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6,310 건 검색)
- 국힘 대화방서 ‘탄핵 찬성’ 김상욱 공개 비판…“이재명·민주노총과 의견 같나”
- 2025. 03. 13 18:00정치
- ... 들어갈 것”이라고 한 것을 문제삼았다. 강 의원은 이와 함께 국민의힘 의원 108명 전원이 참여하는 단체 대화방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강 의원은 이 대화방에 “김상욱 의원! 이재명 민주당과...
- 김상욱이재명민주당국민의힘강민국텔레방탄핵비상계엄
- “접어서 가방 속에…펼치면 대화면”
- 2025. 03. 03 21:08경제
- 삼성디스플레이 OLED 신기술 ‘어떤 기기로든 고화질’ 내세워 삼성디스플레이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5’에서 ‘OLED 매직’을 주제로 미래...
- 오픈AI, ‘최고의 대화형 모델’ GPT-4.5 출시
- 2025. 02. 28 09:02경제
- ... 지식과 사용자 의도를 이해하는 능력, 특히 감성지능(EQ) 향상으로 한층 더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새 모델은 글쓰기, 프로그래밍, 실제 문제 해결과 같은 일반적인 작업에서...
- 조배숙, ‘찐윤’ 대화방에 “탄핵 반대 릴레이 단식, 동참 가능하신 분…” 제안
- 2025. 02. 27 16:21정치
- .... 한남초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했던 의원들이 모인 대화방으로 추정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로 한남초 대화방을 확인한 게...
- 윤석열 석방 파장
스포츠경향(총 926 건 검색)
- 피임약 복용하는 초6 딸…오은영 “아이와 진지한 대화 필요” (금쪽)
- 2025. 03. 08 09:45 연예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캡처. 초6 딸의 서랍에서 피임약을 발견했다는 사연자에게 오은영이 현실 조언을 건넸다. 지난 7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초등학교 6학년 딸의 서랍에서 피임약을 발견해 놀랐다는 엄마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자는 “청소하다가 피임약을 발견하고 오만가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작년 말 첫 생리를 시작해 더 불안하고 걱정된다”며 “생각해보니 과거 딸이 여드름 치료제로 피임약을 먹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래도 불안함은 덜 수가 없는데, 딸에게 물어봐야 할지 지나가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캡처. 이에 정형돈은 “저라면 바로 아이한테 얘기하기보단 아내와 먼저 상의할 것 같다”라고 말했고, 장영란은 “저는 딱 보자마자 여자 대 여자로 물어볼 것 같다. 이거 왜 먹냐고. 오히려 남편한텐 얘기를 못할 것 같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피임약은 보통 호르몬 조절용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긴 하나 어린 나이의 피임약 복용은 당연히 우려가 될 수밖에 없다. 오은영 박사는 “피임약은 보통 생리통 완화의 목적, 생리 주기 관리의 목적으로 먹기도 한다”며 “근데 걱정되는 건 부모와 상담을 안 했다는 거다. 그래서 이건 고민할 것 없이 아이랑 얘기를 해야 한다. 진지하게 앉혀놓고 이야기하되, 남편과도 이야기하셔야 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여드름 치료가 목적이라고 하면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함께 병원에 가보자고 설득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 ‘Within the Frame’하노이 회담 결렬 6년, 트럼프 재집권 속 북미대화 전망은?···랜들 슈라이버 전 미 국방부 차관보
- 2025. 02. 26 21:52 연예
- 아리랑TV 28일 오후 8시 30분 아리랑TV 뉴스 대담 ‘Within the Frame’에서 ‘하노이 회담 결렬 6년, 트럼프 재집권 속 북미대화 전망’이라는 주제를 놓고 랜들 슈라이버 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Randall G. Schriver, Former US Assistant Secretary of Defense for Indo-Pacific Security Affairs)와 인터뷰를 한다. 국내외 다양한 이슈를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 깊이 있게 살펴보는 아리랑TV뉴스 대담 ‘Within the Frame’이 트럼프 1기 당시 미국 국방부에서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책을 총괄해 온 랜들 슈라이버 (Randall G. Schriver) 전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와 트럼프 재집권 속 북미대화 향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9년 2월 열린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소회를 묻자, 랜들 슈라이버 전 미 국방부 차관보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지원 및 제재 완화 등 북한과의 협력에 진지하게 임했다”면서 “협상에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6년 전 하노이에서 멈췄던 북미 대화가 재개될수 있을지 묻자,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처음 회담을 했을 때부터 항상 관심을 가져왔다”며 “트럼프 1기 때처럼 북한과의 대화를 전제조건 없이 진행할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 참전, 러시아 밀착관계 강화 등의 상황이 자극이 될 수 있다”면서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을 전망했다. 아리랑TV 북미 정상회담 재개 시 협상 방식과 방향에 대해 묻자,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싱가포르, 하노이 회담을 위한 실무자급 협상에서 북한 실무자들은 균형(trade-off)을 맞추고 거래를 할 수 있는 권한이 별로 없었다”면서 “협상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처음처럼 다시 탑다운 접근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포기하지 않겠지만, 북한의 무기 고도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달라진 국제질서 속에서 핵 문제 이상의 주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과정과 결과가 북미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러시아에 매우 유리한 합의는 북한에게 북미대화 재개 시 협상 지연의 여지를 주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북미협상 재개 시 ‘코리아 패싱’ 우려에 대해,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트럼프 1기 행정부와 한국 정부 모두 북한과 협상하고 있었음에도 협의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양방향으로 좋은 소통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아리랑TV 한국의 대응 방안을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에 대한 조선, 선박 유지보수 등과 관련해 한국과의 협력 강화에 대해 언급한 만큼, 이에 대해 고려해야한다”면서 “한국이 확고한 파트너십을 보여준다면 궁극적으로 북한과의 협상을 준비하면서 한국이 원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랜들 슈라이버 (Randall G. Schriver) 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에게 듣는 ‘트럼프 재집권 속 북미대화 전망’은 오는 2월 28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아리랑TV를 통해 세계로 방송된다. 아리랑TV
- 김성령, 무뚝뚝 두 아들에 서운 폭발 “대화 별로 안 해” (유퀴즈)
- 2025. 01. 22 22:44 연예
-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배우 김성령이 두 아들과의 관계를 언급했다. 22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는 김성령이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은 김성령의 출연작 ‘정숙한 세일즈’를 언급하며 “이것(정숙한 세일즈)도 잘 됐다. 김소연 씨를 비롯한 방판 시스터즈 인기가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가 잘 되니까 어떠냐”고 물었다. 이에 김성령은 “잘 돼서 기쁘다”라며 소녀 같은 미소를 지었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또 유재석은 “가족들이 (작품) 모니터링을 해주냐”고 물었고, 김성령은 “아니다. 우리 애들은 엄마가 일하는 것만 좋아한다. 한번은 애들한테 ‘엄마 너무 힘들다. 일 그만할까’라고 물었더니 (손을 꽉 잡으며) ‘어머니, 하실 수 있습니다. 하셔야만 합니다. 파이팅’이라고 하더라. 그러고 본인은 놀러 갔다”고 토로했다. 각각 24살, 20살이라는 김성령의 아들들. 김성령은 “아들과 대화를 별로 안 한다. ‘정숙한 세일즈’ 재밌으니까 한 번 보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하더라. 영화 개봉한 시사회 오라고 해도 ‘싫어’라고 한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나 유퀴즈 나가는데 해줄 말 없어?’라고 하니 ‘말해야 하나?’라고 했다”며 가족들에 대한 서운함을 표했다.
- [인터뷰②] (여자)아이들 민니 “재계약 겪으며 솔직한 대화, 오히려 더 친해져”
- 2025. 01. 21 08:30 연예
- (여자)아이들 민니. 큐브엔터테인먼트 그룹 (여자)아이들의 민니가 지난해 화제가 됐던 재계약 이슈에 대해 언급했다. 21일 발매되는 민니의 첫 미니 앨범 ‘허(HER)’는 데뷔 후 첫 솔로 앨범이자, 지난해 (여자)아이들 멤버 전원이 재계약을 마친 이후 첫 행보기도 해 시선을 모은다. (여자)아이들의 재계약 문제는 지난해 8월 멤버 소연이 투어 콘서트 ‘아이돌’의 서울 공연 중 “11월 계약 종료, 누가 날 막아”라는 랩 가사를 선보이며 불거졌다. 이후 소연의 퍼포먼스 및 계약 종료 시점을 두고 소연과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의 의견이 엇갈려 논란이 일면서, (여자)아이들 완전체 활동에 대한 팬들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논의 끝에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전원 재계약을 결정, 지난해 11월 ‘2024 MMA’에서 수상 소감으로 이를 깜짝 발표해 놀라움을 안긴 바 있다. 이에 대해 민니는 지난 20일 서울 성동구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멤버들과 정말 많은 얘기를 했다. 우리는 항상 같은 마음이다. 하고 싶은 음악, 오래 함께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자)아이들. 큐브엔터테인먼트 이어 “우리끼리 뭉쳐서 서로의 사이가 더 끈끈해져야, 그룹으로써 더 오래 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얘기가 됐다. 재계약을 하는 과정에도 정말 솔직한 대화를 많이 했고, 오히려 더 친해진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또 “저에게 (여자)아이들로 보낸 7년은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다. 멤버들과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많이 성장했고, 직접 겪은 경험을 통해서 저의 모습을 많이 찾아갔다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도 7년 동안 겪은 것, 생각한 것을 바탕으로 ‘민니 모습은 이런 모습이다’ 생각하는 것을 담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앨범으로 재계약 후 첫 활동에 나서게 된 것에 대해서는 “욕심도 많이 생기고,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는 마음이 강하다”며 “첫 솔로이기도 하고, 재계약하고 나온 첫 앨범이니까, 팬들도 많이 기대하고 있을 거로 생각한다.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도록 멋진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여자)아이들 민니. 큐브엔터테인먼트 더욱더 끈끈해진 멤버들과 또 다른 시작을 알린 만큼, 앞으로 더 ‘(여자)아이들스러운’ 강렬한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민니는 “재계약 소식을 전하고 팬들의 반응을 정말 많이 찾아봤다. 현장에 있는 팬들도 울었다고 하고, ‘역시 (여자)아이들’ ‘오래 할 줄 알았다’ ‘다행이다’라는 반응도 많았다. 너무 감사했다”며 “친구들한테도 연락을 많이 받았고, 오랫동안 못 뵀던 한국어 선생님, 영어 선생님한테도 ‘재계약 축하한다’, ‘잘됐다’고 연락을 받았다”고 재계약을 축하해준 많은 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멤버들과는 (국적이 달라) 문화도 다르지만, 그래도 다 같은 꿈을 위해 모였으니까 최대한 서로를 알아가면서 배려하고 그렇게 친해졌고, 이제는 눈만 봐도 서로를 이해한다”며 “(여자)아이들은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하는 편인데, 아직도 안 해본 것이 많다. 그런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앨범 작업에서 멤버의 프로듀싱 비중이 커진 것 같아서, 소연 외에 다른 멤버들도 더 앨범 작업에 참여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일 더 기대된다”고 이어질 활동에 기대를 높였다.
주간경향(총 64 건 검색)
- [신간] 이 시대에 날 일으키는 자기 대화의 힘(2025. 03. 05 06:00)
- 2025. 03. 05 06:00 문화/과학
- 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 다니가와 요시히로 지음·지소연 옮김·RHK·2만1000원 우리는 늘 분주하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휴대전화를 스크롤링하며 단 한 순간도 쉼 없이 보내기 일쑤다. 말 그대로 ‘상시 접속 사회’인데 이 속에 사는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외롭다. 일본 교토에 사는 젊은 철학자인 저자는 고립과 고독할 시간을 잃어버리면서 사람들이 외로워졌다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다른 사람과 분리돼 무언가 집중하고,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상태를 잃어버린 것이다. 따분함을 견디지 못하고 자극에 끌려다니는 우리는 홀로 보내야만 알 수 있는 ‘자기 대화’를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저자는 프리드리히 니체, 오르테가, 한나 아렌트 같은 철학자의 입을 빌려 우리 상태를 진단한다. 니체는 ‘그대들은 자신을 제대로 견디지 못한다’고 쓴소리했고, 아렌트는 고독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고는 나와 나 자신의 대화라며 그 길로 초대했다. 결국 필요한 건 고독과 철학이다. 저자는 편협한 사고에 균열을 내는 철학, 고집과 독단을 깨트리고 상상력과 지혜를 불어넣는 철학을 우리 곁에 둬야 한다고 권한다. 나의 작은 무법자 크리스 휘타커 지음·김해온 옮김·위즈덤하우스·1만9000원 1975년 미국 서부 마을 케이프 헤이븐에서 열다섯 살 청소년 스타의 여동생인 일곱 살 소녀 시시가 실종된다. 시시는 얼마 뒤 고속도로 근처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고, 스타 친구 빈센트 킹이 시시를 죽인 살인죄로 성인 교도소에 수감된다. 빈센트가 출소하면서 숨겨져 있던 사건의 경위가 조금씩 실체를 드러낸다. 저자인 크리스 휘타커는 데뷔작 <톨 오크스>로 2017년 영국 신인 대거상을 받은 인기 작가다. <나의 작은 무법자>는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한국에 번역 출간된 작품으로, 2021년 영국에서 최고의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골드 대거상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윤지영 지음·클·1만8000원 노동인권 변호사 윤지영씨가 맡았던 노동 사건의 생생한 기록이 담겼다. 아파트 경비원, 휴대전화 판매직원, 방송국 비정규직 PD, 택시기사 등 다양한 노동 현장에서 벌어지는 우리 곁의 냉혹한 현실이 드라마 같이 펼쳐진다. 그들의 지난한 투쟁기를 곁에서 지키는 노동 변호사의 존재가 소중하다. 보내는 마음 서유미 지음·마음산책·1만6800원 열두 편의 소설을 묶은 작품집이다. 소설은 극적인 사건이나 예외적 인물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 대신 돌봄, 이별, 동료와의 갈등 등 일상에서 마주칠 법한 상처를 보듬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작가는 “모멸의 순간을 지날 때마다 상처받은 마음을 주머니 안에 넣어두는 인물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교실 이데아 김신완 지음·을유문화사·1만8000원 2024년 4월 3부작으로 방영된 MBC 다큐멘터리 ‘교실 이데아’의 담당 PD가 집필한 책이다. 저자는 한국 교육이 왜 수능이 아닌 IB(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방대한 자료와 인터뷰로 설득한다. IB 교육은 비판적 사고,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으로 이미 국내 472개 학교가 도입한 상태다.
- 신간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62) 남극 빙산-얼음 밑 자연과의 대화, 남극 다이빙(2025. 02. 19 06:00)
- 2025. 02. 19 06:00 문화/과학
- 한국과학잠수연구소 주최로 지난 2월 7~8일 개최된 ‘동계 수중생물 연구 활동을 위한 얼음 밑 과학잠수 교육 캠프’에서 ‘남극에서의 다이빙’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틀째인 8일에는 영하 16도까지 수은주가 내려간 강원도 춘천 홍천강에서 실습을 진행했다. 얼음 밑 수중 세상을 체험하는 교육생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육상으로 돌아오는 표정에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넘쳐났다. 혹독한 추위에서 수중활동을 한다는 것은 일반인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 남극이나 북극 등 극지에서의 수중활동은 완벽한 장비뿐 아니라 강한 체력과 멘탈이 요구된다. 필자는 남극 바다에서 30회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생태계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민물과 달리 바닷물은 영하 1.9도에서 얼기 시작한다. 육상 기온이 영하 30~40도까지 곤두박질치고 수면이 2m 두께 이상으로 얼어붙더라도 바닷속은 1년 내내 섭씨 0도 안팎을 유지한다. 남극 바다를 차갑게 만드는 것은 남극 순환 해류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이 해류는 남극 대륙을 둘러싼 채 시계 방향으로 흐르며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의 바닷물이 남극해로 섞여드는 것을 막아버린다. 남극에서 수중활동 중 잊지 못할 일도 더러 있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던 날 세종과학기지 앞바다 속 관찰을 마치고 상승하는데 머리 위가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 필자가 수중활동을 하는 동안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밀려온 얼음덩어리들이 서로 엉겨 붙어 수면을 얼음 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탓이었다. 공기통을 벗어 얼음을 쳐올려 봤지만, 얼음 장판은 울렁거리기만 할 뿐 틈이 벌어지지 않았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얼음 케이지에 갇힌 듯 몸이 오싹해졌다. 어떤 환경에서든 부정적인 생각과 고민은 정상적인 판단을 그르치게 만든다. 나침반으로 방향을 잡아 외해 쪽으로 나가자 엉겨 붙은 얼음 틈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햇빛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길이를 가늠할 수 없는 암흑천지 동굴 다이빙 중 출구 쪽에서 스며들어오는 생명의 빛줄기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
- [신간] 대화의 재발견(2024. 11. 27 06:00)
- 2024. 11. 27 06:00 문화/과학
- 대화하는 뇌 셰인 오마라 지음·안진이 옮김·어크로스·2만원 2020년 영국 브리스틀에서는 시민들이 노예 상인이었던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철거해 바다에 던져버렸다. 동상을 만든 지 100년 만에 노예 상인의 존재를 기억하지 않도록 결정한 것이다. 공동체가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상당히 중요하다. 기억의 과정이 치열한 싸움이 되는 이유는 기억이 사회 안에 존재하는 다른 사람들을 묶는 중요한 연결 고리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의 문제는 공동체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어떤 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개인에게도 기억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해석하는 틀로써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회가 무엇을 기억할 것이냐가 집단적 정체성을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면, 내가 무엇을 기억할 것이냐는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뇌과학자인 저자는 역사와 사회, 인류학 등을 신경과학과 엮어내며 공동체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기반이 ‘대화’였음을 밝혀낸다. 책은 개인 간의 관계를 넘어 국가라는 사회에서 대화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추적하며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행위가 무엇인지 묻는다. 신뢰는 어떻게 사기가 되는가 쑨중싱 지음·박소정 옮김·세종·1만8500원 쑨중싱 대만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사기의 사회학’이라는 강의를 개설해 사기를 치는 사람과 속는 사람, 이들을 둘러싼 세계를 사회학적 시선으로 분석했다. 강의는 대만 사회에서 화제를 불러 모았고, 강의를 위해 연구한 결과가 책으로 나왔다. 책은 사회학적 관점에서 사기 집단이 형성되는 과정과 어떻게 체계를 갖춰나가는지 분석하며 당대 현실을 그려낸다. 사회학자 노명우는 추천사에서 “지금까지 사회학적 주제가 될 수 없다고 섣불리 판단해버렸던 사기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사회학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멋지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택근의 묵언 김택근 지음·동아시아·1만9800원 <김대중 자서전>과 <새벽: 김대중 평전>을 쓴 김택근의 칼럼집이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 ‘묵언(默言)’은 “말로 지은 삿된 것, 헛된 것을 부수자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또 “말이 극도로 오염된 시대에 묵언은 정화이자 성찰”이라고 말한다. 더 인간적인 건축 토마스 헤더윅 지음·한진이 옮김·알에이치코리아·3만원 발명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의 인류와 건축물 이야기다. 직선적이고 따분한 건축물이 인간과 환경을 어떻게 집어삼키는지 다양한 사례로 보여준다. 수백장의 건축물 이미지가 즐비한 이 책은 건축을 통해 도시가 공공성과 기쁨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아프다는 것에 관하여 메이 지음·복복서가·1만6800원 오랜 시간 고통스럽지만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통증을 앓아온 병자이자 작가로서의 삶과 통찰을 담았다. 투병기나 인간 승리 같은 드라마는 없다. 통증이 유발하는 곤경과 고통을 묘사해온 작가들의 서사와 몸을 지닌 인간의 근본 문제에까지 질문을 던지는 인문 에세이다.
- 신간
- [요즘 어른의 관계맺기](8)대화가 필요해(2023. 10. 13 11:06)
- 2023. 10. 13 11:06 사회
- 나이 먹어가며 실감한다. 가까운 곳에 언제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다. 늘 다정한 관계가 아니어도 말이다. / 픽사베이 몇 해 전 아내가 퇴직했다. 종일 껌딱지처럼 붙어살다 보니 관계가 늘 살갑기 어렵다. 대화다운 대화는 하루 한 번 이뤄진다. 아침 산책길에서다. 나는 이 시간이 좋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보듬게 된다. 아내를 향한 마음도 너그러워진다. 서로를 환대하는 안온한 시간이다. 관계를 맺는 대표적인 방식이 대화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바란다. 그것이 부모와 자녀든, 상사와 부하든, 부부간이든 마찬가지다. 어울려 살기 위해 우리는 상대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며, 내게 어떤 기대와 요구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게 대화다. 대화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은 한둘이 아니다. 상대를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배려해놓고 알아주지 않는다고 짜증을 낸다. 자신은 속내를 털어놓지 않으면서 상대는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이따금 대화하더라도 상대에 대한 칭찬과 감사보다는 지적과 탓을 하기 일쑤고,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을 많이 말하게 된다. 감정을 말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말하고, 친근하기보다는 권위적으로 말한다. 대화 주제도 가볍고 긍정적인 얘기가 아니라 심각하고 부정적인 내용이 많다. 이런 대화는 십중팔구 싸움으로 번진다. 차라리 말을 말아야지 하면서 대화한 걸 후회하고, 대화를 더 멀리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가장 큰 문제는 어쩌다 한번 대화하면 마땅히 얘기할 거리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대화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시작하는 말이 잘 떠오르지 않을 때 어렵다. 라디오 인터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매번 느끼는 게 첫마디의 어려움이다. 좋은 첫마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음 말을 이끌어내 대화 자리를 풍성하게 한다. 전체 대화의 기본 방향을 결정하기도 한다. 첫마디에서 대화의 성패가 판가름 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문장이 글의 기조를 좌우하듯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상대방의 근황을 소재로 하면 좋다. 인터넷에서 인물 검색을 하거나 상대방의 관계망 서비스에 들어가 축하하거나 위로할 거리를 찾는다. 상대가 책을 썼다면 목차 정도는 읽어보고 만나야 한다. 필요하면 상대측과 가까운 사람에게 전화해 근황을 묻는 성의도 보여야 한다. 상대의 개인적인 일일수록,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일수록 더 큰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도 있다. 누구나 정보 욕구가 있다. 정보를 주는 사람이 환영받는다. 흔히 말은 즉흥적인 것이니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말이야말로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헤어지고 나서 ‘아, 이 얘기는 했어야 하는데…’ 하며 후회하거나, ‘괜히 만났어. 시간만 뺏겼네’라는 상대의 불만을 살 수 있다. 대화 자리에는 한두 가지 얘깃거리를 만들어가자. 나를 만나면 뭔가 얻는 게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야 한다. 나는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에 주요 뉴스나 어떤 이슈가 있는지 휴대전화로 검색해본다.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책의 목차를 보기도 하고, 칼럼이나 블로그 글을 읽으며 이야깃거리를 찾기도 한다. 감정도 좋은 대화 소재다. 서로가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그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대화가 필요하다. 감정 대화는 상대에게만 하지 않는다. 크게 여섯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진다. 내가 나에게, 내가 너에게, 네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내가 그에게, 네가 그에게. 어떤 경우든 공감하면서 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상대와의 감정 대화는 오해와 쌓인 감정을 푸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도 저도 아니면 잘 듣는 것으로 대신한다. 경청이야말로 최고의 대화 기술이다. 경청하기 위해서는 말해야 한다는 부담감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아는 내용, 말하고 싶은 주제가 나올수록 한 호흡 늦추고 대화의 흐름을 지켜보다가 끼어든다. 내 말은 부족하다 싶을 만큼만 하고, 상대 말에 내 말을 보태거나, 상대 말을 ‘이런 뜻이죠?’ 하며 수용하고, 질문하는 방식으로 상대를 중심에 놓고 대화한다. 반박하더라도 먼저 동의해준 다음에 한다. 경쟁이 아니라 협력으로 대화하자. ‘그러나’, ‘하지만’보다는 ‘그리고’, ‘아울러’라는 말로 내 생각을 보태고, ‘그건 아니야.’ 나 ‘이래서 안 돼’와 같이 남의 말을 깎아내리는 뺄셈 대화보다는 그 말을 보완하고 보충해주는 덧셈 대화를 하자. 편을 가르고 나누는 나눗셈 대화가 아니라 연결하고 결합하고 융합하는 곱셈 대화를 해야 한다. 내가 얼마나 많이 말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주도권을 쥐려고 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말을 많이 한다고 설득되지 않는다. 내가 주도권을 잡고 말하면 상대는 반감만 쌓일 뿐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주어야 한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도 먼저 져줘야 한다. 때로는 알면서도 속아줘야 한다. 대신 진지한 자세로 상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욕구와 요구를 파악하며 듣는다. 그것이 진정한 주도권을 쥐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길이다. 여럿이 대화하는 자리에서는 소외되는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 이 사람 저 사람 이름도 자주 불러주고 한 사람 한 사람 신경 쓰면서 고루 말할 수 있게 하자. 또 누군가 말했는데 아무도 반응해주지 않아 민망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즉시 호응해주자. 그러면 그 사람은 두고두고 고맙게 기억할 것이다. 대화에는 역할에 따라 다섯 부류의 사람이 있다. 주도자, 협력자, 대항자, 방관자, 희생자다. 당신은 대화 자리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대화를 이끄는가, 장단을 맞춰주는가. 아니면 저항하거나 방관하는가. 모두 의미 있는 역할이다. 나는 협력자 역할에 주력하는 편이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주도자는 아내다. 나는 감히 대항할 엄두를 안 낸다. 그렇다고 방관자나 희생자가 되긴 싫다. 남은 역할은 협력자뿐이다. 나는 가정의 평화를 원한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태도를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다섯 가지를 지킨다. 첫째, 아내가 싫어하는 예민한 주제는 꺼내지 않는다. 둘째, 아내의 말에 대해 판단하고 평가하지 않는다. 셋째, 내 말에 대해서는 그것이 맞는지 스스로 의심해본다. 넷째, 말다툼이 벌어졌을 때는 문제가 확대되는 걸 방지하고 잘게 나눠 하나씩 접근한다. 이때 한 번에 30초 이상 말하지 않는다. 다섯째, 아내의 말을 비판하긴 해도 아내를 공격하거나 비난하진 않는다.
- 요즘 어른의 관계 맺기
레이디경향(총 42 건 검색)
- 톰 형이 짠하게 느껴진다면? ‘탑건:매버릭’②[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
- 2024. 03. 26 06:58 문화/생활
- [두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한 편의 영화를 두고 정신분석학적 시각과 정신의학 이론을 토대로 다각도로 분석해 보는 코너입니다.] <탑건: 매버릭> 보도 스틸 ▶남자들은 왜? ‘탑건: 매버릭’①[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에서 이어집니다. 윤 : <탑건2>에서도 반복되는 대사가 바로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죠. 박 : 동물의 세계를 보면 ‘알파메일’이 있지. 힘이 가장 세서 모든 걸 차지하는. 매버릭도 그런 셈이야. 어쨌건 비행 실력과 그런 무모함 덕분에 가장 뛰어난 조종사잖아? 게다가 얼굴도 잘 생겼어. 잘 생겼다는 건 건강하다는 신호야. 원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우리는 그 사람이 건강할지 아닐지를 외모를 보고 판단하도록 적응되어 왔어. 얼굴이 비대칭이고, 피부에 뭐가 많이 나고, 눈코입이 적당한 위치에 있지 않다면 건강하지 못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지. 그 반대면 좋은 유전자를 가졌다는 의미고. 멋진 외모는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을 거라는 암시야. 물론 이건 수십 만년의 원시 사냥사회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얘기지만. 윤 : 잘 생기고 몸도 잘 발달해있고 얼굴도 잘생긴 매버릭은 알파메일인 셈이네요. 박 : 여기서 또 중요한 건 평판이라는 심리기제야. 톰 크루즈라는 잘 생긴 배우가 있는데 우리는 왜 그를 좋아할까? 여자뿐 아니라 남자들도 말이야. 알파메일은 나머지 개체들한테 경쟁자일텐데. 하지만 알파메일이랑 경쟁하는 대신에 그를 추앙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능력 있는 개체와 잘 지내는 것이 생존에 오히려 더 유리할 수 있거든. 흡혈박쥐들은 서로 피를 나눠 먹어. 한 마리가 피를 빨아오면 옆자리 박쥐한테 빨아먹은 피를 게워내서 나눠주지. 받아먹은 박쥐가 사냥해왔을 땐 갚아주고. 이런 식으로 협력하는 행동을 하는 개체들이 더 많이 살아남아서 그런 행동 경향은 후대로 전달되거든. 사람도 비슷해. 능력 있는 사람이 누굴 도와준다면 그의 평판은 올라가고, 좋은 평판을 받은 그 능력자도 지지자들 덕분에 이득을 보지. 윤 : 매버릭이 혼자 잘났다고 이기적으로 행동했다면 매력이 덜 했겠죠. 영화에서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동료들을 도와주잖아요. <탑건: 매버릭> 보도 스틸 박 : 톰 크루즈, 다시 말해 젊은 매버릭이 무모한 행동을 하고, 그런 모습을 왜 사람들은 좋아할까 하는 이유는 우리 유전자 속에 전달되어온 원시 사냥사회의 본능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내 설명이야. 윤 : 저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그리고 톰 크루즈를 좋아하는 이유를 다른 식으로 봐요. 젊음도 있지만 사실 이 영화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아주 쉽게 되어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상징계적으로 되어 있어요. 남자주인공은 남성적이고 용감해. 그냥 우리 상식에 부합하고 거슬리는 부분이 별로 없어요. 매버릭이 제멋대로였던 이유도 타고난 기질도 있지만 다른 요인도 있다고 봐요. 일단 아버지가 없어요. 유능한 조종사였는데 전투에서 죽었죠. 근데 아버지가 너무 잘나면 자식이 힘든 경우가 많잖아요? 큰 나무 밑에서 작은 나무가 자라기 어렵듯이요. 특히 아들의 기질이 아버지랑 다르게 느슨한 경우 아이는 위축되고 우울 불안해지곤 하죠. 안 맞는 거예요. 반대로 아버지처럼 되기 위해서 너무 과하게 행동하는 경우도 있죠. 박 : 매버릭처럼 말이지. 윤 : 아버지와 동일시를 하는 거죠. 이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이어지는 과정과도 연결이 되고, 경쟁자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니깐 우상화하고 아버지처럼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래서 더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여자도 하필 자기보다 키가 크고 연상인 여자를 좋아하죠. 박 : 나는 좀 다른 측면으로, 매버릭이 여자와 사귀는 장면에서도 인간의 보편적인 본성, 어떤 경향 같은 게 드러난다고 봐. 1편에서 술집에서 찰리를 보는 순간 딱 첫눈에 마음에 드니까 매버릭이 먼저 접근을 하잖아? 플러팅한다고 하지. 그것도 친구 구스가 거들면서 춤추며 노래까지 부르고. 이런 상황에서 왜 여자가 아니라 남자가 먼저 접근을 할까? 이것도 진화심리학에서 성 선택, 성 전략으로 설명이 돼. 남자의 정자는 값싸다고 하지. 정자 수도 많고 여기저기 뿌리는 게 자손 번식에 유리하거든. 반대로 여자의 난자는 비싸. 개수가 제한되어 있지. 게다가 자궁은 더 귀해. 한번 임신하게 되면 10달 동안 잘 사용해야 하거든. 소중하지. 그래서 여자들은 짝짓기 전략에 있어서 신중해. 매버릭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고, 찰리는 마음의 문을 천천히 열지. 남녀는 연애에서도 이렇게 기본적인 성향이 달라. 윤 : 하지만 그것도 요즘 세대는 여자들이 더 적극적인 경향이 있잖아요? 그러니깐 구애 행동에도 문화적인 영향이 있다고 봐요. <탑건: 매버릭> 보도 스틸 박 : 맞아. 그렇기 때문에 사실 정신의학이나 심리학 같은 학문이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비난받는 면이 있어. 남자가 적극적이라고 했다가 그게 아니라고 했다가… 아까 아버지와의 관계 문제도 아버지가 훌륭하면 아들이 주눅이 든다고 했다가 동일시해서 더 강해진다고도 말하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비아냥을 사곤 하지. 근데 이건 좀 억울해. 사람의 복잡한 심리기제가 어떻게 공식 하나에 맞아떨어지겠어? 윤 : 그건 심리를 표현하는 데 언어라는 것이 사용되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수학이나 과학처럼, 1더하기 1은 2처럼, 공식으로 딱 떨어지는 게 아니죠. 언어라는 건 불완전해요. 언어학에서 기표와 기의, 이렇게 얘기하는데 언어가 무언가를 표현할 때 내가 원하는 뜻을 상대방한테 확실히 이해시켜줄 수 있지가 않거든요. 내가 사과라고 말해도 내가 먹어본 사과랑 상대가 먹어본 사과가 다를 수 있죠. 극단적으로 말하면 난 달고 빨간 부사를 상상하면서 말하는데 상대는 시큼한 초록색 아오리를 떠올릴 수도 있는 거거든요. 박 : 그렇다고 정신의학이론이 논리적이지 않은 건 아니야. 여러 가설이 있지만 다들 논리성이 있지. 설사 다른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말이야. 실제로 환자를 보다 보면 어떤 사람은 프로이트 이론이 들어맞고 어떤 사람은 융 이론이 적합하거든. 중요한 건 대화하면서 어떤 쪽일지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보면 환자가 깨닫고 동의하는 지점이 나와. 그러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걸 우리 의사들은 직접 확인하곤 하잖아. 윤 : 그건 우리가 지금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형과 제가 다른 설명을 붙이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리고 그렇게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영화의 매력이기도 하고요. <탑건: 매버릭> 보도 스틸 박 :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가 보자고. 1편이 아직 어린 사내아이 같은 특성을 보이는 20대 톰 크루즈라면, 2편은 조종사이던 때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년 남자의 이야기이지. 인간은 어른이 되어서도 심리사회적으로 계속 발달을 해. 발달이라기보다는 난 변화라는 표현이 더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20대일 때의 심리와 50~60대일 때의 심리는 다를 수밖에 없고 또 달라야 하지. 에릭슨에 따르면 청년기는 친밀감을 성취하는 시기라고 해. 뭔가에 익숙해지는 때라는 거야. 일에서도 그렇고 연애 같은 인간관계에서도 그렇고. 이때 이룬 거를 바탕으로 30대에서 50대까지 열심히 살면서 뭔가를 이뤄내. 생산성의 시기라고 하지. 그런 다음 이제 60대가 되면 자신이 이룬 것을 마무리하는 자아통합의 과정을 거쳐야 해. 윤 : 그렇게 되면 인생을 잘 살았다고 느끼게 되죠. 박 : 제독까지 오른 아이스맨은 아마 자아통합을 이뤘을 거야, 나 잘 살아왔다고. 하지만 매버릭은 생산성의 시기를 제대로 보내지 못한 것 같아. 그저 조종사이던 때의 성취감에만 계속해서 머물러 있지. 그 나이가 돼서도 여전히 젊었을 적의 가죽 점퍼를 입고 가와사키 오토바이를 타면서 아직도 자신이 전투비행사인 걸로 착각해. 그래서 아이스맨이 “It’s time to let go”라고 충고해. 그 시절을 이제 그만 떠나보내라고. 일뿐만 아니라 사랑에서도 매버릭은 변화하지 못했어. 젊은 시절 사귀었던 페니와 2편에서 다시 만나는 걸로 나오지. 가만 보면 3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페니랑도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한 것 같아. 페니랑 데이트한 날 페니 딸이 돌아오자 창문으로 도망쳐. 10대 아이 같지. 다크스타 프로젝트에서 무리하다가 추락해서 먼지투성이가 된 채로 식당에 들어온 장면도 엄마 말 안 듣고 가출했다가 거지꼴로 돌아온 청소년 같아. <탑건: 매버릭> 보도 스틸 윤 : 그리고 매버릭은 정착을 못 해요. 남자가 연애 상대를 고를 때 엄마를 찾잖아요, 엄마의 이미지를 가진. 근데 기대했는데 나중에 가면 실망하는 거죠. 엄마처럼 모든 걸 해주질 않으니깐. 다른 더 괜찮은 사람이 있을 것 같고. 그리고 또 실망을 하고. 바람둥이들이 대개 이러는데 매버릭도 이런 측면이 있어 보여요. 마침 아버지도 일찍 죽고 없으니까 더. 역사가 반복되는 것처럼 사람의 행동도 반복이 되고, 나이를 먹어서도 정착하지 못하고 여전히 떠돌죠. 박 : 반복이 맞아. 매버릭도 아버지가 죽은 것처럼, 루스터도 아버지 구스가 죽었어. 매버릭과 루스터는 같은 입장인 거야. 그래서인지, 자기가 살아온 삶에 후회가 있어서인지 매버릭은 루스터가 조종사가 되는 걸 방해해. 물론 루스터 엄마의 유언이라고 설명되긴 하지만. 2편이 진행되면서 결국 루스터는 매버릭처럼 돼. 도리어 매버릭한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요”라며 되받아치지. 윤 : 매버릭이 루스터한테 아빠 역할을 해주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했죠. 왜냐면 매버릭 본인이 결혼해본 적도, 아이를 낳아 아빠 역할을 해본 적도 없으니까요. 나중에 화해하는 걸 보면 부자 관계라기 보단 동료 사이에 가까워요. 박 : 매버릭만 과거에서 못 벗어난 게 아니라 영화의 플롯 자체도 똑같아. 마지막에 매버릭의 낡은 격납고에 등장인물들이 다 모이잖아? 모두들 과거에, 추억에 젖는 거지. 하기야 나도 마찬가지였지 뭐. F14의 날개가 펼쳐지는 장면에서 아마 우리 또래 남자들은 속으로 탄성을 질렀을 거야. 아무리 F16, F18이 나왔어도 남자아이들한테는 날개가 접히는 F14 전투기는 로망이거든. 윤 : 맞아요, 저도 그랬어요. 그래서 지금 분석은 하고 있지만 막상 이 영화를 볼 당시엔 그저 재밌게만 봤을 뿐이죠. 한마디로 <탑건2>는 향수에 젖는 영화에요. 그러니깐 톰 형이 짠하게 느껴지는 거고요. <탑건: 매버릭> 보도 스틸 Key Word : 에릭슨(Erik Erikson)의 생의 8단계 이론 프로이트가 아동기의 정신성적 발달에 대해 자세히 분석하였다면, 에릭슨은 성인기 이후의 세 단계를 추가하면서 심리사회적인 발달의 이론을 완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발달이란 게 아동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인기 동안에도 계속 된다고 본 거죠. 그렇게 해서 인생을 총 8단계로 나눴고, 각 단계마다 완수되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로이트 개념의 구강기에 해당하는 유아시절엔 기본적인 신뢰를 쌓느냐 아니면 불신감을 키우느냐가 중요합니다. 걸음마를 배우고 배변훈련을 하는 항문기 시기엔 자율성을 키워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수치심과 회의감이 많아지게 됩니다. 유치원 나이 때인 남근기에는 스스로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하느냐, 금지된 것까지 하려다가 죄의식을 느끼게 되느냐가 결정이 됩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잠복기 아이들은 스스로가 근면한지, 아니면 열등한 지에 대한 감각을 익히게 됩니다. 그러다가 사춘기인 생식기에 접어들면서 자아정체성을 완성하게 되는데 그러지 못하면 역할에 혼란이 초래됩니다. 이후 성인기에 3단계가 추가되는데, 청년기에는 친밀감을 쌓느냐 아니면 세상으로부터 고립되느냐, 장년기에는 생산성을 발휘해 성취를 이루느냐 아니면 그대로 침체되어 버리느냐, 노년기에 이르러서는 자아를 통합하게 되느냐 절망감에 빠지게 되느냐가 결정됩니다. 박성근과 윤병문은 정신과전문의이다. 고려대학교에서 공부를 하였고, 3년 선후배 사이로 같은 대학병원에서 정신과전문의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각각 마음과마음정신건강의학과 구로점과 용인수지점의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두 사람 모두 영화를 좋아한다. 네트워크 원장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을 잡아 영화에 관해 수다를 떨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이 글이 쓰이게 되었다.
- 남자들은 왜? ‘탑건: 매버릭’①[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
- 2024. 03. 25 06:59 문화/생활
- [두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한 편의 영화를 두고 정신분석학적 시각과 정신의학 이론을 토대로 다각도로 분석해 보는 코너입니다.] <탑건: 매버릭> 보도 스틸 # 탑건 미해군 전투기 조종사 매버릭은 초계비행 도중 적국의 미그기와 마주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천부적인 재능과 과감함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고, 최고의 조종사를 양성하는 탑건 스쿨에 입학하게 된다. 술집에서 마주친 찰리에게 호감을 느껴 접근해보는데 다음 날 알고 보니 자신의 교관이었다. 몇 주간의 훈련과정에서 정석적인 비행을 하는 아이스맨과 경쟁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해 파트너 구스가 죽게 된다. 방황하는 매버릭은 찰리와 가까워지면서 위로를 받는데, 인도양에서 적국과의 교전이 발생해 뒤늦게 합류되어 멋진 비행술로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 탑건: 매버릭 30여 년이 지난 현재도 매버릭은 전투기를 모는 조종사이다. 다크스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지만 그는 여전히 무모할 정도로 과감하다. 사령부로부터 핵개발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임무를 수행할 조종사들을 가르치라는 명령을 받는다. 자신은 조종사이지 교관이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오랜 동료 아이스맨 제독의 설득 때문에 임무를 맡는다. 각지에서 모인 쟁쟁한 조종사들을 훈련하기 시작하는데 그 안에는 죽은 구스의 아들 루스터도 포함되어 있다. 루스터는 감정이 좋지 않았고, 매버릭은 이런 과정에서 옛 애인 페니와 재회한다. 훈련은 힘들었고 임무 완수는 어려워 보였지만 매버릭이 직접 비행해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작전은 개시된다. 핵시설을 파괴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매버릭과 루스터는 함께 낙오되었다가 가까스로 구출되면서 둘은 화해한다. 윤병문 : 이번에는 <탑건: 매버릭>, 앞으로 설명하기 쉽게 <탑건2>라고 하죠. <탑건2>를 얘기해볼 건데 그러려면 꼭 <탑건1>하고 같이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이게 진짜 36년 만에 나온, 거의 40년 가까운 세월의 차이가 나는 영화인데…. 박성근 : 윤 원장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나는 이 <탑건> 영화가 특히 각별한 세대라고 할까? 87년 작으로 되어있는데 내 기억으로는 88년에 우리나라에서 개봉했거든. 난 그때 재수생이라 몰랐는데 대학에 들어간 친구가 그러는 거야, <탑건>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남자주인공이 엄청나게 멋지다고. 윤 : 여자들한테도 잘 생겼다고 난리가 났었죠, 이 배우 누구냐고. 톰 크루즈가 대중의 인기를 끈 첫 작품이었죠. 박 : 내 또래한테 각별하다는 얘기가 뭐냐면, 그때가 어렴풋이 기억나는 거야. 근데 얼마 후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까 영화는 별로 재미가 없었어. 윤 : 그렇죠. 사실 스토리는 뻔하거든요. 그래서 영화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주인공이 잘 생겼다, 아니 그보단 뭐라고 할까 너무 탱글탱글하다, 젊음이 확 느껴지는 영화다… 박 : 그렇지.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그거야. 스토리는 뻔한데 사람들이 왜 이렇게 열광할까? 젊다는 얘기처럼 그때 <탑건>에서 보여준 톰 크루즈의 모습은 모든 남자가 선망하는 모습이고 여자들도 매력을 느끼는 모습인 거야. 용감하고 동료애 뛰어나고, 정말 테스토스테론 ‘뿜뿜’이지. 윤 : 근데 <탑건2>를 보면 좀 느낌이 달라요. 물론 여전히 톰 크루즈가 멋있고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고 아주 관리를 잘 했죠. 톰 형 안 죽었네, 살아있네… 하지만 한편으로는 좀 짠해요. 형 애쓴다, 형도 늙으니깐 좀 어쩔 수 없구나 싶은 거예요. <탑건: 매버릭> 보도 스틸 박 : 그 점이 이 영화가 우리 세대한텐 각별하다는 거야. 우리도 그렇게 늙었으니깐. 톰 형한테 열광하던 고등학생, 대학생이 이제는 그 또래 아이들을 둔 부모가 되어 있잖아. 윤 : 젊음은 좋은 거면서도 사실 무서운 거예요. 이건 톰 크루즈라는 배우 얘기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영화 자체가 그래요. 스토리 배경에서도, 뭐라 할까 미국도 이제 늙었다 싶더라고요. <탑건1>이 만들어지던 당시만 해도 정말로 미국이 세계 최고였잖아요? 유일한 라이벌이던 소련도 무너질 무렵이고. 국력만이 아니라 당시에 물건도 ‘미제가 최고야’ 그랬었죠. 일제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특성상 미국은 마치 힘센 아버지상과 같은 나라였어요. 박 : 특히 그때까지 우리는 지금처럼 잘 살고 국력이 세지는 못했었으니까. 윤 : 우두머리고 대장이라는 거죠. 그렇게 보면 미국은 상징계의 규칙을 만드는 나라였어요. 국가로 보자면 세계에 대해서. 흔히 경찰국가라는 표현처럼. 그러니까 이 나라 나쁜 나라야 그러면 쳐들어가서 때려 부수고. 박 : 적을 딱 규정할 수 있었지. 미그기와 싸우는 내용이 나오잖아? 미그기라고 하면 소련, 적어도 공산권 국가였던 거지. 윤 : 나치놈들, 소련놈들, 중공군들 그러면서 영화에서 상대 나라 이름을 막 댔어요, 눈치 안 보고. 자기네가 세계의 규칙을 만들었으니깐 마음대로였던 거죠. 근데 그러던 미국이 이번에 <탑건2>를 보고 있자니 미국도 이제 늙었구나, 톰 형만 늙은 게 아니구나 생각되더라고요. 일단 적국의 이름을 옛날처럼 대놓고 말하지 못해요. 그냥 핵무기 개발하는 조직이라고만 하죠. 심지어 무기도 적의 것이 더 좋다고 말해요. 옛날엔 미국 기술이 최고라고 자부했었는데, 상대가 5세대 전투기라서 우리 F18로는 못 이긴다고. 그러니깐 매버릭은 조종사가 더 중요하다며 정신승리 같은 얘기를 해요. <탑건: 매버릭> 보도 스틸 박 : 미국과 할리우드의 그런 분위기가 영화 설정에서도 그대로 반영되는 거 같아. 나중에 다시 말하겠지만, 톰 형이 늙은 것뿐 아니라 영화주인공 매버릭도 같은 처지지. 36년이 지난 지금 동기는 제독이 되어있는데 매버릭은 대령에 머물러있으니까. 윤 : 문화도 그런 거 같아요. 미국 물건만 최고라고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세뇌된 면이 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미국적인 생각을 하도록요. 예쁜 것도 바비인형처럼 서양적인 걸 기준으로 삼고요. 근데 세상이 바뀌어서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같은 경우 경제적으로 위상이 올라가면서 케이팝을 미국 사람들이 더 좋아하게 되었죠. 박 : 난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게 그렇다고 케이컬처가 한국의 고유한 문화를 보여주는 건 아니잖아? 걸그룹 외모를 봐도 얼굴 작고 다리 길고 다 서구화된 모습이거든.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란 말이지. 좋든 싫든 현대 사회는 특성상 서구적인 외모가 더 적합한 건 사실이라고 나는 생각해. 윤 : 그건 문화사대주의나 우생학적인 시각이라고 공격받기 쉽겠는데요? 박 : 그렇긴 해. 그렇다 해도 우리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건 그게 톰 크루즈든 차은우이든, 아니면 블랙핑크 제니이든 간에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야. 사람의 보편적인 성향을 설명하려면 진화심리학 이론이 적당해. 처음에 얘기한 대로 사람들은 왜 톰 크루즈를 보며 열광했을까, 그리고 <탑건2>에서의 톰 크루즈 모습은 <탑건1> 때 준 느낌과 왜 다를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인 셈이지. 윤 : 어떤 환경에 적응하기 적합한 특성이 더 많이 살아남아서 후대에 그 유전자가 전달된다는 게 진화론이죠. 목이 긴 기린이 높은 나뭇잎을 따먹기 유리해서 더 많이 살아남으니까 그 새끼들, 그러니깐 부모 닮아서 목이 긴 기린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결국엔 목이 긴 기린들만 남는다, 이런 생존경쟁, 자연선택을 말하는 거네요? 박 : 그게 신체 특징만이 아니라 특정 행동도 자연선택된다고 보는 게 진화심리학이야. 그럼 진화되어 내려온 행동이 뭐냐, 사람들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행동패턴이 뭐냐를 생각해보자고. 산업화된 건 고작 200년 정도이고, 문명이란 게 만들어진 것도 대개 1~2만 년 정도이지. 근데 호모사피엔스가 세상에 나타난 건 60만 년 전쯤이란 말이야. 이 얘긴 현대인들의 행동 특성의 상당 부분이 사냥으로 먹고살던 때의 습성이란 거야. 윤 : 사냥 문화에 적합한 행동과 심리가 후대로 전달됐다는 거죠. 박 : 사냥해서 잘 살아남기 위한 형질이란 게 뭐냐면 힘이 세고, 달리기가 빠르고, 높은 곳도 무서워하지 않으면서 안 아프고 건강한 거거든. 수십 만 년 동안 인류는 전체적으로 그런 방향으로 진화되어왔지. 그리고 그런 특성들을 부러워하고 자신도 그렇게 되게끔 선망하도록 심리도 형성이 된 거야. 이런 건 아이들의 놀이에서도 확인이 돼. 어린아이들을 보면 그냥 놀아. 놀고 싶어하는 심리는 본능에 가까워, 마치 본능적으로 위험한, 날카로운 것 같은 것을 무서워하는 것처럼 말이야. 그럼 애들은 왜 놀까? 어른이 되었을 때 사냥을 잘하기 위한 예행연습 같은 거야. 애들이 놀 때 보면 막 뛰어, 적당히 높은 데로 기어 올라가 점프하고. 특히 남자아이들은 막대기 같은 거만 잡히면 칼처럼 휘둘러 봐. 아빠만 보면 씨름하자고 달려들지. 윤 : 하지만 그건 남자아이들 얘기고 여자아이들은 다르게 놀잖아요? 인형놀이를 한다던가 소꿉장난을 하죠. <탑건: 매버릭> 보도 스틸 박 : 그렇지. 근데 지금 톰 크루즈라는 남자의 행동에 대해 설명하는 거니까 남자아이들 특성만 얘기하게 되는 건데, 여자아이들의 놀이도 원시 습성으로 설명할 수 있어. 암튼 남자아이들은 장난감을 사도 너프 총, 파워레인저 칼, 장난감 자동차, 리모콘 비행기 같은 걸 골라. 친구들이랑 놀 때도 총싸움을 하고 축구 같은 경쟁적인 운동을 좋아해. 그런 놀이에선 늘 승패가 있고 영웅이 나와. 어렸을 때 이런 식으로 연습한 개체가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사냥에 유리한 법이지. 그래서 이런 행동들을 하도록 유전자 속에 각인되어 있어. 윤 : 정신분석학에서는 다르게 보거든요. 라캉식으로 말하면, 그렇게 되는 거는 문화라는 상징계의 규칙을 무의식적으로 아이들한테 주입시켰기 때문이라는 거죠. 넌 남자아이니깐 이렇게 행동해야 해, 칼싸움을 해야지 소꿉장난하면 고추 떨어져,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이런 것도 있잖아요? 여자형제가 많은 집에 태어난 남자아이가 자기가 여자인 줄 알고 행동하면서 여성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박 : 늘 얘기되는 본성이냐 양육이냐의 논쟁이지. 물론 지금은 둘 다 중요하다고 받아들이고 있고. 근데 난 그 본성을 위주로 설명하려는 거고. 앞서 말한 남자아이의 본능을 톰 크루즈가 잘 보여준다는 거야. 일단 콜사인이 매버릭이야. 매버릭은 우리말로 망아지 같은 어감이거든. 윤 : 그 이름을 듣고 찰리가 ‘엄마가 싫어했냐’며 농담을 하죠. 말 안 듣고 날뛰는 개구쟁이 아들. 박 : <탑건1>에서 전투비행 때 “생각하다간 죽어요”라며 즉각적으로 행동하고, 교전 때 적기의 표적이 될 때까지 일부러 속도를 늦출 정도로 무모하기도 하지. 아이스맨이 “넌 아직도 위험해”라고 경고하고, 상관도 “아버지랑 닮아서 영웅심리가 있다”고 말하지. 윤 : <탑건2>에서도 반복되는 대사가 바로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죠. ▶톰 형이 짠하게 느껴진다면? ‘탑건:매버릭’②[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로 이어집니다. <탑건: 매버릭> 보도 스틸 박성근과 윤병문은 정신과전문의이다. 고려대학교에서 공부를 하였고, 3년 선후배 사이로 같은 대학병원에서 정신과전문의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각각 마음과마음정신건강의학과 구로점과 용인수지점의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두 사람 모두 영화를 좋아한다. 네트워크 원장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을 잡아 영화에 관해 수다를 떨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이 글이 쓰이게 되었다.
- 정신과 의사처럼 영화 보기 ‘웡카’②[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
- 2024. 03. 19 07:17 문화/생활
- [두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한 편의 영화를 두고 정신분석학적 시각과 정신의학 이론을 토대로 다각도로 분석해 보는 코너입니다.] <웡카> 보도 스틸 ▶이 영화가 정신과 의사에게 재미없는 이유? ‘웡카’①[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에서 이어집니다. 윤병문 : 오늘 마지막 시간을 정리하는 얘기일 것 같네요. 박성근 : 아까 난 3편이 재미없었다고 했잖아? 1, 2편과 달리 3편은 왜 재미가 없었을까 생각해봤지. 내 딸이 그러더라고. ‘이렇게 영화를 만들면 아이들이 좋아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어른들이 만든 영화 같다고. 그러니까 어린이의 시각에서 본 게 아니라는 말이지. 동화든 영화든 모든 예술작품은 어린아이들이 느끼는 원초적인 즐거움을 자극해야 한다고 생각해. 윤 : 우리의 무의식을 살살 건드려줘야 재미와 감동이 느껴지는 거죠. 박 : 맞아. 무의식이란 게 뭐냐 하면 두 가지로 이뤄졌어. 하나는 인간이 태어날 때 기본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본능이야. 성욕과 공격성으로 대표되는 건데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이드지. 또 하나는 아주 어린 시절의 경험이야. 엄마와의 이자 관계이든 아빠까지 등장하게 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이든, 대개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정도 나이까지 있었던 경험의 기억이지. 이런 기억들은 나이가 들어서 사춘기 동안 시냅스의 가지치기가 일어나면서 기억에서 잊혀. 무의식 속으로 억압되는 거지. 윤 : 하지만 그 무의식은 현실의 의식세계에 끊임없이 어떤 영향을 주게 되죠. 박 :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어린아이 같은 마음에 울림을 줘야 좋은 영화라는 거야. 아까 마블 시리즈나 범죄도시 얘기한 것처럼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해. 여기서 어린이들의 놀이에 대해 우리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아이들이 노는 건 본능적인 행동이야. 가르치거나 배워서 노는 게 아니지. 그럼 애들은 왜 노느냐? 앞으로 생존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세상을 탐색하고 연습하는 거지. 물웅덩이를 발로 첨벙 해보고, 나무 위에 기어 올라가 보고, 이 물건을 저 물건에다가 갖다 붙여보고… 그러면서 애들은 까르르르 즐거워해. <찰리와 초콜릿 공장> 보도 스틸 윤 : 즐거워야, 재미가 있어야 세상도 더 열심히 탐색할 거고요. 박 : 무의식 속에 감춰진 그런 아이 같은 마음을 자극해주는 게 재밌는 영화의 조건인 셈이야. 그럼 아이 같은 마음이 뭐냐? 첫 번째로 아이들 코드에 맞는, 그러니깐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스토리텔링이야. 어린아이들은 1차 과정의 사고를 하지. 뇌가 아직 미숙해서 신경들끼리 연결이 잘 안되어 있어. 세상을 배우면서 시냅스들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거지. 그러기 위해서 세상 것들을 서로 상관없는 것들끼리도 이리저리 막 연결해봐. 그래서 비논리적이야. 애들이 떠들고 노는 걸 보면 어른들은 좀처럼 이해가 잘 안 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그게 왜 웃긴 지… 1차 과정 사고 중 대표적인 게 마술적인 생각이야. 1편에서 보면 거품 음료를 먹은 찰리와 할아버지가 하늘로 둥둥 떠오르잖아? 과학적으론 말이 안 되지만 아이들은 그런 장면에서 너무 재밌어하지. 윤 : 3편에서도 초파리가 날개 짓 하면 사람들이 몸이 떠오르는 걸로 나오죠. 박 : 그렇지. 어른들도 똑같아. 아이언맨이 슈트를 입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스파이더맨은 손바닥에서 거미줄을 발사하지. 다 마술적인 생각들이야. 아이 같은 마음의 두 번째 속성은 쾌락원칙이라고 할 수 있어. 아이들은 즐거운 걸 좋아해. 춥거나 배고프거나 지루한 건 싫어하지. 원작의 기본 설정은 춥고 배고픈 현실이야. 그런데 초콜릿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모든 게 즐거워져. 공장에 들어가자마자 외투부터 벗으라고 하잖아? 춥지 않다는 거지. 그리고 공장 안에는 강물도 잔디도 꽃잎도 다 먹을 수 있는 것들이야. 한마디로 소망을 충족시켜주는 판타지로 가득 찬 공간인 셈이지. 윤 : 저도 왜 하필 초콜릿일까 생각했어요. 달콤하고 금방 기분을 좋게 해주고 웃게 만드는 초콜릿을 먹고 싶지만 현실에서 어린 웡카는 신문 돌리는 일을 해야 하죠. 착한 아이예요. 콤플렉스의 전형인 거죠. 자기 욕망을 그대로 못하고 할아버지 담배 사 피우시라고 하고, 그 좋아하는 초콜릿마저도 식구들과 나눠 먹지요. 박 : 그런 아이들의 판타지가 잘 드러나는 것 중의 하나가 패밀리 로망이라는 게 있지. 오이디푸스 기를 지난 아이들은 사실 진짜 자신의 부모는 따로 있다고, 원래는 왕족이거나 부자라는 환상을 갖곤 해. 어쩌다 보니 지금의 부모 밑에서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왕자나 공주라는 원래 신분으로 돌아갈 거라고 꿈꾸지. 원작의 결말에서도 보면 공장을 물려받아서 갑부가 되잖아? 윤 : 현실은 찢어지게 가난하고, 2편에서 보면 팀 버튼 특유의 위트처럼 말 그대로 다 쓰러져가는 모습의 집에서 살고 있죠. 박 : 그런 소망을 이루기 위해 이제 아이들이 바라는 세 번째 특징인 적당한 교훈이 가미되어야 해. 마술적인 생각만 하고 쾌락만 좇다가는 망하기 십상이지. 적당할 때 그건 아니라고, 참을 줄도 알아야 훌륭한 어른이 된다고 가르쳐주는 부모, 적당히 달래주는 초자아가 있어야 해. 그래서 동화나 영화의 결말들은 대개 권선징악이라든가 상을 받는 것으로 끝나. 천하무적 마동석이 마침내 악당들을 때려눕혔을 때 보는 사람들은 마음이 편해지지. <웡카> 보도 스틸 윤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편에서 타노스에 의해 세상의 절반이 죽어버리잖아요? 그때 사람들이 많이들 당황했어요. 이거 다음 편에 어떻게 마무리할 거냐고. 영화는 재미있게 봤는데 끝이 찝찝해. 박 : 그래서 지금까지 말한 세 가지 요소가 적당히 섞인 영화들을 관객들은 편안하게 즐기는 거지. 오락영화로서 말이야. 난 그런 특징을 아주 잘 보여주는 동화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생각해. 시계를 보면서 늦었다고 뛰어가는 토끼를 따라 토끼굴에 들어갔다가, 몸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면서 자기 눈물에 빠져 헤엄치고, 동물들이랑 토론하고, 미친 모자 장수랑 티타임을 즐기다가 하트여왕의 재판에 끌려가 트럼프 병사한테 쫓기다가 꿈에서 깨어나지. 이야기 전개가 뒤죽박죽이야. 1차 과정 사고이고 쾌락원칙을 따르고 안도하면서 해소되지. 사실 이 동화가 만들어진 배경은 흥미로워. 저자인 루이스 캐롤이 자기 학교 학장의 딸인 앨리스랑 놀아주면서 그날그날 지어서 들려준 이야기를 한데 엮은 책이라고 해. 캐롤은 원래 당시 영국 사회를 풍자하려고 토끼나 모자 장수 등을 등장시켜서 빗댄 거다 보니, 그 상징과 은유를 눈치챈 어른들도 재미나게 읽은 거야. 윤 : 꿈도 똑같아요. 무슨 스토리가 있긴 한데 가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죠. 말이 안 되니깐 사실 그게 자기 진심인 거예요. 무의식이 드러나는 거니까. 영화도 꿈과 비슷하게 감독이나 작가의 무의식이 드러나게 되어 있어요. 박 : 그 무의식은 등장인물에게로 투영이 되거나, 아니면 영화의 기본 설정 자체로 보여지지. 윤 :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있다.’는 말이 있어요. 라캉이 한 얘기로, 여러 가지로 해석되곤 하는데 이건 제 해석이긴 한데요… 무의식을 설명할 때 흔히 빙산의 일각이라고 표현하잖아요? 물 위에 드러나는 의식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거대한 무의식은 물 밑에 가라앉아 있다고요. 그런데 그 무의식은 너무 커서 우리가 다 알 수는 없죠. 그래서 언어로 구조화될 수 있는 범위까지만 우리는 이해할 수가 있어요. 그런 부분을 우리는 전의식이라고도 표현하죠. 박 : 그렇다면 진정한 무의식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되네. 윤 : 그럴 수 있죠. 다르게 표현하자면 실재는 상징화되지 않아요. 물 밑에 남아있는 부분이 항상 있으니까요. 그런 부분이 바로 실재계라고 표현하는 거고요. 실재계는 아무도 모르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언뜻언뜻 드러나겠죠. 그렇게 되면, 그 부분을 알게 되면 또 다른 전의식이 생겨나고 하는 거니까. 박 : 그렇다면 엄밀히 말해서 영화에서 드러나는 무의식 부분은 전의식에 더 가까울 거야. 윤 : 영화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우리가 감상하는 것까지도 그런 무의식 세계를 느끼게 되는 거니까 흥미를 끌고 재미가 느껴지죠. 박 : 그렇지. 내가 이 영화가 왜 재미있을까 스스로 곰곰이 생각해본다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자신의 갈등이나 기억, 특성 같은 것에 대해서 되짚어보는 좋은 기회가 될 거야. 윤 : 하지만 예술적인 은유나 상징을 통하지 않고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그건 오히려 불편해져요. 약간 가려져서 나오면 흥미가 생기지만, 대놓고 포르노면 불쾌감이 드는 것과 같은 원리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예로 들자면 <파벨만스>는 대놓고 표현을 해서 대중적으로 흥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잖아요? 하지만 팀 버튼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덜 거부감이 들게 숨겨서 표현하니깐 관객들이 훨씬 받아들이기 편했던 거죠. 박 : 자, 이렇게 해서 총 10편이 마무리가 됐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했지. <스즈메의 문단속>부터 시작해서 오늘 얘기한 <웡카>까지. 남근의 상징, 애도반응, 열등감 이론, 융의 원형, 나르시시즘 그리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까지 다양한 설명을 해봤어. 이렇게 다양한 설명이 가능한 것은 사람의 심리라는 게, 특히 무의식이라는 게 아무도 모르는 물밑의 빙산이고 그래서 그걸 바라보는 시선 또한 여러 가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야. <파벨만스>에서 엄마가 말했듯이 “영화는 꿈”이지. 프로이트가 말한 대로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인 꿈. 그동안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윤 : 수고 많으셨습니다. <웡카> 공식 포스터 Key Word :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 Theory) 주로 한 사람의 심리 구조를 분석적으로 설명한 프로이트 이론은 이후로도 계속 발전합니다. 특히 엄마를 비롯한 주변의 인물들이 아이의 심리발달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아이가 대하게 되는 사람들을 통틀어 ‘대상’이라고 일컫습니다. 어린 시절 경험한 대상과의 관계는 앞으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기본틀이 됩니다. 대표적으로 엄마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나중에 커서도 대인관계에 여러 가지 문제들을 보인다는 얘기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부족하죠. 대표적인 경우가 경계선 성격장애입니다.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을 늘 느끼는 이런 사람들은 끊임없이 주변사람들의 사랑을 테스트합니다. 꿈에 그리던 사람이라고 이상화하다가 작은 실망에도 순식간에 그를 비난해버립니다. 변함없이 자신을 좋아해줄 것인지 확인하려는 듯 변덕을 부리면서 상대를 긁습니다. 좋은 사람 아니면 나쁜 사람, 이런 식으로 이분법적으로 편 가르기를 하죠. 하지만 그 결과 그는 더 외로워지고, 이런 악순환은 반복이 됩니다. 박성근과 윤병문은 정신과전문의이다. 고려대학교에서 공부를 하였고, 3년 선후배 사이로 같은 대학병원에서 정신과전문의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각각 마음과마음정신건강의학과 구로점과 용인수지점의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두 사람 모두 영화를 좋아한다. 네트워크 원장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을 잡아 영화에 관해 수다를 떨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이 글이 쓰이게 되었다. 왜 여자를 전면에 내세우지? ‘스즈메의 문단속①’ [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 프롤로그 박성근 : 오늘부터 우리 둘이서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할 건데, 이 토크에 제목을 달아보면 어떨까? 윤 원장은 혹시 생각해본 제목이 있어? 윤병문 : 글쎄요. 형...https://lady.khan.co.kr/issue/article/202401220655011 거장 스필버그가 이제야 이 영화를 만든 이유? ‘파벨만스’①[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두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한 편의 영화를 두고 정신분석학적 시각과 정신의학 이론을 토대로 다각도로 분석해 보는 코너입니다.] 어린 새미 파벨만은 부모님과 함께 난생처음으로 ...https://lady.khan.co.kr/culture/article/202402051352001
- 이 영화가 정신과 의사에게 재미없는 이유? ‘웡카’①[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
- 2024. 03. 18 06:53 문화/생활
- [두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한 편의 영화를 두고 정신분석학적 시각과 정신의학 이론을 토대로 다각도로 분석해 보는 코너입니다.] <웡카> 보도 스틸 # 찰리와 초콜릿 공장 초콜릿 업계의 큰손 윌리 웡카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어느 날 5명을 뽑아 공장을 견학시켜주겠다는 그의 얘기에 세상은 흥분한다. 찰리를 비롯한 5명의 어린이가 당첨되어 공장 안으로 들어간다. 공장 안에는 갖가지 신기한 것들이 많았는데, 아이들은 참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다가 난처한 처지에 빠진다. 하지만 찰리만은 끝까지 솔직하고 착한 모습을 보여 공장의 후계자로 낙점받는다. # 웡카 7년간의 항해를 마치고 윌리 웡카는 육지에 도착한다. 돈이 없어 길에서 자야 할 처지가 되었을 때 웬 남자가 다가와 여관으로 안내한다. 하룻밤을 보내고 달콤 백화점에 가서 자신의 초콜릿 제품을 사람들에게 선보이지만 초콜릿 연합은 웡카를 방해한다. 빈손으로 여관에 돌아온 웡카를 여주인은 함정에 빠뜨려 지하 세탁실에 갇혀 죽도록 일만 하도록 만든다. 입양 소녀 누들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려 하지만 움파룸파가 초콜릿을 다 훔쳐가는 바람에 뜻대로 안 된다. 초콜릿을 다시 만들기 위해서는 기린 젖이 필요해 동물원에 가서 젖을 구하고, 그걸로 만든 초콜릿으로 비밀 장사를 해서 돈을 벌어 달콤 백화점에 상점을 열지만 초콜릿 연합의 음모로 엉망이 되어 버린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웡카는 세탁소 직원들과 함께 초콜릿 연합의 비리를 파헤치려 하지만 도리어 초콜릿 탱크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때 움파룸파가 나타나 구해주고 비리에 가담한 자들은 모두 경찰에 붙잡힌다. 용기를 얻은 웡카는 마을에 초콜릿 공장을 짓는다. 박성근 : 우리가 계획한 10편의 영화, 그 마지막이네. 윤병문 : 어떤 영화를 고를 것인가가 제일 고민이었어요. 우리가 얘기하고 싶은 영화들이 사실 사람들이 아주 많이 본 영화가 아닌 경우가 많아요. 흥행에 크게 성공한 영화들은 보기가 편한 것들인데 대개 속이 시원하고 단순하죠. 박 : 대표적인 게 마블 영화들이나 ‘범죄도시 시리즈’ 같은 것들인데, 하지만 이런 영화들을 사람들이 많이 보는 데에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봐. 윤 : 오늘 할 영화는 그 중간쯤으로 잡아서 대중의 인기를 끈 오락영화이면서 동시에 저희가 얘기할 거리도 있는 <웡카>에요. 아무래도 요즘 제일 핫 한 배우인 티모시 샬라메 덕분에 흥행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요. 박 : 사실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그 배경부터 짚고 들어가야 해. 원작은 로알드 달이 1964년에 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동화이지. 영어권의 안데르센, 그림형제라고 불릴만한 아동작가이고, 대표작인 이 동화는 아이들이 영어 배울 때 필독서라고 하더라고. 1971년에 영화화돼서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이라고 개봉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초콜릿 천국>이라고 제목이 달렸어. <찰리와 초콜릿 공장> 보도 스틸 윤 : 영화 제목이 바뀐 건 웡카 초콜릿을 만들어서 팔기 위한 상품화 전략이었다고 하죠. 박 : 그런 식으로 이름이 헷갈리니깐 편의상 1971년작을 1편이라고 부르자고. 그러다가 개성 넘치는 영화로 유명한 팀 버튼 감독이 재해석을 해서 2005년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제작했고, 이게 우리가 잘 아는, 가장 유명한 영화이지. 이게 2편. 사실 1편과 2편의 스토리는 거의 같아. 다만 1편은 찰리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데 반해 2편은 웡카가 주된 인물로 그려지지. 그의 배경에 대해서도 나오고. 그러다가 이번에 3편 <웡카>가 개봉한 거야. 여기서는 1, 2편의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배경, 그러니까 웡카가 초콜릿 공장을 만들게 된 사연을 설명하면서 전편들과는 다른 이야기가 전개돼. 윤 : 프리퀄이죠. 스타워즈로 치자면 에피소드 4부터 먼저 개봉했다가 인기를 끄니까 나중에 그 배경인 1, 2, 3편이 나온 것처럼요. 박 : 이런 배경을 감안해두고서 오늘 선정한 영화인 <웡카>, 그러니까 3편부터 얘기를 해보자고. 일단 나는 이 영화가 재미가 없었어. 윤 : 흥행은 했지만 실망스럽죠. 특히 전편들에 비해서… 너무 갈등이 없어요. 그냥 말 그대로 동화 같고, 있는 그대로 읽히는 영화죠. 박 : 맞아. 영화 같은 예술에는 뭔가 숨은 의미가 있고 상징이 있으면 좋은데. 대표적으로 우리 정신과 의사들은 엄마 아빠와의 관계를 굉장히 강조하는데, 3편에서 나오는 건 아버지는 없지만 엄마가 그냥 엄마야. 착하고 아들에게 헌신적인 전형적인 엄마, 좋은 엄마. 그러니깐 재미가 없어. 윤 : 원작 자체도 전형적이에요. 움파룸파가 부르는 노래를 보면 아주 상징계적이죠. 규칙을 따르라고. 그러지 않으면 풍선이 되거나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벌을 받는다고, 아주 교훈적이죠. 박 : 교훈적이지. 찰리가 영원히 씹는 껌을 되돌려주니깐 착하다며 상으로 공장을 물려주기까지 하고. 1, 2, 3편 모두 교훈적인데, 유독 3편만이 재미없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봐. 1, 2편은 애들만 재미있게 본 게 아니야. 어른들도 너무너무 즐거워했거든. 어른들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어린 시절의 유아적 소망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재미가 있는 거거든. 윤 : 3편은 그러질 못했다는 거군요. 박 : 그렇지. 움파룸파의 노래나 동화의 결말은 상징계적이지만, 그 내용은, 특히 초콜릿 공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상상계적이지. 프로이트식으로 얘기하자면 상상계는 쾌락원칙을 따르는 1차 과정 사고이고, 상징계는 현실원칙을 따르는 2차 과정 사고라고 할 수 있어. 동화가 재미있으려면 그 사이를 미묘하게 왔다갔다 해줘야 해. 쾌락도 추구하면서 현실성도 주는 거지. <웡카> 보도 스틸 윤 : 다섯 명의 아이들은 쾌락만을 추구하는, 상상계적인 인물의 전형들이라고 볼 수 있죠. 식탐, 소유욕, 경쟁심 같은 거요. 융의 원형 개념과 비슷해요. 박 : 하지만 3편에서는 그러질 못했어. 쾌락원칙에 따르는 내용이 너무 약해. 일단 기본 설정 자체부터 등장인물들이 다 어른이야. 그리고 초콜릿을 좋아하는 것도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이지. 그러다 보니 초콜릿 연합 같은 어른들이 벌이는 행동이, 이건 초콜릿이 아니라 꼭 무슨 마약상 얘기 같아. 마약을 둘러싼 음모와 암투, 그런 느낌을 준단 말이야. 윤 : 지나치게 상징계만을 다룬다는 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관여되어있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3편에는 아버지가 없어요. 아버지에 대한 얘기가 전혀 안 나오죠. 그러면서 웡카는 자기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하고는 타협을 못 해요. 초콜릿 연합들도 그렇고 경찰서장이나 신부님도 다 자기보다 나이 많고 기득권자들이죠. 다시 말해 권위주의가 있는 사람들은 다 적이고 깨부숴야 하는 존재들에요. 여관 주인 두 남녀한테도 그렇고요. 박 : 어떻게 보면 2편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묻어있는 것 같아. 우선 아버지가 하필이면 치과의사야. 아이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곳이 어디? 치과지. 이빨 뽑는 걸 세상에서 제일 겁내. 발치란 신체에 대한 손상이지만, 한편으론 상징적으로 페니스가 뽑히는 거세를 의미하기도 하지. 그런 아버지는 웡카한테 단것을 먹지 못하도록 해. 그러고는 크고 괴상한 교정기를 씌우는데, 그게 치아를 교정하는 게 아니라 마치 억지웃음을 짓게 만드는 기계처럼 보여. 그러다가 웡카가 집을 뛰쳐나올 때 집들 사이에 아버지 치과건물 한 채만 쏙 빠진 장면이 나오는데 그 모습이 꼭 이빨 빠진 것처럼 보여. 윤 : 나중에 치과건물이 다시 나타나는데 그땐 그 한 채만 딱 서 있어요. 꼭 페니스 같아 보이죠. 상징적인 이미지로요. 하지만 팀 버튼 감독의 다른 영화들, 그러니까 <가위손>이나 <배트맨>과는 다르게, 2편에서는 아버지와 화해를 해요. 그래서 이 영화는 좀 다르다고 생각됐어요. 박 : 실제로 감독 자신이 아버지와의 관계에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고 해. 주로 할머니가 키워줬고 죽을 때까지 아버지랑은 말 한마디도 안 했다고 하니까. 윤 : 아버지가 없는 경우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아니라 그 대신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병적으로 될 수도 있어요. 엄마와의 2자 관계에서 제대로 분할이 안 된다면 성격장애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죠. 아이는 유기불안, 그러니깐 엄마마저 없다면 완전히 버림받게 될 거라는 두려움을 느끼기 쉬워요. 이런 아이들이 보이는 반응은 첫 번째로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빠지는 거죠.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에 맞춰줘요. ‘인간의 욕망은 타자의 욕망’이라는 말이 있죠. 여관에서 계약서에 서명을 강요받을 때 그게 부당한 데도 그냥 사인을 해요. 지하 세탁실에 갇혀서도 자기만 탈출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해방시켜주려고 하죠. 그들이 바라는 것을 위해서. 박 : 마지막에 엄마가 남긴 딱 한 개의 초콜릿마저도 나눠 먹지. 윤 : 또 다시 버림받지 않으려면 착한 아이가 돼서 남들의 욕망까지도 이뤄줘야 하는 거죠. 눈치도 보고, 언제나 밝고 명랑해야 하죠. 박 : 2편에서 보이는 괴팍하고 신경질적이고 심지어 어린아이를 싫어하는, 조니 뎁이 연기한 웡카와는 아주 다르게, 3편의 티모시 샬라메의 웡카는 해맑고 늘 웃지. 윤 : 유기불안이 클 때 벌어지는 두 번째 가능성은 경계선 성격이 되는 거예요. 집착하고 계속 상대방을 테스트하는 성격이죠.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안 버리는 사람을 원하잖아요. 1, 2편의 웡카는 5명의 아이를 불러다 놓고 자꾸 시험해요. 맛있는 걸 보여주고 먹지 말라고. 애들이 못 참고 먹어버리면 가차 없이 벌을 주죠. 처음엔 천사처럼 대하다가 자기 말을 어기면 ‘너는 악마야’ 하는 식으로 극단적인 경계를 왔다갔다해요. 박 : 그러니까 1, 2편의 비슷한 웡카랑, 3편의 다른 웡카 모두 공통적으로 그것이 아버지와의 관계 때문이든 엄마와의 관계 때문이든, 웡카는 기본적으로 유기불안을 가진 사람이라는 얘기네? <웡카> 보도 스틸 윤 :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웡카가 정말로 원했던 게 뭘까? 진짜로 초콜릿 공장을 물려줄 아이를 찾는 것일까 하는 거예요. 사실 전문적으로 경영할 어른을 뽑는 게 더 합리적이잖아요? 그런데 그러지 않는 것을 보면 공장을 물려주는 것에 대해 양가감정적일 수 있다는 거죠. 원래 사람이라는 게 욕망을 꿈꾸면서도 그것이 충족되는 것을 두려워해요. 박 : 그렇지. 거기에는 초자아의 개념이 들어가지. 윤 : 툭하면 아프다는 소리를 하는 할머니는 병원에 데려가 주길 바라는 게 아니죠. 사실 원하는 건 자식들이 자기한테 좀 더 신경 써달라는 거잖아요? 그런 것처럼 웡카도 바라는 것도 공장을 물려주는 게 아니라 누가 같이 있어 주는 거죠. 그래서 2편에선 아버지를 찾아요. 박 :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1, 2, 3편 모두 웡카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이든 유기불안이든 어떤 갈등과 관련된 스토리라는 거네. 윤 원장이 이 영화 자체에 대해 분석을 했다면, 나는 오늘 다른 쪽으로 얘기를 하고 싶어. 아이들은 왜 동화를 좋아하고, 어른들은 왜 영화를 즐길까 하는 얘기지. 윤 : 오늘 마지막 시간을 정리하는 얘기일 것 같네요. ▶정신과 의사처럼 영화 보기 ‘웡카’②[영화에 관한 정신과 의사들의 대화]에서 계속됩니다. 박성근과 윤병문은 정신과전문의이다. 고려대학교에서 공부를 하였고, 3년 선후배 사이로 같은 대학병원에서 정신과전문의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각각 마음과마음정신건강의학과 구로점과 용인수지점의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두 사람 모두 영화를 좋아한다. 네트워크 원장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을 잡아 영화에 관해 수다를 떨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이 글이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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