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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352 건 검색)

국가신뢰도 하락, 잘나가던 ‘K방산’ 발목잡았다
2024. 12. 09 21:07정치
... 막판 단계에서 진행 중이었다. 앞선 1차 계약 180대의 4배가 넘는 물량이다. 수출 차질 우려에 대해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폴란드와의 계약은 국내 업체들이 오랜 시간 추진해왔던 것이라 현 시국과...
윤석열 탄핵 정국탄핵, 경제 후폭풍
비상계엄 후폭풍 ‘K방산’ 발목 잡나…K2전차 연내 수출계약 불투명
비상계엄 후폭풍 ‘K방산’ 발목 잡나…K2전차 연내 수출계약 불투명
2024. 12. 09 17:11정치
... 정상 간 소통이 계약 체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태로 유럽에 이어 한국 방산업계에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꼽히는 중동에서 K방산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탄핵, 경제 후폭풍
“K방산 생태계 역량 부족”…선진국 대비 60% 수준
“K방산 생태계 역량 부족”…선진국 대비 60% 수준
2024. 12. 05 14:54정치
...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산업연구원의 ‘2019년 방위산업 생태계 실태 조사’를 인용해 한국의 방산 생태계 역량은 미국을 100으로 봤을 때 60 수준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EU)은...
국방장관, 아세안 국방장관들과 만나 “해양 안보와 평화유지, 방산에서 협력”
국방장관, 아세안 국방장관들과 만나 “해양 안보와 평화유지, 방산에서 협력”
2024. 11. 21 21:18정치
... 아세안에 공식제안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김 장관은 회의 연설에서 “연합 훈련, PKO, 방산·군수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대한민국과 협력한다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스포츠경향(총 15 건 검색)

KTX·국방산단 쌍두마차, 논산 부동산 달군다
KTX·국방산단 쌍두마차, 논산 부동산 달군다
2023. 10. 26 14:08 생활
호남선 대전 가수원~논산 직선화로 ‘고속 주행’ 가능 지역 부동산도 후끈···KTX신설로 광명·천안·진주 등 가격 ↑ 논산 푸르지오 더 퍼스트, 30일 특별공급, 31일 1순위 앞둬 충남 논산이 고속철도(KTX) 호재로 달아오르고 있다. 대형 교통 인프라 덕에 거주 편의가 높아지고, 교통망을 중심으로 국방국가산업단지 등 추가적인 개발과도 시너지가 기대돼 미래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국토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전 가수원~논산 구간(약 29km)의 호남선 고속화 사업이 진행된다. 굴곡이 심한 철길을 곧게 펴는 선량 개량 공사다. 철길 건널목을 없애는 등의 계획도 내놨다. 대전시에 따르면 호남선 고속화로 경제적 파급효과 약 1조5000억원, 고용유발효과 8910명 추정 등 고용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사업기간은 오는 2027년까지로 총 사업비는 7192억원이다. 특히 논산에는 KTX신연무대역을 추가해 논산훈련소로 가는 수요를 확보해 노선 경제성을 높였다. KTX신연무대역은 논산훈련소와 인접한 역으로 훈련소 입영 장병과 면회객들은 KTX를 타고 훈련소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논산은 육군훈련소, 국방대학원 등의 국방자원을 바탕으로 ‘국방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돼 시너지도 노려볼만 하다. KTX 신설과 논산 국방국가산업단지 호재로 논산 내 분양 아파트도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논산 푸르지오 더 퍼스트 견본주택 내부 모습. | 대우건설 제공 KTX 신설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수반하는 만큼 논산 부동산 가치도 뛸 전망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KTX광명역이 들어선 일직동은 9월 기준 10억9000만원으로 광명 평균(7억원) 보다 4억원 가량 더 비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천안 서북구 아파트값 ‘톱10’ 모두 KTX천안아산역 주변 불당동에 자리한다. KTX진주역이 위치한 경남 진주 가좌동 일대 아파트도 3억2000만원으로 진주 평균(2억7000만원) 대비 20% 가량 더 비싸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KTX는 기존 교통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교통수단으로 주변개발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라며 “계획에서 공사, 개통까지 상당시간 소요되기 때문에 제대로 추진되는 것이 중요하며, 구상 중이거나 예비타당성조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경우 개통여부는 더욱 불투명해 질 수 있어 사업 진행이 확실한 곳에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논산에서 분양에 돌입한 새 아파트에도 KTX 호재로 실수요와 투자자 모두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논산 푸르지오 더 퍼스트’ 총 433가구(전용면적 84·103㎡) 분양에 들어갔다. 단지 근거리에 근거리에 KTX신연무대역이 들어설 예정이라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청약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10월 3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1일 1순위, 11월 1일 2순위 청약을 받는다. 1차 계약금 5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수요자들의 구매 부담을 확 낮췄다. 시공능력평가 3위 대우건설의 브랜드 파워에 걸맞은 우수한 상품성도 돋보인다. 논산 최고 29층 높이의 압도적 전망을 자랑하고, 지상에는 차가 없는 공원형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되는 점도 특징이다. 전 가구 넉넉한 중대형 평면으로만 구성됐고, 타입별로 4베이(bay)-4룸(Room), 대면형 주방 등 최신 트렌드가 적용된 구조를 갖춘다.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독서실, 어린이집,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입주민 커뮤니티시설도 들어선다. 논산 국방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직접적 수혜도 기대된다.
상지대 최기일 교수, ‘EBS 초대석-K방산’ 특집 프로그램 출연
상지대 최기일 교수, ‘EBS 초대석-K방산’ 특집 프로그램 출연
2023. 05. 30 15:12 생활
상지대학교(총장직무대행 유만희)는 군사학과 최기일 교수가 ‘EBS 초대석’ 프로그램에서 ‘K-방산’을 주제로 제작한 6월 호국보훈의 달 특집기획 대담 방송에 출연했다고 30일 밝혔다. EBS 초대석 ‘K-방산, 날개를 달다’ 편에서는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우 전쟁의 여파로 촉발된 전쟁특수로 인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K-방산이 호황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방위산업 발전과정과 세계로 뻗어 나가는 국산 명품 무기들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민국 제1호 방위사업학박사로 유명한 한국방위산업연구소 소장 겸 상지대 군사학과 학과장 최기일 교수가 출연해 정관용 사회자 진행으로 한 시간 동안 일반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일문일답 형태로 K-방산 관련 지식과 정보를 재미있고 알기 쉽도록 설명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건국 이래 역대급 수준인 170억 불 이상의 폴란드발 방산 수출 쾌거의 의미와 K-9 자주포, K-2 전차, FA-50 경공격기로부터 K-239 천무, 휴대용 개인 대전차 무기 현궁,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155밀리 포탄 등 해외로 수출되는 국산 무기들의 주요 제원과 특성을 쉽고 간결하게 소개했다. 또한, 최 교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K-방산이 미국을 제치고 글로벌 무기 수출 증가율 1위를 차지하면서 국내 방산업체 수주잔고 100조 원 규모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무기 수출국 반열에 오르게 될 것으로 분석했으며, 특히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논의된 상호국방조달협정(RDP MOU)을 통해 장차 미국 국방조달시장 진출도 멀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EBS 초대석은 일반 시청자들에게 각계각층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사회 저명인사와 명사들을 초대해 출연자들의 삶과 철학, 주요 이슈에 대해 소개하는 국내 대표 시사 및 교양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12시 10분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상지대 최기일 교수‘EBS 초대석-K방산’ 특집 프로그램 출연
‘Peace & Prosperity’ 제74회 국군의 날 맞아 ‘K-방산 전시회’ 조명
‘Peace & Prosperity’ 제74회 국군의 날 맞아 ‘K-방산 전시회’ 조명
2022. 10. 04 20:18 연예
아리랑TV 제공 4일 오후 8시 30분 아리랑TV ‘Peace & Prosperity’ 171회에선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K-방산,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알아본다. 올해로 건군 74회를 맞은 대한민국은 74년 세월동안 세계 6대 군사 강국으로 도약한 것은 물론 첨단 과학기술을 토대로 K-방산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최근 폴란드가 한국 무기들을 대규모로 도입하는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K-방산의 위상이 부쩍 높아진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양욱 부연구위원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무기 수출액은 연평균 약 30억 달러였는데 2021년을 기점으로 수출액이 70억 달러까지 올라갔고, 2022년 현 시점에만 약 90억 달러에 육박했다” 면서 K-방산의 가파른 상승세에 주목했다. 아리랑TV 제공 실제 K―방산의 거침없는 성장세는 각종 수치로도 뚜렷하게 드러났는데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의 세계 무기 수출시장 점유율이 2.8%로 세계 8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K-방산 경쟁력은 과연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뛰어난 가성비를 꼽고 있다.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경우 미국, 독일 등이 개발한 동종 기종과 성능이 대등하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 주요 무기별로 대규모 생산라인을 갖춰 수요자가 원하는 시기에 맞춰서 공급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드론로봇과 AI, 무인화 등 첨단 미래 기술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아리랑TV 제공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인구 절벽과 함께 병력 감소가 현실화 되는 지금, 부족한 병사를 대신하기 위한 무인 시스템들이 개발이 되고 있다” 며 “한국의 첨단 무기들은 자율주행 기술, 원격 주행, 종속 주행 등의 기술을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새로운 국방이라 불리는 방산을 아시아 최대 규모의 지상무기전이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을 찾아 K-방산의 현재와 가능성을 알아본다. ‘Peace & Prosperity’는 ‘북녘 주민들에게 소개 하고 싶은 한국의 명소’라는 코너를 신설했다. 탈북민 3만 3천 시대, 이제는 성공적인 정착을 넘어 한국 사회를 해외에 알리고 싶어 하는 탈북민들도 크게 늘었다. 그중에서도 북한에 두고 온 가족, 지인들에게 꼭 소개 하고 싶은 명소들이 있다고 한다. 탈북민 박유성씨와 함께 첫 번째 명소, 한강을 찾았다. 아리랑TV 제공 일 년 내내 축제가 열리고, 도심 속 휴식과 놀이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서울의 명소 한강을 탈북민 박유성씨는 한강이 평양의 대동강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며 북한 주민들이 오면 굉장히 좋아 할 장소라고 소개했다. 특히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을 보면서 “북한에서 자전거는 버스나 마찬가지다. 누구나 자전거를 가지고 있다”고 북한의 상황도 전했다. 그 밖에 한강에서 끓여먹는 즉석 라면, 한강 위를 달리는 튜브 보트, 저녁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야시장까지 탈북민의 눈으로 바라본 한강의 매력들을 확인할 수 있다. 아리랑TV 제공 그밖에 조선중앙TV가 소개한 휴일의 대동강변의 모습을 소개한다. MC이자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인 봉영식 박사는 “대동강 주변 개발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초기부터 강조된 사업”이라며 “자력갱생과 최고 지도자의 인민사랑을 부각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역사 속 주요 순간을 통해 한반도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보는 역사 코너에서는 과거 미국 함정을 인수해 재취역 작업을 하며 기술을 쌓아온 대한민국의 조선 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편스토랑’ 류수영, 방산시장에 뜬 어남선 리포터
‘편스토랑’ 류수영, 방산시장에 뜬 어남선 리포터
2021. 02. 25 14:19 연예
방산시장 장보기 꿀팁 전수ㆍ발품 팔아 신혼집 인테리어 직접 시공 KBS 제공‘신상출시 편스토랑’ 류수영이 방산시장에 떴다. 2월 26일 방송되는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에서는 ‘도시락’을 주제로 한 22번째 메뉴 개발 대결이 이어진다. 그중 ‘편스토랑’ 자타공인 완판남이자 살림꾼 류수영은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넘치는 방산시장을 찾는다. 장 보러 갔다 하면 큰 웃음 빵빵 터뜨리는 어남댁 류수영의 방산시장 방문기가 그려진다. 이날 멋지게 슈트를 입은 류수영이 나타난 곳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방산종합시장. 류수영은 “자주 왔던 곳인데 오랜만에 온다”며 방산시장에 들어가기 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기다릴 틈도 없이 류수영의 방산시장 장보기 꿀팁이 술술 쏟아졌다. 류수영은 마치 KBS ‘6시 내고향’ 리포터 뺨치는 능청스러운 멘트로 ‘편스토랑’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류수영의 정보 중 하나가 바로 인테리어 소품이다. 류수영은 “아내 박하선과 신혼집 준비할 때 여기 와서 벽지를 골랐다.”며 회상했다. 실제로 류수영은 결혼 전 방산시장 등에서 발품을 팔아 직접 신혼집 인테리어를 시공했다. 이어 류수영은 “주차가 어려워 여기 올 때는 바이크를 타고 많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류수영의 과거 사진이 깜짝 공개돼 또 한 번 큰 웃음을 유발했다. 바이크를 주차하고 한껏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던 사진이 공개된 것. 그런가 하면 이날 류수영이 방산시장을 방문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고 한다. 화이트데이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베이킹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편스토랑’ 막내PD를 위해 ‘베이킹’ 재료 구입을 도와주고자 방산시장을 찾은 것. 앞서 결혼과 독립을 앞둔 제작진에게 프라이팬을 선물했을 때처럼, 이번에도 류수영은 친정 오빠의 마음으로 꼼꼼하게 베이킹 제품을 골라 선물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막내PD를 위한 류수영의 감동적인 선물은 또 있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할 수밖에 없었던 류수영의 선물이 무엇인지, 방산시장에 뜬 류수영이 또 어떤 장보기 꿀팁을 알려줬을지 궁금해진다. 이 모든 것은 26일 금요일 밤 9시 40분 방송되는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편스토랑

주간경향(총 2 건 검색)

물 만난 ‘K방산’ 원칙이 필요하다(2022. 10. 14 14:52)
2022. 10. 14 14:52 경제
ㆍ수년내 빅4 진입 가능성…‘평화적 이용’에 방점 찍어야 한국의 방위산업이 차세대 수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27일 폴란드와 K2전차(현대로템) 1000대, K9자주포(한화디펜스) 648문, FA-50 경공격기(한국항공우주산업) 48대를 수출하는 총괄계약을 맺은 게 대표적인 예다. 총괄계약을 맺은 물량의 평가액은 40조원대로 한국산 무기 수출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는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맺은 지대공 요격미사일 천궁-Ⅱ 수출계약 35억달러(당시 환율로 약 4조2000억원)가 역대 최대였다. 한국산 전차와 전투기가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 방산의 글로벌화가 본무대에 올랐다. 한국은 올해 방산 수출 목표치였던 150억달러는 물론 200억달러 돌파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16일(현지시간) 폴란드 민스크 마조비에츠키 시에서 열린 폴란드 군비청과 FA-50 전투기 48대 수출 이행계약 계약식에서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오른쪽)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 방위사업청 제공 글로벌 진출로 규모의 경제 실현 한국 무기 수출 시장은 아시아와 북미 중심에서 중동과 유럽, 중남미, 호주, 아프리카로 확대되고 있다. 수출 제품은 탄약·함정 중심에서 기동·화력·항공·함정·유도무기 등으로 다양해졌다. 중단 없이 무기체계를 현대화한 결과, 품질과 생산능력이 수위권에 오른 덕이다. 여기에 지정학적 안보위기가 겹치면서 한국산 무기의 글로벌 진출이 최근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박준수 한국국방연구원 획득방산연구실장(책임연구위원)은 한국 방위산업 발전의 원인을 ‘분단국가의 현실’에서 찾았다. “전면전을 상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전제하에 군이 작동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한국을 제외하고 거의 없다. 전면전을 상시로 준비한다는 상황 자체가 무기체계의 현대화를 계속 추구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주요 방산 선진국은 미국을 제외하곤 모두 강약이 확실하다. 이스라엘은 해군력이 상당히 작은 대신 지휘통제·감시정찰이 발달했고, 독일이나 프랑스는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유도무기가 발달한 대신 지상군은 그간 투자가 줄면서 조금 약해진 면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무기체계 영역에서 중상위권에 위치한다”면서 “전면전을 상시 대비하는 특징이 기술 수준에서 드러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5위 수준의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도 방위산업의 든든한 기반이 됐다. “방위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기술의 극초반 연구부터 기술 획득과 상업화, 최후의 운영유지에 이르기까지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인하우스로 움직이는 게 다른 산업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하지만 방위산업 자체로 존립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기반이 되는 산업이 깔려 있고, 그 위에서 작동하는 게 방위산업이라는 점에서 ‘산업 위의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박준수 실장) 제조업 혁신이 방산으로 흘러가고, 방산 분야의 신기술이 다시 제조업으로 흘러가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면 방위산업이 ‘첨단 제조업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방산의 수출 산업화가 본격화하면서 한결 수월하게 이런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기계·방위산업실 연구위원은 “방위산업은 대규모 장치 산업의 특성이 있어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간 내수에 치중하다 보니 부족한 면이 많았다”면서 “이번 폴란드 수출로 국내 방위산업이 내수 위주에서 글로벌 생태계로 진출하는 변화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요국들이 국방비를 증강하는 추세인데 구매국들이 요구하는 ‘가성비’ 있는 우수한 무기체계를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한국이 호기를 맞았다”면서 “그냥 얻어진 능력이 아니라 20~30년 전부터 무기체계를 개발하며 실력을 다져온 결과”라고 말했다. ‘K방산’ 위한 제도·원칙 마련해야 군비통제와 관련해 가장 권위가 높은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2022년 통계에 따르면 방산시장은 2020년 기준 5310억달러 규모다. 방산수출 5대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중국, 독일이 전체의 78.1%를 차지하는 독과점 시장이다. 한국은 점유율 2.8%로 세계 8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러시아·중국산 무기의 신뢰도가 의심받고, 미중 블록 간의 경쟁 구도가 굳어지면서 진영 간 방산 교역이 줄면 한국에 기회가 올 수 있다. 실제 지난 5년간 러시아의 방산수출 증가율은 -26%, 중국은 -31%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수출 규모는 2017년 이후 5년간 177%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 방위산업의 ‘빅4’(미국·러시아·프랑스·한국) 진입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장 연구위원은 “러시아와 중국은 (첨단무기에 필수적인 부품 수출을 막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고 여러 장비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다”면서 “당장은 아니겠지만 매년 100억~200억달러 이상 수출을 이어가면 빠르면 4~5년 내, 늦으면 10년 내에 4위권 진입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은 방산 대기업들이 경쟁하는 시장이라 국내에서도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듯 대형화·통합화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수출계약에 따라 현지생산이 늘 경우 국내 방산 중소기업도 내수 시장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진검 승부를 벌여야 하는 시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4에 진입하려면 방위산업 성장을 위한 지원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장 연구위원은 “한국의 무기를 사가는 수입국들이 기술이전과 현지생산 등을 요구하는 절충교역의 경우 기업 혼자만으로 해결이 어렵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구매국 요구에 맞춰 성능개량도 해야 하는데 FA-50의 경우 항전장비, 무장, 체계 통합 등을 폴란드 맞춤형으로 개발하려면 수십억 규모로도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선진국처럼 수출을 상수로 보고 개발 단계에서부터 국내 시장만이 아니라 구매 예상국이 요구하는 규격을 고려해야 한다. 첨단무기 수출이 늘면 기존 5대 강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박 실장은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지상장비는 5대 강국이 상대적으로 투자를 소홀히 했던 분야라 우리가 시장을 뚫을 수 있었다”면서 “유도무기, 전투기, 잠수함, 미사일방어 등 비대칭 전력 확보에 결정적인 분야에선 선진국이 절대 주도권을 놓지 않을 테니 지금까지의 수출 경쟁과 향후 첨단무기 중심의 수출 경쟁은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북한과의 전면전에서 비대칭 위협으로 투자 분야가 바뀌는 상황이어서 유도무기, 수중미사일, 미사일방어 쪽으로 투자를 할 텐데 그 분야에서 수출의 활로가 뚫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위산업을 대외 영향력을 키우는 지렛대로, 또 평화 외교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무기 수출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간 수출의 양적 측면을 강조했다면, 군사동맹인 나토 진영에 속한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무기 수출의 정치외교적 측면을 고려할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금융학부 교수(전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는 “보호주의 진영화로 진영 간 방산 교역이 사라지면 폴란드 수출에서 보듯 한국 방산의 대외적인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방산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그래서 민주주의의 진정한 파수꾼이 되려면 방산을 어떻게 이용할지를 놓고 진지한 철학적·인문학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식민지배를 받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였는데 그런 나라가 과거 제국이 했던 걸 그대로 따라한다면 국격에 맞지 않는, 스스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 된다”면서 “평화국가라는 한국의 정체성에 맞게 권위주의 국가, 불량국가에 무기를 팔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골목내시경]방산시장 골목-청계천 지게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2019. 11. 01 15:52)
2019. 11. 01 15:52 사회
한국전쟁 이후 한동안 방산시장 일대는 청계천 지게꾼들의 본거지였다. 아침으로 이곳에 모여 일을 맡았다. 봉제공장과 식자재 상가의 일감을 지고 나르는 일은 모두 그들의 일이었다. 방산시장 골목에는 포장재와 포장 인쇄 관련업종들이 밀집해 있다. 도시의 실핏줄이 골목이라면 혈관이 모이고 흩어지며 생명을 유지하는 곳은 시장이다. 서울 중구 방산시장 일대 골목길은 아직도 서울 구시가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을지로 5가에서 청계천 사이 주교동 대부분과 방산동 일부에 걸쳐 방산시장의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이어진다. 그 중심에 방산상가가 있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들게 비교적 넓직한 터를 상가가 깔고 앉아 있는 까닭은 그곳이 초등학교가 있던 자리였기 때문이다. 1922년 개교한 방산초등학교는 1970년 2월, 45회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학생들은 인근 학교로 흩어졌고 터는 팔려서 상가가 됐다. 수출산업이 고도성장을 이끌던 때 방산상가는 포장재를 대던 공급처였다. 박스부터 비닐, 각종 포장재를 이곳에서 구할 수 있었다. 수제 화장품 가게와 포장 인쇄타운 주교동이라는 이름은 이곳에 한강 건너 행차하는 임금을 위해 배다리를 만들고 관리하던 관청 주교사(舟橋司)가 있었기 때문에 붙여졌다. 청계천 준설로 퍼올린 흙들이 산처럼 언덕을 이루어 꽃이 피고 향기가 날렸다 하여 ‘방산(芳山)’이라는 명칭도 얻었다. 지금 방산상가에 갖가지 향기 관련 자재업체가 들어서서 향수를 팔고 수제 화장품 관련 용품을 팔고 있으니 이름도 윤회를 거듭하다가 제자리를 맴도는 것이겠다. 방산시장 골목은 국내 최대 포장재료 관련 상가가 있다. 방산시장 길목 입구엔 크게 ‘종합포장 인쇄타운’이라는 표지가 걸려 있지만 복잡한 골목길만큼 일대의 업종들은 다양하다. 우선 길가에는 페인트가게와 벽지가게가 줄을 잇는다. 본디 목공소와 화공약품상들이 자리를 차지하던 곳이었으나 목공소는 왕십리 일대로 밀려났다가 하나둘 씨가 말라갔고, 화공약품 파는 곳들도 거의 사라져 겨우 명목만을 유지할 뿐이다. 골목을 한 걸음 들어가면 이 지역 상권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포장재 상가가 들어서기 전 일대는 식자재 원료를 팔던 상점들이 몰려 있었다. 지금도 방산시장 골목의 대주주는 제과·제빵과 관련된 자재상들이다. 방산상가 앞 삼각길을 이루는 좁고 오래된 골목에서는 빵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온갖 재료들을 구할 수 있다. 빵틀에서부터 유기농 밀가루와 포장재, 쇼핑백과 휘핑크림까지 빵을 만들고 싶다면 당장 이곳부터 둘러봐야 할 것이다. 재료뿐 아니라 제과기계 업체들도 빼곡하다. 이곳 상권도 대기업 빵집에 밀려 골목 제과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은 후 주춤했다가 수제쿠키와 자작 빵 만들기 열풍이 불면서 골목은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빵과 과자를 담는 포장 재료상들이 모여 있는 덕에 자작(自作·DIY) 관련 상품들도 일대에 자리를 잡았다. 방산상가 1층에 하나둘 문을 연 아로마향 가게들이 이제는 상가의 주역일 만큼 번졌다. 복도를 걸으면 세상의 모든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진열된 오만가지 향수병을 보면 향기의 복잡·다양함을 알게 된다. 향과 화장품은 맞닿아 있으니 또 수제 화장품 전문점들이 들어섰다. 비누를 만들고 보습제를 만드는 재주꾼들이 방산시장을 기웃거리면서 골목 분위기도 바뀌었다. 자영업과 카페 창업이 줄을 이어가면서 그에 필요한 상품들도 하나둘 방산시장을 장악해 갔다. 일회용 컵과 예쁘고 알록달록한 포장재들은 그 자체가 경쟁력이다. 세월 따라 상권도 변하고 손님 따라 상인도 바뀌는 법이다. 낡은 양철간판을 떼어내고 멋진 디자인의 간판이 걸리고 가게들은 세련됨으로 손님을 맞는다. 낡은 길 오랜 상점들 사이로 곱고 화려한 점포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 방산시장 골목의 업종들은 톱니바퀴처럼 연결돼 있다. 대부분 도매상인 가게들은 소매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나라도 팔아야 된다”는 것이 가게 주인의 이야기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도·소매 비중이 거의 같아졌다고 한다. 업자들과 달리 적은 양의 다양한 품목을 구하는 일반손님들을 위해 슈퍼마켓식 대형매장도 하나둘 들어서는 추세이다. 300~400평의 대형매장에 종이컵부터 장식용 초까지 없는 것 없이 팔고 적은 단위를 사도 군말이 없다. 앞으로 더 커지고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주변 상인들의 예측이다. 박스가게 주인은 “시장이 바뀌고 있는데 어쩔 수 없지 않겠나. 그래도 이곳에 오면 뭐든지 구할 수 있다는 생각들이 퍼져 방산시장을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방산시장의 동편 길가와 골목 일부는 벽지와 인테리어 소품 가게가 자리를 잡았다. 포장재 등의 비닐류와 품목이 겹치고, 인근 페인트가게들과 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벽지를 붙이는 일꾼들도 가게와 연을 맺고 일을 물어오고 소개받는다. 골목 가게들은 따로따로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서로서로 어깨를 겯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걸음씩 동행하는 형세다. 지류상 옆에 인쇄소가 있고 그 옆에 포장재 업체가 있으며 줄줄이 이어진 일의 사슬을 이루고 있다. 오래된 밥집, 문화옥·우래옥·보건옥 주교동 뒷골목엔 아직도 청계천 시절의 염색공장들 몇 곳이 문을 열고 있다. 한때 염색공장 밀집지대였으나 대표적인 오염산업으로 찍혀 교외 공장지대로 이전해갔다. 지금은 소량의 급한 물량만을 취급하고 있다. 이 일대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업종이 있다면 아마도 염색공장이 아닐까 싶다. 제과제빵 관련 모든 상품을 방산시장 골목에서 만날 수 있다. 골목 곳곳에서 인쇄기가 돌아가고 삼륜차가 부지런히 종이를 싣고 나르는 모습이 충무로 인쇄골목과 흡사해 보이지만 방산시장 인쇄소들은 나름 자신들만의 영역이 있다. 일반인쇄물보다 스티커와 쇼핑백, 비닐류에 인쇄하는 특수인쇄업이 방산시장 골목 인쇄소의 경쟁력이다. “요즘 대량 인쇄물은 중국에서 많이 해온다. 여기는 수량이 적고 급한 인쇄물, 까다롭고 정교한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는 것이 인쇄업자의 이야기였다. 내일 당장 필요한 물건을 오늘 와서 해달라고 요청해도 오랜 거래처거나 단가가 맞으면 밤을 새서라도 한다는 것이다. “일감 맞추느라 어제는 15시간 일했다”는 인쇄소 주인은 “아무리 돈이 좋아도 자주 할 일이 못된다”고 손사래를 친다. 골목길 구석구석에는 이곳에 깃들여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할 수 있는 가게들도 여럿 보인다. 당장 기계가 고장 나면 쇠를 깎아서라도 수리해주는 공작업체가 있고, 인쇄물에 구멍을 뚫고 실을 꿰는 후처리 업체도 보인다. 아주 오래된 자전거포에서는 자전거뿐 아니라 오토바이며 손수레를 함께 고친다. 수리비도 슬금슬금 올라 펑크 때우는 비용이 ‘자전거 7000원, 리어커 8000원’이란다. “여기서 일하는 오토바이나 짐자전거들은 물건을 워낙 많이 싣고 다녀서 잘 망가진다”는 것이 주인장의 이야기다. 당장 고쳐 일을 나가야 하니 그나마 수리점이 가까운 게 고마운 일이다. 아로마와 수제화장품 관련 상품도 방산시장 골목에 있다. 지금은 오토바이와 짐자전거가 일을 맡고 있지만, 한국전쟁 이후 한동안 방산시장 일대는 청계천 지게꾼들의 본거지였다. 아침으로 이곳에 모여 일을 맡았다. 봉제공장과 식자재 상가의 일감을 지고 나르는 일은 모두 그들의 일이었다. 고단하고 벅찬 일이지만 그나마 텃세를 버티는 깡과 연줄이 있어야 지게라도 받쳐놓고 일을 받을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의 흔적들은 모두 지워져 찾을 수 없어도 딱 한 곳 당시의 사정을 짐작케 하는 가게가 있다. “다리 밑에 거지들 우글우글했는데” 방산상가 건너 아직도 양철간판에 붉은 페인트 글씨로 ‘짜장’이라 적혀 있는 분식집은 이 일대에서 몸으로 벌어먹고 사는 이들의 주방이다. 짜장면 2800원, 곱빼기 3000원. 간짜장과 짬뽕은 보통 3000원, 곱빼기 3300원. 잡채밥을 비롯한 각종 밥류는 보통 4000원에 곱빼기 4500원이다. 한데 보통이 다른 곳 곱빼기만 하다. 2500원 하던 짜장면은 몇 달 전 300원을 올렸다. 무뚝뚝한 주인은 살가운 인사 대신 싸고 푸짐한 양으로 손님을 대한다. 노동하는 이들의 세상에 배고픈 사람들이 없기를. 70년째 문을 열고 있는 오랜 맛집들도 있다. 잠깐을 둘러봐도 방산시장 골목길 곳곳엔 오래되고 이름난 밥집들이 박혀 있다. 시간의 흔적이다. 70년이 됐다는 설렁탕 도가니탕집 문화옥. “보통 땐 설렁탕 먹고, 좋은 날엔 도가니탕 먹는다”는 손님도 이 동네에서 50년 넘게 일했단다. 그 옆엔 사람들이 골목길을 막을 정도로 몰려오는 냉면집 우래옥이 있다. 한 골목 건너가면 불고기와 설렁탕으로 유명한 보건옥이 있고, 맛집 탐방기에 거르지 않는 김치찌개집 운주정이 있다. 을지로 쪽으로 더 내려오면 미슐랭가이드에도 소개됐다는 꼬리곰탕 전문 순흥집이 있다. 가마솥에 밴 기름때만 해도 몇 가마니는 될 음식점들이지만 공통점은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다. 분점을 내거나 흔한 프랜차이즈 하나 열지 않고 수십 년을 움직이지 않고 가게문을 열고 닫는다. “이 금전출납기가 1975년도 제품이다”라고 자랑하는 다방은 아직도 문을 열어 청춘시절을 함께 보낸 은발의 손님들을 맞고 있다. 배불뚝이 브라운관 텔레비전이 죽지 못해 살아있고, 커피를 시키면 “프림과 설탕은?” 얼마나 넣는지를 묻는 곳이지만 나이든 주인은 아직 문을 닫을 생각이 없단다. 지나온 수십 년의 세월 동안 같은 곳에서 밥을 먹고 같은 다방에서 차를 마시던 이들 중 누군가는 부자가 됐다. 아침 무렵 아직도 차를 시키는 인쇄공장 사장은 10년 전 사 입은 낡은 점퍼에 기름때가 묻어도 상관치 않고 일을 하고 일을 하고 또 일을 한다. 젊어 바짝 벌어 상가 점포라도 몇 채 거느린 노인들은 가끔 흐뭇하게 돈 벌어주는 가게들을 순례한다. 더러는 상가 뒷방에 모여 심각한 표정으로 화투 패를 째려보며 꽃놀이라도 하다가 운수 좋은 날엔 설렁탕 국물에 소주를 마신다. 얼굴이 붉어지면 어김없이 “청계천 다리 밑에 거지들이 우글우글 했는데…”라며 흔적 없이 사라진 왕년의 이야기에 목청을 높인다. 방산시장 골목길을 보면 장소가 갖는 역사의 연속성에 의문을 갖게 된다. 어느 순간 이전 집단의 기억들은 깡그리 사라져 동네 이름으론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게 됐고, 지명의 유래 정도를 찾아봐야 그런가보다 하게 된다. 향기 나는 동산의 그 향기로운 모습을 오늘 방산시장에서 볼 수 없으니 지금은 겨우 산업화 시대 우리가 지나온 시대의 자취만을 바라볼 뿐이다. 이곳엔 그나마 재개발 바람이 비켜가 50년의 흔적은 남아있어 다행이다. 방산시장 골목길을 걷는 이들은 모두 바쁜 걸음으로 일을 재촉하지만, 언젠가 이곳에서 피었던 향내 나는 꽃을 상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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