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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309 건 검색)

[여적] 경호와 권력
[여적] 경호와 권력
2025. 01. 02 18:39오피니언
... 독립적 변수가 아니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대통령을 아우라처럼 둘러싸고 있어서 그 권력을 더 위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권력에 근접해 있어 스스로 권력화하기도...
‘윤석열 사병’된 대통령경호처…“경호 기능 이전 등 권력 통제 장치 시급”
‘윤석열 사병’된 대통령경호처…“경호 기능 이전 등 권력 통제 장치 시급”
2025. 01. 02 16:14사회
... 집행을 막아서려고 하면 체포해서 처벌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호처의 권력 통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 경호 제도 개편 방안을 연구했던 한승훈 동신대...
“착한 권력은 없다. 시스템으로 권력의 전횡 막아야” [신년기획, 더 나은 민주주의로]①
“착한 권력은 없다. 시스템으로 권력의 전횡 막아야” [신년기획, 더 나은 민주주의로]①
2025. 01. 01 00:00정치
... 밝혔다. 국회에 대한 대통령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순수한 대통령제로 가면 과도한 대통령 권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2025 신년기획
윤 측 “권력자라 피해 봐”…권한쟁의심판·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2024. 12. 31 20:36사회
... 불응한 데 대한 비판을 두고 “일반 형사사건에서도 당사자를 소환할 경우 일정을 조율한다”며 “권력자라서 특혜가 아니라 권력자라서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내란죄...
尹 탄핵심판 시작

스포츠경향(총 186 건 검색)

‘체크인 한양’ 21일 첫방, 권력이 뭐기에···불꽃 쟁투
‘체크인 한양’ 21일 첫방, 권력이 뭐기에···불꽃 쟁투
2024. 12. 07 09:34 연예
채널A 새 토일드라마 ‘체크인 한양’ ‘체크인 한양’ 김의성, 윤제문, 한재석이 왕좌를 걸고 불꽃 튀는 정치 싸움을 펼친다. 오는 21일 첫 방송을 앞둔 채널A 새 토일드라마 ‘체크인 한양’(극본 박현진/연출 명현우/기획 채널A/제작 위매드, 아티스트스튜디오, 스토리네트웍스/공동 제작 투자 PONY CANYON)이 5차 티저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번 티저는 왕을 만드는 사람들, 일명 ‘킹메이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7일 공개된 5차 티저 영상은 궁중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는 왕의 아들 무영군 이은(배인혁 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어 용상에 앉아 있는 임금 이현위(한재석 분)의 격앙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는 누군가에게 “네놈이 감히 과인과 가까운 벗이라? 네놈이 이깟 금괴를 가지고 과인과 왕실을 능멸하느냐”라며 분노를 터뜨린다. 그 상대는 바로 조선 최대의 객주인 용천루의 주인 태상방주(김의성 분). 왕실을 상징하는 용 문양의 옷을 당당히 걸치고 임금의 편전에 나타난 그는 “망극하옵니다. 소인의 금고를 전하의 것처럼 함께 사용하시는데, 벗이 아니면 제가 전하께 무엇이겠사옵니까”라며 의미심장한 말로 왕에게 반박한다. 이어 ‘용천루에선 손님이 왕이오나, 그들은 진짜 왕을 만든다’라는 자막이 떠오르고, 또 한 명의 킹메이커 병조판서 오영락(윤제문 분)이 등장한다. 그는 “내 손자가 용상에 앉을 때까지는 절대 괜찮을 수가 없어요”라는 그의 말은 손자를 왕으로 만들려는 그의 야심을 보여준다. 화면이 전환되며 ‘권력을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자막이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금력을 지닌 태상방주와 무력을 가진 병조판서 등 각자의 방식으로 왕을 만들어 권력을 쥐려는 이들의 욕망이 얽히고설키며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이어 모든 권력의 비밀이 얽혀 있는 장소, 용천루의 웅장한 전경이 화면을 압도한다. 이를 지켜보던 홍덕수(김지은 분)가 터뜨린 외마디 탄성은 용천루에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이와 관련 ‘체크인 한양’ 제작진은 “우리 드라마는 청춘들의 성장 로맨스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의 치열한 권력 다툼까지 다룰 예정”이라며, “사극을 좋아하는 시청자 중에서도 정치적 갈등과 권력 싸움에 흥미를 느끼는 분들께 특별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김의성, 윤제문, 한재석 등 실력파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가 드라마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줄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채널A 새 토일드라마 ‘체크인 한양’은 ‘손님은 왕’이라는 무엄한 기치를 내건 조선 최대 객주 ‘용천루’와 그곳에 교육 사환으로 입사한 조선 꽃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파란만장 청춘 로맨스 사극이다. ‘결혼해YOU’ 후속으로 오는 12월 21일 토요일 저녁 7시 50분 첫 방송될 예정이다.
‘퍼스트 레이디’ 12·12 개봉···누가 권력의 실세인가
‘퍼스트 레이디’ 12·12 개봉···누가 권력의 실세인가
2024. 12. 06 17:28 연예
영화 <퍼스트레이디> 포스터. 영화사 키노| 블루필름웍스 영화 <퍼스트레이디>가 오는 12월 12일 개봉을 앞두고 VIP2라 불리는 대한민국 영부인의 실체적 이야기를 담아낸 메인 예고편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 <퍼스트레이디> [감독: 아에몽ㅣ제작: 서울의 소리, 오늘픽처스 ㅣ배급: 영화사키노ㅣ공동배급: 블루필름웍스]가 오는 12월 12일 개봉을 앞두고 VIP2라 불리는 대한민국 영부인의 실체적 이야기를 담아낸 메인 예고편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퍼스트레이디>는 그동안 고가의 디올백 수수,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민간인 국정 개입 의혹 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문제적 다큐멘터리 영화. 이번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VIP2’라는 거 들어봤냐, 김건희 여사를 이야기하는 겁니까?”라는 대사들로 시작하며 눈길을 끈다. ‘VIP2’라고 불리고 있는 대한민국 영부인, 대통령은 시키는 대로 하는 꼭두각시이며 이미 김건희에게 지배되고 있다는 장면들과 함께 ‘돋보이고 싶은 욕심이 부른 파국!’이라는 카피 문구가 이어지며 디올백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김건희 여사와 7시간 넘게 통화한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 김건희 일가와 10년 넘게 소송을 벌여왔던 정대택 회장 등이 출연한다. 영화 <퍼스트레이디> 영화 <퍼스트레이디> 영화 <퍼스트레이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전에 이미 문제가 불거진 김건희의 학력과 경력 위조, 논문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천공을 비롯한 무속인들과의 연루설도 다양한 인터뷰와 함께 모습들이 드러나며 그들의 실체를 다각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번 영화 <퍼스트레이디>는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영부인이 권력을 사유화하여 여러 논란을 낳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아울러 대선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아내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던 김건희의 약속이 위선적이라고 함께 밝히고 있다. 영화는 “모든 의혹이 연결되는 사건의 축”으로 김 여사를 지목하면서 “용산 대통령실의 진짜 VIP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제작사 오늘픽처스의 김훈태 대표는 “우리가 무관심할 때 권력에 기생하는 괴물은 탄생하고 우리의 평온한 삶을 위협한다”고 말한다. <퍼스트레이디>는 갖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대통령 영부인으로 활보하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의 ‘종합선물세트’로 평가될 만하다. 특히 “정치적 무관심층과 중도층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편견 없이 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해 최근 불거진 계엄령 사태 속 12일 영화 개봉을 기다리고 있어 그 결과가 더욱 집중되고 있다. 현직 대통령 영부인, 용산 VIP를 둘러싼 문제적 다큐멘터리 영화 <퍼스트레이디>는 오는 12월 12일 개봉될 예정이다.
KBS, 특집 다큐멘터리 ‘권력과 이미지’ 방송
KBS, 특집 다큐멘터리 ‘권력과 이미지’ 방송
2024. 11. 05 20:36 연예
KBS KBS 내부에서 “이제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공정방송은 할 생각이 없음을 선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5일 오후 10시 KBS1에서 특집 다큐멘터리 ‘권력과 이미지’가 방송된다. KBS 특집 다큐 ‘권력과 이미지’는 미디어가 보여주는 이미지가 정치와 권력의 맥락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들여다봤다. 2024년 7월 13일. 미국 펜실베니아 버틀러. 유세 도중 총에 맞고도 성조기 앞에서 주먹을 불끈쥐고 사진에 찍힌 트럼프 전 대통령. 그 사진을 찍은 AP의 에반 부치 기자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트럼프 지지자를 집결시키고 바이든 후보 사퇴의 기폭제가 된 사진 한 장. 역사적인 현장에서 순간을 기록한 에반 부치 기자를 만나 그날의 상황을 들어봤다. 강력한 포스터 한 장으로 영국 최초 여성 총리와 최장수 총리 시대를 연 마가렛 대처. 성실하고 듬직한 황소의 이미지를 활용한 1963년 대선 후보 박정희. TV가 주류 매체가 되면서 감성으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한 대통령 후보들의 이미지 전략을 알아본다. 10년간 노동신문에서 이른바 ‘1호 사진’인 김정은의 사진을 다각도로 분석한 동아일보 변영욱 기자가 풀어주는 북한 정권의 유별난 이미지 선호 정책에 대해서 알아본다. 미디어를 통해 내 눈으로 봤다고 사실을 봤다고 할 수 있을까? 미디어는 보여주고 싶은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편집해서 보여준다. 하지만 의도를 갖고 재가공된 현실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객관적으로 이미지를 받아들일까? 대학생들과 실험을 통해서 눈으로 본 이미지가 어떻게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봤다. 모든 메시지는 의도하는 바가 있다. 이미지도 메시지다. 이미지는 눈으로 더 빨리 더 강력하게 전하는 메시지 전략 가운데 하나다. 오늘날의 언론과 미디어를 활용한 정치인들은 어떻게 이미지 전략을 짜왔는지 분석했다. 봤던 것도 믿을 수 없는 이미지 홍수의 시대. 봤지만 직접 본 게 아니라면 어떻게 보고 무엇을 믿어야 할지? 이미지를 읽는 법과 그 안에 담겨진 메시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만들어진 이미지와 의도가 있는 이미지 전력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다. KBS 측은 프로그램 홍보 자료에서 :이미지로 학습하고 소통하는 ‘이미지 대전환의 시대’. 미디어가 특정인을 어떻게 묘사하느냐에 따라, 개개인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된다“고 전했으나 ‘특집’으로 다큐멘터리를 편성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지옥2’→‘정년이’ 문소리, 국가권력급 연기력
‘지옥2’→‘정년이’ 문소리, 국가권력급 연기력
2024. 11. 01 09:32 연예
넷플릭스 ‘지옥’ 시즌2 스틸컷 배우 문소리의 변신과 도전은 여전히 확장 중이다. 문소리가 연극부터 시대극, OTT 시리즈까지 전천후 행보로 2024년의 필모그래피를 풍성하게 채워가고 있는 것. 지난달 27일 성료한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에서 문소리는 내면의 고독함을 소중히 여기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아 복잡한 심경을 느끼는 예일대 교수 벨라로 분해 무대에서 단단한 저력을 발휘했다. 변화하는 복잡한 인물의 감정선과 상황을 섬세하게 표현해 관객을 깊이 있는 감정의 여정으로 이끌며 짙은 여운을 남겼다는 호평을 받았다.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 포스터 대중성과 화제성 모두 휩쓸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에서 문소리는 극 중 찬란했던 과거를 외면한 채 정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사라진 천재 소리꾼 서용례로 열연 중이다.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까슬한 얼굴, 맛깔스러운 사투리에 인물의 감정을 완전히 빨아들인 문소리는 캐릭터 그 자체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탁월한 그의 감정 호연은 극에 중요한 감정적 무게를 더하며 몰입을 높이고 있다. tvN ‘정년이’ 스틸 컷 넷플릭스 ‘지옥’ 시즌2에서도 문소리의 활약은 이어진다. 세상의 균형을 다시 맞추려는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수경으로 열연한 문소리, 정부의 시스템 그 자체로 작품에서 상징적인 인물이다. 공포스러운 현실과 상황을 절묘하게 맞물리게 하며, 극의 중심 갈등을 부각시키는 ‘중요한 키’ 역할을 톡톡히 해 특별출연 그 이상의 존재감을 발산했다. 특히, 짧은 분량임에도 문소리표 찰진 구강 액션과 디테일이 살아있는 표정 연기는 관객들의 뇌리에 콕 박힌다. 계속되는 열일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문소리, 쉴 틈 없이 필모그래피를 넓혀가는 그의 무한 변신이 더욱 기다려지는 시점이다.

주간경향(총 155 건 검색)

대한민국 권력은 왜 무속에 중독됐나
대한민국 권력은 왜 무속에 중독됐나(2024. 12. 30 06:00)
2024. 12. 30 06:00 정치
한덕수 대행 부인도 무속 심취…노상원은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아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2024년 12월 24일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 “이 나라가 무속 공화국이 돼선 안 된다.” 2024년 12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이다. 그는 이날 ‘폭탄 발언’을 내놓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저와 막역한 친구지만 인간적 갈등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국가를 위해 이 말씀을 드린다. 영부인 대행(한 총리의 부인 최아영씨)도 무속의 지대한 전문가다. 미술계의 큰손으로 김건희·최은순 여사와 그 무속 속에서 살고 있다. 한덕수 총리가 이러한 역술인들의 이야기를 믿고 그런 오만방자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무속의 세계에 사는 사람에게 이 나라를 맡기면 안 되니까” 우정을 버리고 애국 차원에서 폭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씨가 무속에 심취해 있다는 것은 주변 지인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관상·풍수 전문가인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는 2014년 8월 11일 조선일보 연재코너 ‘조용헌 살롱’에 기고한 ‘官運(관운)과 先見夢(선견몽)’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당시 한국무역협회장이던 한 권한대행의 부인 최씨를 만나 들은 ‘남편이 승진됐을 때마다 꿨던 꿈’을 언급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그가 다시 총리에 기용됐을 때 기자들이 부인 최씨를 만나 던졌던 질문 중 하나는 “이번에는 어떤 꿈을 꾸었나”였다. 최씨는 “(이번 총리 기용 때도 꾼 꿈이) 있다”면서도 어떤 꿈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덕수 총리 부인, 무속 전문가일까 최씨는 기자를 만나면 반드시 관상을 먼저 거론했다. 그렇다고 박지원 의원이 말한 대로 ‘무속의 지대한 전문가’라고까지 평가하긴 어렵다는 것이 최씨를 만나본 인사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주역 공부는 미국 유학 시절이던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독학 내지는 귀동냥 수준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떠오르는 것은 김건희 여사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나눈 굿과 점사에 대한 문답이다. 묘하게 겹친다. 2021년 10월 13일 저녁 이 기자와 통화에서 김 여사는 “우리(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당시 후보)는 종교인 멘토가 없다”면서 이렇게 주장한다. “이 바닥에서 누가 굿하고 점 보는지 나에게 다 보고가 들어온다. 나는 점집에 간 적 없다. 증거를 가지고 오라. 나는 실제로 (점집에 간 적) 없다” 그는 당시 대선후보 경쟁상대인 홍준표·유승민 후보도 굿을 했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내가 누구한테 점을 봐. 내가 점쟁이 점을 쳐준다. 신 받은 사람은 아니지만 나는 그런 통찰력이 있다.” 당시 김건희 여사의 무속중독 논란은 그가 직접 점집에 방문해서 생긴 것이 아니다. 김 여사의 ‘무속인 쇼핑 지시’를 견디다 못한 코나바컨텐츠 직원이 윤석열 대선 캠프 쪽에 “여사 좀 말려달라”고 하소연해 벌어졌다. 정치권 주변의 무속 관련 풍문은 끊이지 않는다. 보통은 워낙 은밀한 일이라 ‘믿거나 말거나’식의 가십으로 소비된다. 그런데 이 정권은 다르다. 김 여사 말대로 직접 만나지 않는 대신 음성 녹취, 카톡이나 텔레그램, 문자 등의 ‘증거’가 남아 논쟁거리가 된다. “선거 때가 되면 무속인들이 직능조직을 타고 들어오기도 하고 수많은 미신을 믿는다. 내가 총리실에 있을 때도 ‘지리산 도사’라는 사람을 만나보라는 권유가 있었다. 만날 필요성이 없어 만나지 않았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명태균이더라.” 문재인 정부 시절 총리실 고위직을 지낸 인사의 말이다. “꼭 그런 ‘사짜’들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꽤 알려진 스님들도 총리에게 접근해 은밀히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런 무속적 예언을 한다. 그렇다고 정치인들이 다 솔깃한 것은 아니다. 허영심과 ‘관종’ 같은 태도가 그런 화(禍)를 부르는 것이다.” 한 권한대행과도 친분이 깊은 이 인사는 “권한대행 부인 최씨가 화가이고 김건희 여사가 전시기획을 하는 관계이니 자주 만나고 대통령 되기 전부터 교류했다는 소문은 있었다”면서도 “무속에 심취한 부인과 별도로 한 총리가 무속에 의존한다는 인상은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직 전모가 다 드러나지 않은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무속 관련성도 꼬리를 물고 화제가 되고 있다. 2018년 성추행 사건으로 불명예 제대한 노 전 사령관은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59)로 돼 있다. 윤씨와 노씨를 잘 안다는 지인의 말이다.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 쿠데타 주역 정보사령관 ‘무속인 동거’ 까닭은 “현장 소음으로 도청이 되지 않기 때문에 롯데리아에서 계엄을 모의했다는 건 헛소리, 꿈보다 해몽이다.” 박성진 안보22 대표의 말이다. “군대에서 쫓겨나면 군인연금을 자기가 낸 돈, 절반밖에 못 받는다. 투 스타(소장)가 제대하면 원래 연금은 월 400만~500만원인데 230만~240만원 정도로 깎여서 나온다. 그걸 가족에 보내고 ‘개털’이 돼 떠돌아다닌 것으로 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결국은 정치권의 업보다. 전쟁을 안 하는 나라다 보니 장군들이 정권에 따라 해바라기 정치꾼이 됐다. 오죽하면 별 하나 더 다는 걸 두고 생계형 진급이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별 달고 사회에 나가봐야 할 게 없다. 취업은 어렵고 평균수명은 높아지니 골프장에 모여서 불평불만만 하는 것이다. 군 골프장 그린피는 싸니까.”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무속 관련성 의혹은 왜 끊이지 않았을까.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대학원 교수는 “드러난 몇 가지 정황으로 추론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결혼 후 경력상의 급격한 부침, 다시 말해 좌천된 늦깎이 검사에서 검찰총장, 대통령에 이른 단계마다 무속의 계시가 실현되는 경험을 했고, 이를 통해 믿음이 강화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은 모든 종교심의 엔진 같은 것인데 종교심으로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것만큼 정치적 동원에 효과적인 것은 없다”라며 “이란의 최고지도자, 북한의 김씨 왕조, 아이티의 뒤발리에,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보카사와 같은 20세기 샤먼 리더들의 공통점은 지지자들 또한 같은 종류의 샤먼적 믿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 기능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구분하는 정체성과 불확실한 상황을 단순화시킨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기 때문에 갈등적이거나 독재적인 정치 동원에 매우 효과적인데 “한국의 경우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극우가 전광훈 목사와 같은 세력에 극단적으로 매몰된 것” 역시 이 메커니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앞서 언급한 ‘20세기 샤먼 리더’들은 후진국형 독재자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은 세속화와 같이 가는데 한국은 이미 세속화된 나라다. 한국은 되게 특이한 것이 신에게 자기를 헌신한다는 의미의 샤먼이 아니고 정말 세속적이고 자기 이해에 맞춰 종교심이 발달해왔다. 샤먼과 세속을 선택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것이다. 전형적인 것이 일부 신문이 윤석열 무속을 비판하면서 생년에 따른 운세를 지면에 싣는다. 종교적 미망에서 못 깨어나 근대화가 덜 된 것이 아니라 양립하며 발전하는 것이다.” ‘무속중독’ 권력이 남긴 연구과제다.
[IT 칼럼] 실리콘밸리와 워싱턴 권력의 교잡
[IT 칼럼] 실리콘밸리와 워싱턴 권력의 교잡(2024. 12. 06 15:40)
2024. 12. 06 15:40 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가 지난 11월 19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장면 1. 일론 머스크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농촌지역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을 위한 보조금 정책(Bead 프로그램)에 비판적이었다. 424억5000만달러라는 막대한 세금을 들여 농촌 오지에 ‘유선’ 인터넷망을 깐다는 발상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그의 의견에 동조하며 이 프로그램을 재고할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이 보조금 정책이 후퇴하게 되면 득 볼 기업이 한 곳 있다. 위성 기반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머스크의 스페이스X다. 스페이스X가 운영 중인 ‘스타링크’는 막대한 인프라 구축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저궤도 인공위성으로 인터넷을 연결해준다. 이미 5000기 이상의 위성군이 지구 위를 떠다니며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굳이 비싼 유선 인터넷망을 구축하지 않아도 소외된 지역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가 있다. 스페이스X는 2023년 이 프로그램에 지원해 9억달러의 보조금을 신청했지만, 기준 속도를 만족시키지 못해 탈락했다. 장면 2. 머스크는 지난 11월 말 자신의 X 계정에 “CFPB 삭제. 중복 규제 기관이 너무 많다”라는 글을 올렸다. CFPB는 미국의 소비자금융보호국이다. 이 기관은 미국 금융 소비자들을 대형 은행, 대출업체, 핀테크 기업으로부터 보호하는 게 주된 임무다. 하지만 CFPB는 예전부터 실리콘밸리 핀테크 스타트업들엔 눈엣가시와도 같은 존재였다. 2022년 사기성 마케팅 대출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핀테크 스타트업 ‘렌드업’을 문 닫게 해서다. 당연히 머스크의 눈에 곱게 보일 리가 없다. 머스크가 소유한 X는 작년부터 디지털 금융 서비스 허브로 시장을 확장하겠다고 공표한 터라 CFPB는 그의 사업 행보에 대표적인 걸림돌일 수밖에 없다. 마침내 실리콘밸리의 머스크가 워싱턴의 정치권력을 손에 넣었다. 그는 곧 출범할 트럼프 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공동위원장에 지명돼 정부 예산을 초슬림화하는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이로 인해 그의 X 계정은 벌써 미국 연방 공무원들의 관찰 대상이 되고 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미국 공무원의 목숨줄과도 직결돼서다. 트위터를 인수하며 직원의 50%를 해고한 사례처럼 정부에서도 실리콘밸리식 ‘칼질’이 보편화할까 벌벌 떠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칼날은 명분상 정부 규제를 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규제 해소의 과실이 본인 소유 또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돌아간다. 누가 봐도 이해 상충 소지가 다분하지만, 그는 망설이지 않는다. 여느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처럼 자신만이 세계 최고의 효율과 혁신을 주도할 인재라고 믿는다. 실리콘밸리 DNA가 정치권력의 그것과 교잡하게 되면 이러한 이해 상충은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국민의 이익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할 가능성도 크다. 이런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뉴욕타임스의 분석에 따르면,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정부 계약을 통해 창출한 누적 매출액이 무려 154억달러에 이른다. 우리 돈으로 20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기술과 정치권력 간 ‘욕망의 짝짓기’가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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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아세안] (35) 급변하는 베트남 권력 지형…어디로 갈 것인가
[가깝고도 먼 아세안] (35) 급변하는 베트남 권력 지형…어디로 갈 것인가(2024. 08. 09 16:00)
2024. 08. 09 16:00 국제
생전 응우옌 푸 쫑 서기장/베트남 전자정부 홈페이지 14년간 베트남 최장수 최고 권력자였던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이 지난 7월 19일 향년 80세로 별세했다. ‘부정부패 척결’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쫑 서기장은 ‘미스터 클린’이라 불렸다. 그 덕분에 베트남은 국제투명성기구가 해마다 발표하는 ‘부패 인식 지수’에서 2012년 123위였던 것이 2023년 83위로 40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아세안에서는 싱가포르(5위), 말레이시아(57위) 다음이다. 아세안 주요 국가인 태국(108위), 인도네시아(115위), 필리핀(115위)은 100위권 밖에 있다.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은 불확실 요인이 많은 신흥개발국에 투자할 때 사회투명성을 투자 판단 주요 지표로 삼는다. 베트남은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할 때 EU의 요구에 따라 ‘부패 방지’ 항목을 합의 사항에 반영했다. 중국을 대체할 세계 최적의 생산기지로 떠오르던 베트남이었지만, 유럽 투자자들은 사회투명성 측면에서 베트남을 불신했다. 하지만 EU는 쫑 서기장의 강력한 부정부패 척결에 큰 신뢰를 갖기 시작했다. 쫑 서기장이 ‘불타는 용광로’로 명명하며 부정부패 척결 운동을 전방위적으로 진행하던 2019년, EU는 베트남과 FTA를 체결한다. 2019년 베트남 부패인식지수는 ‘96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위권 내로 진입했다. 2021년 덴마크 기업이자 세계적인 조립 블록 완구업체인 레고가 13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해 베트남 남부 빈즈엉에 제조시설을 설립했다. 2023년 베트남-EU 무역액은 723억달러(약 100조원)로 FTA 체결 전인 2019년과 비교해 38% 성장했다. 2023년 5월 일본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판민찐 베트남 총리를 만난 샤를 미셀 EU 상임의장은 베트남의 부패방지 성과에 대해 거듭 높은 평가를 했다. 쫑 서기장이 부정부패 척결 운동을 시작할 때, 세간에는 ‘정적 제거용’이라는 의심이 돌았다. 하지만 쫑 서기장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베트남 국민의 의식이 높아지는 만큼 부정부패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21년 12월 전국 당 간부회의에서 ‘부정부패 척결은 당의 생명과 정권의 생존이 걸린 일’이라며 부정부패 척결을 멈추지 말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의 최고 권력자는 국민을 두려워하고, 그 국민의 기대를 반하면 당의 존립 근거가 없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실리 균형 외교의 달인 쫑 서기장의 또 다른 업적으로 ‘실리적인 균형 외교’를 꼽는다. 좌우로 잘 휘지만 제자리는 변화 없는 대나무에 빗대 베트남 외교를 ‘대나무 외교’라고도 부른다. 베트남의 외교 원칙은 유연하게 주변 강대국들과 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베트남의 기본 원칙과 주권은 견고하게 지키는 균형 외교를 하는 것이다. 쫑 서기장의 대나무 외교는 2023년 9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 2023년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4년 6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1년 사이 세계 최강의 국가 정상들을 베트남으로 불러들이는 마술을 펼쳤다. 게다가 이들을 상대로 베트남 국익에 필요한 것은 최대한 받아내는 신공까지 발휘했다. 지난 10여 년간 미·중 갈등으로 어느 한쪽 편에 서기를 강요하는 강대국들의 으름장에도 베트남은 굴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양쪽 모두와 우호관계를 유지해 전 세계 외교가에서 찬사를 받았다. 베트남의 중립 외교는 쫑 서기장 한 사람의 힘으로 설정된 것이 아닌 베트남의 오랜 역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지만 이를 훌륭하게 발전시킨 것은 분명 쫑 서기장이다. 급변하는 베트남 권력 구도 지난 7월 22일 또 럼(To Lam) 공안부 장관이 베트남 국가 권력 서열 2위인 국가주석에 선출됐다. 쫑 서기장이 별세하자 주석에 선출된 지 2주 만인 지난 8월 3일 또 럼 주석은 국가 권력 서열 1위인 베트남 당 서기장에 선출됐다. 핵심 지도부의 공백으로 베트남 권력 구도는 상당히 혼란스럽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3월 전임 국가주석이 당 규정 위반과 결점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재임 1년 만에 주석직에서 물러난 것이다. 지난 5월에는 서열 4위인 국회의장, 5위인 당 상임서기가 같은 이유로 연달아 사임했다. 이외에도 베트남 집단지도체제 구성원인 정치국원 3명이 더 그만두었다. 그런데 국가 서열 1위인 당 서기장과 3위인 총리 모두 공안부 최고위직 출신들이다. 이 때문에 공안부가 부정부패 척결을 명분으로 정적을 제거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외교·경제를 잘 모르는 공안부 출신의 지도부가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새 지도부에 대한 우려는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2016년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이 연임했을 당시 사상 유례없는 현직 총리의 강력한 도전을 받아야 했다. 당시 쫑 서기장의 부정부패 척결 운동으로 총리 측근들이 부패 혐의로 대거 구속됐다. 이에 당시 총리는 경제를 모르는 당서기장이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키고 국가 운영을 망친다며 공개적 비난을 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퇴임하는 총리가 당 서기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해서 베트남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하지만 쫑 서기장의 연임 기간인 2016~2020년 베트남 평균 경제성장률은 6.8%였다. 2017년과 2018년은 7%대 경제 성장을 하며 베트남 경제는 최고 호황을 누렸다. 응우옌 푸 쫑 전 베트남 서기장을 추모하는 시민행렬. 베트남 정부는 추모 가능 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설정했다가 사람들이 몰리자 24시간 추모로 변경했다./베트남 전자 정부 홈페이지 2021년 쫑 서기장이 2연임까지만 가능한 당헌에 ‘특별 예외’를 적용해 3연임을 하게 됐을 때는 ‘베트남의 시진핑이 되려고 한다는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외신에서는 쫑 서기장이 친중파라 미국·유럽과 관계를 멀리하고 중국과 가까워지려 한다는 의심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모두 틀렸다. 앞서 말했듯, 쫑 서기장은 유연한 균형 외교를 펼쳐 예측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 싱가포르의 외교 싱크탱크인 유소프 이샤크 연구소의 홍 히엡 베트남 담당 선임연구원은 지난 7월 13일 독일 국영방송사 도이체 벨레(DW)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의 외교 정책은 정치국에서 집단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공안 출신 지도부라도 기존 베트남 외교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베트남 전문가인 미국 국방참모대학(National War College)의 자카리 아부자 교수는 지난 7월 21일 닛케이 아시아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또 람은 경제 성장을 통해 베트남 공산당의 정통성과 국가 안보가 보장되며, 베트남이 중진국 함정에 빠지면 안 된다고 믿는 실용주의자’라고 분석했다. 베트남 지도부가 사상 유례없는 변화를 겪고 있지만, 한 권력자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이 시진핑에 권력이 집중되면서 발생한 문제를 지켜본 베트남은 중국이 가고 있는 길을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깝고도 먼 아세안
이젠 ‘주윤야한’, 미래 권력이 된 한동훈
이젠 ‘주윤야한’, 미래 권력이 된 한동훈(2024. 07. 29 06:00)
2024. 07. 29 06:00 정치
62.84% 압도적 득표…“TK가 전략적으로 인정”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국힘의힘 당대표 당선은 이미 확실하다. 그다음이 문제일 뿐이다.” 7·23 전당대회를 보름 정도 앞두고 한 의원이 내린 전망이다. 이 예측대로 한 대표는 지난 7월 23일 62.84%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결선 없이 당대표에 선출됐다. 당심은 한 대표를 소수 여당의 위기를 헤쳐나갈 적임자로 판단했다. 여론조사로 드러난 민심 역시 당심과 다르지 않았다.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계)에서 친한(친 한동훈 대표)으로 당내 권력 이동은 사전에 감지됐다. 다만 용산 대통령실과 광역지자체장, 현역 의원만이 이 변화를 이번에 눈으로 확인하고 놀랐을 뿐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부산·경남(PK), 대구·경북(TK) 현역 의원이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지 않았다. TK 출신인 김재원 전 의원만이 이 틈을 비집고 나와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현역 의원들이 ‘친윤’으로 낙인찍히기를 두려워해 출마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이미 영남에서 ‘현재 권력’인 윤 대통령과의 거리를 둔 채 ‘미래 권력’인 한 대표와의 관계 개선을 모색해 지도부 입성을 피했음을 알 수 있다. “이재명과 맞설 사람으로 인식” 한 책임당원은 “대선후보 투표에서 윤 대통령을 찍었지만, 이번 전대에서는 한 대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와 맞섰던 후보 측에서 ‘배신자’라는 낙인을 내세웠지만, 판세에는 큰 영향을 못 미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당원들은 윤 대통령과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전략적인 판단을 내렸고, 이 상황의 적임자로 한 대표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정치평론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이끄는 거야에 맞서기 위해서는 법무부 장관 출신인 한 대표 정도는 돼야 한다는 생각이 전당대회 투표 결과에 그대로 나타났다”고 보았다. 보수의 주류를 자처하는 대구·경북(TK)의 선택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엄 소장은 “지금 당 내부에서 윤 대통령을 적절히 견제하면서 여당을 이끌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한 대표라는 점에서 TK가 전략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엄 소장은 “이런 선택의 결과로 현역 의원이나, 특히 광역지자체장의 경우 당원들의 선택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등 광역지자체장들이 유독 한 대표만은 만나주지 않은 상황이 향후에는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탄생한 한 대표 체제가 순탄한 행로를 밟기에는 아직도 가시밭길이 많이 남아 있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특검법 같은 야당 주도 특검법을 놓고 용산 대통령실과 갈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당대회 내내 쟁점이 된 부분이다. 한 대표가 제3자 추천을 전제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의 수용을 내세웠던 반면, 용산 대통령실과 여의도 ‘지도부’ 당심은 ‘절대 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전당대회의 압도적인 승리를 확인한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밀어붙일 기세다. 당심 역시 한 대표의 특검법 수용을 묵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한 대표는 특검법안을 놓고 윤 대통령과의 긴장 관계 속에서 내부 갈등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받으라고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권력 이동은 시간이 해결해준다” 전당대회 때 일각에서 한 대표 당선 후에는 친윤의 신당 창당 가능성, 국민의힘 분당 가능성, 한동훈 삼일천하 ‘김옥균 프로젝트’ 가능성 등이 흘러나왔다.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가 압승을 한 뒤 이런 전망은 쑥 들어간 상태다. 김 교수는 이른바 “주윤야한(낮에는 친윤·밤에는 친한)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윤-한 대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고 본 것이다. 친윤 쪽에 속하는 인요한·김재원·김민전 최고위원을 통해 한 대표 체제에 대한 견제는 가능하지만, 이미 한 대표가 용산 대통령실과의 일정한 거리를 보여준 만큼 한 대표와 사사건건 맞설 수 없는 사정이다. 엄 소장은 “결국 권력 이동은 시간이 해결해준다”면서 “서서히 윤 대통령에서 한 대표로 이동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차기 대권을 놓고서는 여권 내부에서 여전히 미묘한 경쟁 관계가 형성될 것이 분명하다. 엄 소장은 “지금까지 여당 권력이 윤 대통령 일극체제였지만, 전당대회를 계기로 차기 대권을 겨눈 다극체제로 전환됐다”고 해석했다. 한동훈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이 향후 2026년 중반(지방선거)까지 경쟁하는 구도가 된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차기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대표직을 사퇴(1년 6개월 전 사퇴 규정)하는 내년 9월까지가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된다. 김 교수는 “한 대표는 이 시기 최대한 여당을 자신 중심으로 만들어놓고 대선 출마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한 대표의 정치 스타일상 기존의 여의도 정치문법과는 다른 형식의 정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중진의원 측 관계자는 “윤 대통령도 그렇지만, 한 대표 역시 기존의 여의도 정치 방식과는 다른 정치를 한다”면서 “그래서 기존 정치 문법대로 예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당심은 원희룡·나경원 후보처럼 친숙하고 익숙한 여의도 정치인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과 확장성을 기대하는 비여의도 정치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한 대표는 지난 4월 총선 과정에서 보았듯이 최대한 공적 조직을 활용하고 원칙을 지키는 스타일”이라면서 “여의도식 패거리 문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보수의 정당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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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레이디] 여인·아내·어미·왕비···권력자로 살다간 명성황후
[책 읽는 레이디] 여인·아내·어미·왕비···권력자로 살다간 명성황후
2020. 12. 03 11:23 문화/생활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대중역사가 박영규. 그가 기획부터 탈고까지 무려 8년의 산통 끝에 장편 역사소설 하나를 세상 밖으로 내놓았다. 열여섯 살에 왕비에 간택됐지만 이후 단 하루도 편할 날이 없던 명성황후를 주인공으로 한 ‘건청궁일기’(교유서가)로,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상상력을 잘 버무려 읽는 재미와 함께 역사에 대한 지적 흥미를 자극한다. 특히 작가는 일인칭 시점으로 명성황후의 일대기를 그리며 그의 삶을 대변한다. 명성황후에 고착돼 있는 편견을 흔들어 놓음으로써 명성황후를 거칠고 암울한 시대를 살다간 한 사람으로, 여인으로, 아내로, 어미로, 왕비로, 권력자로 다각화한다. “1908년 12월 26일 건청궁 해체공사 중 과거 왕비의 처소였던 곤녕합에서 신무문으로 이어지는 지하 통로가 발견된다. 그곳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백골의 시신 두 구가 나온다. 1895년 곤녕합에서 명성황후가 살해됐던 터라 혹여 그 시신이 왕비가 아닌지 의구심이 들지만 입증할 만한 그 어떤 증거도 찾지 못한다. 그러나 백골의 시신 중 궁녀 복장을 한 여인의 품에서 비단보자기에 싸인, 제목이 쓰여 있지 않은 책과 함께 그 주변에서 맹독이 들어 있는 호리병이 발견된다. 그들은 누구이기에 그곳에서 죽어 있던 것일까?” 이 책은 액자소설 형식으로 한국통감부 특임 학예관 호소카와 이치로가 유골의 주인을 찾기 위해 이토 통감의 명을 받고 비밀리에 조선 왕비 살해와 관련된 자료들을 수집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명성황후가 겪은 임오군란에서 을미사변까지의 일들을 왕비의 시점으로 촘촘히 엮어낸다. 그리하여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과 평가가 이루어지며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명성황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림으로써 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바라보게 한다. 시아버지인 흥선대원군과 무엇 때문에 정치적으로 대립했는지,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을 때 왜 청국에 도움을 요청해야 했는지 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책 읽는 레이디
권력자들을 둘러싼 끝없는 스캔들의 유혹!
2005. 01. 01 재테크
권력과 섹스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당나라의 현종, 존 F. 케네디, 예카테리나 여제 등 권력을 이용해 섹스를 취해온 이들이 있는 반면, 에바 페론이나 양귀비처럼 섹스를 이용해 권력을 취해온 이들도 있다. 또 역사 속엔 사랑과 결혼을 위해 권력을 버린 사람들도 있다. 권력과 섹스가 만나면? 최근 발간된 「스캔들의 역사」는 부와 권력을 가졌던 이들의 감춰진 사생활과 섹스 스캔들을 통해 권력과 성의 상관관계를 새롭게 조망한다. 1 양귀비는 당나라 현종의 첩으로 환갑에 달한 황제가 한눈에 매혹된 여성이었다. 현종은 권력으로 성을 샀고, 양귀비는 성을 팔아 권력을 얻었다.  2·3·4 언론에 포착된 케네디와 재클린 부부의 모습은 케네디의 참모들에 의해 주도면밀하게 조작된 케네디의 젊음과 활력, 행복한 가정생활에 대한 이미지 중 하나였다. 5 케네디는 성인이 되고 난 후 아주 문란한 성생활을 했다. 그의 상대는 마릴린 먼로 같은 유명인부터 이름 모를 낯선 여자들까지 다양했다고 전해진다. 1·2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성적 매력을 이용하여 적들마저 굴복시켰고, 물려받은 왕국을 통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집트의 영광을 재현하려 했던 야심만만한 군주였다. 그녀는 담요에 숨어 카이사르의 숙소에 숨어들어가 하룻밤 사이에 카이사르와 연인 사이가 되었고 결국 프톨레마이오스와의 왕권 경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3 예카테리나 대제의 사생활에 관한 통속적인 이야기는 그녀의 위대한 업적을 훼손시키기 위한 음모로도 볼 수 있다. 사실 그녀만큼 ‘정상에 서면 외롭다’라는 금언이 어울리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4·5·6·7·8 에바 페론은 성을 이용하여 성공에 이른 20세기 가장 위대한 사업가였다. 9 찰스 스튜어트 파넬은 10년 가까이 내연의 관계를 지속해오던 캐서린 오세이 부인의 이혼이 확정된 후 정치적 생명을 잃었고, 그가 추구했던 아일랜드의 자치라는 정치적 이상도 연기되었다. 섹스를 위한 권력, 권력을 위한 섹스!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 당나라 현종과 그의 애첩 양귀비의 이야기는 권력과 섹스의 긴밀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양귀비는 원래 황제의 열여덟째 아들의 첩이었다. 어느 날 황제는 양귀비가 목욕하는 광경을 보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만다. 언제나 황제를 기쁘게 해주려는 내시는 환갑에 달한 황제와 10대 소녀의 은밀한 만남을 주선했다. 황제는 걷잡을 수 없는 사랑에 빠졌고, 아들에게서 그녀를 빼앗아 자신의 첩으로 삼았다. 양귀비는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조금 뚱뚱하긴 했으나 아름다웠고, 탁월한 이야기꾼이었으며, 사치스러웠다. 현종은 양귀비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했다. 현종과 양귀비는 서로 깊이 사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둘 사이가 항상 이상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양귀비는 황제의 측근과 염문을 뿌렸으며, 현종의 동생과 오럴섹스를 하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눈치 챈 황제는 그녀를 궁궐에서 쫓아냈으나 곧 용서해주고 만다.) 아마 당나라가 몰락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영원히 계속되었을지 모른다. 변방의 장수인 안녹산이 군대를 이끌고 수도를 점령했을 때 현종은 자신이 양귀비를 빼앗아왔던 바로 그 아들에게 권좌를 넘겨줘야 할 상황에 처한다. 군사들의 반란에 직면한 황제는 양귀비에게 자결을 권할 수밖에 없었다. 공식적인 기록에 따르면 양귀비는 변방으로 귀양살이를 떠나 생을 마쳤다고 하지만, 오래된 자료들을 보면 그녀는 궁궐에서 자살한 것으로 되어 있다. 현종은 그녀를 잃은 슬픔 때문에 식음을 전폐하고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섹스와 권력의 복잡하고도 역동적인 관계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현종이 그녀와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한 것은 우선 그의 권력이었지만, 양귀비는 현종과 맺은 관계를 통해 권력에 접근할 수 있었다. 현종은 섹스를 위해 권력을 사용했고, 양귀비는 권력을 얻기 위해 섹스를 이용한 것이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최고의 바람둥이는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들의 스캔들 역사는 뿌리가 깊다. 43명의 미국 대통령 가운데 현재까지 바람을 피운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은 존 F. 케네디를 포함해 최소 14명.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결혼하기 전날 절친한 친구의 아내 샐리 패어팩스와 바람을 피웠으며, 독립선언문을 만든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28세 연하의 흑인 노예 샐리 허밍스와 36년간 사랑을 나누었다. 제퍼슨이 처음 샐리와 관계를 가질 때 샐리의 나이 14세였다니, 우리나라로 따지면 원조교제 혐의까지 받아 사회에서 완전히 매장당했을지 모를 일이다. 뉴 프런티어의 기수 케네디 대통령은 말 그대로 ‘종마’였다. 케네디는 성인이 되고 나서 재클린과 결혼한 1953년 전후, 하원과 상원의원, 대통령 재임 시절을 막론하고 아주 문란한 성생활을 즐겼다. 여기저기서 이런 일을 문제 삼았지만, 위험한 일에 말려들 수 있다는 사실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케네디는 계속해서 여자에 탐닉했다. 케네디의 여인으로 거론된 이는 마릴린 먼로, 앤지 디킨슨, 제인 맨스필드 등 다수의 유명 여배우와 프리실라 웨이어, 질 코완 같은 백악관 스태프들을 비롯, 스트립 댄서 블레이즈 스테어, 악명 높은 마피아 샘 지아카나의 정부 주디스 엑스너 켐벨에 이르기까지 많다.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답게 모든 계층의 여성들을 다 ‘소화’해낸 케네디는 백악관에 입성한 역대 대통령 중 최고의 바람둥이로 손꼽히고 있다.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해 우리나라의 기미독립운동에 힘을 실어주었던 우드로 윌슨 대통령 또한 전형적인 바람둥이. 그는 신혼여행 와중에 바람을 피웠고, 그뒤로 두번째 부인 이디스를 맞이해서도 유부녀 메리 헐버트 팩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루스벨트 대통령의 경우는 소아마비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집권 기간 동안 여러 여성들과 섹스 스캔들을 일으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아내의 비서부터 자신의 비서, 백악관의 사무요원들은 물론, 2차 세계대전 당시 백악관에서 기거했던 노르웨이 왕세자비까지 섭렵할 정도로 왕성한 정력을 자랑했다. 이밖에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자신의 여성 운전사와 뜨거운 사랑을 나눴으며, 빌 클린턴은 ‘지퍼 게이트’로 법정에 서는 수모를 겪었다. 대통령은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 관련된 섹스 스캔들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권력 지향점의 끝에는 늘 섹스가 함께 했다. 팜므 파탈의 신화! 클레오파트라&예카테리나 여제 권력을 섹스의 도구이자 수단으로 삼은 예는 비단 남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와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여제 등은 남성 권력자들과 마찬가지로 권력을 이용해 자신들만의 성생활을 즐겼다. 18세에 남동생과 함께 이집트의 공동 통치자가 된 클레오파트라. 그녀는 타고난 지도자이자 야심만만한 군주였다. 클레오파트라는 하룻밤 만에 카이사르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다. 또 카이사르 암살 이후에는 안토니우스의 연인이 되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에게서 과거 식민지들을 되찾았고, 마침내 그와 결혼했지만 로마는 클레오파트라에게 빠져버린 안토니우스를 용납하지 않았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군대는 로마에서 보낸 옥타비아누스 군대에 대패했고, 두 사람은 결국 자살을 택하고 만다. 클레오파트라는 용모와 자태에서 드러나는 여성적 매력과 몇 개 국어를 자유로이 구사하는 외교 수완을 발휘,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 두 사람의 로마 영웅을 자유자재로 조종하여 격동기의 왕국을 능란하게 유지해나간 여왕이었다. 클레오파트라와 비슷한 경우로는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여제를 들 수 있다. 1729년 5월 2일, 독일 왕자의 딸로 태어난 예카테리나 여제(원래 이름은 소피 프레데리케 아우구스테 폰 안할트-체르브스트). 14세에 러시아로 가서 예카테리나란 세례명을 받고 16세에 훗날 표트르 3세가 되는 카를 울리히와 결혼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략 결혼이 그러하듯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표트르는 예카테리나에게 관심이 없었고, 예카테리나 역시 그런 표트르에게 애정을 가질 수 없었다. 명목상 황태자와 황태자비인 채로 두 사람은 각자 정부를 두고 18년간을 함께 살았다. 예카테리나가 낳은 세 아이도 모두 정부의 소생으로 아버지가 각각 달랐다. 예카테리나의 남편 표트르는 황제의 자질을 갖춘 인물이 아니었다. 1762년 왕위를 계승받긴 했지만 변덕스런 행동과 정치적 무능력 탓에 그 해 7월 9일 왕위에서 쫓겨나고 만다. 황실 경호대는 예카테리나를 여제로 추대했고 며칠 뒤에 표트르는 살해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가 남편의 시해를 사주했다고도 한다.) 이렇게 해서 외국 태생의 공주가 러시아의 최고 통치자가 된 것이다. 예카테리나 여제의 생애 후반기 동안 왕실과 외교 클럽에서는 그녀 주변의 젊고 매력적인 남자들에 관한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일각에선 그녀와 잠자리를 함께 한 남자가 족히 3백 명은 넘는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잘 알려진 이야기에 따르면 그녀의 양 옆에는 섹스 파트너가 될 남자의 성적 능력을 시험해보기 위해 검사기 역할을 하는 여자 둘이 배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기마호위병 장교였던 알렉산더 란스코이는 23세의 나이에 고열로 죽었는데, 정통한 소식통들은 그가 성욕을 촉진시키는 최음제를 과다 복용하고 ‘예카테리나와 섹스를 하던 중에 죽었다’고 주장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의 이런 생활이 그녀의 목숨과 통치 기간을 단축시킬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실제로 그녀는 34년간이나 통치했고 67세에 자연사했다. 그녀의 죽음은 수십 년 동안 외설적인 흥밋거리가 되었고,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은 그녀의 죽음이 지나친 성행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믿고 있다. 살해된 남편과 대조적으로 예카테리나는 빈틈없는 정치가였다. 비록 그녀의 통치에 대한 평가가 다르긴 하지만 어떤 기준에 따르더라도 그녀는 매우 강력하고 열정적인 지도자였다. 하지만 그녀가 여러 분야에서 이룬 업적들은 때때로 궁정의 젊은 남자들을 총애하던 그녀의 사생활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잠자리를 통해 정상에 오르다! 에바 페론 과거 권력을 가진 남자들이 섹스 대상을 얻는 데 그 힘을 이용했다면, 여자들은 권력에 접근하기 위한 도구로 섹스를 이용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에바 페론. 그녀는 잠자리를 통해 정상에 오른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1919년 5월 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작은 마을 로스 톨도스의 농장에서 요리사 미혼모가 여자아이를 낳았다. 아버지 이름은 후앙 두아르테. 농장주인 그는 죽을 때까지 그 아이뿐 아니라 아이의 세 언니 중 어느 한 명도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장례식에서도 거부당해야 했던 어린 소녀의 눈에 비친 ‘남성’은 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소녀가 12세가 됐을 때 가족은 후닌이란 도시로 이사를 한다. 그곳에서 어머니는 한 정치인을 만났다. 이후 어머니를 ‘보살펴주기’ 시작한 그는 어머니와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하숙집을 장만해준다. 이것이 단순한 하숙집이 아니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많은 남자들은 ‘하숙집’을 통해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하숙집의 ‘소녀들’ 역시 투숙객을 통해 위안을 얻는다. 소녀의 세 언니들은 ‘하숙집’에서 묵고 간 장교, 변호사, 승강기 기사와 각각 결혼을 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소녀는 ‘남자와의 성관계를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소녀에게 ‘남성’은 이제 중요한 수단으로 부각됐다. 10대 초반이었지만 ‘필요한 각종 기술’은 이미 익혀둔 상태. 그녀는 보다 높은 곳에 뜻을 두기 시작한다. 이후 ‘소녀를’ 거쳐간 사람들, 아니 ‘소녀가’ 거쳐간 사람들은 가수, 영화배우, 광고주, 사업가, 육군 대령 등 그녀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사람이면 모두 해당됐다. 소녀는 그들의 몸뚱이, 아니 자신의 몸뚱이를 돌다리 삼아 원하는 것을 하나씩 얻어냈다. 소녀는 상대를 고를 때 실패하는 법이 없었다. 그녀는 24세 때 ‘마지막 상대’를 만난다. 긴 여정 후에 도착한 ‘종착역’의 이름은 후앙 페론. 최고 권력자와 결혼한 소녀가 ‘에바 마리아 두아르테’에서 ‘에바 페론’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 것이다. 에바는 꾸준히 파트너를 디딤돌 삼아 정상에 올라섰다. 그녀에게 페론은 단지 마지막 상대였을 뿐이다. 페론이 에바에게 권력을 향한 길을 열어주었다면, 그녀는 노동자와 빈민들을 본능적으로 이해하여 그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었다. 페론 부부는 세계 역사상 가장 큰 권력을 지녔으면서 가장 논쟁의 여지가 많은 커플로 기억된다. 사랑과 권력의 제로섬 게임, 파넬과 오셰이 19세기 후반 아일랜드 민족자치운동의 기수 파넬은 영국 여성이며 자기 당원의 아내 캐서린 오셰이를 보자마자 반해버렸다. 당시 여러 차례 불륜을 저지른 남편과 별거하던 캐서린은 향후 5년 동안 파넬의 아이 셋을 나았다. 부인의 부정을 안 오셰이 대위는 파넬에게 정치적 보상과 돈을 보장받고 두 사람의 관계를 묵인한다. 거의 10년간 유지되던 이 관계는 돈 많은 캐서린의 숙모가 죽으면서 오셰이 대위에게 유산을 남겨주지 않자 그가 이혼 소송을 제기해 공론화되었다. 파넬과 캐서린이 침묵하는 가운데 자신을 철저하게 희생자로 몰아간 오셰이 대위는 결국 재판에서 승리한다. 19세기 후반 영국에서 이혼 소송은 가장 인기 있는 뉴스거리였고, 파넬은 가정파괴범으로 매도당했다. 이 사건은 일차적으로 가족과 도덕성에 관한 문제로 인식되었지만, 결국 파넬은 이 사건에 연루되면서 정치적으로 몰락하고 말았다. 그는 사랑을 얻는 대신 권력을 잃었다. 기획·정리 / 최은영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자료 제공 / 「스캔들의 역사」(도서출판 이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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