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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334 건 검색)

러시아 북한군 병동서 “동물원이 따로 없다, 지옥에나 가라” 통화 감청
러시아 북한군 병동서 “동물원이 따로 없다, 지옥에나 가라” 통화 감청
2024. 12. 20 12:39정치
... 생겨서 구별할 수가 없다. 이마에 마커로 이름을 써놓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동물원이 따로 없다. 뭔가 횡설수설하며 중얼거리기만 한다”며 “곧 대화할 사람도 남지 않겠다”고 했다....
북한군러시아북, 러시아 파병
[이상한 동물원 이야기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동물도 그렇다
[이상한 동물원 이야기⑬]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동물도 그렇다
2024. 12. 14 09:00라이프
... 봐야 한다는 동물원 예절은 덤으로 배운다. 숲속 사냥에 유리한 검은 줄무늬를 가진 호랑이. 청주동물원 김정호 제공 이번엔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동물,...
이상한 동물원 이야기
[이상한 동물원⑫]개장수에게 끌려갈 위기…‘수박이 구출 작전’
[이상한 동물원⑫]개장수에게 끌려갈 위기…‘수박이 구출 작전’
2024. 11. 16 10:07라이프
... 다르지 않다고 본다. 김정호 수의사 야생동물의 구조와 보호를 주목적으로 하는 ‘특별한 동물원’ 청주동물원에서 20년 넘게 수의사로서 일하고 있다. 야생동물 수의사가 되고 싶었으나 수의대 졸업...
이상한 동물원 이야기
🦁실내동물원에서 구조된 동물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영상
🦁실내동물원에서 구조된 동물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2024. 10. 21 18:07사회
... 경영난으로 영업을 중단하면서 더 열악해졌습니다.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컴컴하고 악취 나는 동물원에는 레오와 레아 말고도 300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있었습니다.보다 못한 인근의 다른 동물원...

스포츠경향(총 98 건 검색)

‘동물은 훌륭하다’ 최초 ‘갈비사자’ 동물원 이송 과정 공개!
‘동물은 훌륭하다’ 최초 ‘갈비사자’ 동물원 이송 과정 공개!
2024. 10. 05 14:22 연예
KBS2 ‘동물은 훌륭하다’ 방송 캡처 ‘동물은 훌륭하다’가 위험한 동물들을 집중 조명했다. 5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 2회에선 ‘위험한 동물들’을 주제로 각종 야생동물과 그 동물들로 인한 사건·사고에 대해 그려졌다. 이날 주제를 들은 MC들은 “위협적인 동물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늑대나 호랑이 키우는 분들도 있으니”라고 유추해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본격적인 애니캠에 앞서 깜짝 ‘개’스트가 등장했다. 강아지를 쓰다듬으며 예뻐하던 서장훈은 호야라는 이름을 듣고 “나 네 팬이다. 만나고 싶었다”라고 함박웃음과 함께 감격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방송에서 호야를 언급하며 만나보고 싶다고 영상 편지도 전달?던 서장훈은 “너무 좋아하는 호야랑 하루를 볼 수 있게 돼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고, 이를 지켜보던 장도연은 “동물은 정말 훌륭한 게 서장훈 씨를 웃게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훈훈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애니캠이 이어졌다. 애니캠에선 개 물림 사고와 야생 들개들의 습격, 야생 동물 습격 사건 등 위험한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충격적인 개 물림 사고 영상과 야생 들개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MC들을 경악하게 만들었고, 고지안 훈련사는 “무서우면서도 너무 속상하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염소 농장과 등산로, 민가 등에 출몰한 곰의 영상도 공개됐다. 김명철 수의사는 이에 “산에 충분한 먹거리가 없어서 그렇다”라고 원인을 설명하는가 하면, 웅담 체취용으로 길러져 현재는 방치된 사육곰들을 보고 “감옥 같다”, “갇혀있는 게 너무 불쌍하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서장훈 역시 “뭐 얼마나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며 화를 참지 못했다. 특히 7년간 지하에 갇혀 지내 앙상하게 말랐던 ‘갈비사자’ 바람이의 근황이 전해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한민국 1호 거점 동물원인 청주동물원으로의 바람이 딸 이송 작전 또한 방송 최초로 공개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도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해 평소 궁금했던 반려동물의 이유 모를 행동에 대해 상담하는 ‘멍냥Q’ 코너에선 애니벤저스가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며 호응을 받았다. 김명철 수의사는 특이한 잠버릇이 고민이라는 첫 번째 사연에 “평소 모습을 보면 건강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 편한 자세”라고 답했고, 고양이와 소통할 수 있는 고양이 언어가 있을지 묻는 질문에는 고양이가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내는 소리인 트릴링을 추천했다. 김명철 수의사는 직접 고양이 성대모사를 하며 트릴링을 선보여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KBS2 ‘동물은 훌륭하다’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35분 방송된다.
2024 ‘포크 포에버(Folk Forever)’ 콘서트, 9월 22일 마포아트센터 개최···동물원, 여행스케치·박학기 라인업
2024 ‘포크 포에버(Folk Forever)’ 콘서트, 9월 22일 마포아트센터 개최···동물원, 여행스케치·박학기 라인업
2024. 07. 16 22:50 연예
2024 ‘포크 포에버(Folk Forever)’ 콘서트 2024 포크음악축제 ‘포크 포에버(Folk Forever)’가 오는 9월 22일(일) 오후 5시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열린다. 이 공연은 대한민국 포크 그룹의 대명사 동물원, 여행스케치 라인업에 ‘학전, 어게인 콘서트’기획자로 유명한 포크계 스타 박학기가 가세해, 더욱 관심을 모은다. 박학기는 1989년 1집 앨범 데뷔곡 ‘향기로운 추억’이 당시 라디오 차트를 석권하며 100만장 가까운 음반 판매고를 올렸다. 감미롭고 낭만적인 목소리의 박학기는 6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했으며, ‘아름다운 세상’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만큼 시대의 명곡으로 알려져있다. 딸과 함께 부른 ‘비타민’은 각종 CF의 주제가로 사용되었다. 고 김광석의 절친으로 ‘김광석 다시 부르기’ 프로젝트의 총감독으로도 활동중이다. 동물원은 1988년 데뷔, ‘거리에서’, ‘변해가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등 총 9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1990년대를 풍미한 고 김광석이 초창기 멤버였고, 지금은 배영길, 유준열, 박기영 세 뮤지션이 끊임없이 활동중이다. 근래에는 TV드라마 ‘응답하라 1988’배경음악을 통해 재조명되었다. 1989년 데뷔한 포크 그룹 여행스케치는 자연의 아룸다움과 순수함을 간직한 ‘별이 진다네’, ‘산다는 건 다 그런건 아니겠니’, ‘운명’, ‘옛 친구에게’, ‘왠지 느낌이 좋아’ 등 변함없는 포크 감성으로 7080팬들은 물론, 동시대 젊은 세대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 ‘포크 포에버’ 공연 제작사인 ‘비전컴퍼니’ 는 이번 공연에 대해 “지난해 9월 같은 타이틀, 같은 장소에서 첫 개최된 ‘포크 포에버’를 계승한 시즌2 콘서트”라면서 “198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온 국민에게 사랑받아온 포크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따로 또 같이 함께 연주하며 노래하는 진정한 컬래버레이션 무대가 될것”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전했다. 또 ‘비전 컴퍼니’는 “지난해 케이팝 아이돌과 트로트 공연이 대세인 가요계 환경속에서 K포크를 내세우며 과감하게 밀어붙인 공연이었는데, 중장년층 팬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은 티켓 완판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포크 포에버’가 K포크 음악 활성화의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강한 의욕을 보인다. ‘비전컴퍼니’는 33년간 CBS 음악 방송 프로듀서및 CBS 사장을 역임한 한용길 대표가 설립한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지난해부터 ‘포크 포에버’ 시즌1을 비롯, ‘응답하라 8090 릴레이 콘서트’, 한영애 ‘다시 봄’ 콘서트, 박인희 컴백 콘서트, 장필순, ‘제주 여름’ 콘서트, 김광진 콘서트 등 뉴트로 컨셉 전문 공연 기획사로 주목 받고 있다.
동물원 35주년 기념 리메이크 앨범 ‘zoo in the city’ 발매
동물원 35주년 기념 리메이크 앨범 ‘zoo in the city’ 발매
2023. 11. 30 22:26 연예
홍익대학교 산학협력단 데뷔 35년을 맞는 그룹 동물원의 대표곡들이 ‘K-POP 리소스’를 활용한 리메이크 음반'Zoo in the city‘로 재탄생했다. 30일 에이민의 ‘널 사랑하겠어’, 이나현 등 6명의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cott의 ‘혜화동’ 엔씨아의 ‘잊혀지는 것’, 초영의 ‘말하지 못한 내 사랑’, dor.의 ‘흐린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등 후배들이 재해석한 총 6곡이 발매됐다. 리메이크 앨범 ‘Zoo in the city’ 음반 제작의 기반이 된 ‘K-POP 리소스’는 대중음악 작·편곡 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음악 샘플을 의미하며,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 의 ‘2023년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 K-POP 리소스 제작 문화기술 인재 양성’ 사업의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 사업을 담당한 홍익대학교 산학협력단(단장 추상호)은 국내 음원 리소스 생태계 구축을 목적으로 대중음악산업 분야 뛰어난 전문가(멘토)를 통한 도제식 멘토링을 적극 지원하였으며, 지난 15일 홍대 벨로주(서울 마포구)에서 성공적인 성과 발표회를 마쳤다. ‘K-POP 리소스 제작 문화기술 인재 양성사업’은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간 멘토 13명, 멘티 25명과 함께 총 5,889개의 음원 리소스 제작, 동물원 35주년 기념 리메이크 앨범 수록곡 6곡 발매, 국내 온라인 음원 리소스 플랫폼인 ‘애드프리즘’에 리소스 유통 등 큰 성과를 기록하였다. 특히, 25명 멘티가 제작한 총 5,889개의 음원 중 250개를 선정하여 3개의 샘플팩 CD를 제작하였고, 이 음원 리소스들은 ’Zoo in the city’ 음반 외에도 엔분의일, 벤치위레오, 마리슈 등 역량 있는 아티스트들과 음반제작, 공연 등과 같은 다양한 협업 성과를 이루어 냈다. 위 사업의 수행 책임자인 홍익대학교 박기영 교수는 “사업 기간 내내 멘티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가 있었다. 특히, 동물원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오히려 멘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새로운 경험이었다. K-POP 음원 리소스를 활용한 뮤지션 간의 다채로운 협업은 우리 대중음악계에도 신선한 자극제이자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사업에 대한 의미를 전했다. 또, 멘토 대표인 두원공대 실용음악과 최태완 교수는 “음악 리소스 제작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사업에 첫 멘토로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젊고 역량 있는 멘티들의 음원 리소스 메이킹 수준도 기대 이상이었고, 편곡 능력들도 수준급이었다.”며,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사운드로 음원 리소스가 제작되어야 세계 음악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앞으로도 사용자 관점에서 생각하고, 보다 완성도 높은 음원 리소스 제작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멘티들에 대한 애정과 조언을 보탰다. 본 사업에서 제작한 5,889개의 K-POP 음원 리소스들은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 및 콘텐츠 제작사, 레이블 등과 협업하여 활용할 예정이며, 국내 음원 리소스 플랫폼인 ‘애드프리즘’에서 온라인으로 유통된다. 홍익대학교 산학협력단은 2023 콘텐츠 창의인재동반사업 ‘K-POP 리소스 제작 문화기술 인재 양성’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향후 국내 음원 리소스 시장 기반의 생태계 구축과 제작 인재 양성을 위하여 ‘K-POP 리소스’ 사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황정음 ‘동물원 인증샷 논란’에 반박…“보이는게 다 아냐”
황정음 ‘동물원 인증샷 논란’에 반박…“보이는게 다 아냐”
2023. 07. 26 15:29 연예
배우 황정음.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황정음이 동물원 인증샷 논란을 반박했다. 황정음은 26일 인스타그램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사람들이 버스 안에 있는 것”이라며 “호랑이는 자연 속에”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황정음은 동물원의 호랑이와 사자를 관람하는 사진을 올리며 동물원을 방문한 모습을 올렸고 이에 비판이 폭주하자 앞서 게시물에 대한 해명 글을 올린 것이다. 황정음이 비판을 받은 이유는 사진 속 호랑이와 사자의 모습이 뼈가 앙상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당 동물원의 동물학대 지적이 일었고 이와 더불어 황정음의 부족한 동물권 의식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자신을 둘러싼 비판이 가열되자 황정음은 해당 호랑이의 모습이 ‘자연 속의 모습’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다만 사육사가 앙상한 모습의 사자에게 먹이를 던져주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별다른 변명 없이 삭제했다. 황정음의 이러한 항변에도 불구하고 그를 둘러싼 비한 여론은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황정음은 2016년 전 프로골퍼 이영돈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 두 명을 두고 있다.

주간경향(총 9 건 검색)

[이기환의 Hi-story](85)창경궁에 동물원을 세운 이토 히로부미(2023. 05. 26 11:00)
2023. 05. 26 11:00 문화/과학
창경궁 전경. 창경궁은 성종 연간인 1480년대에 대비전 세 어른인 할머니 정희왕후 윤씨(세조비)와 친어머니 소혜왕후 한씨(인수대비·추존왕 덕종비), 양어머니 안순왕후 한씨(예종비)를 위해 조성한 궁궐이다.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최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창경궁 명칭 환원 30주년’을 맞아 올 연말까지 다채로운 행사를 벌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마도 50대 이상의 세대에게는 이 소식이 색다른 감회로 다가왔을 겁니다. 저만 해도 20대 초반까지는 ‘창경원’이었고요.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들고 소풍 가서 사자·호랑이 같은 진귀한 동물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1983년 12월 비로소 ‘창경궁’의 명칭을 되찾게 됐죠. 원래는 ‘궁’이었는데, 일제강점기인 1911년부터 ‘원(苑)’으로 명칭이 바뀌었죠. 해방 이후 40년 가까이 ‘창경원’ 이름을 답습했다는 사실 자체도 기막힌 일입니다. 창경궁에 웬 작은 아방궁?  창경궁은 1418년 세종(재위 1418~1450)이 상왕인 태종(재위 1400~1418)을 위해 조성한 궁궐(수강궁)이었습니다. 그러다 성종(재위 1469~1494) 때 대비전의 세 어른을 모시려고 제대로 수리해 ‘창경궁’이라 했는데요. 대비전 세 어른은 할머니인 정희왕후 윤씨(세조비·1418~1483)와 친어머니인 소혜왕후 한씨(인수대비·추존왕 덕종비·1437~1504), 양어머니인 안순왕후 한씨(예종비·1445~1499)였습니다. 이렇게 성종의 효심이 깃든 창경궁은 연산군 시대에 들어 ‘작은 아방궁’으로 전락하는데요. 1506년(연산군 12) 1월 21일자 <연산군일기>에 심상치 않은 기사가 보입니다. “창경궁에 돌로 대(臺)를 만들고 용을 새긴 난간을 만들었다. 1000명은 앉을 만하고 높이가 10길이나 됐다. 이름을 서총대(瑞?臺)’라 했다. 그 앞에 큰 못을 팠는데… 밤낮으로 인부 수만명이 ‘호야(呼耶)!’ 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무리한 토목공사에 따른 후유증이 극심했습니다. 공사 강행을 위해 아직 출사하지 못한 진사·생원 중 100명을 뽑아 이른바 가부장(임시부장)직을 맡겨 인부들을 감독하게 했습니다.(<연산군일기> 1505년 12월 30일) ‘완장을 찬’ 가부장들이 인부들에게 얼마나 ‘갑질’을 해댔는지 원성이 자자했답니다. “가부장들이 툭하면 곤장을 때리고 벌금을 물렸다. 가진 돈을 다 날린 인부들이 입고 있던 바지의 헌솜까지 빼내서 면포를 만들어 변상했다. 그렇게 만든 무명 빛깔은 질이 좋지 않았다. 지금도 품질 나쁜 베를 ‘서총대포’라 한다.”(<연산군일기> 1506년 2월 3일) 그렇지만 연산군은 ‘작은 아방궁’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전국에서 차출된 인부들이 제때 도착하지 못했답니다. 결국 공사를 마무리 짓지도 못한 채 중종반정(9월 2일)이 일어났습니다. 연산군의 폐위와 함께 서총대 공사도 중단됩니다(1507년 윤1월 5일). 완전히 철거되지는 않았습니다. 명종(1560년 9월)과 정조(1795년 3월) 등이 이곳에서 연회를 벌이고, 활쏘기 대회를 열었다는 기사가 보입니다.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는 “경성 박물관 및 동·식물원은 이토 히로부미가 왕가의 오락을 겸하고 공중의 관람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창경궁은 임금(중종·환경전)과 왕비(명종비 인순왕후·통명전)가 승하하거나 즉위(인종·명정전)한 곳이기도 했습니다. 매국노 형제와 일본인 차관의 수상한 대화  세월이 흘러 국운이 급격히 쇠하던 1908년 11월 4일이었습니다. 매국 내각의 총리대신인 이완용(1858~1926)·궁내부 대신 이윤용(1854~1939) 형제가 궁내부 차관 겸 제실재산정리국장이던 일본인 고미야 미호마쓰(小宮三保松·1859~1935)와 수상한 대화를 합니다. “혼자 떨어진 황제(순종)에게 소일거리가 없을까요.”(이완용·이윤용 형제) 불과 이틀 뒤 고미야가 명쾌한 해답을 들고 옵니다. “창경궁 안에 동물원과 식물원, 박물관을 조성하면 어떻습니까.”(고미야) 이상하죠. 왜 일본인이 대한제국 황실의 재산관리를 담당하는 궁내부 차관을 맡게 된 걸까요. 여기에는 뼈아픈 사연이 담겨 있죠. 1907년 일제는 헤이그 밀사 사건을 트집 잡아 ‘정미 7조약’을 체결합니다. 조약의 핵심은 조선통감이 대한제국의 입법·사법·행정 전반에 걸쳐 통치권을 발휘한다는 것이었죠. 이에 따라 초대통감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가 대한제국의 각부 차관을 일본인으로 임명했습니다. 이때 이토의 측근인 고미야가 대한제국 황실 재산의 관리를 겸한 궁내부 차관이 된 겁니다. 법률가로 대심원 검사 출신이었던 고미야는 이토 히로부미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던 인물입니다. 고미야의 장인이 이토와 같은 조슈번(長州藩·야마구치 지역을 통치한 영지) 출신이었다네요. 명종 때(1555년 이전) 창경궁 서총대에서 벌어진 문무시예 행사를 그린 그림. 서총대에서 문무 신료들에게 행했던 활쏘기와 제술(시와 문장) 양시에서 모두 으뜸으로 뽑힌 양응운에게 말 두 필을 하사한 기념으로 그렸다.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순종의 소일거리를 만든다?’  매국노 이완용·이윤용 형제와 고미야 간 ‘수상한 대화’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이미 1905년부터 통감정치를 밀어붙인 일제는 황제권을 축소하는 조치를 합니다. 급기야 1907년 7월 “궁궐이 무질서하다”는 이유로 궁궐 출입을 제한하는 ‘궁금령(宮禁令)’을 내립니다. 궁중에 출입하려면 일본 경무고문부의 허가증을 얻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궁궐 내 인원을 1만명이나 삭감했답니다. 여기에 일제는 헤이그 밀사 사건 이후 강제 퇴위한 고종을 덕수궁에 머물게 하죠. 새로 즉위한 순종은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기도록 합니다. 고종과 순종은 연금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순종의 새로운 거처로 낙점된 창덕궁은 수리공사에 들어갔고요. 당시 공사 총책임자가 궁내부 차관인 고미야였습니다. 이때 이완용 형제가 순종의 소일거리를 마련해주자고 제안한 거고요. 그 말을 들은 고미야가 이틀 만인 1907년 11월 6일 ‘창경궁 동·식물원 및 박물관 설립계획’으로 맞장구를 친 겁니다. “창경원은 이토 히로부미의 작품”  이 무렵 궁내부에 근무했던 일본인 곤도 시로스케(權藤四郞介)는 다른 증언을 합니다. 당시 5~20원에 거래되던 고려청자는 창경궁 박물관이 시장에 나서자 천정부지로 솟았다. ‘청자 포도 동자 무늬 표주박 모양 주전자 및 받침대’는 950원(10억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구입했다.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가 궁내부 대신(장관)인 민병석(1858~1940)과 차관인 고미야에게 ‘박물관과 동·식물원의 설립’ 등을 명했다는 겁니다(곤도의 <이왕궁 비사>·1926). 하기야 그런 거창한 계획은 고미야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을 겁니다. 이토 히로부미가 주도한 계획을 이완용 형제가 제안하는 형식을 취했을 가능성이 짙습니다. 아니면 원래 계획하고 있던 와중에 이완용 형제가 “황제의 소일거리” 운운하니까 ‘옳다구나’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로써 창경궁 내 박물관 및 동·식물원 설립 계획은 일사천리로 추진됩니다. 1908년 봄부터 경성에서 사립동물원을 경영하고 있던 유한성이라는 인물을 스카우트했고요. 유한성이 보유 중이던 곰·원숭이·낙타 등의 동물을 구입해 동물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인이 주동이 돼 식물원도 조성했습니다. 창경궁 내의 경춘전, 통명전, 명정전, 양화당 등의 각 전각을 수리해 박물관 진열관으로 사용했습니다. 진열품 수집도 시작됐는데요. 이게 큰 문제였습니다. 19세기 말부터 한반도 전역에 일본인 도굴꾼이 득세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인들은 개성과 강화도 등 고려 왕·귀족의 무덤을 마구 파헤쳐 고려자기를 수중에 넣었는데요. 바로 이러한 도굴품들을 막 문을 연 창경궁 박물관이 사들인 겁니다. 당시 고려자기 값은 대략 5~20원 사이였는데요. 박물관 측은 그러나 ‘청자 포도 동자 무늬 표주박 모양 병’의 경우 골동품업자로부터 950원이라는 고가에 구입했어요. 지금 돈으로 10억원가량 된다고 합니다. 옛 절터에서 무단 반출된 불상 등도 마찬가지였죠. 1912년 당시 돈 2600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주고 사들인 국보 반가사유상(옛 83호)이 있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도굴품을 왕립박물관이 세탁해준 셈입니다. “순종을 투명그릇에 가둬 전시했다”  그렇게 궁궐이었던 ‘창경궁’은 박물관 및 동·식물원이 조성된 ‘창경원’으로 격하됐는데요. ‘궁’ 명칭이 공식적으로 ‘원’이 된 것은 1911년 4월 26일입니다(<순종실록> 부록). 순종은 “진기한 동·식물과 문화 유물을 백성과 함께 즐기고 싶다”면서 ‘창경원’의 대중관람을 지시했답니다.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의 작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토는 궁내부 대신(장관)인 민병석과 차관인 고미야에게 ‘박물관과 동·식물원의 설립’ 등을 명했다는 것이다. /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경성 안내서는 “경성 박물관 및 동·식물원은 이토 히로부미가 왕가의 오락을 겸하고 공중의 관람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계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제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대한제국과 황실의 위상이 추락하고 황제가 더 이상 존경과 위엄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창경궁에 동·식물원과 박물관을 조성·개방한 겁니다. ‘원(苑)’ 자의 본뜻이 “울타리를 쳐서 짐승과 나무를 키우는 곳”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창경원 조성을 기획한 고미야가 평소 소름 끼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조선병합 이후 외국에서 일본이 이왕가를 후히 대우하고 있음을 알게 하는 게 중요하다. 실정을 알려야 한다. 따라서 창덕궁(창경궁 포함)은 ‘투명한 유리그릇에 넣은 물체’처럼 명백하게 보이는 것이 좋다.”(<이왕궁 비사>) 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요? ‘순종을 창경원의 유리그릇(사육장)에 넣은 물체(동·식물)’로 취급했다는 것이 아닌가요.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유서 깊은 궁전에 불상과 고기물, 시체를 넣었던 관곽마저 진열하고 일반인들이 흙 묻은 발(土足)로 출입게 하는 일이 말이 되냐”는 여론이 있었죠. 하지만 그와 같은 여론은 일축됐습니다. 밤벚꽃놀이, 일탈의 장소로 전락한 ‘창경원’  그렇게 개방된 창경원은 갈수록 태산이 됐습니다. 1918년 무렵부터는 그 유명한 벚꽃놀이가 ‘창경원’에서 시작됩니다. 창경원 설립을 두고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유서 깊은 궁전 건물을 박물관으로 조성해 불상과 고기물, 시체를 넣었던 관곽마저 진열하고 일반인들이 흙 묻은 발(土足)로 출입게 하는 일이 말이 되냐”는 여론이었다. 그러나 일제는 그와 같은 여론을 일축했다. /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서울에 머물던 일본인이 1908년 무렵 창경궁 등에 심은 벚나무가 화려한 꽃을 피운 겁니다(1939년 4월 16일 매일신보). 창경궁은 해마다 4월이 되면 ‘놀이동산’으로 전락합니다. 1924년 봄부터는 ‘창경원 밤벚꽃놀이(야앵·夜櫻)’가 시작되고요. “창경원 동물원의 울타리를 이룬 벚꽃 가지에… 꽃봉오리가 맺기 시작… 해마다 꽃이 필 때마다 밤에도 열어달라는 여론이 많았다…. 금년 봄 벚꽃이 만발하는 2~3주일간 야간개장하고 수천 개의 전등을 장식할 계획….”(동아일보 1924년 3월 11일) “모두 마음이 들떠서 야앵! 야앵! 말하느니 야앵이요, 가느니 야앵이라. 분을 한껏 바르고 향수를 뿌린 모던 걸에게 장난을 걸 때 양복 친구들의 시선은 으슥한 곳으로 혹은 젊은 여자들의 다리로 꽂혔다.”(<별건곤> 1930년 5월) 창경원은 그렇게 일탈의 장소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창경원과 청와대?  어떻습니까. ‘창경궁’ 명칭 회복 3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창경궁(원)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살펴보았는데요. 지난해인가요. 일반에 개방된 청와대에서 패션잡지의 화보 촬영 소식이 전해지자 ‘창경원’이 소환됐죠.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전락시킨 일제강점기가 연상된다는 비판이 일었죠. 저는 이러쿵저러쿵 평가하지 않겠습니다. 본래 역사는 받아들이는 자의 몫이니까요. 주어진 팩트를 토대로 독자 여러분이 나름의 평가를 하면 됩니다. 다만 살펴보았듯이 창경궁에 600년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담겨 있죠. 지금의 청와대에는 그보다 더 오래된 1000년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1101~1104년에 조성된 고려 제3의 도읍인 남경터가 자리 잡고 있었고, 조선시대 내내 국왕을 위해 충성을 맹세한 장소인 ‘회맹단’이 존재했으며, 경복궁 중건(1865~1868)과 함께 궁궐의 후원이 됐고, 그 후에는 조선총독의 관저로 기능했죠. 해방 이후 역대 대통령의 공간으로 존재한 것은 1000년 중 80년도 채 안 된 짧은 기간에 지나지 않죠. 어떤 경우든 청와대의 공간과 관련된 역사성을 제대로 연구·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고고학과 역사를 공부하는 연구자들도 선뜻 나서는 이들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아서요. 제2의 창경원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창경원, 창경궁 이야기하면서 불쑥 청와대 이야기를 꺼낸 이유입니다.
이기환의 Hi-story
‘변종동물원’ 동물 카페 사라질까(2020. 09. 04 16:28)
2020. 09. 04 16:28 사회
ㆍ인수공통감염병 경각심 높아져… 환경부 “앞으로 전면 금지할 계획” 야생동물을 전시하고 체험하는 ‘변종 동물원’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2019년 50곳 이상 성업했던 야생동물 카페는 올해 5월 기준 31곳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생겨난 변화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 두기로 야생동물 카페의 폐업이 늘었다. 덕분에 갇혀 있던 야생동물은 자유를 찾았다. 인간은 피해를 입지만 동물과 생태계는 살아나는 이른바 ‘코로나의 역설’이다. 한 야생동물 카페에서 어린이가 탁자에 올라온 라쿤에게 개 사료를 준 뒤 쓰다듬고 있다.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야생동물 카페가 주춤한 사이 정부는 ‘동물복지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8월 12일 발표한 그린뉴딜 정책을 통해 야생동물 반입 신고 의무화와 동물원 외 시설에서 야생동물 전시 및 판매 금지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해당 방안을 담은 정부 법안을 준비 중이다. 동물원 외 시설에서 전시·판매 금지 국회도 동물복지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은 20대 국회에서 수차례 발의되고 일부 통과됐지만 체험형 동물 카페 등 변종동물원 규제조항이 빠진 ‘반쪽짜리 법’에 그쳤다. 동물복지 법안과 정책이 원안대로 통과되려면 동물전시업계의 반발부터 넘어야 한다. 코로나19로 주춤해졌지만 동물체험과 전시산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야생동물체험 프로그램을 녹색성장 사업의 하나로 간주해 지원을 해왔다. 당시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현 국무총리실 산하)가 지정한 녹색교육기관 중에는 대형 쇼핑몰을 돌면서 대규모 야생동물 체험 전시회를 벌이는 법인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야생동물 매매와 유통, 전시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업체의 뒷배 역할을 한 셈이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국회나 정부 차원에서 이뤄진 동물복지 논의에 야생동물산업계의 입김이 작용했다”며 “자연체험 프로그램 명목으로 창업해 장관상을 받고, 정부 지원을 받은 업체 중에는 야생동물 체험 카페를 운영해 수익을 올리는 곳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변종동물원 문제는 동물복지 차원이 아니라 감염병 예방 측면에서 접근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야생동물과 밀접 접촉은 인수공통감염병의 감염 원인이 된다. 좁은 공간에 갇힌 채 사람의 손을 타는 동물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질병에 노출된다. 병에 걸린 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접촉하는 과정에서 감염 우려가 높아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30년 동안 발생한 신종 감염병의 70%가 야생동물로부터 유래됐다. 코로나19 역시 인간과 야생동물(박쥐)과의 접촉에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는 중국 내 야생동물 거래와 소비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어 베트남도 신종 감염병 예방을 목적으로 야생동물 거래를 불허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전에 산업 활성화를 위해 허용했던 야생동물 체험·전시 활동을 앞으로 전면 금지할 계획”이라며 “늦어도 올해 안에 정부 입법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장르물 전성시대]종이동물원-혼혈아 중국인 엄마가 남긴 상자 속 편지
[장르물 전성시대]종이동물원-혼혈아 중국인 엄마가 남긴 상자 속 편지(2019. 06. 21 15:16)
2019. 06. 21 15:16 문화/과학
아들은 청소년기에 혼혈 용모와 문화적 차이로 따돌림을 당하자 그 화살을 엄마에게로 돌린다. 영어로 더듬대는 중국인 엄마는 1950~60년대 미국 중서부에서 희귀동물 내지 열등종족으로 비쳤으니까. 켄 리우의 단편집 한국어판 표지 / 황금가지 중국 외딴 시골 농가의 열 살짜리 여자아이가 문화혁명의 광풍에 휩쓸려 고아로 홍콩에 팔려온다. 여자아이는 홍콩의 부잣집에서 남자아이 둘을 돌보며 억척스레 온갖 잡일을 해낸다. 매일 새벽 4시 아침식사를 준비하며 장보기와 청소는 기본이다. 굼뜨거나 일을 잘못하면 매 맞기 일쑤다. 여자아이는 주인댁 애들이 말썽을 부려도 매 맞고, 영어를 어깨너머 배우려다 들켜도 매 맞는다. 주인아줌마는 영어 배워 경찰에 신고할 속셈이냐며 그랬다간 밀입국한 대륙 사람이라고 일러바치겠노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런 학대는 홍콩에서 지금도 동남아 출신 가정부들을 대상으로 자행된다.) 이렇게 6년이 흐른 어느 날 새벽시장 생선가게 할머니가 귀띔해준다. “몇 살, 한 열여섯? 언젠가 너희 바깥주인이 술에 취해 널 덮칠 걸, 넌 꼼짝 못할 테고. 안주인이 알면 네 인생은 진짜 지옥이야. 그리 살 수는 없잖아.” 할머니는 아시아인 아내를 맞으려는 미국 남자를 소개해줄 브로커와 연결해준다. 밥 짓고 집안일만 하면 미국인 남편이 행복한 삶을 선물한단다. 성년을 앞둔 여자아이에게 이것은 절대 놓칠 수 없는 구명줄만 같다. 사진과 온갖 거짓말로 도배한 신상정보에 혹한 미국 남자가 태평양을 건너온다. 그는 홍콩의 커피숍에서 만난 여인이 영어와는 담쌓은 일자무식이라는 사실에 분노해 브로커에게 환불을 요구하는 대신 웨이트리스를 불러 통역을 부탁한다. “낭만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그게 내 이야기야. 코네티켓주에서 난 외로웠단다. 네 아빠는 친절하고 상냥했어. 고마웠지. 하지만 날 이해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어. 나 역시 아무것도 이해 못했고. 그런데 네가 태어났어! 네 얼굴을 볼 때면 정말 행복했단다. 네 얼굴에 어머니가, 아버지가, 내가 보였거든. 난 가족도, 고향도 내가 알던 모든 것을 잃어버렸어. 그때 네가 생긴 거야. 네 얼굴은 그 모든 게 진짜였다는 증거란다. 내가 꾸며낸 기억이 아니란 증거.” 안타깝게도 해피엔딩이 아니다. 아들은 청소년기에 혼혈 용모와 문화적 차이로 따돌림을 당하자 그 화살을 엄마에게로 돌린다. 영어로 더듬대는 중국인 엄마는 1950~60년대 미국 중서부에서 희귀동물 내지 열등종족으로 비쳤으니까. 아들은 엄마와의 대화를 끊고 남편은 사태를 방관한다. 그래서일까? 사십을 갓 넘긴 여자는 암으로 죽기 전 아들에게 꼭 상자 하나를 챙기라고 유언한다. 그 안에는 아들이 어린 시절 엄마가 접어준 종이인형들이 들어 있다. 엄마의 숨을 불어넣은 종이 동물들은 마치 산 동물마냥 아들과 놀곤 했다. 그로부터 2년 후 아들은 우연히 종이인형 안쪽에 쓰인 엄마의 편지를 발견한다. 그리고 어른의 마음으로 처음 엄마를 이해할 기회를 갖는다. 켄 리우는 SF로 휴고상을 받은 중국계 미국 작가다. 이 단편은 SF가 아니고 살짝 환상이 가미되었을 뿐이지만, 대신 SF작가라 해서 인생의 쓴맛 단맛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리라 속단하는 이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기우인지 잘 보여준다. 작가의 말마따나 장르 구분은 무의미하며 어차피 소설은 현실의 은유일 따름이니까. 어떤 형식의 소설이든 현실의 은유임을 공감하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장르물 전성시대
[내 인생의 노래]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오늘도 갈망하는 이루지 못한 꿈
[내 인생의 노래]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오늘도 갈망하는 이루지 못한 꿈(2017. 10. 16 19:25)
2017. 10. 16 19:25 문화/과학
내 고향은 전라남도 해남 읍내에서도 한참 떨어진 산골이다. 읍내 5일장에 가려면 새벽밥 먹고 나서야 점심 때쯤 도착한다. 장 봇짐을 메고 돌아오면 별이 보이는 저녁이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야 했다. 방학이 되면 책 보퉁이를 싸들고 부모님 계신 곳으로 가는 것이 나의 끝없는 기다림이었다. 다시 헤어져 집으로 돌아올 땐 많은 눈물을 지었다. 그 기다림과 헤어짐은 내게 그리움과 외로움을 남겼다. 이런 때문인지 나는 슬픔이 응어리지거나 충족되지 못한 것을 갈구하는 노래들을 좋아했다. 김민기의 낮게 깔리는 저음에 뱉어 나오는 한과 한대수의 아픔을 긁어내는 듯 자유를 갈구하는 울림이 좋았다. 그러나 시대의 아픔을 알게 되면서 감성은 사라진 채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만 끊임없이 달구는 노래들로 채워졌다. 젊은 혈기와 결기로 미친 듯이 저항하던 우리의 마지막은 시청역이었다. 시청역은 지하철 1·2호선이 환승하여 항상 붐비던 곳이었다. 지하철은 숙취에 조는 샐러리맨, 이어폰 끼고 자는 척하는 학생, 세월의 흔적을 얼굴에 담고 있는 노인, 감시원의 눈을 피해 최고의 물건을 최고로 싸게 팔고 잽싸게 사라지는 아저씨, 칸을 옮겨가며 신문을 파는 뉴스보이들, 그리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몇 분을 못 참아 자판기 커피를 뽑아들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고 발이 밟히는 공간이었다. 그곳은 우리의 주장을 알릴 최고의 무대였다. 대학을 떠날 즈음에 동물원의 를 들었다. “다음 정차 역은 시청, 시청입니다.” 전주를 들으면 나는 이미 시청역에 있는 듯하였다. 그림 그리듯 이어지는 진솔한 가사와 멜로디가 어우러져 말로 표현 못할 뭉클함을 가슴 한편에 안겼다. 이유는 모르지만 한참을 울었다. 사람이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뛰어다니면서 나의 감성은 닳아 없어졌다. 늘 긴장하고 여유 없이 쫓기는 불안한 생활과 자기검열에 지쳐 기계가 되어 있었다. 대학을 떠나 새로운 삶터로 옮겨가야 하는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웠다. 그런 때였다. 이 노래를 들으면 위로가 됐다. 숨죽였던 내 감성이 되살아났다. 주장만 가득했던 노래들을 더 이상 부르지 않게 됐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났건만 나는 아직 시청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시 청사는 짓누를 것같이 고압적인 석조건물에서 유리 외벽을 둘러 쓴 건물로, 앞 광장은 아스팔트에서 잔디로 바뀌었다. 하지만 나에게 시청에는 한열이가 있고, 6월항쟁이 있고, 광우병 집회가 있고, 촛불이 있었다. 여전히 나는 이루지 못한 꿈을 갈망한다. 삶의 힘겨움에 지쳐도 뭔가를 만들려는 몸부림으로 사람들과의 만남에 설렘을 느끼면서 시청역을 오고 간다. 시청역에 오면 노래가 생각난다. 나도 모르게 주변을 한 번 둘러보게 된다.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엔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 했는데. 수년이 지난 훗날에도 나는 열매를 찾아다니고 있을까? 우리 영혼에 깊이 새겨진 그날의 노래는 우리 귀에 아직 아련한데 오고 가는 이들에게 나의 열매를 나눠 줄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나의 생활을 물었을 때 나는 허탈한 어깨 짓으로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 했지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엔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 했지 우리의 영혼에 깊이 새겨진 그날의 노래는 우리 귀에 아직 아련한데.
내 인생의 노래

레이디경향(총 5 건 검색)

[하나맘의 도쿄 육아 일기]믿거나 말거나? 동물원 면역법
[하나맘의 도쿄 육아 일기]믿거나 말거나? 동물원 면역법
2012. 07. 17 11:08 육아/교육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자식을 향한 엄마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은 매한가지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를 더 잘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국경을 초월한다. 하지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도쿄에 사는 김민정 주부가 전하는 일본의 육아 문화, 이달에는 일본 엄마들 사이에서 한창 인기를 모으고 있는 흥미롭고 다양한 화제를 소개한다. 1 한국 엄마들 사이에서는 요즘 어떤 것이 유행하고 있나요? 일본에서는 ‘모유 수유 포토’가 주목을 끌고 있어요. 한국 예비 엄마들은 보통 임신했을 때 사진으로 많이 남겨두잖아요. 일본에서는 임신 사진을 찍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연예인들이 주로 찍는 편이고, 그러다보니 연예인의 임신 누드가 화제를 모으곤 합니다. 그런데 임신 사진을 안 찍은 엄마들도 흥미를 보이는 것이 바로 ‘모유 수유 포토’입니다. 아이에게 모유를 주는 순간을 찍은 사진이에요. 2 아사히신문 보도를 보면 최근 사진관들이 ‘모유 수유 포토’를 시작하자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하네요. 길게 잡아봐도 1년 정도인 모유 수유 기간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이지요. 신문을 보니 도쿄에 사는 한 엄마는 다섯 살 난 아들에게 젖 먹은 걸 기억하느냐고 했더니 모른다기에 섭섭한 마음이 들어서 둘째 아이는 모유 수유 사진을 찍어두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저도 가끔 하나에게 “하나야, 모유 먹을래?” 하면 하나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쌩 돌리는데, 직접 겪어보니 정말 섭섭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모유 수유 포토’가 인기인 이유를 알 듯하답니다. 3 뜻 있는 엄마들은 아이 파견도 적극 고려 중입니다. 아이 파견이란, 아이를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 함께 지내도록 하는 거예요. 엄마가 같이 가도 되고요. 교육을 받은 담당자에게 아이를 맡기면 담당자가 아이를 데리고 요양원을 찾아갑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엄마들은 휴식을 취할 수 있지요. 20여 년 전 캐나다에서 아이와 엄마를 초등학교에 파견해 학생들과 함께 지내도록 하면서 다양한 교육적 성과를 거뒀다고 하는데, 이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거예요. 아이와 엄마가 요양원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지내면서 엄마는 아이 키우는 법을 배우고, 어르신들은 활기를 얻는 일석이조 교육법이라네요. 4 모유 수유 기간이 벌써 끝난 저는 이제 와서 모유 수유 사진을 찍을 수도 없고, 스케줄상 아이 파견 역시 꿈도 못 꿔요. 대신 동물원 면역법을 실시해봤답니다. 동물원 면역법이 뭐냐고요? 독일에서는 목장에서 자란 아이들은 아토피와 알레르기성 체질이 적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해요. 동물의 배설물이 면역력을 높여줬기 때문이라네요. 이 결과를 본 일본의 한 뇌 학자가 아이들과 함께 동물원에 가볼 것을 제안했어요. 가능하면 한 살이 되기 전에요. 이후 동물원을 찾는 가족이 증가하고 있다나 뭐라나(웃음). 과연 동물원에서 동물의 배설물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동물이 뿜어내는 무언가를 한 번 느껴봄으로 인해 아이의 면역력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엄마들만의 생각에서 유행이 시작된 듯해요. 5 도쿄의 동물원 하면 대표적으로 ‘우에노 동물원’을 떠올리지요. 1982년 개관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이라고 해요. 동물원 안에는 일본 최초의 모노레일이 달리고 있고, 희소동물도 많이 있어요. 이곳은 판다가 두 마리나 있고 도쿄도가 운영하기 때문에 입장료가 저렴해서(600엔) 특히 좋아요. 동물원을 찾은 하나는 기린과 코끼리에 열광했고, 엄마인 저는 바오밥나무를 보며 어린 왕자를 떠올렸어요. 과연 하나의 면역력이 높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평소 동물 그림책을 자주 보는 하나에게는 동물을 실제로 보면서 약간 실망도 하고 기쁨도 느낀 하루였을 거예요. 엄마 아빠는 어릴 적 부모님이 동물원에 데려가주셨던 기억이 하나 둘 떠올라 가슴이 뭉클했고요. 동물원에서 나온 우리 집 사자 하나의 마지막 멘트는 “엄마 아빠, 우리 다음주에 동물원에 또 가자. 어흥!”이었답니다. 일본 통신원 김민정(35) www.twitter.com/slowlifetokyo 일본인 남편과 결혼한 6년 차 주부. 딸 ‘하나(일본어로 꽃이란 뜻)’를 둔 초보 엄마다. 1992년 창창한 고교 시절을 일본에서 시작해 게이오대학교 종합정책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에서 잡지사 기자, TV 방송의 한국어 통역을 거쳐 현재는 도쿄외국어대학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 박사 과정을 이수 중이다. 초보 엄마가 실제로 체험한 일본 육아, 아직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일본 문화가 궁금하다면 그녀의 트위터에 접속해보자. <■기획&정리 / 이연우 기자(www.twitter.com/chaconnegm) ■글&사진 / 김민정>
하나맘의 도쿄 육아 일기
수줍고 싶은 사람들이 부르는 일상의 단층! 데뷔 20주년 동물원
수줍고 싶은 사람들이 부르는 일상의 단층! 데뷔 20주년 동물원
2008. 06. 10 연예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아무리 애를 써도 ‘널 사랑하겠어’라고 노래하던 그 사람도, ‘부푼 세상’을 꿈꾸며 ‘골목길을 함께 뛰놀던’ 친구도 내 곁에 데려다놓을 수 없다. 하지만 노래는 각자의 기억 속에서 시간의 지도를 새로 그릴 수 있다. 잃었던 감정과 생각들을 끄집어내 지금 이 자리에 펼쳐 보일 수 있다. 동물원의 노래는 시간을 되살리고 싶을 때 누르는 가장 쉬운 버튼이다. 가슴을 덥히는 20년의 감성 그룹 ‘동물원’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는 ‘언젠가 내가 두고 온 꿈들이 자라고 있는 곳… 동물원’이라는 글귀가 있다.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부터 혜화동을 거닐며, 너무 쉽게 변해가는 거리에서 흐린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던 그때. 순수한 가슴을 데워주던 일곱 명의 대학생은 이제 세 명의 ‘아저씨’가 되어 우리 곁에 남았고 ‘벌써’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고맙게도 여전히 소박한 감성으로 우리가 ‘두고 온 꿈’들을 키워가고 있다. “10년이 됐다, 20년이 됐다는 건 사실 우리는 잘 못 느껴요. 20년이 됐다고 해서 ‘정말 자랑스럽다, 기념하자’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유준열) 이들은 요즘 콘서트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1988년 ‘거리에서’가 담긴 1집을 발표한 지 20년을 기념해 오는 5월 30일 고양 어울림누리극장에서 ‘동물원 스토리-널 사랑하겠어’라는 이름의 공연을 열기로 했다. “우리가 20년 동안 험한 음악계에서 계속 음악을 할 수 있게끔 도움을 준 많은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 정도는 전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기념 콘서트를 준비하게 됐어요. 그런 마음을 전하기에 ‘널 사랑하겠어’만큼 좋은 노래가 없을 것 같아 이 노래를 공연 제목으로 정했구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사랑하겠어’라는 동물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박기영) 지난해 크리스마스 공연 이후 6개월 만의 단독 공연이다. 평소에는 ‘내가 가수 맞나’ 할 정도로 덤덤하게 살지만 막상 무대에서 노래를 하면 금방 감을 잡는다고 한다. “인기를 얻은 곡과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 노래들까지 엮어서 준비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동물원을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한 만큼 20년을 죽 훑어오면서 돌이켜보려고 해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고 김광석씨의 보컬 영상에 저희가 라이브 연주를 하면서 함께 노래를 하는 자리도 만들어보려고 하구요.” (유준열) 이제는 아픈 이름으로 남았지만 원년 멤버였던 고 김광석은 동물원을 이야기할 때 빠트릴 수 없는 존재다. 또 무수한 히트곡을 만들었던 김창기 또한 지금은 잠시 동물원 출근을 쉬고 있지만 멤버들이 ‘제대로 대접해주고 싶은’ 소중한 팀원이다. “친구들 입장에서는 동물원이란 그룹 자체가 비어 있는 자리가 아닌가 생각해요.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레 자리를 채우는 거죠. 사실 저도 4집 활동에는 빠졌었고 (박)기영이도 3집은 참여하지 않았어요. 그런 경우처럼 다른 사람들은 빠져 있는 기간이 길어지는 것뿐이죠. 만약 광석이가 살아 있었다면 혼자서 활동도 했을 거고 다시 동물원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공연도 했을 것 같아요. 다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을 뿐이죠. (김)창기는 ‘`한번씩 같이 하자’고 하는 건 예우가 아닌 것 같아서, 하하. 10집 앨범을 같이 만들고 공연까지 연결해서 하려고 했는데 음반이 늦어지면서 좀 애매해졌네요.” (유준열) 동물원의 예전 모습. 왼쪽부터 배영길, 박기영, 유준열동물원이라는 큰 울타리를 이야기하다 보니 주제는 자연스레 10집 앨범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9집 「아홉 번째 발자국」을 낸 것이 지난 2003년이었으니 새 앨범에 대한 목마름이 깊을 만도 했다. 올해는 10집이 나온다던 소식마저 어느새 잠잠해져 팬들의 기다림도 이만저만이 아닐 터. “느긋하게 생각해야겠어요, 10집 앨범은….”척박한 음반 시장에서 어떻게 소통할지가 가장 큰 고민 여유를 이야기하는 그들의 입가에 미소가 남아 있었지만 눈빛은 차분했다. ‘음반 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조차 식상해진 지금의 음반 시장은 동물원의 앨범을 보듬을 힘을 갖고 있지 않다. 물론 동물원의 노래를 대중이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다만 동물원이 말하고 싶은, 전하고 싶은 모습의 ‘동물원 앨범’이 설 자리가 없다는 말이다. “저희가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생각도 해요. 요즘은 디지털 싱글로 발표하는 게 대세라죠? 하지만 우리는 완결된 하나의 이야기로 짜인 클래식한 형태의 앨범을 원했고, 앨범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형태에 관심을 두지 않으니까 어려움이 생기네요.” (박기영) 현재 만연해 있는 척박한 제작 환경에서 동물원이 새 앨범을 내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간직해왔던 동물원의 순수를 버리고 좀 더 영악해져야 할지도 모른다. 그들이 고민하는 지점은 음악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어떻게 음악을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게다가 ‘지금’의 방식으로 대중 앞에 나서봐야 이미 동물원의 해사한 모습을 사랑했고 기대하는 이들에게 오히려 반감을 살 수도 있는 일이다. “어떤 분들은 ‘자비라도 들여서 원하는 대로 앨범을 내라’고 해요. 그래요. 사실 저희가 갹출해서 앨범을 만들 수는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앨범을 만들고 안 만들고의 문제가 아니라 앨범이라는 것이 받아들여지고, 사람들이 앨범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구조냐는 거죠. 완결된 동물원의 앨범이라는 상품을 만들 것이냐, 나머지 트랙은 덤이고 한 곡만 살린다는 개념으로 접근할 것이냐를 선택해야 하는데 여기서부터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박기영) 그런 점에서 보면 실력 있는 후배들이 동물원 노래를 즐겨 찾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딱히 누구라고 내세울 필요 없이 다들 잘 소화하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후배들이 우리 노래를 부른 것을 들어보면 다 개성 있고 의미 있는 해석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작업이 더 많이 이뤄졌으면 해요. 팝의 경우에서도 소위 ‘스탠더드’라고 불리는 곡들은 많은 사람들이 다시 부르고, 원곡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모를 정도로 재생산되잖아요. 이런 곡들이 더 축적되는 것은 바람직한 거 같아요.” (유준열)삶에 매몰되지 않는 음악,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방식 사실 이날 동물원의 인터뷰 약속은 생각보다(?) 어렵게 잡혔다. 각자 생활을 책임지는 ‘생활인’으로 살고 있기에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악을 사랑하고 꾸준히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음악 자체를 하루의 중심에 두지 않는다. 대신 우리와 똑같이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치의 노동을 하고 피로를 얻으며 살아간다. ‘음악=삶’이라는 법칙은 동물원이 출발할 때부터 성립되지 않았던 공식이다. “저는 무언가에 제 삶이 매몰되는 게 싫었어요. 사실 직장 생활을 하더라도 만약 그 일에 제 생활 전체가 매몰된다면 견디기 힘들 것 같았거든요. 음악도 마찬가지예요. 음악이 내 삶 자체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경계심이 발동하더라구요.” (박기영) 동물원의 결성은 ‘우연히’ 이루어졌다. 노래를 좋아하고 즐기던 친구들끼리 모여 서로의 음악을 들어주다가 녹음한 테이프가 우연히 산울림의 멤버 김창완의 손에 들어가면서 정식 음반으로 제작된 것이다. 동물원에 모여 있는 다양한 성격의 동물들처럼 그렇게 각자 자신의 노래를 하겠다던 ‘동물원’ 7명은 ‘거리에서’ ‘변해가네’를 담은 앨범이 1백만 장 이상 팔리며 가수가 됐다. “사실은 음악을 오래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대단한 곡을 내고, 음악 판을 흔들어보자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재미있게 즐기면서 오래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목표로 출발했죠. 사실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어요. 요즘에야 종종 직업이 있으면서 음악을 하는 분들이 있지만, 저희가 시작할 때는 일과 음악을 병행하는 경우가 없었거든요. 각자 직장을 얻으면서 음악을 못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도 했죠. 그런대로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었던 현실이 고마워요.” (배영길) ‘가수’가 직업이 아니다 보니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어서 좋다는 유준열은 현재 광학기기 무역업체의 직원이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박기영과 요즘은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는 배영길 또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왜 다들 그런 생각 한번씩 하잖아요.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걸로 인정받으려고 애쓰다가 결국 그 일 자체가 짐이 되면서 싫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 저희도 그랬어요. 음악이 지긋지긋하고 재미가 없어지면 무슨 낙으로 사나, 질리지 않고 계속 꿈꿀 수 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이게 저희 나름의 음악을 사랑하는 방법이에요.” (유준열) 덕분에 그들에게 여전히 음악은 즐거운, 좋아하는 대상이다. 생활의 피로를 나눠 짊어질 수 있는. 그래서 더더욱 처음의 순수를 간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들처럼 아등바등 살기도 했지만 이제 우리도 불혹의 나이가 됐잖아요. 아직 완전히 자유로워지지는 못했어도 사는 것에 대해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 것도 같아요(웃음).” (유준열) 그렇게 살아가면서 동물원의 음악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우리도 언젠가 밝은 별이 되어/어느 가슴을 어루만져 줄 수 있을까(바람 부는 저녁에)’를 생각하던 그들도 ‘담배를 입에 물고/월급날에서 거꾸로 날짜 수를 세어본다(월급봉투)’를 읊조리고, ‘세월은 나의 꿈을 작게 하고/너를 위해 하나씩 또 덜어내고/그대로의 작은 것에 만족하며 행복이라 생각해(작아지는 꿈)’라며 뒤를 돌아보면서 살고 있다.간결한 멜로디에 담아내는 위대한 일상 일상을 응시하는 동물원의 순수함은 듣는 이들의 손끝부터 체온을 덥힌다. 소박한 따스함은 쉽게 공감을 얻고 위안을 건넬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치열하지 못하다’는 비아냥을 낳기도 한다. 특히 동물원이 태어난 잔인한 1980년대의 끝자락에서는 더욱 비난받기 좋은 성향이기도 했다. “당시 대학가 분위기를 들여다보면 소위 말하는 ‘의식’이 획일화되는 느낌도 있었어요. 의식이나 관점이 없어서 얘기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개인의 영역을 담는 곳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동물원은 느슨한 감정들을 담는 걸로 족하지 않았을까요. 경계적인 생각들, 사적인 정서들. 솔직히 말하면 당시에는 ‘회색’이라는 비판 앞에서 열등감 같은 것도 느꼈던 것 같아요. 고민을 많이 했었고.” (유준열) 하지만 결론은 ‘동물원의 처음 이미지를 가져가자’는 것이었다. 그냥 그런 팀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였다. 같은 맥락에서 ‘너무 착해서 흐릿하다’는 평가에도 신경 쓰지 않게 됐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것을 과장해서 표현하지 않아 그런 거겠죠. 표현하는 데 능숙하지 않은 성격 탓이기도 하고. 우리 음악이 세련되지는 않지만 대신 따뜻하잖아요.” (배영길) 사람들은 그들이 평범한 이야기, 평범한 멜로디, 평범한 정서를 노래한다고 하지만 동물원에게 일상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일상의 위대함을 누구보다 크게 느끼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드라마나 영화를 보더라도 일상만큼 드라마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죠. 일상이 다 비슷비슷할 거 같죠? 하지만 개인을 들여다보면 각자에게는 대단한 일들이고, 드라마틱해요. 결코 가볍게 생각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박기영) 그래서일까. 일상의 위대함에 공감하는 보통 사람들은 동물원에 변함없는 애정을 보낸다. 한때 동물원처럼 학교 앞 허름한 주점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따라 하고, 솔직한 감정을 털어놓던 팬들은 지금도 여전히 동물원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저희를 계속 찾아주시는 게 신기하고 고마워요. 사실 저희 별 매력 없잖아요. 인터뷰를 할 때마다 ‘오래 사랑받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늘 뭔가 이유를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오늘 생각해보니 어느 하나도 마음에 와 닿는 이유가 없네요. 오히려 이것저것 이유를 붙일수록 마음이 점점 비는 것 같아서 헛헛해요. 우리는 그저 노래를 하고 그것을 사람들과 나눌 뿐이에요.” (박기영)아름다운 노래를 만드는 가수는 많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한 인기를 누리는 그룹도 꽤 있다. 실력과 카리스마를 갖춘 뮤지션도 넘쳐난다. 물론 동물원도 이 모든 항목에 들어맞는다. 하지만 그들은 수줍음을 가졌다. 동물원의 노래를 듣고, 동물원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줍고 싶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퍼내고 또 퍼내도 마르지 않는 진심이 찰랑거리는 마음. 수줍음이 고인 노래를 부르는 그들은 ‘살아가면서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동물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언제나 수줍을 것만 같은 세 남자. ‘우리의 영혼에 깊이 새겨진/그날의 노래는/우리 귀에 아직 아련(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하기만 하다. ■ 글 / 이연우 기자 ■사진 / 홍태식(프리랜서)
[MUSIC]동물원 20주년 콘서트 ‘널 사랑하겠어’
[MUSIC]동물원 20주년 콘서트 ‘널 사랑하겠어’
2008. 05. 27 문화/생활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리는 뜻 깊은 효도 선물 - 孝 디너쇼 태진아, 2008년 어버이날 특별 공연 가수 태진아가 오는 5월 7~8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어버이날을 맞이해 孝 -디너쇼를 열 예정이다. 1973년 데뷔 이래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태진아는 ‘트로트는 성인가요’라는 공식을 깨뜨리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좋아하는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기여를 한 주인공. 이번 어버이날 열리게 될 태진아의 孝-디너쇼는 ‘사모곡’‘노란 손수건’‘사랑은 아무나 하나’ 등 그의 수많은 히트곡을 모두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특히 매년 어버이날을 맞이하는 태진아의 감회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애틋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7남매를 키우느라 고생하신 어머님을 호강시켜드리고자 미국행을 택했지만, 결국 비행기 삯이 없어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것. 때문에 부모님에 대한 애절함이 더욱더 간절하다. 요즘 태진아는 부모님과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밀려드는 각종 섭외 요청을 뒤로하고 어버이날 특별 공연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 트로트 가수 태진아의 공연은 어버이날 부모님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일시 5월 7~8일 장소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문의 02-3471-6475 동물원 20주년 기념 콘서트 ‘널 사랑하겠어’ 그룹 동물원이 오는 5월 30일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가질 계획이다. 동물원 20주년 콘서트의 타이틀은 ‘동물원 스토리-널 사랑하겠어’다. ‘널 사랑하겠어’라는 타이틀을 택한 것은 히트곡이라는 이유보다는 그룹 동물원 팬들을 보다 사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동물원의 주옥같은 히트곡이 모두 소개될 예정이다. 이들의 히트곡 속에서 386세대 팬들은 그들의 소중한 20년 추억을 하나하나 아로 새길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공연을 그룹의 창단 멤버이며 음악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던 김창기가 우정 참여한다는 점이 남다르다. 이는 평소 동물원을 좋아하던 분들에게 최고의 선물이자 빅 이벤트가 될 것이며 20주년 공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일시 5월 30일 장소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문의 1577-77665월에 어울리는 온 가족의 음악, 양희은 콘서트통기타 하나로 서정과 서사를 넘나들며 순수한 음악적 세계를 보여주는 양희은. 매일 아침 라디오를 통해 이 시대 아줌마들의 애환을 어루만지며 함께 웃고 함께 울어주는 그녀가 5월을 맞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콘서트를 마련한다. ‘아침이슬’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하얀 목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내 나이 마흔 살에는’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히트곡과 스테디셀러로 대한민국 국민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양희은 콘서트는 세대와 남녀의 차이 없이 고루 아낌없는 지지를 받는 공연계의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도 양희은은 특유의 투명한 발성에 시보다 아름다운 가사로 삶에 지친 우리의 삶과 인생을 위로해줄 것이다. 일시 2008년 5월 30일~6월 1일 장소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문의 02-522-9933 2008 이승철 콘서트 - 더 타임머신 콘서트의 황제 이승철이 5월 23~24일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더 타임머신’이라는 주제로 콘서트를 가질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방황’,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하얀새’ 그리고 ‘소리쳐’에 이르기까지 이승철의 모든 히트곡을 새로운 ‘일렉트로닉 테크노 사운드’로 편곡해 선보인다.MC몽의 네 번째 앨범 「Show’s just Begun!」 만능 엔터테이너 MC몽이 1년 7개월의 공백을 깨고 4집 앨범 「Show’s just Begun!」으로 돌아왔다. 이번 4집 앨범 또한 양파, 빅마마, 박정현 등 국내 최고의 여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모든 곡이 타이틀이 될 만큼 MC몽이 자신 있게 선보이는 앨범이다. 왁스 디지털 싱글 앨범 「Lucky」 이번에 발매되는 디지털 싱글 「LUCKY」는 댄스 팝 듀오 ‘Lucky Twice’의 곡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2006년 발매 당시 유럽 전역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곡이다. ‘누나의 꿈’, ‘love revolution’ 등의 인기 작사가인 홍지유가 작사를 맡은 이번 앨범은 ‘오빠’, ‘money’ 등 왁스표 댄스곡 열풍을 다시 한번 기대해보게 만든다. 2008 김동률 콘서트 - PROLOGE II ‘가수 김동률이 오는 5월 2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콘서트를 가질 계획이다. 이번 콘서트는 히트곡 위주보다는 이제껏 김동률 공연에서 연주된 적이 없던 섬세한 ‘소편성의 어쿠스틱한 곡’들을 위주로 선곡될 예정이다. 그의 오랜 팬이라면 평소 공연장에서 들을 수 없었던 반가운 음악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주현미 어버이날 디너쇼 ‘5월의 향기’ 트로트의 여왕 주현미가 어버이날을 맞이해 5월 7~8일,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가야금 극장에서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 주현미 디너쇼는 그녀가 오랫동안 함께 호흡해온 12인조 악단과 함께하며 디너쇼를 40여 년간 유일하게 지속해온 워커힐 쇼 제작팀과 함께 그녀의 주옥같은 히트곡들을 선사할 예정이다. 폴 포츠 - 한국 콘서트 2007년 영국 ITV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36세의 휴대폰 외판원 폴 포츠가 5월 3~5일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왕따’당하고 소심했지만 음악을 사랑했던 휴대폰 외판원 폴 포츠는 심금을 울리는 노래로 심사위원뿐 아니라 전 세계인을 감동시키면서 단숨에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오페라 가수로 새롭게 태어났다.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 첫 소니 클래시컬 음반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이 소니 클래시컬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발매했다. 김민진은 7세에 퍼셀음악원 최연소 입학, 16세에 왕립음악원 최연소 장학생 선정 등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신동. 그녀는 4월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유라시안 필과 함께 베토벤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베이비 아인슈타인’ 음악 CD 시리즈 영·유아용 교육 브랜드인 ‘베이비 아인슈타인’ 음악 CD 시리즈가 발매됐다. 베이비 아인슈타인은 아기들을 위한 영유아 브랜드로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수년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베이비 모차르트, 베이비 바하, 베이비 베토벤, 베이비 비발디, 클래식 자장가 등 총 11종이 발매된다.■담당 / 김민주 기자
뮤지컬 ‘동물원’에서 춤·노래·연기 골고루 선보인 홍경민
2007. 01. 12 연예
가수 홍경민이 뮤지컬 ‘동물원’에서 다시 한번 숨겨둔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지난해 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 말려’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홍경민. 연말 콘서트 계획까지 취소하면서 매달린 공연에서 그가 부르는 추억의 멜로디를 들어본다.“깊이 있는 내면 연기는 자신 없어요” 가수 홍경민(31)이 뮤지컬 ‘동물원’으로 다시 한번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지난 2006년 12월 1일부터 30일까지 공연한 뮤지컬 ‘동물원’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30대 후반 회사원이 우연히 첫사랑을 만난 후 20대 꿈꾸었던 희망을 재충전한다는 내용이다. 홍경민은 뮤지컬 ‘동물원’의 진짜 주인공은 지난 20년간 주옥같은 멜로디로 사랑받은 포크 그룹 동물원의 노래라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동물원 노래를 좋아했어요. 무대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지만 실제로 이번 뮤지컬의 주인공은 동물원의 노래예요. 10년 넘게 장기공연을 하는 해외 유명 뮤지컬처럼 뮤지컬 ‘동물원’이 10년이 지나서도 공연할 수 있는 멋진 작품이 되길 바라요. 그러면 누가 알아주지는 않아도 ‘내가 원년 멤버였어’라는 생각에 혼자 좋아할 거 같아요.”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 말려’에서 김태경 역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난생 처음 접하는 뮤지컬에서도 무리 없이 맡은 배역을 소화했다는 평이다. 정작 그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제가 드라마나 뮤지컬에서 보여준 연기가 누구처럼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보여준 건 아니잖아요. 축구로 치면 못 막을 공을 막은 게 아니라 막을 수 있는 공을 예상치 못한 신인이 나와서 선방한 거죠.” 겸손한 말과는 달리 노래와 연기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그에게 그동안 수차례 뮤지컬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그런데도 그가 이번 뮤지컬을 하기 전까지 모든 출연 제의를 거절한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그동안 뮤지컬은 무조건 안 하겠다고 했어요. 뭐랄까 조금 어렵고, 두려운 존재였거든요. 그리고 그동안 벌여놓은 일이 너무 많아서 뮤지컬까지 하면 일이 너무 커질 것 같아 염려됐어요.”“뮤지컬 무대는 콘서트와 다른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홍경민은 그동안 매년 연말이 되면 콘서트장에서 팬들과 만났다. 지난 연말에도 역시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었다. “사실 연말은 가수들에게 가장 바쁜 시기예요. 1년 내내 콘서트를 보지 않던 사람도 그때만큼은 공짜표가 생기든지 아니면 친구 손에 끌려서 콘서트장을 찾아요. 지난 연말에도 콘서트 계획이 있었는데 뮤지컬 ‘동물원’은 다른 것을 포기하고라도 한번 해볼만 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뮤지컬 ‘동물원’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 관객의 반응이나 흥행 성적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콘서트 무대가 아닌 뮤지컬 무대에서 여러 배우와 뒤엉켜 연습할 생각에 시작 전부터 신이 났다. 그리고 그 시간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행복했다. 반응 역시 애초에 그의 예상을 깨고 평일에도 객석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무대에서 다른 배우들과 어우러져 지내는 것은 말로는 표현이 안 돼요. 이번 공연에서 제가 기여한 게 있다면 아마도 잘 알려진 얼굴과 이름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은 것이었겠죠. 그 때문에 스타 마케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있는데, 신경 쓰지 않아요. 저에게서 필요로 하는 부분은 주되 저 역시 그 속에서 만족감을 느끼면 그걸로 족해요.” 홍경민은 개인 콘서트를 준비할 때 3일 동안 팬들과 만나기 위해서 몇 달 동안 잠을 줄여가며 연습한다. 함께 연습하는 동료들에게는 “뭐가 됐든 3일 동안은 행복하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몇 달 동안 밤새워서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정말 힘들어요. 그런 다음 콘서트가 있는 3일 동안 팬들 만나다 보면 밤잠 못 자며 고생한 일들은 다 잊어버려요. 이번 뮤지컬은 한 달 동안 공연됐잖아요. 뮤지컬을 처음 하는 거라 적응하려고 노력도 많이 했지만 무엇보다 주변의 도움이 컸어요. 한 달 동안 그분들 때문에 그리고 관객 덕분에 너무 행복했어요.”“가수는 꼭 노래만 해야 되나요?” 춤, 노래, 연기, MC, DJ까지 홍경민에게 만능 재주꾼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못하는 게 없다. 잘한다’고 많이 말씀하시는데, 좋게 봐주셔서 그렇구요. 사실 어떻게 그 많은 걸 다 잘할 수 있겠어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에요. 그동안 운 좋게 결과물이 나쁘지 않았는데, 여러 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먹다 보면 한 가지 음식을 다 못 먹잖아요. 하나만 고집스럽게 파고드는 사람처럼 깊은 맛을 내지는 못해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는 홍경민은 연기자로 불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대신 직업이 가수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해가 안 된다고. “가수는 꼭 노래만 불러야 하나요?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면 안 되나요? 저는 우연한 기회에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됐지만 끝까지 가수라는 생각을 버리지는 않아요. 사실 음악에 대해서 아는 것만큼 연기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니 ‘가수 겸 연기자’는 싫어요.” 지난 1997년 1집 「Dedicate」로 가요계에 입문한 홍경민은 지난해 데뷔 10년째를 맞았다. “앞으로 10년 후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그려지지는 않아요. 그냥 막연히 조용필 선배님처럼 되면 더 바랄게 없다는 생각은 했어요. 연말이나 연초에 조용필 선배님이 ‘언제 선후배들 모여서 술 한잔 하자’고 하면 아이돌 스타, 중견 가수, 원로 가수 할 거 없이 다 모여요. 어떤 한 사람 덕분에 그 많은 사람이 오랜만에 만나서 그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고 부러워요.”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숨겨둔 끼를 펼치는 가수 홍경민.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글 / 김성욱 기자 ■사진 / 안진형(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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