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2,330 건 검색)
- 트럼프 빠진 경제 협력체 ‘우후죽순’…미국, 무역서 왕따 되나
- 2025. 02. 04 20:36국제
- ... 마무리하며 세계 국내총생산(GDP) 25%에 달하는 단일 시장 출범에 합의했다. 같은 달 스위스와도 무역 관계 강화를 위한 협정을 맺었고, 지난달 17일에는 멕시코와의 무역협정을 25년 만에 개편하기로...
- 미국의 8번째 무역적자국 ‘한국’…트럼프 다음 타깃 되나
- 2025. 02. 03 06:00경제
- ... 평가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엔 매우 위협적인 상황이 됐다. 미국을 상대로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역시 ‘관세폭탄’의 타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 경제학자 64% “경제성장, 상당 기간 정체”…83%는 “트럼프 보호무역, 한국에 악영향”
- 2025. 02. 02 20:43경제
- ... 9%에 불과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3%가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 트럼프, 캐나다·멕시코·중국에 ‘관세 폭탄’ 강행…글로벌 무역전쟁 포문
- 2025. 02. 02 08:10국제
- .... 그들은 우리를 매우 불공정하게 대우했다”고 말했다. 무관세가 적용되던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은 사실상 무력화됐다. 미국은 관세 정당화 명분으로 ‘국가안보 예외조항’을 들고나올...
- 트럼프발 관세전쟁
스포츠경향(총 138 건 검색)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아트 셀렉션’서 특별 명절 선물
- 2025. 01. 20 14:35 생활
- 현대백화점은 오는 27일까지 무역센터점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 명절 선물로 예술품을 판매하는 ‘아트 셀렉션(Art Selection)’ 행사를 진행한다. 아트 셀렉션은 한우·청과·수산 등 기존 명절 선물세트에 더해 회화·도예·공예 등 설과 관련된 트렌디한 블루칩 작가의 작품 80여 점을 판매하는 행사다. 대표 작품은 하신혁 작가 도자기(200만원), 조원재 작가 도자기(500만원), 국대호 작가 회회(2,000만원)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관계자는 “선물을 받는 고객에게는 특별한 취향을, 선물을 주는 고객에게는 선물을 통한 힐링을 제공하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통상적인 설 명절 선물세트가 아닌 ‘예술 작품’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선물세트를 선보여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 ㈜원강, 2024 부산무역의 날에서 3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 2024. 12. 13 17:54 생활
- ㈜원강 (좌)회장 강낙준과 (우)대표 강태영이 300만불 수출의탑 수상. 시대제공|㈜원강 주식회사 원강(대표 강태영)은 지난 12월 11일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한 2024 부산무역의 날 전수식에서 3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탁월한 성과를 입증했다. 이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품질 혁신을 통해 이룬 원강의 성과로, 전 세계 17개국에 주요 제품을 수출하며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원강은 이어서 bauma CONEXPO INDIA 2024전시회에 참가하여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BC Cutter Teeth, BCF Gearbox, Mud Pump 등 주력 제품을 선보이며 인도 시장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고객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강태영 대표는 “300만불 수출의 탑 수상은 원강 임직원 모두가 이뤄낸 값진 결실이며, 이번 인도 바우마 전시회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주식회사 원강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품질 혁신으로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의 선도적인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도 바우마 전시회 출품하여 (우)허엽 연구소장이 고객과 상담하고있다. 사진제공|㈜원강 서울 강서구 마곡에 위치한 ㈜원강의 Total Foundation R&D Center(연구소장 허엽)에서는 연구 개발을 통해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고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의 수요&패밀리 기업으로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원강(WONKANG ROADBIT)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허 6건과 국내상표권 2건, 국외 상표권 3건을 취득했으며, ISO 9001, 14001, 45001 인증으로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품질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 외 국제 건설장비 해외전시회 BAUMA, CONEXPO 등 다수 전시회에 출품을 하고 있다. 24년에는 벤처기업협회로부터 우수벤처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부산시 대표기업 브라이트클럽 회원의 자격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23년 수출 200만불탑 수상에 이어 24년에는 300만불탑을 수상할 예정이다. 또한, 자매사인 원강초경, ㈜유진이렉션개발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주식회사 원강 강태영 대표는 “이번 신규 장비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2024 인천 무역의 날, 휴토피아 “무역 진흥 부문 인천시장상 표창” 수상
- 2024. 12. 11 17:14 생활
- 글로벌 무대로 뻗어나가는 인천의 작은 별, 휴토피아 화장품 전문 수출기업 휴토피아가 11일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에서 주최하는 “무역 진흥 부문 인천시장상 표창”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무역 진흥의 성과를 공유하고 우수 기업을 포상하는 ‘수출의 탑’, ‘무역의 날 유공 포상(일반 및 특수 유공)’, 그리고 ‘인천시장 표창’ 등을 통해 2024년 한 해 동안 인천의 수출 진흥에 기여한 기업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다. 휴토피아는 2021년 창립된 이래 불과 3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금번 표창을 수상하며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줬다. 2021년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소통의 문이 닫혔던 시기 한국무역협회와 KOTRA가 개최한 ZOOM 기반 화상 상담회를 통해 무역의 문을 여는 희망의 신호를 잡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휴토피아는 국가별 고객을 고려한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포지셔닝해 수출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3년 만에 1,000%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2024년 전문 무역상사의 기준인 백만 불 수출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 탄자니아, 카자흐스탄, 영국 등 다양한 국가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미국, 파키스탄 등으로 수출 시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휴토피아의 성과는 개별 기업의 노력 뿐만 아니라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와 인천시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대한민국 뷰티 브랜드들의 혁신 덕분에 가능했다. 특히 휴토피아는 제품의 콘셉트와 기술력을 명확히 전달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를 이루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은영 휴토피아 대표는 “이번 인천시장 표창이 새로운 동력을 더하며 인천의 무역 기업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는 사례로 남고 싶다고 말하며 현재 여러 국가와의 수출 계약이 확정된 상태로 2025년은 휴토피아의 전성기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이노그리드, 한국무역보험공사 IT 인프라 증설 및 교체 사업 수주
- 2024. 11. 14 01:44 생활
- 이노그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및 디지털전환(DT) 전문 기업 이노그리드(대표이사 김명진)는 한국무역보험공사(사장 장영진)의 ‘IT 인프라 장비 증설 및 교체 사업’을 수주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노후 장비 교체 및 인프라를 증설함으로써 안정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효율적인 정보화 자원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자 추진됐다. 이노그리드는 지능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풀스택 솔루션(IaaS, PaaS, CMP 등)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전환 컨설팅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사업 ▲클라우드 관제 및 운영관리 등 클라우드 전 영역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노그리드는 이번 사업에서 주사업자로서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본사 스토리지 증설 및 재해복구센터 스토리지 교체와 VDI SAN 스위치 교체, 인터넷 VDI 서버 증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고성능 장비와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보장해 무중단 데이터 이관을 가능하게 하는 IT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 노후 장비와 신규 도입 장비의 동일 제조사 전문 엔지니어의 기술지원으로 이슈 및 위급 상황 발생 시 빠른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이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인프라 환경을 구축하여 고객에게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주간경향(총 27 건 검색)
- 세계 무역전쟁, 미·유럽으로 확전(2019. 10. 07 14:18)
- 2019. 10. 07 14:18 경제
- ㆍ쟁점은 EU의 ‘항공산업 보조금’… 미국과 EU 서로 관세 부과 맞불 한 트레이더가 10월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장이 마감된 직후 뉴욕 증권거래소 게시판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6년 당선과 함께 쏘아올린 세계 무역전쟁의 포성이 미·중에 이어 미·유럽연합(EU)으로 본격 확전됐다. 보호주의 무역전쟁이 새로운 장에 접어든 것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뚜렷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과거 미·소 냉전처럼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전선이 확대됨에 따라 세계 경제가 내년에는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은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미국과 EU의 쟁점은 ‘항공산업 보조금’이다. 논쟁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은 EU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에 대해 불법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손해를 입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15년이 흐른 지난 10월 2일(현지시간) WTO는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유럽연합에 책임이 있으니 미국이 연간 75억 달러(약 9조원) 규모의 EU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상 품목은 에어버스 항공기 외에도 스코틀랜드산 위스키, 프랑스산 와인, 치즈 등 농산물과 공산품을 아우를 것으로 보인다. 미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수입 항공기 및 헬기에는 10%, 농산물 및 공산품에는 25%선의 관세가 예상되고 있다. 100% 관세에다 75억 달러를 꽉 채워서 매기는 것도 가능하지만 적정선에서 결정했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관세 압박을 통해 EU가 에어버스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낮추도록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을 위한 큰 승리”라고 자축했다. 보호주의 흐름, 세계 경제에 ‘자살골’ EU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는 미국이 보잉에 대해 불법보조금을 지급했다며 맞제소한 상황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향후 결정 내용에 따라 EU도 미국 측에 보복관세를 매길 수 있다. 양측 간에 관세전쟁이 격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올해 미국은 이미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반발한 EU는 미국산 오토바이, 청바지 같은 특산물에 맞불 관세를 부과하면서 확전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통상담당 EU 집행위원은 이날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영역을 살펴보고 있다”며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 같은 상황은 세계 경제에 추가된 새로운 악재다. 무엇보다 양대 패권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갈수록 위태로워지고 있다. GVC는 ‘제품의 설계, 부품과 원재료의 조달,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각 과정이 다수의 국가 및 지역에 걸쳐 형성된 글로벌 분업체계’를 이른다. 2000년대 세계 경제 고도성장기에는 중국이 WTO에 가입하고 브릭스(BRICs)를 비롯한 신흥국들이 뛰어들면서 이 같은 국제적 분업이 크게 확대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총수출로 인해 국내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전세계적으로 2001~11년 연평균 1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도 연평균 11.0% 늘어나며 세계화의 과실을 얻었다. 주요 소비재 생산 국가에 중간재와 자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 덕분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되면서 수출은 갈수록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석유화학 등 수출이 줄어들면서 지난 9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2018년 12월 이래 10개월째 계속되는 중이다. 전세계 올해 상반기 수출이 평균 2.6% 감소한 데 비해 수출 의존적인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의 감소폭이 더 큰 편이다. 우리뿐만이 아니다. 10월 1일 WTO는 올해 세계 상품 교역량이 지난해에 비해 1.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반년 전인 지난 4월 전망치 2.6%에서 반토막이 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WTO는 내년 상품 교역량 증가율도 3.0%에서 2.7%로 낮춰 잡았는데, 그나마 미·중 무역분쟁이 원만하게 타협되는 것을 가정한 수치다. 한 트레이더가 10월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근심이 담긴 표정으로 자료를 살피고 있다. 로이터 호황 누리던 미국 경기도 점점 둔화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교역 감소는 이외 여러 수치로도 확인된다. 네덜란드 경제분석국(CPB)은 세계 상품수입물량이 선진국 수입 둔화 및 신흥국 수출 둔화로 인해 지난 5·6월 각각 마이너스 0.7%, 마이너스 1.4%로 연속 역성장했다고 집계했다. 글로벌 제조업 생산증가율은 2017년 하반기에는 4%대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1%선에 그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벌인 무역전쟁으로 2년여간 세계 생산의 1%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렇듯 긴밀하게 연결된 세계 경제에서 보호주의 흐름은 어쩌면 ‘자살골’이다. 무역전쟁 와중에 홀로 호황을 누려오던 미국 경기도 점점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9월 미국 제조업 경기지표는 10년 만에 최저치인 47.8을 나타냈다. 50 미만이면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뜻인데,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한 미국의 민간부문이 투자와 고용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을 맞은 독일이 2개 분기 연속으로 역성장이 예고되고 있고,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여러 차례 ‘대장정’을 언급하고 나설 정도로 장기간 경기둔화에 대비하는 중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보호주의 무역갈등이 단순한 경제적 이익 문제가 아닌 국내·외 정치적 요소들과 얽혀 있어서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의 경우 향후 글로벌 경제, 기술 발전, 전세계적인 역학구조의 주도권을 다투는 복잡한 국제정치적 배경이 무역분쟁의 형태로 얽혀 있다”며 “각국의 국내정치적 요소 및 국가 전략의 변화까지 고려한 고차원의 방정식을 풀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일 무역전쟁,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2019. 08. 16 15:21)
- 2019. 08. 16 15:21 문화/과학
- ㆍ위안부 문제 다룬 웹툰 으로 부천국제만화축제 대상 이무기 작가 “‘노코멘트 하겄습니다’라고 할라 했는디….” 시국이 시국인지라 일본말을 쓰긴 그렇지만 그는 ‘츤데레’였다. 겉으로는 차가운 척 보이려 하지만 멍석을 깔아주면 구수한 남도 방언으로 입담을 술술 풀어냈다. 이무기 작가가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태훈 기자 ‘2019 부천만화대상’ 대상을 받은 이무기 작가(38·본명 이재철)는 한·일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지금 시국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도 “앞서도 말했지만 나는 이념 같은 건 몰라서 그짝으로는 헐 말이 없지만서도…”라고 먼저 단서를 붙였다. 그리고는 이내 언제 아니라고 했냐는 듯 일본을 성토하는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이 작가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피해를 실감나게 그린 웹툰 <곱게 자란 자식>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8월 14일 시상이 진행된 제22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을 앞두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이 작가를 만나 작품활동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먼저 국내 만화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을 받은 소감이 궁금한데. “뻔한 말 같지만 기대를 안 하고 있었다. 후보작에 올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전혀 받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시상식 있는 날에 휴가를 잡아놓았다. 상 받을 줄 알았으면 (작가를 향한) 환상이 다 깨져버리지 않게 머리도 이렇게 빡빡 깎지 않았을 거다. 야한 생각이라도 해서 머리카락이 빨리 자라기를 바랐건만…(웃음). 아무튼 기쁘기도 하지만 내가 받을 자격이 되나 싶어 민망하다.” -그래서 휴가 중에 부랴부랴 이곳 부천까지 왔다고 들었다. “광주에서 사는데, 이번 여름에 가족 동반으로 동료 작가분들이랑 같이 전남 여수부터 해서 충남 태안도 갔다가 이제 막 온 참이다. 큰돈을 상금으로 받게 되니까 아내가 ‘두세 달은 더 놀 수 있겄다’ 하면서 좋아하더라.” -수상작인 <곱게 자란 자식>은 2013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지난해 완결하기까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연재 당시 박근혜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 졸속합의를 했다고 해서 만화에 대한 관심도 더 커졌고, 지금 대상을 받은 시점도 양국관계가 아주 대놓고 불편해진 시기다. “사실 이런 진지한 문제에 대해선 ‘노코멘트 하겠다’고 하려 했는데…. 작품에 그리려고 한 것도 이념보다는 생존, 그것만 바라보고 또 보여주려고 했다. 내 머리 수준에서 보고 표현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일본이) 우리나라를 얼마나 무시했으면 수출규제니 뭐니 하며 이렇게 나오나 싶어 진절머리나서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너무 노골적이잖나. 마치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사막을 헤매다 겨우 오아시스를 찾았는데 바로 앞에서 발목 잡고 못가게 하는 느낌이랄까. ‘불매운동 해봤자 상대가 되겠느냐’는 소리도 있는데 한 개인의 생각이지만 소모전이 되더라도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이 크다.” -이전 작품인 <인생이 장난> 같은 개그만화와는 다른 역사물인 <곱게 자란 자식>도 그런 마음으로 구상했던 건가. “<인생이 장난> 같은 만화는 일부 남성 독자들한테서는 반응이 좋았지만 전반적인 반응은 그저 그랬다. 그러다 보니 변화가 필요해서 <곱게 자란 자식>이 어쩔 수 없이 일찍 나오게 됐다. 처음부터 역사물을 하려던 건 아니고 오히려 <곱게 자란 자식> 같은 작품은 만화일을 계속하다 노련해지고 형편도 괜찮아지면 그때 완벽하게 해보자는 생각에서 40대쯤에 하려고 생각했던 작품이었다.” -예상과 달리 독자 반응이 점점 뜨거워지면서 당황했겠다. “그렇다. 처음부터 대작을 만들어야지, 절대 그렇게 생각 안 하고 20화 정도로만 계획하고 출발했다. 감당을 못할 수 있으니 독립군 같은 이념적인 얘기는 아예 넣지 말고 배경도 그냥 동네 스케일로 해서 망해도, 잘못 그려서 욕을 먹어도 크게 물의를 끼치지 않고 부담없을 정도로 그렇게 가려고 했다.” -연재 중간의 오랜 휴재 기간 때문에 원성도 들었지만 덕분에 우연찮게 사회적으로도 이슈되는 시기와 맞아떨어졌다. “연재를 할수록 힘들었던 점이 체력적인 부분이었다. 이전 작품은 계획도 없이 그렸지만 <곱게 자란 자식>은 소재도 그렇고 독자들 보는 눈 때문에도 술 먹고 놀아가며 그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20대 시절 체력을 과신하며 줄곧 컴퓨터 앞에서 작업하다가 어느 날 하루는 갑자기 허리가 무너지더라. 그 모습을 보고 아내와 아이들이 (장난 치는 줄 알고) 막 웃던데, 나도 웃기긴 하고 그런데, 허리에 힘은 안 들어가고…. 어쩔 수 없이 휴재를 하고 그 뒤로는 재활운동을 꾸준히 했다.” -그럼 <인생이 장난> 같은 이전 작품들은 작품 속 ‘양아치’ 주인공들처럼 진짜 계획 없이 그렸다는 건가. “그때는 항상 계획 자체가 없고 마감 후 3~4일 술 먹고 놀다 작업 시작하는 ‘반달’ 같았다. 만화가 반, 건달 반.(웃음) 그러다 <곱게 자란 자식>은 이 소재를 택했는데도 술 먹고 그러면 매장당하겠다는 생각도 들고 자칫 삐끗하면 그대로 떨어지겠다는 생각에서 술을 멀리하게 됐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은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라 작품을 구상하면서 이야기의 구조를 짜는 것이 쉽지 않았을 듯하다. “구상 초기부터 여자주인공이 일본군에게 언덕 위로 끌려가는 장면 하나가 머릿속에 콱 박혀 있었다. 내가 평소에 감정이 없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스스로도 성격이 무딘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그 이미지만 생각하면 울컥하게 되더라. 그리고 남자주인공이 나타나 그 일본군들을 물리치는 장면에서는 독자들에게 ‘사이다’를 줘야겠다 하는 마음도 있었고. 후반부의 그 장면 하나만 보고 그려가다 보니 어느덧 막판에는 스퍼트를 내며 마침내 그 장면을 그리게 됐고, 그러고 나니 ‘이제 다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배경인 일제강점기의 시골, 그리고 작품에 나오는 남도사투리 모두 작가의 삶이 반영된 요소들 아닌가. “마을 이름이 대촌이라고, 완전 시골에서 자라면서 별일이 많았다. 중학생 때 오토바이 타고 시골길 달리면서 얼굴에 달려드는 깔따구를 정면으로 맞는 그런 동네가 지금 생각해보니 낭만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에도 할머니 세대분들에게서 들은 사투리나 당시 기억에 관한 것들도 반영했다.” -데뷔 이전까지 전문적인 만화 교육을 받지 않고 그렸다던데. “만화에 관심은 많았지만 학생 때 친구들 사이에서 ‘잘나가는’ 모습으로 으스대려면 그림 그리는 게 별로 이미지에 도움은 안 되지 않나. 그래서 교과서 구석에 낙서하듯 끄적거리고 남들 보여주긴 싫어했다. 그러다 결혼을 좀 일찍 하게 됐는데 친척이 하는 전기공사 일을 맡아서 하던 당시 지금 중학생인 애가 태어났다. 애를 보러 병원에 가는 길에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그래서 ‘만화 그리겠다. 허영만 화백님처럼 될 거다’ 하고 하던 일 그만둔 뒤 본격적으로 만화를 시작한 거다.” -가족을 생각하면, 게다가 대상 수상 직후라 차기작은 더욱 부담이 되겠다. “차기작은 이미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에서 공모전을 했는데 ‘모냥 빠지게’ 거기선 장려상으로 턱걸이를 해버려서…. 올해 안에 SF만화로 연재 들어갈 계획이다. 부담을 싹 버리려면 다시는 역사물을 하면 안 되지. 장난식으로 늘 ‘졸부 되고 싶다’고 말하는데 그런 자세로 무겁지만은 않게, 그리고 이번에는 사투리 대신 표준어 나오는 만화로 간다. 더 미래에는 엄창록씨라고, 박정희 정권 당시 선거판을 좌우한 참모가 있었는데 그 사람을 다룬 정치만화 같은 걸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막연한 구상도 있다.”
- [박복영의 눈]한·일 무역갈등의 경제적 귀결(2019. 07. 26 17:55)
- 2019. 07. 26 17:55 오피니언
- 정확히 100년 전 1919년 여름이었다. 유럽을 전쟁의 포화 속에 몰아넣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반 년이 흐른 뒤였고, 승전국인 영국, 프랑스, 미국과 패전국 독일이 파리에서 전후 처리 문제로 한창 협상을 벌이고 있던 중이었다. 이 협상에 영국 대표의 일원으로 참가한 한 사람이 협상 내용에 깊은 좌절을 느끼고 케임브리지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협상을 주도한 정치지도자들의 태도를 해부하고, 이 강화조약이 유럽 경제에 미칠 치명적 결과를 예언하는 책의 집필에 몰두했다. 바로 거시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다. 집필한 책의 제목은 <평화의 경제적 귀결>이었다. 지금은 그의 <일반이론>이 더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를 세계 지성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은 바로 이 책이었다. 출간 반 년 만에 12개 언어로 번역되어 10만부 이상 판매되었다. 케인스에 따르면 승전국인 프랑스와 영국은 휴전 이후 유럽의 경제 안정과 번영을 위한 질서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패전국 독일에 대한 보복과 국내 정치적 득실에만 관심이 있었다. 특히 프랑스의 클레망소 총리는 패전국을 철저히 분쇄하는 ‘카르타고식 평화’를 고집했다. 독일 경제가 다시는 회복할 수 없도록 천문학적 배상금을 물리고, 석탄과 철강 생산능력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고, 국제무역에서 단절시키는 조치들을 협정문에 넣었다. 영국의 로이드 조지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생명 연장을 위해 독일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이용하면서 프랑스의 주장에 동조했다. 미국의 윌슨 대통령은 구체적인 대안은 없이 공허한 이상만 얘기했다. 이렇게 전쟁 중 고조된 민족 간 증오심을 고스란히 담은 베르사유 조약이 1919년에 체결됐다. 케인스는 이 조약이 결국 독일 경제를 파탄내고 나아가 지금 용어로 말하면 ‘글로벌 밸류 체인’을 단절시켜 유럽의 안정과 번영을 좌절시킬 것이라고 단언했다. 역사는 케인스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독일은 배상금 지불 대신 통화 증발로 대항했다. 그 결과 천문학적인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중산층은 붕괴되었으며 민족적 증오를 지렛대로 삼은 나치정권이 등장했다. 국가 간 갈등은 대공황의 한 원인이 되었으며, 유럽 경제는 더 폐쇄적이고 분열적인 형태로 재편됐다. 그 다음의 비극적 역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다. 주말에 케인스의 책을 다시 꺼내 읽은 이유는 100년 전 역사가 주는 불안한 기시감 때문이었다. 역사적 사건의 처리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은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로 무역보복으로 확전됐다. 자칫하면 한·일 간의 국제분업 구조가 뒤틀리고 경제적 단절이 초래될 수도 있다. 이것이 양국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줄 것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경제적 단절의 다음 단계에는 정치적 대립과 증오의 에스컬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 서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영역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양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국가 간 대립과 증오를 자극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국가 간 경제 단절은 자립으로 가는 영광의 길이 아니라, 고립과 분열로 가는 쇠퇴의 길이라는 역사의 증언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박복영의 눈]세계무역이 위태롭다(2019. 04. 15 18:52)
- 2019. 04. 15 18:52 오피니언
-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사실 이런 조정은 예상됐던 바다. 세계 경기의 둔화 조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났으며, 올해 들어 경기하강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주목할 만한 것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세계무역 증가율이다. 당초 올해 세계 교역량이 3.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것을 2.6%로 크게 낮춘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세계 경제 성장률과 무역 증가율은 거의 같은 수준이 된다. (구매력평가환율(PPP)을 적용해 계산한 IMF의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3%이지만 시장환율로 계산한 WTO 전망치는 2.6%이다.) 그런데 무역이 국내총생산(GDP)과 같은 정도로 증가하는 것은 결코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다. 1980년대 이후 약 30년간 무역은 GDP보다 늘 2~3배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이것은 세계화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였다. 그런데 지난 10여년 사이에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났다. 무역 증가가 GDP 증가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무역의 둔화가 한두 해가 아니라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은 세계 경제에 무엇인가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아마 여러 요인이 결합되어 있을 것이다. 우선 역내 경제통합에 가강 적극적이었던 유럽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이 한 원인이 되었을 수 있다. 그리고 제조업 대신 공유경제와 같은 서비스업이 선진국의 성장을 이끌게 된 것도 무역을 위축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서비스 역시 국경을 넘어 거래되기도 하지만 서비스 무역은 생각만큼 빠르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런 요인에 더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보다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영향일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 무역정책과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글로벌 교역의 증가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미·중 간 무역협상과 브렉시트라는 불안요인이 장기화되면서 그 악영향이 세계 무역에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말부터 감소세로 전환되었으며 2월에는 전년 대비 20%나 줄어드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춘제(春節) 효과가 컸지만 그 효과를 제외해도 약 5%가 줄어든 수준이다. IMF가 이번에 세계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원인은 유럽연합(EU)의 급속한 경기 악화인데, 이는 유럽 경제의 심장인 독일의 수출이 뒷걸음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세계 경제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은 침체된 세계무역이다. 트럼프의 공격적 보호주의의 영향이 이제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이 영향권의 한가운데에 있다. 올해 3개월 동안 우리나라 수출도 8% 이상 감소했다. 이런 수치를 보면 ‘느린 세계화(slowbalization)’가 아니라 ‘반전된 세계화(deglobalization)’라고 할 만하다. 수출에서 성장과 일자리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내수를 증가시킬 수 있는 경기대응 정책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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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끌어안기]지구촌을 살리는 착한 소비-공정무역
- 2009. 03. 12 재테크
- 매일 아침 마시는 5천원짜리 커피 한 잔, 이 안에 들어 있는 노동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5천원을 지불하고 커피 한 잔을 마셨을 때 커피 농가에 돌아가는 돈은 겨우 250원 정도다. 나머지 4천7백50원은 상인과 가공·유통 업자에게 돌아간다. 부자는 더욱 부자로,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지금의 무역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 공정무역에 대해 에코생협 최재숙 이사에게 들었다. 커피와 초콜릿의 비밀 전 세계 60억 인구 중 12억 명이 하루 1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고 이들 중 9억 명이 농민이다. 또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사람은 세계 인구의 절반이다. 매년 6천만 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는다는 보고는 바로 2009년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이런 세상에서 빈곤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난한 제3세계 생산자들이 만든 친환경적 물건을 제값에 사는 윤리적 소비자 운동 ‘공정무역(Fair Trade)’이 세계적 붐을 타고 우리나라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페어트레이드(Fair Trade)는 공정한 거래를 통해 생산자에게 희망을 주자는 의미의 ‘Fair(공정)’와 나라간 무역을 뜻하는 ‘Trade(무역)’의 합성어예요.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가난한 나라의 생산자들이 만든 물건을 공정한 가격에 거래함으로써, 원조가 아닌 경제활동을 통해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글로벌 시민운동이죠. 생산의 전 과정에서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생산자들의 자연주의 전통 기술을 상업화하는 환경보호무역이기도 해요.” 이제껏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소비해온 물건들의 가격구조를 살펴보면 다소 충격적인 진실을 알 수 있다. 동유럽에서 만든 청바지를 예로 들면 청바지 전체 가격 중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회사의 몫이 25%, 운송비 및 수입관세가 11%, 소매상이 50%의 이익을 가져간다. 이 청바지의 생산비용은 13%, 이 중 재료비와 기타 비용을 뺀 단 1%만이 생산자의 임금, 즉 노동자가 받을 수 있는 돈으로 남겨질 뿐이다. 40달러 하는 청바지 한 벌을 만들 때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임금은 0.27달러에 불과하다. 정작 소비자는 비싼 값을 주고 청바지를 구입하지만 생산자는 터무니없이 적은 노동의 대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초콜릿의 원료 코코넛을 재배하는 가나에서는 어린이들이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며 1달러 이하의 임금을 받아요. 하지만 정작 초콜릿은 먹어보지도 못하죠. 커피 한 잔에 약 3원이면 먹을 수 있는 에티오피아 커피가 다국적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는 4천~5천원에 팔려요. 스타벅스가 뭔지도 모르는 에티오피아 농부가 그런 소비자들을 가엾게 여길 만하죠.” 이렇듯 지금의 무역구조는 선진국은 더 많은 이윤을 가져가 부자가 되고 제3세계 생산자들은 더욱더 가난해지는 구조다. 제3세계의 농부들이 생존 자체가 어려울 만큼의 임금을 받고 생산하는 물건들을 소비자가 비싼 가격에 소비하고 있는 현실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공정무역은 이러한 제3세계의 자원과 노동을 착취하는 불공정한 무역질서와 다국적기업에 의한 가격 지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유럽에서 시작됐어요. 처음에는 자선적인 원조 개념으로 시작됐는데, 일방적인 원조로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체계적인 원칙을 만들어 제3세계의 자립을 돕고 있죠. 현재의 무역구조에서 개발도상국이 얻는 이익을 단 1%만 올려도 전 세계 1억2천8백만 명이 극심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지구촌을 살리는 착한 소비 공정무역은 이미 5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미국에서는 1946년 푸에르토리코산 자수제품 판매를 그 시작으로 보고 있고, 유럽의 경우는 1950년대 말 구호 단체로 유명한 옥스팜이 중국 난민들의 수공예품을 옥스팜 매장에 선보인 것이 시초다. 비슷한 시기, 독일에서는 ‘당신은 이 설탕으로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 번영의 기회를 줄 수 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설탕 캔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현재는 공정무역 연대조직인 국제공정무역연맹(IFAT: International Fair Trade Association)에 50여 개 국가의 300여 개 조직, 100만 명의 생산자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비록 세계 무역량의 0.1%에 불과하지만 2000년 이후 공정무역 거래량이 매년 20% 이상 꾸준히 증가하며 전체 매출액이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만 2조원을 넘었다. 혼자만 잘 사는 사회가 아닌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꿈꾸는 지구촌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앞으로 더 큰 희망이 있다는 증거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정무역이 시작된 지 4년 정도 됐어요. 처음에는 동남아시아의 수공예품으로 공정무역을 시작했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죠. 다시 네팔과 동티모르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들여오면서 조금씩 알려지게 됐어요. 먹을거리 외에 유기농 면 티셔츠와 손으로 직접 짠 직물, 천연 염색으로 만든 옷, 도자기 제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생활 속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는 중이에요.” 그나마 최근에는 웰빙과 로하스 바람이 불며 공정무역 상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매년 5월 둘째 주 토요일인 ‘세계 공정무역의 날’을 기념해 우리나라에서도 2년 전부터 시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공정무역 상품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소는 역시 상품 안에 담긴 의미와 생산자에 관한 이야기다. “공정무역 제품 중 필리핀 네그로스는 설탕으로, 팔레스타인은 올리브 오일로 유명해요. 이번 가자지구 전쟁 때 팔레스타인 지역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자 가자지구 식료품 보내기 운동 기금 마련에 팔레스타인 올리브 오일을 구매했던 소비자와 공정무역에 뜻을 갖고 있던 사람들의 많은 참여가 있었어요. 공정무역 제품은 생산자에 대한 스토리가 있어 소비자가 쉽게 공감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밸런타인데이 때에도 이왕이면 공정무역을 통한 ‘착한 초콜릿’을 선물하려는 사람들이 많았죠. 이야기를 가진 공정무역 제품들이 하나둘 씩 알려지면서 이왕이면 공정무역 제품을 선택해 착한 소비에 참여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점점 늘고 있어요. 국내에서도 매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좋은 현상이죠.” 우리나라에 현재 공정무역을 통해 들어온 상품들은 주로 온라인과 생활협동조합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2003년부터 동남아 수공예품으로 공정무역을 시작한 ‘아름다운 가게’는 2006년부터 네팔 오지 마을에서 재배한 생두로 볶은 ‘히말라야의 선물’이란 커피를 팔고 있다. 역시 네팔에서 공정무역의 일환으로 들여온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YMCA도 매출액이 지난해 2억여원으로 뛰었다. 공정무역 전문 업체인 ‘페어트레이드 코리아’에서는 네팔에서 생산한 의류와 도자기, 식기류, 생활용품과 팔레스타인산 올리브 오일 등 120여 종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착한 소비의 길은 열려 있다. 공정무역을 통한 착한 소비는 공정한 무역구조를 세우는 일뿐 아니라 여성과 어린이를 돕는 일에도 크게 기여한다. 공정무역 제품의 생산자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이기 때문이다. 유기농 의류나 장난감을 구입할 때 공정무역 제품을 선택한다면 우리 아이의 건강뿐 아니라 지구촌 이웃인 제3세계 어린이에게 대대로 이어지는 가난에서 벗어나 보다 나은 생활 터전을 마련해줄 수 있다.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제3세계 여성들은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어요. 중노동에 시달리며 생활 경제를 책임져야 함과 동시에 육아까지 병행하고 있죠. 공정무역이 활성화돼 그들이 경제적인 자립을 할 수 있게 되면 지역공동체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거예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생산되고 유통되는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하는 것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 됩니다.” 세계화와 지구화가 지구촌 경제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면 공정무역의 세계화는 먼 곳에 사는 제3세계의 사람들까지 우리의 이웃으로 끌어안게 한다. 지구 반대편 농민과 어린이들을 돕는 방법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착한 소비에 동참한다면 모닝커피의 향긋함과 초콜릿의 달콤함보다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착한 소비를 위해 꼭 기억하자!페어트레이드 마크 확인하기 페어트레이드 마크는 우리나라의 친환경 마크와 같이 일반인이 공정무역 제품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제품 포장지에 표시한 라벨이다. 주로 식료품에 적용되며 면화나 장미, 축구공에 적용되는 경우도 있다. 페어트레이드 마크가 표시된 제품은 최소 가격을 보장하고, 공정거래를 오랫동안 유지하며, 건강한 노동 조건을 보장하고, 환경을 보호하며 생산됐음을 의미한다. 커피나 초콜릿, 홍차 등은 페어트레이드 마크를 확인할 수 있지만 올리브 오일이나 도자기, 수공예품 등은 마크가 없는 경우가 많다. 생협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에는 민중교역이라고 되어 있기도 한데, 대안무역, 민중교역, 착한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모두 ‘착한 소비’에 포함된다. 전문적인 공정무역 쇼핑몰이나 매장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착한 소비 제품 구입처 ● 에코생협(www.ecocoop.coop) ● 두레생협연합(www.dure.coop) ● 여성민우회생협 (www.minwoocoop.or.kr) ● 아이쿱(www.icoop.or.kr) ● 페어트레이드 코리아 (www.ecofairtrade.co.kr) ● 에코샵(www.ecoshop.or.kr) 생협은 먹을거리, 페어트레이드 코리아와 에코 숍은 의류와 소품 등을 위주로 판매한다. 일부 유기농 매장에서도 착한 소비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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