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29 건 검색)
- 일 ‘대지진 피해 원전’ 첫 재가동
- 2024. 10. 30 20:36 국제
- ... 다음달 7일 발전을 재개해 12월에 상업용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때 피해를 입은 원전이 재가동된 첫 사례다. 오나가와 원전은 노심용융(멜트다운) 사고가 일어났던...
- 일본 동일본 대지진 ‘재해 원전’ 재가동···안전성·재해 대책 우려
- 2024. 10. 30 11:54 국제
- ... 내달 7일 발전을 재개해 12월에 상업용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때 피해입은 원전이 재가동되는 첫 사례다. 오나가와 원전은 노심용융(멜트다운) 사고가 일어났던...
- [단독]임금체불 느는데 대지급금 받기 어렵게 지침 바꾼 노동부
- 2024. 10. 08 10:14 사회
- .... 근로감독관은 4대보험 신고 자료가 없어 소송 제기용 확인서를 발급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대지급금을 받지 못한 채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노동부가 체불임금 확인서 발급지침을 바꾼 뒤 영세...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내 것’도 아닌 그 유전자에 사사로이 ‘가위’를 대지 말지어다
- 2024. 09. 04 20:01 문화
- (15) 로마법과 유전자조작 규제 태평양 사모아 해안의 산호초. ‘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은 인류 모두에게 속하는 특정한 지리적 영역이나 자연적 혹은 문화적 요소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보호되어야 하며...
- 최정균의 유전자 천태만상
스포츠경향(총 77 건 검색)
- 노무법인 한수, 대량임금체불 사태 대비 “대지급금 활용 전략 세미나” 개최
- 2024. 07. 30 16:50 생활
- 노무법인 한수의 공인노무사 박진호 대표가 세미나에서 대지급금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중소기업 사업주들과 임금체불 피해자들이 대지급금 제도를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는 자리였다 노무법인 한수가 지난 29일 ‘대지급금 제도를 통한 대량 임금 체불 해결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주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임금체불 이슈에 초점을 맞추어 중소기업 사업주들과 체불 임금 피해자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한다. 대지급금 제도는 체불된 임금을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먼저 받을 수 있게 돕는 긴급 구제책으로 설계되었다. 이를 활용하여 많은 근로자가 권리를 보호받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제조업, 물류업, 중소병원 등 체불난을 겪고 있는 많은 사업장의 근로자들을 대리하여 임금체불 진정 및 대지급금 청구업무를 수행해왔다는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박진호 대표 공인노무사는 “임금체불은 근로자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다. 피해자들이 권리를 신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화윤 노무사, 장주현 노무사는 “특히 최근 3개월간 업종과 관계없이 100인 이상 규모의 사업장에서 대지급금에 관한 문의가 급증했다”면서 대형 임금체불 사건을 다수 수행하며 경험한 유의해야 할 점과 구체적인 노하우를 제시했다. 세미나에서는 대지급금제도의 신청 기준, 신청 절차 및 필요 서류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제공됐다. 참가자들은 제도의 접근성과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했다는 평이다. 특히 사업주 참가자들은 근로복지공단의 구상권 청구과정에 대한 질의를 중심으로 Q&A 세션을 진행했다. 이번 세미나로 임금체불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감을 보였다. 한편 노무법인 한수는 임금체불 해결을 위한 전담 TF팀을 운영하며, 다양한 워크숍과 교육 세션, 신청 대리를 진행하여 대량 임금체불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다.
- ML 데뷔 10경기 만에 맛본 쓰디쓴 패전, ‘긴 휴식’ 핑계대지 않은 이마나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 2024. 05. 31 01:25 야구
- 이마나가 쇼타. 밀워키 | AP연합뉴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무려 11일 만에 가진 선발 등판. 그리고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맛본 쓰디쓴 패전. ‘던지는 철학자’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는 ‘긴 휴식’이 문제가 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이마나가는 30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4.1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 1탈삼진 7실점의 충격적인 부진을 보였다. 컵스는 6-10으로 패했고, 이마나가는 시즌 첫 패전을 안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10경기 만에 당한 이마나가의 시즌 첫 패전이다. 0점대를 유지하던 평균자책점은 1.86까지 치솟았다. 최고 구속은 93.2마일(약 150㎞)이 찍혔다. 지난 겨울 컵스와 4년 5300만 달러(약 729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이마나가는 LA 다저스와 투수 역대 최고 계약(12년 3억2500만 달러)을 맺고 화려하게 입성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에 가려져 덜 주목받았다. 하지만 시즌 시작과 함께 오히려 이마나가가 폭주하면서 평가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야마모토도 첫 시즌 치고는 나쁘지 않았으나 비싼 몸값과 대비돼 늘 우려의 시선이 쏠린 반면, 이마나가에게는 최고의 가성비 영입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이마나가 쇼타.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런데 이날 드디어 이마나가가 무너졌다. 1회 선두타자 조이 오티스에게 2루타를 내준 이마나가는 1사 후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던진 초구 93.2마일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렸고, 이를 옐리치가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시켰다. 2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이마나가는 3회 다시 흔들리며 대량실점했다. 오티스와 옐리치에게 안타를 내줘 1사 1·3루에 몰린 이마나가는 윌리 아다메스와 개리 산체스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3점을 내줬다. 다음 타자 제이크 바워스를 잡아내 한숨을 돌리는가 싶었는데, 블레이크 퍼킨스를 상대로 초구 81.8마일(약 131.6㎞) 스플리터가 또 가운데에 몰렸고 이번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허용하며 3회에만 5점을 내줬다. 4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이마나가는 5회 1사 후 아다메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카일 헨드릭스와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사실 이마나가에도 부진의 이유를 찾을 수 있는 ‘핑계’는 있었다. 이마나가는 원래대로라면 지난 25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등판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 경기가 하필 비로 인해 취소됐고, 이에 컵스는 이마나가에게 추가 휴식을 줄겸 로테이션을 아예 한 번 거르기로 했다. 하지만 평균 5~6일 간격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선발 투수들에게는 ‘규칙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단순히 많이 쉰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다. 긴 휴식은 자칫 좋은 리듬을 무너뜨릴 수 있는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마나가는 긴 휴식이 자신에게는 도움이 됐다며, 부진한 것은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고 했다. 이마나가는 경기 후 “회복하는데 굉장히 좋은 시간이었다. 푹 쉬었기에 컨디션이나 어깨, 팔꿈치 모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내 투구에 일관성이 너무 부족했다. 긴 휴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다음에는 더 안정적인 투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맛본 쓰디쓴 패전에도 주눅들지 않겠다는 각오 또한 내비쳤다. 이마나가는 “더 많은 실점을 하는 경기도 있을 것이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터프한 경기들이 후반기에 있을 것이다. 오늘 경기를 잘 복기해 다음 등판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마나가 쇼타. AP연합뉴스
- 해외파 부재? 불운? 핑계대지 말자, 황선홍호는 그저 ‘못해서’ 졌다
- 2024. 04. 26 12:38 축구
- 퇴장당하는 황선홍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4위 팀을 상대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것에 내놓은 답이 ‘해외파 부재’, 그리고 ‘불운’이었다. 이제 한국 축구는 확연히 레벨 차이가 나는 약체들을 상대로도 운과 해외파들에 기대야 이길 수 있는 처참한 수준으로 몰락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와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2-2 무승부에 그치고 승부차기에서 10-11로 졌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번 대회에서 1~3위에는 파리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고 4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행 여부를 가린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매번 본선 무대에 올랐던 한국은 이날 8강에서 탈락하면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84년 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이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 감독이 후반 추가시간 퇴장을 당한 관계로,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는 명재용 수석코치가 대신 참석했다. AFC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명 코치는 “퇴장 악재 속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간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며 “승부차기에 돌입한 뒤에는 하늘에 맡겼지만, 행운이 우리에게 오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이날 후반 25분 이영준(김천)이 퇴장 당해 수적 열세에 몰리기는 했다. 하지만 전반에만 2골을 내주는 등 11명 전원이 그라운드에 있을 때도 경기력이 신통치 않았다. 승부차기까지 간 것도 어떻게 보면 ‘굴욕적인’ 일이었다. 불운을 논할 상황이 아니었다. 이와 함께 명 코치는 해외파들을 차출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명 코치는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없어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맞다. 대회 전에 여러 루트를 통해 차출을 약속받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차출하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김지수(브렌트퍼드), 양현준(셀틱),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당초 발탁하려 했던 해외파 선수들이 개막 직전 소속팀의 반대로 합류가 불발됐다. 급히 대체 발탁을 했지만, 완벽히 채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도네시아가 유럽파 없이 이길 수 없는 상대는 아니었다. 인도네시아전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황 감독의 전술적 한계, 그리고 사전 평가전 등을 통해 경고 신호가 왔음에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한 ‘무능함’이었다. 해외파 부재, 불운은 그저 핑계일 뿐이다. 황선홍호는 그저 ‘못해서’ 졌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28th BIFF] 이와이 ??지 감독 “대지진, 계속 함께해야 하는 주제라 ‘키리에의 여름’ 연출”
- 2023. 10. 06 16:55 연예
- 영화 ‘키리에의 여름’을 연출한 이와이 ??지 감독(맨 왼쪽)과 아이나 디 엔드, 마츠무라 호쿠토, 히로세 스즈, 사진|이다원 기자 영화 ‘키리에의 여름’ 이와이 ??지 감독이 대지진을 소재로 삼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이 ??지 감독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진행된 영화 ‘키리에의 노래’ 기자간담회에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큰 피해를 입었던 일본에서 ‘대지진’을 영화적 소재로 삼은 이유를 묻자 “대지진의 피해는 저마다 차이가 있어 어떻게 다룰까 고민했다. 하지만 ‘대지진’은 계속해서 함께 하고 다뤄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해서 영화 안에 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난 센다이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내 고향이 당시 큰 피해를 입어서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며 “1년 뒤 ‘꽃이 핀다’는 노래를 작사했고 그 후로도 꾸준히 관련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진을 가깝게 체감했기 때문에 감독으로서도 영화로 표현해봐야하지 않나 싶었다”며 “12년이 지난 지금이 그 타이밍이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영화를 연출할 때 어려움에 대해서 “‘대지진’을 주제로 표현하는 건 불가능할 수도 있었겠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 대지진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개인사와 대지진 사이의 이야기는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영화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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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11)딸 돌아오자… 대지에도 행복이 가득(2022. 05. 20 15:41)
- 2022. 05. 20 15:41 문화/과학
- 식용유 대란이다. 식용유를 1인 1병씩만 마트에서 판매한다고 한다. 식용유가 품귀현상을 일으키는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옥수수, 해바라기를 농사지을 수 없어서다. 그리스 신화에서 농사를 관장하는 신은 데메테르다. 데메테르가 농사에 관여하지 않는 시기는 딸 페르세포네가 지하에 있을 때다. ‘페르세포네의 귀환’ (캔버스에 유채, 리즈 시립미술관 소장) 데메테르는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딸 페르세포네를 낳았다.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신 하데스는 아름다운 페르세포네를 사랑해 결혼하려 했지만, 어머니 데메테르는 딸을 영원히 하계의 어둠 속에서 살아가게 할 수 없다며 하데스의 청을 거절했다. 하데스는 페르세포네가 시칠리아의 숲에서 오케아노스의 딸들과 꽃을 꺾으며 놀고 있을 때 순식간에 마차에 태워 지하세계로 데려간다. 데메테르는 딸이 하데스에게 납치됐다는 사실을 듣지만, 지하세계로 찾아갈 수 없어 거처인 시칠리아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데메테르가 움직이지 않자 대지는 곡식을 생산할 수 없었고 초목은 메말라갔다. 그러자 굶어죽은 사람들이 늘어났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다 못한 제우스신은 하데스에게 페르세포네를 데메테르에게 돌려보내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페르세포네는 지하세계에서 석류 하나를 먹었기 때문에 지상으로 복귀할 수 없었다. 하데스가 지하세계에서 뭔가를 먹은 사람은 누구든 지상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규칙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우스신은 형 하데스와 데메테르에게 페르세포네가 1년의 3분의 2는 지상에서 보내고 나머지는 저승에서 하데스의 아내로 살도록 중재했다. 그래서 페르세포네가 하계에 있는 동안에는 데메테르가 슬픔에 빠져 대지를 돌보지 않아 농사를 지을 수 없다. 페르세포네가 지상으로 올라오는 시기에는 데메테르가 기쁨에 넘쳐 대지에 온갖 생물이 자라난다. 데메테르가 딸을 맞이하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 프레더릭 레이턴(1830~1896)의 ‘페르세포네의 귀환’이다. 동굴 입구에서 팔을 벌리고 서 있는 여인이 데메테르다. 데메테르가 입구에 서 있는 건 지하세계로 들어갈 수 없음을 암시한다. 페르세포네의 얼굴이 창백한 건 그가 아직 지상에 도착하지 않았음을 나타낸다. 페르세포네를 안고 있는 남자가 전령사 헤르메스다. 독수리 날개가 달린 지팡이는 헤르메스를 상징한다. 그는 지상에서 지하까지 가지 못하는 곳이 없다. 이 작품에서 맑은 하늘과 꽃이 핀 대지는 계절의 변화를 나타낸다. 데메테르의 행복을 의미하기도 한다. 동굴 속에 있는 축 늘어진 식물은 페르세포네가 있던 저승을 암시한다. 유럽에서 일어난 전쟁이 한국에까지 영향을 끼칠 줄은 몰랐다. 식용유에 이어 밀가루도 구입을 제한한다고 한다. 빵이 주식이 아님에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
- [만화로 본 세상]우리 할머니-일본 대지진 쓰나미에 쓸려간 할머니의 기억(2019. 08. 30 14:31)
- 2019. 08. 30 14:31 문화/과학
- 이 만화를 덮고 나면 돌봄노동에 대한 딜레마가 결국 우리 사회뿐 아니라 전세계가 직면한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계만화학원>을 펴낸 오스카 에이지는 책의 서문에서 “만화와 관련된 사람들은 마치 ‘어디로든 문’을 갖고 있는 것처럼 다양한 현실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썼다. 이는 세계를 돌며 만화 워크숍을 열어온 필자의 경험을 반영한 것으로, 국가 간 관계가 어떻든지 만화에 대해서만큼은 서로의 현실을 나누고 이해할 수 있는 문이 열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노재팬 운동’이 열기를 띠는 지금, 구태여 일본만화를 소개하려는 것도 나 역시 ‘만화는 어디로든 문’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니코 니콜슨 작가의 만화 중 한 장면 / 학산문화사 다소간의 용기를 내어 소개하고 싶은 책은 만화 <우리 할머니>다. 만화는 다음의 대사로 시작한다. “있지, 엄마랑 같이 죽어버릴까 싶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던 니코의 엄마 사와코가 딸 니코에게 건넨 말이다. 초반에 니코는 할머니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되레 사와코를 나무라는데, 이후 니코가 직접 집에 내려와 목격한 할머니는 이미 치매가 손쓸 도리 없이 진전되고 있는 상태였다. 이미 이사 간 이웃을 찾아 동네 어귀를 서성거리거나 화장실 가기를 잊고 속옷에 볼일을 보는 것도 예사다. 이후 치매 증상이 더 심해지면서 할머니는 수시로 감정의 언덕을 오르내리며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니코와 사와코에게 온갖 분노를 쏟아붓는다. 할머니는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니코는 할머니가 ‘자라온 땅에서 뿌리째 뽑힌 듯’ 기운을 잃어간다고 표현하는데 이는 실제 그대로다. 할머니는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수십 년간 살아왔던 집과 마을을 모두 쓸려보냈다. 힘들어하는 할머니를 위해 사와코는 최대한 이전의 집과 같은 모양새로 집을 복구하지만, 그래도 이미 사라진 마을과 떠나간 마을사람들까지 돌아오진 않는다. 대지진 이후 상태가 나빠지는 할머니를 보면서 사와코는 지진 당시 쓰나미에 휩쓸려가던 할머니를 기어코 살려낸 자신을 자책하기에 이른다. 니코와 사와코는 할머니에 대한 책임감으로 끈질기게 버텨내면서, 울고 쓰러지고 괴로워하다가 잠시 행복에 젖고 다시 통곡하는 일상을 반복한다. 이 만화를 덮고 나면 돌봄노동에 대한 딜레마가 결국 우리 사회뿐 아니라 전세계가 직면한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국내에서 연재된 웹툰 <우두커니>도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돌보는 내용의 일상툰인데, 이 만화도 <우리 할머니>처럼 결국 환자를 시설에 모시는 것으로 귀결된다. 돌봄시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 한국 사회를 넘어 바다 건너 나라인 일본에서도 돌봄문제에서만큼은 우리만큼이나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 더 눈에 띈다. 여기에 만화가 ‘어디로든 문’이어야 하는 이유가 숨어 있다. 일본산 제품들도, 일본 여행도 막아야 하는데 만화가 뭐라고, 만화만큼은 ‘어디로든 문’이 되어야 하나. 비단 만화가 ‘제9의 예술’이기 때문이기에 그런 건 아니다. 나는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서로의 현실을 인식하고 공동의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이야기’만큼은 자유롭게 흘러 다녀야 한다고 여긴다. 이야기의 물길을 만드는 일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출구를 무엇보다 ‘함께’ 상상하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다. 그것이 국경을 넘어선 이야기의 힘이다.
- 만화로 본 세상
- [와인기행]갈색의 대지에서 탄생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2012. 12. 31 13:43)
- 2012. 12. 31 13:43 문화/과학
- 토스카나 와인을 처음 세계에 알린 것은 가볍고 마시기 좋은 키안티 와인이지만, 일등공신은 19세기 이후에 탄생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다. 몬탈치노를 여러 차례 방문하였지만 항상 가슴이 두근거린다. 녹색과 갈색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구릉들이 마치 파도처럼 전개된다. 토스카나의 전형적인 자연, 포도원과 올리브농원 사이로 키다리 사이프러스가 줄지어 서 있다. 이런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 와인애호가가 아닐지라도 감동하게 된다. 토스카나의 자연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이요 극장이다. 몬탈치노성에서 바라본 광활한 갈색대지와 왼편에 중세마을의 고색창연한 좁은 골목이 보인다. 이탈리아 중부의 심장에 위치한 토스카나는 피에몬테와 함께 이탈리아 와인 산지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피렌체, 피사, 루카, 시에나, 몬탈치노 등 어디를 가나 고색창연한 역사의 흔적과 르네상스의 찬란한 문화가 배인 예술적인 마을들이 즐비하다. 뿐만 아니라 적당한 높이의 구릉을 따라 전개되는 토스카나 지방의 토양은 찬란한 태양과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으로 최적의 와인 생산지이기도 하다. 토스카나 지방의 주요 와인 산지로는 피렌체 남부지방에 위치한 시에나를 중심으로 키안티와 키안티 클라시코, 몬탈치노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가 있다. 또 몬탈치노와 동쪽에 이웃하고 있는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 외에 최근 수퍼 토스칸으로 유명해진 토스카나 서쪽 해안지역의 볼게리 지역이 있다. 아름다운 브루넬로의 갈색 토스카나 와인을 처음 세계에 알린 것은 가볍고 마시기 좋은 키안티 와인이지만, 일등공신은 19세기 이후에 탄생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다. 몬탈치노 역시 키안티 와인처럼 이탈리아의 토착품종인 산지오베제로 만들지만, 100% 몬탈치노 지역에서 재배된 산지오베제만으로 양조해야 한다. 몇 년 전 이탈리아 사법당국이 이 와인에 다른 품종을 배합하였다고 하여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간 스캔들이 있었다. 와인의 품질 보증 제도가 얼마나 엄격한지를 보여주며 와인은 진실의 술이라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사건이었다. 몬탈치노 남동쪽 외곽에 있는 비온디 산티 와이너리는 그 역사를 간직한 듯 오래된 사이프러스 가로수 길과 더불어 담쟁이넝쿨로 뒤덮인 건물이 인상적이다. 원래 브루넬로는 산지오베제 그로소를 표현하는 현지 방언인데, 지금은 포도품종으로 쓰이고 있다. 브루넬로는 갈색을 뜻하지만 단순한 갈색이 아닌 매혹적인 갈색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 와인을 갈색의 대지에서 탄생한 ‘아름다운 브루넬로의 갈색’이라고 하면 어떨까?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최소 2년 동안 오크통에 숙성시키고 다시 병에서 4개월 이상 숙성시킨 후, 포도 수확 5년차 1월에 출시하도록 엄격하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 이것이 브루넬로가 매혹적인 진홍색과 함께 남성적인 강건함 그리고 풍부한 과일향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짜임새 있는 명품와인이 된 비결이다. 브루넬로는 최소한 10년에서 심지어 50년까지 숙성하여도 여전히 그 힘을 잃지 않고 개성을 유지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진하고 강렬한 풍미 5년을 기다릴 수 없는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브루넬로의 대체품으로 수확 이듬해 9월에 출시하는 로소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no)가 있다. 이 와인은 투자비를 조기 회수할 수 있어 와이너리들의 자금흐름에 도움이 된다. 로소 디 몬탈치노가 비록 브루넬로와 비견될 수 없지만 나름의 개성과 풍미는 어떤 와인과도 견줄 수 있는 와인이다. 브루넬로 와인의 탄생은 몬탈치노만이 갖고 있는 테루아(토양)와 이 테루아에 맞는 포도품종의 개발, 그리고 현대적인 양조기술이 빚어낸 자연과 인간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몬탈치노는 남쪽에 폭풍우를 막아주는 해발 1700m의 아미아타산, 바다가 가까워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 해발 500m까지 이어진 점토질과 이회토의 테루아는 세계에서 가장 농축되고 강건한 산지오베제의 생산을 가능케 하였다. 물론 여기에는 클레멘테 산티 가문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 어쩌면 오늘의 브루넬로 와인의 탄생은 전적으로 산티 가문이 없었으면 지금도 한낱 척박한 몬탈치노의 한 지역 와인으로 끝났을 것이다. 산지오베제 그로소(브루넬로)가 이 곳 토양에 맞을 것이라고 확신한 산티는 19세기 중반부터 이 포도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진하고 강렬한 풍미의 위대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을 탄생시켰다. 현재 200여개 와이너리에서 일 년에 400여만병을 생산하고 있는 이 와인은 산티 가문의 혁신적인 도전정신이 있어 더 향기롭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몬탈치노 남동쪽 외곽에 있는 비온디 산티 와이너리는 그 역사를 간직한 듯 오래된 사이프러스 가로수 길과 더불어 담쟁이넝쿨로 뒤덮인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카스텔로 반피의 유리박물관 내부 모습. 고성에서 열리는 와인 페스티벌 몬탈치노 남서쪽 성안젤로스칼로 인근에 위치한 카스텔로 반피 와이너리는 미국에 뿌리를 둔 세계적인 와인 거상이다. 11세기 중세에 세워진 반피성에 있는 마리아니 박물관은 설립자 마리아니에게 헌정하는 세계적인 유리박물관으로 불, 유리, 와인을 연계한 테마 박물관이다. 기원전 15세기부터 로마제국시대 그리고 현대까지의 다양하고 방대한 수집품들은 유리잔을 통해 암흑기부터 황금기까지 모두 보여준다. 카스텔로 반피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답게 와인산업을 호스피탈리티 사업과 연계하여 성공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유리박물관, 와인시음장과 숍(Enoteca), 전통 레스토랑(Taverna Banfi), 14개의 방을 갖춘 고성 호텔과 와이너리 관광 등 2차 세계대전에 폐허로 변한 이 곳을 호스피탈리티 센터로 개축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남쪽으로 부드럽게 뻗어 있는 구릉, 총 2900ha(870만평)의 광활한 땅에 포도밭, 올리브, 밀, 과수원, 사슴목장을 소유한 반피의 제국을 건설하였다. 이곳에서는 최상급 와인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리제르바급인 포지오알로로(Poggio all‘Oro)부터 엑셀수스, 그리고 화이트와인까지 생산된다. 에노데카에서 시음한 여러 와인들 중 플래그 십 와인인 가스텔로 반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04 빈티지는 브루넬로 와인의 전형이었다. 진한 루비색에 체리와 블랙베리향, 가죽과 스파이시한 풍미에 산미가 강하게 느껴지나 부드러운 타닌이 입안을 꽉 채우는 풀 보디의 균형 잡힌 와인이었다. 왜 바티칸 왕국의 셀라에 납품되고 있는 와인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세마을인 몬탈치노의 좁은 골목을 따라 해발 500m 정상에 남성미를 자랑하며 서있는 몬탈치노성에 도착했다. 성 안은 텅 비어 있었다. 14세기 시에나의 요새로 축조된 성은 여름이 되면 와인 앤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성의 망루에 올라서면 토스카나의 자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갈색의 대지는 이곳이 토스카나임을 말해준다. 중세 이탈리아의 정치적 혼란기였던 만큼 주인이 바뀌었던 마을이다. 지금은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와인 하나로 문화, 역사, 예술이 어울리는 낭만의 성, 토스카나의 보석이 되었다. 시에나로 가는 노을 길에 마주한 해바라기 밭과 사이프러스가 지평선을 만든 들녘을 지나면서 다양한 자연을 반영하는 몬탈치노 와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글·사진|송점종 j-j-s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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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리뷰]대지진 참사 1년, 일본이 주는 교훈(2012. 03. 27 15:23)
- 2012. 03. 27 15:23 문화/과학
-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를 휩쓴 쓰나미와 이로 인한 원전 폭발은 전에 없던 재앙이었다.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나도록 일본은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저자 김대홍은 KBS 도쿄 주재 특파원으로서 그때의 대재앙을 지켜볼 수 있었다. 뉴스로 미처 전달하지 못한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그 후 일본 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가 책에 담겨 있다. 책 전반부는 지진이 일어나던 날에 저자가 겪은 상황을 그리고 있다. 쓰나미 경보가 내려진 후 대피 독려 방송을 하다가 숨진 젊은 여직원 엔도 미키씨, 순식간에 목숨을 잃어버린 소방대원들에 관한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김대홍 지음·올림·1만4000원 저자도 지적하듯이 쓰나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능 오염이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오염을 솔직하게 인정하기보다는 사회적 안정을 되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만 가고 있다. “일본인들이 재앙 앞에서도 질서를 지키고 슬픔을 안으로 새긴다”는 이야기도 옛말이라고 저자는 전한다, 일본인들은 이제 일상적인 먹거리가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을까 걱정하게 됐다. 심지어 수돗물도 방사능에 오염되었을 것이라는 걱정을 하게 되었으니 상황이 심각하다. 일본 정부와 원자력 과학자들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 ‘생각지 못했던 일’(‘소키가이·想定外’)이라고 하지만 저자가 만난 많은 과학자들은 후쿠시마 사고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수 차례 경고했기 때문에 후쿠시마 사고는 ‘과학적으로 예측가능한 일’(‘소테나이·想定內’)이라고 말한다고 전한다. 익명을 조건으로 취재에 응한 과학자들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한 정부의 발표에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쓰나미 이전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았다고 저자는 전한다. 후쿠시마 원전이 연쇄폭발하게 된 원인은 쓰나미로 인해 비상발전기가 고장이 나서 냉각기능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서 처음부터 바닷물을 주입했더라면 온도를 낮추었을 것이고, 그러면 수소 발생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자로에 바닷물을 주입하면 원자로가 못쓰게 되는 것을 알고 있던 전력회사 경영진이 바닷물 주입을 망설이는 바람에 상황을 키웠다. 후쿠시마 1호 원전에는 냉각수 수위 측정기가 고장이 나 있어서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잘 몰랐을 것이라는 말마저 있다. 일본 정부와 전력회사가 정보를 숨겨서 이 같은 대형 원전사고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와 원전 사업자에겐 이런 일이 없을까 하고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일본의 왜곡된 원자력정책이 초래한 바가 크다는 지적이 많다고 저자는 전한다. 원전업계의 연구비를 받는 교수, 발전회사의 후원금에 의존하는 정치인들 때문에 기약도 없는 폐연료 재처리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 전역에 있는 54개 원전 가운데 52기가 점검 등의 이유로 멈춰서 있고, 2012년 5월부터는 나머지 2개도 중단할 예정이어서 그 후로 일본 국민들은 원전 없이 생활을 해야 한다. 원전에 의존해온 일본의 원자력정책과 일본인의 삶에 어떤 변화가 올지에 대해선 우리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우리나라는 일본 못지않게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에 특히 그러하다. 쓰나미와 원전 폭발은 일본 정치에도 지진을 일으켰다. 집권 민주당 정권은 취약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반면 이시하라 도쿄 도지사,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 같은 대중선동형 우익 정치인들의 입지가 좋아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후지산이 곧 폭발할 것이라는 등 자연재앙에 대한 공포감도 커가고 있다. 3·11 대지진으로 일본 열도가 뒤틀려버려서 이해하기 어려운 자연현상이 일본 열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과연 “일본에 미래가 있을 것인가” 하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다. 천재와 인재를 동시에 겪은 일본의 경험으로부터 우리도 교훈으로 삼을 것이 많음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이상돈
- 북리뷰
레이디경향(총 5 건 검색)
- 50대가 됐나요? ○○은 입에도 대지 마세요
- 2023. 06. 15 07:13 건강
- 50대가 되면 일상 습관이 곧 건강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는 중년부터 절대 먹어선 안 되는 몇 가지 음식을 강조했다. 남성은 심혈관 건강, 여성은 골다공증…중년에 접어들면서 건강에 대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상 습관을 바꾸면서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는 여지가 꽤 있다고 말한다. 미국 매체 퍼레이드가 주목한 ‘영양사가 말하는 50세 이상이면 거의 먹지 말아야 할 특정 음식과 음료’에 대해 알아본다. 퍼레이드 자문 영양사이자 당뇨 전문가 제나 아펠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식단에서 특정 음식을 빼는 것은 상당한 박탈감을 불러온다”라면서도 “그렇지만 50세 이상이 과도하게 섭취하면 건강을 악화시키는 특정 음식과 음료는 존재한다”고 말한다. 중년 건강에 가장 큰 악영향을 주는 음식, 전문가는 ‘탄산음료’를 꼽았다. 그가 강조하는 가장 악영향을 주는 음식은 ‘탄산음료’이다. 그는 “만약 탄산음료를 매일 마셔야 한다면 과일이 든 탄산수로 점차 바꾸는 것이 건강에 이로울 것”이라고 강조한다. 탄산음료는 설탕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거의 모든 질환에 좋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탄산음료를 섭취하면 체중 및 당뇨병 위험이 증가하고 뇌에도 좋지 않아 뇌졸중과 치매의 위험을 높인다. 최근에는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를 사용한 다이어트 탄산음료가 붐을 타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건강에는 좋지 않다. 다이어트 탄산음료를 꾸준히 마시는 것으로 제2형 당뇨병과 대사증후군 위험을 피할 수 없다. 그 외에도 달달한 스낵, 정제된 곡물, 고 포화지방 식사 같은 고도로 가공된 식품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유형의 식품에는 당, 지방, 나트륨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공 페이스트리나 패스트푸드도 ‘최소화해야 할 식품’의 범주다. 아펠은 “설탕과 나트륨이 첨가된 조미료에 대한 영양 라벨과 성분 목록을 꼼꼼하게 읽는 것부터가 현명한 식단 차림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과일과 채소, 통곡물, 저지방 단백질 및 건강한 지방을 중심의 식사, 즉 지중해 식단이다. 아펠은 호르몬 균형(갱년기 여성)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을 우선시하고 혈당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염증을 줄이는 식단을 권장한다. 아보카도, 견과류, 씨앗류, 올리브유 등이 그가 50세 이상에게 추천하는 음식이다. 영양이 풍부한 음식으로 접시를 채우고 설탕과 나트륨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최소화하는 것. 병원 신세를 지지 않는 건강한 중년의 첫걸음이다.
- 50·60대 입에도 대지 말아야 할 3가지 음식
- 2022. 12. 30 06:57 요리|건강
- 50대가 넘으면 떨어지는 신진대사, 가공식품보다는 신선식품을 챙겨 먹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50·60대가 넘으면 신진대사가 느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처리가 점점 어려워진다. 50대 이상이 되면 먹는 음식이 곧 건강과 직결되는 이유다. 신진대사를 빠르게 지원하는 먹거리는 가공식품보다 신선식품이다. 전문가가 알려주는 ‘50대의 느려진 신진대사 회복을 위해 절대 먹어선 안 되는 3가지 식품’은 무엇일까? 설탕 범벅 시리얼 영양사에 따르면 맛있고 편리한 설탕 시리얼은 신진대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공식품 중 하나다. 달달한 시리얼에는 설탕, 나트륨 및 정제된 탄수화물이 가득하다. 이러한 식품을 지속해서 섭취하면 비만, 고혈압, 당뇨병 및 심장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도로 가공·정제된 성분은 일반적으로 빠르게 소화되어 혈당을 높이고 신진대사를 늦출 수 있다. 일부 시판용 시리얼에는 설탕, 나트륨, 정제된 탄수화물로 가득하다. 특히 당으로 인한 인슐린 급증은 세포 내 호르몬에 내성을 갖게 하므로 복부 주변 체중을 증가시키고 제2형 당뇨병 및 기타 대사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 그릇에 시리얼과 우유를 붓는 만큼 편한 아침식사는 없겠지만 시간이 걸리고 번거로운 만큼 건강한 아침 식단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패스트푸드 패스트푸드 역시 바쁜 일상에 편리하고 빠른 식단이지만 차차 신진대사를 망칠 수 있다. 패스트푸드는 다량의 지방, 나트륨 및 건강에 썩 좋지 않은 기름으로 만들어진다. 지속해서 섭취한다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체중 증가, 비만, 심혈관 질환, 심장병 및 뇌졸중을 불러올 수 있다. 물론 가끔 먹는 햄버거 하나가 건강 문제를 극단적으로 일으키진 않을 것이다. 햄버거와 함께 감자튀김 대신 샐러드, 콜라 대신 물이나 건강 주스를 곁들여 먹는 것을 추천한다. 냉동식품 냉동식품이 신진대사를 늦추는 이유는 그 안에 함유된 지방과 소금 때문이다. 냉동식품은 일반적으로 맛을 좋게 하고 장기간 보존하기 위해 많은 양의 지방과 소금을 넣는다. 앞서 언급했듯 이들은 신진대사를 늦춰 각종 대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가공식품의 또 다른 문제는 영양소가 적고 열량이 높다는 점이다. 우리 몸의 온전한 기능 유지를 위해 필요한 비타민, 미네랄 및 기타 영양소는 적고 대신 체중 증가와 기타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첨가제가 들어 있다. 나중에 먹을 수 있도록 직접 만든 음식을 냉동하는 것은 다르지만 시판 냉동식품의 지속적인 섭취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 ‘도쿄 주부’ 김민정의 일본 대지진 체험 수기
- 2011. 03. 29 18:05 화제
- 무력(無力). 삶에선 수시로 자신의 무력함과 부딪치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늘 쥐구멍 정도는 있는 법이다.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게다가 작디작은 쥐구멍을 찾았을 때 크나큰 희열도 함께하는 법이었다. 그러나 내가 일본에 와서 가장 큰 지진을 경험한 날, 그 구멍조차 찾을 수 없었다. 나는 무지했으며, 철저히 무방비했다. 혼란했던 나날들을 한국 독자들에게 생생히 전하려 한다. 첫날, 이런 큰 지진은 처음이었다 2011년 3월 11일 금요일은 구청 복지시설인 아동관에서 딸아이 ‘하나’의 마지막 수업이 열린 날이었다. 마지막 수업에는 0세부터 3세 아이들이 모두 모여 작은 파티를 했다. 과자를 먹고 차를 마시며 아이들은 종이로 된 기차를 타기도 했다. “1년간 엄마 고생하셨습니다. 하나도 수고했어요.” 종이 꽃가루를 흠뻑 맞으며 하나도 신이 났고 엄마인 나도 뿌듯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 2시 46분경. 거실에서 번역 원고를 정리하고 차를 한 잔 하고자 했다. ‘어, 흔들리는데? 금세 멈추겠지.’ 처음엔 지금까지 여러 번 체험했던 진도 3 정도의 지진이려니 짐작했다. ‘이상해, 지진이 멈추지를 않네.’ 거실에서 낮잠을 자던 하나도 진동이 점점 강해지자 절로 눈을 떴다. 하나를 안아들었다. 동시에 피아노 위에 올려놓았던 액자와 시계가 떨어졌다. 그동안 지진을 겪어왔지만, 물건이 떨어지는 진동은 처음이었다. 순식간에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화장실! 그래 화장실이야!’ 문득 화장실이 떠올랐다. 일본은 욕실과 화장실이 따로따로인 집이 많은데, 특히나 네 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는 작은 공간인 화장실이 가장 튼튼하다. 하나를 안고 화장실로 뛰어들었다. 지진이 일어나면 밖으로 뛰쳐나가는 사람도 있는데,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유리창, 간판, 신호등, 전봇대, 전선, 오래된 벽 등 밖에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지진이 일어나면 우선 머리를 가리고 책상 밑이나, 식탁 밑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위에서 떨어지는 물건들, 움직이는 가구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왜 일본 사람들은 베란다 문에 유리창을 넣지 않는지 궁금했다. 살다 보면 지진 때문이란 걸 저절로 알게 된다. 베란다에 유리창이 있으면 지진 후, 자신도 또 외부 사람들도 크게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관에서의 즐거운 한때. 불과 몇시간 후에 끔찍한 재앙이 닥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화장실에 쪼그리고 앉아 수분이 지나니 지진이 멈췄다. 그러나 살았다는 희열은 없었다. 다시 지진이 일어난다면? 이 강도의 지진이 또 온다면? 두렵고 또 두려울 뿐이었다. 우선 TV를 켰다. 어느새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지진 특별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해일 피해가 있으니 주의하십시오. 바다 근처에 사는 분들은 바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여진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만간 간 나오토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 겁니다.” 도쿄 진도는 5도로 표시됐다. 역시나! 일본 생활 19년 중 겪은 지진 중 가장 큰 규모였다. 동북 지방은 진도 7도라니. 5도도 가슴이 철썩 내려앉는데 7도란다. 현관문을 여니 동네 아주머니들이 이미 밖에 나와 서로의 안부를 확인했다. 공원에는 초등학생과 주부들 20명 정도가 모여 있었다. 누군가 라디오를 틀어놓고 있어 다 같이 그 라디오에서 전해주는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오두방정을 떠는 아줌마가 한 분쯤 있을 만도 한데, 그저 조용히 라디오를 듣거나 작은 소리로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긴장된 분위기였지만 나보다는 모두 침착해 보였다. 그럴수록 내 긴장은 더해갔지만. 그날 밤, 침착하게 줄 서는 일본인 고교 시절 일본에 온 나는 지진 대비 훈련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일본 사람들은 모두 침착한 모양인데 난 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대비는커녕, 솔직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부정적인 단어 따위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미래 따윈 아무래도 좋았고, 그 미래가 부정적이라면 생각 따위는 집어치워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작정 남편을 기다리는 일이었다. 저녁 7시, 8시가 되도록 소식도 없었다. TV에선 도쿄의 교통망이 두절됐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무려 9만 명이 졸지에 ‘퇴근 난민’이 됐다. 전철은 멈췄고 버스는 운행 중이나 버스로 퇴근자가 몰려, 수백 미터 줄을 서 있다는 소식, 그리고 도쿄의 각 대학들이 집으로 가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시설을 개방했으며, 도쿄소방서 등이 긴급 피난소를 제공했다. 회사원들은 걸어서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걷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고 한다. 동생이 시나가와 지역에서 근무하는데 집까지 14km를 4시간에 걸쳐 걸어왔다고 한다. 무작정 걸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이들은 화장실을 빌려준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었단다. 다행히 남편은 회사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여진만 없다면 무사히 돌아올 것이다. 도쿄는 온통 줄 선 사람들뿐이었다. 집에 가기 위해, 가족의 안부를 전화로 묻기 위해, 화장실에 가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기 위해, 물을 얻기 위해, 담요를 받기 위해. 상점에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기 위해. 그 어느 누구도 소란을 피우거나 큰소리를 내지 않았다. 다들 조용히 줄을 서 있을 따름이었다. 언제던가, “왜 일본 사람들은 이렇게 줄을 잘 서냐”고 물은 적이 있다. 일본 사람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것밖에 할 것이 없으니까.” 마땅한 말이다. 줄을 서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인 것이다. 소란을 피워 체력을 소모하는 것은 자신을 위해 결코 좋은 일이 못 된다. 그들은 지금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밤 9시 반. 현관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하나가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가 “파파” 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가 자전거로 무사히 귀환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 지진이 다시 일어날지 몰라 마음을 졸이며 밤새 TV를 틀어놓았다. 삐비빗. 지진 긴급 속보가 울렸다. 3도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기 수십 초 전에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TV에서 이 소리가 울릴 때마다 나는 하나를 끌어안고 화장실로 뛰어갔다. 이튿날, 물건은 동이 났지만 약탈은 없었다 하루 새에 집근처 상점의 물건이 동났다. 2011년 3월 12일 토요일. 여진은 계속되고 있었다. 3도 이상의 지진이 벌써 몇 차례 일어났는지 셀 수도 없다. 지진 긴급 경고가 날 때마가 가슴이 철썩 내려앉았다. ‘5도는 이제 견딜 수 있어. 근데 더 큰 지진이 오면 어쩌지?’ 이런 맘이 드는 건 나 하나가 아니었다. 집 앞 편의점 물건들이 동이 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바닥이 난 건 물이었다. 그리고 컵라면, 휴지, 건전지, 깡통 음식들. 지진으로 고립됐을 때 한 사람당 하루 필요한 물은 3리터라고 한다. 도쿄 사람들은 언제 올지 모를 더 큰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 당분간 먹어둘 식량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진 후 살아 있을 거란 전제하에. 일본은 언제나 지진에 대비해 현관 앞에 가족 숫자만큼 긴급용 가방을 하나씩 마련해두고 그 안에 물과 건빵, 초콜릿, 장갑, 손전등, 휴대용 라디오, 타월 등을 넣어놓는다. 그러다 보니 상점의 물건들이 하루 새에 텅 비어버렸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 “이게 마지막 티슈인 거지?”, “오늘 가게에 이게 마지막 휴대용 라디오였어”, “이게 마지막 건전지야.” 마지막 하나 남은 것, 그것은 식탁 접시 위에 굴러다니는 마지막 한 젓가락과는 하늘과 땅 차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손에 넣어야만 하는 귀중한 가치였고, 사재기의 악순환의 요인이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일본인들은 질서를 지켰다. 모두가 보란 듯이 줄을 서서 물건을 샀다. 지진으로 바닥에 떨어진 상품들을 손님들이 선반 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최소한의 양심을 일본은 지키고 있었다. 그 사이 숨 막히는 공포가 일본 열도를 뒤덮었다. 11일 후쿠시마 원전은 지진 직후 분명 자동 정지됐어야 했다. 그런데 12일 오후 6시, 에다노 관방장관이 TV에 나와 1호기가 폭발했으며 국가는 요오드제를 준비했고, 10km 권 내 사람들을 피난시키고 있다는 최악의 이야기를 전했다. 아니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 얘기야? 근데 후쿠시마는 또 어디야? 뭐 도쿄에서 250km 떨어져 있다고? 방사선으로부터 안전한 걸까? 사, 나흘째, 우리 부부 결혼 후 최대 위기가 왔다 지진보다 무서운 건 방사선이었다. 도쿄까지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닐까? 2011년 3월 13일. 원전 사고 이후, 교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공항으로 향했다. 11일 폐쇄됐던 하네다와 나리타가 12일 개방했다. 일이 있는 아빠들은 도쿄를 지키고, 엄마와 아이들은 공항에서 오랜 기다림 끝에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요금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평상시의 3배나 됐다. 그러나 가격은 문제가 아니었다. 과연 언제 비행기에 오를 수 있을까. 제발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교민들은 소리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일본을 훌쩍 떠날 수 있었던 주재원 가족과는 달리 일본에서 자영업 중인 사람들은 도쿄를 지켜야 했다. 밥은 먹고 살아야 하니까. 손님이 있든 말든 깨진 유리 조각을 치우고, 영업에 돌입했다. 고민의 무게는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진이나 방사선 공포보다 다음달 월세가 더 비중 있는 문제일 수도 있는 법이다. 2011년 3월 14일 월요일. 또다시 월요일이 찾아들었다. 간 나오토 총리가 계획 정전을 발표했다. 원전 사고와 화력발전소 가동 중지로 전력이 부족했다. 정부는 관동 지역을 몇 개 구역으로 나눠 3시간씩 돌아가면서 정전을 시작했다. 지진, 해일, 원전, 정전 어느 하나도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소식은 없었다. 이번에 지진을 겪은 사람들의 정신적 충격은 어마어마했고, 다양한 증상이 표출됐다. 아이들은 지진 발생 후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해일이 밀려들었을 때의 충격, 친구를 잃은 상실감으로 카운슬링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어른들은 묘한 울렁증에 시달렸다. 지진도 아닌데 흔들리는 느낌이 가시질 않는 것이다. 난 원전 사고 이후, 단 한 차례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나흘 동안 양말을 벗지 못했다. 지진이 일어나 깨진 유리에 다치지 않으려면 양말은 기본이고, 운동화도 머리맡에 두고 자야 했다. 청바지도 내내 벗지 못했다. 잠옷을 입고 있다가 지진이라도 나면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나가야 할 텐데 잠옷 바람은 아니지 싶었다. 13일에 후쿠시마 원전에선 3호기 연료봉이 노출됐고, 14일엔 4호기 또한 수소 폭발을 일으켰다. 원전 사고는 공포심을 극도로 자극했다. “한국에 가야겠어. 티켓을 끊어야겠다고.” 그런데 남편이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 것이다. ‘도대체 왜?!’ 방송국 PD인 남편이 대학 시절 만든 아마추어 필름 중에 ‘지구 멸망’의 당일을 다룬 짧은 영상이 있다. 지구 멸망을 앞둔 날, 사람들은 절망에 빠져 있고 어찌 하면 좋을지 몰라 우왕좌왕하는데 한 여자가 쓰레기를 버리고 좁은 원룸에서 컵라면을 먹는 단순한 내용이다. 남편은 내가 그 여자가 되길 바라는 것일까? 그는 덧붙였다. “일본은 괜찮아.” 가끔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일본 사람들은 자국을 믿는다. 이 ‘믿음의 대상’이 일본 정부인지, 일본 사회인지, 기술력인지, 일본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느 하나일 수도 있고, 전부 다일 수도 있다. 원전 사태를 보며, 일본인들이 정부의 늦장 대응을 비난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원전 부근 주민들은 “우릴 모른 척하고 죽이는 일”이라고 소리쳤다. 도쿄에 사는 일부 엄마와 아이들은 남쪽으로 친척을 찾아 잠시 떠나기도 했다. 일본을 굳건히 믿는 남편을 설득해 한국에 가고 싶었지만 불가능했다. 평소엔 내 말을 100% 믿어주는 사람이 나보다 정부를 믿다니! 경악할 만한 일이었다.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결혼생활 6년 중 최고의 위기였다. 침착한 게 아무리 좋다지만 목숨이 더 중요한데. 일본이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다지만 이 사태를 과연 수습할 수 있을까. 도쿄의 방사능 농도는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다지만 그 말이 과연 사실일까? “나 한국 갈 거야. 공항 가서 기다릴 거야.” 그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악몽의 나날,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딱 일주일 만에 동북 지역은 전기가 복구됐다. 라이프라인의 일부가 살아난 데 대해 동북 지역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대피소 상황은 여전히 열악했다. 16, 17일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데다 눈까지 내렸다. 가족의 시신을 간신히 찾았지만 회수하지 못해 시신 위에 눈이 쌓여가는 걸 조용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었다. 생수, 연료, 식료품이 가장 급하고 아기 분유, 기저귀도 달렸다. 의약품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음식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을 위한 음식도 구호물자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피난처에는 지인과 가족을 찾는 메모로 벽 한쪽을 가득 메웠다.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도쿄에 있는 우리는 정전을 막기 위해 난방은 지진 직후부터 하지 않고 지냈다. 저녁에도 전력소비량이 높아진다는 5~7시 사이 이외 시간에 밥을 지었다. 난방을 끈 탓일까. 하나가 심한 코감기를 앓고 있고, 나도 남편도 요 며칠 목감기와 코감기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 아닐까? 일본은 괜찮다는 남편 고집을 꺾지 못했다. 아니 꺾고 싶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 그냥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주고 싶었다. 우리 아이를 걱정하는 건, 나만큼이나 그 사람도 똑같으니까. 한국에선 돌아오라는 전화가 빗발쳤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갈 곳이 있다는 안도감 그리고 걱정해주는 마음에 대한 고마움. 단, 일본 정부는 여전히 내겐 미심쩍은 존재다. 원전 사고 레벨을 내내 레벨 4라고 주장하다가 일주일이 지나서야 레벨 5로 수정한 것도, 지진 직후 미국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았을 것을 그렇게 하지 않은 것도, 대피 구역을 10km, 20km 뒤늦게 고쳐버린 점도 그렇다. 게다가 도쿄전력은 방송사들의 막강한 스폰서다. 지진 이후, 일주일간 하나와 나는 단 한 발자국도 현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지진도 무섭고 방사선도 걱정이 되어서. 우린 집에서 없는 재료를 모아 김밥도 싸고, 해물스파게티도 만들고, 돼지고기도 삶았다. 평상시와 똑같을 순 없지만, 가능한 한 비슷한 정도의 기분은 내고 살았다. 가장 중요한 건 늘 희망이니까. 이번 지진과 원전 사고는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프랑스는 국민에게 도쿄에서 남하하든지 도쿄를 떠나라고 했고, 실제로 도쿄에 거주하는 프랑스인 5천 명 중 3천 명이 자취를 감추었다. 한국에선 방사선비가 내린다는 유언비어가 돌기까지 했다고 들었다. 일주일이 지난 18일 오늘 도쿄의 방사선 수치는 신주쿠에서 10시에 0.05마이크로시버트. 평소 수치가 0.02~0.2 정도라니 안정권 내이긴 하지만 평소보다 두 배나 높은 수치다. 지진은 일주일이 지난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과연 일본은 이 사태를 극복할 수 있을까? 아니 극복해야만 한다. 일주일이 지난 오늘 도쿄 거리가 오랜만에 술렁인다는 친구의 메일을 받았다. 지진, 방사선 공포에 휩싸였던 한 주에서 벗어나 술에서 위로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고 있는가 보다. 부디 동북 지방 사람들이 이 고난을 이겨내기를 두 손 모아 진심으로 기도드린다. 그리고 내일은 꼭 원전 사태가 진정되기를. 원전이 어떤 존재인지 마음과 온몸으로 체험했으니, 원전에 반대할 용기를 가질 수 있기도 빌어본다. 이번 지진을 두고 어떤 두 살배기 아이가 ‘내가 지진을 체포해올 거야’라면서 신발을 신었다는데, 난 과거로 돌아가 얄밉게 혓바닥 내놓은 앨버트 아인슈타인을 체포해오고 싶은 심정이다. ‘당신 잘못은 아닐지 모르지만 적어도 무슨 대책은 세워놓으셨어야지요!’ 이번 원전 사태는 과잉 소비와 과잉 공급만을 목표로 해온 이 사회의 부의 산물이 고스란히 들어난 결과가 아닐까. 살아남은 사람들에겐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복구해나갈 의무가 생겼다. 하늘은 분명 이 재난과 함께 극복할 힘도 주었으리라 믿는다. -2011년 3월 18일 금요일 도쿄에서 김민정. 김민정 주부가 전하는 혼란 속 절절한 사연들 1 바다를 메워 만든 디즈니랜드 주차장은 액상화 현상으로 진흙이 올라왔다. 디즈니랜드 방문객은 그 안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고, 디즈니 측에서는 과자를 무료로 나눠줬다.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피난소에 머물러 과자조차 받으러 가지 못했다는데, 한껏 멋을 내고 놀러 왔던 젊은 처자들이 엄마 대신 과자를 받아서 피난소 아이들에게 나눠줬다는 후문이다. 2 동북 지역은 수십만 명(38만 명, 17일 통계)의 피난민이 수천 개의 대피소에서 생활하다 보니 물자 부족이 심각했다. 대피소의 배급 식량은 1인당 소금 간을 한 주먹밥 2개가 전부였다. 아이가 있는 엄마들은 그것조차 먹지 않고 아이에게 주기 위해 주머니에 넣어 보관했다. 3 아내의 손을 놓아버린 언덕에서 하염없이 한숨만 쉬는 한 할아버지의 모습도 포착됐다. 해일이 왔을 때 몸을 못 쓰는 아내를 데리고 몸을 피하려 했는데 아내가 소리 없이 그 손을 놓았다고 한다. 혼자만 구조된 할아버지는 언덕을 떠날 줄 몰랐다. 4 인구 1만7천여 명 중 8천 명 가까이 희생된 미나미산리쿠 마을. 이 마을 방범 담당 여직원의 순직 소식도 전해졌다. 그녀는 마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해일이 닥칠 때까지 마을회관 건물에서 꼼짝도 않고 “해일이 옵니다, 어서 도망가세요”를 반복했다고 한다. 그녀는 겨우 스물다섯 살이었다. 5 외신들은 원전 결사대 50명의 영웅을 칭송했지만 약간 와전된 감도 없지 않다. 그 50명은 일시적으로 남겨졌던 숫자에 불과하다. 15일 시점까지 50명씩 돌아가면서 작업을 했던 건 분명하다. 국가 상정하의 피폭치 이내에서 수백 명이 돌아가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정년퇴직을 얼마 남기지 않은 사원들이 유서를 쓰고 후쿠시마로 향하고 있다. 그들은 용감하고 위대하다. 6 진정한 영웅은 원전 20, 30km 내의 의료 종사자(의사, 간호사, 전문 간병인)들이다. 일본 정부는 원전 20, 30km 내는 ‘실내 대기’ 명령을 내렸다. 실내 대기란 현실적으론 알아서 도망가란 뜻이다. 젊은 사람들은 이미 자발적으로 피난 간 지 오래다. 그러나 그곳 고령자 시설에 무려 1천여 명이 남아 지내고 있다. 모든 시설은 난방도 되지 않고 일손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실내 대기 명령이 내려진 뒤 이 지역으로 물자 배송을 해주는 곳은 하나도 없다. 추위와 의약품 부족, 의료 종사자 부족으로 환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한 살짜리 아이를 둔 엄마는 NHK에 절실한 편지를 보냈다. ‘아이가 열이 40℃나 됩니다. 경찰도 보이지 않고 병원도 문을 연 곳이 없습니다. 다 도망갔어요. 옆 동네까지 가기엔 자동차 휘발유가 부족합니다. 아무도 우릴 구해주지 않습니다. 이대로 아이가 죽어가는 것을 볼 수는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정부는 이제야 환자를 옮기겠다고 방침을 발표했다. 유령 도시가 된 곳에 남아서 아직까지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료 종사자들이야말로 영웅이다. <■기획 / 이유진 기자 ■글&사진 / 김민정(writeforhappy@hanmail.net), 경향신문 포토뱅크>
- 가을 대지의 정기를 담은 약선 요리…뿌리채소로 차린 밥상
- 2008. 10. 15 요리
- 땅에서 나는 근채류는 대지의 풍미를 그대로 담고 있는 영양의 보고다. 항산화 물질과 비타민, 섬유소가 풍부해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고 칼로리가 낮아 성인병과 비만을 예방하는 뿌리채소를 새로운 스타일로 조리해 풍성한 가을 식탁을 차려본다. 부드러운 단호박과 플레인 요구르트의 상큼함이 더해진 찐 고구마 단호박카나페 재료 고구마 2개, 사과 1/2개, 단호박·양파 1/4개씩, 대추 4개, 아몬드 슬라이스 2큰술, 잣 약간, 드레싱(마요네즈 2큰술, 설탕·생크림·플레인 요구르트 1큰술씩, 소금 약간) 만들기 1 고구마는 껍질째 깨끗이 씻어 찜통에 부드럽게 쪄낸 뒤 한 개는 2cm 폭으로 썬다. 사과와 양파는 껍질을 벗긴 뒤 다진다. 대추는 편으로 갈라 속씨를 꺼내고, 돌돌 말아 썰어 꽃 모양을 만든다. 2 단호박은 씨를 파내고 찜통에서 부드럽게 쪄낸 뒤 속을 깨끗이 파내 볼에 담는다. 3 ②에 다진 양파와 다진 사과, 아몬드를 함께 넣고 나머지 고구마 한 개를 넣은 뒤 나무 주걱으로 고루 섞는다. 4 ③에 분량의 드레싱 재료를 넣고 고루 섞는다. 5 ① 위에 ④의 단호박을 얹은 뒤 대추와 잣으로 장식해 낸다. 근채류의 숨겨진 영양 성분 ? 무 디아스타아제, 가락타제, 옥시다아제 등 소화를 돕는 효소가 풍부해 소화불량에 효과적이고 위염과 위궤양을 예방한다. 탄 생선에 들어 있는 발암물질을 억제하기 때문에 생선 조림에도 빠지지 않는다. 수분과 비타민도 풍부하다. 토란 당질과 인, 염분, 칼슘, 칼륨 등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고혈압과 변비를 예방하고 피로 해소 효과도 있다. 또 특유의 미끈거리는 무틴 성분은 체내에서 글루크론산을 만들어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도우며 노화를 예방한다. 우엉 식이섬유소가 많아 장을 청소하고 대장을 건강하게 한다. 체내의 독성을 배출하기 때문에 고기를 많이 먹는다면 필히 섭취할 것. 필수아미노산인 아르니긴이 들어 있어 성장을 촉진하고 체력을 높여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다. 비타민이 적은 대신 미네랄이 풍부하다. 고구마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식물성 섬유소가 들어 있어 변비에 효과적이다. 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인슐린 분비를 줄여 성인병을 예방한다. 특히 하루 한 개만 먹어도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C를 모두 섭취할 수 있을 정도며 주근깨나 기미를 개선하고 피부를 깨끗하게 한다. 연근 비타민 C가 풍부하며 특히 녹말로 보호돼 있어 영양소가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성분이 함유돼 항암 효과가 뛰어나며 기력을 회복하고 기침, 스트레스나 우울증에도 좋다. 피부 건강은 물론 소화 기능을 촉진시키고, 빈혈, 위염을 다스리는 데도 효과적이며 니코틴 해독 작용도 한다. 체내 흡수가 느려 인슐린 소비가 줄기 때문에 포만감도 높다. 참마 비타민 B·B₂·C 가 풍부해 소화불량과 위장, 당뇨병, 폐 질환 등에 효과적이다. 특히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 원기 회복에도 좋다. 또 장속 세균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때문에 장염에도 좋으며 당뇨병의 혈당을 낮추는 데도 좋다. 날것 혹은 즙을 내어 먹을 수 있다. 몸에 좋은 우엉의 담백함이 돋보이는 대추채 올린 꿀 우엉 찹쌀구이 재료 우엉 3토막(7cm 길이), 찹쌀가루 4큰술, 잣가루·채썬 대추 1큰술씩, 꿀·식용유 적당량, 소금 약간, 물 3큰술 만들기 1 우엉은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껍질을 칼등으로 벗긴 다음 반 갈라 찜통에서 5~7분간 부드럽게 쪄내어 식힌다. 2 찹쌀가루와 소금을 섞은 뒤 농도가 되직할 정도로 물을 붓고 반죽해 냉장고에 넣어둔다. 3 ①을 나무 방망이로 살살 두들겨 넓게 편 뒤 ②로 옷을 입히고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약한 불에 노릇하게 앞뒤를 익힌다. 4 접시에 ③을 가지런히 담고 꿀을 뿌린 뒤 잣가루와 채썬 대추를 올려 낸다. 간장소스에 부드럽게 녹아든 다시마와 밤, 마늘, 대추의 조화 다시마 토란조림재료 토란·대추 10개씩, 밤 8개, 다시마 1장(10×10cm), 쌀뜨물 5컵, 조림장(통후추 6개, 마늘 5톨, 대파 1/2대, 양파 1/3개, 간장·설탕 1/3컵씩, 맛술 1큰술, 다시마 국물 5컵) 만들기 1 토란은 껍질을 벗기고 쌀뜨물에 30분간 담가 아린 맛을 뺀 뒤 냄비에 쌀뜨물과 물을 자작하게 부은 다음 중간 불에 삶아 건진다. 밤은 껍질을 깐다. 2 다시마는 끓여 국물을 만든 뒤 건져 5×0.5cm 크기로 썰어 매듭을 짓고 이 매듭을 10개만 준비한다. 3 볼에 분량의 조림장 재료를 통째로 모두 넣고 섞어 조림장을 만든다. 4 냄비에 대추와 밤과 조림장을 1/2 분량만 넣고 밤이 익을 때까지 끓인 뒤 토란과 다시마 매듭을 넣은 다음 다시 나머지 조림장을 넣어 약한 불에 조림장을 숟가락으로 고루 끼얹어가며 윤기 나게 조려 낸다.새콤한 레몬 향의 연근이 식감을 자극하는 꽃 연근 레몬소스 절임 재료 연근 150g, 비트 30g, 레몬 1개, 양파 1/2개, 무 1/3토막(12cm길이), 월계수 잎 2장, 식초 적당량, 절임장(통후추 6알, 올리브유 4큰술, 식초·레몬주스 2큰술씩, 피클링 스파이스 1큰술, 통후추·소금 1/2큰술씩) 만들기 1 연근은 껍질을 벗겨 얇게 저민 뒤 꽃 모양으로 깎은 다음 식초를 넣은 물에 데친다. 살짝 데친 뒤 바로 찬물에 씻어 건진다. 2 비트와 무는 꽃 모양 틀로 찍거나 깎는다. 레몬과 양파는 반 갈라 길게 썰어 네 쪽을 만든다. 3 볼에 분량의 재료를 넣고 고루 섞어 절임장을 만든다. 4 연근, 비트, 레몬, 양파를 월계수 잎과 함께 병에 담고 절임장을 부은 뒤 냉장고에 넣어 하루 정도 색이 배도록 둔 다음 꺼내어 접시에 담는다. 은은한 마늘 향의 풍미와 참마가 어우러진 마늘소스 마양갱재료 참마 150g, 한천가루 2와 1/2큰술, 꿀 2큰술, 소금·잣가루 약간씩, 5% 식촛물(물 1컵:식초 1큰술), 물 2컵, 마늘소스(마늘 6톨, 참기름 2큰술, 흑설탕·참깨 1작은술씩, 우유 1/3컵) 만들기 1 참마는 껍질을 벗긴 뒤 깨끗이 씻어 5%의 식촛물에 5분 정도 담가 갈변을 없앤 뒤 강판에 간 다음 체에 밭쳐 마의 점성을 충분히 제거한다. 2 냄비에 물을 붓고 한천가루를 넣은 뒤 30분간 그대로 두었다가 약한 불에 서서히 녹인다. 어느 정도 녹으면 꿀을 넣고 소금 간해 한천가루를 완전히 녹인 뒤 냄비째 찬물에 담가 한김 식힌다. 3 ②에 ①의 마를 잘 섞은 뒤 틀에 붓고 냉장고에 넣어 굳힌다. 4 달군 팬에 마늘을 굽고 우유를 부어 약한 불에 마늘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이면서 조린다. 마늘이 익으면 참기름, 흑설탕, 참깨와 함께 블렌더에 곱게 갈아 마늘소스를 만든다. 5 마젤리가 꾸덕꾸덕하게 굳으면 틀에서 뒤집어 꺼낸 뒤 접시에 담아 마늘소스를 곁들인 다음 잣가루로 장식해 낸다. 양지머리 육수의 감칠맛과 햇 견과류의 고소함을 더한 햇 견과류 가을 무조림재료 은행 8개, 밤·호두 4개씩, 단호박 1/6개, 무 1/3토막, 잣·솔잎 약간씩, 조림장(간장 2큰술, 식용유 1큰술, 설탕·물엿 1/2큰술씩, 참기름 1작은술, 양지머리 육수 2컵, 다시마 국물 1컵) 만들기 1 은행과 밤, 호두, 단호박은 껍질을 깐 뒤 잘게 깍둑썬다. 무는 껍질째 씻어 6cm 길이로 통째로 썰어 껍질을 벗긴 뒤 무의 위아래에 열십자로 칼집을 넣는다. 2 냄비에 무를 넣고 조림장 재료 중 간장, 식용유, 설탕, 물엿, 참기름을 넣고, 양지머리 육수와 다시마 국물은 분량의 반만 부은 뒤 한소끔 끓인 다음 중간 불로 줄여 무에 간장이 잘 배도록 조린다. 어느 정도 간이 배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나머지 양지머리 육수와 다시마 국물을 부은 뒤 은행, 밤, 호두, 단호박을 넣어 함께 조린다. 3 ②의 조림장이 1큰술 분량 남았을 정도로 조려지면 무를 건져 접시에 담고 남은 조림장을 뿌린 뒤 은행, 밤, 호두, 잣을 골고루 얹은 다음 솔잎으로 장식한다. ■장소 협찬 / 삼청각(02-765-3700, www.3pp.co.kr) ■그릇 협찬 / 단고재(02-775-8337, www.edangozai.com) ■요리&스타일링 / 정신우(Vione77@naver.com), 김기영, 김고은(어시스트) ■진행 / 김민정 기자 ■사진 / 이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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