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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695 건 검색)

중, 엔비디아 반독점 조사…‘미 반도체 제재’ 정면 대응 의지
2024. 12. 10 20:43국제
...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승인했는데, 엔비디아가 이를 어겼다고 밝혔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반독점 당국이 내건 조건은 그래픽처리장치 가속기와 멜라녹스 고속 네트워크 연결장치의 강제 묶음 판매...
중국 엔비디아 반독점 조사로 미국 수출 규제 맞불…반도체 제재 돌파 의지 표현
2024. 12. 10 16:57국제
...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승인했고 엔비디아가 이를 어겼다고 밝혔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반독점 당국이 내건 조건은 그래픽처리장치 가속기와 멜라녹스 고속 네트워크 연결장치의 강제 묶음 판매...
‘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 중국 반독점 조사에 2% 넘게 하락
2024. 12. 10 07:54경제
... 줄어들며 시가총액 1위 애플(3조7300억달러)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날 하락은 엔비디아가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중앙TV(CCTV) 등은 중국...
중국, ‘반독점법 위반’ 엔비디아 조사 착수
2024. 12. 09 21:17국제
.... 9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하 총국)은 중화인민공화국 반독점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0년...

스포츠경향(총 278 건 검색)

[공식] 양지은 ‘홀로서기’···아츠로와 독점 에이전시 계약
2024. 12. 06 08:28 연예
양지은 최근 홀로서기를 시작한 ‘미스트롯2’ 우승자 가수 양지은이 국내 최대 공연 배급사 아츠로와 독점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했다. 양지은과 독점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한 아츠로는 K-POP, 퍼포먼스, MC, 클래식, 전통음악 등 특정 분야를 가리지 않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배급사로 양지은이 공연 활동에 불편함 없도록 아츠로만의 노하우로 체계적 관리를 통해 더욱 폭넓게 지원할 것을 예고했다. 양지은은 ‘미스트롯2’에서 매번 놀라운 무대를 선보이며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이자 짙은 호소력으로 감동을 전하는 보컬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양지은은 다양한 방송 활동과 공연을 통해 다재다능한 매력을 발산해 트로트 팬들에게 ‘트로트의 여왕’이란 수식어로 불리고 있으며, 지난 11월 20일 정통 트롯부터 MZ 세대를 겨냥한 댄스 EDM까지 다양한 장르의 13곡으로 구성된 첫 정규앨범 1집 ‘소풍’을 발표한 바 있다. 양지은과 독점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한 아츠로 측은 “팔색조 매력을 가진 가수 양지은의 공연 활동을 지원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는 말과 함께 “양지은의 성장과 성공을 위해 행사를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양지은 역시 “아츠로와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 이번 에이전시 계약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음악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최대 종합 배급사 아츠로와 독점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한 양지은은 향후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다채로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한일톱텐쇼’ 전유진, 6일 공개될 선공개곡‘사랑에세이’첫 독점 공개
2024. 11. 05 00:34 연예
크레아 스튜디오 MBN ‘한일톱텐쇼’ 전유진이 오는 6일 공개될 선공개곡 ‘사랑에세이’를 ‘한일톱텐쇼’에서 전격 공개한다. MBN ‘한일톱텐쇼’는 한일 국가대표 현역 가수들이 출격해 트로트는 물론 K-팝, J-팝까지 한일 양국의 숨겨진 명곡을 선곡, 치열한 명곡 대결을 벌이는 ‘음악 예능 쇼’다. 오는 5일 오후 10시 방송될 MBN ‘한일톱텐쇼’ 24회에서는 ‘노래해 듀오’라는 주제로 한국과 일본에서 이름을 알린 운명의 단짝들과 함께하는 무대가 펼쳐진다. ‘현역가왕’ 영예의 1대 가왕 자리에 오른 전유진은 오는 12월 ‘현역가왕’ 우승 기념 미니앨범 ‘온리유(Only You, 가제)’를 발매를 앞두고 팬들의 열화와 같은 뜨거운 러브콜에 힘입어 오는 6일 ‘사랑에세이’를 선공개하기로 결정, 화제를 모았다. 이런 가운데 전유진이 오는 5일 밤 10시 방송될 MBN ‘한일톱텐쇼’ 24회에서, 오는 6일 공개될 선공개곡 ‘사랑에세이’를 발매 전 처음으로 선보이는 독점 무대를 갖는다. ‘사랑에세이’는 국민 작곡가 윤명선과 히트 작사가 해구가 의기투합한 곡으로 오직 한 사람만을 향한 마음을 담은 가사가 깊은 여운을 전한다. 전유진은 “첫 무대라 긴장된다”라는 초반 모습과 달리, 선공개곡 ‘사랑에세이’를 10대 소녀에서 스무 살로 가는 길목에 선, 짙은 감성으로 선보여 감동을 자아낸다. 전유진이 아름다운 현악기 선율에 담담함부터 애절함까지 절절한 전유진표 감성을 고스란히 녹여내며 폭발적인 무대를 이끄는 것. 더욱이 전유진은 매력적인 고음으로 절정의 클라이맥스를 터트리며 ‘1대 현역가왕’다운 몰입감으로 무대를 압도한다. 전유진이 생애 처음으로 ‘한일톱텐쇼’를 통해 선보이는 신곡 무대가 기대감을 모은다. 그런가 하면 전유진은 ‘현역가왕’ 당시 선보여, 단시간에 100만 뷰를 돌파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모은 ‘꼬마인형’을 원곡자 최진희와 함께하는 감동의 무대를 만든다. 스페셜 무대로 이뤄진 ‘감성 천재 선후배’ 전유진과 최진희의 ‘꼬마인형’ 무대는 어떤 모습일지, 아름다운 화음으로 완성될 환상의 하모니가 궁금증을 높인다. 제작진은 “전유진이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성원에 보답하고자 5일(화) 방송될 ‘한일톱텐쇼’에서 선공개곡 ‘사랑에세이’를 전격 공개한다”라며 “전유진의 ‘사랑에세이’를 가장 먼저, 최초로 만나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 달라”라고 전했다. ‘한일톱텐쇼’를 통해 선정되는 ‘주간 베스트 송’ 투표는 크레아 스튜디오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디 한 개당 하루 3곡씩 투표 가능하다. 크레아 스튜디오 홈페이지에 접속해 팝업창을 클릭한 후, 투표 화면을 누르면 된다. ‘한일톱텐쇼’는 매주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Apple Music, 보이넥스트도어와 함께한 ‘Carols Covered 2024’ 플레이리스트 독점 공개
2024. 11. 05 00:01 연예
Apple PR팀 Apple Music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 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와 함께한 ‘Carols Covered 2024’ 플레이리스트를 독점 공개했다고 4일 전했다. ‘Carols Covered 2024’ 컬렉션은 많은 사랑을 받아온 크리스마스와 홀리데이 음악을 모두 새롭고 독특하게 재해석해 선보인다. 보이넥스트도어(성호, 리우, 명재현, 태산, 이한, 운학)를 포함해 특별히 엄선된 전 세계 유명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녹음했으며, 전 세계 청취자가 몰입감 넘치는 공간 음향으로 감상할 수 있다. 보이넥스트도어는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캐럴인 마이클 부블레의 ‘It’s Beginning To Look A Lot Like Christmas’를 커버해 크리스마스 시즌의 설렘을 멤버들의 조화로운 화음으로 표현했다. 겨울 무드가 느껴지는 원곡의 따뜻한 감성에 보이넥스트도어만의 자유롭고 경쾌한 에너지가 더해져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감을 전달한다. 보이넥스트도어는 “크리스마스 캐럴 클래식 중 보이넥스트도어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해 이번 곡을 커버하게 됐다”고 곡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어  “오랜 시간 사랑받은 명곡을 우리의 목소리로 들으니 새로운 매력이 느껴지고 겨울 느낌도 물씬 난다”고 소감을 전했으며, 이번 곡을 Apple Music의 공간 음향으로 녹음 제작한 것에 대해 “크리스마스의 즐겁고 설레는 마음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고 설명하며 꼭 경험해 보길 추천했다. Apple Music의 ‘Classic Carols Covered’ 플레이리스트도 올해 새로운 라인업으로 돌아온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연주한 새로운 버전의 아름다운 캐럴과 홀리데이 음악이 수록돼 있다. Apple Music 독점으로 제공되는 이번 플레이리스트는 Apple Music Classical 앱에서 제공된다. 올해의 컬렉션에는 아나스타샤 코베키나(Anastasia Kobekina), 다닐 트리포노프(Daniil Trifonov), 스미노 하야토(Hayato Sumino), 산사라(SANSARA)가 참여했다. 이들은 잘 알려진 크리스마스 음악과 함께 다소 덜 알려진 보석 같은 곡들을 기발한 편곡으로 선보여, 각자의 놀라운 음악성으로 캐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 Apple Music은 올해 일곱 개의 새로운 홀리데이 플레이리스트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Holiday Piano’, ‘Cozy Christmas’, ‘Christmas Chill’, ‘Gospel Christmas’, ‘LoFi Holiday’, ‘Mistletoe’ 등 편안한 분위기의 곡부터 로맨틱한 감성의 곡까지 새로운 컬렉션으로 연말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연말을 더욱 포근하게 만들어줄 보이넥스트도어의 ‘It’s Beginning To Look A Lot Like Christmas’를 포함한 ‘Carols Covered 2024’ 및 ‘Classic Carols Covered 2024’ 컬렉션 전곡은 Apple Music 단독으로 공개되며, 몰입감 있는 공간 음향으로 스트리밍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 제이홉, 신해철 트리뷰트 콘서트에 영상 편지 독점 공개
2024. 10. 25 18:34 연예
드림어스컴퍼니 제공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j-hope)이 故(고) 신해철의 트리뷰트 콘서트에 영상 편지로 힘을 보탠다. 신해철 트리뷰트 콘서트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 측은 25일 오후 “오는 26일과 27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진행되는 본 공연을 통해 방탄소년단 제이홉의 영상 편지가 독점 공개된다”라고 밝혔다. 최근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제이홉은 신해철을 향한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담은 영상 편지로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에 참여한다.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는 신해철의 10주기를 기념해 동료 뮤지션들이 마음을 모아 준비한 공연이다. N.EX.T(김영석·김세황·이수용)와 고유진, 홍경민, 김동완이 26일과 27일 양일간 출연을 확정했다. 또한, 26일에는 가수 싸이, 김범수, 예성(슈퍼주니어), 솔라(마마무)와 밴드 넬(NELL), 해리빅버튼, 27일에는 전인권밴드의 스페셜 스테이지와 이승환, 국카스텐, 에피톤 프로젝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무대가 펼쳐진다. 앞서 신해철 공식 SNS를 통해 예성(슈퍼주니어), 넬, 김범수,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이승환, 국카스텐, 고유진, 홍경민, 솔라(마마무), 해리빅버튼 등 출연진의 축전 영상이 공개됐다. 이번 공연과 제이홉의 진심어린 영상 편지가 ‘마왕’ 신해철의 10주기의 의미를 더욱 빛낼 것으로 보인다. 신해철 트리뷰트 콘서트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는 오는 26일과 27일 오후 5시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된다. 양일간 공연장 내부에서는 신해철이 세상에 남긴 것들을 함께 볼 수 있는 특별 전시회 ‘마왕의 아지트’가 함께 열린다.

주간경향(총 28 건 검색)

[IT칼럼]오픈소스 AI 모델과 빅테크 독점 완화(2023. 06. 30 11:25)
2023. 06. 30 11:25 경제
오픈소스 생성 AI인 스테이블 디퓨전을 이용해 그린 그림 / 스테이블 디퓨전 홈페이지 ‘진입 장벽의 완화’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지닌 가장 매력적인 사회적 가치다. 자본으로 쌓아올린 기술 장벽을 오픈소스는 한 번에 무너뜨린다. 리눅스가 그랬고 파이어폭스, 크로미엄이 그랬다. 코드가 공개된 소프트웨어로 새로운 혁신 생태계가 구축됐고,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자발적 코드 기여자도 늘어났다. 협업에 기반을 둔 오픈소스는 그렇게 개발자들의 문화가 됐다. 생성 AI 혁명이 본격화하면서 빅테크 집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픈AI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초기 시장을 독과점할 기세다. 이미 국내 몇몇 기업은 글로벌 빅테크에 의한 ‘기술 종속과 식민화’를 언급하고 있다. 아예 규제를 통해 통제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과장과 비약이 있다 하더라도 아예 엇나간 진단은 아니다. 기술 시장의 특성상 초기 선점자가 다수의 시장 파이를 장악해온 사례는 이미 구글과 페이스북, 애플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오픈소스는 시장 독과점을 완화할 수 있는 힌트다. 경쟁력 있는 오픈소스가 출현해야 한다는 전제다. 스테이블 AI의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메타의 라마(LLaMA) 등은 이미 출시된 어느 생성 AI 모델에 비해서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 이들 오픈소스 AI는 누구나 코드에 접근할 수 있고 직접 맞춤화할 수도 있다. 챗GPT와 Dall-E의 대항마로 거론될 만큼 대중적 인기도 높다. 다수의 개발자가 환호를 보내는 배경이다. 문제는 이들 오픈소스 생성 AI의 ‘제어 가능 범위’다. 이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달리 이들 오픈소스 생성 AI 모델은 개발사가 그들만의 데이터세트로 훈련을 거친 결과들이다. 코드는 열려 있지만 ‘지능’은 닫혀 있는 셈이다. 일부 미세조정 작업을 거친다 하더라도 본질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여전히 개발사의 모델 기획과 설계의 통제권 안에 존재한다. 진입의 턱을 낮췄지만, 자유도의 범위는 축소됐다. 특히 메타가 공개한 라마 모델엔 후발 주자로서 시장 확장을 노려온 빅테크 메타의 설계 의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픈소스 AI 모델이 시장의 집중을 완화하고, 공공적 가치를 품기 위해서는 품질 높은 데이터세트의 개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것도 단일 언어 데이터에 한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신뢰할 수 있고 법률적 위험이 해소된 고품질 데이터세트의 구축은 높은 진입 장벽이다. 비용이 많이 들고,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빅테크를 제외하면 쉽사리 관리하지 못한다. 정책의 개입이 불가피하게 필요한 공간이다. 빅테크에 의한 시장 독점을 견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러나 혁신을 훼손하지 않는 접근법은 그리 많지 않다. 오픈소스 AI와 공개된 데이터세트 결합은 옵션 중 하나다. 결합의 시너지를 글로벌 생태계 차원으로 확장하려면 각국 정부가 움직이고, 투자하고 협력해야 한다. 한국 개발자들이 유럽의 데이터로 모델 훈련을 시킬 수 있어야 하고, 유럽의 개발자들이 한국어 데이터로 오픈소스 AI 모델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쉽지는 않지만, 각국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구글의 광고시장 독과점 폐해를 인지하고 있다면 조금 더 빨리 움직일 필요가 있다.
IT칼럼
[취재 후]늘 포인트 쌓던 나, 독점 생각 못 했네요(2023. 02. 03 11:25)
2023. 02. 03 11:25 경제
박송이 기자 평소 네이버페이를 자주 이용한다. 주로 네이버 검색을 통해 인터넷 쇼핑을 하는 편인데 월 이용료를 내고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이 쌓인다. 아기 기저귀나 우유 등을 대량 구매하는데 정기적으로 사야 하는 물품들을 따져보니 월 이용료보다 포인트가 더 많이 쌓여 손해는 아니겠다는 생각이었다.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면서 네이버페이가 제공하는 리워드가 시장지배자적 지위를 남용한 독점행위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쇼핑에서 네이버페이를 쓸 때만 보상을 준다. 소비자는 다른 결제수단보다 네이버페이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는 시장지배자적 지위를 이용한 자사우대 행위로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고객의 선택을 줄인 행위라는 지적을 받는다. 물류센터 화재 사건과 잇따른 배달노동자 사망 사건으로 쿠팡을 해지했다. 급하게 필요한 물품이 있어 ‘로켓배송’에 다시 가입했다. 결심은 흐지부지됐고, 결국 또 쿠팡 이용자가 됐다. 배달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등 배달 플랫폼의 배달수수료 후려치기 등도 독점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초기에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가입자들을 늘리지만 추후 시장을 독점하게 되면 독점력을 배경으로 배달노동자들의 배달수수료를 삭감한다. 다들 플랫폼이 제공하는 편리함에 취해 과연 이 편리한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는 잘 생각하지 못하고 산다.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물품을 구입하고 지인들과 쉽게 소통하지만, 그 대가로 내가 지불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사회가 지불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쉽게 안 보인다.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과 같은 대형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플랫폼 독점의 문제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플랫폼 독점을 두고 “시장 독점에 더해 일종의 ‘의식 독점’을 꾀한다”고 말했다. 인간 의식과 일상에 파고들며 중독과 의존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대형 플랫폼에 일상이 길들어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 독점의 문제를 명료하게 인지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맞닥뜨렸다.
취재 후
‘반독점 혁명’ 칼 뽑은 바이든(2023. 01. 27 14:55)
2023. 01. 27 14:55 국제
ㆍ빅테크 규제론자 3인 앞세워 ‘기업결합 가이드라인’ 개정 ㆍ미 의회엔 반독점법 개혁·빅테크 규제안 등 계류 중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반독점 정책은 이전의 정부, 공화당은 물론이고 오바마 정부와도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는 지점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집권한 오바마 정부 당시 테크기업은 혁신의 상징이었다.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를 비롯해 빅테크 기업들이 잠재적 경쟁자 인수를 통해 지배력을 키웠지만, 정부는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았다.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승인한 테크기업 인수·합병은 600건에 이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이와 달리 바이든 정부는 초기부터 빅테크 규제에 나섰다. 반독점법 집행을 양분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반독점국의 인사를 보면 방향이 명확하다. 예일대 로스쿨 재학 중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라는 논문을 발표(2017)해 주목받은 리나 칸이 2021년 6월 FTC 위원장으로, ‘구글의 적’으로 불리던 변호사 조너선 캔터가 7월에 법무부 반독점국장으로 임명됐다. 국가경제위원회 기술·경쟁정책 특별자문으로 영입된 팀 우까지 포함하면, 대표적 빅테크 규제론자 3인이 모두 요직을 맡았다. 이런 행보는 단순히 ‘빅테크의 문제가 심각하니 규제하자’가 아니라 ‘반독점법은 무엇을 규제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반독점법의 규제 대상은 독점 혹은 대기업 자체가 아니다.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 대부분을 장악해도 그 자체를 규제하지는 않는다. 반독점법 위반의 판단 기준은 경쟁 사업자 수, 시장 집중도 같은 구조적 요소가 아니라 ‘소비자 후생’이다. 보수진영의 대표적 법률가 로버트 보크는 1978년에 펴낸 에서 “반독점법의 유일한 목적은 소비자 후생”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연방대법원도 채택하고 반독점법 실무를 지배하는 법리가 된다. 아마존이 시장을 지배해도 소비자가 최저가로 물건을 살 수 있으면 그만이고, 소상공인 피해나 가혹한 노동조건 등은 다른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라는 논리다. 소비자 후생의 법리로는 빅테크를 규제하기 어렵다.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을 둔 플랫폼 기업은 사용자를 모을수록 가격을 내리거나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빅테크의 시장점유율이 독점에 가까워지고 천문학적 규모로 성장해도, 소비자 가격에 영향이 없는 한 반독점법 위반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향력이 커진 빅테크는 여러 문제점을 드러낸다. 빅테크가 수집하는 광범위한 개인정보는 결국 사람들을 조종하고 기업의 이윤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러시아 정부가 페이스북을 통해 2016년 대선에 개입한 사례, 가짜뉴스가 넘치는 유튜브는 규제되지 않는 빅테크가 민주정에 미치는 해악을 실증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기존 법리에 대한 도전이 등장했다. 칸의 논문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은 제목부터 보크의 책에 대한 도전이다. 칸은 시장을 독점해도 가격에 영향이 없으면 괜찮다는 논리는 빅테크에 적합하지 않고, 가격이 낮아졌다는 이유로 아마존을 규제하지 않으면 그 지배력은 더욱 커지고 소상공인, 저임금 노동자가 플랫폼에 종속돼 생기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팀 우 역시 2018년 11월 펴낸 저서 (The Curse of Bigness·큰 것의 저주)에서 패전국 독일, 일본의 역사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독점기업과 정치권력의 결탁은 악영향을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반독점법’ 목적은 ‘소비자 후생’ 이들은 1916년부터 1939년까지 대법관을 지낸 루이스 브랜다이스의 사상을 이어받았기에 ‘신(新)브랜다이스주의자’로 불린다. 브랜다이스는 기업에 힘이 집중되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는 생각으로 20세기 초반 독점기업의 대명사인 록펠러, J. P. 모건 등에 맞서 ‘민중의 변호사’로 불렸다. 21세기에 등장한 그의 후예들 역시 빅테크가 가진 통제하기 어려운 힘을 문제 삼는다. 독점기업의 힘은 입법이나 규제 자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기 때문에, 개별적 행태 규제를 넘어 인수·합병이나 사업영역을 제한하고 필요하면 기업을 분할하는 등 구조적 조치를 통해 독점기업 자체를 약화시키는 것 외에는 실효적 해결책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들의 관점에서 보면 독점기업은 결국 민주주의 체제를 해치므로 소비자 후생은 반독점 규제를 포기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칸은 로스쿨 교수 시절 뉴욕타임스의 IT 전문 팟캐스트에 나와 “빅테크 독점의 문제는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정치적 시민으로서 직면해야 할 문제”라고 했는데, 이 발언은 이들의 사고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바이든 정부는 이런 토대 위에서 반독점법의 규제 대상을 재정의하기 위한 조치를 다방면에서 시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7월 ‘경쟁 촉진을 위한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행정명령으로 할 수 있는 정책은 의회 입법을 기다리지 않고 시행하겠다는 적극적 행보로 이해됐다. 이에 따라 FTC와 법무부 반독점국은 2022년 1월 인수·합병에 대한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는 ‘수평적 기업결합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다. 주된 대상이 빅테크 기업이었음은 물론이다. “빅테크 독점은 정치적 시민의 문제” 의회 역시 반독점법 개혁과 빅테크 규제를 추진 중이다. ‘미국의 혁신과 온라인 선택권 보장법안’이 2021년 6월 하원 법사위, 2022년 1월 상원 법사위를 통과했다. 이에 따르면 자사 플랫폼에서 자사의 상품·용역을 우선 취급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이에 따라 아마존이 자체 브랜드 제품을, 구글이 유튜브 검색 결과를 상단에 노출할 수 없다. 애플의 폐쇄적 앱스토어 정책 또한 수정이 불가피하다. 경쟁 촉진을 이유로 빅테크의 사업모델 자체를 건드리는 적극적 조치라 할 수 있다. 한편 큰 기대와 달리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하던 FTC의 경우, 작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합병을 금지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이 주목된다. 최근 가장 큰 규모의 테크기업 인수·합병에 FTC가 제동을 걸지 않으면 정책 방향의 일관성을 해치고 다른 작은 규모의 기업결합에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게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게임 사용자에게 더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전통적 시각의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향후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빅테크 규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 또한 생각해볼 문제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빅테크 규제에 찬성 입장을 밝힌 응답자들이 그로 인해 아마존 프라임의 무료배송이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것만으로도 절반 이상은 생각을 바꾸었다고 한다. 소비자 후생이 아니라 빅테크의 힘을 문제 삼는 논리가 정치적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투어 예매를 진행했는데, 예매 사이트인 티켓마스터에 접속이 폭주해 결국 티켓 판매 자체가 취소되고 의회 청문회가 열릴 정도로 파문이 일었다. 티켓마스터는 콘서트 기획사인 라이브네이션과 수직계열화돼 티켓 예매의 약 80%를 차지하는 독점기업이라, 단순한 운영 실수가 아니라 독점의 폐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사건에 대해 칸은 “내가 했던 어떤 조치보다 하룻밤 사이에 더 많은 반독점 세력을 만들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빅테크의 폐해와 규제가 유권자들의 향후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 정부와 빅테크의 싸움이 단기간에 끝날 리 없다. 의회에 계류 중인 반독점 법안이 최종 입법으로 완수될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민주당 의원이라고 모두 빅테크 규제에 적극적이지는 않다. 공화당이 빅테크 규제에 일단 우호적인 건, 트럼프를 소셜미디어에서 퇴출시킨 것처럼 보수의 주장을 억압하는 진보성향 빅테크 기업을 적대시하는 정치적 계산에 기인한다. 소비자 후생을 반독점의 법리로 선언했고, 압도적 보수 우위를 굳힌 연방대법원이 새로운 반독점 규제를 어떻게 판단할지도 미지수다. 20세기 중반 보수진영이 소비자 후생을 내세운 혁명으로 반독점법을 지배하게 됐다면, 바이든 정부는 빅테크를 상대로 반독점법을 재정의하려는 싸움을 시작했다. 이런 시도가 성공한다면 ‘바이든 정부의 반독점 혁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점기업의 행동이 아니라 그 자체를 약화시켜 경쟁을 촉진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신브랜다이스주의자들의 공격과 자신들이 이룩한 제국을 지키기 위한 빅테크의 역습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는 역사의 한순간을 지켜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표지 이야기
[특별기고]‘플랫폼 독점’에 길든 우리(2022. 10. 21 11:08)
2022. 10. 21 11:08 경제
지난 10월 15일 경기도 분당 SK C&C 데이터센터 건물 화재로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거의 온 국민이 쓰는 카카오톡이 반나절 이상 두절됐다. 카카오맵도 마찬가지였다. 카카오T(택시)가 먹통이 되자 콜을 받지 못하는 택시기사들이 조기 퇴근하고, 승객들은 손을 들어 택시를 부르던 시절로 돌아갔다. 비즈니스 카톡 채널이 먹통이 되자 상인들은 주문이나 예약 내용을 알 수 없어 혼돈에 빠졌다. 카카오페이(결제)를 못 쓰니 송금과 결제를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도 있었다. 다음 한메일은 며칠이 지나도록 온전히 복구되지 않아 계속해서 전송과 수신 에러가 났다. 일러트스 / 김상민 기자 복구가 지체되면서 시민의 일상과 경제활동이 큰 불편과 혼란을 겪었다. 카카오의 유·무료 서비스에 연결해 생계를 도모하던 이들의 피해가 컸다. 대부분 시민은 결제, 교통, 일정 등 일상 업무에서 애를 먹었다. 그들의 일상 소통이나 상시 단톡방 회의에도 어려움과 불편함을 야기했다. 이번 사태는 카카오가 우리 사회 어디든 존재하는 범용의 플랫폼이 됐음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우리가 얼마나 카카오의 각종 플랫폼 앱에 빠르게 길들었는가를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 됐다. 무엇보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플랫폼들이 시장 잠식은 물론이고, 우리 의식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잠재적 리스크를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 화재 탓이지만 알고 보면 인재 사건의 발단은 알려진 것처럼 SK C&C 데이터센터의 설계와 관리 부실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어느 곳보다 발열이 높은 데이터센터에서 화재에 취약한 구조가 지적됐다. 그보다 본질적 문제로, 많은 전문가는 천재지변 등 위기에 대응해 카카오가 재해복구(Disaster Recovery·DR)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먹통 사고를 초래했다고 본다. 디알(DR)은 메인 서버 외에 다른 데이터센터에 ‘이중화’를 해 위험을 효과적으로 분산하는 조치에 해당한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디알의 이중화를 소홀히 해 발생한 데 있다. 판교 데이터센터에 메인 서버 대부분을 두면서 재난 등 잠재적 위협 상황에서 이를 여러 다른 센터에 분산해 신속 가동할 수 있는 복구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디알은 일본 등 지진이 많은 지역에서 데이터센터의 안전관리를 위해 고안된 모델로 알려져 있다. 기술적으로 보면 이번처럼 화재 상황에서 판교 데이터센터의 주 시스템이 타격을 입더라도 그와 거의 동일한 환경의 백업시스템을 다른 외부에 구축해 바로 가동하도록 하는 이른바 ‘미러사이트’가 부재했다고 할 수 있다. 카카오는 제대로 된 미러사이트의 구축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부담 때문에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에 소홀했고, 이런 위기 취약 상황에서 먹통 사태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가 내년 중 경기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거의 전 국민의 데이터를 다루는 거대 기업이 안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이제까지 안이하게 데이터 서버 관리시스템을 운영했다면 사회적 책임이 위중하다. 분기별 매출이 수조원대에 이르고, 인터넷업계 매출 1위를 구가하는 기업의 위상에도 걸맞지 않다. 골목상권까지 비집고 들어가 130여개가 넘는 계열사로 덩치를 키워온 카카오의 문어발식 시장 확장 욕망에 비교해 턱없이 낮았던 한국형 플랫폼의 기술 설계에 대한 안전의식이 카카오 먹통 사고로 이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자율규제와 플랫폼 국가인프라 담론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다음 날 “만약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카카오처럼) 국가 기반 같은 인프라 수준인 경우에 국민 이익을 위해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곧바로 그는 카카오 사태 재난대응상황실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장급에서 장관 주재로 격상해 지휘하도록 지시했다. 대통령실 또한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이른바 ‘사이버안보 테스크포스’를 꾸려 사이버안보 상황점검 회의를 열기도 했다. 예외적 행보들이다. 자율규제의 일관된 기조와 달리 이번 사고에 정부의 반응이 빠르고 때로는 플랫폼 독점 문제에 엄격해 보이기까지 한다. 평소 플랫폼 ‘갑질’에 이렇다 할 규제 장치는 고사하고, 플랫폼의 전방위적 시장 독점과 횡포에 대해 ‘자율규제’ 슬로건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처음부터 윤석열 정부는 플랫폼 시장 개입을 과잉 규제라는 이유로 꺼렸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의 플랫폼을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하고, 재난 대비 관리 의무를 ‘이중 규제’라며 면제해주는 등 최근까지 데이터 시장 부양에만 골몰했다. 가령 지난 8월에는 공정거래위가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경우 법적 제재를 취하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까지 폐기하고 대신해 민간 자율기구를 띄워 자율규제 입장으로 급선회하기도 했다. 그러던 정부가 이제 태세 바꿈을 하는 것일까? 이번 사안의 엄중함도 있겠지만, 정부가 이제까지 시장을 다룬 관점에서 보자면 외려 카카오 사태로 인해 플랫폼 시장 문제 전반으로 번질 여론의 악화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적극적 방어처럼 보인다. 과기부 장관이 카카오 경영진에 앞서 먼저 사과하고, 과기부가 카카오의 빠른 복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식의 재난 안전문자를 보내는 돌출 행위가 그런 짐작을 가늠케 한다. 더 우려되는 지점은 윤 대통령의 언급에서처럼 정부가 카카오를 ‘국가기간통신망’이나 ‘국가 기반 인프라’로 추켜세우는 데 있다. 일면 카카오의 기능이나 효과로 보자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의 언급은 이번 카카오 사태로 인해 위기 대비용 ‘긴급복구 체계에 대한 의무조항’ 등 여러 플랫폼의 위기관리 법안과 규제안 마련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카카오의 존립 근거를 ‘대마불사’로 보는 우려할 만한 관점이 녹아 있다. 기실 카카오를 국가 인프라로 취급할수록 장기적으로 정부가 카카오 플랫폼에 대한 강력한 시장 반독점 규제 정책을 제대로 구사하기에 더욱 어려운 딜레마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이광석 교수는 2020년 출간한 에서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디지털 기술의 빛과 그림자를 드러낸다. 기술 자체를 사회 혁신과 진보로 등치하거나, 기술이 우리의 취향을 조정하는데도 이를 풍요로운 자유 문화처럼 보는 허구를 뒤집어본다. ‘닷컴 시장 교란종’이던 카카오를 현재의 국가기간망처럼 보이도록 부채질했던 과오는 어찌 보면 각종 공적 서비스를 카카오톡 알림 등에 쉽게 연동해왔던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무신경증이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마치 빵에 배합된 소금처럼 이미 한번 기술적으로 굳어져 사회적으로 특정의 기술 디자인이 널리 쓰이기 시작하면 그 관행을 벗어나기가 어렵다. 규제의 공백지대에서 마구 헤엄치던 시장 포식자를 그저 방관해왔던 시절에다 카카오 플랫폼에 각종 공적 서비스를 얹혀 연동해오던 관행이 익숙해지면서, 어느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거대한 플랫폼 공룡을 국가가 나서서 키운 꼴이 됐다. 시장 독점과 의식 독점 카카오는 현재 독과점 판단 기준으로 규제를 적용하기가 까다로운 기업체이다. 가령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한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초과하면 독점으로 간주한다. 그런데 카카오의 경우 무료서비스 부분에서 매출이 잡히지 않는다면, 기존의 독과점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다. 카카오는 국내 기업 가운데 계열사가 두 번째로 많은 공룡기업이다. 4700만 국민의 활성 이용자를 갖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게임, 은행, 택시, 엔터테인먼트까지 세포분열하듯 시장에서 세를 키워왔다. 그럼에도 골목상권까지 잠식하는 카카오 플랫폼의 포식성을 직접 규제하려는 힘이 미약했다. 플랫폼의 문제는 시장의 무차별 폭식과 자본 축적을 넘어 그것이 인간 의식과 일상에 파고들며 중독과 의존을 유발하는 데 있다. 즉 시장 독점에 더해 플랫폼은 일종의 ‘의식 독점’을 꾀한다. 매출액 규모에 의존한 시장 지배력으로만 플랫폼 독점을 판단하기는 어려운 정황인 셈이다. 규제의 틀로 플랫폼 기업의 매출액 규모는 물론이고, 이용자와 입점업체 수, 이용 빈도와 연계 서비스 연결 정도, 시가총액, 알고리즘 등에 의한 시장 교란 및 우월적 지위 남용 등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을 판단할 새로운 잣대가 필요하다. 플랫폼 독과점 양상을 비가시적인 의식 독점과 연계해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번 사태로 인해 카카오 플랫폼의 전면 국유화 주장도 간혹 제기된다. 설사 그것이 실제 가능하더라도 이는 다소 위험한 발상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카카오의 일상 시민 데이터가 국가 관리의 데이터 체제에 병합된다면, ‘플랫폼국가’ 빅브라더에 의한 초유의 사회 통제모델이 만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카카오 불통이 주는 성찰의 시간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그와 호환 가능한 유사 경쟁 앱들로 옮겨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사고 발생 직후 카카오톡 사용자 200만명 정도가 이탈해 라인이나 텔레그램 등으로 갈아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인터넷 역사에서 보면 유사 앱 서비스 이동은 단순히 일시적 해프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의식 독점을 강하게 행사하던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이 다시 되돌아오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 맥락에서 보자면 ‘탈카카오’의 증가세는 일시 이동 현상으로 봐야 한다. 특정 플랫폼의 의식 독점을 무력화하는 이용자들의 저항 행위로 해석하기 어렵다.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에서와 마찬가지로 카카오의 이번 먹통 사고 또한 물리적 인프라의 재난관리체제 허술함과 물리적 인프라의 안전 대비 중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관성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늘 독립된 무형의 비물질로 보지만 물리적 물성의 세계에 단단히 매여 있다는 사실을 간혹 망각하는 우리를 호되게 깨친다. 유사 피해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카카오와 네이버 등 거의 전 국민을 서비스 고객으로 삼는 거대 플랫폼의 경우에는 그 어떤 업체들보다 데이터 보관 관리의 사회적 책임을 크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카카오, 네이버 등 한국형 거대 플랫폼이 지니는 약탈적 가격정책, 수직적 통합, 시장 지배력 등 시장 독과점 문제를 다시 살피고, 이번 기회에 의식 독점의 규제 기준까지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시장과 더불어 의식세계에 걸쳐 플랫폼의 독점 폐해가 크다면, 필요시에 이에 근거해 플랫폼 독과점 규제 법안을 통합적으로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특정 플랫폼 의존 리스크를 분산하고 낮추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카카오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불편과 피해를 봤지만, 한편으로 플랫폼으로의 연결 강박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공백의 시간을 우리에게 잠시 마련해줬다고 본다. 카톡 스트레스와 연결 강박에서 벗어나면서 아주 잠깐이나마 심리적 해방감마저 일게 했다. 결국 이번 카카오 불통 사태는 한국형 플랫폼 독점 문제의 징후적 사고로 각인되기도 했지만, 플랫폼 의식 독점이 잠시 멈주자 정작 우리가 잃어버린 공통의 감각이 무엇인지를 다시 깨닫는 성찰의 순간을 선사했다.

레이디경향(총 3 건 검색)

<더 퍼스트 슬램덩크>, 디즈니플러스 독점 스트리밍 확정
2024. 05. 21 14:14 문화/생활
디즈니플러스 제공 국내 487만 관객을 동원하며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OTT 공개 소식만 기다렸던 팬들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디즈니+는 오는 6월 10일(월)부터 독점 스트리밍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90년대 원작 만화를 ‘읽은’ 세대부터, TV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 그리고 신규 유입된 영화 팬까지 아우르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모았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버전은 전국 고등학교 농구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가나가와현 대표 북산고등학교와 이키타현 대표 산왕공업고등학교 농구부가 겨루는 32강전 경기 3D와 CG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생생하게 완성해 N차 관람객을 모으기도 했다. 특히 캐릭터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얼굴 표정부터 마치 실제 농구 경기를 보는듯한 박진감 넘치고 리얼한 모습이 흥행 포인트로 회자됐다. 디즈니플러스 제공 스트리밍 소식과 함께 함께 공개된 포스터와 예고편에서는 북산고 5인방의 뜨거운 열정의 순간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예고편에는 “제가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건 농구뿐이었어요”라는 ‘송태섭’의 내레이션과 함께 과거 어린 시절의 모습부터 북산고 농구부 멤버로 성장한 모습이 녹아있다.
[독점 공개]로커로 변신, 연기 그 이상을 해낸 메릴 스트립
2015. 08. 24 15:38 연예
40년 연기 인생을 거치며 메릴 스트립은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녀의 완벽한 연기는 끊임없이 일궈낸 노력의 결과다. 엄마이기보다 로커이기를 원했던 한 여자, ‘리키’로 분한 그녀가 직접 들려주는 영화 그리고 가족 이야기. 「레이디경향」에서 독점으로 공개한다. 한때 유명했던 클럽 ‘솔트 웰’. 지금은 예전만큼 붐비지는 않지만 꾸준히 사람들이 찾아와 자리를 채우는 오래된 술집이다. 밴드 ‘플래쉬’의 합주와 리키의 노래를 들으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문득 머릿속을 스친다. 영화 ‘어바웃 리키’에서 메릴 스트립(66)은 음악에 죽고 못 사는 여자, 리키가 됐다. 1977년 영화 ‘줄리아’로 데뷔한 이후 매 작품마다 완벽한 변신을 보여준 그녀는 할리우드의 카멜레온. 이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기 센 편집장이나 ‘철의 여인’ 속 강인한 수상의 모습은 잊는 게 좋겠다. 리키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로커니까. “리키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에요. 그래서 더욱 솔직하게 느껴졌죠. 이미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영화에 마음을 빼앗겨버렸어요. 감동적이고 우여곡절이 많은 스토리예요. 재미도 있으면서 말이죠.” 전남편과 세 아이가 있는 인디애나를 떠나 홀로 LA에서 사는 리키. 언제나 가족보다 음악이 우선이었다. 어릴 때부터 새어머니 밑에서 자란 자식들은 짙은 눈 화장을 하고 가죽 재킷을 입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딸 줄리의 결혼생활이 사위의 바람으로 파경을 맞게 되면서 그녀는 20년 만에 가족에게로 돌아간다. 그녀를 가족과 갈라놓은 ‘음악’이 이번엔 갈등과 오해를 풀어나가는 열쇠가 된다. “음악을 좋아해요. 고등학교 때 밴드 보컬로 노래한 경험이 있어요. 13명이나 되는 관객 앞에 서봤으니 리키의 감정을 조금은 느껴본 셈이죠(웃음). 영화 속에서 저희는 모든 것을 라이브로 연주해야 했고, 리허설을 위해 딱 2주가 주어졌어요. 그리고 제가 연주하고 노래한 것이 영화에 그대로 들어갔죠. 압박감이 보통이 아니었어요.” 음악을 좋아하고 기타 치는 시늉을 잘하는 것으론 부족했다. 현장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불러야 했고 기타를 연주해야 했다. 열두 살 소녀 시절 오페라 가수를 꿈꾸며 성악을 배웠기 때문에 보컬은 문제없었다. 맨땅에 헤딩하듯 리허설 전 3개월 동안 기타를 배웠다. 그나마 안심이 됐던 건 그녀의 밴드가 이미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것. 리드 기타이자 리키와 사랑에 빠지는 그레그 역은 1980년대 최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가수이자 배우, 릭 스프링필드가 맡았다. “처음엔 그들의 연주를 잘 쫓아가지 못했어요. 밴드 멤버들은 제가 계속 사과를 하니까 매우 짜증 났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참을성 있게 저를 지켜봐줬죠. 밴드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멈추지 않고 계속 연습했어요. 리키가 왜 음악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정말 즐거웠거든요. 합주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드디어 진짜 밴드 느낌이 났어요.” 촬영 시작 수개월 전부터 영화에 전념한 그녀는 진정한 노력파다. 열창하던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들이 있는 바에 다가가 혼자 술을 마시는 장면은 그녀가 캐릭터에 몰입한 결과 탄생했다. “저런 건 어디서 배운 거야?”라는 감독의 질문에 돌아온 그녀의 답은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였다. 메릴 스트립은 연기 그 이상을 해냈다. 엄마 그리고 배우로 산다는 것 인간이라면 누구나 바꾸고 싶은 과거가 있게 마련이다. 리키 역시 아이들을 두고 떠났던 과거의 행동을 바로잡으려고 한다.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딸을 위로하기 위해 그녀만의 로큰롤 세계를 잠시 떠난다. 하지만 과거의 안정적인 삶으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미 ‘리키’로서의 삶에서 안정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실수를 안고 살아가야 해요. 리키는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지만 매우 현실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요. 매 순간을 즐기려고 하고 항상 즉흥적으로 행동하죠.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에요. 이렇게 제가 아닌 모습으로 사는 것은 상상도 못하겠지만요(웃음).” 리키와 달리 실제 메릴 스트립에게 1순위는 언제나 가족이었다. 조각가인 남편 돈 검머와의 사이에는 아들 한 명과 세 명의 딸이 있다. 그중 두 딸은 그녀와 같이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어바웃 리키’에서 줄리를 연기한 마미 검머가 바로 그녀의 둘째 딸이다. 딸과 함께 일한다는 건 무척 행복한 작업이었다고 그녀는 말한다. 실제로 육아와 일을 병행했던 그녀의 지난날들은 과연 어땠을까. “저는 촬영 장소를 보고 영화를 고르는 경지까지 간 적이 있어요. 만약 일 때문에 2주 이상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출연을 거절했던 거죠. 한때는 멀리 나가야 하는 일은 아예 하지 않기도 했어요.” 두 모녀는 현실적인 전율을 전달하며 영화에 힘을 더한다. 감독은 두 배우에게 촬영장 밖에서는 대화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는 매우 친한 두 배우를 소원한 관계로 그려야 했기 때문이다. 상처만 가득했던 두 캐릭터의 관계는 여느 모녀들처럼 브런치를 먹고 쇼핑을 하면서 조금씩 풀려간다. 두 배우는 사소하지만 섬세한 모녀간의 감정을 충실히 표현해냈다. “이 분야에 몸을 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특히 할리우드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엄마를 두었다면 더욱 그렇죠. 배우로 살고 있는 두 딸도 현실을 잘 알고 있거든요. 예순이 돼서도 오디션을 봐야 하고, 항상 광고 섭외 전화를 기다려야 하는 것도요. 환상 같은 건 갖고 있지 않죠. 그런 점에서 저는 마미의 열정을 굉장히 높이 사요.” 다음 작품으로는 ‘플로렌스 포스터 젱킨스’를 선택했다. 그녀는 가수의 지위를 얻기 위해 부를 이용했던 플로렌스를 연기한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활동했던 실존 인물로 음악에 전혀 소질이 없었던 성악가로 유명했다. “‘진정한 아티스트는 명성이나 돈을 위해서가 아닌 즐기기 위해서 음악을 하는 아마추어’라는 말이 있잖아요. 플로렌스는 음악의 꿈을 꿨던 진정한 아마추어인 거죠. 정말 매력적 인물이에요.” ‘아카데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는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무려 19번이나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 것은 그녀의 식지 않는 열정 덕분이었으리라. 수상, 셰프, 수녀, 마녀, 로커에 이어 성악가로 변신 중인 ‘천의 얼굴’ 메릴 스트립의 도전은 언제나 아름답다. <■글 / 노도현 기자 >
하반기 스크린 독점한 박해일 탐구 백서
2014. 10. 20 12:04 연예
임순례 감독의 영화 ‘제보자’, 설경구와 함께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된 영화 ‘나의 독재자’까지, 10월에만 주연을 맡은 두 작품을 개봉하게 된 배우 박해일. 2000년 연극 ‘청춘 예찬’으로 무대에 오른 이후 올해로 데뷔 14년 차를 맞이한 배태랑 연기자다. 매 작품마다 카멜레온처럼 색을 바꾸는 이 남자의 파란만장했던 연기 인생을 살펴본다. 1 첫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박해일의 영화 데뷔작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2001년 개봉한 작품으로 당시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작품성은 인정받았다. 그는 극중 나이트클럽에서 연주하는 남성 4인조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리더인 성우의 아역으로 출연해 풋풋한 매력을 발산했다. 교복을 입고 담배를 문 불량 학생 역의 박해일은 그때 이미 20대 중반의 나이였지만, 다른 고등학생 옆에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앳되고 순진한 모습이다. 2 신 스틸러,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김상경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영화. 주연은 아니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해맑은 얼굴로 취조실 조명에 얼굴을 비추는 연쇄살인 용의자 박현규를 떠올려보자. 차분한 외모 뒤에 느껴지는 희미한 섬뜩함은 오직 박해일이기에 표현 가능했을 것이다. 3 19금 연기 도전, ‘연애의 목적’ 신입 미술 교생 홍(강혜정 분)에게 뻔뻔하게 집적거리던 영어 교사 유림 역으로 등장했다. 너무도 당당하게 연애를 요구하던 유림은 한편으론 귀엽고, 능청스러우며, 약아빠졌다. 파트너십을 핑계로 단둘이 갖게 된 술자리에서 기회를 틈타 솔직하게 고백하던 그의 앙큼한 말 한마디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귀에 맴돌았다. “같이 자고 싶어요!” 파격적인 19금 대사는 물론 베드신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한 박해일의 연기 변신이 인상 깊었다. 4 스릴러 영화까지 섭렵, ‘이끼’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왔던 해국이 20년간 의절한 채 지내온 부친의 부고 소식에 아버지가 살았던 시골 마을을 찾는다. 그런데 처음 해국을 본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를 이유 없이 경계하고 불편한 눈빛을 던진다. 어딘가 모르게 섬뜩한 분위기의 시골 마을 사람들과 이들의 중심에 있던 이장(정재영 분) 그리고 박해일의 팽팽한 신경전과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가 인상 깊었던 스릴러 영화다. 원작 웹툰의 팬들에게 ‘싱크로율 100%’라는 찬사를 받았던 작품. 5 대체 배우를 상상할 수 없었던, ‘은교’ 여고생 은교의 싱그러움과 젊음에 매혹 당한 시인 이적요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8시간 이상의 특수 분장을 해야 하는 고된 촬영도 연기를 향한 열정으로 버텨낸 그. 이때부터 우리는 박해일이라는 배우에게 매료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명실상부한 박해일의 대표작이다.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 안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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