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79 건 검색)
- 과잉 관광 몸살 앓는 서울 북촌 일대…내년 7월부터 ‘전세버스 통행 제한’
- 2024. 11. 21 21:11 사회
- ... 밝혔다. 전세버스 운행이 통제되는 곳은 불법 주정차 등 관련 민원이 가장 많은 북촌로와 북촌로5길, 창덕궁1길에 이르는 약 2.3㎞ 구간이다. 해당 구역 내에서는 전세버스 통행이 주말과 공휴일을...
- ‘과잉 관광’ 몸살앓는 북촌, 내년 7월부터 ‘전세버스 통행제한’
- 2024. 11. 21 16:18 사회|여행|지역
- ...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세버스 통행이 제한되는 곳은 불법 주정차 등 관련 민원이 가장 많은 북촌로와 북촌로5길, 창덕궁1길에 이르는 약 2.3km 구간이다. 해당 구역 내에서는 전세버스 통행이 주말과...
- 북촌한옥마을 주민들에게 ‘저녁을 돌려드립니다’
- 2024. 07. 01 21:22 지역
- ... 제출한 뒤 전문가 검토와 주민 공청회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 특별관리지역은 삼청동·가회동 일부 등 북촌 지구단위계획구역과 동일하게 설정됐다. 방문객 유입이 가장 많은 북촌로11길(3만4000㎡)은...
- 통행북촌한옥마을관광객종로구내년제한레드존
- [서울25]북촌, 전국 첫 특별관리지역…일부 구역 ‘야간 통행 제한’
- 2024. 07. 01 10:02 지역
- ... 삼청동·가회동 일부 등 북촌 지구단위계획구역과 동일하게 설정됐다. 방문객 유입이 가장 많은 북촌로11길(3만4000㎡)은 ‘레드존’으로 설정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관광객이 방문할 수 있게...
- 통행북촌한옥마을관광객종로구내년제한레드존
스포츠경향(총 25 건 검색)
- ‘북촌우리음악축제’ 12번째 가을낭만 프러포즈
- 2024. 09. 06 19:05 연예
- 제12회 북촌우리음악축제 공식포스터. 북촌창우극장 제공 내달 11일~13일 서울 북촌 일대서 시원한 가을의 시작을 알릴 제 12회 북촌우리음악축제가 10월11일(금)-10월13일(일)까지 3일간 서울 북촌 일대에서 열린다. 서울특별시의 지원을 받아 열리는 이번 축제는 서울시 민간축제 지원사업 선정 축제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정되었다. 2013년 처음 시작한 북촌우리음악축제는 올해로 12회째를 맞았으며 축제에는 지난 11년간 750여 명의 국내외 우리 음악 아티스트들이 참여해왔다. 그간 판소리 명창 ‘조주선’, 젊은 아쟁 명인 ‘조성재’, 클래식인 첼로로 우리 민요를 재해석한 ‘빅바이올린플레이어’, 국악계의 장기하로 불리는 신예 ‘삼산’ 등 우리나라 국악계를 대표하는 수많은 뮤지션들이 참여한 바있다. 올해의 열두 번째 축제에서는 ‘도심 속 한옥에서 즐기는 우리음악 산책’이라는 주제로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보다 가깝게 국악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라인업 또한 화려하다. 2024년 축제는 총 16팀 60여명의 국내 국악 명인, 중견 및 라이징스타와 함께한다. 공연 첫날은 10월 11일(금) 오후 3시부터 ▲나선진x한샘바위 ▲오티움:서영도x김율희 ▲이아람 ▲김영기의 무대로 시작한다. 이튿날 10월 12일(토) 정오부터는 ▲북촌마을밴드x무(舞)탈 ▲전병훈 ▲이나래 ▲북촌라이징스타와 제비풍류방 ▲송경근: ‘훈’의 소리 그리고 이야기 ▲전통음악집단 ‘샛’ ▲오경자 ▲염경애의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10월 13일(일)은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김예지x이성재와 ▲주보라가 대미를 장식한다. 북촌창우극장 제공 제12회 북촌우리음악축제 공식포스터. 북촌창우극장 제공 프로그램으로는 국가무형유산 가곡 예능 보유자인 김영기 명인과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이수자이자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한 염경애 명창, 잊혀져 가던 국악기인 ‘훈’을 복원하여 연주 및 교육 현장에서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는 송경근 등 실력 있는 연주자, 명인들의 무대가 준비되어있다. 또한, 2024 북촌음악마을 ON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탈춤, 민요 등의 전통연희놀이를 배운 북촌마을 주민들의 공연, 북촌마을에서 국악을 배우며 국악인을 꿈꾸고 있는 초·중학생들이 선보이는 북촌라이징스타 무대 및 2~30년 이상의 연주 경력을 지닌 전공자와 비전공자들이 모여 풍류를 공부하고 연주하는 국악 모임 제비풍류방 등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연 무대도 함께 선보인다. 이 중 북촌라이징스타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이준구(14) 학생은 “진정한 한류문화의 중심인 북촌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되어 마음이 두근거린다.”며 “공연 당일 최고의 연주를 보여드리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번 해 북촌우리음악축제의 무대가 될 한옥 공간은 ▲북촌문화센터 ▲은덕문화원 ▲북촌한옥청 ▲직물놀이공방이며 마을의 사랑방이자 전문예술교육공간인 ▲북촌탁구도 북촌우리음악축제의 협력공간으로 참여하여 축제에 따뜻한 힘을 더할 예정이다. 주최 · 주관사인 북촌창우극장의 이력 또한 주목할 만하다. 북촌창우극장은 마당극, 창극, 한국 전통연희축제의 개척자이자 선구자였던 연극 연출가 故 허규 선생(1934-2000)이 지은 북촌 지역의 대표 소극장으로 국악의 현대화와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극장은 1993년 개관, 올해로 개관 31주년을 맞은 북촌의 대표 문화예술공간이다. 북촌우리음악축제의 꽃인 서포터즈 ‘북촌제비’에 대해서는 8월 16일부터 모집공고를 내며 대대적인 홍보에 돌입했다. 현재 예술과 국악을 사랑하며 축제 실무를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하고자 하는 대학생 서포터즈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참여 신청 관련 정보는 북촌우리음악축제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북촌제비’의 신청 마감은 9월 20일까지이다. 북촌우리음악축제 기념 공식 티셔츠와 굿즈는 9월 중 한정 제작될 예정이며 올해도 전년도와 같이 ‘일회용품 없는 축제’, ‘쓰레기 발생 없는 친환경 축제’, ‘안전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2024년 제12회 북촌우리음악축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축제 관련 자세한 사항은 운영사무국 또는 북촌우리음악축제 인스타그램을 통해 문의할 수 있다.
- [공식] ‘이효리 전시회’ 7월 북촌에서!
- 2024. 06. 21 11:17 연예
- JTBC 제공 이효리 모녀 여행 에세이 프로그램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특별 전시회가 열린다. JTBC는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in 비담’ 전시회가 오는 7월 6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비담 북촌에서 개최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톱스타 이효리가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 떠난 여행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효리 모녀의 소중한 기억과 프로그램의 히스토리를 한눈에 만나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티켓 수익 일부를 기부할 것으로 알려져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의 비하인드 포토와 이효리가 직접 그린 그림들까지 가족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이 될 예정이다. 앞서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는 유튜브 채널 ‘고고씽 GOGOSING’을 통해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공개된 영상은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음악과 함께 이효리 모녀의 사진들이 흘러가며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는 톱스타 이효리가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로드무비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JTBC에서 방송된다. 한편, 오는 7월 6일부터 진행되는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in 비담’ 티켓은 21일 오후 2시부터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 ‘유튜버 변신’ 장서희 “보부상 가방 들고 다녀” 북촌 브이로그
- 2024. 04. 22 10:46 연예
- 장서희 개인 유튜브 채널 캡처 유튜버로 변신한 배우 장서희가 봄을 맞이한 북촌에 방문한 기념으로 브이로그를 올렸다. 장서희는 최근 개인 유튜브 채널 ‘장서희’에 ‘배우 장서희 근황 - 봄의 일상 (feat. 북촌, 이경준 사진전, 네컷사진, 덕수궁 돌담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장서희는 패션 브랜드 ‘앤디 앤 뎁’의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종로의 ‘데비스’ 레스토랑에 방문해 브런치를 즐겼다. 그는 “지난번에 왔을 때 메모리 카드를 빼놓고 와 아쉬워서 다시 왔다”며 절친 배우 조미령·송선미·우희진과 함께한 모습을 담아둔 핸드폰 영상도 공개했다. 이윽고 장서희는 “나 유튜버 다됐다. 장비 빨이다”라며 “그래서 보부상 가방을 들고 다닌다”고 너스레를 떨며 식사를 시작했다. 이윽고 북촌의 풍경을 감상하던 장서희는 이경준 사진전을 관람한 뒤 귀여운 포즈를 연발하며 네컷 사진을 찍었다. MZ 못지않은 ’인생네컷‘ 실력으로 미모를 뽐내던 장서희는 “이게 예전에 스티커 사진이라고 있었거든···이제는 이게 네컷 사진이야”라며 감회에 젖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장서희를 알아본 식당 직원은 “드라마 ‘인어 아가씨’에서 너무 팬이었다”며 사인을 부탁했다. 흔쾌히 사인을 마친 그는 “오래된 드라마인데 아직도 기억해 주는 분이 계신다”며 감탄했다. 이어 캐나다의 유명 카페 팀홀튼에 방문한 장서희는 “선배님들이 경험 많이 하고, 삶의 굴곡이 많을수록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하는 것처럼···”이라며 “사람을 이해해야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하루의 감상을 마쳤다. 한편, 장서희는 “여행은 좋다. 열심히 일하고 떠나는 것은 너무 보람 있다”며 앞으로 방콕 럭셔리 리조트, 현지 맛집과 관광지 등 색다른 여행 브이로그를 업로드하겠다고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 북촌 한옥마을 수놓는 미디어 아트..노상희 작가 ‘FLOW’ 展
- 2024. 02. 23 14:29 생활
- 북촌 한옥마을에 있는 갤러리 컴바인 웍스 아트스페이스에서 노상희 작가의 미디어아트 개인전 ‘FLOW’를 오는 3월 10일까지 진행한다. 노상희 작가는 이번 ‘FLOW’ 전시를 통해 빛과 공간의 관계 탐구 및 물리학적인 시간의 흐름, 우리의 감정, 몰입, 그리고 삶의 흐름이 만나는 지점을 미디어아트 설치로 표현한다. 노상희 작가는 그간 회화, 드로잉, 뉴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시스템 속 미시세계를 구현하는 작업들을 진행해 왔다. 스트레스, 미세먼지, 여성의 불안감 등 인간 사회 속에서 개인적인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회 속의 강제적인 시스템’을 작업 주제로 다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를 전공한 작가 특유의 부드럽고 감각적인 ‘빛, 소리, 물’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연출이 시간의 흐름을 넘어 몰입의 세계로 관람객들을 안내한다. 실제 작가의 작품은 잠시 눈을 감고 감상할 때 내면의 깊숙한 모든 감각들이 살아나게 한다는 평이다. 컴바인웍스 갤러리의 김명주 아트디렉터는 “CG로 구현된 물의 형태와 가상의 무엇을 비추는 공간의 구성은 이 작업을 비물질적이고 변화하는 빛에 대한 지각을 탐구하는 의도를 담아낸다”며 “전시의 사건적 성격, ‘현재’와 같은 시간의 덧없음과 결합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것은 추상적이고 미학적인 형태를 취하며 이 순간의 몰입은 시간의 흐름을 초월해 우리 삶에 새로운 차원을 경험하는 현재의 flow에 완전히 녹아들게 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번 미디어아트 전시 ‘FLOW’는 빛과 물 그리고 사운드의 조화를 통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적인 사유를 유도한다”며 “새로운 시선으로 그 안에서 끊임없이 흐르는 감정의 경험에 잠깐이라도 몰입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를 기대해 본다”고 전시 기획 의도를 밝혔다. 노상희 작가는 지난해 일본 가고시마에서 ‘우주 예술제 다네가섬 라이트 페스티벌’(Space Art Tanegashima Light Festiva) 초대작가로 선정됐으며, 프랑스 파리이응노레지던스 입주작가로 선정, ‘구름 속 바다’(La mer dans les nuages) 전시를 개최했다. 또 2022년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_미래도시’ 전에 참여하는 등 카이스트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연구자들과 여러 융· 복합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학제 간 협업을 진행해 왔다. 한편, 노상희 ‘FLOW’ 전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컴바인 웍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2월 15일부터 3월 10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주간경향(총 6 건 검색)
- [골목내시경]북촌-가장 한국스러운 골목, 한류 관광의 시발지(2019. 04. 29 11:02)
- 2019. 04. 29 11:02 사회
- 관광객 행렬을 지켜보던 가게 주인은 “진짜 이 동네를 느끼고 싶다면, 비 오는 날 오라. 우산을 쓰고 고요한 골목길을 걷다보면 사람들에 가려져 보지 못한 북촌의 진짜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북촌에는 한가롭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하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엔 서울에서 가장 잘 보존된 골목이 있다. 소위 ‘북촌(北村)’, 좁게는 원서동, 가회동, 계동, 재동, 소격동, 팔판동 등 오래된 동네의 집과 집들 사이를 좁고 길게 누비는 골목들이다. 북촌은 북악산에 기대 있는 서울의 북쪽 마을이라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하지만, 적어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북촌마을의 집과 골목은 생각만큼 오래되지 않았다. 서울에서 한옥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가회동 일대는 일제강점기 일종의 부동산 개발로 급조된 마을이다. 그러니 고풍 넘치는 가회동의 골목길도 겨우 100년을 넘겼을 뿐이다. 북촌 골목을 대표하는 것은 한옥들이다. 좁은 공간에 갖은 형태로 지어진 가옥은 아름답거나 낡았다. 대부분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지어졌고, 점점 기억에서 지워지다가 1990년대 일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의 주목으로 재평가됐다. 한옥의 골격을 그대로 두고 현대식으로 꾸미는 일은 유행처럼 번졌다. 생활의 불편함 때문에 급락하던 집값이 그 덕에 올랐다고 한다.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지금 서울에 안 오른 데가 없으니 거기서 거기다. 보존지구로 묶인 한옥은 맘대로 고치지도 못해 보기만 좋지 살기는 사납다”는 것이 계동에서 40년 살았다는 주민의 이야기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골목이 됐다. 일제강점기 부동산 개발로 급조된 마을 북촌이 지금처럼 유명해지고 하루에도 수백 대 이상 관광버스가 몰려오는 데는 드라마의 영향이 컸다. 계동 골목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기념품 가게를 하는 상인은 “드라마 <겨울연가>가 유명해지면서 일본 관광객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드라마 관련 기념품을 있는 대로 퍼담아 갔었다. 그 후부터 동네가 관광지가 돼버렸다. 지금은 사람은 더 몰려오는데, 장사는 별 재미가 없다”고 한다. <겨울연가> 촬영지인 중앙고 일대에는 아직도 중년 이상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골목골목을 누비며 사진을 찍고 드라마의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덕분에 외국인 상대의 한옥 민박도 여럿 문을 열었다. 한류 관광의 시발지가 북촌 일대 골목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겨울연가>의 영향은 컸다. 창덕궁 담을 끼고 이어진 원서동 골목은 북촌에서 아직은 적막한 분위기가 흐른다. 한옥 사이에 새로 문을 연 작은 공방들이 자리잡고 있지만 한가한 행인은 거의 없고 담장 넘어 꽃들이 골목을 내다보고 있다. 원서동의 주택 중에서 근대 서양화가 고희동의 집은 그 자체가 예술공간으로 보인다. 그 집 문은 열려 있고 마당은 비어 있어 누구나 들어가 정갈한 한옥의 깊이를 감상할 수 있다. 원서동 골목을 걷다 보면 이런 예스러운 집이나 공간을 만날 수 있어 뜻하지 않은 발견의 기쁨이 있다. 북촌 골목길은 아직도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한 오래된 동네이다. 원서동에서 계동으로 넘어가는 비탈 위의 골목지대는 이미 헐리고 개발돼 빌라촌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골목에서 내려다보이는 창덕궁 비원의 푸르른 공간은 서울에서 보기 힘든 장관이다. 걸어 오르기 힘들어질 즈음 시야에 잘 가꾼 숲이 보이고 궁궐의 긴 담은 현재와 과거를 나누어 놓고 있어 잠시 생각할 여유를 갖게 된다. 계동과 가회동 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경은 한복, 왕과 왕후의 옷을 입고 여유롭게 민가를 거니는 외국인의 모습이다. 골목 어귀에는 한복을 빌려주는 대여점도 있다. 삼삼오오 다니는 한가로운 관광객 중에서 눈과 귀를 사로잡는 것은 중국인 관광객이다. 깃발을 따라 골목을 메우고 성조가 있는 중국어 특유의 높고 경쾌한 톤 때문에 그들이 과객이 아니라 골목의 주인이 아닐까 착각하게 한다. 동네 주민은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요. 시끄러워도 받아들여야지 어쩌겠어요” 하고 체념하지만 골목 곳곳에 ‘이곳은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조용히 해주세요’라는 푯말이 여러 나라 말로 붙어 있다. 길가 가게 주인은 “여기는 길가라서 그러려니 하는데, 저 안 골목에 사는 이들은 진짜 괴롭다고 한다. 화단도 망가지고 쓰레기도 널려 있고 매번 부탁해봐도 말이 통하지 않아 처치곤란이다”라고 했다. 골목 전체가 구경거리가 됐지만, 그 구석마다 아직도 사람이 살아가는 터전이 있다. 한옥개방공간은 명소로 관광객의 발길을 끈다. <겨울연가> 영향 일본 관광객 몰려 계동 골목길엔 방송을 통해 유명해진 가게와 사람들도 여럿 있다. 방송 출연 장면을 사진으로 뽑아 크게 걸어놓은 떡볶이집 주인은 “이 골목의 외양은 옛날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살던 사람들은 많이 바뀌었다. 터줏대감인 노인들은 세상을 떠나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 가서 이제는 외지인들이 더 많아졌다”고 말한다. 그는 한자리에서 30년째 가게문을 열고 있었다. 주고객은 근처의 학생들이고 간혹 방송 출연을 알아보고 팔아주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묘하게도 일대의 가게마다 멋 내어 잘 찍은 주인들의 사진이 크게 걸려 있었다. “요 앞 사진작가가 찍어줬다”는 사진들은 골목의 주인이 마을 주민임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제는 세상을 떠났거나 이사 가버린 북촌 토박이들은 그 시절의 부와 권력을 가졌던 이들이다. 골목마다 남아있는 잘 지어진 한옥들이 그 증거와 자취다. 1980년대 드라마에는 으레 “가회동입니다”라는 대사가 등장했다. 부자이며 완고한 집안임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대사였다. 여기저기 남아있는 집들에는 누구누구 고택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골목마다 권세가들이 살았던 흔적이다. 드라마 속의 ‘가회동’이라는 대표명사는 후에 ‘청담동’으로 바뀌었다. 드라마 촬영지로 명소가 된 북촌 골목길. 북악산에 기대 있는 북촌은 대부분 경사진 언덕 위의 마을이다. 완만한 것 같아도 구릉지대의 꼭대기에 올라보면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그 높이를 짐작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초기까지 이 일대는 대부분 임야거나 과수원이 있던 곳이다. 매국의 대가로 조선총독부는 몇몇 부역자들에게 토지를 불하했고, 그곳에 지금 보이는 한옥들이 들어섰다. 새로 지은 집들은 대부분 지방의 지주와 부자들이 앞다투어 사들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당시 최고의 부촌이 북촌 일대였다. 북촌엔 경기고의 전신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 중앙고의 전신 중앙고보, 창덕여고의 전신인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 경기여고의 전신 한성고등여학교, 덕성여고의 전신인 근화학교, 풍문여고의 전신인 경성휘문소학교, 창덕여고 등 학교가 밀집해 있었다. 당시 최고 교육기관이 밀집해 있던 언덕 위의 새로운 주택지와 쾌적한 새 집은 부자들이 모여 살기에 알맞은 곳이었다. 가회동 일대의 한옥은 신문에 분양광고를 내고 선금 받아 집을 지어 팔았다고 한다. 강남이 뜨기 전만 해도 가회동은 전통적인 부자들의 마을이었는데 동네가 생겨난 배경을 살펴보면 결국 망국과 매국, 부역 등이 얽힌 아린 역사의 상처가 숨어 있다. 북촌 골목길은 집과 집 사이를 비집고 굽게 나 있다. 세련된 도시계획으로 낸 바둑판 모양의 곧은 길이 아니고 집터 모양대로 구부러지고 자연스런 형태다. 이 또한 북촌 골목길의 매력이다. 한참 골목을 헤매다 보면 문득 ‘길 없음’ 표지가 보이고 막다른 길에 이른다. 구석구석마다 있는 막다른 골목은 잠시 방향감각을 잊게 하고 곧바로 걸음을 돌려야 한다. 살아가는 일이 더러 길을 잃고 난관에 이르며, 가던 발길을 되짚어야 하는 것이라면 북촌의 골목에서 인생의 진실 한 자락을 배울 수도 있을 것이다. 경기고 등 당시 최고 교육기관 밀집 북촌 골목길은 독특한 분위기와 시대적인 상징성 때문에 종종 소설과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광수는 그의 소설 <무정>에서 북촌 마을을 배경으로 개화기의 분위기를 그렸다. 이태준의 소설 <복덕방>은 부동산 투기와 전매로 부자들에 의해 북촌마을이 생겨난 세태를 묘사했다. 홍상수의 영화 <북촌 방향>과 <자유의 언덕>은 북촌 공간을 통해 모호하고 반복적인 현실의 모습을 담았다. 그밖에도 많은 소설과 예술작품이 북촌의 복잡하면서 아름다운 골목길을 담아내고 있다. 북촌은 시대상이 축약된 모습으로, 더러는 상상을 자극하는 예술적인 분위기로 작가들의 관심을 이끈 공간이었다. 오랫동안 살아온 이들에게 북촌의 매력은 무엇일까. 20년 전에 이사 왔다는 이는 “이곳에서는 골목 사이로 하늘을 볼 수 있다. 길 건너만 가도 건물들이 사람을 내려누르지만 여기서는 위압감을 느끼지 않는다. 메마른 도시보다 우리 동네라는 푸근함이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대부분 안면을 트고 지낸다고 했다. 낮은 울타리 넘어 개 짖는 소리가 자주 들리고 골목의 풍경은 느리고 한가롭다. 또 다른 주부는 “불편하다. 시장도 마트도 없다. 아침마다 식품트럭이 돌아다니지만 구색이 뻔하다. 장 한 번 제대로 보려면 차 타고 아주 멀리까지 가야 한다”며 단점을 늘어놓았다. 늘 단것만 먹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니 북촌살이에도 불편이 있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다. 시대의 흐름을 타고 북촌에는 한옥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삼으려는 노력들이 짙다. 곳곳에서 강연과 휴식과 놀이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작고 다채로운 전시관, 전통문화와 관련된 체험관, 서재와 한옥 공공 공간들이 북촌의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다채롭게 만든다. 주제에 맞는 골목 순례 프로그램도 여럿 있다. 골목길을 걷다보면 그만큼 지자체에서 공을 들인 흔적들이 드러나 있다. 일단 북촌의 골목길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셈이다. 한옥마을 가이드의 표제어는 ‘가장 한국스러운 골목’이다. 골목길은 명목상 한국스러울 수 있지만, 그러나 어딘지 부자연스럽고 박제된 모습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떨치기 어렵다. 잘 지어진 한옥들은 지금 우리 삶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그림 속의 공간일 뿐이다. 사는 사람에게 한옥은 비가 새고, 관리는 어렵고, 여름엔 더우며, 겨울엔 춥고, 도둑들까 걱정하며, 시장도 먼 그런 곳이다. 그나마 겨우 100년이 될까말까 한 골목과 집들이 북촌의 근본이다. 북촌 골목길을 걷다 보면 우리 속에서 한국스러움이란 진작 사라져버린 신기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관광객 행렬을 지켜보던 가게 주인은 “진짜 이 동네를 느끼고 싶다면, 비 오는 날 오라. 우산을 쓰고 고요한 골목길을 걷다보면 사람들에 가려져 보지 못한 북촌의 진짜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골목엔 구경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진짜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 골목 내시경
- [영화 속 경제]북촌방향 - 경제위기는 반복된다(2012. 06. 13 10:43)
- 2012. 06. 13 10:43 경제
- 사실 삶은 반복이다. 아침 출근길에 매번 같은 거리를 지나고, 점심때 찾는 식당은 거기가 거기다. 동네 슈퍼마켓과 미용실도 대개 가던 곳을 가게 된다. 처음 그곳을 어떻게 찾았을까? 한순간의 우연일까? 내가 그곳을 찾기 전 그곳에 굳이 상점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상인의 우연이 있을 것이다. 그 이전에 그곳에 건물을 세우겠다고 결심한 건물주의 우연도 있다. 홍상수 감독의 은 반복되는 인연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에 이은 홍 감독의 두 번째 흑백영화다. 그는 “무채색의 화면 위에 어떤 감정과 사색을 입힐지는 관객의 몫”이라고 말했다. 고민의 결과는 관객 스스로가 내라는 얘기다. 영화의 공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이다. 전직 영화감독 성준(유준상 분)은 며칠째 북촌에서 맴돈다. 선배 영호(김상중 분)를 그제도, 어제도 만났는데 오늘 또 찾고 있다. 성준과 영호가 들른 곳은 ‘소설’이라는 술집이고 ‘다정’이라는 한정식 집이다. 그외 공간은 없다. 성준이 ‘소설’에서 만난 여주인은 전 여자친구와 닮았다. 그와 비슷한 사랑을 나누고, 비슷한 방법으로 헤어진다. 성준은 우연히 만난 여배우와도 반복해서 만난다. 그리고 그 여배우를 따르는 3명의 학생들도 또 만난다.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만남이다. 성준은 우연과 우연이 연결된 것, 그것이 인연이라고 설명한다. “만약 이 컵을 내가 밀어서 깼다고 해요. 행동의 주체가 나라고 왜 그리 덤벙대느냐고 욕하겠죠. 하지만 이 순간 이 위치에 하필이면 내 팔이 왜 여기에 있었는지, 나는 왜 몸을 움직였는지. 수없이 많은 인연이 작동한 거죠. 실은 내가 이유가 아닌 것이죠.” 여교수인 보람(송선미 분)이 맞장구를 친다. “그렇죠. 그전의 우연들을 다 추적할 수는 없는 거죠. 그리고 그 우연 전의 우연이 있는 거죠.” 경제위기도 반복의 역사다. 1987년 블랙먼데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위기는 10년마다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5년마다 위기가 반복된다.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채 위기,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2013년 위기설이 나온다. 경제위기는 한 번의 우연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그 이전에 각종 경제실패가 쌓인 결과물이다. 1997년 외환위기 원인은 기업의 무리한 차입이었다. 2003년 카드채 위기는 과도한 카드소비가 문제였다. 2008년 금융위기는 글로벌 금융경색 때문이다. 2013년 위기는 가계부채 부담이 진원지가 될 것으로 금융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 루비니 교수는 “경제위기는 몇 가지 요인에 의해 나타나는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 무수히 반복되어온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경제학은 경제위기를 예외적인 돌연변이로 봤다. 대비를 하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블랙스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위기가 너무 잦았다. 대안으로 다윈의 진화론에 바탕을 둔 진화경제학으로 눈을 돌렸다. 진화경제학은 경제위기란 경제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변화의 결과는 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다고 보기 때문에 경제위기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경제위기 결과 또다른 경제패러다임이 나온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학자인 토스타인 베블렌은 변화가 쌓이고 쌓여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누적적 인과”라고 불렀다. 위기는 왜 발생할까? 진화경제학은 “경제주체와 주변환경, 기술경제 패러다임과 사회제도 등에 부조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경제주체들이 빠른 혁신을 해 진화하는데 규제환경이 못따라 간다면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도 ‘파생상품은 한없이 발전하는데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얘기다.
- 영화 속 경제
- [길에서 만난 사람]북촌과 남촌, 옛 골목을 거닐다(2012. 02. 28 14:46)
- 2012. 02. 28 14:46 문화/과학
- 북촌은 지금의 종로구 가회동·재동·삼청동 일대의 한옥이 모여 있는 동리로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 가깝고, 남촌은 중구 남산동에서 필동을 거쳐 묵정동에 이르는 남산 기슭의 근방 동리로 충무로역이나 동대입구역에서 신발끈을 다잡으면 수월하다. 북촌과 남촌의 골목길은 에돌아 걷는 옛 시간 속으로의 나들이다. 북촌에서는 팔자걸음으로 거드름도 피워보고, 남산 아랫녘에선 허생이 살던 마을을 그리며 옛 풍경 속으로 서붓서붓 거닐어볼 참이다. 머지않아 봄이 오면 골목골목, 저기 저 담장마다 개나리며 벚꽃, 산수유 등 봄꽃들이 천지사방으로 흩어질 게다. 북촌마을에는 일종의 카메라 존(Zone)인 북촌팔경을 지정해 놓았고, 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북촌은 팔자걸음, 남촌은 딸깍발이 서울 땅 남산 아래에는 묵정골이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허생이라는 가난한 선비가 살았다. 남산의 기슭에 다다르면 우물가에 오래된 살구나무가 한 그루 서 있고, 사립문이 나무를 향해 열려 있었으며, 초가 두어 간이 비바람도 가릴 수 없었다. 명색이 양반입네 하지만 변변찮은 신발 한 짝도 없는 남산 딸깍발이였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을 쓴 때는 조선 후기 정조 때다. 당시 한양에서 경복궁과 창덕궁의 궁궐 근처는 예로부터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뜻으로 북촌이라는 이름으로 불렸고, 남산 아래 지금의 남산한옥마을이 있는 근방은 남촌이라 하였다. 북촌에는 팔자걸음 한 번으로 뭇 백성들을 헤쳐모여 할 만한 세를 지닌 궁중의 일가붙이나 사대부들이 솟을대문을 세우고 모여 살았고, 남촌에는 ‘나도 양반입네’ 하지만 목구녕이 포도청에 벼슬도 변변치 못한 반팔자걸음의 남산샌님과 상인 등 중인들이 모여 살았다. 에 의하면 “서울의 대로인 종각 이북을 북촌이라 부르며 노론이 살고 있고, 종각 남쪽을 남촌이라 하는데 소론 이하 삼색(三色)이 섞여서 살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 예전에는 ‘남주북병(南酒北餠)’이라는 말이 흔했다. 북촌은 떡을 잘 만들고, 남촌은 술을 잘 담근다는 말이다. 하지만 남촌의 ‘술’은 빈 속에 요기가 되게 마시는 가난한 남산골 선비들의 텁텁한 막걸리요, 북촌의 ‘떡’은 배부른 궁중 일가붙이나 사대부가에서 때마다 심심찮게 해먹던 진수성찬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울린 북촌한옥마을 북촌은 지금의 종로구 가회동·재동·삼청동 일대의 한옥이 모여 있는 동리로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 가깝고, 남촌은 중구 남산동에서 필동을 거쳐 묵정동에 이르는 남산 기슭의 근방 동리로 충무로역이나 동대입구역에서 신발끈을 다잡으면 수월하다. (왼쪽) 휴가를 맞아 온가족이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을 찾았다는 카우르 가족. (오른쪽) 사단법인 북촌예술단의 김진이씨는 북촌 자랑에 여념이 없다. 먼저 허위허위 팔자걸음을 흉내내며 북촌으로 길을 잡는다. 북촌은 1920년대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다가 1930년대 일제를 거치면서 서울의 행정 경계가 새로이 확장되면서 근대도시의 형태로 변형되기 시작한다. 당시 주택경영회사들이 북촌의 중소규모 한옥들을 집단적으로 건설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의 북촌한옥마을에 밀집되어 있는 한옥은 대부분 이 시기에 지어진 것들. 이에 따라 전통 한옥의 대청에 유리문을 달고, 처마에 함석처마를 덧대는 등의 근대 주택 유형으로 다소 변형된 한옥의 모습을 나타낸다. 천천히 골목을 따라 기웃기웃 돌아보니 지붕 처마를 잇대고 이웃과 어울린 한옥의 느긋한 풍경이 여전히 남아 있다. 백년 세월을 버텨온 고집스런 전통 한옥의 풍치는 다소 줄었지만 도도한 처마 끝을 세우고 있는 품은 여전한 것이다. 또 최근 북촌한옥마을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어난 덕택에 현대식 상가 등 건물들과 한옥의 조화가 새로운 어울림으로 특색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단법인 북촌예술단의 김진이씨(종로구 가회동)는 “북촌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있는 곳으로 근대화 이전 조선시대 왕족과 고위 관직의 양반들이 많이 거주했던 역사적 중심지이자, 문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라며 “북촌은 ‘거리박물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한 볼거리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라고 덧붙인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북촌한옥마을. 그래서일까, 작은 골목골목마다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넘치고 벌써 한옥 담장 너머로는 봄기운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북촌마을의 대표적인 관광 포인트인 북촌팔경에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는 관광객의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북촌마을에서는 일종의 카메라 존인 북촌팔경을 지정해 놓았는데, 1경부터 8경까지 순례를 하듯 북촌팔경을 돌아보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골목골목 숨어 있는 박물관을 기웃거리다 멀리 남산타워를 바라보고서야 남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허생이 살던 남산 아랫마을 이제 남촌이다. 남산 딸깍발이 허생원이 살았던 때의 남촌은 비만 오면 길이 푹푹 빠지기 일쑤인 진고개(지금의 충무로)·필동·묵정동 등 남산 아래의 밑둥치를 일컬었다. 하지만 남촌 역시 1930년대 전후로 개화의 덕을 입어 변화하기 시작한다. 신식 문물이 들어오면서 서울의 풍경이 근대적으로 바뀌며 ‘모던’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새로운 가치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당시 돈줄을 쥔 은행이며 상가가 명동 등 남촌 일대에 들어서면서 북촌보다 살기가 넉넉해진 것이다. 이후 남촌은 서울이 강남과 강북으로 나누어지는 현대까지 서울의 새로운 중심이 되어 명성을 누린다. 특히 명동·충무로는 종로통과 함께 사람과 돈이 모여드는 서울의 중심으로 신남촌(강남)이 탄생되기 이전까지 명실상부한 번화가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1989년 서울 중구 필동에 남산골 제모습찾기 사업에 의해 조성된 남산한옥마을. 허생이 살았을 것만 같은 옛 남촌의 모습은 남산한옥마을에서 그려볼 수 있을 뿐이다. 충무로역에서 가까운 남산한옥마을은 1989년 중구 필동에 남산골 제모습찾기 사업에 의해 조성된 마을로 서울의 여러 곳에 남아있던 한옥을 그대로 옮겨 복원한 한옥을 중심 테마로 한 전통문화 체험파크이다. 아직도 사람이 살고 있는 북촌의 한옥처럼 생생한 맛은 좀 덜하나, 오히려 우리 전통 한옥의 건축미와 주택문화 등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한옥은 변형이 없는 순수한 전통가옥으로 당시의 생활방식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집의 규모와 살았던 사람의 신분에 걸맞게 재현해 놓았다. 또 정자와 정원은 바라다보이는 남산의 산세를 살려 전통양식으로 꾸며 놓았으며, 전통 연극·놀이·춤 등이 상설 공연되며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한국 찾은 말레이시아 관광객 카우르 가족 이에 따라 남산한옥마을은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단골 코스 중 한 곳이다. 비교적 서울의 도심권에서 가깝기 때문이다. 주간에는 명동에서 쇼핑관광을 즐긴 후 야간에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알려진 서울N타워를 오르기 전에 들르는 곳이다. 온가족과 휴가를 맞아 한국을 찾았다는 카우르(Brendon Kaur·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가족이 남산한옥마을을 둘러보았다. 카우르 가족은 이틀 전 한국을 찾아 강원도로 스키 여행을 다녀오고, 오늘은 명동 등에서 쇼핑과 관광을 즐긴 후 남산한옥마을을 찾았다고 한다. 카우르는 “오전에는 경복궁을 관광했는데, 가족 모두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반했다”며 “명동에서는 사람들의 활기가 넘쳐서 놀랍기도 하고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한국여행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아름다운 설경을 즐기며 스키를 탈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원더풀 코리아, 뷰티풀 코리아”를 연발했다. 카우르 가족은 어둠이 내려앉을 무렵, N타워에 불이 켜지자 서둘러 남산으로 향했다. 글·사진|이강 leeghang@tistory.com
- 길에서 만난 사람
- [알려왔습니다]‘북촌 한옥마을 일그러진 보존’ 기사 관련(2010. 12. 31 15:14)
- 2010. 12. 31 15:14 오피니언
- 주간경향 851호(2009년 11월19일자) ‘북촌 한옥마을 일그러진 보존’ 기사와 관련하여, 법무법인 한길로부터 해당 기사가 근거 없는 내용으로 소송인들(최미경, 최순희, 이문호, '한아모')의 명예를 훼손하였으므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2항에 의거 해당 기사를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2010년 12월30일 해당 기사를 삭제하였음을 알립니다.
레이디경향(총 3 건 검색)
- 스니커즈 전문숍, 아디다스 북촌 헤리티지 스토어 오픈
- 2024. 08. 15 12:00 패션
- 아디다스 코리아 제공 서울 북촌 한옥마을과 경복궁 사이의 소격동에 ‘아디다스 북촌 헤리티지 스토어(adidas Bukchon Heritage Store, 이하 아디다스 북촌)’가 문을 열었다. 아디다스코리아가 한국적인 특색을 담아 내놓은 국내 최초 스니커즈 전문숍이다. 빈티지한 벽돌 양식 건축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건물은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며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한옥의 전통을 담은 매장 앞 작은 마당은 판매 공간과 자연스럽게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어 있다. 내부에는 전통적인 바닥의 패턴과 한지 천정의 조명을 설치해 우리나라의 전통 방식과 더불어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아디다스 코리아 제공 아디다스 북촌 매장에서는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대표적인 신발인 ‘삼바(SAMBA)’를 한국의 전통 춤인 탈춤을 기반으로 재해석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삼바 탈(SAMBA TAL)’을 단독으로 재론칭한다. 또한 매달 한국적인 색을 입힌 북촌 매장만의 단독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스니커즈 애호가들을 위해 ‘스니커즈 워크숍’도 진행한다. 워크숍에서는 다양한 비즈와 레이스를 활용, 나만의 개성을 가진 스니커즈를 직접 꾸밀 수 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인만큼 한옥이 아름다운 북촌 거리를 그래픽 디자인화한 티셔츠를 비롯해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대표 제품과 프리미엄 라인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디다스는 북촌 매장 오픈을 기념해 북촌 매장의 매력을 담아 특별히 제작한 아디다스 부채를 모든 구매 고객에게 증정한다. 20만원 이상 구매 시 여행용 레디백을, 삼바 탈 구매 고객에게는 ‘삼바 탈 슈 스토퍼’를 선착순 증정한다. 아디다스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아디다스 북촌 헤리티지 스토어는 세계에서 주목받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며 쇼핑을 즐기는 특별한 매장”이라며, “국내 최초의 스니커즈 전문 매장으로 국내외 많은 고객들이 대한민국 서울에서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다양한 스니커즈 라인을 만날 수 있는 매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샤넬 조향 마스터클래스’ 북촌 휘겸재에서 열려
- 2022. 12. 07 10:50 뷰티
- 샤넬이 고객들을 위한 향수 체험 공간인 ‘샤넬 조향 마스터클래스’를 오는 12월 19일부터 2023년 3월 25일까지 북촌 휘겸재에서 오픈한다. ‘샤넬 조향 마스터클래스’는 샤넬 향수의 전문성과 창조적인 정신을 담은 곳으로 샤넬의 다양한 향수를 만날 수 있으며, 샤넬 향수 퍼퓨머와 함께 샤넬 향수의 주요 성분, 브랜드를 대표하는 향수의 특징과 스토리에 대해 알아가고, 향수를 입는 샤넬만의 특별한 스타일링에 대한 팁 등을 배울 수 있다. 또한, 고객들에게 다양한 즐거움과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도 준비됐다. 30분간 진행되는 ‘샤넬 알쉬믹 향수 여정’과 60분간 샤넬 향수 퍼퓨머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샤넬 향수를 알아갈 수 있는 ‘샤넬 조향 마스터클래스’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특히 ‘샤넬 알쉬믹 향수 여정’에서는 자신의 취향, 기호를 분석해 이에 맞는 샤넬 향수 3가지를 고르고 체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N°5의 탄생 스토리, 성분, 헤리티지 등의 이야기로 구성된 특별한 전시를 가상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한편, 이번 ‘샤넬 조향 마스터클래스’는 온라인과 모바일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샤넬 향수를 경험하던 고객들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초대하는 것이 특징이다.
- ‘샤넬 조향 마스터클래스’ 북촌 휘겸재에서 열려
- [행복 걷기]서촌에서 북촌까지…서울, 봄 산책
- 2013. 04. 08 15:57 레저/여행
- 겨우내 움츠렸던 몸이 기지개를 켰다. 이유 없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봄이 왔다는 신호다. 부드러운 바람과 따뜻한 햇살. 어느새 다가온 봄을 만끽하며 서울의 오래된 동네를 걸었다. 소박하고 아늑한 골목 풍경 속으로 봄이 오면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다.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사이. 작고 오래된 동네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서촌이다. 높은 빌딩과 차들이 달리는 광화문을 지척에 두고도 느긋할 수 있는 곳, 더없이 느린 걸음으로 낮은 한옥과 작은 골목들이 만들어내는 소박하고 정겨운 풍경을 감상하며 거닐 수 있는 곳이다. 우선 시장 구경부터 하기로 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금천교시장은 과일 가게와 정육점, 쌀집, 철물점 등 언뜻 보아도 관록이 느껴지는 오래된 가게들이 터를 잡고 있는 곳이다. 어스름 해가 질 무렵이면 술 한잔을 기울이러 온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정신없이 떠들썩했던 시장도 한적한 주말 아침, 한 템포 쉬어간다.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작은 시장 골목을 채우고 노란 메주가 봄볕에 몸을 뉘이고 있다. 금천교시장의 명물인 간장떡볶이 할머니도 오늘은 쉬시는 날인가 보다. 아담한 국수집,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분식집을 지나 이어지는 길로 발길을 옮기니 오래된 한옥들이 들어앉은 야트막한 동네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회벽 대신 콘크리트로 담을 쌓고 기와와 양철 지붕이 맞닿아 있는 서촌의 한옥은 책에서 보던 우리나라의 전통 한옥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어린 시절 살았던 동네를 떠올리게 하는 친숙한 모습이다. 이 작은 골목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보물찾기 하듯 구석구석, 멈춰 있는 서울의 시간을 들이마신다.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지다 작은 동네들이 사이좋게 어깨를 부대끼며 맞닿아 있는 서촌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조용한 듯 떠들썩한 곳이기도 하다. 마을 구석구석을 누비는 마을버스와 따르릉 울리는 자전거 소리, 책가방 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을의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서촌은 원래 조선시대 중인들이 모여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던 곳이었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탄생한 곳이고 소설가 이상과 시인 윤동주, 화가 이중섭 등 문인과 화가들이 이곳에서 예술혼을 불태웠다. 어디로 이어질지 모르는 아득한 골목길을 걷다 보니 금세 사위가 조용해진다. 이곳의 모든 길이 나를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것 같은 기분, 그 시절 문인들도 이런 기분을 느꼈을까 싶다. 몇 해 전부터 도시의 번잡함을 피해 이곳에 자리를 잡기 시작한 공방과 카페들은 이제 꽤 많은 수를 이루고 있다. 통인동과 옥인동, 누하동 일대, 오랜 시간 마을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상점들과 새로 들어선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구경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방과 엽서, 액자 등 디자인 소품과 서촌 관련 안내서를 얻을 수 있는 ‘옥인상점’, 삼청동에서 누하동으로 자리를 옮긴 빈티지 숍 ‘동양백화점’, 멋스러운 소품과 찻잔을 파는 앤티크 상점 ‘티쉬운트’와 이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선술 바 ‘바르셀로나’까지, 보물 같은 공간들을 찾아 걷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솔솔 봄바람을 타고 퍼지는 갓 구운 빵 냄새가 산책을 더욱 즐겁게 한다. 봄기운 가득한 고즈넉한 서울길 여유롭게 서촌을 둘러보고 동쪽으로 향했다. 통인시장에 들러 유명한 기름떡볶이를 맛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시장을 빠져나와 자하문로를 건너면 청와대 앞 동네인 효자동 일대로 이어지는데 이곳 역시 그냥 지나치기엔 아깝다. 대림미술관과 진화랑을 비롯해 크고 작은 갤러리들과 신진 작가들의 작업실, 빈티지 가구 매장을 연상시키는 카페, 독립 출판물 등을 판매하는 중고 서점 등 독특한 컨셉트의 공간을 품고 있는 곳이다. 같은 서촌이면서도 먼저 둘러본 자하문로 서쪽 동네들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정부청사 별관과 경복궁이 맞닿아 있는 돌담길은 제법 멀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낮은 한옥들을 잇는 좁은 골목길에서는 작가들이 그려놓은 벽화도 만나볼 수 있다. 중고 서점에 들러 책 한 권을 산 후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맑은 하늘 아래 시원한 가로수가 뻗어 있는, 언제 와도 운치 있는 길이다. 청와대 앞길로 들어서니 길을 안내하는 꽃나무들이 따뜻한 봄 햇살 아래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청와대를 찾은 관광객들을 비롯해 아이들 손을 잡고 주말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모두 얼굴엔 따뜻한 미소가 가득하다.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과 청와대 춘추문을 지나 삼청공원까지, 봄기운 가득한 고즈넉한 길을 걷다 보니 서울의 봄이 이곳에 다 모여 있는 듯하다. 잠시 삼청공원 그네에 앉아 재잘대는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북촌을 넘어 안국역에 다다랐다. 어느새 길어진 그림자, 봄기운에 노곤한 하루가 저물어간다. 서촌에서 북촌까지, 서울 산책길 경복궁역 2번 출구↔금천교시장↔필운대로↔옥인동↔통인시장↔효자동↔청와대 앞길↔삼청공원↔가회동 북촌 일대↔안국역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조민정>
- 행복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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