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1 건 검색)
- 중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격화에 “냉정과 자제 필요”
- 2024. 11. 20 17:41국제
- ... 것은, 중국은 각 당사자가 국면 완화를 이끌고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힘써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러시아가 핵 사용 교리를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지난...
-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 한국 꺾고 파리올림픽 첫 금메달…한국 천적 하를란은 금, 동
- 2024. 08. 04 09:16스포츠
- ... 선수들이 4일 한국을 꺾고 파리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AFP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파리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우크라이나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4일...
-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책은? WP “러시아에 영토 일부 넘기는 것”
- 2024. 04. 08 08:43국제
- ...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하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7일(현지시간) 나왔다....
- 북, 러시아 파병
- 푸틴 “러시아 패배 불가능…우크라이나 전쟁 협상 용의 있어”
- 2024. 02. 09 10:40국제
- ... 미국 언론인 석방을 위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한 뒤 푸틴 대통령이 서방 언론인과 단독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스포츠경향(총 4 건 검색)
- ‘The GeoVista’ 북한군 러시아 파병···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북한군, 우크라이나 전쟁 기술 경험 통해 전쟁 능력 구축”
- 2024. 11. 06 22:04 연예
- 아리랑TV 지난 5일 방송이 된 아리랑TV ‘The GeoVista’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에대해 김진아 한국외국어대학교 LD 학부 교수 진행으로 예비역 육군 중장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분석을 들었다.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기정사실로 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 다른 국제 제재를 위반하는 소지가 있지만, 러시아의 거부권과 양국 제재 회피 능력으로 인해 실질적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중·러 간 미묘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The GeoVista’에서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 상황, 북러의 밀착 계기와 중국의 입장도 상세히 분석했다. 아리랑TV 또한 육군 중장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과 함께 파병된 북한군의 위상과 예상 역할, 향후 전세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대담이 진행됐다. 파병된 이들에 대해 우리 국정원은 일명 폭풍 군단으로 불리는 11군단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세계 언론들은 각자 조금씩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에 대해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입수한 정보는 11군단 출신이며, 이 부대의 주요 임무는 육로, 해상 또는 공중을 통해 적지에 침투하여 지휘 및 통제, 물류, 화재 등과 같은 약한 표적을 타격하고 적의 작전을 방해하는 것이다”라며 “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되는 병사는 경보병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현 전쟁 상황에 대해 “현재 러시아 내에서 한 달에 25,000~30,000명의 남성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들을 전선으로 보내고 있기 때문에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편 기초 훈련이 잘되어 있는 북한 병사들은 작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고, 이들이 방어 작전에 나설지, 아니면 공격용 군대로 사용될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파병군의 탈영, 탈북 등 여러 가지 리스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우방국 중 유일하게 무기와 병력을 보내는 베팅을 했다. 아리랑TV 전인범 전 특별사령관은 “우리는 북한이 핵기술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그것은 예상한 것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전쟁 기술 경험을 통해 훌륭한 전쟁 능력을 구축하게 됐으며, 이러한 전쟁 경험은 구매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The GeoVista’는 아리랑TV를 통해 매주 화요일 저녁 7시에 방송된다. 아리랑TV
- ‘The Roundtable’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본토 뚫린 러시아 (아리랑TV)
- 2024. 08. 27 19:16 연예
- 아리랑TV 27일 오후 방송이 된 아리랑TV ‘The Roundtable’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주제로 봉영식 연세대학교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진행으로 최현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최수진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가 본토 뚫린 러시아의 상황을 중심으로 러-우 전쟁을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양측 본토에서 각각 무력 공세를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서 최대 35km까지 진격했다고 주장하며 마을 93곳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여름 동부 돈바스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반격이 실패한 이후, 우크라이나 군 장병들은 크게 위축된 상태였다. 미국 등 서방의 무기·장비를 앞세워 대대적인 작전을 펼쳤지만 러시아군의 강력한 방어에 막혔다. 이후 러시아군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동부 지역 최전선은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었다. 최수진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사기가 높아졌으며 우크라이나의 계속되는 공격은 푸틴의 지도력에 심각한 타격을 줬을 것”이라며 “이번 기습 공격으로 러시아군의 거센 압박을 받는 도네츠크 지역의 우크라이나 방어능력이 약화 돼 이번 기회에 러시아가 도네츠크를 완전히 장악할 수도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 우크라이나는 전략적 패배에 직면할 수 있다” 고 전망했다. 아리랑TV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도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느껴봐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작전 목표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치러지기 전 국제사회의 관심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끌어오고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최현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공격이라고 볼 수 있다” 며 “향후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이번 공격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만 해도 세계 2위인 군사대국 러시아가 단기간에 우크라이나를 압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일주일이면 끝날 것이라는 전쟁은 3년째 지속되고 있다. 또 G7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확신하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지 G7 국가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겠다고 밝혔고,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긴급 자원을 제공할 것을 돕겠다고 강조하는 상황이다. 최수진 교수는 “휴전을 하게 된다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가 우크라이나의 영토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러시아에는 별 이득이 되지 않아 휴전을 거부하고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리랑TV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진격은 미국에게도 적지 않는 딜레마를 안겨줬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동시에 러시아와의 긴장 확대를 막아야 할 저지에 처했다. 파죽지세인 우크라이나군이 결국 ‘미국산 무기 사용 허가 범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러시아의 노림수대로 ‘미국 등 서방 대 러시아’의 구도로 갈등이 확산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리창 국무원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했다. 지난달 러시아를 찾았던 인도 모디 총리는 전쟁 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도 방문했다. 이처럼 주요국들이 ‘전쟁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최현진 교수는 “중국, 인도는 전쟁의 핵심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중재 노력에 회의적인 상황이다”며 “전쟁 종결에 대한 우크라이나 지지가 올라가게 되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고 예측했다.
- ‘이슈픽 쌤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핵심은?
- 2022. 05. 27 20:13 연예
- KBS 제공오는 29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되는 KBS1 ‘이슈PICK 쌤과 함께’에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류한수 교수가 출연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뿌리를 두고 있는 소련의 역사를 돌아본다. 올해 2월 24일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올해는 소비에트 연방이 탄생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1922년부터 1991년까지 연방의 한 식구였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100년이 지난 현재,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완전히 다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 과연 지난 역사 속 두 나라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탐구한다. 류 교수는 이 전쟁을 ‘역사 전쟁’으로 정의했다. 전쟁 개시 사흘 전, 푸틴 대통령은 55분에 달하는 긴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일부’라며, 과거 소련 시절의 지도자 레닌이 오늘날의 비극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개그맨 유민상이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난감해하자, 류 교수는 연설의 배경이 되는 1917년을 알기 쉽게 풀어 설명했다. KBS 제공1917년은 바로 러시아혁명이 발발한 해다. 그 결과 300년간 황조를 이어온 러시아제국이 붕괴했다. 이후 1922년 12월 러시아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조지아 등이 공화국 형태로 결집하여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 즉 소련이 탄생한다. 이때 소련의 통치자 레닌은 ‘민족자결주의’를 내세워 우크라이나의 독립성을 처음으로 인정하는데, 100년 후 푸틴은 바로 레닌 때문에 두 나라 간 비극이 시작됐다고 비판한다. 류한수 교수는 방송을 통해 1991년 소련 해체 후 벌어진 우크라이나의 혼란과 갈등의 역사까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내용을 깊이있게 다뤘다. 류 교수가 주목한 사건은 유로마이단 봉기. 2013년 11월부터 100여일 간 발발한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시민들은 친유럽 정책과 민주주의를 요구했다. 류 교수는 유로마이단을 설명하면서 그동안 언론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상반된 시각을 제시해 패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어 류 교수는 전쟁을 올바르게 비판하기 위해서는 관련 쟁점을 설명하고 그 위상과 비중을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BS 제공류한수 교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멈추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패널들의 공감을 샀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두 대통령의 이름이 공교롭게도 ‘평화를 이끌다’라는 뜻으로 일치한다며, 이름처럼 ‘평화를 이끄는 두 지도자가 되길 소망한다’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이슈 픽 쌤과 함께’ 90회 ‘러시아-우크라이나 역사 전쟁, 비극은 반복되는가’ 상명대 류한수 교수 편은 5월 29일 오후 7시 10분에 안방극장에 배달된다.
- KBS
- 우크라이나 모델 올레나, 원전 폭격한 러시아에 분노 “전쟁 멈춰야해요”
- 2022. 03. 04 15:50 연예
- 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겸 배우 올레나 공식 SNS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겸 방송인 올레나가 우크라이나 원전 폭팔을 걱정했다. 올레나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우크라니아 원전 폭격과 관련된 뉴스 사진을 게재했다. 올레나는 “체르노빌보다 10배 큰 원전이 폭격당해 화제가 났어요”라며 운을 뗐다. 이어 올레나는 “이게 터지면 유럽과 아시아 전체가 위험해져요. 제발 이 전쟁을 멈춰야해요”라며 휴전에 대한 목소리를 펼쳤다. 또 올레나는 “어제 민간인대피 휴전협정을 해놓고 바로 폭격을 시작했어요!!!”라며 러시아의 폭격에 분노를 터뜨렸다.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를 보유한 대규모 원전으로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생산의 4분의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라는 평가를 받는다. 원자력 발전소 화재 소식을 전하며 러시아를 규탄했던 에네르호다르시의 트미트로 오를로프 시장은 “이제 러시아군의 포격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한편, 올레나는 KBS1 ‘이웃집 찰스’, MBC에브리원 ‘대한 외국인’ 등에 출연했다. \
- 올레나 원전
주간경향(총 3 건 검색)
-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9)21세기 러시아 ‘제국’의 역습, 그 서막(2022. 07. 29 14:16)
- 2022. 07. 29 14:16 문화/과학
- ㆍ남오세티야 전쟁 두 영화는 각각 서방과 러시아의 입장을 대변한다. 물론 진실은 2개일 수 없다. <5 데이즈 오브 워>를 보면 러시아, <어거스트 에이트>를 보면 조지아가 침략자다. 영화를 통한 ‘역사전쟁’인 셈이다. 2008년 발발한 조지아와 러시아 간 남오세티야 전쟁은 21세기 신(新)냉전의 서막을 연 사건으로 평가된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유일 초강대국으로 군림한 미국 주도 하의 나토(NATO)가 구(舊)동구권으로 진출하는 상황을 막지 못한 러시아의 자존심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소련의 억압에 시달렸던 신생국가들은 독립유지를 위해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손길을 내밀었다. 러시아는 이를 자국 세력권 침범으로 받아들였다. 영화 스틸 / DAUM 영화 영화 스틸 / DAUM 영화 체첸 전쟁 이후 푸틴이 집권하며 21세기 초반의 경기호황으로 겨우 추스르기 시작했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간 양면전쟁에 허덕이는 상황을 확인하고 주변 세력권을 정비한다. 조지아는 독립 당시부터 비(非)조지아인이 주류이던 자국 내 자치공화국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 문제로 분란을 겪고 있었다. 여기에 러시아가 둘의 후원자로 개입한다. 전쟁은 언제든 터질 수 있었고, 정치적 결단만 남은 상황이었다. 서방의 시각 대변한 전쟁 스펙터클 <다이 하드 2>와 <클리프 행어>의 레니 할린 감독이 연출한 <5 데이즈 오브 워>는 종군기자의 눈으로 본 전쟁 이야기다. 주인공은 이라크 전쟁 당시 조지아 평화유지군에 의해 구조된 경험 이후 남오세티야로 향한다. 현지에서 전투에 휘말린 주인공 일행은 러시아군과 오세트 민병대가 전쟁범죄를 저지르는 현장을 촬영한 뒤 데미도프 대령에게 붙잡혀 메모리카드를 내놓으라는 협박을 당한다. 이라크에서 자신들을 구했던 레조 대위의 부대에 구출된 일행은 참상을 알리고자 방송국이 있는 도시 고리로 향하지만, 이곳은 최대의 격전지다. 액션 연출 장인이 만든 영화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이다. 여기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블랙 호크 다운>에 영향받은 극사실주의 전투장면을 조합했다. 도입부의 이라크 전투부터 영화는 내내 전쟁 스펙터클의 한복판으로 관객을 이끈다. 정치 스릴러를 더해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당시 조지아 대통령 미하일 사카슈빌리가 전쟁에 대처하는 모습은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으로 묘사된다. 오세트인(人)이지만 미국 유학파 지식인 타티아, 애국심 강한 레조 대위가 종군기자들과 협력한다. 반대편에는 전쟁의 폭력적 본질을 상징하는 러시아군 데미도프 대령과 ‘더러운 작전’ 전문 코사크 군인 다닐이 선다. 주인공은 그들의 전쟁범죄를 규탄하지만, 이들은 ‘전쟁은 원래 그런 거다’란 운명론과 함께 조지아 정부가 감추고 있는 진실을 알려준다. 러시아 시각을 영화화… 역사전쟁 선포 정반대 입장으로 러시아에서 만든 <어거스트 에이트>가 있다. 제목은 ‘8월 8일’, 바로 전쟁이 시작된 날이다. 기이할 만큼 두 영화의 구조와 분위기는 닮았다. 국내 소개 당시 러시아 판 <트랜스포머>로 홍보한 덕분에 ‘낚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혼녀 크세니아는 여름휴가를 애인과 보낼 겸 남오세티야 평화유지군으로 근무하는 전 남편에게 어린 아들 토마를 보낸다. 토마는 한부모 가정에서 겪는 혼란 때문에 현실에서 도피해 로봇에 빠진 상태다. 설마 했던 전쟁이 (조지아의 침공으로) 터진다. 이제 크세니아는 토마를 구해야 한다. 러시아판 ‘엄마는 강하다!’ 기조로 할리우드보다 더 전형적인 할리우드 가족주의 액션물로 흘러간다. 러시아 군인들은 21세기에 기사도가 부활한 듯 목숨을 걸고 모자 상봉을 돕는다. 뻔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전투묘사에 대단한 공을 들인데다 소년의 상상 속 로봇 전투장면까지 가미해 최첨단 ‘배달의 기수’를 선보인다. <어거스트 에이트>는 가부장적 가족주의 세계관을 예찬한다. 당시 대통령이던 메드베데프를 모델로 한 젊은 지도자가 등장해 미국에 주눅 들지 않는 단호한 결단력을 선보인다. 토마가 현실을 부정해온 건 믿고 의지할 ‘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긍정적 어른으로 묘사되는 러시아 군인 레흐는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과묵한 영웅 못지않다. 토마는 자연스레 그를 따른다. 반면에 영화 속 미국과 서방에 줄을 대거나 겁내는 자들은 좋게 그려지지 않는다.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면 신냉전 시대가 도래할까봐 겁내는 정치고문이나 부와 쾌락만 좇는 크세니아의 애인인 은행가는 타락하고 비겁한 존재에 불과하다. 외세에 맞서 국민을 지키는 강한 지도자와 정부, 군대의 역할을 긍정하는 태도가 가득하다. 재앙의 기원을 찾아서 두 영화는 각각 서방과 러시아의 입장을 대변한다. 물론 진실은 2개일 수 없다. <5 데이즈 오브 워>를 보면 러시아, <어거스트 에이트>를 보면 조지아가 침략자다.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건 러시아가 분명하지만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던 러시아군을 선제공격한 건 조지아군이었음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두 영화는 서로의 입장을 옹호하고자 프로파간다(선전선동) 성격을 짙게 가미했다. 영화를 통한 ‘역사전쟁’인 셈이다.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답을 찾기 위해선 1992~1993년의 조지아 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소련이 해체된 자리에 15개 국가가 탄생했지만, 개별 국가 내에도 자치공화국이 별개로 존재했다. 개별 독립국 안에서 주류민족의 핍박을 받을 걸 겁낸 소수민족의 분리운동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확산한다. 러시아에 대해 체첸이 그랬던 것처럼 조지아 내 압하지야인과 오세트인은 분리독립을 시도했고, 러시아가 후견인이 된다. <텐저린즈: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는 30년 전 조지아-압하지야 내전 현장이 배경이다. 산골에서 감귤농사를 짓는 에스토니아인(人) 노인 이보는 집 앞에서 전투를 벌이다 부상당한 압하지야 측 체첸용병과 조지아군인을 각각 구해낸다. 깨어난 둘은 서로를 죽이려 들지만 생명의 은인이 하는 말을 거역하진 못한다. 이보는 둘을 떼어놓고 서로 죽이지 못하게 서약을 받지만 살얼음판은 계속된다.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지만 한집에서 먹고 자면서 둘은 조금씩 같은 인간을 대하는 표정으로 변해간다. 그러나 현관 앞까지 찾아온 전쟁은 작은 비무장지대인 이 공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조지아 감독 자자 우루샤제는 자국 내 민족분쟁에 소수자인 에스토니아인 주인공을 등장시켜 균형감각과 성찰을 유도한다. 대부분 장면이 실내에서 진행되기에 심리극을 보는 기분도 든다. 전쟁영화라면 상상할 수 있는 장대한 액션 장면을 기대하면 실망하겠지만 인간들의 분쟁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웅장한 카프카스 풍광과 함께, 결국 온전히 수확할 수 없는 과수원 풍경이 영화 속 주인공들의 운명과 고스란히 겹친다. 영화는 전쟁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연민과 성찰 그리고 이를 비웃는 전쟁의 광기 속으로 보는 이를 끌어들인다. 같이 밥을 먹고 대화를 하며 원수지간이라도 서로 이해하려 노력하는 가능성의 순간이 의미심장하다. 끝내 당시 내전은 불완전한 봉합으로 끝났고, 15년 후 남오세티야 전쟁으로 이어진다. 지금도 이보가 살던 산골은 조지아 내 분쟁지역으로 남아 있다. 러시아가 미(未)승인국의 후견자로 버티는 것 역시 여전하다.
-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
-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8)상처 입은 러시아의 분노, 푸틴 집권의 길 열다(2022. 07. 15 14:30)
- 2022. 07. 15 14:30 문화/과학
- ㆍ체첸 전쟁을 다룬 영화들 <브라트> 2부작의 주인공 다닐라 역을 맡은 세르게이 보드로프 주니어의 영화 경력은 혼란했던 러시아의 1990년대를 관통한다. 그의 데뷔작은 1차 체첸 전쟁을 소재로 한 1996년 <코카서스의 죄수>였다. 1997년 <브라트>와 2000년 <브라트 2>에선 체첸 전쟁 참전용사 경력의 킬러로 출연했다. 2002년 <전쟁>에선 2차 체첸 전쟁에 장교로 참전한다. 당대 러시아를 관통했던 경제위기와 모라토리엄 그리고 체첸 전쟁을 영화 속에서 전부 체험한 셈이다. 영화 스틸 / DAUM 영화 체첸 전쟁은 소련 연방 해체 후 러시아가 겪은 재앙의 최종판이다. 고르바초프가 꿈꿨던 ‘독립국가연합(CIS)’의 꿈이 무너진 자리엔 15개 독립국가가 급작스레 들어섰다. 소련 시절 경제는 국가소유였고, 서로 긴밀하게 결합된 순환구조였다. 갑자기 그 연결고리가 끊어지자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혼란은 극심했다. 국유재산은 왕년의 공산당 간부와 신흥 재벌의 유착으로 조각조각 삼켜졌다. ‘올리가르히’라 불린 기득권 집단의 탄생이다. 국민의 삶은 소련이 그리울 만큼 망가졌다. 그런 상황에서 군대가 충실히 유지될 리 없었다. 인구 120만의 체첸 앞에서 초강대국 러시아의 자존심은 산산이 박살 났다. 굴욕을 갚기 위해 러시아는 울부짖었고, 하늘에서 강림하듯 강력한 지도자가 등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이라는 이름의 정치신인이었다. 1차 체첸 전쟁과 평화의 가능성 푸시킨의 시, 이를 바탕으로 쓴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을 1차 체첸 전쟁으로 옮겨 만든 세르게이 보드로프 감독의 <코카서스의 죄수>는 배경만 현대로 바꿨을 뿐 원작과 거의 같은 이야기를 보여준다. 감독의 솜씨도 있지만 해당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작은 제정 러시아가 카프카즈 산악지대에서 타타르인들과 기나긴 항쟁을 펼치던 시절, 포로로 잡혀 인질이 된 러시아 장교 질린과 코스틸린의 고생담이다. 러시아 제국주의의 시각이 강하지만 대문호들의 필력과 고증 덕분에 카프카즈 지역민들의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영화 포스터 / DAUM 영화 아프가니스탄 전쟁 시즌2를 찍던 체첸 산간에서 신병 질린과 고참병 샤샤가 포로가 된다. 아들이 러시아 감옥에 갇힌 체첸인 압둘은 인질교환을 위해 둘을 산다. 질린과 샤샤의 기약 없는 인질생활이 시작된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포로교환에 무관심하다. 압둘은 인질 가족에게 편지를 보내 교환이 안 되면 둘은 죽은 목숨이라고 말한다. 샤샤는 탈출할 궁리뿐이지만 질린은 압둘의 어린 딸 디나, 머슴 하산과 친해진다. 잔인한 운명이 그들 앞에 다가온다. 체첸인은 적이라는 샤샤의 경험적 판단과 인간적 정을 간직한 질린의 입장은 대조적이지만 영화는 둘 다 원치 않는 결말로 치닫는다. 2차 체첸 전쟁의 무자비 속으로 <브라트> 연작을 연출했던 알렉세이 발라바노프의 2002년 작품 <전쟁>은 2차 체첸 전쟁을 소재로 1차 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야만적 전장으로 우리를 끌고 간다. 이 영화에는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을 참수하는 스너프 영상 ‘체첸 클리어’ 묘사도 나온다. 카프카즈 산악지대는 여전히 전쟁 중이다. 체첸 독립군이 러시아군과 영국 사업가를 납치하고 몸값을 요구한다. 인질을 구하기 위해 체첸으로 향하는 이들의 모험 속에 적대적 공생으로 치닫는 러시아와 체첸의 현실, 속고 속이는 전장 상황이 허무적으로 묘사된다. 독립투쟁은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뉘고, 극단주의 세력의 연이은 테러로 러시아 국내를 격분케 함은 물론 체첸 문제에 방관하거나 온정적이던 서방의 외면을 불러온다. 결국 체첸은 새롭게 권좌에 앉은 푸틴의 ‘평탄화’ 전술로 초토화된다. 2차 체첸 전쟁의 승리로 노쇠한 옐친의 권력을 물려받은 푸틴은 중요한 교훈을 얻는다. 치밀하게 계획해 희생을 감수하고 전쟁에서 승리하기만 하면 국민은 지지한다는 것. 그 경험은 2008년 남오세티야 전쟁, 2014년 크름반도(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전쟁, 그리고 2022년의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체첸 전쟁을 기억해야 할 이유다. 영화 포스터 / DAUM 영화 ‘안정화’된 체첸의 현재 러시아는 전쟁에서 승리한 후 체첸자치공화국 수장에 독립전쟁 온건파에서 친(親)러시아 진영으로 전향한 아흐마드 카디로프를 등용한다. 초대 수장이었던 카디로프가 2004년 암살된 후 갓 서른의 나이에 대통령에 취임한 2대가 바로 아들 람잔 카디로프다. 겉으로 체첸 독립운동은 소멸했고, 잔존세력은 ISIS(이슬람 근본주의 표방 국제테러단체) 등으로 흡수된 상태다. 이제 체첸에 평화가 찾아온 걸까? 다큐멘터리 <웰컴 투 체첸>에서 볼 수 있는 체첸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모스크바는 수만의 전사자를 낸 1~2차 체첸 전쟁처럼 무장투쟁을 벌이지만 않는다면 안심이다. 카디로프 지배하에서 체첸자치공화국은 샤리아법(이슬람의 종교법)과 비민주적 독재로 악명이 높지만 이들(카디로프 정권)이 극단주의 세력만 관리해주면 인권유린은 부차적 문제일 뿐이다. 보수적 이슬람주의 땅을 사실상 군벌이 장악한 셈이다. 그런 체첸에서 성소수자들이 겪는 끔찍한 실상을 영화는 폭로한다. 람잔 카디로프는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체첸에는 동성애자가 없다”고 호언한다. 영화에는 피해자의 증언과 동영상이 가득하다. 2017년에만 100여명 이상이 불법 구금되고 3명 이상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다. 체첸 내 상황에 맞선 러시아 LGBT(성소수자) 활동가들의 생명을 건 싸움이 화면 가득 펼쳐진다. 체첸의 극단화는 푸틴이 장악한 러시아 전역으로 확산하는 중이다. 활동가들의 신변이 위협받는 건 물론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용기 있는 실천으로 2년여간 151명의 성소수자가 국외 탈출을 감행했다. 캐나다 내 연대 단위들의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과거 흑인노예들을 구출하던 비밀조직)가 44명의 망명을 이끈다. 권위주의 국가들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던 미국(트럼프 집권기)은 단 한명도 비자를 내주지 않았다고 한다. 체첸 상황은 지구 반대편의 어디에 붙었는지도 모를 산동네 이야기가 아니다. 체첸의 문제는 곧 강대국 러시아의 우경화 수준을 진단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체첸군의 악명이 뉴스를 통해 수시로 등장한다. 이뿐 아니라 러시아 내의 반 푸틴 세력을 테러하고 암살하는 전위부대로 람잔 카디로프의 사병들이 동원되고 있다. 대놓고 푸틴 정권이 손대지 못할 문제를 알아서 처리해주는 카디로프를 모스크바가 예뻐하지 않을 리 없다. 이곳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체첸이 처한 현실은 강대국의 위선과 불의를 폭로하는 분명한 사례다. 우리가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이 땅의 현재는 머지않은 미래에 결국 우리 집 현관에 도달할 것이다.
-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
-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7)소련 해체 후…러시아의 끝없는 추락(2022. 07. 01 14:51)
- 2022. 07. 01 14:51 문화/과학
- ㆍ 2부작 흔히 북반구와 서방에 편중된 부유한 국가들을 ‘1세계’, 남반구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에 밀집된 가난한 국가들을 ‘3세계’라 칭한다. 그렇다면 ‘2세계’는 어디인가. 바로 소련이 맹주로 있던 동구 현실사회주의 블록이다. 세계의 3축을 이루던 거대진영 중 1축이 증발해버렸다. 그 뒤에 남은 건 무엇일까. 영화 시리즈 주인공 다닐라의 그라피티와 동상 / abrakadabra.fun 몰락 이후, 술주정뱅이 옐친의 시대 소련이 해체될 때 다소간의 혼란은 예상했지만, 러시아 국민은 초강대국의 저력으로 곧 사태를 수습하고 더 잘살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현실은 정반대로 치달았다. 해체 이전 라이벌 미국의 절반 수준 경제 규모를 가졌지만, 대부분의 부를 국가가 소유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개혁만 이뤄졌더라면 러시아인의 꿈은 실현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대한 국부는 혼란기에 잇속을 차린 과거 공산당 관료와 신흥재벌들에게 넘어갔다. 그들은 ‘올리가르히’라는 기득권 집단이 돼 국가의 부와 권력을 독점했다. 1990년대 초 소련의 1인당 국민소득은 5000달러가 넘었다. 1990년대 중반 러시아 1인당 소득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당시 세계를 휩쓸던 신자유주의 개혁을 단행했다. 그 결과 초(超)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러시아 국민의 90%가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1억4000만 인구 중 2000만명이 공식 실업자로 추산되는 참상이 벌어졌다. 소련이 자랑하던 복지제도는 작동을 멈췄다. 임금을 받지 못한 경찰은 부패하거나 범죄 집단으로 변했다. ‘브리트바’라는 마피아가 권력과 결탁해 무소불위의 행패를 부려도 막을 자가 없는 세상이었다. 소련 시절 국민의 물질적 형편은 서방에 비해 낮았지만 교육과 문화예술 접근성은 높았다. 2억9000만 소련 국민의 연간 영화 관객은 20억명이었다(!). 그게 5000만명으로 97.5% 감소했다(!!). 몰락이란 표현이 모자랄 지경이다. 한해 최고 흥행작의 관객 수가 50만명이던 시절이다. 사회 전 분야의 붕괴였다. 그런 기나긴 암흑기를 뚫고 부흥의 희망을 밝혀 당대 러시아의 사회상을 담아낸 작품이 알렉세이 발라바노프 감독의 <브라트>(‘형제’) 2부작이다. 러시아판 ‘택시 드라이버’의 세계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 동안 러시아는 추락을 거듭했다. 경제는 붕괴하고 민주주의는 정착하지 못했다. 소련 체제가 붕괴하자 소수민족의 독립운동이 이어졌다. 그중 대표격인 체첸 자치공화국과의 전쟁에서 러시아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아프가니스탄 침공의 후유증이 소련을 붕괴시켰듯 체첸에서의 졸전은 막대한 희생은 물론 국가적 자존심도 무너뜨렸다. 그 참전용사 중 1명, 행정병 출신이라며 씩 웃는 청년 다닐라가 <브라트>의 주인공이다.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할 일도, 반기는 이도 없다. 노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성공한 사람’ 형 빅토르를 찾아보라고 한다. 빅토르는 범죄세계의 해결사였다. 그는 지역의 레드 마피아 보스 의뢰로 경쟁조직 체첸 마피아 보스 암살을 준비 중이다. 다닐라는 형을 돕기 위해 혼자 암살을 실행한 후 도주하다 트램 운전사 스베타와 만나게 된다. 그는 시장에서 깡패들에게 시달리던 고프만을 도와주고, 하루하루 쾌락을 좇는 또래 여성 카트와도 만난다. ‘도시’를 상징하는 존재들과 관계를 맺어가며 다닐라는 뒷골목 세계의 항쟁 속으로 빨려든다. 영화 포스터 <브라트>는 (배경인 1990년대 러시아 상황을 제외하면) 그저 이국적 배경의 액션 누아르다. 하지만 미국의 월남전 패배 이후 상실의 시기에 <택시 드라이버>, <람보>(1편)의 탄생에 비견될 만한 사례이자 현대 러시아인들에겐 그야말로 ‘전설을 넘어 레전드 오브 레전드’가 된 영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교할 수 없는 <브라트>의 조잡하고 음울한 배경은 구닥다리 느낌이 물씬 풍긴다. 조금만 몰입해보면 이 영화만큼 당대 러시아를 극사실주의로 잘 담아낸 작품이 없다. 날것 그대로 생생하게 억지로 살아가는 힘없는 이들과 그들을 등쳐먹는 악당, 아무 도움 안 되는 공권력, 범죄자가 동경 받는 선악 뒤바뀐 세상이 압축돼 있다. 여기에 홀연히 ‘반(反)영웅’이 나타나 심판을 펼친다. 다닐라는 순박하고 우직하다. 그는 자신과 동료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살인 기술을 배웠고 어떤 원호 대책도 없이 세상에 던져졌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으면 폭력을 행사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약자를 괴롭히면 응징해야 한다. 단순함이 그의 효율성을 극치에 이르게 한다. 불필요한 폭력, 약자 학대와는 거리가 멀다. 고독한 반영웅에 당대 러시아인들은 현실을 투영하며 열광했다. 1980년대 자유와 개혁을 원하던 청년세대에 빅토르 최가 아이콘이었다면 1990년대 궁핍하고 좌절한 세대에게 다닐라는 그들만의 영웅이었다. 영화 포스터 / DAUM 영화 미국으로 떠난 주인공 복수와 응징이 끝난 후 다닐라는 어두운 ‘도시’의 근원까지 확인해보겠다며 모스크바로 떠난다. 영웅 훈장을 탄 전우와 재회한 그는 친구의 동생이 미국 아이스하키팀에 스카우트돼 스타가 됐지만, 불공정계약으로 착취당한다는 이야길 듣는다. 친구는 미국 마피아 사업가와 동업하던 레드 마피아에게 살해당한다. 이제 다닐라는 러시아의 영혼을 좀먹는 타락한 자본주의의 본산, 미국으로 복수를 위해 친형 빅토르와 비행기에 오른다. <브라트 2>는 너무나 대조적인 두 형제가 각각 미지의 땅 미국에서 벌이는 로드무비로 변모한다. 1편과 2편 사이 3년 동안 러시아는 많은 변화를 겪는다. 무능하고 부패한 옐친에서 KGB(소련의 비밀정보기관) 출신 푸틴으로 정권이 교체되고 강대국 러시아의 부흥을 꿈꾸는 민족주의 정서가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1편의 허무감 대신 2편은 풍자 개그가 지배한다. 미국에서 다닐라는 이상향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국의 빈부 격차와 인종차별 실상을 체험한다. 조국의 가난 때문에 흩어져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동포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 과정에서 서방의 환상이 무너진 자리에 민족주의와 반미주의의 그림자가 엿보이기 시작한다. 반면에 친형 빅토르는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며 미국을 예찬한다. 감독은 이를 통해 당대 두 부류의 러시아인을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다닐라는 미국으로 상징되는 서방에 대한 실망, 말쑥한 차림 이면에 권력을 악용해 부를 쌓는 기득권을 거부하고 소박하고 진실한 삶을 원한다. 그런 다닐라 역을 맡은 배우 세르게이 보드로프 주니어는 시대의 아이콘에 등극하지만 불과 2년 후 촬영사고로 사망하고 시리즈는 이어지지 못한다. 그 덕분에 다닐라는 전설로 온전히 남을 수 있었다. 소박한 러시아인들의 자존심과 향수를 응축한 것 같은 영웅전설의 주인공으로. 당시 러시아인들의 분노가 시간이 흘러 국수주의적 행보로 이어진 현실을 생각하면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 영화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