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2,891 건 검색)
- 두산로보틱스, 동남아 지역에 대규모 협동로봇 공급
- 2025. 02. 05 10:59경제
- ... 지역에 대규모로 협동로봇을 공급하면서 북미와 유럽에 이어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태국 방콕에 있는 로봇 시스템통합(SI) 업체 VRNJ와 협동로봇 300대 공급을 위한...
- “51개월안에 완공” 두산건설, ‘은행주공’ 수주전에 파격조건 제시
- 2025. 01. 26 19:05경제
- ... 단지 내 최대 단차가 57m인 지형적 특성과 500t 이상의 스카이 브릿지가 예정돼 있다. 두산건설은 기존의 시공경력을 바탕으로 이번 정비사업도 무리없이 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두산건설은 최대...
- ‘왕조 두산’ 약속의 2025년…최고 선발로 승리 이상의 감동을
- 2025. 01. 15 20:17스포츠
- ... 그 이상의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하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이 감독은 “팬들이 열광하던 두산은 ‘허슬두’, 미러클로 대표되던 팀”이라며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 두산에너빌리티, 국방과학연구소와 ‘항공 엔진 연소기 시제작’ 과제 계약
- 2025. 01. 15 10:55경제
- ... 위해 엔진 모양으로 만든 장치나 구조물을 말한다. 과제 수행 기간은 2027년 4월까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고온의 연소 화염으로부터 연소기를 보호하는 열차폐 코팅(TBC) 기술 등 발전용 가스터빈...
스포츠경향(총 6,221 건 검색)
- 두산건설 골프단 ‘의리와 실리’ 다 챙겼다… 박결, 임희정 등 기존선수 전원 재계약 + 이율린, 박혜준 영입
- 2025. 02. 04 18:08 스포츠종합
- 두산건설 골프단이 기존 5명과 재계약하고 2명을 영입해 7명으로 2025시즌 구성을 마쳤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현주, 유효주, 이율린, 박결, 임희정, 박혜준, 김민솔. |두산건설 제공 기존 선수 5명과는 모두 재계약 했고, 신규 선수 2명을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두산건설 위브 골프단이 7명의 라인업으로 2025시즌을 맞는다. 유현주, 유효주, 박결, 김민솔, 임희정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재계약을 마쳤고 이율린과 박혜준을 새로 영입하며 ‘의리와 실리’를 모두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건설은 기존 선수들을 지키며 이율린과 박혜준을 영입하는데 공을 기울였다. 이율린은 지난해말 열린 202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대를 모았고, 박혜준은 지난해 두 차례 준우승으로 잠재력을 보였으나 갑자기 후원사를 잃었다가 새롭게 든든한 지원군을 만났다. 이율린은 “시드전 1위로 다시 소중한 기회를 잡은 것처럼 두산건설 골프단 소식이 된 것 역시 선수 경력에서 귀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올시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지난해 시즌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황유민과 경쟁 끝에 준우승한 박혜준은 “당시 준우승은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며 “두산건설과 좋은 인연으로 시즌을 시작해 이젠 후원사 인연을 맺은 만큼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국내경기 상황이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한국여자골프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년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을 창설했고 선수단을 구성해 과감한 후원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에 계약이 만료되는 선수 가운데 그간 뚜렷한 성적을 올리지 못한 선수도 일부 있었지만 두산건설 골프단은 전원 재계약을 실천했다. 두산건설 측은 “두산건설 위브 골프단은 단순한 후원을 넘어, 골프계의 발전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며 “새로 영입한 선수들을 포함한 7명의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골프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골프단이 되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에도 두산건설 위브 골프단은 기존 팬층을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팬들과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2023년 창설 대회를 8월에 제주에서 치른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은 지난해엔 시즌 개막전으로 개최됐고, 올시즌에는 장소를 부산 동래 베네스트 골프장으로 옮겨 2년 연속 개막전으로 열리게 된다.
- 두산 최고참 3인방의 블루마운틴 결의 “좋은 기운 받아 우승까지!”
- 2025. 02. 04 16:03 야구
- 두산 야수 최고참 3인방이 호주 시드니 블루마운틴 정상에서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양석환, 김재환, 양의지. 양석환 인스타그램 두산이 스프링캠프 훈련장을 꾸린 호주 시드니는 한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다. 캠프를 갓 꾸린 지난달 말에는 40도에 육박하기도 했다. 불볕더위 속에서 선수들은 오전부터 야간까지 강훈련을 이어간다. 사흘 훈련 후 하루 휴식일이 그래서 더없이 귀중하다. 지친 몸과 마음을 정비하고, 다시 시작될 훈련을 준비해야 한다. 두산 야수 최고참 3인방은 지난 휴식일 산에 올랐다. 주장 양의지(38)부터 김재환(37), 양석환(34) 등 베테랑 3명은 휴식일이었던 3일 시드니 인근 블루마운틴을 찾았다. 호주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지역 명소다. 최고봉이 해발 1189m, 산지 일대가 호주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세 사람은 차로 정상까지 올라 호주 하늘을 마주 보고 나란히 섰다. 즉석에서 큰절을 하고 두 손을 힘차게 흔들었다. 4일 다시 훈련을 시작한 양의지는 “재환이, 석환이가 한번 가보자고 먼저 이야기를 했다. 날씨가 워낙 더워서 힘든 게 사실인데, 좋은 기운 받아서 더 잘해 보자는 의미”라고 웃었다. 지난 시즌 두산에서 야수 최고참 3인방의 활약은 절대적이었다. 추락했다던 김재환이 1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양석환은 생애 처음으로 잠실 30홈런을 넘겼다. 잔 부상으로 고생이 많았던 양의지도 타율 0.314을 기록하며 새삼 클래스를 증명했다. 세 사람이 친 홈런이 모두 합쳐 80개. 팀 전체 홈런 150개의 절반이 넘었다. 올 시즌 역시 두산은 이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현역 빅리거 제이크 케이브를 영입하며 화력을 보강했지만, 이들 3인방이 맡을 중심타선이 버텨주지 않으면 그 효과 또한 반감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1살씩 더 먹은 이들이지만,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허경민이 FA 이적하고, 김재호가 은퇴하면서 3인방의 역할이 더 커졌다.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올 때까지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세 사람 모두 지난해 가을야구는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재환과 양석환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에서 나란히 7타수 1안타에 그쳤다. 양의지는 쇄골 통증으로 대타 출장도 하지 못했다. 타선의 침묵 속에 두산은 내리 2경기를 무기력하게 패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첫판에서 탈락했다. 부진했던 김재환, 양석환이나 부상이었던 양의지나 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다짐했다. 블루마운틴 정상에서 큰 절하며 세 사람은 각자의 소원 그리고 공통의 소원을 빌었다. 공통의 소원은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양의지. 두산 베어스 제공 김재환. 두산 베어스 제공 양석환. 두산 베어스 제공
- 2025 KBO 태풍의 눈, 콜 어빈 “두산 팬 기대치 알고 있다··· 나 자신의 기대치는 더 높다”
- 2025. 02. 04 14:09 야구
- 두산 새 외국인 투수 콜 어빈이 4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새 외국인 투수 콜 어빈이 4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새 외국인 에이스 콜 어빈(31)은 이번 시즌 태풍의 눈이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B) 로테이션을 돌았던 현역 선발이다. 어빈의 두산행이 확정되고 KBO리그 각 구단이 한동안 들썩거렸다. 이유는 똑같았다. “이 투수가 왜 한국에 왔느냐”는 것이었다.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두산 동료들과 처음 대면한 어빈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지난 31일 생일에는 깜짝 선물까지 받았다. 주장 양의지가 생일 케이크를 들고 등장했고, 두산 선수 모두가 박수 치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4일 시드니 블랙타운 구장에서 어빈은 “팀원들 모두가 굉장히 환영해줬다.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다”고 웃었다. 어빈은 지난 27일부터 이날까지 2차례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오는 3월22일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가는 걸 목표로 몸을 만드는 중이다. 어빈은 “첫 번째 불펜 피칭은 마운드 경사라든가 공 던지는 느낌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던졌고, 두 번째는 구종마다 제구를 잡아가는 느낌으로 던졌다”고 했다. 어빈은 포심과 커브를 비롯해 싱커, 체인지업, 커터 등 레퍼토리가 다양한 좌완 선발이다. 구위도 구위지만 제구가 특히 좋다는 평가다. 어빈의 피칭을 지켜본 지난해 다승왕 곽빈도 “제구가 정말 좋더라”고 감탄했다. 지난 시즌 두산은 외국인 원투 펀치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이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농사가 대흉작이었던 만큼 올해 새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어빈도 그런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어빈은 “부상이라는 게 사실 선수 본인이 조절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내가 부상을 걱정하고 신경 쓰다 보면 오히려 방향성이 잘못될 수 있다. 시즌에 들어가도 어떻게 경기력을 끌어올릴지, 어떻게 내가 던지는 공을 제대로 던질지를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팬들의 기대치도 당연히 높겠지만, 나 역시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매우 높이 설정해 놨다. 부상 없이 올 시즌 잘 던지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다년간의 빅리그 경력을 통해 실력은 충분히 검증되었다는 평가. 하지만 KBO리그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어빈은 “영상자료를 정말 많이 봤다. 이미 벌써 KBO리그를 다 알게 된 것 같다”고 농담 섞어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롯데에서 뛰었던 댄 스트레일리나 삼성의 르윈 디아즈 같은 선수와 친분이 있다. 한국 야구에 대해 여러 번 물어보고 조언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KBO리그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역시 걱정하지 않는다. 이따금 마이너리그 등판을 했을 때 이미 ABS를 경험했다. 올 시즌부터 ABS존을 하향 조정하기로 한 것도 호재다. 어빈은 “낮은 공 던지는 걸 좋아한다. 나한테는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어빈은 지난해 두산과 계약 직후부터 KBO 공인구로 연습해 왔다. 공은 이미 익숙해졌다. 한국에서 쓰는 로진백이 미국보다 좀 더 꺼끌꺼끌한 느낌이라고 했지만, 역시 금방 적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낯선 KBO 리그에서 잭 로그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된 건 생각 못했던 행운이다. 앞서 두산은 어빈에 이은 외국인 2선발로 토마스 해치와 계약했지만, 메디컬테스트에서 문제가 생겨 좌완 로그로 급선회했다. 공교롭게도 어빈과 로그는 2022년 MLB 오클랜드에서 함께 뛰었다. 어빈은 “로그와 같은 팀에 뛴다는 것 자체가 심적으로 좀 더 편안해지는 것 같다. 로그 뿐 아니라 (제이크) 케이브도 원래 알던 사이다. 외국인 선수들끼리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데 많이 편할 것 같다”고 했다. 환경은 잘 갖춰졌고, 준비도 착실히 하고 있다. 남은 건 가진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뿐이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넷이 모두 합쳐 13승에 그쳤던 두산, 올 시즌 가장 크게 기대하는 전력 상승 요소는 역시 MLB 현역 선발 어빈이다. 두산 새 외국인 투수 콜 어빈이 4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 두산의 ‘약한 고리’ 2번, 이번 시즌엔 다를 겁니다
- 2025. 02. 04 08:00 야구
- 두산 새 외인타자 제이크 케이브가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트렌드 역행했던 지난 시즌 OPS 0.696 최약체 ‘두산 2번’ 팀내서도 9번만큼 약해 제역할 했던 허경민 떠났지만 수비·주루 겸비한 케이브 2번타자 새주인 기대감 지난 시즌 두산 2번 타자는 리그에서 가장 약했다. OPS 0.696으로 전체 꼴찌였다. 10개 구단을 통틀어 2번 타자 OPS가 0.7이 안되는 팀은 두산이 유일했다. 허경민이 제 몫을 했지만 부상으로 결장이 많았다. 다른 타자들은 유독 2번 자리에만 들어가면 맥을 못췄다. 헨리 라모스, 제러드 영 등 외국인 타자들도 2번 자리에선 부진했다. 타고투저 바람 속에 지난 시즌 BO리그 10개 구단 2번 타자 평균 OPS는 0.789에 달했다. 2020년 0.79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타순별로 살폈을 때도 3번(0.876), 4번(0.857) 다음으로 높았다. 2번 타자 평균 OPS가 5번(0.779)보다 더 높았다. 역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강한 2번’ 바람이 KBO에도 유의미하게 영향을 끼쳤던 지난 시즌, 두산은 반대로 움직였다. 두산 2번 OPS 0.696은 9번 0.672 다음으로 낮은 숫자였다. 지난해 두산 타선에서 생산력이 가장 높았던 자리는 0.892의 6번이었다. 리그 전체에서 1등이다. 6번으로 주로 나선 강승호가 커리어하이를 기록했고, 양석환·김재환 등 중심타자들도 6번 자리에서 잘 쳤다. 2번은 물론이고 3번(0.856), 4번(0.832)보다 6번이 더 강했다. 어느 타순이든 강하면 강할 수록 좋겠지만, 상위 타순보다 하위 타순이 더 강한 건 사실 손해다. 아래로 내려갈 수록 타석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두산 6번은 611타석, 2번은 675타석을 소화했다. KBO 9개 구단 대부분이 타순 앞선부터 잔뜩 힘을 주고 나섰던 지난 시즌 두산만 엉덩이를 뒤로 빼고 시즌을 치렀다. 팀 구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다. 이상적인 강한 2번이 되려면 사실 조건이 까다롭다. 정교한 타격에 장타 능력을 갖춰야 하고, 주루도 기본 이상은 돼야 한다. 냉정히 말해 두산에서 그런 타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삼진이 많거나, 다리가 느리거나, 둘 다인 경우가 대부분인게 두산 상위 타자들이었다. 결장이 많았지만, 그래도 2번에서 제 역할을 해줬던 허경민까지 FA로 떠났다. 지난해 허경민 다음으로 2번으로 많이 나간 선수는 이유찬이다. 2번 자리에서 62타수 12안타, 타율 0.194를 쳤다. 시즌 전체 성적과 비교해도 한참 떨어졌다. 선수 구성은 올해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허경민이 나갔고, 외부 영입은 없었다. 2번 자리 새 얼굴을 기대한다면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 정도다. 지난시즌 한화 요나단 페라자,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 등 외국인 타자가 2번으로 나선 다른 구단 사례도 있다. 케이브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123경기에서 타율 0.251에 7홈런을 쳤다. 계약 당시 두산은 ‘타격 뿐 아니라 수비와 주루까지 준수하다’고 평가했다. 케이브가 가진 능력치 그대로를 KBO리그에서 발휘한다면 ‘강한 2번’에 가장 어울리는 타자가 될 수 있다. 양의지, 김재환, 양석환 등이 포진한 두산 중심 타선은 두텁고 강력하다. 리드오프는 발빠른 정수빈이 맡는다. 지난 시즌 내내 아쉬웠던 2번 자리만 강해진다면 한층 더 무서운 타선의 파괴력을 기대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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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무제표로 본 기업의 속살]두산인프라코어 1조원에 인수해봐?(2020. 10. 30 15:40)
- 2020. 10. 30 15:40 경제
- 제조업인 회사의 재무제표는 주로 어디를 봐야 할까요? 많이 하는 질문입니다. 우선 제조업이 어떤 형태의 산업인지 생각해보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제조업은 가장 기본적인 회사 형태입니다. 산업혁명 시대 공장으로부터 발전했습니다. 단순한 현금 출납 기록이었던 공장의 ‘장부’가 ‘제조원가’를 계산할 수 있도록 발전했습니다. 원가를 알아야 제품의 ‘이윤’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판매가격에서 제조원가를 빼면 ‘마진(Margin)’이 나옵니다. 팔린 상품 개수를 안다면 매출액, 매출원가, 영업이익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굴착기가 국토교통부 등이 개최한 ‘스마트건설 챌린지2020’대회에서 첨단기술을 이용한 굴착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 두산인프라코어 홈페이지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보고서인 재무제표에서 제조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과 함께 ‘매출원가’ 부분도 관심 있게 봐야 합니다. 매출액의 시장점유율과 더불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지 ‘제조원가’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살 기업이 계속 이익이 날지?” 궁금 실제 사례를 보면 이해가 빠를 텐데 마침 건설기계 제조업 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M&A 시장에 나왔습니다. 매각조건은 종속회사인 두산밥캣을 뺀 기계사업부와 엔진 부문입니다. 이럴 땐 종속회사를 제외한 재무제표 ‘두산인프라코어 별도 재무제표’를 확인합니다. 2019년 말 기준 두산인프라코어는 약 4조9000억원의 자산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채총계가 약 3조5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297%에 달합니다. 사채와 단기차입금만도 1조4000억원이라서 2019년 이자비용을 1297억원이나 지불했습니다. 매출액은 3조100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1781억원, 당기순이익은 530억원을 냈습니다. 당기순이익이 적은 것은 아무래도 금융비용이 많이 깎아먹는 모양새입니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가격을 1조원 정도로 희망한다고 합니다. 현대중공업, MBK파트너스, 유진기업 등 여섯군데에서 관심을 보인 상태입니다. 인수 후보자들도 제일 먼저 두산인프라코어 손익계산서를 쳐다보았을 것입니다. “살 기업이 계속 이익이 날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발 더 나아가 제조업의 중심인 ‘매출원가’를 살펴보겠습니다. 2019년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원가는 2조5000억원입니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5899억원입니다. 매출총이익률이 19%네요. 두산인프라코어가 건설기계를 1대 만들면 우선 19%의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이게 좋은 상황인지는 경쟁사와 비교를 해봐야 합니다. 건설기계를 만들고 인수 후보자에도 속해 있는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기계건설의 2019년 손익계산서를 열어봅니다. 매출액 1조9000억원, 매출원가 1조7000억원, 매출총이익 2686억원으로 매출총이익률 13%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엔진사업부까지 포함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동일비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만, 조 단위 매출액 규모를 보았을 때, 19% 대 13%는 큰 차이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기계설비 제조사로 원가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재무제표로 확인합니다. 제조업은 시장점유율도 함께 봐야 손익계산서를 통해 지난 1년간 제품 판매수량인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알 수 있습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3년 평균 약 3조원의 매출액과 약 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의 수익과 이익만으로 그 회사의 평가를 마칠 수 없습니다. 회사가 속한 시장상황도 함께 보아야 더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특히 제조업이면 생산설비능력(CAPA)과 시장점유율은 빠뜨리지 말아야 할 사항입니다. 보통 재무제표에는 없지만 상장사의 경우 사업보고서에 관련 수치를 제공합니다. 현대건설기계 2019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2조5000억원의 건설기계 매출액은 전 세계 시장점유율 2%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두산인프라코어는 4~5%로 정도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1위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액의 50% 정도가 북미지역에서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지난해 공장설비 가동률을 보면 해외 83.5%, 국내 58.7%로 국내 공장 가동률이 낮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아직 두산인프라코어가 확장할 수 있는 해외시장은 많다. 그리고 국내는 시장만 확장되면 생산능력의 여유도 있다’입니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리면 건설시장은 확대되고 건설기계 매출은 증가합니다. 정부는 한국형 뉴딜정책 등을 통해 SOC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에 대응할 CAPA 능력이 여유롭네요. 생산성·시장성 등을 볼 때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력적인 기업입니다. 그럼에도 매각 대상이 된 이유는 두산인프라코어 문제라기보다는 두산그룹 전체의 경영위기 탓입니다. 그룹 지주사인 ㈜두산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364%이며, 총계가 23조7000억원입니다. 유동성의 위기를 우려합니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두산인프라코어의 대주주인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 등의 경영환경 악화를 꼽습니다. 파는 쪽의 이유는 그렇다 치고, 사려는 이들은 두산인프라코어를 합병해 독점적인 시장지위자가 되거나, 향후 더 좋아질 기업가치에 투자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인수자들은 두산인프라코어의 현재가치도 실사를 통해 확인하겠지만 향후 몇년간의 미래가치에 더 집중할 것입니다. 손익뿐만 아니라 재무상태표에 기록된 자산의 실제성과 우발부채와 같이 숨겨진 부실자산이 없는지 꼼꼼히 따져볼 것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종속회사인 두산밥캣을 인수할 때 생긴 영업권 3조원, 두산인프라코어중국 외부투자자들과 계류 중인 소송사건(소송가액 7565억원) 등이 인수 측에서 고려해야 할 걸림돌입니다. 4조원의 자산을 가지고 3조원의 매출을 내며, 평균 1600억원의 이익을 내는 회사를 두산그룹이 팔기 위해 내놓았습니다. 다행히 인수에 관심 있는 기업과 사모펀드가 여섯군데나 됩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그룹의 구원자가 될 것 같습니다. 결론은 다음 달에 윤곽이 드러날 예정입니다. 제조업 회사는 재무제표상으로 높은 이익률, 성장성뿐만 아니라 낮은 원가, 강한 시장 점유율까지 체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재무제표로 본 기업의 속살
- 두산중 몰락은 탈원전 때문인가(2020. 03. 20 15:30)
- 2020. 03. 20 15:30 경제
- ㆍ재계 15위, 휴업까지 검토… 보수 야당과 원자력 업계, ‘정부 책임론’ 공세 재계 서열 15위 두산이 흔들린다. 두산그룹의 ‘허리’ 두산중공업이 경영위기를 맞으면서다. 지난 2월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한 두산중공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휴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해온 두산중공업의 추락과 함께 두산그룹 계열사 주가는 동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몰락이 한국경제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두산중공업 공장에서 정밀작업으로 제작된 터빈. / 경향DB 두산중공업 위기의 원인에 대한 진단은 엇갈린다.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과 원자력 업계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원인으로 꼽는다. 탈원전으로 원전 설비 수주가 끊긴 결과라는 것이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부 책임론’ 공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을 망가뜨린 건 탈원전 정책인가. 두산중공업이 택한 선제적 구조조정은 어떻게 봐야 할까. 부실 계열사 살리려다 함께 부진 “주력업종을 식·음료 부문에서 기술 소재 부문으로 옮길 것이다.” 1996년 두산 창립 100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박용곤 당시 회장은 ‘신(新)두산’을 선언했다. 두산그룹은 4년 뒤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인수를 시작으로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2007년 밥캣(현 두산밥캣)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발전·장비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0년대 10위권 밖에 머물던 재계 순위도 2000년대 들어 10위 안으로 안착했다. 두산그룹 내 중공업 부문 매출은 그룹 전체 매출의 88.8%(2014년 기준)를 차지했다. 소비재 중심에서 중공업 기업으로의 전환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 <포춘>지 선정(매출기준) 세계 500대 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두산중공업은 변화의 중심에 섰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발전설비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에 있다. 공기업이었던 한국중공업으로부터 발전 및 산업설비 관련 기술을 이전받았고 정부는 수주물량을 밀어줬다. 원자력발전소용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주요 설비를 제조하는 곳은 국내에서 두산중공업뿐이다. 정부 지원과 안정적인 시장 환경이 맞물려 견고한 성장을 해왔다. 석탄화력발전 부문에서 수익을 내는 한편 원전 부문은 미래 수익원으로 선정해 경쟁력을 키웠다. 2012년 두산중공업은 출범 당시 매출액 2조원의 약 5배에 달하는 9조6272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까지 두산중공업의 실적은 ‘양호’했다. 이상 징후는 2014년부터 감지됐다. 원인은 대규모 금융비용에 있다. 2014년 두산중공업은 영업이익(연결기준) 8880억원을 내고도 8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당기순손실은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매출액은 15조6596억원(연결기준, 실적 잠정 공시)으로 전년도(14조7610억원) 대비 6.1%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1조768억원으로 전년대비 7.3% 증가했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실적이 좋아진 덕분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10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제조 부문에서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지만 금융비용과 대손상각비, 잡손실이 순이익을 잠식한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6년째 ‘금융비용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그룹 내 부실 계열사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돈줄이 막힌 계열사 지원을 위해 회사채 발행자금으로 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스스로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했다. 타 계열사가 발행한 RCPS의 상환보증도 섰다. 특히 부진에 빠진 두산건설을 살리기 위해 2010년 전후부터 1조9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과정에서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는 시장 경쟁력이 있는 공작기계 사업부를 매각했고, 두산중공업은 두산엔진과 두산밥캣의 지분을 팔았다. 수주물량 감소 대부분은 석탄화력 2007년 두산그룹이 4조5000억원을 들인 밥캣 인수도 재무 구조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밥캣 인수금액의 80%를 차입을 통해 해결했고, 영구채를 발행한 두산은 막대한 금융비용을 부담해왔다. 알짜 사업부를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이뤄진 ‘계열사 퍼주기’는 두산중공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2019년 말 두산중공업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00%까지 치솟았다. 최근 5년간 평균 부채비율은 270%에 이른다. 그룹 내 계열사를 살리려다 부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 경향DB 두산중공업 추락에 탈원전 정책은 얼마나 영향을 끼쳤을까. 2014년 이후 두산중공업의 신규 수주 물량에서 원전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수주물량의 86.3%는 해외 석탄발전소가 차지한다.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10%대에 머문다. 전체 사업 수주물량이 준 것은 석탄화력발전 물량이 줄면서 나타난 결과다. 석탄화력발전 수주 감소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무관한 전 세계적인 추세다. 2015년 온실가스 감축을 결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세계 석탄화력 신규 발주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석탄화력 최종투자결정은 2015년 88GW에서 2018년 23GW로 줄었다. 반면 전 세계 전력시장 투자비율은 전체 40%가 신재생에너지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화력과 원전은 각각 16%, 6%에 그쳤다. 두산중공업의 실적 하락 원인은 전 세계적인 석탄화력발전 수요 감소에 있다. 마찬가지로 GE와 지멘스 등 글로벌 발전 업체 역시 에너지 전환 흐름에 따라 석탄화력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포기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두산중공업의 위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며 “산업 특성상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쉽지 않다보니 기존 사업 방식을 유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신한울 3·4호기를 비롯한 국내 원전 건설계획이 중단되거나 백지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전 축소로 인한 수익 감소는 현재 실적과 무관하다. 2017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산중공업에 지급한 금액은 5877억원에서 지난해 8922억원으로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탈원전 타격을 운운하는 두산중공업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는 이유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의 추락 원인을 시장 흐름을 읽지 못한 경영진의 실책에서 찾는다. 지난해 에너지경제 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두산중공업 보고서에서 “두산중공업은 지난 3년 동안 발전시장의 방향을 오판해 국내·외 성장 잠재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남종석 경남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연구위원은 “두산중공업 문제는 금융부문 적자 누적과 글로벌 에너지시장 적응 실패에 따른 것”이라며 “정부의 원전 정책은 현재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전이 원인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두산중공업의 인력 구조조정을 어떻게 봐야 할까. 두산중공업은 탈원전 정책 이전인 2014년에도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그룹사 차원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두산중공업에서는 사무직 직원 200여 명이 희망퇴직했다. 당시 사측이 내세운 명분은 ‘체질 개선을 통한 기술경쟁력 강화’였다. 이번 두산중공업의 희망퇴직·휴업 조치 단행 이유는 ‘수주물량 감소로 인한 고정비 절감’이다. 당장 손실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때문에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 되레 ‘노조리스크’가 겹쳐 회사의 추락을 부채질한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실적 하락세로 접어든 이후 꾸준히 인력을 줄여왔다. 2013년 8428명이던 두산중공업 임직원 수는 지난해 9월 기준 6784명(정규직·비정규직)으로 줄었다. 이 같은 지속적인 인력 구조조정의 배경 가운데 하나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전환에 있다.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현재 두산중공업은 석탄화력·원자력 중심에 맞춰진 수익 구조를 풍력·가스 발전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발전설비용량 전망에 따르면 2023년까지 신재생에너지의 연평균 성장률이 10.6%에 달하는 데 반해 석탄화력 0.7%, 원자력은 0.6% 수준에 불과하다. 두산중공업 역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 각국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하여 급변하는 세계 발전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가스터빈, 신재생에너지, 디지털 솔루션 기술 개발 등을 통해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2018년 두산중공업 통합보고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시급한 과제 신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이뤄지는 인력 구조조정의 타깃은 정규직 노동자다. 두산중공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7057명이었던 정규직 노동자 수는 지난해 5981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정규직(기간제) 노동자는 671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803명으로 늘었다. 신산업 진출을 명분으로 고임금 정규직 노동자 비율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인력 개편 작업을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예컨대 현대모비스는 전국 12개 공장 가운데 직영 2곳을 제외하고 인력의 100% 가까이를 하청·비정규직으로 채웠다. 두산중공업이 신산업 전환 과정에서 ‘현대모비스 모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철 군산대 교수는 “정부 지원을 받아 성장한 기업이 경영진의 오판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는 격”이라며 “신산업 전환 과정에서 질 좋은 일자리 감축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처한 악재를 과도하게 부풀려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월 14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 실적 개선으로 당기순손실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손실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의미다. 향후 보장된 먹거리도 있다. 에너지 업계는 향후 2년간 풍력발전 분야에서만 연간 3조원 이상의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풍력발전 설비는 국내에서 두산중공업과 유니슨 두 곳에서만 생산한다. 정부는 앞서 해당 분야에 국산 기자재 장려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남종석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두산중공업의 기술은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전처럼 계열사 부실을 떠안지 않는다면 위기에서 빠져나올 것”이라며 “정책 변환기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선제적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V6’ 두산, 이제 ‘왕조’라 불러도 손색없다(2019. 11. 01 15:52)
- 2019. 11. 01 15:52 스포츠
- 지난 10월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9번째 투수로 등판한 두산 배영수가 키움 제리 샌즈를 상대로 공을 던졌다. 샌즈가 받아친 공은 힘없이 투수 방면으로 떨어졌다. 배영수는 이 공을 잡아 1루 오재일에게 송구했다. 고척돔에는 환호성이 쏟아졌고 3루 더그아웃에서 두산 선수들이 쏟아져나왔다. 두산이 ‘V6’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두산의 2019시즌이 148경기에서 끝났다. 이로써 두산은 최근 5년 동안 우승을 세 차례나 달성하는 위업을 이뤘다. 이 중 두 차례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모두를 제패한 통합 우승. 이제는 ‘왕조’라는 수식어가 온전히 어울리는 팀이 됐다. 두산베어스 김태형 감독과 오재원이 10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승리,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후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 고척 | 이석우 기자 사실 두산이 올 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우승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전력 누수가 된 채로 시즌을 시작했고, 시즌 초중반까지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시즌 후반 막판 뒤집기로 극적으로 정규시즌 1위를 달성한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한 경기도 내주지 않고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기적을 썼다. 양의지 없이 시작한 두산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스토브리그를 가장 뜨겁게 만들었던 일은 양의지의 행선지였다. 양의지는 2018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머니 게임’에서 NC가 이겼다. 두산은 4년 총액 120억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했으나 양의지는 4년 125억원에 NC행을 택했다. 거액을 제시하고도 양의지를 빼앗긴 두산은 허탈함 속에 시즌을 맞이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양의지는 10승 선발투수 하나와 같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두산은 최근 몇 년 동안 굵직한 선수들을 잡지 못하고 놓치곤 했다. 2018시즌을 앞두고는 미국에서 돌아온 김현수가 LG와 계약하는 모습을 그대로 바라봐야만 했다. 같은 해에 두산에서 롯데로 팀을 옮긴 민병헌도 마찬가지였다. 계속된 전력 누수를 겪던 두산은 양의지의 이탈로 큰 위기를 맞게 됐다. ‘1위는 할 수 없겠다’ 우려도 개막 직후 뚜껑을 열어보니 ‘산 넘어 산’이었다. 새로 바뀐 공인구는 KBO리그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두산도 마찬가지였다. 팀의 장타자 김재환의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김재환은 지난 4월까지 32경기에서 타율 0.303 7홈런 등으로 나름 선전했으나 이후에는 한 달에 2개꼴로 홈런을 겨우 쳐냈다. 겨우내 미국에서 덕 레타 타격코치에게 ‘과외’를 받고 온 오재원, 오재일 등은 오히려 타격감이 떨어졌다. 오재원은 4월까지 18경기에서 타율 0.161을 기록했다. 5월에도 1할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7월에는 타율이 1할도 채 되지 못했다. 오재일도 4월까지 23경기 타율 0.190으로 헤매다가 6월부터 차츰 제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뜻하지 않게 부상선수들이 줄줄이 나왔다. 2015~2016시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장원준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제대로 뛰지 못했고 시즌 말미에는 무릎 수술을 받았다.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도 전반기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13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 4.41로 예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좌완 불펜 이현승도 4월 말 종아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돼 오랜 재활기간을 거쳤다. 버팀목이 된 선수들 그럼에도 두산은 시즌 초부터 2위권 안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켰다. 마운드의 중심을 조쉬 린드블럼이 잡았다. 2015년 롯데와 계약해 KBO리그에 발을 들인 린드블럼은 2018시즌 두산으로 옮기면서부터 마운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지난 시즌 15승(4패)으로 다승 부문 리그 2위를 기록했던 린드블럼은 올 시즌에는 20승 고지에 올랐다. 개인 13연승·잠실 18연승·홈 16연승 등을 기록했다. 여기에 영건 이영하가 선발진의 한 자리를 채웠다. 4월까지 5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하며 순항한 이영하는 시즌 17승(4패)째를 올리며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특히 9월 19일 SK전에서는 완투승을 이끌기도 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 1일 NC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를 지킨 선수도 이영하였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144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면서 타율 0.344 15홈런 88타점을 기록했다. 197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이 부문 리그 1위를 기록했다. 9경기 차 뒤집은 기적 2위권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키던 두산은 시즌 중·후반부에 점차 선두 자리에서 멀어져갔다. 8월 15일 당시 1위였던 SK와 경기 차이는 9경기였다. 게다가 9월 중순에는 3위인 키움에게 쫓겨 2위 자리까지 잠시 내줬다.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을 일찍 준비해야 하는 걱정에 휩싸여 있었다. 그러나 시즌 막판 ‘기적’을 만들어냈다. 시작은 SK와의 더블헤더였다. 9월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2경기를 모두 잡으면서 2위 자리를 탈환했다. 게다가 SK와의 격차를 2.5경기로 줄였다. 그리고 9월 28일 잠실 한화전에서 연장 10회말 혈투 끝에 7-6으로 승리, 같은 날 삼성에 패한 SK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두산은 기세를 이어나갔다. SK와 상대전적에서 우위에 있던 두산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 1일 NC전을 6-5로 승리한 뒤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었다. 9경기 차이를 뒤집고 우승의 자리에까지 오른 최초의 사례였다. 두산의 9월 이후 승률은 12승1무7패 승률 0.632였다. 4경기 만에 끝낸 한국시리즈 두산의 한국시리즈 상대는 키움이었다. 키움은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LG를 3승1패로 꺾고 플레이오프에서는 SK를 상대로 3연승으로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1·2차전까지 두 팀의 팽팽한 승부가 펼쳐졌다. 두산은 3차전에서는 상대 타선을 꽁꽁 묶으며 쉽게 승리를 가져왔다. 후랭코프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3회 박세혁의 1타점 3루타, 박건우의 2점 홈런으로 승기를 잡아 경기 끝까지 이어갔다. 4차전은 더 극적이었다. 선발투수 유희관이 1이닝 6실점(4자책)으로 조기 강판됐고 이어 등판한 함덕주도 2점을 더 내줬다. 2회까지 3-8로 이미 승부가 기울어졌지만 두산은 5회에만 5점을 뽑아내며 9-8로 역전했다. 9회말 키움에 동점을 허용했으나 연장 10회 2점을 뽑아내며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승리를 차지한 두산은 경기 후 ‘셀카 세리머니’를 맘껏 즐겼다. 김태형 감독, 역대 최고 대우 받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도 경사가 이어졌다. 김태형 감독은 10월 29일 3년 28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7억원)에 재계약했다. 2017시즌을 앞두고는 두산 사령탑 역대 최고인 3년 총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에 재계약했던 김 감독은 두 번째 재계약을 할 때는 KBO리그 최고 대우를 받았다. 김 감독은 “최고 대우를 해주신 구단주께 감사드린다. ‘늘 팬들을 위한 야구를 해달라’는 구단주님의 야구 철학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매 경기 두산베어스다운 야구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두산의 특별한 힘, ‘위닝 컬처’ 팀 분위기(2018. 10. 08 15:15)
- 2018. 10. 08 15:15 스포츠
- ㆍ두산은 올 가을 팀 창단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그 ‘위닝 컬처’를 만든 것은 기본기와 자율경쟁, 보스 ‘비개입’의 조화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9월 23일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기업위원회에 참석해 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추석 다음날인 지난 9월 25일. 프로야구 두산은 잠실에서 넥센과 경기를 치렀다. 방망이의 화력 대결에서는 넥센도 만만치 않았다. 넥센은 몰아치면서 빅이닝을 만드는 데 장기가 있는 팀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 양상은 달랐다. 두산 선발 이용찬은 5이닝 2실점으로 버텨냈고, 경기 후반 두산의 타격이 폭발하면서 상대 넥센을 ‘그로기’로 몰고 갔다. 두산 1루수 오재일은 올 시즌 전반기 내내 극도로 부진했다. 전반기 타율은 겨우 2할1푼8리였다. 1루수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았다.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타자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던 파레디스는 타율 1할3푼8리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겨두고 방출됐다. 팀 타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2명이 부진하고도 두산의 성적은 떨어질 줄 몰랐다. 빈 자리가 생기면 그 자리를 채우는 선수들이 나타났다. 1루 자리는 최주환, 오재원, 류지혁 등 다른 내야수들이 돌아가며 맡았다. 타선의 힘은 떨어지지 않았다. 2004년 이후 15번이나 가을야구 진출 전반기 부진했던 오재일은 후반기 원래의 오재일로 돌아왔다. 9월 이후 치른 24경기에서 타율 3할6푼9리, 홈런 9개를 때렸다. 오재일은 25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5-2로 앞선 7회말 쐐기 만루홈런을 날렸다. 결정적 한 방이었다. 두산은 이후 넥센을 더 두들겼고 결국 13-2로 이겼다. 조금 특별한 승리였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86승46패가 됐고 남은 1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은 단일리그제 기준 1995년과 2016년에 이어 이번이 통산 세 번째다. 앞서 두산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과 1995년, 2001년, 2015년, 2016년까지 5차례 우승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두산 김태형 감독은 “감독은 한 게 없다”며 “선수들이 너무 수고가 많았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장원준, 유희관 등이 흔들렸던 선발진을 떠올리며 “완전한 전력으로 시즌에 들어가지 못했다”면서도 “상황마다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고 말했다. 두산은 2000년대 들어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하는 팀이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15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2006년, 2011년, 2014년 등 겨우 세 번밖에 되지 않는다. 15년 중 12번이나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이 중 절반이 넘는 7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두산이 특별한 이유는 뉴욕 양키스처럼 아주 비싼 선수를 사 모으는 팀이 아니라는 점이다. 두산은 같은 기간 외부 자유계약선수(FA)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롯데로 떠났다가 돌아온 홍성흔을 빼면 2015년 영입한 장원준이 유일하다. 되레 팀을 떠난 FA들이 더 많다. 그럼에도 단단한 전력이 유지됐다. 불펜 투수들은 2~3년을 주기로 주축 선수들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강한 마운드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화수분 야구’라 불린다. 빈 자리가 생기면 새 얼굴의 선수들이 그 자리를 빈틈없이 메웠다. 주축 선수들이 FA로 떠나도 새로운 젊은 선수가 주전으로 성장했다. 다른 팀도 좋은 선수를 뽑고, 성장을 위해 큰 공을 들이지만 제대로 성장해 1군 주전 자리를 채우는 일은 쉽지 않다. 두산을 강팀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팀과 조금 다른 ‘팀 분위기’다. 이른바 ‘위닝 컬처’라 불리는 특별한 무엇이다. 두산이라는 야구팀의 강점은 폭발적인 타선, 강력한 선발진, 확실한 불펜진 등 겉보기의 화려함이 아니라 이들을 묵묵히 받치는 ‘수비’에 있다. 두산은 좌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안타, 힘찬 스윙, 아름다운 무지개를 그리면서 담장을 넘어가는 화려한 플레이 대신 묵묵한 기본기에 더 큰 가치를 둔다. 아무리 뛰어난 타격능력을 갖췄더라도 수비실력이 쌓이지 않으면 1군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두산 외야수 박건우는 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로 평가받지만 1군에 올라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입단 동기인 정수빈이 외야 수비능력을 인정받은 것과 달리 박건우는 타격실력에 비해 외야 수비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군에서 오랜 경험을 통해 외야 수비능력을 안정화시켰고, 1군에서 폭발적인 타격능력을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김태형 감독의 ‘단순 강렬한 메시지’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화는 자연스럽게 개인의 능력보다 팀을 위한 능력에 가치를 두는 분위기를 만든다. 안타와 홈런은 나를 빛나게 하지만 수비는 팀을 빛나게 하기 때문이다. 팀을 강조하는 문화 속에 나를 돋보이게 하는 노력도 존재한다. ‘12시의 야구’라 불리는 개인 간 경쟁의 문화다. 야구는 대개 오후 6시30분에 시작해서 10시 언저리에 끝난다. 선수들은 오후 1~2시쯤 경기장에 출근한다. 경기가 끝나면 정리를 하고 퇴근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두산은 조금 다르다. 어떤 선수들은 12시쯤 조기 출근하고, 또 많은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자율학습’을 한다. 12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가 끝나고 불이 꺼져도 여기저기서 방망이를 휘두르며 그날의 경기를 ‘복기’하는 선수들이 상당수다. 여기에 김태형 감독의 단순하고 강렬한 메시지 전달방식도 영향을 준다. 김 감독은 2015년 두산 감독으로 취임한 첫 해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년 연속 우승에 이어 올 시즌까지 팀을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 두산을 강팀으로 만든 것은 오랜 전통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최근 수년간 더욱 강한 팀으로 만든 것은 김태형 감독의 역할이 작지 않다. 두산 포수 양의지는 김 감독의 장점에 대해 “단순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많은 감독, 코치들이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집중한다. 실제 선수들의 부족한 점을 짚어주고 가르쳐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디테일한 설명일수록 효과적이라고 여긴다. 김태형 감독의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2015년 한국시리즈 때 팀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였다. 어떤 공을 노려라, 어떤 코스를 노려라는 식의 주문을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타자들에게 “괜찮아, 뭐 있어. 그냥 들어가서 까”라고 말했다. 주저하지 말고 적극적인 공격을 하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였다. 세세한 지시를 통해 선수들을 복잡하게 만들기보다는 단순화시켜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얻는다. 이미 세부적인 기술은 완성된 선수라는 믿음의 결과이기도 하다. 단순한 메시지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키운다. 김 감독은 내야수들의 시프트에 개입하지 않는다. 두산은 올 가을 팀 창단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그 ‘위닝 컬처’를 만든 것은 기본기와 자율경쟁, 보스 ‘비개입’의 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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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원계의 떠오르는 훈남 두산 베어스 오종학 응원단장
- 2008. 11. 10 화제
- 두산 베어스의 오종학 응원단장은 올 야구 시즌 필드 밖 최고의 스타다. ‘잠실 원빈’으로 불리며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은 후 이제는 그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팬들까지 생겼다. 분명 잘생긴 외모 덕을 보긴 했다. 하지만 이 젊은 응원단장을 설명하는 데에는 외모보다는 열정이 더 빠른 단어다. 독수리, 곰이 되다 종착점을 코앞에 둔 2008 프로야구가 점점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야구장뿐만 아니라 인터넷까지 뜨겁게 달구는 이가 있다. 바로 두산 베어스의 오종학 응원단장(27)이다. 잘생긴 외모로 ‘잠실 원빈’으로 통하는 오 단장은 요즘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야구장에서 사진을 찍자거나 음료를 주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제 팬클럽도 생겼더라고요. 가끔 ‘나. 사실 LG 팬인데’, ‘롯데 팬인데’ 하는 분들도 계세요(웃음).” 관심을 많이 가져주니 감사하고 기분이 좋다. 바싹 긴장하고 있던 여름보다는 한층 여유도 생기고 자신감도 붙었다. 오종학 응원단장은 올해부터 두산의 응원을 책임지게 된 신입 단장이다. 8개 구단의 응원단장들 중 나이도 가장 어리고 경력도 짧다 보니 남모를 고생도 많았다. “두산은 프로로서 저의 첫 무대예요. 대학교 때부터 응원을 했는데 프로와 아마추어는 천지 차이라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두산 베어스의 응원단장이라는 이름을 걸고 단상에 서는 거예요. 팬과 구단 그리고 저를 이끌어준 전 단장님과 여러 선배님들까지 많은 분들의 지적이나 조언이 바로바로 오더라고요.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랄까. 한 번 실수하면 얼음이 깨져서 순식간에 가라앉을 것 같은 기분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죠.” 처음에는 오 단장의 고향이 대전인 것을 트집 잡는 팬들도 있었다. 키도 크고 듬직해 그야말로 ‘곰’스러웠던 송창훈 전 응원단장과 비교해 마르고 날카로운 인상의 오 단장을 두고 ‘대전 출신 아니랄까봐 이미지가 독수리(이글스)다’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사람들은 누구든지 자기에게 익숙한 것을 생각하잖아요. 특히 매년 야구장을 찾는 팬들은 구단에 대한 애정이 강하기 때문에 더욱더 익숙한 것을 지키려고 해요. 제가 워낙 전 단장님과 이미지가 다르다 보니 처음에는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말랐다고 먹을 것도 챙겨줄 정도로 좋아하세요.” 고향이 대전이긴 하지만 두산의 전신인 OB의 팬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오 단장 역시 두산 팬으로 자랐다. 고등학교 때까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한다거나 춤을 추는 건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 내성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이렇게 두산의 단상에 오르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한 일이었지만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왔다. “대학에 들어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갔는데 그때 응원이라는 걸 처음 접했어요. 소리 지르고 박수 치며 공연하는 응원단 모습에 순식간에 빠져들었죠. 바로 응원단에 가입하고 남들보다 두세 배 더 연습했어요. 제가 정말 지독한 몸치에 음치였거든요.” 한번 빠지면 끝을 보는 스타일이다. 대학 2학년이 되던 2002년에는 학교까지 휴학을 하고 응원단에만 집중했다. 그렇게 월드컵을 보내며 ‘이왕 시작한 것 프로까지 가보자’라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결국 그는 2008년 2월,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두산 베어스의 응원단장으로서 단상에 섰다. 프로야구의 응원단장은 각 구단의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다. 대부분의 응원단장은 프리랜서이지만 이벤트 회사 소속인 경우도 많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프로야구를, 겨울엔 농구와 배구 응원단장을 함께 맡는데 오 단장은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의 응원단장을 함께 맡고 있다. 응원단장은 ‘사계절 풀 가동 고소득 전문 직종’이라는 말은 여기서 나온 것이다. “사계절 풀 가동은 맞는데 보수는 경력에 따라 많이 달라요. 저 같은 경우는 아직 경력이 짧기 때문에 선배들과 차이가 좀 있죠. 대기업 신입사원보다는 조금 많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선수 응원가 위해 가요, 올드팝, 트로트 4천곡 들어 야구는 현장에 가서 봐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야구에 문외한이었던 이도 현장에 가면 야구의 재미를 느낀다. 응원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야구 관람의 묘미다. “우리나라 스포츠 중에서 응원 문화가 가장 오래된 것이 야구예요. 시간이 지나면 응원 트렌드도 바뀌는데,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정말 ‘악’에 받친 응원이었어요. 어두웠던 시대의 스트레스를 야구장에서 풀었던 거죠. 유명했던 구단이 기아의 전신 해태죠. 해태는 응원이 따로 없었어요. 박수 하나로 응원을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고 점점 더 커졌어요. 그때와 다르게 요즘은 각자 자기 구단의 색깔을 찾아 즐기는 분위기예요. 여러 응원가와 구호, 도구가 등장했고 다 같이 노래 부르고 일어나서 율동도 해가며 승패를 떠나 경기 자체를 즐기는 쪽으로 변했어요.” 전에는 없던 음악들도 많아졌다. 안타나 홈런, 도루, 에러 등 야구 경기 중 일어나는 갖가지 상황에 따른 음악이 있고 선수 개개인의 선수 송도 있다. 선수 송에도 선수들이 필드에 오를 때 나오는 등장 송과 개인 응원가가 있는데 등장 송은 선수가 정하고 응원가는 응원단이 만든다. 선수와 팬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일도 응원단의 중요한 역할이다. “응원가는 만들어서 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계속하고 그렇지 않으면 바꿔요. 김현수 선수 같은 경우 처음 몇 개 만들었던 응원가가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최종적으로 팬들의 반응이 제일 좋았던 노래가 ‘붉은 노을’이었는데 김현수 선수가 맨 처음에 했던 응원가가 더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팬들한테 얘기를 하고 다시 그 노래로 바꿨어요. 그래서 지금 김현수 선수 응원가는 DJ. DOC의 ‘런투유’예요.” 응원가가 중요하다 보니 음악을 항상 귀에 달고 다닌다. 선수들 응원가나 상황별 음악 때문에 농담 안 하고 올해 오 단장이 들은 노래가 올드팝, 트로트까지 합쳐 무려 4천 곡이다. “듣다 보면 느낌이 와요. 괜찮다 싶으면 여러 번 듣고 편집해서 응원가로 만들죠. ‘어떤 음악을 틀어야 팬들의 목소리가 더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저뿐 아니라 8개 구단 응원단장들이 똑같이 하는 고민이에요.” 두산 팬은 뚝배기 야구장에서 경기만큼이나 치열한 것이 바로 응원이다. 응원단장들끼리 기 싸움이 있을 만도 하지만 상대 팀에 대한 에티켓은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응원계의 상도다. “야구 응원단장은 대한민국 4천8백만 명 중 딱 8개 구단 8명만 가지고 있는 직업이에요. 자부심이 있어요. 응원은 ‘죽일 듯’이 하되 서로 지켜야 할 선은 반드시 지켜요.” 기본적으로 수비를 할 때는 응원을 하지 않는 것이 응원계의 불문율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음향의 크기. 이닝 교체 타이밍에는 양쪽 모두 응원을 하는데 그럴 경우 홈팀이라고 해서 음향을 너무 크게 하면 팬들이 헷갈려 다른 팀 응원가를 부르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응원단장이 가장 ‘치욕’스러워하는 경우다. 파도타기를 할 때도 쭉 이어지다 상대 팀 관중석 전에서 반드시 끊어줘야 한다. 정규 시즌에는 그런 식으로 응원단장들끼리 기본 에티켓을 운영하고 플레이오프 때는 음향은 몇 이하, 북 치는 타이밍과 횟수까지 규정이 나온다. 이제 웬만한 팬들은 야구장에서의 에티켓 정도는 기본으로 지킨다. 하지만 단상에서 응원을 하다 보면 돌발 상황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취객 분들이 가끔 단상에 올라오세요. 그런 행동은 저희 응원단뿐 아니라 다른 팬들에게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이에요. 특히 나이가 지긋한 분이 그러면 아버지뻘 되는 분께 함부로 할 수도 없고, 정말 곤란하죠.” 그래도 두산 팬들의 매너는 8개 구단 중 최고라고 자부한다. “저희 팬들은 ‘믿음’과 ‘뚝심’이 최고예요. 깔끔한 매너 역시 빼놓을 수 없죠. 두산은 아무리 많은 관중이 운집해도 싸움이 나거나 투척 행위가 일어나지 않아요. 상대방을 야유하는 일 또한 없고요. 저희는 뚝배기예요. 서서히 달아오르다 한번 끓기 시작하면 절대로 사그러들지 않는….” 올 시즌에는 유난히 역전 경기가 많았다. 126경기 중 역전승만 27경기, 거기다 홈에서 끝내기 안타로 이긴 경기가 많았으니 응원단장을 떠나 두산의 팬으로서도 즐거운 시즌이었다. “짜릿한 역전승의 순간에는 스스로도 미쳐요. 그 순간은 제가 응원단장이 아니에요(웃음). 원래 응원단장은 그렇게 흥분하면 안 되거든요. 좋아할 때는 좋아하되 그 분위기를 잘 이끌어가며 페이스 조절을 해야 하는데 저는 아직 그게 잘 안 돼요.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죠.” 농구나 배구는 몰라도 야구만큼은 두산이 아니면 안 된다는 오 단장에게 ‘누가 우승할 것 같나’라는 마지막 질문은 너무나도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물론 선수들에게 달린 것이지만 단장 첫해 우승이 제 목표예요. 우승하면 팬들한테 아이스크림 쏜다고 약속했어요.” 두산이 우승하면 그것부터 확인해보겠다고 하니 기사에 ‘로또 되면’이라고 하나 더 붙여달라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정말 원빈을 닮긴 닮았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 야구장에 가서 이 잘생긴 응원단장의 열정 가득한 응원을 꼭 한번 봐야겠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인성욱,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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