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256 건 검색)
- 프랑스 기업에까지 “DEI 안돼”…트럼프 으름장에 반발 확산
- 2025. 03. 29 13:20정치
- ... 지키라고 요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와 기업들은 즉각 반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일부 프랑스 대기업에 DEI 정책을 금지하는...
- 민주당, 검찰 ‘이재명 상고’에 반발···검찰개혁 불씨로 이어질까
- 2025. 03. 27 15:40정치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검찰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무죄 판결에...
- 이재명 사법리스크
- 북한, 한·미·일 해상훈련에 반발 “압도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
- 2025. 03. 25 07:32정치
- ... 실시했다. 국방부 제공 북한이 25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 실시한 한·미·일 해상훈련에 반발했다. 북한은 미국의 위협이 가증되면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미국산 ‘LMO 감자’ 수입 가시화에 정치권·농민단체 등 거센 반발
- 2025. 03. 24 15:58경제
- ... 적합’ 판정으로 미국산 ‘LMO 감자’의 국내 수입이 가시화되자 정치권과 농민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먹거리 불안이 커지고 농민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LMO 감자 수입 승인...
- 감자미국수입농민단체LMO
스포츠경향(총 372 건 검색)
- [스경X이슈] ‘언더피프틴’ 제작진 해명에도···인권단체 “기획 자체가 문제” 반발
- 2025. 03. 25 17:33 연예
- ‘언더피프틴’ 긴급보고회가 열리는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 앞에서 ‘언더피프틴’ 편성을 반대하는 피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2025.3.25. 김원희 기자 MBN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피프틴’ 제작진이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을 해명했지만 여전히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언더피프틴’은 전 세계 70여 개국 만 15세 이하 소녀 중 인종, 국적, 장르를 불문하고 선별된 신동 59명이 참가하는 새 프로그램이다. ‘언더피프틴’은 인기 트로트 오디션 ‘미스터트롯’을 제작한 서혜진 PD 사단인 크레아 스튜디오의 기획으로 제작 전 부터 큰 화제를 불렀다. 다만 방송에 앞서 지원자들의 티저 사진 및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이 벌어졌다. 티저를 통해 15세 이하의 지원자가 짙은 화장을 한 채 노출이 있는 의상으로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과 지원자 밑에 바코드가 있는 프로필 디자인이 공개됐다. 이로 인해 ‘아동의 성상품화’를 지적하는 시선이 사회 각계에서 나왔다. 또 어린아이들에게 공개적으로 과도한 경쟁을 부추겨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가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최근 배우 김수현이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였던 만 15세 부터 6년간 연인 관계였다는 주장이 유족 측으로부터 나오며 ‘만 15세 이하’만 참여할 수 있다는 콘셉트가 더욱 이슈가 되기도 했다. 방영을 앞두고 논란이 심해지자 결국 ‘언더피프틴’ 제작진은 25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긴급보고회를 열었다. 크레아 스튜디오의 황인영 대표는 “‘언더피프틴’과 관련해 예상하지 못한 의혹들이 사실인 양 확대되며 퍼지는 부분이 있다”며 “제작사 뿐만 아니라 함께한 많은 참가자, 또 자존심을 걸고 도움을 준 마스터, 트레이너, 스태프까지 큰 상처를 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MBN ‘언더피프틴’ SNS 캡처. 프로필 바코드 논란에 대해 서혜진 대표는 “프로필은 학생증 콘셉트였다”며 “요즘 학생증에는 바코드와 생년월일이 들어간다. 우리는 개인정보라 생년월일을 빼고 나이만 넣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2주 전에 첫 방영분에 대해 MBN 심의팀, 기획실, 편성팀 모두가 함께 보고, 방통위와 방심위에도 다 보냈다”라며 “내부적으로 검토를 다 끝냈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MBN은 “신규 프로그램 ‘언더피프틴’과 관련해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 성명문. ‘언더피프틴’ 제작사 측이 직접 논란에 대해 해명했지만 여전히 ‘언더피프틴’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미디어업계 노동·인권 운동 단체인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김영민 센터장은 “프로그램 내에서 어떻게 아동을 다루는가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프로그램 기획 의도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아이돌의 데뷔 연령이 어려지는 자체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문제다. 현재 국내 아이돌 산업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데 느슨한 제도를 지켰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언더피프틴’이 방영된다면 아동들의 과한 경쟁이 심화되고 딸려오는 문제들은 도외시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날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노동인권 개선을 위해 결성된 연대체인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 역시 ‘걸그룹은 얼마나 더 어려져야 하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 제작보고회가 진행되는 스탠포드 호텔 앞에서 피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서혜진 대표는 이날 보고회에서 “앞으로 방송을 어떻게 할지도 편집본을 보여드리고 여러분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은 지점을 찾아서 말씀드릴 것”이라며 “방송 강행이라기보다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조합해서 편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오는 31일 첫 방송 예정이었던 ‘언더피프틴’은 다시 한 번 방영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 스경X이슈
- 공인구 반발력 낮아졌다··· 타고투저 꺾일까
- 2025. 03. 25 12:04 야구
- 게티이미지 2025시즌 프로야구 공인구 반발계수가 평균 0.4123으로 조사됐다. 지난 시즌 평균 0.4208과 비교해 0.0085 낮아졌다. KBO는 25일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단일 경기사용구(공인구) 1차 수시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스카이라인스포츠 AAK-100 5타(60개)를 무작위로 수거한 뒤 지난 21~24일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용품 시험소에 검사를 의뢰, 진행했다. 샘플 모두 합격기준인 0.4034~0.4234 안에 들었다. 반발계수는 타구 비거리에 영향을 미친다. 반발계수가 0.001 높으면 20㎝가량 더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시즌 공인구 반발계수 감소폭을 그대로 대입해 단순 계산하면 지난해보다 타구가 170㎝ 덜 날아간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 시즌 타고투저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면서 공인구 반발계수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시즌 리그 전체 홈런은 1438개였다. 2018시즌 1756개 이후로 가장 많은 홈런이 터져 나왔다. 반발계수 하락이 올 시즌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사다. 반발계수만 따지면 리그 전체 924홈런에 그쳤던 2023시즌 0.4175보다도 0.0052가 더 낮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존을 하향 조정한 것도 지난 시즌에 비하면 투수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5시즌 KBO 공인구 1차 시험결과. KBO 제공
- 토트넘, 로메로 아르헨 국대 차출 허락 ‘충격’···“아직 부상 복귀전도 안치렀는데, 팬 반발”
- 2025. 03. 04 11:41 축구
- 토트넘 크리스티안 로메로. Getty Images코리아 토트넘이 부상에서 회복 중인 핵심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27·토트넘)에게 이번달 A대표팀 소집 합류를 허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아직 팀에서 부상 복귀전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것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 3일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월드컵 남미 예선 3월 A매치 2경기에 나설 자국 대표팀 예비 명단을 발표했다. 아르헨티나는 오는 22일 우루과이와 원정 경기, 26일 브라질과 홈 경기를 치른다. AFA는 모두 33명을 발표했는데, 리오넬 메시(38·인터 마이애미)를 비롯한 기존 주전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그런데 토트넘 수비수 로메로의 이름이 포함돼 토트넘 팬들이 반발하고 있다. 로메로는 지난해 12월 8일 첼시전에서 경기 시작 15분 만에 쓰러져 물러났다. 허벅지 부상으로 3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긴 재활을 마치고 팀 훈련에 합류, 복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수비수 로메로. Getty Images코리아 AFA의 이번 발표는 최종 명단이 아니지만, 토트넘이 AFA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 알려지면서 토트넘 팬들이 발끈하고 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4일 “로메로의 부상에 대한 팬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그가 3월에 대표팀에서 뛰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AFA는 로메로의 부상과 회복 과정을 지켜보며 토트넘과 긴밀하게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팬들은 로메로가 이제야 긴 부상에서 벗어나 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는데, 월드컵 예선 2경기를 치르며 부상이 재발할까 노심초한다. 장거리 이동으로 피로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대가 우루과이, 브라질로 강력한 팀들이어서 더욱 걱정이 크다. 토트넘 손흥민과 로메로. Getty Images코리아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스퍼스웹’은 “토트넘이 로메로의 국가대표 차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즌 막바지, 토트넘에 유럽 대항전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매체는 “토트넘은 위험을 감수할 여유가 없다”면서 “로메로가 A매치 기간이 끝날 때까지 경기에 뛸 수 없다고 선언하거나 클럽 차원에서 로메로의 국가대표 차출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토트넘이 국가대표 합류에 동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비판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거리 정리 위해 개들을 제거?” 2030년 월드컵 개최 모로코, 동물보호단체 반발
- 2025. 02. 20 07:19 축구
-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게티이미지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모로코가 유기견을 대량 포획 및 살처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유럽과 국제 동물보호단체 10곳은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개서한을 보내 모로코 당국의 유기견 처리 방식에 항의했다고 미국스포츠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이 20일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서한에서 “모로코가 2030년 월드컵을 앞두고 거리 정화를 명분으로 유기견 포획 및 살처분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2019년 제정된 모로코 동물보호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모로코는 광견병 풍토병 국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0여 년간 감염견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관리에 힘써왔다. 2019년부터는 유기견을 포획해 중성화, 백신 접종 후 방사하는 ‘포획-중성화-백신접종-방사(TNVR)’ 방식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동물보호단체들은 정부가 이 같은 법적 절차를 따르지 않고 유기견을 살처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서한에서 “현재 진행 중인 살처분과 앞으로의 계획은 모로코 국가 법률을 위반할 뿐만 아니라, 월드컵 유치 당시 내세웠던 TNVR 정책에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는 명분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모로코 대사관 측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모로코는 공중보건과 동물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며, 인도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물보호단체들은 FIFA가 모로코 정부에 책임을 묻고 법령에 따른 유기견 관리가 이뤄지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월드컵까지 5년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모로코가 인도적인 개체 수 관리 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며 “FIFA는 살처분 금지를 엄격히 요구하고, 현행 법령에 따라 유기견 개체 수가 관리되도록 당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FIFA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기견 살처분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살처분으로 개체 수가 일시적으로 줄더라도 오히려 광견병 감염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2030년 월드컵은 모로코와 스페인, 포르투갈이 공동 개최하며, 대회 100주년을 기념해 우루과이, 파라과이, 아르헨티나에서도 각각 1경기씩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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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신청 임박 CPTPP, 농어민 반발(2022. 04. 08 14:54)
- 2022. 04. 08 14:54 경제
- ㆍ정부, 4월 중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추진 ‘가장 광범위하고 시장 개방도가 높은 자유무역협정(FTA).’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에 뒤따르는 수식이다. CPTPP는 이른바 ‘메가 FTA’로, 가입국 간 상품무역 분야에서 최대 96%의 관세를 철폐한다. 현재 가입국은 일본, 호주, 멕시코, 칠레, 베트남, 캐나다 등 11개국이다. 전신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미국이 2016년 가입해 세력이 커졌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월 탈퇴를 선언했다. 이듬해 일본이 주도권을 쥐고 CPTPP로 출범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CPTPP는 세계 무역의 15%가량을 차지한다. 가입국 GDP는 전 세계 GDP의 12.8%, 무역액은 세계 무역의 15.2%에 해당한다(2019). 세계 인구의 6.6%를 보유한 시장이기도 하다. CPTPP저지한국농어민 비생대책위원회가 4월 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CPTPP 저지 한국 농어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 박민규 선임기자 최근 정부는 CPTPP 가입 절차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CPTPP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통상 협정이면서 차기 윤석열 정부로 이어지는 과제다. 가입할 경우 한국은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대응할 기회를 얻는 반면, 후발주자이니만큼 개방에 앞서 내부적으로 취약 산업 정비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가입 신청 시점으로 지목한 ‘2022년 4월’을 맞아 CPTPP를 둘러싼 여러 논의를 짚었다. 농수산업 타격 불가피… 대책 필요 가장 비싼 ‘입장료’를 치르게 될 분야는 농업과 수산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CPTPP 가입 시 경제전망’ 자료(2022년 3월 25일 발표)를 보면 향후 15년간 연평균 기준 농업 생산은 853억~4400억원 감소하고 수산업 생산은 69억~724억원의 감소가 예상된다. 제조업 생산이 약 1조1800억~1조8200억원 증가하리란 전망과 대조적이다. 칠레,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등 1차 산업 강국에 시장을 여는 만큼 농수산업계의 희생이 뒤따르리란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자연히 농어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CPTPP저지한국농어민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4월 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삭발식과 상여 행진을 벌였다. 앞서 산자부가 지난 3월 25일 연 공청회는 농어민 반대로 예정보다 일찍 종료되는 파행을 맞았다. 이들은 정부에 더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공개하라고 요구해왔다. 이학구 비대위원장(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은 “역대 최고 수준의 시장 개방을 지향하는 만큼 그동안 체결한 어떠한 FTA보다 농수산업 분야 피해가 클 것”이라고 했다. 농업 분야에서 대표적으로 우려하는 건 동식물 위생·검역(SPS) 규정 정비다. CPTPP에 가입하려면 농축산물 수입허용 여부를 평가하는 단위를 기존의 ‘국가·지역’이 아닌 특정 구역이나 농장 등으로 ‘구획화(세분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은 어느 국가에서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같은 가축질병, 식물 병해충이 발생하면 우리가 해당 국가 농축산물의 수입을 원천 봉쇄할 수 있지만, CPTPP 하에선 질병이 발생한 국가이더라도 청정지역, 안전함이 인증된 농장·도축장 단위로 우리 쪽에 수입을 요청할 수 있다. 일종의 ‘검역 장벽’이 사라지는 셈이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현재 한국은 (검역의 한계 등을 이유로) 복숭아, 사과, 배의 수입을 하지 않는데 만약 새로운 SPS 규정을 따를 경우 기존처럼 시장 개방을 막으려면 더 엄격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구획화(세분화)의 경우 반대로 생각해보면 꼭 우리한테 불리한 건 아니다”고 했다. 김성호 한국수산경영인 중앙연합회장, 이학구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장, 박대조 한국농촌지도자 중앙연합회장(왼쪽부터)이 4월 4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CPTPP 가입에 반대하며 삭발하고 있다. / 김서영 기자 수산업 분야에서는 영어자금(정부가 어업 경영에 소요되는 운영비에 사용되도록 저리로 융자하는 자금) 등 각종 수산보조금이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언급된다. 세계무역기구(WTO)도 남획 방지 등을 목적으로 수산보조금 금지를 논의해왔다. 김도훈 부경대 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는 “이러한 흐름이 국제적 동향으로 자리 잡으면 결국 CPTPP에서도 수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어업용 면세유는 현재 (CPTPP의 규제 대상에) 빠져 있지만 면세유에 대한 자료는 제출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결국 시점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한국 수산자원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더 큰 시장에 개방된다면 어업인들의 안정적 소득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추가 개방 요구에 대비해야 할 필요도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쌀에 민감한 일본은 앞서 쌀 관세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호주에 쌀 8400t을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일부를 개방했다. CPTPP 회원국 중 이미 한국과 FTA를 맺은 국가들(베트남·칠레·호주 등)이 이번에 더 적극적으로 농수산 분야 개방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김한호 교수는 “이들은 자신들이 과거 FTA에서 한국으로부터 (농산품의) 충분한 개방을 얻어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한국이 CPTPP 가입과 개별 협상에 나서면 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한일관계도 매끄럽지 않고, 상대국이 한국을 선진국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추가 개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CPTPP 국가 중 농업 강국이면서 한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는 멕시코로, CPTPP를 통하면 시장 개방의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후쿠시마산,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나 또 하나의 복병은 일본 후쿠시마산 농수산식품의 수입 문제다. CPTPP는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새 가입국을 받기 때문에 미국이 떠난 이후 CPTPP를 주도하고 있는 일본이 한국에 후쿠시마산 수입을 요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론 실제로 요구할지 여부는 가입 신청 후 협상 단계에 가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관련업계와 전문가들은 대만 사례를 주목한다. 일본이 지난해 9월 가입을 신청한 대만에 후쿠시마 식품 수입을 요구했고, 대만은 지난 2월 이를 받아들였다. 대만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1년 만에 전량 통관 검사 등 조건을 달아 후쿠시마 포함 일대 5개 현(縣)의 식품 수입을 허용했다. 한국에서도 “일본으로선 협상 카드인데, 내밀지 않을 이유가 없다”(김양희 국립외교원 교수), “일본은 수출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 당연히 요구할 것”(김도훈 교수)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동이 지난 3월 25일 “국민 건강권도 위협하는 협정의 일방 추진에 반대한다. (대만에 이어) 우리도 일본의 방사능 의심 농축수산물 수입을 허용할 수 있어 국민 건강까지 우려되고 있다”는 입장문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일본에서는 대만과의 협상을 두고 “CPTPP 가입을 신청한 중국이나 가입에 의욕을 보이는 한국과 협의를 진행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아사히신문 2월 12일 사설)이란 평가가 나온 바 있다. 현재 한국은 후쿠시마 포함 8개 현에서 생산하는 수산물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국내 수산업계는 ‘2013년의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한다. 당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누출됐다는 보도 이후 국내 수산물 소비가 급감했다. 소비자들이 일본산 수산물뿐만 아니라 아예 수산물 섭취 자체를 대폭 줄여버렸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3년 10월 18~20일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 누출 보도 이후 수산물 소비를 줄였다는 소비자가 77.5%였고, 줄인 양은 절반가량(48.9%)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 정부가 2023년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미 수산업계의 근심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이다. 후쿠시마산 수입은 소비자 심리·반일감정 등의 문제이기 때문에 실제 안전성과는 무관하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도훈 교수는 “예를 들어 8개 현이 아닌 다른 지역에 가서 가공을 하고 들어오는 식품에 대한 검사 같은 것들을 어디까지 할지와 같은 대응책이 정부에서 보다 면밀하게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절차는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2022년 4월’을 CPTPP 가입 신청 시점으로 내걸고 절차를 추진해왔다. 이전 정부에서부터 10년 가까이 만지작거리던 카드에 최근 다시 추진력이 붙은 건 중국이란 변수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중국은 CPTPP 가입 신청서를 냈다. 곧 대만도 뒤따랐다. 이 둘의 가입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만장일치로만 신규 국가를 받아들이는 구조상 새로 들어가려는 입장에서는 기존 회원국이 하나라도 적을 때 가입 절차를 밟는 게 협상에 유리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 현안 관련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CPTPP 가입 신청을 위해 지난 3월 25일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통상절차법)’에 따른 공청회 절차를 마쳤다. 다음은 국회 보고가 남아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현재 논의는) 실제 협상 결과를 가지고 하는 게 아니지 않나. 추후 협상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가입을 신청하는 정도에서는 국회에 보고 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가입 신청은 말 그대로 번호표만 받는 것이다. (타국 사례를 보면) 신청했다고 해서 협상을 바로 시작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번 달까지 가입 신청만큼은 해놔야겠다는 게 현 정부의 의지”라고 밝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학영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순 있지만 우리가 통상 영역을 확대해 가야 한다는 틀에서는 여야 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달 상임위가 열리면 CPTPP 관련 보고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건 그다음부터다. 농수산업계의 우려를 수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농어민들은 각지에서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6일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만나 우려를 전달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위성곤 민주당 의원(제주 서귀포)은 “농업 부문 피해액을 산출하고 대책을 마련한 후에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협정에 가입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이 같은 반대에 대해 정부는 가입 신청 이후에도 논의의 기회는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농어민 의견을 반영하고, 민감한 분야에 대한 피해 대책을 만들고 국민 판단도 듣게 된다. 이런 과정이 상당히 오랫동안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가입 신청은 문재인 정부에서 하더라도, 구체적인 협상과 피해 분야 대책 마련이라는 과제는 차기 정부가 이어받아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공약에서 CPTPP와 같은 역내 무역협정을 활용하겠다고 밝혔고, 당선 이후 이에 관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업무보고도 받았다. 3월 25일 정부세종청사 12동 대강당에서 열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공청회 시작 전 방청객 일부가 CPTPP 가입 철회를 정부 측에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땜질식 대책’을 넘어서 피해 산업 보완은 시장 개방을 할 때마다 매번 되풀이되는 문제다. 이번에 정부는 ▲CPTPP 가입으로 인한 피해에 충분한 제도적 보상 ▲협상 타결 전에도 취약분야 경쟁력 제고 지원 확대 ▲우리 강소기업의 공세적 발굴을 내걸었다. 농수산업 분야에는 직접적 피해보상을 강화하고 폐업지원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안을, 일본 대비 경쟁력이 낮은 소재·부품·장비 제조업에는 기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대안을 담았다. 김봉태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 직접 피해 보상제도는 해당 상품이 수입됐을 때 그와 똑같은 상품을 생산하는 경우에만 적용이 되고 품목 간 대체소비가 일어나는 경우는 포함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축산물 수입이 늘어나 수산물 소비가 줄어드는 건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간접적이고 포괄적인 영향까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은 CPTPP 가입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가 다 얻기만 하는 게임이란 건 국제사회에 없다. 내는 것과 받는 것을 대차대조표로 그려봤을 때 그래도 어느 쪽이 더 나은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전체적으로 플러스가 나오면 들어가는 거다. 지역·다자 차원의 협의체에 들어가지 않으면 우리 혼자 휘둘리게 된다. 보호막은 필요하다. 이런 이점과 특정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을 저울질해봤을 때 훨씬 중요한 게 있을 수 있다.” 이어 그는 “이제 우리도 무역 규범을 그냥 좇아갈 게 아니라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만들어나갈 정도의 체력을 가진 나라가 됐다. CPTPP가 무역 규범을 새로 만들어가는 포럼의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청년들은 왜 ‘지방대 할당’ 반발할까(2020. 11. 13 15:09)
- 2020. 11. 13 15:09 사회
- ㆍ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 공정한 취업기회 박탈 ‘역차별’ 주장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이 확대된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비율을 현행 30%(2022년 목표)에서 5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전북 부안과 대구를 찾아 ‘지방대 50% 할당’ 방침을 거듭 밝혔다. 일자리 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의 모습 / 이준헌 기자 지역인재 의무채용은 왜 나왔나. 국토교통부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제도라고 설명한다. 지역인재가 일할 지역 일자리가 생기면 인구 유출이 줄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시나리오다. 공공기관이 지역으로 이전한 취지와 다르지 않다. 지역인재 의무채용의 법적 근거도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있다. ‘제2의 인국공’ 사회형평적 인력 활용과 균등한 기회보장은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떠받치는 또 다른 축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 있는 계층에게 취업기회를 부여한다는 취지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방대 졸업자(지역인재)는 장애인·보훈대상자와 함께 사회형평적 채용 대상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지역인재 채용 성과에 따라 공공기관을 평가한다. 기획재정부 201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에는 ‘사회형평적 인력 활용과 균등한 기회보장을 위한 노력과 성과’를 평가하도록 명시돼 있다. 공공기관이 비수도권 인재 채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이유다. 지역인재 채용은 필요한가. 올해 수도권 인구는 전체인구의 50%를 돌파했다. 이대로라면 비수도권은 소멸한다. 균형발전 측면에서 지역인재 의무채용 제도는 당위성을 갖는다. 그런데 사회형평적 채용 측면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장 ‘지역 소재 대학 졸업생을 사회형평적 채용 대상으로 봐야 하는가’를 놓고도 답이 갈린다. 지역 소재 대학 졸업장이 공공기관 취업에서 혜택을 받을 자격증이 될 수 있느냐는 주장이 나온다. 이 같은 반응은 청년층에서 두드러진다. 청년은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역차별’을 조장하는 ‘불공정’한 제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청년들은 왜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불공정하고 생각할까. 지방대 할당은 불공정한가.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강원도 소재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박현수씨(가명·26)는 춘천과 원주에서 자란 강원도 토박이다. 박씨는 지난해 지역인재 전형을 통해 취업했는데 지역에서 가정을 꾸리고 뿌리 내릴 생각이다. 박씨는 “서울에서 오래 살다가 직장 때문에 온 사람들은 빨리 떠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한다”며 “반면 지역인재는 지역에 애정이 있다. 회사에서 기획 하나를 해도 지역 발전을 고민하고 주도적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지역에 퍼져 있는 ‘박현수’는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궁극적으로 지역균형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 여당에서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을 50%로 늘리기로 한 것도 더 많은 ‘박현수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균형발전이라는 당위 폐교 위기에 놓인 지방대 문제에도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는 유효하다. 수도권 상위대학(20개 상위 종합대학)으로 매년 2만명의 비수도권 출신 학생이 옮겨간다. 10년 동안 20만명이 넘는 지역인재가 서울로 가는 셈이다. 이들의 90%가량이 수도권에 정착한다. 지방대 학생수 감소는 지방대 폐교로 이어지고 지역 소멸은 가속화된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지역에서 태어나면 지역에서 교육받고 지역에서 잘살 수 있는 길도 필요한데 지금은 그 통로가 막혀 있다”며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은 지방대 문제와 지역 공동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방 소멸로는 청년층을 설득하기 어렵다. 지난 2018년 정부가 법 개정을 통해 권고에 그쳤던 지역인재 채용을 ‘의무화’(2022년까지 30%)했을 때도 청년 여론은 ‘반대’가 우세했다. 지역인재 채용에 대한 당시 여론은 2017년 8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경사노위) 청년고용협의회가 주최한 간담회 회의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역인재 할당은 능력주의를 배제한 채 단지 지방 소재 대학 졸업자라는 획일적 기준을 사용하여 사실상 다른 사람들의 공공기관 취업기회를 박탈한다. 타인의 직업선택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서 규정하는 평등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청년 측 대표 발언 발췌) 경사노위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 10명은 공통적으로 현행 지역인재 요건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이 있는 지역의 대학을 나왔다는 이유로 지역인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거주기간 등 다양한 요건을 고려해 지역인재를 선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 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의 모습 / 김창길 기자 이 같은 문제의식은 2020년 청년들에게도 나타난다. 대학 커뮤니티 게시판에 익명으로 글을 올린 한 대학생은 “이미 블라인드 채용으로 모두가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고 있다”며 “지방대 학생을 50% 채용하는 것은 수도권 대학생을 출발선에 설 수조차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역인재 전형으로 취업한 박현수씨 역시 이 같은 여론에 공감한다. 박씨는 “단순히 최종학력 소재지에 따라 지역인재 여부를 정하는 지금 시스템에서는 수도권 대학생들이 불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본다”며 “대학생들 지적처럼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인재 의무채용의 긍정적인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제도의 불합리성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있는 셈이다. 역차별 빌미 준 허술한 시스템 그렇다면 지방대 졸업자는 사회형평적 채용을 통해 일자리를 할당받아 마땅한 계층인가. 김세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의 ‘공정 채용의 현실과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비수도권 대학 졸업자는 출신 가구의 소득 및 자산 등 경제적 여건에 있어 수도권 대학 졸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에 속할 가능성이 높고, 취업기회에 있어서도 불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대졸자직업이동경로조사(GOMS)와 한국교육고용패널(KEEP) 조사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라 내린 결론이다. 그럼에도 김 연구위원은 현행 지역인재 의무채용 방식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현재 지역인재 의무채용에서 지원자의 경제적 취약성을 판단하는 유일한 근거는 출신 대학의 소재지다. 김 연구위원은 “경제적 취약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왜 ‘출신 대학 소재지가 수도권인지 아닌지에 주목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사회형평적 인력 활용과 균등한 기회보장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 경제적 취약성을 객관적으로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기준을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지금처럼 채용을 ‘할당’하는 방식은 균등한 기회보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공기관이 15~34세의 청년 미취업자를 매년 정원의 3% 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한 ‘청년고용할당제’는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턱걸이 합헌’ 결정을 받았다. 당시 헌법재판소의 위헌 의견은 5명으로 합헌 의견 4명보다 많았다. 하지만 의결정족수인 6명에 못 미쳐 위헌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당시 헌재는 “공공기관은 사기업과 달리 직원 채용에 있어서 균등한 취업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른바 역차별 논란을 피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는 지역인재 의무채용 방식을 당초 ‘채용할당제’에서 ‘채용목표제’로 수정했다. 채용목표제는 지역인재 채용 비율이 목표에 미달할 경우 그만큼을 정원 외로 추가로 채용하는 방식이다. 지역인재 채용 때문에 일반 응시생의 기회를 제한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채용목표제 역시 역차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채용 목표비율 달성을 위해 채용 계획보다 많은 인력을 정원 외로 초과 선발하면 향우 해당 기관의 신규채용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출신 대학의 소재지를 근거로 채용 혜택을 주는 ‘한국형 지역인재 정책’과 유사한 사례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시가 자체 법령(City and County of San Francisco, 2010)을 통해 시에서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업체에 지역주민을 고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정한 채용요건은 출신학교 소재지가 아니라 실제 거주 여부다. 김영록 강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큰 틀에서 봤을 때 지역인재 의무채용 정책의 취지와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균형발전 당위성만 강조하다 보니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할당 목표치를 먼저 부풀려 내놓을 것이 아니라 여론을 설득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더 나은 정책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표지 이야기]‘비대면 의료’ 의료계 반발 넘을까(2020. 05. 08 15:35)
- 2020. 05. 08 15:35 경제
- ㆍ의료 뉴딜 놓고 정부와 의견차…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부터” 정부는 5월 7일 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한국판 뉴딜’의 추진 방향을 확정했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 사회 기반시설의 디지털화와 함께 비대면 산업 육성을 핵심 프로젝트로 꼽았다.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 화상연계 건강 방문관리 시범사업 확대 등 의료 분야와 관련해 정부는 줄곧 ‘원격의료’라는 말 대신 ‘비대면 의료’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차 중대본 회의 결과를 설명하면서도 비대면 서비스는 원격의료 제도화가 아니라 “이미 하던 의료 취약지에 대한 원격 모니터링과 상담 중심으로 시범사업 대상을 한시적으로 조금 확대하고 인프라를 보강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오른쪽)이 4월 26일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KT 관계자들과 함께 ‘가상현실(VR) 원격 재활훈련 솔루션’ 공동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 KT 제공 하지만 보건의료계는 이런 움직임을 사실상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고 있다. “의료계의 반발이 심하니 원격의료라는 단어를 빼고 비슷한 단어(비대면 의료)를 넣은 것에 불과하다”(정형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의사)는 것이다. 보건의료계는 코로나19로 한시적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은 있지만, 이것이 원격의료 장비나 의료 정보기업들의 이권을 위해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구실이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틈탄 원격의료 전면 도입 반대” 정부는 지난 2월 24일부터 대면진료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국민과 의료진의 감염을 막기 위해 환자가 의사의 전화 상담을 받아 약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시적으로 전화진료를 허용한 것인데 원격의료는 이보다 넓은 의미다. 원격의료는 전화·화상진료와 타 기관의 진료기록·영상을 전송받아 진단하는 원격진료에 더해, 환자 개인 의료 기기에서 측정한 건강정보를 이용한 원격 모니터링까지 포함한다. 전문가들이 볼 때 이런 넓은 의미의 원격의료에서 그 효과가 입증된 것은 전화 상담뿐이다. 정형준 부위원장은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집에 몇천만원짜리 장비를 들여와도 대면진료의 보완적 수준밖에 안 된다”며 “화상진료를 마치 대단한 혁신처럼 포장하는 것은 경제 관료들이 얼마나 현장 전문가인 의사들의 의견을 무시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보건의료계가 원격의료에 반대하는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원격진료 시 진단 오류 가능성이 높고, 원격의료 장비의 정확성과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 의료기관 접근성이 뛰어난 국내 특성상 원격의료를 전면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거론된다. 또 원격 의료장비 구입이 불필요한 비용을 유발할 수 있는데다 동네 의원이 아닌 대형 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의료 정보 유출 가능성도 우려된다. 변혜진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위원은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를 대면진료하면서 규칙적으로 약을 먹는지 전화로 확인하는 방식이면 기존보다 훨씬 좋다고 할 수 있지만, 원격으로 환자 증상을 보고 진단하는 것은 의사가 눈으로 문진해서 얻는 정보를 따라갈 수 없다는 점에서 ‘최소 진료’나 진단의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의 홍보이사도 “원양어선이나 격오지, 군부대 등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부득이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원격진료에는 협회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현장 의사들은 일반적인 경우에도 화상진료가 대면진료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의 경우 의료기관 접근성이 좋고, 방문진료(왕진)도 수가만 현실화하면 얼마든지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료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원격의료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한국판 뉴딜의 하나로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들고나온 것 자체가 뉴딜의 정의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보기술을 활용한 효율화 기술이 인력을 줄이면 줄였지 고용창출에 기여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형준 부위원장은 “만성질환자나 이동이 불편한 이들은 전화처방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이들이 진료를 받도록 도와줄 돌봄노동자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사회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오히려 뉴딜의 의미에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격의료를 위한 시범사업 역시 지난 10년간 전화 상담 외엔 어떤 효과도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꾸 산업체의 요구대로 시범사업을 하면서 연구개발비만 눈먼 돈처럼 쓰고 있다”며 “원격의료 담론은 재난을 틈타 산업체의 숙원을 해결하려는 ‘재난 자본주의’”라고 지적했다. 의료 뉴딜은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이어야 보건의료계는 코로나바이러스 2차 대유행을 막으려면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공립 감염병전문병원을 설립하고 2013년 폐업한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하는 등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보건의료인들 5월 7일 긴급토론회를 열고 “정부가 생활방역이라는 이름으로 방역 완화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료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계획과 준비 상황은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팬데믹 2차 유행과 확산을 대비해 공공병상 확충, 중환자 병상 확보, 의료인력 충원, 의료장비 및 개인보호장구(PPE)의 공적 생산과 공급을 시급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017년 기준 병상 수가 인구 1000명당 12.3개로 일본(13.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하지만 정작 공공병상은 부족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을 때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하다 숨진 사례가 여럿 발생했다.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임상의사 수는 2.3명(한의사 포함)으로 OECD(평균 3.4명)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속한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시골에 있는 노령층이 원격 의료장비를 조작하는 법을 배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공공의료 인력을 확충해 방문진료 등으로 접근성을 높여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 위원장은 한국판 의료 뉴딜은 의료인력 확충, 공공의대 설립 등 공공성을 강화하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우리가 방역 모범국가라고 하지만 공공의료 인프라와 인력이 부족했다는 허술한 점도 많이 드러났다”면서 “유럽과 미국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금융위기를 이유로 보건의료 예산을 줄이고, 의료민영화를 확대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협회는 원격의료에는 반대했지만 ‘의료 뉴딜’의 방향에 대해선 시각차를 보였다. 김대하 이사는 “코로나19 사태로 환자 내원 수가 급감해서 중소병원이나 일반 의원급 의료기관은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공공의료 인력 확충보다 기존 기관이 고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원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정부가 건강보험 선지급 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4000억원 규모의 융자지원 사업도 벌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출금 성격에 그치는 한계가 있고, 지원금도 실제 기관당 신청 액수의 3분의 1밖에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표지 이야기
- [표지 이야기]혁신학교에 대한 부모들의 반발,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2019. 04. 01 15:10)
- 2019. 04. 01 15:10 사회
-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주민들이 혁신학교 지정 반대 시위를 벌였다. 부모들이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이유는 성적이 떨어지고, 대학입시에 불리하다는 것이다. 혁신학교의 ‘백년대계’는 가능할 것인가 ‘혁신학교는 지속 가능한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학교 공간혁신 합동 워크숍’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물음에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혁신학교는 정권의 부침에 따라 진보교육감 집단의 실책으로 마무리 지어질 수도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에 공고히 자리잡을 수도 있다. 실제 혁신학교가 ‘공교육 정상화’로 가는 시험대라는 진보교육계의 주장은 2019년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여전히 많은 학부모들은 혁신학교를 거부하고, 내 아이가 입시 위주의 교육을 받아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교육은 지속 가능한가. 모두가 잠든 교실은 정상인가. 수능시험 성적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해마다 발생하는 사회는 정상사회인가.’ 이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모두 “아니다”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 교육이 정치적 입김을 배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는 없을까. 여기에 대한 해답은 찾지 못한 채 학생들은 오늘도 학원수업으로 부족한 잠을 교실에서 보충하고 있다. 또 성적으로 서열화된 교실에서 낙오된 학생은 학교 밖 청소년이 되고 있다. 혁신고교가 단 한 곳도 없는 강남구 지난해 12월 혁신학교 지정에 반대하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 예비 학부모들이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예비혁신학교 지정 반대 및 조희연 교육감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이 헬리오시티 단지 내 가락초등학교와 해누리초·중학교를 모두 예비혁신학교로 지정하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예비 학부모의 의견은 무시한 채 일방적 추진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반대의 근거로 ‘혁신학교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을 들었다. 헬리오시티 입주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헬리오시티가 무너지면 강남이 무너진다’는 말이 돌았다. 현재 서울 강남구에는 혁신고등학교가 단 한 곳도 없다. 강남구 유일 혁신고로 주목받았던 중산고가 2014년 하반기 공모를 통해 혁신학교로 지정된 적이 있지만 기존 학부모와 입학을 앞둔 중학교 3학년 부모들의 반대로 반년을 채우지 못하고 일반고로 돌아갔다. ‘헬리오시티는 강남지역에 혁신고가 침투하는 것을 막는 최전선’이라는 말은 송파구에 혁신학교가 지정되면 혁신학교가 바이러스처럼 강남구 전체에 퍼질 것이라는 우려가 담긴 얘기다.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처럼 혁신학교 학생들은 기초학력이 낮고 성적이 떨어진다는 말은 진짜일까, 아니면 괴담일까. 이에 대한 교육부의 답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였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7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난 학생의 비율이 혁신고등학교의 경우 지난해(2016년) 11.9%로 전국 고교 평균(4.5%)의 2.6배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혁신중학교의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5%로 역시 전국 중학교 평균(3.6%)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곧바로 혁신학교에 대한 비난으로 돌아왔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좌파·빨갱이·전교조가 장악한 혁신학교가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며 곽 의원실 발표자료를 인용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표본집단에 대한 이해가 빠져 있었다. 기본적으로 도시와 농어촌 지역 학생 간의 학력 격차는 존재한다. 일반학교와 혁신학교라는 구분을 차치하더라도 농어촌 학생의 기초학력이 도시 학생보다 높을 수는 없다. 결국 애초에 혁신학교는 농어촌 지역, 특히 낙후된 지역, 폐교 직전 학교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전제가 빠진 통계라는 말이다. 실제 교육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혁신학교 성과분석’을 살펴보면 혁신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은 일반학교 학생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곽상도 의원의 발표가 절반은 맞은 셈이다. 그러나 동일 지역 내 동일 학령 간 일반학교와 혁신학교를 분석해보니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입학성적과 경제수준 등 변수를 고정하고, 동일 지역 내 일반중학교 재학생과 혁신중학교 재학생의 국·영·수 성적을 ‘분석모형 평가’로 비교하니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혁신중학교 재학생의 평균성적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해당 평가는 2011년도 중학교 6학년 학업성취도 평가와 2014년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국어의 경우 서울지역 혁신중학교 학생의 평균성적은 96.82점, 일반중은 99.75점으로 일반중이 높게 측정됐으나, 동일한 행정구역으로 변수를 고정시키니 일반중의 평균 국어성적은 97.33점으로 차이(2.93→0.51)가 줄어들었다. 경기도는 동일 행정구역으로 변수를 고정시키니 혁신중학교 학생의 국어 평균(97.28)이 일반중의 국어 평균(96.93)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학 역시 동일 행정구역으로 고정시킨 이후 점수 평균을 비교하니 경기도와 서울, 강원도 등 세 지역에서 혁신중 학생 평균점수가 일반중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 혁신중의 영어 평균점수는 96.21인 반면, 일반중 평균점수는 99.22로 큰 폭의 차이를 보였으나 동일 행정구역으로 변수를 고정하니 일반중의 영어 평균이 96.51로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서울은 혁신중 영어 평균점수(98.97)가 일반중(98.46)보다 높게 측정됐다. 강원도와 전라북도도 혁신중 평균점수가 일반중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병부·송승훈·남미자·이경아 등 경기도 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이 2013년 발표한 ‘경기도 혁신고등학교 성과분석’에 따르면 혁신고가 일반고에 비해 가정환경과 이전 학업성취도는 낮았으나 학교 평균, 사회·경제적 여건 등의 변수를 통제한 후 혁신학교 여부에 따른 학생들의 등급 차이를 살펴보니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초기점수 및 성장률의 통계적 차이를 살펴본 결과 혁신학교 학생들의 성장률이 일반학교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6학년-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2학년’ 총 세 가지 시점에 걸친 성장률 분석을 해보니 초기 점수는 일반학교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혁신학교 학생의 성적 성장률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반학교 학생은 높은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되 성장률은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선영 교육부 학교혁신정책과 연구사는 “혁신학교 학생의 성적이 (일반학교에 비해) 낮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혁신학교에 진학해서) 성적이 떨어진다는 말은 틀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각 학생의 거주지나 가정환경, 경제력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점수만 가지고 단순비교를 하면 혁신학교 학생이 공부를 못한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같은 서울 안에서도 일부 낙후지역과 강남구의 성적은 일반학교 간에도 차이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혁신학교 학생이라 성적이 낮다는 말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혁신학교가 입시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게 존재한다.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가치나 교육목표가 문제풀이식 입시제도와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성적 미달과 입시에 불리하다는 생각 아이를 혁신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조차 혁신학교의 교육에 대해서는 만족하면서도 입시에 불리할 것이라는 인식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혁신초등학교를 선호한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경기도 판교지역은 2014년 보평초등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당시 보평초 입학이 가능한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 간의 집값이 2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모든 지역이 판교 일부 지역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혁신학교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나 교육방향에 대한 인식이 우리 사회에 자리잡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A초등학교가 이 지역에서는 부모의 교육수준이나 직업수준이 높고, 교장도 공부에 대한 열의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리해서 A초등학교를 배정받는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그런데 아이가 4학년이 되던 해에 A초등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부랴부랴 동네 엄마들한테 ‘계속 애를 A학교에 보낼 것이냐’고 물었다. 일부 엄마는 실제로 학기 초에 이사를 가기도 했다. 그대로 남은 엄마들은 ‘어차피 공부는 학원에서 하는 건데 학교에서는 마음껏 놀고 자라고 말했다’고 하더라. 만약 중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됐다면 나도 이사를 갔을 것 같다.”(서울 ㄱ지역 학부모 ㄴ씨) “솔직히 혁신이 뭔지도 모르고 근거리 배정을 받았다. 학부모총회를 하는데 한 엄마가 계속 학교에 보낼 것이냐고 물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혁신중학교였다. 집을 구하고 이사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 않나. 지금도 우리 아이는 혁신중학교에 그대로 다니고 있다. 아이는 엄청 만족한다. 주말마다 친구들이랑 프로젝트를 한다며 나가는데 그 자체로는 의미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일반고에 진학했을 때 아이 성적이 떨어져 있진 않을까 걱정돼 일반중학교 재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국·영·수 학원에 보내고 있다. 그 (일반) 중학교 학생들이 특목고, 자사고 진학률이 높다. 이것도 엄마들끼리 정보를 교류해서 다같이 보내는 거다. 거기서 우리 아이의 레벨을 확인하고 있다.”(서울 ㄷ지역 학부모 ㄹ씨) 일부에서는 혁신학교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관리에는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대입전형이 수능보다 수시 비중이 높아지면서 혁신학교에서의 각종 프로그램들이 오히려 대학의 학생부전형 선발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입시전문가들은 혁신학교의 프로그램은 입시 대비용 학종 관리와는 거리가 있다고도 지적한다. 그 비교대상으로 언급되는 것이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다. 자사고는 학생의 다양한 활동을 보장하고, 각종 외부활동 참여 독려, 사회현상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 및 보고서 작성 등을 장려한다.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형태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셈이다. 한 중학교 교사는 “혁신고의 프로그램을 가장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곳이 자사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둘은 결정적 차이가 있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학생활동 지원의 방점이 자사고는 입시에, 혁신고는 진로탐구에 있다는 점이다. 유성룡 커넥츠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3월 26일 <주간경향>과 전화통화에서 “혁신학교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보장하고, 학생의 적성에 맞춘 교육을 한다는 점에서는 자사고와 유사한 점이 있지만 혁신학교와 자사고는 교육의 지향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유 소장은 “자사고 역시 학생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한 교육을 하지만 지향점은 ‘입시’다. 자사고는 학교장의 재량이 비교적 많이 보장된다. 그 재량이 교과서 위주의 수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강화되는 반면, 혁신고는 교과서를 벗어난 교육을 지향하는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해서 혁신학교가 대입에 불리하다는 결론을 내릴 만한 유의미한 자료도 현재까지 나온 적이 없다. ‘혁신학교에 보내면 대입에 실패한다’는 말은 증명되지 않는 주장에 불과한 셈이다. 김태근 이투스 평가이사는 “현재까지 혁신학교 출신의 대학 진학률·상위권 대학 진학률이 일반학교에 비해 낮다는 결론이 나온 유의미한 자료는 발표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그러나 혁신학교를 다니면 대입에 지장이 있다는 우려가 그 자체로 잘못된 지적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혁신학교와 자사고, 서로 지향점 달라 입시 위주의 서열화된 대한민국 사회에서 혁신학교가 지속가능할 방법을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중현 전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저서 <혁신학교는 지속 가능한가>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혁신학교나 혁신학교 2.0은 지속 가능한가? 이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그 이유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교육개혁을 한다고는 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제, 방법, 내용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정권마다 초기에 교육개혁을 한다고 하지만 현장 교원들은 4년만 지나면 끝이라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그러나 정권에 따라 가장 먼저 흔들린 게 바로 교육이다. 결국 이념을 떠나 국가와 국민 전체가 ‘교육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답을 찾는 것이 올바른 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번째 과제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혁신학교가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매일 아침 일곱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릿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막힌 꽉 막힌 사방이 막힌 /널 그리고 우릴 덥썩 모두를 먹어삼킨 /이 시꺼먼 교실에서만 /내 젊음을 보내기는 너무 아까워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 있는 그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좀 더 잘난 네가 될 수 있어’ ‘서태지와 아이들’은 1994년 ‘교실 이데아’를 발표하며 교육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모두가 가사에 공감했고,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실 이데아’는 그러나 2019년에도 여전히 대한민국 교육현실을 동일하게 관통한다. 노래가 발표된 지 25년이 지났지만 교실은 바뀐 게 없다. 혁신학교는 지속 가능한가. 여전히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슬픈 현실의 방증이다. 혁신학교란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학생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시도된 새로운 학교 모델. 2009년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경기도 지역 13개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하며 전국으로 확대돼 왔다. 2019년 3월 현재 전국에 1713개의 초·중·고 혁신학교가 지정·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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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임신중단권 폐기 반발, 여성 셀럽들 일어섰다
- 2022. 06. 30 14:16 화제
-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중단권을 폐기하자 여성 유명인사와 팝스타들이 한 목소리를 내며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연합뉴스미국 연방대법원의 임신중단권(낙태권) 폐기 판결을 내리면서 여성 유명인사와 팝스타들이 한 목소리로 이를 비난하는 입장 표명에 나섰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은 임신 후 약 24주까지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파기했다. 이로써 미국의 26개주가 향후 임신중단권을 폐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6일 열린 영국 음악 축제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임신중단권 폐지를 성토하는 자리가 됐다. 무대에 오른 팝스타들은 무대에 올라 보수 성향의 연방 대법관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10대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큰 충격을 받았고 두렵다. 임신중단권 폐지 때문에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대법관 판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나열한 후 욕설로 된 노래를 원곡자 릴리 알렌과 함께 부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같은 날 팝스타 아일리시도 “미국 여성들에게 정말 어두운 날”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대법원 판결 이전부터 임신중단이 불법이었던 텍사스 출신 래퍼 메건 디 스탤리언도 “내 고향은 정말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내 몸에 대해서는 내가 선택할 것”이라고 동조했다.임신중단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유지하라”며 시위하는 여성 시민들. 연합뉴스몸 긍정주의와 자기애(self-love)를 주창해왔던 팝스타 리조는 1백만 달러(약 12억 9천만원)을 임신중단권 관련 단체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리조는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과 큰 목소리”라며 “그들(보수 성향 판사) 조직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부 취지를 밝혔다. 미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 국민이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근원적인 권리를 잃게 된 것에 가슴이 아프다”며 임신중단권을 옹호하는 단체들에 힘을 실어줄 것을 촉구했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오바마의 글을 리트윗하며 “수십 년 동안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웠던 사람들의 뜻이 수십 년 후 오늘 박탈됐다”고 했고 머라이어 캐리 역시 “여성의 권리가 눈앞에서 무너지는 세상에 왜 살고 있는지를 11살 딸에게 설명해야 한다. 정말 이해할 수 없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핑크(P!nk)는 “얼마나 많은 보수 성향의 사람들이 자신의 아내, 내연녀에게 낙태를 권고했는지 매우 궁금하다. 이런 상황이 정말 괜찮다고 믿는다면 내 음악을 듣지 말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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