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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8,520 건 검색)

“연말연시에 박정희 동상 지켜라” 특명…불침번 근무 세우는 대구
2024. 12. 25 14:14사회
... 맡아줘야 하지만, 공단에 전담 인력이 없어 대구시가 직접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중곤 대구시 행정국장은 “(동상 설치)초기에 공공시설물을 안전하게 방호하기 위해서 야간근무를 편성하게...
“단숨에 대구 역사 읽어요”…대구시민을 위한 지역 역사서 발간
2024. 12. 25 10:07지역
... 시대로 변경됐다. 또 달성군과 군위군의 편입 등으로 지리적인 변화도 발생했다. 새로 발간된 대구 역사서는 지역사를 선사·고대·고려·조선·근대·현대로 구분했다. 대구시는 각 시대의 중요한...
‘박정희 동상’ 강행에 갈라진 동대구역…위법 설치 논란도
2024. 12. 24 06:00사회
... 완료됐지만 동상 설치의 적법성 여부를 두고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가철도공단은 대구시가 협의 없이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지난 13일 대구지법에 ‘공사 중지...
대구 관문에 등장한 ‘박정희 동상’…“동상 설치는 시대정신의 퇴행, 부끄럽다” 시민단체 반발
2024. 12. 23 15:54사회
... 완료됐지만 동상 설치의 적법성 여부를 두고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국가철도공단은 대구시가 협의 없이 박 전 대통령 동상 설치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지난 13일 대구지법에 ‘공사 중지...
탄핵, 국내외 영향

스포츠경향(총 1,984 건 검색)

[오피셜]‘대구맨’ 김진혁, 2025시즌도 함께한다···“대구에서 종신하고파”
2024. 12. 23 11:35 축구
대구와 재계약한 김진혁. 대구FC 제공 대구FC가 프랜차이즈 간판 수비수 김진혁(31)과 재계약했다. 대구는 23일 “김진혁이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탁월한 수비 능력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그리고 팀을 위한 헌신적인 태도를 높이 평가한다”며 2025 시즌을 함께 한다는 재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김진혁은 대구에서 성실함과 헌신으로 빛나는 커리어를 쌓아온 만능 수비수다. 2015년 대구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진혁은 임대와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대구 유니폼을 입고 뛰며 팀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을 보여왔다. 대구 소속으로만 K리그 통산 209경기 출전을 기록하며 대구의 역사에도 깊은 발자취를 남기며 팀의 상징적인 선수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에는 K리그 36경기에 출전해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활약했으며, 필요할 때는 공격에도 가담하며 중요한 기여를 했다. 대구FC 베테랑 수비수 김진혁. 대구 제공 김진혁은 “다음 시즌에도 대구의 일원으로 뛸 수 있게 되어 매우 행복하고 감사드린다. 이번 재계약은 아내와 가족들이 ‘조건이 아닌, 행복하게 축구를 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생각하자’라는 조언이 계기가 되었고, 재계약을 기다려 주시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결심할 수 있었다”면서 “대팍에서 울려 퍼지는 팬들의 응원은 항상 내 가슴을 뛰게 한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대구에 지속적으로 도움이 되는 선수로 남아 종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대구는 “이번 재계약을 통해 김진혁과 함께 수비진을 더욱 강화하며 2025시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동원 ‘성탄총동원’ 대구-부산 뜬다
2024. 12. 23 09:43 연예
정동원 성탄절 공연 포스터.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정동원이 대구, 부산 관객들과 만난다. 소속사 쇼플레이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정동원의 첫 번째 콘서트 실황 영화 ‘성탄총동원 더 무비’가 추가 무대인사를 진행한다. 정동원은 앞서 지난 18일 개봉 이후 CGV용산아이파크몰과 영등포, 왕십리 등 서울 내 여러 극장에서 무대인사를 진행 중에 있다. 이어지는 관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은 정동원은 앞서 예정된 무대인사 외에도 오는 28일 CGV 영등포, 오는 29일 대구와 부산에서 추가 무대인사를 열고 더욱 다양한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오는 24일 CGV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지방에서 개최하는 ‘정동원 성탄총동원 더 무비’의 첫 무대인사인 만큼 많은 팬들의 예매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동원 성탄총동원 더 무비’는 ‘성탄총동원’, ‘음학회’ 등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3년간의 콘서트를 한데 모아 아티스트 정동원의 다양한 음악적 도전과 성장, 그리고 팬들과 함께했던 무대 뒤의 소중한 순간들의 담아낸 콘서트 실황 영화이다. 앞서 CGV 영화 예매율 3위, 콘서트 무비 중 예매율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인기와 화제를 낳고 있다. 무대인사, 특전 증정 등 관객들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를 예고하며 연말 극장 접수를 예고했다. 한편, ‘정동원 성탄총동원 더 무비’는 지난 18일 CGV에서 단독 개봉했으며 CGV 홈페이지, 앱 등에서 상영 극장 확인이 가능하다.
[오피셜]라마스, 대구FC 복귀···2025 세징야·에드가와 삼각 편대 재출격
2024. 12. 20 10:13 축구
라마스. 대구FC 제공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라마스(30)가 대구FC로 복귀한다. 대구FC가 20일 “올시즌 부산아이파크에서 활약한 미드필더 라마스를 영입하며 중원을 재건했다”고 밝혔다. 세징야·에드가와 함께 다시 삼각편대를 이루게 됐다. 라마스는 178㎝·78㎏의 체격을 지닌 브라질 출신의 공격형 미드필더다. 뛰어난 드리블, 정교한 패스, 경기 조율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강력한 힘이 실린 킥과 찬스 메이킹 능력은 K리그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다. 대구는 “상대 수비에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 잡은 라마스의 영입으로 대구는 더욱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공격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라마스는 2021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대구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세징야, 에드가와 함께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대구의 공격을 이끄는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이후 2022년 여름 부산아이파크로 이적해 3시즌 동안 87경기에서 23득점 17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2년 반 만에 다시 대구로 돌아오게 된 라마스는 대구 팬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인상을 남길 준비를 마쳤다. 라마스. 대구 제공 라마스는 다시 대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준 특별한 구단으로, 이곳에서 다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싶었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집으로 돌아오게 되어 매우 기쁘고,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25년 목표에 대해 라마스는 “대구가 파이널A에 진입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고 우승까지 노리는 것이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이룬 것처럼 꾸준히 득점과 도움을 기록하는 것도 개인적인 목표다”라고 전했다. 이어 대구 팬들에게 “대구를 떠난 이후에도 잊지 않고 응원 보내주셔서 늘 감사했다. 이제 대구로 돌아와 내 축구 인생을 팬 여러분께 바쳐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겠다”며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라마스는 내년 1월 초 시작되는 동계 전지훈련에 맞춰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공식발표] 후라도, 총액 100만 달러에 결국 대구로 간다···삼성, 외국인 선수 구성 마무리
2024. 12. 06 10:25 야구
올해 키움서 뛰었던 아리엘 후라도. 키움 히어로즈 제공 삼성이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계약에 성공하며 외국인 선수 구성을 모두 마무리했다. 삼성은 6일 후라도와 총액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연봉 7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2년 11월 키움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하며 한국 무대에 입성한 후라도는 2023년 30경기에서 11승8패 평균자책점 2.65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올해도 30경기에 등판해 10승8패 평균자책점 3.36의 좋은 활약을 했고, 이닝(190.2)에서 2위에 오르는 등 이닝이터의 면모도 유감없이 보였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21승16패 평균자책점 3.01이다. 아리엘 후라도. 삼성 라이온즈 제공 특히 후라도는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좋은 활약을 했다. 대표적 타자 친화적구장인 라이온즈파크에서 후라도는 통산 5경기에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다. 특히 후라도의 이번 시즌 땅볼 비율은 53.3%로 전체 3위에 올랐을만큼 뛰어났는데, 이 또한 라이온즈파크와 궁합이 잘 맞는 부분이다. 앞서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와 재계약했던 삼성은 후라도 영입으로 2025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삼성 데니 레예스(왼쪽)와 르윈 디아즈. 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국프로야구(KBO) KIA

주간경향(총 46 건 검색)

‘검수완박’ 반대 김후곤 대구지검장 “수사·기소 분리 땐 부패범죄 대응 약화”(2022. 04. 22 15:12)
2022. 04. 22 15:12 사회
“수사의 궁극적 목적은 검경이 힘을 합쳐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그러나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이 실행되면 걷잡을 수 없는 ‘악의 연대기’가 벌어질 거다. 최대 피해자는 나와 내 가족, 국민이다.” 김후곤 대구지검장이 4월 19일 대구지검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정희완 기자 김후곤 대구지검장(57)은 지난 4월 19일 대구지검장실에서 가진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더불어민주당의 수사·기소 분리 법안을 반대했다. 김 지검장은 그간 검찰권 남용 등의 과오를 두고선 여러차례 “죄송하다”,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런 입법 시도 자체가 전례가 없던 일이라 검찰 내부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분위기”라며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스스로 옷을 벗겠다”고 말했다. 김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찰청 대변인,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민주당의 법안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 “당황스럽고 참담한 마음이다.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호소할 기관 하나를 공중분해해 국민 불편을 가중하는 법’이라 생각한다. 그간 검찰이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 법률안은 합리적인 범위를 완전히 벗어났다.” -법안 내용 중 특별히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지나치게 성급하게 만든 법이다 보니 체계상 문제, 다른 법률과의 충돌 문제가 너무 많다. 검사의 영장 신청(청구)권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 법안에는 사법경찰관이 법관에게 직접 영장을 청구하도록 해놓은 규정도 있다. 특히 검사의 수사를 완전히 막는 건 말이 안 된다.” -검찰에 수사권이 필요한 이유는. “기소권을 갖고 있다면, 수사권도 당연히 갖는 게 맞다. 법원의 재판권을 심리 권한과 판결 권한으로 나눠야 한다고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검사가 직접 증거도 수집하지 못하게 만들어놓고 무조건 재판에 이기라고 말할 수 있나. 판사도 서류만 보고 판결문을 써야 하나. 동전의 앞뒤를 분리하면 효용가치가 사라지듯,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 범죄 처벌의 효용가치가 없다. ‘국정농단’ 사건, 기업범죄, 공정거래범죄 등 검찰이 쌓아온 노하우와 시스템은 당분간 사장될 게 뻔하다. 그사이 부패범죄 대응 능력도 크게 약화할 것으로 본다. ‘계곡 살인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두건의 살인을 더 인지해 구속했다. 검경 합동수사의 개가인데, 이런 모습을 더는 볼 수 없게 된다.” -수사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영장 청구도 불가능한가. “그렇다. 수사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증거를 찾아 법령을 적용하는 일련의 절차이고 이건 영장 사건에서도 똑같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검사에게 가지고 왔는데, 검사가 그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으면 어떻게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영화 <1987>이 요즘 다시 회자하고 있다. 최환 부장검사 방에 찾아온 경찰이 이렇게 말한다. ‘대공 사건입니다. 그냥 찍으십시오.’ 이게 2022년 대한민국에서 현실이 되게 생겼다.” -검찰의 수사권은 사라지고 경찰로 이관된다. 예상되는 상황은. “경찰을 상대로 한 검찰의 사법통제 기능이 사라질 거다. 예를 들어 경찰은 20일 동안 유치장에 피의자를 가두고 수사할 수 있게 된다. 경찰이 그곳에서 어떤 가혹행위나 강압수사를 해도 검사가 그 사람을 석방하라고 강제할 수 없다. ‘요구’만 할 수 있을 뿐인데, 강제성이 없어 경찰이 거부하면 그만이다.” -경찰에 사건이 몰릴 것 같다. “경찰의 업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사건 처리에 걸리는 시간은 지금보다 훨씬 길어질 것이다. 경찰이 넘긴 사건을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경찰로 내려보내야 하는 등 이른바 ‘사건 핑퐁’도 심해질 것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국민이다. 당장 사건이 없으면 ‘내 일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겠지만, 모두가 잠재적 피해자다. 최대 수혜자는 범죄자다. 범죄자들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동안 증거를 빼돌리고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주는 방식으로 범죄를 은폐하려 들 것이다.” -민주당은 중대범죄수사청 등 새로운 수사기관을 만들려고 한다. “조직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수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모두 세금이다. 검찰이 물론 그간 잘못 처리한 사건도 있었지만, 70년을 이어오면서 쌓아온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수사의 노하우는 사회의 큰 자산이다. 무엇을 위해 이런 소중한 자산을 버리려고 하는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또 신생 기관이나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수사의 공정성은 어떻게 담보하겠다는 건가. 결국 민주당이 제기하는 검찰의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6대 범죄로 한정한 현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나. “수사는 소추의 일부이고 두가지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행위다. 기계적으로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담론은 검사의 직접 수사가 너무 많아지지 않도록 절제가 요구된다고 이해하는 게 합리적이다. 수사권을 가지려면 수사를 자제하는 게 옳다는 얘기다. 6대 범죄 수사권은 갖되 국민적 관심사 등 꼭 필요할 때만 더욱 제한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경찰도 이 부분의 수사 역량을 더 키워야 하고, 필요하면 먼저 경찰이 수사하되 검찰과 초동단계부터 협력하면 된다.” 전국 검사장들이 4월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경찰 내부망에 ‘경찰을 모욕하지 말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검찰을 향해 반발하는 모습도 있다. “누구도 경찰을 모욕하지 않는다. 결코 경찰관들의 노력을 폄훼하거나 실력을 낮게 평가하지도 않는다. 법률안이 시행되면 국민 다음으로 피해를 보는 게 경찰 공무원이라고 생각한다. 경찰도 수사 역량이 뛰어나고 일선에서 고생하는 거 잘 안다. 그러나 지금보다 4~5배 사건이 몰려도 수사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까. ‘검찰에서 현재 수사하는 6대 범죄의 사건이 수천건밖에 안 되니, 이를 경찰에 이관한다고 해도 경찰 한명당 10건 정도만 늘어나는 셈이라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6대 범죄는 사건의 질과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비춰 일반 사기사건 한건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증거를 수집하고 참고인들을 조사해야 한다.” -민주당이 법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나 검찰권 오남용 등이다. “과거 검찰이 잘못한 경우도 있었고, 그러한 일에 대해서는 나 스스로부터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몇개의 사건을 전체 시스템의 문제로 취급하는 오류를 범하면 안 된다. 우리도 끊임없이 제도를 개선하고, 노력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정치 구호로서의 개혁’이 아니라 검찰이 지속적으로, 스스로 개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도는 많이 마련됐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이 스스로 제도개혁을 이룬 내용 중에 중요한 것만 추려도 특별수사 부서 대폭 축소 등 43개가 넘는다. 이런 제도들이 제대로 운용되는지 감시하고 견제할 일이지, 수사권을 박탈할 일은 아니다.” -검찰권 통제와 견제 대책은 무엇인가. “검찰권의 통제와 견제는 현 정부의 수사권 조정으로 어느 정도 실현됐다고 생각한다. 검사는 더 이상 경찰을 지휘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권의 견제와 통제를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도입됐다. 검찰 스스로도 각종 자문위원회, 시민위원회 등 시민의 참여를 늘리는 방법을 통해 스스로 자정하고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추가적인 개선안도 연구 중이다.” -검찰의 집단 반발이 민주당의 법안 추진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검찰이 보인 모습이 ‘집단 반발처럼 비친다’는 지적은 우리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그런 점에서 검사들의 고민도 없지 않다. 이 문제는 검찰 제도의 본질과 관련된 문제이고, 국민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제도이기 때문에 의견을 말씀드리는 거다. 일반 국민도 다 청원을 할 수 있고, 국가기관도 관련 법에 대한 의견을 당연히 낼 수 있다. 그런 취지로 이해해달라. 검사에게 수사를 못 하게 하는 건 직업적 정체성이나 보람 등을 완전히 부정하는 행위다. 그래서 더 절박감을 느끼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검찰의 반발이 결국 퇴직 후 ‘전관예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답변할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에게 불편한 형사사법 제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검찰을 향한 미운 감정이 있다는 건 알겠으나 의원들도 국민을 먼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검찰의 중립,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국민의 기대만큼 제대로 해내지 못한 일차적 책임은 검찰에 있다. 겸허히 반성하고 또 노력하겠다. 다만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 문제도 심각하다. 국회에서 해결할 일, 정부 내에서 해결할 일, 시민사회에서 우선 해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일 등을 일단 검찰에 고발하고 보자는 문화와 관행도 타파해야 한다고 본다. 정치의 문제를 정치의 영역에서 해결한다면 검찰은 본연의 임무에 더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 -문재인 대통령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면담했다. “일단 면담이 성사돼 다행이라 생각한다. 한줄기 희망의 빛이 생긴 것일 수도 있다. 다만 민주당이 법안 추진을 중단할지는 불투명하다.” -앞으로 검찰 고위급들의 사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그렇다. 나도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옷을 벗겠다. 내가 라디오나 방송 등에 출연하고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 건 과거 대검 대변인을 지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초에도 수사·기소 분리를 추진하려 했다. 당시에는 검찰의 공개적인 움직임이 없었는데.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수완박은 부패완판(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한다)’이라는 말을 남기고 사직했다.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검토했지만 총장 사퇴로 일단락이 되고 그 이상 논의가 되지 않았던 거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정치권에서 실제로 검수완박을 추진한다기보다는 검찰총장 압박이 목적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지금은 압박 차원이 아니라 실현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특집
경기·서울·대구 ‘윤·명·박’心 빅매치되나(2022. 04. 08 14:54)
2022. 04. 08 14:54 정치
ㆍ지방선거 유례없는 내홍… 설전에 성명서까지 유례없는 내홍이 벌어지고 있다. 여야 모두 마찬가지다. 지방선거를 50여일 앞두고 설전(舌戰)은 선을 넘나들며 위태위태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송영길 전 대표의 오판은 자칫 민주당 전체를 오만과 ‘내로남불’의 나락으로 떨어뜨려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4월 6일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 13인’ 명의로 나온 성명서다. 성명서는 참여 국회의원 13인의 명단을 붙여놨다. 표현도 강경하다. “대선 패배를 ‘졌지만 잘 싸웠다(졌잘싸)’로 포장하고, ‘인물부재론’이라는 아전인수격 논리로 서울시장 출마를 강행하는 건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지난해 11월 3일, 김동연 새로운물결 창당준비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민주주의4.0연구원은 2020년 11월 결성된 대표적인 친문의원단체다. 연구원 측이 밝힌 현 이사는 15명. 회원으로 의원 60여명이 참여하고 있지만, 전체 이사 명단이나 구체적인 회원명단은 비공개다. 이 단체가 출범할 당시 이사 및 감사 명단과 비교해보면 이번 성명에서 빠진 인사는 박주민·전해철·황희다. 현재 장관을 맡고 있는 전해철·황희를 제외하면(연구원 측은 4월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두 사람은 “장관직을 맡으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임명 당시 탈퇴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이사 두사람 중 한명은 박주민 의원이다. 박 의원의 불참은 서울시장 경선 참여를 고민 중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송영길 출마 반대” 꼬리 잇는 파장 박 의원은 4월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더 젊고 더 새로운 서울시를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집단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또 한명의 인사는 누구일까. 송영길 출마 반대 성명에 실명으로 이름을 올린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정세균 또는 이낙연 지지 입장에 선 의원들이 대다수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최재성 전 의원도 지난 4월 7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 “개인의 목적이 논리와 주장으로 포장된다 하더라도 전체를 흔들면 사적인 욕망”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민석(4일)·우상호 의원 등도 강도 높게 송 전 대표의 출마계획을 비판한 바 있다(김 의원은 4월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송영길 출마 포함해 모든 현안을 끝장토론하자”고 재차 제의했다). 송 전 대표가 출마 선언(4월 1일)한 하루 전인 3월 31일에는 남인순 의원의 제안으로 모인 서울지역 의원 20여명이 논의 끝에 송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한 바도 있다. 문제는 송 전 대표의 출마 결심이 오롯이 혼자만의 결심으로 비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대표 사퇴 이후 송 전 대표는 전국 사찰을 돌며 칩거 중이었다. 3월 29일, 정성호 의원과 김남국 의원이 경북 영천 팔공산의 은혜사에 머무르던 송 전 대표를 찾았다. 정성호 의원은 지난 대선 시기 부상한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 그룹 ‘7인회’의 좌장이고 김남국 의원은 멤버다. 양측 모두 부인하지만 선당후사(先黨後私)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이재명 후보의 생각, 이른바 ‘명심(明心)’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에서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함께하기로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를 내는 한편,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선거에는 송 전 대표와 같은 중량감 있는 인사가 나서서 희생하는, 그렇게 해서 지더라도 명분 있게 지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설마 뺄셈정치를 하겠느냐.” 지난 4월 5일 통화한 염태영 경기도지사 후보 측 관계자의 말이다. 이른바 ‘명심’이 ‘서울-송영길, 경기-김동연’ 양날개론을 미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주변 관측에 대한 답이다. 이 인사 역시 송영길·김동연 빅매치 구상엔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경기·인천, 즉 수도권 민심은 생활권역도 그렇지만 사실상 하나다. 서울부터 단추를 저렇게 끼우면 그 민심도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출마를 강행하고 있는 송 전 대표의 처사와 이미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50으로 결정한다는 광역자치단체장 선거규칙이 있는데도 아직 당원도 아닌 김동연 대표를 위한 특별배려를 기정사실화하는 건 당을 정리 안 되는 혼돈상태로 몰아넣는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조정식·안민석 의원의 출마와 관련해서도 그는 “지방선거를 치르는 의미의 퇴색”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경기도는 여의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여의도정치가 자꾸만 지방선거를 훼손하고 의미를 없애버리려고 한다. 국회의원만이 광역단체장이나 대선후보로 나갈 게 아니라 이재명 고문이 선발로 보여준 것처럼 경기도지사를 당에서 불러 대선후보까지 된 거 아니냐. 이른바 이재명계라고 하는 사람들이 다시 그걸 뒤집고 있다.” 민주당 내 대선평가 두가지 관점 그는 이른바 ‘명심’ 논란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당내에서) 대선을 바라보는 관점이 둘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이른바 ‘졌잘싸’의 시각이다. 후보는 아무 문제 없는데 정권과 당이 못해서 졌다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후보를 포함해 민주당·문재인 정권의 실패로 이렇게 된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 결국 하나의 샘물에서 시냇물이 둘로 갈라진 셈인데, 앞으로 두개의 강으로 갈라질지 아니면 다시 합쳐지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당 주변에서는 이른바 ‘명심’이라는 게 있다면 현재 거론되는 4명의 후보 중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지역화폐 발행 문제로 대립각을 세운 염태영 전 수원시장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대선에서 패한 민주당으로서는 서울·경기 수도권에서 답을 찾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다년간의 선거컨설팅 경험이 있는 김성순 시사평론가의 말이다. “선거가 끝나고 18만 ‘개딸’ 당원들이 들어왔다고 정치지형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이건 그냥 후폭풍에 불과하다. 대선 끝나고 아쉬운 사람끼리 모이는 거다. 자연스러운 반향(echo)이다. 이른바 ‘졌잘싸’라고 하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0.73% 졌으니 조금만 더 했으면 이겼을 것’이라는 거다. 명백한 헛소리다. 간단하다. 졌다. 진 것은 진 것일 뿐이다. ‘더 잘하면 이길 수 있었다’고 하는 것은 왜 졌는지를 반성하지 않고 자신들이 잘못해 진 것을 ‘열심히 안 한 누구 때문’으로 돌리는 책임전가 논리로 이어진다.” 민주당만의 상황이 아니다. 김은혜 인수위 대변인이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른바 ‘윤심(尹心)’ 논란도 불거졌다. “저는 김 의원이 윤심이 아니고 그냥 김심(金心)이기를 바란다.” 4월 7일 YTN라디오에 출연한 유승민 전 의원의 발언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윤심(윤석열 마음), 명심(이재명 마음) 이런 게 아니라 경기도민들의 민심 아니겠나.” 그는 이른바 ‘윤심’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당선인이 자신이 미는 특정한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후보 입장에서야 윤심을 팔고 싶을지는 모르지만, 곧 대통령에 취임하실 분이다. 대통령은 공천이나 선거 개입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같은 날 CBS라디오에 출연한 김은혜 의원은 이른바 윤심 논란과 관련해 “윤심이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면서도 새 정부가 출범하면 “지난 대선과 최근 인수위까지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내가 중앙정부의 협조를 받아내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출마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역시 지난 대선 경선주자로 참여했던 홍준표 전 의원이 출마한 대구에서는 이른바 박심(朴心) 논란이 한창이다. 당초 홍준표·김재원 양자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됐던 대구시장 선거는 4월 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재판 변호사였던 유영하 변호사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구도가 복잡해졌다. 유 변호사는 이날 출마 선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며 자신의 출마에 ‘박심’이 실려 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선거가 본궤도에 오르게 되면 국민의힘 내 과거 친박세력의 좌장격인 김재원 전 의원과 ‘박심’이 어디에 있냐를 두고 본격적인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경기도지사캠프 인사 A씨는 “경기도지사 경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라는 ‘룰’을 두고 지사 후보로 출마한 민주당의 네 후보가 각양각색으로 싸우는 것 같지만 핵심은 지방선거를 넘어 8월 당권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샅바싸움에 가깝다”고 말했다. 예컨대 경기도지사 경선룰과 관련해 조정식 의원은 100% 국민경선 방식을 제안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 ‘대선 후 입당한 수십만 당원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당권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표면적으로는 같이 후보에 나선 김동연 대표를 배려한 주장이지만 이어질 8월 당권선거에서 이재명계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주장으로도 읽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른바 ‘윤심’ 논란 관련해서도 “지방선거 이후 여론지형을 고려하면 ‘유승민 경기도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이라는 가능성이 동시에 성사될 경우 윤석열의 입장에서도 정치가 만만하지가 않을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시절 자신과 거의 동급이었던 김근태·정동영을 제어하지 못해 고생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선거 컨설턴트인 박신용철 더 체인지플랜 상임연구위원은 “서울의 경우 송영길 전 대표가 출마 의지를 거두지 않고 있는데 다른 의원들이 끝까지 반대·비토하는 모양새가 지속되면 본선거에서 후보가 되더라도 문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의 전 대표가 경선에 나섰는데 막상 경선에서 혹시나 진다면 당 기율이나 이미지가 어떻게 될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유승민 견제… 유영하 출사표 그는 “이른바 윤심 논란도 그 주체가 윤석열 본인일지 아니면 이른바 ‘윤핵관’일지는 알 수 없지만,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유승민은 지난 대선에서 제대로 도와주지도 않았고, 자신의 편도 아니었으니 자연스레 김은혜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로 갈 것”이라며 “홍준표도 대선 경선을 마지막으로 낙향해 정치적인 마음의 고향인 대구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건데, 당선인 주변에서 교통정리되는 걸 보면 그게 싫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의 경우 하나 더해진 변수가 이른바 ‘박심’이라고 덧붙였다. “선거기간에 박근혜가 나와 이름을 거론한다면 출마를 선언한 유영하에게 힘이 쏠릴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이른바 윤심·명심은 적어도 경선 때는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후보자가 확정된 본선 때는 유리한 구도를 선점하기 위해 각 당 후보자들이 적극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승패에 따라 이기는 쪽이 향후 당대표 선거 등의 일을 도모하는 데 유리해질 거다. 반면 힘을 실었는데도 진다면? 후일을 도모하기 힘들어진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1% 미만 승부로 갈린 지난 대선의 연장전이 될 수밖에 없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김은혜 의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경기도지사 선거를 준비해왔는데 최근까지 인수위 대변인을 맡으면서 윤 당선인보다 언론에 많이 나와 국민적 인지도가 높아졌을 것”이라며 “대선후보 유승민과 윤석열 측근 김은혜의 경선은 본선에서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인이나 당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지방선거에 이른바 윤심·명심 낙점 논란이 일면서 지방선거 본래의 취지와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권력을 가진 쪽에서 차기 주자들을 견제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뒷조사를 해서 감옥에 보내는 게 아닌 이상 본인 스스로 정치력을 키워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문화프리뷰]여름 대구의 뜨거운 뮤지컬 사랑(2021. 07. 02 13:57)
2021. 07. 02 13:57 문화/과학
해마다 여름이면 뮤지컬과 사랑에 빠지는 도시가 있다. 대구광역시다. 6월 말이면 막을 올리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난관을 뚫고 올해도 축제의 막을 올려 공연가와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열정적인 분위기가 감염병으로 움츠러든 마음마저 달래준다. 뮤지컬 / DIMF 제공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첫해 상업공연을 소재로 지방에서 축제를 연다는 소식에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해를 거듭하면서 대구를 찾는 발길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DIMF를 통해 창작 뮤지컬로 첫선을 보인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를 담은 <프리다>는 지난해 전석 매진에 이어 올해도 입추의 여지없는 인기를 누렸고, 서울 정동극장에서 화제가 됐던 문제작 <포미니츠>도 공식 초청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감염병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객석 간 띄어앉기가 여전히 진행되고 체온 측정이나 마스크 착용 등 공연장 내 방역수칙도 엄격히 적용되고 있지만, 객석의 관객들과 관계자들이 빚어내는 훈훈한 분위기는 여느 해 못지않은 열정을 선명히 드러낸다. DIMF는 경쟁부문과 비경쟁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국내외에서 좋은 작품들을 발굴해 공식 초청작으로 소개하고, 유명 뮤지컬 배우들과의 스타 데이트나 길거리 프린지 무대, 뮤지컬 관련 강연 등 크고 작은 이벤트를 통해 대중에게 뮤지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다른 축을 이루는 경쟁부문 프로그램으로는 학교 단위로 참여해 경합하는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이나 미래의 뮤지컬 배우들을 발굴하는 뮤지컬 스타 선발대회 등이 있다. 올해도 예외없이 전국에서 몰려든 배우 지망생들이 케이블 TV로 방송된 프로그램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뮤지컬 / DIMF 제공 하지만 무엇보다 돋보이는 DIMF의 매력은 역시 창작 뮤지컬의 전초기지 역할이다. 한 번도 상업적인 무대가 꾸며지지 않았던 창작 콘텐츠를 대본과 악보를 통해 선발해 초연 무대를 꾸미는 전 과정을 DIMF가 지원한다. 애호가와 마니아 관객들에겐 앞으로 등장할 우수 창작 뮤지컬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제작진이나 예술가들에겐 일종의 견본마켓을 통한 콘텐츠의 담금질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면에서 ‘꿩 먹고 알도 먹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 아무래도 초기 단계이다 보니 면면이 신선하고 흥미롭다. 올해 선정된 작품들은 박열을 변호했던 일본 변호사 후세 다츠지를 그린 <조선변호사>, 독립운동을 펼쳤던 달성 권번 출신의 실존했던 기생 최필렬을 담은 <란>, 아역 배우 설가은의 매력이 넘치는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 대구 칠성시장에서 펼쳐지는 코미디 <로맨스 칠성>, 그리고 누구나 초능력 하나쯤 있는 세상에서 독특하게 아무 능력도 없이 태어난 주인공 제이크가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스페셜 5> 등이다. 특별히 올해는 온라인 중계도 시도해 좋은 호응을 끌어냈다. 문화산업에서 지역을 단순한 소비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테스트 마켓으로까지 확장하는 노력은 중요한 도전이자 실험이다. 척박한 한국 문화예술 환경에서 일궈낸 DIMF의 성과는 그야말로 기립박수를 보낼 만하다.
문화프리뷰
[편집실에서]양곤이 광주고 부마고 대구(2021. 04. 05 15:36)
2021. 04. 05 15:36 오피니언
중학교 1학년 때, 학교 오가는 길이면 종종 매캐한 최루가스를 마셔야 했습니다. 도심에서 구름처럼 밀려온 가스는 때로 학교 창문을 넘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눈물과 콧물이 쏟아졌지만, 선생님은 “창문 닫으면 괜찮다”며 무심한 척했습니다. 부모님은 절대 큰 도로에는 나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사춘기 시절 멀리서 ‘펑펑’ 터지던 최루탄 소리는 궁금하기도, 두렵기도 했습니다. 대학생 형들이 잡혀가고 두들겨 맞고 심지어 죽고 있다는 것을 우리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TV에는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특별담화를 발표했습니다. 6·29선언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시민이 승리했다고 했습니다. 최루가스가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6월항쟁’입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한번에 얻은 것이 아닙니다. 엄청난 희생이 뒤따랐습니다. 대구 2·28 민주운동을 시작으로 부마항쟁,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거쳐 30여년간 피 흘려 쟁취한 역사입니다. 민주화의 결과로 수립된 문민정부가 하나회를 청산하면서 이 땅은 길었던 군사정권의 악령에서 벗어났습니다. 주간경향 이번 호 표지를 보셨습니까? 아마도 미얀마로 수출된 우리 중고 시내버스인 모양입니다. ‘천연가스버스가 만들어갑니다’라는 한글이 선명합니다. 이 버스에 탄 미얀마인들이 세 손가락을 내밀며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버스 속 인물들이 미얀마인이 아닌 한국인이었다면 6월항쟁 때의 사진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을 것입니다. 5·18 속 광주라고 해도, 부마항쟁 속 부산·마산이라고 해도, 2·28 민주운동 속 대구라도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미얀마 기자들로부터 많은 사진을 받았습니다. 너무 잔인해 언론윤리상 차마 공개할 수 없는 사진도 많았습니다. 한 기자는 그 사진을 찍느라 손에 총을 맞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카메라를 떨어뜨리지 않아 다행”이라는 문자를 남겼습니다. 우리가 민주화를 쟁취하지 못했다면 그는 ‘나’였을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엉망진창인 것 같아도 지난 40년간 이만큼 꾸준히 성장한 나라는 찾기 힘듭니다. 민주화와 군부 청산은 어지간한 정치·경제적 위기에도 국가경제가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시민은 촛불을 들어 의사를 표시하고 선거를 통해 정권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군은 어떠한 혼란에도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며 외부로부터 국토를 지키고 있습니다. 4월 7일은 재보궐 선거일입니다. 정치가 하도 난장이라 투표를 포기하겠다고 하는 유권자도 많습니다. 하지만 미얀마인들은 그 한표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누구를 찍어도 좋습니다.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WhathappeninMyanmar
편집실에서

레이디경향(총 6 건 검색)

‘캣츠’ 이번엔 경주·대구·울산으로 갑니다
2023. 03. 13 10:18 문화/생활
뮤지컬 ‘캣츠’ 무대. 뮤지컬 <캣츠>가 7주간의 서울 공연을 마무리하고 전국 투어를 시작한다. 총 11개 도시 투어로 계획된 <캣츠> 내한 공연은 17일 경주를 시작으로 인천, 대구, 익산, 울산, 청주, 성남, 수원, 대전, 용인, 진주 등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제작사 에스앤코는 “7주간의 공연이었지만 서울 공연은 40여 년이 지나도 변치 않은 작품의 힘을 입증하기 충분했다”며 “특히 5년 만에 부활한 오리지널 연출, 젤리클석, 플레이타임과 전 세계에서 모인 ‘캣츠 스페셜리스트’ 배우들이 최정상의 기량과 열연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고 전했다. 특히 고양이로 분한 배우들이 통로를 오가면서 소통하는 ‘플레이타임’에서는 탄성과 박수가 쏟아질 정도로 축제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는 후문. <캣츠>는 세계적인 대문호 T.S. 엘리엇의 시를 거장들의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무대 위로 옮겨낸 작품이다.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뮤지컬’이라는 극찬 속에서 올리비에상,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그래미상 등 전 세계 유수의 상을 석권했다.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빅(Big) 4’ 뮤지컬로 불리는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이며, 전 세계 30여 개국, 300개가 넘는 도시에서 7550만 명이 관람했다. 지난 2017년 한국 뮤지컬 역사상 최초로 200만 누적 관객을 돌파했을 만큼 한국인들에게도 각별하다.
대구 베이비&키즈페어’, 9월 15~18일 엑스코서 개최
2022. 09. 01 16:26 육아/교육
▲ 제34회 대구 베이비&키즈페어가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엑스코 동관에서 개최된다.ⓒ엑스코 대구광역시가 주최하는 대구 대표 임신·출산·육아 박람회인 ‘제34회 대구 베이비&키즈페어’가 대구 엑스코에서 9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 동안 개최된다. 이번 박람회는 국내외 임신, 출산, 육아, 교육 관련 170개사 500여개의 전시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특히 생애주기별로 나누어진 미혼·결혼 ZONE, 임신(난임) ZONE, 출생 ZONE, 육아 ZONE 등 ‘출산장려홍보관’을 통해 출산·육아 관련 정책들을 제공하고 육아 상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플레이 ZONE에서는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에어바운스, 볼풀장, 미끄럼틀, 흔들목마, 스프링 뿡뿡이와 그네 등을 설치해 즐길 거리를 더할 예정이다. 더불어 사전등록자를 대상으로 인기 브랜드의 유모카, 카시트, 젖병소독기 등의 경품을 증정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이번 34회 대구 베이비&키즈페어 행사에 참여해 출산 및 육아 정책정보도 얻고 다양한 선물 등 푸짐한 혜택도 받아 가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구 베이비&키즈페어’9월 15~18일 엑스코서 개최
365mc대구병원 확장 개원… “비만관리·지방흡입·인체지방 삼박자”
2022. 04. 11 18:12 건강
비만클리닉 특화 365mc는 365mc대구병원이 지난달 30일 병원급 확장 이전 개원식을 진행하고 오는 4일부터 병원급 진료에 나선다고 밝혔다. 전국 네트워크 병원 365mc의 다섯번째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올라선 365mc대구병원은 그간 연구 분야의 중심 의료기관으로 활약해 왔다. 2018년 대구에 처음 개원해 대구경북 지역 허벅지·팔뚝·복부 등 부위별 지방흡입 수술 및 지방추출 주사 람스를 집중 진료해왔다. 특히 메디시티 대구에 입지한 조건을 십분 살려, 첨단 의학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2018년,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양진영)와 업무협약을 맺고 인체 지방조직을 활용한 재생의학 치료법 연구에 참여해왔다. 새롭게 이전한 365mc대구병원은 500여평의 초대형 규모로 30병상 이상의 입원실과 회복실, 지방흡입에 최적화된 최첨단 의료시스템을 갖췄다. 서재원 365mc대구병원 대표병원장은 “2018년 처음 대구에 365mc 비만클리닉을 개원한 뒤, 대구의 세계적 수준의 의료 인프라에 깜짝 놀랐다”며 “365mc대구병원이 전국 365mc 네트워크 중 비만과 흡입 지방 연구의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비만의학의 선도 의료기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65mc대구병원 확장 개원… “비만관리·지방흡입·인체지방 삼박자”
변화와 혁신의 원년 맞이한 권영진 대구시장
2014. 12. 29 14:18 화제
취임 6개월, 권영진 시장은 그동안 시민들로부터 대구의 희망을 보았다고 말한다. ‘살기 좋은 도시, 대구’라는 담백한 표현에는 행정부터 산업, 복지까지 시민의 삶 전반을 아우르는 ‘자랑스러운 아빠’ 권영진의 굳건한 약속이 심어져 있었다. 12월 초 경남 지역의 한 일간지는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 변화를 바라는 파격 헤어스타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시장의 파마’는 변화와 혁신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인 것이라는 해석부터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했지만, 어쨌든 지역 정치권과 공무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고시 출신 관료가 아닌 정치인 경력의 첫 민선시장, 역대 가장 젊은 시장. 권영진(53) 시장을 향한 대구 시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예사롭지 않음을 실감했다. 기사 말미에 실제 권 시장이 파마를 한 이유가 측근의 입을 빌려 공개된다. “머리 손질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 인터뷰 당시 연말을 앞두고 분 단위로 쪼개진 일정을 처리하는 모습을 실제로 지켜보니, 그 측근의 전언에 반론의 여지가 없었다. 젊은 대구, 혁신의 아이콘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을 맞기 위해 회의를 마치고 서둘러 접견실을 찾았지만, 권 시장은 오래지 않아 MOU 체결식 참석차 자리를 떠야 했다. 또 그날 저녁에는 대구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이유정의 패션쇼 런웨이에 서는 스케줄도 예정돼 있었다. 지난 7월 1일 취임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권 시장은 숨 고를 새도 없이 대구 재창조 원년으로 삼은 2015년을 맞고 있다. 세련된 헤어스타일을 칭찬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어렵게 주어진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국회의원, 서울디지털대 행정학과 교수 등 정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이력 덕분일까. 적절한 강약과 속도감을 유지하는 그의 화법은 촉박한 시간도 잊게 한 채, 차근차근 다음 질문을 불러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대구 시민은 ‘변화와 혁신’을 내건 그의 손을 들어줬다. 그 염원을 반영해 취임 직후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한 것이 현장소통시장실이다. 정치인 출신 시장의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7월 15일 칠성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권 시장은 45개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2015년 9월까지 도시가스 보급을 확정지은 만촌1, 2동과 황금2동의 사례를 비롯해 시민의 고충을 해결한 건도 여럿이다. 그보다 권 시장에게 보람을 안긴 것은 “십수 년간 시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어서 민원 해결 여부를 떠나 감동이다”라고 전하는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였다. “오랫동안 시정부나 국가에 의해 방치됐던 불편한 민원들, 시민들이 억울하다고 생각되는 문제를 현장소통시장실을 통해 해결해주고 그것이 시민들의 기쁨으로 돌아갈 때, 그때가 일하는 사람으로서 제일 행복한 순간이죠.” 민선 6기 시정 비전으로 내세운 ‘오로지 시민 행복, 반드시 창조 대구’를 시장 스스로 체감하는 경험이었다. 권 시장은 시민 행복을 위해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으로 시정 혁신을 꼽았다. 첫걸음으로 그는 국민의 세금을 쓰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부터 가다듬었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행정을 하자는 것이다.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공무원 자기중심의 행정이에요. 공무원들이 시민이나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마치 자신의 천부적 권한으로 착각하면서 오히려 갑의 위치에 서는 것이 대한민국 행정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보는 겁니다.” 시민을 시장으로 모신다는 자세로 을의 입장이 되는 것, ‘안 되는 행정’이 아니라 ‘되도록 돕고, 되도록 만드는 행정’. 권 시장은 그 바탕 위에서 복지든, 환경이든, 여성이든 각종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근본부터 바꾸지 않고 책상 위에서 잘 만든 정책을 가지고서는 절대 시민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구·군 순회 현장소통시장실을 병행 운영해 보다 많은 시민을 만나는 한편 시민이 시정에 직접 참여하는 시민원탁회의도 지속적으로 주재할 예정이다. “시정을 하는 자세와 방식이 공무원 개개인에 의해 각각 다르게 보이는 게 아니라 시스템과 제도로 나타날 수 있도록 혁신하는 것. 저는 그것이 시민 행복을 위한 시정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1·2 취임 직후부터 권영진 시장은 현장소통시장실과 시민원탁회의를 통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3 권영진 시장은 디자이너 이유정의 패션쇼 런웨이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구는 민선 6기 출범 이후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규제 개혁을 추진한 도시로 손꼽힌다. 지난 11월 민·관·학이 규제 갈등을 풀고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 외국계 호텔 건립을 추진해 외자 유치는 물론 고용 창출 효과까지 낸 것은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 권 시장은 민생 현장에서 듣는 의견이 주효했다며 시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살기 좋은 도시, 일하기 좋은 도시 경북 안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권 시장은 청구고에 진학하며 대구에 ‘진출’했다. 1980년 고려대 영문학과에 입학하기 전까지 감수성 짙은 3년을 보냈던 곳으로 시장이 돼 돌아온 것이다. 외지인들은 흔히 대구 하면 보수적인 도시, 여름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분지 지형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보수적인 성향 덕분에 근대 유산이 무분별한 개발로 소실되지 않아 지금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근대 골목이 보존될 수 있었고, 분지 도시라는 지형적 이점으로 지난 30년간 태풍, 강풍, 폭설 등 자연재해의 피해를 입지 않은 축복받은 도시라는 점은 쉽게 간과되곤 한다. “대구는 삶의 정주 공간으로는 상당히 좋은 여건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팔공산, 비슬산 등 아름다운 산과 강, 좋은 공기 등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고요. 또 주택 보급률, 대중교통 기반도 뛰어납니다. 대구 시내처럼 도로망이 잘돼 있는 곳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 인프라 측면에서 보면 의료, 교육, 문화 여건도 좋은 곳이죠.” 취임 이후 민생 현장을 돌아보면서 권 시장 역시 대구를 재발견하게 됐고 그 매력에 푹 빠졌다. 무엇보다 시민들에게서 대구를 발전시키려는 혁신 의지와 대구 전체의 이익을 위해 시민들 스스로 자기희생을 감내하는 정신을 읽은 것이 가장 큰 성과다. 그 큰 힘을 바탕으로 묵은 때를 벗기고 ‘창조 대구’를 완성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다만 대구가 부족한 부분이 생산 기반입니다.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구에서 좋은 교육으로 길러낸 인재들이 대구를 떠나가는 것이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구의 좋은 정주 여건과 산업 여건이 조화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 창업하기 좋은 도시를 추구하는 사업 경제정책을 집중적으로 펼칠 생각입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전략의 일환으로 280만 평 규모의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물 산업,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들을 유치할 방침이다. 또 지금의 대구를 일군 뿌리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섬유산업과 자동차 부품 소재 산업을 첨단화하는 작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현재 대구의 강점인 IT 산업, 소프트웨어 산업을 바탕으로 창업 도시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성과 협력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고 이 센터를 중심으로 5개의 소프트웨어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둔 창업 밸리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창업 아이템 발굴부터 기술력 제고, 이후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분야까지 창업의 전 생태계에 따른 지원 정책을 완비할 예정입니다. 창업하기 좋은 1등 도시가 돼 대구 청년들뿐만 아니라 창업을 위해 타 시도의 청년들이 찾는 도시를 계획하고 있는 거죠. 기존의 좋은 정주 여건과 창업 여건이 잘 어우러지면 대구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시민들의 행복이 담보되는 도시가 될 겁니다.” 부쩍 화려하고 웅장한 여느 지자체의 청사에 비하면 지은 지 20년이 넘은 대구시청사는 참 수수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첨단 빌딩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런 대구시청이 앞서고 있는 것이 있었다. 매주 금요일이면 전 직원이 일찍 퇴근해 가족과 함께하기를 독려하는 가족 사랑의 날 운영, 유연 근무제 적극 시행, 가족 친화 프로그램 개발 및 컨설팅을 담당하는 센터 등을 통해 일과 가정 양립을 선도하는 ‘선진’의 직장 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청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선도하는 직장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공공기관부터 양립할 수 있는 직장으로 만들고 그것을 민간에 권유해야지, 공공기관들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민간 기업에 그렇게 하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아이 키우기 좋은 가족 친화적 일터를 조성한다는 일 가정 양립 지원 체계의 또 다른 한 축으로는 경력 단절 여성의 사회 복귀 프로그램을 통한 여성 일자리 확대 방침이 버티고 있다. 3천만 대구 시민의 50.2%를 차지하는 우수한 여성 인구가 육아로 인해 경력 단절이 되지 않도록 진로 상담 및 직업 훈련 교육 등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확대 설치하고 대구여성일자리박람회를 정례화한다는 계획도 일찌감치 짜놓았다. 자랑스러운 아빠의 약속 인터뷰에 앞서 권 시장에게 미리 전달한 질문이 있었다. 지난여름 SNS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전국의 ‘치킨 애호가’들을 불러 모았던 대구치맥페스티벌 외에 대구의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에 대한 소개를 직접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권 시장은 동화사, 대견사 등 유서 깊은 불교문화가 어우러진 전통 관광지 외에 근대 골목, 김광석길, 마비정 벽화마을, 사문진주막촌 등 새로 떠오르는 관광지를 추천했다. 또 납작만두, 찜갈비, 막창 등 대구 10미(味)로 꼽히는 전통음식 외에 요즘은 매운 떡볶이, 딸기케이크, 멜론빙수 등이 젊은 층에게 인기라고 했다. 비슬산자연휴양림의 얼음동산축제, 허브힐즈의 몽골문화축제 등 이번 겨울 여행지를 추천할 때 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다. ‘시장님의 주말’에 대한 질문을 하기 전까진. “사실 그동안 저는 주말에 한 번도 쉬지 못했죠. 시민들이 많이 가시는 곳을 찾아서 함께 어울리고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일에 대부분의 제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시장이 주말에 쉬지 않는 것, 저는 당연한 일이라고 여깁니다. 직급이 높고 역할이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젊은 직원들과 똑같이 주말을 즐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급이 높아지고 역할이 커지면 그만큼 책임감도 막중해지는 거죠. 특히 가족, 양육으로부터 자유로운 저 같은 입장에서는 말이죠.” 권 시장은 부인 이정원 여사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었다. 지방 선거 당시 그의 청년 지지자들이 ‘권 병장, 나라를 지켜줘! 아빠는 걱정 말고. 우리가 영진이 형 지킬게!’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유세에 나서는 바람에 졸지에 유명세를 탔던 장남은 지난 7월 말 전역 후 복학을 했고, 둘째 아들은 올해 고3이 됐다. 고려대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통일정책보좌관으로 근무하던 그가 1999년 정치계에 발을 들일 때 가족의 반대가 심했다. 특히 선친께서는 “(정치인이 되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하던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라며 만류했을 정도. “자신의 가족에게 따뜻한 밥 먹이고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면서 독립운동 할 수는 없지 않느냐”라는 그의 반문에서 결단의 무게감이 전해졌다. “솔직히 말하면, 가족이 100% 저를 이해해주지는 않습니다. 아빠가 지위가 높아지고, 국회의원이 되고, 시장이 되는 게 애들에게는 의미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아빠를 원하잖아요. 저는 지금은 그런 아빠가 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독립이 독립운동가 가족들의 고통과 희생 속에서 이뤄졌듯이 정치를 한다는 것, 특히 지방 도시를 살리는 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지방 도시의 여건이 그렇습니다.” 가족에게 미안하지만, 주어진 소명의 길을 가야 한다는 인간적인 고민 끝에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는 권 시장. 그는 지금도 두 아들에게 “개인적으로 좋은 아빠는 될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자랑스러운 아빠는 돼주겠다”라는 얘기를 들려준다고 했다. 가족을 향해 ‘나의 든든한 지원군’이라는 진부한 표현을 하지 않는 흔치 않은 정치인의 고백을 들으니 권 시장은 자신의 생각보다 꽤 괜찮은 가장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5년은 민선 6기가 실질적으로 시작되는 원년으로 새로운 대구의 미래를 위한 주춧돌을 놓을 겁니다. 우리가 가진 긍정적인 힘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사고와 적극적이고 더욱 낮은 자세로 창조 도시 대구를 실현하고, 시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구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개인적인’ 신년 계획을 듣고 싶다고 굳이 강조를 했지만 권 시장에게 당분간 ‘사생활’이란 아예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온 맘을 다한 경상도 사나이의 뚝심 있는 추진이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앞으로 뉴스에서 ‘대구’라는 단어만 나와도 귀를 쫑긋하게 될 것 같다. <■글 / 장회정 기자 ■사진 / 박재찬 ■사진 제공 / 대구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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