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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636 건 검색)

한동훈 “이재명 민주당 사적 복수극의 결말”…감사원장·검사 탄핵 기각 반응
한동훈 “이재명 민주당 사적 복수극의 결말”…감사원장·검사 탄핵 기각 반응
2025. 03. 13 11:36정치
... 기각 결정했다. 한 전 대표는 “오늘 기각된 4명의 공직자에 대한 탄핵소추의 본질은 사적인 복수와 이해충돌”이라며 “최 원장은 민주당 집권 시기에 있었던 서해공무원 피격 은폐, 탈원전,...
기각탄핵한동훈헌재이창수최재해이재명
설악산서 봄의 전령사 ‘복수초’ 개화
설악산서 봄의 전령사 ‘복수초’ 개화
2025. 02. 26 15:33사회
... ‘복수초’가 잇따라 꽃망울을 터트린 모습이 관찰됐다고 26일 밝혔다. 설악산 주변에 핀 복수초는 오는 3월 말까지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수초(Adonis amurensis)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복수설악산전령사개화
[단독]자치경찰위, 서울경찰청장 후보자에 첫 이견···“민생 치안 경험 부족” “복수 추천 요망”
[단독]자치경찰위, 서울경찰청장 후보자에 첫 이견···“민생 치안 경험 부족” “복수 추천 요망”
2025. 02. 13 13:24사회
... 것도 처음이었다. 김광호·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임명 때는 “이견이 없다”는 의견을 냈고, 복수 추천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회의는 지난 6일 오후 4시 반부터 5시까지 원격 영상 회의로 열렸다....
서울경찰청장서울시자치경찰위
[포토뉴스] 동장군 기세도 뚫고 복수초 ‘활짝’
[포토뉴스] 동장군 기세도 뚫고 복수초 ‘활짝’
2025. 02. 04 20:32사회
지난 2일 광주 무등산국립공원에 봄의 시작을 알리는 복수초가 피어 있다. 복수초는 겨울의 끝에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으로, 새로운 희망과 행운을 상징한다.

스포츠경향(총 1,068 건 검색)

전날과 달랐던 ‘MVP 후보들의 맞대결’, 오늘은 ‘35P·18R·8A’ 요키치가 ‘25점’ SGA를 눌렀다···덴버, OKC에 화끈한 복수극
전날과 달랐던 ‘MVP 후보들의 맞대결’, 오늘은 ‘35P·18R·8A’ 요키치가 ‘25점’ SGA를 눌렀다···덴버, OKC에 화끈한 복수
2025. 03. 11 11:22 스포츠종합
니콜라 요키치. 오클라호마시티 | AP연합뉴스 바로 전날 경기 결과와는 사뭇 다른 결과였다. 샤이 길저스-알렉산더(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기츠). 두 미국프로농구(NBA) 최우수선수(MVP) 후보들의 두 번째 대결은 요키치가 웃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덴버는 11일 미국 오클라호마시티의 페이컴 센터에서 열린 2024~2025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140-127로 이겼다. 전날 오클라호마시티에 103-127로 대패했던 덴버는 이날 설욕에 성공, 시즌 상대전적을 2승2패로 맞췄다. 덴버는 42승13패가 돼 이날 브루클린 네츠에 패한 LA 레이커스를 1경기차로 제치고 서부콘퍼런스 2위를 탈환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7연승이 중단됐지만 53승12패로 서부콘퍼런스 선두를 굳건히 유지했다. 이번 오클라호마시티와 덴버의 2연전은 이번 시즌 NBA 최유력 MVP 후보들인 길저스-알렉산더와 요키치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요키치를 뚫고 슛하는 샤이 길저스-알렉산더. 오클라호마시티 | AP연합뉴스 전날 경기에서는 40점을 퍼부은 길저스-알렉산더가 24점·13리바운드·9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했던 요키치에 우위를 점했고, 오클라호마시티도 이겼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요키치는 35점·18리바운드·8어시스트의 눈부신 활약으로 25점·7어시스트에 그친 길저스-알렉산더를 눌렀다. 길저스-알렉산더가 30점 미만의 득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달 27일 브루클린전 이후 6경기 만이다. 여기에 ‘조력자’들의 활약이 요키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저말 머리는 이날 3점슛 3개 포함 34점·6어시스트로 활약했고, 벤치에서 출발한 페이튼 왓슨이 3점슛 4개를 시도해 모두 집어넣는 등 16점을 보탰다. 마이클 포터 주니어(17점)와 러셀 웨스트브룩(16점), 크리스티안 브라운(14점)의 활약도 좋았다. 이날 경기도 3쿼터까지는 101-99로 덴버가 단 2점 앞설 정도로 박빙으로 전개됐다. 그리고 4쿼터에서 승부가 갈렸다. 차이점은 전날은 오클라호마시티가 승기를 가져왔다면 오늘은 덴버가 가져왔다는 차이였다. 덴버는 106-101로 앞선 경기 종료 10분5초 전 머리의 3점슛으로 109-101로 달아났고, 곧바로 머리가 또 다시 2득점을 보태 111-101, 두자릿수 차이를 만들었다. 이후 122-111로 앞선 종료 6분42초 전 왓슨의 3점슛이 림을 가르며 14점차를 만들었다. 오클라호마시티도 만만치 않았다. 3점슛 8개를 작렬한 루겐츠 돌트(26점)를 앞세워 맹추격을 펼쳤다. 하지만 요키치가 고비마다 득점을 차곡차곡 집어넣으며 오클라호마시티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결국 그대로 차이를 유지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경기 종료 1분40여초를 남기고 선수들을 전부 교체하며 백기를 들었다. 오클라호마시티 | AP연합뉴스
‘파죽지세’ 보물섬, 시청률 10% 넘었다···짜릿 복수극에 ‘숨멎 엔딩’까지
‘파죽지세’ 보물섬, 시청률 10% 넘었다···짜릿 복수극에 ‘숨멎 엔딩’까지
2025. 03. 04 10:19 연예
SBS ‘보물섬’ 제공. ‘보물섬’이 4회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파죽지세 그 자체다.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극본 이명희, 연출 진창규, 제작 스튜디오S·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푸르미르공작소)은 박형식(서동주 역)의 파격 연기 변신, 연기력X화제성 다 잡는 박형식X허준호(염장선 역)의 파괴적 조합, 욕망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는 입체적인 인물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전개, 몰입도 높은 연출 등이 뜨거운 호평을 모으며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SBS ‘보물섬’ 제공.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보물섬’의 심상치 않은 상승세이다. 2월 21일 ‘보물섬’ 1회는 전국 6.1%, 수도권 6%, 순간 최고 8.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금요 미니시리즈 1위에 올랐다. 2월 22일 방송된 ‘보물섬’ 2회는 전국 8.1%의 시청률을 나타내며 1회 대비 무려 2%P 상승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수도권 7.8%, 순간 최고 9.9%로 2회 만에 두 자릿수 돌파를 기대하게 했다. SBS ‘보물섬’ 제공. 신규 드라마 2편이 동시에 첫 방송되며 시청률 격돌을 펼친 가운데 ‘보물섬’은 방송 첫 주부터 금토 미니시리즈, 주간 미니시리즈 1위를 선점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콘텐츠들의 흥행 지표인 키노라이츠 오늘의 콘텐츠 통합 랭킹에서도 ‘보물섬’이 경쟁작들을 따돌리며 1위에 우뚝 섰다. 방송 2주 차에도 ‘보물섬’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2월 28일 ‘보물섬’ 3회는 전국 8.8%, 수도권 8.9%, 순간 최고 11.2%를 나타내며 전 회 대비 또 상승했다. 3월 1일 ‘보물섬’ 4회는 전국 10.2%, 순간 최고 11.3% 시청률을 기록하며 가뿐하게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채널 경쟁력 핵심 지표 2049 시청률 역시 2.4%(3회), 2.8%(4회)로 2회 연속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4회 2049 시청률은 토요일 방송된 전 채널 모든 장르의 프로그램 중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SBS ‘보물섬’ 제공. ‘보물섬’은 1회부터 4회까지, 4회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여기에 화제성도 쭉쭉 상승 중이다. 방송 직후 각종 SNS 및 커뮤니티는 물론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도 ‘보물섬’과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보물섬’의 주요 영상 클립 역시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 중이다. 이는 클래식한 복수극으로 시청자들의 진입장벽은 낮추되, 빠른 전개와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연출력으로 몰입도를 높인 연출, 극에 무게감을 더한 배우들의 소름 돋는 열연 등이 완벽한 시너지를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다음 회를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숨멎 엔딩’은 ‘보물섬’ 시청률 상승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16부작 중 단 4회가 방송됐을 뿐이다. 그러나 상승세만큼은 파죽지세 그 자체다. 남은 12회 동안 지속될 ‘보물섬’의 브레이크 없는 흥행질주가 기대된다.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토요일 밤 9시 50분 방송된다.
캡틴 손흥민 직접 등판! “매디슨은 최고의 동료이자 선수”···맨유 레전드에 저격 당한 매디슨, ‘쉿’ 세레모니로 대응→통쾌한 복수!
캡틴 손흥민 직접 등판! “매디슨은 최고의 동료이자 선수”···맨유 레전드에 저격 당한 매디슨, ‘쉿’ 세레모니로 대응→통쾌한 복수!
2025. 02. 19 01:14 축구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Getty Images ‘주장’ 손흥민이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의 세레모니를 옹호하고 나서며 동료애를 보였다.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9승 3무 13패(승점 30)를 기록하며 12위로 올라섰다. 양 팀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일전이었다. 경기 전 토트넘은 15위, 맨유는 14위에 올라있는 상태로 올 시즌 충격적인 부진에 빠져있는 양 팀에겐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중요한 일전에서 승리한 팀은 토트넘이었다. 부상자가 대거 복귀한 가운데 토트넘은 전반 13분 돌아온 매디슨이 선제골을 터트렸고, 이 골이 결승골이 되면서 1-0으로 값진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매디슨이 펼친 세레모니가 뜨거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매디슨은 득점을 터트린 뒤, 카메라 앞으로 가서 자신의 시그니처인 다트 세레모니를 펼쳤다. 이후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는 동작을 취하며 ‘쉿’ 세레모니까지 펼쳤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매디슨의 세레모니는 자신을 비판한 맨유의 레전드 로이 킨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경기 전, 킨은 “그는 레스터 시티에서 강등된 선수다. 비록 그가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토트넘이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하지만 매디슨은 결승골을 터트리며 최고의 활약으로 토트넘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에 매디슨은 “경기 전, 외부에서 소음이 많았다. 물론 모두가 각자의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경기장에서 말하고 싶었다”라며 킨을 저격하는 세레모니였음을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그런 가운데 손흥민 역시 매디슨을 옹호하고 나섰다. 18일 영국 ‘익스프레스’가 전한 바에 따르면 손흥민은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전혀 상관없다. 매디슨은 내가 본 선수 중 최고의 동료이자 선수다”라며 “그는 항상 중요한 경기에서 득점을 한다. 토트넘이 그를 그리워한 이유다. 그는 항상 긍정적으로 경기에 임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비판이 틀렸다는 것을 경기장에서 증명했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결국 승자는 토트넘이다. 경기에서 승리했을뿐더러 경기 전 비판에도 맞받아치며 외적으로도 완벽하게 이겼다. 맨유에 남은 건 패배밖에 없었다.
‘보물섬’ 사이다 복수극 온다, 욕망의 민낯 소용돌이
‘보물섬’ 사이다 복수극 온다, 욕망의 민낯 소용돌이
2025. 02. 05 15:54 연예
SBS 새 금토드라마 ‘보물섬’ ‘보물섬’ 사이다 명가 SBS의 선 굵은 변주가 시작된다. SBS 새 금토드라마 ‘보물섬’(극본 이명희/연출 진창규/제작 스튜디오S,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푸르미르공작소)이 2월 21일 첫 방송된다. ‘보물섬’은 2조 원의 정치 비자금을 해킹한 서동주(박형식 분)가 자신을 죽인 절대 악과 그 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인생 풀베팅 복수전이다. 박형식과 허준호(염장선 역)의 파괴적 조합으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기대를 모은다. SBS 금토드라마는 그동안 짜릿하고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에 많은 시청자들이 “SBS는 사이다 명가”, “SBS 사이다 드라마는 믿고 본다” 등 신뢰를 보여왔다. 이런 가운데 ‘보물섬’이 2025년 SBS 금토드라마 첫 사이다 드라마를 예고했다. 단 ‘보물섬’은 사이다 복수극 안에 끝까지 누가 내 편인지 알 수 없는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성을 통한 긴장감까지 불어넣으며, 기존 사이다 드라마들과는 결이 다른 재미를 예고하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선 굵은 사이다 복수극 ‘보물섬’. 이는 각자 가장 잘하는 것으로 뭉친 이명희 작가와 진창규 감독 덕분에 가능했다. ‘돈꽃’의 이명희 작가는 ‘보물섬’을 통해 돈, 권력, 복수 등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린다. 적절하게 자극적이면서도 시청자를 사로잡는 이명희 작가의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은 몰입감과 트렌디함을 잃지 않는 진창규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력과 만나 제대로 꽃을 피울 전망이다. 여기에 박형식X허준호 두 주인공을 필두로 이해영(허일도 역), 홍화연(여은남 역), 우현(차강천 역), 김정난(차덕희 역), 도지원(지영수 역), 홍수현(차국희 역), 권수현(염희철 역) 등 세대 불문 대체불가 배우들의 강력한 존재감과 연기력이 어우러져 선 굵은 사이다 복수극 ‘보물섬’의 흡인력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다 명가 SBS가 ‘보물섬’을 통해 사이다 드라마 변주에 나선다. ‘보물섬’은 기존 SBS 금토드라마가 선사하는 사이다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은 물론,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스토리와 팽팽한 긴장감에 반응하는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을 것이다. 안방극장을 욕망과 복수, 긴장감과 뒤통수, 사이다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보물섬’ 첫 방송이 기대되고 또 기다려진다. SBS 새 금토드라마 ‘보물섬’은 ‘나의 완벽한 비서’ 후속으로 오는 2월 21일 금요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주간경향(총 23 건 검색)

[전성인의 난세직필](12)복수의결권과 벤처 투자 활성화(2023. 04. 14 14:20)
2023. 04. 14 14:20 경제
벤처창업주에게 복수의결권을 허용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처기업법’) 개정안의 통과와 저지를 둘러싸고 4월 20일 개최 예정으로 알려진 국회 법사위가 주목받고 있다. 1주 1의결권이라는 상법 원칙의 근간을 훼손하는 이 법은 산자위 심의 때부터 논란과 비판의 대상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엔테베 작전’하듯이 산자위를 통과한 후에도 상법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한다는 점 때문에 법사위에서 계류에 계류를 거듭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22년 11월 4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역동적 벤처 투자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중기부 제공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통과를 위해 의원실을 찾고,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저지를 위해 의원실을 찾았다. 당연히 벤처협회 관계자도 의원실을 찾았다. 재벌 이익을 대변하는 전경련은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뒤에서 통과를 재촉하고 있다. 이 법의 통과와 저지를 둘러싼 대립은 첨예하지만, 논리적 대립은 의외로 빈약하다. 통과 쪽의 논리가 사실상 별것이 없기 때문이다. 왜 1주 1의결권이 주식회사 의사결정의 기본이 돼야 하는가에 대한 논리는 정립돼 있다. 이에 비해 왜 상법을 비틀어 가면서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주에게 1주당 최대 10배의 의결권을 허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리는 없다. 중기부의 공식적 설명은 딱 2가지다. 하나는 벤처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 다른 하나는 다른 나라에도 복수의결권 제도가 있어서. 이게 전부다. 이중 두 번째 논거는 이번 벤처기업법 개정안 처리의 논거가 될 수 없다. 물론 ‘다른 나라도 하니까 우리도 하자’는 주장을 할 수는 있으나 그것은 상법 개정 때 해야 하는 주장이다. 실제로 재벌은 2011년 상법 개정 때 그런 주장을 열심히 했다. 그런 재계의 주장은 그러나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2012년 4월부터 시행된 개정 상법은 복수의결권은 허용하지 않고 그 대신 ‘무의결권 주식’을 허용했다. 그게 주식회사의 운영에 관한 우리 사회의 합의였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중기부의 주장은 재벌들이 써먹었지만 이미 실패한 주장을 뒤늦게 이어받아 또다시 나팔을 불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그럼 중기부의 남은 논리는 ‘벤처 투자 활성화’뿐이다. 물론 이 주장도 당연히 말이 안 된다. 중기부의 주장이 말이 되려면 이 개정안에 따라 비상장 벤처기업에 최대 10배의 복수의결권을 허용해 주면 그동안 벤처기업을 외면하던 투자자들이 구름떼처럼 모여들고, 번득이는 혁신 아이디어는 있으나 투자자금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대규모로 활성화돼야 한다. 애석하게도 한여름 밤의 꿈일 뿐이다. 왜 그런가. 이 법은 벤처기업에 투자자금을 공급하는 투자자의 권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창업주가 1000만원을 벤처 투자자가 9000만원을 투자한 벤처기업에 대해 창업주에게만 10배의 복수의결권을 허용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창업주는 총 설립자금 1억원 중 1000만원만 냈기 때문에 투자지분율은 10%에 불과하다. 회사 이익에 대한 재무적 청구권 역시 10%다. 이에 비해 벤처 투자자는 이 사례에서 전체 투자자금의 90%를 제공했다. 그렇다면 복수의결권을 감안한 의결권의 분포는 어떻게 될까? 편의상 1주의 가격을 1000만원이라고 하면 투자자의 의결권은 9주가 되지만 창업주의 의결권은 1주가 아니라 그 10배인 10주로 뻥튀기된다. 결국 창업주의 의결권 지분율은 총 19주의 의결권 중 10주의 비율이므로 대략 52.6%가 된다. 가뿐하게 과반수의 의결권을 확보하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주식회사의 의사결정이 기본적으로 다수결에 의한다는 점을 상기하면 창업주는 위 사례에서 해당 벤처기업에 대한 100%의 통제권을 누릴 수 있다. 재무적 지분율과 실질적인 통제권의 강도를 대비해보면 창업주는 10%의 돈만 내고 100%의 통제권을 얻게 된다. 창업주의 입장에서 보면 ‘삼팔광땡’이 곱빼기로 찾아왔다고 좋아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괄목할 정도로 활성화될까? 아니다. 벤처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쪽박도 이런 쪽박이 없기 때문이다. 위의 사례에서 벤처 투자자는 총 설립자금의 대부분인 90%를 지원했지만, 회사에 대한 통제권은 완전히 상실했다. 마치 채권자와 같아진 것이다. 아니 채권자보다 못할 수도 있다. 채권자는 회사의 재무 상황과 무관하게 따박따박 최우선적으로 이자를 받아가지만, 보통주에 투자한 벤처 투자자는 채권자와 우선주 주주들이 돈을 다 받아간 뒤에 가장 꼴찌로 얼마가 될지도 모르는 남는 돈을 받아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창업주를 믿고 투자하는 벤처 투자자가 있다면 그 용기를 칭찬해 주어야 할까? 거의 아니다. 왜냐하면 창업주의 도덕적 해이 가능성은 종전보다 크게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악덕 창업주가 회삿돈 2000만원을 빼돌려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었다고 가정해보자. 회사는 2000만원 손실을 입고, 투자지분율이 10%인 악덕 창업주는 200만원의 지분적 손실을 입는다. 그러나 이런 행위로 그가 얻은 직접적 이익은 자기 주머니에 있는 2000만원이다. 결국 전체적으로 악덕 창업주는 이런 행위를 통해 1800만원의 순이익을 얻게 된다. 이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벤처 투자자가 입은 같은 금액의 손실에서 나온 것이다. 물론 모든 경우가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럴 가능성이 증가하고, 그 증가 가능성을 익히 알면서도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자는 많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더구나 투자 대상 기업이 일반 기업이 아니라 지금 한창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가고 있어서 적자 살림이 일상적이고, 부도와 파산을 밥 먹듯이 하는 벤처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 벤처 투자자가 고객의 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라면 이런 상황에서 투자하는 행위는 민사적으로 충실의무 위반에 형사적으로 업무상 배임의 혐의까지 걱정해야 한다. 필자는 우리나라 벤처 업계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기를 염원한다. 하지만 비상장 벤처기업의 창업주에게 복수의결권을 부여하는 이번 벤처특별법 개정안은 벤처 투자를 활성화하기보다는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아무도 안 나설 경우 정부가 눈을 질끈 감고 국민의 세금을 마구 퍼부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장차 국민의 손해로 다가온다면 그 뒷감당을 어찌할 것인가. 이 일을 자초한 민주당이 이제 매듭을 제대로 지을 차례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선택을 지켜본다. 그 단초가 20일로 예정된 법사위다.
전성인의 난세직필
[오늘을 생각한다]복수는 강의 것
[오늘을 생각한다]복수는 강의 것(2022. 09. 02 11:30)
2022. 09. 02 11:30 오피니언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라 쓰고 ‘죽이기’라고 읽어야 하는) 사업은 살아 흐르던 낙동강 물길을 아홉 도막으로 절단하고 강의 숨통을 끊었다. 8개 보를 건설하자 강은 흐름을 멈췄고, 고인 물은 썩었다. 썩은 물은 뭍 생명을 죽고 병들게 한다. 2012년부터 매 여름 낙동강은 ‘붉은 깔따구 유충을 토핑으로 얹은 녹조라떼’를 만들어 인간에게 되돌려준다. 물이 썩자 붉은 깔따구만 신이 났다. 4급수, 악취가 나며 고도의 정수처리를 거쳐야만 겨우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말 그대로) 똥물이다. 죽은 물고기가 떠오르는 4급수에 붉은 깔따구가 번성한다. 수질오염 지표종인 붉은 깔따구는 천식, 아토피성 질환을 유발하는 알레르겐이다. 7월 초 경남 창원시의 가정집 수돗물에서 붉은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창원 석동정수장에 원수를 공급하는 낙동강 본포취수장 상수원에서도 이들 유충의 번성을 확인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지난 8월 31일 기자회견으로 더욱 충격적인 사실을 공표했다. 녹조 속 유해 남조류가 만들어내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가정집 수돗물에서 검출된 것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발암물질이자, 청산가리의 20~200배 독성을 지닌 맹독 물질로 간 독성 및 생식 독성을 띠고 인지장애 등을 유발한다. 지난 7~8월 낙동강 원수를 쓰는 수돗물 표본을 채취해 이승준 부경대 교수팀에 검사 의뢰한 결과 부산 수영구, 김해 내동, 창원 진해구, 대구 수성구·동구 등 6개 지점에서 미 캘리포니아주 환경건강위험평가국(OEHHA)이 정한 식수 허용기준을 초과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마시는 물이야 생수를 사면 된다지만 씻는 물은 어쩔 것이며, 단체급식 위주의 어린이, 환자의 밥상은 또 어쩌란 말인가. 녹조라떼는 복수극에 등장하는 독배처럼 알아채기도 전에 우리 몸속에 스며들어 있다. 나는 낙동강 물을 마실 일이 없다고 안도한다면 오산이다. 지난 3월 낙동강 주변에서 재배한 쌀·배추·무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낙동강 녹조쌀을 성인(체중 60kg)이 하루 300g 섭취하면 OEHHA의 생식독성 기준을 8.83배 초과(간 독성은 2.48배 초과)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강물이 고여 썩어간 지난 10여년간, 누군가는 독이 든 밥과 김치를 먹어온 것이다. 후보 시절 4대강 사업을 계승하겠다고 공언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이 먹고 마시는 밥과 물에 독이 들었다는 데도 강을 흐르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엄마들도 가만히 있을 생각은 없다. 경남·경북·대구·부산에서 생산된 쌀과 농산물을 어린이집 등 학교 급식에서 사용하지 않도록 전국 지자체장과 교육감에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낙동강이 다시 흐르고 안전해질 때까지 경남의 영호진미쌀, 경북의 일품쌀은 당분간 퇴출이다. 낙동강 인근의 농부님들께 죄송한 마음도 들지만, 누구보다 보 개방을 필요로 하는 분들도 낙동강 농부님들이기에 정치하는엄마들은 주저 없이 행동할 생각이다.
[박이대승의 소수관점](16)복수극에 열광하는 사회(2022. 07. 29 14:16)
2022. 07. 29 14:16 사회
왜 한국사회는 처벌 강화에 이토록 집착하는가? 죄와 벌의 등가교환이라는 판타지를 현실에서 구현하고 싶은 것인가? 강력한 처벌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죄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닌가?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복수극은 대중문화의 주류 콘텐츠다. 권력 집단의 악행으로 고통받은 피해자가 치밀하게 복수를 실행하는 이야기는 지겨울 정도로 많다. 법의 무력함에 절망한 피해자가 폭력적 방법으로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도 흔하다. 어느 경우든 복수극은 판타지다. 이는 복수의 현실적 불가능성 때문만은 아니다. 죗값의 의미 인류학은 사회관계의 기본 형태를 탐구하기 위해 이른바 ‘원시’사회에 집중해왔다. 그곳의 관계는 무언가를 주고받는 행위로 유지된다. 물건, 상징, 언어 등 모든 것이 그 대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 사이에 사람을 주고받는 행위, 즉 혼인이다. 원시사회의 혼인제도는 인류학의 주요 주제 중 하나였다. 핵심 문제는 주고받음이 교환관계와 부채관계 중 무엇인지다. 예컨대 신부를 데려오고 귀중품을 보내는 관습이 여러 문화권에서 발견된다. 이를 돈과 여성의 교환이라고 이해하면, 일종의 인신매매가 될 것이다. 많은 인류학자가 이런 견해를 비판하며, 부채관계의 관점을 취한다. 우리 가족이 다른 가족의 여성을 신부로 맞이한다면, 그들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게 된다. 우리가 귀중품을 보내는 것은 ‘상환 불가능한 부채’의 존재를 선언하기 위함이다(이에 관한 독보적인 연구를 수행한 사람이 미국의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다. 이 칼럼의 기본 발상은 그의 작업에서 온 것이다). 교환과 부채는 전혀 다르다. 교환은 깔끔하다. A를 주고 B를 받으면 그걸로 끝이다. 반면 화폐를 빌렸다가 갚는 경우를 제외하면, 부채는 뒤끝이 있다. 타인의 친절은 나에게 빚으로 남는다. 내가 친절로 화답하는 것은 그 빚의 상환이 아니라 거꾸로 그가 나에게 빚지게 만드는 행위다. 인간관계 대부분이 빚의 연쇄로 유지된다. 은혜, 원수, 친절, 감사, 복수 등의 원초적 관계는 모두 부채의 형식을 가진다. 죄도 단순한 규칙 위반이 아니라 부채관계의 일종이다. 그것은 타인의 생명, 재산, 행복, 신체, 믿음, 존엄성 등을 부당하게 빼앗는 행위에서 성립한다. 죄인은 일종의 채무자다. 그는 피해자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 한국어 단어 ‘죗값’은 이 관계를 놀라울 정도로 정확히 표현한다. 죄를 지었으면 값을 치러야 한다. 빼앗은 것의 반환은 죗값이 되지 못한다. 누군가 당신의 물건을 훔쳤다가 나중에 돌려주면서 없던 일로 하자고 하면, 흔쾌히 수용할 수 있는가? 불가능하다. 그는 단순히 물건을 훔친 것이 아니라 내 소유 영역을 침범한 것이고, 그에 해당하는 죗값은 훔쳐간 물건의 가치보다 크기 때문이다. 만일 그가 빼앗은 것이 내 행복이나 존엄성이라면, 잃은 것을 온전히 돌려받을 방법은 없다. 복수극이라는 판타지 죄인에게 강력한 처벌을 가해도 마찬가지다. 죄와 벌은 등가교환되지 않으며, 처벌로 죗값을 온전히 받아낼 수는 없다. 일단 죄에는 한계가 없지만 처벌은 제한적이다. 한 인간이 수백, 수천을 학살할 수 있지만, 가장 강력한 처벌은 그 한명의 죽음이다(더구나 사형은 민주주의 국가가 택할 방법도 아니다). 또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원칙도 죄와 벌의 등가교환을 실현할 수 없다. 내게 폭력을 행사한 자에게 똑같은 폭력을 가한다고 해도 내 고통과 그의 고통은 등가일 수 없다. 무고한 피해자의 고통과 죄지은 가해자의 고통은 결코 동등하지 않고, 그에게 아무리 큰 고통을 줘도 내 고통을 상쇄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처벌을 통해 죗값을 온전히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처벌은 왜 하는 것인가? 여기서 가설을 하나 세워보자. 처벌의 목적은 죗값을 받아내는 게 아니라 죗값이 상환 불가능한 부채임을 선언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타인의 삶을 훼손한 죄는 결코 사라지지 않고, 다만 처벌을 통해 그 사실을 확인하고 기록할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처벌의 목적은 다양하다. 과거에는 죄인의 신체를 잔인하게 훼손함으로써 범죄에 대한 대중의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려 했다. 근대 감옥은 죄인을 도덕적 주체로 ‘갱생’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어느 경우든 죗값을 온전히 받는 것은 처벌의 목적이 아니다. 이는 객관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복수극은 현실의 부채관계를 부정하고, 죄와 벌이 등가교환되는 세상을 상상한다. 우리의 마음은 부채관계에서 답답함을, 그것의 청산에서 통쾌함을 맛보도록 만들어져 있다. 복수극이 ‘사이다’를 주는 것은 가해자를 향한 처벌과 폭력을 통해 부채관계가 완전히 청산되는 판타지를 그리기 때문이다. 간혹 청산되지 않는 부채를 다루는 작품도 있는데, 관객은 참기 힘든 당혹감을 느낀다(<복수는 나의 것>·<밀양> 등). 복수극은 단지 판타지에 머물지 않는다. 심각한 사회적 폭력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강력한 처벌’이다. 그 외의 다른 조치는 진지하게 논의되지 않는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전형적 사례다. 왜 한국사회는 처벌 강화에 이토록 집착하는가? 죄와 벌의 등가교환이라는 판타지를 현실에서 구현하고 싶은 것인가? 강력한 처벌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죄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닌가? 죗값을 온전히 치르는 유일한 방법은 용서를 받는 것이다. 용서란 죄를 사(赦)해주는 것, 죗값의 면제를 의미한다. 현실 사회에서 용서의 권리는 피해자에게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용서가 실제로 가능한지는 쉽게 답하기 어렵다. 그것은 종교적 구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구원(redemption)은 빚을 갚는다는 어원적 의미를 가진다. 기독교적 구원이란 신의 아들이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인간의 죗값을 대신 갚아주고, 죄의 부채관계 자체를 청산하는 과정이다. 어쨌든 용서는 공동체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그렇다면 죗값을 받기 위한 공동체의 최선은 일종의 보증을 서는 것 아닐까? 죗값의 부채관계를 피해자와 가해자에게만 한정하는 사회는 정의롭지 못하다. 같은 죄의 반복을 방지할 책임, 빼앗긴 것을 피해자에게 돌려줄 책임을 공동체가 져야 한다. 실제로 이것이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 통치 권력의 주요 기능이다. 처벌은 이러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보조적 수단일 뿐이다. 죄와 벌이 교환 가능하다는 믿음, 강력한 처벌로 죗값을 받아낼 수 있다는 환상은 공동체의 본래 책임을 망각하게 만든다. 죗값의 완전한 청산은 불가능한 목표지만, 공동체가 책임의 주체가 될 때만 조금이라도 그에 가까워질 수 있다.
박이대승의 소수관점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14)사랑은 진하게 복수는 확실하게(2022. 07. 15 14:29)
2022. 07. 15 14:29 문화/과학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으면 억울하고 분하다. 그 사람이 한 만큼 복수하고 싶지만 똑같은 사람이 될 것 같아 복수의 칼날을 망설이게 된다. 하지만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 본성은 어디 가지 않는다. ‘격노한 메데이아’ (1862년, 캔버스에 유채, 루브르박물관 소장) 그리스 신화에서 배신한 사람에게 가장 확실하게 복수한 악녀가 메데이아다. 마법사 메데이아는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의 딸이자 태양신 헬리오스의 손녀로 영리했지만, 자존심과 질투심이 강했다. 그는 아르고 원정대를 이끌고 온 이아손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이아손은 그리스 고대 도시인 이올코스의 왕 아이손의 아들이었다. 이아손은 삼촌인 펠리아스의 섭정으로부터 이올코스의 왕위를 되찾기 위해 메데이아가 사는 콜키스에 보관된 황금 양털을 가져가야만 했다. 콜키스의 왕이자 메데이아의 아버지인 아이에테스는 황금 양털을 원하는 이아손에게 어려운 과제를 낸다. 사랑에 빠진 메데이아는 아버지를 배신하고 마법을 부려 이아손이 황금 양털을 갖도록 도왔다. 결국 메데이아는 아버지의 분노를 피하려 이아손과 함께 달아난다. 이아손은 황금 양털을 가지고 금의환향했지만, 펠리아스는 쉽게 왕위를 내주지 않는다. 메데이아는 마법의 힘으로 이아손이 왕이 되는 걸 방해하는 모든 장애물을 제거한다. 그 죄로 이아손과 메데이아는 코린토스로 추방됐고, 그곳에서 두 아들을 낳고 10년을 지냈다. 메데이아에게 싫증이 난 이아손은 코린토스의 왕 크레온의 딸인 글라우케와 결혼하려 한다. 이아손은 메데이아의 아들들을 왕가의 격에 맞는 삶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메데이아를 설득한다. 메데이아는 남편의 요구를 들어주는 척하며 복수를 계획한다. 그는 약혼녀 글라우케에게 마법에 걸린 옷을 선사해 산 채로 불태워 죽인다. 메데이아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이아손이 가장 사랑하는 자식들을 죽이기에 이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기보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을 죽이는 방법을 택한다. 그보다 큰 복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메데이아가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식을 죽이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의 ‘격노한 메데이아’이다. 메데이아가 산속 동굴 안에서 손에 칼을 쥐 채 두 아이를 끌어안고 있다. 동굴 밖을 향하고 있는 시선은 남편 이아손을 기다리고 있음을 나타낸다. 손에 쥐고 있는 칼은 아이들을 죽일 것을 암시한다. 팔에 안겨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은 죽음에 무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두운 동굴에서 젖가슴을 드러낸 채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은 전형적인 어머니로서의 모습보다는 질투에 눈이 먼 여인의 모습이다. 이 작품은 어둠 속에서 밝은 빛을 받아 희게 빛나는 메데이아의 육체와 칼을 쥐고 있는 손이 강한 대비를 이루면서 처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권력을 위해 두 번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한 이아손처럼 물불을 안 가리는 사람들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곤 한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상대방이 어떻게 돼도 상관이 없다.
박희숙의 명화로 보는 신화

레이디경향(총 6 건 검색)

‘복수는 끝났다’ 우아한 송혜교
복수는 끝났다’ 우아한 송혜교
2023. 03. 16 09:57 패션
송혜교와 미샤가 함께한 이번 봄 시즌 캠페인 화보. 미샤(MICHAA)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로 한 단계 발돋움한 연기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는 배우 송혜교가 여성복 브랜드인 미샤(MICHAA)와 함께 이번 봄 시즌 캠페인 화보를 공개했다. 이번 송혜교×미샤 봄 캠페인 화보는 빛나는 일상을 더 밝게 빛내줄 우아하면서 세련된 봄 데일리 아이템을 선보인다. 송혜교와 미샤가 함께한 봄 시즌 캠페인 화보. 미샤(MICHAA) 제공 송혜교는 높은 퀄리티가 돋보이는 세트업, 롱 원피스, 크롭트 재킷, 플레어 스커트, 데님 팬츠 등 봄 시즌 유행하는 스타일링을 완벽 소화했다. 송혜교와 미샤가 함께한 봄 시즌 캠페인 화보. 미샤(MICHAA) 제공 송혜교와 미샤가 함께한 봄 시즌 캠페인 화보. 미샤(MICHAA) 제공 먼저 송혜교는 모던한 재킷 세트업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다양한 봄 행사에 어울릴 만한 차분한 원피스, 화사한 색감의 러블리한 원피스 등 다채로운 봄 원피스 스타일링도 선보였다. 송혜교와 미샤가 함께한 봄 시즌 캠페인 화보. 미샤(MICHAA) 제공 이 외에도 송혜교는 크롭트 재킷, 플레어 스커트, 데님 팬츠 등 봄에 어울리는 아이템들을 착용해 ‘인간 미샤’ 다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보여줬다. 특히 트위드 회사로 유명한 ‘린톤사’의 소재를 활용한 재킷은 차별화된 퀄리티와 섬세한 디테일을 자랑하는 아이템. 송혜교가 착용한 미샤 봄 시즌 아이템들은 미샤 자사몰 및 전국 백화점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미샤 프리미엄 위크’인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할인과 마일리지 더블 프로모션이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화보]'명불허전' 김희선, 복수 아이콘으로 변신
[화보]'명불허전' 김희선, 복수 아이콘으로 변신
2022. 06. 20 11:18 연예
얼루어 코리아 제공얼루어 코리아 제공최근 MBC 드라마 ‘내일’에서 죽음을 앞둔 이들의 아픔을 보듬는 저승사자로 활약한 배우 김희선이 매거진 ‘얼루어 코리아’ 7월호 커버를 장식했다. 얼루어 코리아가 공개한 화보에서 김희선은 청순함과 모던함, 섹시함과 클래식함 등으로 자신만의 매력을 뽐냈다. 매거진 측은 “다채로운 표정과 포즈로 ‘역시 김희선’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얼루어 코리아 제공얼루어 코리아 제공얼루어 코리아 제공김희선은 오는 7월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의 신부’를 준비 중이다.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이 작품에서 그는 서혜승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평범한 주부에서 복수를 위해 욕망의 레이스에 올라서는 캐릭터다. 그는 “결혼 정보 회사가 외국에는 없다고 하더라. 글로벌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며 “사람들의 마음 한쪽에 욕망과 바람이 있기 때문에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 ‘나인룸’ ‘앨리스’ ‘내일’ 등에서 매회 새로운 도전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었던 그가 보여줄 새로운 모습에 뜨거운 관심과 기대가 모아진다. 김희선의 화보와 진솔한 인터뷰는 ‘얼루어 코리아’ 7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희선
논란 연속! 복수국적의 모든 것
논란 연속! 복수국적의 모든 것
2015. 06. 01 16:52 화제
요즘 해외 영주권 혹은 시민권을 마치 라이선스처럼 따놓는 시대라지만 징병제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국적에 대한 허용범위는 그리 녹록하지 않다. 일명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불리는 이중국적자에 대한 법령 개정이 여러 번 시행됐기 때문. 이번 기회에 총정리해보자. 국적법을 논하자면 일단 속인 vs 속지 우리나라의 국적법은 ‘속인(屬人)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국적법 제2조 제1항 제1호를 보면 대한민국은 ‘부모양계혈통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이는 출생 당시 부모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한국 사람이면 그 자녀는 출생과 동시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즉 속인주의와 부모양계혈통주의에 의해 출생 당시 부(父) 혹은 모(母)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자는 출생과 동시에 한국의 국적을 얻는다. 우리나라와 달리 속지(屬地)주의를 택하고 있는 미국, 캐나다와 같은 경우 현지에서 태어나면 해당 국가의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결국 한국인 부모가 미국에 가서 아이를 출산한다면 한국과 미국 국적 모두 얻는 복수국적자가 되는 것이다. 에이미에겐 왜 강제 출국 명령이 떨어졌을까? 복수국적자들은 평생 2개의 국적을 갖고 있을 수는 없다. 여러 이유로 20세 이전에 복수국적이 된 사람은 22세 이전에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20세 이후에 이중국적을 갖게 된 사람은 2년 내에 자신의 국적을 하나로 정해야 한다. 이를 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한국 국적을 상실하게 된다. 미국에서 태어나 복수국적자인 방송인 에이미는 미국 국적을 선택했거나 국적 선택 불이행으로 인한 한국 국적 자동 상실로 미국인이 된 경우다. 굳이 말하자면 그동안 외국인 신분으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었다는 것. 에이미는 미국인 신분으로 국내에서 향정신성 마약류 관련 법령을 어겼으니 출입국관리법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강제 퇴거 대상자)에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외국인은 대한민국 밖으로 강제 퇴거시킬 수 있다’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에이미는 지난 2012년에 향정신성 의약품인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이력이 있다. 게다가 집행유예 기간에 ‘졸피뎀’을 불법 투약하기도 했으므로 강제 퇴거 대상자 조건에 합당하다. 강제 출국은 물론 입국 금지도 가능하다. ‘마약 중독이 우려되거나 국익,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을 경우’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에이미가 한국 국적 회복 허가 신청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국적법 제9조(국적 회복에 의한 국적 취득)에 따르면 국적 회복 허가 신청을 받으면 심사한 후 아래 항목에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국적 회복을 허가하지 않는다. 1 국가나 사회에 위해(危害)를 끼친 사실이 있는 자 2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 자 3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였거나 이탈하였던 자 4 국가 안전 보장·질서 유지 혹은 공공복리를 위해 법무부 장관이 국적 회복을 허가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자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에이미가 한국 국적을 회복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고승덕의 아들은 왜 복수국적자가 됐을까? 우리나라 남성의 경우는 군 입대 문제로 국적법 체계가 조금 다르게 적용된다. 국적법에 의하면 원정 출산자나 해외 유학 중인 부모 등에게서 태어난 남성들이 정상적인 병역 의무를 마치기 전까지는 국적을 포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외에서 출생해 복수국적을 가진 남성이라도 예외 없이 군대에 가야 한다. 그러나 부모가 애초에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으로 자식을 출생한 경우, 복수국적자인 남성은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 말까지 국적을 포기할 수 있다. 따라서 군복무를 원하지 않는다면 병역법에 따라 만 18세, 즉 제1국민역(병역의무자)으로 편입되는 해부터 3개월 안에 관할 공관을 통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병역 대상자가 된다. 혹여 기간 내에 국적 이탈 신청을 하지 않으면 해당 남성은 38세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한국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에야 2년 안에 국적을 선택할 수 있다. 해외 교포들은 이 국적법을 두고 자신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불합리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유는 복수국적자인지 모른 채 미국 시민권자로 살아온 재미교포들의 경우 국적 포기 기간을 놓쳐 병역 대상자가 되기 때문. 이런 상황에 처한 이들은 군입대 문제로 한국에는 발도 들여놓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서울 교육감 선거 당시 논란이 됐던 고승덕 변호사 아들의 경우다. 그는 아들의 국적 논란에 대응한 기자회견에서 “병역이 해소될 때까지는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지 못하도록 제정된 ‘홍준표법’ 때문에 아들이 아직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고 변호사의 아들은 현재 이중국적을 유지한 채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이 발언 이후 “홍준표법에 막혀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못해 이중국적이 됐다는 걸 변명이라고 하냐”라며 네티즌들로부터 더 큰 공분을 사기도 했다. Q 저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복수국적의 27세 남자로, 2008년 10월 1일 병역을 필했습니다. 두 국적 모두를 보유할 수 있나요? 병역의무를 마친 뒤 2년 이내에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만으로도 우리 국적을 선택할 수 있어 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따라서 2개의 국적 모두를 보유하고 싶다면 군 제대 뒤 2년이 되기 전에 법무부 장관에게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과 함께 대한민국 국적 선택 신고를 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군필의 경우에도 원정 출산자는 복수국적 허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Q 저는 만 37세 때 미국에 귀화해 현재 만 57세 된 미국 시민권을 가진 여성입니다. 제가 대한민국 국적 회복을 신청하면 복수국적을 보유할 수 있나요? 만 65세 이후에 영주 귀국하면 우리 국적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귀하는 현재 만 57세로서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하려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Q 저는 부모님이 미국 유학 중 태어나 미국 시민권과 한국 국적을 동시에 가졌습니다. 병역의무까지 마치고 유학상 편의 때문에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다시 복수국적을 허용받을 수는 없나요? 국적 선택 기간 내에 국적 선택 불이행으로 대한민국 국적이 자동 상실된 사람만이 다시 한국 국적을 회복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포기)한 사람은 병역을 마쳤다 하더라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Q 원정 출산으로 복수국적을 가진 사람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난 뒤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습니다. 혼인으로 인한 귀화 신청을 하면 허가받을 수 있나요? 이미 우리 국적을 보유했던 사실이 있는 외국인은 귀화 허가를 받을 수 없으며, 국적법 제9조에 따라 국적 회복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 국적을 상실한 사람이 우리 국민과 혼인하더라도 혼인 귀화 신청을 할 수 없고 국적 회복 허가 신청을 해야 합니다. 국적 회복 허가를 받는 경우는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거나 우수 외국인재에 해당될 때 등에 한해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으로 복수국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글 / 이유진 기자 ■도움말 / 법제처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통쾌한 복수극에 중독되는 드라마 ‘뻐꾸기 둥지’ 촬영장을 가다
2014. 08. 27 11:52 연예
원조 ‘복수의 여신’ 장서희에게 도전장을 내건 ‘신상 악녀’ 이채영. 두 여자의 팽팽한 기 싸움으로 세트장은 한여름에도 서리가 내릴 기세다. 컷 소리와 함께 먼저 정적을 깬 사람은 이채영. 카메라 안의 독기 어린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선배 장서희의 어깨를 감싸며 애교를 부린다. 배우들의 반전 매력을 볼 수 있는 이곳, KBS-2TV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의 촬영 현장을 공개한다! ‘루비 반지’를 집필한 황순영 작가와 ‘사랑과 전쟁’을 연출한 곽기원 PD가 호흡을 맞춘 KBS-2TV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는 오빠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여자의 대리모가 돼 복수를 꿈꾸는 이화영(이채영 분)과 이에 맞서 가족과 아이를 지키려는 백연희(장서희 분)의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천하의 둘도 없는 악녀, 조강지처를 버린 남편, 아들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시어머니가 합세해 비련의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전개를 지켜보며 주부 시청자들은 장서희의 복수가 시작되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중이다. # 촬영 전 세트장 ‘두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병국’ 요즘 이 남자 밉다 미워. 연희를 사랑하면서도 화영의 유혹에 홀딱 넘어가버리는 갈대 같은 모습에 여성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괜히 곁눈으로 그를 흘겨보다 눈이 딱 마주쳤다. 큰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며 서글서글하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연기는 연기일 뿐 오해하지 말자!’ # 연희네 사무실 ‘오늘은 장서희 수난시대’ 여의도 KBS 별관 1층에 위치한 세트장. 첫 촬영의 주인공은 백연희 역의 장서희다. 손자 진우의 양육권을 포기하라며 회사에 찾아온 곽 여사가 다짜고짜 연희의 뺨을 때린다. ‘한 번에 OK’를 받겠다던 두 배우의 바람과 달리 연거푸 세 번의 NG를 낸 뒤에야 OK 사인이 났다. “미안해서 어떡해”를 연발하는 곽 여사의 귀여운 표정. 워낙 실감나게 표독스러운 시어머니를 연기하는 중이라 실제로도 무서울 것 같았지만 현장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다정다감한 모습이다. # 브레이크타임 ‘웃음 참는 화영’ 이채영은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이다. 촬영을 시작하면 카메라가 뚫어져라 노려보며 목에 핏대를 세우다가도 잠깐 쉬는 시간이 주어지면 동료 연기자들과 수다 떠느라 바쁘다. 하필 악역을 맡아 그녀의 털털하고 시원한 웃음을 자주 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다. # 일일극의 여왕은 “바쁘다 바빠!” 일일드라마의 주인공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3시간 동안 장서희가 갈아입은 옷만 무려 14벌. 매 신이 끝날 때마다 분장실로 달려가 옷 바꿔 입으랴, 대본 외우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뿐인가. 울다가 웃어야 하고, 악에 받쳐 싸우다 쓰러지기도 한다. 툭 하고 치면 넘어갈 것 같은 그녀가 가녀린 몸으로 이 모든 일을 다 해내고 있는 게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 연희의 사무실 ‘명운은 연희 바라기’ 연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는 변호사 명운. 틈만 나면 그녀의 사무실로 직행한다. 이날도 함께 저녁을 먹자며 찾아온 넉살 좋은 모습에 같이 있던 연희의 친구가 슬며시 자리를 비켜줬다. 둘이 조금씩 가까워지게 되는 걸까? # 백철의 거실 “기다리는 동안 한 숨 자야지” 촬영 소품으로 실제 밥상이 차려졌고 임채무는 배가 고팠던지 밥 한 그릇을 깨끗하게 비워냈다. 촬영이 길어지자 남은 반찬도 하나둘 그의 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식사를 마친 임채무는 어느덧 숙면 중! # 촬영장 한쪽에서 발견된 이것은? 촬영 소품으로 준비된 잡지 한 권. 반가운 마음에 “「레이디경향」이다!”를 외치려던 찰나, 책 귀퉁이에 붙은 ‘원더우먼’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알고 보니 원더우먼 잡지사를 배경으로 한 K본부의 다른 드라마 속 소품이란다. # 백철의 방 “아빠 정신 좀 차려보세요!” 이날 촬영의 하이라이트. 아빠를 부르며 오열하는 연희의 목소리가 온 세트장을 메웠다. 아내 금옥이 떠나고 술에 중독돼 살던 백철이 자살을 기도한 것. ‘엄마 곁으로 가고 싶다’라는 말을 남기고 수면제를 삼킨 임채무는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결과는 알고 있지만 감독님의 함구령에 따라 “본방을 사수하라!”라고 말할 수밖에…. # 진우의 인사 “수고하셨습니다!” 큐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굵은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더니 엄마 장서희와 헤어지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카메라의 불이 꺼지고도 진정이 안 되는지 한참을 훌쩍이는 진우를 보며 연기 신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늘 촬영 분량을 모두 끝낸 아역 정지훈군. 온 세트장을 돌아다니며 배꼽 인사를 하는 귀여운 일곱 살 꼬맹이의 모습에 나이 지긋한 촬영감독도, 막내 FD도 다들 눈이 하트가 됐다. 어쩜, 앞니가 2개나 빠진 모습도 이리 사랑스러운지. 진우도 수고했어! <■글 / 서미정 기자 ■사진 / 안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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