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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840 건 검색)

‘유럽의 문제아’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 경제가 부활한 이유는
‘유럽의 문제아’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 경제가 부활한 이유는
2024. 11. 12 15:57경제
.... 보고서는 적극적인 투자 유지 정책도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부도 위기까지 갔던 그리스는 경제 기초체력을 회복하며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올해의 국가’로 선정됐다. 그리스...
[포토뉴스] 현대차, 그리스 월드 랠리 1·2·3위 석권
[포토뉴스] 현대차, 그리스 월드 랠리 1·2·3위 석권
2024. 09. 09 20:01경제
지난 5~8일(현지시간) 그리스 라미아에서 열린 ‘2024 WRC’ 시즌 10라운드에서 현대차 월드랠리팀 참가선수들이 1, 2, 3위를 석권하는 ‘트리플 포디움’을 달성한 뒤 시상식에서 ‘i20 N Rally1...
현대차 ‘2024 WRC 그리스 랠리’에서 하이브리드카로 우승
현대차 ‘2024 WRC 그리스 랠리’에서 하이브리드카로 우승
2024. 09. 09 10:21경제
... 월드랠리팀이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5일부터 8일(현지시간)까지 그리스 라미아에서 열린 ‘2024 WRC’ 시즌 10라운드에서 현대차 월드랠리팀 참가선수 전원이 1·2·3위를...
물에 잠겼던 마을, 45년 만에 수면 위로…그리스에 무슨 일이?
물에 잠겼던 마을, 45년 만에 수면 위로…그리스에 무슨 일이?
2024. 09. 04 08:23국제
...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가 이런 현상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올해 그리스 6~7월 평균 기온은 나란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9월 들어서도 무더위와 가뭄의 기세는 꺾이지...

스포츠경향(총 382 건 검색)

OKC를 무너뜨린 밀워키, NBA컵 정상 등극···MVP는 ‘그리스 괴인’ 아데토쿤보
OKC를 무너뜨린 밀워키, NBA컵 정상 등극···MVP는 ‘그리스 괴인’ 아데토쿤보
2024. 12. 18 14:28 스포츠종합
야니스 아데토쿤보. 게티이미지코리아 밀워키 벅스가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를 꺾고 시즌 중 열리는 컵대회인 NBA컵에서 정상에 올랐다. 밀워키는 18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2024 NBA컵 결승전에서 오클라호마시티를 97-81로 눌렀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14승11패로 동부 콘퍼런스 5위를 달리는 밀워키는 컵대회에서 조별리그 4전 전승 이후 8강전과 준결승, 결승전을 차례로 이겨 지난해 시작된 NBA컵의 두 번째 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인시즌 토너먼트’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지난해 첫 대회에선 LA 레이커스가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르브론 제임스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NBA컵은 30개 팀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소화하고, 여기서 성적이 좋은 8개 팀이 단판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자를 가리는 식으로 진행된다. 결승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가 정규리그를 겸해 치러졌다. MVP는 밀워키의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에게 돌아갔다. 아데토쿤보는 이날 26점·19리바운드·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고 블록슛 3개와 스틸 2개를 곁들였다. 여기에 데미언 릴라드가 3점슛 5개 포함 23점을 넣어 뒤를 받쳤다. 정규리그 순위에서 서부콘퍼런스 선두(20승5패)인 오클라호마시티는 공격 난조 탓에 컵대회에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결승전에서 밀워키가 3점슛 17개를 터뜨린 반면 32개를 던져 5개를 넣는 데 그쳤다. 접전이 벌어진 전반을 51-50으로 근소하게 앞선 밀워키는 후반을 시작하자마자 토리안 프린스와 릴라드의 연속 3점슛으로 57-50을 만들었다. 이후 근소한 리드를 이어가던 밀워키는 69-64에서 아데토쿤보가 연속 5득점을 책임지며 3쿼터 1분53초를 남기고 10점 차로 달아났다. 그리고 아데토쿤보가 3쿼터 종료 1분37초 전 알렉스 카루소의 슛을 블록해내며 더욱 기세를 올렸다. 3쿼터를 77-64로 마친 밀워키는 4쿼터 초반에도 외곽포가 폭발하며 9분32초를 남기고 86-66으로 크게 달아나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NBA컵 MVP에 오른 야니스 아데토쿤보. 라스베이거스 | AP연합뉴스
‘그리스 괴인’ 괴력 본능, 밀워키 6연승···아데토쿤보, 42점·12R·11AS 맹활약
그리스 괴인’ 괴력 본능, 밀워키 6연승···아데토쿤보, 42점·12R·11AS 맹활약
2024. 12. 01 15:13 스포츠종합
밀워키 아데토쿤보가 1일 워싱턴전에서 커리어 첫 40득점 이상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아데토쿤보 SNS ‘그리스 괴인’의 활약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야니스 아데토쿤보(30·밀워키)가 커리어 첫 40득점 이상을 올리며 트리플 더블을 작성했다. 밀워키는 1일 홈구장 파이서브 포럼에서 열린 2024-25 미국프로농구(NBA) 워싱턴전에서 42점·12리바운드·11어시스트를 기록한 아데토쿤보의 엄청난 활약을 앞세워 124-114로 이겼다. 밀워키는 6연승에 최근 9경기 8승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내달렸다. 아데토쿤보는 시종 에너지가 넘쳤다. 무릎 부상으로 6일간 휴식 후 돌아온 아데토쿤보는 시종 활발한 플레이로 득점에 나섰다. 과감하고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 돌파를 여러 차례 보이며 호쾌한 덩크를 꽂았다. 골밑을 향해 저돌적으로 돌파하다 외곽으로 내주는 패스 역시 일품이었다. 밀워키 아데토쿤보가 1일 워싱턴전에서 발란시우나스의 마크를 피해 골밑 슛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밀워키에는 아데토쿤보의 든든한 파트너도 있다. 데미안 릴라드가 승부처마다 정확한 슛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릴라드가 3쿼터 시작과 함께 3점슛을 터뜨리고, 아데토쿤보가 이어 덩크를 터뜨려 10점차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아데토쿤보는 38분을 쉼없이 코트를 누비며 데뷔 후 처음으로 40점을 넘긴 트리플 더블을 작성했다. 릴라드는 25점·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이들 듀오가 25점&10어시스트 이상을 함께 기록한 건 이번이 3번째인데, 이는 NBA 듀오 기록으로는 최초다. 시즌 초반 10경기 2승8패로 부진했던 밀워키는 그리스 괴인이 괴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면서 확 달라졌다.
‘그리스 괴인’의 각오 혹은 협박?···아데토쿤보 “올시즌 우승 못하면 트레이드로 떠날수도”
그리스 괴인’의 각오 혹은 협박?···아데토쿤보 “올시즌 우승 못하면 트레이드로 떠날수도”
2024. 10. 17 10:59 스포츠종합
밀워키 야니스 아데토쿤보. Getty Images코리아 미국프로농구(NBA) ‘그리스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30·밀워키)가 2024-25 시즌 우승하지 못하면 트레이드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데토쿤보는 17일 스포츠 전문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 우승하지 못하면 트레이드 될지도 모른다. 이것이 우리의 일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고 다들 그렇다”고 말했다. 2021년 밀워키에 50년 만에 우승을 안긴 주역 아데토쿤보는 새 시즌 우승을 하지 못할 경우, 팀에서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다는 현실적인 말을 했다. 그는 “진심으로 이것이 직업이다. 어느 시점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아마도 우리는 끝날 것을 것이다. 이전 코칭 스태프, 이전 해, 이전 선수들에게도 그랬다. 충분하지 않으면 그냥 아웃된다”며 프로 세계의 냉혹함을 가감없이 전했다. 이는 우승에 도전하는 자신의 각오이자 구단을 압박하는 말로 보인다. 최선을 다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우승에 실패하면 우승권의 다른 팀으로 이적하겠다는 뜻을 함께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밀워키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지난 1일 구단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Getty Images코리아 2021년 밀워키 우승의 주역 아데토쿤보는 지난 시즌에도 73경기에서 평균 35.2분을 뛰며 경기당 평균 30.4득점, 11.5리바운드. 6.5 어시스트, 1.2스틸, 1.1블록의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밀워키는 정규시즌 동부컨퍼런스 3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으나 아데토쿤보가 종아리 부상을 당하면서 인디애나에 패해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밀워키는 2024-25 시즌에도 아데토쿤보와 데미안 릴라드라는 확실한 원투펀치를 보유해 강팀으로 꼽힌다. 나머지 주전 자원과 올 시즌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얼마나 받쳐주느냐에 따라 우승 도전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아데토쿤보는 2023년에 밀워키와 3년 1억8600만 달러(약 2538억원)의 계약 연장을 맺었고, 2027-28시즌에는 선수 옵션이 있다. 이번 시즌 연봉은 4870만 달러(약 664억원)다.
‘그리스 충격’ 잉글랜드, 핀란드 꺾고 분위기 반등···홀란의 노르웨이는 오스트리아에 1-5 대패
그리스 충격’ 잉글랜드, 핀란드 꺾고 분위기 반등···홀란의 노르웨이는 오스트리아에 1-5 대패
2024. 10. 14 09:01 축구
데클란 라이스. AFP연합뉴스 잉글랜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핀란드를 격파했다. 잉글랜드는 14일 핀란드 헬싱키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B 2조 4차전 원정 경기에서 핀란드를 3-1로 꺾었다. 3승1패가 된 잉글랜드는 4전 전승의 그리스(승점 12점)에 이어 조 2위(승점 9점)를 달렸다. 지난 7월 유로 2024 준우승 이후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리 카슬리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잉글랜드는 11일 그리스와의 3차전에서 1-2로 지는 수모를 겪었다. 그리스와의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진 데다 ‘영국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이라 잉글랜드로선 충격파가 더욱 컸는데, 사흘 만에 승리로 반등했다. 전반 18분 잭 그릴리시를 시작으로 후반 29분 트렌트 알렉산더 아널드, 후반 39분 데클런 라이스가 연속 골을 몰아쳤다. 후반 42분 아르투 호스코넨이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핀란드는 4전 전패를 당하며 2조 최하위(승점 0점)에 그쳤다.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잉글랜드의 핵심 공격수이자 주장인 해리 케인은 이날 선발 출전해 후반 24분까지 소화했으나 공격 포인트는 작성하지 못했다. 한편 직전 경기에서 잉글랜드를 잡은 그리스는 이날 아일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완승하며 4연승을 질주, 리그A 승격 가능성을 키웠다. 네이션스리그 리그B에서는 4개 조의 1위가 리그A로 자동 승격하며, 2위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승격에 도전할 수 있다. 이 밖에 이날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린 리그B 3조 경기에서는 오스트리아가 노르웨이를 5-1로 완파했다. 이탈리아 인터 밀란 소속의 오스트리아 공격수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가 페널티킥 1골을 포함해 멀티골을 폭발했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7경기 10골을 터뜨려 득점 선두를 달리는 노르웨이 골잡이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은 풀타임을 뛰었지만, 골은 기록하지 못했다.

주간경향(총 25 건 검색)

[시네프리뷰] 이매큘레이트-수녀가 잉태한 건 재림예수? 적그리스도?
[시네프리뷰] 이매큘레이트-수녀가 잉태한 건 재림예수? 적그리스도?(2024. 07. 17 06:00)
2024. 07. 17 06:00 연예
영화에서 가장 걸리는 건 과학도였다가 종교에 귀의한 테데스키 신부의 ‘재림예수 프로젝트’다. 한없이 자애로운 듯한 태도를 보이던 테데스키 신부의 태세 전환도 설명 부족이지만, 영화는 전형적인 B급 수녀 공포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엔케이컨텐츠 야심한 시각. 코를 골며 자는 원장 수녀 방에 잠입한 한 수녀가 열쇠 꾸러미를 들고나온다. 열쇠를 갖고 달려가는 곳은 수녀원 지하의 비밀스러운 방이 아닌 정문이다. 탈출 시도다. 어슴푸레 나타난 다른 4명의 수녀를 피해 간신히 문을 열고 나지만, 철문 사이로 다리를 잡히고 만다. 가차 없이 다리를 분지르는 수녀들. 도망치던 수녀는 깨어나 보니 땅 밑 관 속에 갇혀 있다. 살려 달라고 애원해봐야 소용없다. 여기부터 의문이 생긴다. 이 수녀는 관 속에서 성냥불을 댕겨보고 난 뒤 관 속에 갇힌 걸 알게 된다. 성냥은 어디에서 났을까. 수녀들이 일상으로 가지고 다니는 필수품일까.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비밀을 간직한 수녀원 앞으로 수녀원에서 벌어질 어떤 사건을 요약해 보여주는 암시다. 이어지는 스토리는 이 수녀의 이야기일까. 아니다. 미국에서 수녀가 되기 위해 막 건너온 세실리아 이야기다. 세실리아는 어렸을 때 언 물에 빠져 임사체험을 한 적이 있다. 약 7분간 의식불명 상태였다. 자신이 살게 된 것에 신의 뜻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이 수녀원에는 성물(聖物)이 있다. 예수를 십자가형에 처했을 때 사용한 못이다. 못을 만진 세실리아는 실신한다. 자신이 못에 찔리는 악몽을 꾼 후 구토한다. 태기다. 성모 마리아가 그랬듯 세실리아는 동정녀로 회임한 것이다. 영화 제목 <이매큘레이트>(Immaculate)는 사전적 의미로 ‘오류가 없는’, ‘흠결이 없는’이라는 뜻이다. 종교학적으로는 ‘무원죄 잉태설’이란 명사로도 쓰인다. 흔히 마리아가 예수그리스도를 잉태한 순간, 태초에 이브가 지었던 원죄(뱀으로 둔갑한 사탄의 꼬임에 넘어간)가 사해졌다, 정도로 해석하지만 종교학적 논의는 조금 복잡하다. 다른 기독교 종파들, 특히 개신교에서는 배척하지만 로마가톨릭에서는 ‘무염시태(無染始胎)’라는 논리로 마리아 자신이 어머니 안나의 배 속에 들어섰을 때부터 ‘원죄 없는 잉태(Immaculata conceptio)’를 한 것으로 본다. 그러기 때문에 가톨릭에서는 예수의 양부인 성 요셉과 더불어 마리아를 공동 수호성인으로 내세운다. 영화를 본 후 외국에서는 이 영화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찾아봤더니, 당장 ‘이매큘레이트’ 개념은 예수 잉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리아 자신의 잉태를 일컫는 것인데 혼동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화는 여러모로 미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오멘: 저주의 시작>(2024)과 비교된다. 미국 출신의 소녀가 수녀가 되기 위해 이탈리아로 왔는데 알고 보니 그 수도회는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은밀한 교의(敎義)를 추종하고 있었고, 이 순진한 소녀가 주 타깃이 된다는 설정까지 거의 유사하다. 주인공을 유혹하는, 조금은 타락한 듯한 단짝 예비 수녀가 나온다는 점도. <오멘: 저주의 시작>의 경우 ‘알고 보니’ 단짝 예비 수녀까지 거대한 음모의 결탁자라는 설정이었고, 이 영화 속 예비 수녀 친구 그웬은 수태한 세실리아를 떠받드는 이상한 분위기에 공개적으로 항의하다 중세 고문 도구에 혀가 잘린 뒤 어디론가 사라진다(영화를 보면서 ‘감독은 종적을 감춘 그웬 캐릭터를 신경 쓰고 있는 걸까’ 살짝 걱정했는데 영화의 절정부에서 그웬의 ‘최후’가 서비스라도 하듯 한 컷으로 등장한다). 전형적인 수녀 공포물 장르 영화 영화에서 제일 걸리는 건 과학도였다가 종교에 귀의한 테데스키 신부의 ‘재림예수 프로젝트’다. 아무리 성물이라 하더라도 2000년 전에 묻은 예수의 살점과 피로부터 DNA를 추출하기란 불가능하다. 게다가 세실리아뿐 아니라 2000년 동안 전승되면서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갔을 텐데 뭔가 추출된 DNA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예수의 것인지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한없이 자애로운 듯한 태도를 보이던 테데스키 신부의 태세 전환도 설명 부족하지만, 영화는 여러모로 플롯에 빈 구멍이 숭숭 뚫린 전형적인 B급 수녀 공포물(nunsploitation)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제목: 이매큘레이트(Immaculate) 제작연도: 2024 제작국: 미국, 이탈리아 상영시간: 89분 장르: 공포 감독: 마이클 모한 출연: 시드니 스위니, 알바로 모르테, 시모나 타바스코, 베네데타 포르카롤리, 조르지오 콜란젤리 개봉: 2024년 7월 17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수입: ㈜엔케이컨텐츠 배급: ㈜디스테이션 공포 영화 하위장르로서 수녀 공포물의 계보 /페이스북 ‘익스플로테이션 필름’이라는 하위장르 영화가 있다. 사전적으론 착취(exploit)하는, 그러니까 ‘쥐어 짜낸 영화’쯤 되는데, 저예산으로 양산된 특정 주제나 소재 영화들을 의미한다. 플롯의 개연성보다는 특정 아이디어나 소재에 집착하는 영화들이다. 독일 나치 시대 여성 강제 포로수용소를 다룬 <나치 일사>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스페인 감독 제스 프랑코가 만든 <일사 3-악질 간수>(ILSA, The Wicked Warden·1977)가 가장 유명하다. 나치 여성감옥 시리즈 같은 하위장르 영화들을 나치스플로테이션(Nazisploitation) 장르물이라 통칭한다. ‘수녀 공포물(nunsploitation)’도 익스플로테이션 필름으로 볼 수 있는데 나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장르의 기원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은 스웨덴에서 제작된 벤야민 크리스텐센 감독의 <마녀들>(Häxan·1922)이다. 당시 무성 공포 영화였지만, 이제는 유튜브에서 깨끗한 화질로 복원된 영화를 볼 수 있다. 수녀 공포물의 기념비적 영화는 아무래도 켄 러셀 감독의 <악령들>(The Devils·1971)이다. 역사적 실존 인물로 마녀사냥으로 화형을 당한 그렌디어 신부 이야기를 다뤘는데 광기에 사로잡힌 중세시대의 마녀재판을 제대로 재현했다고 평가받았다. B급 장르영화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주디스 브라운의 책 <수녀원 스캔들>을 영화화한 폴 버호벤 감독의 <베네데타>(Benedetta·2021)도 중세에서 르네상스 이행기 수녀원을 둘러싼 성 정치 영화로 거론할 만하다. 사탄과 적그리스도, 이단적 교의에 사로잡힌 교단과 같은 수녀 공포물의 전형적 이야기는 1970년대 저예산 공포영화들-대표적으로 <알루카르다>(Alucarda·1977·사진)-에서 그 원형이 만들어졌다(켄 러셀의 영화나 <알루카르다> 역시 유튜브에서 영어자막으로 볼 수 있다). 21세기 들어 수녀 공포물은 대표적인 공포 하위장르로 굳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제임스 완 감독의 <컨저링> 시리즈에 등장하는 수녀 괴물이 다시 주인공으로 나오는 스핀오프 <더 넌> 시리즈다. 1편이 2018년, 2편이 2023년에 만들어졌다. <컨저링> 시리즈 전후로 <더 넌> 시리즈에서 착상한 듯한 아류작이 여럿 나왔다. 더욱 험상궂고 흉포하게 생긴 여러 ‘수녀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들이다. 비슷한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양산형 작품이 쏟아져나오는 것도 익스플로테이션 필름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시네프리뷰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4)강남길 | 그리스로마신화 쫓다 ‘꿈까지 꾼’ 담백한 국물(2023. 04. 07 11:45)
2023. 04. 07 11:45 사회
ㆍ서울 여의도 ‘화목 순대국’ 맛집 정보가 넘쳐나는데 믿고 갈 만한 식당은 찾기 어렵습니다. 낯선 지역이나 여행길에선 더 그렇지요. 그 지역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물어서라도 갈 텐데요. 열심히 검색을 해보지만 좀처럼 확신이 서질 않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말 신뢰할 만한 맛집을 건져보기로 했습니다. 주간경향이 각계각층의 명사를 찾아 이름을 걸고 추천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누구나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는 ‘인생 맛집’ 공개, 지금 시작합니다. 2000년부터 4년 동안 가정사와 아이들 유학 관계로, 영국에서 아들·딸 두 녀석과 지낸 적이 있다. 맨 처음에는 럭비라는 스포츠가 탄생한 지역 이름인 럭비(Rugby)라는 곳에서 지냈다. 영국에 있으면서도 집에선 주로 한국 음식을 해먹고, 밖에서는 정말 맛이 형편없는 영국 음식을 먹어야 했다. 2010년 대영박물관 앞에서 포즈를 취한 강남길 배우 / 강남길 제공 지금이야 영국에도 한류의 영향으로 ‘K푸드’가 유행이지만, 당시에는 런던의 한인촌인 뉴몰든을 가더라도 없는 메뉴가 너무 많았다. 영국에 있으면서 항상 그리운 음식이 있었다. 우리나라 어느 음식점도 흉내를 낼 수 없는, 가끔 생각만 해도 미치도록 입에서 군침이 도는 음식이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무조건 차를 몰고 달려가 먹은 음식이기도 했다. 나는 얼마 전에 14년 동안 준비한 <강남길의 명화와 함께 후루룩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세 권을 한꺼번에 출간했다. 그리스로마신화의 전체 내용은 물론, 영국부터 튀르키예까지 세 번에 걸쳐 촬영한 수만 장 중에서 선별한 약 1500장의 사진을 통해 명화와 조각을 선명한 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책이다. 그리스로마신화는 내용도 재미있지만, 아무래도 그 내용에 맞는 명화와 조각을 선명한 사진으로 보면 훨씬 이해하기가 쉽다. 책에 실을 사진과 유튜브에 필요한 동영상을 찍기 위해 영국부터 시작해 마드리드, 파리, 독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그리스, 튀르키예까지 샅샅이 훑었다. 한번 가면 최소한 2~3개월이 걸리는 여정이었다. 빡빡한 일정 탓에 도중에 일부러 한국 식당을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주로 그 나라 음식을 먹고, 점심에는 간단히 바게트나 빵을 질겅질겅 씹으며 다니거나 버티면 그만이다. 다행히 꼭 매끼 한국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몇 개월의 외국 여행도 거뜬히 해낸다. 굳이 김치 생각도 나지 않는다. 수십년이 지나도 한결같은 여의도 ‘화목순대국’의 메뉴판 / 강남길 제공 고비는 외국 음식에 물릴 때쯤 찾아온다. 그리스로마신화에 관해 박물관과 유적지를 여행하다 보니 한국 음식이 더 그리웠던 걸까. 꿈속에까지 나타났다. 그걸 먹기 위해 인천공항에 내리면, 다음 날 신나게 차를 몰고 달려가곤 했다. 그 집이 바로 여의도 KBS 별관 옆의 경도상가 1층에 있는 ‘화목순대국’이다. 그래 봤자 순댓국이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집이길래 이리도 유난을 떠느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아마 누군가 처음으로 이 집을 직접 방문한다면 규모와 실내 분위기를 보고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오래된 맛집이 그렇듯, 이 집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은 맛을 자랑한다. 순댓국을 싫어한 나를 비롯해 우리 아들과 딸한테까지 순댓국의 참맛을 알려준 집이기도 하다. 사실 나는 어릴 때부터 순댓국을 싫어했다. 자세한 것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아버지와 함께 모래내시장인가 어딘가에서 처음으로 순댓국을 먹었다. 그때 맡은 순댓국의 역한 냄새 때문에, 이후 순댓국집이라면 움칫 피할 정도로 순댓국을 멀리했다. 그랬던 내가 바로 이 집 때문에 순댓국에 빠져들고 말았다. 달리 표현하자면 순댓국의 참맛에 빠져버렸다. 30대 초반의 어느 날, 이 집을 처음 알게 됐다. 추운 겨울이었다. KBS 여의도 별관 주변에서 야외촬영을 할 때였다. 같이 촬영하던 선배님이 따끈한 순댓국 한 그릇 먹으러 가자고 했다. ‘오잉? 순댓국?’ 지금이야 후배들이 당시의 눈높이로 보면 선배 말을 좀 우습게 아는 경향이 있지만, 그때만 해도 선배님은 곧 하늘이나 마찬가지였다. 선배님 말씀에 어디 감히 토를 달고, 싫다고 할 수 있었겠는가! ‘그냥 시켜놓고 안 먹으면 되지, 뭐!’ 하는 당돌한 마음으로 선배님을 따라 ‘화목순대국’에 들어갔다. 한 8평 남짓한 식당 안에 10개의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희한하게 주방은 식당 위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공간에 있었다. 그리고 그 밑에 3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주방 턱이 낮아 항상 머리를 조심하고 앉아야 했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의 순댓국 / 강남길 제공 선배님이 내장탕을 주문했다. 나는 순댓국을 시켰다. 반찬으로 깍두기와 고추 및 된장이 나왔다. 그러더니 붕 떠 있는 주방에서 순식간에 순댓국과 내장탕이 숟가락이 꽂힌 채 나왔다. 나올 때부터 고추기름이 동동 떠 있었다. 간을 맞춰 나온다는 말이다. 이 집의 특징이었다. 입맛에 따라 새우젓으로 간을 추가하는 손님들도 물론 있었다. 숟가락으로 안의 순대와 내장을 한참 휘휘 돌리다가, 밥과 국물을 떠먹어 보았다. 벌써 무의식 속에선 어릴 적의 역한 그 순댓국 맛이 소환되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이상한 냄새도 안 나고 너무 맛있었다. 오잉? 순대와 내장까지 모두 먹어 치워버렸다. 이때부터 순댓국의 참맛에 빠져, 이 집은 지금까지 나의 단골 맛집이 돼버렸다. 30년이 훌쩍 지났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이 집은 변한 게 거의 없다. 밑반찬과 메뉴도 마찬가지다. 식사로는 순댓국, 내장탕, 순대탕이 나오고 안주로는 순대와 내장이 주류를 이룬다. 저녁에는 소주 한 잔 곁들이는 분이 많다. KBS 별관에서 일일 연속극이나 주말 연속극을 녹화할 때면, 길어지는 바람에 저녁까지 먹어야 할 때가 왕왕 있다. 그럴 때 대개 나의 점심 메뉴는 순댓국이고, 저녁 메뉴는 내장탕이다. 별관에 녹화하러 오는 연예인들도 이 집을 자주 찾는다. 그래서 심심찮게 연예인을 보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주변의 증권가 셀러리맨을 비롯해 많은 단골 손님들로 점심과 저녁때면 항상 분주하다. 한번 가보면 알게 될 것이다. 이 집만의 담백하면서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한 순댓국의 참맛을 말이다. 필자는 MBC 일요 아침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의 ‘윤봉수’ 역으로 대중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소시민의 삶을 맛깔나게 연기해 ‘국민배우’ 소리를 들었다. 그가 쓴 <TV보다 쉬운 컴퓨터>, <TV보다 쉬운 인터넷> 등 저서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방송가에서도, 서점가에서도 소식이 뜸하다 싶더니 최근 무려 14년간 공을 들인 <강남길의 명화와 함께 후루룩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전 3권)를 내고 독자들과 다시 만나고 있다.
내 이름 걸고 추천하는 맛집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1)권력에 집착한 그리스신 크로노스(2021. 12. 10 14:35)
2021. 12. 10 14:35 문화/과학
윤흥길의 소설 <완장>을 보면 평범한 사람이 완장을 차는 순간 소시민의 삶은 사라지고 권력형 인간으로 바뀌게 된다. 완장은 사람에게 커다란 권력을 쥐고 있다는 착각을 주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 중에 포기 못 하는 것이 권력이다. 권력을 쥐는 순간 자신의 힘보다 더 강한 힘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번 권력을 쥐면 절대로 놓치기 싫어한다. 그 힘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이리라. ‘제 아이를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1820~1823, 캔버스에 유채) / 스페인 프라도미술관 소장 그리스신화 중 권력을 놓고 싶어하지 않았던 신이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크로노스는 로마신화로는 사투르누스라고 불린다)다. 대지의 신 가이아와 하늘의 신 우라노스 사이에 태어난 크로노스는 아버지 우라노스의 남근을 잘라 그를 거세시킨 후 우주의 지배자가 된다. 최고의 신이 된 크로노스는 누나 레아를 아내로 맞이해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를 낳지만 자식에게 쫓겨나 왕위를 빼앗기게 될 거라는 신탁을 듣는다. 크로노스는 이에 자식들을 모조리 잡아먹는다. 크로노스의 행동에 불만을 품은 레아가 막내 제우스만큼은 몰래 빼돌린다. 어머니 레아의 계획에 성공해 제우스는 정상적으로 성장한다. 장성한 제우스는 크로노스와 10여년간의 싸움에서 승리해 아버지가 잡아먹은 다섯형제를 토해내게 하고 크로노스를 저승에 가둬버렸다. 크로노스의 권력을 향한 집착을 그린 작품이 프란시스코 데 고야(1746~1828)의 ‘제 아이를 잡아먹는 사투르누스’다. 어둠 속에서 거대한 몸집의 사투르누스는 입을 크게 벌리고 자기 자식을 잡아먹고 있다. 사투르누스의 양손에 매달려 있는 아이는 아버지에게 먹혀 머리와 왼쪽 팔은 사라지고 없으며 흘러나온 피가 새어나오고 있다. 이 작품에서 회색 머리카락과 구부정한 자세는 사투르누스가 노인을 나타내고 있지만, 근육질의 몸은 강한 힘을 상징한다. 부릅뜬 눈과 아이를 움켜쥔 손은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를 나타낸다. 크게 벌린 입은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비장함을 나타낸다. 또한 사투르누스의 몸과 대조적으로 가지런히 뻗어 있는 아이의 자세는 거대한 힘에 저항하지 못하는 인간을 암시한다. 고야의 이 작품은 1820~1823년 고야의 블랙 페인팅 시기에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페인 내전을 겪은 고야는 어리석은 인간성을 고발하는 충동에 휩싸여 당시 구입한 청각장애인의 집이라고 알려진 전원주택 담에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다 블랙 페인팅으로 덮어씌웠다. 블랙 페인팅 시기의 주제는 신화나 종교 그리고 미신을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권력은 남의 일 같지만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완장을 차고 있다. 단지 완장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완장이 갑질이라는 것을….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
[이 한권의 책]
[이 한권의 책](2019. 11. 29 15:31)
2019. 11. 29 15:31 문화/과학
ㆍ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인의 초상 올해도 서로를 악(惡)으로 낙인찍으며 티격태격한 일 년이었다. ‘포스트 트루스(Post-truth·탈진실)’ 시대에 맞게 사실과 진실은 관심 밖이다. 각자의 입장에서 참과 거짓을 단정하기에 진상을 가리는 일은 무용할 지경이다. 좁디좁은 자기만의 우물에 갇혀 시사(時事)를 재단하고 인정(人情)을 타박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이윤기 옮김·열린책들 이럴 때일수록 넉넉하고 활수한 성품을 가진 자유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꼭 실제가 아니어도 좋다. <그리스인 조르바> 혹은 <희랍인 조르바>는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인의 초상을 그린 작품이다. 도차(陶車)를 돌리는 데 거치적거린다고 손가락을 자르고 세 살배기 아들의 죽음 앞에서 춤을 추는, 오직 지금에만 집중하는 풍류남아가 조르바다. 한때 조국을 위해 총칼을 들었지만 인간은 모두 벌레에게 먹힐 불쌍한 존재라는 깨달음 속에 가족과 민족을 초월해버린, 진정한 ‘코즈모폴리턴(cosmopolitan)’이다. 개인주의와 자유주의가 소설의 캐릭터로 혼연일체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지배와 억압이 행해지는 세계의 어느 곳에서나 조르바는 스타였다. 한국에도 권위주의 정권 시절 소개되어 인기를 얻었고, 덕분에 작가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전집이 출간되기도 했다. 앞이 꽉 막힌 참혹한 현재를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바람처럼 막힘없는 조르바는 고통과 좌절을 위로하는 멘토였다. 실제로 작가 카잔차키스도 나치스 점령 하의 그리스에서 50만 명이 아사한 폭압의 시절을 견디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내용도 자전적이다. 작가는 벌목 사업차 실존 인물 ‘조르바스’를 만났고, 소설의 내용처럼 둘이서 갈탄 채굴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배경이 되는 크레타섬도 작가의 고향이다. 그리스 아니 서양 문명의 출발점인 크레타에서 펼쳐지는 ‘나’와 조르바의 합작 사업은 완전한 파산으로 끝난다. 그러나 모든 것이 깡그리 날아간 순간 밀려온 것은 해방감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최고의 위엄을 느끼는 것은 “외부적으로는 참패했으면서도 속으로는 정복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니까 말이다. 여기서 <그리스인 조르바>는 희랍 비극의 적통을 잇는다. 인간의 지혜는 고난의 경로를 거치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다는, 그래서 비극적 운명을 긍정하는 그리스 문학의 전통이 재현되는 것이다. 잉크와 종이의 감옥에 안주하여 유폐된 것도 모른 채 살아왔던 지식인은 이제 사랑과 이별과 파산의 삼각파도 앞에서도 의연하다. “배가 고파도 포도주와 빵을 먹지 않고 종이에다 ‘포도주·빵’이라 써넣고 그 종이를 먹어왔던” 한심한 영혼은 현실을 이겨내는 진짜 사내로 재탄생한 것이다. 자유인이기에 풍진을 많이 겪은 조르바의 종말도 감동적이다. 최후의 순간까지 말짱한 정신을 유지한 채 어떤 짓도 후회하지 않으며 마지막으로 친구가 철이 들기를 기대한 그는 유언을 마치자마자 마지막 힘을 쥐어짜 창문가에 선다. 창틀에 손톱을 박고 서서 웃다가 운다, 말처럼. 어디에도 매임 없이 거친 들판을 거침없이 질주하는 야생마와 같은 생을 그려낸 작가의 삶은 어땠을까. 평생을 압축한 그의 묘비명은 단 세 줄이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이 한권의 책

레이디경향(총 12 건 검색)

민트와 치즈를 넣은 가을 별미 ‘그리스식 호박전’
민트와 치즈를 넣은 가을 별미 ‘그리스식 호박전’
2023. 10. 22 08:26 요리
애호박과 페타치즈 각종 허브를 첨가한 그리스식 호박전 ‘ 콜로키토케프테데스’는 가을 햇빛을 듬뿍 담은 호박을 이용해 가을에 먹기 좋은 이색 음식이다. 그리스식 호박 튀김 혹은 호박전인 콜로키토케프테데스(Kolokithokeftedes)는 그리스에서 가장 큰 크레타섬에서 유래한 음식이지만 글로벌 어느 나라에서도 먹을 수 있는 별미 요리가 됐다. 가을 햇살을 가득 담은 호박으로 색다른 그리스식 호박전, 어떻게 만들까? 강판에 갈아낸 호박, 허브(민트), 페타 치즈 그리고 달걀과 밀가루를 첨가해 만든 그리스식 호박전 콜로키토케프테데스는 대표적인 ‘겉바속촉’으로 질감의 완벽한 대조를 이룬다. 질감뿐 아니라 호박과 허브 향, 그리고 페타치즈로 이뤄진 절묘한 맛의 조화가 글로벌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름이 길고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인 콜로키토케프테데스는 당근, 옥수수, 감자, 피망 등 가진 재료를 첨가해 응용도 할 수 있다. 향신료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콜로키토케프테데스는 민트를 넣지만 입맛에 따라 커민, 파프리카 가루, 마늘, 고춧가루 등을 넣을 수 있다. 콜로키토케프테데스 만드는 법 재료 애호박 2개(약 380g), 페타 치즈 120g, 다진 양파 1/2개, 달걀 1개, 다목적 밀가루 7큰술, 다진 신선한 민트잎 1작은술(딜이나 다른 향신료를 사용할 수 있다), 소금·후추·튀김용 오일 약간 1 강판을 이용해 호박을 간다. 2 나머지 재료를 넣고 걸쭉한 질감이 될 때까지 잘 저어준다. 3 프라이팬에 기름 한 큰술을 놓고 보통 불에서 가열한다. 4 기름이 가열되면 반죽을 한 숟가락 떠서 잘 부친다. 5 프라이팬 크기에 따라 5~6개 반죽을 올려놓고 3분간 익힌 후 뒤집는다. 6 3~4분 가량 짙은 황금색이 될 때까지 조리한다. 7 종이 타월에 옮겨 여분의 기름을 빼고 플레이팅 한다. 콜로키토케프테데스에 어울리는 디핑소스는 차지키(요거트와 오이를 이용한 그리스식 소스)와 그릭요거트다. 후무스나 칠리소스와도 잘 어울린다. 혹은 남은 허브와 꿀, 올리브 오일을 섞어 나만의 디핑소스를 만들어도 된다. 새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레몬과 딜을 섞은 소스도 입맛을 돋운다.
지중해 품은 패키지, 그리스 전세기가 뜬다!
지중해 품은 패키지, 그리스 전세기가 뜬다!
2023. 02. 08 18:05 레저/여행
세계 3대 선셋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산토리니 이아마을 선셋. 롯데관광개발 제공 아테네로 향하는 특별 전세기가 뜬다. 롯데관광개발은 아테네까지 단 12시간 만에 직항으로 갈 수 있는 ‘그리스 특별 전세기’ 패키지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오는 5월 4회(5일, 12일, 19일, 26일)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9일 일정이다. 현재 그리스는 국내 정기편이 취항하지 않은 곳이다. 이번 패키지는 롯데관광개발이 대한항공과의 공동기획으로 마련됐다. 패키지에는 산토리니섬 2박 및 크레타섬 2박 포함 5성급 특급호텔에서의 총 6박과 그리스 내 이동 시 현지 국내선 항공 이용 등이 포함됐다. 여행 중에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절경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현지 프리미엄 레스토랑 특식, 와인으로 유명한 산토리니 와이너리 방문 및 시음, 파르테논 신전을 바라보면서 즐기는 칵테일 시간 등을 즐길 수 있다. 주요 관광지로는 기암절벽 위에 자리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메테오라 수도원, 송혜중기가 출연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국내 여행객들에게 잘 알려진 아라호바, 고대 그리스인들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었던 도시 델피, 아테네 여신을 위한 파르테논 신전 등이 있다. 선착순 30명 조기 예약 시 6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패키지 가격은 1인 759만원(각종 세금 포함)부터.
중견배우 강남길 그리스로마신화 작가로 변신 “14년 걸렸다”
중견배우 강남길 그리스로마신화 작가로 변신 “14년 걸렸다”
2023. 01. 11 17:52 문화/생활
배우 강남길이 세계의 명화, 조각과 함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기 쉽게 엮어낸 신간 ‘강남길의 명화와 함께 후루룩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선보인다. 더퀸AMC 제공 배우 강남길이 세계의 명화, 조각과 함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기 쉽게 엮어낸 신간 <강남길의 명화와 함께 후루룩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선보인다. 강남길이 직접 쓰고 사진을 촬영해 정리한 <강남길의 명화와 함께 후루룩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전 3권, 출판 델피 스튜디오)가 오는 11일 출간된다. 이 책은 강남길이 지난 14년간 원고를 쓰고 정리한 그리스 로마 신화 완결판이다. 서구 문화의 근간이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집대성하면서, 영국부터 터키까지 그리스 로마 신화 유적과 관련 박물관을 찾아다니며 직접 찍은 수만 장의 사진·동영상을 바탕으로 관련 명화와 조각 등 예술 작품들을 함께 소개한다. 엄선한 1500장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선명한 사진으로 소개하는 한편,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전체 내용은 물론 관련 조각과 명화 내용까지 빠짐없이 다뤘다. 각 신화의 내용을 에필로드와 함께 의미, 관전 포인트를 쉽게 정리하면서, 드라마 형식 구성과 짧은 문장을 통해 재미와 가독성을 높였다. 강남길은 기획 의도에서 “누구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조금은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시대와는 달리, 심지어 요즘은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이 성인보다 더 많이 알고 있을 정도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는 재미는 있는데, 신과 영웅뿐 아니라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헷갈리고 어렵다고 한다. 실제로 알고 보면 그리 어렵진 않다. 단지, 그리스 로마 신화가 워낙 스케일이 방대하고 또한 이야기가 다양하다 보니까, 독자들의 머릿속에 시간대별로 정리가 잘 안되어 혼동되고, 스스로 전체를 안다는 것은 어렵다고 먼저 포기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전문가도 아니고, 학자도 아니다. 그냥 그동안 그에 관한 그림과 조각들을 보며 관심이 많았고, 관련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다. 그런 제가 13년 전 어느 날, 사람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좀 더 쉽게 접하고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건방진(?) 생각이 들었다. 신화 전체를 일목요연하게 시간대별로 목차를 쉽게 정리하고, 직접 촬영한 사진과 함께 지루하지 않고 쉬운 책을 써보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그리스 비극과 로마 신화를 대표하는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에 나오는 그림과 조각을 하나라도 빼먹지 않고 꼭 다루고 싶었지요. 방송 일이 없을 때 조금씩 쓰다 보니, 원고가 쌓이더군요. 그 원고를 예쁘게 다듬고, 수년에 걸쳐 영국부터 터키까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사진들과 동영상을 수만 장 찍어, 이번에 이렇게 여러분들 앞에 3권의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3권을 후루룩 읽다 보면, 절대 어렵지 않다고 느낄 겁니다.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남길은 1968년 영화 <수학여행>으로 데뷔, 장수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 미니시리즈 <마지막 전쟁>, <궁>, 일일드라마 <열아홉 순정> 주말드라마 <슬픔이여 안녕> 등 무려 1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다. 친근한 서민 캐릭터를 그려내면서 유쾌한 생활 연기는 물론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다채롭게 표현하는 전천후 연기자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2000년부터 4년간 두 자녀와 함께 영국에 거주하며 겪은 영국 체류기를 담은 <강남길의 오! 마이 고드>(2004)를 출간한 바 있다.
[Movie]카트/거인/앵그리스트맨 외
2014. 11. 05 15:29 문화/생활
[Hot] 카트 좀 더 나은 내일이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그 꿈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그것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대형 마트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부당 해고를 당한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물대포에 맞서고 폭력에 저항하는 이들의 절박한 외침은 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내이고, 우리의 이웃이기도 한 현실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베테랑 연기자들과 개성 강한 충무로 유망주들의 조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염정아·문정희·김강우 주연, 11월 13일 개봉. 거인 누구에게나 가슴 아픈 상처가 하나씩 있다. 보호시설인 ‘이삭의 집’에서 자란 열일곱 살의 영재. 겉으로 보기엔 사제를 꿈꾸는 모범생이지만 남몰래 후원 물품을 훔쳐 팔고 거짓말로 친구를 배신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자신에게 동생마저 떠넘기려 하는 아버지로 인해 참을 수 없는 절망과 분노에 빠지게 된다. 차마 버릴 수 없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 삶의 쓴맛을 먼저 배운 한 남자의 인생 이야기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회 매진과 함께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우식·김수현 주연, 11월 13일 개봉. 앵그리스트맨 의사의 오진으로 90분이라는 시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괴팍한 성격의 조울증 환자 헨리가 남은 인생 최대의 과제인 화해와 용서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잔잔하면서도 따뜻하게 담았다. 밝고 유쾌한 웃음으로 보는 이들을 행복하게 했던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유작이기도 하다. 극중 소원해진 아들과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과정이나 이혼한 전처와 화해를 하는 모습 등은 생전에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해오던 그의 실제 모습을 연상시켜 더욱 애잔하게 다가온다. 로빈 윌리엄스·밀라 쿠니스 주연, 10월 30일 개봉. 인터스텔라 광활한 우주,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완전히 붕괴된 미래, 시공간에 불가사의한 틈이 열리고, ‘이곳을 탐험해 인류를 구하라’라는 임무를 받은 자들은 마지막 우주여행을 떠난다. ‘웜홀’을 통해 항성 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세계적 물리학자 킵 손의 이론이 영화의 토대가 됐으며, 앞서 ‘다크나이트’, ‘인셉션’ 등을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신비로운 지구와 미지의 은하계, 새로운 행성에 대한 상상력을 풀어내 한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게 한다. 매튜 맥커너히·앤 해서웨이 주연, 11월 5일 개봉. 헝거게임: 모킹제이 헝거게임이 끝나고 고향인 12구역이 캐피톨의 폭격으로 파괴되자 괴로워하던 캣니스. 어떤 공격도, 어떤 감시도 피할 수 있는 전설의 13구역을 다스리는 대통령 코인은 그녀에게 혁명의 불꽃이자 반군의 상징인 모킹제이가 돼달라고 부탁한다. 모두의 희망이 된 그녀가 절대 권력 캐피톨을 향해 펼치는 반격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은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시리즈 ‘헝거게임’의 세 번째 이야기로 업그레이드된 거대한 스케일과 제니퍼 로렌스의 열연이 관전 포인트다. 제니퍼 로렌스·조쉬 허처슨 주연, 11월 20일 개봉. 퓨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모든 조건에서 열세한 전차부대 5인의 병사들이 수백 명에 이르는 적군에 맞서 펼쳤던 최후의 전투를 스크린에 옮겼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퓨리’는 실제 전쟁 중 사용됐던 탱크의 이름. 생존 가능성 제로의 상황에서 펼쳐지는 리얼한 전투신, 숨 막히는 긴장감과 스펙터클한 전개, 묵직한 감동이 전쟁 영화로 대표되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명성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말이 필요 없는 배우 브래드 피트와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스타로 꼽히는 로건 레먼의 열연 역시 주목할 만하다. 브래드 피트·로건 레먼 주연, 11월 20일 개봉. <■담당 /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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