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24 건 검색)
- 한국 탄소 발자국, 이탈리아도 인정…상호 인정 협정 체결
- 2024. 11. 18 14:29경제
- ... 규정’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탄소발자국을 신고해야 하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신고에 앞서 탄소발자국이 적절히 산정됐는지를 제3자 기관으로부터 검증받아야 한다. 국내 기업이 해외 현지 검증기관을...
- 희귀한 ‘공룡·익룡 발자국’인데…콘텐츠 빈약 탓 하루 10여명 찾아
- 2024. 10. 29 20:46과학·환경
- ..., 육식공룡 보행렬 3개를 포함해 총 280여개의 공룡 발자국이 확인됐다. 국내에서 발견된 초식공룡 발자국 중 가장 큰 62㎝ 화석도 발굴했다. 이곳은 2014년 천연기념물 제548호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옛...
- 공룡발자국화석익룡군산
- [현장에서]서해 유일 ‘공룡·익룡 발자국’인데…프로그램 부족에 하루 관광객 10여명 뿐
- 2024. 10. 29 15:49과학·환경
- ... 보존 처리, 보호 건물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2월 일반에 공개했다. 전북 군산시 산북동 공룡·익룡 발자국 화석 산지에 있는 공룡 발자국. 김창효 선임기자 이날 찾은 산북동 화석 산지는 과거 작은...
- 공룡발자국화석익룡군산
- [녹색세상]내 모든 것들의 탄소발자국
- 2024. 10. 17 21:15오피니언
- ... 결론은 단순했다. 가벼운 대나무 칫솔처럼 원재료가 적게 투입된 물건은 플라스틱 칫솔보다 탄소발자국이 4배나 적다. 그러나 비닐봉지보다 무거운 에코백이나 페트병보다 무거운 유리병의 경우...
- 녹색세상고금숙
스포츠경향(총 18 건 검색)
- [스경X인터뷰]1군 등록 이틀만에 역전포 쏘는 육성 선수가 있다…“‘최강야구’ 원성준에서 ‘키움’의 원성준으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갔네요”
- 2024. 06. 07 22:14 야구
- 키움 원성준이 7일 고척 삼성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고척 | 김하진 기자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이름을 알렸다가 키움에 육성 선수로 입단하며 1군의 기회를 얻은 원성준(24·키움)이 등록 이틀째만에 팀의 영웅이 됐다. 원성준은 7일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역전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7-5로 승리를 이끌었다.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원성준은 7회 데뷔 첫 홈런을 역전 홈런으로 장식했다. 팀이 7회 대타 김태진의 적시타로 4-5로 쫓아간 상황에서 2사 1·2루의 기회가 이어지자 원성준이 타석에 섰다. 원성준은 삼성 김태훈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투수의 146㎞의 직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멀리 뻗어 우측 담장을 넘겼다. 역전 3점 홈런. 경기고-성균관대를 졸업한 원성준은 올해 육성선수로 키움과 인연을 맺었다. 대학 진학 후에도 신인드래프트에서 이름을 불리지 못했던 원성준은 지난해 10월 키움의 테스트를 받았고 합격했다. 성균관대에서 뛰던 시절 원성준은 ‘최강야구’에서 이름을 알렸다. TV 전파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린 선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막상 프로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기는 쉽지 않았다. 육성선수 정식 등록은 5월이지만 원성준은 한 달이 지난 후인 지난 6일이 되어서야 1군 엔트리에 콜업되며 기회를 잡았다. 7일 고척 삼성전에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키움 원성준. 키움 히어로즈 제공 지난 6일 바로 선발 출장한 원성준은 이날 열린 잠실 LG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안타 중 하나는 2루타로 장타였다. 그리고 이날도 장타력을 뽐냈다. 6회에도 2루타를 쳐 추격하는 점수의 발판을 마련한 원성준은 홈런까지 쏘아올리면서 재능을 드러냈다. 이날 성적은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이었다. 경기 후 원성준은 “너무 행복하고 아직까지도 꿈만 같다”고 했다. 이어 “타격감은 좋았는데 장타를 치려고 하기보다는 출루하기 위해서 컨택에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원성준을 알아본 팬들이 그에게 사인을 요청하곤 했다. 그는 “프로 무대에 오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많이 힘들었는데,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내가 쉽게 무너질 수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 원성준은 거듭 “너무 행복하기만 한 것 같다”고 했다. 2024년 6월7일은 잊지 못할 날이 됐다. 원성준은 “아마 인생에서 가장 기쁜 하루가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제는 ‘최강야구’의 원성준 보다는 ‘키움’의 원성준으로 더 알리고 싶다. 그는 “최강야구 원성준이 아닌 키움의 원성준으로 한 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다는게 너무 행복한 것 같다”고 했다. 올시즌 목표는 최대한 이 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것이다. 키움은 이른바 ‘기회의 땅’이다. 원성준은 “항상 야구장에서 열심히, 간절하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표했다. 그러면서 “부상 없이 최대한 1군에서 오래 있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7일 고척 삼성전에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키움 원성준. 키움 히어로즈 제공
- [인터뷰] 최성은, 한 발자국 더 앞으로
- 2024. 03. 13 07:00 연예
- 배우 최성은,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최성은이 한발자국 앞으로 더 내디뎠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으로 현장에 녹아들어가는 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체득했다. “‘스태프들과 가까워져야지’라고 처음 마음을 먹고 간 현장이었어요. 해외에서 3개월간 같이 있어야 하는 환경이라서 쉽게 해결이 되기도 했고요. 제가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니었는데 어느 날 현장을 가는 차 안에서 ‘난 왜 이렇게까지 이 현장을 사랑하는 걸까’ 궁금해질 정도로 좋아지더라고요. 결국엔 사람 덕분이었어요. ‘내가 이 사람들을 내가 좋아하는구나’ 느꼈는데, 그게 제겐 새로웠어요. 이런 마음을 품을 수 있고 발견한 것도 새로웠고요. 이전까진 제가 그만큼 마음을 열려고 못했는데, 지금처럼 조금 더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소통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한살 한살 나이를 먹고 경험하면서 조금씩은 나아가는 느낌이 들어 뿌듯해요.” 최성은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로기완’으로 호흡한 송중기에 대한 존경심, 촬영후기, 그리고 자신이 직접 연출한 단편영화 작업으로 넓어진 시야 등에 대하 조곤조곤 들려줬다. 배우 최성은, 사진제공|넷플릭스 ■“송중기, 주변을 설득해내는 힘 있어 배우고 싶었어요”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송중기)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최성은은 엄마의 죽음과 아빠에 대한 분노로 방황하는 ‘마리’를 연기한다. “전 ‘마리’의 깊이 있는 감정이 이해가 갔어요. 아빠에게 분노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제일 미워서 죄책감을 풀 듯 자신에게 생채기를 내고 싶은 거니까요. 저도 ‘마리’와 비슷한 경험을 한 건 아니지만 그런 감정이 저에게도 분명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지 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작품이 처음 공개되었을 땐 호불호가 강하게 갈렸다. 탈북자 ‘로기완’의 생존기를 다루다가 급격하게 ‘마리’와 러브라인으로 빠지면서 영화적 재미가 반감됐다는 평들도 있었다. ‘로기완’ 포스터 속 최성은(왼쪽)과 송중기.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야기가 급작스럽거나 끊긴다고 하는 평들도 왜 그렇게 느꼈을지 이해가는 것도 있고요. 한편으론 그걸 좋아해주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인 것 같아요.” 함께 출연한 송중기는 앞서 최성은의 집요한 연기력에 대해 칭찬한 바 있다. “아마도 제가 오랫동안 집요하게 살아왔던 기질 때문에 연기에 있어서도 그렇게 발전된 게 있긴 하지만, 조금 더 말랑말랑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누군가에겐 갖지 못해 부러운 점일 수도 있겠지만, 전 집요한 성격의 장단점을 아니까 칭찬으로만 받아들여질 정도예요. 전 오히려 송중기 선배가 주변을 설득해내는 힘이 있어서 부러워요. 그것 덕분에 제가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기도 했고요. 그런 단단하고 집요한 선배의 강점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배우 최성은, 사진제공|넷플릭스 ■“연출 경험, 배우로서 가졌던 편견 깨졌죠” 그의 시작은 남들과 조금 달랐다. 2019년 영화 ‘시동’에서 주연을 단박에 꿰차면서 충무로 신데렐라로 떠올랐고, 이후 ‘젠틀맨’ ‘십개월의 미래’ 드라마 ‘괴물’ ‘안나라 수마나라’ 등에서 쭉 주인공 자리를 지켜왔다.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없는 주연을 처음부터 맡았고 지금까지도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지만 그래서 또 부담되는 것도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처음 작업 시작했을 때와 지금의 제가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은데, 전 그냥 연기를 더 잘하고 싶은 배우일 뿐이거든요. 좋은 사람들과 계속 작업을 하고 싶고요. 또 제가 주연만 맡는다고 해서 다른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지난해에는 단편영화도 직접 연출하며 배우로서 충전과 재정비도 함께 했다. “정말 많은 걸 배웠던 순간이었어요. 카메라 뒤에 서있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배우가 그냥 그곳에 존재만 해도 되는구나’였거든요.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걸 보면서 확 와닿았어요. 이전에 전 그냥 있으면 안 될 것 같고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은 부담과 압박이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거죠. 그걸 느낀 뒤 만난 작품이 ‘로기완’이었는데, 머리론 알지만 몸으로 해나가기는 쉽지 않더라고요. 하하.” 그동안 처연하거나 숨겨진 사연이 있는 캐릭터들 위주로 연기해왔던 터라 밝고 명랑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실제 성격도 밝은 모습이 없진 않거든요? 주변에선 저보고 웃기다고도 하고요.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어두운 캐릭터로 살아와서 그런가 이젠 밝은 작품을 하고 싶더라고요. 그럼 제 자신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고요. 어떤 영향을 받을지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제 안의 밝은 면을 꺼내고 싶은 생각이 이제야 좀 들었나봐요.”
- 인터뷰
- 폴스타, 폴스타 4 수명 주기 평가 발표…출시 모델 중 가장 적은 탄소발자국 배출
- 2023. 11. 03 12:14 생활
- 폴스타가 폴스타 4(Polestar 4)에 관한 첫 번째 수명 주기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s)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폴스타 4를 생산하는데 19.4톤의 온실가스(CO2e)가 발생하며, 이는 폴스타가 현재까지 개발한 양산차 중 가장 낮은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다. 폴스타 4는 항저우만에 있는 지리 홀딩스(Geely Holdings) SEA 공장에서 생산된다. 해당 공장은 국제 재생 에너지 I-REC 수력 발전 인증을 받은 친환경 전기(green electricity)와 공장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전기를 결합해 사용한다. 이 같은 수력 발전 제련소에서 생산된 저탄소 알루미늄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줄일 수 있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재활용 알루미늄 비율에 관한 데이터가 처음으로 포함됐다. 폴스타 4 스탠다드 레인지 싱글모터(Standard range Single motor)의 경우 19.4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롱레인지 싱글모터(Long range Single motor)와 롱레인지 듀얼모터(Long range Dual motor)는 각각 19.9톤과 21.4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전체 탄소발자국에서 알루미늄은 23~24%, 강철과 철은 20%, 자재 생산과 정제를 거치는 배터리 모듈은 가장 높은 비중인 36%~40%를 차지한다.폴스타의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프레드리카 클라렌은 “폴스타는 탄소 중립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모든 폴스타 차량에 대한 탄소 예산을 설정했다. 이 예산은 자재 선정부터 공장 에너지원에 이르기까지 폴스타 4의 제품 개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라며, “폴스타는 수명 주기 평가를 발표함으로써 한 번에 1톤씩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동시에 탄소 중립을 향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폴스타는 모든 양산 차량의 탄소발자국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산업이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주도해야 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는 투명성이라고 믿는다.
- 11
- 플랜코리아, 우크라이나 ‘2023 지구런 평화의 발자국’ 마라톤 행사 참여
- 2023. 10. 16 16:26 생활
- 국제구호개발 NGO 플랜코리아는 우크라이나 아동 지원 및 평화를 위해 (사)행복한동행이 지난 15일 뚝섬한강공원에서 개최한 ‘2023 지구런 : 평화의 발자국(이하 지구런)’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구런’은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기원하는 취지로 개최된 마라톤 행사로 수익금 일부를 플랜코리아에 기부해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아동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지구런 행사는 전 세계인들을 하나로 잇고 아름다운 평화 연대를 이루고자 지구 둘레 약 40,000km를 1인당 최소 4km씩 달리는 것을 기준으로 피스레이서(마라톤 참가자)들의 발자국으로 채워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플랜코리아는 이날 행사장에서 전쟁 발발 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아동들의 현실, 고통받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플랜의 다양한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전을 개최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타투와 함께 사진을 찍고SNS에 올려 우크라이나 아동을 지원하고 그들의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와 플랜의 활동 방향에 동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플랜코리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아동에게 희망 메시지를 보내거나, 우크라이나 아동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기쁘다”며 “전쟁이 발발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우크라이나 아이들은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고 전하며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필요함을 당부했다. 이날 전달된 행사 수익금은 플랜을 통해 우크라이나 아동 지원 및 재건을 위해 사용 된다.
- 11
주간경향(총 5 건 검색)
- [오십, 길을 묻다](28)떠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못 간다(2020. 09. 11 14:30)
- 2020. 09. 11 14:30 문화/과학
-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잎 몇 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들여다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 이 세상에 없는 길을/ 만들 수가 없다. 산 옆구리를 끼고/ 절벽을 오르니, 천불산(千佛山)이/ 몸속에 들어와 앉는다./ 내 맘속 수수밭이 환해진다.”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천양희의 시집 <마음의 수수밭>(1994)에 실린 시 ‘마음의 수수밭’은 이렇게 시작한다. 수십 년을 책꽂이에 꽂힌 채 낡았는데 어디서 어떻게 처음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3월 2일 새 옷으로 갈아입은 서울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앞에서 관계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봄을 맞아 ‘광화문 글판’을 천양희 시인의 시 ‘너에게 쓴다’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 이상훈 선임기자 20대의 내가 ‘마음의 수수밭’을 이해했을까. 선물 받은 책인가 보니 섭섭하게 앞장에 아무 말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 시절의 친구들은 생일이면 시집을 선물하곤 했다. 생일을 핑계로 술을 진탕 마시고 집에 들어와 침대에 누워 표지를 열면 거기에 다정한 축하 인사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몇 장을 휘적휘적 넘기다 보면, 친구가 하고 싶은 말, 나누고 싶은 감정이 우수수 쏟아졌다. 하나의 고통을 지나면 또 다른 고통이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는 말에 붙들려 책을 든 채 서서 시집을 읽어가는 건 지금이다. 이미 50년을 살아버린 사람에겐 지나온 수수밭들이 두서없이 떠오른다. 금성, 개밥바라기별이 나왔다니 저녁인 듯싶다. 키 크고 빽빽이 자란 수수밭이 내게는 쓸쓸하고 황량한 풍경이다. 어느새 나이가 이만큼 들고 보니 마음이 문득 쓸쓸하고 황량할 때가 있다는 것, 그리고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종종 닥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시집이 나온 1994년에 시인의 나이는 50대 초반이었다. 50대의 나는 이제야 그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수수밭이 뜻하는 건 바로 휑하니 찬바람이 부는 쓸쓸한 마음인 거다. 나 역시 마음이 수수밭을 지날 때면 이 길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했다. 책을 읽고 친구를 만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며 하루하루 해야 할 일들을 다소 미련스럽게 해 나갔다. 그러다 보면 서서히 삶의 감각이 돌아와 있었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쪽도 볼 수 없다.” 세상을 멀리하고 자기 안의 어두움으로 숨어드는 건 답이 아니다. 시인은 머리를 흔들고 산을 본다. 거기에 싱싱하고 푸른 하늘의 자리가 펼쳐 있다. 시인은 혼자가 아니다. 푸른 것들이 올라가라고 어깨를 치고 솔바람이 부추긴다. 시인은 “이 세상에 없는 길을 만들 수가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세상에 있는 길을 오른다. 돌아보면 내게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은 고통과 괴로움이었다. 고통과 괴로움은 다르다. 고통이 밖에서 오는 것이라면, 괴로움은 그걸 붙잡는 내 마음이다. 삶은 곳곳에 고통을 펼쳐 놓는다. 20대의 나는 눈앞의 고통을 벗어나면 행복한 삶이 펼쳐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나의 고통을 건너고 다음 고통을 맞닥뜨리는 순간을 거듭하며 지쳐갔다. 이제 50대의 나는 고통 없는 인생은 없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날 때 중요한 건 고통을 괴로움으로 만들지 않는 것일 거다. 그런데 그게 가장 어렵다. 괴로움은 고통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는 상태다. 혹은 고통을 없애려고 내가 스스로를 괴롭히는 상태다. 고통 없는 인생이 정상이라고 생각할 때에는 거기에 새로운 괴로움이 생긴다. 이게 진짜 삶일까. 남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렇게 괴로울까. 밖을 내다보기보다는 내 안으로 숨어든다. 때때로 고통을 절대로 마주치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느라 현재의 삶의 기쁨을 놓친다. 그건 또 다른 괴로움이다. 창비 시인의 방식으로 이야기하면,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쓸쓸함에서 쓸쓸함으로 이어지는, 고통에서 고통으로 이어지는 삶을 선선히 받아들이는 것, 나는 그것을 수용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고통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덤덤하게 길을 나서려고 할 때, “내 맘속 수수밭이 환해진다.” 이 시집 마지막에는 문학평론가 김사인이 쓴 발문인 ‘절망을 넘어선 시의 표정’이 실려 있다. 김사인은 천양희 시인의 시쓰기란 ‘길에 대한 열망과 모색’이라고 일러준다. 그 길이 “억울하게 탕진된, 그러나 이제는 돌이킬 수 없어진 그의 생이 안식을 얻을 삶의 길”이라는 김사인의 말이 바로 내 이야기처럼 뜨끔하게, 그러나 희망처럼 들렸다. 무엇이 시인으로 하여금 길을 떠나게 하는 걸까. 일어나 멀리 갈 때 나는 나다 시 ‘새에 대한 생각’을 읽다가 “사는 게 이게 아닌데” 같은 구절과 마주한다. 가슴이 철렁한다. “참을 수 없이 가볍게 날고 싶지만/ 삶이 덜컥, 새장을 열어젖히는 것 같아/ 솔직히 겁이 난다.” 이 자리가 아닌 것 같지만 길을 나서기는 어렵다. 이 자리가 좋아서가 아니다.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냥 살던 대로 웅크리고 가만히 있으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여태까지 살던 그대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때, 좁은 세계에 갇혀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을 때가 찾아온다. ‘새에 대한 생각’은 “일어나 멀리 날 때 너는 너인 것이다/ 기어코 너 자신이 되는 것/ 그것이 너인 것이다”로 끝난다. 시인의 생각을 다 읽어내긴 어렵지만, 내가 나로 살기 위해 길을 떠난다고 읽으면 되지 않을까. 원래부터 날개를 가진 새로 푸른 하늘을 훨훨 나는 것 말이다. 그렇게 이 구절을 내 방식대로 읽고 나서 얻게 되는 건 용기다. 이 길을 나서는 게 옳은지, 이 길 끝에 과연 무엇이 있는지를 지금은 따지지 않기로 한다. 일어나 멀리 갈 때 나는 나이고, 그 길의 끝에는 내가 있다고 믿기로 한다. 그러니 망설일 것이 없다. 쉰에 이르러 길을 묻는 이 연재에서 <마음의 수수밭>을 읽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가 놓인 상황을 돌아보는 것은 길을 묻는 출발로 꼭 필요하다. 거기에 덧붙여 오십에 나아갈 길을 묻는 게 묻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나와 마찬가지로 길을 묻고 있는 길동무들도 길을 묻고 길을 찾아 나섰으면 좋겠다. 삶이란 부단히 떠나는 것이 아닐까. 떠나야만 하는 거라면, 두려움 없이 떠나는 용기를 가져야만 하는 건 아닐까. “비로소 진로란/ 우리들 생이 그렇듯/ 비뚤비뚤하거나 비틀비틀한 것이라고/ 중얼거린다.” 시 ‘진로를 찾아서’에 나오는 구절이다. 가다 보면 반듯한, 평탄한 길이 아닐 수 있다. 그래도 실망할 건 없다. 일단 떠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비뚤비뚤하거나 비틀비틀한 길이라 해도 내가 선택한 소중한 길이다.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다.
- 오십, 길을 묻다
- [렌즈로 본 세상]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위한 대학시절의 발자국(2019. 02. 25 14:43)
- 2019. 02. 25 14:43 사회
- 뚜벅뚜벅. 대학생활 마지막 사진을 찍기 위해 학사모를 쓰고 운동장에 쌓인 눈길을 걸어갑니다. 소복이 쌓인 눈 위로 한 발 한 발 발자국이 남습니다. 발자국 하나에는 신입생 시절 설렘이, 또 다른 발자국에는 MT의 추억이, 마지막 발자국에는 취업에 대한 걱정이 담겨 있습니다. 차갑고 미끄럽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우직하게 걸어왔습니다. 이제 조심스럽게 사회에 첫발을 내딛습니다. 조금 더 차갑고, 때로는 미끄러질지도 모릅니다. 지금껏 걸어온 것처럼 또 우직하게 걸어가보겠습니다.
- 렌즈로 본 세상
- [시로 여는 한 주]진흙발자국(2017. 02. 07 14:22)
- 2017. 02. 07 14:22 문화/과학
- 최창균(1960~ ) 드디어 진흙발자국이 꽝꽝 얼어붙었다 진흙이 입 벌려 발자국 꽉 물고 있는 것처럼 나는 아픈 발자국 진흙에 남겨놓고 걸어나왔다 돌이켜보니 나는 저 족적으로 부단히도 삶을 뒷걸음질쳐왔다 지난봄 밭에다 씨앗 심을 때 논배미 모 꽂을 때 모두 뒷걸음질쳐야 했으니 초록을 앞세운 것이 아니라 초록이 내 발자국 따라왔던 것이었으니 저 꽝꽝 언 진흙발자국은 초록 데리고 봄으로의 진흙 속으로 뒷걸음질치고 있으리라 그때마다 나는 밭이나 논배미에 나가 초록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아놓곤 했었다 그렇게 입 딱 벌린 언 진흙발자국에다 내 아픈 발을 슬그머니 디밀어보았던 것, 진흙의 슬픈 국자처럼 내 꽝꽝 언 진흙발자국은 지금 초록을 떠내고 있는 중이다 모를 심을 때는 뒷걸음질친다. 사람들이 못줄에 맞추어 나란히 엎드렸다 섰다 하면서 너른 논을 채워나간다. 시인은 ‘논배미 모 꽂을 때’ ‘초록을 앞세운 것이 아니라 초록이 내 발자국 따라왔던 것이었으니 저 꽝꽝 언 진흙발자국은 초록 데리고 봄으로의 진흙 속으로 뒷걸음질치고’ 있다고 한다. 숨 가쁘게 내달리기에도 모자란 세상이지만 뒷걸음질은 소중하다. 그 걸음은 초록 싹을 틔우고 초록 열매를 맺는다. 꽝꽝 언 진흙발자국 속에, 꽝꽝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초록 희망이 담겨 있다. 곧 봄이다. <김시언 시인 2013년 ‘시인세계’로 등단. 시집 <도끼발>(2015)이 있음.>
- 시로 여는 한 주
- [편집실에서]양의 해, 발자국만 쫓지 않겠습니다(2015. 02. 17 11:23)
- 2015. 02. 17 11:23 오피니언
- 1. ‘북쪽 깊은 바다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았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 하였습니다. 그 크기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물고기가 변하여 새가 되었는데, 이름을 ‘붕’이라 하였습니다. 그 등 길이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 번 기운을 모아 힘차게 날아오르면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았습니다. 이 새는 바다 기운이 움직여 물결이 흉흉해지면 남쪽 깊은 바다로 가는데, 그 바다를 예로부터 ‘하늘 못’이라 하였습니다.’ 2. ‘부처님께서 탄생하실 때 한 손으로는 하늘을 가리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면서 일곱 걸음을 떼고 난 뒤 말씀하셨다.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나만이 존귀하도다!”(天上天下唯我獨尊) 운문이 말했다. “내가 당시 그 광경을 보았다면 한 방에 때려 죽여 개의 먹이로 주고 천하의 태평을 도모했을 것이다.”’ 3. ‘그물 밖에 나온 금빛 물고기 썩은 물 속에 있을 리 없다 / 천지를 뒤흔들며 몸부림쳐서 천길 물을 뿜어 큰 파도 일으키고 / 우레같이 쩡 울리면 맑은 바람 인다 / 아, 천상 천하에 이 호쾌함을 아는 이 몇이나 되랴’ 한참 땀을 흘린 뒤 뺨을 스쳐가는 바람처럼 시원하신지요. 가슴 속에 얹혀 있던 게 쑥 내려가는 것처럼 통쾌하신지요. 2015년 을미년을 맞는 독자님들이 유쾌·상쾌·통쾌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평소 좋아하던 글을 뽑아봤습니다. 첫 번째 글은 제1편 ‘소요유’의 첫대목입니다. 인간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선언인데, 통쾌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곤과 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속이 확 트이는 느낌입니다. 두 번째 글은 ‘선문염송’에서 소개하고 있는 공안입니다. 부처를 때려 죽여 개의 먹이로 주겠다는 독설에서 언어와 상식을 초월한 기개와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이 번뜩입니다. 권위와 우상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도그마에 빠져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글입니다. 세 번째 글은 에 나오는 시입니다. 그물을 벗어나 맑은 바람의 시원함을 맛볼 수 있는 자유의 경지가 또한 호쾌합니다. 이렇게 글에서 통쾌함을 찾는 것은 그만큼 현실이 답답하다는 뜻일 겁니다.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불안감과 불확실성만 커져갑니다. 정치는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도 모르는 것 같고, 길을 제시하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자신의 성 안에서 나올 줄을 모릅니다. 혼돈의 세상에서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것, 이것이 국민들이 느끼는 진짜 답답함의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을미년엔 또 무슨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설레지만 한편으로 두렵기도 합니다. 양의 해를 맞아 양이 전해주는 교훈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영양은 잠을 잘 때 꼬부라진 뿔을 나뭇가지에 걸고 허공에 매달려 잠을 잔다고 합니다. 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죠. 영양의 발자국만 따라가다가는 어느 순간 발자취를 놓쳐버립니다. 영양의 발자국에 지나치게 현혹되거나 그것만이 전부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살다 보면 우리의 눈을 현혹시키는 영양의 발자국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발자국만 보지 말고, 행간에 감춰진, 그리하여 허공 속에 매달려 있는 인생의 비밀을 찾아내라고 양의 해는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은 영양의 발자국만 따라가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과 본질을 놓치지 않겠습니다. 그리하여 “ 기사를 보면 통쾌하다.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편집실에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