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97 건 검색)
- 비혼 옹호하면 ‘극단적 페미니즘’?…온라인 단속하는 중국 공산당 [플랫]
- 2025. 01. 21 11:37국제
- 중국공산당이 춘절(중국 설) 연휴를 맞아 온라인 공간에서 결혼·출산에 관한 부정적 인식을 부추기는 의견과 ‘극단적 페미니즘’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공산당...
- 플랫
- 중국공산당, 춘절 맞아 비혼옹호·페미니즘 특별단속 예고···“화목한 분위기 조성”
- 2025. 01. 20 13:37국제
- ... 춘절 ‘청랑’ 조치 발표 비혼·비출산 옹호, 남녀갈등 조장 한 달 동안 온라인에서 특별단속 중국 네티즌이 제작한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영상 화면. ‘플랫폼이 극단적 페미니즘에 책임이 있다’는...
- 상하이 정협위원 “비혼 여성 난자 동결 시범사업 해 보자”
- 2025. 01. 15 11:07국제
- ... 해석된다. 영국, 미국, 일본에서는 비혼 여성의 난자 동결이 허용된다. 출생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비혼 여성의 난자 동결을 허용해야 한다는 제안은 이전에도 정협에서 나온 적 있다. 이번에는 약 2년간의...
- 경북, ‘비혼·입양 전담팀’ 구성…혼인외 가정 지원책 마련에 속도
- 2024. 12. 18 09:59지역
- ... 가정 지원, 국내로의 국제 입양 활성화 등 확장적 가족관계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비혼 출생아를 지원하기 위해 비혼 가정 지원 정책 및 인식 전환 대책 연구, 비혼 출생아 가정 지원 조례...
스포츠경향(총 75 건 검색)
- 이이경, 비혼주의 선언? “여자? 결혼? 됐다 그래” (결혼해YOU)
- 2024. 10. 04 13:19 연예
- 채널A 새 토일드라마 ’결혼해YOU‘ ’결혼해YOU‘ 이이경과 조수민이 펼칠 환상적 시너지가 기다려진다. 오는 11월 첫 방송되는 채널A 새 토일드라마 ’결혼해YOU‘(극본 리나/연출 황경성/제작 초록뱀미디어, 원엔터테인먼트)는 비혼주의 공무원 ’정하나‘가 결혼사기진작팀을 탈출하기 위해 섬 총각 ’봉철희‘를 결혼시키려 고군분투하는 비혼과 결혼 사이 커플 매칭 코믹 가족극이다. 2024년 가을 안방극장에 따뜻한 웃음, 귀여운 설렘을 동시에 안겨줄 단 하나의 가족극으로 주목받는다. 이런 가운데 10월 3일 ’결혼해YOU‘ 3차 티저가 공개됐다. 공개된 티저 영상은 “철희 씨는 결혼할 나이지만 결혼은 꿈도 못 꾼 채 쌍둥이 조카들과 살아갑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인정시장 우현(임시장 역)은 ’결혼은 꿈도 못 꾸는‘ 이이경(봉철희 역)을 “결혼만 시킬 수 있다면 대박이지 않겠냐”라며 재선을 위한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이에 비혼주의 7급 공무원 조수민(정하나 역)이 섬 총각 이이경을 결혼시키라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게 된다. 그렇게 조수민은 이이경을 찾아 청도의 섬마을로 향한다. 조수민은 이이경의 손을 부여잡고 결혼 사기 진작 프로젝트에 참여하라 권유해 보지만, 이이경은 “여자? 결혼? 됐다 그랴”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설상가상 괴물 혹은 조폭을 연상시키는 이이경의 아찔한 비주얼이 더해져 조수민은 더욱 난항에 빠진다. 이어 이이경이 “아니 이게 무슨 결혼 사기 진작이에유, 결혼 사기지. 다 사기 아니에유?”라고 윽박지르는 모습이 포착돼 흥미를 고조시킨다. 그럼에도 조수민은 “봉철희 반드시 결혼시킨다”며 재차 의지를 다진다. 이이경과 조수민의 극과 극 온도 차가 호기심과 웃음을 자아낸 가운데 ’결혼해YOU‘ 3차 티저가 마무리된다. 무엇보다 비혼주의 공무원이 섬 총각의 결혼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주인공의 스토리가 톡톡 튀면서도 압축적으로 그려져 눈길을 끈다. 여기에 유쾌하고 신박한 이이경, 차분한 듯 거침없는 조수민의 절묘한 조합이 색다른 웃음을 기대하게 했다. 캐릭터와 찰떡같은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의 활약도 흥미진진하다. 1분 남짓한 비교적 짧은 분량에도 스토리, 캐릭터, 배우들의 매력까지 보여준 ’결혼해YOU‘가 본 드라마에서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벌써부터 기대되고 궁금하다. 한편, 배우 이이경과 조수민 주연의 채널A 새 토일드라마 ‘결혼해YOU’는 오는 11월 첫 방송된다.
- 김태균, 사실 비혼주의자였다 “♥아내에 스며들어” (4인용식탁)
- 2024. 09. 24 07:17 연예
-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 코미디언 김태균이 비혼주의였다가 결혼한 계기를 밝혔다. 23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이하 ‘4인용식탁’)에는 김태균이 출연해 자신의 별장에 절친 빽가, 문세윤, 황치열을 초대했다.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 이날 김태균은 과거 자신이 비혼주의였다고 밝히며 “여러 가지 가족의 애환이 있었다. 이런 걸 나 혼자 살면서 짊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연애만 했다”며 “좀 재수없게 연애했다. 결혼 전제라면 연애도 하지 말자고 했다”며 자신의 연애 방식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러던 중 현재의 아내를 만난 김태균은 “연애를 4년 가까이 했는데 스타일리스트여서 오래 알고 지냈다”며 “1년 정도 지나서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말을 꺼냈더니 아내가 ‘누가 오빠와 결혼한대? 연애나 해’ 하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 이후 김태균은 현 아내와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그는 “어느 순간 내가 결혼을 하고 싶더라. 다른 여자들과 연애할 때와 다른 느낌이 들었다”며 프로포즈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를 듣던 문세윤이 결정적인 계기를 묻자, 김태균은 “그냥 스며들었다. 결혼은 이 여자랑 해야겠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 신지, 결혼관 공개…“비혼주의 NO…마지막 연애 4년 전” (4인용식탁)
- 2024. 08. 06 10:11 연예
-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 코요태 신지가 결혼관과 마지막 연애 시기에 대해 밝혔다. 지난 5일 오후 8시 10분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이하, ‘4인용식탁’)이 방송된 가운데, 이날 신지는 배우 박탐희, 가수 나태주와 함께 현영의 집에 방문했다. 먼저 현영의 요리를 맛본 신지는 “언니가 좋은 사람이라서 음식이 다 맛있다”라는 칭찬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신지와 현영은 18년간 우정을 쌓아온 만큼, 두 사람의 인연은 끈끈했다. 신지는 “현영 언니가 좋은 이야기를 진짜 많이 해줬다. 그게 도움이 정말 많이 됐었다. 언니 덕에 많이 밝아졌다”라고 밝혔고, “단순하게 풀어갈 수 있는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힘들 때 매일 전화했다”라며 현영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가운데, 신지는 마지막 연애 시기를 공개했다. 신지는 “4년 전에 4년 연애하고 헤어졌다. 연애 중 가장 좋게 헤어졌다. 그 이후 남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신지는 “코요태 활동이 바빠지고, 나이가 차면서 연애와 소개팅을 못 하겠다”라고 고백하는가 하면, “18살 때부터 숙소 생활을 했다. 혼자인 게 익숙해졌다. 비혼주의자는 아닌데, 코요태 중 한 명도 결혼을 안 했고, 우리끼리 너무 재밌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신지가 소속된 코요태는 최근 첫 미국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다양한 무대를 휩쓸며 관객과 만나고 있다.
- ‘손해 보기 싫어서’ 이상이, 비혼주의 재벌 3세 CEO ‘복규현’ 역 첫 스틸 공개
- 2024. 07. 31 19:16 연예
- tvN ‘손해 보기 싫어서’ 이상이가 비혼주의 재벌 3세로 변신한다. 오는 8월 26일 오후 8시 50분 첫 방송 예정인 tvN X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극본 김혜영 / 연출 김정식/ 기획 CJ ENM STUDIOS / 제작 본팩토리)는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신민아 분)’과 피해 주기 싫어서 가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김영대 분)’의 손익 제로 로맨스다. 믿고 보는 배우들뿐 아니라, 코믹과 로맨스를 넘나드는 실력파 제작진 김정식 감독과 김혜영 작가가 의기투합해 올 하반기 로코 화제작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상이는 운명적인 소설 같은 사랑을 믿지 않는 비혼주의자이자 재벌 3세 CEO ‘복규현’ 역을 맡았다. 규현은 해영이 근무 중인 ‘꿀비교육’의 사장으로 여성 편력이 심한 아버지와는 달리 깨끗한 사생활의 소유자다. 오너 리스크를 완벽 차단한 그가 우연히 남자연(한지현 분)의 웹소설을 보고 신분을 숨긴 채 왕성한 댓글러로 활동하다 그녀와 운명처럼 엮이게 된다. 31일 공개된 첫 스틸에는 세련된 수트핏과 함께 재벌 3세 CEO 아우라를 풍기는 이상이 표 ‘복규현’의 모습이 담겼다. 보는 이들마저 기분 좋게 만드는 옅은 미소부터 속내를 알 수 없는 의미심장한 눈빛까지, 이상이 다채로운 면모가 ‘복규현’이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올린다. 이상이는 지금껏 본 적 없는 MZ 젊은 사업가로서, 소속 직원 해영은 물론 비서 여하준(이유진 분)과 유쾌한 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능글맞은 그의 화수분 매력이 끊임없이 쏟아진다고 해 기대를 모은다. 이상이의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완성될 ‘영앤리치’ 사장님 ‘복규현’ 캐릭터는 어떤 모습일지, 그의 에너지로 꽉 채워질 본방송이 더 기다려진다. ‘tvN X TVING 오리지널’은 리니어TV와 OTT 각 시청층의 효율과 만족을 극대화하고자 tvN과 티빙이 공동으로 기획한 드라마다. tvN X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는 오는 8월 26일 저녁 8시 50분 ‘우연일까?’ 후속으로 tvN에서 첫 방송되며 TVING에서도 동시에 VOD로 서비스된다. 추후 스핀오프는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No Gain No Love’라는 타이틀로 전 세계 240여 개국에 글로벌로 동시 공개된다.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 여성들은 왜 ‘비혼 출산’을 고려하나(2024. 12. 09 06:00)
- 2024. 12. 09 06:00 사회
- 20대 청년 43%가 긍정적…대통령실도 지원책 언급 ⓒUnsplash, Liv Bruce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1월 12일 20대 청년 10명 중 4명(42.8%)이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년 전 비혼 출산에 대한 긍정 응답률(30.3%)에 비해 12.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비혼 출산에 관한 인식이 변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며칠 뒤 모델 문가비씨와 배우 정우성씨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알려져 ‘비혼 출산’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지난 11월 28일에는 대통령실 관계자가 “비혼 출산 아이도 차별없이 자랄 수 있도록 지원을 살피겠다”고 말하면서 정책적 측면에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등록 동거혼제’(나경원 국회의원), ‘동반가정 등록제’(이철우 경북도지사), ‘연대관계등록제’(박홍근 국회의원) 등 비혼 출산 가구 지원 제도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잇달아 나왔다. 사회적으로 비혼 출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게 처음은 아니다. 2020년 방송인 사유리씨가 정자은행을 통해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출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남성 파트너가 없는 상태에서의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당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행한 ‘서울시민의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 현황 및 정책 과제’(2021.09) 보고서에는 만 19~69세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 결과가 실렸다. 응답자의 57%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데 긍정했다. 비혼 여성의 26.2%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을 것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이 보고서에는 20~50대 비혼 여성 28명(비혼 출산 당사자 12명 포함)의 면접조사가 실렸는데, 이들은 비혼 출산을 지지하고 혹은 원하지만 차별이 심하고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한국에선 실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지난 3년여 비혼 출산은 저출생 대책으로도 호명됐지만, 비혼 출산을 둘러싼 편견이나 이들을 지원할 법·제도가 크게 바뀐 것은 없었다. 이번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까. ■‘결혼 없이 아이만 낳고 싶다’ 45%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설문에서 비혼 여성들(응답자 108명·중복응답)이 비혼 출산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는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45.4%)가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방송에서 비혼 출산을 선택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어서’(14.7%),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출산을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에’(10.4%) 순이었다. 연구 책임자인 강은애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지난 12월 5일 기자와 서면 인터뷰에서 “(연구 보고서를 통해 파악된) 비혼 출산을 희망하는 이유를 요약하면 ‘개인의 삶에 대한 주체적 선택의 욕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배우자 유무와 관계없이 출산과 양육을 하는 데 차별 없는 사회라면, 이러한 주체적 삶에 대한 선택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난 12월 2일 기자와 통화에서 “한국에서 결혼이라는 제도는 가부장적인 문화에 들어가야 하고, 굉장히 복잡한 절차와 관계가 뒤따르기 때문에 여성들의 진입장벽이 높다”며 “동거 상태에서 아이를 원할 수 있고, 아이는 원하지만 남편은 원하지 않을 수 있고, 아이도 남편도 원했지만 상대가 거부해서 결혼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비혼 출산을 선택하는 이유는 굉장히 다양하다”고 했다. 사유리씨의 사례처럼 남성 파트너가 없는 상태에서의 임신·출산을 원하는 여성도 늘고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의 면접조사에 참여한 50대 초반의 비혼 여성 A씨는 한국사회의 성차별과 가부장적인 가족제도를 비판적으로 보기 때문에 결혼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렇지만 ‘내 자녀는 낳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40세 때부터 냉동 난자를 이용한 보조생식술(시험관시술)로 임신을 시도했다. ■‘비혼 출산’, 어떻게 알고 있나요? 언론에서는 사유리씨의 사례를 두고 ‘자발적’ 비혼 출산(비혼모)이라 이름 붙이기도 했다. 비혼모(‘미혼모’)와 다른 특별한 사례로 다뤄지면서 비혼모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에서는 의학적 방법에 따른 비혼 출산을 ‘비혼 단독 출산’이라 표현했다. 강은애 연구위원은 “‘비혼 출산’을 ‘자발적 선택’으로 언급하면서 상대적으로 미혼모는 ‘비자발’이나 ‘무책임’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로 의미화하는 문제가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며 “모든 형태의 출산과 양육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혼 출산을) 일부 특별한 여성들의 새로운 경향이나 흥미 있는 삶의 방식으로 묘사하는 것도 경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비혼 출산에 이르는 삶의 과정은 매우 다양해서 ‘자발적’이라는 기준으로 구분 짓기는 사실 애매하다. 면접조사에 참여한 40대 비혼 출산 여성 B씨의 말이다. “사실 우리는 다 자발적이라고 얘기하죠. 자발적으로 아이를 낳았고, 우리가 선택해서 낳았고, 마찬가지로 우리가 선택해서 지금 잘 키우고 있는 거고. 그런데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 쟤네는 미혼모야, 뭐야 어떻게 낳은 거야? 버림받았어?’ 이렇게 생각을 해요.” 김민정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지난 12월 2일 통화에서 “(비혼 상태에서) 여성이 임신했을 때 임신을 유지할지 중단할지, 그리고 아이를 출산한 다음엔 양육할지 입양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자발적이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 미혼모들은 자기가 한 행동에 책임을 지려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민숙 조사관은 “외국의 사례를 많이 언급하는데 ‘비혼 출산’은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즉 법률관계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고서, 결혼한 커플과 차별 없이 삶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비혼 출산 실행이 어려운 이유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혼인 외 출생아의 비중은 전체의 4.7%(1만900명)로 198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41.9%·2020년)에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비혼 출산 사실 자체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 가장 큰 장벽이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허민숙 조사관은 “정우성씨를 향한 비판 가운데 ‘아이까지 낳았는데 왜 결혼을 안 해주냐’는 내용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아직도 ‘이성애 가정에서 아이를 낳는 것’을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보고, 그렇지 않으면 (당사자가 아닌) 주변에서도 매우 불안해한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우성씨가 청룡영화제에서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걸 ‘선언’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또 그 말로서 박수를 받았다는 것은, 그렇게 책임지지 않아도 큰 지장이 없었던 사회였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차별과 편견은 법과 제도 안에서 뿌리내렸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출생신고를 할 때 ‘혼인 중의 출생자’와 ‘혼인 외의 출생자’로 구분하는 것부터가 ‘낙인’의 근거가 된다는 지적이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면접조사에 참여한 40대 비혼 여성 C씨의 말이다. “(혼외자) 낙인 제도잖아요. 애들은 자라면서 그렇게 낙인을 받고 그러면 부모를 원망하게 되죠. (중략) 그렇게 손가락질받고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자식을 낳으려는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그렇다면 그것부터 고쳐야겠는데요.” 강은애 연구위원은 “가족 형태에 대한 편견이 지속되고 법·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는 비혼 출산은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한부모 가족 지원 확대 등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 사회의 양육환경은 두 명이 함께 양육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비혼 여성이 출산과 양육을 선택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문제일 것”이라고 했다. 아동수당, 부모급여, 산후지원 등 아동이 태어난 다음 적용받는 복지제도는 아동을 기준으로 하기에 비혼 출산이라고 해서 차별받지는 않는다. 다만 김민정 대표는 “임신하고 출산 전까지 (혼자서) 병원비, 공과금, 통신비 등의 생계비가 부담이 된다. 임신 7~8개월 정도 되면 나가서 일하기도 어렵다”며 “예비 부모수당 지급 등 이때 경제적 지원이 이뤄지면 양육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 것”이라고 했다. 여성이 양육을 선택했더라도, 남성 파트너와 헤어진 후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인지청구 소송을 걸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승소를 하더라도 양육비 지급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현재로선 한국에서 ‘비혼 단독 출산’은 어렵다. 불법은 아니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에 따라 정자를 기증받기 위해서는 부부여야 하며(2021년부터 사실혼 포함) 난임치료를 위한 것임이 증명돼야 한다. 비혼 여성들의 난자 냉동에 관한 관심이 높지만 부부가 아닌 이상, 비급여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 실행하기 어렵다. ■변화는 시작됐다, 법·제도 바뀌어야 비혼 출산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인식·제도적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민정 대표는 “문가비씨는 많이 알려진 분인데 (비혼 출산 사실을) 공개한 게 반가웠다”며 “이제는 미혼모들도 숨을 단계가 아니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해서 지탄받거나 외면당하는 시대는 끝났다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 응원과 축하의 댓글들이 있었는데 문가비씨가 아이를 선택하고 출산한 것에 대해 축하하고 싶고, 저희 엄마들도 이런 축하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고 보호출산제로 숨어버리는 게 아니라 누구나 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혈연 및 혼인 관계가 아니어도 생활을 공유하면 가족으로 인정하는 ‘생활동반자법’과 비혼 여성의 임신·출산을 위한 보조생식술 대상을 확대하는 ‘독립출산지원법’(모자보건법 개정안), 동성혼 법제화를 위한 ‘혼인평등법’(민법 개정안) 등 이른바 ‘가족구성권 3법’이 발의됐으나 모두 임기만료 폐기됐다. 문가비·정우성씨 사례의 실질적 관계 유무를 떠나 이를 계기 삼아 비혼 출산 가구를 포함해 혼인이나 혈연관계에 있지 않은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제안이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허민숙 조사관은 “비친족 가구에 속한 인구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 3년이 됐다. 이미 다양하게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형태를 선택하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다”며 “우리가 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데, 국가가 어떤 형태의 가정도 다 지원하겠다는 미래지향적인 정책, 제도를 마련하면 인식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혼 출산 아이가) 차별없이 자라도록 하겠다는 추상적인 말보다 혼외자·혼중자 구분을 없앤다든지, 양육비 지급 이행 행정조치를 강화한다든지 구체적인 정책들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과 정부, 지자체가 비혼 출산 지원 정책을 만들려는 것은 저출생 대응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포함돼 있다. 다만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설문에서 비혼 출산 증가와 관련해 국가의 저출생 대책에 대한 호응이라는 데는 비혼 여성들의 동의 정도가 낮았다. 강은애 연구위원은 “비혼 출산 지원 정책을 저출생 대응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여성의 출산을 인구 증가의 도구로 보는 시각 때문이다. 비혼 출산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은 특히나 이러한 관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거부감이 큰 세대”라고 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또는 부가적인 결과로서 출산율 상승을 기대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비혼 출산 지원 제도 도입 시에 출산율을 목표로 한다면 정책 타깃층의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강은애 연구위원은 “비혼 출산은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를 가질 권리를 선택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라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 양육자의 결혼 여부나 가족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과 복지 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특히, 비혼 부모의 자녀가 차별받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 [표지 이야기]‘비혼여성에 정자제공’ 법과 현실 사이(2020. 11. 27 15:53)
- 2020. 11. 27 15:53 사회
- ㆍ법에 배우자 동의 요건 없지만 정자은행 이용은 사실상 난임부부만 가능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의 비혼출산은 한국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왔다.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시술)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다”라는 사유리의 발언에 보건복지부는 정자 기증을 통한 비혼출산이 ‘불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생명윤리법 해당조항에 ‘배우자가 있는 경우’ 동의를 받으라고 한 것이지 배우자가 없는 비혼여성의 정자은행을 통한 시술을 막는 규정은 아니라는 취지다. “정자 기증을 아무나 해주지 않는다”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가 비혼 출산을 했다고 밝혔다. / 사유리 SNS하지만 현실은 간단하지 않다. 보건복지부의 입장처럼 생명윤리법에는 비혼여성의 난자 제공, 배아 형성 시술과 관련해 배우자 동의 요건이 없다. 하지만 생명윤리법은 금전 등을 조건으로 한 정자제공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민간 병원 약 10곳이 정자은행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상 난임부부에게만 문이 열려 있다. 비혼여성 입장에서는 정자제공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실제 정자은행을 운영하거나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시술하는 병원 몇 곳에 문의를 했지만 긍정적인 답은 들을 수 없었다. 서울에 있는 한 여성전문병원은 “저희 쪽에는 아직 비혼여성 시술 문의는 없다”라면서도 “정자기증을 아무나 해주지 않는다. 난임부부 중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람에게만 기증한다. 비혼여성에게 정자기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 있는 병원은 “다른 시술과 달리 생명을 만들어내는 시술이기 때문에, 정자를 기증받기 위해서는 각 병원에 있는 ‘윤리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며 “시술이 아니면 임신이 불가능한 상황인지, 부부가 아이를 가졌을 때 유전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인지 등을 검토한다. 비혼여성의 문의는 없었지만 간단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증 정자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기증자를 직접 구해야 한다. 이 경우 역시 금전 등을 조건으로 한 정자제공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생명윤리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산부인과 전문의 A씨는 “예전에는 기증자를 직접 데려오는 난임부부들이 있었다”며 “금전 보상이 불법이기 때문에 티를 내지는 않지만 브로커를 통해 기증자를 구하는 경우가 다수”라고 말했다. 박민정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박사는 “기증자를 통한 정자가 건강한지 따져봐야 한다. 연구원은 기증자가 오면 정액검사·피검사 등 1차 검사를 한 다음에 정자를 냉동시킨다. 그리고 6개월 뒤에 다시 한 번 검사를 한다. 두 번의 검사 모두에서 문제가 없어야 기증자가 된다. 2차 검사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냉동된 정자는 폐기된다”고 말했다. 개인이 이런 검증 과정을 거치기는 쉽지 않다. 비혼임신, 산 넘어 산 적절한 기증자를 구해도 끝이 아니다. 시술비용이 발목을 잡는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은 체외수정(시험관 시술)과 인공수정에 대해 지원한다. 체외수정은 신선배아 이식 4회, 동결배아 이식 3회, 인공수정 3회다. 자격 요건에 따라 다르지만 인공수정은 30만원, 시험관 시술은 동결배아 50만원, 신선배아 110만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환자는 30%만 본인이 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비혼모는 지원대상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은 지원대상을 국내법상 혼인상태의 난임부부, 사실상 혼인관계의 난임부부로 한정하고 있다. A전문의는 “시험관 시술은 한 번에 200만원에서 300만원가량이 든다”며 “정부 지원을 받아도 적은 비용이 아니고 나이가 많을수록 시험관 한 번에 성공할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정자와 비용 모두 준비됐다면 시술할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일선 병원들은 시술을 꺼린다. 먼저 대한산부인과학회(학회) 윤리지침 때문이다. 학회의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에는 “(배우자의 정자가 아닌 타인의 정자를 이용한) 비배우자 간 인공수정 시술은 원칙적으로 법률적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만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침에 따르면 비혼여성이 시술을 받는 건 불가능하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보건복지부에 “불필요한 지침 수정을 위한 협의 조치에 들어가 달라”고 주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생명윤리법에 따르면 불법이 아닌데 학회 윤리지침 때문에 병원에서 시술을 꺼린다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학회는 지난 11월 25일, 윤리지침을 법률적 혼인관계에서 사실혼관계까지 포함하는 ‘부부’로 확대했다. 학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중엽 함춘 여성의원 원장은 “학회가 비혼여성에 대한 시술을 반대·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적으로 먼저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며 “윤리지침이 법률보다 앞서나갈 수는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술 이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문제도 병원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정자를 기증한 생물학적 아버지가 찾아와 아이의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거나 반대로 아이가 아버지를 찾으려고 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병원·의료인이 곤란해질 수 있다. 비혼이라고 해서 시술을 했는데 알고 보니 사실혼관계였을 때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장 전문가들은 “하나하나 따져볼 것이 매우 많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실제 17대 국회에서 ▲기증자와 아이가 친자관계가 아님을 명확히 하고 ▲시술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국립의료원에 의료보조생식관리센터를 설치하고 ▲기증자의 기증횟수 및 기증으로 인한 출산 횟수 등을 등록·관리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양승조 당시 우리당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됐으나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구세군두리홈에서 생활하고 있는 미혼모 김모씨가 아이를 안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 여성가족부 제공 사유리와 같은 케이스가 한국에서 가능하려면 법의 사각지대가 메워져야 한다. 이중엽 원장은 “보건복지부는 ‘금지’ 문구가 없어서 비혼여성 시술이 가능하다고 해석한 것인데, 윤리법은 금지가 없다고 해서 곧 해도 된다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윤리법은 ‘해도 된다’고 명시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차 법률이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자보건법도 ‘난임’을 ‘부부가 피임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부부 간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아니하는 상태’로 규정하고 있으며, 난임을 극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험관 시술이나 인공수정 같은 보조생식술을 허용한다(모자보건법 제11조 2항). 시술의 전제가 난임부부인 것이다. 현실과 기술을 따라오지 못하는 법 박민정 박사는 생명윤리법과 모자보건법 등을 언급하며 “사실상 비혼여성이 시술을 받을 수 있는 법적 토대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지금은 자신의 정자·난자를 동결시키는 것과 관련한 가이드라인도 없는 실정이다. 자가 정자·난자 동결 가이드라인은 물론이고, 이후 기증 관련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A전문의는 “비혼여성의 ‘낳을 권리’를 시작으로 많은 논의가 봇물처럼 터져나올 것”이라며 “해외는 남성 동성부부의 아이를 가질 권리, 그렇다면 나아가 대리모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논의까지 진행되고 있다. 비혼여성 시술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나영정 가족구성권연구소 연구위원은 여성의 ‘낳을 권리’와 관련해 “혼인관계에서는 이 권리가 너무 당연하게 주어져 있었다. 권리라는 것을 혼인관계와 그렇지 않은 관계를 나눠서 제한할 수 있을까”라며 “여성의 선택지를 넓혀가는 게 금지의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나영정 연구위원은 “다만 비혼출산 선택 이후, ‘싱글여성이 안전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인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하다”며 “어떤 형태의 임신·출산을 통해 태어났고, 어떤 형태의 가족을 가지고 있든지 간에 아이가 충분한 지원을 받고 차별없이 키워질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지금의 가족정책으로는 현실을 담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중엽 원장도 “대부분의 질환은 의사 개인이 판단해서 치료를 하면 된다. 하지만 비혼여성 시술 문제는 의사 개인에 맡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논의·합의가 필요하다”며 “학회의 기본적인 입장은 임신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며 이와 관련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된 것을 환영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12월 중 간담회를 열어 논의할 예정이다. 한정애 의장은 “의료기술이 발달했지만 법 제도적으로 검토할 부분이 많은 상황”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임신·출산할 권리, 가족을 구성할 권리 등 다양한 사회적 논의가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표지 이야기
- [표지 이야기]드라마, 영화, 소설 속 비혼 이야기(2020. 11. 27 15:52)
- 2020. 11. 27 15:52 사회
- ㆍ시대상 반영한 문화콘텐츠 한국사회 어떻게 변했는지 보여줘 “마흔을 앞둔 지금은 결혼도, 연애도 노력으로 안 된다는 걸 알게 됐지.” 주인공 장하리(장나라 분)는 결혼은 건너뛰고 아이만 낳고 싶어한다. 지난 5월 13일 첫 방영된 tvN 드라마 <오 마이 베이비>의 한 장면이다. 20대엔 결혼이 때 되면 저절「로 이뤄지는 것처럼, 30대엔 시험을 준비하는 것처럼 생각했는데 더 나이가 들자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필요한 노력을 들이는 대신 평소 원하던 아이만 갖고 싶다고 장하리는 표현한다. 최근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출산한 방송인 사유리의 모습과 겹쳐진다. 다만 드라마는 현실과 다르다. 그런 장하리의 주변에 남자 세명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출산하고 싶어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 「오 마이 베이비 중」 한 장면 / tvN 이와 같은 구도는 ‘비혼’을 전면에 내세운 또 다른 드라마에서도 반복됐다. “제가 죽는 날까지 믿고 사랑하기로 한 반려자는 서현주 나 자신입니다. 남편 말고 나 자신을 내조하려고요.” 주인공 서현주(황정음 분)는 하객들 앞에서 당당하게 비혼을 선언한다. 지난 7월부터 방영된 KBS 2TV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에서 서현주는 결혼하지 않아야 할 수많은 이유 때문에 결국 비혼을 택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도 두 남자가 주인공에게 접근하는 구도가 나타나 역시 비혼 대신 연애가 나은 것이 아닌가 헷갈리게 한다. 드라마의 비혼에는 연애도 포함 비혼을 포함, 결혼을 벗어난 가족관계와 연애를 전면에 내세운 대중문화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며 새로운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오 마이 베이비>와 <그놈이 그놈이다> 외에도 지난 7월 첫 방영된 JTBC <우리, 사랑했을까>까지 결혼의 틀을 벗어난 여성이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드라마들이 올해 집중적으로 전파를 타고 있다. <우리, 사랑했을까>에서는 비혼 대신 싱글맘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를 둘러싼 남성의 수는 4명으로 더 늘었다. 이전까지의 연애 드라마 공식과 닮은 듯하지만 분명 다른 점을 내세워 시류의 변화에 한 발을 들인 모습이다. ‘로맨스’가 들어가야 드라마의 흥행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비혼모의 길을 당당하게 택하는 모습을 그린 2003년작 영화 <싱글즈>보다 진일보한 면을 찾기 어렵다. <싱글즈>의 동미(엄정화 분)는 자유롭게 연애를 즐기다 아이를 갖게 되지만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친구 정준(이범수 분)에게 결혼하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원래대로 둘은 친구 사이로 남고 아이는 동미가 홀로 키우기로 결정한 것이다. <오 마이 베이비>와 <그놈이 그놈이다> 같은 드라마에서도 처음에는 비혼을 내세우다 은근슬쩍 ‘결혼은 불가피한 것’이란 결론으로 빠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비혼이 늘고 있는 세태를 반영하듯 현실에서 비혼주의자가 겪는 고민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데엔 한계를 보였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드라마를 비롯한 대중문화 콘텐츠는 사회의 변화상을 반영하기 때문에 최근의 비혼 흐름이 콘텐츠의 주요 소재로 활용되는 것 역시 대중의 시각이 그만큼 바뀌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흥행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으므로 비혼이라는 최신 트렌드도 반영하면서 연애관계의 틀은 그대로 지키는 어정쩡한 느낌의 작품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대중적인 콘텐츠들이 기존 가족·연애관계의 틀을 모두 깨고 싶어하지는 않는 데 비해 독립 다큐멘터리 등 연출자의 기획의도가 그대로 반영되는 작품에선 보다 신랄하고 생생하게 결혼의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나왔다. 2011년 지민 감독이 연출과 주연을 맡은 <두 개의 선>이나 지난 10월 개봉한 한태의 감독의 <웰컴 투 X-월드>는 모두 비혼을 현실의 한 단면으로 조명했다. <두 개의 선>이 제목 그대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테스터에 나온 ‘두 줄’을 중심으로 젊은 남녀가 결혼과 비혼을 고민하는 모습을 담았다면, <웰컴 투 X-월드>는 감독의 어머니 세대인 50대 여성이 시집 식구들과 함께 나눈 애환을 비혼을 선택한 딸의 결정과 대비해 보여준다. 1920년대 신여성 목소리 대변한 소설 문학에서는 결혼과 가족을 바라보는 시대상의 변화가 더욱 극적으로 드러난다. 한 세기 전인 1920년 발표된 단편소설 <처녀의 가는 길>에서 김명순 작가는 “뜻 아닌 곳에 시집을 가서 일생의 파란을 일으켜 연로하신 부모님께 끝없는 근심을 시키는 것이 효도일까요?”라는 말로 당대 신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김명순 작가는 일제강점기 억압적인 분위기의 시대 속에서 기생의 딸이라는 낙인과 성폭력, 여성이라 받아야 했던 문단의 공격에 시달리던 한국 최초의 여성 소설가였다. 100년 후에도 비혼이 마냥 자유로운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의 자유연애를 작품 속 인물의 목소리로 표현한 것만으로도 앞서갔던 셈이다. 비혼모의 삶이 보다 전면에 드러난 문학 콘텐츠로는 1983년 제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먼 그대>에서 비혼모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 첩을 두는 일이 용인되던 사회의 잔재가 아직 남았던 무렵, 문자는 경제적으로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기 때문에 첩이라 하기 어렵지만 본처의 권력을 넘보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특이한 점은 비혼모로 아이를 낳은 문자가 본처에게 아이도 빼앗기고, 자신의 사랑 때문에 온갖 고통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이를 초극하고 더 완성된 자아로 나아가려 한다는 점이다. 작품은 일면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우화적인 이야기 구조를 통해 당시의 현실을 반영했다. 이러한 인식은 아직도 법적으로는 이성끼리의 결혼만이 인정되는 시대에 여성과 여성의 동거를 그린 김혜진 작가의 2017년작 소설 <딸에 대하여>에 와서 다시 한 번 전환된다. ‘로맨틱 코미디’를 내세운 달콤한 비혼생활 대신 차별과 혐오로 점철된 현실의 삶을 그려 주목받았다. 홀로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생계를 꾸리는 어머니와 레즈비언인 그의 딸 그리고 딸의 여자친구가 경제적 이유 때문에 동거를 시작한 이후 이들이 새삼 발견하는 세상 속 혐오의 가시들이 이들을 찌른다. 그리고 서로를 그 가시로 찌르는 이들에게서 현실 속 여성의 질곡이 드러난다. 문학을 비롯해 대중문화 전반에서 비혼 현상과 비혼모는 그 자체로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그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통해 한국사회가 어떻게 바뀌어왔는지도 보여준 셈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비혼에 대한 이야기가 문화콘텐츠에서도 줄곧 나오는 것은 그만큼 비혼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진 세태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비혼 현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이 공존하는 것 자체가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 표지 이야기
- [만화로 본 세상]비혼주의자 마리아(2019. 02. 11 15:55)
- 2019. 02. 11 15:55 문화/과학
- ㆍ교회 성폭력 방식과 독특한 은폐 방법 교회 내 성폭력은 분명 중요하고 어렵기도 한 주제다. 이야기를 어렵게 꺼내놓은 만큼, 앞으로 더 끈질기게 파고 들어주기를 기대한다. ‘OOO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가 처음 등장한 것도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이 해시태그 운동은 연극·미술·영화계, 문단 등 다양한 업계 안에서 어떤 사람들이 권력을 쥐고 있는지, 또 그러한 권력이 여성들을 어떻게 착취하는지 고발해왔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은 웹툰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웹툰 <아 지갑 놓고 나왔다>, <그래도 되는가> 등의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 데 일조했다. 이 작품들은 가족이 어떻게 친족 성폭력을 가능케 하며, 또 묵인하는지를 면밀하게 탐구했다. 린든 작가의 만화 의 한 장면 / 에끌툰 한편, 최근에는 교회에서 일어난 성폭력에 관해 이야기하는 웹툰이 등장했다. 웹툰 <비혼주의자 마리아>(이하 <마리아>) 다. <마리아>는 결혼을 앞둔 동생 한나가 비혼을 선언한 언니 마리아와 대화를 터 가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한나는 마리아의 약혼자였던 윤 전도사가 신도를 성폭행했다는 이야기를 접한다. 청소년부 사역을 담당하던 윤 전도사는 신도의 집에 방문한 뒤, 그의 집에서 성폭력을 저지른다. 그런 데다가 사건 이후, 윤 전도사는 신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네가 가진 음란의 영이 나를 꾀었다’고 말하며, 성폭력의 책임을 신도에게 전가한다. <마리아>는 교회에서 성폭력이 일어나는 방식과 그것을 은폐하는 교회의 독특한 언어·문법을 조명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그러나 교회 목회자가 어떻게 신도의 사적인 공간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것인지, 목회자가 특정 신도를 지칭하여 모욕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세밀하게 다루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윤 전도사의 성폭력 범죄가 우연히 발생한 것처럼 연출하거나 교회 내 성범죄가 담당 목회자의 개인적 자질 문제로만 취급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도 문제가 있다. 성폭력은 일반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불균형한 권력관계에서 비롯된다. ‘OOO_내_성폭력’ 운동도 그러한 불균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유지되는지를 고발해왔다. 그러나 <마리아>는 피해사례를 나열하는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 원인은 캐릭터에 있다. 캐릭터들의 선택이나 고민은 대화를 통해서만 드러날 뿐 사건을 통해 갈등하는 방식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서사의 개연성도 헐겁다. 마리아가 북클럽에 관심 보이는 계기도, 신앙을 떠나거나 다시 찾으려는 이유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작품에서 캐릭터들은 교회 내 성폭력 범죄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매개’일 뿐, 개연성 있는 서사 혹은 욕망을 갖고 행동하는 ‘주체’가 아니다. 캐릭터들은 자신이 가진 욕망이 무엇인지 모르고, 따라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제목은 ‘비혼주의자 마리아’지만, 지금까지의 전개에서 마리아가 어떤 일을 해왔고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것도 문제다. 교회가 개인의 삶 안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교회 안에서 개인들이 왜 싸울 수 없는지 입체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이 만화는 교회 내 성폭력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그저 알려주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다. 지금처럼 사례를 열거하기보다 하나의 사건에 집중해, 교회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목회자, 교인, 장로 등)과 그 주체들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권력의 구조를 드러낸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교회 내 성폭력은 분명 중요하고 어렵기도 한 주제다. 이야기를 어렵게 꺼내놓은 만큼, 앞으로 더 끈질기게 파고들어주기를 기대한다.
- 만화로 본 세상
레이디경향(총 2 건 검색)
-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10명 중 3명 “비혼 출산 찬성”
- 2024. 11. 27 11:46 화제
- 조민희 피앰아이 대표는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하는 결과”라며 “이런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전통적인 결혼관의 약화, 경제적 불안정, 성 평등에 대한 인식 향상을 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 연예인의 비혼 출산 소식이 전해지며 한국 사회에서는 결혼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방식으로 부모가 되기를 원하는 비혼 출산에 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지난 5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기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0.3%가 비혼 출산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특히 20~30대 응답자의 35% 이상이 비혼 출산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60대 이상의 비혼 출산 찬성 비율은 20.8%로 나타나 연령대에 따른 인식 차이가 뚜렷했다. 결혼 생활에서 가장 기대하는 요소로는 ‘심리, 정서적 안정’이 84.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경제적 안정’(78.5%), ‘성적으로 친밀한 관계’(73.9%), ‘자녀를 가질 수 있는 기대감’(64.4%)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자녀를 가질 수 있는 기대는 남성 응답자(70.0%)가 여성 응답자(58.9%)보다 높게 나타나, 성별에 따른 출산 관련 기대치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혼 동거와 혼인 신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살펴봤다. 동거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7.1%로, 특히 20대(74.2%)와 30대(67.3%)의 긍정적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60대 이상은 35.7%만이 동거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연령대에 따른 가치관 차이를 보여줬다. 혼인 신고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38.4%가 혼인 신고를 가지 않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61.6%는 혼인 신고가 결혼의 필수 절차라고 보았다. 이윤석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인들은 여전히 혼인을 출산의 전제조건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출산과 혼인은 독립적인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한국도 개인의 선호와 선택을 중시하는 사회적 흐름에 따라 이러한 변화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한 “비혼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비혼 출산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 조사는 ㈜피앰아이가 자사 자체 패널인 ‘위즈패널’을 통해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1.79%P다.
- [+더하기]불혹한 마흔, 비혼에 혹하다
- 2020. 04. 28 10:42 문화/생활
- 십대엔 초등학생이었고, 고등학생이었다. 이십대엔 대학생이었고, 백수였고, 직장인이었다. 삼십대엔 직장인이었고, 직장인이었으며, 직장인이었다. 사십대가 됐다. 포털 사이트 연령별 많이 본 뉴스 설정이 하루 아침에 30에서 40으로 바뀐 걸 보고 실감했다. 아, 나 마흔이구나. 사월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은 많이 받아들였다. 나이먹음을 무슨 재주로 거부하겠는가. 삼십대엔 아내와 엄마란 직함을 얻을 줄 알았다. 다수의 사람들이 그리 사니까. 그게 보통의 삶, 평범한 삶이라 생각했다. 지나고 보니 그게 젤 어려운 거였다. 보통, 평범.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된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신다. 그 말이 맞는 듯도 싶다. 여전히 난 소소한 것에 괴롭고, 불안하며,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그런데 말이다. 기혼자들은 모두 결혼 이후에 성숙한 인격을 장착하게 되었을까. “애 셋 낳고 키우다보니 이것도 하는데 어떤 일이든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조카 셋을 만들어 준 워킹맘 언니가 내가 회사 일이나 인간관계 등등으로 징징거릴 때 한 말이다. 육아의 고단함 더하기 엄마라는 책임감이 빚은 철듦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뿐이다. 타고난 성정이 어디가지는 않더라. 내가 온전하다 느끼지 못하는 건, 미혼이어서일까. 마흔이어서일까. 사실 결혼을 당위로 생각한다면 미혼은 결핍이다. 결혼을 숙제로 생각한다면 미혼은 스트레스다. 삼십대 내내 결핍의 상태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불확실한 둘을 꿈꾸며 불안한 혼자를 살아낸 시간들이 지나고보니 아깝다. 마흔. 숫자적으로 2030 청년의 범주를 벗어난 것일 뿐. 통장에 찍힌 숫자는 여전히 서울 하늘 아래서 무엇을 사기에 턱 없이 부족하고 어른인 척 하기엔 여전히 속이 덜 컸다. 불혹이랬는데 마흔은. 그런데 아직도 많은 것에 현혹되고 미혹된다. 공원에서 마주친 단란한 가족이 예뻐 보이고, 아이 웃음만큼 기분좋은 소리가 없다. 그런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혼자여서 좋은 점도 꽤 있다.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오롯이 내 삶을 산다는 것. 때때로 외롭고, 삶이 느슨해지기도 하지만 이 또한 삶의 형태가 아니겠는가. 여전히 비혼주의는 아니지만 비혼에 혹해보려 한다. 잔 속에 물이 반밖에 남지 않은 게 아니라, 반이나 남았으므로. 마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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