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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817 건 검색)

[경제밥도둑] 트럼프 귀환에 탄핵 정국까지…‘내우외환’에 빠진 K배터리
2024. 12. 17 07:00경제
... 업체들은 이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트럼프 귀환 대비해야 하는데 만약 트럼프 당선인의 공언대로 IRA에 따른 세액공제가 폐지 또는 축소된다면 국내...
경제밥도둑
‘파리의 늑대’ 루사예 대사, 중국 귀환
2024. 12. 11 20:11국제
부임 후 5년4개월 만에 본국으로 프랑스서 전랑 외교 선봉장 역할 중국 전랑(늑대전사) 외교의 대표 얼굴이었던 루사예 주프랑스 중국대사(60·사진)가 5년4개월 만에 본국으로 귀국한다. 홍콩 성도일보와...
‘파리의 늑대’ 루사예, 5년 4개월 만의 귀환
2024. 12. 11 14:56국제
루사예. 주프랑스중국대사관 웹사이트 중국 전랑(늑대전사)외교의 대표 얼굴이었던 루사예 주프랑스 중국 대사(60)가 5년 4개월 만에 본국으로 귀국한다. 홍콩 성도일보와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루 대사는...
[이대근 칼럼]트럼프 귀환에 준비되지 않은 윤석열 외교
2024. 12. 02 20:51오피니언
... 보기에는 너무 미약해 북한의 러시아 밀착을 경고하기 위한 대북용일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귀환을 계기로 많은 의문이 고개를 들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답을 찾을 수가 없다. 이미 한국은 한반도...
이대근칼럼이대근

스포츠경향(총 872 건 검색)

‘역시 2NE1’ 9년 공백 무색한 여왕의 귀환
2024. 12. 26 11:25 연예
CL 인스타그램 SNS 캡쳐. 2NE1이 9년 만에 오른 방송사 연말 무대서 독보적 존재감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2NE1은 지난 25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4 SBS 가요대전’(이하 ‘가요대전’)에 출연했다. 웅장한 오프닝 VCR 직후 대표곡 중 하나인 ‘Come Back Home’과 함께 등장, 무대 포문을 강렬하게 열어 젖히며 분위기를 순식간에 휘어잡았다. 데뷔곡 ‘Fire’부터 ‘I Don’t Care‘, ’UGLY‘, ’내가 제일 잘 나가‘ 등 2NE1표 히트곡 메들리가 쉴 틈 없이 몰아치며 폭발적인 카리스마로 무대를 완벽히 장악했다. 현장 관객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 발매된 지 10년이 훌쩍 넘은 노래들임에도 관객들의 떼창이 울려 퍼지며 현장은 축제의 장이 됐다. 여기에 네 멤버가 한 무대 위에 뿜어내는 아우라가 더해지며 K팝 대표 걸크러시 그룹으로 최정상 인기를 달리던 당시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올해 완전체로 귀환, 데뷔 15주년 기념 아시아 투어를 개최하는 등 뜨거운 한 해를 보낸 2NE1은 이번 ’가요대전‘을 통해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팬들은 “왜 현재 진행형 ’레전드‘인지를 확실히 보여준 무대”,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그 시절 추억이 되살아났다”며 호평을 이어갔다. 한편 2NE1은 현재 아시아 투어 ’2024-25 2NE1 ASIA TOUR [WELCOME BACK]‘을 통해 전 세계 팬들과 만나고 있다. 대부분 공연에서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막강한 티켓 파워를 과시 중인 이들은 마닐라, 자카르타, 고베, 홍콩, 도쿄, 싱가포르에 이어 방콕, 쿠알라룸푸르, 타이페이, 호찌민, 마카오로 발걸음을 옮겨 그 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거전’ 홍인아의 귀환, 한재이 속을 보다
2024. 12. 20 15:50 연예
MBC ‘지금 거신 전화는’ 배우 한재이가 채수빈과 드디어 재회,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협박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로 한재이는 극 중 청운일보 장녀이자 백사언(유연석 분)의 진짜 약혼녀 홍인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 홍인아(한재이 분)가 희주(채수빈 분)와 긴장감 넘치는 만남을 가지며, 자신의 내면 깊숙이 숨겨온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이 그려졌다. 아쿠아리움에서의 재회는 희주가 인어공주를 좋아해 인아가 의도한 장소였으며, 이를 통해 두 사람의 관계에 감춰진 진실이 밝혀지며 극적 전개가 펼쳐졌다. 한재이는 인아가 청력을 회복했음을 알리며 희주에게 “그런데 희주야, 너는 왜 아직도 그대로야?”라고 묻는 대사를 통해 캐릭터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어, 과거 자신의 왜곡된 마음과 속내를 고백하는 장면에서 깊이 있는 연기로 보는 이들의 감정을 자극했다. 후반부에서는 희주가 수화를 통해 인어공주가 싫다는 사실을 밝히며, 인아가 희주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했음을 드러내는 순간이 그려졌다. 한재이는 이 장면에서 복잡한 감정을 생생히 살려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청자들은 한재이의 연기에 대해 “눈빛과 목소리만으로도 홍인아의 내적 갈등과 후회를 완벽히 표현했다”, “이제야 홍인아의 진짜 속내를 알게 되어 긴장감이 더 커졌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열띤 호응을 보내고 있다. 과연 한재이가 그려낼 홍인아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황제의 귀환’ 이창호, 팀 우승에 레전드리그 MVP·다승왕까지 ‘싹쓸이’
2024. 12. 17 18:26 스포츠종합
이창호 9단. 한국기원 제공 이보다 화려할 수 없는 ‘황제의 귀환’이다. 한국 바둑 사상 최고의 기사 이창호 9단이 레전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다승왕을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창호는 17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2024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100%, 온라인 팬 투표 78%(각 50%씩 반영)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MVP로 선정됐다. 한국기원 제공 레전드리그 데뷔 첫해에 신생팀이자 고향팀인 수소도시 완주를 우승으로 이끌고 MVP로 뽑힌 이창호는 “첫 출전이라 부담이 되기도 했는데 팀 우승과 함께 MVP까지 받게 돼 정말 기쁘다”며 “감독님과 팀원들이 편하게 해준 덕분에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창호는 정규리그에서 11승3패를 기록하며 유창혁 9단과 함께 공동 다승왕도 차지했다. 의정부행복특별시 1지명인 유창혁은 레전드리그에 처음 출전한 2020년부터 5년 연속 다승왕에 올랐다. 감독상은 창단 첫해 수소도시 완주를 우승으로 이끈 정수현 감독에게 돌아갔다. 8개 팀이 참가한 2024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는 9월23일 개막전부터 11월29일 챔피언결정전까지 두 달여 동안 펼쳐졌다. 우승팀 완주는 상금 3000만원, 2위 고양특별시는 1500만원, 3위 칠곡 황금물류는 1000만원, 4위 스타영천은 500만원을 각각 받았다. 한국기원 제공
김태호 PD, ‘지드래곤 예능’으로 퇴사 3년 만에 MBC 귀환?
2024. 12. 12 02:53 연예
SNS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과 스타 PD 김태호가 신규 예능 프로그램을 MBC에서 선을 보인다. 개그맨 정형동도 합류해 ‘무도가요제’ 이후 12년 만에 지드래곤과 합을 맞춘다. 11일 김태호 PD가 설립한 제작사 테오(TEO) 관계자는 MBC와의 협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앞서 김태호 PD와 지드래곤이 함께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MBC에서 론칭된다는 소식이 방송가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고 촬영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호 PD는 MBC 퇴사 후 3년 만에 고향으로 향하게 된다. 2001년 1월 MBC에 입사한 후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을 탄생시키며 스타 PD로 떠올랐다. 그는 입사 21년 만인 2022년 1월 1 MBC를 퇴사했다. 이후 테오에서는 ‘서울체크인’, ‘캐나다 체크인’, ‘지구마불 세계여행’, ‘댄스가수 유랑단’,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 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현재 김태호 PD가 연출하고 지드래곤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명은 제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GD와 친구들’ ‘Good Day’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경향(총 34 건 검색)

[시네프리뷰]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바다의 왕자’ 뻔하지만 당당한 귀환(2023. 12. 27 07:00)
2023. 12. 27 07:00 연예
전편에 비해 확실히 무대는 커졌고, 유머나 전율을 자아내는 요소들을 추가하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버디무비의 큰 틀 안에서 기시감과 익숙함이 차고 넘친다. 지루할 틈은 없지만, 특별한 색깔이나 개성은 찾기 힘들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목: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Aquaman and the Lost Kingdom) 제작연도: 2023 제작국 : 미국 상영시간: 124분 장르: 액션, 모험, 판타지 감독: 제임스 완 출연: 제이슨 모모아, 패트릭 윌슨,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앰버 허드, 랜달 파크 개봉: 2023년 12월 20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최근 들어 슈퍼 히어로 영화에 대한 불신과 우려는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이후 급속하게 침체한 극장 분위기와 맞물려 직격탄을 맞은 형국이다. 원인은 여러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일단 열풍의 시작으로 지목되는 <아이언맨>(2008) 이후 10여 년 이상 유지됐던 인기가 사그라들 때가 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마디로 관객들이 질렸다는 것이다. 인기에 편승한 과도한 투자와 세계관 확장도 몰락의 한 부분으로 지목받는다. 명분과 외모만 다를 뿐 계속해서 반복 생산되는 유사 작품들로 초기의 신선함과 재미를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외형적으로만 몸집을 키운 작품들의 제작비는 천정부지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결국 마진율이 현저히 약화한 셈이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플래시>, <더 마블스> 등 최근 개봉한 일련의 작품들 흥행 기록은 과거에 비교하면 가히 처참하다는 표현을 피할 수 없다. 나름의 북미지역에서는 인지도 있고 제작비도 1억2000만달러를 투자한 <블루 비틀>은 아예 한국에서는 극장에 걸리지도 않은 채 OTT로 직행했다. 이러한 형국이다 보니 이번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의 개봉을 바라보는 관계자들의 시각이 희망적일 리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외부적 환경을 차치하고도 작품 자체를 둘러싸고 일어난 여러 잡음과 구설수로 인해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이다. ■악재에 악재가 거듭된 블록버스터 가장 치명적인 것은 극 중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메라 역의 배우 앰버 허드와 연인이었던 조니 뎁 사이의 법적 분쟁이다. 한국에서야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리는 게 당연하지만, 본국에서는 세기의 막장 스캔들로 악명이 자자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여주인공을 교체한다는 둥, 촬영분의 상당 부분을 들어냈다는 둥 여러 소문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실제 영화상에는 나름의 예상보다는 비중 있는 분량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 초 제작 발표된 이 작품은 원래 2022년 12월 개봉 예정이었다. 이후 두 번의 연기를 거치며 올 12월로 확정됐는데, 이런 과정에다 수차례 진행된 테스트 시사에서 부정적 반응이 많았다는 소문이 더해지며 작품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렸다. 어쨌든 결국 뚜껑은 열렸고, 한국에서는 미국보다 이틀 빠른 지난 12월 20일 개봉으로 전 세계 최초 개봉이 됐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개봉 상황 역시 녹록해 보이지는 않는다. 모처럼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서울의 봄>의 위세가 아직 건재할 뿐더러, 김한민 감독이 연출한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노량: 죽음의 바다>가 같은 날 개봉하기 때문이다. <아쿠아맨>이 공개된 것이 2018년 겨울이었으니 딱 5년 만에 돌아온 속편이다. 전작을 연출했던 제임스 완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고, 출연진도 대부분 그대로 돌아왔다. ■속편의 법칙에 충실한 전형적 오락영화 전편에서 이부형제 옴 마리우스(패트릭 윌슨 분)의 야욕을 물리치고 아틀란티스의 왕이 된 아쿠아맨, 아서 커리(제이슨 모모아 분)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광기에 사로잡힌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 마틴 2세)의 폭주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유배돼 있던 옴과 힘을 합쳐야 할 처지에 놓인다. 전편을 무난히 즐긴 관객이라면 이번 속편 역시 큰 불만이 없을 수도 있겠다. 전편에 비해 확실히 무대는 방대해졌고, 유머나 전율을 자아내는 자잘한 요소들을 추가하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개인적으로는 스티븐 신 박사 역으로 출연하는 한국계 배우 랜달 파크의 비중이 늘어난 부분이 반갑고 즐거웠다. 그럼에도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발견된다.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다룬 버디무비의 큰 틀 안에서 수많은 기시감과 익숙함이 차고 넘친다. 빠른 전개와 현란한 상황들로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지만, 이 작품의 색깔이라고 할 만한 특별한 색깔이나 개성은 잡아내기 힘들다. 이나마라도 정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뛰어난 연출 감각을 선보인 제임스 완 감독이니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위안거리를 찾게 만드는 작품이다. 마리오 바바 감독의 ‘흡혈귀 행성’ /film-grab.com 마리오 바바 감독은 1960~1970년대 이탈리아에서 흥했던 범죄물과 공포영화를 지칭하는 일명 ‘지알로(Giallo)’ 장르의 대가로 명명된다. 하지만 애정극부터 역사물, 판타지까지 장르를 구애받지 않는 초월적 재능을 발휘한 인물이다. 무성영화 시절 특수효과 담당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영화계에 발을 디딘 그는 1930년대 촬영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뒤, 1960년 <사탄의 가면>을 통해 본격적인 감독의 길을 걷는다. 그의 연출은 표면상 보통의 상업영화에 부합하는 작업임에도 허를 찌르는 독특한 발상과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이탈리아 상업영화 발전의 중요한 과업으로 인정받는다. 그중에서도 1965년 발표한 SF 공포영화 <흡혈귀 행성>(Terrore nello spazio)은 후대 SF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유명하다. 존 카펜터의 <괴물>(The Thing·1982)이나 토브 후퍼의 <뱀파이어>(Lifeforce·1985), 데이비드 토히의 <에이리언 2020>(Pitch Black·2000), 브라이언 드 팔마의 <미션 투 마스>(Mission To Mars·2001) 등이 직접적으로 그 영향력 아래 있다고 지목되는 영화들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Alien·1979). 정작 감독과 각본가 댄 오베넌은 <흡혈귀 행성>은 본 적조차 없다고 항변했지만, 형식과 설정, 비주얼 면에서 많은 부분이 닮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의 감독 제임스 완도 작품을 준비하며 <흡혈귀 행성>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실제로 악당 ‘블랙 만타’가 복수를 위해 탈취하는 잠수선의 내부와 부하들의 복장은 노골적으로 <흡혈귀 행성>의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왔다.
시네프리뷰
[렌즈로 본 세상]득점왕의 귀환(2022. 05. 27 13:53)
2022. 05. 27 13:53 스포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이 지난 5월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혼자가 아니었다. 득점왕 트로피인 황금 축구화 ‘골든부트’와 함께 왔다. 입국장 앞을 가든 메운 팬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그의 득점왕 등극을 축하했다. 앞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올 시즌 38경기 일정 중 35경기에 나서 23골을 터뜨리며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오른 대기록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6월 2일 브라질전을 시작으로 네 차례의 국내 평가전을 치른다. 오는 10월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전력 담금질이다. 손흥민은 이번에도 대표팀의 주장으로 뛴다. 푸른 잔디에서 펼칠 손흥민과 대표팀 선수들의 싱그러운 몸짓을 기대한다.
렌즈로 본 세상
[편집실에서]중국 200년 만의 귀환(2021. 07. 02 13:59)
2021. 07. 02 13:59 오피니언
7월 첫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대 대선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대선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날은 중국 공산당 100주년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나온 말이 섬뜩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축대회 연설에서 “중화민족이 괴롭힘을 당하는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괴롭히면)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을 겨냥한 얘기지만 주변국들도 그냥 흘려넘길 얘기는 아닙니다.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중국이 강하면 힘들었습니다. 강대국을 옆에 둔 이웃나라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2005년께 중국을 다녀왔던 재정경제부 고위관료는 “중국에서 발 마사지 받을 날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15년여가 지난 지금 그의 말은 현실이 됐습니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일본을 앞질렀고, 미국도 곧 따라잡을 기세입니다. 코로나19는 그 시기를 더 앞당겨 오는 2028년이면 미중 간 경제규모가 역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겨우 7년 뒤의 얘기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부산을 떠는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는 원래 자리로 되돌아온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200여년 전만 해도 그들은 세계 최강이었습니다. 1780년 청나라 건륭제의 고희연에는 전 세계에서 특사들이 방문했습니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도 이때의 기록입니다. 중국인들이 느낄 벅찬 감정을 이해할 만합니다. 문제는 우리입니다. 중국의 귀환은 우리에게도 사대의 예를 갖춰야 했던 시대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결코 그렇게 돼서는 안 됩니다. 네덜란드는 프랑스와 독일이라는 두 강대국 틈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국이 호랑이라면 우리는 그 호랑이 위에 올라타야 합니다. 지금까지 중국 부상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은 나라는 한국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중국의 저가 노동력과 큰 소비시장은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5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리더가 운전대를 잡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미래는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우리 안의 낡음을 청산하고 비전을 제시할 리더가 필요합니다. 아직까지 절대강자가 없다는 것은 반가울 수 있습니다. 여야 후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더 나은 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기술적으로 많이 쫓아왔다지만 당분간 흉내낼 수 없는 정치적 자산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취한 민주주의입니다. 군웅할거를 통해 최고의 지도자가 뽑히기를 기대합니다.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눈으로 대선전을 지켜보겠습니다.
편집실에서
[박상영의 Re:코노미]사라진 단어 ‘인플레이션’의 귀환?(2021. 04. 09 11:40)
2021. 04. 09 11:40 경제
ㆍ코로나로 침체된 경기 반등 기대감 확산되자 인플레이션 예상 목소리 2000년대 들어 경제학 교과서에서만 접했던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다시 찾아올까.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가 예상보다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하는 것은 미국이다. 미국은 올해 6.5% 성장하며 45년 만에 중국 성장률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도 이 같은 경기 회복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21년 말에는 위기 이전 수준을 훨씬 웃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UPI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경기 침체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반기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2%를 상회하더라도 선제적 통화 긴축을 하지 않겠다”며 일정 수준까지는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인플레이션의 귀환? 그동안 인플레이션은 사라진 유물 취급을 받았다. 시중에 통화량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인플레이션이 발생해야 한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규모의 유동성이 공급됐음에도 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이 사라진 것에 대한 해석은 분분했다. 그중 온라인 쇼핑업체의 성장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전보다 사람들은 싼값에 물건을 사게 되자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졌다는 이른바 ‘아마존 효과’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은 2018년 보고서를 통해 국내 온라인 상품 판매 비중이 1%포인트 증가하면 같은 해 근원 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은 0.02~0.03%포인트 떨어진다는 분석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전 세계 공산품 가격을 끌어내렸다는 해석도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성장률이 낮아진 점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실질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밑돌았다. 여기에 자동화와 국제 분업체제의 확산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이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보다 오히려 물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진단한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시차의 문제였을 뿐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유동성이 공급됐기 때문에 물가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기 침체 장기화와 디플레이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도했던 정책들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본 것이다. 특히 1조9000억달러(약 2139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안 입법작업을 끝낸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에는 3조달러(약 3381조원)에 달하는 인프라 패키지를 준비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반기는 정부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각국 정부 입장에서도 인플레이션은 나쁘지 않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주요국이 저마다 경쟁적으로 돈을 풀고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정부 부채는 물론 민간 부채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인플레이션은 부채를 가장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급증했던 영국의 정부 부채도 파운드화 평가절하와 인플레이션을 통해 해결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영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259%에 달했지만 1971년에 56.3%까지 낮아졌다. 인플레이션으로 GDP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빚이 줄어들게 된 셈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물가안정보다 고용 회복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점도 중앙은행이 섣불리 통화 긴축으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한다. 실제 코로나19로 비대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용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경제 수장들도 줄곧 경기 회복의 척도로 고용을 언급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사람들을 일터로 복귀시키는 것이 목표다. 우리는 이것이 완료될 때까지 목표를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2월에는 “지난해 2월 이후 노동시장을 떠난 사람들까지 포함한다면 1월 실업률은 10%에 가깝다”며 고용지표의 일시적인 개선으로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점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미국의 나 홀로 성장에 기댄 만큼 신흥국과의 격차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3월 30일(현지시간) 진행된 화상 연설에서 “2013년의 긴축발작 때와 유사하게 미국의 금리 상승은 대외 금융 의존도가 높고 부채비율이 높아진 신흥국에 커다란 도전이 될 것”이라며 “이들 국가는 회복이 느린 관광업에 주로 의존해 압박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으로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세는 저조한 모습이다. 2020년 4월 이후 신흥국으로 유입된 자금의 70% 이상이 중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에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 강도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웃돌고 있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2021년 2월까지 신흥국에서 유출된 금액의 69%만 재유입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으로 자금이 모이면서 2010년에는 남유럽, 2013년에는 브라질과 터키가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불균형한 형태의 회복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에게는 미국의 빠른 회복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지난해 늘어난 빚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집값 상승과 주식 투자 붐으로 한국의 가계부채는 1726조원으로 1년 전보다 7.9% 늘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175.5%로 2019년 말보다 13.2%포인트 높아졌다. 소득과 비교해 채무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재정지원 대신 이자지원 등 금융지원에 치중했던 정부가 감당해야 할 몫이기도 하다.
박상영의 Re:코노미

레이디경향(총 15 건 검색)

원조 그래미 여왕의 귀환…노라 존스, 새 앨범 ‘비전스’ 발매
2024. 03. 08 11:38 문화/생활
노라 존스 9집 ‘비전스’(Visions). 유니버설뮤직 제공 자유와 삶의 활기 노래한 12곡 수록 한밤중이나 잠들기 직전 영감 얻어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이자 피아니스트 노라 존스가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유니버설뮤직은 8일 “그래미 9관왕 노라 존스가 아홉 번째 정규 앨범 ‘비전스’(Visions)를 발매했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팬데믹 시기의 어두운 감정을 담은 전작 ‘픽 미 업 오프 더 플로어’(Pick Me Up Off The Floor·2020)과 달리 활기 넘치고 자유로운 느낌의 12곡이 담겼다. 노라 존스는 이번 앨범 이름을 ‘Visions(환상)’이라고 지은 이유에 대해 “한밤중이나 잠들기 직전에 많은 영감을 얻었다”며 “지난 1월 18일에 리드 싱글로 발매했던 ‘러닝’(Running)도 반쯤 잠들었다가 갑자기 깨어났을 때 떠올랐던 곡”이라고 설명했다. 존스는 2002년 데뷔 앨범 ‘컴 어웨이 위드 미’(Come Away With Me)로 제45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을 휩쓸며 당시 최다 수상자에 올랐다. 주요 부문인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최우수 신인’ 뿐만 아니라 ‘최우수 팝 보컬 앨범’, ‘최우수 여성 팝 보컬 퍼포먼스’를 수상했다. 이번 앨범엔 싱어송라이터이자 다중 악기 연주자 레온 미셀이 프로듀싱 및 일부 악기 연주를 맡았다. 미셀은 2021년 발매된 존스의 크리스마스 앨범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존스는 “곡 대부분을 레온 미셀과 잼(jam, 즉흥 연주)을 하면서 만들었다”며 “나는 피아노나 기타를 연주하고 그는 드럼을 쳤다. 날것처럼 자연스러운 감정이 좋았다”고 전했다.
노라존스
[공독쌤의 공부머리 독서법] 반가운 '호기심 학생'의 귀환
2020. 11. 01 11:45 육아/교육
저는 종종 ‘우리 교육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말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만큼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를 찾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쩌다 호기심이 강한 아이를 만나게 되면 흥분을 감추기가 힘들어집니다. 오늘은 그런 아이 중에 한 명, 초보 강사 시절에 만났던 초등 3학년 창민이에 대해 말해 보려고 합니다. 지금이야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를 만나고 싶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호기심 넘치는 아이와 함께 수업을 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입니다. 일단 눈치 없이(?) 이것저것 자꾸 ‘왜?’냐고 물어보는 통에 수업 진행이 엉망이 되기 일쑤인 데다 일단 궁금증에 사로잡히면 좀처럼 헤어나질 못합니다. 궁금증이 해소될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통에 쉬는 시간을 빼앗기기 일쑤니 저도 모르게 슬금슬금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에디슨을 퇴학시킨 선생님의 마음을 백 번도 넘게 이해할 수 있다’는 농담을 입에 달고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은 창민이가 엄마와 마트에 갔다가 수업시간보다 일찍 온 날이었습니다. ‘아, 궁금해’ 하고 물음표가 떠 있는 표정이었습니다. 쉬는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지만 도리가 없었습니다. “선생님, ‘외’가 뭐예요?” 창민이가 도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엄마와 마트에 갔다가 과일 코너를 지나갔던 모양입니다. 사과·배·포도 같은 과일을 쭉 보다가 참외가 눈에 들어왔는데, 불현듯 참외라는 이름이 이상하게 느껴지더랍니다. 뭔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겁니다. ‘참나무는 진짜 나무, 참나물은 진짜 나물, 참외는 진짜 외. 외? 외가 뭐지?’ 이렇게 생각이 흐른 겁니다. 물론 저는 참외의 ‘외’가 뭔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알려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 어린 아이의 머릿속이 호기심으로 맹렬히 돌아가는 모습을 좀 더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모른다고 딱 잡아뗐더니, 표정이 거의 울상이 되더군요. 어지간히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도깨비 같은 질문을 쏟아내 늘 수업을 방해(?)하던 녀석이 그날은 수업시간 내내 참외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서야 저는 창민이에게 넌지시 힌트 하나를 주었습니다. “그 ‘외’ 말이야. 그거 두 개로 나눌 수 있어.” “네?” “‘외’가 두 개로 나눠진다고.” 한 5초 정도 골똘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던 창민이가 불현듯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오이? 오이! 참오이!” 그때 보여준 창민이의 눈빛과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참외의 단면과 오이의 단면, 식감 따위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그 눈빛과 표정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창민이 같은 아이를 ‘세상을 읽는다’라고 표현합니다. 독서량에 비해 턱없이 높은 언어능력을 갖춘, 같이 한 권을 읽어도 독서효과가 어마어마한 아이들.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세상이라는 기계의 작동원리를 들여다보는 이 꼬마 박사들이 넘쳐날 수 있는 교육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공독쌤’ 최승필은? 독서교육전문가이자 어린이·청소년 지식 도서 작가다. 전국 도서관과 학교 등지를 돌며 독서법 강연을 하고 있다.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쓴 책으로는 ‘공부머리 독서법’(책구루)과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 이야기, 사람이 뭐야?’(창비) 등이 있다. 교육 잡지 ‘우리 교육’에 독서문화 칼럼을 연재 중이다.
공독쌤의 공부머리 독서법
당당한 귀환, 김주하 앵커
2015. 07. 24 19:43 연예
다사다난이라는 말로 그동안의 시간을 다 설명할 수 있을까. 김주하의 연관 검색어가 ‘첫 출근’, ‘손석희 뉴스룸’, ‘다이어트’로 바뀐 것만으로도 그저 다행이다 싶다. 7월 1일 새 직장으로 첫 출근을 하고 대선배 손석희와 흥미진진한 라이벌전을 앞두고 있는, 다이어트에도 제법 성공한 그녀를 만났다. 다시 신발 끈을 묶고 “사실 저는, 마음속에는 꿈이 있었지만 앞으로 뉴스 못 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무척 감사해요.” 그동안 김주하라는 이름 석 자에 붙었던 믿음직하고 긍정적인 수식어의 숫자만큼이나 대중이 받은 충격도 컸다. 결혼 생활만큼이나 순탄치 않았던 일련의 이혼 수순을 밟으며 그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졌을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연락하기조차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모바일 메신저로 인사를 나눈 김주하는 살랑살랑 유쾌한 이모티콘으로 가벼워진 기분을 전했다. MBC에 사표를 낸 지는 불과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뉴스 하는’ 김주하를 못 본 지 2년. 이제 ‘뉴스8’ 앵커이자 특임이사로 종합편성채널 MBN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그녀의 복귀 소식은 반가운 만큼 뜨거운 관심을 불러왔다. 일일이 인터뷰를 하기 힘들어 마련했다는 기자회견장은 일찌감치 수십 대의 카메라가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동안 힘들고 지쳤기 때문에 아이들과 같이 지내면서 정말 몇 달간은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었어요. 사실 여러 군데에서 제안을 하셨는데 쉬겠다는 말씀을 드리면 ‘다른 데랑 이미 약속했죠?’ 이런 식으로 물어보셨어요. 그런데 MBN은 제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기다려주셨어요. 저를 믿어주는 게 고마웠고 농담이지만 저희 집에서 가장 가깝기도 했고요(웃음).” 방송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다이어트를 했는데, 뱃살이 아니라 얼굴살이 먼저 빠지더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뉴스의 꽃이기를 거부하고 기자를 자청해 열흘에 한 번 구두 뒷굽을 갈아가며 현장을 누볐던 씩씩한 모습은 여전했다. 상처받을까 봐 인터넷 댓글은 거의 읽지 않는다지만, 한 번은 털어놓고 가야 할 ‘현재 심경 고백’도 에둘러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야기가 조금 긴데, 들어주실래요?”라며 먼저 손을 내미는 여유도 부린다. “한창 힘든 시간을 겪고, 또 본의 아니게 그것이 세간에 알려졌을 때 늦은 저녁 언니, 동생, 지인들로부터 문자메시지들이 들어오는 거예요. ‘사실은 나도 혼자 된 지 5년 됐어’, ‘선배, 저 3년 전에 헤어지고 애하고만 살아요’.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정말 힘들었을 텐데 왜 친하다고 생각한 나한테조차 말하지 못했을까. 그럼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 얘기를 못했을 거 아니에요?” 나는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남들보다 앞서가는 신여성이어서가 아니라, 여성들이 홀로 됐다는 사실을 숨겨야만 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동안 결혼하고도, 아이를 낳고도 변함없는 앵커라는 수식어를 붙여줬던 성원에 힘입어 홀로 되고 아팠다는 걸 드러내고도 당당하게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이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전 오히려 뉴스에서 하차하고 제가 바라던 것과는 반대로 갔어요. 개인사와 일은 별개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죠. 제가 방송을 통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제가 가졌던 생각들을 이루지 못하고 있던 차에 저에게 귀한 기회를 주신 거예요.” 시청자와 함께 늙어가는 앵커로 주말 ‘MBC 뉴스데스크’ 단독 진행에 이어 마감뉴스인 ‘뉴스 24’를 맡으며 앵커 인터뷰 코너를 따로 진행했던 그 시절 김주하의 의욕도 함께 부활했다. 가장 고심하는 대목은 앵커의 뉴스 클로징 멘트다.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손석희 앵커, 꿋꿋한 소신을 전했던 김성준 앵커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절실했을 것이다. 김주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시청자가 듣고 싶은 말’로 가닥을 잡았다. 한동안 침묵했던 SNS도 깨워 ‘트친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시청자들이 앵커에게 궁금해하는 질문을 받은 뒤 클로징 멘트에서 그 답을 전하기로 했다. 앵커 겸 특임이사라는 중책을 맡은 김주하는 다소 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던 MBN의 뉴스에 동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첫 방송을 목전에 두고 파트너인 이동원 보도본부장과 한창 의견을 조율해가고 있다고 했다. “사실 경험해보지 못한 일에 대해 뉴스를 전한다는 게 쉽진 않잖아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아이를 낳아본 사람과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사람은 세상 보는 눈이 다르단 말이에요. 저는 그래도 다른 분들이 할 수 있는 경험도 했고, 할 수 없는 경험도 했고요. 많은 일들을 조금은 더 거치면서 자랐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성장한 모습이 방송에 어떻게 투영될 수 있을지, 월요일이 굉장히 기대됩니다.” 7월 20일 월요일 첫 방송을 앞두고 받은 질문 중 그녀가 가장 곤란해한 것은 MB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와의 동시간대 뉴스 경쟁에 대한 것이었다. 인지도나 영향력 면에서는 ‘뉴스룸’이 앞서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MBN의 ‘뉴스8’이 우위에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판도가 흥미진진할 수밖에. “손석희 앵커는 저보다 훨씬 선배이자 또 보도국의 사장이세요. 저는 여기서 이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고 아직까지는 저를 믿어주셔서 굉장히 기쁘지만, 제 역량이 어디까지 될지는 지금은 미지수이고요. 그런 상황에서 손 선배와 제가 같은 시간대에 뉴스를 한다고 경쟁을 시킨다는 것 자체가 진짜 부담이에요. 손 선배님이 언짢아 하실 거 같아요(웃음). 제가 따라가기에도 급급한 분입니다.” 김주하는 질문을 하는 기자와 꼬박꼬박 눈을 맞추고, 질문의 핵심을 놓칠세라 꼼꼼히 받아 적었다. 파업 참여 이후 MBC를 떠난 후배 아나운서들 이야기를 할 때는 눈가가 촉촉해지기도 했다. 순간 수백 번의 플래시가 터졌다. 온라인 뉴스에 나온 눈시울 붉힌 김주하의 사진은 이때를 포착한 것이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 것만큼이나 누군가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 그녀의 모습에서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요즘은 HD시대라 주름이 화면에 다 보인다고 해서 화면 샷을 멀리서 잡아야 하나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웃음). 그래도 자연스러운 모습이…. 특히 뉴스를 하는 사람이, 진실을 전하는 사람이 뭔가 인위적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그냥 그대로를 고집하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요. 좀 더 큰 바람은 시청자와 함께 늙어가는 거예요.”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 안지영>
“11년 만입니다” 장필순, 여왕의 귀환
2013. 09. 26 17:25 연예
ㆍ“들리나요? 새벽을 깨우는 제주의 그 바람 소리가…” 거장이 돌아왔다. 가수 장필순이 11년 만에 7집 앨범을 냈다. 더욱이 조동익, 박용준, 이규호, 이종학 등 장필순이라는 전설을 만들어낸 드림팀이 다시 뭉쳤기에 그 의미가 크다. 오랜만의 만남. 지난 11년간 켜켜이 쌓아둔 궁금증을 실타래처럼 풀어놓았는데, 그녀는 헝클어뜨리거나 잘라냄 없이 한 올 한 올 진심이 담긴 답을 주었다. 가녀린 몸매 탓인지, 약간은 무표정한 인상 탓인지 장필순(50)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첫 인사를 건네며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어딘지 불편해 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순 없었다. 차 한 잔 권하기 전에 어디가 아픈 건지 물을 참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심한 감기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일찌감치 귀촌해 좋은 공기 마시고 사는 지인은 서울에 올 때마다 독가스실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며 채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늘 부랴부랴 시골로 내려가버리곤 했다. 혹 그녀도 서울이어서 아픈 걸까? “제주로 내려간 지 10년 됐는데 요즘처럼 이렇게 서울에 오래 머물렀던 적이 없어요. 서울에 오더라도 당일로 볼일만 보고 내려가는 식이었죠(웃음). 그런데 이번에 새 앨범 때문에 며칠씩 머무르다가 결국 이렇게 감기 몸살이 나고 말았네요.” 준비해온 따뜻한 차로 목을 축이며 미안하다는 말을 잊지 않는 장필순은 엷게 웃어 보였다. 아픈 사람 앞에 두고 할 말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조금 아프다는 그 기색마저 그녀와 참 잘 어울리게 느껴졌다. 장필순의 열혈 팬들 중 몇몇으로부터 음악도 음악이지만 그녀가 예쁘기까지 하니 더 좋다고 하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 몇몇이 남자였다는 것을 감안하지 않을 순 없지만, 그래도 웬일인지 ‘예쁜 장필순’의 느낌을 알 것 같았다. 그녀를 감싸고 있는 아우라는 참 부드럽고도 아름답고, 진실하면서 따뜻한 그 무엇(?)이었다. 가만히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는 장필순은 충분히 예뻤다. 그야말로 ‘느낌 아니까!’ “7집 반응이요? 저한텐 기대 이상이에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많이 팔리고, 안 팔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절 이렇게 기억해주시고 계시리라 생각도 못했어요. 음반 작업하면서… 욕심이지만, 그냥 오랜 세월이 지나서 나는 지워져도 음악은 남을 수 있는 그런 훌륭한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뿐이었거든요.” 11년 만에 새 앨범을 내고 다시 만나게 된 팬들의 반응을 묻자, 그녀의 표정은 금세 환해졌다. 세상은 목이 빠져라 장필순의 음악을 기다렸는데, 정작 그녀는 세상을 잊고 지냈나 보다. 자신의 7집 발매 기사에 달렸던 ‘목이 빠져라 기다리다 목이 빠져버렸다’라는 어떤 팬의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자리에 앉은 후 처음으로 소리 내 웃어 보였다. 탁한 서울 공기도 이기지 못하는 것이 팬의 사랑인가 보다. 다시는 안 할 줄 알았던 음악 그래도 11년은 너무 심했다. 기왕 이리 낼 것이었다면 말이다. 더욱이 ‘역시 장필순!’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이번 7집 음반의 장필순 클래스는 여전했다. 반갑다 못해 화가 난다는 팬들의 반응도 십분 이해가 간다. 원래 미치게 좋아하면 그렇다. 그런데 왜 이리 늦은 것이었냐 묻는 질문에 돌아온 그녀의 답은 의외의 것이었다. “애초 제주도에 내려갈 때는, 어쩌면 다시는 음악을 하지 않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뭐… 은퇴다 뭐다, 단어로 정의 내릴 건 아니고요. 그냥 안 하면 되니까. 11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웃음). 정말 제주도 가서 6, 7년은 음악 생각 전혀 안 했어요. 조금은 한 발짝 떨어져 서 있는 것처럼 살았어요.” 장필순과 음악은 등호를 성립하는 하나의 완전한 등식이다. 그런데 그녀의 입에서 “음악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나오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주도로 떠났던 2005년에 그녀는 무척 지쳐 있었노라고 고백했다. 세상 사람들은 거창한 계획이 있어 제주도로 떠나는 것처럼 바라봤지만 정작 그녀는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고 했다. 다 접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장필순 6집 「Soony 6」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이 그녀를 크게 좌절하게 만든 것이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장필순의 6집 음반은 대한민국 대중음악평론가가 뽑은 최고의 음반 순위에서 1990년대와 2000년대 동시 1위를 차지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가진 명반이다. 그런데 그런 6집 작업 후 정작 창작자는 실패로 인한 좌절을 맛보았다니. 이래서 예술은 잔인하다 하는가. “서운하다기보다는 좌절감이 컸어요. 그래서 조금 덜 먹고, 조금 덜 입어도 사람 없는 곳으로 가서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강아지 여섯 마리랑 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텃밭 가꾸며 사는 일도 녹록지 않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냈어요. 시간은 느리지만, 일과는 바쁜 그런 생활이요.” 아예 안 할 생각으로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갔으면서, 7집 앨범 작업 이전에는 기타도 안 잡고 TV는커녕 라디오조차 없는 외딴 집에서 오롯이 세상과 분리돼 살았으면서 어떻게 또 새 앨범 작업을 하게 됐을까. 음악을 하지 않겠다는 살벌한 속내의 연유보다 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간이 약이라고 해야 할까요(웃음). 시간이 지나고… 음악 하는 친구들과 연을 끊지 않다 보니 이렇게 음악을 다시 하게 되더라고요. 주위에서 많이 부추기기도 했고요. 못 이기는 척 그렇게요. 결정적인 계기는 함춘호 오빠랑 CCM 작업을 한 거였어요. 그 작업 하면서 다시 음악 하는 기쁨을 만끽했거든요.” 잊었던 음악 기억하게 한 함춘호 장필순은 가수이자 한국 최고의 기타리스트 함춘호와 2009년에 「그는 항상 내 안에 있네」라는 CCM 앨범을 냈다. “예전부터 그런 말을 자주 했어요. 음악 그만두게 되면, 손 놓게 되면… 언젠가 한 번은 CCM을 할 거라고요. 오빠가 원래 그쪽 활동도 활발히 해오고 계시잖아요. 오빠가 그러대요. 나랑 하자, 지금 하자라고요. 음악 안 할 생각이었으니 해야 하는 거잖아요(웃음).” 또 막상 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더란다. 그런데 이전부터 해오던 말이 있어 쉽게 “안 한다”라는 말도 할 수는 없었다고. 제주도에 꼭꼭 숨어 있던 그녀를 세상 밖으로 끌고 나오는 데 일조한 함춘호의 공을 일정 부분 인정해주어야 할 것 같다. 머뭇거리던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 공연이 있어 제주도에 올 때면, 꼭 시간을 내 그녀의 집을 찾았다. 할 거면 같이하자고, 지금 하자고, 나랑 하자고 설득하기 위해서 말이다. 함춘호와의 작업을 수락하면서 그녀는 제주도에 내려간 후 처음으로 기타를 잡았다. 근 5년 만의 일이다. “기타도 다시 잡고, 앨범 작업 생각해 마당 일도 좀 살살하면서 몸과 마음을 준비했죠. 작곡도 하고, 앨범 안에 들어갈 것도 정리하면서요. 그거 할 때는 지금처럼 며칠씩 있을 여건이 못 돼서 하루 녹음하고 다시 제주도 갔다가, 다시 와서 하루 녹음하고 내려가고 했어요. 그렇게 이틀 만에 녹음을 다 했죠.” 종교 음악이라고는 하나 장필순과 함춘호가 만든 CCM 음반은 나름 조용한 성공을 거두었다. 더욱이 장필순이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마이크 앞에 섰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대부분의 곡을 장필순이 직접 썼으며, 함춘호 역시 작곡에 참여하며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연주를 더했다. 특히 장필순 4집에 실렸던 전원적인 느낌의 ‘길’이 지극히 건조하고 도시적인 회한을 담은 곡으로 리메이크돼 팬들은 종교를 떠나 장필순 음악의 목마름을 어느 정도 달래기도 했다. “그저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고 싶었어요. 그게 불교든 기독교든 종교와 상관없어요. 그 음반 작업을 하기로 결정한 것도 사실 그게 목표였고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들어도 편하게 쉴 수 있는 음악이요. 녹음실에서 모두 모여 합주하며 녹음하는데 예전 공연하던 기억도 나고 무척 재미있게 작업을 한 것이 저에겐 다시 음악을 하게 한 결정적인 어떤 것이 됐죠(웃음).” 당시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장필순은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 마음껏 연주하고, 노래를 한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것인가 보다. 공연하는 느낌마저 들어 행복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CCM 앨범 작업을 무사히 마친 데서 끝나지 않은 데 있다. 그 여세를 몰아 7집 작업을 하자며 동료, 선후배들이 하나같이 성화를 부리며 일어선 것이다. 자의 반 타의 반 장필순은 그렇게 다시 음악 작업의 기지개를 켜게 됐다. 이미 전설이라 불리는 7집 ‘11년 만에 컴백한 장필순의 7집 앨범’이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 사실 족하다. 성과에 대한 평가를 잠시 뒤로 미뤄놓아도 말이다. ‘기대 이상’이라는 말은 예의 차원에서라도 잠시 넣어두자. ‘여전하다’라는 말로도 충분히 그 감동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작업의 90% 이상이 제주에서 이루어졌어요. 요즘은 예전처럼 녹음실에 모여 합주 안 하잖아요. 각자 편한 시간에 드럼은 드럼대로, 기타는 기타대로 따로 해서 합치지. 바뀐 시스템 덕을 많이 봤죠. 잘 이용했어요. 예전 같은 방식이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거예요.” 일명 홈 레코딩(Home Recording) 방식이다. 요즘은 대개 이런 방식을 통해 음반 작업을 한다. 물론 전문적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홈 레코딩이라 해도 스튜디오 녹음실을 방불케 하는 장비를 갖추어놓으니 일반인들처럼 컴퓨터 한 대와 마이크만 있을 것이라 연상하면 오산이다. 장필순은 7집을 작업하면서 “신기한 것 다 경험해보았다”라고 했다. 이런 작업 방식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주변에서 부추겼다 했을지라도 서울을 오가며 녹음을 하지는 못했을 거라면서. “TV도 라디오도 없는 생활을 했거든요. 컴퓨터도 겨우 인터넷으로 강아지와 고양이 사료나 주문하는 정도의 실력이고요. 사실상 컴맹인 거죠(웃음). 그런 제가 서울 스튜디오와 제주 집을 인터넷 화상통화로 연결해서 작업했다니까요. 이야, 이렇게도 녹음이 가능하구나 감탄하면서요.” 제주에서 만들어진 음악이어서 그럴까. 사람들은 이번 7집 곡들을 들으며 제주의 바람을 느낀다고 한다. 제주라는 제목 하나 붙은 곡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변함없는 장필순의 음악 안에서 또 조금은 완전히 변한 것 같은 새로움이 앨범 안에 가득하다. 장필순은 말한다. 제주의 삶이 어떻게 음악 안에 녹아들지 않을 수 있었겠느냐고. 의도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스며들어가지 않았겠냐고 말이다. 유희열은 이번 장필순의 음반을 ‘약국에서 판매해야 하는 것’이라고 농을 섞은 감상평을 내놓았다. 너무 진부해 사용하고 싶지 않은 힐링이라는 단어를 쓸 수밖에 없다면서 말이다. 그만큼 편안하다는 뜻이리라. 일반 팬들의 평도 유희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전의 음악이 해 질 무렵 같다면, 이번 음반은 해가 뜨는 것 같은 새벽과 아침을 연상하게 한다. 선명한 멜로디에 록의 감성을 이어가 7집에서 만나는 장필순의 음악은 그야말로 신선하다. 1번 트랙부터 9번 트랙 마지막 곡까지 ‘드림팀’이 뭉쳐 만든 곡의 웅장함이 대단하다. 낮잠과 자연의 소리를 소박하게 그린 곡 ‘맴맴’은 허스키한 장필순의 음색을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조동진이나 장필순 음악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빛바랜 시간 거슬러’가 반가울 것이다. 특히 6번 트랙의 ‘1동 303호’라는 곡이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끌고 있는 모양이다. 이 음반의 백미라고 회자되고 있는 것을 보니 말이다. 마지막 앨범이 가장 좋은 법 장필순의 이번 7집을 위해 내로라하는 음악인들이 모두 모였다. 전체적인 사운드와 흐름은 역시 장필순의 음악 동반자인 조동익이 맡았다. 장필순과 함께 ‘하나음악’에 몸담았던 이규호, 고찬용, 박용준 등 소위 레전드급 뮤지션들이 직접 제주를 오가며 제작에 참여했다. 함춘호는 레코딩뿐 아니라 공연장 어디서나 그녀와 함께하며 빈틈없고 다양한 톤의 연주를 선보였다. 이번 7집은 장필순뿐 아니라 그들 모두의 음악적 족적이 고스란히 새겨졌다. 기념비적 음반인 셈이다. 우문인 줄 알고 물었다. 7장의 솔로 앨범 중 어떤 앨범이 가장 애정이 가느냐고. 그러자 줄줄이 쉴 줄 모르고 답을 한다. 1집은 첫 앨범이고, 운 좋게도 1집 곡들이 많이 알려져 가수로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이 됐고, 음악을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가장 기억에 남고, 애정이 간다고 했다. 또 2집은 소속사는 있었지만 철저히 혼자 작업한 곡들이라 고생을 많이 해 기억에 남고, 애정이 간다고 했다. 3집은 조동익과 처음 작업을 해서, 4집은 직접 제작을 해본 거라, 5집과 6집은 하나음악이 문 열고 만든 첫 번째 음반이고, 문 닫기 전 마지막으로 만든 음반이라 기억에 남고 애정이 간다고 했다. 우문인 줄 알았다. “음악 하는 어떤 친구가 어느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하더군요. 음악 하는 사람은 순간의 열정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 앨범에 애정을 가진다고. 가장 최선을 다한 것이라 생각도 하고요. 그 말을 빌려 답을 대신할게요. 저 역시 이번 7집이 마지막 앨범이라 가장 애정이 가요. 마지막이 제일 좋아요(웃음).” 가장 애정이 가는 음반 이야기를 하던 장필순은 이번 작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제대로 답을 해줄 수 있다며 웃었다. 그것은 바로 과거를 함께했고, 현재를 함께하고 있으며, 미래를 함께할 동료 선후배들의 도움이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결코 만들어질 수 없었던 앨범이었기 때문이다. 음악 작업뿐 아니라 앨범 발매 후 모든 스케줄 관리부터 홍보에 마케팅까지 너도나도 자발적으로 그러면서도 아주 흔쾌히 나선 장필순의 오랜 지인들이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가요, 쉬운 길 같아도 나서면 먼 길이에요. 그런데 다들 서울 일 접고 내려와줬어요. 모두 스케줄이 있는데 말이죠. 녹음할 때 모두 평균 20일에서 한 달은 내려와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고마움이에요. 7집을 떠올리면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잊지 못할 일이죠.” 완전히 바뀐 음악 환경. 그러나 그녀는 그 속에 완전히 녹아들어 그 장점만을 최대한 활용했다. 혹자는 홈 레코딩의 소리가 다소 거칠다고 우려하지만 그녀는 개인적으로 음악 욕심 부리기엔 적당하다며 일축했다.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끝까지 찾을 수 있다면서 말이다. 설명 끝에는 “물론 대충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하면서 웃는다. 이웃집 효리가 궁금해요? 사실 장필순과의 인터뷰 전 소속사 관계자와 스케줄을 조정하면서 당부에 가까운 부탁의 말을 들었다. 되도록 가수 이효리에 대한 질문이나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장필순과 이효리. 공통점 하나 찾아보려 해도 찾아지지 않는 뜬금없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효리 이야기 속에는 꼭 장필순이 등장했고, 장필순 소식 안에는 이효리가 들어 있었다. 세간의 떠도는 말들을 들어보면 이효리가 장필순의 팬이라는 것부터 시작해 음악적 뮤즈라고 하고, 지금은 부부가 된 이효리·이상순의 만남과 결혼에 이르기까지 장필순이 꽤 큰 역할을 했다고도 한다. 혹자는 장필순이 중매를 한 셈이라는 말까지 한다. 말들이야 많지만 그중에서 하나는 확실하다. 이효리가 제주도에 집을 짓고 살 계획을 가진 데는 장필순의 영향이 크다는 것! “아니에요. 괜찮아요. 효리씨 얘기해도 돼요. 효리씨가 원해서 먼저 오픈한 거니까. 내가 싫다고 할 필요는 없잖아요. 하지만 저도 별로 아는 건 없어서… 답해줄 만한 게 있을까 모르겠어요(웃음).” 자연스럽게 이제는 이웃이 된 이효리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우선 정말 최측근만 참석했다는 그 비공개 결혼식에는 갔느냐 물으니 “당연히 갔다”라고 했다. 초대도 초대지만 10분 거리의 이웃집이라 가지 않을 수야 없는 것 아니냐며 되레 웃는다. 결혼식에 가보니 정말 가까운 사람만 몇몇 모였더란다. 장필순도 꽤 놀란 눈치였다. 잠깐 들러 10분 정도 있다 바로 와서 더는 해줄 얘기가 없다고 했다. 사실 이효리 얘기는 기자들에게 받는 질문 중 가장 싫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말끝에 나왔다. 오랜만에 인터뷰하는 거라 싫은 질문은 없는데, 많이 묻는 질문은 있다면서 말이다. “앨범 질문이 가장 많고, 제주도 생활도 많이 묻고 그 다음이 효리씨예요(웃음). 이렇게 인터뷰 자리에서 묻는 거야 괜찮아요. 그런데 동네로 찾아오시는 건 좀 힘들더라고요. 정말 어떤 때는 진을 치고 계세요. 그 기자분들도 위에서 보내서 온 거겠죠?” 한번은 장필순이 사는 동네에 취재를 나온 기자들이 힘들어 보여 “식사는 하셨어요?” 하고 물으니, 어떤 여기자 한 명이 그때서야 “요즘 선생님 근황은 어떠세요?” 하고 묻더란다. 미안해서 그랬던가 보다, 라면서 장필순은 웃었다. 어쨌든 동네 이웃이 됐으니 자의 반 타의 반 장필순은 이효리와 계속 엮일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공통점 하나 없어 보이는 그녀들이지만 제법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닮은 것 같다는 것이다. 지켜만 보아도 즐거운 인연이 또 시작됐다. 좋은 일이다. 제주에 산다는 것 인터뷰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종종 기침을 하는 장필순이 걱정됐다. 그러나 정작 아픈 그녀는 천천히 하란다. 그래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겠지만 그럼에도 묻지 않을 수 없는 제주도 생활에 대해 물었다. 보통날의 하루 일과부터. “눈 뜨면 7시쯤 돼요. 5시쯤 깰 때도 있지만 무엇을 하진 않아요. 여름엔 5시만 돼도 환하고, 겨울은 7시는 돼야 동이 터요. 저는 서쪽에 살아서 동쪽에서 해가 떠 한라산을 넘으면 우리 집에 뜨죠. 커피 한 잔 마시고, 마당에 나가 꽃밭이랑 텃밭 한 번 둘러보고요. 텃밭이요, 한 번 맛을 들이면 그 재미가 대단해요.” 텃밭 이야기가 나오자 장필순의 눈이 반짝인다. 해마다 다르긴 한데 지금은 가지, 고추, 깻잎, 파프리카, 토마토 등등을 키운다며 끝없이 온갖 채소의 이름들을 나열한다. 그중에서도 그녀가 특별히 애정을 가지고 많이 심어놓는 것이 있다. 바로 허브다. 바질부터 로즈메리, 레몬밤까지 키운다. 그녀의 집을 찾은 지인들은 허브 가져가기 바쁘단다. 그래서 더 많이 키워놓는다. 아름답긴 하지만, 그래도 제주도는 섬이다. 게다가 그녀는 그 안에서도 외따로 떨어져 산다. 어떤 때 가장 섬에 살고 있음을 실감하는지 궁금했다. “글쎄요. 제가 사는 곳은 바닷가도 아니고 산속이라 그리 섬을 체감하지 못해요. 다만 가끔 걱정되는 건 부모님이요. 서울에 사시는데 갑자기 아프시거나,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제주도는 날씨 때문에 발이 묶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요. 가야 하는데 못 갈 수 있잖아요. 문득 그런 생각할 때 내가 섬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죠.” 소금기 머금은 바람 이야기를 할 줄 알았다. 겨울이면 손이 노래지도록 먹게 되는 감귤을 말할 줄 알았다. 그래서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건만 부모님에 대한 걱정의 마음을 보여줄 줄이야.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자 장필순이 먼저 분위기를 바꿔준다. 아침에 텃밭에 나가 상추며 고추며 푸성귀 뜯어다 아침 먹을 때, 이웃이 대문 앞에 몰래 놓고 간 감귤 한 박스를 발견했을 때, 태풍이 불어 마당 나무가 뽑혀나가도 바람이 잠잠해질 때까지 집 안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때 제주에 있음을 느낀다면서. 여섯 마리의 개들과 한 마리의 고양이와 한라산 서쪽 자락에 살고 있는 장필순은 제주도 사람이 다 돼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새 앨범에서도 제주의 바람이 느껴졌나 보다. 그곳에 가고 싶게 만들어버리는 설레고 또 설레게 하는 그 바람 말이다. 다시 음악을 듣기 위해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김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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