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184 건 검색)
- 지구 밖 신비로운 비밀, ‘음향 블랙홀’ 아시나요
- 2024. 12. 08 08:00 과학·환경|과학·환경
- ..., 이를 소리에 대입한 표현이다. 1981년 윌리엄 운루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는 극저온에서 블랙홀 내부의 ‘유체 흐름(포논)’이 음향 호킹 복사를 일으켜 포논 쌍을 관측할 수 있다는 음향 블랙홀...
- “촉법여사” “코나아이 특혜”…이틀째 ‘김건희·이재명 블랙홀’
- 2024. 10. 08 20:12 사회
- 법사위 국감서 여야 공방 곳곳에 ‘김건희 뇌관’…야권 ‘십자포화’ 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
- 정국 블랙홀 된 김건희 여사 논란…여권 아킬레스건 되나
- 2024. 07. 28 16:16 정치|정치|정치|정치
- ...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들이 정국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김 여사 문제가 윤 대통령과 여권의 아킬레스건이 될지 주목된다.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와 주고...
- [정동길 옆 사진관] 더위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 2024. 06. 18 17:30 사회
- ... 용기는 없다. 하지만 너무 더울 때는 다시 찾아야겠다는 다짐은 가능했다. 18일 찾은 백사실계곡은 더위를 빨아들이는 마치 ‘블랙홀’ 같은 곳이었다. 정지윤 선임기자 ...
- 정동길 옆 사진관블랙홀김정희추사도롱뇽
스포츠경향(총 105 건 검색)
- 블랙홀 6월 콘서트 개최 “서울에서 부산까지 헤비메탈을 외치다!”
- 2024. 06. 12 05:20 연예|연예
- 엠케이비 1989년 데뷔 후 2024년 현재까지 35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음반 발매와 콘서트를 이어오고 있는 한국 헤비메탈의 상징 ‘블랙홀’이 오는 6월 22일 오후 5시 엠팟홀(강남구 학동로 171 삼익악기 빌딩 3층)과 그 다음 주 29일에 부산 KT&G 상상마당에서 각각 한 차례씩 콘서트를 개최한다. 2024년 1월부터 진행된 서울, 수원, 대구, 울산 콘서트를 모두 매진시키며 ‘명품 헤비메탈 밴드’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는 블랙홀은 지난달 주식회사 엠케이비(MKB)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한층 업그레이드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24년 상반기가 끝나는 6월에 서울과 부산에서 단독콘서트를 개최한다. 22일 서울 공연에는 ‘깊은밤의 서정곡’을 비롯한 초기 앨범들의 히트곡과 ‘로그인’ 같은 최근 곡까지 20여 곡이 넘는 셋리스트가 준비돼 있으며, 이 콘서트를 축하하기 위해 ‘싱어게인’에서 좋은 반응을 받았던 헤비메탈 밴드 ‘바크하우스’ 출신의 보컬리스트 정홍일이 출연해 블랙홀과의 협연을 준비하고 있다. 또 OBS 특집 프로그램 ‘헤비메탈을 외치다’에 출연해 많은 헤비메탈 팬을 설레게 했던 대체 불가의 여성 헤비메탈 밴드 ‘화이트’가 30년 만의 복귀로 이번 블랙홀 콘서트의 오프닝 무대를 담당하게 된다. 엠케이비 29일 부산 공연에서는 새롭게 편곡된 블랙홀 4집 수록 연주곡 ‘서곡’과 더불어 블랙홀이 존경하는 부산 출신의 선배 뮤지션 한대수의 ‘물좀주소’, 같은 5집 앨범에 수록돼 90년 중반 젊은 세대들의 반항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그려낸 ‘바람을 타고’를 연주한다. 아울러 한국 대중음악상 2개 부문 수상 곡인 8집의 ‘삶’ 그리고 미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9집 수록곡 ‘AI’가 준비돼 있어, 한국 헤비메탈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접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부산 콘서트에는 부산, 경남 지역의 수많은 록, 메탈밴드를 대표해 전통의 밴드인 ‘지클래프’와 ‘마인드코어’가 함께하며, 부산과 경남만의 오리지널 헤비메탈 사운드를 선사할 예정으로, 현지의 헤비메탈 매니아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 콘서트의 주관사인 엠케이비(MKB) 김민정 대표는 “이토록 오랜 시간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블랙홀과 그 팬의 열정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한국 음악사에 길이 남을 역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엠케이비 팬들의 응원과 35년 동안 끊이지 않는 열정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블랙홀의 음악’이다.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라는 궁금증은 블랙홀의 콘서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콘서트는 현재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중이다. 엠케이비 엠케이비
- ‘별의별걸’ 츄, 출구 없는 블랙홀 매력
- 2023. 10. 05 16:21 연예|연예
- U+모바일TV ‘별의별걸’ 3인 포스터. U+모바일TV 제공. 가수 츄X우기X츠키가 우주에서 보내온 두 번째 인증샷이 공개됐다. 16일 첫 방송 되는 U+모바일TV ‘우주 클래스 도약을 위한 별별 능력 업데이트기 별의별걸(이하 ‘별의별걸’)’은 5일 츄, 우기, 츠키의 3인 3색 개성과 우주급 무한 매력의 집약체인 캐릭터 포스터 3종을 전격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포스터는 우주 행성과 우주선, 광활한 은하계를 표현하는 다채로운 배경 위에 전세계 최초로 우주 시장에 도전하는 걸그룹 멤버 츄, 우기, 츠키 각자의 ‘탈 지구급’ 매력이 더해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출구 없는 블랙홀 매력의 ‘러블리 걸’ 츄는 전체 탈색된 오렌지빛 머리와 흰 의상으로 ‘우주력’을 더하며 어느 행성 위에 앉아 미모를 뽐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걸크러시로 우주까지 부술 기세인 ‘파워 걸’ 우기의 당당한 매력도 눈길을 끈다. 우기는 긴 머리를 여러 가닥으로 땋은 독특한 헤어 스타일에 청청 패션과 반짝이 상의, 흰 고글을 착용해 ‘우주력’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우주급 케미 요정 ‘하이텐션 걸’ 막내 츠키는 온몸을 장식한 블링블링한 액세서리로 ‘달 공주 츠키’의 위엄을 발산한다. K-POP 시장을 뒤이을 우주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츄, 우기, 츠키의 특별한 능력 개발기를 담은 하이텐션 멤버라이어티 ‘별의별걸’은 16일 U+모바일TV에서 공개된다.
- 피크타임’ TOP6 몬트 로다, 27일 전시회 ‘블랙홀展’ 개최
- 2023. 09. 26 23:21 연예
- 에프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피크타임’ TOP6 몬트(MONT) 로다가 네 번째 개인전을 연다. 로다는 오는 27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갤러리아미디 한남에서 개인전시 <블랙홀展(BLACK HOLE)>을 개최한다. <블랙홀展>은 지난 2021년부터 꾸준히 그림 작가로 활동해 온 로다가 자신의 이름으로 여는 네 번째 개인전이자 첫 번째 유화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로다의 시간과 중력이 멈춘 공간 ‘블랙홀’을 주제로 한 신작 유화 14점을 선보인다. 로다는 “유화를 그릴 때 붓을 씻고, 말리고, 환기를 시키고 그 과정 자체가 좋았다”라며 “화려한 무대 뒤에서 차분히 자신의 과정을 온전히 느끼는 그 시간을 표현했다”라고 전했다. <블랙홀展>은 홈페이지 ‘갤러리드로다’에서 온라인으로도 만나볼 수 있으며 온·오프라인 갤러리는 무료입장으로 진행된다. 전시 기간 내 작가 로다의 특별한 커스텀쇼도 진행될 것으로 전해져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시회 오픈 전날인 26일에는 ‘헬로라이브’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오프닝 라이브를 중계한다. 도슨트와 함께하는 로다의 작품 설명부터 로다의 라이브 드로잉을 만나볼 수 있다. 로다가 속한 몬트는 최근 아이돌 팀전 서바이벌인 JTBC ‘피크타임’에 팀 20시로 출연해 재조명을 받았고, 매 무대마다 탄탄한 실력과 기량을 보여주며 최종 TOP6에 올랐다. 로다는 래퍼뿐만 아니라 곡 작업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작곡가로서도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로다 네 번째 개인전 <블랙홀展>은 오는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진행된다.
- 마마무 휘인, 블랙홀처럼 빠져드는 매력
- 2023. 09. 24 10:34 연예
- 휘인. 더라이브 휘인(Whee In)이 블랙홀처럼 리스터들을 빠져들게 했다. 소속사 더라이브는 24일 공식 SNS를 통해 휘인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인 더 무드(IN the mood)’의 메인 아트워크를 공개했다. 공개된 이미지는 몽환적인 핑크색 조명 아래 휘인의 치명적인 비주얼을 담고 있어 글로벌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이미지 속 휘인은 금붕어가 헤엄치는 작은 유리 어항을 든 채 이마를 가린 포즈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휘인의 화려한 이목구비와 베일 듯 날렵한 턱선, 더 깊어진 눈빛의 조화가 보는 이들을 블랙홀처럼 빠져들게 만들었다. 한층 성숙해진 분위기와 업그레이드된 매력으로 글로벌 팬심을 사로잡은 휘인은 지난해 4월 발매한 스페셜 싱글 ‘디데이(D-DAY)’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가요계에 돌아온다. 특히 휘인이 지난 14일 스페셜 DJ로 활약했던 KBS Cool FM ‘볼륨을 높여요’에서 새 앨범 발매 소식을 깜짝 스포일러한 것에 이어 “지금까지 선보인 적 없는 색다른 콘셉트”라는 소속사의 야심찬 예고가 더해지며 글로벌 팬들의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독보적인 음색과 가창력으로 다채로운 장르와 콘셉트를 넘나들며 국내외 팬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 ‘믿고 듣는’ 보컬 퀸으로 자리매김한 휘인이 첫 정규 앨범을 통해 어떤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휘인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인 더 무드’는 오는 10월 12일 오후 6시 공개된다.
주간경향(총 10 건 검색)
- [장르물 전성시대]블랙홀-블랙홀을 맨눈으로 보는 시대(2021. 07. 23 14:56)
- 2021. 07. 23 14:56 문화/과학
- 블랙홀. 뭔지 잘 몰라도 곧잘 들어봤으리라. 블랙홀이 극적으로 등장한 소설을 꼽으라면 다나카 요시키의 장편연작 <은하영웅전설>이 뇌리를 스친다. 양 웬리의 자유행성동맹 우주함대는 수적으로 우세한 은하제국 우주함대에 맞서 블랙홀을 등지고 배수의 진을 친다. 그러고는 맹렬히 추격해오는 적을 피해 블랙홀로 달아난다. 자살행위를 자초하는 듯했던 양 웬리의 함선들은 돌연 양옆으로 갈라서며 뒤따라온 제국함선들을 맹렬하게 포격한다. 제국함선들은 엉겁결에 끝을 모르는 중력우물로 추락한다. SF에서 이보다 더 흔한 블랙홀의 용도는 지름길이다. 수백, 수천광년의 까마득한 거리를 단숨에 건너뛰거나 심지어 평행우주로 점프하게 해준다. 2017년 실제로 촬영된 M87 초질량 블랙홀 / 블랙홀 관측 글로벌 프로젝트 ‘EHT’ 홈페이지 갈무리 블랙홀은 단지 상상 문학 속 천체가 아니다. 천문학자·이론물리학자들의 진지한 연구대상이다. 다만 빛까지 집어삼키는데다 아득히 멀리 있어 관측이 어렵다는 게 애로사항이다. 하나 과학이 머릿속 상상을 따라잡는 시대 아닌가. 2017년 실로 야심찬 프로젝트(EHT)가 전 세계 천문학계의 협력 아래 추진된다. 바로 블랙홀을 과학기술 역사상 유례가 없을 만치 높은 해상도로 촬영해 그 생김새를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일이다. 그간 학자들은 블랙홀의 사적 영역인 ‘사건의 지평선’ 바깥에서는 그 어둠의 세계가 강한 중력에 꺾인 주위 빛들에 둘러싸여 찬란한 링처럼 보이리라 예견했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블랙홀 광환(光環)은 이런 예측에 따른 시뮬레이션이다. 이 링은 블랙홀의 윤곽을 드러내주기에 ‘블랙홀의 그림자’라 불린다. 블랙홀은 정말 그런 모습일까? 2017년 남극과 하와이 그리고 스페인에 이르는 총 6개 대륙의 전파망원경 8대가 하나처럼 맞물려 동시 관측을 했고, 데이터의 취합·보정·판독에만 2년이 걸렸다. 지구만 한 천체망원경을 조립해 한쪽 반구가 블랙홀을 바라보게 한 셈이다. 한 천문학자는 큰 거울을 산산조각 내 지구 곳곳에 뿌려놓고, 그것들에 비친 상(像)을 다시 한데 모으는 거라 설명했다. 이 글로벌 프로젝트에는 760여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했고, 한국천문연구원과 국내대학들에서도 10명이 힘을 보탰다(정치경제 분야에서도 지구촌 단위의 순수한 협력이 가능하면 얼마나 좋을까). 관측대상은 5480만광년 너머의 타원은하 M87 속 초질량 블랙홀이었다. 어느 은하든 중심에 가공할 크기와 질량의 거대블랙홀이 있으리라 짐작되는데, M87 초질량 블랙홀은 우리은하의 것보다 1000배 크고 태양질량의 65억 배나 된다. 최종 판독결과 이 블랙홀은 중력으로 휘어진 지름 400억㎞의 빛의 고리(그림자)에 둘러싸여 있었다. ‘사건의 지평선’ 안쪽에 있는 블랙홀의 실제 지름은 약 160억㎞로 추정된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인간은 논리 못지않게 직관을 중시한다. 일반인에게는 블랙홀에 관한 토론보다 해상도 높은 증명사진 한장이 더 와닿는다. 지적 생명이 살 만한 외계행성에 관한 무수한 논쟁보다 외계인과 만나 악수 한 번 하는 편이 낫듯이(만약 외계인에게 악수할 손이 달려 있다면). 이제 블랙홀도 관측해 연구하는 시대다. 그러니 거대블랙홀 간 충돌을 직접 사진에 담아내는 날이 조만간 올지 모르겠다. 정치경제는 몰라도 적어도 과학에서만큼은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 장르물 전성시대
- [조찬제의 월드 프리즘]미국 정치 ‘블랙홀’이 된 우크라이나(2019. 10. 14 16:29)
- 2019. 10. 14 16:29 국제
- ㆍ2016년 미국 대선에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왜 개입했나? 대통령 취임 후 2년여 동안 괴롭혀온 ‘러시아 게이트(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에서 벗어나니 이번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발목을 잡는다. 비영리 진보매체 ‘트루스아웃’이 ‘트럼프 부고기사의 첫 줄이 쓰여졌다’는 칼럼으로 조롱한 탄핵조사의 대상이 됐다. 취임 후 바람 잘 날 없는 악재의 연속이었지만 탄핵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민주당도 마냥 신이 나는 것만은 아니다. 탄핵조사 후폭풍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이를 계기로 2016년 미 대선 당시 우크라이나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사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9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 조지타운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터지면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우크라이나가 클린턴 후보를 지지한 사실 또한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2016년 미 대선 개입과 관련해 등장하는 인물의 면모는 화려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2020년 대선 민주당 유력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클린턴 대선후보, 트럼프 개인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폴 매너포트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장, 존 포데스타 클린턴 선거대책본부장…. 여기에 알렉산드라 찰루파(우크라이나계 미국인으로 민주당 컨설턴트), 빅토르 핀추크(우크라이나 올리가르히), 유리 루첸코(전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등 우크라이나 쪽 인사들도 등장한다. 우크라이나, 힐러리 클린턴 지지 드러나 이름의 중량감으로 보면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국익에 얼마나 중요한 나라인지 짐작이 간다. 한편으로는 도대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어떤 관계인지, 우크라이나는 왜 미 대선에 개입했는지 등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인들은 그동안 별 관심이 없었던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현실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도 궁금하다. 발단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미 대선이 불과 3개월도 남지 않은 8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 폴 매너포트가 사임하는 일이 벌어졌다. 트럼프로서는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미 유력지 <뉴욕타임스>의 단독보도가 계기였다. <뉴욕타임스>는 그해 8월 14일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NABU)으로부터 받은 ‘검은 장부’를 토대로 친러시아파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이끄는 정당이 매너포트에게 장부에 없는 수백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폭로했다. 신문은 다음날 후속보도로 우크라이나 언론인이자 전 의원인 세르히 레첸코가 그 장부를 조사했다고 전했다. 결국 매너포트는 다음날인 8월 19일 선대본부장직에서 물러났다. 트럼프 캠프에는 대악재였지만 클린턴 캠프로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었다. 트럼프의 선대본부장이 친러시아파인 야누코비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이는 곧 트럼프가 러시아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캠프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선거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심할 만했다. 하지만 NABU와 레첸코는 우크라이나의 부패 척결이 목적이지 미 정치에 관여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레첸코는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터지기 직전인 지난 9월 21일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도 “매너포트가 한 일을 폭로한 의도는 정의를 위한 열망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이번에는 힐러리 클린턴이 2016년 대선 당시 우크라이나의 도움을 받았다는 폭로가 터졌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불과 9일 전인 2017년 1월 11일,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보도가 계기였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트럼프의 고위 보좌관이 부패에 연루됐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퍼뜨리고 선거 후를 대비해 그 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트럼프와 그의 고문들을 흠집내기 위한 클린턴 후보 측근들의 조사를 돕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미 대선에 개입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선대본부장인 매너포트만 야누코비치와 연루된 것이 아니라 클린턴 캠프의 선대본부장인 존 포데스타도 야누코비치와 함께 작업한 사실도 전했다. 또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알렉산드라 찰루파가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대사관의 고위관계자와 만나 트럼프가 러시아와 연루돼 있다는 이야기를 계속 강조하기 위해 매너포트 사임을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다. 민주당이 당시 집요하게 트럼프의 러시아 연루설을 강조한 이유는 유권자들을 트럼프로부터 이탈시키기 위함이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 대선에 개입한 것은 ‘타국 선거 불개입’이라는 외교 프로토콜에 위배된다. 그럼에도 이 보도는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다. 어차피 클린턴은 패자였기 때문이 아닐까. 백악관이 지난 9월 25일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난 7월 25일 통화 녹취록. /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이중 플레이에 빠진 미국 백악관이 지난 9월 25일 공개한 트럼프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난 7월 25일 통화 녹취록에는 트럼프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 대한 조사를 젤렌스키에게 요청한 부분이 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2016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러시아 그룹이 어떻게 DNC와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 관련 e메일을 해킹해 비리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전달했는지 조사하기 위해 고용한 사이버 안보기업이다. 트럼프가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언급한 이유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DNC 서버를 잘못 다뤘다는 소문과 함께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서버가 우크라이나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젤렌스키가 알길 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성명을 통해 “2016년 DNC 해킹 조사와 관련해 우리는 모든 포렌식 증거와 분석자료를 미 연방수사국(FBI)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드미트리 알페로비치가 반러시아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선임연구원이라는 점이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우크라이나 올리가르히인 빅토르 핀추크가 재정후원을 하고 있다. 제강업으로 큰 돈을 번 핀추크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의 긴밀한 관계를 지지하는 대표적인 친서방파 인사다. 클린턴재단의 ‘큰손’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재직한 기간이 포함된 2009~2013년 클린턴재단은 빅토르 핀추크 재단으로부터 860만 달러를 기부받았다. 핀추크는 대선 후 트럼프재단에도 기부를 했는데,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관계 강화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2013년 클린턴에게 ‘국제리더십 공로상’을 수여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애틀랜틱 카운슬, 빅토르 핀추크는 우크라이나가 클린턴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로 읽힐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25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2020년 대선의 민주당 유력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을 조사해달라고 압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반대급부로 제시한 것이 우크라이나에 FGM-148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판매 보장 약속이다. 그 약속은 지난 10월 3일 미 정부와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재블린 미사일 150기와 발사대 10기(약 3920만 달러) 판매를 승인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국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후 우크라이나에 군사원조를 해왔다. 미국은 지난해 5월에도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210대와 발사기 37대(4700만 달러 상당)를 우크라이나에 팔았다. 재블린 미사일은 미 방산업체 레이시온이 개발해 2003년 이라크 침공 때 처음으로 실전에 사용된 것으로, 1기당 가격은 8만 달러다. 클린턴이 2016년 대선 당시 우크라이나의 도움을 받은 것이나,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뒤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주고받은 것 모두 미국의 국익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활용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오바마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이 시작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9월 25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진행되는 모든 사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3년 말~2014년 초 일어난 ‘우크라이나 사태’ 때 미국이 적극 개입한 데서 비롯됐다. 2013년 11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EU와의 경제협력과 지원에 관한 협상을 중단하며 친러시아 정책을 선택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유혈사태로 번졌고, 야누코비치는 2014년 2월 22일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크림반도를 합병하는 조치를 취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자극했다. 미국과 서방의 지원을 받은 페트로 포로셴코가 그해 6월 대통령이 되면서 우크라이나는 친서방 정책을 펼치게 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서방 간의 전장이 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을 두고는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팽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해와 가치의 충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내정치적 지지 확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군사적 관계 등 다양한 분석(강정일 고려대 정치외교학 박사·한국지정학연구소 연구위원)이 나온다. 한편에서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권교체 공작의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오바마 행정부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은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오바마가 푸틴과의 협력을 주저하는 틈을 타 두 사람의 협력관계를 완전히 깰 필요가 있었고, 그 기회가 우크라이나 사태였다는 것이 요점이다. 미국만 우크라이나를 이용한 것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또한 미국을 이용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크라이나가 처한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불가피한 처세술의 결과다. <뉴욕타임스> 9월 27일 보도를 보면 우크라이나는 예로부터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 끼여 생존을 위해 외부세력을 활용해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해왔다. 이 때문에 앞서 언급한 미국의 유력 인사들이 줄줄이 엮인 것이다. 하버드대 역사학자 세르히 플로키는 <뉴욕타임스>에 우크라이나는 1991년 12월 옛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러시아와 서방 간 전장이 돼 왔으며 “영웅과 악당 모두에게 매혹적인 장소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는 2차 세계대전 때 카사블랑카나 냉전시대 때 빈이나 베를린처럼 21세기 음모의 소굴로 자리잡았다. 우크라이나 가톨릭대 철학교수 예브헨 힐보비츠키는 “우크라이나는 현재 새로운 베를린 장벽이 들어선 나라”라면서 “일부는 뇌물을 바쳐서라도 서방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는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우크라이나는 권력 브로커를 통해 내부투쟁을 위해 외국의 도움을 구하는 나라가 됐다. 우크라이나 온라인 매체 ‘우크라이나 월드’의 볼로디미르 예르몰렌코 편집장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항상 강한 쪽과 손을 잡으려 노력했다”고 했다. 예브헨 마흐다 세계정책연구소 책임자는 폴 매너포트 같은 사람을 고용하는 것을 가톨릭 교회의 면죄부를 사는 것으로 여긴다면서 “많은 우크라이나 정치인은 서방의 유력인사에게 돈을 주면 자신의 죄를 씻는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외국 보호자나 후견인을 추구하는 것은 정치적 성향이 무엇이든 간에 우크라이나 정치 및 기업 엘리트에게 흔한 모습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실제로 2014년 2월 서방의 지원을 받아 대통령에 당선된 포로셴코는 오바마 행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2016년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를 선호했음에도 트럼프의 구애를 위해 엄청난 투자를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트럼프나 바이든에게 보험을 들 수밖에 없었을 터다. 2016년 미 대선 때 우크라이나의 개입이나, 트럼프를 탄핵위기로 몰아넣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보면 역사는 비극이든 희극이든 반복된다는 걸 실감한다. 과거 우크라이나 대선은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이었는데, 미국 대선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리전이 됐으니 말이다. 행여 클린턴과 트럼프는 세계 최강자국의 운명이 우크라이나 손에 놓여지는 상황이 오리라는 걸 상상조차 했을까.
- 조찬제의 월드프리즘
- [구석구석 과학사](54)과학자가 찍은 블랙홀 사진은 진짜일까?(2019. 05. 03 15:24)
- 2019. 05. 03 15:24 문화/과학
- 우리가 교과서나 신문 등에서 자주 봐서 친숙하게 여기는 천체나 세포 등의 사진도 사실 대부분 거짓 색상 사진이다. 하지만 일정한 규칙에 따라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색상을 바꾸었을 뿐, 없는 것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말머리성운의 사진 / amazonaws 지난 4월 10일 세계 100여개 기관이 협력해 2006년부터 추진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프로젝트가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마치 초점이 맞지 않은 도넛 사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 사진에 수십억의 사람들이 열광했다. 인류가 블랙홀의 존재를 처음으로 시각적으로 확인한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편의상 다들 ‘블랙홀 사진’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이 사진에 보이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블랙홀은 아니다. 그림자를 보고 빛의 존재를 추론하듯이 빛조차 가두어 버리는 절대 어둠의 존재는 주변의 빛을 보고 확인할 수밖에 없다. 사진에 불그스름한 도넛처럼 보이는 고리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지 않은 채 주위를 도는 기체와 빛이고, 그 안의 시커먼 공간이 이른바 ‘사건의 지평선’의 안쪽이다. 도넛(?) 안쪽의 검은 공간은 태양계 전체가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로 광대한 영역인데, 그 안의 사정은 알 수 없으나(그래서 저 경계를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기도 하다) 그 가장자리의 사진을 찍는 데 성공한 것이다. ‘거짓 색상 사진’이라 부르지만 진짜 사진 M87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이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약 5500만 광년(1광년은 약 9조5000억㎞)이나 떨어져 있다. 즉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5300만년 전에 사건의 지평선에서 탈출한 빛을 담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간의 감각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아득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온 빛이니 흐릿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EHT 프로젝트가 8대의 전파망원경으로 5페타바이트(500만GB)의 데이터를 모아 합쳐 얻은 것이다. 데이터를 합치다니, 그러면 저 사진은 블랙홀을 ‘그대로 찍은’ 것이 아니란 말인가? 사실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블랙홀 사진을 비롯해 대부분의 천체 사진, 나아가 세포나 단백질의 사진 등 많은 과학 사진들은 특수한 과정을 거쳐 얻는다. 우리가 셀카를 찍거나 꽃이나 반려동물의 사진을 찍을 때는 가시광선으로 전달된 정보를 기록한다. 아주 작거나 아주 큰 세계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얻으려면 가시광선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시광선의 파장은 짧게는 약 38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에서 길게는 770㎚ 정도인데, 간단한 분자나 낱개 원자의 크기는 1㎚도 되지 않으므로 아무리 성능이 좋은 현미경을 사용해도 광학적으로는 관찰할 수가 없다. 이렇게 작은 대상을 관찰하려면 그보다도 파장이 짧은 전자의 운동을 이용해야 한다. 한편 천체로부터 오는 신호에는 매우 긴 파장부터 매우 짧은 파장까지 여러 가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들이 섞여 있는데, 이 또한 인간의 눈으로는 감지할 수 없으므로 전자장비로 따로 탐지해야 한다. 이렇게 인간이 볼 수 없는 신호를 모은 뒤 그것을 활용하려면 일종의 번역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듯이, 가시광선이 아닌 신호도 가시광선으로 변환해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아무렇게나 색을 입히면 정보로서 가치가 없어지므로 일정한 규칙에 따라 변환한다. 예를 들어 가시광선 영역의 빛은 중간 파장인 초록색으로 변환하고, 적외선은 빨강, 자외선은 파랑 계열의 색으로, 각각 일정한 비율로 변환하여 사진을 다시 그리면 가시광선과 적외선, 자외선으로 전달된 정보까지 한 사진에서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색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변환한 사진은 실제 색상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아니므로 ‘거짓 색상(false color)’ 사진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교과서나 신문 등에서 자주 봐서 친숙하게 여기는 천체나 세포 등의 사진도 사실 대부분 거짓 색상 사진이다. 오리온 대성운이나 말머리성운 등의 사진은 매우 큰 망원경을 통해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가시광선과 그 바깥 영역으로 전해진 매우 많은 양의 정보를 받아들인 뒤, 이것을 가시광선 영역의 신호로 변환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말머리성운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곳까지 갈 수 있다 해도, 우리 눈에는 사진 같은 광경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가시광선의 파장보다 훨씬 작아 광학현미경으로는 제대로 관찰할 수 없는 세포나 그보다 작은 원자의 사진도 전자현미경으로 얻은 신호를 가시광선 대역으로 변환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것이 기상 사진이나 체온 사진 등에 자주 보이는 ‘유사 색상(pseudo-color)’ 사진이다. 유사 색상 사진은 넓은 의미의 거짓 색상 사진에 포함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특정한 한 가지 측정값(온도, 고도, 압력 등)을 색깔로 변환해 그 세기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따로 구별하기도 한다. 유사 색상 사진의 대표적인 예는 우리가 건강 프로그램 등에서 자주 보는 열화상 카메라 사진이다. 열화상 카메라는 피사체의 온도를 측정한 뒤 온도에 대응하여 색상을 배당한다. 여름철 기상예보에 등장하는 태풍이나 장마전선의 위성사진도 기압에 대응하여 색을 입힌 유사 색상 사진이다. 과학이 확장해준 인간 감각의 세계 이름이 주는 부정적인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들 사진이 가짜라고 할 수는 없다. 일정한 규칙에 따라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색상을 바꾸었을 뿐, 없는 것을 만들어 내거나 있는 것을 무시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정보를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점에서는 거짓 색상 사진도 참 색상(true color) 사진 못지않게 ‘진짜’다. 컴퓨터의 도움을 받기 한참 전부터 인간은 이미 여러 가지 방법으로 원래 시각정보가 아니었던 것을 시각정보로 변환하여 받아들이고 있었다. 우리는 스프링에 축적된 탄성에너지를 보고 무게를 ‘쟀으며’, 모세관 속 수은이나 알코올이 팽창하는 것을 보고 온도를 ‘읽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이 자연을 측정하려면 언제나 번역 또는 변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세계를 인식할 때 기계의 도움을 받는 것도 문제 삼을 만한 일은 아니다. 인간이 만든 과학의 힘으로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어 감각의 범위를 확장해 나간다면 그것은 오늘날의 인간이 자연 그대로의 인간보다 그만큼 성장했다는 이야기이니 뿌듯하지 않은가?
- 구석구석 과학사
- [신간]블랙홀과 시간여행外(2016. 10. 24 14:39)
- 2016. 10. 24 14:39 문화/과학
- 블랙홀과 시간여행 킴 S. 손 지음·박일호 옮김·반니·4만2000원 아인슈타인의 주장은 이후 블랙홀을 발견하고 중력파를 검출한 후속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증명됐다. 우주의 원리와 탐구과정, 블랙홀과 관련된 모든 것을 블랙홀 연구에 가장 가까이 있던 이론물리학자가 안내한다. 고대 도시로 떠나는 여행 둥젠홍 지음·이유진 옮김·글항아리·2만2000원 도시를 들여다보면 정치, 경제, 행정, 인구, 국방, 문화 등 모든 것이 보인다. 수·당의 장안성에서 명·청 북경성까지. 고대의 대항구에서 강남 수향마을까지. 중국사 2000년을 주요 도시에 남은 흔적과 기억을 통해 설명한다. 이상이의 복지국가 강의 이상이·박은선 지음·밈·2만원 보편적 복지를 시행하면 모두 베짱이가 될까. 국가부채가 늘어나고 우리 경제가 죽을까. 복지국가와 관련한 쟁점과 물음에 답했다. 정치·경제·역사·철학을 넘나드는 전문적인 내용을 담았으면서도 쉽게 읽힌다. 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하바 요시타카 지음·홍성민 옮김·더난출판·1만4800원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직업인 ‘북 디렉터’가 쓴 책읽기 에세이. “책은 읽어도 좋고 안 읽어도 좋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몰랐던 책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기쁨과 책이라는 미디어의 특성에 대해 풀어낸다.
-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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