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5,671 건 검색)
- 으뜸50안경, 3년 연속 연탄 기부… 홍제동 개미마을에 온기 전해
- 2024. 12. 19 16:05 경제
- ... 지난 3년간 매년 연탄 기부 활동을 이어오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왔다. 지난해 서부이촌동 마을에 이어 개미마을에 방문한 으뜸50안경 직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22,230장의 연탄 나눔 캠페인에...
- “41년 희망의 남폿불…마을공동체 꿈을 밝혀요”
- 2024. 12. 18 20:53 인물
- ... 지어 얻은 이익금 등을 기금으로 보태기도 했다”고 말했다. 햇수로 41년간 이어온 도서관은 마을의 역사를 담은 배움터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적 혜택이 적은 농촌 마을에 사는 어린이와...
- 도서관시각장애인김제희망남포작은도서관남포마을
- 푸틴 “우크라 전선, 우리가 우위···올해 189개 마을 점령”
- 2024. 12. 17 08:52 국제
- ... 용어)’ 목표를 달성하는 측면에서 획기적인 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올해 우크라이나 마을 189곳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은 러시아군이 올해 우크라이나 영토...
- 북, 러시아 파병
- 이재명 “‘재명이네마을’ 이장직 내려놓겠다”
- 2024. 12. 16 22:47 정치|정치
- ... “비상한 시국인 만큼 저의 업무에 조금 더 주력하겠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재명이네마을은 이 대표의 팬카페다. 이 대표는 이날 이 카페에 글을 올려 “삼삼오오 광장으로 퇴근하는 여러분들도...
- 이재명재명이네마을민주당윤석열 탄핵 정국
스포츠경향(총 840 건 검색)
- 이장우 “♥조혜원과 내년 결혼 예정” (시골마을 이장우)
- 2024. 12. 12 08:47 연예
- MBC 예능프로그램 ‘시골마을 이장우’ 배우 이장우가 조혜원과 결혼 계획을 밝혔다. 1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시골마을 이장우’에 홍석천·이원일이 출연했다. 이날 두 사람은 이장우의 쿠킹 스튜디오를 찾았다. 홍석천은 최근 다시 살이 찐 이장우를 보고 “다이어트 안 하냐. 여름 준비 안 하냐 실망이다”라며 눙을 쳤다. 이후 요리하는 이장우를 지켜보던 홍석천은 “이렇게 요리도 잘하는데 장가 안 가냐”고 물었고, 이장우는 “내년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장우는 지난 6월 8살 연하 배우 조혜원과 열애를 인정했다. 두 사람은 2018년 KBS2 드라마 ‘하나뿐인 내 편’에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The Globalists’ 미국 미네소타에 한국어마을, ‘숲속의 호수’ 설계한 ‘동네 건축가’ 유병안
- 2024. 12. 10 23:36 연예
- 아리랑TV 오는 11일 오후 7시 아리랑TV ‘The Globalists’는 손지애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진행으로 미국 미네소타에 한국어마을, ‘숲속의 호수’ 설계한 ‘동네 건축가’ 유병안 건축집단 MA 대표를 만났다.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고 있는 ‘The Globalists’가 유병안 건축가를 만났다. 유병안 건축가는 올 여름 1차 완공한 미국 미네소타 주의 ‘숲속의 호수’ 한국어 마을 건축을 주도했다. 숲속의 호수는 비영리단체 콘코디아 언어마을의 15개 외국어 마을 중 하나인 한국어 마을의 자체 시설이며, 이곳에서 미 전역에서 온 8세~18세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손지애 교수가 올해 1차 완공을 맞은 미네소타의 한국어 마을 ‘숲속의 호수’를 건축하게 된 계기를 묻자, 유병안 건축가는 “한국어 마을 건립의 후원자였던 시몬느(Simone:명품브랜드가방 ODM기업) 회장님과 건축을 계기로 인연이 있었는데, 나에게 한국어 마을 건축 초안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주셨다”면서 “다행히 저의 제안을 미국 측 학교(콘코디아 언어마을:Concordia Language Villages)에서도 좋아해주셨고, 덕분에 나에게 흔치 않은 영광의 자리가 됐다”고 답했다. 아리랑TV 이어 손 교수가 한국어 마을 ‘숲속의 호수’ 건립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 하자, 유병안 건축가는 “미네소타의 ‘콘코디아 언어마을’이라는 비영리단체에선 15개 국어의 언어 캠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에 한국이 여덟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자체 시설을 가진 캠프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지어진 다른 국가 시설들이 한눈에 그 국가 마을임을 알 수 있게 지어져 있던 만큼, 현대 건축과 미국의 목조 건축 양식 속에 한국만의 공간이 나오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또 유병안 건축가는 ‘숲속의 호수’ 특징 중 하나로 ‘차경(此境)’을 들었는데, 그는 “서양식 정원은 약간 정복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우리 선조들은 내 주변의 자연 경관이 그대로 내 정원이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 때문에 숲속의 호수 건물들은 주변 나무들의 높이를 넘지 않게끔 단층으로 만들고, 특히 그곳의 호수(Turtle River Lake) 앞에 있는 건물만은 ‘진짜 한옥에서 호수를 바라보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도록’ 설계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손 교수가 미국 현지 건축가 및 관계자와 협업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물었는데, 유병안 건축가는 “미국 사람들은 한옥을 모르니, 말로 설명해도 이해를 시킬 수 없었다”면서 “결국 프로젝트 시작 1년 뒤에 현지 관계자와 건축가를 한국으로 초대했고, 한국의 ‘종묘’라든가 ‘부석사’, ‘하회마을’ 등을 투어하면서 이해시키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고 답했다. 손 교수가 한국어 마을 ‘숲속의 호수’ 프로젝트는 언제쯤 끝나게 되는 건지 묻자, 유병안 건축가는 “앞으로 5년 안에 맞춰보자고는 했는데, 그렇게 되도 12년이 걸리는 프로젝트가 된다”면서 “사실 한국어 마을을 운영하는 분들이 다 미국 분들이라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사명감 같은 것도 느낀다. 그래서 (한국) 클라이언트나 주변에 소개를 하면서 펀드레이징을 많이 부탁드린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한국어마을 프로젝트의 진행자로서 한국 건축 양식이 앞으로 글로벌화될 가능성은 없는지 묻자, 그는 “한옥의 공간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한옥의 철학과 본질을 현대 건축에 녹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한국 건축 문화가 발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유병안 건축가는 “한국이 ‘빨리빨리’를 통해 발전한 것은 장점이지만 이제는 좀 바꿔야 할 때가 왔다.”라면서 “50년, 100년 뒤에도 사람들이 길을 걷다가 ‘저 건물 누가 설계한 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건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나는 ‘시간이 쌓여서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가진 건축물을 만들자’고 한다. 40년 된 건축물을 다시 지어야 한다면 그 이유는 건물이 40년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잘못 지어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시간을 이겨내는 건축가, 유병안 건축가와의 대담은 2024년 12월 11일 수요일 저녁 7시, ‘The Globalists’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조인성·한지민·천우희·노희경 작가, 서울 구룡마을에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
- 2024. 12. 10 08:35 연예
- 노희경 작가(왼쪽에서 두 번째) 등이 지난 7일 서울 구룡마을에서 연탄배달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 길벗 배우 조인성과 한지민, 천우희, 노희경 작가가 올해도 어김없이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에 나섰다. 방송, 영화, 연극인들을 위한 봉사단체 길벗과 국제구호단체 사단법인 한국 JTS가 지난 7일 겨울철 난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주민을 위한 연탄 지원을 했다. 배우 조인성이 지난 7일 서울 구룡마을에서 연탄배달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 길벗 노 작가를 비롯해 배우 조인성, 한지민, 천우희, 김병옥, 이상희, 조혜정, 백승도 등 145명은 직접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옮기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이날 15가구에 연탄 총 3600장을 기부했다. 이날 참석한 이들은 “오늘 전달한 작은 마음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을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배우 한지민(오른쪽에서 두 번째)등이 지난 7일 서울 구룡마을에서 연탄배달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 길벗 노희경 작가는 “이렇게 함께 모여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무엇보다 따스함을 전하는 연탄 나눔이라 좋았다. 오늘 느낀 마음을 잊지 않겠다”며 매년 이 행사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길벗의 연말 연탄 나눔 봉사는 2021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4회를 맞았다. 뿐만 아니라 길벗은 2004년부터 매년 어린이날에 서울 명동에서 JTS 거리모금 캠페인을 진행해 굶주린 지구촌 아이들을 위한 지원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 ‘핀란드 셋방살이’ 차은우, 시골 마을로 떠나기 전 요리 연습에 몰두
- 2024. 12. 07 20:42 연예|연예
- tvN ‘핀란드 셋방살이’ 방송 캡처 가수 겸 배우 차은우가 소탈한 매력을 선보였다. 차은우는 지난 6일 첫 방송된 tvN ‘핀란드 셋방살이’에 출연해 전기와 수도, 와이파이도 없는 핀란드의 시골 마을에서 셋방살이를 시작했다. 차은우는 핀란드로 향하기 전 멤버 이제훈, 이동휘, 곽동연을 만났다. 제일 먼저 도착한 차은우는 멤버들을 만나기 전 긴장감을 드러냈지만 이내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 가운데 차은우는 이동휘에게 “친동생 이름도 동휘다. 그래서 28년 동안 ‘동휘야’ 하면서 살았다”라고 밝혔고, 이동휘에게 “편하게 제가 동휘 형이라고 해도 될까요?”라고 물으며 다가갔다. 차은우는 어머니를 찾아가 요리를 배우는 준비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차은우는 스윗하게 어머니를 챙기는가 하면 남동생과도 다정하게 이야기하며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 차은우는 핀란드 라플란드로 향하던 중 20시간 비행 끝에 공항에서 바로 면도를 하는 소탈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차은우와 곽동연의 ‘막내즈’ 케미스트리도 돋보였다. 차은우는 곽동연과 생일이 11일 차이 난다며 자신이 막내라고 전했고, “형님들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차은우는 직접 운전을 해 셋방으로 향했다. 셋방에 도착한 차은우는 200년이 넘은 셋방을 보고 당황했지만 이내 자연 친화적인 셋방에 흥미를 느꼈다. 특히 차은우는 장작 패기에 소질을 보이는가 하면 블루베리를 주워 먹는 적응력으로 놀라움을 줬다. 차은우는 자연 샘물을 뜨러 가며 “재밌다”, “세수 한 번 해야 될 것 같은데”라고 말하는 등 곧바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후 자급자족하는 모습이 예고돼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차은우는 차기작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원더풀스’의 ‘이운정’ 역으로 출연을 확정 짓고 촬영에 한창이다.
주간경향(총 121 건 검색)
- [취재 후] 마을공동체의 ‘함께 돌봄’에 관하여(2024. 12. 04 06:00)
- 2024. 12. 04 06:00 사회
- 지난 11월 20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극장에서 성미산마을 30주년을 맞은 주민들이 ‘돌봄’을 주제로 이야기자리(포럼)를 열었다. 성미산마을은 1994년 국내 첫 협동조합형 공동육아 어린이집 개원을 시작으로 성미산 주변에 다양한 공동체가 생겨나 형성된 도심 속 마을공동체다. 아이를 돌보는 일에서 시작했기에 성미산마을에서 ‘돌봄’이란 주제는 마을공동체의 정체성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30년 이상 성미산마을에서 산 주민들은 육아뿐만 아니라 각자가 속한 공동체가 서로를 돌보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최근 같은 어린이집 조합원인 주민이 둘째 출산 후 첫째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 되자 다른 주민들이 번갈아 돌봄을 맡아줬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또 다른 주민은 마을에 들어와 여러 공동체에서 활동하다 보니 장애인 청년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이웃들과 함께 반찬가게를 열어 운영했는데, 그것이 돌봄이었다고 회고한 주민도 있었다. 마을에서 탱고를 추는 일은 서로의 안부를 묻는 돌봄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새로운 돌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은퇴기를 맞은 주민들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마을에서,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한 주민은 “공동돌봄이든 상호돌봄이든, 순수 자원봉사 형태가 아닌 재원을 조금씩 내면서 사회적 돌봄 서비스 단가보다는 저렴한, 그런 체계에서 돌봄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미산마을 공동체는 육아, 교육, 먹거리 문제, 주거, 문화 프로그램, 취미 생활 등 다양한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생겨났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서 가능한 것들이기도 했다. 성미산마을에서는 노년기 돌봄 공동체도 언젠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태어나 죽기까지 돌봄을 받기도, 주기도 하며 일생을 보낸다. ‘돌봄’이 사회적 화두다. 성미산마을은 서로 같이 돌보는 방식으로 길을 만들어왔다. 마을공동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간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좋겠지만, 마을공동체 역할에만 기대도 될까. 성미산마을에서도 돌봄의 가장 기초단위라 할 수 있는 어린이집들이 저출생 여파로 위기감을 느낀다. 육아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여러 층위의 돌봄은 공공성을 확충하기보다는 시장화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함께 돌봄’에 관한 사회 정책적 고민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 취재 후
- 성미산마을이 30년간 만들고 바꾼 것(2024. 11. 25 06:00)
- 2024. 11. 25 06:00 사회
- 육아 해결 위해 모여…약자와 함께 공동체를 만들며 ‘다양성’ 자라 사회 변화 속 여러 고민…협동조합 통합 등 공동체 지속 대안 모색 지난 11월 1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극장 입구에 ‘성미산마을 30주년’ 기념행사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김창길 기자 서울 도심 속 마을공동체 ‘성미산마을’이 올해로 출범 30년을 맞았다. 1994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어린이집인 ‘우리어린이집’이 문을 열었고, 그때를 성미산마을 형성의 씨앗이 심어진 해라고 본다. ‘육아’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인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 다양한 공동체를 만들었고, 이 공동체들이 개인의 삶과 지역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를 함께 대응해오면서 오늘의 성미산마을에 이르렀다. 성미산마을은 ‘마을공동체의 성공 사례’(정부 정책 주간지 ‘위클리공감’ 블로그, 2013. 7)로 인정받는 곳이다. ‘풀뿌리 시민운동’의 대표 사례(경향신문, 2006. 12)로 불리기도 하고, ‘좌파 인물 양성소’(국가정보원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 문건, 2013. 5)라는 왜곡된 시선을 받기도 했다. ‘특별한 공동체’임은 분명하다. 이는 성미산마을이 지리적 개념의 ‘마을’이 가진 전통적 정체성과는 다른 속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성미산마을 사람들을 이렇게 말한다. “해발 66m의 작고 낮은, 그러나 마포구 유일의 자연산인 성미산을 중심으로 연결된 크고 작은 70여개의 ‘커뮤니티 네트워크’(공동체들의 관계망)를 일컬어 ‘성미산마을’이라고 한다.” 성미산마을은 지난 30년간 무엇을 만들었고 앞으로 무엇을 만들어갈까. 지난 11월 18일 성미산마을 일원인 동네책방 개똥이네 책놀이터에서 마을주민이자 활동가 4명을 만났다. ■성미산마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우리어린이집 설립 이후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서울 성산동, 망원동, 합정동 일대에 공동육아 어린이집 4곳이 순차적으로 개원했다. 1999년에는 초등학생 마을방과후(현 도토리마을방과후)가, 2004년에는 초·중·고 과정 대안학교 성미산학교가 문을 열었다.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부모들의 필요로, 대안적 보육·교육기관들이 들어섰다. 우리어린이집 개원 당시 부모 조합원이었던 이경란씨는 “민주화 세대 부모들에게 꿈이 있었다. 민주화된, 성평등하고 생태적인 사회에서 아이들이 자라기 바랐고, 그걸 구상한 사람들(‘공동육아 연구회’)이 있었다. 모집 공고를 냈는데 빠른 속도로 (조합원들이) 모였다”고 했다. 아이들이 자라며 어른들의 관계망 유지가 어려워지자 성미산마을 사람들은 2001년 마포 두레생협(현 울림두레생협)을 만든다. 생협은 “초기부터 ‘지역과 함께’라는 취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에 이후 마을축제, 성미산 지키기 운동, 지역교육센터, 마을기업 추진 등에 생협이 가장 앞장서서 노력했으며 마을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위성남, ‘도시 속에서 함께 살아남기’, ‘황해문화’ 2013 가을호). 생협은 마을공동체 확장의 주축이었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지역을 찾아 2011년 성산동으로 이사 온 박수경씨(개똥이네 문화놀이터 사무국장)도 육아로 인한 고립감을 해소하고자 생협 마을모임에 참여한 게 마을활동의 시작이었다. 그는 “아이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마을활동이 확장됐다”고 했다. 지인의 소개로 우리어린이집을 알게 돼 공동육아를 시작했고,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면서 개똥이네(2011년 창립) 일을 시작했다. 개똥이네는 동네책방이면서 주민 문화활동 프로그램과 초등학생 돌봄을 제공한다. 지난 30년간 성미산마을에는 주민들의 현실적 욕구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경제·생활·주거·문화·의료 공동체가 생겨났다. 어린이집부터 방과후, 학교, 반찬가게, 카페, 책방, 극장 등 이용할 공간도 다양해졌다. 협동조합형 마을기업, 비영리단체, 두레, 동아리, 단기 소모임 등 형태도 가지가지다. 그사이 어떤 공동체들은 해산하기도 했다. 이 공동체들은 주로 성미산 주변 지역에 터를 잡았다. 그러나 이곳에서 살지 않아도 성미산마을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면 성미산마을 주민이라 여긴다. 성미산마을 정체성 형성에는 ‘성미산 지키기 운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 성미산마을 공동체들은 2001~2003년, 2007~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한양재단, 홍익재단의 성미산 개발 계획에 반대하며 성미산 지키기 운동을 벌였다. 생태 환경을 보호하자는 운동이었고, 아이들의 놀이 터전을 지키자는 운동이었다. 1차 투쟁은 성공, 2차 투쟁은 실패였다. 이는 성미산마을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내부 결속을 강화한 계기가 됐다. ■성미산마을은 어떤 곳···어떤 사람들이 살까 서울 도심 속 마을공동체 ‘성미산마을’의 마을활동가 박수경씨, 이경란씨, 홍정희씨, 조승연씨(왼쪽부터)가 지난 11월 1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동네책방 개똥이네 책놀이터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했다. 김창길 기자 ‘내가 살아본 성미산마을’은 어떤 곳일까. 이경란씨는 “성미산마을은 편한 곳, 편리한 곳”이라고 말했다. “같이 만들어가면서 일도 많고 시간도 많이 쓰지만 그만큼 애 키우는 과정이 편했어요. 또 소비자로서도 대안적 소비가 가능해요. 먹거리를 선택하거나 아플 때 가야 하는 곳을 찾을 때나, 노인이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런 고민이 줄어들죠. 필요한 걸 대신 만들어주는 믿을 만한 사람들이 많은 곳인 거예요.” 박수경씨도 “필요하면 구해지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옷이나 음식 같은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육아, 환경, 문화, 취미 등 어떤 영역이든 자기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찾아지고 없더라도 같이 만들겠다고 최소 몇 명은 나서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성미산마을 공동체들을 연결하는 단체인 사단법인 ‘사람과 마을’ 운영위원장인 홍정희씨는 2002년 일하던 출판사가 있는 서교동으로 이사했다. 출판사가 경기도 파주로 이주한 후 회사를 그만두고 동네에서 할 만한 일을 찾다가 생협 마을 모임에 참여하면서 마을과 연결됐다. 그는 “성미산마을은 안전한 마을”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행동반경이 마을공동체 안에 다 들어와 있어요. 물론 애들은 힘들어할 수도 있지만요(웃음). 장애인, 성소수자 그리고 우리 모두 각자 모난 점이 있는데 삶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걸 재미난 것으로 승화해버리는 곳이에요.” 조승연씨는 자녀가 초등학생 때 대안학교를 알아보다 성미산학교가 개교한 2004년 성미산마을로 이주했다. 조승연씨는 “마을에서 장애인을 쉽게 만날 수 있고, 퀴어퍼레이드도 매년 하고 있다”며 “강좌를 듣거나 책을 읽지 않아도, 마을에서 산다는 것만으로 더 넓은 생각을 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마을”이라고 했다. 성미산마을 30주년 기획단-아카이브팀은 성미산마을에 살거나 살았던 중학생 이상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지난 8월 15일부터 10월 11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270명이 참여했다. 전체 구성원보다는 마을활동에 적극적인 사람들의 생각일 수 있다고 아카이브팀은 설명했다. 응답자 특성을 연령별로 보면 40대(48.1%)와 50대(30.0%)가 다수를 차지했다. 가구 형태는 3인 이상 가구가 8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카이브팀은 “성미산마을을 자녀의 ‘교육 및 육아’ 활동에 중점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40대 부부와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 중심의 공동체로 파악할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실제 성미산마을 참여 동기와 관련해 80%가 ‘교육 및 육아’라고 답했고, 성미산마을에서 가장 만족하는 부분도 ‘교육 및 육아(72.6%)’가 꼽혔다. 성미산마을의 이웃관계의 특징으로는 ‘다양한 마을활동을 통해 이웃과의 어울림(70%)’ 및 ‘비슷한 사고와 가치관(67%)’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성미산마을 사람들의 비슷한 사고와 가치관은 무엇일까. 주관식으로 질문했더니 총 119개 단어가 언급됐으며 공동체(200회), 돌봄(120회), 다양성(78회), 생태(75회) 등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안(72회), 연대(66회), 나눔(61회), 공감(52회), 협동(52회) 등도 많이 언급됐다. ‘성미산마을 주민이 추구하는 다섯 가지 가치’를 주관식으로 물었을 때 응답을 워드클라우드 그림으로 시각화한 자료. 성미산마을 30주년 기획단-아카이브팀 제공 ■의사결정 문화가 ‘성미산마을의 역사’ 성미산마을에서는 30년 동안 소수자, 사회적 약자와 함께 공동체를 만들면서 ‘다양성’이 자랐다. 조승연씨는 성미산학교 교사로 14년간 활동한 후 현재는 발달장애 청년들의 생활공동체 ‘사부작’(2017년 창립)에서 활동가로 일한다. 그는 “공동육아 기관에서 장애 통합 교육을 하는데 아이들이 졸업하고 사회와 단절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일자리 위주의 대안적 활동만 있었는데, 꼭 일하지 않더라도, 시설에 가지 않고 마을에서 같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놀이·생활공간으로서 사부작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이어 “어제도 클럽을 열었다”며 “발달장애 청년들이 갈 클럽이 없으니까, 두 달에 한 번씩 클럽을 열고 논다(웃음)”고 했다. 마포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마포의료사협)이 운영하는 무지개의원은 성소수자가 장벽 없이 다닐 수 있는 의료기관이다. 도시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왔다. 관계망 지속을 위해선 안정적인 주거가 필요했던 성미산마을 사람들은 2007년 첫 공동주택을 지었다. 이후 2009년 공동주택 전문 시행사인 ‘소통이있어행복한주택’(소행주)을 창업했다. 2010년대 들어 망원동 일대는 일명 ‘망리단길’이라 불리는 상권이 형성되면서 성미산마을도 젠트리피케이션(일명 둥지 내몰림 현상)의 영향을 받았다. 2014년 마을카페 작은나무가 폐업 위기에 내몰렸고, 마을 사람들이 서울시에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작은나무는 이후 마을회관으로 이전했으나, 지난해 마을회관이 문을 닫았다. 성미산마을 공동체들이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이경란씨가 울림두레생협 이사장으로 있던 2010년 생협은 확장 방향을 두고 내부 논쟁을 벌였다. 그는 “그해 1년 내내 논의를 했고 이견을 묶어나가고 풀어나가면서 결론을 냈다”며 “그때 ‘다양한 의견을 통합해낼 수 있겠다’란 자신감도 생겼던 것 같다”고 했다. 소수의 목소리를 배제하지 않으면서 합의에 이르는 의사결정 문화 자체가 성미산마을이 만들어온 역사다. 이경란씨는 이렇게 말한다. “공동육아 경험의 힘이 컸다고 봐요. 공동육아는 한 사람의 목소리를 배제하면 무너지는 거거든요. 조합원 모두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것이 연습이 돼 있던 것이죠.” 성미산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이 지난 11월 9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마을축제를 기념해 단체사진을 찍었다. 사단법인 사람과 마을 제공 성미산마을을 두고 ‘그들만의 세상’이라는 평가도 있다. 공동체 활동을 하려면 아무래도 조합원이어야 하고, 그 구성원을 보면 고학력 중산층 사람들이 모인 마을이라는 생각에서다. 이경란씨는 “그런 이야기는 계속 있었고 이 지역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 갈 수 있을까 고민해왔다”며 “그 출발이 마을축제(2001년~현재)였고 마포의료사협과 마포희망나눔이 (지역으로 확장하는) 다른 길을 내며 가고 있다”고 했다. 홍정희씨는 “마포희망나눔에서는 지역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만나는 ‘청춘쌀롱’을 주 2회 진행한다. 보통 어르신 복지라고 하면 가정을 방문하는 형태인데 청춘쌀롱은 어르신들을 밖으로 나오게 했다”며 “또 고립가구가 될 수 있어 취약층으로 꼽히는 50대 1인 생활자들이 풍물도 하고 춤도 출 수 있도록 활동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수경씨는 “이 지역에서 성미산마을 공동체로 묶이지 않는 가게 중에서도 발달장애 청년들이 이용하는 ‘옹호가게’가 늘고 있는 걸 보면 경계를 넘어 함께 마을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현재 성미산마을의 고민 현재 성미산마을도 사회 변화 속에 여러 고민을 안고 있다. 성미산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마을에서 활동하는 강다운씨(26)는 성미산마을에서 ‘청년의 자리’가 많이 없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자란 친구들 보면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기도 하니까 20대 초반엔 성미산마을을 많이 떠난다”며 “한편으론 이 지역에 공동육아를 하는 청년 부모 외에 1인 청년 가구가 굉장히 많다. 이들도 공동체가 필요한데, 성미산마을의 기존 공동체로 들어오라고 하는 것이 맞나, 그들 나름의 생활공동체를 별도로 만들어가는 게 맞지 않나 이런 고민을 한다”고 했다. 공동체 운영을 ‘대면 만남’을 기반으로 했던 터라, 성미산마을도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변화를 겪었다. 박수경씨는 “코로나19 때 대면 모임이 사라져서, 그때 ‘열린 공간이 갖는 힘’을 생각했다”며 “세대가 바뀐 영향도 있는 듯한데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했다. 공동육아를 하는 부모들의 세대가 바뀌면서 세대 간 문화적 차이가 있다. 또 마을에 오래 살아온 이들과 최근에 새로 유입된 구성원 간 마을활동 참여에 관한 인식 차이도 있다. ‘저출생’이 가장 위기감으로 다가온다. 박수경씨는 “공동육아 어린이집들이 마을활동의 기초단위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아이들이 줄어들면 굉장한 위기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경란씨는 “생협의 경영상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도 동네 아이들이 줄어든 영향이 있다”며 “큰 변화를 맞는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1월 20일 성미산마을극장에서 주민들이 진행한 30주년 이야기자리(포럼)의 주제는 ‘돌봄’이었다. 아이 돌봄뿐만 아니라 살면서 다양한 상호 돌봄, 그리고 요양원·요양병원에서 죽음을 맞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돌봄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협동조합 간 통합, 마을 자산화, 마을활동가 양성, 새로운 돌봄공동체 설립 등 공동체의 지속을 위한 여러 대안을 모색할 때라고 활동가들은 말했다. 다만 누군가가 앞장서 특정 방향을 정해놓고 이끌거나, 어떤 공동체를 꼭 살리겠다는 명분을 두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성미산마을이 위기와 갈등을 겪으며 자연스럽게 흘러왔듯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런 위기감은 성미산마을만의 고민도 아닐 것이다. 마을공동체는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이경란씨의 말이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은 참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마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1년에 약 3000명) 있는데, 그런 분위기가 확산하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요. 주류의 흐름이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관계망이 퍼지는 것을 봅니다. 그런 것이 희망이 되지 않을까요.”
- 표지 이야기
- 성미산마을 30년…자연서 편견 없이 자란 게 ‘좋은 어른’ 될 자산됐다(2024. 11. 25 06:00)
- 2024. 11. 25 06:00 사회
- 지난 4월 6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에서 성미산마을 아이들이 손바닥 텃밭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다. 사단법인 ‘사람과 마을’ 제공 1994년 9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국내 첫 협동조합형 공동육아 어린이집인 ‘우리어린이집’(현재 성산동에 있음)이 문을 열었다. ‘육아’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가 제시한 방식과는 다른 보육·교육 방식을 고민했던 부모와 교사들이 만든 기관이었다. 이후로 30년,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전국 곳곳(현재 67곳)에 생겨났다. 우리어린이집의 30년 역사는 마을공동체 ‘성미산마을’의 역사이기도 하다. 성미산마을은 우리어린이집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우리어린이집 아이들은 성미산마을에서 자랐다. 30년이면 ‘한 세대’가 바뀌는 세월이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다녔던, 성미산마을에서 자란 아이들은 어떤 어른이 됐을까. 먼저 협동조합형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관해 간략히 설명하면, 만 5세 이하 아동들을 돌보는 민간 보육기관(일부 공립)이다. 부모가 출자금과 조합비를 부담한 조합원으로서 어린이집 운영 주체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다른 민간 어린이집들과 차이가 있다. 부모와 교사가 함께 교육 프로그램, 생활 원칙 등을 정한다. 자연 나들이를 통한 놀이 중심 활동, 사교육·선행학습 지양, 친환경 먹거리 제공 등을 원칙으로 한다. ‘터전’(어린이집 공간)에서 아이들과 교사·부모들이 평어(격식을 갖춘 반말)를 사용함으로써 수평적 관계를 지향한다. 공동육아 이야기를 들으면 누군가는 ‘용감하다’고 하고, 누군가는 ‘유별나다’고 한다. 어떤 이는 ‘시대 흐름에 못 따라간다’고도 한다. 최근 ‘초등 의대반’을 넘어 ‘유아 의대반’까지 생긴 현실을 반영한 평가 아닐까. 모두가 같은 길을 걸을 순 없다. 과도한 경쟁 풍토 속에서 자란 청소년·청년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 아이들에게 어떤 돌봄과 교육을 제공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공동육아로 자라온 이들의 목소리도 들어봄 직하다. ■“자연에서 자랐던, 편견 없이 자란 경험이 자산” 성미산마을에서 공동육아를 통해 자란 20~30대 청년 7명을 지난 11월 9일과 18일, 성산동의 한 카페에서 차례대로 만나 인터뷰했다. 지난 11월 18일 전화로 1명을 더 만났다. 성미산마을은 ‘성미산’(성산동 위치)을 중심으로 한 도심 속 생활공동체로 공동육아가 뿌리이자 핵심이다. 성미산 주변에 우리어린이집 외에도 4개의 공동육아 어린이집(협동조합형 참나무·성미산·또바기 어린이집, 위탁 운영형 구립 성미어린이집)이 있다. 초등학생 방과후 돌봄기관인 도토리마을방과후(1999년 설립), 초·중·고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2004년 설립)도 협동조합형 공동육아기관이다. 지난 11월 9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한 카페에서 국내 첫 협동조합형 공동육아 어린이집인 ‘우리어린이집’과 초등방과후 ‘도토리방과후’를 다녔던 청년들이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혜수씨, 권예림씨, 강한결씨, 손수연씨, 강한얼씨. 김향미 기자 청년들에게 ‘어린 시절 기억’과 ‘공동육아 경험이 삶에 미친 영향’에 관해 물었다. 만 0세 때부터 초등학교 고학년 때까지 우리어린이집·도토리방과후를 다녔다는 손수연씨(30)는 ‘성미산’을 기억했다. “그때는 성미산에서 살았다고 할 정도로, 매일 성미산에서 하루를 다 보냈어요. 그 계절에만 만날 수 있는 식물, 동물 다 채집하고 다녔고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놀거리를 항상 찾았던 것 같아요.” 서울 도심이라고 해서 자연과 가까이 지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말한 자연에서의 경험은 ‘많은 시간’에 방점이 찍혀 있다. 수연씨는 미대 입시와 관련한 일화를 들려줬다. 수연씨는 한 대학 실기시험에서 입체도형 ‘구’가 주제로 제시되자 ‘쥐며느리’를 그려 합격했다고 한다. 남들보다 뒤늦게 미대 입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역량은 다소 부족했다는 수연씨는 “그 대학에 최종 합격하진 못했지만 내 삶에 녹아 있는 걸 표현했는데 (실기시험에서) 합격한 걸 보고 내 생각대로 표현하는 게 맞다는 확신이 생겼고, 이후 원하는 대학도 가게 됐다”고 했다. 놀이와 여행도 이들의 기억에 남았다. A씨(34)는 우리어린이집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1학년까지 도토리방과후를 다니다 이사를 했다. 그는 새로운 학교에 가니 ‘자신만 아는 놀이’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전래놀이를 많이 했고, 같은 놀이도 많이 변형해서 만들어 놀았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다른 지역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다닌 후 성미산학교를 졸업한 강다운씨(26)는 “성미산학교에서는 한 학기에 한 번씩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 도보여행도 가고 밀양 송전탑 투쟁 현장에 가서 감 수확하는 것도 도와드렸고, 이런저런 여행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우리어린이집·도토리방과후에 다닌 강한얼씨(30)는 “날마다 모여서 같이 밥 먹고 기차 타고 놀러 가고 터전이랑 마을에서 시장놀이도 자주 했다”며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험은 진로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한얼씨는 말했다. 그는 일반고를 다니다 3학년 때 전학해 제빵을 시작, 현재는 제주의 한 베이커리에서 일하고 있다. “부모님은 거의 처음부터 공동육아를 하신 분들이고요. 제가 학교를 옮길 때도, 제주에서 혼자 살기로 했을 때도 반대가 없었어요. 어떤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집안 분위기나 자라온 환경 자체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10년 이상 공동육아 환경에서 자란 강한결씨(28)는 “어릴 때부터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같이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배려하는 걸 익혔던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며 “지금은 제빵 일을 하고 있지만 사회복지 분야로도 일해보려고 했는데, 편견 없이 자랄 수 있었던 경험이 좋았다”고 말했다. 공동육아기관 다수는 장애 통합 교육을 한다. 다운씨는 “아주 뿌리 깊은 곳에 공동체 의식 같은 게 있어서 어떤 문제를 마주쳤을 때 해결하는 방식에서도 개인과 공동체를 같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른 사람들과 어떤 사건이나 문제를 바라보는 게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학원에서 불교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권예림씨(28)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관해 말했다. 공동육아기관에서는 아이들이 친구의 부모나 교사를 부를 때 ‘별명’을 부르고 평어를 쓴다. 권예림씨는 “또래들을 보면 보통 어른이나 조직의 상사와 소통하는 걸 어려워하는데 저는 교수님이나 어른들과 소통할 때 조금 편한 부분이 있다”며 “공동육아 하면서 친구 부모님이랑 정말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그분들이 저에게 호의적으로 대해주는 경험을 하다 보니까 권위적인 문화에 덜 위축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르게 자라온 것에 ‘방황’도···친절한 어른 경험” 이들은 공동육아에서 ‘졸업’한 뒤 중·고등학교 시기를 어떻게 보냈을까. 대안학교를 가지 않는 한, 학교에 다니면 학업 스트레스를 피할 길이 없었다. 이 시기를 건널 때 경험은 사람마다 달랐다. 부모님이 마을활동가로, 아기 때부터 공동육아 환경에서 큰 박혜수씨(27)는 “중학교 때까지는 큰 차이가 없었는데 일반계 여고를 다닐 때는 많이 방황했다”며 “친구들과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고 학업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아 부모님을 원망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한결씨도 고등학교 때 비슷한 고민을 했다고 했다. 혜수씨는 다만 성인이 된 후 스스로 ‘좋은 환경에서 자랐다’고 되돌아볼 수 있었다.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이런 환경에서 자라서, 되게 용기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부당한 것에 대해서도 말할 수 사람이 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마을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A씨는 중·고등학교 시기 대안학교를 다녀 대학 입시 압박을 크게 받진 않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면서 공인 영어시험 점수가 필요해 어학원을 다니면서 ‘기한 내 달성해야 할 목표를 정해놓고 짜인 틀대로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식’의 공부를 처음 해봤다. ‘한 번 죽어라 해보자’ 하는 마음을 먹기조차 어색하고 힘들었다”며 “그래서 제가 자라온 환경이 ‘울타리’라면 보호하는 울타리인지, 가두는 울타리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이들이 부모가 되면 공동육아를 선택할까. 한결씨는 “나중에 아이를 낳는다면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점점 뭔가 엄청나게 빨리 변하고 있어서, 옳고 그른 것을 정할 순 없지만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한다”고 했다. 다운씨는 “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가끔 ‘우리가 어른이 돼서 아이를 낳더라도 부모들만큼 돈을 벌지 못하면 성미산학교에 보낼 수 있을까’란 우스갯소리도 했다”고 했다. 공동육아기관은 공공 보육·교육기관과 비교해 추가 비용이 많다. 어린이집에서 교사 1명이 맡는 아동의 수는 국공립보다 훨씬 적고, 친환경 먹거리로만 식사와 간식을 제공하기에 인건비, 식재료비가 많이 든다. 우리어린이집이 생길 때 6세였던 B씨(35)는 25년간 성미산마을에서 살았다. 결혼 후 성미산마을을 떠난 B씨는 현재 만 3세 아이를 둔 엄마다. 아이를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낼까 고민하다 “맞벌이로서 부모 참여 활동이 많아 어렵겠다”고 생각해 보내지 않았다. 공동육아를 두고 지금도 계속 고민한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아이가 그냥 원에 가는 게 아니라 어른들,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같이 커갈 수 있는 동지가 생긴다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아이에게 그런 집단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성미산마을과 같은 공동육아 환경에서 자라면 부모와 교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어른과 ‘비스듬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서로의 가정을 방문해 함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품앗이 돌봄을 뜻하는 ‘마실’이라는 문화가 있기에 가능하다. 부모 아닌 다른 어른과 관계를 맺은 경험은 현재까지도 힘이 된다고 이들은 말했다. 혜수씨는 “공동육아 환경에서는 ‘존재만으로도 빛난다, 예쁘다’고 말해주는 어른들이 있다”며 “부모가 없어도 무너지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고 자기만의 사회를 꾸려갈 수 있는 기반이 있다는 것 자체가 든든하다”고 했다. 1994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문을 연 국내 첫 협동조합형 공동육아 어린이집인 ‘우리어린이집’(현재 성산동에 있음)의 개원 초기 아이들의 놀이 활동 모습(왼쪽)과 최근 놀이 활동 모습. 우리어린이집 제공 수연씨와 한얼씨는 나중에 아이가 생긴다면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수연씨는 “제가 경험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지 아니까 보내고 싶다”며 “호주에 갔을 때 접한 육아 방식이 제가 커온 것과 같더라. 맨발로 아이들이 산에서 놀 수 있는 환경이었다. 공동육아가 아니면 해외에서 키우고 싶다”고 했다. 한얼씨는 “제가 마을에 있을 땐 활동적인 편이었는데 일반고에 가면서 소심한 성격으로 바뀌었는데 ‘이곳에서 자유로웠구나’란 생각을 했다”며 “제주에서 마을 모임을 찾고 싶고, 제가 제주에 공동육아 환경을 만들어내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했다. 청년들은 ‘좋은 어른의 상’을 그릴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2001년 성미산 개발 계획이 알려지면서 우리어린이집 부모들을 비롯해 성미산마을 주민들은 성미산 지키기 운동을 벌였다. 산에 텐트를 치고 숲속 공연을 하며 산을 지켰다. 이때 어린이로 성미산에 있었던 청년들은 “어른들이 우리의 터전을 지켜주기 위해서 힘을 합쳐준다는 게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혜수씨는 “아이들에게 ‘너희는 위험하니 오지 마’라는 게 아니라 주체적으로 함께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준 것이고, 아이들을 배제하는 게 아니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 대해준 것이다. 그런 친절한 어른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아직도 자유가 필요하다” 지금 자녀를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또바기 어린이집 부모 조합원인 ‘쌀밥’(별명)은 자녀 2명을 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첫아이를 임신하고 직장동료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우연히 공동육아 게시물을 봤다. 그는 “아이를 기관에 보낸다면 저렇게 자연에서 뛰노는 곳에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고 “교사 대 아동 비율과 마당이 있는 터전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아이가 매일 나들이를 가서 뛰놀고 자연과 가깝게 지내고, 다양한 어른들을 만나고 어른과 어른의 관계를 모델링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아이가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다른 부모 조합원 ‘호두’(별명)도 자녀 2명을 또바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그는 “교육학 전공할 때 한 논문에서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접했고, 아이를 낳고는 인지교육 없는 놀이중심이라는 부분이 마음에 들어 이 기관을 선택했다”고 했다. “공부하면서 한국 공교육의 여러 문제를 마주했는데, 특히 자기 주도 학습능력이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여섯 살인 첫째 아이의 행동을 관찰해보면 스스로 학습하고 온전히 체화하는 게 보여요. 그게 놀이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서울로 인구가 몰리고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던 1970~1980년대 영·유아기 아동 돌봄을 위한 사회적 자원은 사실상 공백 상태였다. 당시 달동네 ‘야학’에서 공동육아의 싹이 텄다. 교육운동가, 학생들은 1978년 ‘어린이걱정모임’을 만들고 교사 양성을 위해 해송보육학교를 만들었다. 이곳을 나온 노동자 출신 교사들이 1980년 서울 관악구 난곡동 철거민촌에 ‘해송유아원’을 설립해 운영한다. 그러나 1982년 새마을유아원법이 만들어지면서 어린이집과 탁아소를 제도권으로 강제편입, 해송유아원도 1984년 문을 닫는다. 이들은 같은 해 종로구 창신동에 ‘해송 아기둥지’를 설립하고 아이들이 도심 속 자연에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갔다. 1990년 부모가 아이를 맡길 데 없어 문 잠그고 일하러 나간 사이 집에 불이 나 남매가 숨진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만들어졌다. 해송 아기둥지를 만든 교육운동가들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동육아 연구회’를 만들었다. 이 연구회에서 협동조합형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시작됐다. 해송 아기둥지·공동육아 연구회 설립 구성원이면서 우리어린이집의 초대 원장을 지낸 정병호 사단법인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이사장(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은 지난 11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때 소수의 용감한 부모들과 교사들이 선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병호 교수는 “정부 누리과정(만 3~5세 공동 교육과정)을 만들 때 공동육아 모델을 참고하면서 일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숲나들이를 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함께 키운다는 의미에서 아이들을 해방시켰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또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자유롭게 다양한 경험을 해야 공감 능력이나 지능 발달도 이뤄지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 교육 산업계를 비롯한 지배문화가 한국 부모들을 ‘소비자로서의 부모’로서 행동하도록 굉장히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싶어도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또 부모 참여를 원칙으로 해서 부모의 노동시간이 길고 불규칙하거나 한부모 가정이면 망설일 수밖에 없다. 정병호 교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마다 운영 특성이 다 다르기도 하고 그 안에서 배제하지 않고 함께 가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며 “이혼 가정이 늘고 새로운 가족 형태가 나오는데 더욱 공동육아가 필요하다”고 했다. 협동조합형이 아닌,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등이 위탁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이용해볼 수 있다. 다만 아직 국공립형은 소수다. 무엇보다 사회 분위기가 아이들에게 학습만 강권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고, 최근 저출생으로 아이들이 줄면서 공동육아 어린이집들이 설 자리가 넓지는 않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만든 다음에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초등방과후를 만들었습니다. 마을공동체가 됐고요. 성미산뿐만 아니라 대전 뿌리와새싹 어린이집 같은 곳에서도 마을을 만든 사례가 있어요. 거기서 희망을 보죠. 30년 전에도 ‘한국 부모들은 아이를 안전하게만 키우고 싶어하고 학업을 신경 쓰니까 이런 교육은 안 된다’ 이런 말을 했어요. 그래서 해보지 않을 수 없었고 그게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선택을 한 부모를 사회가 달달 볶지요. 그러니 같이 갈 공동체가 중요할 수밖에요.”
- 표지 이야기
- [정태겸의 풍경](67) 전북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숨 가쁜 일상 속 나를 보듬는 철로(2024. 05. 24 16:00)
- 2024. 05. 24 16:00 문화/과학
- 10년 만이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만 해도 세상에 막 알려지기 시작할 때였다. 입소문을 따라 찾아온 사람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독특한 여기만의 정취를 즐기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렇게까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대형마트 건너편, 도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그 뒷골목은 이제 현란한 간판과 호객행위를 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예전 교련복으로 갈아입고 철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골목이 가득 찼다. ‘많이 변했구나’라는 생각에 실망감에 휩싸일 때쯤, 맞은편 골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엔 아직 예전의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 길을 건너 철길이 놓인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기가 질릴 만큼 시끄러운 저쪽과 달리 이곳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아직도 골목 안 철길 양쪽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기차가 다니지 않지만 철로는 그대로다. 곁에 텃밭이 있고, 사람이 심은 꽃과 바람에 실려 날아온 꽃이 공존한다. 기차가 다니던 그 길을 따라 걷는데 마음이 짜르르 울렸다. 누군가의 일상이 나의 일상을 위로해 주는 풍경. 봄의 끝자락에 한들거리며 피어난 데이지, 한쪽 구석에 붉은 꽃잎 선명한 양귀비. 이 모든 것이 내 등을 어루만지는 손길 같았다. 쏟아지는 햇볕처럼 따뜻했다. 여행은, 이렇게 찰나의 순간으로 나의 삶을 다독거린다.
- 정태겸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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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세 곳…사교육 탈출했다
- 2024. 11. 04 09:51 육아/교육
- 사교육 걱정 없는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프로젝트, 성과 분석 수학 성적, 성취도 상승…유의미한 결과 학생들의 수학 기초 학습 능력을 향상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픽셀즈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대구, 충북, 경기 등 세 지역에서 시행한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수학 기초 학습 능력을 향상하고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시작됐다. <수학 공부 걱정 없는 마을>은? 이 프로젝트는 학교 성취도를 보완하고 수학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 마을 교사로 참여해 수학 동아리를 운영하고,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학습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로 학생들이 스스로 복습, 예습을 하면서 학습 주도권을 가지는 것이 목표다. 주요 성과는 이렇다. 먼저 수학 성적 향상이 이목을 끌었다. 참여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성적이 올랐고, 기초 학력이 부족했던 학생들 절반이 기준을 넘었다는 점에서 성과가 컸다. 정서적 영역의 성취도도 향상되어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이는 8가지 설문 문항을 통해 확인됐고, 긍정적인 태도로의 변화를 보였다. 사교육을 받던 학생 중 58%가 프로그램 후 사교육을 받지 않게 되기도 했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수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된 덕분이라고 평했다. 수학을 직접 가르친 마을 교사들도 수학에 대한 이해와 자신감이 높아졌다. 2개월간 연수를 통해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이번 프로젝트로 현재 4호 마을 조성 중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5~6호 마을을 추가로 개척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사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이번 프로젝트가 사교육비 절감과 학습 능력 향상에 기여하면서, 교육계에 새로운 모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수포자’ 비율을 줄이기 위해 공교육을 보완하는 형태로, 지역 사회의 협력과 참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세계 고양이의 날’ 맞아 돈의문박물관마을 찾은 고양이 보러 오세요
- 2024. 08. 08 13:31 문화/생활
-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돈의문박물관마을이 특별전시 ‘마음이 고양고양’ 전을 연다.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돈의문박물관마을이 특별전시 ‘마음이 고양고양’ 전을 연다.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총 2관으로 구성됐다. 시민갤러리 1관에서는 강병준, 박도현, 박별, 이경아, 이윤수, 최하영 등 신진 작가 6인이 고양이와의 특별한 인연과 순간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2관에서는 문학동네의 그림책 <어떡하지?! 고양이>의 작가 이주희의 원화 전시와 이용한 고양이 작가 의 신작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속 사진 작품이 전시된다. 사전 공모한 시민들의 고양이 사진도 1관과 2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전시는 바쁜 일상 속 작은 행복과 따뜻한 감정을 나눠 마음을 고양해 관람객의 마음을 ‘고양고양’하게 한다. 이외에도 전시장 창에 자신만의 고양이를 그리는 체험구역 또한 조성돼 있어 재미를 더한다. 한편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는 SNS와 커뮤니티에서 유행 중인 노리개 키링 만들기, 세시 음식 만들기, 자개 공예, 칠보 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예술가의 시간’도 운영 중이다. 사전 예약과 현장 예약을 통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마을안내소 또는 누리집,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레트로 무드 물씬 돈의문박물관, 성탄 마을로 변신
- 2022. 12. 19 10:12 문화/생활
- 연말하면 떠오르는 것, 구세군의 자선냄비다. 서울 돈의문박물관마을은 구세군과 함께 오는 25일까지 마을 전체를 ‘성탄 마을’로 변신시키는 ‘돈의문 성탄절’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는 ‘나눔마켓’, ‘자선냄비’ 등을 통해 연말연시 나눔의 가치를 전한다. 또한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다양한 전시, 포토존 등을 마련해 따뜻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나눔마켓’은 마을 곳곳에서 23일, 24일 열리고, 구세군희망나누미와 여러 판매자가 참여해 크리스마스 관련 소품 장터를 펼친다. 구세군희망나누미는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물품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착한가게로 이번 마켓 수익금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 가정을 지원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성탄마을에서는 크리스마스 전시(카드, 씰, 스노우 볼), 특별전시(구세군 특별전, 2022 소금사막 프로젝트, 2022 기억 전당포), 체험프로그램(크리스마스 카드만들기, 구세군 사관 정복대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행사 기간 동안 도슨트투어와 스탬프투어도 운영해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체험할 수 있다. 서울거리공연 ‘구석구석 라이브’도 개최돼 성탄절의 흥을 더한다. 돈의문 성탄절 행사 풍경. 구세군 제공 돈의문박물관마을 마을안내소 외벽 전면(8.5m×11m)에 조성한 미디어파사드에서 겨울을 주제로 한 이이남 작가의 신작 ‘묵죽에 눈이내린다’와 ‘돈의문 크리스마스’를 처음 공개한다. ‘묵죽에 눈이 내린다’는 고전 회화 묵죽도를 소재로 돈의문에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정적인 풍경을 담았으며, ‘돈의문 크리스마스’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고흐’의 눈빛을 통해 도시 사람에게 새로운 한 해의 소망을 비추는 빛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외에도 마을을 찾는 시민들이 성탄절의 즐거운 추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도록 마을마당에 대형 자선냄비와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여 포토존을 마련했다. 한옥예술체험이 열리는 한옥거리에서는 ‘내가 가장 따뜻했던 순간, 따뜻했던 말 한마디’에 대한 사연을 접수받아 추첨을 통해 공예작가들의 성탄 선물을 발송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편 한국 구세군은 1908년, 돈의문박물관마을 바로 옆인 지금의 강북삼성병원 자리에 국내 최초의 구세군 본영을 설치했다. 그 후 114년 만에 다시 본영으로 돌아와 성탄 행사를 함께 개최하게 되었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다.
- 돈의문박물관
- 서래마을에 들어선 이 건물의 정체는?
- 2022. 10. 27 10:14 문화/생활
-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해 새롭게 오픈한 까사미아 서래마을점 리빙·라이프스타일 기업 신세계까사가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 국내 가구 업계 최초로 ‘아트 살롱’을 오픈한다.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은 신세계까사의 ‘공간 혁신’ 프로젝트 두 번째 결과물로 예술을 라이프스타일에 접목한 새로운 혁신 매장이다. 까사미아는 이달 초 이탈리안 아파트 콘셉트로 새롭게 특화 쇼핑 공간으로 꾸민 까사미아 압구정점을 오픈한 바 있다. ‘글로벌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기도 한 이번 리뉴얼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리차드 우즈, 현대미술 기획사무소 ‘숨 프로젝트’가 함께 했다. 보편적인 협업에서 벗어나 공간 디자인, 서비스 개발 등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개념의 협업으로 공간 그 자체가 작품인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쇼핑 공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서래마을은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면서 인근에 예술의전당, 몽마르트 언덕 등 문화예술 분야 랜드마크가 다수 위치한 특색 있는 장소다. 신세계까사는 특유의 감성과 이국적인 풍경에서 영감을 얻고자 예술인들이 모여드는 서래마을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글로벌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의 출발점이자 향후 거점으로 서래마을점을 낙점했다.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해 새롭게 오픈한 까사미아 서래마을점 또한 리차드 우즈는 다채로운 패턴을 전통 판화 기법으로 선보이는 영국의 현대미술 작가다. 특유의 위트 있는 패턴과 더불어 우리의 삶의 터전이 되는 집을 형상화한 구조물 등 다양한 작품을 공공미술 형태로 전개하며 일상의 익숙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물의 외관과 내부 디자인에 리차드 우즈가 직접 참여해 ‘공간의 예술 작품화’를 시도했다. 건물 외벽을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홀리데이 홈’ 아트워크로 꾸미고 내부 벽면은 그의 작품으로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를 통해 서래마을점이 집 앞에서 매일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지역의 명소이자 예술의 대중화 및 일상화를 위한 ‘아트 마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담았다. 글로벌 아티스트와 협업해 새롭게 오픈한 까사미아 서래마을점 1층에는 아트슈머를 겨냥한 아트 소품 전문관을 조성했다. 리차드 우즈와 협업해 완성한 가구 및 소품을 단독 전시·판매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조명 제품들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라운지 공간도 준비했다. 1.5층에 새롭게 조성한 에스프레소 라운지는 압구정점에 이어 이탈리아 정통 에스프레소 전문점 ‘오우야’가 입점한다. 벽면 한 켠에는 리차드 우즈의 판화 아트월을 조성해 작품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2층과 3층에서는 ‘라메종’, ‘디자이너스 컬렉션’ 등 신세계까사의 디자인 특화 라인으로 연출한 특별 쇼룸을 선보인다. 신세계까사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가구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신(SCENE)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4층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디자이너, 아티스트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생각과 창작 방향성을 보여주는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플랫폼 ‘아키텍트에디션’이 들어선다. 아키텍트에디션은 1년에 4회 이상의 전시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편 오픈을 기념해 매장 4층 아키텍트에디션 갤러리 공간에서 리차드 우즈의 국내 단독 전시회가 진행된다. 이는 작가가 새롭게 창작한 패턴의 작품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이자 일반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아닌 작가 본인의 손길을 거친 이색 공간에서 여는 특별한 의미의 전시회다. ‘빅 가든’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다채로운 색상의 꽃 패턴으로 가득한 전시장 벽면이 도심 속, 혹은 건물 안에서도 꽃밭에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같은 선상에서 제작된 벤치와 조명들은 ‘일상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예술 작품’이라는 이번 협업의 취지를 잘 드러낸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 까사미아서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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