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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76 건 검색)

“인권위, 권위주의적 폭거 용인하나”…전직 인권위원들, 비상계엄 입장 표명 촉구
2024. 12. 06 20:32사회
... “전 국민적 저항과 비판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도 (인권위는) 침묵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폭거를 간접적으로 용인하는 것으로까지 보일 수 있는 의심스러운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탄핵, 국내외 영향
전직 인권위원들 “인권위 비상계엄 침묵, 권위주의 폭거 용인하는 것인가”
전직 인권위원들 “인권위 비상계엄 침묵, 권위주의 폭거 용인하는 것인가”
2024. 12. 06 15:48사회
... “전국민적 저항과 비판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도 (인권위는) 침묵하고 있다”라며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폭거를 간접적으로 용인하는 것으로까지 보일 수 있는 의심스러운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윤석열 탄핵 정국
중화권 매체, 계엄 선포에 “1980년대 권위주의 지도자 시대 떠올라”
중화권 매체, 계엄 선포에 “1980년대 권위주의 지도자 시대 떠올라”
2024. 12. 04 01:47정치
... 처음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놀라운 조치는 1980년대 이후로 이 나라(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의 시대를 떠올리게 했으며, 즉각적으로 야당과 윤 대통령의 보수당(여당) 지도자에...
계엄중화권윤석열
여혐·권위주의·갈라치기…동덕여대 사태에 다시 ‘고개’
2024. 11. 25 20:54사회
... 고개를 든 혐오가 반복되는 양상이다. 동덕여대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 내재한 ‘여성혐오·권위주의·갈라치기’의 민낯이 다시 드러났다고 여성계는 지적한다.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는 ‘공학 전환...

스포츠경향(총 6 건 검색)

올해 노벨평화상, 벨라루스 비알리아츠키·러 메모리알·우크라 시민자유센터 선정…러시아 권위주의 맞선 인권운동가·시민단체
올해 노벨평화상, 벨라루스 비알리아츠키·러 메모리알·우크라 시민자유센터 선정…러시아 권위주의 맞선 인권운동가·시민단체
2022. 10. 07 22:20 생활
2022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사진은 2014년 6월 21일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 한 철도역에서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후 부인에게 환영받는 비알리아츠키의 모습. AP연합 올해 노벨평화 영예는 러시아 권위주의 정권 등에 맞서 시민의 권리 증진을 위해 노력한 활동가 1명과 단체 2곳에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벨라루스 활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를 202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7일(현지시간) 전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자국에서 시민사회를 대표한다”며 “이들은 수년간 권력을 비판하고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호할 권리를 증진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전쟁범죄, 인권침해, 권력남용을 기록하는 데 현저한 노력을 해왔다”며 “이들은 모두 함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올해 노벨평화상은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이어진 전쟁과 관련된 국가에서 나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비알리아츠키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레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철권 통치하는 벨라루스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오랜 기간 루카셴코 정권에 맞서 활동해왔으며 작년 7월부터 탈세 혐의를 받아 감금된 상태다. 비알리아츠키 측은 혐의가 조작된 것이며 인권운동 때문에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벨라루스는 대표적 친러시아 국가로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 발판 역할을 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메모리알은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저명한 인권단체다. 이 단체는 옛 소련과 개방 후 러시아 정치적 탄압을 연구·기록하고, 러시아와 다른 옛 소련권 국가들 인권상황을 감시해왔다. 메모리알은 옛 소련 시절인 1989년 역사 교육 단체로 창설된 뒤 1991년 인권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옛 소련권인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라트비아, 조지아(그루지야) 등 뿐 아니라 이탈리아 등 서방 국가에도 지부를 두고 있다. 러시아는 외국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해친다고 주장하며 작년에 메모리알 본부와 산하기관들을 해산했다. 국제사회에서는 메모리알 해산으로 러시아의 권위주의가 강화하고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이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CCL은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범죄를 비롯한 갖은 인권유린이 난무하는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한다. 이 비정부기구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본부를 두고 2007년 설립돼 전쟁 상황에서도 인권보호를 위한 사실관계를 기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인물에게 주는 노벨평화상은 1901년 시작돼 올해 103번째로 수여된다.지금까지 단독 수상은 69차례였으며 2명 공동 수상은 31차례, 3명 공동 수상은 3차례였다.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상금 1000만 스웨덴 크로나(12억7천만원)가 지급된다. 노벨상 수상자는 지난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6일 문학상, 이날 평화상까지 선정됐다. 오는 10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막을 내린다.
고민정 “류호정, 국회 과도한 엄숙주의·권위주의 깨 준 것 감사”
고민정 “류호정, 국회 과도한 엄숙주의·권위주의 깨 준 것 감사”
2020. 08. 05 19:20 생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자 일각에서 복장 문제를 지적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유 의원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고 의원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SNS(페이스북)에 “나는 류 의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와 생각이 다른 점들이 꽤 많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녀가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민정 의원은 또 “국회는 그렇게 다른 목소리, 다른 모습, 다른 생각들이 허용되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류호정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 분홍빛 원피스를 입고 출석했다. 이 모습이 온라인을 통해 퍼진 후 일부 커뮤니티에서 류 의원을 비난하는 글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정치인의 복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넘어 류 의원을 성적으로 비하한 표현까지 했다.
고민정
[송석록의 생각 한 편] 한 운동선수의 죽음으로 본 체육계 권위주의의 망령
[송석록의 생각 한 편] 한 운동선수의 죽음으로 본 체육계 권위주의의 망령
2020. 07. 09 07:00 스포츠종합
권위주의’라는 망령이 체육계를 배회하고 있다. 여전히…. 왜 체육계는 전근대적인 권위주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그 실체가 한 운동선수의 죽음으로 극명하게 드러났고, 우리는 성적지상주의, 승리지상주의 등으로 대표되는 운동선수의 실상이 권위주의와 만나면 어떠한 극단적 모습을 보이는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도 다시 한번 적나라하게 알게 됐다. 언제까지 개인의 자유와 존엄이 억압되고 말살되는 광경을 지켜봐야 하는가? 운동선수는 강압적 폭력 상황에 노출되어도 참아야 하고, 이를 운동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올바르게 작동해야 할 사회 안전망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역할에도 의문이 든다. 송석록 교수권위주의란 민주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사고로 절대적인 힘을 갖는 집단이나 개인이 상대의 자결권을 무시하고 지배권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종적 지배관계를 형성하면서 이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형태로 나타난다. 지배자는 자신의 절대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자신의 안위와 성공을 위해 피지배자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 피지배자는 절대적 권력의 힘에 통제되고 궁극적으로 지배자의 성공을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 지도자들의 운동선수들에 대한 폭언, 가혹행위, 성추행 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성적지상주의에 의한 극한적 운동 방식, 그에 따른 폭언이나 폭행 등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근절되어야 할 운동선수들의 대표적 일상이다. 개인을 억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전 유도 국가대표의 체육관 제자 성폭행, 역도선수의 후배 폭행,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과 폭행, 프로야구 선수의 후배 폭행 등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우월적 지위의 개인이 자신의 성공을 위해 다른 개인의 존엄을 짓밟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나, 알려지지 않는 폭행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선수에 대한 폭력은 모든 연령대에 나타나고 있다. 초·중·고, 대학생, 실업선수, 프로선수까지 폭행, 성폭력, 언어폭력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모든 연령대의 선수들이 직·간접적으로 선배나 지도자 등 권위주의에 의해 무력화되는 환경 속에 있다는 것이다. ‘2019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에 의하면 대학생 운동선수의 31%가 언어폭력, 33%가 신체폭력, 9.6%가 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폭력의 장소는 경기장이나 숙소로 나타났으며, 코치·감독·선배에 의해 폭력이 행사됐다. 특히, 실업팀 선수 실태 조사를 보면, 언어폭력, 성폭력, 신체폭력 등이 주를 이루고 있고 응답자의 8.2%는 매일 맞는다고 답하고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 아르노 그륀은 인간성을 억압하는 독재와 폭력이 개인과 사회를 병들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개인이 억압의 사슬을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고 최숙현 선수의 죽음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권위주의 타파와 더불어 국가는 국민들에게 온전한 삶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제공할 의무를 가진다. 다시 말해서, 국가에서 제공하는 사회 안전망의 부실은 우리의 삶을 위험에 직면하게 한다.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경주시, 경찰(검찰), 국가인권위원회,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등은 우리사회에 충분한 사회 안전망을 제공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개인의 안위를 걱정하는 국가 정책을 기대해 본다.
‘김예령 기자 논란’에 손석희 앵커, “권위주의 정부 벗어났다는 의미”
‘김예령 기자 논란’에 손석희 앵커, “권위주의 정부 벗어났다는 의미”
2019. 01. 11 09:46 연예
JTBC 손석희 앵커가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태도 논란이 있었던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에 대해 언급을 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이날 열린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김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 정책에 대해 기조를 바꾸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려는 이유를 알고 싶다”며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적 입장으로 여쭙겠다”고 질문했다. 이후 일각에서는 김예령 기자의 질문 내용과 자신의 소속도 밝히지 않은 태도에 대해 ‘예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JTBC 방송화면 캡처.이에 대해 손석희 앵커는 “지난 정부에서 봤지만 대통령 앞에서 다소곳이 손 모으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권위주의 정부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편 김예령 기자는 자신의 태도가 논란이 되자 ‘미디어오늘’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통령이)불편하실 수 있으나 최대한 어려운 국민들의 여론을 대신해 여쭙고 싶었다. 나라와 문 대통령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한 질문이고, 기자로서 드린 질문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 기자는 본인 소개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앞선 2번의 기자회견에서도 지목받지 못해 사실상 오늘도 지목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저로서는 (지목 받은 것이) 뜻밖이라 당황해서 정신이 없었다. 제가 소속과 이름을 못 밝힐 이유가 없지 않느냐. 저도 나중에 고 대변인이 제 이름과 소속을 밝혀줘 그때야 알았다”고 해명했다. 김예령 기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도 춘추관에 출입했고, 그때부터 쭉 이 나라를 걱정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손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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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연뮤 덕질기](14)권위주의는 가라, ‘핵개인’ 캐릭터의 반란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14)권위주의는 가라, ‘핵개인’ 캐릭터의 반란(2023. 11. 16 07:00)
2023. 11. 16 07:00 문화/과학
뮤지컬 <비더슈탄트>·<칠칠>, 연극 <카페 쥬에네스> 뮤지컬 <비더슈탄트>, 나치 만행 알리는 전단을 배포하는 장면 /미스틱 컬처 제공 요즘 ‘핵개인 시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개인주의가 극대화된 시대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반대다. ‘중심’ 혹은 ‘씨앗’이라는 의미의 ‘핵’이 접두어이니, ‘나 자신의 본질과 자율에 충실한 시대’로 포괄할 수 있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은 저서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2023)에서 “자기 인생의 능동적 결정권을 서로 존중해 주었을 때 이 시대의 개인들은 자기 삶과 사회 모두에게 책임을 다하는 핵개인으로 거듭난다”고 했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는 시대”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각자의 길을 허락한다면 기존의 불합리했던 권위주의는 깨질 수 있는 시대”다. 따라서 필자는 ‘자기 주도적인 삶을 통해 불합리에 균열을 일으키는 선순환의 존재’가 ‘핵개인’이라고 해석해 보았다. 뮤지컬 <칠칠> /과수원 뮤지컬 컴퍼니 제공 뮤지컬 <비더슈탄트>의 주인공 매그너스와 아벨이 그러하다. 1938년 독일 나치 시대 엘리트 스포츠학교 펜싱부의 17세 동갑내기인 이들은 펜싱선수가 꿈이다. 인종차별 수업에 반발하다 감금되면서 자신들이 유대인 학살에 참여하는 나치군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급기야 1938년 11월 9일 ‘수정의 밤’(Kristallnacht·거리에 흩어진 유리 파편에서 유래한 대대적인 나치의 유대인 폭력사태)에 무장 동원돼 학살 현장을 목격한 그들은 나치의 만행을 알리는 전단을 배포하기에 이른다. 조선 중기 화가 최북의 삶과 작품세계를 연극적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칠칠>은 신분제도와 권위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조선판 ‘핵개인’ 이야기다. 양반가의 금지옥엽인 최북(실제 최북은 중인으로 알려져 있다)과 노비 무명은 형제처럼 자랐다. 최북은 그림에만 빠져들고 무명은 학문으로 일가를 이룬다. 불합리한 차별은 둘의 재능을 죄악시한다. 무명은 뜻을 펼치지 못하는 세상을 스스로 놓아버리고 최북은 자신의 눈을 직접 찌른다.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세계관의 작품들이지만 거대한 폭력과 불합리에 맞서는 자기 주도적인 인물들이 이끌어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더슈탄트>(Widerstand)는 ‘저항’이라는 의미의 독일어로 실제 나치 저항 활동에서 착안한 창작 뮤지컬이다. 김태형 연출은 권위와 불합리에 가하는 저항과 균열을 무대에 담아냈다. 나치를 상징하는 견고한 성벽에는 깊고 긴 칼자국이 자리한다. 뮤지컬 <비더슈탄트>. 히틀러를 시해하려는 펜싱경기 장면 /미스틱 컬처 제공 목소리가 봉인된 청소년들이 펜싱대회에서 모스 부호를 변형한 발 구르기로 소통하며 히틀러를 향해 펜싱 칼을 휘두른다. 무대 전체가 굉음을 내며 칼자국 부분이 어긋나고 거대한 성벽은 기울어진다. 이어 나치의 만행을 알리는 전단이 객석 전체에 쏟아진다. ‘수정의 밤’에서 조명을 이용해 유리 조각이 객석 가득 퍼지도록 연출한 것과 같은 맥락의 관객 체험장치다. 출연진들은 펜싱경기 장면을 위해 한 달 넘게 훈련에 임했다. 펜싱(fencing)은 지킨다는 의미의 펜스(fenc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친구들과 나 자신의 존엄과 자율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대표 넘버 ‘비더슈탄트’의 “우리는 눈을 떠야 한다”가 작품 내내 반복되며 자기 주도적인 삶을 돌이키게 한다. 뮤지컬 <칠칠>에서 최북은 신분제와 권위주의에 저항하다 친구를 잃고 한쪽 눈도 잃었으나 삶의 의지를 불태운다. 자신의 이름인 북(北)이 마치 칠(七) 자가 등을 맞대고 있는 모양이라며 호를 칠칠(七七)로 지은 것도 친구를 새기기 위함이다. 초연의 오세혁 연출과 재연의 이기쁨 연출이 실제 최북의 작품들을 영상화해 서사에 녹여냈다. 무명의 과거급제를 기원한 손가락 그림 ‘게’, 서재에 앉아 있는 상상인 ‘북창한사도(北窓閑寫圖)’가 애달프다. 금강산에서 투신하고 자신의 그림을 찢고 불태우는 등 기행 속에서도 무명과 함께하는 세상을 담은 ‘창해관일본(滄海觀日本)’, ‘공산무인도(空山無人圖)’ 등은 뮤지컬 <칠칠>의 근간이다. 대표 넘버인 ‘살아 있다’를 통해 최북은 “아직 나는 살아 있다. 내 안에서 치열하게. 나는 나를 미워하고 괴로워하면서 나로서 살아간다”고 절규한다. 관습을 타파하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겠다는 다짐이고 선언이다. 연극 <카페 쥬에네스> /콘텐츠 합 제공 연극 <카페 쥬에네스>의 ‘핵개인’은 찰나의 삶을 산다. 불어로 ‘청춘’을 뜻하는 쥬에네스(Jeunesse)는 1929년 일제강점기를 살아간 청년들의 낭만과 비애를 다루고 있다. 만주와 러시아에서 의열단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고문에 시달리다 탈출한 정신은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며 카페를 운영하는 해원과 함께 작전을 수행 중이다. 독립운동가의 아들이었으나 가족을 잃고 일제 앞잡이가 된 아키가 독립운동가 자녀들을 도피시키려는 이들의 작전을 눈치챈다. 해원은 자신의 딸을 볼모로 삼은 아키에게 결국 굴복하고 만다. 카페 쥬에네스는 애잔한 음악이 흐르는 공간이다. 찰나에 지나가는 청춘의 아름다움과 혼돈이 통기타와 마이크, 위스키와 보드카, 크리스털 유리잔 등의 소품들로 대변된다. 좁고 긴 타원형 무대는 카페 쥬에네스를 중심으로 경성 골목과 광장의 대치 상황을 상상하도록 3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해원은 이 좁고 혼란스러운 공간에서 자신의 변절을 목격한 동료를 총살한다. 독립운동가 서사를 변절로 마무리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있어야 하는 일이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오인하 연출은 “친일파와 반역자들에 대해 청산되지 않은 역사를 돌아보고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립운동은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비더슈탄트>의 매그너스와 아벨, <칠칠>의 최북과 무명, <카페 쥬에네스>의 독립운동가들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주어진 삶에 책임과 최선을 다한 핵개인들이었다. 기존의 권위주의는 이런 능동적인 핵개인들에 의해 균열에 이른다. 수직 계열화되지 않는 세상이 온다. 모두가 존중받고 모두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는 새로운 권위가 부상한다. 최근 대학로의 무대극들이 내는 목소리이기도 하다. 세 작품 모두 11월 26일까지 상연한다.
이주영의 연뮤 덕질기
[IT 칼럼]4차 산업혁명 시대의 권위주의 사회(2016. 12. 19 16:21)
2016. 12. 19 16:21 문화/과학
최근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면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담론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물리, 바이오 기술 등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경제 및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2015~2020년 동안 신규 일자리는 200만개 증가하는 반면에 없어지는 일자리는 7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따라 실제로는 더 많은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으며, 2020년 이후에는 그런 변화가 훨씬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 AllAboutLean.com 새로운 기술로 인해 엄청난 사회 변화가 발생한다는 건 이제 상수다. 미래를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명명하든 아니면 무한한 디지털 혁명의 시대라고 명명하든지 간에, 분명한 사실은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등의 핵심 디지털 기술이 산업구조와 노동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중심에 소프트웨어가 있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야 하며, 그것의 핵심 기술인 소프트웨어를 육성해야 한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라는 구호가 맞는다고 해서 그것을 추진하는 주체의 진정성과 정책 내용의 정당성이 확립되는 건 아니다. 구호를 강조하는 건 쉽다. 문제는 그것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현 정권 내내 강조된 ‘창조경제’라는 용어의 경우에도,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창조적인 개인을 지원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명분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창조경제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의혹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상태다. 그런데 국정농단 사태가 아니더라도 창조경제는 잘될 수 없는 운명을 태생적으로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권위주의(어떤 일에 있어서도 권위를 내세우거나 권위에 순종하는 태도)는 창의성을 말살하는데, 현 정권은 권위주의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혹자는 전체주의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권위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다르게 표현해, 권위주의 조직에서 말단 직원이 창의성을 발휘해 일할 수 있을까? 아마도 잠깐 창의성을 발휘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발휘된 창의성은 권위적이고 창의성이 없는 윗사람에 의해 폐기될 것이다(또는 그가 가로챌 것이다). 권위주의 조직에서 가장 인정받는 사람은 가장 권위적인 사람이다. 그 사람은 열일하며 권위에 저항하는 모든 걸 억압한다. 현 정권 들어 권위주의는 점점 더 거대해졌다. 개인이 가정, 학교, 조직, 사회에서 받는 압력은 나날이 커졌으며, 결국 그것이 임계치를 넘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행해지며 자신의 처지와 국가를 비하하는 얘기들이 인터넷에 넘쳐나게 됐다. 그런 상황에서 창조경제 운운하는 것은, 나쁜 부모가 아이를 때리면서 “나는 널 사랑하고 너는 행복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최근 국정농단 사태 때문에 창조경제의 약발이 다했다고 판단한 것인지, 정부는 좀비가 된 창조경제라는 용어 대신 은근슬쩍 4차 산업혁명으로 옮겨가고 있는 느낌이다. 단지 구호가 중요한 게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소프트웨어, 특히 ‘최고의 소프트웨어’는 괴짜(geek)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들은 넘치는 자유 의지,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엄청난 집착, 기존 질서에 대한 강한 저항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다. 결국 우리 사회가 그런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문화와 환경을 갖추지 않고서 소프트웨어 산업을 성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가짜가 아닌 진짜를 기대해본다.
IT칼럼
[원희복의 인물탐구]취임 1년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권위주의 극복 못하는 영원한 비서”
[원희복의 인물탐구]취임 1년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권위주의 극복 못하는 영원한 비서”(2016. 03. 08 14:15)
2016. 03. 08 14:15 사회
2016년 3월 2일 박근혜 대통령은 테러방지법을 원안대로 관철시켰다. 국가정보원은 오랜 숙원을 이뤄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요청을 일사불란하게 처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몽니’가 한동안 골칫거리였지만 막판 직권상정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야당은 내부적으로 분당 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된 데다, 모처럼 얻은 필리버스터 정국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이제 국회는 직권상정의 요건인 ‘전시·사변 혹은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여부를 놓고 헌법재판소의 심리 대상이 되는, 말 그대로 국가의 3권이 심판대 위에서 싸우는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그래도 국회를 옹호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19대 국회는 사실상 끝났고 모두 4월 총선의 격전지로 달려나갈 것이다. 헌재에서 싸우든 말든 당장 국회의원 자신의 당선이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박 대통령의 완승이다. 이번 테러방지법 국회 통과의 실무작업은 해당 부서인 국정원이 했겠지만, 앞장서 관철시킨 사람은 청와대 박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다. 임기 4년차를 맞는 청와대가 이렇게 무리를 하면서 이 법안을 밀어붙인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 대목에서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이라는 인물이 부각된다. 대통령비서실의 업무는 대통령 권력이 임기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한 치의 누수 없이 유지되도록 하는 일이다. 청와대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굴복시키고, 정의화 국회의장의 마음을 돌리게 해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킨 것도 모두 이 연장선이다. 앞으로 4·13 총선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비박·반박세력을 정리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이미 야당에서 ‘테러방지법 제정은 장기집권 기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통령의 퇴임 후 스케줄 역시 이 실장이 고민해야 할 업무다. 따라서 취임 1년을 맞는 이 실장은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충남 홍성 출신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 이 실장의 출신은 인터넷 포털에 ‘서울’로 돼 있지만 실제는 충남 홍성이다. 충청포럼 회장으로 자살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성완종 리스트’에 이완구 총리보다 앞서 그의 이름이 명시돼 있는 것도 이런 인연 때문일 것이다. 그는 홍성읍 옥암리 출신으로 1953년 홍성초등학교 49회로 입학해 3학년까지 다니다 서울로 전학, 1960년 서울 강남초등학교를 졸업했다. 부친은 대학교 교수였지만 일찍 세상을 떠나 그는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가 많이 오면 범람한 중랑천에 잠기는 서울 노원구 판잣집에서 살면서 그는 입주과외로 경복고·서울대 외교학과를 마쳤다. 그는 고교 시절 영어회화 클럽에서 경기고 출신의 김근태를 만나 교류했다. 그 인연으로 1985년 정권 퇴진운동을 벌이다 구속된 김근태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을 노태우 대통령에게 간청해 3년 만에 석방시킨 비화를 가지고 있다. 그는 1974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1978년 주제네바 대사관 3등 서기관으로 외교관을 시작했지만, 3년 만인 1981년 노태우 정무2장관 비서관으로 진로를 바꿨다. 모두 ‘선망하는’ 외교공무원 생활을 접고 행정비서로 전직한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설이 있다. 그는 노 장관 비서관을 시작으로 노태우 대통령 의전수석까지 계속 ‘노태우 비서’로 11년 6개월을 보냈다. 따라서 그를 키운 사람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사람의 비서를 10년 넘게 한다는 것은 그가 ‘천부적인 비서 기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가 노태우 사람이면서도 YS정부에서 안기부장 2특보를 시작으로 국내 정치를 총괄하는 2차장까지 지낼 수 있던 것은 바로 ‘경복고 인맥’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YS의 차남으로 ‘황태자’로 통하던 김현철씨의 경복고 인맥은 이때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그는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시련기를 맞았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북한 노동당 황장엽 비서 망명에서 시작해 흑금성 사건, 재미교포 사업가 윤홍준이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김대중에게 자금을 제공했다는 일련의 ‘북풍 공작’이 이어진 것이다. 이것은 국가 정보기관의 대선 개입 망령이 재연된 사건이다. 그는 “검찰 조사를 여러 차례 받았음에도 기소되지 않은 이유는 선거 전부터 정치에 관여하지 말자고 주장했고, 실제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에는 “1997년 당시 안기부 2차장으로서 ‘아말렉 작전’에 대해서만 검찰 수사를 통해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나머지 ‘오대산 공작’, ‘흑금성 사건’… 등 일련의 ‘북풍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까지도 면죄부를 받은 것처럼 자신과는 무관하다며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밝히고 있다.(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이병기)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국회 정보위원회, 2014.7.9) 그는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정치특보로 활동하면서 민주당 경선에서 떨어진 이인제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차떼기한 돈’ 5억원을 전달했다. 그는 이때 사무총장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전달 역할만 했다는 혐의로 비교적 가벼운 1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그는 이 사실에 대해 누차 “잘못했고 사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봄 박근혜 대통령과 이병기 비서실장 등이 청와대 녹지원을 걷고 있다. / 연합뉴스 외교관에서 ‘노태우 비서’로 변신 그는 2004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외교·안보 관련 자문을 하면서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그는 갈 곳이 없었다. 그러나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서 본격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 2013년 5월 일본대사, 2014년 7월 국가정보원장을 거쳐 2015년 3월 현직에 이르기까지 초고속 출세의 길을 달린 것이다. 보통 대통령비서실장은 초기에 각 부처를 장악해 대통령의 친정체계를 확립하고, 국정 조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다가 퇴임 준비라는 업무곡선을 그린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관료 출신의 초대 허태열 실장이 이 역할을 하지 못하고 6개월 만에 물러났다. 후임으로 김기춘 실장은 공안검사 출신답게 ‘공안정치’를 통해 국정의 컨트롤타워를 확실히 장악했다. 그러나 김 실장은 청와대 독주와 계속된 인사난맥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임명권자의 의지가 더 문제였다. 아마 박 대통령은 김 실장의 개인사정만 없었다면 계속 있어 주길 바랐을 것이다. 후임 이병기 비서실장의 발탁은 매우 적절했다.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의 개인적 호감은 물론 정무적 감각까지 두루 갖추고 있는 인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흔히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은 소리가 나게 일하는 스타일이고, 법조인 출신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하는 스타일, 교수 출신은 회의를 많이 하는 스타일, 외교관은 조용히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스타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성이어서인지 이런 매끈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그가 대통령비서실장에 임명됐을 때 여야는 물론이고 언론이 주문했던 것은 바로 ‘소통’이었다. 국민과의 소통은 물론 여당과의 소통도 시급했다. 이는 전임 김 실장의 ‘청와대 독주’에 대한 반감이었다. 당시 주문을 보면 ‘청와대와 국민·여당·야당과 소통’과 ‘청와대 위주의 국정 조율보다 당 중심의 정책 협의와 국정 조정 활성화’였다. 2015년 2월 27일 이 실장은 임명 직후 “대통령과 국민들께서 지금 저에게 기대하시는 주요 덕목이 소통이라는 것을 저는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실장 체제가 1년이 지난 지금, 청와대의 소통은 그 전보다 원활해졌을까. 국민과의 소통은 물론이고, 여당인 새누리당과의 소통도 원활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의 대통령비서실장 1년 동안 계속된 김무성 대표와의 공개적 갈등은 물론 노골적인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리기, 지난해 현기환 정무수석의 정 국회의장 ‘겁박’ 사건, 김종인 야당 대표의 생일 축하난 거부 등 청와대의 불통 정도는 오히려 심화됐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당 중심의 정책 협의와 국정 조정은 고사하고 청와대가 당의 고유업무인 공천에까지 공공연히 개입하고 있다. 그가 청와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급기야 지난해 7월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그의 ‘청와대 내 왕따설’이 불거져 나왔다. 한 야당 의원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핵심비서관 3인방에 의해 박근혜 대통령 독대도 못하고 있다”고 공박받았다. 이에 그는 “언제든지 독대할 수 있고 무슨 보고라도 드릴 수 있다”고 왕따설을 부인했다. 소통 문제는 ‘대통령 고유 리더십 문제’라고 치더라도 국정 조정의 사령탑 역할은 잘하고 있을까. 청와대는 매일 수십·수백 가지의 국가정책이 논의되고 조정된다. 그 중 이 실장의 주특기라는 외교·안보 문제만 보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연거푸 외교의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외교 미숙함에 그의 역할 의문 최근 사안만 보더라도 지난해 12월 28일 국민 감정을 폭발시킨 한·일 간 종군위안부 타결 문제부터 그렇다. 주일대사를 지냈으면 이 문제가 한·일 간 어떤 역사적 갈등을 일으켰는지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국정원 경험에 비추어 한·일문제는 정무적 판단은 물론 민심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아야 했다. 그런데 10억 엔에 ‘최종적이며 불가역적’ 합의를 털컥 해버린 것이다. 일본에서는 박근혜·아베(安倍晋三)의 전화 정상회담 내용을 공개하며 소녀상까지 철거하기로 했다고 했지만, 우리는 아무 말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외교는 우리의 통일정책과 안보, 그리고 통상문제까지 연결되는 복잡한 문제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1월 21일 외교·안보부처 업무보고에서 ‘뜬금없이’ 교착상태에 있는 6자(한국·북한·미국·일본·중국·러시아) 회담 대신 북한을 뺀 5자회담 얘기를 꺼냈다. 이 제안에 대해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 직원들이라면 말도 안 되는 말이라는 것을 안다”고 혹평할 정도다. 충분한 검토 없이 발설한 사드(THAAD) 배치나, 갑작스런 개성공단 폐쇄는 ‘판단 미스’의 대표적 사례다. 이 실장은 자신의 역할을 못하는 것일까, 안 하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하는데 잘 안 되는 것일까. 사안마다 다르겠지만 이 실장은 아예 임명권자의 의지에 자신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본인이 아무리 노태우 전 대통령의 ‘보통사람’ 이미지를 만들고 소통의 명수라 하더라도, 당장 눈앞의 임명권자가 권위적이면 비서도 그렇게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비서의 운명이다. 아예 본인 스스로 지금의 권위적 국정운영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만족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는 비서의 첫 번째 조건인 ‘임명권자의 의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리고 ‘그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여기서 자신의 주관과 의지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아마 이 실장은 박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청와대 비서실장 3년은 별로 오래하는 것도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군정기간 2년을 제외한 대통령 재임 16년 동안 비서실장을 단 3명만 기용했다. 이후락 실장이 6년, 김정렬 실장이 9년, 마지막 김계원 실장은 불과 1년도 안 돼 10·26을 맞았다. 부친의 정치적 성향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박 대통령으로서 비서실장을 자주 바꿀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 실장은 나중에 현직을 명예롭게 평가받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가졌던 자신의 ‘비서관(觀)’을 바꿔야 한다. 대통령비서실장이라는 임무는 지금까지 그가 맡았던, 여타 비서관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원희복의 인물탐구
[김규항의 동병상련 부모공부]당신은 혹시 ‘민주주의를 가장한 권위주의’?(2015. 02. 10 15:42)
2015. 02. 10 15:42 사회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려면 먼저 아이가 제 의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이가 그 일에 대해 판단하고 선택할 만한 정보나 식견이 없는 상태에서 아이의 의견을 무작정 존중하는 건 실은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아닙니다. 시골의 기숙형 대안학교를 다니는데 자신이 왜 거길 다니게 되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살던 동네로 돌아가서 친구들과 밤늦도록 학원 다니며 지내고 싶다는 아이의 부모와 제 인생관이나 세계관을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부모는 엄청 달라 보이지만 교육의 차원에서는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습니다. 교육의 주체는 아이라는 원칙에서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원칙을 늘 새기는 부모들이 빠지는 함정이 또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경우는 ‘민주적 형식을 가장한 권위주의’입니다. 이 경우의 부모는 아이와 늘 대화로 모든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고 아이에게도 얼마든 편히 의견을 내게 합니다. 그런데 실은 ‘아이를 위해 바람직한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는 그 결론으로 대화를 몰고 가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힘의 관계에서, 그리고 논리적 기술이나 요령에서 아무래도 부모는 아이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에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부러 악의를 갖지 않아도, 아니 오히려 부러 억지하지 않으면 십중팔구 그렇게 가게 되어 있다고 하는 게 좀 더 사실에 가까울 것입니다. 아이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건 대화와 토론을 통해 부모가 원하지 않는 결론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것을 수용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하고, 그런 결론과 관련한 이런저런 노력도 필요합니다. 흔히 한국 사회가 ‘절차적 민주주의는 진전되었지만 실제적 민주주의는 요원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데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쉬는 시간에 족구를 하고 있는 중학생들. | 이상훈 선임기자 부모가 원하지 않는 결론 수용할 자세있나 산 넘어 산이랄까요. 아이의 의사를 진심으로 존중한다고 해도 함정은 역시 있습니다. 제 후배 일이 생각납니다. 한 번은 그가 전화를 해서는 다짜고짜 “형 이야기 믿고 그대로 했는데 아이가 이상해졌으니 책임져요!” 하는 거였습니다. 무슨 영문인가 싶었지요. 그날 저녁에 밥을 먹으며 들은 그의 이야기는 석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석 달 전 그는 신문에 실린 제 칼럼을 읽고는 번뜩 ‘이거다’ 싶었던 모양입니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의 자율성이라는 내용의 칼럼이었습니다. 그는 나름 모종의 결단을 했고 며칠 후 부인과 아이를 앉혀놓고는 호기롭게 이야기를 시작했답니다. “내가 지금까지 우리 아들 교육문제를 거의 돕지 못하고 지낸 것 당신에게나 아들에게나 미안하게 생각해. 그러나 오늘은 내가 이 집의 가장으로서 할 이야기가 있으니 일단 들어주길 바라.” 초등학교 5학년 남자인 아들이 엄마에게 거짓말하고 PC방에 가는 일이 잦아서 집안이 꽤나 시끄럽고 했던 모양입니다. 후배는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아들. PC방 가고 공부하고 하는 거,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지?” “예?” “난 우리 아들이 충분히 알아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해. 할 수 있지?” “음…. 할 수 있어요.” 후배는 득의양양한 얼굴로 아들과 부인 얼굴을 번갈아 보며 말했습니다. “이것 봐요. 우리 아들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야. 자율적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구.” 그리고 후배는 ‘자율화 조처’를 선언했습니다. 후배 부인은 좀 황당하고 찜찜했지만 아이 앞에서 제 아빠의 면을 상하게 하기도 그렇고, 또 스스로도 그 문제로 극도로 스트레스가 쌓여 지친 상태라 일단 따라보기로 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석 달 후 저한테 그런 전화를 한 거였습니다. 아이는 ‘자율화 조처’ 이후 꼬박 석 달 동안 학교에서 돌아오기만 하면 PC방에서 죽치고 살았던 모양입니다. 이상해질 수밖에요. 게임이라는 게 엄마 아빠들이 옛날에 하던 갤러그나 벽돌깨기 같은 게 아닙니다. 현재 한국 게임시장의 규모는 15조원가량입니다. 게임회사들은 이 엄청난 시장을 놓고 경쟁을 합니다. 경쟁의 요체는 결국 아이들이 자기 회사 게임을 얼마나 오래하는가겠죠. 이제 게임은 단지 재미있는 수준으로는 안 되는 겁니다. 말 그대로 중독을 시켜야 하는 거죠. 그래서 초등학생 아이가 하루 대여섯 시간씩 PC방에서 게임을 하면 이상해집니다. 사고와 인지능력이 퇴화하는 거죠. 프로게이머의 천성을 가진 아이라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어지간한 아이들은 당연히 그렇게 됩니다. 민주적이고 진보적 성향 부모에게 발생 후배에게 타박을 좀 해줄까 하다가 제 나름엔 심란한 상황이지 싶어 농담을 섞어가며 이야기했습니다. “내 글을 좋게 읽은 건 참 고맙다. 그런데 우리도 남자지만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는 인간이 아니야.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아이는 인간일 수 있지만 남자아이는 인간이 아니야. 인간이라는 게 뭐야. 먼저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게 인간 아냐. 그런데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 정도 남자아이들은 행동부터 하고 나중에 생각을 하지. 인간이라 보긴 어렵지. 물론 남자가 그 나이가 지난다고 인간이 된다는 근거는 없지만 말이야. 어쨌거나 엄마 몰래 PC방 갈 궁리만 하는 초등학교 5학년 남자에게 PC방 가는 걸 자율로 관리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당연히 할 수 있다고 하지, ‘난 자율적으로는 안 돼요. 엄마의 관리가 필요해요’라고 하겠어?” 후배는 그 일을 계기로 아이와 훨씬 더 많은 대화를 하게 되었고, 워낙 운동을 좋아하는 그는 아이와 운동이나 야외활동을 많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문제는 해결되어 갔습니다. 오히려 전보다 더 좋은 상태가 되었지요. 무슨 시트콤 드라마를 보는 듯한, 좀 유별난 사례이긴 하지만 이런 일은 종종 일어납니다. 그것도 권위적이거나 보수적인 경향의 부모가 아니라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경향의 부모에게서 주로 일어나지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려면 먼저 아이가 제 의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이가 그 일에 대해 판단하고 선택할 만한 정보나 식견이 없는 상태에서 아이의 의견을 무작정 존중하는 건 실은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게 아닙니다. 부모가 제 나름의 교육철학이나 사회의식을 아이에게 대상화하여 해소하는 자기만족적 행동일 뿐입니다.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보다 어려운 건 아이가 존중할 만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건 시간과 공력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며, 그거야말로 부모의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사회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민주주의를 책임지고 감당할 만한 의식수준을 가진 시민들이 전제되듯 아이와의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억지로 사회문제에 빗대려는 게 아니라 사실 아이와의 문제, 교육문제는 사회문제와 매우 유사한 데가 많습니다. 권위 구조가 작동하고 지배와 피지배, 계급과 계층적인 갈등과 모순이 존재하고, 그걸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합니다. 결국 아이와의 문제, 교육문제를 고민하고 토론하고 풀어나가는 일은 그 자체로 아이에게 더할 나위 없는 사회교육이 됩니다. 부모 스스로 훌륭해지는 건 물론이구요.
김규항의 동병상련 부모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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