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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1,071 건 검색)

비상계엄 사태로 빼앗긴 연말 극장가 특수···돌아와도 ‘꽃길’은 없다
2024. 12. 17 00:08 문화
... 것으로 기대한다. 매 주말 여의도와 전국 곳곳의 집회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면 극장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때마침 연말 특수를 노린 대작 두 편도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안중근...
80년대 영화보러 극장 찾는 2030···고화질로 되살아난 ‘추억의 영화’
2024. 11. 21 15:24 문화
... 관객 1만5000명을 돌파했다. 안방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편하게 볼 수 있는데 굳이 극장을 찾아 고전 영화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계에선 ‘좋은 작품’이라면 수고와 비용을...
CGV는 천원짜리 영화, 롯데는 44분짜리 영화…극장가에 활기 돌까
2024. 10. 22 11:31 문화
... 첫 만남을 다룬다. CGV는 전체 8화 중 1화만 상영한다. CGV용산아이파트몰 등 전국 46개 극장에서 2주간 선보인다. CGV는 지난 6월에도 13분짜리 단편 영화 <밤낚시>를 1000원에 상영했다. 인기...
국내 첫 장애예술공연장 모두예술극장 개관 1주년
2024. 10. 20 12:10 문화
... 비롯한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모두예술극장 제공 국내 첫 장애예술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이 개관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모두예술극장은 장애예술인들의 창작·육성·교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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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총 2,400 건 검색)

김상식호 베트남, 미쓰비시컵 필리핀전 극장골 무승부…4강이 보인다
2024. 12. 19 16:54 축구
김상식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베트남 축구협회 소셜미디어 캡처 베트남이 2024 아세안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B조 조별리그에서 극적인 동점골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4강 진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8일 필리핀 마닐라의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B조 4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2승 1무(승점 7점)를 기록하며 B조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은 베트남은 전반 3분 응우옌 꽝하이의 프리킥을 시작으로 공세를 펼쳤다. 전반 26분에는 딘 타인 빈이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들어서도 베트남의 공세는 계속됐지만, 오히려 후반 24분 필리핀의 자비 가요소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도안 응옥 떤이 헤더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이 골로 베트남은 조 2위인 인도네시아, 미얀마(승점 4점)와의 승점 차를 3점으로 벌리는데 성공했다. 베트남은 미얀마와의 최종전에서 2골 차 이상으로 지지만 않으면 4강 진출을 확정 짓는다. 경기 후 김상식 감독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덕분에 귀중한 승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편 같은 조의 하혁준 감독이 이끄는 라오스는 이날 미얀마에 2-3으로 역전패하며 2무2패(승점 2)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라오스는 후반 32분 초니 웬파세늣의 동점골과 4분 뒤 키다본 수바니의 역전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42분과 추가시간 연속 실점하며 고배를 마셨다. 이번 미쓰비시컵은 아세안축구연맹(AFF) 소속 10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경쟁하며, 각 조 상위 2팀이 4강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B조에는 베트남의 김상식,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라오스의 하혁준 감독 등 3명의 한국인 사령탑이 경쟁하며 관심을 모았다.
‘소통왕 말자 할매’ 김영희, 윤형빈소극장 연말 공연 뜬다
2024. 12. 17 08:36 연예|연예
윤형빈소극장의 연말 공연 ‘로맨틱 크리스마스’ 포스터. 사진 윤소그룹 개그우먼 김영희가 윤형빈소극장의 연말 공연 ‘로맨틱 크리스마스’에 출연한다. 윤형빈소극장은 17일 “오는 21일부터 29일까지 9일 동안 서울 홍대 윤형빈소극장에서 대표 연말 공연 ‘로맨틱 크리스마스’가 하루 6회, 총 50여 회차에 걸친 일정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로맨틱 크리스마스’는 캐럴과 댄스, 애드리브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한 무대에서 즐길 수 있는 개그 버라이어티쇼다. 매년 연말 매진을 기록하며 사랑받은 공연은 올해 특별한 변화를 시도한다. KBS2 ‘개그콘서트’에 출연 중인 ‘소통왕 말자 할매’ 김영희와 함께한다. 지난 1년 동안 ‘개그콘서트’에서 수많은 관객과 강다니엘, 제로베이스원, 김성령, 심형래 등 연예인 70여 명의 고민을 해결해준 김영희는 연말을 맞아 특별히 ‘19금’ 버전의 ‘소통왕 말자 할매’를 선보일 예정이다. 방송과 유튜브에서 볼 수 없었던 수위 높은 유머와 풍자로 관객들에게 재미를 줄 예정이다. ‘로맨틱 크리스마스’에는 김영희뿐 아니라 윤형빈, 김지호, 신윤승, 조수연, 김창규, 오민우, 장현욱, 양송이 등 개그맨들이 출연한다. 윤형빈소극장을 이끄는 개그맨 윤형빈은 “관객들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웃음으로 마무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공연”이라며 “‘소통왕 말자 할매’ 김영희가 함께 해줘 더욱 든든하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말자 할매’의 따뜻하면서도 매콤한 입담을 직접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형빈소극장의 공연 ‘로맨틱 크리스마스’는 인터파크 티켓과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PL 리뷰] 디알로가 마법을 만들었다!···맨유,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서 2-1 ‘극장승’
2024. 12. 16 03:40 축구
게티이미지코리아 정규리그 마지막 5분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맨유는 16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막판 내리 2골을 뽑아 2-1 역전승을 챙겼다. 최근 리그에서 아스널과 노팅엄 포리스트에 연패했던 맨유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맨시티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확보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반면 맨시티는 최근 공식전 11경기 1승2무8패로 심각한 부진이 이어졌다. 맨시티는 골키퍼 에데르송을 필두로 카일 워커, 후벵 디아스, 요슈코 그바르디올, 일카이 귄도안, 케빈 더 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 마테우스 누네스, 필 포든, 도쿠, 엘링 홀란이 선발로 나섰다. 맨유는 안드레 오나나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마티아스 더리흐트, 해리 매과이어, 누사이르 마즈라위, 디오고 달로트,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메이슨 마운트, 마누엘 우가르테, 브루누 페르난드스, 라스무스 호일룬, 아마드 디알로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전반 초반에는 양팀 모두 이렇다 할 찬스없이 공방전을 벌였다. 그러다 전반 21분 필 포든의 왼발 슈팅으로 맨시티가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전반 36분 선제골을 넣었다. 왼쪽에서 짧은 코너킥을 주고받은 더브라위너가 왼쪽 측면서 크로스를 올린 것이 상대 선수를 맞고 굴절, 그바르디올의 머리로 향했고 이를 그바르디올이 절묘한 헤더로 집어넣었다. 전반을 0-1로 뒤진 맨유는 후반전 들어 반격에 나섰다. 후반 18분 디알로의 절묘한 백헤딩이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송의 선방에 막혔고, 후반 29분 맨시티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페르난드스가 호일룬의 절묘한 침투패스를 받아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찍어찼으나 역시 골문을 외면했다. 하지만 후반 41분, 맨유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디알로가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며 골키퍼를 제치려다 잠시 볼을 멈춰 세웠는데, 이를 맨시티 누네스가 밀어 넘어뜨려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그리고 2분 뒤 키커로 나선 페르난드스가 침착하게 동점골로 연결했다. 기세를 탄 맨유는 후반 45분 기어코 경기를 뒤집었다. 마르티네스가 중원에서 맨시티 뒷공간을 파고드는 디알로를 향해 환상적인 롱패스를 건넸고,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본 디알로가 가볍게 발로 툭 차 골키퍼를 따돌린 뒤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맨체스터 | AP연합뉴스
[EPL 리뷰] ‘18분’ 황희찬, ‘94분 극장 실점’ 울버햄프턴은 입스위치에 1-2 충격패→4연패 수렁
2024. 12. 15 01:56 축구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 후반 27분 교체로 출전해 18분가량을 소화했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는 자책골 불운 속에 후반 추가시간 4분 극장골을 실점하면서 입스위치 타운에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울버햄프턴은 4연패에 빠졌다. Getty Images코리아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 후반 27분 교체로 출전해 18분가량을 소화했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는 자책골 불운 속에 후반 추가시간 4분 극장골을 실점하면서 입스위치 타운에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울버햄프턴은 4연패에 빠졌다. Getty Images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 후반 27분 교체로 출전해 18분가량을 소화했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는 자책골 불운 속에 후반 추가시간 4분 극장골을 실점하면서 입스위치 타운에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울버햄프턴은 4연패에 빠졌다. 울버햄프턴은 15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홈 경기에서 입스위치에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울버햄프턴은 2승 3무 11패(승점 9)를 기록하며 그대로 리그 19위에 머물렀다. 울버햄프턴 선발 라인업. 울버햄프턴 공식 SNS 입스위치 선발 라인업. 입스위치 공식 SNS 게리 오닐 감독이 이끄는 울버햄프턴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샘 존스톤이 골문을 지켰고, 토티 고메스-산티아고 부에노-넬송 세메두가 백3를 구축했다. 수비진 앞에는 라얀 아이트 누리-마리오 르미나-안드레-맷 도허티가 위치했고, 2선에 쿠냐-장 리크너 벨레가르드, 최전방 원톱에 요르겐센 스트란드 라르센이 나섰다. 키어런 맥케나 감독이 이끄는 입스위치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아랴네트 무리치가 골문을 지켰고, 리프 데이비스-카메론 버지스-다라 오셰이-해리 클라크가 백4를 구축했다. 3선에 옌스 카유스테-샘 모르시, 2선에 웨스 번스-코너 채플린-오마리 허친슨이 포진했고, 최전방 원톱에 리암 델랍이 나섰다.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이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전반 15분 입스위치 코너 채플린의 슈팅이 울버햄프턴 맷 도허티의 몸에 맞고 그대로 자책골로 연결됐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날 경기는 오닐 감독의 경질이 결정될 수도 있는 경기였다. 울버햄프턴은 2연승을 거두면서 반등에 성공하는가 싶었으나 또다시 수비가 무너지면서 3연패에 빠졌고, 쉽사리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반 15분 입스위치의 선제골이 터졌다. 후방에서 길게 연결한 공을 델랍이 경합에서 이기며 크로스까지 연결했고, 허친슨의 슈팅이 나왔으나 도허티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하지만 이후 흐른 공을 채플린이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고, 다시 한번 육탄 방어가 나왔으나 도허티의 몸에 맞고 그대로 골라인을 넘어가면서 자책골로 기록됐다. 또다시 실점을 내준 울버햄프턴은 동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무딘 공격력이 계속되면서입스위치의 단단한 수비를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다. 전반은 0-1로 끌려간 채 마무리됐다. 후반 27분 울버햄프턴 마테우스 쿠냐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울버햄프턴 게리 오닐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후반 14분 입스위치가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뚫어내면서 가운데로 연결된 크로스를 델랍이 발에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 골대 옆으로 향했다. 후반 27분 울버햄프턴의 동점골이 터졌다. 왼쪽에서 곤살루 게드스의 패스를 받은 쿠냐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동점골을 터트렸다. 울버햄프턴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곧바로 오닐 감독이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득점과 함께 벨레가르드를 빼고 황희찬을 투입하며 공격적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황희찬은 최전방에 위치했다. 후반 40분 울버햄프턴이 역전 기회를 놓쳤다. 왼쪽에서 쿠냐가 치고 들어간 뒤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무리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후 흘러나온 공을 재차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 위로 벗어났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코너킥 상황에서 입스위치 잭 테일러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졌다. 울버햄프턴은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면서 1-2 패배로 경기가 종료됐다.

주간경향(총 121 건 검색)

고향사랑기부제, 위기의 지방극장 구할 수 있을까(2023. 11. 27 07:00)
2023. 11. 27 07:00 문화/과학
개관 88년 맞은 ‘국내 최고 단관’ 광주극장…광주 동구청 제안으로 ‘100주년 프로젝트’ 11월 21일 찾은 광주극장 앞에 영화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소개하는 그림 간판이 걸려있다. 광주극장의 간판장이 박태규 작가의 그림이다. 주영재 기자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單館·상영관이 하나인)극장이자 전국에서 유일한 대형 예술극장.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 있는 광주극장 앞에 붙는 수식어이다. 광주극장은 올해 개관 88년을 맞았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의 혼란을 거쳐 도시화와 고도성장기의 전성기,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인한 쇠락을 모두 경험했다. 지금은 예술극장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하면서 꿋꿋이 버텨내고 있다. 지난 11월 21일 찾은 광주극장 매표소 입구 양옆으로 두 개의 그림 간판이 걸려있었다. 붓으로 그린 간판은 이제 광주극장에서만 볼 수 있다. 오른쪽 간판은 개관 88주년 광주극장 영화제의 상영작들을, 왼쪽의 간판은 영화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소개하고 있다. 광주극장의 ‘간판장이’ 박태규 작가가 개봉작을 담당하고, 광주극장이 운영하는 영화간판 시민학교의 수강생들이 각자 원하는 작품을 골라 그렸다. 이날 개봉 3주차를 맞은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봤다. 뮤지션 최고은이 동료 음악가들을 광주극장으로 초대해 이들이 매표소와 상영관, 영사실, 사무실, 계단과 복도에서 공연하는 장면을 모아 만들었다. 지난해 열린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한국경쟁 장편 작품상을 받았다. 극장 로비에서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보고 나온 관객 엄윤희씨(28)를 만났다. 경상도에서 온 독립영화 순례객이다. “광주에 오래된 극장이 있다고 해서 왔고, 오늘 마침 시간이 맞아 본 영화였어요. 이 영화를 이 공간에서 보니 특별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밖에서 봤을 땐 영화를 볼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을 유지하고 있을까 생각했는데 들어오니 생각보다 엄청 아늑했어요. 일반 상업영화는 솔직히 뻔하기도 하고, 수익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다양한 울림이나 공감을 얻기엔 힘들다고 생각해요. 독립영화는 실험적이기도 하고, 느낌과 스타일이 정말 다양하죠. 그런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영화 제목처럼 버텨내고 존재하는 공간이 중요한 것 같아요.” 뮤지션이자 <버텨내고 존재하기>의 기획자인 최고은씨는 “고향 광주에 주변 예술인을 초대해 제가 생각하는 광주스러움을 보여주고, 나누는 커밍홈 프로젝트의 3번째 시리즈를 광주극장에서 진행했다”면서 “팬데믹으로 온라인 공연을 기획했는데, 광주극장이라는 공간을 영상으로 기록하자는 목표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광주극장을 영화의 무대로 택한 이유에 대해 “장소가 가진 역사성,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지켜내려고 고민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면서 “경제적 이유로 정체성이 흔들릴 법도 한데 어떻게든 견뎌내고 있는 모습을 충분히 지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첫 등장인물, 뮤지션 김일두가 ‘뜨거운 불’을 부를 때 그의 등 뒤로 햇살이 강하게 비쳤다. 광주극장은 여러 곳에 창이 많이 나 있어 계절마다, 하루마다 빛의 온도가 변한다. 광주극장을 찾는 이들이 꼽는 매력의 하나다. 영화에는 광주극장 곳곳에 비치는 빛의 따스함이 잘 담겼다. 이 공간의 매력을 많은 이가 알게 된다면 관객 수 감소로 위기에 놓인 광주극장에도 온기가 돌지 않을까. 주영재 기자 ■88돌 맞은 국내 최고(最古)의 단관극장 광주극장은 1933년 교육자이자 사업가인 최선진씨가 설립해 1935년 10월 1일 개관했다. 조선인이 설립한 광주 최초의 극장이자 1250석에 달하는 대극장이었다. 1930년 일본인이 세운 제국관과 함께 광주 지역 양대극장이었다. 광주극장을 한 문장으로 규정하면 “엄혹했던 일제강점기에 개관해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명맥을 지켜온”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1939년 조선영화주식회사 사장 최남주가 첫 번째로 제작한 영화 <무정>이 개봉됐다. 1945년 8월 17일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전남위원회 결성이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광주극장 출입구 1과 2 사이에 있는 임검석의 흔적이 그 긴 역사를 보여준다. 1922년 일제의 검열이 시작된 이후 극장에 파견 나온 경찰은 임검석에 앉아 영화나 공연을 검열했다. 독립을 상징하거나 식민지배의 설움을 표현해 비위를 가스를 때마다 경찰은 호루라기로 주의를 줬고, 호루라기를 세 번 불면 공연을 중단해야 했다. 임검석은 해방 후에도 검열이나 선도를 위한 공간으로 남았다. 광주극장은 1968년 전기모터를 훔치려던 절도범이 불을 내 소실됐다가 이후 860석 규모로 다시 문을 열었다. 화재 이후 폐관의 위기를 한 차례 더 지났다. 2001년 극장 건너편에 유치원이 생기자 관할 관청에서 ‘유해시설’이라며 폐쇄 명령을 내렸는데, 2004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전원일치 위헌결정으로 자리를 지켜냈다. 광주극장은 2002년 이후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운영되면서 문화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뚜렷이 하고 있다. 일반 상업영화관에서 상영하지 않는 예술영화, 독립영화만 상영한다. 매년 광주극장 영화제를 개최해 영화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예술전시, 음악회 등 문화행사도 연다. 광주극장 매표소 유리창에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 홍보물이 붙어 있다. 주영재 기자 전성기에 20곳이 넘던 광주의 극장은 현재 대부분 사라졌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멀티플렉스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남은 곳도 간판과 역할이 바뀌었다. 1961년 개관한 제일극장은 2012년 롯데시네마 충장점으로 바뀌었다. 광주시민회관은 리모델링 통해 시민 문화공간 플랫폼으로 운영 중이다. 신동아극장은 건물은 아직 남아 있지만, 문을 닫은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 외 극장은 전부 사라졌다. 제국관은 해방 후 무등극장으로 변모해 광주극장과 함께 향토극장의 맏형 역할을 했는데 이 극장도 5년 전 문을 닫았다. 도시의 구심점이 원도심인 충장로에서 신시가지로 이동한 원인도 크다.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사람들이 극장을 찾아야 할 이유가 줄었다. 충장로에서 50년째 수제화 가게 ‘노틀담’을 운영하는 임종찬 대표가 말했다. “광주 충장로 전성기 시대엔 어깨를 부딪치고 서로 다녔어요. 지금은 신도심이 개발되면서 뿔뿔이 흩어지고, 우리같이 오래된 가게들이 버티면서 유지하고 있죠. 옛날에는 영화를 보려면 극장에 와야 했잖아요. 영화를 보려고 줄 서서 기다리던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방송 채널이 수없이 많다 보니 완전히 달라졌죠.” 옛 극장, 지역 향토극장의 소멸은 광주만의 일은 아니다. 1895년 개관한 한국 최초의 극장인 인천의 애관극장은 현재 멀티플렉스로 바뀌었고, 1907년 개관한 단성사도 멀티플렉스로 변화를 꾀하다 운영난에 2008년 문을 닫았다. 지방의 단관극장들도 생존의 기로에 있다. 60년 역사의 단관극장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시민사회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근 철거됐다. 아카데미극장 운영이 어려워지자 원주시민들이 모금 운동을 벌였고, 결국 시도 보전과 재생을 결정했지만, 새로 바뀐 지자체장은 복원사업을 중단하고 철거를 결정했다. 전국의 옛 극장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상황이라 김형수 광주극장 전무이사(광주시네마테크 대표)는 광주극장이 최고의, 유일한이라는 수식어를 받는 게 그다지 달갑지 않다고 했다. “불과 5년 전 한국 영화 100주년 행사를 크게 열었는데, 그렇게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를 담았던 공간들이 지금 전국에 몇 개나 있는지 돌아보면 안타까울 뿐입니다. (원주 아카데미극장 사태를 보면) 시민들이 보전해서 문화공간으로 바꾸려고 하는데, 문화적 가치를 보전해야 할 행정기관이 앞장서서 그 공간을 폭력적으로 철거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임종찬 대표는 지역의 역사를 간직한 공간을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극장 옆 옛 조흥은행 건물이 최근 철거된 것도 아쉬워했다. “보전할 건물은 보전해야 하는데 하루아침에 사라져 안타까워요. 서울 성수동만 해도 옛날 공장지대를 보전하고 살려서 많은 변화를 만들어왔잖아요. 목포도 옛 벽돌집, 근대문화거리를 보존하고 있는데 광주는 그런 것들이 거의 없어져 버렸어요.” 광주극장 옆 ‘영화가 흐르는 골목’ 안쪽에 있는 독립서점 ‘소년의 서’ 벽면에 그림간판이 걸려 있다. 주영재 기자 ■문화예술인 보듬는 너른 품 향토극장들이 생존의 기로에 있던 2000년대 초 광주극장은 고민 끝에 멀티플렉스로 변하기보다 비주류 영화, 제3세계 영화, 예술영화에 특화된 극장으로 변신하기로 했다. 2002년부터 ‘레이트 쇼’를 열어 <레퀴엠>, <헤드윅> 등 일반 영화관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작품, 좋은 작품이지만 극장에서 환대받지 못한 작품을 상영했다. 상영시간이 4시간이 넘는 <킹덤>의 경우 인터미션을 포함해 자정에 시작해 아침 6시에 끝났다. 예술영화전용관의 길은 험난했다. 김형수 대표는 “2009년 <워낭소리>가 개봉했을 때를 제외하곤, 절체절명의 순간들이 2000년대 이후 쭉 이어왔다”고 말했다. “레이트 쇼를 하면서 재밌게도 극장을 찾는 관객이 달라지는 모습을 봤어요. 좀더 발전시키려고 시도한 끝에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전용관 사업에 지역 극장으론 처음 선정됐어요. 하지만 그 이후 3~4년은 굉장히 힘들었어요. 연간 관객 수가 20만명은 돼야 당시 직원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관객 수가 연간 1만명대로 떨어졌어요. 극장문을 닫는 게 오히려 답이 아니냐는 고민을 하던 차에 여기저기서 극장을 팔라고 제안이 들어왔죠.” 극장을 팔라는 제안은 지금도 들어온다. 바로 옆 조흥은행 터를 매입한 이가 광주극장도 매입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광주극장 주변으로 옛 건물들이 헐리고, 고층건물들이 들어서면서 극장 안에 들어오는 빛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아직은 환하지만, 모를 일이다. 인천의 미림극장을 비롯해 지방의 오랜 극장들은 대부분 재개발 때문에 존폐위기에 있다. 그래서 김 대표는 조흥은행 터 바로 옆에 있는 한 노포에 자주 들러 물어본다. 그 노포 마저 팔릴 경우 ‘완충지대’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광주극장은 영화 제목처럼 버텨내고 존재하고 있다. 10월마다 영화제를 열고, 시민간판학교를 열어 극장간판의 역사를 지키고 있다. 정기적으로 회고전도 연다. 옛날 영화를 상영하는 ‘월간 클래식’ 행사도 연다. 공연은 물론 영화와 관련한 인문학 강연도 기획하고 있다. 다양한 영화·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광주극장과 그 옆의 ‘영화가 흐르는 골목’은 지역 문화예술인과 마을공동체 운동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광주극장은 바로 옆 사택을 2015년 영화의집으로 리모델링해 격주로 영화모임을 연다. 광주극장의 간판장이 박태규 작가의 전시도 여기서 열렸다. 마당에서 매달 둘째 주 토요일 지역 소농들의 장터도 열린다. 그 앞쪽으로 인문사회과학예술 서점 ‘소년의 서(書)’가 있다. 서점을 세운 이는 임인자씨다. 인천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초·중·고를 나와 서울에서 살다, 2016년 광주에 정착했다. ‘변방연극제’ 예술감독 등 연극계에서 활동하다 지금은 서점 주인이 됐다. 서점 이름은 광주민중항쟁을 다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따왔다. 변방연극제를 운영하던 중 형제복지원 사건(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자를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일반 시민과 어린이를 불법 납치·감금하고 강제노역을 시키는 과정에서 구타, 성폭행 등 잔혹한 인권유린이 자행됐다. 그 과정에서 589명이 숨졌다)을 다룬 <살아남은 아이>(한종선·전규찬·박래군)라는 책을 알리고 싶어 서점을 열었다. 광주극장과 그 옆에 나란히 선 건물 1층의 비건 빵집 ‘빵과 장미’, 서점을 합해 임 대표는 ‘3합’이라고 불렀다. 기후 총파업을 할 때 빵과 장미가 일종의 플랫폼이 돼 사람들이 모였다. 영화 골목은 대안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아지트가 됐다. 임 대표는 “광주극장이 오랫동안 뚝심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의 역사와 영화,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공간인 이 골목이 살아남길 바랐다. “한국은 단절의 역사잖아요. 식민 지배와 전쟁, 개발로 모든 것이 파괴되고, 뒤엎어지고, 갈려졌죠. 이런 한국사회에서 100년을 이어간다는 건, 혼자가 아니라 함께 지켜간다는 건 그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향사랑기부로 광주극장 100년 지킨다 광주극장은 영진위로부터 연간 1억원의 재정지원을 받고, 광주시로부터도 연간 1억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극장의 정상 운영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영진위 지원금은 영화제 등 프로그램 운영에만 써야 한다. 극장 후원회원의 후원금도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모두 합해도 직원 8명의 인건비를 주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극장이 노후화돼 여름철마다 수해 피해를 보지만 시설 개선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관객도 코로나19 때보다 오히려 줄었다. 코로나19때 절반이 줄었다면, 지금은 다시 그 절반으로 줄었다. 광주극장의 전경과 상영관(아래) 주영재 기자 광주극장은 난국을 타개하고, 100년 주년까지 명맥을 지키기 위해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하기로 했다. 광주극장은 광주 동구청의 제안으로 고향사랑기부금 민간 플랫폼인 위기브와 함께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본인 주소지를 제외한 지역에 기부할 수 있는 제도로 기부자는 세액공제와 함께 기부금의 30%에 해당하는 가치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다. 10만원을 기부하면 100% 세액공제를 받아 전액을 돌려받는다. 김희선 광주시 동구 인구정책계장은 “광주 동구 기금운영심의위원회에서 광주정신을 담고 있는 광주극장을 후손에게 물려줄 극장으로 보존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기부금을 광주극장이 필요로 한 사업에 활용하고, 또 한편으로 관내 발달장애인 야구단을 후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시작된 기부금 모집은 현재 목표액 5000만원의 절반 정도를 채웠다. 광주 동구청은 일단 향후 3년간 광주극장 지정기부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계장은 “내가 기부한 돈이 어디에 쓰이고, 그 결과는 어땠는지 보여준다면 내년에도 계속해서 기부할 수 있는 좋은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면서 “답례품은 지역의 사회적 기업이 생산한 물품 위주로 구성했고, 지역예술인들의 작품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극장은 건물이 오래돼 손볼 곳이 많다. 모금액의 추이를 봐서 일단 첫 단계로 내부 안전성 검사와 좌석 교체를 할 예정이다. 신진아 광주극장 팀장은 “매년 여름 수해 피해를 보는데, 이런 곳을 먼저 보수할 계획이다. 외벽 도장을 새로 하고, 안전진단 등을 거쳐 일부 사무 공간에 남아 있는 석면 지붕도 철거한다. 좌석도 일부 교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향후엔 노후화된 영사기와 스피커, 건물의 냉난방 시설도 교체해야 한다. 건물의 원형을 보존해야 해서 오히려 비용이 더 드는 편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렇게 덧붙였다. “시민들은 대단히 많은 지지를 보내주셨지만, 공적 영역에서의 변화를 피부로 느낀 건 지금이에요. 이 공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지역의 문화자산이라는 자각을 하면서 광주 동구청에서 지원한 것이라고 봐요. 이렇게 손을 내밀어 주니 우리도 기운을 잃지 않고, 조심스럽게 100년이라는 극장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게 됐어요. 광주극장만이 아니라 지역의 존폐위기에 있는 극장들이 이런 방식을 통해서 지속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시네프리뷰]스위치-운명이 뒤바뀐 스타의 ‘인생극장(2023. 01. 06 14:17)
2023. 01. 06 14:17 연예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코미디를 표방한 만큼 아기자기한 이야기 사이에 깨알 같은 유머가 펼쳐진다. 하지만 이야기 구조나 인물, 심지어 특정 상황과 대사까지 과거 영화와 유사점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제목 스위치(Switch) 제작연도 2022 제작국 한국 상영시간 112분 장르 코미디, 드라마 감독 마대윤 출연 권상우, 오정세, 이민정, 박소이, 김준, 김미경 개봉 2023년 1월 4일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롯데엔터테인먼트 최고의 스타로 대접받고 있는 배우 박강(권상우 분). 세상 부러울 게 없는 그의 자존감은 하늘을 찌르지만 정작 주변에 솔직하게 마음을 나누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다. 크리스마스이브,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이자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하는 매니저 조윤(오정세 분)과의 술자리를 마친 후 얼큰하게 취한 그는 택시를 타고 귀가해 침대 위에 쓰러진다. 다음 날 아침, 박강은 오래전 헤어졌던 연인 수현(이민정 분)의 남편이자 개구쟁이 남매의 아빠 모습으로 눈을 뜬 자신을 발견하고 놀란다. 더구나 매니저였던 절친 조윤이 박강을 대신해 대스타가 돼 있다. 청천벽력같은 상황을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은 이전까지 살아왔던 인생과는 다른 갈래의 인생임을 깨닫게 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던 박강은 새로운 갈등에 휘말린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작품이다. 코미디를 표방한 만큼 아기자기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사이사이에 깨알 같은 유머가 펼쳐진다. 연예계 사정에 관심이 많거나 출연 배우들의 행보를 기억하는 관객들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면에서 성탄이나 세모에 더 어울릴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에 다소 늦은 개봉 시기가 아쉽다. 기교적 완성도와는 별개인 ‘작품의 가치’ 정작 이 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는 유감스럽게도 작품의 외부에서 포착된다. 제목과 초반에 주어지는 소극적 정보만으로는 인생이 뒤바뀐 두 남자의 상황을 병행해 넘나들며 진행되는 요절복통 소동극이 예상된다. 하지만 박강이라는 한 인물에게 전적으로 집중된 판타지 멜로로 전개된다. 이때부터 시작된 떨쳐낼 수 없는 꺼림칙한 의문이 영화 끝까지 유지된다. 영화가 끝난 후 시사회를 빠져나오는 자리에서 마주친 지인이 격앙된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이건 좀 심한데요. 그냥 <패밀리 맨>이네요.” 솔직히 필자도 영화를 보는 내내 같은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찰나의 ‘경험’을 통해 현실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는 보편적 주제야 충분히 답습할 수 있다. 문제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세세한 구조나 인물 구성, 심지어 특정 상황과 대사까지 유사한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실제로 인터넷상에는 개봉 전부터 비슷한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이 적잖게 발견된다. 애초 특정 작품을 리메이크했다는 선언이 공식적으로 전제됐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일이다. 비단 <스위치>의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질만능주의와 기회주의의 부작용 갈수록 기시감을 느끼게 되는 작품이 흔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다양한 형태로 증가하고 있는 영상매체의 범람과 혼돈 속에 진정한 의미의 ‘창의’에 대한 갈망과 가치부여는 먼 과거의 이야기가 된 듯하다. 일단 영화계 전반에 팽배한 상업주의가 가장 큰 원인이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관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입증된 성공작들을 흉내내는 안일함으로 타협된다. 어떻게든 큰 수익을 남기면 업적으로 대접받는 곳이 영화계다. 과거에 비해 표절이나 모방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드물어지고 엄중한 책임규명에 대한 잣대가 느슨해진 것 역시 또 다른 원인이라 할 것이다. 모든 것이 가볍게 소비되고 쉽게 잊히는 세태와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업계의 암묵적 협작이 공조해낸 짙은 음영이다.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고 쉽게 결론이 날 화두도 아니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도의 및 윤리와 맞닿아 있는 문제이기에 눈감고 덮어둘 수만은 없는 현상이다. 진위를 함부로 예단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안정효 소설을 영화화한 정지영 감독의 1994년작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에서 자신의 표절이 들통 난 시나리오 작가 병석은 이렇게 울부짖는다. “이것 하나만은 믿어줘. 나도 나 자신에게 속은 거야. 모든 게 내 창작인 줄 알았어. 나 임병석이가 할리우드 키드에게 속은 거야.” 결국 진실은 당사자 안에 있다. 끊임없이 윤회하는 ‘스크루지’ 패밀리 www.themoviedb.org 영화 당연히 가장 선배는 찰스 디킨스가 1843년 발표한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에 등장하는 에비니저 스크루지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오래전 죽은 친구 유령의 방문을 받은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은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여행하면서 이전에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다른 모습들을 목격하고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게 된다.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고전 중의 고전인지라 공식적인 영화화만도 수십 편에 이른다. 직·간접적으로 인용하거나 패러디한 작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요즘 관객들에게는 니컬러스 케이지가 주연한 <패밀리 맨(The Family Man)>(2000)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 중 가장 친숙하다. <패밀리 맨>도 1990년 발표된 제임스 올 감독의 <운명의 칵테일(Mr. Destiny)>을 원형으로 해서 재각색한 작품이다. 평범한 샐러리맨 래리(제임스 벨루시 분)는 어릴 적 야구 경기에서 범한 단 한 번의 실책이 인생의 판도를 바꿔놓았다고 후회하며 살아간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신의 생일, 자동차까지 고장 나 어쩔 수 없이 근처 술집에 들어선 그는 의문의 바텐더(마이클 케인 분)가 건네준 칵테일을 마시고 잠이 든다. 다음 날 아침 갑부의 삶을 누리고 있는 모습으로 깨어난다. 2015년 여름 개봉한 강효진 감독의 <미쓰 와이프> 역시 공개 직후부터 지금까지도 <패밀리 맨>과 비교되고 있는 작품이다.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고 굳게 믿는 변호사 연우(엄정화 분)는 교통사고 후, 저승사자들의 실수로 인해 한 달간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를 통해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이전까지의 삶이 얼마나 공허한 것이었는지 깨닫는다.
시네프리뷰
[방구석 극장전]현실의 뒤틀린 풍경과 ‘대면’하다(2022. 09. 02 11:30)
2022. 09. 02 11:30 문화/과학
바야흐로 영화제의 계절이다. 매주 국내 어딘가에서 영화제가 열린다. 한국에 영화제가 왜 이렇게 많냐는 푸념이 나올 법도 하다. 최근 몇몇 영화제가 한순간에 폐지되는 일도 있었다. 영화축제가 안착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필요한데 평가할 틈도 없이 지자체장의 교체만으로 다년간 쌓아온 노력과 성과가 증발해버리곤 한다. 하지만 정말 없어선 안 될 영화제들이 있다. 독립예술영화 중에도 비주류인 다큐멘터리에 꿋꿋이 정진해온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이하 ‘DMZdocs’)는 그중 첫손에 꼽을 만하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포스터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2022년 영화제는 포스터부터 의미심장하다. 영화축제와 무관해 보이는 흑백의 바닷가, 저 멀리 외딴 섬이 보이는 해변 풍경. 설명을 읽으면 순간 가슴이 철렁해진다. 제주의 무인도 ‘범섬’이다. 사진가가 서 있는 땅은 바로 ‘강정’ 해변이다. 우리가 어느새 기억에서 잊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는 싸우고 문제가 지속되는 그 땅의 사연과 ‘대면’하게 만드는 포스터다. 그해 영화제의 얼굴이라 할 포스터부터 DMZdocs는 여타 행사와 차별화된다. 다른 영화제들이 ‘온라인’-‘온택트’-‘메타버스’ 같은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미래 경향에 치우칠 때 유독 DMZdocs는 ‘대면’을 전면적으로 내세운다. 철저히 우리가 사는 세계의 기본인 접촉과 대면에 집중하려는 태도다. 유행을 좇는 대신에 우직하게 근본을 놓치지 않는 고집이다. 이는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장르의 원류와 통하는 방향이기에 DMZdocs의 정체성과 지향이 한눈에 드러나게 만든다. 영화제는 오는 9월 22일(목)부터 29일(목)까지 53개국 138편의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DMZdocs가 운영하는 OTT ‘VoDA’에서 그중 80여편을 온라인으로 소개하지만, 영화제 상영작들은 대부분 극장에서 관람하기에 최적화돼 있다. 현란한 고화질이나 특수효과가 아니라 지금 동시대 세계의 이면을 확인한다는 차원에서 첨단에 서 있는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소개하고픈 작품이 너무나 많다. 놓치면 다시 보기 힘들 기획들에 조금 더 애착이 간다. 국내외 다큐멘터리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마스터즈’ 부문은 명불허전 그 자체다. 캄보디아 킬링필드 생존자로 20세기 제노사이드의 역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이미지화해온 리티 판의 <에브리싱 윌 비 오케이>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21세기 버전 우화로 재탄생시킨 에세이 필름이다. 세르히 로즈니차의 <키이우 재판>은 동유럽 근현대사에서 현재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역사적 성찰 작업 최신판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 관련 전범재판 기록 필름을 발굴한 작업이다. 김동원의 <2차 송환>은 감독의 전작 <송환> 이후 남은 이들의 20여년 세월과 함께 미완의 분단모순 현실을 망각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다. ‘DMZ-POV’(영화제의 시선) 부문은 다큐의 쟁점과 경향에 집중한 기획이다. 이 부문 3개 기획전은 모두 학구열을 불태우지만, 특히 <오가와 신스케: 다큐멘터리가 수확한 것들>은 일본 거장 오가와 신스케의 대표작이자 세계영화사에 기록된 <산리즈카> 7부작을 온전하게 관람할 전무후무한 기회다. 회자되긴 하지만 전편(全編)을 다 본 이는 거의 없는 ‘환상’의 고전을 영접할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방구석 극장
여름 극장가, 가성비·가심비 다잡은 영화가 웃었다(2022. 08. 19 11:58)
2022. 08. 19 11:58 문화/과학
ㆍ한국영화 기대작 중 최후의 승자는? 지난 8월 10일 개봉한 <헌트>를 끝으로 여름 극장가 한국영화 기대작이 모두 선보였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에 따라 극장가가 2년여 만에 정상 운영된 터라 작품성이나 흥행에 대한 기대 또한 배가됐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각각 남우주연상(송강호)과 감독상(박찬욱)을 받은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이 잇따라 개봉했다. 국내 메이저 4대 투자 배급사의 텐트폴 영화(유명 감독과 배우,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여 제작해 흥행이 보장된 상업 영화)도 모두 시장에 나왔다. 텐트폴 영화는 <외계+인> 1부를 비롯해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다. 올여름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관객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최후의 승자는 어떤 작품이 될까. 올여름 극장가 현상을 한국영화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한산>과 <헌트> 누가 더 잘나가나 7월 27일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롯데엔터테인먼트)이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한산: 용의 출현>은 개봉 20일 만인 8월 15일 광복절에 600만 관객을 돌파했고, 8월 17일 현재까지 누적관객수는 631만622명이다. 올여름 극장가에서 선보인 한국영화 대작 4편 중 가장 먼저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10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같은 속도다. 추석 연휴까지 끌고 간다면 800만 안팎의 관객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여름 개봉한 전편 <명량>은 역대 최고 기록인 1760만 관객을 동원했다.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명량대첩 5년 전인 1592년 7월 이순신 장군(박해일 분)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학익진을 펼쳐 왜군을 무찌른 한산해전을 다뤘다. 280억의 순제작비를 투입한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탄탄한 서사와 압도적 스케일의 스펙터클한 영상·음향 등이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이순신이라는 영웅에 더해 한산해전은 우리 민족의 역사적 자긍심을 높여주는 사건 중 하나이기 때문에 대중이 기대를 했고, 전편 <명량>에 비해 신파성을 많이 거둬낸 점도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이순신의 인간적 고뇌와 함께 영웅적 위용을 효과적으로 구현한 전작 <명량>과 달리 <한산: 용의 출현>은 영웅서사를 해체했다”며 “이것이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인 동시에 흥행에선 전작에 비해 속도감이 떨어지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배우 이정재가 처음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한 첩보물 <헌트>(메가박스)의 선전은 놀랍다. 지난 8월 10일 개봉해 17일 현재까지 8일간 누적관객수 221만9437명을 기록했다.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서로를 간첩으로 의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었다. 당시 외신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화려한 액션 장면들은 인상적이었으나, 플롯 내용이 상당히 복잡하고 난해했다”(할리우드 리포트), “<헌트>가 그려낸 극중 캐릭터들의 쫓고 쫓기는 역학관계는 이정재와 그의 팀이 심사숙고한 기술들로 열심히 끌고 나갔지만, 화려한 액션 신에 비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버라이어티) 등 대체로 액션 신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를, ‘한국적 맥락’이 가미된 이야기의 난해함에 대해선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반면 국내 개봉 후 쏟아진 전문가들의 평가는 압도적으로 호의적이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씨는 “첩보장르에 필요한 스릴과 박력이 1980년대 상황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고 평가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이정재가 주연한 <오징어게임>의 후광 효과로 칸에 초청된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액션 장르에 충실한 웰메이드 영화”라며 “한국 배우가 영화감독으로 성공한 첫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사이사이에 서사의 헐거운 지점들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후반부 연거푸 터지는 폭탄과 총탄에도 좀처럼 상해를 입지도, 죽지도 않는 주인공들, 그리고 엔딩 신의 신파적 설정이 아쉽다. <외계+인>과 <비상선언>은 울상 초대형 SF 액션 블록버스터임을 내세우며 7월 20일 개봉한 <외계+인>(CJ E&M) 1부의 성적은 참담하다. <타짜>(2006)로 568만 관객을 동원하고 <도둑들>(2012)과 <암살>(2015)로 각각 1200만 관객을 모은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기에 더욱 의외의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순제작비 330억원이나 투입했지만, 누적관객수는 152만7731명. 손익분기점인 730만명에 한참 못 미친다. 200만명도 못 채운 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외계 소재의 영화를 시도하고 기술적 성취도 보인다는 호평도 있지만, 재미없고 산만하다는 혹평이 주를 이뤘다. 영화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8월 3일 개봉한 항공 재난영화 <비상선언>(쇼박스)의 전망도 어둡다. 개봉 후 이틀간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으나, 이후로는 한주 앞서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에 밀려나더니, 신작 <헌트>에도 추월당했다. <관상>(2013)과 <더 킹>(2017)의 한재림 감독과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영화 중반 테러범을 제압하기까지의 스토리는 탄탄하고 긴장감이 넘치지만 뒤로 갈수록 억지 신파가 극을 지루하게 만들었다는 평이 많았다. 한 마케팅 업체가 자사가 투자하지 않은 <비상선언>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안 좋은 입소문을 냈다는 ‘역바이럴’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언한 비행기의 사상 초유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제작비 260억원을 투입했다. 8월 17일 현재까지 누적관객수는 198만6423명이다. 티켓값 인상에 소문난 스펙터클 영화에 쏠려 내로라하는 감독과 배우들이 총출동한 텐트폴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했음에도 코로나19 이전 여름 극장가와 비교해 1000만 관객을 훌쩍 넘는 영화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뭘까.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관객이 가성비와 가심비를 따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매주 신작들이 개봉돼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다 보니 그중 한편 정도를 골라보겠다는 심리가 작동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런 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멀티플렉스영화관의 영화티켓 가격 인상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극장 영화 관람료가 인상됐다. 현재 2D 영화는 성인 기준 평일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이다. 특별관의 티켓 가격은 더 비싸다. 평일이라도 아이맥스(IMAX)관에서 영화를 보려면 2만1000원은 내야 한다. 4인 가족(어른 2인·청소년 2인)이 주말에 영화 한편을 같이 보고 팝콘, 음료까지 마신다면 10만원은 필요하다. 영화관이 가성비 좋은 가족 나들이 코스라는 이야기는 옛말이 됐다. 그만큼 관객들은 영화 선택에 깐깐해질 수밖에 없다. ‘입소문’이 더 중요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굳이 영화관에서 안 봐도 조금만 기다리면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애플tv+ 등 자신이 가입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다는 심리도 작동한다. 강유정씨는 “영화관을 찾을 때 기왕이면 오디오가 좋은 대형 스크린에서 봐야 영상미와 음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고, 머리도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오락영화를 우선순위로 고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 결과 국내영화로는 스펙터클한 해전 장면이 이어지는 <한산: 용의 출현>이, 외국영화로는 적의 미사일과 탑건 조종사들이 벌이는 공중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탑건: 매버릭>(롯데엔터테인먼트)이 흥행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은 36년 전 영화 <탑건>을 보고 자란 중장년층의 향수와 ‘탑친자(탑건에 미친 사람)’라 불리며 N차 관람까지 하는 팬덤에 힘입어 8월 17일 현재까지 누적관객 775만1962명을 모았다. ‘한국영화 빅4’보다 먼저인 6월 22일 개봉했음에도 8월 18일 현재까지 영화진흥위원회 예매율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맥스, 4DX 등 특수상영 포맷의 인기도 역대급이다. 한두 작품만 엄선해 보는 관객이 많다 보니 <탑건: 매버릭>의 식지 않는 열기가 한국영화 관객을 빼앗았다는 자조 섞인 짤도 돌고 있다. OTT로 36년 전 <탑건>을 다시 보는 시청자도 많다.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인 키노라이츠에 따르면, <탑건>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7월 통합 콘텐츠 랭킹 2위(7.2~29)를 차지했다.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 중임에도 <탑건: 매버릭>은 8월 17일부터 OTT와 IPTV 등을 통해 국내 서비스 중이다. <헤어질 결심> 재관람·밈 유행에 각본도 인기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CJ E&M)은 8월 17일 현재 누적 관객 183만명이 관람했다. 전 세계 평단과 관객들의 극찬을 받은 걸작이지만 국내 흥행 면에선 그다지 폭발적이지 않다. 하지만 N차 재관람 열풍이 불고, 온라인에선 영화 관련 밈(meme)까지 등장했다. 배우 박해일이 주연을 맡았다는 공통점으로 <헤어질 결심>에 나온 대사에 <한산: 용의 출현> 주제를 엮어 패러디한 대사가 온라인에서 유행 중이다. “조선이 그렇게 만만합니까?”, “마침내 왜구와 헤어질 결심”, “왜는 깊은 바다에 버려요” 식이다. 두 작품을 모두 본 사람이라면 웃으며 공감하는 댓글놀이다. 최근엔 정서경 작가의 <헤어질 결심 각본>이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영화는 해외 193개국에 선판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내년 초 열리는 제95회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출품작으로 <헤어질 결심>을 선정했다고 지난 8월 11일 밝혔다. 한국영화 중에는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이 부문에서 수상했다. 송강호에게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CJ E&M)는 국내 관객들 사이에 특별한 화제를 일으키지 못한 채 126만 관객을 모으고 스크린에서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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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다가오는 연말 안방극장 라인업은?
2024. 12. 20 17:34 문화/생활
다가오는 연말,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따뜻한 홀리데이 신작 라인업으로 얼어버린 마음을 녹여보는 건 어떨까? 온 가족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줄 감동적인 스토리까지 준비되어 있다. 넷플릭스 영화 <6888 중앙우편대대> 우리의 임무는 희망을 전달하는 것 6888 중앙우편대대 (The Six Triple Eight) 넷플릭스 영화 <6888 중앙우편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외에 파병된 유일한 유색인종 여성 부대의 용맹하고 감동적인 실화를 그린다. 자신들이 정확히 어떤 일을 맡게 될지도 모른 채 자원한 855명의 여성들은 머지않아 일생일대의 임무를 부여받는다. 바로 3년 동안 방치된 1700만 장의 전시 우편물을 분류하고 제대로 처리하는 작업이다. 이들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던 이 고된 작업을 주어진 시간의 절반만에 성공적으로 완료한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낯선 땅, 차별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하나가 된 이들이 수많은 우편물을 분류한 덕분에, 미국 병사들은 고국에 있는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 영화 <재즈맨 블루스>, <마디아 홈커밍> 등을 연출한 타일러 페리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넷플릭스 영화 <선과 악의 학교>, <더 프롬>의 케리 워싱턴이 6888 중앙우편대대를 지휘한 ‘채리티 애덤스 중령’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인종차별과 성차별,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도 명예로운 마음과 책임감으로 나라에 헌신한 이름 없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6888 중앙우편대대>는 오직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2월 20일 공개, 드라마·밀리터리, 미국, 2024) 넷플릭스 시리즈 <버진 리버> 새로운 영원의 여정이 시작된다 버진 리버: 시즌 6 (Virgin River: Season 6) 외딴 시골 마을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사랑과 갈등, 치유와 성장 그리고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서사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시리즈 <버진 리버>가 시즌 6로 돌아온다. <버진 리버>는 캘리포니아의 작은 시골 마을에 정착한 임상 간호사 ‘멜’이 버진리버 주민들을 만나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즌 6에서는 버진리버에서 만나 연인이 된 멜과 ‘잭’이 결혼을 준비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잭의 프러포즈로 시작된 두 사람의 로맨틱한 결혼 계획은 행복으로 가득 찰 것 같았으나, 멜의 아빠와 관련된 과거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멜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리즈 등의 알렉산드라 브레킨리지가 멜 역으로,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영화 <미라클 프롬 헤븐> 등의 마틴 헨더슨이 잭 역으로 돌아와 반가움 속에 극의 풍성함을 더한다. <버진 리버> 시즌 6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작은 마을 버진리버에서 펼쳐지는 잔잔하지만 반전 넘치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12월 19일 공개, 로맨스·드라마, 미국, 2024) 영화 <서울괴담> 도시를 덮친 괴이하고 기이한 이야기 서울괴담 (Urban Myths) <서울괴담>은 서울을 배경으로 복수, 욕망, 저주에서 시작된 죽음보다 더한 공포를 선사하는 괴이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 영화다. ‘괴담’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10편의 단편 영화를 하나의 영화로 엮은 옴니버스 형식의 <서울괴담>은 내가 사는 곳, 직장, 치과, 중고 거래, 핸드폰 등 현실과 밀접한 소재를 통해 공포감을 선사한다. 어두운 터널을 홀로 지날 때의 두려움, 옆집에서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다른 사람을 향한 그릇된 질투 등 다양한 형태의 공포를 다룬 <서울괴담>은 익숙한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미스터리한 순간들과 두려움을 기묘한 공포로 재탄생시킨다. 특히 ‘터널’, ‘빨간옷’, ‘치충’, ‘혼숨’, ‘층간소음’, ‘중고가구’, ‘혼인’, ‘얼굴도둑’, ‘마네킹’, ‘방탈출’ 총 타이틀을 달리하는 10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 기대를 높인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1에서 활약한 김도윤, <The 8 Show> (더 에이트 쇼)의 이열음부터, 이호원, 아린, 이수민, 정원창, 추소정, 설아, 이민혁, 이영진, 서지수, 셔누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배우들의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일찍이 관심을 끈바 있다. (12/20 공개 예정, 호러, 한국, 2022) MUST-SEE 또 다른 신작들 마음의 소리: 시즌 5(12월 20일 공개, 코미디, 한국, 2024), 돈 워리(12월 22일 공개, 코미디·드라마, 2018, 미국), 툼 레이더(12월 22일 공개, 액션·어드벤처, 미국, 2001)
주말&
공연 강국도 탐내는 국내 첫 장애예술 표준공연장, 모두예술극장의 1년
2024. 10. 15 15:21 문화/생활
참여와 공감으로 장애예술인과 함께 성장 장애인 관객도 꾸준히 증가 추세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이 개관 1주년을 맞은 모두예술극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모두예술극장 제공 “사각지대에 닫혀있는 분들을 위한 열린 공간.” 모두예술극장 개관 당시 극장 이름이 ‘모두’인 이유를 열림(ㅁ)과 닫힘(ㄷ)에 비유했던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은 “장애라는 새로운 문화의 가능성을 보았다”는 말로 1주년을 맞는 소회를 전했다. 국내 첫 장애예술 표준 공연장인 모두예술극장이 오는 24일 개관 1주년을 맞는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열린 개관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형희 이사장은 “서로 다른 몸 감각을 지닌 장애인 예술가와 비장예인 예술가가 윤리적, 예술적, 관계적으로 상호 동등한 태도로 협업하는 곳이 모두예술극장”이라며 “새로운 문화와 예술을 탄생시킬 수 있도록 장애 유형별 공연의 창작 노하우를 쌓고 접근성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 집중한 1년이었다”고 말했다. 모두예술극장은 올 하반기 공연장 가동률 91%를 넘기며 빠른 시간 장애 예술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1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배우가 함께 출연한 창작 뮤지컬 <푸른 나비의 숲>, 선천적 시각 장애인과 비장애인 배우들의 협업을 통해 세상과 사물을 다르게 인식하는 감각을 관객과 공유한 <어둠 속의 풍경>, 다운증후군 여성의 사랑과 독립을 담은 연극 <젤리 피쉬>, 발달장애 어린이를 위한 퍼포먼스 <모두의 클럽> 등 다양한 장애 유형을 아우르는 공연으로 극장의 정체성을 또렷이 하는 한 해였다. 모두예술극장은 장애예술인과 기술 스태프가 물리적 제약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조성된 극장으로 각종 배리어프리 공연에 최적화된 곳이다. 가변형 블랙박스 공연장은 무대와 객석 크기, 위치, 구조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전체 공간이 무단차로 이뤄져 이동 불편을 줄였다. 또한 분장실, 미팅룸, 라운지, 연습실 등 부대시설 또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마련해두었다. 공공적 의미를 담아 장애예술가의 접근성을 고려해 조성된 세계 유일의 공연장으로 국내외 탐방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점도 극장 직원들의 자부심이다. 극장운영부 오세형 부장이 지난 1년간의 성과와 하반기 공연 및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모두예술극장 제공 접근성 매니저를 통해 무대 지원 뿐만 아니라 각 유형별 장애인 관람객에게 제공한 서비스도 눈에 띄는 결과로 나타났다. 2023년 6%였던 장애인 관람객은 올해 8%로 늘어났다. 극장 측은 내년에는 10%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년의 성과를 보고한 오세형 극장운영부장은 “반복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관객의 수치를 늘리는 것보다 직접 매표하고 공연을 즐겨보며 장애예술문화를 향유하는 장애인 관객을 늘리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지난 1년간 “장애예술인의 창작·육성·교류 활동을 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고 성장해” 온 모두예술극장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보다 확장된 세계를 담은 기획 공연을 선보인다. 만성질환으로 운동성을 잃은 전직 프로 복서와 전직 댄서의 몸을 증강시켜 보여주는 에릭 민 끄엉 카스탱의 퍼포먼스 <삶의 형태(들)>, 헝가리 출신 50대 여성 무용수가 80대 노모와 함께 모녀 관계와 노화에 따른 관계 변화를 담아 펼치는 퍼포먼스 <마/더스>, 2023년 초연한 뮤지컬을 새롭게 다듬은 가족 뮤지컬 <푸른 나비의 숲> 등이 관객을 찾는다. 현재 모두예술극장에서는 23일까지 이어지는 모두예술주간행사 ‘모두스테이지 2024’가 한창이다. 각 분야 장애예술인과 단체들의 다양한 창작과 표현 방식을 담은 퍼포먼스와 워크숍, 강연 등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다.
비디오로 봤던 ‘청춘스케치’, 극장에서 본다…국내 최초 극장 개봉
2024. 03. 20 07:17 문화/생활
꿈과 사랑을 찾아 낭만과 불안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의 이야기, 영화 <청춘스케치>가 개봉 20년 만에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청춘스케치> 메인 포스터. 아트나인 제공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아트나인은 기획 상영전 ‘클래식나인(CLASSIC!9)’의 세 번째 작품으로 <청춘스케치>를 선정해 4월 1일 국내 최초 극장 개봉한다고 밝혔다. 1994년 미국에서 개봉한 <청춘스케치>는 국내에서는 비디오로 출시돼 X세대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개봉 20년 만에 극장 상영 소식이 알려지며 관객들의 기대가 뜨겁다. 주연을 맡은 위노나 라이더는 당시 <가위손>(1990), <순수의 시대>(1993), <처음 만나는 자유>(1999) 등에 출연하며 최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X세대 대표 청춘스타이자 90년대 대표 패션 아이콘이었다. 상대 배우는 <비포 선라이즈>(1996), <위대한 유산>(1998), <내 사랑>(2016) 등으로 로맨스 장인, 믿고 보는 배우로 손꼽히는 에단 호크로 <청춘 스케치>를 통해 두 사람의 리즈 시절을 감상할 수 있다. <청춘스케치> 스틸컷. 또한 ‘더 낵’(The Knack)의 ‘마이 샤로나’(My Sharona) 등 향수를 자극하는 삽입곡과 90년대 청춘들의 모습으로 끊임없이 바이럴되는 영화 속 춤을 추는 장면, 위노나 라이더의 패션 등 MZ세대들에게 트렌드가 된 90년대 모습들을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개봉 소식과 함께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아직 순수하고 어린 열망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난, 졸업식 당일의 유쾌함을 포착해 눈길을 끈다. ‘REALITY BITES’라는 영어 제목은 그들의 미래에 펼쳐진 녹록지 않은 현실을 암시하며, 90년대 청춘들은 어떤 낭만과 불안, 좌절과 희망 사이에서 방황했을지 궁금하게 만든다. <청춘스케치> 스틸컷. <청춘 스케치>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1998),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 등으로 알려진 배우 벤 스틸러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벤 스틸러 감독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에서도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맡으며 다재다능함을 뽐낸 바 있다. 최근에는 탄탄한 완성도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Apple TV+ 오리지널 시리즈 <세브란스: 단절>(2022)의 제작 및 연출을 맡아, 제74회 에미상 2개 부문 수상 및 14개 부문 노미네이트되며 감독으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명작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20년 만에 극장에서 다시 만난다
2024. 01. 24 07:48 문화/생활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포스터.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명작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가 20년 만에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아트나인은 기획 상영전 ‘클래식나인(CLASSIC!9)’의 올해 첫 번째 영화로 소피아 코폴라 감독, 빌 머레이·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3)를 선정해 2월부터 단독 상영한다고 밝혔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낯선 도시 도쿄에서 이방인이라는 공통점으로 가까워진 두 남녀, 밥(빌 머레이)과 샬롯(스칼렛 요한슨)이 며칠 간의 짧은 만남으로 영원히 잊지 못할 둘만의 추억을 갖게 되는 이야기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서정적이고 섬세한 연출과 두 배우의 호연으로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꼽힌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찾고 있지”, “불행하지 않은데 외로워” 등 삶과 사랑 안에서 모두가 느껴보았을 공허함과 쓸쓸함을 꿰뚫는 명대사와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욱더 깊게 만든 OST도 여전히 회자되며 사랑받고 있다.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스틸컷.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소피아 코폴라를 세계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작품이다. 2003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당시 신예 감독이었던 소피아 코폴라에게 감독상, 스칼렛 요한슨에게는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제76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제61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전 세계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당시 해외 언론은 “낯선 장소에서 유랑하는 영혼들을 향한 아름답고 서정적인 영화적 찬가”, “10년간 가장 인상적인 영화” 등 찬사를 보냈다.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모두의 인생 영화를 스크린으로 다시 불러오는 아트나인의 ‘클래식나인’은 올해 첫 번째 작품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을 시작으로 다채로운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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