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329 건 검색)
- 권성동, ‘특검 찬성’ 김상욱에게 “탈당 고려해라” 압박…“메카시즘” 비판
- 2025. 01. 08 18:02정치
- ... 수가 적다고 해서 해당 행위로 몰려서 탈당 요구까지 받는다면 이건 일종의 마녀사냥이고 일종의 메카시즘이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또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정당 내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지...
- 권성동탈당국민의힘쌍특검본회의김상욱김예지尹 탄핵심판 시작
- 인덕원 콤팩트시티 조성…‘혁신 산업 메카’로 발돋움
- 2024. 06. 25 21:51 보도자료
- 안양시 최대호 안양시장(왼쪽)은 철도청과 지난 1월 안양시청 3층 상황실에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C노선 민간투자사업 인덕원역 설치 협약을 맺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민선 8기 반환점을 앞둔 지난 6월...
- 안양시
- 1170명 숨진 메카 ‘폭염 참사’에 “우리 책임 없다”는 사우디
- 2024. 06. 23 13:52국제
- ... 나오자 사우디 정부가 순례자 개인에게 책임을 돌린 것이다. 16일(현지시간) 사우디 구조대원들이 메카를 방문했다 더위에 지쳐 쓰러진 한 순례객을 들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AFP연합뉴스 메카에 다녀온...
- 사우디메카하지
- ‘52도 더위’ 메카 순례 사망 1000명 넘어···“미등록자 냉방시설 못 가”
- 2024. 06. 21 12:11국제
- ... 메카에서 머리에 찬물을 부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를 순례하는 하지 기간 순례자 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여러 아랍 외교관을...
- 사우디하지성지순례
스포츠경향(총 147 건 검색)
- ‘철기둥’ 김민재, 키커도 인정했다···분데스리가 전반기 센터백 순위서 6위, 1위는 레버쿠젠의 조나단 타, ‘파트너’ 우파메카노는 3위
- 2024. 12. 31 21:36 축구
- 김민재. 게티이미지코리아 ‘철기둥’ 김민재가 독일 축구전문지가 뽑은 분데스리가 센터백 랭킹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독일 키커는 30일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활약상으로 매긴 센터백 순위를 소개했다. 이 매체는 김민재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언급했으며, 김민재는 센터백 중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키커는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선수 중 월드클래스 선수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센터백 순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레버쿠젠의 조나단 타였다. 이어 같은 레버쿠젠의 피에르 힌카피에가 2위에 올랐고, 김민재의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가 3위를 차지했다. RB 라이프치히의 빌리 오르반이 4위에 올랐고 프랑크푸르트의 아르투르 테아테가 5위를 기록해 김민재보다 순위가 높았다. 키커는 김민재를 포함해 7위를 기록한 니코 슐로터벡(도르트문트)까지 7명의 선수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센터백 중 국제적인 수준으로 평가했다. 키커 홈페이지 캡처 지난 시즌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아시안컵 이후 경기력이 들쑥날쑥한 모습으로 신임을 잃으며 에릭 다이어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던 김민재는 이번 시즌 새로 부임한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이번 시즌 김민재는 분데스리가에서 패스 성공률이 무려 94.2%에 이르는데, 이는 타와 우파메카노에 이은 3위다. 김민재는 지난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기관인 국제스포츠연구소(CIES)가 공개한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센터백 순위에서 91.1점으로 유일하게 90점대 점수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 세계 최고 수비수로 공인받았다. 특히 김민재는 무릎 부상으로 인한 지독한 통증을 진통제를 맞아가며 뛰는 투혼으로 이겨내고 있다. 독일 매체 ‘라우터바허 안차이거’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번 시즌 뮌헨이 치른 분데스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DFB-포칼 등 24경기에 전부 선발 출전해 2035분을 뛰었다. 이는 2160분을 뒨 요주아 키미히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출전시간이다. 김민재. 게티이미지코리아
- [분데스 리뷰] ‘27G 연속 선발’ 김민재, 오늘도 풀타임 활약···‘우파메카노 선제골→치명적 실책’ 뮌헨, 하이덴하임에 4-2 승
- 2024. 12. 08 01:22 축구
- 27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풀타임을 소화하며 활약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다요 우파메카노가 선제골과 함께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지만 자말 무시알라의 멀티골 대활약을 앞세워 하이덴하임을 4-2로 꺾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7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풀타임을 소화하며 활약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다요 우파메카노가 선제골과 함께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지만 자말 무시알라의 멀티골 대활약을 앞세워 하이덴하임을 4-2로 꺾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7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풀타임을 소화하며 활약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다요 우파메카노가 선제골과 함께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지만 자말 무시알라의 멀티골 대활약을 앞세워 하이덴하임을 4-2로 꺾었다. 뮌헨은 7일 오후 11시 30분(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5 독일 분데스리가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하이덴하임에 4-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뮌헨은 10승 3무(승점 33점)를 기록하며 리그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했다. 바이에른 뮌헨 선발 라인업. 뮌헨 공식 SNS 뱅상 콤파니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다니엘 페레츠가 골문을 지켰고,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우파메카노-사샤 보이가 백4를 구축했다. 3선에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와 조슈아 키미히, 2선에 하파엘 게헤이루-마이클 올리세-르로이 사네가 포진했고, 최전방 원톱에 토마스 뮐러가 나섰다. 전반 18분 뮌헨 다요 우파메카노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뮌헨 다요 우파메카노가 선제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전반 15분 뮌헨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왼쪽에서 데이비스가 연결한 패스를 사네가 그대로 흘리면서 박스 안으로 들어갔고, 올리세가 사네에게 다시 연결했다. 사네가 일대일 찬스를 맞았으나 마무리 슈팅은 골대 옆으로 향했다. 전반 18분 뮌헨의 선제골이 터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키미히가 연결한 킥을 우파메카노가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뮌헨이 홈에서 먼저 앞서 나갔다. 리드를 잡은 뮌헨이 계속해서 공세를 퍼부었다. 전반 39분 데이비스가 순간적으로 게헤이루와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박스 안에서 일대일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마무리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오며 득점에 실패했다. 뮌헨이 하이덴하임을 몰아붙였으나 추가골을 터트리는 데는 실패하며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뮌헨 마이클 올리세가 실점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후반 11분 뮌헨 자말 무시알라가 다시 앞서 나가는 골을 터트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후반 5분 하이덴하임의 동점골이 터졌다. 우파메카노가 후방에서 페레츠 골키퍼에게 패스하려 했으나 제대로 맞지 않으면서 약하게 향했다. 이 공을 마티아스 혼삭이 가로챘고, 페레츠 골키퍼를 제치며 빈 골대에 밀어 넣어 동점골을 터트렸다. 우파메카노의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하지만 뮌헨이 빠르게 득점을 터트리며 다시 앞서 나갔다. 후반 11분 데이비스와 올리세가 원터치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며 무시알라에게 연결됐고, 무시알라가 그대로 치고 들어간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9분 뮌헨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무시알라의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이 공이 사네의 앞으로 흘렀다. 골문이 비어있는 상태였지만 사네는 곧바로 슈팅을 시도하지 않았고, 한 번 접은 뒤 슈팅을 시도했다. 사네의 슈팅은 수비에 막혔다. 후반 39분 뮌헨의 추가골이 터졌다. 박스 앞에서 사네가 내준 공을 레온 고레츠카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추가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곧바로 하이덴하임의 추격골이 터졌다. 후반 41분 니클라스 도르슈가 득점을 터트리면서 뮌헨을 끝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결국 무시알라가 경기를 끝냈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역습 상황에서 단독 드리블 돌파 후 쐐기골을 터트리면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결국 뮌헨의 4-2 승리로 경기가 종료됐다.
- 미쳤다! 김민재, FIFA 공인 ‘세계 최고’ 센터백 선정!→디아스·판데이크도 넘었다···영혼의 파트너 우파메카노는 6위
- 2024. 11. 14 00:41 축구
- 김민재. MiaSanMia 역시 ‘코리안 몬스터’다.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됐다. 무려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인한 결과다. FIFA 산하 연구소인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는 센터백 10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리고 김민재는 10명 중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김민재가 FIFA 산하 연구소 CIES가 선정한 세계 최고 센터백 1위로 선정됐다. CIES CIES는 자체 지표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분석해 평점을 매겼다. 그중 김민재는 100점 만점에 91.1점을 부여받으며 1위에 올랐다. 김민재의 뒤로는 후벵 디아스(89.7점/맨체스터 시티)가 2위에 올랐고, 이브라히마 코나테(89.5점), 피르질 판데이크(89.4점/이상 리버풀)가 각각 3,4위에 이름을 올렸다. 5위는 최근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에데르 밀리탕(89.0점/레알 마드리드), 6위에는 김민재의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88.9점/바이에른 뮌헨)가 올랐다. 그 뒤로는 마누엘 아칸지(88.2점/맨체스터 시티), 이니고 마르티네스(88.2점/바르셀로나), 빌리 오르반(87.1점/RB 라이프치히), 마르틴 더론(87.0점/아탈란타)이 차례로 위치했다. 김민재.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김민재는 올 시즌 말 그대로 괴물 같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철벽 수비를 펼치고 있다. 뮌헨의 공식전 16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고, 우파메카노와 함께 최후방을 책임지며 수비진을 이끌고 있다.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뮌헨은 최근 공식전 5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질주하며 압도적인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벤피카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선 새로운 역사를 썼다. 김민재는 벤피카전에서 시도한 패스 113개를 단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성공시키면서 100%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2003-04시즌 UCL이 출범한 이후 103차례 이상의 패스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킨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김민재가 113개를 완벽하게 성공시키면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라고 알렸다. 무려 21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다. 김민재.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FIFA가 공인한 ‘NO.1 센터백’ 김민재, ‘태세 전환’ 獨 언론들의 칭찬 일색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역할 커”
- 2024. 11. 13 21:26 축구
-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가 7일 유럽챔피언스리그 벤피카전에서 반겔리스 파블리디스에 앞서 공중볼을 따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1위’ 센터백으로 인정받았다. 그동안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게 인색한 평가를 이어가던 독일 언론들도 이제는 김민재에 대한 찬사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의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센터백 10인을 선정했다. 그 10인 가운데 김민재가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CIES는 자체 지표로 경기력을 분석해 김민재에게 100점 만점에 91.1점을 부여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강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후방을 책임지는 후벵 디아스도 89.7점에 머물러 김민재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이번 시즌 EPL 선두를 달리는 리버풀의 이브라히마 코나테, 버질 판데이크가 각각 89.5, 89.4점으로 3~4위를 차지했으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에데르 밀리탕(89.0점), 김민재와 짝을 이루는 다요 우파메카노(바이에른 뮌헨·88.9점)가 5, 6위에 올랐다. 그리고 마누엘 아칸지(맨시티·88.2점), 이니고 마르티네스(바르셀로나·88.2점), 빌리 오르반(라이프치히·87.1점), 마르턴 더론(아탈란타·87.0점)이 그 뒤를 이었다. 사진=빌트 이처럼 김민재가 자타 공인 세계 최고 센터백으로 올라서면서, 김민재를 향한 독일 언론의 시선이 달라졌다. 지난 7일 벤피카(포르투갈)와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직후 독일 언론들의 반응이 대표적이다. 김민재가 113회 패스 시도를 100% 성공시키고 볼터치 125회, 공중볼 경합 승리 1회 등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뮌헨의 1-0 승리를 이끌자 그동안 대표적인 김민재 ‘안티’였던 ‘빌트’는 양팀 선수 통틀어 유일하게 김민재에게만 평점 1점을 부여했다. 독일 매체들은 평점을 1~6점으로 매기는데, 낮을수록 좋을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 된다. 다시 말해 김민재의 활약이 양팀 통틀어 가장 빛났다는 뜻이다. 빌트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김민재는 강했고 안정감 또한 넘쳤다”고 호평했다. 김민재를 싫어하기로는 빌트와 쌍벽을 이루는 ‘키커’는 김민재를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하면서 “수비와 역습 저지, 패스 전개 등 맹활약을 펼쳤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스카이스포츠 독일판도 가세했다. 이 매체는 13일 “뮌헨은 2018년 이후 가장 단단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엔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의 역할이 컸다. 뮌헨이 리그에서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라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사이에 신뢰가 쌓였고 호흡도 좋아지면서 마치 벽처럼 느껴지고 있다”고 했다. 김민재가 지난해 중반 이후의 아쉬움을 딛고, 본격적으로 ‘철기둥’의 위용을 뽐내기 시작했다. 김민재(오른쪽)와 다요 우파메카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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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의 메카’ 남산예술센터 결국 문 닫나(2020. 12. 11 14:12)
- 2020. 12. 11 14:12 문화/과학
- 이미 마지막 공연마저 끝나 무대는 연일 텅 비어 있다. 12월 19일이면 짐을 싸서 나가기로 날이 잡혔다. 국내 연극계의 대표적인 공공극장인 남산예술센터 이야기다. 지난달 29일 폐막한 연극 <휴먼 푸가>가 남산예술센터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으로 남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얼어붙은 연극계 분위기 속에서 독립적이고 실험적인 창작 연극의 산실이 됐던 공공극장이 쓸쓸하게 사라지게 됐다.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 마지막 공연이 된 연극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 남산예술센터 제공 동랑예술원의 극장 사유화 문제 대두 남산예술센터가 공공극장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2009년부터다. 1962년 드라마센터라는 이름으로 개관한 이래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현대식 공연장으로 남아 있는 이 극장은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할 당시의 원형을 지키고 있다. 서울예술대의 학교법인인 동랑예술원 소유인 이 극장을 서울시는 2009년부터 임대해 10년 넘게 위탁 운영해오고 있다. 하지만 임대계약 만료일인 올해 12월 31일을 앞두고 서울시와 동랑예술원이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남산예술극장의 발자취가 끊기게 된 것이다. 임대계약을 종료하자는 뜻을 먼저 밝힌 쪽은 동랑예술원이었다. 2018년 1월 동랑예술원은 서울시에 늦어도 2019년 6월까지는 문화사업계약을 해지하자고 요구했다. 3년 단위 계약이 연장된 시점이 불과 몇달 전인 2017년 말이어서 당시 연극계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계약대로 올해 연말까지로 계약된 임대기간 동안 남산예술센터가 가진 공공극장으로서의 성격을 강화하는 한편 해묵은 논란이었던 드라마센터 설립자 동랑 유치진의 극장 사유화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남산예술센터의 문을 닫기로 결정한 쪽은 서울시였다. 동랑예술원 관계자는 “지난 7월 서울시에서 임대계약을 종료하고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는 공문이 왔다”면서 “우리도 계약 종료는 예상치 못한 터라 향후 드라마센터 운영에 대해선 아직 결정내린 것이 없고 한동안 서울예대 학생들의 교육과 공연 위주로 쓰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산예술센터는 서울예대와 계약을 맺은 서울시가 서울문화재단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히 서울문화재단으로선 서울시의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남산예술센터 관계자는 “우리가 수탁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입장이라 서울시의 결정을 두고 왈가왈부하기란 어렵다”면서도 “문제의 근본에 드라마센터를 둘러싼 사유화 논란이 있기 때문에 서울시가 해마다 10억원씩 임대료를 주면서 공공극장을 운영해야 하냐는 비판이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유화 논란이란 드라마센터가 공공극장인 남산예술센터로 다시 태어나기 전 드라마센터의 소유권이 편법을 통해 동랑예술원에 넘어갔다는 비판에서 시작됐다. 극장을 세울 당시 동랑 유치진이 미국 록펠러재단의 지원을 받고 서울 남산 일대의 국유지를 정부로부터 불하받아 드라마센터를 개관했기 때문에 동랑예술원과 서울예대에 귀속될 것이 아니라 공공극장으로 환원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공재로서의 드라마센터 정상화를 위한 연극인 비상대책회의(공공정비)’는 이 문제를 다룬 연극과 도서 등을 발표하며 남산예술센터의 공공성 문제는 서울시가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이 아닌 극장을 공공으로 환원시키는 데서 해결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건립 당시인 1960년대 연극 전용 시설이 없던 시절 일본에서 유학해 국내 연극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자리 잡은 유치진이 드라마센터를 세운 사실은 의의가 컸다. 하지만 유치진은 정부로부터 불하받은 토지 대금을 납부하는 과정에서도 특혜를 받았고, 개관 이듬해인 1963년 운영상의 이유를 대며 극장을 폐관한 뒤 예식장 등 수익사업으로 전환할 때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결국 드라마센터를 자신이 이사장을 맡은 서울예대 학교법인 재산으로 ‘기부’하면서 사유화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것이 공공정비 측의 주장이다. 연극계 “다시 공공극장으로 환원시켜야” 이와 같은 조사자료를 모아 <유치진과 드라마센터>라는 책으로 펴내는 데 참여한 조시현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국가기록원 보존 문서인 남산예술센터 토지대장을 확인해보면 설립 당시 ‘국(國)’이라는 직인이 찍힌 국유재산으로 확인되는데 이후 박정희 정권의 많은 특혜를 통해 유치진의 사유 재산으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연극계에서는 이제라도 드라마센터를 연극계 모두의 극장인 공공극장으로 되돌려 달라고 요구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기 연극 공연은 물론 새로운 시도와 메시지를 담은 창작 초연 공연들이 무대에 오를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지금 극장 사유화 문제를 두고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당장 관객을 동원하지는 못하더라도 다양한 연극적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창작 작품들이 오를 수 있는 공공극장 무대가 있어야 한국 연극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산예술센터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휴먼 푸가>만 봐도 지난해 평론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들 정도로 창작 초연의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남산예술센터가 운영된 지난 11년간 제작한 작품은 총 200편으로, 119개 극단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26만3015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했다. 보수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때문에 정권의 코드에 맞지 않는 작품들이 무대에 설 수조차 없을 때 공공극장이 가진 독립성에 힘입어 비판적인 작품을 올리며 연극계의 숨통을 틔우기도 했다. 연극계의 한 연출가는 “남산예술센터 건물에 케이팝 아이돌 육성기관을 입주시킬 계획이라는 소식을 듣고 연극판 사람들은 한숨만 내쉬었다”며 “당장 돈이 안 되는 건 우리도 다 알지만 창작을 할 여건조차 남기지 않겠다는 건 숨통을 막고 죽으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미 남산예술센터의 폐관이 기정사실화된데다 해묵은 드라마센터 사유화 논란을 풀기 위해 연극계가 들고 나섰음에도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남은 공공극장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넓혀 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남산예술센터 폐관 이후 공공극장에 남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옛 동숭아트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지하 공간에 2022년 새로운 공공극장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양구 극작가는 “공공극장을 단순히 시설물, 부동산으로 본 시각이 남산예술센터 종료 과정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며 “공공성의 가치를 반영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장 예술인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기구를 둬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골목 내시경]충무로 인쇄골목-영화의 대명사에서 소규모 출판의 메카로(2019. 01. 28 14:43)
- 2019. 01. 28 14:43 사회
- 대략 100여 년 전에 몇 개의 인쇄소가 들어섰던 서울 도심 한복판 충무로 골목들은 반세기 넘게 인쇄소가 점령해 주인이 됐다. 충무로에는 영화가 없다. 다만 바쁘게 돌아가는 인쇄소들이 골목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인근 충무로동과 필동, 인현동 일대를 통칭해 ‘충무로 인쇄골목’ 또는 ‘인현동 인쇄골목’이라고 부른다. 한 건물에도 여러 개의 인쇄소가 있다. 앞길뿐 아니라 사람 하나 겨우 걸어갈 샛길 구석진 곳에서도 인쇄기가 돌아가고 있다. 종이가게, 재단소, 제본소, 코팅집, 출력실, 디자인실부터 손글씨를 써주는 곳까지 인쇄와 관련된 모든 업종이 충무로 인쇄골목을 채우고 있다. 충무로 인쇄골목에는 인쇄소와 후가공 공장 등 대략 5000개 이상 인쇄 연관업체가 있다. 영화전단 찍기 위해 주변에 인쇄소 생겨 충무로를 상징하던 영화사들은 대부분 강남으로 떠난 지 오래지만, 아직도 한국영화를 말할 때면 ‘충무로’로 약칭한다. 한국전쟁 이후 황금기를 누리던 영화는 대부분 충무로에서 만들어졌다. 통금시간을 막 넘긴 새벽이면 촬영 표지를 붙인 버스들이 길가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고, 신새벽 국밥 한 그릇으로 속을 데운 배우와 촬영 스태프들이 골목골목을 오갔다. 영화사와 카메라 등 장비를 빌려주던 업체도 충무로의 주인 노릇을 했다. 충무로 한복판에 악극단 출신 가수 고 신카나리아씨가 운영하던 카나리아다방이 있었다. 그곳에 배우며 감독, 극작가들이 모여 작품 이야기를 했었다. 지금은 식당으로 변해 그 흔적이 사라졌고 아무도 그 시절을 기억하지 않는다. 가난한 촬영팀 스태프들이 모여 외상 라면을 끓여 먹고 카메라를 빌리며 자투리 필름을 사가던 똘똘이 분식은 2000년대 초반에 사라졌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세워졌던 수도극장은 스카라극장이 됐다가 근대 문화재 등록을 앞두고 철거됐고 인쇄공장 건물이 들어섰다. 1913년 지은 황금정은 국도극장으로 바뀌었다가 역시 철거돼 호텔이 됐다. 충무로의 영화 흔적들은 대부분 삭제돼 주된 상징을 잃어버린 꼴이다. 다만 아직도 충무로에는 배우협회가 있고, 영화 홍보회사들 몇 곳이 문을 열으며, 영화 포스터를 찍는 인쇄소가 남아있어 역사는 미지근하게나마 유지된다. 지게차(아래 사진)와 삼발이는 이 골목의 주된 일꾼이다. 영화가 번창하던 때 일대의 사진 스튜디오도 전성기를 맞았다. 배우 프로필 사진을 찍고 광고 촬영을 하던 작가들의 작업실이 몰려 있어 사진과 충무로는 뗄 수 없는 관계였다. 2000년대 초반까지 남아있던 대형 필름회사 전시매장은 디지털시대의 출발과 함께 문을 닫았다. 사진 스튜디오들도 하나둘 자리를 떴다. 필름의 아날로그 시대가 종말을 맞은 것이다. 그러나 이후 충무로 일대에 문을 연 카메라 가게들은 되레 늘었다. 낡은 렌즈를 정리하던 가게 주인은 “원래 카메라 가게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디지털 카메라가 나온 후에 종로, 남대문 등지에 있던 가게들이 한두 곳 옮겨오기 시작하다가 지금처럼 많아졌다”며 “이제는 오래된 구형렌즈와 바디를 구하기 위해 오는 손님이 많다. 구형 사진장비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구할 수 있고, 수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충무로는 아날로그 시대가 막을 내린 후 오히려 아날로그 사진의 중심지가 된 셈이다. 충무로 일대 골목골목에 인쇄소가 들어선 것은 영화산업과 무관치 않다. 일제강점기부터 영화전단을 찍기 위해 영화사 주변에 인쇄소가 들어섰고, 영화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영화 관련 광고사들도 충무로에 자리를 잡았다. 충무로 인쇄판에 큰 변화가 온 것은 1980년대 전자출판 시스템이 보급되면서부터다. 충무로에서 40년을 버텼다는 인쇄업자는 “70년대부터 활자로 판을 짜던 활판이 사라지고 사진식자가 판을 바꾸었다. 80년대 전자출판이 도입되면서 인쇄산업 전체가 변했다. 수십 명이 하던 작업을 컴퓨터 한 대가 대체하게 되고 인쇄기도 그에 맞춰서 수동에서 자동식으로 교체됐다. 80년대를 기점으로 충무로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이야기한다. 시스템의 변화를 따라 사라지는 일자리도 있다. 활자 문선공이 사라지고 사진식자기 오퍼레이터들이 나타났다가 이 또한 컴퓨터 보급으로 없어져버렸다. 큰돈을 벌었던 이들은 대개 그 전환기에 기회를 잡았다고 한다. 남보다 빨리 시대를 따라잡아 사업을 일으켰던 이들의 건물은 아직도 충무로에 남아있다. 인근 필동, 오장동, 광희동까지 퍼져나가 인쇄소로 쓰이는 건물들은 일제강점기 적산가옥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전자출판이 도입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든 반면, 충무로와 인현동 일대에 인쇄소들은 더 늘었다고 한다. 종이문화가 정점으로 향하면서 인쇄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일대에 살림집들이 빠져나가면서 집은 개조돼서 인쇄공장이 들어섰고, 큰 길가 점포에서 점점 골목 깊숙한 곳까지 인쇄기가 파고들어섰다. 그래도 모자라 젖은 종이에 잉크가 스며들 듯 인근 필동과 묵정동 골목골목까지 인쇄소들이 번져나갔다. 잠식은 지금도 소리 없이 진행된다. 지금은 더 퍼져나가 멀리 오장동, 쌍림동, 광희동 골목에서까지 인쇄소를 찾아볼 수 있다. 인쇄업이 사라지거나 쇠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그래서 믿을 바가 못된다. “충무로에 대형 인쇄소도 몇 곳 남아있지만 절대다수가 소규모 업체들이다. 사장 혼자서 기계 하나 놓고 일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수십 년씩 인쇄밥을 먹고산 베테랑들이라서 인쇄 품질은 흠잡을 데 없다. 잉크 묻히고 기름 만지며 인쇄기 돌리면서 집도 사고 애들도 다 키웠다”는 것이 작은 인쇄소 사장의 말이었다. 윤전기를 돌리는 큰 인쇄소들은 성수동이나 일산, 파주 등지로 자리를 옮겼고 충무로 골목 인쇄소들은 게릴라처럼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살아남은 셈이다. 골목 인쇄소마다 교회 주보, 학위 논문, 회사 양식, 광고 전단 등 주력 분야가 있는 것도 생존의 비법이라고 했다. 디자인 업체 실장은 “광고업 특징이 꼭 닥쳐서 일을 가져온다. 하루나 이틀 말미를 주고 해내야 하는 일이 태반인데, 오래 거래한 사이 아니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고 큰 업체에서는 일정상 소화가 안 된다”며 “그럴 때 충무로 인쇄소들이 진가를 보인다. 단골에게 부탁하면 밤을 새서라도 일정을 맞춰준다”고 충무로의 강점을 말한다. 어디나 마찬가지였지만 IMF 구제금융 사태는 충무로를 요동치게 했다. 컴퓨터 인쇄가 보편화되면서 앞다퉈 고가의 인쇄기계를 리스 형식으로 도입한 인쇄업체들은 두 배 가까이 뛰어오른 환율과 은행이자에 연쇄적으로 쓰러졌다. 그 무렵 회사를 정리하고 지금까지 인쇄중개업으로 버틴다는 업자는 “속수무책이었다. 원청업체들이 부도가 나서 연쇄적으로 돈을 못받고 줄줄이 무너지고 말았다. 당시만 해도 종잇값도 외상이나 어음 결제가 가능했는데, 그때부터 종이는 꼬박꼬박 현금을 줘야 살 수 있다”고 했다. 인쇄를 하자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종이이고, 충무로 골목 곳곳엔 종이 판매처가 있다. 충무로에서 종이는 돈과 똑같이 취급된다. 자동화 인쇄기계 덕분에 한두 명의 인력이 일하는 소규모 업체가 태반이다. 골목을 누비는 삼륜오토바이와 지게차 인쇄 골목 곳곳은 ‘삼발이’라는 명칭의 삼륜오토바이와 오토바이 짐꾼들이 누비고 있다. 주문한 종이를 좁은 골목 인쇄소로 배달하거나, 작업이 끝난 인쇄물을 재단소로, 제본소와 발주처로 옮기는 것이 삼발이의 역할이다. 양이 많고 거리가 짧을 때는 작은 지게차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인쇄 공정이 복잡하고 다양해서 그 사이사이를 발 빠르게 이어주는 이들의 활약이 없다면 일정은 늘어지고 비용은 올라갈 수도 있다. 골목의 동맥과 실핏줄처럼 구석까지 꿰고 있어 작업시간에 맞춰 삼발이와 오토바이는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충무로 인쇄골목은 불야성을 이루었다. 24시간 문을 연 출력소와 밤새도록 돌아가는 인쇄소, 그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식당과 술집. 충무로 골목 건물들은 불이 꺼지지 않았다. 주5일 근무제가 되면서 쉬는 날이 생겼고 주말이면 거리는 한가해졌다. 혹자는 경기 탓을 하지만 명함을 찍는 업자는 “요새 누가 밤새서 일하나. 대부분 일찍 마치고 집으로 간다”고 했다. 인쇄골목의 어제와 오늘을 보면 우리 산업의 밑바닥,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방식도 달라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충무로에서 일하는 이들의 연령층은 대부분 높았다. 인쇄 기장들은 60대 이상이 태반이고, 인쇄업종 노동자들의 나이대는 젊은 축이 얼핏 봐도 40줄을 넘어섰다. 공장 사무실에서 만난 60대 초반의 사장은 “기복은 있지만 일은 계속 있다. 그럭저럭 꾸려갈 형편은 된다. 그런데 평생 일에 치여 산 것 같아 이젠 좀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언제까지 일을 계속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우리 사회가 돈보다는 삶의 질을 추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위기가 기회를 준다고 IMF사태 이후 시류를 읽어 크게 성공한 이야기도 인쇄골목 바닥엔 남아있다. 부도를 맞아 모든 것을 잃고 남의 공장에 책상 하나를 두고 영업하던 이가 전국에서 인터넷으로 주문받고 인쇄물 모아 찍기에 성공해서 건물 몇 채를 올린 이야기는 인쇄골목의 신화가 됐다. 그이는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승승장구하고 있단다. 인쇄골목에서 성공과 실패는 시절 탓만도 아님을 새길 수 있다. 바쁜 걸음으로 지나치기에 분주하지만 충무로 인쇄골목엔 찬찬히 뜯어보면 또 다른 볼거리가 있다. 일제강점기, 이 일대는 일본인 주거지역이라 아직도 적산가옥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일본식 2층 건물들은 세월의 흔적을 이기고 건재하지만 지금도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도심재정비 사업으로 언젠가는 사라질 운명이라서 한 번은 느린 걸음으로 충무로, 인현동 일대 골목에 남아있는 옛 모습을 살펴볼 만하다. 대략 100여년 전에 몇 개의 인쇄소가 들어섰던 서울 도심 한복판 충무로 골목들은 반세기 넘게 인쇄소가 점령해 주인이 됐다. 세월 따라 주류를 이루던 영화사나 광고회사 등은 자리를 옮겨 주인 자리를 내주었다. 나사를 조이고 잉크를 칠하며 제자리를 물러서지 않고 일하는 이들은 모든 쇠락한 것들 사이에서 생명을 잃지 않고 있다. 수도의 심장부에 5000개 이상 동일업종 공장이 골목마다 번창하고 있는 모습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새벽마다 나와 문을 열고 자신이 배워 익힌 기술 이상의 재주를 부리지 않는 이들의 명은 길다. 인간이 이룬 문화의 기본은 글이고 인쇄는 그 글을 찍어내는 작업이다. 그러니 충무로 인쇄골목의 번영이 지속되는 한 우리 문화도 기본을 잃지 않을 것이라 믿게 된다.
- 골목 내시경
- 삼척시, 신재생에너지 메카 되나(2017. 08. 14 17:26)
- 2017. 08. 14 17:26 사회
- ㆍ172개 사업체서 원전 2기 용량 발전 추진… 기초단체 중 최고 수준 영동지역인 강원도 삼척시내에서 태백산맥 방향으로 차로 1시간30분가량 달리면 하장면사무소가 보인다. 삼척시 하장면은 삼척시에서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허가가 가장 많이 난 곳 중 하나다. 산업부 전기위원회가 7월 6일 발표한 발전사업 허가 관리대장에 의하면, 3메가와트(MW)를 초과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 중 삼척시에 허가가 난 누적 용량은 총 1009.2MW다. 허가가 난 발전소 용량 중 상당수는 하장면에 주소를 두고 있다. “서늘한 바람이 태양광 발전에 유리” 삼척시에 의하면 삼척시 곳곳에는 172개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체가 총 1916MW 용량의 발전소 허가절차를 완료했거나, 허가절차를 진행 중이다. 원전 1기 평균 발전설비 용량인 1GW의 2배 가까이 되는 용량이다. 김양호 삼척시장이 2014년 선거에서 공약한 200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유치는 진작에 넘어섰다. 삼척시 에너지전략실에 따르면 현재 삼척시 곳곳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시간당 26MW의 전기가 생산되고 있다. 시에서는 허가절차가 진행 중인 발전사업들이 실제 발전을 시작하게 된다면, 삼척시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기초단체 중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상공에서 드론으로 촬영한 삼척시 하장면 토산리 태양광발전소의 모습. / 탑선 제공 하장면사무소에서 하장고등학교를 지나 서남쪽으로 30여분을 더 가면 하장면 토산리 태양광발전소가 나타난다. 토산리 태양광발전소는 폐쇄된 광산이 있던 26만2000여㎡ 부지에 건설 중이다. 발전소 입구에서 10여분을 걸어 올라가자 빽빽하게 설치된 태양광 패널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 몸통 절반 정도 크기의 패널들 숫자는 수백 개인지 수천 개인지 눈으로는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태양광 발전 패널들은 단단한 철근기둥에 박힌 채 해가 뜬 방향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토산리 태양광발전소가 완공될 경우 총발전설비 용량은 8MW다. 보통 주택용 태양광 패널 용량이 3KW인 점을 감안하면, 26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시공업체 중 하나인 ‘탑선’의 현장관리자에 의하면, 태양광 발전은 평균 하루 4시간 정도 가능하다. 완공된 토산리 태양광발전소가 1일 평균 현재 삼척시 신재생에너지 하루 발전량보다 많은 32MW의 전기를 만든다는 뜻이다. 탑선 관계자에 의하면 토산리 태양광발전소는 공급되는 태양광 발전 패널의 용량과 경사에 따라 네 부분으로 나뉘어 건설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약 3MW 정도의 시설 건설이 완료됐으며, 8월 말까지 설치가 완료되는 태양광 패널의 숫자는 약 1만6000개다. 전체가 완공될 경우 투입되는 태양광 패널의 숫자는 2만개를 넘어설 예정이다. 탑선 관계자는 삼척시 등 강원도 영동지방의 산지가 평지보다 태양광 발전을 하기에 좋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태양광 발전이라고 하면 평평한 평지에 대규모로 지어진 것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태양광 패널의 온도가 섭씨 25도를 넘기면 오히려 발전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서늘한 바람으로 온도를 식힐 수 있는 하장면 토산리 일대도 태양광을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며 “상식과 달리 태양광 발전은 여름보다 봄과 가을에 효율이 더 좋다. 저희 회사에서도 삼척 이전에도 다른 산지나 바람이 잘 부는 해안가에 태양광발전소를 지어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영화관 건물에도 태양광 발전 시설 이 관계자는 기자에게 날씨가 맑은 날 드론으로 상공에서 촬영한 발전소 영상을 보여줬다. 산 중턱에 빽빽히 들어찬 태양광 패널들이 들어왔다. 그는 “여기까지 오시는 길에 보셨겠지만 폐광산 부지를 해결하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다. 이런 곳에 친환경 발전시설을 지으면 추가적인 환경파괴도 막을 수 있고 흉하게 방치된 유휴지도 활용할 수 있다. 고장난 태양광 패널 외에는 환경 폐기물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토산리 태양광발전소 외에도 삼척시 곳곳에는 태양광·풍력발전소가 지어지고 있다. 신규원전 부지인 삼척시 근덕면에도 2.2MW가량의 태양광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이미 김양호 삼척시장은 언론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사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실제로 건립되기까지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산업부 전기위원회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3MW 이상 발전소의 경우 1년 이상, 3MW 미만 발전소는 6개월가량의 행정절차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성모 삼척시 에너지전략실장은 “김양호 시장은 시 곳곳에 200MW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부지 선정이나 주민 설명회 등 지자체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척시내에서도 곳곳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눈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9월 개관한 가람영화관이다. 삼척시 젊음의 거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가람영화관은 영화관 지붕이 태양광 패널로 뒤덮여 있다. 더 많은 태양광을 받기 위해 건물 맨꼭대기에는 둥그런 모양의 원판을 달아놓기도 했다. 애초 이 자리엔 2002년 삼척 동굴엑스포 홍보관이 있었지만 엑스포가 종료된 이후 크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가 지난해가 되어서야 태양관 발전을 겸한 시설로 손을 본 것이다. 이 밖에도 삼척시는 공설묘지 주차장에 지붕 형태로 된 350KW 용량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구축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장미공원 등 시내 주요 관광지와 공원에 야간 보안등 역할을 하는 동시에 전기 충전이 가능한 태양광 스마트 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척시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신재생에너지가 친환경적이고 원전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고 해서 시민들의 인식이 무조건 좋아지는 건 아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태양광 발전을 접하면 자연히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가람영화관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좋다. 삼척에서 영화관이 없어진 지가 오래됐고 시민들이 최신 영화를 보려면 인근 태백시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나가야만 했다. 가까운 곳에서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영화도 볼 수 있게 돼 일석이조의 효과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척시는 현재 원전 부지로 지정된 근덕면 동막리 일대에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삼척시에 따르면 근덕면 일대 317만8292m²(96만1000여평)의 땅이 2012년 9월부로 신규 원자력 부지로 지정된 상태다. 하지만 ‘원전 포기와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내건 김양호 시장이 2014년 당선된 이후 삼척시는 지속적으로 정부에 원전 부지 지정 철회를 요구해 왔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산업부에서도 올해 말로 예정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때 삼척시를 신규 원전 부지에서 제외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성모 실장은 “김양호 시장 부임 이후 정부에 여러 차례 원전 부지 지정고시 해제를 요청했다. 백운규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 때부터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한 만큼 김 시장이 백 장관을 직접 만나 삼척 원전 백지화를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척시는 친환경에너지와 관련한 단지를 마련하는 만큼, 새로운 환경파괴는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척시에 따르면 근덕면에는 전임 시장 시절 추진했다가 중단된 78만㎡(약 25만평) 규모의 소방방재산업단지 부지가 있다. 삼척시는 부지 소유주인 강원개발공사로부터 부지를 매입한 뒤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한 단지를 유치할 예정이다. 삼척시 관계자는 “태양광 등 각종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뒷받침할 연구단지도 유치할 계획”이라며 “원전 부지 지정 해제가 이뤄지고, 강원개발공사로부터 부지까지 매입한 다음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척시 엑스포로에 위치한 가람영화관의 모습. / 백철 기자 물론 삼척시가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확고히 자리잡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환경단체들은 삼척시가 화력발전에 대해서는 탈원전만큼 확고한 방향성이 없다고 지적한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장은 “삼척시가 유휴지와 기존 시설을 이용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 4월 김 시장이 포스파워 석탄발전소 건설에 동의하는 등 화력발전에 대해서는 개발논리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지난 2월 포스파워 석탄발전소와 관련해 김 시장과 직접 면담한 바 있다. 이 팀장은 “김 시장이 표방한대로 삼척시가 청정에너지, 친환경 도시가 되려면 탈핵과 탈석탄이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허가절차가 완료된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중 실제 가동까지 이뤄진 곳도 아직은 많지 않다. 삼척시 관내에 허가를 받은 약 1GW 용량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중 95%가 풍력발전소다. 하지만 실제 설비가 완료되어 가동 중인 곳은 허가받은 용량의 2%에 불과한 18MW 정도다. 업체들은 아직 신재생에너지가 기존 발전을 대체하기엔 초기 비용이 너무 높다고 말한다. 삼척시 하장면 등에 풍력 발전 허가신청을 낸 한 업체 관계자는 “풍력 조사를 해보면 삼척뿐만 아니라 인근 태백, 평창 등 강원도 산간지방은 풍력 발전을 할 정도로 풍향이 잘 나오고, 날씨에도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게 장점”이라면서도 “풍력 발전시설은 태양광 발전 이상으로 초기비용이 높다. 발전 허가를 받고 풍속 측정탑까지 설치했지만 비용 때문에 시공에 들어가지 못한 업체가 많다. 또한 발전기 사이에 일정한 거리 유지가 중요한데 산지 지형이다 보니 많은 전기용량을 만들 수 없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삼척 원전부지 지정, 정부에 해제 요청 태양광 발전업체 탑선 관계자도 “태양광발전소가 일단 설치되고 나면 20년 정도는 추가 비용이나 폐기물이 나오지 않는 건 맞다. 다만 발전 단위당 설치비용이 기저발전이라 불리는 화력이나 원자력보다 높은 건 사실이다. 또한 환경파괴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용량 발전을 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최근 3~4년 사이 태양광 패널의 가격이 15% 정도 낮아지는 등 언젠가 비용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척시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날씨 등에 따라 일정하지 못한 단점이 있다. 아직은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가능한 기존의 기저발전(화력·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원자력으로만 갈 수는 없기 때문에 대안의 하나로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하는 것”이라며 “지역 내에서 생산한 전기로 실생활 전기 소비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자립마을을 유치하는 등 지자체 차원의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 [시계, 전설의 명기를 찾아서]예거 르쿨트르, 히브리스 메카니카-장인의 긍지로 만드는 시대의 걸작(2014. 06. 17 11:14)
- 2014. 06. 17 11:14 경제
- 지난해 창립 180주년을 맞은 예거 르쿨트르(Jaeger Lecoultre)는 기술력 면에서는 가히 독보적인 매뉴팩처 브랜드다. 지금까지 400여종의 특허를 등록하고 1242개의 무브먼트를 개발했으며, 단순한 기능의 시계에서부터 극도로 제작이 까다로운 하이 컴플리케이션 시계에 이르기까지 못 만드는 종류의 시계가 없을 정도다. 앞서 연재 초반에 이들의 대표 컬렉션인 리베르소를 소개하기도 했지만, 예거 르쿨트르는 리베르소 외에도 마스터 시리즈, 듀오미터, 앰복스, 딥시, 애트모스, 여성용 랑데부 등 그야말로 다채롭고 개성 강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번 연재에서는 예거 르쿨트르의 모든 시계제조 기술과 노하우가 응집된 컴플리케이션의 최고봉 히브리스 메카니카(Hybris Mechanica) 컬렉션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 이름부터 웅장함이 느껴지는 히브리스 메카니카 컬렉션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매해 한 종류의 특별한 작품급 시계를 발표함으로써 이어져 오고 있다. 처음에는 새 밀레니엄을 맞아 다소 정체돼 있던 브랜드의 한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기존에 볼 수 없던 혁신적인 시계들을 선보이며 매뉴팩처 브랜드로서의 저력을 마음껏 발산하는 장이 되었다. 2014년 신모델, 마스터 울트라 씬 미닛 리피터 플라잉 투르비용 2003년부터 매해 작품급 시계 발표 첫 히브리스 메카니카 모델인 애트모스 미스터리어스는 손목시계가 아니라 탁상시계였다. 오리지널 애트모스는 1928년 당시 수석 엔지니어였던 장-레옹 휘테가 발명한 것으로, 태엽을 감아줄 필요 없이 염화에틸을 주입한 특수한 금속 튜브가 공기 중의 미묘한 온도 변화를 스스로 감지해 동력을 발생시키는 매우 획기적인 시계였다. 애트모스 탄생 75주년을 맞은 2003년 예거 르쿨트르는 동력장치가 아예 보이지 않도록 설계한 독특하면서도 격조 높은 애트모스 미스터리어스를 선보인다. 4개의 크리스털 기둥 받침 부분에 무브먼트가 숨겨져 있었고, 골드와 크리스탈, 오닉스, 그리고 총 1982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돼 무게만도 총 11㎏에 달했다. 이 특별한 시계는 단 25점만 한정 제작되었다. 2004년에는 첫 손목시계용 히브리스 메카니카 모델로 3차원 구형 형태의 투르비용 캐리지를 적용한 마스터 자이로투르비용 1을 선보인다. 두 개의 캐리지가 번갈아 회전하는 이 입체적인 투르비용 시계는 중력으로 인해 생기는 기계식 시계의 오차를 보다 직관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특유의 공학적인 시도가 돋보였다. 총 659개의 부품들로 이루어진 수동 칼리버 177은 투르비용 외에도 2100년까지 별도의 날짜 조정이 필요 없는 퍼페추얼 캘린더와 윤년 자동인식 기능까지 갖추고 있었으며, 무려 8일간이나 파워리저브(동력 유지)가 가능했다. 이어 2006년에는 하나의 시계에 3개의 다이얼을 표시하고 항성시 및 퍼페추얼 캘린더 등 총 18개의 초복잡 기능을 더한 리베르소 그랑 컴플리케이션 트립티크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2007년에는 무브먼트의 핵심 부품인 이스케이프먼트 휠과 레버를 산화 실리콘으로 코팅하고, 밸런스에는 충격 흡수장치가 필요 없는 테프론 합금을 도입하는 한편, 각 부품간 마모를 최소화해주는 종전의 인조루비 소재 대신 질화탄소를 바탕으로 한 첨단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인 이지움을 최초로 사용해 윤활유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신개념 시계를 완성했다. 스포티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마스터 컴프레서 익스트림 랩 1이라는 모델에 적용했으며, 케이스 외장 소재도 내구성이 뛰어난 카본 파이버(탄소 섬유)와 5등급 티타늄을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2004년 세계 최초로 3차원 구형 투르비용을 적용한 마스터 자이로투르비용 1 2008년에는 2004년에 선보인 세계 최초의 3차원 회전 투르비용을 리베르소 특유의 180도 반전 케이스에 적용한 리베르소 자이로투르비용 2를 발표한다. 이 시계에는 또한 18세기 후반 마린 크로노미터 시계에 주로 사용되던 크고 두꺼운 실린더형 밸런스 스프링을 손목시계에 처음으로 도입해 보다 외부 충격에 강하면서 높은 정밀성을 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걸작 중의 걸작이라 할 만한 히브리스 메카니카 그랑 소네리 시계를 발표한다.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있는 빅벤의 사운드를 그대로 재현한 시계로서, 선명하고 강한 타종 소리를 가능케 하기 위해 두 개의 크리스탈 공과 트레뷰쉐라는 독창적인 해머가 개발돼 사용되었다. 소리로 시각을 알려주는 그랑 소네리와 프티 소네리, 미닛 리피터 기능 외에도 퍼페추얼 캘린더와 플라잉 투르비용까지 더해 최고급 컴플리케이션 시계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세계 최초 초단위까지 조정 가능 2010년에는 플라잉 투르비용과 미닛 리피터 기능 외에 북반구 하늘의 별자리 차트(천체도)까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그랑 컴플리케이션 시계를 7번째 히브리스 메카니카 모델로 추가하고, 2011년에는 마치 블라인드처럼 다이얼 위를 덮은 개폐식 커튼으로 미닛 리피터를 작동시키는 독창적인 시계, 리베르소 미닛 리피터 리듀를 발표한다. 여러 기능들을 감안했을 때 무브먼트 두께가 5.89㎜에 불과한 이 섬세한 시계는 세 종류의 타종 시간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은 물론, 예거 르쿨트르만의 트레뷰쉐 해머와 특수합금 공을 사용해 맑고 청아한 소리를 냈다. 2012년에는 세계 최초로 초 단위까지 조정 가능한 듀오미터 스페로투르비용 시계를 선보여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선다. 이 시계는 티타늄 소재의 기본축을 중심으로 투르비용 캐리지가 회전하면서 또 동시에 20도 기울어져 있는 두 번째 축을 따라서도 회전하는 식으로 각각 15초와 30초 간격으로 두 개의 회전운동이 동시에 발생하는 한 단계 진화한 다축 투르비용 기술을 적용했다. 그리고 2013년에는 플라잉 자이로투르비용을 최초로 도입해 다이얼 위에서 마치 투르비용 캐리지가 공중부양한 듯 신비롭게 회전하는 시계를 완성했다. 또한 올 초 스위스 제네바서 열린 ‘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 예거 르쿨트르는 11번째 히브리스 메카니카인 마스터 울트라 신 미닛 리피터 플라잉 투르비용을 처음 공개했다. 그동안 선보인 히브리스 메카니카 모델들과 달리 한층 절제된 디자인에 고난이도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이질감 없이 응축시킨 이 시계는 플라잉 투르비용과 미닛 리피터, 게다가 다이얼 하단 외곽을 통해 회전하는 플래티넘 소재의 로터를 장착한 오토매틱 시계임에도 무브먼트 두께 4.8㎜, 케이스 총 두께 7.9㎜로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미닛 리피터 시계로 등극하게 되었다. 이렇듯 히브리스 메카니카는 기술력만큼은 세계 제일을 자부하는 예거 르쿨트르의 높은 자긍심과 괴력을 엿볼 수 있는 이 시대의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스위스 전통 장인정신에 첨단기술력을 누구보다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게 녹여낼 줄 아는 고급 시계제조사의 모범이다.
- 시계, 전설의 명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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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공원’ 주말, 버스킹 메카로 거듭난다
- 2023. 04. 01 08:26 문화/생활
- ‘제1회 올림픽공원 대학 버스킹’이 4월 1일부터 매주 토·일요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광장에서 진행된다. 올림픽공원이 4월 1일부터 글로벌 대학생들의 버스킹 메카로 거듭난다. 올림픽공원을 운영 관리하는 Kspo&Co(한국체육산업개발주식회사)가 주최하고, 레전더리ENT와 디에이콘텐츠가 공동 주관하는 ‘제1회 올림픽공원 대학 버스킹’이 4월 1일부터 매주 토·일요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광장에서 진행된다. 버스킹은 혹서기인 7, 8월을 제외하고 10월까지 매 주말 오후 1시 30분부터 5시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국내외 대학 청년들의 끼와 재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매회 진행되는 대학버스킹은 프로 방송 촬영팀이 투입되어 유튜브 영상 콘텐츠(올댓버스킹)와 라이브 실황 음원 콘텐츠로 제작된다. 또한 버스킹 참가팀 중 현장 반응, 온라인 반응, 종합 심사 등을 거쳐 뽑힌 참가자들은 OBS 방송 예정인 버스킹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게 된다. ‘제1회 올림픽공원 대학 버스킹’ ‘제1회 올림픽공원 대학 버스킹’을 주관하는 레전더리ENT 조용석 대표는 “이번 올림픽공원 대학버스킹 콘텐츠를 시작으로, 인재발굴, 인재양성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전국 대학교과 협약으로, 지역대학교 홍보 및 활성화에 힘이 될 수 있는 대학 예술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기획·개발해 나가겠다”며 “또한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의 참가 문의도 이어지고 있어 올림픽공원이 향후 글로벌 대학 버스킹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년에게 희망을 시민에게 응원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작되는 ‘제1회 올림픽공원 대학 버스킹’은 끼와 재능을 갖춘 전 세계 대학 내외국인 재학생과 3년 이내 졸업생이면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며, 노래부터 연주, 댄스, 퍼포먼스까지 장르 구분 없이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골프의류 넘어 여성복 메카 꿈꾸는 트레비스 배정우 전무
- 2007. 12. 13 화제
- ‘자신감 있는 골프&레포츠 웨어’를 표방하는 트레비스. 아직 생소한 이들도 많지만 3년 연속 한국 패션 브랜드 대상을 수상, 업계에서 더 알아주는 브랜드다. SBS-TV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에 출연한 전속 모델 배종옥이 입은 옷으로 유명세를 탔다. 트레비스는 100% 국내 생산 과정을 거쳐 중가의 가격에도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뢰와 정직’을 모토로 오성어패럴을 이끌어가는 배정우 전무를 만나봤다. ‘좋은 옷’을 만드는 좋은 브랜드 잘나가는 회사보다 더 되기 힘든 것이 바로 좋은 회사다. 좋은 회사의 조건으로 우수한 제품과 사회공헌, 고객 서비스 등을 꼽는다면 오성어패럴은 그 조건에 부합하는 회사임에 틀림없다. 매년 30%를 웃도는 성장세의 비결로 ‘신뢰와 정직’을 꼽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힘들지만 트레비스(대표 배정화)의 성공 비결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국내 중가 이하의 골프 웨어 중 순수 국내 생산만을 고집하는 브랜드는 트레비스가 유일합니다. 싼 중국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지요. 치열한 원가절감 노력으로 품질은 뛰어난데 가격이 저렴하니 입어본 분들마다 다시 고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일체의 로열티 없이 품질로 승부하는 정공법으로 골프웨어 시장에 무서운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전속 모델 배종옥을 앞세운 마케팅 외에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으로 트레비스를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해 현대백화점에 입점, 전국 93개에 달하는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점주들이 먼저 찾아와 가맹점을 유치하려고 애쓴다는 것. 무조건 확장 위주로 매장을 열기보다는 본사에서 깐깐하게 ‘될 만한’ 매장인지를 먼저 확인한다. 이후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서로 윈윈(win-win) 전략을 펴고 있다. 시즌마다 3백30여 스타일에 달하는 다양한 옷을 갖춰 마진이 크지 않은데도 매출이 상당하다. 올해 매출목표였던 6백30억원의 초과 달성이 무난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귀띔. 이런 성장세의 이면에 꾸준한 사회공헌과 기부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 더 놀랄 수밖에 없다. 현재 33명의 소년소녀가장과 결연을 맺어 돕고 있는데 일시적인 도움이 아닌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 모든 것을 책임진다고 한다. 이외에 유니세프 기금을 출연하는 등 국내외의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힘쓰고 있다. 매출액 대비 어느 기업보다 월등하지만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사회공헌이 기업의 당연한 책무인 만큼, 조용히 돕고 싶다”는 것이 배 전무의 생각이다. 골프 의류 1인자 목표, 새 여성 브랜드 론칭 오늘의 트레비스가 있기까지 모든 직원들이 힘을 합쳐 열심히 일했지만 사업본부장인 배정우 전무의 추진력도 큰 몫을 했다. 워낙 깐깐해서 협력업체들로부터 원성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의 원칙은 ‘내가 입지 못할 옷을 고객들에게 입힐 수는 없다’는 것. 원가절감을 위해 원단부터 부자재까지 직접 수입하는 한편, 재봉에서 마무리까지 모든 공정을 세심하게 체크하면서 품질 관리에 최우선을 두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중국산 옷의 부작용이 상당합니다. 염색공장 등의 시설이 아주 열악하기 때문에 심한 경우 피부암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하지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눈앞의 이익을 위해 대부분 중국에서 옷을 만듭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족들에게 먼저 입힐 수 있는 옷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차갑고 단단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배 전무의 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하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모범생이었는데 학창 시절부터 어려운 친구들을 돕는 일에 발 벗고 나섰다고 한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타고난 천성 탓인가 봅니다. 지금도 수해 등 천재를 당한 지역에 시급히 필요한 옷을 좋은 것으로 선별해서 제공하지요.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쾌척한다는 소문이 나서 이제는 도움을 달라는 요청도 많이 옵니다. 매번 도울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지요.” 배 전무는 훗날 누나인 배정화 사장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꿈이다. 이를 위해 트레비스의 사업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져가는 한편, 새 브랜드 론칭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내년 초 여성복 시장에 내놓을 ‘예시카’가 바로 그 주인공. 현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2차에 걸친 품평회까지 마친 상황이다. 트레비스와 마찬가지로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최고의 여성복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야심이다. “‘예시카’는 ‘아름다운 부유(浮游)’란 뜻입니다. 20대 후반의 전문직 여성부터 주부들까지 소화할 수 있는 정장 브랜드인데 품평회 반응이 무척 좋아요. 기대에 걸맞게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으니 곧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순항 중인 트레비스의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어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이다. 의류 브랜드 최초로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 저변을 확대하는 한편, 가두 대리점에서 일으킨 폭발적인 반응을 백화점을 비롯한 대규모 유통망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2010년까지 트레비스를 최고의 골프 웨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배 전무의 야심 찬 목표. 더 정직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랑받고 실천할 수 있는 바른 운영에 힘쓰고 있다. 이런 에너지의 원천은 아침저녁으로 30분씩 하는 운동이라고. 옷에 대한 그의 신념이 다부지기 이를 데 없다. “본사와 대리점, 그리고 소비자가 동반자 개념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아껴주신 분들에게 더 좋은 옷, 감동할 만한 옷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위성은(객원기자) ■사진 / 원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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