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439 건 검색)
- 러시아 “북한과 상호 일반 여행 협정 추진중”
- 2024. 12. 26 20:23정치
- ... 상호 여행에 관한 합의를 맺었다. 이 협정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리아노보스티는 설명했다. 러시아의 북한 여행 정보 사이트를 보면, 현재 러시아 시민들은 북한이 인가한 여행사를 통해 입국 비자를...
- 러시아 오인 격추? GPS 방해? 아제르바이잔 항공기 추락 원인은
- 2024. 12. 26 14:59국제
- ... 공항으로 향했고 착륙과 동시에 추락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안개가 짙었다고 전해졌다. 러시아군이 항공기를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로 오인해 공격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로이터는 드론...
- 아제르바이잔항공기추락
- 크렘린궁, 북한군의 내년 러시아 열병식 참여 가능성 공식 언급
- 2024. 12. 24 08:12국제
- ... 군 파견대를 열병식에 참여시킬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9일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초청 의사를 전달하며...
- 북러관계크렘린궁전승절열병식북, 러시아 파병
- “러시아 이름 쓰고 서명은 한글로”···북한군의 두 얼굴
- 2024. 12. 23 14:49국제
- ...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는 이날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으로부터 러시아군 포로의 심문 장면이 담긴 영상을 입수했다면서 이들이 파병된 북한 병사들에 대해 불만을...
- 러시아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쿠르스크북, 러시아 파병
스포츠경향(총 1,753 건 검색)
- ‘이슈 PICK 쌤과 함께’ 북한의 러시아 파병, 한반도 힘의 균형은 어디로?
- 2024. 12. 08 12:24 연예
- KBS 8일 오후 7시 10분 KBS1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과연 트럼프의 귀환이 이러한 복합위기를 어떤 방향으로 전개하게 될지, 그에 맞서 우리 한국은 내년 2025년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지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본다.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 러-우 전쟁에 개입하고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최근 국제 정세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상상하지 못했던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김 교수는 “파병 소식을 들은 후 올 한해 북한의 행보가 퍼즐처럼 맞춰진 느낌이었다”라고 답했다. 김정은은 올해 초부터 ‘적대적 두 국가론’을 강조해왔으며 지난 6월 19일에는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러조약’을 체결했다. ‘어느 한쪽이 침공을 받을 시 다른 쪽이 군사 지원을 한다’는 자동 군사개입을 규정한 ‘북러조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염두에 뒀던 조약 체결로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를 점령함으로써 북한 파병의 명분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 주목할 점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월 북한의 특수작전부대 현지 시찰에 나선 것을 들 수 있다. 이 모든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갑작스러운 결단이 아닌 치밀한 준비 끝에 실행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을 결정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김정은과 푸틴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는 외교적으로 고립되었을 뿐 아니라 사상자 역시 증가했고, 우크라이나가 점령 중인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 수복이 푸틴에게 시급하다. 수많은 사상자가 예견됨에도 러시아에 파병을 결정한 북한의 목표는 무엇일까. KBS 김 교수는 “북한 역시 절박한 상황”이라는 말과 함께 “2025년은 북한의 경제국방발전 5개년 계획이 종료되는 해지만, 강력한 대북 제재와 함께 경제 파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대북 정유제품 공급은 현재 연 50만 배럴로 제한되어 있는데 이는 대한민국의 하루 소비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이처럼 북한은 정상적인 경제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남북한의 경제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파병을 통해 러시아 특수를 노리고 있다. 전쟁 중에는 파병 군인의 임금이 큰 외화벌이 수단이 될 수 있다. 국정원의 보고에 따르면 북한군은 1인당 약 2,000달러, 약 280만 원에 달하는 급여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의 1인당 월 국민총소득(GNI)인 약 13만 원의 20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 최초의 드론 전투라 불릴 정도로 양상이 바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함으로써 북한군의 현대전 실전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작년 우크라이나가 배치한 드론은 무려 20만 대 이상이며, 올해 드론 100만 대 생산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전쟁 당사국으로서 전후 복구 인력이 부족한 러시아의 노동 시장을 노린다는 예측도 가능하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결국 북한에 군사기술을 제공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현재 한반도의 정세가 심각한 위기 상황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진단이다. 현재 북한은 5,000여 개가 넘는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하며 시민들의 일상에 큰 불편과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이 오물 풍선이 실제 무기가 될 경우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 역시 존재하므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김 교수는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성 문제 해결 방법으로 ‘서로 보내지 않는 것’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북한 역시 한반도의 긴장 고조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미국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나서라는 북한의 메시지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KBS 남북한의 충돌지가 될 가능성을 지닌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유엔군 사령부가 휴전 이후 서해 5도의 방어와 관리를 목적으로 설정한 사실상 ‘해상경계선’이다. 그런데 NLL은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 군사 분계선과 겹치는 구역이 존재해 지속적인 긴장과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5년 휴전선에서 목함지뢰 폭발 사건이 있다. 2017년 트럼프와 김정은이 ‘핵 단추’를 언급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여있던 한반도는 반전의 계기를 맞는데, 바로 평창 동계 올림픽이다. 긴장 완화 및 대화의 계기로 작용한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2018년 남북·북미 간 대화의 국면이 숨 가쁘게 전개되었다. 6년이 지난 현재,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내년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돌아올 ‘트럼프’다. 김 교수는 트럼프가 계속해서 선거운동 기간 중 김정은과의 친분을 강조해왔던 것을 들어 한반도 안보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김정은 역시 지난 8월 4일 미국을 향해 “대화도 대결도 우리의 선택으로 될 수 있다”는 말을 하며 2021년 이후 3년 만에 처음 대화를 언급했다. 김 교수는 “북러가 밀착하며 북한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게 되었으나 핵 문제는 북한이 미국과 담판을 통해 해결하려 할 것”이라 추측했다. 북핵 문제는 트럼프 1기와는 매우 달라진 양상을 보인다. 김 교수는 “미국이 비핵화를 포기하고 비확산이나 핵 용인으로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 전하며 “재임이 없는 트럼프가 4년 임기 내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고, 김정은 역시 협상 파트너로 트럼프를 선호하기에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현재 파병으로 중국의 보완재인 러시아를 확보한 상황이므로 이번 러시아 파병을 활용하여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BS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현재 한반도-동북아 정세 관리 능력이 절실한 상황으로, 북러 밀착을 면밀히 분석하여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북한과 약 1,400킬로미터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인 만큼 중국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또한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한층 더 복잡해질 2025년 한반도에서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리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제언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210회 ‘북한의 러시아 파병, 한반도 힘의 균형은 어디로?’는 12월 8일 저녁 7시 10분 확인할 수 있다. 방송 후에는 KBS홈페이지와 wavve, 유튜브 KBS교양, KBS다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he GeoVista’ 북한군 러시아 파병···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북한군, 우크라이나 전쟁 기술 경험 통해 전쟁 능력 구축”
- 2024. 11. 06 22:04 연예
- 아리랑TV 지난 5일 방송이 된 아리랑TV ‘The GeoVista’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대해 김진아 한국외국어대학교 LD 학부 교수 진행으로 예비역 육군 중장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분석을 들었다.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 다른 국제 제재를 위반하는 소지가 있지만, 러시아의 거부권과 양국 제재 회피 능력으로 인해 실질적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중·러 간 미묘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The GeoVista’에서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 상황, 북러의 밀착 계기와 중국의 입장도 상세히 분석했다. 아리랑TV 또한 육군 중장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과 함께 파병된 북한군의 위상과 예상 역할, 향후 전세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대담이 진행됐다. 파병된 이들에 대해 우리 국정원은 일명 폭풍 군단으로 불리는 11군단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세계 언론들은 각자 조금씩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해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입수한 정보는 11군단 출신이며, 이 부대의 주요 임무는 육로, 해상 또는 공중을 통해 적지에 침투하여 지휘 및 통제, 물류, 화재 등과 같은 약한 표적을 타격하고 적의 작전을 방해하는 것이다”라며 “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되는 병사는 경보병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현 전쟁 상황에 대해 “현재 러시아 내에서 한 달에 25,000~30,000명의 남성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들을 전선으로 보내고 있기 때문에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편 기초 훈련이 잘되어 있는 북한 병사들은 작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고, 이들이 방어 작전에 나설지, 아니면 공격용 군대로 사용될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파병군의 탈영, 탈북 등 여러 가지 리스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우방국 중 유일하게 무기와 병력을 보내는 베팅을 했다. 아리랑TV 전인범 전 특별사령관은 “우리는 북한이 핵기술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그것은 예상한 것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전쟁 기술 경험을 통해 훌륭한 전쟁 능력을 구축하게 됐으며, 이러한 전쟁 경험은 구매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The GeoVista’는 아리랑TV를 통해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방송된다. 아리랑TV
- ‘추적60분’ 오물 풍선부터 러시아 파병까지, 북한은 무엇을 원하나?···북, 통일 카드 버리고 러시아 올인? 김정은식 생존 전략 분석
- 2024. 11. 01 18:23 연예
- KBS 1일 오후 10시 KBS1 ‘추적60분’ 1386회는 ‘오물 풍선부터 러시아 파병까지, 북한은 무엇을 원하나?’가 방송된다. 지난 5월 북한이 우리나라에 최초로 오물 풍선을 살포한 이후, 현재까지 총 30차례에(2024.10.24. 기준) 걸쳐 오물 풍선을 보냈다. 오물 풍선은 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 떨어져 우리의 일상에 크고 작은 피해를 일으켰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0월 11일에는 북한이 “대한민국의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침투했다”고 주장했으며, 15일에는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의 계속되는 오물 풍선 살포에 우리 정부는 6년 만에 대북 방송을 재개하는 강경책을 택했다. 북한도 이에 대응하여 확성기를 켰다. 그러나 북한의 확성기에서는 체제 방송이 아닌, 기괴한 소음이 쏟아져 나왔다. 북한과 가까운 인천광역시 강화군,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등에 북한의 확성기 소음이 도달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피해를 호소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였다. KBS “폭격만 안 맞고 홍수만 안 나고 불만 안 났을 뿐ㅍ소리로 저희를 공격하는 거잖아요. 저희는 그것을 몸으로 받는 거고ㅍ그럼 이것도 재난인 거죠. 진짜 무서운 재난”(안미희 대남 방송 소음피해 주민 인터뷰 中) 전문가들은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확성기 소음 공격 등의 저강도 도발이 남한의 내부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심리전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12월, 북한은 조선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바 있다. 이는 남북이 더 이상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적대적 두 국가론을 헌법에 명시도 했고 그 속에서 화해, 통일, 동적이란 용어도 다 삭제했잖아요 이것은 결국 ‘김정은식 생존 전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다시 말해서 서로 의식하지 말고, 간섭하지 말고 적대적 두 개 국가로 각자도생 따로따로 잘 먹고 잘살자”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인터뷰 中) 남북 관계가 강 대 강으로 치닫는 가운데,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가 더해졌다. 국제사회는 북한을 규탄하며 파병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전쟁의 양상이 국제전으로 비화하며, 한반도의 안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고립의 길을 택한 북한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바 있다. 남북이 더 이상 동족 관계가 아닌, 교전 중인 두 개의 국가로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가 아니라고 선언한 것이다.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연결도로 폭파와 요새화에 이어 러시아 파병을 감행한 북한의 속내는 무엇일까? ‘추적60분’이 북한을 조명한 ‘오물 풍선부터 러시아 파병까지, 북한은 무엇을 원하나’ 편은 2024년 11월 1일 금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 ‘마리우폴에서의 20일’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감독 “트로피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않은 역사와 맞바꾸고 싶습니다”
- 2024. 10. 29 23:15 연예
-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전 세계 영화제 33관왕을 석권한 AP 통신 취재팀의 전쟁 다큐멘터리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이 우크라이나에 첫 오스카상을 안긴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감독의 수상 소감이 다시 화제가 되면서 눈길을 끈다. (감독/각본/촬영/내레이션: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 프로듀서: 레이니 아론슨-래스,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 필드 프로듀서: 바실리사 스테파넨코 | 스틸 포토그래퍼: 에우게니이 말로레카 | 수입/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 개봉: 2024년 11월 6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포위된 우크라이나 도시 ‘마리우폴’에 유일하게 남아, 은폐될 뻔한 진실을 기록한 AP 취재팀의 긴박했던 20일을 담은 프론트라인 다큐멘터리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이 올해 3월 오스카 시상식 당시,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감독이 전한 수상 소감이 다시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킨다. 올해 3월 11일에 열린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펜하이머’가 7관왕을 차지한 가운데,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거머쥔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 일이 없었다면 좋았을 거다”라는 수상 소감으로 오스카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예상하지 못한 발언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감독은 “이 모든 영광을 러시아가 우리 수만 명을 죽이지 않은 세상과, 갇혀 있는 인질들이 석방되고, 고국과 시민을 지키다 감옥에 갇힌 군인들이 풀려나는 세상과 바꾸고 싶다”고 소감을 이어가며, 하루아침에 일상을 잃은 고국에 대한 울컥한 마음을 전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감독은 과거를 바꿀 수 없는 현실을 담담하게 인정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역사를 바르게 기록하고, 진실이 널리게 퍼지게 하며, 마리우폴의 시민들과 목숨을 잃은 자들이 잊히지 않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라는 소감을 통해, 므스티슬라우 체르노우 감독은 오늘날 영화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게 만들며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을 봐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이처럼 강렬한 오스카 수상 소감으로 시상식의 스포트라이트 중심에 선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은 11월 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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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의 국방 B컷](15) 한·미 UFS 연합훈련에 웬 러시아 용병그룹 ‘바그너’(2024. 09. 13 16:00)
- 2024. 09. 13 16:00 정치
- /솔연 제공 2024년 을지프리덤실드(UFS·을지자유의방패) 연습이 지난 8월 19일 시작해 29일에 끝났다. UFS 연습은 매년 8월 중순에서 말에 실시하는 한·미연합군의 한반도 전구작전수행능력 배양 훈련이다. 한·미 공동의 모의 워게임으로 진행하는 군사지휘소연습(프리덤실드)과 한국정부연습(을지)을 함께 실시한다. ‘을지’란 명칭은 삼국시대 때 수나라 30만 대군을 살수(청천강)에서 몰살시킨 고구려 영웅 을지문덕 장군에서 따온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UFS 연습에 대해 “점증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 GPS 교란 및 사이버 공격,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위협과 최근 전쟁 양상 등 현실적인 위협을 상정해 내실 있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하이브리드전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허위정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연습을 각 부대 및 유관기관과 함께 실시해 절차와 방법을 숙달했다”고 덧붙였다. ■중·러의 군사개입 합참이 설명하지 않은 이번 UFS 연습의 핵심은 따로 있었다. 한반도 전장에 중국 인민해방군과 러시아 군사 용병이 출현하는 상황을 가정한 ‘폴밀 게임’(Polmil Game·정치군사 모의게임)의 실시였다. 통상 폴밀은 국가안보 문제에 관한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토의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폴밀의 기본 프로그램은 ‘DIME’(외교·정보·군사·경제) 변수를 주로 고려했다. 한·미연합 모의훈련에서 중국 정규군과 러시아 군사 세력이 한꺼번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의훈련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전쟁 개전 초기부터 한국 책임론을 들고나와 외교·경제·산업 부문에서 한국을 압박했다. 이후 한·미연합군이 북한의 기습도발 방어에 성공하고 전열을 재정비해 북쪽을 향해 반격에 나서자 전면적인 군사개입에 나섰다. 중국은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전쟁 초기부터 한국 영해를 침범했고, 나중에는 북한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정규군을 대거 북한지역으로 내려보냈다. 한반도 전쟁 발발 시 중국은 1961년 체결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중화인민공화국간의 우호, 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의 제2조(자동개입 조항)에 따라 북한에 군사력 지원을 할 수 있다. 과거 국방부가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대북 군사력 지원 규모는 중국군 18개 사단 약 40만명과 항공기 약 800대, 함정 약 150척이 가능한 것으로 돼 있다. 이중 핵심전력인 선양(瀋陽)군구 전력 60%와 지난(濟南)군구 전력 50%, 북해함대 전력 30%가량이 북한에 주로 투입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폴밀에서도 중국군 선양군구 핵심부대인 제39집단군의 주요 전력이 북한에 투입되는 것을 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밀에서 러시아는 자국의 민간군사기업(PMC)으로 유명한 바그너 그룹의 군사 용병을 대거 투입했다. 바그너 그룹은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러시아군 특수부대 지휘관 출신인 드미트리 웃킨이 공동 설립한 군사기업이다. 주로 러시아 특수부대 출신들로 이뤄진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이익이 걸린 전장에 용병으로 투입되고 있다. 이번 훈련에서 바그너 그룹 투입을 가정한 것은 북한이 지난 6월 19일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조약 제4조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국의 법에 의해 개입여부를 결정한다는 단서조항이 있지만, 러시아가 중국처럼 군사 개입할 수 있는 길을 터준 조약이다. 모의훈련은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으로 한·미연합군이 청천강 지역에서 북·중·러연합군과 마주친 후 평양을 놓고 공방전을 벌이다 종료됐다. 사실상 제3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갈 수 있는 상황에서 폴밀이 끝난 것이다. 이번 폴밀을 자세히 뜯어보면 한반도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진 미군이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기득권을 인정하면서 상황을 종료했다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은 과거 연합훈련에서도 청천강 이북까지 진격하려는 의사는 없었다. ■충돌 꺼리는 미국 한반도 유사시 군사적 측면에서 당사국인 남북은 물론 미국,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들 모두가 다른 속내를 드러낼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제각각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이번 폴밀에서만 봐도 미국은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우려해 북진을 포기하고 중국, 러시아와의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함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빠져들 위험을 감수하면서 한반도 통일을 위해 싸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남북 전면전 상황을 가정한 이번 모의훈련은 원전반대그룹이 2015년 정부기관을 해킹해 공개했던 문서 내용을 연상시킨다. 이 문서는 2010년 안팎 시기의 한·미연합훈련과 관련된 사항을 기록한 자료로,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제안받은 ‘북한지역 4개국 분할 통제안’에 대한 논의를 합참에 요청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 붕괴 시 한국은 평양 외곽인 평안남도와 황해남·북도를, 미국은 강원도, 중국은 함경남도와 평안북도·자강도·양강도를, 러시아는 함경북도를 각각 통제하자는 것이다. 평양은 한·미·중·러 4개국의 공동 담당구역으로 지정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중국은 지하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차지하면서 함경남도를 통해 만주를 동해로 연결하고, 러시아에도 동해에 진출할 수 있는 지역을 떼준다는 의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인 미·중·러가 합의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사안이다. 국제사회에서는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별도의 국가라는 점을 들어 한국 헌법 제3조에 의한 행정력의 북한지역 확대를 용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을 아는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북한의 핵시설과 생물무기 시설 제거를 위해 중국과 협의하는 데 많은 관심을 쏟았다. 이후 미·중이 패권을 놓고 다투면서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미군은 한·미연합훈련에서 한국 측이 원하는 압록강까지 진격하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이는 북한 급변사태를 포함한 한반도 유사시 중국이 자국의 남방한계선처럼 여기는 남포~원산선을 굳이 넘지 않겠다는 미국 측의 의지가 작용한 탓이다. 9·11 군사합의 중단 등으로 브레이크 장치가 풀린 한국군과 북한군 사이에서 우발적 군사 충돌이 일어날 경우 국지전은 물론 전면전으로까지 확전될 위험성이 커졌다. 이는 자칫 북한의 ‘핵무력정책법’에 따라 핵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은 설사 핵 사용을 배제하더라도 중국은 물론 러시아까지 참전하는 국제전으로 비화할 것임을 이번 USF 한·미연합훈련은 보여줬다.
- 박성진의 국방 B컷
- 러시아 허 찌른 우크라…과감한 승부수인가, 위험한 도박인가(2024. 08. 19 06:00)
- 2024. 08. 19 06:00 국제
- 러시아 본토 일주일 넘게 공격…일부 전문가 ‘위험한 오판’ 경고도 8월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접경 수미 지역에서 국경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허를 찔렀다. 2년 반째 이어지는 러시아와 전쟁에서 고전해온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로 진격하는 과감한 ‘역습’을 단행했다. 하루 이틀 정도 ‘치고 빠지는’ 도발에 그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경을 넘은 후 일주일 넘게 공세를 이어가며 러시아 쿠르스크주, 벨고로드주 등 국경지대 마을을 속속 장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War is coming home)”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기습 일주일째인 지난 8월 12일 접경지역 러시아 영토 1000㎢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서울시 면적(605㎢)의 약 1.65배에 해당한다. 그 이튿날엔 74개 마을을 점령했다며 러시아가 ‘공정한 평화’에 동의하면 러시아 영토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전에도 친우크라이나 민병대 등을 동원해 산발적으로 국경을 넘어 기습 공격하거나, 수도 모스크바 등을 겨냥해 드론 공격을 가하는 등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몇 차례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공격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2022년 개전 이후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는 최대 규모인 데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 역시 이례적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진격 닷새째인 지난 8월 10일 밤 연설을 통해 러시아 공격을 처음으로 확인했고, 이 공격이 “침략자에게 필요한 압박”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다른 나라에 전쟁을 몰고 왔고, 이제 그 전쟁을 돌려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자국 병사가 쿠르스크주의 한 마을의 관공서에서 게양된 러시아 국기를 내리고 우크라이나 국기를 게양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예상치 못한 기습에 적잖게 당황하는 모습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처음으로 외국군에 자국 영토를 공격받은 러시아는 부랴부랴 예비 병력을 끌어모으는 등 대처에 나섰지만, 무방비 상태에서 허를 찔린 까닭에 사실상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접경지역에 비상사태와 대테러 작전 체제가 발령됐으나, 수십개 마을을 빼앗겼고 12만명이 넘는 주민이 대피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격 일주일 만에 세 차례나 직접 상황 회의를 주재하고 대응을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를 공격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손을 빌려 우리와 싸우고 있다”며 “분명 적은 미래에 협상 지위를 끌어올리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8월 13일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에서 러시아군 포로들을 태운 우크라이나 군용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우크라, 전선 확대 이유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그들(러시아)도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느껴봐야 한다”고 언급했으나, 이번 작전의 목표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야심 차게 준비했던 ‘여름철 대반격’이 실패로 돌아가고 올해도 주요 전선에서 거듭 고전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오랜만의 승전보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치러지기 전 국제사회의 관심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끌어오고, 향후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이번 공격을 단행했다고 분석했다. 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취임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무기 지원국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태도를 피력해온 트럼프의 재집권은 우크라이나에 그 자체로 ‘악몽’이 될 수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국제사회에서 우크라이나가 점차 뒷전으로 밀리는 가운데 이번 작전이 서방에 무기 지원을 촉구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해석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자국군의 성과를 강조하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깊숙이 공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서방에 재차 호소했다. 그간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킴스(ATACMS), 스톰섀도와 같은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면서 전쟁이 자칫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대 러시아’의 직접 대결로 번질 것을 우려해 이들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지 말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공격은 하지 말고 방어만 하란 얘기다. 러 본토 공격, 전세 바꿀까 무리한 전선 확대가 ‘전세를 바꿀 승부수’보다는 ‘위험한 도박’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진격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서 러시아 군사력의 분산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본토에 새로운 전선을 구축해 수세에 몰렸던 동부전선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자칫 우크라이나의 병력 분산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동부전선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막아내기도 벅찬 상황에서 과감한 전선 확대에 나섰다가 오히려 자국 영토를 더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여전히 병력과 무기에서 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런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만큼 장기간 러시아 영토를 점령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주 점령지역에서 참호를 구축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곳에 방어선을 구축하고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 안에서의 장기 작전이 심각한 오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스크바에 주재했던 영국의 전 국방무관 존 포먼은 “그들이 그것(장악한 러시아 땅)을 계속 고수하려 하지 않길 바란다”면서 “계속 타격을 입고 ‘피로스의 승리’(너무 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은 승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존 나글 미국 육군대학원 교수는 “우크라이나는 자국이 치르는 전쟁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원하고, 여전히 그들이 싸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지역의 전황을 고려했을 때, 이번 작전의 논리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클라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연구원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이 이와 비슷한 과감한 반격 전략이었으나, 인천상륙작전과 달리 이번 역공은 전쟁의 판세를 뒤집을 수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 침공은 지금껏 젤렌스키가 내린 가장 위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 [박성진의 국방 B컷](11) 러시아 포위한 ‘K-9 자주포’와 ‘9’의 의미(2024. 07. 19 16:00)
- 2024. 07. 19 16:00 정치
- 지난 6월 21일 인천 서구 장도훈련장에서 실시된 17사단 통합방위 실기동훈련. 이날 기동훈련에는 천무, K-9 자주포, K1E1 전차, K55A1 자주포, 수리온헬기, 소방헬기 등 장비 50여대가 참여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이 만든 K-9 자주포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는 상징적 무기로 자리 잡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루마니아도 최근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을 우려해 K-9 자주포를 도입하기로 했다. 루마니아는 한국산 자주포 K-9을 도입하는 10번째 국가다. 나토(NATO) 회원국으로는 6번째다. 10개국 가운데 절반인 5개국이 러시아와 인접하고 있는 국가다. 루마니아는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운반차 36대, 정찰·기상 관측용 차륜형, 장비탄약 등을 패키지로 2027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라는 게 제작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설명이다. 총 1조3828억원 규모다. 현재 K-9 자주포를 운용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1999년 계약). 튀르키예(2001년), 폴란드(2014·2022년), 노르웨이(2017년), 핀란드(2017년), 인도(2017년), 에스토니아(2018년), 호주(2021년), 이집트(2022년) 등이다. ■러시아와 ‘K-9 벨트’ 국제 무기 시장에서는 수년 전부터 ‘K-9 벨트’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폴란드, 에스토니아, 핀란드, 노르웨이 등 동유럽 및 북유럽 국가들이 K-9을 집중적으로 구매해서 나온 말이다. 이들은 모두 러시아 인접 국가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해 앞다투어 K-9 자주포를 도입했다. 결과적으로 K-9이 러시아를 벨트처럼 둘러싸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여기에 루마니아도 가세했다. 통상 무기 도입은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국가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K-9을 구매했다. 최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급상승한 결과다. 이에 편승해 한국이 K-9 특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재주(위협)는 러시아가 부리고 돈(수출)은 한국이 챙기고 있는 셈이다. K방산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K-9 자주포의 수출은 김대중 정부 때 시작했다. 1999년부터 국내에서 양산하기 시작한 K-9은 2001년 터키(현 튀르키예)에 총 280문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윤석열 정부에 이르러서는 루마니아 수출로까지 이어졌다. 제작사는 유럽의 분위기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까지 이어져 제2의 ‘K-9 벨트’가 형성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K-9 자주포에 대한 정보를 지속해서 수집하고 있고, 베트남도 관심을 두고 있다. 몇몇 국가는 군 고위관계자들이 방한해 직접 자주포 사격 시범을 참관했다. 수출 초기에 K-9은 고객 요구에 맞춘 ‘맞춤형 수출 전략’을 택했다. 2014년 핀란드가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자 한국군이 쓰던 중고 K-9을 정비해 새 자주포의 절반 가격으로 수출했다. 중고 K-9의 수출은 처음이었다. 중국에 맞서는 군사 강국인 인도에는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에 맞춰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호주와도 현지 생산 방식으로 공급계약을 맺었다. 국제 무기 시장의 ‘핫 잇템’으로 급부상한 K-9은 포신 길이만 8m에 달한다. 자주포는 별도의 차량이 필요한 견인포와 달리 스스로 움직이는 화포다. 그만큼 기동력과 화력이 뛰어나다. 사거리 역시 유도탄을 제외하고는 지상화력 중 가장 길다. 지난 6월 21일 오후 인천 서구 장도훈련장에서 실시된 17사단 통합방위 실기동훈련에서 K-9 자주포, K1E1 전차 등 장비들이 기동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왜 ‘나인(9)’인가 K-9의 이름을 다 풀어쓰자면 ‘K-9 155㎜ 자주곡사포 천둥(Thunder)’이다. 무기 이름은 ‘개념설계’ 때, 설계대로 움직이는지 시험할 때, 전력화할 때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진다. 국방과학연구소(ADD) 화포체계실은 1989년 K-9을 처음 만들 당시 ‘신형 155㎜ 자주곡사포’라고 명칭을 부여했다. 별칭은 ‘천둥’이었다. 이에 따라 ADD는 연구개발을 완료한 1998년까지 10여 년 동안 ‘신자포’ 사업이란 이름으로 K-9의 개발 및 전력화 사업을 진행했다. 신자포는 ‘신형 155㎜ 자주곡사포’를 줄인 말이다. K-9의 별칭 ‘천둥’은 나중에 튀르키예와 인도에서도 사용됐다. 튀르키예는 기술 라이선스 수출 방식으로 현지 개발 생산한 K-9의 파생제품에 폭풍 또는 천둥이라는 뜻의 ‘프르트나’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도에서는 현지 생산한 K-9에 힌두어로 천둥을 의미하는 ‘바지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호주에서 생산하는 호주형 K-9은 덩치가 큰 거미라는 뜻의 ‘헌츠맨(Huntsman)’, 핀란드에서는 북유럽 전통 무기인 ‘무카리’로 명명했다. 무카리는 슬레지 해머(대형 망치)를 의미하는 단어로, 일본말로 하면 ‘오함마’쯤 된다. K-9은 모델번호다. 모델번호는 통상 ‘영문부호+숫자’로 구성한다. 1998년 합참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리면서 K-9이란 모델번호를 부여했다. 이전까지 모델번호는 시제품의 테스트 단계에서 붙인 XK-9이었다. K-9 앞에 붙은 ‘X’는 시제(experimental)를 의미한다. XK-9이란 모델번호가 탄생한 것은 ADD에서 실시한 시제품 테스트 단계였다. K는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대한민국’을 의미하는 영문명 ‘Korea’의 머리글자다. 통상적으로 국내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한 무기에 붙이는 알파벳이다. XK-9에서 ‘나인(9)’은 총기·화력무기 시리즈의 9번째 제품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7번째 제품이다. ADD 개발팀은 당시 모델번호가 비어 있던 ‘K-7’과 ‘K-8’을 건너뛰고 한 자리 숫자 단위에서는 가장 높은 K-9을 선택했다. ‘9’란 숫자를 선택해 1990년대에 반드시 신형 자주포를 전력화하겠다는 연구진의 의지가 담겼다. 일부에서는 가장 높은 숫자인 ‘9’를 선택해 최고의 자주포라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한다. 자주포는 외관상으로는 기동무기인 전차와 비슷하지만 ‘출생 족보’가 다르다. K-9의 족보는 화력무기 계열이다. K-9에 앞서 국내에서 개발돼 전력화한 화력장비 시리즈로는 K-1 기관단총, K-2 소총, K-3 경기관총, K-4 고속유탄발사기, K-5 권총, K-6 중기관총 등이 있다. 사람의 가문이나 문중으로 비유하자면 K-9의 덩치는 전차만큼 크지만, 권총이나 소총의 동생뻘이다. K-10은 K-9 자주포에 포탄과 장약을 보급해주는 장갑차를 말한다. K-7 소음기관단총은 K-9이 개발되고 난 2003년에 출시됐다. K-8은 아직 이름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ADD가 K-9에 155㎜·52구경장의 포신을 채택한 것은 국제간 탄약 호환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는 개발 초기부터 국제탄도협정을 적용함으로써 수출이 가능토록 고려한 조치였다. 그 결과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K-9은 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국제 무기 시장에서 K방산이 K-9 붐을 타고 마이너리그를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K-9은 경쟁 제품보다 가성비가 좋은 점도 있지만, 북한과 오랜 대치상황에서 실전 운용을 통해 성능과 안정성이 검증됐다는 점이 수출에 큰 몫을 했다. 루마니아 수출까지 이뤄지면 K-9 자주포의 누적 수출금액은 13조원을 넘게 된다.
- 박성진의 국방 B컷
- [가깝고도 먼 아세안] (32)러시아를 버리지 못하는 베트남(2024. 06. 28 16:00)
- 2024. 06. 28 16:00 국제
- 지난 6월 20일 또 람 베트남 국가 주석(오른쪽)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환영 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있다. / Vietnamtimes 지난 6월 20일 새벽 2시. 늦은 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빈 방문이었음에도 2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만 베트남에 머물렀다. 본래 1박2일 일정으로 6월 19일 도착 예정이었던 푸틴의 늦은 방문을 두고 일부 언론은 ‘지각 대장 푸틴’이라고 부정적인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이는 푸틴 초청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강력 반발에 ‘24시간도 머물지 않았다’는 외교적 제스처를 취할 수 있도록 푸틴이 베트남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러시아는 실리를 잔뜩 챙겨갔다. 푸틴은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부터 2위 국가주석, 3위 총리, 4위 국회의장까지 각각 별도 회담을 통해 베트남 핵심 지도부 모두를 만나는 큰 환대를 받았다. 빡빡한 일정 속에 베트남과 12개 협력 문서에 서명까지 했다. 미국 주도로 러시아 고립 작전이 한창인데 베트남이 푸틴의 체면을 제대로 살려준 것이다. 2023년 3월 국제형사재판소가 푸틴을 전쟁범죄 피의자로 특정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미국과 유럽이 대(對)러시아 제재를 가하며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이 푸틴을 국빈으로 공식 초청한 것은 매우 도발적인 일이다. 특히나 최근 베트남은 유럽연합(EU)과 FTA가 발효되면서 무역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또한 지난해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하고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외교관계를 격상까지 한 상황이다. 주베트남 미국대사관은 성명문을 통해 ‘어떤 나라도 푸틴의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는 기회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며 푸틴의 베트남 방문에 불쾌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표했다. 하지만 베트남 외교부 장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우 정중하고 친절하며 사려 깊게 환대한 성공적인 방문’이었다고 푸틴의 국빈 방문에 대해 자평까지 했다. 도대체 베트남에 러시아는 어떤 존재이길래 이렇게 적극적으로 러시아 챙기기에 나선 것일까? 역사적 관점: 혈맹 러시아 흔히 베트남전쟁이라 부르는 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1955~1975) 당시 러시아 전신인 소련은 베트남에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쟁 중에도 소련은 베트남 군관, 기술자, 과학자 등 수 많은 유학생을 받아들이며 인재 양성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래서 현재 군, 정계, 재계, 학계 등 베트남을 움직이는 엘리트 중 상당수가 러시아 유학파들이다. 지난 6월 20일 오후 베트남 국가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엔 푸 쫑 당서기장은 푸틴과 회담에서 “러시아에서 유학하며 지냈던 나를 비롯한 베트남인들은 그 시절을 항상 기억한다. 우리는 러시아 친구들과의 따뜻했던 관계를 항상 생각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우정을 아낌없이 쏟아 냈다. 1970년대 소련에 유학 중이던 베트남 유학생들/Vietnamenews 이날 저녁 국가 서열 2위인 또 람(To Lam) 베트남 국가주석은 러시아 유학 출신 베트남인 400여명과 함께한 푸틴 대통령 환영 콘서트에서 “옛 친구 한 명이 새 친구 두 명보다 낫다”라는 러시아 속담을 인용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베트남이 미국, 유럽과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러시아와는 가장 가까운 사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며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를 달래준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 내에서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동남아연구소인 ISEAS의 베트남 선임연구원이자 베트남 외무부 정치협력부국장까지 지낸 호왕 티 하(Hoang Thi Ha)는 “오랜 친구에 대한 우정으로 얻게 되는 이익이 적다”고 잘라 말했다. 호왕 티 하 선임연구원은 ISEAS가 발간하는 동남아 지역 분석 사이트 <풀크럼>(FULCRUM)을 통해 “2023년 베트남과 무역 규모 36억달러에 불과한 러시아를 환대함으로써 1110억달러 규모의 미국, 720억달러의 EU와 갈등을 빚으며 얻을 이익이 무엇이냐”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중국을 견제를 위해 필요한 러시아 호왕 티 하 연구원의 해석과 달리 베트남의 러시아 환대에는 국운이 걸린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 바로 베트남이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동해(남중국해)에서 러시아가 중국 편을 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러시아는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며 베트남 편을 들어주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입지가 좁아진 러시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곳이 중국이다. 그러다 보니 베트남 지도부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친중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는 것이다. 1981년 베트남과 러시아는 비엣소브페트로(VietSov-Petro·베트남 소비에트 석유)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1986년 6월 처음 석유를 채굴해 지금까지 총 2억5000만t(약 890억달러)의 원유를 확보했다. 푸틴이 베트남을 방문한 6월은 바로 양국의 협력으로 처음 원유를 확보한 날을 기념한 것이기도 하다. 베트남은 러시아와의 에너지 합작 기업을 통해 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 동해에서 지속적으로 유전 개발을 하고 있다. 제아무리 중국이라지만 러시아 지분이 있는 유전을 함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베트남은 러시아가 꼭 필요하다. 작게는 러시아와 공동 개발하는 유전의 문제이고, 근본적으로는 베트남 동해에서 중국의 물리적 공격을 사전 차단하기 위함이다. 중국은 푸틴의 베트남 방문 소식을 짧게 보도하면서도 모든 사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도이체벨레(DW)는 베트남이 러시아로부터 최신 전투기와 초음속 순항미사일 ‘브라모스’를 구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트남 군사력이 커질수록 불편한 곳은 중국이다. DW는 2023년 3월 베트남 재무부에서 유출된 문서를 근거로 베트남이 석유 시추 대금에 무기 구매대금을 녹여서 비밀리에 무기를 들여오려 한다고 전했다. 또한 람 베트남 국가주석은 러시아와 체결된 12개 협정 이외에 공개되지 않은 협정이 한 가지 더 있다고 밝혔는데, 이 비공개 협정이 베트남 동해에서 러시아는 ‘베트남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서명인 것으로 보인다. 푸틴이 러시아로 돌아가자마자 지난 5년간 주베트남 미국대사를 지낸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베트남으로 왔다. 미국 백악관은 베트남이 러시아와 가까워질 것을 염려한 것이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베트남 고위 당국자들을 만난 후 ‘(베트남-미국) 양국 신뢰는 사상 최고’라고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지탄받는 오랜 친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오랜 친구와 사이가 안 좋지만 최근 급속도로 가까워진 새 친구와도 관계가 틀어지지 않게 절묘한 신공을 발휘하는 베트남은 외교를 참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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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할리우드도 러시아 보이콧 동참
- 2022. 03. 03 13:25 화제
- 러시아에서 진행 중이던 모든 사업과 인수를 중단한 넷플릭스. 전 세계 문화·예술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보이콧으로 입장을 전하고 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는 러시아에서 진행 중이던 모든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를 원작으로 한 <안나K>를 포함해 총 4편의 오리지널 시리즈의 제작이 무기한 연기됐다. 앞서 넷플릭스는 러시아의 국영방송 등 20개 채널의 송출을 거부한 바 있다. 할리우드 대표 영화사인 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도 동참했다. 월트디즈니는 픽사의 신작 <터닝 레드>를 러시아에서 개봉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긴급 구호품과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다른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는 <더 배트맨>의 러시아 공개를 취소했다. 이 작품은 현재 20만 달러(약 2억4천만 원)가량의 티켓이 판매된 상황이다. 러시아가 영화업계에서 큰 시장임을 감안했을 때 쉽지 않은 선택이다. 칸 국제영화제 측의 공식 성명 갈무리. 칸 국제영화제도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을 반대하고 러시아와 그 지도자들의 태도를 비난하는 사람들과 뜻을 함께 한다”며 “러시아의 침공이 우크라이나가 수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끝나지 않는 한” 올해 러시아 공식 대표단이나 정부 관계자의 영화제 참여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외에도 ‘친 푸틴’ 성향을 보여온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지난달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지휘할 예정이었으나 교체됐고, 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 역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스타들의 지지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지난 2월 28일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입성 기념행사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지지를 보냈고,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난민들의 보호와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배우 이영애가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해 성금 1억 원을 기부했다. 그는 자신도 참전 용사의 가족이라며 “어서 빨리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우크라이나
-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 러시아 귀화하게 된 자세한 내막
- 2011. 10. 28 16:32 화제
- ㆍ아버지 안기원씨에게 들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3관왕, 세계 선수권대회 5연패의 위업을 달성하며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로 사랑받아온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제 태극마크를 달고 빙상 위를 가르는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그가 조국을 떠나 러시아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아버지 안기원씨에게 들었다. 한국에서의 상처 털고 러시아에서 새 출발 우리 모두는 안현수(26)와 특별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오랜 시간 국민에게 환호와 기쁨을 안겨주었던 쇼트트랙. 그중 안현수의 경기를 지켜보던 순간은 언제나 짜릿했고 즐거웠다. 압도적 실력과 깨끗한 플레이로 대한민국에 많은 메달과 기록을 안기며 한국 쇼트트랙 역사에 길이 남을 금자탑을 쌓아온 그가 러시아로 귀화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의 러시아 국적 취득에 대해 비난의 여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그의 선택을 이해하고 응원한다는 반응이 크다. 쇼트트랙계의 고질적 파벌 논란, 부상으로 인한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불참, 그리고 지난 4월 한국 대표 선발전 탈락까지, 최근 한국에서 그의 행보는 상처와 불운의 연속이었다. 그동안 해외에서 숱한 러브콜을 받아왔어도 한국 선수로 뛰는 것을 고수해온 그였다. 하지만 올 초 소속팀이었던 성남시청 빙상팀이 해체되며 갈 곳을 잃었고 결국 외국행을 택해야 했다. 지난 6월, 모스크바 시청의 초청으로 러시아로 출국해 현지 대표팀과 훈련을 해오던 안현수는 두 달 후 미니홈피를 통해 귀화 의사를 밝혔다.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마음 편하게 운동하고 싶다”라는 그의 선택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9월 22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귀화를 공식화했고 10월 중 모든 서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제 안현수는 러시아 대표팀 선수로 빙상 위를 누비게 된다. 지난 10월 17일, 종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아버지 안기원씨의 표정에는 많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마음이 아프죠. 현수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았어요. 한국 사람이 러시아 국기를 달고 뛰는 게 좋을 리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마음을 굳게 먹었어요. 일단 그곳에선 마음고생 안 하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러시아는 현수가 운동하는 데 최적의 환경이에요. 우선 2014년 소치 올림픽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러시아 빙상연맹 측에서도 현수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회견 중인 안현수 선수와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빙상연맹 회장(사진 위). 러시아빙상연맹과 체결한 계약서. 현재 안현수 선수는 모스크바 근교 ‘노보고르스크’ 빙상 훈련 캠프에서 러시아 쇼트트랙 선수들과 생활하며 훈련하고 있다. 러시아 선수와 2인 1실을 쓰며 연맹 측에서 제공한 러시아어와 영어 개인 교습도 받고 있다고 한다. 호텔식으로 운영되는 캠프에는 우리나라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와 일본 피겨 선수 안도 미키도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수는 잘 지내고 있어요. 처음에 갈 때는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러시아 선수들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스마트폰 메신저로 문자도 하고 통화도 자주 해요. 김치 없는 것 빼곤 음식도 입에 잘 맞는대요. 한국에서 음식 보낸다고 해도 괜찮다고 그러네요.” 현지에서 드는 비용 일체는 러시아 빙상연맹 측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매달 1만 달러(약 1천200만원)의 별도 생활비와 안 선수를 위한 코치진과 의료진도 새롭게 구성하는 등 러시아 연맹 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안현수 선수의 가치를 알아주고 세심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에 마음이 움직였다. “한국에서는 너무 많은 아픔을 겪었어요. 현수를 나 몰라라 하고 고난을 주었는데 러시아는 달랐어요. 공부할 수 있는 선생님, 코치진과 의료진, 현수가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어요. 그런 관심 때문에 현수도 마음을 움직이게 된 거예요.” 부상의 여파, 선수 보호하는 환경 절실 지난 6월 러시아로 출국할 때까지만 해도 귀화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1년 정도 있다가 귀국할 계획이었는데 안 선수의 성실성과 실력에 반한 러시아 빙상연맹 측이 적극적으로 붙잡았다.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이 직접 계약서를 들고 와 설득에 나섰다. “지난 6월 4일 첫 만남에서 현수가 러시아 대표팀으로 소치 올림픽 때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러시아는 3년 전부터 현수에게 원하는 만큼의 선수생활과 대표팀 코치직 보장을 약속하며 귀화 제의를 해왔어요. 한창 현수가 은퇴 후 진로에 대해 고민 중이던 시기였고 예전부터 선수생활이 끝나면 공부를 하고 싶어 했던 터라 그런 것들이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죠. 무엇보다 현수의 가치를 알아봐줬어요. 부상으로 3년 동안 경기를 뛰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도 말이죠.” 안기원씨는 러시아 대표팀의 세심한 선수 관리 시스템에 놀랐다고 한다. 크라프초프 회장이 직접 선수 면담과 코치 면담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과 훈련 상황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철저한 선수 중심 훈련으로 선수 보호를 우선시한다. 안기원씨는 크라프초프 회장으로부터 안 선수의 면담 내용이 담긴 메일을 받아보고 있다. 단기간 강도 높은 훈련으로 빠른 결과를 추구하는 우리나라의 훈련 시스템과는 대조적이다. 얼마 전 있었던 러시아 대표팀의 한국인 코치 해고 사건은 이러한 훈련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우리나라 코치진의 적자생존식 훈련 방식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거죠. 비단 하루 이틀 부딪혔던 문제는 아니었을 거예요.” 우리나라의 경우 낙후된 빙상장에서 고된 훈련을 소화하다 부상을 당하는 선수들이 많다. 훈련 중 부상으로 2010 밴쿠버 올림픽을 포기해야 했던 안 선수였기에 시설 안전도 고려 대상이 됐다. 안 선수는 2008년 1월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국가대표 훈련을 하던 중 펜스에 부딪혀 무릎 슬개골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이 부상은 열악했던 펜스 때문에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진 것인데, 당시 빙상장에 설치됐던 충격 흡수용 펜스가 낙후된 것이 문제였다. 물기를 머금고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얼어 있던 펜스가 넘어진 선수의 충격을 완화해주기는커녕 더욱 심각한 부상을 입히게 된 것이다. 안 선수가 펜스에 부딪혀 다친 후에야 새로운 펜스로 교체됐고, 공교롭게도 그가 부상을 당한 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던 선발전이 단 한 번으로 축소 진행됐다. “당시 사고는 인재라고 생각해요. 2010년과 2014년까지 올림픽 3연패가 목표였어요. 하지만 부상 때문에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고 재활에 매달려야 했죠. 2년 동안 수술비와 재활비만 4천만원이 들었어요. 돈이 문제가 아니에요. 훈련하던 선수가 다쳤는데 연맹에서 조금의 관심도 보여주지 않았어요. 쇼트트랙이 인기 종목이라고는 하지만 그만큼 대기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아요. 다치면 그만인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선수 로테이션이 짧고 선수의 생명도 짧은 거죠. 러시아 대표팀은 일주일에 한 번 건강검사를 통해 선수 컨디션에 따라 훈련량을 조절해요. 결과도 중요하지만 선수를 혹사시키면서까지 훈련하는 걸 원치 않아요. 철저히 몸 관리를 하면서 실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다 보니 선수 생명도 길고요. 현수가 러시아 나이로 스물다섯인데 다음 올림픽까지 충분하다고 봐요.” 안현수 선수의 가족사진. 어머니 전미정씨는 토리노 올림픽 당시 하루도 빠짐없이 100일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현재 안현수 선수는 러시아 빙상연맹에서 꾸려준 전담팀과 함께 컨디션을 관리하고 있다. ‘한국에 있었을 때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지금은 하루빨리 부상에서 완쾌돼 2014년 소치 올림픽 준비에 전념하는 것이 목표다. “러시아로 귀화해도 미국처럼 이중 국적이 허용되는 줄 알았어요. 법률적인 문제를 잘 살펴보지 못한 건 분명 잘못한 부분이에요. 한국 국적이 소멸된다는 데 대해선 현수도 많이 마음 아파했어요. 하지만 이미 결정된 일이고 후회하지 않아요. 이제 다른 생각하지 않고 소치 올림픽을 향해 가야죠.” 현수의 러시아행, 후배들에게 도움 되길 최근 러시아 대표팀의 한국인 코치진 해고 소식이 전해진 뒤 한동안 안기원씨에게 안현수 선수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그는 “오히려 현수에게는 잘된 일”이라며 걱정을 일축시켰다. 해고된 코치진이 한국에서 안 선수를 따돌렸던 파벌 사람들이라는 것. 한국에서 쇼트트랙 선수로 살며 안현수 선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바로 ‘사람’이었다. 동계올림픽 3관왕이자 세계선수권대회 5연패, 그가 정정당당히 땀 흘려 이룩한 올림픽의 영광 이면에는 곪을 대로 곪은 쇼트트랙 내부의 파벌 문제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고, 학벌과 파벌로 얽히고설킨 빙상계에서 안 선수는 최대 피해자였다. 구타와 왕따, 승부 담합 등으로 선수와 가족이 겪었던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2005년 유니버시아드대회 때는 금메달을 양보하라는 선배의 요구에 불응하다 구타를 당했고, 2006년 토리노 올림픽을 앞두고는 한체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비(非)한체대파 출신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 파벌 싸움이 극에 달했던 토리노 올림픽 때는 안 선수가 결승선을 끊는 순간 같은 팀 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 선수들끼리 견제가 어찌나 심했는지 외국 선수들도 고개를 내저을 정도였다. 날로 심해져가는 견제와 따돌림을 보다 못한 안기원씨는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 해단식에서 빙상연맹에 거칠게 항의하며 쇼트트랙 내 파벌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친모를 대신해 안 선수가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던 초등학교 때부터 뒷바라지를 해온 그다. “힘들게 운동을 시작해 비로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수가 됐는데도 사람들 때문에 고통을 받으니 더욱 마음이 아팠어요. 그 좋아하는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그래도 현수는 속이 깊은 아이예요.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을 잘 안 해요. 그동안 맘고생 많이 했으니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안현수 선수의 막내동생 현준군도 쇼트트랙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크나큰 상처를 받았기에 처음에 현준군이 스케이트를 신겠다고 했을 때 안 선수는 물론 가족 모두가 반대했다. 하지만 스스로 무척 하고 싶어 하고 재능도 엿보였다. 안 선수가 러시아에 있으니 중학교를 졸업하면 형에게로 가 함께 운동을 할 예정이다. 형제간에 우애가 좋다. 열다섯 살 어린 막냇동생에게 안 선수는 자상한 형이다. 동생에게 운동할 때 쓰라며 모자도 보내주고 비타민제나 영양제도 모아놨다가 챙겨준다. 두 아들이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이제 모두 부질없는 생각이다. “현준이는 아마 한국에서 선수생활 하기 힘들 거예요. 안현수의 동생이기 때문이죠. 슬프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 외에 안현수 선수에겐 한 가지 꿈이 더 있다. 언젠가 동생과 함께 경기를 뛰어보는 것이다.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함께 계주를 뛰는 것을 목표로 두 사람 모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안기원씨는 아들이 꼭 메달을 따야 한다고 했다. 안 선수 개인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한국에서 힘들게 쇼트트랙을 하고 있는 후배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던 선수가 러시아에서 메달을 따면 한국 빙상연맹도 무언가 바뀌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력이 아닌 파벌로 승부하고, 자기네 줄 안 섰다고 불이익을 주는 그런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그는 소리를 높였다. 안기원씨는 아들이 힘든 결정을 했지만 그 결정으로 인해 후배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값진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함으로써 많은 후배들이 클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또 해외진출의 길을 열어줬다는 데 의미를 찾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수가 조국을 배신했다는 비난도 이해가 가요. 한국에서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런 생각을 하실 만도 하죠.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국민께는 저도 현수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혹여 섭섭하고 미운 감정 가진 분들은 ‘안현수가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으로 너그럽게 용서해주세요. 아무리 그래도 현수의 뿌리는 한국 사람입니다. 러시아 국기를 달고 메달을 따더라도 뿌리는 바뀔 수 없어요. 언젠가 한국 선수들과 나란히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정당당한 승부를 통해서 말이죠.” <■글 / 노정연 기자 ■사진&제공 / 원상희, 안기원>
- 8박 9일간의 여정, 생생 러시아 현지 취재기
- 2008. 05. 14 화제
- 경향신문 임현주 기자는 지난 4월 6일부터 14일까지 러시아 현지에서 이소연씨의 우주여행을 밀착 취재했다. 이소연씨 어머니 정금순씨와 아버지 이길수씨를 비롯해 세계 최초의 여성 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편집자 주)인천 공항에서 만난 이소연씨 부모님유리 가가린 이 후 47년 12년 전 모스크바 레닌대로에서 처음 봤던 세계 최초 유인 우주인 유리 가가린 동상을 잊을 수가 없다. 순수 티타늄으로 만든 30m 동상에는 러시아인의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가가린 동상 옆에는 조그마한 공 모양이 눈에 띈다. 1961년 4월 12일 우주에서 지구를 보니 지구가 축구공만 하게 작아 보였다는 가가린의 메시지다. 유리 가가린이 우주 시대를 열고 47년 만에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30)가 우주로 갔다. 우주에 머무는 동안 18가지 과학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대한민국에 본격적인 우주 시대를 열기 위해 첫 스타트를 끊은 이소연씨. 아시아 두 번째 여성 우주인이자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우주로 향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기 위해 8박 9일간 긴 여정을 시작했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이소연씨 가족 지난 4월 6일 인천공항. 출국 준비를 하는 이소연씨 부모님을 만날 수 있었다. 어머니 정금순씨(57)는 “그동안 딸 걱정 하느라 신경 많이 써서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떠나는 중”이라며 피곤한 모습을 내비쳤다. 아버지 이길수씨(58)가 딸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보다 몸 건강히 살아서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어린아이를 물가에 혼자 내놓는 것처럼 근심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 7일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바 제3공항. 전세기 티케팅을 기다리면서 이소연씨 남동생 이기백씨(25·카이스트 박사 1년)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어려서부터 ‘은하철도 999’ 그림을 그려서 방에 붙여놓던 큰누나가 우주로 향한 꿈을 이루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서 기쁘다”며 “남들보다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되니까 모든 임무를 잘 마치고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가 워낙 허약 체질이라 네 살 때부터 태권도를 했어요. 근데 큰누나는 통통한 게 콤플렉스였나 봐요. 일반인보다 과근육체질이라고 하던데, 사실 누나는 체중을 좀 줄이고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해도 잘 안 되니까 그때부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운동을 하더라고요(웃음). 자연히 건강 체질이 됐죠.\"발사 직전, 가족들의 긴장 모스크바에서 3시간쯤 남동쪽으로 이동하니 카자흐스탄 영토 내에 바이코누르 우주기지가 나왔다. 기온은 영상 15~18도를 웃돌았다. 끝없이 펼쳐진 대지. 기내 안에서 창밖을 보니 서부영화의 배경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바이코누르는 ‘갈색 대지’라는 의미다. 코프모나프트(우주인) 호텔에서 열린 이소연씨 기자회견. 그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유리벽 사이로 마이크를 이용해 인터뷰를 가졌다. 이소연씨 어머니 정금순씨의 편지“방에서 편안하게 책 읽다가 내려왔어요. 아직 믿기지가 않아요. 혼자 우주로 가는 게 아니라 남·북한 모든 국민의 눈과 함께 간다고 생각합니다. 한 달 전 갑자기 우주인이 교체되는 바람에 우주에서 바를 로션도 못 챙겼어요. 가족 사진, 친구 사진 그리고 가가린센터에서 함께 고생한 사람들의 사진을 챙겼어요. 러시아 우주인들을 위한 깜짝 선물도 몰래 준비했어요. 우주인들 아들 딸 사진이에요. 최근에 모스크바 근교에서 훈련받으면서 가족들도 함께 와서 휴식을 취했거든요. 그때 제 카메라로 사진을 담아서 인화했죠. 저는 열흘 후면 돌아오지만 세르게이 볼코프나 알렉 코노넨코는 6개월 더 머무르다 오잖아요.” 8일 바이코누르 우주 발사대. 한국 첫 우주인 탄생을 지켜보기 위한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소연씨는 소유즈 TMA-12호 발사 전에 한 번 더 건강 상태를 점검받았고, 우주 멀미약도 챙겼다. 발사 후 48시간 동안 지구를 34바퀴 도는 과정에서 우주 멀미가 심하면 세르게이 볼코프가 멀미 주사를 놓아주기로 했다. 여성의 생리 현상을 방지하는 억제약도 먹었다. 이제 우주선 발사만 남았다. 이소연씨 가족들과 교육과학기술부 박종구 차관은 VIP 발사 전망대로 갔고, 기자단과 관람객들은 일반 전망대로 이동했다. 원활한 취재를 위해 박 차관에게 부탁해 VIP 전망대로 이동했다. 이소연씨 아버지는 “소연이가 중학교 입학했을 때 수학여행을 보내던 기분”이라면서 “잘 돌아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로켓이 발사되면 그 밑에 불구덩이도 같이 하늘로 오르는 게 걱정된다”며 기도했다.세계 최초 여성 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의 기도 세계 최초 여성 우주인 러시아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와의 인터뷰는 아무리 시도해도 ‘불가능’이란 회신만 돌아왔다. VIP 전망대를 뒤졌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러시아 방송국 카메라맨이 “레오노프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1965년 세계 최초로 우주를 20분간 유영한 레오노프. 그는 전망대 왼쪽 2층 건물 베란다에서 외신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재빨리 건물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올랐다. 베란다에서는 우주선 발사대가 정면으로 보였다. 오른쪽 철 계단 끝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갈색 머리의 발렌티나 테레시코바(72)가 소유즈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45년 전에 나는 조종사 자격으로 우주에 갔지만 이소연씨는 연구를 하러 가죠. 하지만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만나본 이소연씨는 이해력이 뛰어났고, 인품도 훌륭한 친구였어요. 소연씨라면 우주에서 맡은 18가지 실험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 것입니다. 이제 한국 우주 항공 역사에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거예요. 저는 항상 우주선 발사대 앞에 서면 가슴이 설레요. 소유즈를 한번 보세요.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우주에서 71시간 50분을 보내고 지구로 귀환할 때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어요. 넓은 호수가 보이는데 ‘우주에서도 살아온 내가 호수에 빠져 죽는 건 아닌가’하고 걱정했죠. 다행히 무사히 귀환을 마칠 수 있었는데, 우주에 가면 누구나 저처럼 긴장되는 순간이 있어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만 대처하면 사고 없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소연씨도 잘해낼 것입니다.” 모스크바 레닌대로,유리 가가린 동상테레시코바는 발사 10분 전부터 이소연씨를 위해 기도를 시작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달리 발사 전에 카운트를 하지 않고 정시에 발사한다. 순간 건물이 흔들렸고, 공항 주변에서 들리는 비행기 소음을 100배쯤 압축시킨 것 같은 굉음이 들렸다. 테레시코바는 “소연씨, 놀라지 말고 꽉 잡아”라고 외쳤다. 10일, 모스크바 북쪽 MCC 임무통제센터에서 소유즈선과 ISS(국제정거장) 도킹을 기다렸다. 러시아 관계자들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소연씨가 해치를 열고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ISS에 들어가는 모습은 신비로웠다. 이소연씨는 밝고 씩씩하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12일 러시아 ‘우주인의 날’을 맞아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가가린 훈련센터도 들렀다. 그곳에서 만난 교수, 우주인 관계자들은 “이소연은 적극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친화력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19일 귀환 이후 이소연씨는 항공우주연구원에 선임연구원 자격으로 한국 항공우주산업 분야의 일을 하게 된다. 이소연씨의 우주 방문을 계기로 한국 항공우주산업에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1 우주에서의 24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는 우주인의 하루는 미 항공우주국(NASA)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영국 시간(그리니치 표준시)에 따라 움직인다. 지구 주변을 90분마다 한 번 돌기 때문에 하루에 낮과 밤이 16번 반복된다. 생체 시계가 고장 날 수밖에 없어 잠잘 때는 눈가리개와 귀마개가 필수다. 귀마개는 우주선 내 70데시벨(dB) 이상의 기계 소음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수면에 방해를 주는 소음은 40dB 이상이다. 중력이 작용하지 않아 코골이가 사라진다는 점도 특이하다. 코골이는 누워서 잘 경우 혀가 중력에 의해 기도 쪽으로 밀려들어가면서 일어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우주인은 통상 오전 6시 시설 점검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식사 시간은 6시 40분 정도. 볼일은 진공청소기처럼 생긴 화장실을 이용한다. 남녀 공용이다. 소변은 고무호스처럼 생긴 튜브를 사용하고, 대변은 좌변기에 나 있는 직경 10cm의 구멍에 정확히 맞춰야 한다. 배설물이 무중력 환경에서 둥둥 떠다니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소연씨는 우주로 떠나기 전, 이 같은 시설을 이용해 대소변을 해결하는 훈련을 꾸준히 받아왔다. 점심시간은 대개 12시부터 1시 사이다.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만큼 하루 한 시간씩 운동은 필수다. 사이클 운동기구를 사용하거나 우주용 역기를 들기도 한다. 역기는 중력을 느낄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됐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할 때는 그저 수건에 물을 묻혀 닦는 수준이다. 하루를 마감하는 잠자리는 오후 9시 반부터이며 벽에 고정된 침낭으로 만족해야 한다. 2 우주에서 겪을 법한 병들 이소연씨가 우주에 머무는 시간은 12일에 불과해 심각한 후유증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간 우주에서 생활할 땐 우주 불면증, 골다공증, 피부 노화, 부종(부어오름)의 네 가지 증상을 감내해야 한다. 우주 골다공증의 원인은 무중력 때문이다. 우주선 내에선 지구 중력에 맞서 몸을 일으키거나 걷는 데 필요한 근육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근력이 약해진다. 뼈의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의 진행 속도가 빨라진다. 한 달가량 우주에서 생활하면 1% 정도 낮아진다. 우주정류장에서 1년 이상 지냈던 우주비행사가 지구로 귀환한 뒤 한동안 누워 있거나 휠체어 신세를 지는 이유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척추의 뼈와 뼈 사이 연골, 팔다리의 관절이 늘어나 키가 4cm 이상 커질 수 있지만 근육과 신경이 함께 늘어나지는 않는다. 이소연씨도 하루 만에 키가 3cm 늘었다. 피부가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우주는 피부 건강에 관한 한 최악의 환경이다. 지구에서는 공기 중 산소 비율이 20%(나머지는 질소)에 불과하지만 우주복 안은 100% 산소로 채워진다. 이때 과잉 생산된 활성(유해)산소가 정상 피부세포에 손상을 주어 피부 노화를 촉진한다. 우주 부종도 나타난다. 지구에선 하반신 쪽으로 피가 몰리지만 우주에서는 머리 쪽에 피가 쏠려 얼굴은 늘 퉁퉁 부은 상태다. ■ 글 / 임현주 기자(경향신문)
- [Stage Journal]‘퀴담’, ‘신성한 괴물들’, ‘러시아 인형극’
- 2007. 03. 15 문화/생활
- 한국의 공연시장이 커지면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이 속속 내한 공연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형 뮤지컬이 중심이었지만, 3월에는 뮤지컬이 아닌 화제의 공연들이 속속 한국을 찾는다. 그 중에서 관객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세 작품을 골라 소개한다. 뮤지컬을 제치고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은 ‘태양의 서커스’ 단체가 만든 ‘퀴담’이다. 딱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기가 힘들지만, 이 작품은 공연예술에 큰 획을 그었다. 현대 기술과 미술이 조화를 이룬 무대 세트는 상상을 초월하고, 의상은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 미술작품보다 아름답다는 분장과 뛰어난 음악은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태양의 서커스’는 1984년 캐나다 퀘벡에서 시작했고,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 단체다. 지난 2004년에 인터브랜드가 실시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 조사에서 2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퀴담’은 라틴어로 ‘익명의 행인’이라는 뜻이다. 1996년 캐나다에서 초연된 이후 지금까지 16개국에서 8백만명 이상이 관람한 ‘태양의 서커스’ 작품 중 가장 예술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19개국 국적의 1백50여명이 함께 이동하는 ‘움직이는 마을’인 ‘샤피토(빅탑)’은 잠실종합운동장 광장에 자리 잡게 된다. 극장 공중에 37미터의 대규모 컨베이어가 설치되고, 5개의 레일이 달려 있어 각종 특수효과를 내게 된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볼거리가 2시간 공연 내내 계속된다. 3월 29일부터 잠실종합운동장 광장 내 빅탑에서 계속된다. 문의 02-541-3150 전설적인 발레리나 ‘실비 길렘’과 현대 무용계의 떠오르는 별 ‘아크람 칸’이 만났다는 사실로도 무용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화제작이 ‘신성한 괴물들’이다. 2006년 영국 런던 새들러스 웰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한국을 처음으로 찾는다. ‘신성한 괴물들’은 본래 19세기 프랑스에서 연극계의 빅스타를 칭하는 용어로 사용됐다. 현재는 자신의 본 모습을 감추고 괴물처럼 살아가야 하는 예술계와 스포츠계의 스타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이 작품은 스타덤에 오른 사람들의 이면을 담고 있다.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스타의 모습이다. 두 무용수는 어린 시절 ‘발레’와 ‘카탁’이라는 전통 무용을 훈련 받으면서 최고 무용수로 성장했지만, 현재 겪고 있는 불안함 등을 이야기한다. 괴물의 가면을 벗고 자신을 드러내는 두 무용수의 화려한 몸짓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3월 6일부터 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문의 02-2005-0114 러시아 국립 모스크바 중앙인형극장은 한국의 가족 관객을 위한 인형극을 선보인다. ‘러시아 인형극과 세계의 인형전’이라는 공연과 체험이 결합되는 전시 이벤트다. 국립 모스크바 중앙인형극장은 세계 최대이자 가장 오래된 인형극장으로 손꼽히는 인형극의 메카이다. 1931년 창립된 후 72년의 역사를 가진 극장으로, 설립자인 오브라쵸프는 러시아 문화예술계의 거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동안 56편의 작품을 연출하며, 인형극의 이론을 확립한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국립 모스크바 중앙인형극장이 소유한 인형들을 전시하고, 인형극장의 레파토리 인형극을 함께 볼 수 있다. 체험영역은 총 7개의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3월 2일부터 5월 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 1, 2전시실에서 계속된다. 문의 02-6678-1144New Stage4 Go Story 제 3회 여성연출가전 ‘4 Go Story’는 여성적 육감과 욕망을 지난 연출가들이 바라본 신화와 설화의 재구성이다. 설화나 신화 속에 숨겨진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과 사랑을 재조명한다. 백순원 연출의 ‘히폴리투스의 말’, 정안나 연출의 ‘처용, 오디세이’, 김수희 연출의 ‘어쩌자고 서로 만나 알게 되었는가’, 조최효정 연출의 ‘이상한 나라의 XX’가 무대에 오른다. 일시 3월 28일 ~ 4월 29일 장소 상명아트홀 2관 문의 02-741-4485 샤이닝 시티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작가 코너 맥퍼슨의 최신작이다. 2006년 토니어워드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으로,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저마다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미는 따스한 작품이다. 극단 목화 출신의 홍원기와 정원중, 이성민의 팽팽한 긴장감 대결이 볼만할 것이다. 일시 3월 1일 ~ 4월 8일 장소 한양레퍼토리씨어터 문의 02-3673-5580 고재경의 마임 콘서트 2006년 시선집중?배우전 이후 관객의 성원으로 2007년 앵콜 공연으로 무대에 다시 오른다. 20년 경력의 마임이스트 고재경은 ‘나비’ ‘황당’ ‘기다리는 마음I, II’ 등 세 작품을 선보인다. ‘나비’는 인형의 꿈에 대한 작품이고, ‘황당’은 생활 속에서 누구나 겪었을 내용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 ‘기다리는 마음 I, II’는 가곡 ‘기다리는 마음’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일시 3월 23일 ~ 4월 8일 장소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 문의 02-744-0300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베스트셀러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가 가족 뮤지컬로 찾아온다. 이 작품은 독일의 아동 도서를 원작으로 하는데, 유아기 어린이에게 친숙한 소재인 ‘똥’을 이야기한다. 가족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재미있는 내용이고,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배설하는 똥의 모양, 색깔, 소리, 냄새 등이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의성어와 의태어를 적절하게 사용한 작품이다. 일시 3월 3일 ~ 4일 장소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문의 02-2049-4700 더블린 캐롤 아일랜드의 젊은 작가 코너 맥퍼슨은 ‘거기’라는 번안된 작품으로 한국 관객에게도 친숙하다.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지만, 발표하는 작품마다 런던과 뉴욕의 평단을 열광케 하며 각종 연극상을 휩쓸고 있다. 맥퍼슨의 작품인 ‘더블린 캐롤’은 절망 상태에 있는 중년의 아일랜드 사내를 끔찍할 정도로 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일시 4월 8일까지 장소 소극장 산울림 문의 02-334-5915 반성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인 연극 ‘이’의 작가이자 연출가인 김태웅의 신작이다. 인간에 대한 진지한 시선과 자신이 느끼는 근?현대사의 문제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비운의 가족이 부질없는 용서와 화해를 통해 몰락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인간의 원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비극으로 짜임새 있게 그려가고 있다. 일시 3월 2일 ~ 4월 1일 장소 소극장 디아더 문의 02-744-7304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오아시스 세탁소에 걸려있는 수백 벌의 옷들에는 소시민의 삶이 담겨있다. 40년 전에 어머니가 맡겼던 세탁물을 찾아 희망을 갖게 되는 불효자, 멀쩡한 옷을 찢고 문양을 넣는 신세대 여학생. 명품 마니아족 나가요 아가씨와 무대의상을 빌리는 가난한 연극배우 등. 다양한 소시민들이 오아시스 세탁소를 거치면서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쏟아낸다. 일시 오픈 런 장소 오아시스 세탁소 극장 문의 02-3673-0888 우동 한 그릇 이 작품은 연극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공연 양식을 도입했다. 지문과 대사로 이뤄진 기존의 문법 대신 소설 원문 그대로 공연하고 있다. 소설과 연극을 기묘하게 결합한 혼합장르 형태의 공연이다. 지난 2003년 4월 초연 이후 10만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 공연으로 이번이 12번째 공연이다. 이번에는 기타리스트 김광석이 라이브 연주를 해 더욱 감동어린 무대를 만들고 있다. 일시 4월 29일까지 장소 김동수 플레이하우스 문의 02-3675-4675한일 공동창작 프로젝트 ‘에에자나이카’‘괜찮지 아니한가! 아무렴 어때’라는 뜻의 ‘에에자나이카’는 ‘나라야마 부시코’와 ‘우나기’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작품이다. 1981년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혼란기 시대의 일본 하층 예인집단을 통해 본 일본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원작으로 극작가 ‘후지타 덴’이 연극으로 각색했다. 2005년 한국 관객의 호응을 이어받아, 2006년에는 재일교포 신주쿠 양산박의 김수진 대표의 연출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07년 작품은 역시 김수진 연출가의 치밀한 극 구성과 상상을 뛰어넘는 공간연출로 진한 삶의 의미와 감동을 전달할 것이다. 일본 에도시대 말기 민중들의 억압된 분노가 폭발했던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일시 3월 22일 ~ 30일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765-0601 ■담당/최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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