위에 아찔하게 설치된 철교를 건너는 동안 다리의 힘이 쫙 풀린다. 장자도는 한적한 어촌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마지막 코스인 무녀도는 해안 절벽이 압권이다. 위태롭게 바다와 맞선 모양이 제주도의 절경 주상절리를 연상시킨다. 1930년대 당시를 재현해놓은 근대역사박물관 내부. 어부의 아내는 뜬부두 앞에서 그물 손질에 한창이다. 월명공원의 수시탑은 야경이 멋지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쌍용반점의 짬뽕은 전국적으로도 인정받은 맛이다. 여행 정보 1박 2일 군산 여행 추천 코스 ▶1일 차 근대역사박물관(백년광장)→(구)군산세관→가부끼 극장(월명동주민센터)→수덕산공원→군산서초등학교→해망굴→월명공원 수시탑→군산여고→(구)히로쓰가옥→초원사진관→이성당→(구)법원→(구)군산부윤관사→선양동 해돋이공원→정주사집 문학비→개복동예술인의 거리→(구)조선은행→군산진사적비→째보선창→진포해양테마공원→은파유원지 ▶2일 차 비응항→선유도 유람 및 자전거 하이킹→귀가 ●맛집 1945년에 문을 연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이성당(063-445-2772), 짬뽕이 맛있는 쌍용반점(063-443-1259), 싱싱한 회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은 군산수산물센터와 비응항수산물센터 등이 있다. ●숙소 은파유원지 인근에 깨끗한 모텔들이 많아 숙박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유로빌리지(063-471-1112)는 군산에서 유일한 유럽 스타일의 대규모 휴양단지이다. ●문의 군산시 문화관광진흥과(063-450-6110, http://tour.gunsan.go.kr) 근대역사박물관(063-443-8283, http://museum.gunsan.go.kr/) 월명유람여객선(063-445-2240, www.wmmarine.com) 여행작가 임운석은… 2001년 본인보다 여행을 1% 더 좋아하는 아내와 결혼해 평생 여행만 하며 살자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니던 외국계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 여행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대 때는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며,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문화와 예술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이며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작가, 국내 아웃도어 전문 업체의 로드플래너와 사진작가로 활동 중이다. 블로그 ‘빛과 바람 그리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http://roomno1.blog.me/)’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글&사진 / 임운석(여행작가)>
- 주말에 떠나는 테마여행
- [동네 이야기]군산, 잠든 시간을 거닐다
- 2011. 05. 12 15:32 레저/여행
- 금강과 서해를 끼고 있는 군산은 호남의 비옥한 평야에서 생산된 쌀과 소금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던 일제강점기의 가슴 아픈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다. 근현대사의 아픔이 유물처럼 남아 있는 곳. 바래진 역사의 뒤안길을 4월, 봄볕 아래 거닐었다. 작년 11월 일반인들에게 문을 연 히로쓰 가옥에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여행은 ‘짬뽕’에서 시작되었다. 꽤 여러 명에게서 군산에 참 맛있는 짬뽕집이 있다고 들었던 것이 왜 따뜻한 봄볕이 내리쬐던 날 불쑥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군산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찍은 곳이기도 하고, 영화 ‘타짜’에서 고니가 화투짝 수련을 하던 평경장네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실보다는 오래된 영화나 소설 속에 존재할 법한 고즈넉하고 예스러운 풍경, 낡고 이국적인 건물들을 휘감아 도는 골목길엔 쉬 지워지지 않을 100여 년 전의 시간들이 얽혀 있었다.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히로쓰 가옥은 군산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탬프투어’ 코스 중 한 곳이다. 동국사 가는 길에 만난 해장국집. 진한 햇살 아래 메주가 익어가고 있었다.군산시에서 개발하고 있는 구불길은 군산과 맞닿은 강과 바다, 내륙을 함께 거닐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지난해 완성된 비단강길과 햇빛길, 큰들길, 구술뫼길에 이어 올해엔 물빛길과 달밝음길, 탁류길 등 5~8코스가 길을 열었다. 그 중 여섯 번째 코스인 ‘탁류길’은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배경인 군산 원도심을 통해 군산의 근대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일제 수탈의 근거지였던 구 조선은행 건물과 구 군산세관, 일본인들의 주거공간이었던 월명동과 신흥동, 영화동 일대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 동국사 등을 지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초원사진관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제과점으로 유명한 이성당으로도 이어진다. 총거리 7.8km, 타박타박 느린 걸음으로 걸으면 2시간을 조금 넘겨 둘러볼 수 있는 길이다. 골목을 헤매다 만난 빛바랜 간판이 정겹다. 진포해양테마공원에는 육해공군 퇴역 군장비 13종, 16대가 전시되어 있다. 오래된 일본식 가옥들이 동네를 이루고 있는 신흥동에 들어서자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내항에 근접한 월명동과 신흥동, 영화동, 금동 일대는 일본인들의 배타적인 주거공간이었다. 특히 신흥동 일대는 당시 군산 시내 유지들이 거주하던 부유층 거주 지역으로 100여 채의 일본식 목조건물들이 여태 남아 있어 오래된 일본 거리에 와있는 듯한 생경한 풍경을 그려내는 곳이다. 영화 ‘장군의 아들’과 ‘타짜’ 등의 촬영지로 유명한 히로쓰 가옥은 미곡 유통업을 하던 히로쓰 게츠샤브로가 지은 고급 주택이다. 집을 짓는 데 필요한 목재를 전부 백두산에서 가져와 지었다고 하니 당시의 호화로움을 짐작할 만하다. 일본식 목조 건물이 남아 있는 신흥동 거리.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 많다.경암동 철길마을에는 신문용지 재료를 실어나르던 철로가 남아 있다. 동국사 가는길에 만난 ‘군산체육관’. 일제강점기, 품질 좋은 군산 쌀을 실어나르기 위해 만든 철도가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다. 동네를 파고드니 도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오래된 목조 주택들이 이어진다.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속살을 드러낸 일본식 가옥들이다. 깨진 창문 사이로 바람이 나고 드는 버려진 집들도 있지만 상당수가 가정집이나 음식점, 상점들로 생을 이어가고 있다. 오래된 목조건물과 양옥집들이 어깨를 나란히 한 거리를 걷노라면 영화에서나 보았던 역사의 한 시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만나고 이어지는 골목길 사이로 잠들어 있던 시간을 헤매다 보니 어느새 길어진 그림자를 밟고 서 있다. 툭툭, 신발에서 털어낸 시간의 더께가 짙어진 봄볕 아래 뽀얗게 부유하다 사라진다. 구 군산세관. 건축 당시 벨기에에서 붉은 벽돌과 건축자재를 수입해 지었다는 설이 있다. 현재는 호남관세 전시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오래된 일본식 건물이 남아 있는 거리는 예스럽다는 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다. 복성루의 짬뽕. 해물과 함께 돼지고기 고명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타짜’ 등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히로쓰 가옥. 잠들어 있던 시간이 봄볕에 부스스 눈을 뜬다.군산 구불6-1길 ‘탁류길’ 걷기 현재까지 완성된 군산의 8개 구불길 중 6-1코스인 ‘탁류길’은 군산 근대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군산 도심과 내항을 잇는 코스다. 히로쓰 가옥 등 오래된 일본식 가옥에 관심이 많다면 내항 앞에 위치한 백년광장을 시작으로 구 군산세관과 해망굴을 거쳐 신흥동과 월명동 일대를 둘러본 후 동국사로 가는 코스를, 항구 쪽을 둘러보고 싶다면 동국사에서 출발해 구 조선은행과 째보선창, 진포해양테마공원을 거쳐 백년광장으로 가는 코스를 추천한다. 진포해양테마공원에서 바라본 내항. 푸른 바다는 100년 전 수백 척의 미곡선을 떠나보내야 했던 아픈 기억을 담고 있다. <■글&사진 / 노정연 기자 ■문의 / 군산시청 관광진흥과(063-450-6110)>
- 동네 이야기
- 미지의 섬과 역사의 상흔이 공존하는 항구도시- 군산
- 2004. 03. 01 재테크
- 그 옛날 군산은 영화를 누리던 항구도시였다. 호남평야에서 수확한 식량을 일본으로 수탈해가면서 군산은 항구도시로 커졌다. 하지만, 지금은 항구도시로서의 명맥만 조금씩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군산은 과거의 영광과 쇠락한 도시의 이미지가 함께 공존한다. 도시는 역사를 품었고 바다는 새 역사를 소망하는 도시, 군산에서 잠 못 드는 밤. 휴식의 빈 공간을 사색으로 채우는 섬, 선유도 군산항에서 배로 약 2시간 거리에 선유도가 있다. 선유도는 해수욕장이 유명한 섬으로 넓고 긴 백사장 때문에 해마다 피서철이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하지만 4개의 섬이 연육교로 이어져 만들어낸 산책길은 사람들에게 평화로운 휴식을 준다. 섬 여행은 특별하다. 미지의 세계인 듯 무심하게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섬은 여러 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외롭고, 한가롭고 편안하고… 그래서 섬은 신비롭다. 선유도로 들어가기 전날 군산은 늦겨울의 눈소식으로 온통 하얀 세상이었다. 바다는 폭풍주의보가 내려져 있어, 모든 배들이 항구에 묶여 있었다. 배가 뜰 수 있을지 장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산 정상은 마치 두 신선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선유도’라 불렀다. 선유도는 군산에서 서쪽으로 45km 떨어진 섬이다. 군산여객항에서 아침 7시 20분에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고 약 2시간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다. 관리도, 방축도, 말도 등의 16개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뤄진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다. 혹 선유도행 배를 놓쳤다면, 장자도행 배를 타면 된다. 장자도, 무녀도, 대장도와 선유도는 연육교로 연결되어 마치 한 몸과도 같다. 선유도에는 자동차가 없다. 대신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유일한 교통수단. 선유도 곳곳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서 손쉽게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선유도를 모두 돌아보려면 걸어서 2~3시간 정도 걸린다. 자전거를 타면 낭만은 물론 그만큼 시간도 절약된다. 선유도 선착장에 내리면 무녀도로 가는 길과 선유도 내부로 가는 길로 나뉜다. 선유도 방향으로 10~20분 정도 걸어서 선유도초등학교를 지나면 선유도해수욕장이 있다. 고운 백사장의 아름다움은 이른 봄에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봄이 오면 백사장 제방둑에 해당화가 만발한다고 한다. 하지만 인적 없는 해변에 지난 여름 쓰다 버린 휑한 간판과 빈 건물들은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해수욕장 곁에는 여인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누워 있는 모습의 망주봉이 운치를 더한다. 여름철 큰 비가 내리면 물줄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장관을 이룬다. 망주봉 뒤편 선유3구 마을의 갈대밭 길이 추억을 만들기에 제격. 선유도를 둘러봤다면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로 발길을 옮겨보자. 이 네 개의 섬을 연결하는 연륙교는 ‘번지점프’를 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섬과 섬 사이를 연결한 탓에 수십m 아래 바다를 보면 아찔한 스릴감이 절로 든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다리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행동은 후회하기 십상. 선유도에서 길이 268m의 장자교를 건너면 한적한 시골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자도다. 섬 전체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자도발전소 옆에는 해양수련원이 있다. 여름철에 숙박시설로 이용된다고. 폐교가 된 장자초등학교 건물을 리뉴얼한 것이다. 이곳을 지나 언덕에 오르면 장자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에는 아담한 교회 건물과 장자도에서 군산으로 나가는 배를 타는 선착장이 보인다. 바람이 많은 탓일까. 집들은 모두 낮게 땅으로 퍼져 있고, 골목길은 수줍은 듯 좁디좁다. 그리고 생기 있는 아이들의 목소리보다는 나이 지긋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장자도와 20m 길이의 다리로 연결된 대장도는 윤영수씨의 민박집이 유명하다. 전설의 장자할매바위와 동백나무 분재가 유명세를 탄 때문이다. 장자할매바위는 과거를 보러 간 남편을 기다리다 등에 업은 아들과 함께 돌이 되어버렸다는 슬픈 전설의 바위. 선유도와 무녀도를 잇는 다리는 268m의 선유교다. 이 다리 역시 새파란 바닷물의 위세에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 다리를 건너면 나오는 해송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있다. 섬이라고 별다른 것은 없다. 특별한 것 같지만 이곳 역시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섬은 여행객에서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자신만의 진솔한 분위기나 아름다움으로 찾는 이의 여심(旅心)을 어루만질 뿐. 하지만, 섬은 ‘생각하는 여유’를 주는 빈 공간이다. 인적이 드문 산길을 걸어가는 것만으로 마음은 절로 풍요로워진다. 한적함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섬 여행은 특별한 추억을 준다. 선유도와 장자도로 들어가는 배는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고는 하루에 한 번밖에 운행하지 않는다. 선유도와 주변 섬들을 하루 일정으로 배 시간에 맞춰 둘러보기에는 무리. 하룻밤 묵으면서 지낼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곳. 선유도해수욕장은 매년 7월 중순 개장한다. 배편 문의(계림해운, 063-446-7171) 선유 8경 선유낙조(仙遊落照) 점점이 떠 있는 조그만 섬과 섬 사이의 수평선으로 해가 질 때 고군산 하늘과 바다의 낙조는 잊지 못할 추억. 명사십리(明沙十里) 선유도해수욕장의 백사장 제방둑에는 유리알처럼 고운 모래가 십리나 걸쳐 깔려 있다. 달 밝은 밤, 달빛에 비친 백사장의 아름다움이 그만이다. 망주폭포(望主瀑布) 여름철에 큰 비가 내리면 해발 1백52m의 봉우리에서 7~8개의 물줄기가 폭포처럼 쏟아져 장관을 이룬다. 평사낙안(平沙落雁) 선유도 마을 뒷산에서 망주봉을 바라보면 은빛의 모래사장이 보이고, 잔디밭 가운데 팽나무 한 그루가 있다. 4개의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있는 모습이 모래 위에 내려 앉은 기러기의 모습을 닮았다하여 하여 평사낙안이라 부른다. 삼도귀범(三島歸帆) 섬 주민들에게 항상 만선의 꿈과 기대를 안겨주는 것은 물론 3개의 섬이 줄지어 있는 모습마저 아름답다. 주민들은 돛배 3척이 만선이 되어 깃발을 휘날리며 돌아온다 하여 삼도귀범이라 했다. 장자어화(壯子漁火) 과거에는 장자도를 중심으로 조기를 잡기 위해 수백척의 고깃배들이 밤에 불을 켜고 작업을 했다. 주변 바다는 온통 불빛에 일렁거려 장관을 이루었다 한다. 월영단풍(月影丹楓) 신시도에는 해발 1백99m의 월영봉이 절경. 가을철에 신시도 앞바다를 지날 때면 월영봉의 단풍이 한국화 병풍을 보는 듯하다. 무산십이봉(無山十二峯) 고군산의 방벽 역할을 하는 방축도와 말도 등 12개 섬의 산봉우리가 마치 투구를 쓴 병사들이 도열해 있는 모습이라 하여 무산십이봉이라 했다. 철새들의 천국금강하구둑 수만 마리의 새가 한꺼번에 비상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펄럭이는 날갯짓 소리가 마치 폭풍소리처럼 들리고, 새들의 군무는 어떤 그림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감동을 전해준다. 금강하구둑은 철새들의 군무를 쉽게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철새들이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른다. 철새의 비상을 사진에 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새들의 군무는 오래가지 않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사진을 찍어야만 한다. 흔히 사진을 통해 보는 철새들의 비상은 그리 쉽게 볼 수 없다. 어떤 위협 신호나 소리가 있어야만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대부분 한가롭게 물 위에서 노닌다. 하지만, ‘조류독감’ 탓에 철새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기가 어렵다. 금강하구둑 일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로 손꼽힌다. 겨울마다 찾아오는 철새가 30여 종에 이른다. 해마다 청둥오리, 쇠기러기, 흰뺨검둥오리 등이 찾아온다. 어쩌다가 수만 마리의 가창오리 대군단이 출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멸종 위기에 놓인 보호조인 검은머리갈매기가 찾아오기 때문에 많은 조류학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금강하구둑은 군산과 서천을 연결하는 총 길이 1천8백41m의 4차선 도로다. 하구둑은 지난 1990년 완공됐는데, 바닷물의 유입을 막아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홍수까지 조절하는 다목적 둑이다. 금강하구가 철새들의 낙원으로 자리잡은 것은 무엇보다 갈대밭이 넓고, 주변에 광활한 농경지가 자리잡고 있어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금강하구둑 주변 곳곳은 철새들의 안식처다. 많은 이들이 철새들의 날갯짓을 보려고 몰려드는 통에 철새조망대 3곳을 설치했다. 지난해 10월에 개관한 ‘금강철새조망대’는 지하 1층 지상 11층의 전국 최초 철새 테마 시설이다. 건물에는 전시시설, 영상관, 강의실, 수장고, 조망 공간 등이 있고, 조류관찰소 3개소, 조류 보호소 1개소, 인공 암벽 폭포 1개소 등이 마련되어 있다. 남산의 서울타워처럼 회전 전망대도 있다. 또 다른 조망대는 ‘조류보호협회 조류관찰소’로 나포면에 있다. 큰고니, 소쩍새, 말똥가리 등의 새가 표본박제되어 있고, 영상실에서는 비디오 및 슬라이드를 상영하고 있다. 이외에 ‘금강시민공원 조류관찰소’가 있다. 지금은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조류공원 시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금강의 철새와 생태환경, 탐조여행 등에 관한 정보는 ‘금강생태관광 종합정보시스템’(www.gunsaneco.net)을 이용하면 된다. 아쉬운 점은 시간이 갈수록 겨울 철새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 금강하구 주변에는 대규모 석산 및 온천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으로 이 지역을 오가는 차량이 늘면서 철새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많은 조류학자들이 중국과의 교역을 염두에 두고, 서해안 중점도시라는 미명아래 철새들의 서식처를 빼앗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글 / 최영진 기자 사진 / 이건무 군산의 또 다른 볼거리 신성리 갈대밭&채만식 문학관 신성리 갈대밭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 관광지가 됐다. 지뢰를 밟은 남측 병사 이병헌과 북측의 송강호가 처음 만났던 장소가 그 갈대밭이다. 이 갈대밭의 면적은 총 7만여 평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자, 서천군에서는 이 갈대밭에 나무다리, 벤치, 장승, 솟대 등을 세우고 산책로를 정비했다. 강과 바로 맞닿아 있어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곳이다. 군산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 충남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에 있다. 채만식 문학관 일제 강점기 세태를 풍자한 「탁류」의 작가 백릉 채만식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군산 시내에서 금강하구둑 방향으로 가다 보면 대로 왼편에 있다. 지상 2층 건물로 1층에는 채만식 선생의 인물 사진을 비롯한 작품 속 군산 이미지가 잘 묘사되었다. 채만식의 생과 문학세계, 집필 원고 등이 소장돼 있다. 2층에는 인물 사진과 50여 명이 관람할 수 있는 영상물이 갖춰져 있다. 문학관 앞에는 오솔길, 기찻길, 꽃밭 등이 있어 쉼터로도 좋다. 개관 후 오페라 ‘탁류’가 제작되어 성공적으로 공연되었다. 1월 1일, 월요일, 명절에는 휴관을 한다.(문의 063-450-4467) 군산시 축제 오성문화제 백제인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1992년부터 매년 10월 초 성산면 오성산 정상 및 시내일대에서 펼쳐진다. 벚꽃문화예술제 벚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다양한 볼거리 위주로 군산시의 문화예술인이 총동원되는 행사. 매년 4월 벚꽃이 개화하는 시기에 월명종합경기장에서 열린다. 용왕굿(풍어제) 군산은 내륙과 도서지방의 연결지다. 예부터 용신당이 형성되어 사람들의 무사고와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굿이 성행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극히 드물게 선주들이 중심이 되어 강신무를 불러 행하는 용왕굿이 있을 뿐이다. 매년 5월 또는 10월에 월명공원과 군산역에서 펼쳐진다. 아동극축제 어린이날을 기념하는 어린이 축제로 매년 5월 초 월명종합경기장 주변에서 열린다. 해산물축제 매년 4월 중순에 수협 위판장 및 내항 등에서 열리는 축제다. 해산물을 주제로 하는 공연과 전시, 그리고 먹거리를 제공하며, 전국 최대의 건어물 상가가 자리 잡은 군산의 특성을 완벽하게 살린 지역의 새로운 축제다. 군산시가 자랑하는 맛집 미조리식당 생선요리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일식전문 식당이다.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없어서 시원하고 담백해서 애주가들이 즐겨찾는다.(문의 063-467-0085) 별미아구집 아귀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소다. 미더덕, 미나리, 콩나물 등 각종 양념을 첨가해 독성이 전혀 없는 순수한 건강 요리다.(문의 063-443-3493) 계곡가든 한약재와 각종 양념류를 혼합 발효시켜 만든 간장꽃게장은 짜지도 않고 비린맛도 없다. 싱싱하고 우윳빛이 나는 향토음식으로서 꽃게장 제조방법을 특허 등록했다. 문의 063-45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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