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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425 건 검색)

“농사짓겠다고 남은 젊은 애들이 걱정이야” [남태령을 넘어①]
농사짓겠다고 남은 젊은 애들이 걱정이야” [남태령을 넘어①]
2025. 01. 07 06:01경제
.... 논 1만평 콤바인 작업에 300만원, 트랙터는 300만원, 이앙기는 150만원, 모판 작업에 300만원… 벼농사는 물꼬 관리를 빼고는 거의 모든 농작업이 기계화, 서비스화됐다. “농사가 자기 인건비 벌어먹기요....
2025 신년기획
“농사는 사회운동이다” “모두가 농부가 되어야 한다” 오세아니아 청년 농부들은 말했다
농사는 사회운동이다” “모두가 농부가 되어야 한다” 오세아니아 청년 농부들은 말했다
2024. 11. 25 06:00사회
... 사람들과 나누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그는 습관처럼 말했다. 무료로 농사일을 가르쳐주는 OMG 농장은 유기농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오클랜드 청년 농업인들에게 중요한 교육...
[금요일의 문장]농사짓는 것, 농산물 포장하는 것
[금요일의 문장]농사짓는 것, 농산물 포장하는 것
2024. 11. 21 20:49문화
..., 농사짓는 사람이라는 부분보다 농산물 파는 사람이라는 부분을 더 강조하는 게 아닌가 싶다.” <농사연장>(상추쌈) 귀농한 저자는 농사짓는 것을 배우는 것보다 농산물 포장재를 찾고 이를 포장하는...
금요일의 문장
추석 맞아 고향 농사일 돕던 20대 여성, 농기계에 깔려 참변
추석 맞아 고향 농사일 돕던 20대 여성, 농기계에 깔려 참변
2024. 09. 17 17:57사회
...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은 20대 여성이 농사일을 돕다 농기계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은 17일 경북소방본부와 경찰을 인용해 전날 오후 4시19분쯤 청송군 안덕면 한 과수원에서 농약...

스포츠경향(총 84 건 검색)

올해도 외국인 농사는 풍년인데··· KT와 운명의 3연전 앞둔 NC, 5강 문턱이 너무 높다
올해도 외국인 농사는 풍년인데··· KT와 운명의 3연전 앞둔 NC, 5강 문턱이 너무 높다
2024. 09. 09 16:16 야구
NC 카일 하트. NC 다이노스 제공 NC 맷 데이비슨. NC 다이노스 제공 NC는 KBO 리그 전통의 외국인 명가다. 이번 시즌도 외국인 선수 활약은 남부럽지 않다. 카일 하트가 역대 외인 최초 ‘투수 4관왕’을 노리고 있고, 맷 데이비슨은 홈런왕 레이스를 독주 중이다. 에릭 페디 홀로 빛났던 지난 시즌과 비교해도 종합적인 기여도로 따지면 올 시즌이 더 나아 보일 정도다. 그러나 주축들의 부상 불운 속에 이번 시즌 NC의 5강 가능성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좌완 에이스 하트는 9일 현재 평균자책(2.31)과 삼진(169), 승률(0.867) 등 3개 부문에서 리그 1위다. 평균자책점 2.98의 롯데 찰리 반즈, 각각 161삼진과 160삼진을 기록 중인 키움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헤이수스, 그리고 마무리 투수이면서 10승을 거둬 승률 0.833을 기록 중인 KT 박영현 등 부문별 경쟁자들이 있지만 하트가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면 1위를 지킬 공산이 크다. 여기에 다승은 시즌 13승으로 삼성 원태인(14승)에 이어 단독 2위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하트가 평균자책과 삼진, 승률 1위를 지키고 다승왕까지 차지한다면 2011년 KIA 윤석민 이후 첫 투수 4관왕에 오른다. 공식·비공식을 합쳐 이제껏 3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윤석민 외에 1996년 한화 구대성이 다승과 평균자책점, 승률에 구원까지 4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해태 선동렬은 1989~1991년 3시즌 연속 다승, 평균자책점, 삼진, 승률 등 4개 부문 1위를 기록했지만 당시만 해도 삼진 부문 시상을 하기 전이라 ‘비공식 4관왕’으로 올라있다. 데이비슨의 후반기 질주도 무섭다. 지난달 31일 SSG전부터 지난 4일 키움전까지 4경기 연속 홈런을 쳤고, 지난 7일 삼성전 다시 홈런을 때려내며 최근 7경기 동안 5홈런을 몰아쳤다. 이날까지 42홈런으로 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한때 무섭게 쫓아오던 KIA 김도영(35홈런)과 격차를 벌리며 사실상 홈런왕을 확정 짓는 분위기다. 데이비슨은 리그 최고의 홈런 타자인 걸 감안하더라도 많아 보였던 삼진까지 후반기 들어 크게 줄였다. 전반기만 해도 타석당 삼진율(K%)이 26.7%이었는데 후반기만 따지면 21.9%에 그친다. 9월 들어서는 17.6%까지 내려갔다. 34타석에서 6삼진만 당했다. 하트와 데이비슨이 투타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지만 NC는 이날까지 9위에 머물고 있다. 최근 10경기 6승 4패로 늦바람을 내고 있지만, 지난달 11연패 타격이 너무 컸다. 16경기만 남았는데 5위 KT와 승차가 4.5경기다. 10일부터 수원에서 이어지는 KT 3연전을 쓸어 담아야만 5강 진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형편이다. 외국인 선수가 전력의 절반이라고 하지만 이들의 활약에만 기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번 시즌 키움과 롯데는 외국인 선수 3명의 전체 활약을 따지면 오히려 NC보다 더 나은 수준이지만 막상 성적은 썩 좋지 않다. 최하위 키움은 5강 탈락이 사실상 확정적이고, 8위 롯데 역시 5강 문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시즌 외국인 농사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지은 롯데와 NC, 키움이 나란히 8, 9, 10위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월드컵 4강vs자식 농사’ 안정환 “결 다르지만 자식이 타는 게 더 기쁠 것” (선넘패)
‘월드컵 4강vs자식 농사’ 안정환 “결 다르지만 자식이 타는 게 더 기쁠 것” (선넘패)
2024. 08. 28 15:43 연예
채널A ‘선 넘은 패밀리’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안정환이 월드컵 4강과 자녀의 성공 중 하나만 택하라는 질문을 받는다. 30일 방송하는 채널A ‘선 넘은 패밀리’ 48회에서는 안정환, 이혜원, 유세윤, 송진우가 스튜디오 MC로 자리한 가운데, 방송인 샘 해밍턴, 피터, 로빈이 패널로 출연해, 사이판,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랑스로 선 넘은 패밀리들의 생생한 현지 소식을 함께 지켜보며 깨알 참견과 정보를 곁들이는 현장이 펼쳐진다. 이날 안정환은 샘 해밍턴을 향해 “요즘 기분 좋은 일이 많다고 들었다. 첫째 윌리엄이 아이스하키 상을 쓸어 담고 있다던데?”라며 가족의 근황을 묻는다. 샘 해밍턴은 “최근에 나간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황금 스케이트까지 받았다”고 밝힌 뒤 ‘아들 바보’ 미소를 짓는다. 이혜원 역시 “(윌리엄이) 소질이 있나 보다”라며 칭찬하는데, 송진우는 갑자기 안정환에게 “만약 아이들이 뭔가 성과를 이뤄내면 월드컵 4강보다 더 기쁠 것 같은지?”라고 돌발 질문한다. 당황한 안정환은 순간 멍한 표정을 짓다가, “결이 다를 수 있지만 자식이 타는 게 지금은 더 기쁠 것 같다”고 ‘아빠 모드’를 가동한다. 이를 지켜보던 유세윤은 “월드컵 4강은 너무 센 거 아니냐? 16강 정도로 해주자”라고 ‘안정환 지킴이’로 나서 모두를 폭소케 한다. 뒤이어 ‘사이판 패밀리’ 김채현X스캇 부부가 등장해 스튜디오 출연진들과 반갑게 첫 인사를 나눈다. 2년 차 신혼부부인 두 사람은 “사이판에서 프리다이빙 강사 겸 투어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면서 “가이드가 있어야만 갈 수 있는 MZ들을 위한 사이판의 히든 스폿 투어를 선보이겠다”고 밝혀 MC군단의 격한 환호를 자아낸다. 특히 안정환은 “나와 딱 어울린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안긴다. “사이판에 이런 곳이 있었냐”라는 MC군단의 감탄을 연발케 한 김채현X스캇 부부의 사이판 히든 스폿 투어는 30일 오후 9시 40분 방송하는 채널A ’선 넘은 패밀리’ 48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샘 해밍턴, 자식 농사 大성공 “아이스하키 대회 우승+황금 스케이트” (선넘패)
샘 해밍턴, 자식 농사 大성공 “아이스하키 대회 우승+황금 스케이트” (선넘패)
2024. 08. 28 09:57 연예
샘 해밍턴 인스타그램 채널A ‘선 넘은 패밀리’ 샘 해밍턴이 첫째 아들 윌리엄의 놀라운 아이스하키 실력을 자랑한다. 30일(금) 밤 9시 40분 방송하는 채널A ‘선 넘은 패밀리’ 48회에서는 안정환, 이혜원, 유세윤, 송진우가 스튜디오 MC로 자리한 가운데, 방송인 샘 해밍턴, 피터, 로빈이 패널로 출연해, 사이판,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랑스로 선 넘은 패밀리들의 생생한 현지 소식을 함께 지켜보며 깨알 참견과 정보를 곁들이는 현장이 펼쳐진다. 채널A 제공 이날 안정환은 샘 해밍턴을 향해 “요즘 기분 좋은 일이 많다고 들었다. 첫째 윌리엄이 아이스하키 상을 쓸어 담고 있다던데?”라며 가족의 근황을 묻는다. 샘 해밍턴은 “최근에 나간 2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황금 스케이트까지 받았다”고 밝힌 뒤 ‘아들 바보’ 미소를 짓는다. 이혜원 역시 “(윌리엄이) 소질이 있나 보다”라며 칭찬하는데, 송진우는 갑자기 안정환에게 “만약 아이들이 뭔가 성과를 이뤄내면 월드컵 4강보다 더 기쁠 것 같은지?”라고 돌발 질문한다. 당황한 안정환은 순간 멍한 표정을 짓다가, “결이 다를 수 있지만 자식이 타는 게 지금은 더 기쁠 것 같다”고 ‘아빠 모드’를 가동한다. 이를 지켜보던 유세윤은 “월드컵 4강은 너무 센 거 아니냐? 16강 정도로 해주자”라고 ‘안정환 지킴이’(?)로 나서 모두를 폭소케 한다. 뒤이어 ‘사이판 패밀리’ 김채현X스캇 부부가 등장해 스튜디오 출연진들과 반갑게 첫 인사를 나눈다. 2년 차 신혼부부인 두 사람은 “사이판에서 프리다이빙 강사 겸 투어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면서 “가이드가 있어야만 갈 수 있는 MZ들을 위한 사이판의 히든 스폿 투어를 선보이겠다”고 밝혀 MC군단의 격한 환호를 자아낸다. 특히 안정환은 “나와 딱 어울린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안긴다. “사이판에 이런 곳이 있었냐”라는 MC군단의 감탄을 연발케 한 김채현X스캇 부부의 사이판 히든 스폿 투어는 30일 오후 9시 40분 방송하는 채널A ’선 넘은 패밀리’ 48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뮌헨 1년치 농사 김민재, 4주만에
뮌헨 1년치 농사 김민재, 4주만에
2024. 08. 08 05:50 축구
한달 유니폼 매출, 전시즌 훌쩍 김민재 | 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 효과’로 한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독일 매체 TZ의 6일 보도에 따르면, 미하엘 디데리히 바이에른 뮌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한국 투어에 대해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었지만, 그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유니폼 판매량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디데리히 CFO는 “지난 4주 동안 한국에서 판매한 유니폼 수가 지난 시즌 전체 판매량을 넘어섰다”며 “상품과 굿즈 측면에서 이번 투어는 역대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한국 방문은 창단 124년 만에 처음이었다. 구단은 5일간의 짧은 일정 동안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 팬미팅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TZ는 “센터백 김민재가 클럽 마케팅에 큰 역할을 했다. 그는 고국인 한국에서 국민 영웅으로 대우받는다”라고 전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은 “거리로 나갔을 때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은 적이 없었다”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마티스 텔도 “한국인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친절했다. 사람들은 나를 알아보고 영어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줬다”며 감동한 모습을 보였다. 디데리히 CFO는 한국 방문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하며 “너무나 좋은 시간이어서 눈물을 글썽이며 떠날 뻔했다”고 말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한국 방문 기간 서울 시내 중심가에 김민재, 마누엘 노이어, 토마스 뮐러가 등장하는 대형 광고 배너를 설치해 화제를 모았다. 구단은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 팬 300여 명을 초청한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주간경향(총 10 건 검색)

“물 나온다 하믄 자다가도 벌떡…올 농사 어쨔쓰까”(2023. 02. 24 11:16)
2023. 02. 24 11:16 사회
댐의 만수위선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나무와 흙이 구분해준다. 지난 2월 16일 전남 화순군 동복면의 동복댐은 만수위선에서 한참 아래에 물을 담고 있었다. 눈대중으로 20m는 돼 보인다. 지금은 취수구 높이를 수위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데, 쓰지 않는 2차 댐 당시 취수구는 물 밖으로 10m 가까이 올라와 있었다. 1985년 준공된 동복댐은 1971년 1차, 1981년 2차 댐으로 단계적으로 커졌다. 지난 2월 20일 전남 화순군 백아면 와천리의 제 2망향정에서 바라본 동복댐 상류의 모습. 과거 수몰된 와천마을의 다리가 보인다. / 주영재 기자 물가에 계단이 보였다. “저수율이 22%까지 내려가니까 1~2차 댐 때 쓰던 시설이 저렇게 드러난 거죠.” 2월 16일 만난 최하열 동복댐 관리소장이 말했다.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세계 곳곳에서 강과 저수지 바닥에 있던 유적이 드러났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동복댐에선 옛 관리소의 흔적이 나타났다. “갈수록 가뭄과 폭염이 심해지잖아요. 우리나라도 벌써 그런 나라에 포함된 것 같아요. 2020년엔 비가 그렇게 많이 내려 엄청난 피해를 주더니, 또 이렇게 가물어 피해를 주고. 일기를 예측할 수 없으니 댐을 관리하는 입장에선 굉장히 부담이 됩니다.” 상수도댐은 지자체 관할이라 동복댐도 광주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운영한다. 이서천과 남천, 동복천, 길성천, 내복천 등 주변 5개 하천이 동복댐에 흘러든다. 동복댐 상류를 찾았다. 창랑적벽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물이 저 멀리 후퇴해 가늘게 흐르고 있었다. 댐이 만들어지면서 수몰된 와천마을 실향민들의 그리움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인근의 제2 망향정에서 보는 풍경도 비슷했다. 가뭄이 심할 때만 드러나는 옛 마을의 다리가 보였다. 바닥을 드러낸 동복댐 상류 동복댐은 광주시 수돗물을 60% 정도 공급한다. 나머지는 주암댐에서 감당한다. “동복댐이 하루 25만~30만t 공급했죠. 광주 전체로 보면 하루 50만t 정도 쓰고요.” 평상시의 일이다. 지금은 가뭄으로 거꾸로 주암댐에서 70% 정도를 공급하고, 동복댐은 30% 정도를 공급한다. 주암댐이 동복댐의 4.5배 정도 커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동복댐의 유효저수량은 9200만t이다. 현재 저수량은 2200만t이다. 지금 추세가 계속되면 공급 가능한 일수는 120일 정도다. 아무 조치가 없다면, 6월 초에는 공급이 끊길 수 있다. “그래서 영산강 물을 끌어쓰기 위해 비상관로를 설치하고 있어요. 3월 중 완성될 텐데 하루 5만t 정도 받을 수 있습니다. 동복댐 상류에서 지하수 관정도 뚫으려 계획 중입니다. 지하수가 어느 정도 양인지는 확인해봐야 합니다.” 1월 말까지 38공을 착공했고, 4월 말부터 하루 1만~2만t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여차하면 ‘사수’까지 끌어다 쓸 계획이다. 사수는 댐이나 저수지의 취수구 아래에 있는 물을 말한다. 동복댐 물을 취수해 지하관로로 12㎞ 떨어진 용연정수장에 보내는데, 취수할 수 있는 물의 한계가 만수위에서 144m 아래다. “그 밑의 물은 이용할 수 없는 물이라고 해서 사수라고 하죠. 비상시에는 사수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지만 얼마나 투자 대비 효과가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물을 취수구에 넣으려면 수중펌프를 설치해 물을 끌어올려야 한다. 수중펌프를 설치할 바지선도 있어야 한다. 바닥에 있는 물이라 수질 상태도 점검해야 한다. 사실 이 지역 물 사정은 지난해 초부터 좋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중순 동복댐의 저수율이 46% 정도였다. 이것도 평년보다 적은 수준이다. 최하열 소장은 10년 이상 동복댐에서 일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한 60% 정도는 있어야죠. 이렇게 저수율이 낮은 건 댐이 생긴 이후 처음이에요. 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비가 오는 장마철을 두고 봐야죠.” 최 소장은 댐에 물이 차려면 장마철에 100㎜ 이상씩 몇 차례는 와야 한다고 말했다. “비가 한 번에 많이 오냐 조금씩 오냐에 따라서 차이가 크죠. 조금씩 오면 땅에 스며드니 유입량 쪽에선 비가 한 번에 많이 오는 게 좋지만 그러면 또 호우 피해가 있을 거잖아요. 그래서 50~100㎜씩 여러 번 와 주는 게 가장 좋습니다.” 지난 2월 17일 찾은 전남 완도군 노화읍의 한 식당 앞에 물탱크 두 개가 놓여 있다. / 주영재 기자 기상청이 지난 1월 18일 발표한 ‘2022년 연 기상가뭄 발생 특성’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남부지방 기상가뭄 발생일수는 227.3일로 1974년 이후 역대 가장 지속됐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이 281.3일을 기록하며 심각한 상황이다. 이 지역의 최근 1년간 누적강수량은 896.3㎜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적은 양이다. 최근 6개월간의 누적강수량은 395.5㎜로, 평년의 66.8% 수준에 불과하다. 남부지방 가뭄은 지난해 봄철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이 많아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어지면서 시작됐다. 여름철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서로 좁게 발달해 강수가 중부지방에만 집중됐다. 태풍도 비껴가면서 충분한 물을 공급받지 못했다. 물이 부족해지면서 지난해 3월부터 완도 등 전남 도서 지역에서는 제한급수를 시작했다. 광주시는 올해 3월 제한급수를 시작하려 했는데 5월로 일단 연기했다. 1월 중순 비가 한 번에 38㎜ 정도 온 덕분이다. 광주 시민이 물 절약에 한마음으로 동참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광주시는 ‘가뭄 극복 생활 속 20% 물 절약’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수돗물을 줄여 사용할 경우 최대 13%의 요금을 감면해주는 인센티브 제도도 시행 중이다. 절수율은 주마다 집계한다. 2월 2주째에 전년 동월 대비 9.3%를 기록했다. 대체로 6~8%를 기록하고 있다. 적극적인 시민 참여의 성과다. 변기 수조에 벽돌 넣기, 계량기 수압 조절 가뭄 취재 동안 광주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변기 수조에 벽돌을 넣어 쓰고 있었다. 벽돌 부피만큼 물을 덜 쓸 수 있어 필수가 됐다. 계량기 밸브를 조절해 수압을 낮추는 것도 습관화됐다. 수압이 낮아지는 만큼 같은 시간 수도꼭지에서 빠져나오는 물의 양은 줄어든다. 광주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만난 정슬기씨(30·서구)는 “집마다 수압을 조절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홍보 포스터가 붙어 있어요. 저도 예전보다 씻는 시간을 줄이고, 설거지할 때도 물통에 다 넣고 세제를 풀어쓰고 있어요. 아무래도 물이 졸졸 나오니 시원하게 못 써 불편하긴 하죠”라고 말했다. 함께 수영장을 찾은 조은비씨(27·광산구)는 “수영장에서 샤워할 때 아이들이 장난을 치면, 어른들이 슬며시 물 이렇게 쓰면 수영할 수 없다고 말을 해주시죠. 서로 알려주는 게 습관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2015년 유니버시아드,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 이곳 수영장은 4개 풀장에 1만2000t의 물을 담고 있다. 풀장의 물은 먹는 물 기준으로 정화해 계속 사용해서 실제 풀에서 소모하는 양은 미미하다. 물 절약에 동참하려고 수질 정화 시스템의 역세척 횟수를 하루 1회로 줄여 운영 중이다. 김영대 남부대국제수영장 시설팀 과장은 “기존의 복합여과 방식은 필터 1개당 최소 20분에서 40분 정도 역세척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약 150t의 물을 버립니다. 우리 수영장은 가압필터 방식이라 3분 정도면 역세척이 가능합니다. 시간이 줄어든 만큼 물 사용량도 15t으로 줄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수영장은 매월 1만t 이상의 물을 쓴다. 사용량의 80% 이상이 수영 전과 후 샤워를 하면서 쓰는 물이다. 그래서 샤워시설에 절수장치를 달고 수압을 낮췄다. 수영장 복도에는 물 절약을 홍보하는 포스터가 줄지어 붙어 있고, 10분마다 물 절약 안내 방송이 나온다. 이용객도 이런 노력에 호응해 평상시에 비해 한 달 물 사용량을 18.26%(2257t) 줄였다. 광주 시민들은 불편하지만 아직은 견딜 만하다고 했다. 하지만 불안감이 없지 않다. 광주·전남지역에 들어오면 ‘안전 안내 문자’를 받는다. 매일 동복댐의 저수율 수치와 함께 물 절약 방안을 알려준다. 정씨는 “아침마다 문자가 오는데 계속 저수율이 줄어드는 걸 볼 때마다 물을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가뭄이 심해져 제한급수가 되면 수영장을 이용할 수 없는 건 물론 샤워조차 못 할 수 있으니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조씨는 “농번기가 오는데 물이 없으면 농사를 못 짓고, 그러면 물가도 폭등하지 않을까, 이런 악순환이 반복될까 싶어 두렵다”라고 덧붙였다. 최하열 광주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동복댐 관리소장이 2월 16일 댐의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물탱크가 보물 1호가 된 완도 제한급수가 되면, 일상의 불편함이 커진다. 제한급수는 특정 시간에만 수도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상수도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를 말한다. 제한급수에 들어가면 아파트 저수조의 물 공급 배관까지 잠근다. 광주시는 동복댐 저수율이 7% 아래로 내려가면 격일제 제한급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한급수가 되면 불이 나도 소화전을 이용할 수 없다. 그래서 광주지역 소방서는 제한급수를 대비해 자연하천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비상훈련을 최근까지 두 차례 전개했다. 주남주 광주동부소방서 대응총괄팀장은 “소방용수는 상수도를 통해 공급받는데 제한급수가 되면 상수도가 다 차단된다. 대체 소방용수로 확보한 게 광주천과 저수지다. 광주천은 도심을 흘러가는 가장 근거리의 수원이라 가장 적합하다”라고 설명했다. 광주 시민이 받는 안전 안내 문자. 매일 동복댐 수위가 낮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월 23일 현재 동복댐의 저수율은 22% 수준으로 떨어졌다. / 정슬기씨 제공 광주천 물도 여의치 않을 경우 2차 방안으로 민방위 정호를 활용할 계획이다. 민방위 정호란 전시를 대비한 용수로 지하수를 뚫어 뽑아올려야 한다. 주 팀장은 “광주천에서 물을 끌어쓰기 위해 수중펌프를 설치하고, 이를 돌리기 위한 발전기와 호스, 전선릴 등을 보관할 창고도 만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종률 광주시 소방안전본부 방호예방과장은 “가뭄에 대비한 소방용수 확보를 위해 폐수를 처리한 방류수를 소방용수로 공급해줄 수 있도록 광주시 환경공단과도 협약을 맺었다”면서 “제한급수에 들어가도 불을 끄는 데 차질이 없도록 준비를 마쳤다”라고 말했다. 제한급수가 되면 급수가 되는 날 물통에 물을 담아놓고 물이 공급되지 않는 날을 버텨야 한다. 단수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런 물통의 크기도 커진다. 2월 17일 전남 해남군 땅끝항에서 뱃길로 30분 떨어진 전남 완도 노화도를 찾았다. 이곳은 지난해 3월부터 ‘4일 단수, 2일 급수’ 체제에 들어갔다. 읍내를 내려다보니 커다란 파란색 물통이 집마다 설치돼 있었다. 노화도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겁내 불편해라”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가장 젊은 50대의 김향수씨가 대표로 말했다. “이 일대에 물통 없는 집이 없어요. 두 개, 세 개씩 다 있죠. 굉장히 불편해요. 물이 나온다고 하면 자다가도 나와서 물을 받아야 하고요. 일하다가도 그 시간 맞춰 집에 가야 합니다. 겨울에 물탱크 모터가 얼어 터지면 새로 달아야 하는데 섬이라 물건이 없으니 며칠씩 기다려야 하죠. 비용도 최소 5만원 이상은 줘야 해요. 장사 못 하고 문을 닫는 집도 있어요. 옆에 농협 공중화장실도 물이 안 나오는 날엔 문을 닫아 놓죠. 이루 말할 수 없이 불편해요. 빨래도 모아놨다가 물 나오는 날 해야 하고. 하다못해 지난여름엔 쌀 씻을 물도 부족했어요.” 이 지역은 일상적으로 가뭄에 시달린다. 3년 전엔 8일 단수하고 이틀 물을 줄 때도 있었다. 물이 떨어지면 식당 영업도 중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웬만한 가게들은 옥상이나 노상에 큰 물탱크를 여럿 놓고 쓴다. 노화도 이목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은미씨(58)는 물탱크가 여기 사는 주민들의 ‘보물 1호’라고 했다. 최씨도 2층 건물 옥상에 5t짜리 물탱크 하나에 3t짜리 물탱크 3개를 설치했다. 도합 14t이다. 처음 설치할 때는 무서워서 잠을 못 잤다고 했다. “옥상이 무너질까봐. 무게가 엄청나니까요. 공간이 없는 집은 땅을 파서 묻기도 하죠.” 그는 물 쓸 때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먼지가 묻어 가게 창문을 청소하고 싶어도 물이 부족한데 우리만 청소할 순 없잖아요. 세차를 하고 싶어도 눈치가 보이죠.” “하나님이 비를 안 뿌려준다는데…” 똑같은 섬이라도 상황은 조금씩 다르다. 산을 끼고 있어 지하수가 나오는 동네는 아직 버틸 만하다. 바닷가 쪽에 면한 마을은 물이 더 부족하다. 노화읍 양하리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 김철씨(58)를 만났다. “어르신, 완도의 가뭄이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떠신가요”라고 물었다. “아니, 우리 동네는 지하수가 있어요.” 커피 한잔하고 가라고 안으로 안내하면서 이어 말한다. “저 산꼭대기에 동네에서 파놓은 샘이 있어. 거기서 동네에 날마다 물을 주고 있거든.” 양하리에는 100가구 정도 사는데 노인이 대부분이라 물을 많이 안 쓴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복 받은 동네죠. 작년 10월부터 지하수를 썼는데 그 전에 한동안 우리도 8일 단수하고 이틀 물 받았어요.” 김씨는 아직은 괜찮지만 농사가 걱정이라고 했다. 마을 아래로 있는 양하저수지를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오리들이 어울려 노닐고 있고, 한쪽에는 낚시꾼도 있다. 물은 차 있었지만, 둑에서 몇m씩 내려간 상태였다. 수위가 매우 낮아 보였다. “물이 저것밖에 안 차 있으니까 농사에는 지장이 많이 있죠. 올해도 그렇고 작년에도 물이 많이 안 찼어요. 저수지 아래쪽에서 논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작년부터 힘들어했죠.” 보길도는 노화도와 다리로 연결돼 있다. 높이 425m의 적자봉 등 섬치고는 꽤 높은 산이 중심에 있어 물 사정이 나은 편이다. 그래서 이곳 부황제 물로 노화도 주민 5000명과 보길도 주민 2500명의 용수를 공급한다. 이곳 부황제도 가뭄으로 저수율이 최근 18%까지 떨어졌다. 물이 더해지지 않으면 앞으로 30일 정도 공급량밖에 남아 있지 않다.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인근 하천에서 하루 600~900t의 물을 끌어올려 쓰고 있다. 지하수도 찾는 중이다. 지하 저류 시설을 설치해 이곳에서도 물을 모으고 있다. 보길·노화도는 부황제의 저수율이 지난해 3월 20% 아래로 내려가면서 그해 3월 10일부터 9월 7일까지 2일 급수, 4일 단수로 1단계 제한급수 조치를 했다. 이후 9월에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면서 잠깐 해제했다가 11월부터 2차 제한급수를 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완도지사 관계자는 “저수율이 낮아지면 2일 급수, 6일 단수로도 가는데,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군과 협의해서 2일 급수, 4일 단수로 가고 있다”면서 “일부 보길도 주민들은 섬 물이 노화도로 공급되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지만, 완도군 입장에선 모두 같은 군민이니 옮겨서 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보길도에서도 바닷가에 면한 통리와 중리는 물 사정이 더 여의치 않다. 통리에서 만난 김생빈씨(71)는 “불편해도 어쩌겠습니까. 할 수 없죠. 하나님이 비를 안 뿌려준다는데”라고 말했다. 전복 작업 중이던 그는 “보길도에는 예전에 다 지하수가 있었는데 이제 실질적으로 고갈됐어요. 지하수 수질검사를 해도 식수로는 힘들고, 조금 짠물이 나오죠. 상황이 어려워지면 물탱크를 트럭에 싣고 육지의 친척 집에서 물을 받아올 생각도 하고 있어요.” 지난 2월 17~18일 광주·전남지역에 간만에 비가 내렸다. 완도에서 제법 굵게 내려 기대했지만, 광주에는 2㎜ 정도에 그쳤다. 동복댐의 물 사정은 조금도 변화가 없었다. 주암댐의 수위는 오히려 17일 92.97m에서 19일 92.60m로 낮아졌다. 남부 가뭄은 늦은 봄이나 초여름은 돼야 해소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한다.
표지 이야기
[주목! 이 사람]남원 실상사 작은학교의 ‘농사’ 선생님 하수용씨 “지속가능한 세상 위한 작은 밀알”(2018. 12. 03 14:14)
2018. 12. 03 14:14 사회
마을 앞 논밭이 교실인 선생님이 있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농사일이 그의 ‘커리큘럼’이다. 전북 남원 실상사 작은학교의 ‘농사’ 선생님 하수용씨 얘기다. 학교에서 실전 농사수업과 살림살이를 맡은 하씨는 스스로를 ‘머슴’이라고 부른다. 몸으로 농사일을 배운 만큼 아이들 수업도 농지에서 현장수업 중심으로 이뤄진다. 자치살림과 농사작업장, 중학교 농사 등 과목도 학년과 교육과정에 맞춰 나눈다. 수업을 통해 거둔 수확물은 자급자족하는 데 쓴다. “주 4일 내내 농사수업이 있어요. 벼농사뿐만 아니라 감자와 양파, 배추처럼 굵직한 작물은 다 농사를 하죠.” 물론 손대는 작물마다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 해 날씨에 따라 실패하는 작물도 많다. 비닐하우스처럼 인위적인 농사는 피하는 탓이다. 작황이 좋으면 자급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다 먹어야 한다. 농사 7년차, ‘달인’이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지향하는 농사는 뚜렷하다. 지속가능한 생태농사가 하씨의 농사철학이다. 작은학교가 바라보는 방향이기도 하다. 하씨의 터전인 작은학교는 이름처럼 규모가 작은 비인가 대안학교다. 재학생은 모두 합해 30명 정도로 5년제 학교다. 지금은 선생님이지만 한때 하씨도 작은학교의 학생이었다. 1기 졸업생인 그는 졸업 후 서울에 갔다가 방황 끝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마냥 행복했던 기억밖에 없어요. 작은학교에서 보낸 그 시간이 제 삶에 준 영향이 무척 큽니다. 물론 학교로 돌아온 지금도 행복합니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배운 곳은 학교에 돌아오기 전 적을 두었던 변산공동체에서다. 농사뿐만 아니라 변산공동체 식구들이 도와준 덕분에 지금 아내와 결혼식도 올릴 수 있었다. 최대한 환경에 해를 덜 끼치고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는 결심은 변산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더 강하게 굳어졌다. 하씨는 “농사 지으며 몸을 놀리며 살다보니 갖고 있던 생각을 실천하며 산다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더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매순간은 새롭지만 항상 기쁘기만 한 건 아니다. 공동체 안에서 화합이 안 되는 모습을 마주할 때가 가장 힘들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는 건 힘을 합쳐 ‘큰일’을 해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 덕분이다. 모내기와 추수처럼 한 해 농사를 결정하는 일들을 하나로 뭉쳐 해내는 아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큰 의미다. “아이들이 어느샌가 주인의식을 갖고 이곳에서 사는 모습을 볼 때 그때 선생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4년차 선생님인 하씨의 바람은 하나다. 작은학교가 지금처럼 앞으로도 실험적인 공동체로 남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대안을 사회에 제시할 수 있는 학교가 됐으면 좋겠어요. 아주 큰 변화는 몰라도 작은 힌트를 던질 수 있다면 만족합니다.”
주목! 이 사람
[인생도처유상수]순돌이드론 조순식 대표 “힘든 농사일도 드론 이용하면 쉽고 빨라요”(2017. 09. 25 17:58)
2017. 09. 25 17:58 사회
순돌이는 농업용 드론만을 생산하고 있다. 조순식씨는 “농민들에게 기계를 설명하면 돌아서서 이름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기억하기 좋은 순돌이라는 이름으로 회사와 드론 명칭을 지었다”고 말한다. 드론의 시대가 열렸다. 드론은 최근 몇 년간 각 분야에서 새로운 하늘을 열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에 유통되는 드론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농업용 드론을 개발·생산하는 순돌이의 조순식 대표는 국내 드론시장을 여는 이들 중 한 사람이다. 드론은 생각보다 단순한 기계라는 것이 조 대표의 주장이다. 드라마 속 전파사 주인 순돌이 아빠 군사목적에서부터 건설과 영상 촬영까지 드론이 미치지 않는 영역은 찾기 힘들다. 그 중에도 농업은 가장 빠르게 그리고 유용하게 드론이 활용될 분야로 꼽힌다. 순돌이는 농업용 드론만을 생산하고 있다. 조순식씨는 “드론 이름이 대체로 영어이거나 기계식 약자인 경우가 많다. 농민들에게 기계를 설명하면 돌아서서 이름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기억하기 좋은 순돌이라는 이름으로 회사와 드론 명칭을 지었다”고 말한다. 중노년층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드라마 속 전파사 주인 순돌이 아빠에서 따온 이름이다. 조 대표는 농업용 드론시장을 낙관한다. “농촌인력의 노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농사일 중에서 비료 주고 농약 치는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드론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한 번 활용하면 얼마나 편한지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농사철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고 외국인 노동자들도 약제 살포작업은 꺼린다고 한다. 제초제와 살충제 등의 독성에 대한 염려가 크기 때문이다. 순돌이 한 대가 살포할 수 있는 약제는 1회에 10ℓ, 약 3000평의 밭을 8분 안에 끝낼 수 있다. 그야말로 기피 1순위의 농사일이 쉽고 빠르게 처리 가능하다는 점이 농업용 드론의 활성화를 가져오고 있다. 농사에 드론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1~2년 사이의 일이다. 처음에는 가격이 접근의 장벽이었다. 6000만원 이상 되는 고가 장비들이 농업용 드론시장의 문을 열었다. 관심을 가진 농부들도 선뜻 거액을 투자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정부의 융자와 지원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지만 가격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았다. 조순식씨는 “중국산이 수입되면서 농업용 드론이 3000만원대로 낮아졌다. 작년 순돌이를 시장에 내면서 그보다 절반으로 가격을 낮췄다. 업체들의 반발이 컸지만 가격을 낮출 여지는 더 있다”고 설명한다. 내년에 선보일 순돌이의 다음 제품은 600만원대가 될 것이라고 귀띔한다. 지금보다 또 절반 이상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농업용 드론시장에는 거품이 많이 끼여 있다고 말한다. “농업용 드론 가격이 비싼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유통부분이다. 유통업체가 가져가는 비용이 너무 크다. 다음에는 교육과 AS 비용을 가격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순돌이는 농민들에게 직접 보급하고 필요한 부품과 기술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했다. 경쟁사인 중국 제품의 실제 가격이 600만원대이고 국내 농업용 드론의 거품이 알려지면서 직접 구매하는 직구현상이 드론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었다. 다만 고장 수리와 부품 조달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 드론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복잡하고 어렵고 고장 나면 고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업용 장비는 내구성이 강하고 단순해야 한다. 잘 고장 나서도 안 되고 고장 나도 간단히 고칠 수 있어야 한다. 초창기에 농사용 드론을 도입한 이들은 고장 때문에 창고에 방치한 채 수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수입장비다 보니 맞는 부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현실을 설명했다. 가장 고장이 잘 나는 부분은 비행제어에 필요한 각종 센서들이다. 약제에 오염되기 쉬워 비행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했다. 순돌이는 농촌의 현실에 최대한 맞게 장비를 단순화하고 있어서 고장의 여지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농부들이 직접 조립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하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 내년에 600만 원대 제품 출시 예정 현재 상업용 드론시장의 최고 강자는 중국 업체인 DJI이다. 각 분야에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고, 국내에 출시된 농업용 드론도 DJI 제품이 선도하고 있다. 그들은 저렴한 가격과 잘 만든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드론을 실생활에 한 발 가까이 끌어들였다. DJI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국내 드론 기술도 중국에 뒤처지지 않았다고 한다. 특정분야에서는 앞서 있다는 것이 조 대표의 주장이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이 규제와 높은 가격 등으로 제자리걸음을 할 때 DJI는 세계적인 회사가 되고 말았다. “기술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다. 차이가 날 만한 것도 없다. 다만 시장을 읽고 상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탁월하다. 드론은 실제 워낙 단순한 기술이어서 더 이상 기술적인 격차는 찾기 힘들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때문에 농업 등의 특수분야는 국내업체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조 대표의 다음 목표는 저가 드론을 넘어 농부들이 직접 드론을 조립하고 필요에 맞춰 기능을 추가하는 직접제작(DIY)도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그만큼 부품을 단순화시키고 조립 가능한 형태로 체계화하면 약간의 교육으로 농부들이 자기에게 맞는 드론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농기계는 직접 수리하는 분들이 많다. 농업용 드론도 농기계이고 다른 장비에 비해 단순하다. 다만 교육과 사후 지원이 철저해야 하리라고 본다”고 이야기한다. 현재 순돌이가 오작동을 하거나 이상이 있을 때 사진을 찍어 단톡방에 올리면 동영상으로 수리방법을 찍어 보내는 원격지원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맞춤형 드론 조립도 가능하리라고 예상한다. 농사일은 시간과의 전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때를 놓치고 철을 지나치면 한 해 농사를 망쳐버리기 때문이다. 고가의 농기계가 쉽게 수리될 수 없다면 결국 무용지물을 넘어 원수 취급을 받는다. 조 대표는 그 때문에 판매보다 교육과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간단히 조치를 취하면 되는 이상이라 전화나 동영상으로 설명해도 되지만 현실은 직접 얼굴을 봐야만 한다. 곳에 따라 정보를 얻고 교류할 이들이 없는 것도 농촌의 실정이다. 조 대표는 번거롭더라도 가서 이야기를 듣고 이상에 대한 대처법을 설명하고 돌아서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돌아올 때 챙겨주는 농작물은 수고에 대한 보답이다. 그는 현재 우리 농업에 변화 시점이 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은 방제와 영양제 살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과거에 경운기가 농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듯이 앞으로는 드론이 필수장비가 될 것이다. 노동시간의 단축과 우수한 작업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농촌에서 방제작업은 늘 문제가 됐다. 농약중독의 피해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그 대안으로 항공방제가 이루어졌지만 효과는 아쉬웠다. 드론 이전에는 무인헬기를 이용한 방제와 비료 살포가 주목받았다. 하지만 무인헬기는 크기와 비용, 그리고 조작법의 어려움 때문에 일반화될 수 없었다. 드론은 작은 크기에 원하는 만큼 작업 조절이 가능하며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운기에 비견되는 장비라는 것이다. 순돌이는 현재까지 3개 기종이 출시됐다. 영상제작 분야서도 활용 가능성 커 순돌이는 드론 날개를 접이식으로 만들어 일반차량의 트렁크에도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조종기와 제어용 소프트웨어는 상용제품을 순돌이에 맞게 탑재해서 제작단가도 낮췄다. 그는 농업용 드론은 다양한 기능보다 직관적이며 단순한 기능이 농촌 현실에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자동항법기능 등도 있지만 처음 한두 번 신기해서 사용할 뿐 대부분은 수동으로 작동한다. 그게 더 편하고 작업이 빠르기 때문이다. 현실은 고압선이 많고 농작물 거치대 등 장애물이 많아 자동 기능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숙달될수록 눈으로 보고 수동으로 조종하는 사용자가 더 많다고 한다. 다양한 드론들이 하늘을 날면서 정부의 관리·감독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다. 현재 드론을 상업적으로 띄우려면 조종면허가 필요하다. 드론의 무게와 사업 여부에 따라 면허 없이는 비행이 불가능하다. “관리는 필요하다. 농촌 현실에서 농업용으로 쓰기 위해 교육을 받고 시험을 쳐서 면허를 따야 한다면 제대로 활용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현재 25kg 이상의 드론을 날리려면 면허가 필요한데, 순돌이는 24.5kg이다. 면허 없이 날릴 수 있는 기종이고, 자가 사용이라면 별다른 규제 없이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 제작에서 드론 이용이 일반화되면서 새로운 직종으로 드론 면허를 따는 사람들이 몰렸다. 그러나 수요가 한정적이자 대다수는 방제와 농업용 드론시장에 눈을 돌렸다. 전국에 100여개의 드론을 이용한 농업방제업체가 생겼고, 영농법인들도 앞 다투어 농사용 드론을 도입했다. 조 대표의 계획대로 저가의 농업용 드론들이 생산되어 자가용 드론 도입이 늘어나면 시장은 폭발적으로 늘 수도 있을 것이다. 조 대표는 드론과의 인연이 30년은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드론은 아니지만 한강 위에 떠 있던 광고용 비행선에 매료되어 초등학교 때부터 무선조종 비행기에 빠졌다. 당시만 해도 비행기체와 조종장비가 워낙에 고가여서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비용을 충당했다고 한다. 그는 비행선 제조업체와의 인연으로 중국에 가서 수년간 무선조종 비행선 제작과 교육을 담당했다. 그때만 해도 무인비행체에 대한 제작은 우리가 앞서 있던 시절이었다. 비행선의 모양도 음료수병 그대로 만들거나 다양하게 제작하고, 자유로운 비행을 할 수 있어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러다가 조 대표는 드론시장의 확대를 보고 농업용 드론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는 “DJI는 외부의 투자도 받지 않는다. 중국 시장이 너무 커서 개발비와 제조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시장을 키워야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농업에 특화된 드론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 농업용 드론의 높은 가격대를 파괴해야만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파악한 것이다. 조순식 대표는 중국회사에 한국 진출을 타진했을 때 그들은 국내 시장이 중국의 한 도시만도 못하다며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그는 더 좋은 제품으로 더 싸게 만드는 길밖에 시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한다. 씨앗을 뿌려 농사를 지음으로써 인류의 비약적인 진보가 가능했다. 지난 세기 농사는 비료와 농약의 힘을 빌려 생산성을 눈부시게 끌어올렸다. 기계화를 거치면서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기계들이 나왔고, 드론은 그 끝에서 또 다른 농업혁명의 문을 열고 있다. 조순식 대표가 어린 시절 보았던 비행선은 이 시대의 농부를 돕는 드론이 됐다. 그가 만드는 저렴하고 강력한 순돌이가 농업의 새로운 길을 여는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도처유상수
[김규항의 동병상련 부모공부]자식 농사 ‘인생의 절기’를 빠트리면 망친다(2015. 03. 31 10:07)
2015. 03. 31 10:07 사회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의 ‘시장 경쟁력’에 몰두하느라 다른 모든 성장의 기회를 생략하거나 박탈한다. 그러나 인생은 어떤 시기라도 그 가치가 차별될 수 없다. 10대든 20대든 40대든 80대든 모든 인생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김광석의 노래 중에 ‘서른 즈음에’가 있다. 그 노래가 나왔을 때 그와 우리는 서른 즈음이었고 그 가사에 깊이 교감했다. 뜨거웠던 20대를 보내고 30대로 접어드는 우리의 회한이 그 노래에 담겨 있었다. 작년엔가 어느 방송 프로그램이 계기가 되어 한참 김광석 노래가 널리 불리는 일이 있었다. ‘서른 즈음에’를 말 그대로 ‘서른 즈음’인 사람이 부르는 걸 우연히 보는데 ‘참 안 어울리는구나’ 싶었다. 편하게 말해서 애늙은이 같았달까. 생각해보면 20여년 전 서른 살과 오늘 한국의 서른 살은 참 많이 다르다. 스무 살이 되면 법적으로는 성인인데 실제로는 여전히 아이일 뿐이다. 경제적으로는 물론 어떤 면에서도 부모에게서 독립된 상태를 확보하기 어렵다. 서른이 되어도 독립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은 어느새 ‘성장 불가능’의 사회가 되어버렸다. 이 문제를 여러 면에서 분석하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88만원 세대’라는 말로 대변되는 노동문제로 접근할 수도 있다. 그러나 88만원 세대가 말 그대로 ‘세대문제’로만 이해되면 본질을 벗어나는 것이다. 물론 부모 세대가 청년이던 시절보다 오늘 청년들이 취업이나 고용 안정성에서 좋지 않은 상황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본질이 세대에 있지 않다는 건 간단한 질문으로 드러난다. ‘현재 청년들은 모두 88만원 세대인가?’ 현재 청년들 중에 소수의 88억 세대 혹은 888억 세대가 존재한다. 바로 그 소수를 위해 대다수 청년들이 88만원 세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게 상황의 본질인 것이다. 88만원 세대 문제의 본질은 세대가 아니라 계급이다. 2014 청년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한 여성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독립된 성인답지 못한 ‘성장 불가능’ 모습 그런 기만적인 맥락들이 잘 살펴지고 드러나질 때 조금씩 해결의 실마리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성장 불가능’의 문제를 단지 노동현실 등 사회 구조적인 맥락으로만 이야기하는 건 허무한 일이다. 사회 구조를 이야기하는 건 그 구조에 끼여 살아가는 주체, 즉 청년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오늘 한국의 스무 살은 옛 스무 살 혹은 다른 나라의 스무 살보다 훨씬 아이이고, 서른 살은 옛 서른 살 혹은 다른 나라의 서른 살보다 훨씬 아이이다. 부모들이 청년일 때 제 부모와 진로문제로 갈등을 벌인 경험이 있거나 주변에서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은데 부모가 반대해서 고민이라는 식으로 기술되는 갈등 말이다. 그런 갈등은 ‘이상’과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인류 역사에서 청년과 기성세대 사이에 늘 이어져온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런 갈등의 소지 자체가 사라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청년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내가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좀 더 깊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 말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로 이어져 있다. 이런 현상은 중간계급 이하의 청년들에게서 만연하고 상층계급 청년들에게서는 적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곤 한다. 노동이나 경제 등 생존을 가능하게 하고 지속하는 물리적 뼈대에서 상층계급 청년들이 좀 더 멀쩡한 모습을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주체 자체를 파고들어 살펴보면 잘 프로그램된 교육과 성장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그 모습 이면에서는 다를 바 없는 ‘성장 불가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삶의 국면에서 평탄치 않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여지없이 독립된 성인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요즘 한국은 이혼율이 매우 높은데, 상층계급 청년들일수록 이혼 진행과 처리를 당사자가 아니라 엄마들이 도맡는 경우가 많다. 멀쩡한 모습의 그들이 실은 ‘헬리콥터 맘의 아이’에 불과함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부모도 자신들의 10대 때를 떠올려보라 계급이나 계층을 불문하고 나타나는 ‘성장 불가능’ 현상의 원인은 물론 모든 아이들이 성장할 기회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아이의 ‘시장 경쟁력’에 몰두하느라 다른 모든 성장의 기회를 생략하거나 박탈한다. 한국 부모들은 아이의 인생을 ‘준비기’와 ‘본격기’로 나누어 전략을 짠다. 대학 입시까지 19년 동안은 인생의 준비기이고, 스무 살 이후가 본격적인 인생이다. 준비기 인생은 본격적인 인생을 위한 준비기일 뿐이며, 그 자체로서 고유한 가치는 없다. 그래서 좀 못 놀아도 되며 즐겁지 못해도 되고, 오로지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행복한 인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은 어떤 시기라도 그 가치가 차별될 수 없다. 10대든 20대든 40대든 80대든 모든 인생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부모들은 이미 ‘준비기’를 지나버렸기 때문에 준비기가 본격기에 미치는 실리에만 주목하지만, 자신들도 10대 어느 날의 가슴 뛰는 순간과 아름다운 추억들을 떠올려 본다면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다. 또한 인생이란 내일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아이의 준비기 인생을 온갖 걸 희생시키며 최선으로 꾸려놓았는데, 아니 할 말로 아이가 그즈음 떠난다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죄를 짓는 것인가. 신이 아닌 이상, 아이 인생을 준비기와 본격기로 나누는 건 애당초 해선 안 될 일이다. 요즘 아이들은 도시에서 태어나는 비율이 훨씬 높지만 부모들은 고향이 시골인 경우가 많다. 어릴 적 익숙한 모습이겠지만 농사는 절기와 때에 맞추어 꼬박꼬박 하는 일이 참 많다. 그래서 농부는 1년에 절반 이상은 동이 틀 때부터 해질 무렵까지 매일 일한다. 만일 절기와 때에 맞추어 꼬박꼬박 해야 하는 일을 빠트리면 여지없이 농사를 망치게 된다. 봄과 여름에 했어야 할 일은 가을 수확 전에 몰아서 할 방법도 없다. 옛 사람들은 아이를 키우고 교육하는 것을 ‘자식 농사’라고 했다. 그 말엔 인류가 만들어낸 어떤 교육사상보다 깊은 깨달음과 지혜가 들어 있다.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려면 인생의 절기와 때에 맞추어 꼬박꼬박 하고 넘어가야 하는 일들이 있다. 이를테면 13세 이하의 아이는 ‘마음껏 놀아야’ 한다든가. 그런 것들을 생략하거나 빠트리면 자식 농사는 망친다. 무서운 건 논농사농사는 망친 게 눈에 뻔히 보이지만, 자식 농사 망친 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은 스펙에 준수한 외모를 가진다면 자식 농사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람은 자동차나 냉장고처럼 스펙과 외관으로만 이루어지는 존재가 아니다. 사람에겐 내면, 즉 인성과 영혼이 있으며, 그거야말로 사람의 실체다. 오늘 한국 교육은 스펙과 외관을 위해 그 실체의 성장을 생략해야 아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미친 교육이 아이의 미래와 인생을 망가트리고 있다. 사람이 제대로 성장을 해야 행복하든 안 하든 할 게 아닌가. 한국 부모가 아이를 보며 진정 불안해 할 일은 아이의 성적도 경쟁력도 아닌, 성장이다.
김규항의 동병상련 부모공부

레이디경향(총 8 건 검색)

[채소별 맞춤 농사 노하우]고기보다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새송이버섯
2010. 11. 22 14:44 요리
새송이버섯을 수확하던 날, 얇게 썰어 저녁상에 올리니 평소 육식주의자인 남편이 하는 말. “앞으로 고기 대신 버섯 먹자. 버섯이 더 맛있네.” 버섯은 조리를 하면 고기와 식감이나 풍미가 비슷하다. 특히 새송이버섯은 향도 좋고 쫄깃해서 고기보다 더 맛있고 깔끔한 맛이 난다. 직접 키워 먹는 새송이버섯의 맛은 자연산 송이버섯도 울고 갈 정도로 신선하고 담백하다. 물로만 대충 씻어서 결대로 찢어 생으로 먹어도 좋은 그 싱그러운 향기가 오랫동안 여운을 남길 것이다. 난이도 중 재배 시기 온도와 습도만 맞춰준다면 연중 가능. 단, 여름은 제외 종균 판매 시기 2~5월, 10~12월 물주기 하루에 2, 3번 분무기로 흠뻑 수확 시기 재배 시작 후 7일 이내 수확 가능 수확 횟수 2, 3회 가능하지만 초보자는 1회에 만족 버섯 키우기 TIP -송이버섯의 재배 적정 온도는 16~20℃, 습도는 85~90%가 적당하다. -도는 무조건 높을수록 좋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는 증명되지 않은 것으로 무엇보다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습도계를 구비해 정확하게 측정하면서 재배하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비결이다. -우는 장소는 집 안에서 가장 서늘하고 그늘진 북향의 베란다 쪽이나 주방의 어두운 구석이 좋다. -연적으로 온습도가 맞춰지지 않는다면 가습기나 선풍기 등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환경을 바꿔줄 수도 있다. 준비물 병배지(새송이버섯), 재배 용기(스티로폼 박스), 찻숟가락, 신문지, 분무기, 온습도계 1 병배지의 병뚜껑을 열면 하얗게 형성된 균사막이 보인다. 2 숟가락으로 톱밥이 보일 때까지 잘 긁어낸다. 3 병에 물을 채우고 하룻밤 정도 스며들도록 둔다. 4 다음날, 병 속에 남아 있는 물은 덜어내고 물을 채운 스티로폼 박스에 병을 세워놓는다. 버섯이 나올 때까지 신문지로 덮고 그 위에 물을 준다. 5 빠르면 3일 만에 버섯이 보이기 시작한다. 6 5일쯤 되면 점점 부풀어 올라 병 입구가 가득 찬다. 7 병 하나에서 많은 새송이버섯을 키울 수 없으니 큰 것 2개 정도만 남기고 잘라낸다. 이때 버섯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한다. 8 키운 지 일주일 정도 되면 크고 굵은 새송이버섯을 수확할 수 있다. 더 자라서 포자가 날리기 전에 수확한다. 수확할 때는 새송이버섯 몸통을 잡고 비틀 듯 들어 올리면 깨끗하게 잘린다. 버섯의 2차 발생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수확한 자리의 잔여물을 제거한다. 병배지 톱밥으로 천연 거름 만들기 새송이버섯은 2차 발생을 유도하기가 쉽지 않다. 한 번의 수확 후 다시 연속적으로 버섯이 전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2차 수확을 포기하고 병을 해체해서 톱밥을 털어내자. 흙과 잘 섞어 햇볕에 하루 정도 바짝 말린 다음 채소밭의 거름으로 사용하면 좋다. 흙과 톱밥의 비율은 2:1이나 3:1 정도로 하자. 거름은 과한 것보다 모자란 듯하게 주는 것이 좋다. <■기획&정리 / 윤현진 기자 ■사진 제공 / 로그인 출판사 쭕 참고 서적 / 「베란다 채소밭」(박희란)>
[베란다 농사 체험기]4인4색 주부들의 성공&실패담
2010. 11. 22 14:20 요리
◆베란다 텃밭 6개월 차 이재숙 주부(36세, 경기도 안양시) “재배에 대한 기본 상식은 반드시 공부하세요” 누구라도 농약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직접 채소를 길러보고 싶었어요. 때마침 인터넷 쇼핑몰에서 베란다 채소밭 이벤트가 열려 참여했는데, 당첨되어 흙과 씨앗을 받아 시작했습니다. 처음 심은 씨앗은 초보자들이 키우기 쉽다고 알려진 열무와 치커리입니다. 화분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했고, 처음에는 거실에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큰 실수를 했던 것은 재배에 대한 기본 상식이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씨앗을 뿌렸다는 점입니다. 나중에 공부해서 안 사실인데요, 베란다 텃밭에 채소를 가꿀 때는 흙에 물을 주고, 씨앗 뿌릴 골을 파고 씨를 뿌려야 하는데, 저는 씨를 먼저 뿌리고 물을 주었습니다. 때문에 씨앗이 흙 표면 위로 올라와 일일이 씨앗을 흙에 묻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또 저는 거실에서 열무를 키웠는데 웃자람이 제일 큰 고민이고 문제였습니다. 거실은 햇볕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열무가 웃자라게 됩니다. 줄기는 실처럼 가늘고 키만 훌쩍 컸습니다. 가늘고 키만 크다 보니 물을 조심스럽게 뿌려도 힘이 없어 옆으로 드러누워 일어서지를 못했습니다. 이 또한 채소는 햇볕과 물만 있으면 잘 자라는 줄 알았던 제 실수였습니다. 재배 관련 책과 인터넷을 통해 안 사실인데 베란다 텃밭을 가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햇볕, 그리고 물과 통풍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재배에 대한 궁금증을 인터넷을 통해 자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웃자란 열무는 하나씩 조심스럽게 뽑아 다시 떡잎 아랫부분까지 깊게 심거나, 심겨져 있는 상태에서 떡잎 아랫부분까지 흙을 돋워주는 노하우 등을 이러한 방법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아직 베란다 텃밭의 초보자인 저는 열무, 치커리, 쑥갓을 성공할 때까지 키울 계획입니다. 도시에서 자란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란다 텃밭 재배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사전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도 전문 서적을 보며 공부하는 중입니다. 이러한 서적을 통해 좋은 씨앗을 살 수 있는 곳부터 인터넷에서는 찾지 못했던 정보까지도 알 수 있어 좋습니다. 베란다 텃밭을 가꾼 후 저희 집에 생긴 변화는 가족이 매일 아침 베란다에 가서 채소를 들여다본다는 점입니다. 이제나 저제나 싹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입니다. 씨앗이 덮은 흙을 밀어내고 싹과 떡잎이 나오고 특히, 본잎이 나올 때는 정말 신기했습니다. 특히 열무 싹을 거둬 비빔밥을 해 먹었을 때 기존의 억센 열무가 아닌 어린 싹 맛이라서 더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까지는 상식이 부족해 실패를 했지만 잘 자란 채소를 거둘 때까지 열심히 베란다 텃밭에 공을 들일 겁니다. 이재숙 주부의 실패 원인 기본적인 채소 재배에 대한 공부 없이 씨앗을 심음 도시에서 자라 농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었음에도 별도의 공부 없이 재배를 시작했다. 때문에 씨앗 심기부터 재배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과정을 생략할 수밖에 없었다. 거실에서 재배를 시작해 통풍이 잘되지 않아 채소가 웃자람 베란다는 환기가 가능한 데 비해 거실은 통풍이 잘되는 편은 아니다. 처음 거실에서 재배를 시작해 열무가 웃자라는 현상을 겪었다. 베란다 텃밭을 가꿀 때는 햇볕·물 공급, 통풍이 모두 잘 이뤄져야 한다. ◆베란다 텃밭 2년 차 김효진 주부(29세, 전라북도 전주시) “필요한 만큼 수확해 남기지 않는 것이 베란다 채소 재배의 최대 장점이에요” 베란다에서 채소를 잘 기르는 노하우는 채소를 두 번 옮겨 심는 것입니다. 씨앗은 처음부터 큰 화분에 뿌리는 것보다 작은 포트에서 싹을 틔워 모종을 키운 다음에 옮겨주는 것이 초기 관리도 쉽고, 더 튼튼하게 잘 자랍니다. 부추나 돌나물처럼 줄기를 잘 뻗는 식물은 줄기를 캐서 화분에 옮겨 심습니다. 새순이 쑥쑥 자라나서 금방 수확해 먹을 수 있어요. 달걀 껍데기를 말렸다가 빻아서 비료로 주면 좋습니다. 봄이면 농부가 밭에 석회질을 뿌리는 것과 같은 원리로 산성화된 토양을 중성화시키고 영양을 공급합니다. 제가 주로 키우는 채소는 잎을 따 먹는 상추, 케일, 청경채, 쑥갓 그리고 요리의 부재료로 쓰이는 부추, 파 등이에요. 특히 부추와 파는 한 번 심어두면 여러 번 잘라 수확해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유용합니다. 베란다 텃밭에 들어가는 비용은 거의 없습니다. 처음에 배양토 구입비로 가정용 1팩당 3천원 선, 씨앗 구입비는 팩 당 1천~1천5백원 선, 도구로는 물조리개 2천~3천원, 모종삽 2천~3천원 정도에 구입해두면, 그 다음부터는 거의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처음 베란다 텃밭을 시작할 때 의욕이 앞서 추운 2월에 상추 파종을 했어요. 물은 3일에 한 번씩 줬는데, 나중에 상추가 녹아서 죽어버리더라고요. 기다렸다가 따뜻해진 3월에 파종을 하고, 물을 일주일에 한 번만 줬더니 더 잘 자랐습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잎채소는 잘 솎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솎아버리는 것이 아까워서 좁은 곳에서 여러 모종을 같이 키우면 서로 못 크거든요. 과감하게 몇 개의 모종만 남기고 주변의 포기들은 솎아주어야 합니다. 이때 솎아낸 모종을 이웃들과 나누는 것도 좋겠지요. 베란다 텃밭을 가꾸다가 벌레가 생겨서 아예 텃밭을 포기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요. 햇빛이 잘 들게 하고, 통풍을 잘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하면 베란다 창문을 여는 것이 좋아요. 혹시나, 벌레가 생기면 곧바로 마늘즙이나 천연 살충제를 뿌려서 번식하지 않도록 조기에 제거해줍니다. 저만의 수확 노하우는 수확하기 몇 시간 전에 물을 충분히 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물을 흠뻑 머금어 보다 신선한 채소를 수확할 수 있지요. 무엇보다 제때 수확해서 먹는 것이 중요해요. 채소를 수확할 시기가 되면 그 채소에 맞는 요리를 준비하죠. 베란다 채소는 필요할 때 수확해서 바로 먹기 때문에 따로 보관할 필요가 없어요. 상추나 케일 같은 잎채소가 실해지면 곧바로 따서 삼겹살 파티를 하고요, 파나 부추처럼 양념으로 쓰이는 재료는 그때그때 잘라서 요리에 넣지요. 필요할 때 곧바로 수확하고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 베란다 채소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요? 이효진 주부의 성공 노하우 싹 틔운 후 한 번 더 옮겨 심기 처음 화분에 씨앗을 심고 싹이 난 다음에 한 번 더 옮겨 심으면 채소가 더 잘 자란다. 느긋한 마음으로 재배하기 조급한 마음에 물을 자주 주거나 흙을 바꿔주면 채소 수확량이 줄어든다. 벌레가 생기면 마늘즙 등 천연 살충제 사용하기 만약 벌레가 생기면 마늘즙이나 천연 살충제를 이용해 초기에 없애는 것이 좋다. 베란다 텃밭 2년 차 김도연 주부(39세, 부산광역시) “너무 저렴한 씨앗은 피하는 것이 좋아요” 베란다 텃밭을 가꿀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질 좋은 상토와 질 좋은 종자를 구입하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베란다 텃밭을 가꾸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싸게 구입한 씨앗은 대부분 싹을 틔우지 못하거나, 잘 자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베란다에서 채소를 기르기 때문에 재배에 필요한 비료를 주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질이 좋은 상토를 쓰는 것이 베란다 텃밭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 또 하나 중요한 점이 베란다 텃밭을 위해 구입하는 도구에 대한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아이스박스나 투명 음료 컵 등을 이용해서 채소를 기르고 있습니다. 채소 재배를 위한 도구 구입 비용이 전혀 들지 않았기에 베란다 텃밭을 가꾸는 일이 더욱 유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1회용품을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환경을 위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와 함께 베란다 텃밭을 가꾸면 자연 공부를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처음 베란다 텃밭을 시작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채소 재배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씨앗은 언제 어떻게 심어야 하는지, 물은 얼마만큼 주어야 하며, 무엇보다 수확은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정작 채소가 다 자란 것이 맞는지도 알 수 없고, 뿌리째 수확해야 하는지 아니면 잎사귀를 따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가장 많이 한 부분이 수확입니다. 아욱의 경우는 다 자랐을 때 제대로 수확하지 못하고 너무 오래 키워서 오히려 수확량이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또 화분에 씨앗을 너무 많이 뿌려서 좁은 공간에 수많은 싹이 난 적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모든 싹이 제대로 크지 못해서 새싹을 솎아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싹을 틔운 새싹 중 80%는 새싹채소로 먹어야 했고, 나머지 20%만을 키우게 되었죠. 씨앗을 심을 때 공간 배분도 중요합니다. 제가 베란다 채소를 가꾸며 매일 하는 일은 날씨에 따라 물의 양을 조절하고, 아침마다 물주기를 잊지 않고, 쌀뜨물과 우유팩 헹굼 물을 주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기른 채소 중 열무로 김치를 담가 먹은 적이 있는데, 이 같은 경험은 베란다 텃밭을 계속 가꾸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김도연 주부의 성공 노하우 질 좋은 재료 구입이 가장 중요 베란다 텃밭을 위해 시중에서 판매하는 흙과 씨앗 중 유독 가격대가 낮은 것은 피한다. 비료를 주기 힘들기에 가장 좋은 흙과 씨앗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쌀뜨물과 우유팩 헹굼 물 뿌려주기 쌀뜨물이나 우유팩을 헹군 물이 생길 때마다 채소에 뿌려준다. 비료의 몫을 충분히 해낸다. 채소별 수확 시기를 꼼꼼히 공부하기 채소별로 수확해야 할 시기가 다르다. 채소 공부를 통해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수확해야 하는지를 반드시 알아두도록 한다. 베란다 텃밭 3년 차 이태희 주부(38세, 경상남도 김해시) “늘 텃밭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해요” 집에서 기르던 로즈메리를 우연히 요리에 활용한 후 베란다 텃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채소 재배에 대해서는 초보였기에, 인터넷 원예 사이트에서 베란다 텃밭을 위한 맞춤용 세트를 구입했습니다. 초보자는 재배 용기에 알맞은 흙의 양도 알기 어려우니 세트로 된 것이 제일 편한 것 같습니다. 상추를 처음 재배했는데, 전용 재배 용기에서 길렀습니다. 처음에는 재배 용기에 흙을 넣어주고, 씨앗을 뿌려 발아시키면 됩니다. 허브는 모종 상태로 구입해 분갈이를 해주면서 기르는 중입니다. 특히 로즈메리의 경우 차나 린스 등 활용도가 높은 편입니다. 로즈메리 삼겹살구이, 로즈메리 고등어구이 등 고기 요리에 넣으면 누린내를 잡아주기도 하면서 과산화를 저지해주어 건강 요리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풍미가 좋아져 요리의 격이 한층 높아집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사용하고 남은 대파를 뿌리가 붙은 상태로 화분에 심어두면 필요할 때 조금씩 사용할 수 있어 좋습니다. 반대로 더울 때는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무르기도 합니다. 베란다 텃밭은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하고는 비료와 새로운 씨앗 구입 비용 등이 추가로 들어갑니다. 저도 베란다 텃밭을 시작하면서 여러 번의 실패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키우다가 실패했을 땐 다른 씨앗을 심어 중간 공백 없이 꾸준히 베란다 텃밭을 가꾸는 중입니다. 이러한 실패 덕분에 이제 로즈메리는 제대로 뿌리를 내려 잘 자라고 있습니다. 베란다 텃밭을 가꿀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늘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식물의 상태나 흙이 얼마나 젖어 있고 말라 있는지, 벌레가 있는지 등을 관심을 가지고 보면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것을 보충해줄 수 있으니까요. 텃밭에서 채소를 기를 때의 노하우는 싹이 트고 난 뒤 커가는 자리가 비좁아지면 솎아주는 것입니다. 집에서 수확하는 채소의 장점은 보관할 필요 없이 가장 싱싱한 상태에서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로즈메리는 바싹 말려서 쓰는 경우도 있기에 씻은 뒤에 말려 냉동실에 보관해두면 좋습니다. 자연과 가까워지고, 생명이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갈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좋습니다. 이태희 주부의 성공 노하우 초보자를 위한 베란다 텃밭 세트 구입 재배기를 사용할 경우 흙의 양을 맞추거나 씨앗의 양을 가늠하기 어렵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베란다 텃밭 세트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늘 관심을 갖고 채소를 살피기 햇볕이 잘 들고 있는지, 흙이 마르지는 않았는지, 벌레가 생긴 것은 아닌지 늘 관심을 갖고 살피면 채소를 잘 가꿀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 베란다 텃밭 마니아 4인이 추천하는, 베란다 텃밭 채소로 만들면 맛있는 음식 BEST 6 (1) 샐러드, 새싹 비빔밥 텃밭에서 기른 여러 채소를 수확해 샐러드나 새싹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 (2) 샤브샤브 청경채, 케일 등 기른 채소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요리다. (3) 불고기 부추 등 채소를 넣어 불고기의 양념을 하고, 상추, 케일, 쑥갓 등에 쌈을 싸서 먹는다. (4) 칼국수 수확한 채소를 듬뿍 넣어 채소칼국수를 끓인다. (5) 김밥 수확한 채소를 종류별로 넣은 김밥도 별미다. (6) 열무김치 직접 기른 열무로 담가 먹는 열무김치는 특별한 맛이 더해진다. <■글 / 정은주(객원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채소별 맞춤 농사 노하우]혼자서도 잘 자라는 열무
2010. 11. 22 14:20 요리
여름철 웃자람만 신경 써주면 사계절 키우기 쉬운 편이다. 열무 하면 열무김치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베란다에서 키운 열무는 연하기 때문에 김치 외에도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 갓 따온 어린 열무로 겉절이를 만들거나 살짝 데쳐 나물이나 된장국, 시래기 등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키우기 쉽고 비교적 빨리 크는 채소이기 때문에 보름이나 한 달 정도 시간 차를 두어 계속 심어보자. 난이도 중 재배 시기 연중 가능. 늦여름~초가을 파종 추천 물주기 1, 2일에 한 번씩. 오전 중에 겉흙이 말랐다 싶으면 흠뻑 수확 시기 씨앗 심고 두 달에서 두 달 반 수확 횟수 한 번 심은 씨앗으로는 한 번만 재배 가능 열무 키우기 TIP -사계절 내내 잘 자라지만 한여름 웃자람에는 주의한다. -연한 어린잎일 때 진딧물이 잘 생긴다. 한두 마리 보이기 시작하면 손으로 잡아주고 천연 방충제를 뿌려 예방한다. -원래 밭에서는 한 달 만에도 수확한다는 열무지만 베란다에서는 조금 느리게 자란다. 물론 베란다 환경에 따라 수확 시기는 더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다. -더운 여름에는 옥상이나 마당처럼 통풍이 잘되는 공간에서 키우면 훨씬 잘 자란다. -촘촘히 심으면 어린잎을, 널찍하게 키우면 시장표 열무로 수확할 수 있다. -하나의 재배 용기에 2, 3개만 기른다면 좀 더 큰 열무로 키워낼 수 있다. 또 두 달이 지났을 때 곧바로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열무가 알타리무처럼 조금 커지기도 한다. 이때는 누런 잎만 손질하고 나머지는 버릴 것 없이 뿌리까지 모두 뽑아 요리하면 된다. 준비물 열무씨앗, 재배 용기(스티로폼 박스), 상토, 화분자갈(마사토), 송곳, 물조루, 분무기, 신문지 1 스티로폼 박스 바닥에 송곳으로 구멍을 15~20개 뚫고 굵은 마사토를 구멍이 보이지 않을 정도만 고루 펴서 넣는다. 2 상토를 박스의 3/4 정도 높이까지 넣는다. 씨를 뿌리기 전에 물조루로 흙에 물을 흠뻑 준다. 3 얕은 고랑을 두 줄 파주고 씨를 2~3cm 간격으로 하나씩 넣는다. 뿌린 씨 중 일부는 나중에 솎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4 주변의 흙으로 살짝 덮은 후 분무기로 물을 뿌려준다. 싹이 나올 때까지 신문지로 덮어두고 물을 분무한다. 5 씨앗을 심은 지 7~10일이 지나면 본잎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때 줄기가 너무 웃자랐거나 약해서 자꾸 기울어진다 싶으면 흙을 추가로 덮어 줄기를 세워준다. 6 20~25일이 지나면 본잎이 훌쩍 자라서 제법 잎의 모양을 갖춰가기 시작한다. 2주에 한 번씩 묽게 희석한 액체 비료나 천연 거름을 준다. 7 시들거나 약한 것, 서로 붙어 있는 것 위주로 솎아내고 5cm 정도 간격으로 5, 6개만 기른다. 솎아낸 어린 열무는 버리지 말고 된장국에 넣거나 겉절이로 무쳐 먹는다. 8 두 달이 지나면 밑동을 살짝 들어보아 뿌리가 어느 정도 힘이 있고 줄기가 25cm 정도 되었을 때 수확한다. 여름철, 열무 새싹 웃자람 주의보 한여름에는 베란다 안의 온도가 30℃ 이상으로 올라간다. 덥고 그늘진 환경에서 열무가 키만 쑤욱 웃자라기 쉽다. 웃자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통풍에 신경 써서 실내 온도를 낮춰주어야 한다. 너무 더운 한낮에는 집 안의 시원한 곳으로 잠시 옮긴 다음 스탠드를 켜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능하면 바깥으로 들고 나가 반그늘에 잠시 두면 베란다보다 통풍이 좋아 웃자람을 방지할 수 있다. 이미 웃자라버린 열무는 싹이 너무 촘촘해도 솎아내지 말고 그대로 키우자. 서로 기대어 웃자라도 쓰러지지 않고 비교적 잘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정리 / 윤현진 기자 ■사진 제공 / 로그인 출판사 ■ 참고 서적 / 「베란다 채소밭」(박희란)>
[채소별 맞춤 농사 노하우]감자를 심으면 감자가 나와요
2010. 11. 22 14:20 요리
베란다에서 감자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신나는 일이다. 게다가 씨앗을 따로 구입하지 않고 먹다 남은 감자로도 해볼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강원도 감자의 맛과 크기를 베란다에서 따라잡기란 어려운 일이다. 집에서 키운 감자는 어떤 것은 방울토마토처럼 작게 달리고 마는 것도 있어서 적잖이 실망스럽기도 하다. 많은 양을 수확하겠다는 욕심보다 감자에 다시 감자가 달리는 수확의 기쁨과 감동을 느껴보자. 난이도 상 재배 시기 연중 가능. 이른 봄 파종해 초여름 수확 추천 씨감자 판매 시기 2, 3월 물주기 2, 3일에 한 번씩. 오전 중에 겉흙이 말랐다 싶으면 적당량 수확 시기 감자 심고 석 달 수확 횟수 하나의 씨감자로는 한 번만 수확이 가능하지만 수확한 감자를 심으면 다시 감자가 달린다. 반드시 씨감자여야만 하는가? 감자가 잘 달리는 씨앗용 감자인 씨감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데 재래시장에서는 2, 3월경에 구입이 가능하다. 씨감자로 하는 것이 수확량이 좋지만 구하기 힘들다면 먹으려고 산 일반 햇감자 중 작은 크기의 것을 심어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작은 크기의 감자를 이용하는 이유는 씨눈이 더 많이 나 있기 때문이다. 준비물 씨감자 혹은 일반 감자 작은 것, 재배 용기(플라스틱 박스, 비닐포대), 상토, 화분자갈(마사토), 송곳, 물조루, 신문지 1 감자를 자세히 보면 씨눈을 관찰할 수 있다. 씨감자가 아니라면 조금 작은 크기의 것이 씨눈이 많다. 2 감자를 세로로 반 자른다. 움푹 들어간 씨눈이 상하지 않도록 잘 비켜 잘라낸다. 3 재배용기 바닥에 송곳으로 적당히 몇 개의 구멍을 뚫은 후 마사토와 상토를 넣고 감자를 심은 다음 그 위에 다시 상토를 덮고 물을 준다. 자른 면이 바닥으로 가거나 위로 가거나 둘 다 괜찮다. 싹이 나올 때까지 신문지로 덮어두고 물을 분무한다. 4 10~15일 정도 지나면 싹이 올라온다. 5 20일 후의 모습이다. 싹이 한 번 올라오면 빠른 속도로 자란다. 하나의 감자에서 싹이 여러 개 올라오는데 튼튼한 싹 2, 3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밑에서 잘라낸다. 6 한 달 정도 지나 키가 자란 모습이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잎이 무성해지기 전에 키가 많이 크게 된다. 이때부터 2주에 한 번씩 묽게 희석한 액체 비료나 천연 거름을 준다. 7 감자를 심은 지 두 달이 지났을 때 흙을 살살 파보면 작은 감자알이 생기기 시작한다. 8 큰 비닐포대로 옮긴다. 이때는 뽑아내지 말고 용기를 뒤집어 흙째 모두 빼내어 옮긴다. 9 석 달 후 잎이 시들기 시작하면 수확할 때다. 줄기 하나를 잡고 살살 들어 올리면 감자가 대롱대롱 매달린 것을 볼 수 있다. 감자 키우기 TIP -흙을 습한 상태로 두면 감자가 썩을 수 있다. 물은 흙이 완전히 마를 즈음에 흠뻑 준다. -넉넉한 재배 용기를 선택한다. 비닐포대나 쇼핑백에 키우면 좋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잎과 줄기가 키만 쑤욱 커버리는 웃자람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햇볕을 되도록 많이 받도록 한다. -감자 하나에서 보통 4, 5개의 싹이 올라오는데 너무 많다면 몇 개는 잘라낸다. 감자가 작게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감자를 키우면 뿌리를 공격하는 작은 뿌리파리류가 잘 생길 수 있다. 주로 흙 속의 해충들이 해를 입히고 성충인 날파리들은 실내로 날아들어 성가시게 된다. 하지만 이는 천연 살충제로 퇴치가 가능하다. <■기획&정리 / 윤현진 기자 ■사진 제공 / 로그인 출판사 ■ 참고 서적 / 「베란다 채소밭」(박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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