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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15 건 검색)

피습테러 경험 책으로 펴낸 살만 루슈디 “글쓰기는 피해자 되기를 거부하는 방법”
2024. 10. 01 06:00문화
... 만든 혐오에 맞서기로 한다. 그는 “언어가 나의 칼이다”라며 “언어와 그 사용, 그러니까 글쓰기는 지금도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고, 세상에 참여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가장...
네이버 카페 1시간 가량 글쓰기·읽기 오류 “복구 완료”
2024. 09. 24 17:20IT
네이버 카페 고객센터에 올라온 공지사항 캡처 네이버 카페 서비스에서 24일 오후 1시간 가까이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네이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54분부터 4시51분까지 약 57분간 일부...
[정동길 옆 사진관] “글쓰기도 노동이며 우리는 ‘작가 노동자’입니다”
2024. 06. 26 17:58사회
작가노조 준비위원회 소속 작가들이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글쓰기도 노동이다” 작가노동자 선언 기자회견을 한 후 한 퍼포먼스에 ‘나도 글 쓰면서 살고 싶다’고 적혀 있다. 한수빈 기자...
정동길 옆 사진관작가코엑스국제도서전
[문화와 삶]요리와 글쓰기
2024. 06. 12 20:36오피니언
.... 20분 만에 내일의 밑반찬이 생겼다는 뿌듯함도 잠시, 오늘 하루도 공쳤다는 슬픔이 찾아온다. 글쓰기는 왜 매번 어려울까. 앉은자리에서 뚝딱 완성되는 기적은 평생 일어나지 않을 셈인가. 그럼에도...
문화와 삶오은

스포츠경향(총 27 건 검색)

‘중고거래 시장 활발’ 당근, ‘두 동네 글쓰기’ 기능 더해
2024. 12. 13 11:03 생활
중고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이 동네 두 곳에 판매글을 동시에 올릴 수 있는 ‘두 동네 글쓰기’ 기능을 도입했다고 13일 밝혔다. 당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판매글 작성 시 ‘같은 글 올리기’ 기능을 활성화하면 글쓰기 한 번으로 두 동네에 동일한 판매글이 게시된다. 해당 기능을 통해 게시글 작성 시간을 줄이고, 두 지역의 잠재적 구매자들에게 물품을 동시에 노출할 수 있어 판매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당근은 전망했다. 김결 당근마켓 중고거래실 리더는 “앞으로도 이용자들이 당근 중고 거래 서비스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당근만의 차별화된 편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제의 책] 글쓰기 원칙과 바루기 기술을 일러주는 ‘글쓰기 꼬마 참고서’
2023. 12. 17 13:38 생활
글쓰기 꼬마 참고서 ‘글쓰기 꼬마 참고서’(페이퍼로드)는 일명 ‘현장’에서 전승되는 ‘실전용 족보’를 다듬은 책이다. 저자 김상우는 이 책을 두고 “프로 기자들의 합작품이자 글쓰기의 대가들이 함께 만든 안내서”라고 말한다. 그들이 알려 주는 첫 번째 조언은 바로 ‘글에 쓸 소재 찾기’다. 글쓰기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글쓰기 강의를 듣는 것보다 의자에 앉아 펜을 잡고 쓰든 자판을 두드리든 글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 한 문장이라도 일단 써야 한다. 그러나 초보자에게는 ‘일단 쓰라’는 조언조차 버겁기 그지없다. 무슨 소재를 써야 할지도 모르는, 활자가 두렵고 앞이 캄캄한 초보자에게 ‘뭐라도 좋으니 쓰고 고민하라’는 조언은 공허한 메아리다. 그래서 이 책 1부 ‘글쓰기’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한다’는 예시를 저자가 직접 보여 준다. 1부의 13개 소주제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한다’는 간단한 설명을 아주 세밀하게 풀고 풀어서 완성됐다. 그만큼 친절하고 쉽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덕목이다. 글감 찾기, 적절한 소재 선별, 글을 쓰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 등 초보자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소한 정보들을 충실히 채웠다. 2부 ‘글 바루기’는 문장과 글을 정확하게 교정하는 세밀한 기술을 알려 준다. 이를 위해 신문기사, 보도자료, 안내문 등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에서 250개 예문을 선정했다. 그 예문 바로 밑에 저자가 직접 교정한 수정 문장을 덧달았다. 독자들은 책에서 배운 내용을 곧바로 복습·적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글을 쓰는 모든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당부 사항으로 본문이 끝난다. 특히 ‘배려하는 마음 가져야’는 글쓰기에서 윤리적인 성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여기서 저자는 “사소한 어휘, 별 것 아닌 듯한 문장 하나도 섬세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글에는 글쓴이의 논리력·어휘력· 필력이 압축돼 있다. 이증 어느 것 하나라도 흠결이 있으면 독자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글쓰기 꼬마 참고서’가 그 흠결들을 없애 줄 듯하다.
[화제의 책] 글쓰기 초보에서 벗어나 인생을 헤쳐가라!
2022. 11. 27 15:05 생활
신의 문장술 표지 “세상에, 이 사람은 어쩌면 이렇게 글을 잘 쓰지?” 남의 글을 보고 부러워하는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그런 시선에는 자신도 공감과 열광을 부르는 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을 쓰고 싶은 바람이 깔려 있다. 소박하게는 ‘그저 내 생각을 글로 제대로 표현할 수만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신의 문장술’(후미코 후미오 지음 / 한승동·한호정 옮김 / 교양인)은 이처럼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저자는 20여 년 동안 글을 쓰면서 삶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이 개발한 글쓰기 방법과 글쓰기가 인생에 끼치는 영향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자세히 들려준다. 한 예로 저자는 ‘버릴 것’을 전제로 쓰는 것 역시 의미가 있다며, ‘잘’ 쓰는 것보다 ‘다’ 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쓰고 버리기를 계속하는 동안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명확해지고, 이는 훗날 글을 두려움 없이 쓸 수 있는 ‘생각의 근육’을 길러준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고민들을 글로 써서 나의 언어로 변환하면 진짜 고민해야 할 문제를 대면하게 된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뚜렷한 목표를 세우게 된다”고도 이야기한다. 글쓰기 연습은 단순히 문장력을 키우는 과정이 아니라 낯선 일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여유와 자신감을 갖게 하는 훈련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글쓰기를 통해 타인을 단순화하지 않고 더 깊이 보고 인간관계에서 좀 더 유연해지기를 저자는 바란다. 이렇듯 이 책은 글쓰기 초보를 위한 안내서이자 글쓰기를 무기 삼아 인생을 헤쳐 나가는 법을 알려주는 생존 지침서다.
화제의 책
[화제의 책] 우리 아이의 미래 ‘말하기’와 ‘글쓰기’에 달려 있다
2022. 10. 30 14:01 생활
말 잘하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 표지 ‘문해력’ ‘공감 능력’ ‘소통 능력’ 등은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꼭 갖춰야 하는 삶의 기술이다. 하지만 이들 기술은 하루아침에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러기에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은 지금부터 기술 연마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 중 상당수는 눈을 떠서 잠이 들 때까지 스마트폰 등 각종 영상기기에 푹 빠져 산다. 그러니 소통 능력이 떨어지고 문해력도 낮을 수밖에 없다. 공감 능력은 더욱 기대하기 힘들다. ‘말 잘하는 아이, 글 잘 쓰는 아이’(백승권 지음 / 북루덴스)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온 책이다. 아이들을 ‘스마트폰’에서 구하고. 아이들에게 말하기와 글쓰기라는 ‘인생 마스터키’를 쥐여 주기 위해 쓰였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인문학과 기초과학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저자는 여기에 더해 더욱 본질적인 ‘인생의 열쇠’는 말하기, 읽기, 글쓰기 능력이라고 말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2004년 존 케리 대선후보의 지지연설을 통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정치인이 됐다. 또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와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 최고의 석학이나 기업가들도 글쓰기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이들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난관에 부닥뜨리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때 ‘뚜렷한 말하기’와 ‘탄탄한 글쓰기’는 그들을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사실 이런 생각은 대부분의 부모들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릴 적엔 책과 친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에 몰두하면서 책 읽기와는 담을 쌓는 자녀를 지켜보면 부모들의 가슴은 답답해진다. 아이가 독서량이 부족해 공부에 뒤처지고 교양 없는 무식자가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아이들이 꾸준히 책과 친해지도록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저자가 내놓는 해결책은 단순하다. 우선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읽게 하라’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의 수준에 맞지 않는 독서목록을 내밀기보다 만화든 학습참고서든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를 선택해 스스로 책을 고르고 실컷 읽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아이가 독서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소리다. 여기에 더하여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에 부모가 설명을 곁들이고, 슬로리딩과 낭독으로 흥미를 잃지 않게 하며, 이야기 바꾸기와 요약 등을 통해 아이가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놀이처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말을 한다’는 것은 자기 생각을 근거와 내용을 갖춰 표현하는 것이자 상대를 설득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말을 잘하려면 무엇보다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보다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정서와 이치에 맞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부모부터 아이와의 대화에서 자기 뜻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먼저 아이의 말을 마음과 영혼을 다해 듣고 공감해 주고 나서 의사를 전달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말을 잘하는 아이는 경청을 잘하는 부모로부터 나온다’는 저자의 얘기가 폐부를 찌른다. 한편 저자는 사람들이 글쓰기에 트라우마를 갖게 된 이유를 초등학교 일기 쓰기에서 찾는다. 선생님의 엿보기와 지적이 글쓰기를 위축시켰다는 얘기다. 아이가 처음 말을 배울 때 한 단어라도 입 밖으로 내면 부모는 발음의 정확성 따윈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말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즐거워하고 경이로움을 느낀다. 바로 그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글을 쓴 자체를 경이롭게 바라보며 칭찬하고 반겨야 한다. 아낌없는 칭찬은 아이의 글쓰기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하게 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전한다. 이렇듯 이 책은 말하기, 글쓰기, 책 읽기의 의미와 중요성에서 출발해 그 실행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한 뒤 그 내용을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한다.
화제의 책

주간경향(총 11 건 검색)

[양다솔의 기지개 켜기](24)글쓰기 강연 요청을 받고(2023. 06. 02 11:29)
2023. 06. 02 11:29 사회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서울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강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주제는 무려 글쓰기와 독서의 중요성이었다. 학교는 소위 강남 8학군이라고 불리는 곳에 있었고, 청중은 남자 고등학교 2학년생 400명이었으며, 대부분이 이과를 지망한다고 했다. 들을수록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은 점차 확신으로 변했다. 당장 다음날 강연을 앞두고 화면과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 머리카락을 쥐어뜯어도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막막한 마음에 학생들이 독서모임에서 읽는다는 도서를 살펴봤다. 전부 AI와 과학 기술에 관한 책이었다. 학생들이 직접 발행한다는 교내 신문을 읽어보기도 했다. 서울대 경영학과와 치의과에 합격한 선배들을 직접 찾아가 입시 관련 인터뷰를 하거나, 의대 모집 정원을 늘릴 조짐이 보인다는 기사를 전달하고 있었다. 다리미로 다린 것처럼 각 잡힌 글들이었다. 선생님께 요즘 국어 시간에는 무얼 배우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챗GPT를 사용해 작문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문제가 나에게 있었음을 알게 됐다. 내가 신인 수필작가가 아니라 AI 개발자나 구글 임원, 병원장이나 의학 교수여야 했다. 절대 풀 수 없는 문제를 받은 것 같았다. 글쓰기와 독서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강남 8학군에서 이과를 지망하는 남자 고등학생 400명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게임과 성적 말고는 없을 것이었다. 어쩌면 글쓰기와 독서는 이제 누구에게도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그걸 업으로 삼은 나도 마냥 즐겁지 않았다. 누구에게도 흔쾌히 권하기 어려웠다. 그러니 그것이 중요하다고 설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나는 2시간 정도 겨우 눈을 붙인 후 마치 편집증 환자가 만든 것 같은, 문장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흩뿌려진 발표 파일을 들고 학교로 향했다. 선생님은 친절한 미소로 나를 안내하며 학생들이 별로 집중하지 않더라도 개의치 말라고 일러주었다. 나 또한 웃으며, 그것이 나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답했다. 강단에 서자마자 그대로 말했다. 나는 목소리가 꽤 좋은 편이니 그 김에 한숨 자는 게 어떻겠냐고. 실로 내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추가 수면 시간이었다. 결국 나는 내가 이상하다는 얘기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평생 교복을 입어본 적이 없고, 당신들과 같은 나이엔 절에서 행자로 살았으며, 스무 살 때는 겁도 없이 무전여행을 떠났다고 말했다. ‘좋았어, 지금까지 잘 왔어. 앞으로 한 걸음도 삐끗하면 안 돼’라고 생각하고 있을 당신이 그 모든 길에서 삐끗했을 때 마주칠 사람, 당신이 두려워할 만한 선택의 총합체가 나일지도 모른다고 웃었다. 나는 별난 사람이었다. 사는 내내 그렇게 느꼈다. 그 어떤 곳에서도 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늘 시선을 샀고, 이상한 별명을 얻었고, 선생님에게 불려갔다. 아주 못하거나 아주 잘했고, 언제나 겉돌았다. 사람들은 나에게 질문을 쏟아내든지 화를 냈다. 나는 나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려고 애쓰거나, 혼자 있으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나는 대뜸 학생들 앞에서 내가 썼던 가장 이상한 글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딱 그들과 비슷한 나잇대에 썼던 글이었다. 중고나라에서 치마를 샀다가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경찰서에 찾아가 판매자를 신고하는 내용이었다. 그 글 속에서 나는 미친 듯이 화가 나 있다. 마구 욕을 하고 누군가를 향해 삿대질하며, 겁도 없이 정의를 외친다. 긴 낭독이 끝나자 갑자기 학생들이 박수와 환호를 했다. 나는 그들에게 물었다. 이걸 듣고 있었어요? 이어서 나는 이상한 작가들에 대해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한 세계에서도 가장 이상한 사람들. 너무 이상해 내 얘기를 꺼내놓게 만든 별종들. 그들이 이상한 정도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어서, 이런 나를 ‘이상함 주니어’ 정도로 전락시켜버린 사람들에 대해 말했다. J. D. 샐린저의 냉소,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 로베르트 발저의 고독에 대해 신나게 설명했다. 그들의 그 지독한 이상함이 어느 순간 얼마나 멋진지, 그 말도 안 되는 이상함이 나를 얼마나 자유롭게 해주었는지, 얼마나 큰 통쾌함과 위안을 주었는지 말했다. 그 순간 글쓰기와 독서가 전혀 중요하지 않을 400명의 학생 앞에서, 나는 비로소 내가 하고 싶은 강연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됐다. 그리고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는 모범적이고 아름다운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제 삶과 마찬가지로요. 저는 배움이나 교훈을 읽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 것이 글이라면 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아주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글들이 저를 쓰게 만들었습니다. 아주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었던, 나의 가장 이상한 점을 세 줄만 써주세요. 아직 깨어 있다면, 5분 동안 아무거나 써보라고 말했다. 나는 아무도 쓰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을 것이었다. 놀랍게도 곧 글들이 도착했다. 한 학생은 이렇게 썼다. “나의 가장 이상한 점은 나태함이다. 분명 한 시간 전에 숙제를 끝내겠다고 다짐했는데 어느새 유튜브 쇼츠를 보고 있다.” 마이크를 들고 그 글을 낭독하자 강당이 아수라장이 된다. 웃고 소리치는 소리가 공간 가득 울린다. 나는 말한다. “하나도 안 이상한데요. 안 이런 사람이 있어요?” 어떤 학생은 이렇게 썼다. “나는 원래 공부에 별 흥미가 없는데 요즘은 수학 문제 푸는 게 재밌다.” 학생들의 야유와 웃음소리가 또 한 번 파도처럼 강당을 채우고 지나간다. 나는 대답한다. “이건 자랑이잖아요. 다들 이상한 게 뭔지 몰라요?” 어떤 학생은 손을 들고 번쩍 일어나서, 방금 지은 구름에 대한 시를 낭독하기도 한다. 또 어떤 학생은 이렇게 쓴다. “그냥 나라는 존재가 가장 이상하다. 나 같은 사람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학생들은 웅성거리고 웃음을 터뜨린다. 이상함이 계속해서 도착한다. 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도착한다. 그 안에서 세 줄만 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마도 세 줄만으로 설명되는 이상함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 공간에 있는 모두가 잠시, 스스로의 이상함에 대해 생각한다.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적어도 세 줄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 그 무언가에 대해서.
양다솔의 기지개 켜기
[신간]흔적을 남기는 글쓰기(2020. 09. 11 14:30)
2020. 09. 11 14:30 문화/과학
글쓰기의 오랜 진화 여정 <흔적을 남기는 글쓰기> 매슈 배틀스 지음·송섬별 옮김·반비·1만9000원 고대에는 글을 쓰기 위해 활용한 양피지를 다시 쓰려고 원본 글이 지워진 자리에 새로운 글을 적기도 했다. 이렇게 이전 글 위에 새 글을 덧입힌 모습을 ‘팰림프세스트’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 팰림프세스트처럼 인간의 글쓰기란 언제나 이전의 흔적을 남기면서 진화해왔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인류의 법과 종교, 역사에도 글쓰기의 흔적들이 새겨졌다. 필사 행위가 공동체 의식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글을 읽는 인간의 뇌에도 변화가 일어난 점 등은 바로 이렇게 글쓰기가 사람들의 삶과 공동체에 영향을 미친 사례들이다. 유튜브와 음성검색이 일반화된 현대, 이제 글은 수천 년을 이어온 지배적인 정보전달 매체라는 지위를 급격히 잃고 있지만, 저자는 과연 미래에도 이 변화의 흐름이 이어질지 면밀히 들여다보며 답을 준비한다. 글쓰기라는 행위가 어떻게 될지, 앞으로도 필요할지와 같은 의문에 답하기 위해 먼저 돌아보는 것은 글쓰기가 지나온 오랜 진화의 여정이다. 하지만 단순히 글쓰기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서술하기보다는 현재의 문제의식과 공명하는 흥미로운 사례들을 중심으로 영감을 준다. 인류의 태곳적 생각의 틀을 담은 신화 속에서는 문자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살피기도 하고, 놀이와 문자의 상관관계를 넘나들면서 글쓰기가 계속해서 변하는 것이자 스스로를 부수고 다시 만드는 성격을 띠고 있음도 밝혀낸다. 이와 같은 여정을 쫓다 보면 문자와 인간의 추상 능력과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글쓰기가 권력을 휘두르는 매개로 역할을 다해온 역사를 지나 인쇄술과 모스부호, 그리고 지금 같은 디지털화에 이르기까지 기술과 매체의 개입으로 글쓰기가 어떻게 변모해왔는지도 두루 볼 수 있게 된다. ▲펭귄, 팀프러너가 되다 | 티모 레토넨 지음·김강현 외 옮김·착한책가게·2만4000원 공감과 소통, 협업능력,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한 기업가 교육을 지향하는 핀란드 티미아카테미아의 교육 이론과 철학,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중심에 두는 팀프러너(팀 기업가)는 어떻게 길러지는지 전한다.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 노명우 지음·클·1만5000원 사회학자인 저자가 캠퍼스를 벗어나 자영업의 세계로 뛰어들면서 분투한 기록을 담았다. 작은 동네 서점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책을 읽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기대와 달리 차가운 현실에 부딪히고 책 파는 기술을 연마한 시간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만화로 미리 보는 의대 신경학 강의 | 안승철 지음·뿌리와이파리·1만6000원 의대 교수인 저자가 신경학에 관해 쉽게 알리기 위해 처음 만화까지 그렸다.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선 저자는 뇌와 신경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그려서 몸과 정신의 작용을 더 깊이 헤아릴 수 있게 해준다.
신간
[신간]여성의 글쓰기(2019. 11. 29 15:30)
2019. 11. 29 15:30 문화/과학
ㆍ남성중심사회 여성의 언어 되찾기 <여성의 글쓰기> 이고은 지음·생각의힘·1만3800원 아이들이 모두 잠든 밤, 작은 등을 켜고 혼자 글을 쓰는 모습. 아이를 키우는 여성 작가들의 책 머리말에 자주 등장하는 풍경이다. “글쓰기는 여성에게 최적화된 노동”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글에서도 비슷한 모습은 또 한 번 드러난다. 비단 작가들뿐일까. 육아와 가사를 겸직해야 하는 이 땅의 많은 여성 직장인들은 집에 돌아와서도 늦은 밤까지 ‘투잡’을 해야 하는 굴레에 묶여 있다. 책은 글쓰기가 이런 여성의 현실에 잘 맞는 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지만 이에 그치지도 않는다. 아이를 낳고 기르기 전까지 글쓰는 일을 하던 저자도 육아 때문에 꼼짝없이 경력단절을 경험한 뒤 다시금 글쓰기 경력을 이어붙이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겪었다. 저자의 깨달음은 글쓰기가 특히 여성이 혐오와 소외의 시대에 맞서 자신의 언어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라는 데까지 이어진다. 스스로 ‘알파걸’이라고 믿었던 저자는 남성 중심적인 거대한 질서 아래에서 버티고 버텼지만 결국 임신과 출산, 육아 이후에는 무너지고 만다. 여성이라 겪는 고통을 그제야 피부로 느끼게 된 뒤 할 수 있는 일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것뿐이었지만, 한편으로 글쓰기만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이기도 했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을 둘러싼 문제 가운데서 스스로의 목소리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자신만의 언어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라는 점도 깨달았다. 남성의 언어로 가득한 이 사회에서 여성은 자신의 언어를 찾아 헤매야 하고, 글을 쓰는 법을 연마하면서 생활의 혼란에서 비롯된 질문의 해답도 하나둘씩 찾아갈 수 있다. 책은 이러한 깨달음과 함께 글감을 찾고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실용적인 기술도 알려준다. 자신의 목소리를 찾은 뒤에는 타인의 목소리까지 함께 담기 위해서다. ▲제4차 산업혁명 | 김문수 지음·북코리아·1만5000원 4차 산업혁명은 현대 문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신인류가 출현하고 신기술에 기반을 둔 초연결사회가 구축되면서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것. 책은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데이터와 팩트를 바탕으로 쉽고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사춘기 사전 | 박성우 지음·애슝 그림·창비·2만4000원 <사춘기 준비 사전>과 <사춘기 성장 사전> 두 권으로 이뤄진 사춘기 대비 안내서로, 사춘기 10대나 이들을 돌보는 부모세대 모두 사춘기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향하는 첫 번째 다리를 잘 건널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준다. ▲우리는 코다입니다 | 이길보라 외 지음·교양인·1만8000원 ‘코다(CODA·Children of Deaf Adults)’는 청각장애가 있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비장애인 자녀를 뜻한다. 수어(手語)로 옹알이를 하고, 소리보다 손과 표정을 통해 세상을 보는 법을 배우는 이들 ‘소리와 침묵 사이’ 경계인들이 자신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신간
[만화로 본 세상]‘미생’, 완생으로 나아가기 위한 글쓰기(2016. 02. 23 11:32)
2016. 02. 23 11:32 문화/과학
‘미생’의 작가 윤태호는 우리가 타인을 설득하기 위한 삶을 끊임없이 살아왔고, 또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오늘도 자신과 타인을 함께 설득해 나가야 하기에 우리는 언제나 완전하지 못한 ‘미생’이다. 박사과정생 시절의 첫 논문은 완성하는 데 6개월 가까이 걸렸다. A4용지 20여쪽 분량의 논문을 쓰기 위해 내 앉은키만큼의 책을 읽었고, 1910년대에 나온 신문과 잡지 5년치를 꼼꼼히 훑었다. 연구실에서 밤을 새는 일도 많았다. 학과사무실의 소파 위에 누워 자고 있으면 다음날 아침에 대학원생 조교들이 와서 깨우곤 했다. 그러니까 논문이라는 글쓰기는 온전히 내 ‘노오력’의 산물이었다. 논문을 학회에 제출하기 전에 선배와 지도교수께 보이는 것이 관례였기에 완성된 논문을 들고 선배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다. 나는 학회 심사에서 ‘게재’ 판정을 받을 자신이 있었다. 선배가 이런 훌륭한 논문을 쓰다니 네가 무척 자랑스럽다, 하고 말하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미리 고민했다. 내가 믿었던 것은 아마도 연구실에서 보낸 나의 ‘시간’이었다. 논문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온 지 30분 만에 선배의 호출이 왔다. 그는 내 눈앞에 논문을 내밀었다. 첫 페이지의 어느 단어에 붉은 동그라미가 선명했다. 그의 첫마디는 “너는 너의 논문에 스스로 설득이 됐니?”였다.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당황스러웠다. 내가 대답하지 못하자 그는 “그 동그라미 쳐둔 단어에 대해 좀 설명해 줄 수 있겠니?” 하고 재차 물었다. 읽어 보았으나 그 개념과 의미에 대해 쉽게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심지어 내가 왜 이런 단어와 문장을 썼을까, 나에게 다시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선배는 “너 스스로 설득이 안 된 논문에 무슨 가치가 있겠니?” 하고 말했고, 나는 “죄송합니다, 더 공부하겠습니다” 하고는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다. 연구실에 돌아와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6개월의 시간이 부정당한 것 같아서 서글펐고,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다. 그러다가 억지로라도 기분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컴퓨터의 전원을 켰다. 그리고 그날 나온 웹툰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논문을 쓰는 동안 웹툰을 보는 일은 거의 유일한 ‘낙’이었다. 그날은 마침 의 연재날이었다. 주인공 ‘장그래’의 삶을 나에게 이입하며 대학원생의 시간을 억지로 버텨나가곤 했기에, 당시의 우울함을 이겨내기에 꼭 맞았다. 그의 대기업 인턴생활과 나의 대학원생 조교생활은 닮은 데가 많았다. 윤태호 작가의 만화 의 한 장면. / 다음웹툰 우리가 기획서나 보고서를 쓰는 이유 스크롤을 휙휙, 내리다가 어떤 대사와 맞닥뜨렸다. “기획서나 보고서를 쓰는 이유가 뭘까요?” 말하자면 ‘글쓰기의 이유’에 대해 누군가 묻고 있었다. 장그래의 상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1. 설득해야 하니까. 2. 여러 사람을 설득해야 하니까. 3. 계속 여러 사람을 설득해야 하니까. ‘설득’, 선배에게 불과 10분 전에 들었던 단어와 다시 한 번 마주했다. 이상한 날이었다. 그동안 그 누구도 글쓰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오랜 시간 동안 글쓰기를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행위를 왜 하고 있는가에 대해 자의로든 타의로든 사유해본 바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몹시 복잡한 심정으로, 이전보다 훨씬 천천히 스크롤을 내렸다. 연구실에서 ‘미생’을 보며 울었던 그날 장그래는 바둑을 두던 연습생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자신이 둔 수에 대해 요즘 연구생들끼리 자주 두는 수입니다, 하고 설명한다. 그러자 지도교사는 “어차피 한 판의 바둑이라지만 바둑을 업으로 삼을 사람으로서 연구가 덜된 수를 실전에서, 그것도 연구생 리그에서 쓴다는 게 말이 되느냔 말이다. 너조차 설득이 안 된 수에 상대가 어떻게 반응하겠어?” 하고 묻는다. 그 부분에서 결국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다. 한 편의 논문이라지만, 글쓰기를 업으로 삼겠다는 한 인간이 스스로 설득되지 않은 단어를, 문장을, 그 무엇을 써낸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글쓰기는 온전히 설득의 행위였다. 내 인생의 가장 간절한 순간마다 ‘글쓰기’가 있었고, 그것은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초등학생 시절의 반성문부터 시작해 대학 입학을 위한 논술, 진학이나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 진급을 위한 기획서까지,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는 설득을 위한 간절한 글쓰기를 해 왔다. 수업시간 중 학생들에게 ‘간절한 글쓰기’에 대해 물었더니 누군가는 ‘고소장’을 쓸 때가 가장 그러했노라고 답했다. 판사님을 설득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했다고 해서 모두가 크게 웃었다. 어느 학생이 나에게 그러면 교수님은 어느 글쓰기가 가장 간절했습니까, 하고 물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퇴직한 아버지를 위해 썼던 편지”라고 답했다. 그간 못난 아들을 부양해온 아버지께 어떻게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정말이지 간절하게 썼다. 윤태호 작가의 만화 의 한 장면. / 다음웹툰 “계속 여러 사람을 설득해야 하니까”라는 말은 우리의 삶이 설득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타인과 관계 맺고 살아가는 모든 인간은 언젠가는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간절한 글쓰기를 해야만 한다. 그것은 곧 타인의 처지에 깊이 공감하고, 그의 처지에서 사유하는 일과도 다르지 않다. 스스로 먼저 설득되어야 한다는 말 역시, 자기 자신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설득해야 할 타인의 입장에 서 보는 일은 글쓰기의 핵심이 된다. 글쓰기는 타인을 대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자기 자신과 타인을 동시에 주체로 두고 사유할 수 있는 실천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문자의 배열을 넘어 ‘소통’으로 우리를 이끈다. 의 작가 윤태호는 우리가 타인을 설득하기 위한 삶을 끊임없이 살아왔고, 또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오늘도 자신과 타인을 함께 설득해 나가야 하기에 우리는 언제나 완전하지 못한 ‘미생’이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를 한다. 나의 온전히 못한 삶이 글쓰기를 통해 ‘완생’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얼마 전 의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연구실에서 을 보며 울었던 그날, 언젠가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게 된다면 의 39번째 에피소드를 반드시 함께 보고자 마음먹었다. 그리고 2013년에 첫 번째 제자들과 만난 이래 그 다짐을 계속해서 지켜오고 있다. 대학 강단뿐 아니라 그 어디에서든 ‘미생의 글쓰기’를 함께 나누려 한다. 의 두 번째 이야기 역시 그러한 성찰을 제시하고 이어나갈 수 있는 좋은 작품이기를 기대한다.
만화로 본 세상

레이디경향(총 8 건 검색)

[책 읽는 레이디] ‘글쓰기 수다’ 강원국·백승권의 ‘글쓰기 바이블’
2020. 09. 21 14:57 문화/생활
글쓰기 분야의 ‘어벤저스’가 모여 글쓰기의 모든 방법과 원리를 한 번에 짚어 주는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과 업무용 글쓰기 분야 최고 강사인 백승권이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글쓰기 토크를 진행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강원국 백승권의 글쓰기 바이블’(CCC )이다. 이 책은 글쓰기와 관련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지식’을 토크 형식으로 풀어낸다. 좋은 글의 원리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작성 방법과 사례를 제시해 실전 글쓰기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딱딱한 서술 방식이 아니라 친한 친구끼리 카페에서 수다 떨듯이 두 저자가 서로 주고받는 대화 형식으로 풀어낸다는 점이다. 강원국이 마구 질러대는 스매싱 공격을 하면 백승권이 기막힌 리시브로 받아내는 형국이다. 글쓰기에 관한 한 ‘전대미문의 수다’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일단, 써라’는 글쓰기를 위한 마음 준비에서부터 기본기까지, ‘글쓰기의 문 밖’에서 초조하게 서성거리는 초심자들을 배려하는 내용이다. 2부 ‘이렇게, 써라’는 실제 글쓰기 작업에 들어갔을 때 마주치는 모든 문제, 구성·표현·인용·퇴고 등 글쓰기의 환경에 대한 ‘FAQ’다. 3부 ‘이제, 쓰자’는 자기소개서를 비롯해 이메일, SNS, 블로그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실용글쓰기와 보고서·기획서·보도자료 등 업무글쓰기의 작성방법과 요령을 망라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해 작가 강원국은 “백승권 작가와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은 다 털어놓았다. 그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관한 모든 내용을 망라하고자 했다”며 “‘어느 글쓰기 수다가 이처럼 한 땀 한 땀 꼼꼼할 수 있을까?’ ‘이것을 벗어나는 내용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이걸 읽고도 글 쓰는 게 두려울 수 있을까? 적어도 나는 여태 그런 걸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강한 자신감을 전했다.
책 읽는 레이디
아빠와 함께 글쓰기…실력도 공감대도 쑥쑥
2011. 08. 02 17:53 육아/교육
누구보다 쉽고 재미있는 글을 쓰는 기자로 잘 알려진 아빠가 자녀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오디션’을 실시했다. 쉼 없이 제시되는 ‘미션’은 까다로웠고 평가는 신랄하고 냉철했다. 그리고 그 험난한 여정의 결과물을 엮어 책으로 펴냈다. ‘그렇고 그런’ 글쓰기 책과는 다르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초딩’과 ‘중딩’, 그리고 자녀들과 함께 작은 공감대를 쌓고 싶은 부모들을 위한 쉽고 재밌는 글쓰기 책이다. 그 외의 독자들이 읽는다면? 물론 무방하다. ‘말하기’와 더불어 ‘글쓰기’가 대세다. 서점에 가보면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지침서가 차고 넘친다. 저마다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글쓰기의 ‘달인’이 될 수 있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글쓰기 실력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다져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유용한 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것으로 되새김질해내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차근차근 다양하게, 그리고 반복해서 많이 써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일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당장 대입 논술 시험을 앞두고 있다거나 글짓기 대회에 나가야 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글쓰기 연습을 해야 할 필요가 있겠냐고 하겠지만, 사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매일 글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하며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좀 더 효과적으로, 좀 더 매력적으로 소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론은 꾸준한 글쓰기 연습을 통해 자신의 느낌과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글이란 이렇게 쓰는 것’이라는 규격화된 원칙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상상하고, 쓰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곡차곡 글쓰기 실력을 쌓아나가는 것이 좋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볼 때 마감에 대한 약간의 강제성만 주어진다면 가정에서 가족이 함께 모여 글쓰기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답을 학습하는 논술학원이나 글짓기교실에 비해 가족들과 함께라면 아이들이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엉뚱한’ 생각을 마음껏 전개할 수 있고, 자기 검열 없는 ‘날것’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이번 방학 동안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습을 시작하고자 마음먹었다면 지난 9개월간 꾸준히 글쓰기 훈련을 진행해온 이 가족의 노하우를 참고하길 바란다. 바로 「한겨레21」, 「씨네21」, 「ESC」 편집장을 거쳐 지금은 「한겨레신문」 문화·스포츠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고경태 기자네 가족이다. 20년 가까이 기자 겸 편집자로 글과 함께 살아온 고경태 기자는 현재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창의적 글쓰기’ 강의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수많은 이들에게 ‘매혹적인 글쓰기’를 지도해온 그가 실제로 자신의 자녀와 함께 글쓰기 활동을 하면서 또래 아이들의 가감 없는 모습과 특성을 생생하게 글로 남겼다. 자유롭고 솔직하게, 내 생각을 담은 글 이들 가족이 펴낸 「글쓰기 홈스쿨」은 지난해 4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총 35주 동안 진행한 글쓰기 연습의 결과물이다. 아빠가 매주 주제를 던져주면 아이들은 각자 생각하는 대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아빠는 두 아이가 쓴 글을 읽어보며 좋은 부분은 칭찬하고 문제점은 냉정하게 분석해 함께 대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말이 안 되는 글을 썼을 때는 말이 될 때까지 다시, 또다시 써야 했다. 글쓰기 연습이 진행되는 35주 동안 가족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전부 글감이 됐다. 길에서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반장 선거에서 떨어졌을 때, 세뱃돈을 받았을 때 등을 모두 글쓰기와 연결시켰다. 아이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글 한 편을 완성하는 날도, 온갖 핑계를 갖다대며 글을 쓰지 않으려고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날도 있었다. 그때마다 아빠는 한결같이 아이들의 글을 읽고, 돌려보내고, 또 읽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제가 2009년에 책을 낸 적이 있는데 그때 출판사와 논의를 하면서 또 다른 글쓰기 관련 책을 기획하게 됐어요. 그런데 워낙 관련된 책이 많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똑같은 내용을 하나 더 보탤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좀 더 현실적이면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형식을 고민하던 중 우리 아이들과 함께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마침 준석이는 중학생, 은서는 초등학생이니 연령대도 적당한 것 같았고요. 또 기억에 남는 영화 장면 중에 이런 게 있었어요. ‘흐르는 강물처럼’을 보면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글을 써오라고 해놓고 막상 써 오면 ‘절반으로 잘라 써오라’고 하고, 또 가져오면 ‘다시 절반으로 만들어오라’고 하면서 글쓰기 연습을 시키거든요. 눈여겨 봐뒀던 장면인데,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용감하게 시작하게 된 거죠.” 무관심했던 아빠, 아이들에게 ‘글’로 말 걸다 물론 100% 글쓰기 실력 향상에 대한 기대에서만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일하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정서적 교류는커녕 마주앉아 제대로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나날들이 계속되는 데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또한 작용했다. 고경태 기자는 맨 처음 책 제목을 ‘나쁜 아빠의 글쓰기 홈스쿨’로 제안했을 정도로 스스로 “나쁜 아빠였다”라고 고백한다. 회식에, 야근에 저녁 내내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 새벽에야 귀가하는 생활을 ‘규칙적으로’ 지속하는 아빠였다고.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들여다보니 어느새 두 아이가 훌쩍 커버렸다는 걸 깨닫게 된 것. 지금까지는 자신이 아이들과 놀아주지 않았지만 몇 년만 지나면 이제 아이들이 아빠를 외면하는 시기가 닥칠 것이고, 무관심했던 아빠와의 관계는 영영 이대로 삭막해질 거란 위기감이 들었다. 아이들이 아빠를 완전히 제쳐놓기 전에 얼른 아이들을 위한 뭔가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고민하던 중 찾아낸 해답이 바로 이 ‘글쓰기’였던 것이다. “그래도 글쓰기는 제가 잘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분야니까요. 영어나 수학 같은 교과목은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받을 수 있고 또 엄마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는 편이지만 글쓰기는 그렇지 않잖아요. 아빠가 준석·은서에게 꼭 해줄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9개월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대단했구나 싶기도 해요. 말이 쉽지 일주일에 글을 한 편이라도 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에요. 그런데 그걸 매주 최소 서너 편씩 받고, 또 제 마음에 들 때까지 다시 써오라고 하고,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고 그랬죠. 아이들이 비교적 순순히 따라와준 게 고맙네요.” “사실 아빠가 계속 잘 쓸 때까지 다시 써오라고 하면 짜증도 나고 막막할 때가 많았어요. 한번은 자고 있는데 밤 12시에 깨워 새벽 2시까지 마감을 마치도록 하신 적도 있어요. 계속 쓰다보니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니까요. 아빠가 책을 내신 적이 있어서그런지 눈이 높은 것 같아요.” (은서) 하지만 그래도 정해진 답이 없어 더욱 힘들었을 글쓰기 연습을 충실히 따라와준 아이들이 고맙고 기특하기도 하다. 주말마다 교과목 공부보다 글쓰기에 매달려 있는데도 한 번도 날선 목소리를 내지 않고 지켜봐준 아내 또한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조력자였다. 글쓰기 연습을 통해 한발 더 다가간 가족 TV도 마음껏 보지 못하고, 글쓰는 게 어려워서 머리도 쥐어뜯고, 가혹한 아빠의 잔소리도 견뎌야 했지만, 그래도 9개월간의 글쓰기 연습이 아이들에게 마냥 힘들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자신들이 쓴 글을 보고 누군가 “잘 썼다”라고 칭찬했을 때는 스스로가 무척 자랑스럽고 으쓱했으며 글쓰기 덕분인지 시험에서 서술형 문제를 모두 맞히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은서). 행여나 책 때문에 유명해지는 건 원치 않지만 그래도 15세 청소년으로서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책을 출간했다는 사실도 뿌듯하다(준석). 긍정적인 변화는 원고지 위에서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 내에서도 나타났다. 무엇보다 글쓰기 연습을 진행하면서 예전에 비해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아빠와 아이들 모두 만족스럽다. 아빠의 ‘불시 검문’과 계속되는 ‘빠꾸’에 눈물 흘린 적도, 급기야는 다툼을 벌인 적도 있지만 그래도 아빠도 두 사람 글을 보느라 오히려 귀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고맙다는 마음도 든다(준석). “물론 몇 달 간 이렇게 했다고 해서 갑자기 ‘나쁜 아빠’에서 ‘좋은 아빠’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부족하나마 아이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는 것을 큰 성과로 삼고 싶어요. 글을 통해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요즘 아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가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있었거든요. 실제로 초반에는 매번 놀라운 발견, 또 새로운 발견의 연속이었어요. 특히 준석이가 처음 쓴 글을 보고는 무척 놀랐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중학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제가 몰라볼 만큼 성큼 자라 있더라고요. 이런 아이가 내 아들이었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아빠로서 그동안 그만큼 내가 참 무심했구나 하는 것도 깨달았고요.” 평소 얼굴을 맞대고는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던 아이들이 글 안에서는 누구보다 재미나고 수다스러운 화자가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펼쳐보이고, 또 아빠는 그 글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발견하고 이해하게 됐다는 점에서 글쓰기 훈련이 이 가족에게 미친 영향은 엄청나다. 글쓰기 연습의 결과물들이 블로그와 사이트, 책을 통해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터라 책임감을 갖고 다소 엄격하게 진행한 면도 없지 않지만 글 속에 흘러넘치는 아이들의 즐거운 이야기들을 보고 있으면 사실 맞춤법이나 논리 전개의 완성도 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글쓰기를 하면서 아빠랑 예전보다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글 잘 못 썼다고 혼날 때도 많아서 오히려 조금 멀어진 것 같을 때도 있어요(웃음). 그래도 꾸준히 글을 쓰면서 실력이 좋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재밌게 쓰는 방법이 조금 생긴 것 같기도 하고요. 음, 글쓰기 연습한 것에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92점 정도? 8점은 자다가 일어나서 쓸 때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뺐어요.” (은서) “좋은 글이 갖춰야 할 요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이 잘 들어 있는 글이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자기만의 언어로 분명한 시각을 담아내야죠. 아이들에게 지도를 하면서 그 점을 가장 많이 강조했어요. 두 녀석 모두 눈에 띄게 글을 잘 쓰게 됐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보인 것 같아 기쁘고 대견한 마음이 드네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우리의 추억 9개월간의 글쓰기 연습을 통해 두 아이는 각자 글쓸 때 자신의 특성과 장단점도 파악하게 됐다. 논리적이고 신중하게 글을 전개하는 준석과, 창의적이고 재치 넘치는 표현이 살아 있는 글을 쓰는 은서. 규칙적으로 진행하던 연습은 끝났지만 앞으로 지금까지 다져온 실력을 살려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살린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볼 생각이다. 일단 그동안 힘들었으니까 한동안은 좀 쉬고 말이다. 고경태 기자는 특히 초등학생, 중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들에게 함께 글쓰기 연습을 진행해볼 것을 권한다. 글쓰기 실력의 개선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평소에 몰랐던 아이들의 면면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니면 글쓰기를 가족 간에 즐거운 대화를 이어나가는 하나의 놀이 방법으로 여기고 시도해봐도 좋을 듯하다. 거창하게 고민할 것 없다. 생활 속에서 일어난 소소한 소재들을 갖고 과감하고 멋대로 써보라고 하면 된다. 그리고 그 영광의 결과물들은 소중히 간직해두길 바란다. 예쁘게 제본을 해서 나만의 특별한 책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언젠가 아이들이 그 책을 들춰보며 자신들의 어린 시절을, 부모와 함께 나누었던 공감의 순간들을 꺼내 삶의 활력으로 삼을 수 있게 말이다. 아마도 억만금으로도 살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원상희 ■장소 협조 / 구로구립 글마루 한옥어린이도서관(02-2611-1543) ■참고 서적 /「글쓰기 홈스쿨」(고경태, 한겨레출판)>
토론과 글쓰기에 강한 아이 만들기
2011. 03. 04 15:55 육아/교육
3월, 새 학기가 시작됐다. 이런저런 학업 준비로 바쁜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봄을 맞아 열리는 각종 토론과 글쓰기 대회다. 대회를 통해 아이의 수준을 가늠해보고 동시에 입상까지 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마음. 하지만 토론과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능력이 아니기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비단 대회 대비용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의 전반적인 학습 능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토론과 글쓰기는 평소에 꾸준히 연습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에 꾸준히, 생활 속에서 글쓰기 감각 익히기 Practice 1 책, 영화 내용 창의적으로 표현해보기 평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자신의 생각을 요약하거나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자. 육하원칙에 따라 사건을 다시 배열한다거나 만화, 기사, 광고문 등 다양한 형태의 글로 표현해보도록 하자. 아이의 어휘력,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은 물론 글의 맥락을 쓸 때 올바른 순서와 강약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Practice 2 글감은 생활 속에서, 충분한 토론 후 글쓰기 글쓰기 대회는 보통 한 가지 주제를 주기도 하지만 서너 가지 주제 중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아이가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주제를 글감으로 정해 편안하게 글쓰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때문에 경제, 사회, 철학 등 어려운 이슈보다는 학교생활, 친구, 가족, 연예인, TV 프로그램 등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주제로 삼는 것이 효과적이다. 글감을 선택했다면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에 나온 주요 이슈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 다음에 본격적인 글쓰기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토론 과정을 통해 글쓰기에 앞서 중심 내용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Practice 3 신문 다양하게 활용하기 대부분의 신문 기사는 논리적 완결성을 갖춰 아이의 글쓰기 실력을 직·간접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제목 짓기나 표현법을 활용하고 싶다면 헤드라인을 훑어보고 아이가 좋아하는 관심 기사를 정독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 신문사의 입장을 표명하는 사설보다는 사회 저명인사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회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적은 칼럼, 오피니언의 기고, 시론과 같은 글이 아이의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논설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사회 이슈가 되는 칼럼이나 글을 읽어보고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 내용을 요약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보도록 하자. Practice 4 바른 글씨체 연습하기 글씨체가 엉망이라면 글의 내용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채점자로부터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 때문에 성의 없게 글씨를 쓰거나 날려 쓰지 않도록 연습을 시켜둘 필요가 있다. 자음과 모음의 길이를 같게 맞추고 글자와 글자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붙여 쓰며 받침은 작게 쓰는 것이 심사자들에게 안정감 있는 인상을 준다. 평소에 글씨를 쓸 때 한 글자 한 글자 의식하면서 또박또박, 정해진 시간 안에 정자로 쓰는 연습을 꾸준히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제 잃지 말고 기승전결에 맞게, 실전 글쓰기 노하우 Step 1 평범한 제목은 금물, 호기심 줄 수 있는 감성적인 제목 짓기 수많은 작품 중 심사위원들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바로 제목이다. 따라서 제목만 보고도 심사위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너무 평범하게 쓰거나 주어진 주제를 그대로 쓰기보다는 자신이 느낀 점을 솔직하게 함축하는 문장을 만들어 다른 작품들과는 차별화된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Step 2 서론|주제와 동기 밝히고 참신하게 이야기 전개하기 서론은 글쓴이가 쓰고자 하는 글의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글의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주제에 걸맞은 의성어, 의태어, 혹은 속담이나 격언 등으로 시작하면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 이때 빼놓지 말아야 하는 것은 왜 이 글을, 왜 이 주제로 쓰게 되었는지 동기를 쓰는 것이다. 독후감이라면 책 내용이나 특징을 요약해서 소개하거나 지은이, 주인공의 소개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 읽고 난 후 느낀 인상적인 장면이나 기억에 남는 특정 구절을 인용해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논술대회 또한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된 이슈, 누구나 알 수 있는 주제 속 인상 깊은 장면이나 명언 등을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Step 3 본론|단순한 나열 피하고 강약 조절하는 읽기 포인트 주기 글의 핵심 내용이 드러나는 본론 부분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책의 줄거리, 느낌 등을 단순하게 나열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단순 나열보다는 글의 흐름에 강약을 주는 ‘읽기 포인트’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독후감이라면 주인공이 결정적 상황에서 한 특정 행동이나 중요한 선택을 나 자신과 비교해본다거나, 주인공의 행동이 다 옳다고 넘기지 말고 자신의 주관적인 의견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 필수다. 논술의 경우에도 감동적인 부분을 보다 강조할 수 있는 단어로 강한 표현과 부드러운 표현을 적절히 섞어가며 쓰는 것이 좋다. Step 4 결론|자신의 생각 담아 인상적으로 마무리 결론 부분은 생각을 매듭짓고 글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부분이다. 시간에 쫓겨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결론 부분에서는 글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을 적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깨달은 점, 본받을 점 등을 자신의 느낌이나 다짐으로 연결시켜 인상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활발한 대화 통해 토론 능력 키우기 Practice 1 일주일에 한 번 가족 토론 시간 갖기 우선 집 안의 눈에 띄는 곳에 게시판을 만들자. 신문과 잡지 등에서 좋은 글이 있으면 수시로 오려 붙여두고 그 내용을 소재로 삼아 토론을 하다 보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주제를 정해 이야기하는 데 익숙해질 수 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온 가족이 모여 토론 시간을 갖도록 하자. 아이와 토론을 할 때는 아이의 의견에 맞장구치며 질문을 던져야 쉽게 의견을 끌어낼 수 있다. 토론 주제는 개인 신상에 관한 화제를 시작으로 시사 문제나 국제적 흐름으로 점점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좋다. Practice 2 흥미있는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 해보기 아이와 함께 도서관이나 서점을 방문해 책을 읽고 아이가 관심 있어 하거나 감동받은 책을 바탕으로 생각과 의견을 설명하게 하자. 아이의 흥미를 자극하고 표현력까지 기를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객관적으로 말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좋은데 ‘내 생각에는’이라든가 ‘내가’로 시작되는 주관적인 말하기부터 시작해 발전시켜 나간다. 아이가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고 줄거리를 말하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원인과 결과를 정확하게 갖추어서 말하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책의 이야기를 바꾸어 이야기해보는 것도 아이의 상상력과 사고력, 순발력과 재치 있는 말하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Practice 3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스피치 대회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스피치 연습은 다른 사람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도록 도와준다. 가족과 친구들 등 편안한 사람들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스피치의 기본이 되는 ‘3분 스피치’는 말하기의 효율성을 높이는 훈련이다. 말하기의 내용보다 구성과 조직이 중요하므로 말할 내용을 원고에 적지 않고 최대한 머릿속에서 정리해 3분간 말하게 하자. ‘5분 스피치’는 먼저 5분 동안 특정 전문 분야에 대한 발표를 한 뒤에 옆에 사람이 다시 재정리해 요약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복잡한 주제를 자신의 말로 풀어 남을 이해시키는 작업을 통해 말하기의 설명력을 높일 수 있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 / 오서경(한우리독서토론논술 책임연구원)>
글쓰기 대회에서 인정받는 글쓰기 비법
2010. 06. 10 16:37 육아/교육
ㆍ머릿속 생각들을 원고지에 펼쳐봐요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아이들이 갈고 닦은 글솜씨를 뽐낼 수 있는 각종 ‘글쓰기 대회’가 한창이다. ‘글쓰기’ 능력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요즘, 아이들은 대회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보고 자신감을 얻고자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이에 수상을 목표로 대회에 참가하지만 생각처럼 좋은 글이 써지지 않아 고민하는 아이들도 많을 터. 이런 자녀를 둔 엄마들을 위해 글쓰기 대회에서 인상적인 글을 쓸 수 있는 몇 가지 특별한 연습 방법을 소개한다. <대회 나가기 전, 집에서 준비하는 글쓰기> Secret Solution 1 생활 속 ‘글감’ 찾기 글쓰기 대회에서는 한 가지 주제를 제시하기도 하지만 대개 서너가지 주제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쓰게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어떠한 주제를 골라 글을 풀어나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부터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글의 주제는 생활 속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이 좋다. 아이가 생생하게 느낀 점들을 스스로 확장·정리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깊이가 드러나는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글쓰기 대회를 앞두고 경제, 철학, 사회와 같은 이슈를 주입시키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보다는 학교생활, 친구, 가족, TV 프로그램 등 친숙하면서도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아이가 자발적으로 글쓰기를 진행하도록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Secret Solution 2 충분히 토론할 것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글감’한 가지를 선택했다면 부모가 함께 ‘글감’을 두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한다. 책, 영화, 드라마 등에서 나온 ‘글감’과 관련된 이슈들을 중심으로 충분히 생각을 확장시켜본다. 아이들은 이러한 토론 과정을 통해 글쓰기에 앞서 중심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된다. Secret Solution 3효과적인 신문 활용 전반적인 사회 이슈를 짚어볼 수 있는 신문 읽기는 대회 출전을 앞두고 글쓰기 실력을 높이는 데 무척 효과적인 활동이다. 신문을 통해 글의 논리적 완결성을 갖추고 제목 작성법과 표현법 등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회 저명인사 및 각 분야 전문가들의 칼럼과 시론 등을 눈여겨보면 논설문 쓰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 Secret Solution 4 책·영화 등의 이야기를 재구성해보기 평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본 후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요약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휘력 및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은 물론, 글을 구성할 때 적절히 순서를 배치하는 능력과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일어난 사건을 육하원칙에 따라 다시 배열해보기, 만화·기사·광고문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해보기, 주인공의 성격에 맞는 어휘 찾아보기 등이 있다. Secret Solution 5 또박또박 글씨 연습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은 글쓰기 대회에서도 통용된다. 정성스러운 글씨체는 보는 이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 물론 내용이 우선인 것은 사실이지만 엉망인 글씨로 작성된 글은 채점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따라서 글쓰기 대회를 앞두고 자음과 모음의 길이를 비슷하게 맞추거나 받침을 균형적으로 맞춰 쓰는 등 정자 쓰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실전! 글쓰기 대회 작성 노하우> 글쓰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전체적으로는 말하고자 하는 목적을 정확히 제시하면서 한눈에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기승전결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 신경 쓰도록 한다. Secret Solution 1 제목 / 감성을 담아 함축적으로 글쓰기 대회에 접수된 수많은 작품 중 심사위원들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은 바로 제목이다. 따라서 심사위원들에게 제목만으로도 ‘읽어보고 싶다’ 혹은 ‘좋은 내용일 것 같다’는 인상을 남기도록 해야 한다. 너무 평범하거나 주제를 그대로 가져다 쓴 제목은 지양할 것. 자신이 느낀 점을 솔직하면서도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제목이 돋보인다. 읽는 이에게 호기심을 줄 수 있게 풍부한 감성을 담은 제목도 좋은 선택이다. Secret Solution 2 첫 부분 / 주제를 담은 참신한 출발 글의 첫머리는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주제에 걸맞은 의성어 및 의태어 혹은 속담이나 격언 등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왜 이 글을, 왜 이 주제로 쓰게 되었는지’ 동기를 밝히는 것도 필수. 독후감이라면 책의 내용이나 특징을 요약해 소개하거나 지은이 및 주인공 소개로 시작해도 괜찮다. 읽고 난 후 느낀 인상적인 장면이나 기억에 남는 특정 구절을 인용해 시작하는 것도 눈길을 끌 수 있다. 논술 대회라면 신문·방송에서 보도된 이슈, 누구나 알 만한 명언이나 주제 등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전개해도 좋겠다. 이때는 자신의 느낌, 반대되는 주위의 의견, 역사적 의의 등 객관적 사실을 접목시키는 방법도 활용해보자. Secret Solution 3 중간 / 흐름을 따라 강약 조절 대부분의 아이들이 중간 부분에 책의 줄거리, 자신의 생각과 느낌 등을 단순히 나열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내용을 전개하는 중간 부분에는 강약을 주는 ‘읽기 포인트’를 주는 것이 핵심이다. 독후감이라면 주인공이 결정적 상황에서 한 특정 행동이나 중요한 선택을 자신과 비교해볼 수 있다. 주인공의 행동이 다 옳다고 넘기지 말고 자신의 주관적 의견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해본다. 예를 들어 「장발장」에서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빵을 훔치지 않고 대신 식당에서 일을 해 주린 배를 채우겠다’는 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더하는 것이 방법이다. 또, 논술문과 같이 주장을 내세우는 글이라고 하더라도 강한 표현과 부드러운 표현을 적절히 섞어가며 쓰는 것이 좋다. Secret Solution 4 끝 / 자신의 생각을 담아 인상적인 마무리 글쓰기를 하다 보면 시간에 쫓겨 혹은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해 성의 없이 글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글의 매듭을 잘 짓는 것은 완성도 측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글의 마지막에는 전체적인 느낌을 정리하되, 포인트가 될 만한 창의적인 이야기 및 느낌을 엮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주제와 관련해 깨달은 점, 가장 기억에 남는 점, 자신의 각오 및 다짐 등을 정리하는 방법 등을 추천한다. 엄마들이 꼭 알아두고 실천해볼 ‘첨삭의 기술’ 글쓰기 실력을 쌓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식의 글을 자주, 여러 번 써볼 것을 권한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것만으로 끝을 낼 것이 아니라 그 글을 통해 자신의 장점과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보완해나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한데, 글쓰기 전문가가 아닌 엄마가 아이의 글을 보고 고쳐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가 좀 더 깔끔하고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다듬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효과적이면서도 손쉬운 ‘첨삭 기술’을 익혀놓도록 하자. 1 글의 형식과 구조를 확인한다 먼저 글의 구조를 보고 ‘글 전체 흐름이 주제와 들어맞는가’, ‘서론·본론·결론의 분량은 적당한가’, ‘서론·본론·결론은 제 기능을 하고 있는가’를 확인한다. 우선 ‘단락’은 생각의 단위이므로 한 단락 안에 너무 많은 내용을 넣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며 단락을 정리한다. 만약 지나치게 한 단락이 길 경우에는 단락을 두세 개로 나누고, 짧은 단락은 몇 개를 모아 하나의 단락으로 만들면 된다. 특히 글을 쓰기 싫어하는 아이일수록 분량을 채우기 위해 일부러 단락을 많이 나누는 경향이 있는데 이야기의 흐름과 형식이 일치하도록 단락을 조정해준다. 또 단락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은 일관된 내용으로 잘 연결되어 있는지와 단락 간 연결의 관련성도 정확하게 짚어본다. 2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점검한다 대부분의 글쓰기 대회는 글의 분량을 제한하고 있으며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주요한 채점 요인 중 하나다. 따라서 대회를 앞두고 원고지에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 부호 등을 신경 써서 연습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자주 틀린다면 교과서 문장을 그대로 원고지에 옮겨 써보게 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불필요한 접속사나 조사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거나 문단 나누기를 어려워 한다면 이 부분에 대한 원고지 수정법도 함께 일러준다. 내용 전개상 쓸데없는 표현과 중복된 표현은 과감히 삭제하고 필요한 내용만 쓸 수 있게 지도한다. 이때는 아이의 교과서를 참고해 학년에 맞는 단어와 문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아두면 쉽다. 3 글의 전체 내용을 살핀다 글쓰기 대회 심사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수려한 문장력이 아니라 ‘주제에 맞게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가’이다. 아이의 글이 두서없이 산만하게 전개되어 있다면 글의 구조를 도식화시켜 보여주는 것이 좋다. 이 과정을 통해 글의 전체적인 흐름이 안정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 또 사례를 제시하는 경우 주제와 들어맞지 않거나 개인적인 이야기로 글이 흘러가기 쉽다. 따라서 사례는 설명을 위한 보조적 수단이라는 점을 알려주며 주제와 직접적 관련이 없거나 전체 분량에 비해 사례가 너무 많다면 빼도록 한다. 4 주어와 술어를 일치시킨다 아이들은 자주 주어와 서술어가 맞지 않는 문장을 쓰곤 한다. 가장 흔히 범하는 실수가 ‘왜냐하면’ 다음에 ‘때문이다’가 아닌 ‘~이다’ 등으로 끝을 맺는 것이다. 문장이 길어질수록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긴 문장들을 적절히 끊어주도록 한다. 짧고 간략한 문장이 짜임새 있게 연결될 수 있도록 신경 써서 첨삭해준다. 5 소리 내어 읽어보게 한다 수정된 내용은 아이가 직접 다시 써봐야만 효과가 있다. 틀린 문장을 교정한 대로 옮겨 적어보게 하고 보완할 부분이나 뺄 부분을 가감해 글을 완성시키는 과정을 밟도록 한다. 최종 원고를 큰 소리로 읽어보면 자연스럽게 문장의 구조를 익힐 수 있어 효과적이다. <■ 글 / 이연우 기자 ■ 사진 / 원상희 ■ 취재 도움 / 오용순(한우리 독서토론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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