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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248 건 검색)

[영상]인류 최대 발사체 ‘스타십’ 7차 시험발사 실패…1단 로켓 포획은 재현
[영상]인류 최대 발사체 ‘스타십’ 7차 시험발사 실패…1단 로켓 포획은 재현
2025. 01. 17 08:20국제
... ‘예정에 없던 급속한 해체’를 경험했다”고 썼다. 예정에 없던 급속한 해체란 스페이스X가 발사체 폭발이나 파괴를 지칭할 때 쓰는 표현이다. 스페이스X는 모든 비행 데이터를 검토해 원인 파악에...
국내 우주기업 이노스페이스, 발사체 ‘1·2단 분리 시험’ 성공
국내 우주기업 이노스페이스, 발사체 ‘1·2단 분리 시험’ 성공
2024. 12. 23 10:03경제
... 하늘로 쏜 것은 아니며, 단 분리 과정을 모사한 시험 시설에서 이뤄졌다. 단 분리는 모든 우주 발사체에서 비행 성패를 결정 짓는 고비다. 우주로 상승하면서 연료를 다 태운 1단 로켓이 2단 로켓과...
제주에 강한 바람 거센 파도…해상 발사체 바지선도 쓸려가
제주에 강한 바람 거센 파도…해상 발사체 바지선도 쓸려가
2024. 11. 27 15:04사회
... 파도에 휩쓸려 좌초돼 있다. 연합뉴스 27일 제주에 강풍이 몰아치고 높은 파도가 일면서 해상 발사체 지지대 역할을 하는 바지선이 좌초하고, 하늘길과 바닷길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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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 기술만 따라갈 게 아니라 한국만 할 수 있는 우주 통신·로봇 내세워야”
발사체 기술만 따라갈 게 아니라 한국만 할 수 있는 우주 통신·로봇 내세워야”
2024. 11. 17 21:05과학·환경
...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만 가진 특별한 우주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발사체 기술을 추격하는 것뿐만 아니라 통신이나 로봇 등 한국에 강점이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스포츠경향(총 42 건 검색)

‘미래 준비하라’스페이스X, 대형 발사체 ‘스타십’ 한국 선택
‘미래 준비하라’스페이스X, 대형 발사체 ‘스타십’ 한국 선택
2024. 10. 03 15:29 생활
미국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 중인 대형 발사체 ‘스타십’의 첫 해외 협력 논의 대상으로 한국을 택했다. 유인 캡슐 탑재하고 이륙하는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존 리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은 지난 2일 경남 사천 우주청 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리 본부장은 지난달 18~27일 미국을 방문해 NASA 본부와 응용물리연구소(APL), 제트추진연구소(JPL) 등 연구소와 스페이스X,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 등 우주 기업들을 잇달아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스페이스X의 경우 스타십이 달에 갈 경우 우주청이 어떤 것을 기대하는지를 요청해 관련 자료를 제시하고 설명했다며 스페이스X 측에서 스타십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기 위해 처음 접촉한 곳이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한국에 우주청이 만들어지자 스페이스X가 만남을 요청해 이런 논의로 이어졌다며 스페이스X 측이 한국의 달 환경 모사 챔버 등에 관심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처럼 한국의 우수한 연구역량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일을 만드는 것이 우주청이 설립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우주청은 이번 방미 중 NASA와 우주항공 협력 공동성명서 및 L4 탐사 협약을 맺고, 미국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와 관련한 연구협약 체결도 향후 진행하기로 했다. 리 본부장은 방미 중 NASA와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등이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JWST)의 뒤를 잇는 차세대 우주망원경 ‘거주가능 세계 천문대(HWO)’와 고도 200~300㎞ 초 저궤도(VLEO) 위성 협력을 타진해 왔다며 “한국의 합성개구레이더(SAR) 기술과 심우주 광통신 등에 대해 기대감이 컸다”고 전했다. 아직 한국의 구체적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 아르테미스와 관련해 그는 “프로젝트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계획을 재정비하는 과정”이라며 “이달 열리는 국제우주대회(IAC)에서 아르테미스 고위급 협의회를 갖고 논의하면 한국이 어떻게 접근할지가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우주청 개청과 함께 업무를 시작한 리 본부장은 사천 우주청사에 있는 날보다 국내 연구시설과 기업을 돌아본 날이 더 길었다며 국내 우주개발 현황을 직접 눈으로 보고 파악하는 기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의 국내 우주개발을 ‘저위험·고비용’으로 진단하고, 이제는 방향을 바꿔 ‘고위험·저비용’으로 가야 수준이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패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고, 잘하면서 발생하는 실패에서도 배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주에 오르는 것보다 태도를 바꾸는 게 어렵다고 하는데, 이를 바꿔야 ‘퀀텀 리프’(양자 도약)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주청이 개청 후 여러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선택과 집중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리 본부장은 “아이가 여럿 있는데 하나만 신경 쓸 수는 없는 것”이라며 여러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그는 “10년 걸릴 것을 5년에 한다면 예산도 줄어드는 것”이라며 임무본부 내에 장기 프로젝트를 합하고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미션을 줬다고 설명했다. 리 본부장은 우주청의 목표에 대해 ‘선도 기술 개발을 통해 우주 분야 시장을 만들고 기업에 기회를 주는 것’으로 정의하며 “우주청이 기업을 키울 수도 없고, 기업이 투자를 목표로 하면 정부에 의지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우주청이 10㎝를 구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위성 기술을 개발해 기업에 제공하면, 기업이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그는 지금까지 한국이 위성과 발사체 제조 등 인프라 구축 산업인 ‘업스트림’에 주력해 왔지만, 규모가 훨씬 큰 산업인 인프라를 활용하는 ‘다운스트림’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지재권 갈등에 대해서는 법 테두리 안에서 고민해야 한다면서도, “NASA에서는 계약 과정에서 지식재산권을 모두 기업에 넘겨 기업이 빨리 자랄 수 있게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기업에 기술을 넘기는 것이 맞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리 본부장은 임무본부가 4개 부문별 포지셔닝 페이퍼와 전략보고서를 연내 발표할 예정이라며 “우주청이 새로 만들어진 만큼 조금 더 기다려 준다면 어떤 일을 하는지가 보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본부장은 NASA에서 29년간 일하며 NASA 헬리오피직스 프로젝트 관리자, NASA 산하 고더드우주비행센터 위성통합본부장 등을 지낸 우주 전문가다. 미국 백악관 행정예산국에서 예산관리자로도 일했다.
북한 발사체 재난문자 오발령, 스타들 한 목소리로 ‘성토’
북한 발사체 재난문자 오발령, 스타들 한 목소리로 ‘성토’
2023. 05. 31 16:17 연예
방송인 박명수. 사진 스포츠경향DB 31일 오전 북한에서 발사된 발사체로 인해 생긴 경계경보 재난문재 오발령에 관해 스타들이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지난 31일 오전 6시40분쯤 서울시는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긴급 재난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발령 22분 뒤 행정안전부는 해당 긴급 재난문자가 오발령됐음을 알렸다. 서울시민을 비롯한 국민들이 혼란에 빠졌으며, 스타들도 이 상황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 사진 스포츠경향DB 아나운서 최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경보 문자에 머리가 하얘졌다”며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생각했지만, 머릿속에 데이터베이스가 없어 정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무력감을 토로했다. 배우 이윤지는 “두렵지만 감사하게도 아직 살아있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내려다보고 그 순간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을 다시 한번 마음으로 확인했다”며 놀란 심경을 전했다. 작가 허지웅은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미 며칠 전 이례적으로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통보됐던 일이 굳이 새벽에 안전도 긴급도 아닌 ‘위급’ 재난문자를 통해 알려야 할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방송된 KBS Cool FM ‘박명수의 라디오쇼’ DJ 박명수도 가세했다. 그는 재난문자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되는데, 대피할 곳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며 “재난문자가 제대로 울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위험했으니 울렸을 것이다. 국민들이 힘들어하니 정부가 각별히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D-1’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우주 향해 섰다
‘D-1’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우주 향해 섰다
2021. 10. 20 16:26 생활
20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기립된 누리호의 모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1차 발사 예정일 전날인 20일에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제2발사대로 이송돼 기립 작업을 끝마쳤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전했다.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누리호는 오는 21일 오후 1차 발사를 시도할 예정이다. 발사 시각은 오후 4시가 유력하며 과기정통부는 기상, 발사체 상태,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해 예정 시각 1시간 30분 전에 발사 시도 시각을 공개할 예정이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 20분쯤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종합조립동을 출발해 8시 45분쯤 제2발사대로 이송이 완료됐다. 오후에는 누리호에 추진제와 전기를 공급하는 설비인 엄빌리칼(umbilical)과 누리호를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엄빌리칼 연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누리호에 추진제와 전기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해 누리호 발사가 연기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엄빌리칼 연결이 끝나면 ‘기밀 시험’을 진행해 연료와 산화제 충전 과정에서 막히거나 샐 가능성이 없는지 점검한다. 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통신 시험과 발사체 추적 시스템 점검 등을 진행한 뒤 발사 전날 준비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D-3, 당일 날씨 ‘맑음’ 전망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D-3, 당일 날씨 ‘맑음’ 전망
2021. 10. 18 21:48 생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6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전 최종 점검 단계인 WDR(Wet Dress Rehearsal)을 위해 실제 발사에 사용될 비행 기체를 이송해 발사대에 기립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발사될 21일 나로우주센터 주변 날씨는 맑아 발사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는 21일 대체로 맑은 날씨를 유지할 예정이다. 발사 당일 최저 기온은 6도, 최고 기온은 18도로 예상되며, 비가 올 확률도 크지 않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발사체를 발사대로 옮겨 기립하는 작업을 진행할 20일도 날씨가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발사 전날인 20일 나로우주센터 주변 예상 기온은 최저 9도, 최고 15도다. 강수 확률은 0∼30%며, 풍속도 10㎧ 이하일 것으로 예보돼 날씨로 인해 발사체 이송, 기립 작업이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전망이다. 수십만 개 부품이 오차 없이 작동해야 하는 발사체는 작은 변수가 발생해도 발사에 어려움을 겪는다. 발사체 발사 적합 기온은 영하 10도와 영상 35도 사이이며, 순간최대풍속은 21㎧ 이하여야 한다. 비는 오지 않는 쪽이 발사에 유리하다. 원론적으로는 비가 내려도 발사에 큰 문제가 없지만, 불확실한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비가 오면 발사를 연기하고 맑은 날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비행 경로상 번개가 칠 가능성도 없어야 한다. 비행 시 탑재체가 손상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기상 상황으로 인한 발사일 변경은 해외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아랍에미리트(UAE) 화성탐사선 ‘아말’은 2020년 7월 15일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를 준비했으나 기상 상태가 나빠져 발사를 5일 미뤄진 7월 20일에 진행됐다. 미국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 유인우주선 ‘리질리언스’도 바람으로 인해 발사일을 하루 늦춰 2020년 11월 15일에 발사된 바 있다.

주간경향(총 2 건 검색)

[2050 과학오디세이]고정환 한국우주항공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 “우리 발사체로 2030년까지 달 착륙”(2021. 04. 16 11:09)
2021. 04. 16 11:09 문화/과학
전남 고흥 포두면을 거쳐 동일면, 봉래면으로 이어지는 약 47㎞의 길은 ‘우주로 가는 길’로 불린다. 봉래면 외나로도에 있는 나로우주센터가 종점이다. 가는 길 곳곳에 아기자기한 섬들이 둥글게 솟아 있고, 갯벌과 해수욕장이 숨어 있다. 이중 어디가 ‘누리호’ 발사 모습을 지켜보기 좋은 ‘명당’일까. 오는 10월 누리호 1차 시험발사가 다가올수록 국민의 이목이 주목될 곳이다. 고정환 한국우주항공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이 4월 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종합 조립동에서 누리호 개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항우연 제공 이제 반년 남았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 사업은 지난 3월 25일 1단 종합연소시험에 성공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시험발사가 성공하면 우리가 원하는 때, 원하는 위성을 우주로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상공 600~800㎞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3단형 발사체이다. 누리호급의 우주발사체를 자국에서 발사할 수 있는 나라는 6개국에 불과하다. 누리호 사업이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 7대 우주강국의 반열에 오른다. 20년 넘게 로켓 개발 외길 누리호 사업에는 한국의 과학기술, 제조역량이 총동원됐다. 이를 조율하고 지휘한 이는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54)이다. 고 본부장은 2000년 우리나라 최초의 액체추진 로켓인 과학로켓(KSR) 3호 개발에 참여하면서 로켓 개발에 발을 들였다. 이후 지금까지 20년 넘게 줄곧 로켓 분야 연구에 매진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체계종합팀 책임연구원, 발사체품질보증팀장을 거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 단장을 거쳤다. 고 본부장은 어릴 적 마징가Z, 태권V 같은 로봇 만화에 심취했다. 1985년 서울대 항공공학과에 입학하면서 과학 꿈나무에서 진짜 과학도의 길을 걷게 됐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원 항공우주공학과에서는 유도제어 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약 4년간 미국의 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국내로 들어왔다. 그는 “유도제어 분야는 시스템에 관한 정보를 많이 알게 돼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없는 외국인이 취업하기 어려운 분야다. 연구원으로 있어도 외국인이라 보안등급에 차이가 있어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입사한 후엔 10년 넘게 발사체 비행 안전을 맡았다. 로켓이 비행하다 문제가 생길 경우 비행 중단 결정을 내리는 게 그의 일이었다. 로켓은 상당한 양의 연료를 싣고 비행한다. 잘못 추락할 경우 인명·재산 피해가 클 수 있다. 모니터링을 하면서 이상이 감지된 순간 빠르게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발사 장면을 눈으로 볼 여유가 없었다. “비행 안전 일을 할 땐 폐쇄회로(CC)TV로도 발사 장면을 못 봤다. (본부장을 맡고 있는) 지금도 발사통제소 안에서 CCTV만 볼 수 있지 육안으론 못 본다.” 그는 2015년 8월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장을 맡으며 누리호 개발을 지휘했다. 처음 시작할 때 수십명 수준이었던 인력은 지금 200명 넘게 불었다. 폰 브라운처럼 천재적인 한명이 우주 개척을 진두지휘하던 시절은 이제 지났다. 고 본부장은 “엔진을 만드는 사람, 연료·산화제 탱크를 만드는 사람 등 지금은 전문분야가 매우 세분화돼 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도 30년 전부터 항우연 안에 축적된 기반 위에서 이뤄온 것이지 특출난 한명이 했다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4월 6일 고 본부장을 만난 곳은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종합 조립동이다. 높이 40m, 폭 30m, 길이 70m 정도의 조립동 안에서 누리호 1~3단이 조립되고 있다. 조립동 안에 들어가려면 먼저 에어클린실을 통과해야 한다. 미세 먼지라도 배관에 들어갈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 시험발사를 위한 1·2단 비행모델(FM)의 조립이 70%를 조금 넘게 진행됐다. 3단 비행모델은 이미 조립이 완료됐고, 바로 옆에서 내년 5월 예정된 2차 시험발사에 쓰일 비행모델 2호기 3단이 제작 중이다. 발사대 인증시험을 위한 인증모델(QM)은 이미 제작이 완료돼 전체 조립을 위한 점검을 받고 있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종합 조립동에서 로켓 개발자들이 누리호 3단 로켓(왼쪽)을 제작하고 있다. / 항우연 제공 시행착오와 실패가 자산으로 비행모델 제작은 7월에 끝난다. 그에 앞서 5월에는 인증모델 기체 1~3단을 결합해 처음으로 발사대와 접속해보는 발사대 인증시험을 한다. 발사대에서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고 빼내는 과정을 연습한다. 문제가 생길 경우 발사를 중지하고 철수하는 연습도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 본부장은 “나로호 개발 때 러시아에서 많이 배운 부분이다. 센서를 삼중화하고, 연료 주입 순간부터 반경 1.8㎞ 내의 사람을 완전히 소개하고 원격으로 조작한다. 내부의 연료와 산화제가 다 배출된 후에만 사람이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켓엔진은 연소실과 노즐, ‘터보펌프’로 불리는 추진제 공급계통으로 크게 나뉜다. 누리호는 연료로 항공등유를, 산화제로 액체산소를 쓴다. 연소실에서 추진제를 분사해 연소하면 고온고압의 가스로 변한다. 이 고온고압의 가스가 노즐의 좁은 목을 통과해 가속되면서 운동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연소실 압력은 60기압에 달하는데 연료와 산화제를 그 이상의 압력으로 공급해야 연소실에 들어갈 수 있다. 이를 위한 장치가 터보펌프이다. 터보펌프는 1분에 1만번 회전하며 연료, 산화제를 고압 상태로 만들어 연소실에 밀어넣는다. 로켓은 엔진의 총추력이 기체 중량을 상회해야 발사대를 떠나 날아오를 수 있다. 추력은 로켓이 기체를 가속하는 힘의 양이다. 추력 75t의 누리호 1단 엔진 4개가 묶여 전체 추력은 300t이 된다. 누리호의 무게가 200t이라 1.5G의 가속도를 얻어 발사대를 떠날 수 있게 된다. 고체로켓은 발사 순간부터 6~7G의 가속도를 낸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액체로켓을 단 발사체가 발사대를 떠날 때는 매우 느리게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액체로켓도 60초 정도가 지나면 음속을 돌파한다. 4G라면 지표 중력 가속도의 4배를 뜻한다. 가속도가 커질수록 구성품의 무게가 늘어 구조에 무리를 준다. 연소와 비행으로 인한 진동도 엄청나다. 고 본부장은 “전자장비가 고속에서는 못 견뎌요. 그래서 보통 발사체들은 중력 가속도의 4배 이하로 제한하고 모든 장비도 그 정도 규격으로 제작한다. 액체가 들어 있어 움직이면 출렁출렁하면서 안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능한 이륙 가속도를 크지 않게 출발해 점점 속도를 높여간다”고 설명했다. 누리호는 한국의 과학기술과 제조역량을 집약한 결정체이다. 이날 1단 로켓에 결합된 4기의 75t 엔진을 직접 보니 눈으로 좇아가기 힘들 정도로 복잡했다. 추력 7t인 3단 엔진도 난이도는 비슷했다. 3000℃에 달하는 온도에 노즐이 녹지 않도록 냉각 성능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었다. 엔진 자체도 복잡하지만 엔진을 기체에 조립하기 위한 배관과 전선 등이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 있다. 영하 183℃인 산화제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새지 않도록 하는 데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상태를 알기 위한 센서도 100여가지가 붙는다. 전체 부품의 수는 37만개, ‘신경세포’ 역할을 하는 전선의 길이는 약 47㎞에 달한다. 과연 손을 집어넣어 조립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들 만큼 복잡했다. 실제 대부분의 연기 이유가 1단 조립 때문이었다. 조립하는 과정에서 순서가 맞지 않아 풀어서 처음부터 다시 조립하기도 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됐지만 안 해보고는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고 본부장은 “손만 들어갈 게 아니라 도구가 움직일 여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캐드(CAD) 상으로 잘 확인이 안 돼 시행착오를 겪었다. 지금은 처음 할 때보다 굉장히 안정화됐다. 한번 해보면 그다음은 잘되니까 경험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주 개발 과정을 보면 실패와 모방에서 배운다는 말은 진리이다. 오늘날 세계 정상급에 오른 중국은 1950~1960년대 러시아에서 기술을 배우다가 어느 순간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북한 역시 스커드 미사일을 역설계해 노동미사일을 만들고 발사체에 적용했다. 우린 그렇게 발사체를 가져와 뜯어볼 기회도 갖지 못했고, 나로호 때도 가까이 가서 보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나로호의 경험이 없었다면 한국형발사체 개발은 불가능했다. 기술은 이전받지 못했지만, 러시아와의 협업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될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실제 로켓과 크기, 무게, 무게 중심 등을 동일하게 만든 로켓 목업(Mockup)이 놓여 있다. / 항우연 제공 세계 7대 우주강국 머지않아 고 본부장은 “러시아 쪽 보안요원이 있어서 어려웠던 건 사실이다. 민감한 부품에 접근하는 것이나 들여다보는 걸 많이 제지받았다. 러시아 사람과 놀거나 저녁에 술 한잔하고 싶어도 제약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두 번의 발사 실패 후 조금 느슨해지면서 자기들 술자리가 있을 때 부르는 경우도 있고, 작업하면서 물어보면 조금 이야기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나로호 사업은 기술 이전이 없는 사업이었지만, 그럼에도 그 사업을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익혔다.” 우주발사체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는 9개국 정도이지만, 누리호에 쓰이는 크기의 엔진을 개발해 운용한 나라는 우리가 7번째이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이 세계 7대 우주강국에 오른다는 말은 여기서 나온다. 발사체는 기술 이전이 거의 불가능해 설계와 제작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문제를 해결한 지식과 기술은 고스란히 우리의 자산이 된다. 나름의 독자 기술을 확보해 발사체 개발에 성공하면 비로소 우주 분야의 국제협력이 원활해진다. 일본 역시 미국 항공우주국이 시험 삼아 낸 과제를 성공시켜 기술력을 인정받은 후에 국제우주정거장에 화물을 나르는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발사체 성공 경험이 우주 개발의 ‘이너서클’에 들어올 수 있는 초대권인 셈이다. “지금은 어떻게든 발사 기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 쏠 땐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한번 성공한 후에는 굉장히 빨리 발전할 수 있다. 한번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의 차이는 매우 크고, 안 해본 사람은 취급을 안 한다. 자력 발사체가 있고 없고에 따라 상대 국가가 우리를 대하는 자세가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개발이 성공해 우리 발사체로 어디든 원하는 데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다면 굉장히 다양한 일을 우리랑 같이하자고 제안이 들어오지 않을까.” 오는 10월 첫 누리호 비행시험에는 위성 모사체를 실어 발사한다. 내년 5월에는 별도 제작한 성능 검증 위성을 싣는다. 두 번의 비행시험을 통해 탑재물을 보호하는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는지 등을 최종 검증하면 발사체 개발이 완료된다. 그 후에도 차세대 소형위성 2호,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한국형발사체 검증용으로 계획돼 있다. 고 본부장은 그 후에도 누리호 개발의 성과를 이어받고 발전시킬 후속 사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멈추면 발사체 기술의 전승과 발전이 어려워진다. 발사 신뢰도도 한두 번 발사 성공으로는 크게 인정받기 어렵다. 발사를 여러 번 경험해야 전혀 몰랐던 새로운 문제를 발견할 수도 있다. 후속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누리호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의 인력이 유지되기 어렵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려면 민간 우주 개발을 이끌 기업이 필요한데 후속사업으로 시장을 열어줘야 한다. “기업은 수익성이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우주발사체 개발이라는 대의로 참여했다. 돈을 많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라 발사 때 기업 이름이라도 알릴 수 있게 (기체에) 기업체 로고를 쫙 붙였다. 저희가 어떻게 했는지는 알지만 실제 작업은 이분들이 다 하는데 이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는 계약이 끝나면 다 사라진다. 후속 과제가 이어서 가줘야 하는데 지체되면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생긴다.” 후속사업으로 한국형발사체 성능개량이 예정돼 있는데 현재 예비타당성 검토 단계에 있다. 현재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상 한국형발사체는 두 방향으로 발전한다. 500㎏ 이하의 소형위성 수요 증가에 대비해 경제성을 갖춘 소형 발사체 플랫폼으로 연계 확장하는 것과 한편으로 3t 이상 정지궤도, 저궤도 대형위성 등을 올릴 수 있는 대형 발사체 플랫폼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발사 수요가 지속되지 않으면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으면서도 현재는 기술력을 잃어버린 영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그래서 발사체를 이용하는 다양한 우주 탐사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25일 종합연소시험을 참관한 후 “2030년까지 우리 발사체를 이용한 달 착륙의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검토 중이라고 밝혔던 2029년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에도 한국형발사체를 쓸 수 있다. 6세대(G) 시대를 대비한 통신위성 시범망, 자율주행차와 드론 산업에 필수적인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 국방 우주력 강화를 위한 초소형 군집위성시스템 구축 등도 거론됐다. 고 본부장은 “발사 경험을 많이 쌓는 게 필요하다. 아직은 저궤도 관측 위성 등 항우연 위주의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지만 소행성, 달 탐사 등이 조금씩 이야기가 나오는 것처럼 앞으로 다양한 외계 탐사 프로그램이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리호 성과 이어받을 후속 사업 필요 고 본부장은 누리호 성능을 개량해 추력 82t, 추력 9t의 엔진을 개발하면 달 탐사선에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력과 함께 로켓의 성능을 판단하는 또 다른 지표인 비추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비추력은 주어진 질량의 추진제로 로켓이 얼마만큼의 속력 변화를 내는지 보여준다. 고 본부장은 “달로 가기 위한 이동 궤도(전이궤도)에 얼마를 올려줄 수 있냐가 관건인데 성능을 개량하면 830㎏ 정도를 탑재할 수 있다. 그 정도면 달 착륙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세대 후 우주 개발을 이끌어갈 이공계 분야의 인재를 키울 필요도 있다. 고 본부장은 문제 풀이보다 실험과 실습으로 실제 동작시키는 재미를 느껴야 관심을 잃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발사체를 정기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면 외국의 발사장처럼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실물을 보면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 특히 발사체 엔진을 시험하는 것이나 실제 발사하는 장면을 보면 굉장히 마음에 와닿는 게 있다. 실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만져보고 느껴볼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 일단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참관 기회는 10월 시험발사이다. 언제 발사될까. 미리 숙박을 예약하려면 발사일은 중요한 정보이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발사 한달~한달 반 전에 결정된다. 고 본부장은 “보통 큰 시험일수록 목요일에 잡는다. 내려와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그다음 날 한 번 더 할 시간을 가져야 하니 수요일과 목요일이 적당하다. 시간은 원래 위성이 임무가 있으면 정해진 시간에 발사해야 하지만 1~2차는 특별히 위성 자체의 미션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다. 그러면 작업하기 편한 오후 4~5시 정도가 좋다.”
[표지 이야기]한국형 발사체, 상업성 확보 숙제(2021. 01. 04 15:50)
2021. 01. 04 15:50 문화/과학
ㆍ첫 국산 누리호 올 10월 발사… 발사체 기술 자립 원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엔진을 포함해 3단으로 구성된 발사체 전체를 스스로 개발한 첫 국산 발사체에 해당합니다. 올해 계획된 시험발사가 성공한다면, 발사체 분야에서 첫 스페이스 헤리티지(우주 검증 이력)를 갖는 역사적인 일이 되겠고, 우주 발사체 기술 자립 원년으로 보는 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이복직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021년 10월 발사되는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 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올해 10월 발사된다. 누리호는 정부가 2010년부터 총 1조9572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해온 한국형 우주발사체로, 1.5t급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의 지구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게 된다. 발사체 기술 자립, 누리호 성공에 달려 당초 올해 2월과 10월 두 차례 발사일이 잡혀 있었지만 충분한 준비로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1차 발사가 10월, 2차 발사는 2022년 5월로 조정됐다. 누리호는 추력 75t 엔진 4기를 결합(클러스터링)한 1단과 75t 엔진 1기의 2단, 7t 엔진 1기의 3단으로 구성된다. 현재 2단은 인증모델 조립을 완료했고, 3단은 인증모델 조립과 성능 확인까지 마쳤다. 발사 일정 조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발사체의 1단부 개발이다. 가장 큰 추력을 내는 1단부는 클러스터링 된 구조로 체계 복잡성이 높아 인증모델 개발까지 분해와 재조립을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극저온 환경에서 기체 건전성을 확인하는 시간도 더 필요했다. 고정환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은 “국내는 아직 발사체 기술이 없어 한국형 발사체 사업을 통해 기술을 확보하는 단계”라면서 “현재 1단 엔진 4기가 기체에 조립된 상태에서 잘 작동하는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사체 기술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기술로 활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기술’의 특성을 갖고 있어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따라 국가 간 기술이전이 제한된다. 나로호 발사 때도 기술이전이 이뤄지지 않아 러시아 엔진을 가져와 국내에서 발사했다. 로켓 엔진이 있는 곳에는 우리나라 우주센터인데도 접근이 불허됐다. 미·중·러·일·유럽연합 등 우주 선진국은 그들 간에만 기술을 공유한다. 자력으로 발사체 발사에 성공한 국가들만 국제 우주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진다. 고 본부장은 “결국 우리 스스로 어느 수준에 올라가지 않으면 그런 나라들과 기술을 교류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소위 ‘우주 카르텔’에 입장할 자격을 얻게 되는 셈이다. 1.5t 이상을 우주에 쏘아올리는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6~7개국에 불과하다. 한국이 2013년 시작해 75t 엔진을 자력 개발한 것은 비록 미·러에 비하면 크게 뒤지지만, 발사체 기술 독립이라는 평가를 듣기엔 부족하지 않다. 한국형 발사체는 저궤도에 위성을 발사하는 용도라 또 다른 주요 우주 프로그램인 달 탐사 등에 쓰기엔 성능이 모자란다. 그래서 후속 사업으로 누리호의 성능 개량 사업이 예타 심사를 받고 있다. 고 본부장은 “한국형 발사체 개량형으로 달 탐사선을 보내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개량형은 82t 엔진으로 톤수는 큰 차이가 안 나지만 설계변경 등으로 ‘연비’를 개량해 발사체 성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페이스 시대, 경제성 확보 과제로 부상 한국형 발사체 사업이 시작된 때는 ‘뉴스페이스’가 본격화하기 전이다. 뉴스페이스란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시대를 말한다. 당시만 해도 발사체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올드스페이스)가 상식이었다. 그러나 10년 사이 스페이스X가 재활용 발사체로 발사단가를 낮춰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고, 위성 제작과 발사장 운영까지 민간이 맡는 시대로 급변했다. 로켓 발사 성공으로 기술 보유국에 진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에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고가의 기술과 부품을 쓰는 방식이 틀렸다고 할 순 없다. 비용과 상관없이 보안이 중요한 군사·안보 분야의 경우 비싸더라도 한국형 발사체를 쓸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상업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충분한 발사 수요를 확보하기 어렵다. 민간에 기술을 이전해 우주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도 이루기 어렵다. 발사단가는 발사체 크기가 커질수록 줄어든다. 여러개 위성을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는 중대형 로켓의 경우 대개 1㎏당 2만달러 안팎이 든다. 스페이스X는 이를 5000달러 수준까지 낮추기로 해 가격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한국의 발사체 기술이 스페이스X 같은 파괴적인 혁신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중대형 발사체의 경제성을 높이고, 수요가 급증하는 소형 발사체 분야에서도 민관의 협업이 필요하다. 박재성 항우연 미래발사체연구단 단장은 “한국형 발사체가 발사에 성공해도 상업서비스의 빈도가 높지 않고 전체 위성 수요를 다 흡수하긴 어려워 이를 보완하기 위한 소형 발사체 기술 개발이 국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단장에 따르면 미래발사체연구단은 3차원 프린터를 사용한 적층 제작 방식으로 비용을 낮추는 기술과 함께 추력 조절, 유도 제어, 공력 환경하에서 지상에 되돌아오는 비행 기술, 랜딩 레버를 전개해 지상에 착륙하는 구조개발 등 발사체 재사용에 필요한 선행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결국 급변하는 우주산업을 쫓아가려면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복직 교수는 우주 선진국이 거쳐간 ‘올드 스페이스’를 따라잡을 때까지는 정부가 동력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달에 인류를 보낸 아폴로 계획은 1969년 당시 우리나라 1년 예산의 스무 배 정도를 투입했다”면서 “그렇게 수십년간 축적돼온 도전과 실패의 경험 없이 갑자기 뉴스페이스 시대에 편승할 묘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반도체 굴기를 주창하며 돈과 인력을 투입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최근 중국 사례에서 보듯이 하루아침에 투자만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대표적 기술 중 하나가 우주 발사체 기술”이라면서 “개발 리스크가 크고 시장성 또한 불투명한 우주 발사체의 개발은 위성 자력 발사와 우주 주권 확보를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스페이스 헤리티지가 충분히 쌓일 때까지 정부가 흔들림 없이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장기적인 비전과 일관되고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독립적인 상설 의사결정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정열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로켓추진실험실) 교수는 우주기술 고도화를 위해선 정부 주도로 우주산업에 대한 수요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수요가 아직 부족해 지금은 모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국토부와 해양수산부, 국방부, 국정원 등 다른 부처에서도 주도적으로 위성 사업에 투자해야 위성 제작과 발사체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성장한다.” 우주 관련 정책에서 다른 부처를 통할할 수 있도록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국무총리나 대통령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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