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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302 건 검색)

[역사와 현실]역지사지의 달인이 되자
2024. 10. 23 20:33오피니언
...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자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를 대하는 사람들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달인이어야 한다. 박훈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 ...
역사와 현실박훈
[직설]‘배달 달인’ 죽음과 방영환 열사
2024. 10. 07 20:08오피니언
... 사망했다. 고인은 아침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일하며 월수익 1200만원을 기록해 SBS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었다. 자신의 수명을 연료 삼아 달리던 달인의 오토바이를 멈추게 한 건 신호를 위반한...
직설박정훈
NBA ‘수비 달인’ 디켐베 무톰보 별세
2024. 10. 01 20:25인물
3289개 블록슛 ‘역대 2위’…조국 콩고 등 아프리카에 ‘농구 전파’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역사상 최고 수비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 디켐베 무톰보가 5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1일...
[풀뿌리 식당을 찾아서]경북 상주, 그 골목엔 수타의 고수·구이의 달인 있다
2024. 08. 03 12:00여행
... 여행은 먹는 여정이 아니라 듣는 여정이다. 엄마-딸로 이어진 청포묵 이튿날 아침,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다는 시장통의 오래된 빵집에서 구입한 찹쌀떡과 샐러드빵은 개인적인 기호와는 거리가...
풀뿌리 식당을 찾아서

스포츠경향(총 346 건 검색)

상황극 달인으로 거듭난 TWS···100% 애드리브 폭소 만발
2024. 10. 16 21:37 연예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PLEDIS) 아이돌그룹 TWS(투어스)가 100% 애드리브가 빛나는 유쾌한 상황극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TWS(신유, 도훈, 영재, 한진, 지훈, 경민)는 지난 15일 팀 유튜브 및 글로벌 슈퍼팬 플랫폼 위버스(Weverse) 채널에 정규 자체 콘텐츠 예능 ‘TWS:CLUB’의 열 일곱 번째 에피소드 ‘투어스 극장 #2’를 공개했다. TWS는 앞서 신유를 일일 연기 선생님으로 초빙해 자체 연기 트레이닝 시간을 가진 가운데, 이날 본격적으로 연극 도전에 나섰다. 1막 ‘하이틴 인사이드’에서 멤버들은 각각 슬픔이(신유), 불안이(도훈), 따분이(영재), 부럽이(한진), 기쁨이(지훈), 버럭이(경민) 등을 맡아 해당 캐릭터에 맞는 감정 연기를 펼쳤다. 형형색색 가발을 착용한 멤버들은 예측불허 애드리브 연기와 콩트 실력으로 예능감을 뽐냈다. 슬픔이를 연기한 신유는 인공눈물을 활용해 눈물을 흘리는가하면, 불안이로 분한 도훈은 아로마 스틱으로 안정을 찾는 등 디테일한 설정값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들은 다함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안무 연습을 하면서 갈등을 해소, 순탄하게 1막을 마무리했다. 2막 ‘누가 내 치즈를 훔쳤을까’는 셰어하우스에서 치즈를 훔친 범인을 찾는 내용으로 꾸려졌다. 피해자인 알바생(신유)과 경찰(도훈), 미화원(영재), 유튜버(한진), 고시생(지훈), 집주인 아들(경민)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 가운데 때로는 날카롭고, 때로는 허술한 추리로 몰입도를 높였다. 연극이 끝나고 난 후 연기 도전을 주도한 영재는 “각을 잡고 하니 재미있긴 하다. 예상한 대로 잘 흘러간 것 같다”라고 만족했다. 이에 경민 역시 “각자 캐릭터에 맞게 잘 살린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향후 한층 성장한 감정 표현을 기대하며 멤버들은 이번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에 의의를 뒀다. TWS는 내달 새 앨범을 발표하고 데뷔 첫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지난 1월 데뷔하자마자 ‘첫 만남’ 신드롬을 일으키며 단숨에 ‘최고 신인’으로 떠오른 이들이 내놓을 신보가 기대된다.
1군 등록된 지 거의 한달인데…다년계약한 잠수함 투수 박종훈은 왜 아직 나오지 않나
2024. 09. 24 14:04 야구
SSG 박종훈. SSG 랜더스 제공 6월16일과 9월1일. SSG 박종훈(33)이 최근 마운드에 오른 날과 1군에 등록된 경기의 날짜다. 박종훈은 지난 1일 9월 확대 엔트리가 적용되자마자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하지만 박종훈은 아직까지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6월 16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2.2이닝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쓴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박종훈은 올시즌을 선발진의 한 자리를 맡아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 9경기에서 30.1이닝 27실점(26자책) 평균자책 7.71을 기록했다. 9경기 중 5이닝 이상을 던진 건 단 두 경기 뿐이었고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건 6이닝 3실점을 기록한 지난 4월13일 KT전 한 번 뿐이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한화 상대 34경기에서 18승(6패1홀드)으로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지만 올해에는 그런 강점도 사라졌다. 그리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기회를 기다렸다. 퓨처스리그에서 15경기 73.2이닝 18실점(16자책) 평균자책 1.95의 성적을 냈고 9월에 다시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박종훈은 아직 1군 복귀전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그가 1군에 등록된 뒤 거의 한 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다. SSG 박종훈. SSG 랜더스 제공 등판 타이밍을 잡을 수 없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최근 박종훈의 기용에 대해 “점수가 타이트하게 가는 상황이 있었고 점수 차이가 많이 날 때에는 어린 투수들을 위주로 먼저 쓰다보니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라고 했다. SSG는 9월까지도 가을야구 진출을 향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팀의 9월 승률은 9승1무4패로 같은 기간 10개 구단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3일 현재 SSG는 5위 KT와 승차 없는 6위에 자리하고 있다. 매 경기가 승부처다. 이런 상황에서 박종훈의 투입 시기를 잡기가 애매한 상황이다. 이 감독도 고민이 된다. 그는 “박종훈이 너무 (경기를) 못 나갔기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단 로테이션상 25일 창원 NC전에서는 선발 한 자리가 빈다. 오원석이 부상으로 선발진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박종훈도 이날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SSG는 올시즌 NC를 상대로 유독 고전했다. NC전 상대전적은 3승11패로 완전한 열세에 놓였다. NC는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된 상황이지만 아직 5강 진출을 놓고 싸우고 있는 SSG로서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대다. 때문에 이 감독은 “선발 투수로 누가 들어가든 오프너의 개념이 되지 않을까”라며 “잘 던지면 좋지만 우리가 지금은 물러날 수 없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박종훈의 NC전 통산 성적은 3승10패 평균자책 5.42로 썩 좋지 않은데다 실전 공백이 길었기에 감독의 고민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박종훈은 2021년 12월 다년 계약으로 5년 총액 65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2022시즌 11경기 3승5패 평균자책 6.00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18경기 2승6패 평균자책 6.1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해에는 시즌을 앞두고 체중 감량을 하며 절치 부심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그 누구보다 많은 땀방울을 흘렸으나 1군에서 바로 기회를 얻지 못할 정도의 입지에 놓여있다. 직접 투구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하는데 이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인터뷰] 사카구치 켄타로 “연애 전문가? 달인이죠”
2024. 09. 24 13:30 연예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는 ‘사랑’에 있어서 정확하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의를 내린다. “사랑은 계속 변하는 게 아닐까요. 사실 애정이라는 질감이나 크기, 강도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변한다고 생각해요. 대신 사랑에 유효기간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관계를 오래 지속하려면 서로의 존중이 필요한데요. 어린 시절 사랑은 서로 원하는 것도 많고 상대에 대한 답을 원하는 대로 주지 않기 때문에 아프게 헤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제가 너무 사랑에 통달한 사람처럼 말한다고요? 네, 전 달인입니다. 하하.” 사카구치 켄타로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OTT플랫폼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감독 문현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그리고 국제연애에 관한 생각 등을 털어놨다.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 사진제공|쿠팡플레이 ■“국제연애요? 사랑한다면 이후엔 국경 상관 없을 것 같아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이세영)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사카구치 켄타로)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한국 제작진과 협업한다. “한국 스태프들은 에너지가 굉장히 강하고 대담합니다. 많이 도움 됐어요. 일본 촬영도 한국 스태프와 함께 한 거였는데, 환경이 다름에도 스태프들이 잘 맞춰줘서 불편함 없이 촬영을 잘 했죠. 전 그저 대사와 연기에만 신경쓰면 됐기에, 그런 환경을 만들어준 스태프들에게 감사했어요.” 극 중 ‘준고’는 ‘홍’과 5년여 국제 연애를 시작하지만 문화 차이, 생각 차이로 결국 헤어지고 만다. 그에게 국경을 뛰어넘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준고’와 ‘홍’ 관계를 생각해본다면 서로 외국인이라고 인지하는 건 첫만남 정도였던 것 같아요. 언어 장벽이 있었겠지만 사랑이라는 건 어딜 가도 근본적인 감정이라서 국가 문화의 차이는 많지 않을 거예요. 저 역시 그래요. 교집합이 큰 사람끼리 서로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면 처음에만 이질감을 느낄 뿐, 이후엔 남자와 여자로서 서로를 대하지 않을까요?”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좋은 배우란? 관찰자로서 캐릭터를 연기해야” 함께 하고 싶은 한국 배우가 있느냐고 묻자 바로 ‘이희준’을 꼽았다. “요즘 관심이 생기는 배우예요. 연기를 진짜 잘해서 굉장히 좋아합니다. 예전엔 한국 배우와 작품을 한다고? 언어 장벽은 어쩌지? 이렇게 생각해서 상상도 못했는데, 지금은 그 장벽이 많이 낮아졌잖아요. 그래서 이희준 배우가 궁금해요. 드라마 ‘마우스’를 보고 감명받았고, 넷플릭스 ‘살인자o난감’도 인상깊게 ?f어요. 주변 사람에게 추천할 정도로 정말 좋아하는 배우죠.” 그렇다면 좋은 연기란 어떤 거냐고 물었다. “이희준이 ‘마우스’에서 모든 걸 다 뿜어내며 연기하는데요. 그 순간 제가 마치 간접체험하는 듯한 느김을 받아 울기도 했어요. 공감했으니까요. 이처럼 좋은 연기는 보는 이에게 간접체험이란 순간을 선물하고 조각을 던져주는 연기인 것 같아요. 그 조각을 받아서 시청자도 공감한다면 그 자체가 좋은 연기 아닐까요?”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한국에선 ‘좋은 인격이 좋은 연기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다고 귀띔하자 오랫동안 골똘히 생각하는 그다.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에요. 아마도 관찰하는 옆사람처럼, 캐릭터를 이해한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는 게 좋은 배우가 아닐까요? 배우가 어떤 캐릭터에 대해 100% 답을 갖고 연기한다면 그건 에고이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공감 가능한 연기를 할 수 있어야 좋은 배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카구치 켄타로가 열연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오는 27일 오후 8시에 공개된다.
인터뷰
‘개소리’ 이순재-김용건-예수정-임채무-송옥숙 그리고 박성웅-연우-김지영-이수경-공찬, 연기 달인 총출동
2024. 09. 12 20:07 연예
아이엠티브이 KBS2 새 수목드라마 ‘개소리’의 초호화 라인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단체 포스터가 공개됐다. 오는 25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 예정인 KBS2 새 수목드라마로 편성을 확정 지은 드라마 ‘개소리’(극본 변숙경/ 연출 김유진/ 제작 아이엠티브이)는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츄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 환상의 콤비로 거듭날 이순재와 소피, 그리고 ‘개소리’ 출연 배우들의 모습이 담긴 단체 포스터가 12일 공개돼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용건, 예수정, 임채무, 송옥숙까지 방송가 5인방 ‘시니어벤져스’와 박성웅(이기동 역), 연우(홍초원 역), 김지영(홍은하 역), 이수경(김세경 역), 공찬(강민우 역)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믿보배’들의 케미스트리를 단체 포스터를 통해 미리 엿볼 수 있다. 포스터에 배열된 인물 사진에는 각자 개성이 묻어나는 표정과 포즈 그리고 옷차림이 나타나 있어 캐릭터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동시에, 임팩트 있는 단 한 컷만으로도 캐릭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인물들의 초상이 지면 위에 차곡차곡 배열된 모양은 마치 탐정의 수사 보드를 연상하게 해 더욱 과몰입을 부른다. 역대급 힐링 코미디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찾아갈 ‘개소리’는 거제도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국민 배우 이순재와 견공 소피의 심상치 않은 공조를 다룬다. 특히 방송가 동료로서 오랫동안 동고동락해 온 ‘시니어벤져스’ 5인방의 의기투합이 스토리의 주축을 이룬다. 공개된 단체 포스터 한 가운데에서도 시니어 5인방의 발랄하고 유쾌한 단체 사진을 만나볼 수 있어, 보는 이들의 입가에 훈훈한 미소를 번지게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OTT 특화 콘텐츠로 선정, 제작지원한 드라마 ‘개소리’는 ‘논스톱5’를 집필한 변숙경 작가가 극본을 맡고, ‘3인칭 복수’와 ‘훈남정음’ 등으로 아시아 시청자들에게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유진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새 수목드라마 ‘개소리’는 오는 25일 밤 9시 50분 첫 방송 예정이다.

주간경향(총 20 건 검색)

[시사 2판4판]‘뒤집기’ 달인(2021. 04. 23 11:28)
2021. 04. 23 11:28 정치
시사 2판4판
[표지 이야기]1인 미디어 활용의 달인 트럼프(2019. 01. 15 17:21)
2019. 01. 15 17:21 정치
ㆍ정치적 선전 도구로 화제와 논란 … 글 하나에 댓글 수만 개 달려 소셜미디어를 개인미디어로 활용해 정치적 성공을 거둔 대표적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그가 트위터에 올리는 글들은 대개 자신의 국정 수행을 자찬하거나 기성언론을 가짜뉴스로 몰아붙인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적들을 비꼬거나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이다. 언론과 정치권은 “선동적”이라며 비판하지만 그의 글 하나에 달리는 댓글은 기본 수만 개를 넘는다.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언론도 외면할 수 없다. 장관 경질이나 백악관 보좌관 교체, 시리아 철군 등 주요 인사와 정책 결정을 트위터로 알려 많은 기자들은 그의 트위터에 알람을 켜놓고 있다. 트럼프는 전세계 ‘1인 미디어의 왕자’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TV 연설을 하면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편성해 줄 것을 의회에 촉구했다. / 워싱턴|AP연합뉴스 매일 아침 소셜미디어 회의 열어 트럼프가 트위터 계정(@realDonald Trump)을 만든 때는 2009년 3월이다. 그 해 이 계정에 올라온 글은 단 142건에 불과했다. 지금 하루에 10건 안팎의 글이 올라오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치다. 과거 TV 리얼리티쇼를 진행한 이력 덕분에 선전술에 능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트위터에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저스틴 맥코니 전 트럼프재단 소셜미디어팀장은 지난해 12월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전문지 와 인터뷰에서 그가 처음 트위터 활용을 권했을 때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들어는 봤지만 그건 (당시 대통령이던) 오바마가 하는 것 아니냐?” TV와 타블로이드판 신문을 중시했던 트럼프는 처음에는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적대적이었다. 그러나 트위터 계정을 만든 이후 3년 만에 그는 소셜미디어 전문가로 거듭나게 된다. 2011년 봄의 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트럼프가 세라 페일린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피자로 점심을 먹으면서 나이프와 포크를 든 게 논란이 되자 트럼프는 “(이렇게 해야) 피자 둘레에 있는 빵 껍질은 안 먹고 토핑만 건져 먹을 수 있다”고 해명하는 영상을 찍었다. 유튜브에 올라간 후 트위터로도 퍼진 이 영상은 꽤 인기를 얻어 과 같은 정통 언론에도 소개됐다. 소셜미디어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논란을 일으키면 언론도 이를 무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그는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트위터를 활용했다. 2012년 트럼프가 맥코니에게 지시한 트위터 게시물은 744건으로 이전보다 5배 늘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트럼프는 매일 아침 신문사 편집회의를 방불케 하는 미디어 회의를 열었다. 맥코니는 거의 매시간, 새벽이나 주말을 불문하고 트럼프가 전화를 걸어 트위터에 글을 올리게 하고 느낌표와 대문자 표기까지 일일이 지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가 뒤에서 훈수를 두거나 때론 직접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트럼프는 2013년 2월부터 직접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첫 글은 여배우 세리 셰퍼드가 TV쇼에 나온 트럼프를 호평하자 이에 감사를 표한 내용이었다. 맥코니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트럼프가 스스로 트위터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걸 안 그 때 내 심경은 영화 에서 (공룡) 벨로시랩터가 빗장을 풀고 나왔음을 그랜트 박사가 깨달았을 때와 같았다.” 중간 참모들의 필터링 과정이 사라지면서 글을 올리는 주기는 짧아졌고 글은 더 자극적으로 변했다. 그 해 그가 트위터에 올린 글은 8000건이 넘는다. 트럼프가 정부의 공식 채널보다 트위터에 직접 글을 올리는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스크린하는 과정이 불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말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은데 보좌진에게 맡기면 한 번 걸러지면서 평범한 글로 바뀌기 때문이다. 기존 정치제도와 정부 시스템이 잘못됐고 자신은 거기에 저항하는 개혁적인 사람,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개방적인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어하는 면도 있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누군가에게는 막말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속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주면서 지지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노린 것이란 얘기다. 한국 정치인 중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와 비슷한 유형이라고 최 교수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가 추진하는 멕시코 국경장벽의 설계를 ‘효과적이고 아름답다’고 소개하고 있다. / 트럼프 트위터 계정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 지속가능할까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소셜미디어는 본인이 직접 작성하지 않으면 확장성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봤다. 유 대표는 “소셜미디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퍼스낼리티(개인을 특징짓는 속성)에 대한 선호”라면서 “개인이 드러나지 않고 공식적 채널로 이야기하는 것에 사람들은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특히 트위터는 포퓰리즘 경향의 정치인들에게 굉장히 좋은 매체”라고 했다. 140자 안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만 담게 되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이용자 수로 보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비해 적지만 전파속도나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여전히 정치인들에게 매력적인 홍보수단이다. 미디어 소비가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이동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텍스트가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 트위터 본사도 트럼프 효과를 톡톡히 본 후 정치인 마케팅을 많이 한다. 유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가 축하 트윗을 올릴 정도다. 회사의 비즈니스 차원에서도 정치적 파급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트위터를 보면 지금 미국 사회가 갈등을 빚는 지점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한 달 사이를 기준으로 댓글이나 리트윗 횟수 등에서 가장 큰 반응을 얻은 글들은 멕시코 국경장벽을 다뤘다. 트럼프의 트위터는 미국의 분열을 보여주는 거울이자, 이를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미국 사회로선 바람직하지 않지만 트럼프가 트위터를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최 교수는 “공화당 정치인들도 그를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정치적 기반이 없는 사람이 대중을 상대로 소통하기에는 트위터가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선거가 미세한 차이로 결정되는 판세라면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고 그들의 입장을 강력히 대변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재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경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맥코니는 대통령 당선 이후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 않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이 그 자신이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독설들로 가득 차 있다며 예전의 유머감각을 되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표지 이야기
일본에서 한국어 가르친 ‘외국어 달인’ 미국인(2018. 05. 21 16:08)
2018. 05. 21 16:08 문화/과학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56)의 삶은 외국어 탐구와 궤를 같이한다. 고교 시절 배웠던 일본어를 시작으로 그는 한국어, 스페인어, 독일어, 불어를 섭렵했다. 라틴어와 몽골어, 북미대륙 선주민 언어인 루슈트시드까지 공부한 데 이어 지금은 에스페란토어를 배우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맹자>를 읽으며 한자를 깨우쳤고, 시조를 통해 중세 한국어도 익혔다. 일본어와 한국어는 영어만큼이나 편하게 읽고 쓰고 말한다. 일본 대학에 머무르면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해 가르치는, 즉 미국인이 일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특이한 이력도 쌓았다. 2008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임용됐던 그는 한국 대학에서 최초로 ‘국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교수라는 기록을 세우며 주목 받았다. 언론매체에 활발하게 칼럼을 기고했고, 서울 서촌에 한옥을 짓고 살며 서촌문화운동을 이끌기도 했던 그는 2014년 고향인 미국 미시간으로 돌아갔다. 지인들에게 '파 전'교수라고 불린다는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교수는 일본에 머무르던 1982년 여름방학을 이용해 시모노세키에서 배를 타고 부산항에 도착한 것이 한국과의 첫 인연이라고 말했다. / 우철훈 선임기자 한국어로 쓴 <외국어 전파담> 펴내 현재 독립학자(Independent Scholar)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외국어 전파담>(혜화1117)이라는 책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평생 언어를 공부하고 연구했던 그가 내놓은 대중교양서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외국어 전파 경로를 탐색하고 그 과정의 문화사적 맥락을 살펴보고 있다. 언어와 관련된 여느 책들이 서구의 사례 중심이라면 이 책에는 동양 언어권의 사례도 풍성히 녹아 있다. 근 28년간 일본과 한국에서 머물렀던 그의 경험, 관심사와 무관치 않다. 340쪽에 이르는 이 책은 한국어로 썼다. “처음엔 조금 더 편한 영어로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외국어를 바라보는 나의 생각을 한국의 독자들과 직접 교감하려면 한국어로 쓰는 것이 더 보람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특히 한국에는 영어를 배우느라 고생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과연 외국어는 무엇인지, 외국어를 학습한다는 것이 어떤 역사적 맥락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생각해볼 계기를 갖는 것이 외국어를 배우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는 2년 전에도 한국어로 쓴 책 2권을 내놨다. 서촌의 한옥에 살면서 한옥 보존활동을 했던 과정을 기록한 <서촌홀릭>, 그리고 그가 오랫동안 한국과 일본에 머무르며 정치와 사회를 들여다보고 해법을 고민했던 <미래시민의 조건>이다. ‘한국인이 알아야 할 민주주의 사용법’이라는 부제가 붙은 <미래시민의 조건>은 흔히 볼 법한 외국인의 한국 관찰기가 아닌 묵직한 제언인 데다, 그의 특이하고 흥미로운 인생 이력이 엿보여 재미를 더해준다. 그는 “교수생활을 할 때는 강의 준비하고 일상에 매여 아무 것도 못하다 그만두고 나서야 책을 쓸 수 있었다”면서 “한국에 살 때보다 오히려 미국에 산 지난 3년간 틈틈이 더 많은 한국의 지방도시를 여행했다”고 말했다. 올해 56세인 그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외국에서 보냈다. 1990년대 초반에 아일랜드에서 언어학 박사과정을 공부했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청·장년기의 대부분을 일본과 한국에서 보냈다. 1980년대에 고려대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1995년부터 13년간은 일본 교토, 구마모토, 가고시마 대학에서 영어와 한국어를 가르쳤다. 한국과 일본의 경험, 여기에 미국의 변화까지 포착해 낸 진지한 성찰은 그의 글과 말에 일관되게 나타난다. “2014년 미시간의 앤아버로 돌아갔을 때가 28년 만의 귀국이었어요. 이방인 아닌 이방인 같았지요. 가장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 것은 ‘양극화’였습니다. 물론 전세계적인 문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풍요롭고 탄탄한 중산층이 떠받치고 있던 1980년대 초반의 기억을 갖고 떠나왔던 제게 현재 미국의 양극화는 다른 나라보다 더 심각하게 느껴졌어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절반 가까이가 흑인 학생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어요. 집값 때문에 어딘가로 내몰린 거지요. 흑인과 백인이 함께 섞여 수업 받았던 현실이 ‘이상’이 되어가고 있는 거지요.” 하루에 3개국 언어로 살아 그가 한국어와 일본어를 영어만큼이나 익숙하게 유지하는 비결은 하루를 3개 국어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인터넷을 통해 미국과 한국, 일본의 언론사 사이트에 접속해 뉴스를 보는 것이다. 단순히 뉴스를 읽는 것이 아니라 같은 사안을 놓고 진보지와 보수지가 어떻게 해석하는지 논조까지 꼼꼼히 비교한다. 웬만한 외국어를 섭렵했음에도 그의 갈증은 끝이 없다. 현재의 계획표에는 러시아어와 중국어가 들어 있다. 이번 책(외국어 전파담)을 준비하면서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된 문헌을 발견하게 됐고, 이를 직접 읽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언어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과 흥미가 그를 지금까지 이끌어 온 원동력인 셈이다. ‘외국어 도사’ ‘외국어 달인’으로 불려온 그가 지금껏 수도 없이 들어왔을 법한, 뻔하면서도 답답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영어를, 외국어를 공부해야 하느냐고. “엄밀히 말해 저에겐 일본어도, 한국어도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거나 강제성이 있는 과목이 전혀 아니었어요. 그저 흥미롭고 재미있고 궁금한 대상이었지요. 그게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됐습니다. 재미와 호기심을 갖기만 한다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누구나 찾아낼 수 있거든요. 스펙을 위해, 특정한 목적을 위해 ‘강제로 해야 하는 공부’가 되다보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거지요.” 그가 책에서 결론적으로 강조한 부분도 외국어에 대한 ‘관심’이다. 인공지능이 발달해 글과 말을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시대가 온다면 지금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매달리는, 도구로서의 영어 습득은 필요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는 “도구가 아닌,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평화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사회적 자본으로 외국어를 대한다면 공부하는 방식이나 자세도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학습자 입장에서 갖는 고민, 그리고 오랜 교육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외국어 교수법이나 학습법에 관한 책은 차근히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그는 도시와 공동체, 젠트리피케이션 등 도시 재생과 미래를 다룬 책을 집필하고 있다. 서울과 더블린, 교토 등 그의 삶의 현장이었던 도시의 기록으로 한국의 독자들을 다시 만날 계획이다.
[한성열·서송희 부부의 심리학 콘서트 ‘중년, 나도 아프다’](51) ‘머리’보다 ‘마음’이 통해야 대화의 달인(2017. 07. 03 17:05)
2017. 07. 03 17:05 사회
대화를 통해 소통하는 중요한 요소는 ‘감정’을 나누는 것이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또한 상대방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 것이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는 지름길이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중년은 어느 장소나 시간에서나 의사소통의 고수가 되어야 한다. 중년은 말 그대로 중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도 위로는 연로하신 부모님과 아래로는 한참 자라고 있는 자녀 사이 중간에 위치한다. 조직에서도 상관과 부하직원 사이에서 서로간의 다리 역할을 잘 해야 조직이 원활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중년은 의사소통을 잘하기보다는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려고 하는 시기이다. 윗세대는 이미 한물 간 이야기만 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리고 어린 사람들은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고 철없는 소리를 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만큼 이제는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통하지 않는 중년의 부부들 늘어 한방에는 ‘불통즉통(不通卽痛)’이라는 말이 있다. 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기와 혈이 잘 통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잘 통하지 않으면(不通) 병이 든다는 말이다. 병들면 당연히 아프다. 우리 말에서는 병든다는 것과 고통스럽다는 것을 동일한 ‘아프다’는 말로 표현한다. 그래서 병들면 고통(痛)이 따른다는 말이다.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는 말은 비단 몸의 건강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서로 통하지 않으면 고통이 따른다. 사람 사이에 서로 잘 통하지 않으면 이번에는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중년에 서로 통하지 않는 부부들이 늘어가는 추세다. 6월 27일에 발표된 헬스&라이프 매거진 와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가 공동으로 한 ‘대한민국 중·장년의 일상에서의 행복’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0~50대 중년의 삶의 만족도가 어느 연령층보다도 낮다. 행복연구센터는 “50대 남성이 여타 연령대와 비교해서 일상에서 경험하는 기분과 행복감이 낮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국의 중·장년 중 가장 불행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50대 남성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 지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30대 남성은 여성보다 일상에서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40대부터 역전되어 50대에는 남녀 간 행복도 차이가 상당히 커진다. 이 보고서는 여성의 경우 40대에 극에 달하는 육아부담이 50대에 사라지면서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해석했다. 50대 남성의 경우 부모 봉양과 자식 부양이 더해져 가장으로서의 부담감이 상당해지기 때문에 모든 집단에서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해석했다. 물론 이 해석도 타당하다. 가장으로서의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부담을 자연스럽게 풀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남성 못지 않게 여성들도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여성들은 마음속의 부담을 훨씬 자연스럽게 표현하면서 ‘속풀이’를 한다는 데 있다. 여성들은 모든 연령층에서 남성보다 의사소통 기술이 높다. 특히 중년에 이르면 주위에 자신이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이 많아진다. 반면에 남성의 경우에는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 줄어든다. 의사소통의 기술과 대상이 줄어들기 때문에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머리가 잘 통해서 좋다”는 말은 없어도 “마음이 잘 통해서 좋다”는 말은 있다. 그만큼 의사소통이 잘 되기 위해서는 마음이 통해야 한다. 마음이 잘 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말’이 통해야 한다. 즉, 대화가 잘 통해야 한다. 상대방 감정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여성 대화를 통해 무엇을 소통하려고 하는지 그 목적에 따라 대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하는 대화의 가장 큰 목적은 ‘지식’이나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다. 매일매일 효율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대화를 통해 얻으면서 살아가야 한다. 또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를 필요한 상대방에게 정확히 알려주어야 한다. 이렇듯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주고받기 위해 하는 대화를 사리대화(事理對話)라고 한다. 비유적으로 말해 지식과 정보는 머릿속에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지식과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 속칭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사리대화에서는 주고받는 지식이나 정보가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즉 사리에 합당한 지식은 맞는 지식이고 사리에 적당하지 않은 정보는 틀린 것이다. 길을 잘 모르는 약속장소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탄 경우를 생각해 보자. 먼저 택시기사에게 정확히 어디를 가는지 말해야 한다. 그리고는 약속시간에 맞춰 갈 수 있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 얼마나 걸리는지를 묻는다. 그러면 당연히 택시기사는 얼마 정도 걸리는지를 알려줄 것이다. 이 예에서 보듯이, 사리대화에서는 정확히 묻고 답하는 ‘말하기’가 기본이다. 대화를 통해 소통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감정’을 나누는 것이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또한 상대방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 것이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는 지름길이다. 나의 감정을 잘 헤아려줄 때 우리는 상대방이 나를 잘 이해해 준다고 여기며, 상대방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믿음을 가지게 된다. 상대방도 또한 자신의 감정을 잘 받아줄 때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더욱 신뢰하게 된다. 이 과정이 되풀이되면, 더욱 더 상대방을 신뢰하게 되고 더 깊은 ‘속마음’을 털어놓게 된다. 반대로, 상대방이 나의 감정을 알아주지 못하거나 무시할 때 마음이 상하게 되고 더 이상의 대화를 하려는 마음이 없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거나 되풀이되면 결국 인간관계는 삭막해지고 친밀한 관계 맺기가 어려워진다. 이처럼 감정을 주고받기 위한 대화를 ‘심정대화(心情對話)’라고 부른다. 감정은 ‘마음’ 속에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심정대화가 잘 이루어지는 관계를 ‘마음이 통하는’ 관계라고 한다. 한성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일반적으로, 모든 대화에는 사리대화의 요소와 심정대화의 요소가 동시에 포함되어 있다. 위의 대화의 예에서 “약속장소까지 얼마나 걸리느냐?”는 질문에 대해 “약 30분쯤 걸린다”는 대답을 했다면 이는 정보를 알려주는 사리대화가 된다. 하지만 약속장소까지 걸리는 시간을 묻는 대화에는 ‘약속시간에 늦을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깔려 있다. 만약 이 마음에 반응하여 “시간에 늦을까봐 걱정하는군요”라고 대답했다면 이는 상대방의 감정에 반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심정대화가 된다. 심정대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의 표면에 나타나 있는 내용보다 그 밑에 깔려 있는 감정에 반응해야 한다. 차마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한 속마음까지 상대방이 이해하고 반응해 준다면 그 고마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상대방이 너무 믿음직하게 느껴질 것이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의사소통을 잘한다는 것은 바로 상대방의 감정에 섬세하게 반응한다는 의미이다. 내 마음을 잘 이해해주고 감정을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된다. 친밀한 인간관계는 ‘마음’이 통하는 사이이지 ‘머리’가 통하는 사이가 아니다. 물론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다 보면 친밀한 관계가 될 수도 있다. 이는 그 과정에서 서로 상대방의 배려와 관심을 느껴서 친해지는 것이지 단지 주고받는 지식이나 정보의 양에 의해 친한 관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투다가 정들었다”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로 다투는 것도 관심이 있다는 또 다른 표현이기 때문에 정들 수 있는 것이다.
한성열·서송희 부부의 심리학 콘서트 ‘중년, 나도 아프다’

레이디경향(총 34 건 검색)

형사 전문 배우 정홍재가 ‘29초 영화제’ 달인이 된 이유
2024. 11. 14 17:05 문화/생활
배우에서 감독으로 전향…‘숏폼 영화제’ 제패하다 장편 영화 <할루시네이션> 후반 작업 중 ‘29초의 장인’으로 불리는 정홍재 감독, 그는 숏폼 영화제의 최다수상자다. 어딘지 낯이 익은 정홍재 감독은 드라마 <괴물> <검법 남녀 시즌2> 주로 ‘형사’같이 선 굵은 역을 맡는 배우다. 그리고 이제는 숏폼 연출로 시작해 감독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그는 연출 업계에서는 ‘29초의 장인’으로 불린다. 그는 29초 영화제를 비롯해 각종 쇼츠 영상 공모전에서 총 22회(2024년 11월 기준) 수상했다. 그가 배우에서 연출가로 넘어간 계기는 2015년 부산으로 장기 연극 공연을 떠났던 때다. 저녁 공연을 앞두고 낮 시간이 비었던 배우들이 추억 삼아 부산의 주요 지역을 돌아다니며 뮤직비디오를 찍자고 나선 사소한 놀이에서 그의 연출은 시작됐다. “그때는 촬영 개념도 없이 그저 뭔가를 남기자고 휴대전화로 찍기 시작했어요. 영상을 찍고 있는데 제가 본능적으로 배우들에게 디렉팅을 하고 있더라고요. 편집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뭔가 ‘버튼이 눌러진’ 기분이었어요. 연출이 너무 재밌어서 휴대전화로 이것저것 찍으며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죠.” 카메라 앞 보다 뒤에서 천직을 찾은 느낌이었다. 자신의 의도에 따라 영상을 잘라내고 편집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당시 숏폼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29초 영화제를 향한 그의 도전도 시작됐다. 이렇다 할 장비 하나 없이 스마트폰 공기계 하나로 찍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34세 배우에서 감독으로도 도전을 꽤한 그는 ‘늦은 것’이 아니라 ‘쌓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정 감독의 첫 도전은 ‘2017 KORAIL 초단편 철도 영화제’였다. 그는 우수상을 받았고 시상식에서 다른 프로 감독들과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제 작품이 상영되는 동안 다른 감독님들 옆에 앉아있는데 그들이 하는 대화를 저는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어요. 무슨 장비 이야기를 하면서 저에게 ‘뭘로 찍었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스마트폰을 꺼내서 ‘그냥 이걸로 찍었는데요’ 했더니 그들의 눈빛이 싹 바뀌는 걸 느꼈어요. 다시 폰을 주머니에 넣는데 되게 뿌듯하더라고요. 그때 좀 깨달았어요. ‘내가 만든 결과물이 사람들한테 닿는 것 같다’는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34세, 늦다면 늦은 나이에 시작한 연출이었다. 이어지는 수상 사례에 어느새 ‘29초의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배우로 캐스팅에 목말라하던 시절도 있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영상 제작을 했다면 어땠을까. “늦었다는 생각이나 일찍 시작할 걸 그랬다는 후회는 없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경험했던 재료들이 있었기에 또 다른 길을 갈 수 있고 지금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제 안에 뭔가가 계속 쌓이면서 연출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어느새 국내 대부분의 숏폼 영화제를 제패하고 ‘장인’으로 불리게 됐다. 하지만 무명에 가까운 배우로 지내며 평탄하게 살았을 리가 없다. 그는 초연한 듯 ‘다 이유가 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 어떤 삶의 결과도 알 수 없죠. 고난과 실패가 찾아오더라도 ‘내가 어떤 태도로 이것을 받아들일 것인가’ 거기에서 갈리는 것이 삶인 것 같아요. ‘그래 오케이. 알겠어’하고 받아들이고 소화하면 결과가 어찌 됐든 나는 성장할 수 있어요. 그걸 쳐내기 시작하면 이 세상이 원망스러운 거예요.” 정홍재 감독은 새로운 도전에 한창이다. 바로 장편 영화 연출이다.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은 AI 소재 치정 로맨스 영화 <할루시네이션>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참신하면서 충격적인 AI 소재극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손끝에서 어떤 만듦새로 완성될까?
[화보]'한본어 달인' 다나카가 재현한 80·90년대 J패션
2022. 11. 18 15:01 패션
부캐 ‘다나카’ 캐릭터로 일명 ‘한본어’ 개그를 펼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경욱. 에스콰이어 제공 부캐 ‘다나카’로 인기 크리에이티브 반열에 오른 코미디언 김경욱이 패션 화보까지 도전했다. 매거진 에스콰이어가 콘텐츠 크리에이터 겸 코미디언 김경욱과 디지털 패션 화보를 진행했다. 김경욱의 유튜브 콘텐츠 캐릭터 ‘다나카’로 요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다나카’의 콘셉트는 수 년간 지목받지 못한 호스트로 ‘한본어(한국어와 일본어)’를 유창하게 소화하는 게 매력 포인트다. 에스콰이어 제공에스콰이어 제공 현재 김경욱은 유튜브 채널 ‘나몰라패밀리 핫쇼’을 통해 약 4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나카를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와 콘텐츠로 활약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코미디언 박명수, 유튜버 만화가 김풍 등과 협업을 통해 캐릭터의 저변을 넓히기도 했다. 이번 화보는 다나카의 캐릭터를 그대로 유지하고 패셔너블한 면모를 더했다. 화보는 일본 1980~1990년대 하이틴 스타를 오마주 했다. 기존 유니폼을 벗고 요즘 가장 트렌디한 착장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전형적인 패션 화보를 탈피한 과감한 포즈와 농염한 표정으로 현장 분위기는 박수와 환호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에스콰이어 제공 다나카(코미디언 김경욱)의 디지털 화보는 ‘에스콰이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코미디언 김경욱과 다나카가 직접 만난 신개념 유튜브 사주 콘텐츠는 바로 오늘 11월 18일(금) ‘에스콰이어 코리아’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다.
숏폼 시장에 '달인'이 등판했다···김병만 크리에이터 선언
2021. 11. 26 13:20 연예
스튜디오6번출구 제공요즘 ‘능력자’들의 각축장 숏폼 시장에 ‘달인’이 등판했다. MCN기업 스튜디오6번출구(대표 김창호, 진하이엔)은 개그맨 김병만이 틱톡과 더우인 계정을 개설하며 크리에이터 활동 확대에 나섰다고 밝혔다. 스튜디오6번출구는 “<정글의 법칙> 등 예능에서 활동하면서 다년간 쌓은 내공을 기반으로 <김병만의 도전> 등 숏폼에 맞는 재밌는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2001년 영화 <선물>로 데뷔한 김병만은 2007년부터 KBS <개그콘서트> ‘달인’ 코너로 두각을 나타냈고 이후 <정글의 법칙>에서 몸사리지 않는 활약으로 탐험 예능의 새 장을 열었다. 2013년과 2015년 SBS 연예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5월 <정글의 법칙>이 종결 이후 휴식기를 갖던 김병만의 크리에이터 선언이 기대를 모은다. 스튜디오6번출구는 국내 틱톡과 콰이서우, 더우인 등 중국 SNS 플랫폼에서의 크리에이터 활동과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김병만달인틱톡숏폼더우인
[‘섭외 달인’ 비하인드 스토리]인간미 넘치는 25년 차 코너 KBS-1TV ‘아침마당’ 화요 초대석 팀
2016. 03. 02 11:57 연예
‘아침마당’이 익숙한 오프닝 시그널 송과 함께 아침 인사를 건넨 지 벌써 25년이 됐다. 자극적인 소재의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아침 시간대에 ‘아침마당’은 여전히 건재하다. 제작진은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는 아침마당식 표현법이 장수의 비결이라 답했다. ‘아침마당’의 화요일을 책임지고 있는 화요 초대석 작가 팀. 남희령 작가, 변슬기 작가. ‘아침마당’의 화요 초대석은 어떤 코너인가요? ‘아침마당’은 요일마다 다른 코너가 방송돼요. 저희는 화요일에 방송되는 화요 초대석을 맡고 있어요. 매주 2명의 인물을 초대해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코너예요. 최근 화제 인물이나 아니면 우리와 함께 시간을 공유한 그때 그 시절 추억 속 인물을 초대하기도 하고요. 또 시의성에 맞는 인물이 나오기도 해요. 예를 들어 메르스 사태가 터졌을 땐 동탄성심병원 간호사를 섭외한 것처럼요. 흙수저와 금수저라는 말이 이슈화됐을 땐 학벌도 내세울 것 없고 돈도 없지만 흙수저의 반란을 일으켜 반전 인생을 사는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어요. ‘아침마당’이 방영된 지 올해로 25주년이라고 들었습니다. 장수의 비결이 뭘까요? 저희는 타 방송국 아침드라마와 동시간대에 방영되고 있어요. 재밌게도 아침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와 저희 시청자는 확연하게 분리돼요. 자극적인 소재와 빠른 전개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아침드라마를 재밌게 보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시청자도 있잖아요. 후자에 속하는 분들이 저희 프로그램을 보시는 거죠. 이웃의 이야기를 자극적이지 않게 풀어내기 때문에 편안하게 보시는 것도 있고요. 단기간에 시청률을 올리는 데 집중하는 것보단 천천히 가되, 길게 바라본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대신 마음속 울림이 커지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집중했어요. 아! 그렇다고 해서 시청률이 낮은 건 아니에요. 저희 잘 나옵니다(웃음). 5월에 25주년 특별 방송을 할 예정이니 많은 분들이 함께 축하해주셨으면 해요. 매주 2명의 인물을 찾아내는 게 보통 일은 아닐 텐데요. 매일매일 뉴스, 신문, 잡지에 나온 인물이나 비슷한 프로그램, 휴먼 다큐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찾기도 해요. 아니면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기획해서 관련 인물을 찾기도 하고요. 주 시청 연령대가 40대 이상이기 때문에 그들의 시선에 맞는 인물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메인 작가들도 대부분 경력이 15년 차 이상이고 PD들은 부장급 이상이에요. 소위 말하는 ‘짬밥’이 많아요(웃음). 한 인물을 섭외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치나요? 가장 먼저 시청자 관심사에 부합한 인물을 찾아야 하고요. 그다음 이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30분에 담아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회의를 하죠. 일반적으로 30분이면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는데 방송 시간은 달라요. 단순히 인기가 많고 잘나가는 연예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섭외를 하는 게 아니에요. 화요 초대석에 나오는 출연자는 화제성이 있어야 하며, 그의 이야기로 방송 30분을 채우는 것은 물론 그 안에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어야 해요. 즉 인생의 굴곡을 지나온 인물이어야 한다는 말이죠. 또 저희 시청자들 눈에 대단한 인물로 보여야 해요. 웬만해선 ‘저 정도는 나도 겪어봤다’라고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추려진 인물에게 전화 인터뷰를 1시간 정도 진행한 다음 작가와 PD가 직접 그분을 만나러 가요. 전화 인터뷰를 했음에도 굳이 만나는 이유가 있나요? 전화상으로는 그 사람의 진심이 잘 드러나지 않아요. 목소리만 듣고 판단하기 때문에 나쁜 의도가 있다면 저희를 속이기 쉽죠.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표정, 눈빛 등을 보면 본능적으로 다가와요. 거짓을 말하는지, 방송에 나가서 갑자기 딴말을 할 위험은 없는지 등이 느껴져요. 시쳇말로 ‘촉’이 와요. 재밌게도 저희 팀 제작진 3명이 모두 같은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 출연 여부 결정은 쉬운 편이에요. 또 다른 이유는 그 사람의 말투와 말하는 속도를 체크하기 위해서죠. 저희 대본에는 MC 멘트뿐만 아니라 출연자의 답변까지 시간별로 적혀 있어요. 생방송이다 보니 시간 엄수는 필수거든요. 만약 출연자의 말투가 느리다면 대본상 시간은 좀 더 길게 잡아야 하는 거죠. 그 외에 무의식적으로 비속어를 쓰는 습관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간접 홍보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사전에 인지시키는 작업도 해요. 일반인도 많이 출연하는 편인데요. 연예인 섭외와 다른 어려움이 있을 거 같아요. 연예인들은 섭외하기까지 과정이 힘들지만 대신 출연을 하기로 했으면 번복하지 않아요. 방송 펑크가 얼마나 큰 사고인지 아니까요. 근데 일반인의 경우엔 구두 약속도 약속인데 간혹 너무 쉽게 말을 바꾸세요. 전화 인터뷰 진행 후 다음날 만나 뵙기로 했는데 당일 아침에 안 하겠다고 하시거나 아님 아예 휴대전화를 꺼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그래서 저희는 꼭 휴대전화 번호 외에 유선 번호도 받아놓습니다(웃음). 촬영을 앞두고 갑자기 다른 사람한테 양보를 하고 싶다고 하시기도 하고요. 방송은 시청자와의 약속인데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저희 입장에선 아찔하죠. 최근 서정희씨와 그녀의 친정엄마가 동반 출연해 큰 화제가 됐는데요. 친분이 있는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의 PD로부터 서정희씨 섭외 전에 전화가 왔어요. 생각이 있으면 섭외하는 데 같이 힘 좀 쓰자고요. 3주 정도 설득한 끝에 서정희씨가 출연을 결심했는데 저희 담당 PD는 자칫 가십거리로만 비쳐질까 봐 염려했죠. 그래서 몇 가지를 합의했어요. 가정 폭력에 대한 이야기와 전남편인 서세원씨에 대한 비난을 빼고 대신 서정희씨 이야기를 하기로 한 거죠.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이미지에 갇혀 있었던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어요. 친정어머니는 그동안 방송에 노출된 적이 없었어요. 딸을 위해서 방송에 나와주셨으면 하고 부탁을 드렸죠. 누구의 아내 서정희가 아니라 어머니의 딸 서정희에 대해 이야기해주십사 했죠. 그러면 시청자가 많이 공감할 거라고 설득했던 게 친정어머니의 마음을 움직였나봐요. 생방송으로 진행하다 보니 잊지 못할 아찔한 순간도 있었겠죠? ‘나는 대한민국’에서 해방둥이 합창단을 뽑았어요. 그중 방송에 출연하게 된 다섯 분에게 녹화 전 스튜디오 입장 타이밍을 따로 알려드렸거든요. 그런데 오프닝 곡 ‘빠밤빠밤빠밤’이 울려 퍼지는 순간 그분들이 일렬로 스튜디오에 들어가시는 거예요. 다행히 카메라는 MC석을 잡고 있어서 그 장면이 방송은 안 됐죠. 지금 생각하면 웃기면서도 아찔해요. 또 신간을 발표한 저자였는데 사전에 저희한테 책 이름을 방송에 내보내고 싶다고 해서 간접 홍보가 될 수 있으니 절대 안 된다고 분명히 말씀드렸거든요. 그런데 방송 중반부쯤 그분이 재킷 안쪽에서 책을 꺼내시는 거예요. 저희가 손 써볼 겨를도 없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죠. 일반인 섭외시 이금희 아나운서의 영향력이 대단하다고요? 어른 세대에서 이금희 아나운서는 스타예요. 슈퍼스타! ‘아침마당’ 출연 요청을 드리자 단번에 이금희 아나운서 보러 가겠다고 한 분도 있고요. 오프닝 때 이금희 아나운서가 고개를 끄떡이면서 하는 특유 인사법이 있어요. 어떤 출연자분은 매일 아침 나한테 꾸벅 인사하는 사람이 이금희밖에 없다고, 자식보다 훨씬 낫다고 말씀하셨을 정도예요. 이금희 아나운서를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봐왔는데 참 좋은 사람이에요. 본인도 고생하면서 자랐기 때문에 출연자들의 사연에도 진심으로 깊은 공감을 해주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예요. 앞으로 꼭 섭외하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요? 저희 프로그램을 안 거쳐간 분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분들이 초대됐어요. 심지어 대통령도 출연하셨으니까요. 근데 딱 한 분, 가수 조용필씨는 여태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으셨어요. 혹시 이 기사를 읽게 되신다면 꼭 한 번 ‘아침마당’에 나와주세요. 정말 뵙고 싶습니다. ‘아침마당’ 화요 초대석 제작진이 꼽은 잊지 못할 특별한 출연자 탤런트 임채무 아내를 먼저 저세상으로 보낸 뒤 첫 TV 출연이었다. 평소 토크쇼에 많이 출연하지 않는 연예인이라 궁금한 점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갖고 있는 인생의 이야기가 풍부했다. 1시간짜리 방송 시간을 3시간으로 늘리고 싶었을 정도였다. 시각장애인 마라토너 김미순 한국 여성 최초로 울트라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두 번이나 달성한 마라토너다. 그녀의 훈련을 돕기 위해 함께 뛰던 남편 김효근씨도 첫 완주에 성공하면서 부부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10년 전 알 수 없는 병으로 시력을 잃고 장애인이 된 김미순씨와 그녀의 곁을 지키는 남편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다. 부부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출연자였다. 주거형 집시 김현성과 그의 가족 가족과 함께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사는 일명 ‘주거형 집시 가족’이다. 한 번쯤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 싶은 꿈을 꾼다. 하지만 ‘애들 교육 때문에’, ‘미래가 불안하니까’ 등 갖은 이유로 현실에 그대로 안주하는 우리들에게 오히려 이들은 단순하게 답했다. 가족이 함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이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이선희(프리랜서) ■사진 / 김태환, 송미성(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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