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56 건 검색)
- ‘동물권행동 카라’서 무슨 일이?…국내 최대 동물보호단체 내홍으로 법정 다툼까지
- 2024. 08. 28 06:00사회
- ... 직무집행 정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현진 기자 22년 역사를 가진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의 내부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불붙고 있다. 카라 임원진이 소속 활동가 2명에 대해 내린...
- “닭을 죽이지 않는 복날을…” 동물권단체, 복날추모행동 열어 [현장화보]
- 2024. 07. 15 14:08사회
- ... 등 동물권단체 활동가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닭 식용을 반대하는 2024 복날추모행동’ 집회에서 밀집 사육장 사진이 인쇄된 대형 현수막을 배경으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초복인...
- 현장 화보
- “동물권 단체 ‘카라’ 간부, 구조 동물 10년간 학대”
- 2024. 05. 27 20:51사회
- ..., 증거 녹취록 공개 카라 측 “위급상황 불가피” 동물권단체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동물 구조와 입양을 총괄하는 이모 국장이 10년 가까이 구조한 동물을 학대해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민주노총...
- 호주, ‘동물권 보호’ 위해 살아있는 양 수출 금지
- 2024. 05. 11 15:49사회
- ... 위해 배에 실려있는 호주산 양들. 연합뉴스 호주 정부가 동물권 보호를 위해 살아있는 양을 배로 수출하지 않기로 했다. 11일 호주 AAP 통신에 따르면 머레이 와트 농업부 장관은 2028년 5월부터 배를...
스포츠경향(총 22 건 검색)
- ‘파묘’ 동물학대 논란···동물권 “제작사 답변거부, 영화가치 훼손”
- 2024. 04. 02 08:35 연예
- 영화 ‘파묘’가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쇼박스 제공 동물권단체 카라가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영화 ‘파묘’의 동물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카라는 지난 1일 입장을 내고 “동모본(동물출연 미디어 모니터링 본부)에 ‘파묘’에 대한 의견이 한달만에 8건이나 등록됐다”며 “영화에는 돼지, 닭, 은어, 개 등 다양한 동물들이 위험해보이는 장면들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묘’ 제작사는 유일하게 답변하지 않았다. 카라는 관련 장면이 카라 가이드라인에 위배될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한 후 지난달 12일 제작사 쇼박스에 7가지 질의를 담은 공문을 보내 동물 촬영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확인하고자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작사는 끝까지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가장 많은 시청자의 제보자 이어진 ‘파묘’ 제작사만이 유일하게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카라는 ‘파묘’ 내 여러 장면을 지적했다. 카라는 “굿을 하며 동물을 죽이고 동물의 피를 뿌리는 장면들이 과거에는 흔하게 등장했지만 지금은 그래서는 안 된다”며 “이야기를 위해 동물들이 다치거나 죽는 것, 동물 사체를 촬영하는 것을 동물학대이자 동물권 유린으로 받아들이는 시대”라고 했다. 카라는 “‘파묘’에서는 흙도 살아있다. 생명이 태어나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에서 오로지 인간을 구하기 위해 동물을 소품처럼 해하는 촬영현장은 ‘파묘’가 품은 가치와는 상충할 것”이라고 했다. 이뿐 아니라 카라는 ‘파묘’ 제작사 쇼박스의 자신들의 의견에 답변을 보내지 않은 것과 관련해 “마치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은 것처럼 ‘파묘’가 동모본의 활동에 말뚝을 박은 것”이라며 “카라는 이에 그치지 않고 ‘파묘’ 동물촬영에 대한 제보 및 연관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카라는 ▲‘파묘’에 나온 수많은 동물들이 모형인지 CG인지 ▲실제 동물을 사용했다면 위험하고 스트레스 받는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닌지 ▲동물을 제물이나 소품이 아닌 생명체로 표현하고 동물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했는지 재차 제작진에 질문했다. 마지막으로 카라는 “이대로라면 한국 오컬트 장르는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첫 ‘천만영화’로 기록된 ‘파묘’는 몇몇 장면이 동물애호가들로부터 지적을 받아왔다. 김고은이 연기하는 무당 화림이 대살굿을 펼치며 새끼돼지 5마리 사체를 칼로 난도질 하는 장면이나, 굿을 위해 흩뿌린 은어, 절에 묶여 있는 반려견 등 동물학대로 불릴 수 있는 여러 장면이 비판을 받았다.
- 개식용금지법 통과···동물권단체 “‘개잡는 선진국’ 오명 벗었다”
- 2024. 01. 10 11:13 생활
-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한 식용견 농장에서 철장에 갇힌 개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식용으로 다뤄지는 개들은 시베리안 허스키(위부터), 래브라도 리트리버, 비글 등 반려견으로도 인기가 많은 견종들이다. 사진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거나 사육·증식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했다. 오랜 시간 동안 논의 돼 왔던 개 식용이 철폐된 것이다. 각 동물권단체는 입장과 성명을 내고 이를 환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대한민국은 생명존중을 향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었다. 전통이라는 허울 좋은 미명 아래 대한민국 동물 복지 성장을 줄곧 끌어내리던 개 식용의 종식을 열렬히 환영한다”며 “개를 식용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우리 사회의 의지를 법으로서 명확히 표명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특별법 통과과 곧 개 식용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제야 개 식용 없는 대한민국을 향한 첫 발을 내디뎠을 뿐, 이제부터는 개 식용 종식을 완전하게 이루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이라며 “개 농장 등 개 식용 시설의 빠른 전·폐업을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동물이 보상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결코 허용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한 식용견 농장에서 철장에 갇힌 개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식용으로 다뤄지는 개들은 시베리안 허스키(위부터), 래브라도 리트리버, 비글, 진돗개 등 반려견으로도 인기가 많은 견종들이다. 사진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이와 함께 “개 식용은 인간과 가장 밀접하게 교감하는 동물조차 생명이 아닌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동물복지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쳤다”며 “특정 동물에 대한 차별적 애정이라는 조롱에도 불구하고 개 뿐 아니라 다른 동물의 삶까지도 퇴보시켜왔듯 개 식용 종식은 개라는 동물 한 종을 넘어 모든 동물의 삶에 희망을 조명할 것”이라고 했다. 카라 또한 “동물권운동에 기념비적 역사가 새로이 쓰였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개의 지위는 감정을 교류하는 가족 같은 존재이면서도 식용으로 희생 당하는 모순 속에 놓여왔다”며 “정부가 무위로 일관한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동물복지 선진국으로의 진일보를 가로막는 부조리한 모순이 이어져 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는 ‘동물 희생의 최소화’를 목표로 빠르게 행정력을 집중해야 하고 더불어 종식에 필요한 예산 확보에 모든 부처가 협력해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 통계로 제시된 50여 만 마리의 소위 식용개농장 개들에 대해 보호시설, 돌봄, 훈련, 치료 등 동물복지를 위해 필요한 제반 사항을 면밀히 파악하고 필요한 비용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동물해방물결은 “‘개 잡는 선진국’이라는 오명은 벗어 던지고 세계에서 유일무이했던 ‘개 식용 산업’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며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정의롭고 빠른 이행”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산업의 최대 피해자인 개들에게는 고통사가 아니라 새 삶의 기대회가 보장돼야 한다”며 “‘생명 존중’과 ‘공존’의 가치를 실현한다는 특별법의 목적을 살리고자 한다면 정부의 방임, 산업의 존속으로 고통받아 온 개들의 여생을 최대한 인도적으로 보장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한 식용견 농장에서 철장에 갇힌 개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식용으로 다뤄지는 개들은 시베리안 허스키(위부터), 래브라도 리트리버, 비글, 진돗개 등 반려견으로도 인기가 많은 견종들이다. 사진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충남 홍성군에 위치한 한 식용견 농장에서 철장에 갇힌 개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식용으로 다뤄지는 개들은 시베리안 허스키(위부터), 래브라도 리트리버, 비글, 진돗개 등 반려견으로도 인기가 많은 견종들이다. 사진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국회 본 회의에서 통과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은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증식하거나 도살하는 행위, 개나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을 유통·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개식용 도축 유통 상인 등에게 개 식용 종식 이행계획서를 제출·이행하도록 하고 국가나 지자체는 신고한 업자의 폐업·전업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할 경우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사육·증식·유통 시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위반 시 벌칙 조항은 법안 공포 후 3년이 지난 날부터 적용된다.
- 영화로 말하는 동물권…‘월간 동물영화’ 5월부터 9월까지
- 2023. 04. 28 14:22 연예
- ‘월간 동물영화’ 포스터. 카라 제공 서울동물영화제(주최 동물권행동 카라)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오는 5월부터 9월까지 ‘월간 동물영화’ 상영회를 연다. 카라는 28일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며 공장식 축산, 멸종, 감염병과 살처분, 폭염과 가뭄까지 지금의 인간 중심적 세계를 비판적으로 살피고 지구에 공존하는 동물의 삶에 집중해 인간과 동물의 다양하고 새로운 관계들에 주목하고자 기획된 정기 상영회라고 설명했다. 오는 5월부터 9월까지 총 5차례 진행되며 매달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월간 동물영화’ 시작을 여는 5월 프로그램은 지난해 ‘동물이 열쇠다’(Animal is a Key)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제5회 서울동물영화제 단편경쟁 수상작들로 꾸려진다. 5월 9일(화) 오후 7시 인디스페이스에서 ‘우리 주변의 동물들: SAFF 단편경쟁 수상작’이라는 주제로 북극곰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캐나다 매니토바주 처칠을 배경으로 곰의 관점에서 본 인간을 다룬 캐나다의 다큐멘터리 ‘골칫덩어리 곰’(작품상 수상), 시골 마을 할머니들과 고양이들이 공존하는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아옹다옹’(관객상 수상), 위기에 놓인 생명들의 이야기 ‘언니는 고양이’(특별언급)까지 세 작품이 상영된다. 상영 후에는 영화 프로듀서 구정아의 진행으로 ‘아옹다옹’ 김본희 감독, ‘언니는 고양이’ 박은경 감독과 함께하는 인디토크가 이어진다.
- 동물권행동 카라X책공장더불어, 튀르키예 지진 현장 동물 구호 지원
- 2023. 02. 23 16:19 사회
- 동물보호 연합체 하이탑(HAYTAP) 지원 위한 모금 개시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하이탑(HAYTAP) 활동가가 강아지를 구조하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전진경, 이하 카라)와 동물책 전문 출판사 책공장더불어(대표 김보경)가 이번 튀르키예 강진으로 피해를 본 동물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금을 진행한다. 피해 규모가 상당한 만큼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 대한 구호 활동에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카라와 책공장더불어가 진행하는 이번 모금은 현지에서 동물 구호, 치료, 돌봄 활동을 하고 있는 하이탑(HAYTAP)에 전달된다. 하이탑은 5개 동물보호단체로 구성된 튀르키예 최대 규모의 연합체로, 현장 활동가뿐만 아니라 수의사·변호사·심리학자 등이 소속돼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6일 강진이 발생한 뒤 하이탑은 종(種)을 불문하고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흐메트 케말 센폴라트(Ahmet Kemal ŞENPOLAT) 하이탑 의장에 따르면 지진 피해를 본 활동가도 있어 제한된 인력으로 추가 붕괴 위험을 감수하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 동물을 구조하고 있으며, 한 마리라도 더 살리기 위해 밤낮없이 활동하고 있어 활동가들이 매우 지친 상황이라고 한다.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하이탑(HAYTAP) 활동가가 고양이를 구조하고 있다. 모금을 추진한 책공장더불어 김보경 대표는 “튀르키예 현장에서는 생명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구하고 있다. 모든 생명은 평등하다는 인식 변화는 구호의 현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를 바라는 우리의 관심과 지원, 기도가 튀르키예에 가닿기를 바란다”며 많은 성원을 부탁했다. 카라 전진경 대표는 “대지진 이후 또 한 번의 강한 여진이 발생해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더 많은 손길이 모여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전달돼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흐메트 의장은 “우리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히 첫날에는 활동가들을 위한 물, 음식, 심지어 화장실을 찾기도 어려웠고, 차량 임대 수요가 많아서 구조된 동물들을 이동시킬 운송 수단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한국의 지원으로 임시 병동 텐트, 의료 도구, 발전기, 동물 사료, 렌터카, 기타 물품들을 구매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동물권행동 카라와 책공장더불어의 튀르키예 지진 피해 동물을 위한 모금은 공익재단 네이버 해피빈에서 5월 22일까지 진행된다. 동물권행동 카라 소개 사단법인 동물권행동 카라는 동물들의 권리를 대변해 활동하는 비영리 시민단체다. 동물이 인간의 일방적인 착취와 이용에서 벗어나 존엄한 생명으로서 그들 본연의 삶을 영위하고, 모든 생명이 균형과 조화 속에 공존하는 세상을 지향한다. 직접적인 구조와 돌봄 활동부터 교육과 문화, 법과 제도 개선 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하며 동물이 부당하게 착취당하지 않는 사회로의 변화를 추구한다. 카라에 따르면 국내 동물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가이드스타의 2020-2021 투명성 및 책무성·재무안정성 및 효율성 부분에서 만점을 받았다.
주간경향(총 3 건 검색)
- [신간] 동물권을 말할 또 하나의 이유(2024. 05. 15 06:00)
- 2024. 05. 15 06:00 문화/과학
- 우리가 동물의 꿈을 볼 수 있다면 데이비드 M. 페냐구즈만 지음·김지원 옮김·위즈덤하우스·1만9800원 진흙탕에 빠진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오랑우탄을 봤다. 곤경에 처한 이를 불쌍히 여기고 도우려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렇듯 마음은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그 강력한 증거가 꿈이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인간만 꿈을 꾼다고 여겼지만 개와 고양이 그리고 새도 꿈을 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례로 수화를 배운 침팬지는 자면서도 손을 움직이며 이야기한다. 금화조가 노래를 부를 때의 뇌 활동 패턴은 수면 상태에서도 일정 기간 나타난다. 과학철학자인 저자는 동물이 꿈을 꾼다는 여러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면서 동물 역시 인간처럼 상상력과 의식을 가진 존재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의식이 있어야 꿈도 꾸기 때문이다. 가령 어미의 엄니가 잘리는 모습을 본 새끼 코끼리와 어미가 사냥꾼에게 살해당한 모습을 본 고릴라는 한참이 지나도 악몽을 꾼다. 동물이 감정과 의식을 가진 존재라면 동물을 대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저자는 동물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제 생명의 주체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할아버지의 장난감 선물가게 장난감 박사 지음·달·1만5000원 인천 미추홀구의 한 지하상가에는 할아버지들이 운영하는 ‘키니스 장난감 병원’이 있다. 평균 나이 75세인 12명의 할아버지가 모여 만든 국내 최초의 장난감 병원이다. 은퇴 후 ‘좋은 일하자’는 데서 출발했는데 어느새 좋아하는 일이 됐다. 하루 20~30건씩 들어오는 치료 의뢰를 감당하기가 쉽진 않지만, 장난감을 돌려받은 아이들이 “감사합니다” 말하면 피로를 싹 잊는다. 장난감 수리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친구를 되찾아주는 일이라면서 아이가 존재하는 한 장난감 수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문학동네·1만6800원 주목받는 신인 작가 김기태의 첫 소설집이다. 2024 젊은작가상 등 여러 수상작을 모았다. 단숨에 읽히게 만드는 흡인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임솔아 소설가는 이 소설집을 좋아하는 노래가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전하는 마음으로 권한다고 말했다. 웨하스 소년 이유리 지음·마음산책·1만5000원 박완서의 <세 가지 소원>으로 첫선을 보인 마음산책의 짧은 소설 시리즈 20번째 책이다. 능청스러우면서도 명랑한 문장을 구사한다는 평을 받는 이유리 작가의 단편 14편을 담았다. 삶과 죽음, 관계에 대한 고민과 사회 현안에 대한 주제 의식이 담겼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1가지 심리실험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주노 그림·서수지 옮김·사람과나무사이·1만9000원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 학자들의 81가지 심리실험을 통해 욕망이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헤친다. 개인과 집단의 내면에 숨은 욕망의 실체를 보여준다. 나아가 욕망이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게 하는지 알게 한다.
- 신간
- [청년이 외친다, ESG 나와라](15) 동물권, 새로운 공동체를 상상하다(2022. 04. 05 10:49)
- 2022. 04. 05 10:49 사회
- 디엑스이 활동가들은 2019년 경기도 화성시의 한 종돈장에서 아기 돼지 ‘새벽이’를 구조했다. 새벽이는 그곳에서 ‘고기’가 되지 않고 살아남은 첫 번째 동물이 됐다. / 직접행동 디엑스이 #1 새벽이를 구하다 2019년 경기도 화성시의 한 종돈장. 악취와 오물이 가득한 농가에 수천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었다. 어미 돼지는 좁은 스툴에 갇혀 꼼짝하지 못했다. 젖을 찾아 달려드는 아기 돼지들은 비명소리를 질러댔다. 동물해방공동체 ‘직접행동 디엑스이(Direct Action Everywhere Korea)’ 활동가들이 구조한 한 아기 돼지는 ‘새벽이’라는 이름을 달고 철창 밖으로 나왔다. 새벽이는 그곳에서 ‘고기’가 되지 않고 살아남은 첫 번째 동물이 됐다. 디엑스이는 농장과 도살장을 넘나들며 우리나라의 동물권을 끌어올리려는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다. 소속 활동가들은 축산동물의 열악한 현실을 알리는 데 힘을 집중하고 있다. 은영 활동가는 “우리가 현장에서 본 아기 병아리는 뼈가 으스러진 채 고통받았고, 태어난 지 6개월밖에 안 돼 우리에 갇힌 아기 돼지는 눈알에 염증이 있거나 아예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섬나리 활동가는 “다른 전시ㆍ야생ㆍ실험동물에 비해 축산동물을 향한 폭력은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일상적이다”며 “축산업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눈앞에 드러나지 않을 뿐 아니라 너무 당연한 관계로 인식된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디엑스이가 구조한 새벽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축산동물 생추어리인 ‘새벽이생추어리’에서 살아가고 있다. 생추어리(sanctuary)는 공장식 축산 등 동물 착취 산업의 피해 동물이 살아가는 ‘피난처’이자 ‘안식처’다. 섬나리 활동가는 “새벽이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은 다른 감금된 동물의 이야기를 환기하고 확산해 인간과 동물의 새로운 관계를 보여주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 물고기 아니고 물살이 “물고기 아니고 물살이” 동물해방물결(동해물)이 ‘2021 동물권 행진’에서 내건 슬로건이다. 2021년 동해물은 일상 속에서 동물을 도구화하거나 비하하는 종(種)차별 언어 표현을 찾은 다음 이에 대항하는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물에서 사는 고기를 뜻하는 ‘물고기’ 대신 물에서 사는 존재를 뜻하는 ‘물살이’라는 표현을 제안한 게 대표적이다. 동물의 수를 세는 단위로 ‘마리’가 아니라 ‘명(命)’을 사용하자는 것도 종차별적 언어 표현을 개선하려는 시도다. 동물운동가 수나우라 테일러에 따르면 종차별주의는 인간이 다른 모든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신념을 말한다. 종차별주의는 약이나 가정용품 실험에 동물을 사용할 때, 재주를 부리게 하려고 코끼리에게 불훅(bullhook)이라 불리는 쇠갈고리를 사용할 때, 동물원에서 우리에 갇힌 동물을 바라볼 때, 우리의 이익을 위해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할 때, 우리의 이익을 위해 동물을 도살장에 보내거나 그 몸을 상품화할 때 모습을 드러낸다.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동해물은 이러한 종차별 철폐와 동물해방을 내세우며 2018년 발족한 동물권 단체다. 동해물은 2020년 11월 경남어류양식협회 관계자들이 집회 과정에서 살아있는 방어와 참돔을 바닥에 내던지고 비닐에 묶어 행인들에게 배포한 행위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3개월의 조사 끝에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어류 동물에 대한 동물 학대 혐의를 이례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동해물 이지연 대표는 “‘동물’이 예전에는 인간이 아닌 다른 모든 동물을 통칭하는 말이었는데 이는 인간과 동물을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단절된 인식을 보여준다”며 “인간을 포함해 지각력 있는 모든 존재들을 동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면 ‘물살이’도 고통을 느끼는 지각력 있는 존재다. 동해물 자문위원이기도 한 전범선 풀무질 대표는 “‘우리는 모두 동물이다’가 동물해방 운동의 중요한 슬로건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동물해방물결은 2020년 11월 경남어류양식협회 관계자들이 집회 과정에서 살아있는 방어와 참돔을 바닥에 내던지고 비닐에 묶어 행인들에게 배포한 행위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 동물해방물결 ■동물은 고통을 느끼는 존재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이후 동물권은 우리나라에서 동물 문제를 다루는 주된 담론으로 부상했다.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사들 김도희 변호사는 “최근 나오는 동물 담론은 주로 동물권에 기반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선 두 사례는 각각 축산 동물과 어류 동물이라는 전혀 다른 동물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고통을 느끼는 동물이 인간에 의해 이용된다는 점에서다. 김 변호사는 “사람들이 동물을 용도에 따라 임의로 구획해 동물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인간 중심적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통상적인 동물권의 개념은 동물이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동물의 정치적 권리 선언>을 공동 번역한 박진영ㆍ오창룡 역자는 책에서 “동물권에 따르면 동물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하는 주체이며, 인간은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은영 활동가는 “동물권은 축산업을 비롯해 동물을 감금ㆍ학대하고 죽여서 이윤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이므로 의식의 변화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동물해방을 추구하는 이들은 동물권을 쾌고감수능력(快苦感受能力)에 근거해 설명한다.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통을 느끼는 ‘지각력’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전 대표는 “고통을 피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부여된 기본권을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도 동등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쾌고감수능력이 동물권 담론의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상식적이고 확실한 동물권의 기본”이라 말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권리인 생명권과 행복 추구권에서 동물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쾌고감수능력은 동물해방운동 선구자인 철학자 피터 싱어를 통해 동물권 논의에서 대중화한 개념이다. 싱어는 자신의 저서 <동물 해방>에서 “인간 이외의 동물도 고통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생명체로서 보호받기 위한 도덕적 권리를 지닌다”고 말했다. 쾌고감수능력은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윤리적인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동물 윤리의 기본 전제다. 쾌고감수능력은 현실의 법과 제도를 설계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김 변호사는 “전 세계에서 동물보호법을 비롯해 관련 동물법이 있는 나라에서는 ‘고통을 느낄 수 있느냐 없느냐’를 중심으로 동물의 법적 적용 대상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동물보호법 제2조 제1호에서 동물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 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정의한다. 포유류와 조류를 비롯해 파충류, 양서류, 어류를 포함하는 조항이다. 김 변호사는 “고통 중심의 시각으로 동물 관련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있다 보니 쾌고감수능력은 보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다뤄지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동물해방물결은 2018년 국내 처음으로 동물권 행진을 주최했다. ‘우리는 모두 동물이다’는 동물해방 운동의 중요한 슬로건이다. / 동물해방물결 ■착취와 폭력에 저항하는 동물권 동물권은 동물에게 가해지는 착취와 폭력에 반대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은영 활동가는 “여성ㆍ장애인 등에 가해지는 부당하고 끔찍한 폭력에 맞서기 위해 권리 운동이 생겨났듯, 동물에게 어떤 권리를 부여하자는 주장에 앞서 ‘동물을 착취하고 학대하는 현실이 존재했기에 동물권 운동이 있다’는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섬나리 활동가는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고 동물을 폭력적으로 대해도 된다는 위계적 이분법을 극복하는 게 동물권 운동의 중요한 목표”라 밝혔다. 동물해방 활동가들은 축산업의 폭력적 구조에 균열을 내고자 한다. 다른 동물 운동에 비해 급진적이다. 이들은 축산업을 지탱하는 약한 고리로 동물복지 축산농장을 든다. 동물복지 축산농장은 동물이 본래의 습성 등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인증해 관리하는 농장이다. 전 대표는 “인도적으로 도살하고 살처분한다는 얘기를 할 때 주로 동물복지가 등장한다”며 “동물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동물복지를 운운하는 건 사실상 논의를 동물권까지 끌고 가지는 않겠다는 것”이라 말했다. 은영 활동가는 “집단적으로 동물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횃대를 하나 더 설치해 동물복지 인증을 받는다고 해서 동물의 고통과 죽음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동물복지 선진국으로 알려진 스웨덴의 한 도축장에서 일한 수의사 리나 구스타브손의 이야기는 축산업의 동물복지에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곤돌라 위에 서서 옆과 위에 창살을 두른 철통에 갇힌 암퇘지들을 본다. (…) 녀석들은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 빠져나가려고, 숨 쉬려고 안간힘을 쓴다. 곤돌라 전체가 흔들거린다. (…) 동물보호를 외치면서도 우리는 쉼 없이 그런 짓을 한다. 바닥이 젖었다고, 동물들이 울타리에 부딪혀 다칠 수도 있다고 보고서를 쓰면서 우리는 연신 그런 짓을 한다. 새삼 새로울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알던 지식이 살아 움직인다.” (리나 구스타브손, <아무도 존중하지 않는 동물들에 관하여>) 현장에서는 동물권이 확장돼야 동물복지가 가능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전 대표는 “여태까지는 동물복지가 기본이고 동물권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며 “인권이 확대된 게 복지인 것처럼 모든 동물의 권리가 있은 다음에야 동물복지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권과 동물복지가 현실에서 충돌하는 이유에 대해 박진영ㆍ오창룡 역자는 “동물복지 개념이 인간의 관점에서 정의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 곧 희생될 동물의 고통을 사는 동안만 덜어주는 것이 동물복지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동물 처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확산하는 국내의 현시점에서 동물권 혹은 동물복지를 과잉으로 대비시키는 접근은 불필요하다”며 “동물에 대한 생명 존중을 확대하는 큰 방향에서 여러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닭, 돼지, 소 등 축산동물의 고통을 줄여주는 정책은 기본적인 동물권 보장의 하나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며 동물 실험, 동물 학대, 동물 엔터테인먼트, 야생동물 관리 등의 쟁점 역시 동물의 생명과 가치를 존중하는 동물권 논의로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축산 업계에서는 어미 돼지를 가두기 위해 좁은 스툴을 사용한다. 어미 돼지는 몸 크기에 딱 맞게 만들어진 스툴 안에 갇혀 꼼짝하지 못한 채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다. / 동물해방물결 ■동물의 내재적 가치를 찾아 동물권 논의 내부에서도 다양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박진영ㆍ오창룡 역자는 “동물권은 그 어떤 외부적인 기준에 구애받지 않는 동물 본연의 내재적 가치로, 개체의 생명과 삶을 존중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면서도 “동물의 내재적 가치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어떤 범위까지 존중해야 하는지는 지속적인 논쟁의 대상이다”고 말했다. 가령 쾌고감수능력이 동물의 내재적 가치를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일 수 있을까. 현행 동물법상 이 기준에서 제외되는 동물이 있다. 축산동물이 대표적이다. 김 변호사는 “식용으로 키우는 축산동물은 ‘먹으려고 키우는 동물인데 살아있는 존재로 봐야 하느냐’는 사람들의 인식 때문인지 현행 동물보호법 적용에서도 제외돼 있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법 시행령 제2조에서는 파충류, 양서류, 어류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동물의 범위에 포함하고 있으나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제외한다”는 단서 규정을 두었다. 축산동물의 생명권을 보장하려면 소비자의 시선에서 벗어나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 고민하고, 공장식 축산과 동물 생명 경시가 인류를 어떻게 공멸의 길로 내몰고 있는지 공론화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동물을 단순히 고통받는 수동적인 존재로 바라본다는 지적도 있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동물을 설명하는 전부는 아니다”며 “동물도 나름의 목적을 갖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인간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쾌고감수능력이 동물과 인간에게 같이 적용되면 ‘살아있는 동물보다 쾌고감수능력이 없는 식물인간에게 실험하는 게 낫다’는 논리로 연결될 수 있다”며 “이때 사회가 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굉장히 많은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물권을 쾌고감수능력에서 나아가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섬나리 활동가는 “쾌고감수능력이라는 기준은 ‘동물이 고통조차 느끼지 못한다’거나 ‘고통을 느껴도 인간보다 열등하니 괜찮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데 유용했으나, 한편으로 동물권을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차원이 아닌 개별적인 윤리 문제로 축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은영 활동가는 “인간의 권리를 내려놓고 동물의 권리를 올리자는 게 아니다”며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들과 동떨어진 채 ‘어떤 동물의 고통이 있느냐 없느냐’ 논하기보다는, 동물과 인간의 재설정된 관계와 공동체를 중심으로 동물을 대변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관계성을 회복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권을 폭넓게 고민하는 일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뿐 아니라 공동체를 구성하는 방식에 커다란 질문을 던진다. 전 대표는 “영미권에서는 동물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더 나아가 정치적인 주체로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동물의 기본권부터 시작해 동물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대의할 수 있을지 차츰 논의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디엑스이를 비롯한 시민 활동가들은 ‘모든 동물의 불가침한 기본권’을 명시한 동물권리장전 제정 운동을 이끄는 중이다. / 직접행동 디엑스이 ■동물에게도 정치적 권리가 있다 여기서 윤리적인 잣대 너머 동물이 사회구성원으로 갖는 정치적 권리를 논의하는 장이 열린다. 동물의 정치적 권리는 ‘동물 윤리’에서 ‘동물 정치’로 동물권을 확장한다. 셰필드대학교 정치ㆍ국제관계학과 앨러스데어 코크런 교수는 자신의 저서 <동물의 정치적 권리 선언>에서 “이는 동물이 정치 공동체 내에서 어떤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시민과 정부 당국 등이 동물을 위해 무엇을 제공할 의무가 있는지 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동물권의 정치화’는 동물의 권리를 정치적으로 대표하려는 시도다. 현행법부터 정치적 결사체까지, 동물에 관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를 동반한다. 천 교수는 “그동안 동물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윤리적으로 얘기해왔다면, 이제는 동물의 존재를 인식하려는 움직임이 현실적인 정치 안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동물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적ㆍ제도적 노력은 동물들의 상태를 실질적으로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근 몇 년간 동물 관련 법 개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했다. 법무부가 같은 해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는 조항을 담아 입법 예고한 민법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현재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동물을 물건으로 간주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는 동물의 내재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동물보호법은 축산동물처럼 매일 죽음을 앞두고 착취당하는 동물을 보호해주지 못한다. 위반해도 처벌 규정이 없어 있으나 마나 한 선언적인 법이며 개정안도 반려동물 관리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김 변호사는 “민법이 바뀌더라도 동물 절도나 강도가 발생하면 동물이 형법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개별법을 구체적으로 정비하려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개정안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물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한다’고 한 것으로 미뤄볼 때 반려동물에만 초점을 맞추고 다른 동물이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동물은 우리나라 법체계에서 권리의 주체가 아닌 객체로 다뤄진다. 동물권을 보장하려면 동물의 법적 당사자성이 필요하다. 2021년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동물을 ‘법인(legal person)’로 인정했다. 미 법원은 콜롬비아 마그달레나강 유역에 거주하는 하마가 소송의 원고로서 요청한 사안을 받아들였다. 김 변호사는 “지금껏 동물은 원고로서 판단조차 받지 못해 퇴소하거나 각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동물보호법을 발전시켜 동물의 소송 당사자성을 인정한다면 동물의 권익을 보다 잘 대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의 권리를 헌법적으로 보장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독일은 지난 2002년 헌법에 동물권을 명시했다. 독일 헌법 20a 조항은 “국가는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으로서, 헌법 질서의 범위 내에서 입법을 통하여 그리고 법률 및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행정과 사법을 통하여 자연적 생활기반과 동물을 보호한다”고 명시한다. 독일은 이 조항에 ‘동물(und die Tiere)’을 삽입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독일이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미래 세대에 물려주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동물에 대한 책임이 국가에 있음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헌법에 동물권을 반영하는 게 모든 동물 문제에 종지부를 찍는 건 아니다. 박진영ㆍ오창룡 역자는 “독일에서 수평아리 분쇄 문제는 여전히 답보 수준인 반면 프랑스는 헌법에 동물권을 명시하지 않지만 최근 달걀의 성별 감지기를 도입해 수평아리 분쇄 논란을 종식했다”며 “헌법의 동물권 명시가 만능은 아니지만, 인간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동물이 쉽게 희생되는 걸 막고자 최소한의 방향과 개념을 제시하는 헌법 수준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에서 동물권을 위한 정치ㆍ사회적인 변화를 길어 올리기도 한다. 디엑스이를 비롯한 시민 활동가들은 ‘모든 동물의 불가침한 기본권’을 명시한 동물권리장전 제정 운동을 이끄는 중이다. 동물권리장전은 동물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기본권을 골자로 한다.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양계장에서 구조된 닭 ‘로즈’의 이름을 따 ‘로즈법’이라고도 불린다. 은영 활동가는 “동물권리장전 법제화는 많은 시민이 합의를 만들고 결집하는 과정을 동반한다”며 “단순히 의제를 올리고 국회의원에게 청원하는 게 아니라 ‘동물과의 관계가 잘못됐다’, ‘우리는 이러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고 거리에 나와 함께 외치면서 시민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정치적 노력”이라고 말했다. 동물 관련 법안의 더딘 진척 상황을 고려하면 국회에 ‘동물을 위한 정치’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동물의 정치적 권리를 대변하는 동물당을 창당해 동물의 법적 지위를 개선하자는 논의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다. 동해물은 동물법비교연구회와 합동 세미나를 열어 동물당의 필요성을 논하고 온라인 비건 커뮤니티 ‘비건 클럽’을 기획하는 등 창당에 필요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김 변호사는 “구체적인 방법론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동물당이라는 결사체를 통해 정치적 합의를 모아내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20개 정도의 국가에서 동물당을 실제로 창당해 동물권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물의 성원권과 참정권 등을 논의하려면 당내 위원회 차원을 넘어 동물의 정치적 주체성에 관한 최소한의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 동물당을 우리나라에서도 장기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관련 시민단체들은 판단한다. 동물권은 개체의 윤리를 넘어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꾸리는 정치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진영ㆍ오창룡 역자는 “인간과 동물을 거대한 생태계 각각의 평등한 주체로 인식하고, 바람직한 공생 방법을 모색하는 다양한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같은 책에서 짚었다. 동물의 지속적인 삶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가 미래의 상생 모델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동물의 생명과 권리를 존중하는 것과 인간 중심성 사이의 까다로운 방정식을 풀고 있다. <공동기획 주간경향·ESG연구소·(사)ESG코리아·감신대 생명과평화연구소>
- 청년이 외친다, ESG 나와라동물권ESG
- [시민사회 중계석]‘동물권 운동’도 보편적 사회정의(2011. 03. 23 16:12)
- 2011. 03. 23 16:12 사회
- 인권운동이 있고 인권단체가 있는 것처럼 동물권운동이 있고, 동물권단체가 있다는 말 들어보셨는지요? 그린피스, 엠네스티, 옥스팜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NGO인 ‘페타’(peta·people for the ethnic treatment of animal·www.peta.org)가 바로 대표적인 동물권단체입니다. 가끔 언론에 명동에서 몇몇 시민들이 반나체시위를 하는 사진이나 기사를 보신 적이 있을 텐데요, 바로 그분들이 페타 소속이었거나 한국의 동물권단체 소속의 활동가들이었습니다. “(동물을 죽여 만든) 모피를 입느니 차라리 벗고 다니는 게 낫다”는 게 그들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한국동물보호협회 회원들이 지난 1월 13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구제역 생매장 살처분 중단을 요구하며 동물가면을 쓰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김영민 기자세계 각국에서는 그를 위해 종종 완전나체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한국의 보수적 권력은 반나체시위마저도 허용하지 않고 ‘음란행위’라는 명목으로 이들을 연행, 처벌하고 있습니다. 누가 보기에도 ‘동물권 퍼포먼스’라는 공익적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완전나체가 아님에도 연행부터 하고 보는 한국의 경찰권력은 언제쯤이나 되어야 상식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까요? 최근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구제역 돼지 살처분 현장을 촬영하던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이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기소당할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경기도 안성경찰서가 구제역 돼지 살처분 현장에 들어간 혐의(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로 동물자유연대 전경옥 전략기획국장과 조영연 간사를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죠. 구제역 살처분 현장에서 법이 정한 절차와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동물에 대한 비인도적 처분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은 널리 확인된 사실로, 동물권단체 활동가들이 이를 감시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것인데, 이를 처벌하려 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당시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2인은 강압적 분위기에서 감금돼 모욕적 조치를 당하고 메모리카드까지 빼앗겼는데, 이를 위로받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처벌을 당할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사방팔방에서 동물에 대한 불법적 처우가 자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감시하는 동물권단체들의 활동은 격려를 받을 일이지 수사당하고 처벌받을 일이 결코 아닐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에도 ‘동물자유연대’와 같은 동물권단체들이 여럿 있습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카라, 생명체학대방지연합, 동물학대방지포럼, 지구사랑 VEGA, 한국채식동호회연합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동물의 권리가, 보편적 생명의 권리가 무참하게 짓밟히는 사회에서 동물권 NGO가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서구에서는 동물권 NGO 활동이 수십 년 전부터 활발하게 전개돼왔고, 최근엔 유럽에서 동물권운동을 넘어서 동물권정치를 시도하는 ‘동물보호당’까지 창당돼 세계적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환경보호와 반전평화, 풀뿌리자치 활성화를 내세우는 녹색당을 아는 분들은 많지만 동물보호 및 인간과 동물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한 동물보호당(Party for animal)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동물보호당은 2006년 네덜란드 총선에서 세계 역사상 최초로 국회의원 2명을 당선시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그냥 상상 속의 정당, 공상정당이 아니라 현실 정치세계의 실제 정당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해 영국에서도 네덜란드 동물보호당과 뜻을 함께 하는 ‘동물 카운트’라는 정당이 창당되기도 했고요. 동물권단체들은 현재 세계 전반의 동물 학대에 저항하면서,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하는 비윤리적인 생명산업을 비판하고, 공장형으로 사육되는 동물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이윤을 목적으로 한 기업형 축산업이 참으로 위험한 광우병을 발병시켰고, 작금의 구제역 사태의 원인이 됐다는 점 등을 상기해보면 이들의 주장엔 강력한 설득력이 있습니다. 인권을 넘어선 생명권운동으로서 동물권운동은 동물을 위한 운동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을 위한 운동이고 보편적 사회정의 운동인 것입니다. 안진걸
- 시민사회 중계석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