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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65 건 검색)

고객 스스로 포트폴리오 설정, 길잡이 될 ‘프리셋’ 제공
2024. 04. 17 21:22 보도자료
... 집중하고 있다. KB증권 투자전문가들은 고객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길잡이가 될 프리셋(투자테마 등에 따른 사전 구성된 예시 포트폴리오)을 제공해 일반 투자자도 전문가 수준의 전략형...
KB증권
결혼 전 청약 이력 ‘리셋’…특별공급에 ‘혼인 페널티’ 없앴다
2024. 03. 24 21:23경제
주택 청약제도 문턱 낮춰 대수술…25일부터 개정 규칙 시행 25일 시행되는 청약제도 개편안 주요 내용 | 자료 : 국토교통부 배우자 주택 보유 이력 있어도 신생아·신혼부부·생애최초 청약 가능 혼인신고 전...
부동산 시장은 지금
공천 혁신·탈아바타·비윤 포용…위기의 여당 ‘리셋’ 시험
2023. 12. 22 20:06정치
한동훈 비대위 운명 가를 열흘…여당서도 ‘언행 주의보’ 비대위원 인선 후 29일 출범할 듯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한동훈윤대통령 ‘한동훈’ 충돌
[토요일의 문장]“커피는 매일 가짜 리셋 버튼이 되어준다”
2023. 11. 17 21:10문화
... 평생 속여왔다고 했다. 커피 덕분에 개운해지고 모든 게 리셋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김겨울은 리셋을 넘어 아예 새로운 시작, ‘뉴-셋’이라는 단어를 썼다. 커피가 주는 힘은 역시 위대하다. “커피는...
금요일의 문장김겨울겨울의언어

스포츠경향(총 64 건 검색)

‘LoL’ 연 1회 랭크 리셋 회귀···라이엇게임즈 ‘2025 시즌 개편안’ 발표
2024. 11. 27 11:31 생활
라이엇 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2025 시즌 개편안을 25일(미국 현지 기준) 발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연 1회 랭크 리셋으로의 회귀다. 2024 시즌은 랭크 게임을 3번으로 나눠서 진행했지만 내년에는 플레이어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단일 랭크 게임을 재도입한다. 플레이어는 1월 9일 랭크 게임 초기화 이후 한 해 동안 별도의 스플릿 없이 랭크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지속적으로 즐기도록 미션 달성 시 승리의 스킨은 올해와 동일하게 3번 선물한다. 피유 리우(Pu Liu) LoL 게임 디렉터는 “올해 도입한 변화를 지켜보며 일부, 특히 게임을 온전히 즐길 시간이 부족한 플레이어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라며 연 1회 랭크 리셋으로 회귀한 이유를 설명하고 “향후에도 플레이어 위해 정답을 찾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관된 게임플레이 경험을 위해 세계관도 강화한다. 내년은 ‘녹서스’ 지역을 시작으로 시즌별 테마에 맞춰 소환사의 협곡 디자인이 바뀌고 신규 에픽 정글 몬스터 등 다수의 콘텐츠가 등장한다. 이번 변화는 1월 공개 예정인 시네마틱 영상과 함께 포문을 연다. 라이엇 게임즈 폴 벨레자 LoL 책임 프로듀서는 “올 한해 플레이어가 LoL을 즐기며 목소리를 내주신 덕분에 긍정적인 게임플레이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심도있게 고민했다”며 “2025년에도 LoL 전체 시즌을 관통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도입하고 플레이어의 목소리를 듣고 올바른 방향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LoL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록 신경쓰느라 변한 나, 사흘 쉰 뒤 리셋하고 돌아오겠다”
2024. 10. 02 03:00 야구
40-40 도전 마친 KIA 김도영 ‘유쾌한 소감’ KIA 김도영이 지난 9월30일 광주 NC전에서 2회말 득점, 시즌 143득점째를 기록한 뒤 동료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두 방 남기고 홈런 의식 그랬더니 역시 안되더라 하고픈 것 다해 후회는 없어 허무하지만 재밌는 경험 30-30-100-100 가장 애착 꿈꿨던 야구 해낸 기분 올해 내 점수는 90점 수비때문에 10점 깎았죠 김도영(21·KIA)은 올해 설에 가족과 함께 광주 인근 절로 나들이를 갔다가 소원을 적어 빌고 왔다. ‘건강’만 세 번을 적었다. 프로 데뷔후 2년 간 크고 작은 부상에 날개를 미처 펼치지 못했던 김도영의 올해 가장 큰 목표는 다치지 않고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었다. 한 번은 다 뛰어봐야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문을 열자 마구마구 터졌다. 3월 잠깐 부진했으나 4월에 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를 쳐버렸다. 고척돔 천장을 뚫을듯한 초대형 홈런의 괴력까지 보여주자 와글와글, 30홈런-30도루에 대한 기대가 피어났다. 5월초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 김도영은 “이러다 못하면 팬들이 실망할 것 같다”며 “30-30 못 한다고 빨리 기사 써주세요”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도영은 6월,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0홈런-20도루를 했고 8월에 최연소 및 최소타석 30홈런-30도루를 달성해버렸다. 기대치는 계속 높아져만 갔고 국내타자 중에는 아무도 하지 못했던 40홈런-40도루까지 당연한 목표가 되고 말았다. 김도영 스스로 그렇게 만들었다. 9월16일 KT전에서 2홈런을 한꺼번에 때려 37호, 23일 삼성전에서 40호 도루와 함께 38호 홈런을 치면서 김도영은 KBO리그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진기록에 대한 기대감을 마구 심어주었다. 지난 9월30일 NC전을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친 김도영은 결국 홈런 2개를 채우지 못했다. 38홈런-40도루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애써 감춰도 아쉬움은 얼굴에 묻어있었다. 김도영은 “홈런 2개 남으면서부터 의식이 됐다. 그 뒤로는 사실 매타석 ‘홈런쳐야지’ 생각했다. 그러다 (28일) 사직 롯데전 끝나고부터는 즐겼다. 이런 순간들이 야구하면서 또 올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하고 싶었던 것 다 해봤다. 허무하기도 하지만 재미있었다”며 “후회는 없다. 후반 들어 실수도 많았지만 느낀 게 더 많다. 다음에 이런 순간이 또 온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배웠다. 진짜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KIA 김도영이 30일 마지막 타석을 마치고 들어오자 박찬호 가 격려해주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영은 홈런과 도루뿐 아니라 8월에는 안타-2루타-3루타-홈런을 차례로 치는 내츄럴사이클링히트를 역대 두번째(4타석 완성은 최초)로 쳤고,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을 달성했다. 기존의 KBO 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2014년 서건창 135득점)을 경신한 것도 모자라 143득점으로 마치며 일본프로야구에서 1950년 고즈루 마코토가 기록한 한 시즌 최다 득점과 타이를 이뤘다. 74년 된 아시아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한 득점과 장타율(0.647) 부문에서 1위에 올라 KBO 타격 2관왕에 오른 김도영은 OPS(출루율+장타율) 1.067로 역시 리그 1위의 어마어마한 기록의 시즌을 남겼다. 김도영은 올해 만든 여러가지 기록 중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에 가장 애정을 보였다. 김도영은 “홈런도 칠 수 있고 타점능력도 있고 달리기가 빨라 득점까지 기록할 수 있는, 다 되는 선수로서 뜻깊은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꿈꿔왔던 야구가 그런 것이었기 때문에 내년에도 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KBO리그에서 김도영이 모두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고 있을 때,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최초의 50홈런-50도루를 기록했다. 경기 수부터 ‘사이즈’가 다른 리그지만 야구만화 주인공처럼 잘 하는 둘의 진기록 페이스가 비교되곤 했다. 김도영은 “오타니와 비교는 말이 안 된다. 전혀 신경 안 썼다. 오타니는 ‘만찢남(만화책을 찢고 나온 남자)’이다”고 했다. ‘한국의 만찢남 아니냐’는 말에는 “아니죠. 만찢남은 수비도 잘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3루수 김도영은 올해 수비로 고생했다. 실책을 30개 기록했다. 30홈런-30도루에 30실책까지 했다며 비아냥대는 시선도 있었다. 김도영도 시즌 초반부터 수비 생각에 많은 압박감을 느꼈다. 3년차인 점을 고려하면 수비까지 완전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지만 김도영은 욕심을 낸다. 김도영은 올해 스스로에게 90점을 줬다. 마이너스 된 10점은 수비 때문이라고 했다. 김도영은 “그래도 수비에서 배운 게 많다. 수비에서도 실패한 시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데뷔 첫해에도 타격에 대해 배운 게 많아서 의미있는 시즌이었다고 했다. 올해도 수비에서는 의미있는 한해였다. 내년에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실책 30개를 했다. 28개 아니고 깔끔하게 30개 했다. 대신 오늘 실책 31개는 절대 하지 말자 생각하고 경기했다. 내년에는 수비 잘 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그 무엇보다 올해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시즌을 처음부터 끝까지 부상 없이 잘 치러냈다는 점이다. 김도영은 “시즌 전에도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1군에 있고 싶다고 했는데 그 점을 나 스스로에게 가장 잘 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풀타임을 뛴 그 다음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을 위해 좀 더 단단히 준비하고 작년보다 훈련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됐지만 빛났고 즐거웠던 정규시즌을 마무리 한 김도영은 이제 ‘가을야구 마인드’로 모든 것을 전환한다. 김도영은 “(40홈런 도전을 통해 장타를) 의식하면 역시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한국시리즈 가서는 팀에 보탬이 되는 데만 집중하겠다. 출루할 수 있을 때 하고 팀 배팅 해야 할 때 하겠다. 시즌 전처럼 생각하겠다”며 “사흘간 쉬면서 야구를 완전히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겠다. 후반기 들어서 기록을 의식하면서 변했던 내 모습들을 다시 초기화시켜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리셋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보스턴 ‘언성히어로’ 브리셋, 빛났다···12분간 2점·3리바운드·3스틸
2024. 05. 24 15:49 스포츠종합
보스턴 오셰이 브리셋이 24일 인디아내오의 NBA 동부콘퍼런스 결승 2차전에서 덩크슛을 터뜨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가 플레이오프 동부 콘퍼런스 결승에서 2연승을 달렸다. 에이스가 제 몫을 다한 가운데 현지에서는 ‘숨은 영웅’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보스턴은 24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TD 가든에서 열린 2023-2024 NBA 동부 콘퍼런스 결승(7전 4승제) 2차전에서 인디애나를 126-110으로 꺾었다. 제일런 브라운이 자신의 최고 득점인 40점을 터트려 보스턴의 승리를 이끌었다. 2연승을 거둔 보스턴은 26일 인디애나의 홈구장인 게인브리지 필드하우스에서 3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 극적인 동점포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 승리의 주역이 됐던 브라운은 2차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브라운의 활약으로 보스턴은 전반전 한때 15점 차로 앞서가는 등 시종 여유 있는 경기를 펼쳤다. 보스턴 제이슨 테이텀이 24일 인디애나전에서 슛을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 여기에 인디애나의 공격을 조율하는 타이리스 할리버튼(10점·8어시스트)이 3쿼터에 다리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 승패는 보스턴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4쿼터 종료 4분 49초 전에는 제이슨 테이텀(23점)이 3점 슛으로 113-94를 만들어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인디애나는 파스칼 시아캄이 28점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할리버튼의 공백이 컸다. 보스턴 승리에는 벤치 멤버 오셰이 브리셋의 알토란 활약도 밑바탕이 됐다. 지난 시즌까지 인디애나에서 뛰었던 브리셋은 29-27로 근소하게 앞선 2쿼터 시작 1분21초에 투입돼 2분 동안 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브리셋은 이어 강력한 수비로 인디애나 공격진을 압박했다. 인디애나가 6분간 무득점 빈공에 그친 데에는 브리셋의 터프한 수비가 한몫했다. 미국 NBC스포츠는 “브리셋의 에너지는 전염성이 있었다. 그의 파이팅이 팀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보스턴 오셰이 브리셋. Getty Images코리아 조 마줄라 보스턴 감독은 브리셋에 대해 “그는 매우 높은 수준의 강렬함과 에너지를 가지고 플레이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브리셋은 이날 12분간 뛰며 2득점, 3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했다. 짧은 시간 동안 그가 코트를 누빈 발자취는 효율성 +18이라는 팀내 최고 기록으로 확인됐다. 브리셋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사실상 가비지 타임에 뛰다 이날 중요한 순간에 나와 확실히 제몫을 해냈다. 보스턴 즈루 할리데이는 “그는 계속 준비돼 있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 많은 시간을 뛰지 못했지만 팀을 위해 희생하고 준비했다. 그리고 나와서 팀에 자신감을 북돋워줬다”면서 칭찬했다. 캐나다 출신의 브리셋은 2019 NBA 드래프트에 참가했으나 지명되지 못했고, 토론토 트레이닝 캠프 계약으로 합류했다. 토론토를 거쳐 인디애나에서 3시즌을 뛰고 이번 시즌 보스턴에 합류했다. 인디애나 첫 시즌인 2020-21에 경기당 평균 24.7분을 뛰며 10.9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은 보스턴에서 11.5분을 뛰며 평균 3.7점, 2.8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케플러 샤오팅, ‘청춘 리셋 프로젝트9#’ 네 번째 가창자 출격···량징루 원곡 ‘일야장대’ 재해석
2024. 04. 13 01:56 연예
‘청춘 리셋 프로젝트9#’ 제공 아이돌그룹 케플러(Kep1er) 샤오팅이 참여한 중화권 리메이크 프로젝트 음원이 베일을 벗었다. 케플러 샤오팅이 참여한 ‘청춘 리셋 프로젝트9#’의 네 번째 음원 ‘일야장대’가 12일 오전 1시(현지시각 0시) 중국에서 발매됐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지역에는 오는 17일 공개돼 전 세계 팬들을 만난다. ‘청춘 리셋 프로젝트9#’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국의 국민가수 이종성(李宗盛)이 작업한 곡을 현 세대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색깔에 맞게 재해석하는 리메이크 프로젝트다. 샤오팅은 이 프로젝트의 네 번째 가창자로 참여해 이종성이 작사하고, 량징루(梁静茹)가 부른 ‘일야장대’를 자신만의 색깔로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일야장대’는 지난 1999년 발매된 량징루의 데뷔곡으로, 소녀가 이별 후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 곡이다. 샤오팅의 맑고 깨끗한 보이스와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사운드의 편곡이 한층 애틋한 분위기를 더한다. 샤오팅은 이별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단단한 마음가짐과 한층 성장한 내면을 섬세하게 녹여냈으며, 완벽한 완급 조절을 통해 완성도 높은 곡 해석력을 선보이며 리스너들의 마음을 단숨에 매료시키고 있다. 숨겨둔 보컬 실력으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팬들을 놀라게 한 샤오팅은 이번 리메이크 음원 ‘일야장대’를 통해 또 한 번 다재다능한 ‘올라운더’임을 증명했다. 샤오팅이 속한 케플러는 오는 5월 8일 일본 첫 번째 정규앨범 ‘Kep1going’을 발매하고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주간 舌전]“쌓아올린 자산이 완벽하게 리셋됐다”(2023. 10. 13 11:05)
2023. 10. 13 11:05 정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박민규 선임기자 “대선과 지선을 걸쳐 쌓아올린 자산이 오늘로써 완벽하게 리셋됐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하자 이렇게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오늘의 결과는 17.87%라는 21대 총선 강서구 합산 득표율 격차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그 중간에 이기는 길을 경험해 봤음에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왔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안타까운 건 이제부터 실패한 체제를 계속 끌고 나가려는 더 크고 더 비루한 사리사욕이 등장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선거 전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18%포인트 차이로 질 것을 예측해 화제가 됐다. 선거 결과를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에 “강서 보선의 역대급 참패는 총선 6개월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며 “역대급 참패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향해 “부디 평론가에서 우리 당의 전 대표로 돌아오기 바란다”고 적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결과를 존중하고 겸허히 받아들여 성찰하면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주간 舌전
[만화로 본 세상]카스텔라 레시피-마법의 능력으로 세계를 리셋할 것인가?(2020. 02. 14 15:49)
2020. 02. 14 15:49 문화/과학
현 세계에 대한 부정과 새 세계를 향한 열망을 압축한 단어는 예로부터 혁명이었다. 현 세계의 불평등과 불합리를 들어내고, 더 살 만한 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혁명은 불평등과 불합리를 통해 이권을 누리던 계층의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반면 근 10년 사이에 대두한 ‘리셋’은 불평등과 불합리를 부정하기 위해 특정 계층의 희생 정도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끝을 원한다. 비슷하게 <지상 최악의 소년>(정필원·네이버웹툰·2011~2012)의 주인공 이현은 신이 주최한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 대회에서 1등을 한 후 상으로 ‘지구멸망’을 요청한다. 마사 작가의 만화 중 한 장면 / 학산문화사 그간 만화를 비롯한 대중문화는 이러한 리셋이 정답이 아니라고 강변하는 차원에서 그것을 다루어왔다. 그 지향점은 대개 리셋을 욕망하게 만드는 불평등과 불행의 해결이었다. 이를테면 <지상 최악의 소년>에서 제시된 지구멸망을 막는 방법은 이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2017년에 완결된 판타지 <카스텔라 레시피>도 리셋에 관한 만화다. 687년 전 낙하한 대운석으로 인해 세계에 마력이 깃들였다. 그 후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권력은 그들을 중심으로 재구축되었다. 강한 마법사를 보유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마법 능력을 타고난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 마법으로 인한 불평등이 세계에 충만하다. 이런 세계에서 주인공 스푼은 세계를 멸망에 이르게 하는 마법으로 알려진 ‘카스텔라 레시피’(이하 카·레)를 찾아 마법대학에 진학한다. 그도 ‘리셋’을 바라는 것일까? 그의 사정은 이렇다. 스푼은 극소수의 사람만이 타고 난다는 녹색마력을 지녔다. 녹색마력은 방사능에 해당하는 힘으로, 스푼은 그에 내성이 있지만 그 주변 사람들은 서서히 피폭되어 녹색병에 걸리게 된다. 이런 사실을 몰랐던 그는 그가 10년간 살았던 도시의 인구 2만여 명을 녹색병으로 죽게 만들고 만다. 이 저주받은 체질을 바꿀 단서가 바로 카·레다. 200년 전 이 마법을 발동하려 했던 ‘마녀’가 그와 같은 체질이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22권에 이르는 <카스텔라 레시피>의 중반부에 이르러 스푼이 ‘이해’ 능력을 지닌 천재 소녀 나이프와 함께 파악한 사실을 요약하자면, 카·레는 세계를 운석 낙하 전의 시점으로 복원함과 동시에 운석 낙하를 막는 마법이다. 즉 세계는 687년 전으로 돌아가 운석으로 인한 마법 없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마법이 만든 세계의 불평등도 사라지고, 마력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을 죽게 만들어야 했던 스푼의 운명도 극복된다. 녹색마력의 힘은 시시각각 짙어져 세계는 어차피 150년 안에 파국을 맞을 것이지만, 이 역시 카·레로 마력이 없어진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카·레의 ‘리셋’은 지금 세계를 사는 사람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세계를 존속하게 할 것이고, 스푼은 그 마법을 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세계의 리셋을 선택할 것인가? 이처럼 <카스텔라 레시피>의 리셋은 이전 만화와는 사뭇 다르다. 개인의 원한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공공선을 지향하는 리셋이다. 파괴로서의 리셋이 아니라 복원으로서의 리셋, 큰 희생만 감수한다면 혁명의 이상에 보다 가까운 리셋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푼은 그런 리셋이라 해도 선택하지 않는다. 아니 선택하지 않기 위해 계속 궁리한다. 동료와 이 세계 사람들의 희생을 감수하는 선택을 피하기 위해 그는 끊임없이 생각한다. 그가 도달한 답은 작품을 직접 읽고 얻기를 권한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답보다 과정이고, 과정은 작품을 직접 읽어야만 확인 가능하다. 이를 통해 현 세계의 불행과 불평등, 이 세계의 비극에 대처하는 힌트도 아울러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만화로 본 세상
[원희복의 인물탐구]다산연구소 이사장 박석무… 200년 전 다산(정약용)이 촛불과 리셋코리아를 주창했다(2017. 05. 08 18:11)
2017. 05. 08 18:11 사회
정치인, 특히 대권주자급 정도 되면 자주 받는 질문이 “존경하는 역사인물은 누구입니까” 혹은 “어떤 이의 리더십을 본받으려 합니까”라는 것이다.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을 통해 그 정치인의 철학과 내면을 파악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래서 대권주자급 정치인이 되면 ‘존경하는 역사인물’을 만들기 위해 고심한다. 그러다 존경하는 역사인물의 다른 측면이 드러나 곤혹스러워 하기도 한다. 1997년 대선에서 가톨릭 신자인 이회창 후보는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다가 아우구스티누스가 기독교를 박해한 사실로 기독교계 표가 떨어져 고심하기도 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도 대선 직전까지 존경하는 역사인물을 누구로 할 것인가를 놓고 고심했다. 대선 전 노무현 후보는 미국 인권 대통령인 ‘링컨’을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다. 주변에서는 아무리 노무현의 삶이 링컨과 닮았어도 미국 사람을 꼽는 것은 ‘거시기’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때 노무현 후보에게 다산 정약용을 추천한 사람이 박석무 전 의원이다. 그는 꼬마민주당에서부터 노무현 후보와 같이 정치를 했고, 역사적 인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 때부터 실학사상가를 좋아하다 다산에 ‘푹 빠진’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다산 전문가다. 지금도 다산연구소 이사장으로 다산 사상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박 이사장은 “당시 노무현 캠프에서 토론한 결과 다산은 ‘실패한 개혁가, 귀향간 사람’이라는 이유로 탈락했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번 19대 대선에 출마한 사람 중에는 ‘무난히’ 세종대왕을 꼽은 후보가 있고, 조선시대 개혁가 정도전을 꼽은 후보, ‘정략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은 후보도 있다. 다산을 꼽은 후보(유승민)도 있었다. 박 이사장은 한편으로 반가웠다. 하지만 그는 “TV토론에서 나온 주적 논란을 보면서 의식구조가 건전보수가 아닌 극보수여서 실망했다”면서 “반공논리에 얽매여 있으면 절대 평화통일 못하고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다산 리더십의 핵심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딱 2자다. 공(公)과 염(廉)이다. 공은 공평할, 공공의, 숨김 없이 등 다양한 의미가 있고, 염은 청렴함이다. 다산이 공직에 나서기 전 각오를 읊은 40자의 오언율시가 있다. 그 시에서 ‘鈍拙難忠使(둔졸난충사) 公廉願效誠(공렴원효성)’이라는 대목이 있는데 풀이하면 ‘둔하고 졸렬해 나랏일을 감당하기 부족하지만 공평함과 청렴함으로 정성을 다하기를 원한다’는 뜻이다. 다산의 많은 저술의 기반이 바로 이것이다. 는 공직자가 어떻게 공과 염으로 살 것인가를 설명한 책이다. 이것이 지도자의 최고 덕목이다.” -지난가을부터 이어진 ‘이게 나라냐’는 촛불은 바로 ‘공’을 잃어버린 대통령에 대한 분노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의 개념을 알았다면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있을 수 있었겠나.” -그러나 공과 염은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이라기보다 행정가적 지도이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다. 정치가야말로, 대통령이야말로 공의 개념으로 살아야 한다. 지금 국가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부패공화국을 극복하는 것이다. 대통령부터 청렴해야 부패공화국을 척결할 수 있다. 자기가 청렴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박 이사장은 아무런 참고자료 없이, 한자를 또박또박 써가며 다산의 철학을 설명했다. 그는 “공과 염이라는 대전제하에 국가지도자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나열한 것이 바로 ”라며 “에는 12개 항목, 72개 조항을 거론했는데 한마디로 풀어서 쓰면 애민(愛民)”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백성(民)은 흔히 정치인들이 말하는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의 전체 국민이 아니고, 예수나 공자, 석가 같은 사람이 말하는 사람 전체도 아니라는 것이다. 다산이 말하는 민은 ‘국가가 돌봐줘야 할 백성’ 즉 민초라는 것이다. “복지국가가 다산의 실학정신” 다산은 이를 여섯 항목으로 정했다. 첫 번째는 양로(養老), 노인을 돌봐야 한다. 요즘 정부의 노인복지정책이다. 두 번째는 자유(慈乳)로 어린이를 자상하게 돌봐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으로 치면 유아정책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진궁(振窮)으로 궁핍한 사람을 구제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구제대상으로 환(홀애비)·과(과부)·고(고아)·독(독거노인), 이 네 부류을 꼽는다. 네 번째는 애상(哀傷)으로 죽은 사람을 돌봐야 한다. 다섯 번째는 관질(寬疾)로 불치병자나 장애인에게 조세나 부역을 면제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구난(救難)으로 천재지변으로 재난을 당한 사람을 구제하는 것이다. 바로 태풍·장마 피해자나 세월호 피해자를 돌보라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정부가 사랑해야 할 사람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 요즘 말로 사회적 약자들”이라며 “다산의 실학정신은 결국 복지정책, 복지국가를 이룩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2003년부터 다산연구소를 운영하면서 다산의 철학을 알리는 데 매진하고 있다. 그는 특히 14년째 이메일을 통해 ‘박석무의 풀어쓰는 다산이야기’를 주변에 전파하고 있다. 최근 그는 ‘후안무치의 세상’이라는 글에서 공자를 인용하면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국정농단에 깊이 관여하고도 법의 허점을 악용하여 구속을 면한 사람이 버젓이 행세하고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법꾸라지’를 비난했다. -공자 말씀도 중요하지만 지난 촛불을 보면 맹자의 ‘폭군방벌론’이 생각난다. “맹자도 그렇지만, 바로 다산이 그 점을 지적했다. 다산이 쓴 탕론(湯論·중국 은나라 탕왕에 대한 논문)을 보면, 탕왕은 세습한 왕이 아닌, 백성이 옹립한 왕이다. 여기서 다산은 잘못한 군왕은 민중의 힘으로 끌어내리고 새로운 군왕을 옹립할 수 있다는 폭군방벌론을 옹호했다. 200년 전에 다산은 이번 촛불의 논리를 제시한 것이다. 특히 맹자는 잘못한 임금을 방벌할 수 있다고만 언급했지만, 다산은 본인이 이를 직접 실행한 인물이다.” 박 이사장이 설명하는 다산의 폭군방벌론 실제 적용 사실의 개요는 이렇다. 다산이 황해도 곡산군수로 부임할 때다. 탐관오리였던 전임자 때문에 민란이 일어났다. 주모자 이계심을 비롯해 농민 1000여명이 관아로 쳐들어 왔다. 그러나 무장한 군교에 의해 민란은 해산되고 주모자 이계심은 도주했다. 정조는 흉흉한 지역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다산을 곡산군수로 임명한 것이다. 다산이 곡산에 도착하자 지명수배됐던 이계심이 자수해 왔다. 다산은 민란의 시시비비를 가리기로 했다. 이계심은 농민들이 봉기한 사유 12가지를 적어 왔는데, 이를 확인해 보니 모두 사실이었다. 다산은 이계심을 무죄로 석방하며 “…官所以不明者(관소이불명자) 民工於謨身(민공어모신) 不以瘼犯官也(불이막범관야)”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박 이사장은 “이게 천하 명문으로, 의미는 관(지도자)이 밝은 정치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백성이 제 몸을 보신하는 데만 밝아, (백성이 스스로 당하는 질곡을) 관에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잘못하면 항의를 해야 올바른 정치가 된다는 촛불의 정신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계심을 석방하자 민심이 조용해진 것은 물론이다. 이 판결은 사법적으로도 매우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 형사법을 전공한 서울대 조국 교수는 다산의 이 판결에 대해 “지금 보아도 놀라운 사상이자 판결”이라며 “시민은 불의하고 부패한 권력에 움츠리지 말고 비판을 실천해야 하며, 이런 시민에게 형벌이 아니라 상찬을 해야 한다”고 높이 평가했다.(조국 , 2010, 21세기북스) 박석무 이사장이 다산연구소에서 다산사상을 강의하고 있다. / 다산연구소 제공 -물대포 맞고 죽은 백남기 농민이 쌀값 폭락에 항의했고,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노동조건 개악에 항의하다 감옥에 있다. “그렇다. 다산의 논리로 보면 그들은 상 주고, 석방해야 할 사람이다.” -본인이 직접 참여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역시 같은 맥락 아닌가. “맞다. 1960년 4·19 학생혁명도, 1980년 5·18 광주항쟁도, 2017년 촛불도 모두 다산이 인정한 국민저항권이다.” 5·18 기념재단 이사장과 2선의 경력 박 이사장은 1942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 전남대학교를 졸업했다. 1971년 전남대에서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1973년 전남대 유신 반대 유인물 지 사건으로 1년 동안 복역하면서 를 저술했다. 1980년 고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장을 지켰다. 그런 인연으로 2003년 5·18 기념재단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 다가온다. 최근 전두환이 회고록에서 ‘유혈진압 없었다’ 심지어 ‘북한군 침투설’까지 언급했다. “자위권 발동이다? 이런 적반하장 논리가 어디 있나. 우리는 무자비한 계엄군의 폭거에 항의해 시민의 생존을 위해 국민저항권을 발동한 것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가슴 헤치고 맨주먹으로 달려든 거다. 다 죽게 됐으니 저항능력을 배양하자고 해 총 하나 뺏으니 총이 수십·수백 개로 늘었을 뿐이다. 국민자위권을 발동하게 한 동기는 누가 만들었나. 시민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계엄군이다.” 이미 각종 청문회와 국정조사, 여러 논문과 기록을 통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은 가려졌다. 전두환 회고록은 개인적 기술일 뿐 역사적 증거가 되기 어렵다. 이번에 전두환 회고록은 마지막으로 솔직한 진실을 남기는 것이 대통령까지 한 인물의 도리이고 책임인데 그것마저 포기했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이다. 박 이사장은 호남에서 태어나 온전히 그곳에서 교육받고, 그곳 중·고등학교에서 후배를 가르쳤다. 또 1987년 민주쟁취국민운동 전남본부 공동의장으로 그곳에서 사회·정치운동을 했다. 1988년 고향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두 번이나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완벽한’ 호남사람이다. -직접 투쟁해 쟁취한 직선제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30년된 헌법이 낡았으면 바꿔야 한다. 다산도 오래된 법이나 변해야 할 제도를 그대로 두면 나라가 망한다고 봤다. 다산의 는 일종의 국가경영 마스터플랜으로 유표란 유언으로 남기는 정책건의서라는 말이다. 귀양을 살고 있으니 실천이 어려워 유표라고 한 것이다. 의 핵심은 바로 신아지구방(新我之舊邦) 5자다. 풀이하면 ‘낡은 조선을 새롭게 바꾸자’, 요즘 말로는 정확히 ‘리셋코리아’다. 는 다산의 1817년 저작으로 금년이 딱 200주년이다.” -호남 정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서와 떠날 수 없다. 국민의당이 호남 민심을 잘 대변한다고 보는가. “사실은 그것이 호남정치의 불행이랄까. …설명하기 어렵다. 사실 그동안 우리 호남 민심을 대변하는 사람이 없었다.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 지난 총선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호남 민심이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호남에서도 새로운 사람들이 나와야 한다. 호남도 새로운 정치인으로 교체되는 리셋코리아가 일어나야 한다.” -리셋코리아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이를 주창하는 사람이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다. 박 이사장은 ‘홍석현 대망론자’라는 소문이 많다. “(허~허) 둘이 친하니까 (말하기 좋은) 사람이 만든 말이다. 홍 회장도 다산을 좋아한다. 지난 1월에 점심을 한 번 한 적 있다. 원래 올 12월 정상적인 대선이 있을 때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탄핵으로 5월 조기 대선이 되면서 조직 등 여러 면에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정치를 끝낸 사람이다. 정치를 더 할 생각도 없고. 단지 다산의 정신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내 소명이다.”
원희복의 인물탐구
[한성열·서송희 부부의 심리학 콘서트 ‘중년, 나도 아프다’](18) “할 수만 있다면 저를 리셋하고 싶어요”(2016. 11. 08 19:19)
2016. 11. 08 19:19 사회
나 스스로도 감당키 어려운 감정에 휩싸이면 극단적 행동을 할까봐 무서워요. 저에게 이게 마치 각인이 된 것 같고, 장차 결혼 후 아이에게도 대물림 될 것 같아 걱정도 돼요. 이걸 어떻게 잘라낼 수 없을까요? “아버지,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나요?” “아, 부모님 이야기를 들으니 당신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좀 더 이해가 되네요.” “그런 면은 부모님 중 누구를 닮았다고 생각하나요?” 불행한 가족문화를 끊을 수 있었던 용기 상담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내담자의 부모에 대해 묻게 된다. 가정환경은 개인이 내리는 많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담자가 이야기하는 여러 문제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정보가 되므로 적당한 시기가 되면 꼭 짚고 넘어간다. 얼마 전 40대 여성을 상담하는데, 부모에 대해 잘 얘기하던 중에 슬며시 말꼬리를 흐리더니 말을 멈춰버렸다.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이었다. 나는 그녀의 돌발 행동에 다소 의아했지만 잠시 머물러 주었다. “이야기하기 불편하신가 봐요?” 내가 조심스럽게 물었을 때 “네, 뭔지 모를 커다란 무언가가 올라와서요. 꼭 부모님 얘기를 해야 하나요?” 하고 되물었다. 이야기가 잘 흐르던 중이라 나 역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상담 중에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 “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요. 그리고, 언제든 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그때 하시면 돼요.” “아뇨, 갑자기 저도 모르게 그냥 답답해져서요….” “아버지 이야기를 하면 답답해지나 봐요?” 나는 그녀의 착잡한 표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니요. 꼭 그런 건 아닌데, 아버지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속에서 무언가 치밀어 오르네요. 부모님이 저 고등학교 다닐 때 이혼하셨어요. 말로는 저와 동생을 사랑한다고 하면서요.” “아, 그러셨구나. 얼마나 힘드셨어요. 부모님의 지지가 절실히 필요한 고등학교 시절에….” “그때 엄마, 아빠가 하루가 멀다고 싸우는 것이 끔찍하게 싫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가족을 힘들게 하면서 싸우고는 끝내 헤어진다고 하는데… 뭐랄까, 오히려 다행일 것 같았는데… 그런 것도 없진 않았지만, 정말 허무하고 내팽개쳐진 것 같더라구요. 선생님, 그런 것 아세요? 속에서부터 깨진 기분이랄까. 겉이 깨진 것보다 속이 산산이 깨진 기분이요. 그래서 나는 나중에 절대 결혼은 안 할 거야, 혹시 만에 하나 하게 되면 꼭 잘 살아야지 했었는데, 남편과의 이혼 이야기를 지금 여기서 하고 있네요. 무슨 이혼 유전자가 있는 것도 아닐 텐데, 흥.” 그녀의 어이없어 하는 코웃음 소리가 마음 깊은 곳에서 오는 씁쓸함으로 전해왔다. 미워하면서도 닮는다는 말이 있다. 끊고 싶지만 쉽게 끊어지지 않는 부모세대의 불행한 가족문화의 대표적 사례가 이혼이다. 가족의 암적 존재 같은 패턴을 잘라낼 수 있다면 정말 용감한 사람들이다. 사진은 한 이혼 가정의 모습. / 월드비전 “언젠가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부모가 이혼한 아이가 커서 결혼하면 이혼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요.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누구든 그 지긋지긋한 걸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력할 텐데… 그런데 지금 제가 그걸 증명하고 있으니 정말 기가 차네요. 그것만은 정말 싫었는데… 제가 겪었던 걸 제 아이가 겪을 걸 생각하면….” 끝내 그녀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한 번 터진 눈물은 그동안 가정을 지키려고 그녀 나름대로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처럼 흐르고 또 흘렀다. “그래서 부모님 얘기하기 싫어요. 그대로 되풀이되는 게 확인되는 것 같아서요. 저도 저희 부모님 못지않게 남편과 싸우고 있는 걸요. 아이는 그걸 고스란히 매일 보고요.” 자식을 사랑한다면서 매일 싸우는 부부 불행이 유전되어 자녀도 앞으로 똑같은 일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예전에 나를 찾아왔던 30대의 남성 내담자가 생각났다. IT계열로서는 소위 최고의 회사에 다녔던 그는 그의 스펙과는 달리 의기소침한 소극적 모습이었다. 그는 사소한 일에도 자주 신경질과 화를 내며 작은 일탈 행동에도 폭언을 서슴지 않았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 어머니 자신은 훈장이셨던 친정아버지(내담자의 외할아버지)의 엄격하고 가부장적인 가정교육 밑에서 부모님께 순응하며 자랐으나, 반면에 자유롭고 예술적 소양을 지닌 본인의 둘째오빠가 아버지와 부딪히면서 결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행하게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을 목격해야 했다. 그래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행여나 자신의 오빠와 같이 될까봐 아주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노이로제 수준으로 아들에게 신경을 썼고, 그 과정에서 그녀의 언행에 신경증적인 증세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내담자는 아들인 자신에게서도 그와 같은 극도의 신경증적인 모습이 나올까봐 대인관계 자체를 피했고, 호감이 가는 여성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조차도 두려워했다. “선생님, 엄마같이 신경질적으로 사는 게 두렵고 그렇게 살기 싫어서 굉장히 애를 썼는데, 사실 저도 모르게 극도로 예민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스스로 통제가 안 돼 버럭 화를 내서 주위 사람들을 당황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나 스스로도 감당키 어려운 감정에 휩싸이면 극단적 행동을 할까봐 무서워요. 저에게 이게 마치 각인이 된 것 같고, 장차 결혼 후 아이에게도 대물림 될 것 같아 걱정도 되요. 이걸 어떻게 잘라낼 수 없을까요? 할 수만 있다면 저를 리셋하고 싶어요.” 그의 절규가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지금 그는 딸 하나를 낳고 아내와 평범하게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 평범한 가정이란 신기루 같아 간절히 원하지만 현실에선 요원한 것처럼 보였다. 얼마나 절실히 원했을까? 그는 단지 원하는 것만이 아니라, 리셋을 하려고 과거와 맞서고 치료하는 힘든 훈련을 시작했다. 자신의 아픈 과거를 직면하고, 오랜 시간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훈련하는 과정을 통해 드디어 그는 ‘리셋’에 성공했다. 그리고 영영 갈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오아시스에 안착할 수 있었다. 뫼비우스의 띠같이 반복되는 불행한 가족문화를 끊을 수 있었던 사람들을 감히 영웅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끊고 싶지만 쉽게 끊어지지 않는 가족의 암적 존재 같은 패턴을 잘라낼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 용감한 사람들이다. 미워하면서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행동은 의식적으로는 피하려고 하지만 교묘히 부모의 궤적을 찾아서 밟기 때문이다. 그것을 끊는 과정은 부모를 인정함과 동시에 부정해야 되고, 부모의 일부로서의 나를 인정함과 동시에 분리시켜야 되는 고통의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 “유전 아니에요!”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나를 쳐다보는 여자 내담자의 눈은 다시금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붉게 충혈되었다. “당신은 끊을 수 있어요. 끊고 싶어서 여기 온 거잖아요. 당신 부모님이 상담을 받으러 왔을까요? 아니잖아요. 그들과 다르게 당신은 여기에 왔고, 그만큼 당신은 부모님과 다른 사람이고 그만큼 내면에서 대물림의 고리를 끊기를 바라는 힘 있는 사람이에요.” 그것을 알아채는 것부터가 첫걸음이다. 다른 인격체임을 자각하는 것은 부모가 문제를 삼지 않았던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익숙한 상황으로부터 탈피해서 나를 낯설게 만드는 작업이다. 그 결과로 내 아랫세대는 윗세대의 고질적 고통으로부터 해방된다. 진정한 가족 영웅이 아닐 수 없다. “제가 아까 아버지 얘기하는 어느 대목에서 옛날 생각이 나서 힘들었어요. 우리 아버지도 우리 자식들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그렇게 엄마와 싸우고 결국 헤어졌을 때 제가 아버지를 참 많이 원망했어요. 당연히 모든 책임이 아버지에게 있다고 생각했구요. 그런데 지금 제 가정의 불화의 책임 역시 남편에게 있다고 생각했네요. 매일 남편을 보며 그 옛날 날 버렸던, 그래서 미워했던 아버지와 싸우고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내 안에 존재하는 아버지의 두 모습 속에서, 또 어머니의 두 모습 속에서 우리는 그들의 치부를 나의 고달픈 삶과 결탁하며 이것이 마치 오래전부터 내 안에 꽈리를 틀고 있었다고 착각하지 않았을까?
한성열·서송희 부부의 심리학 콘서트 ‘중년, 나도 아프다’

레이디경향(총 1 건 검색)

베트남 나트랑 ‘리셋’ 여행
2014. 08. 29 15:10 레저/여행
‘돈 들여 가장 투자 효과가 좋은 것이 여행’이라는 박완서 작가의 말에 공감한 휴가였다니 그 만족도가 얼마나 높을지 짐작이 간다. 바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엉킨 몸과 마음을 리셋하는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유인경 기자의 베트남 여행기를 싣는다. 에바손 아나만다라의 인피니티풀“환상적이에요! 꼭 가보세요.” 어디로 휴가를 갈지 고민이라고 하자 한국 마케팅학회 회장인 홍성태 교수(한양대 경영학부)가 베트남 나트랑의 리조트를 적극 추천했다. 혼자 가면 멋지고, 둘이 가면 근사하고, 가족끼리면 더욱 행복해질 거라고 했다. 대한민국에서 홍 교수처럼 트렌드를 확실하게 파악하는 분은 드문지라 그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유적 그리고 넉넉한 바다 이번 휴가의 컨셉트는 ‘여유와 평화’였다. 그동안은 ‘휴가철이니 무조건 떠나자’, ‘어떤 곳이 뜬다더라’ 등의 말만 듣고 북적대는 곳을 일부러(?) 찾거나 모처럼 외국에 왔다고 필사적으로 이곳저곳을 누비며 다니느라 휴가가 아니라 행군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아무 목적도 없이 돌아다니지 않고 그저 몸과 마음, 심지어 뇌까지도 쉬게 해주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베트남 나트랑의 에바손 아나만다라(Evason Ana Mandara Nha Trang)와 닌반베이 식스센스 리조트(Six Senses Ninh Van Bay)다. 에바손과 닌반베이 가운데 하나만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거리가 가깝고 느낌이 전혀 다른 곳이라기에 두 곳 다 체험하기로 했다. 나트랑은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나짱’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19세기부터 프랑스인들이 휴양지로 개발하면서 풍부한 문화유산과 각종 해양 스포츠, 싱싱한 해산물 요리로도 유명한 곳이다. 한때 우리나라 백마부대의 주둔지이자 소설과 TV 드라마로 유명한 ‘머나먼 쏭바강’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육감을 뜻하는 ‘식스센스’는 세계적인 리조트 체인의 명칭으로 자연 친화적인 휴양지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다. 베트남 나트랑뿐만이 아니라 태국, 오만, 스페인, 요르단 등지에 식스센스 하이드어웨이, 애티튜드, 데스티네이션 등 각 리조트 성격별로 브랜드를 나눠 운영하고 있다. 각각 특색이 있지만 ‘느리게 사는 삶에 대한 사랑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혁신적이고 계몽적인 경험을 약속하는 것’이 식스센스란 이름으로 운영되는 리조트들의 모토란다. 나트랑까지는 서울에서 직항 노선도 있고 성수기에는 전세기가 뜬다. 날짜가 맞지 않는 경우 호치민에서 내려 다시 국내선을 타고 나트랑까지 가면 된다. 공항에서 에바손 아나만다라 리조트까지는 자동차로 40여 분 걸린다. 나트랑 공항에 내리니 에바손 아나만다라 식스센스의 직원이 전용 차량을 갖고 마중 나와 있다. 깨끗하고 시원한 물수건과 면 주머니로 포장한 차가운 생수병을 건네주는 것으로 서비스가 시작된다. 나트랑은 현재 베트남 관광 붐을 타고 곳곳에 리조트 시설이 건설 중이다. ‘아나만다라’는 ‘손님을 위한 아름다운 집’이란 뜻이다. 천연 목재와 등나무로 장식된, 과거 베트남 마을을 상기시키는 이미지로 꾸몄다. 에바손 리조트에는 74개의 객실이 있다. 가든 뷰, 수페리어 시 뷰, 리덕스 비치프론트 빌라 등 전망과 인원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천연 목재를 중심으로 돌, 꽃 등 자연 소재로만 인테리어한 숙소들은 영화나 화보에서 보던 모습이다. 기둥 사이로 하얀 캐노피가 드리워진 높은 침대, 동남아 특유의 수공예 솜씨가 돋보이는 소품들, 뒷마당에 자리 잡은 돌로 만들어진 욕조는 푸근하고 쾌적하다. 테라스에는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숙소 앞 해변에는 나무 사이에 해먹이 설치돼 있어 느긋하게 쉴 수 있다. 가는 길마다 남국의 나무, 색색의 꽃들이 정말 자연스럽게 피어 있고, 곳곳에 조성된 작은 연못에는 연꽃이 만개했다. 떨어진 꽃잎도 일부러 뿌린 듯 아름답다. 종업원이 2백72명이라는데, 차분한 미소를 지으며 부지런히 청소를 하고 꽃을 가꾸고 손님들의 요구에 응한다. 닌반베이 식스센스 리조트의 비치빌라 침실에서 바라본 전경.스트레스 제로, 천국 체험 천천히 곳곳을 산책하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지극정성으로 가꾼 시설들을 구경한 뒤 파빌리온이란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나트랑은 물론 베트남에서 매우 유명한 셰프가 솜씨를 자랑하는 이 식당은 모든 음식이 정말 맛있다. 식전 빵부터 음료까지 훌륭하다. 비치 레스토랑, 풀 바의 음식들도 수준급인데 가격도 별로 비싸지 않다. 베트남은 포란 쌀국수가 유명하지만 레스토랑에는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안 요리뿐만이 아니라 스테이크 등 메뉴가 다양하다. 푸짐한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한 뒤 풀장에서 밤 수영을 즐겼다. 밤에 바다 수영은 좀 힘들 것 같아 풀장으로 갔는데, 다행히 아무도 없어 민망한 수영복 차림을 고민할 필요도 없이 달밤에 쏟아지는 별과 달빛으로 빛나는 풀장의 물을 보며 수영하는 척만 했다. 다음날 오전엔 예약된 스파를 받았다. 비가 오는 등 궂은 날에는 실내에서 받아야 하지만, 날씨가 좋으면 커튼이 드리워진 야외가 더 좋다. 코코넛 밀림이 우거진 해변에 위치한 스파는 감미롭게 부는 바람, 연꽃과 아로마 오일의 감미로운 향, 테라피스트의 부드러운 손놀림 등이 어우러져 마치 천국에 온 것 같다. 마사지 가격 역시 몇 만원 정도인데 시설과 수준은 특급 호텔이 부럽지 않다. 마사지를 다 받으면 정자 같은 휴게실에서 연꽃잎 차와 말린 생강을 먹으며 숨을 돌린다. 바다가 보이는 야외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나트랑 시내 구경을 나갔다. 나트랑은 포나가르 사원, 대성당 등 유적지도 있고 재래시장에서 민속품을 살 수 있다. 세련된 카페도 있지만 대부분 한국 바닷가의 포장마차 비슷한 야외 식당이 즐비하다. 나트랑에서는 제트스키, 스노클링 등 온갖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다양한 섬을 체험하는 아일랜드 호핑 투어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운동이라곤 숨쉬기 운동밖에 하지 않고 수영도 못하는 나는 바다 구경만 할 뿐이다. 자연 친화적인 리조트 오후엔 아쉬움을 남기고 에바손 아나만다라 리조트를 떠나 닌반베이 식스센스 리조트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30여 분 그리고 보트를 타고 20여 분 걸린다. 이런 여정이 귀찮았는데 닌반베이 입구에 내리자마자 탄성과 함께 기쁨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거대한 암벽을 기본으로 우뚝 솟은 산, 하염없이 이어지는 백사장, 야자나무 등 울창한 숲 사이사이로 나무로 지어진 숙박시설들이 보인다. 식스센스 가운데 ‘하이드어웨이’로 분류되는 닌반베이 리조트는 ‘경험의 재정의’가 테마다. 지속 가능한(Sustainable), 토속적이며(Local), 오가닉하고(Organic), 건전하며(Wholesome), 동시에 계몽적이고(Learning), 영감을 주는(Inspiring), 즐거운(Fun) 체험(Experience)을 표방하는 느리게 사는 삶(Slow Life)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리조트 건물이나 인테리어, 소품까지도 가능한 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고 인공적 덧칠을 자제했다. 객실은 바닷가에 위치한 비치빌라, 암벽 사이에 자리 잡은 록 빌라, 언덕 꼭대기에 있는 힐탑 빌라, 스파를 강조한 스파스윗 빌라, 대가족이 즐기기에 적합한 프레지덴셜 빌라로 나뉘어 있다. 위치는 다르지만 대개 집 한 채에 풀과 마당이 딸린 것이 기본이다. 내가 선택한 비치빌라는 2층 구조로 아래층에는 침실과 욕실, 마당엔 풀이 있고 2층에는 단독 방과 거실에 따로 소파와 식탁이 있어 옹기종기 자면 6~8명 가족도 묵을 수 있다. 어느 곳 하나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없고, 베트남스러운데도 지극히 세련되고 우아하다. 단독주택처럼 구성돼 완벽히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또 방도 넓고 대부분 2, 3개여서 코를 심하게 고는 남편, 칭얼거리는 아기가 있어도 큰 불편이 없다. 이곳은 대부분 식자재를 자급자족한다. 오가닉 가든에서는 온갖 채소를 재배하고 직접 닭도 키워 가끔 꼬끼오~ 하는 울음소리가 들린다. 바다에는 로브스터 양식장도 있고 싱싱한 생선과 해산물이 매일 새벽에 식당으로 운반된다. 객실에 제공되는 물 또한 모두 현지에서 정화해 자체 조달한 생수로, 플라스틱이나 인공 포장재 등의 반입을 줄이고자 신경 썼다고 한다. 닌반베이 식스센스 리조트의 프레지덴셜 빌라.시계가 필요 없는 휴식, 행복한 체험 객실마다 자전거가 있어 이를 이용해 신록이 우거진 닌반베이 리조트 곳곳을 다닐 수 있다. 포장이 전혀 되지 않은 길을 천천히 걸어가면 지역마다 다르게 심어진 나무들이 각각의 독특한 향을 낸다. 바람이 불면 꽃잎이 흩날리기도 하고 새소리도 들린다. 전혀 귀찮게 굴지도 않고 아주 부드럽게 자연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다. 그동안 도시에서 회색 콘크리트와 전자제품 때문에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렸던 식스센스, 즉 온몸의 감각들이 절로 살아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전기가 안 들어오거나 TV나 컴퓨터가 안 되는 곳도 아니다. TV도 볼 수 있고 심지어 컴퓨터로 한국 드라마를 다운받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저 그런 인공적인 것, 부자연스러운 것, 건강에 나쁜 것들이 절로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을 보고, 침대나 비치베드에 누워 빈둥거리거나 책을 읽고, 아주 오랜만에 나뭇잎들의 모양을 살피는데도 전혀 불안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물론 심심하면 온갖 해상 스포츠를, 그것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스노클링, 카약, 윈드서핑, 낚시 등을 취향대로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리조트의 중앙에 위치한 다이닝 더 베이 레스토랑은 객실에서 제법 걸어야 한다. 목조 건물에 나무 의자, 커다란 쿠션만으로 장식돼 있는데도 참 편안하다. 특히 해 지는 풍경이 정말 근사하다. 이 밖에 와인 동굴에서 즐기는 디너, 오가닉 가든에서 맛보는 웰빙 점심식사 등은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다. 또 닌반베이 식스센스 리조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스센스 스파와 요가 클래스도 있다. 생각해보니 이곳에서는 별로 시계를 보지 않았다. 눈이 떠지면 일어나고,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소화시킬 겸 산책을 하고, 더우면 풀이나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몸을 식히고, 머리가 너무 텅 빈 것 같으면 책을 꺼내 읽고, 어둠이 깊어지면 밤하늘을 보고…. 그러다 보니 엉킨 머릿속과 몸이 리셋된 것 같다. 리셋 비용은 제법 들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럭셔리 여행을 즐기면 그 정도는 들고 몰디브나 유럽의 풀빌라에 비하면 정말 겸손한 비용이다. 무엇보다 박완서 선생의 말씀처럼 돈 들여 가장 투자 효과가 좋은 것이 여행이란 말에 공감하면서 행복한 체험을 했다. 명품 백도 낡고, 시계를 수시로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여행의 추억은 영원히 남아 있고 그 어느 명약으로도 몸과 마음의 리셋은 힘들기 때문이다. <■글 / 유인경(경향신문 대중문화부 선임기자) ■사진 제공 / 식스센스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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