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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4,206 건 검색)

서울대 의대 교수들 “엎질러진 물…내년도 증원은 인정하자”
2024. 12. 24 21:00사회
... 여전히 고착 상태인 의·정 갈등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지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는 윤석열 정부 의대 증원안의 문제를 먼저 지적했다. 정부가 의료 수요 증가 요인을...
의대증원 갈등
학원 하나 없는 섬에서 서울대 의대 합격…신안 ‘도초고’ 개교 46년 만에 처음
학원 하나 없는 섬에서 서울대 의대 합격…신안 ‘도초고’ 개교 46년 만에 처음
2024. 12. 20 10:26사회
... 이 학생이 유일하다. 20일 신안군과 도초고등학교에 따르면 도초고 3학년에 재학 중인 A양(18)이 서울대 의대 수시모집에 최종합격했다. A양은 서울대 외에도 다른 대학 의대에도 합격했다. 1978년 개교한...
서울대의대합격도초고2025 대입수능
‘정경심 재판 위증’ 전 서울대 직원 1심서 무죄 선고
‘정경심 재판 위증’ 전 서울대 직원 1심서 무죄 선고
2024. 12. 12 11:02사회
...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했다. 김씨는 정 전 교수 재판에서 “2009년 5월 서울대 국제인권법센터 세미나 당시 (조 대표의 딸) 조민씨를 봤다”는 취지로 허위로 증언한 혐의로...
‘윤석열 모교’ 서울대 교수·로스쿨 후배들 “내란 수괴 퇴진”
‘윤석열 모교’ 서울대 교수·로스쿨 후배들 “내란 수괴 퇴진”
2024. 12. 05 15:23사회
... 국회를 침탈하고 국헌을 문란하게 한 죄를 물어 당장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서울대 교수·연구자 525명이 윤 대통령 퇴진 촉구 시국선언을 발표한 지 일주일만이다. 이들은 “내란...
탄핵, 국내외 영향

스포츠경향(총 835 건 검색)

‘대학전쟁2’ 서울대 최종 우승···숫자로 본 순간들
‘대학전쟁2’ 서울대 최종 우승···숫자로 본 순간들
2024. 12. 29 15:48 연예
‘대학전쟁’ 시즌 2 우승 서울대. 쿠팡플레이 일찌감치 시즌 3를 확정 지으며 뇌지컬 서바이벌의 독보적 입지를 확보한 쿠팡플레이 예능 ‘대학전쟁’이 시즌 2 최종 우승 대학으로 서울대를 발표해 결말까지 완벽했던 두뇌 혈전의 대단원을 마무리했다. 쿠팡플레이 예능 ‘대학전쟁’은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상위 1%의 진짜 천재들이 오직 두뇌만을 활용해 맞붙는 순도 100% 리얼리티 두뇌 배틀 서바이벌. 지난 27일 공개된 8화에선 우승을 건 세 대학 간의 마지막 결전이 이어졌다. 준결승전 ‘암호 해독’은 데스 매치 없이 바로 한 대학이 탈락하는 단판전으로 진행된 바, 각 대학은 저마다의 전략을 선보이며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그러나 1:1:1 힌트 추론 대결에서 연세대가 결국 힌트 해독에 실패하면서 서울대와 카이스트에게 결승 매치를 내주고 아쉽게 탈락했다. 이어 서울대 - 카이스트 간에 진행된 첫 번째 결승 매치 ‘삼중 미로’는 머릿속에서만 미로를 조합해 나가야 하는 초고난이도의 룰로 ‘실수하면 바로 탈락’하는 긴장감 있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한 서울대가 승리를 가져갔다. 첫판을 내주고 수세에 몰린 카이스트는 두 번째 결승 매치 ‘수식 땅따먹기’로 대역전을 노렸으나 주요 게임마다 카이스트에게 쓴맛을 맛봤던 서울대 조준형이 신들린 연산 능력을 발휘하며 턴이 오기도 전에 수식을 완성하는 대활약을 선보인 결과, 카이스트는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패배를 기록했다. 이로써 최종 우승에 실패하면서도 뛰어난 개인 역량과 끈끈한 팀워크로 드라마틱한 성장 서사를 보여준 카이스트는 ‘시즌 1 두 번째 탈락’이라는 설욕을 딛고 일어나 시즌 2에서 준우승을 일궈냈으며, 서울대 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찐천재의 위력을 입증했다. 쿠팡플레이 최종 서열의 승자가 된 서울대 팀은 감격을 드러내며 각자 소감을 전했다. 김규민은 “서바이벌에서의 우승은 항상 상상만 해오던 것이었는데 그 자리에 있다니 아직도 꿈만 같고 정말 행복하다”, 조준형은 “‘대학전쟁’ 시즌 1을 부모님과 함께 보면서 꼭 출연해 보고 싶었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라며 “함께해 준 서울대 팀 다들 너무 고맙다”라고 전했다. 육준형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게임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남겼으며, 우수한은 “즐거운 수학 MT를 갔다 온 것 같다. 다음 시즌도 우승은 서울대!”라는 메시지와 함께 ‘대학전쟁’ 시즌 2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시청자들도 2대 두뇌 왕좌에 등극한 서울대 축하와 함께 전 출연진을 향한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서울대서울대 했네”, “준우승 카이스트도 너무 잘함”, “다들 정말 멋짐. 승부 결과 상관없이 젊은이들의 도전이 대단하게 보인다”, “찐으로 멋졌다. 다들 고생 많았다”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제작이 확정된 시즌 3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시즌 1, 2 정주행 움직임도 벌써부터 불같이 일어나고 있다. “1년 어찌 기다림 T.T 정주행 해야겠다”, “벌써 시즌 3 기다려진다”, “이제부터 불금은 시즌 2 정주행”, “쿠플서 벌써 돌려보기 하는 중 ㅋㅋ” 등 다양한 소감을 남기며 시즌 2 완결 이후에도 ‘대학전쟁’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매회 반전과 환희로 시청자를 열광시키며 ‘서카연포고‘로 두뇌 서열을 재정리한 ‘대학전쟁’ 시즌 2의 화려한 순간을 숫자로도 짚어봤다. #1 : 쿠팡플레이 공개 첫 주부터 인기작 1위 등극, 시즌 3 제작 부른 뜨거운 시청자 반응 지난해 시즌 1으로 첫 선을 보여 두뇌 대전 서바이벌의 인기 돌풍을 일으킨 ‘대학전쟁’은 시즌 2가 공개되자마자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공개 첫 주부터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에 등극했다. 총 7주간의 공개 기간 동안 꾸준히 쿠팡플레이 인기작 상위권을 유지했고 시즌 1, 2에 시청자 반응 리뷰는 누적 48,896개에 달하는 등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하며 매회 폭발적인 성원에 힘입어 장기 시즌제 돌입을 일찌감치 확정 지었다. #2 : 서울대 2년 연속 두뇌 서열 최종 우승! 한층 넓어진 스케일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돌아온 시즌 2 우승은 참가자 전원이 독보적 뇌지컬을 소유한 서울대였다. 2년 연속 최고 자리에 오른 서울대는 매 게임마다 고른 활약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톱티어급 최강 두뇌를 지닌 멤버들이 압도적 기량으로 위기마다 팀을 구해냈다. 여기에 막강한 전력 보강으로 매섭게 성장한 카이스트가 시즌 2에서는 서울대의 턱밑을 바짝 추격하며 위협한 만큼 다음 시즌에서는 어떤 학교가 달라진 팀워크로 돌아올지 서울대가 3연패라는 대기록을 이어가게 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3 : 시즌 2 공개 도중 시즌 3 확정! 뇌지컬 돌풍 주역! 오직 두뇌로만 맞붙는 순수 뇌지컬 서바이벌이라는 이색 장르를 탄생시킨 ’대학전쟁’은 시즌 2에서도 변함없는 인기를 이어갔으며, 공개 도중 빗발치는 시즌제 요청에 시즌 3 제작을 빠르게 확정 짓는 파란을 일으켰다. 시즌 1 대비 업그레이드된 스케일로 돌아온 ‘대학전쟁’ 시즌 2가 보여준 감동과 환희는 2025년 공개 예정인 ’대학전쟁’ 시즌 3의 화려한 부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200% 충족시켜주는 다크호스 라인업도 시즌 3 볼거리로 꼽힌다. 시즌 1에서는 세계 최고의 명문 하버드가 합류해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면 시즌 2에서는 MIT에 옥스퍼드까지 글로벌한 스케일로 감탄을 자아냈다. 시즌 3에서는 과연 어느 대학이 도전장을 내밀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차원이 다른 순수 두뇌 게임으로 매주 시청자들을 열광시킨 용두용미 예능 작품 ‘대학전쟁’은 쿠팡플레이에서 시즌 1, 2 전 회차를 모두 만날 수 있다.
‘대학전쟁’ 서울대vs연세대vs카이스트, 최종 우승은?
‘대학전쟁’ 서울대vs연세대vs카이스트, 최종 우승은?
2024. 12. 27 12:27 연예
쿠팡플레이 대세 뇌지컬 서바이벌의 대미를 장식할 최종 우승 대학이 드디어 공개되는 가운데 ‘대학전쟁’ 시즌 2이 오늘 저녁 화려한 피날레를 예고하는 운명의 준결승과 결승 게임들을 각각 공개했다. 쿠팡플레이 예능 ‘대학전쟁’은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상위 1%의 진짜 천재들이 오직 두뇌만을 활용해 맞붙는 순도 100% 리얼리티 두뇌 배틀 서바이벌. 8화에서는 포항공대와의 데스 매치에서 압도적 기량으로 승리하고 돌아온 서울대를 비롯해 한 번도 데스 매치를 겪은 적 없는 강호 연세대, 데스 매치 복귀 이후 파죽지세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카이스트까지 치열한 경합을 거쳐 살아남은 최후의 세 대학이 우승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결전을 치른다. 세 대학이 치를 준결승 게임 ‘암호 해독’은 입력값과 출력값의 결과를 통해 게임판 내 암호기의 규칙과 방해물의 위치를 추론해야 하는 고난이도 게임이다. 베이스 캠프에 남아 암호 힌트를 해독할 1인과 메인홀에서 전체 암호를 해독할 3인으로 팀 내 역할이 나뉘는 규칙까지 추가되면서 준결승다운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역대급 난이도의 게임 규칙에도 “절대 안 틀려”, “정답 제출 빨리 해 볼래?”, “미친 사람이야” 등 패기 있게 풀어나가는 각 대학 참가자들의 모습이 연달아 그려지며 TOP 3 대학 간의 극강의 뇌지컬 명승부를 예고했다. 준결승을 통해 한 대학은 데스 매치 없이 즉시 탈락하며, 살아남은 두 대학은 우승을 둔 대망의 결승 게임을 치른다. 공개된 첫 번째 결승 게임 ‘삼중 미로’ 또한 역대급 난이도를 예고해 시청자들을 긴장시켰다. 2분이라는 극단적인 시간 안에 빨강, 파랑, 초록 3색의 벽으로 이루어진 미로 지도를 오직 머릿속에서 조합해 목적지까지 도달해야 하는 극한의 게임 규칙이 공개되며 과연 어느 학교가 첫 번째 결승 매치를 승리로 이끌며 우승까지 도달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학전쟁’ 시즌 2 마지막 회를 앞두고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팬들은 “카이스트 팀워크도 너무 좋고 이번에는 우승각”, “서울대는 넘사지. 지난해 이어 2연패 가자”, “소리 없이 강한 연대 우승 가자”, “매회 G.O.A.T인 ‘대학전쟁’ 시즌 2”, “도대체 몇 번을 보는 건지 이번 회도 기다리다가 숨넘어가겠다” 등 최종 결과를 향한 뜨거운 관심과 더불어 각자 ‘원픽’팀의 우승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대학전쟁’ 시즌 2 김정선 작가는 “매 순간 역전의 기회를 노리며 달려온 청춘들이 자신의 한계를 극한에 몰아넣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경이로운 명승부전이 될 것”이라며 “매회 제작진과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든 눈부신 성장과 기발한 전략이 마지막에도 대학팀 간의 정면 승부로 펼쳐질 예정이니 기대해달라”라며 최종화에 대한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과연 2대 왕좌에 앉을 최고의 두뇌 학교는 어디가 될지 마지막까지 뜨거운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대학전쟁’ 시즌 2 대망의 최종화는 오늘 금요일 저녁 8시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네이처 리뷰에 ‘대사증후군’ 최신 지견 집대성한 종설 논문 발표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네이처 리뷰에 ‘대사증후군’ 최신 지견 집대성한 종설 논문 발표
2024. 12. 22 06:40 생활
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질환의 상호 연관성과 치료법 등 집대성 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동맥경화 등이 개인에서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 임수 교수, 대사증후군 관련 최신 연구를 집대성한 ‘종설 논문’ 네이처 리뷰에 발표 종설 논문, 세계 최고 권위자로 인정 의미, 네이처 리뷰에 한국인 교신 저자 이름 올린 값진 성과 고혈당, 고혈압, 비만 등 대사 질환 상호 연관되어 있어…심혈관-신장-대사 연결 축 개념 반영 임수 교수 “국내 당뇨병 환자 600만, 과체중 및 비만은 전 국민의 30% 수준.. 대책 필요” 전해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서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서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가 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동맥경화 등이 개인에게서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에 관한 최신 연구를 집대성해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리뷰(Nature Reviews Disease Primers, IF: 76.9)에 종설 논문으로 발표했다. 종설(review) 논문은 저널이 해당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를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정리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형식의 논문으로, 국내 의료진이 세계적 권위를 가진 네이처 리뷰 저널에 책임 저자로서 이를 게재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은 성과다. 임수 교수와 캐나다 라발(Laval) 대학교의 데프레(Despres) 교수 연구팀의 협력으로 출판된 이번 논문은 대사증후군에 포함되는 △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이 개별적인 위험 요소가 아니라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테면 복부 비만은 내장 지방 축적과 관련이 깊으며, 내장 지방은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켜 고혈당을 유발하는 식이다(그림 참조). [그림] 대사증후군이 심혈관 및 대사질환에 미치는 분자생물학적 기전 연구팀은 특히 미국심장학회에서 제안한 ‘심혈관-신장-대사’ 개념을 반영해 대사증후군이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과 2형 당뇨병, 그리고 만성 신장 질환 등의 근본적인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는 점을 밝혔는데, 이에 따라 종합적인 관리와 예방 전략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최근 대사증후군 치료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 억제제 등 약물 치료의 메커니즘(기전)을 자세히 설명했는데, 근래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만약인 세마글루타이드 약제의 동아시아 3상 임상시험을 주도한 임수 교수의 연구가 직접 소개되기도 했다. 임수 교수는 “최근 한국인에서 당뇨병, 비만, 지방간,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 대사 질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공중보건 차원에서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국내 당뇨병 환자는 600만 명에 달하고, 과체중 및 비만에 해당하는 비율은 전 국민의 30%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임수 교수는 “이들이 개별적인 질환이 아니라, 대사증후군을 기본으로 상호 연관된 만성질환임을 인지하고 맞춤형 통합적인 진단 및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약물 치료가 많이 발전하고 있지만, 만성질환을 예방하려면 국민 개개인이 젊은 나이부터 고혈당, 고지방 음식을 피하고,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이 골고루 들어가 있는 균형 잡힌 음식을 적절히 섭취하면서 꾸준히 주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건강한 생활 습관의 유지가 가장 필수적이다”라고 전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세중 교수 연구팀…급성신손상 ‘체액 관리’ 새 지평 연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세중 교수 연구팀…급성신손상 ‘체액 관리’ 새 지평 연다
2024. 12. 22 06:31 생활
생체전기 임피던스로 신속한 체액 조절 체액 관리의 중요한 임상 가이드라인 마련에 기여 급성신손상, 적절한 체액 관리가 생존율에 큰 영향 미쳐 기존에는 환자 체중 변화, 체액 섭취 및 배출량을 기준으로 관리해 정확한 측정 한계 지속적 신대체요법 환자에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법 도입해 체액 관리 연구 생체전기 임피던스, 질환 초기 체액 제거에 강력한 도구 확인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연구팀은 지속적 신대체요법(CKRT)을 받는 중증 급성신손상(AKI) 환자에서 인바디로 잘 알려진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법(BIA, Bioimpedance Analysis)을 통한 체액 관리가 기존 방식보다 더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급성신손상은 신기능의 급격한 저하로 더 이상 체액과 전해질 등의 평형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하며 투석이나 지속적 신대체요법으로 치료한다. 지속적 신대체요법은 2시간에서 4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노폐물을 제거하는 투석과 달리, 혈액을 24시간 지속적으로 체외 순환시켜 손상된 신장을 대신해 혈액을 정화시키는 방법이다. 특히 급성신손상 환자는 체액 과다가 발생하기 쉬우며, 이로 인해 심혈관 및 폐에 부담이 가중되고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체액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환자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속적 신대체요법을 시행할 때, 환자의 체중 변화와 체액 섭취 및 배출량만을 기준으로 체액을 관리한다. 그러나 실제 체내 수분 상태를 정확히 반영하기가 어렵고, 중환자의 복잡한 체액 변화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환자의 체액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급성신손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이 요구되어 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연구팀은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BIA) 기술을 이용해 체액을 관리하는 것이 지속적 신대체요법을 시행하는 급성신손상 환자에서 효과적으로 체액 균형을 조절하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은 인체에 전류를 통과시켜 조직 내 체액의 총 함량을 측정하는 기술로 주로 근육과 지방을 측정하는데 많이 활용되어 왔다. 최근 이 기술을 활용한 수분 측정의 활용성이 부각되고 있으나 관련한 임상 연구는 부족한 상태다. 연구팀은 2017년 7월부터 2020년 7월까지 국내 8개 주요 병원에서 중증 급성신손상으로 지속적 신대체요법이 필요한 208명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임상 연구를 실시했다. 환자의 체중 변화와 체액 섭취 및 배출량만을 기준으로 체액을 관리하는 그룹(대조군)과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을 통해 체액 상태를 파악하는 그룹(실험군)으로 나누어 추정 평형상태의 효과적 달성 및 사망률을 평가하고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 그룹의 안전성 및 부작용 여부를 확인했다. 연구 결과,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 기반의 지속적 신대체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추정 평형상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 그룹에서 치료 초기 24시간 이내에 체액이 더 빠르게 평형상태에 도달했는데, 이는 지속적 신대체요법 초기에 체액 제거를 가속화 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 그룹의 28일 사망률은 37%로 대조군의 52%에 비해 낮음을 확인했다. 이는 적절한 체액량 조절이 환자의 사망률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울러 저혈압 발생 빈도와 혈압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약물 사용빈도에서 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생체전기 임피던스를 이용한 지속적 신대체요법 시행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속적 신대체요법에서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체액의 과다 상태를 관리하고 효과적인 도구임을 확인하고 단기적인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내 의미가 깊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장질환 분야에서 혁신적인 신기술을 활용해 중증 질환 치료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중요한 성과로서, 향후 지속적 신대체요법의 체액 과다 상태를 관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임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초기 단계에서의 체액 조절의 속도와 방법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 및 사망률 개선을 뒷받침할 연구를 통해 생체전기 임피던스 기술의 활용 방안을 더 깊이 탐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료기기임상시험지원 과제로 수행됐으며, 미국신장학회지(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게재됐다. 논문명은 ‘Bioimpedance-Guided Fluid Removal in Continuous Kidney Replacement Therapy: The VENUS Randomized Clinical Trial’이다.

주간경향(총 40 건 검색)

갈 길 먼 ‘지속가능한 친환경 서울대(2022. 07. 29 14:17)
2022. 07. 29 14:17 사회
ㆍ10년째 서울시 에너지다소비건물 중 에너지 사용량 1위 ‘불명예’ ㆍ원인은 많은 연구 실험…‘탄소공개 프로젝트’ 모범사례도 있어 서울대학교는 2011년 이후 2020년까지 10년째 서울시 에너지다소비건물 중 에너지사용량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연간 에너지사용량이 2000toe(석유환산톤·에너지의 양을 석유 1t을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환산해 표준화한 단위) 이상인 사업장 및 건물을 뜻하는 에너지다소비건물은 2020년 기준 316곳이다. 서울대는 2020년 에너지사용량이 5만776toe, 온실가스 배출량은 10만2958tCO2Eq(이산화탄소 환산톤·메탄, 아산화질소, 불소가스 등의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한 배출량 단위)로 1위에 올랐다. 서울대학교 캠퍼스 전경 / 서울대 제공 200개가 넘는 서울대 건물을 하나의 기관으로 간주해 산출한 수치라 억울한 면이 없지는 않다. 실제 KT의 목동 인터넷데이터센터인 IDC1은 서울대에 이어 2020년 에너지소비량(4만5292toe)이 2위지만 KT 목동 IDC2와 합하면 7만8409toe로 서울대를 훌쩍 넘는다. ‘전기 먹는 하마’라는 데이터센터답게 전기소비량은 IDC1 건물 하나만으로도 19만7628㎿h로 1위다. 서울대는 18만3336㎿h로 전기소비량 2위를 달리고 있다. 서울시 에너지다소비 1위 서울대 서울대는 2008년 ‘지속가능한 친환경 서울대’를 선언했지만, 지표상으로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다른 대학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건물로 꼽히는 건 마찬가지다. 2020년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를 보면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이화여대, 건국대 등이 각각 15, 16, 21, 24, 33위 순으로 이어진다. 서울대를 포함해 대학의 에너지소비량이 많은 건 아무래도 건물 수가 많고, 특히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한 연구시설의 전력 소비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혜진 서울대 온실가스 에너지종합관리센터 연구교수도 규모의 문제를 들었다. “학교의 에너지 소비 활동 중 가장 주된 분야가 연구 실험이다. 24시간 기자재를 가동하는 곳이 많아 소위 ‘에너지 사용 강도’가 높다. 대학 간 비교해도 한양대나 포항공대, 카이스트처럼 공대가 많은 대학의 에너지 사용 강도가 높다. 서울대는 종합대학이긴 하나 공과대학이나 자연과학대학 쪽의 연구활동이 많아 에너지 사용 강도가 높은 편이다. 쉽게 말하면 규모가 커서 에너지 소비 총량도 많다고 말할 수 있다.” 서울대 자체 통계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14만2299t, 2019년 13만9737t, 2020년 13만5784t으로 줄었다가 2021년 14만1333t으로 다시 증가했다. 서울시 통계에서 따로 집계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병원을 합한 수치다. 정 교수는 “국가 전체의 에너지 소비량 변동의 경향성과 같다. 국가 전체도 2018년을 정점으로 2019년과 2020년에 줄었다가 2021년에 거의 2018년만큼 올라갔다. 2년간 줄었던 건 코로나19 상황도 있고, 신축건물의 에너지 집약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소위 정보통신 분야의 연구시설과 데이터센터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중앙전산원의 전력 수요가 많아지면서 에너지 소비량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 쪽에 인공지능연구센터가 건설 중이고, 개별 연구실 안에도 데이터센터에 준하는 서버 장비가 들어오는 추세라 이런 흐름은 반전되기 어려워 보인다. 정 교수는 “매년 서울대에 건물이 4~5개씩 새로 지어지고 있다”면서 “기존 노후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지만 (ICT 쪽) 신축건물이 구축건물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경우가 왕왕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전력 자립률은 0.7%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자체 생산을 늘리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 소비를 줄인다면 개선의 가능성이 있다. 2020년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이 개정되면서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연면적 1000㎡ 이상 신축·증축·개축 건물의 경우 예상 에너지 소비량의 30%(2020년 기준)를 재생에너지로 확보해야 한다. 서울대도 예외는 아니다. 정 교수는 “서울대도 신축건물 옥상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공간이 부족할 경우 옆 건물에 설치해 비율을 맞추고 있다”면서 “노후건물을 개수하면서 단열공사와 창호 교체로 에너지 효율을 상당히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2045년 탄소중립 선언한 고려대 서울대가 지속가능한 친환경 대학을 표방하려면, 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하버드대의 경우 오래전에 대학 본부 내에 지속가능국을 만들어 건물별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일본도 단과대학별로 에너지 총량제를 적용해 적게 쓰면 인센티브를 주고, 많이 쓰면 자체 비용으로 조달하라고 할 정도로 압박을 걸고 있다. 재생에너지 자체 생산, 에너지 소비 효율 고도화를 넘어서 대학만이 할 수 있는 역할도 고민해야 한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대학의 커리큘럼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에선 외부 기금을 대거 받아 아예 기후만 연구하는 단과대학을 만들고 있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학교는 투자자 존 도어로부터 11억달러(약 1조4338억원)를 기부받아 ‘스탠퍼드 도어 지속가능성 학교’를 만들기로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도 경영대학 커리큘럼을 기후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반면 서울대는 환경대학원 안에도 기후환경을 주제로 한 석·박사 학위명이 없다. 건의는 하지만 학교 안의 이해관계가 상충해 진척이 느리다. 학문의 다음 세대에 (이 문제가 중요하다는) 시그널을 잘 주지 못하는 것이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온실가스 에너지 종합관리센터를 세우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건 모범사례로 꼽을 만하다. 정 교수는 “서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온실가스, 에너지 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지속가능 보고서에 담는 ‘탄소공개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것”이라면서 “지난해 환경동아리 연합회가 출범하는 등 학생들의 친환경 활동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대학도 있다. 경북대의 경우 지난해 5월 ‘2040 탄소중립 캠퍼스’ 조성을 선언했다. 지자체, 기업과 협력해 탄소중립과 지역 에너지 산업 육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선도적이긴 하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고려대의 경우 지난 5월 5일 개교 117주년 기념식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및 ESG와 연계해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고려대의 탄소중립 계획은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 정진택 총장이 지속발전연구소 등 대학부설연구소와 관리처 간의 1년여 연구를 토대로 했다. 1단계로 에너지 절감과 효율화를 이뤄 2030년까지 4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2단계로 2045년까지 태양광과 수소연료전지 시설,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등을 통해 에너지전환을 이루고 수요공급안정관리를 실행해 탄소중립을 완성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우균 고려대 오정리질리언스 연구원장이 6월 21일 SK 미래관 최종현 홀에서 열린 ‘더 늦기 전에 2045 탄소중립 선언식’ 에서 고려대의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고려대 제공 탄소중립 대학이 발전한다 이우균 고려대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장이 탄소중립을 건의하고 구체적인 이행계획 작성을 책임졌다. 이 원장은 “기후변화 관련 연구자로서 몸담고 있는 학교를 먼저 들여다보자, 어떤 형태의 탄소중립이 돼야 하는가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구소 자체적으로 작게 연구하다가, 외부 전문가를 연구교수로 초빙해 탄소중립 방안을 본격적으로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 원장은 대학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실천해야 하는 이유를 대학의 사회적 기능과 학생에 대한 명분이라는 측면에서 설명했다. “탄소중립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전문 연구인력을 갖춘 대학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대학의 사회적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고려대가 탄소중립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아무리 기후변화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해도 학생들은 교과서적인 말로만 받아들일 뿐 동기부여를 받거나 대학에 신뢰를 갖지 못할 것이다.” 더 중요하게는 선진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탄소중립 실천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행할 역량이 되지 않으면, 외국 유명 대학들과 협력할 여지가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탄소중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어떤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외국 대학 관계자와 대화할 정도는 돼야 우리 대학이 한발짝 세계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 정 교수 역시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지속가능한 캠퍼스를 추구하면 학교의 명성이 올라가게 되고 명성이 올라가면 학교발전기금이 많이 모이고, 좋은 학생이 입학하는 선순환을 이루는 문화나 풍토가 생긴다고 했다. 정 교수는 “(스탠퍼드대의 사례에서 보듯)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 노력하고, 그런 미래상을 갖고 있는 학생들을 키우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 그 대학이 지속가능한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하는 이들의 기부가 많이 모이고, 그게 학교의 명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서울대도 언젠가는 탄소중립 달성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까. 정 교수는 “서울대에서 탄소중립을 선언한다면, 대학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해 발표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만든 후에야 선언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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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Il est interdit d‘interdire).” 1968년 5월 다른 세상을 꿈꾸며 거리로 뛰쳐나온 프랑스 젊은이들이 전면에 내세운 유명한 구호다. 68혁명으로 명명된 이 사건은 기성세대와 권위주의에 반기를 들어, 프랑스에서 낡은 사회체제의 골간인 대학을 전면적으로 개혁하여 대통합을 이루는 계기가 됐다. 68혁명의 자장(磁場) 안에서 시행된 당시 대대적인 프랑스 대학개혁은 국립대 통합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프랑스는 1968년 대학 평준화를 이룬 이후 쭉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에서도 원인은 다르지만 대학개혁의 필요성이 긴급하게 대두되고 있다. 68혁명의 대학개혁 실험이 현재 근본적 변화를 앞둔 한국 고등교육의 현장에 어떤 시사를 줄 수 있을까. 12월 12일 종로학원이 주최한 2022정시 합격점수 예측발표 및 특별전략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 이준헌 기자 ■1968년 격변의 프랑스, 대학 개혁을 이루다. 1968년 프랑스의 ‘5월의 사건들’은 대학에서 시작됐고, 대학생이 주도했다. 1960년대 서구 산업국가에서 한결같이 시행된 고등교육 확대에 힘입어 프랑스의 대학생 수는 1960년 20만 명에서 1968년 58만7000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사회적 신분 상승을 꿈꾸며 대학 문턱을 밟은 중산층 및 소시민 출신 학생이 급증한 탓이었다. 대학 입학생이 한 해 평균 4만 명 이상 증가하는 추세가 지속되면서 프랑스 정부의 고등교육 예산 증액에도 불구하고 대학생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해 교육환경이 열악해졌다. 드골 정부는 이에 따라 1964년 선별 입학 시험제를 도입해서 전체 대학생 인원을 제한하려고 했다. 드골 정부의 이러한 고등교육 정책은 반발에 부딪혔고 프랑스 사회에서 대학개혁 방향을 둘러싼 격렬한 논쟁이 일어났다. 결국, 선별 입학제도 시행이 유보되고, 대입 자격 고사에 합격한 모든 학생에게 대학의 문호를 여는 동시에 대학 운영에 민주적 거버넌스를 도입하는 쪽으로 대학이 개혁됐다. 그렇다면 개혁 이후 프랑스 대학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대개 포르법(Faure loi)으로 일컬어지는 고등교육 기본법에 따라서 소르본 대학은 1969년 여러 대학으로 분할되기 시작했고, 70년대 초에 현재의 13개 파리 대학이 완성됐다. 이 중 현재 파리8대학의 기원인 뱅센 대학이 1969년 1월에, 현재 파리9대학인 도팽 대학이 71년 1월에 새로 설립됐다. 다른 파리 대학 가운데 1대학부터 7대학은 1968년 이전에 파리 시내에 존재하던 파리 대학의 다양한 단과대들이 종합대학으로 확대된 것이며, 낭테르 대학은 10대학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종합대학이 됐다. 11대학은 파리 남쪽 교외에 위치하던 대학 건물을 기반으로 1971년 1월에 종합대학이 됐다. 12대학은 69년에 건립된 의대 건물을 기반으로 70년 3월에 종합대학이 됐으며 13대학은 60년대 초 건립된 파리 이과학대 부속 건물을 기반으로 71년 1월에 종합대학이 됐다. 전공학과 중심의 기존 단과대학들은 각자의 학문적 강점을 가진 독립된 종합대학으로 재편되고 뱅센느 대학과 같은 민주적이고 진보적인 실험대학이 창설됐다. 포르법의 세 가지 원칙(자율, 참여, 다(多)학문성) 가운데 다학문성(pluridisciplinarite)으로 인해 일부 단과대학(faculte)의 명칭이 바뀌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문과대는 ‘문학과 인문과학 대학’(Faculte des Lettres et Sciences Humaines), 법과대는 ‘법학과 경제학 대학’(Faculte de Droit et des la Sciences Economiques) 등으로 바뀌었다. ■프랑스의 대학개혁… 수월한 학문 간의 연계와 높은 대학 접근성 프랑스의 대학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단과대에서 종합대 체제로 전환하면서 다양한 학문 사이의 연계가 수월해졌다는 점이다. 다양한 학문 분야를 연결하면서 새로운 통합학문의 등장이 가능해졌다. 이미 20세기 중반부터 언어학과 인류학, 역사학과 심리학, 문학과 정신분석학, 철학과 수학 등이 결합한 상황에 비하면 많이 늦어진 것이긴 했지만 시대 변화에 부응하려는 의지가 담긴 개편이었다는 평이다. 또 다른 특징은 ‘실험대학의 도입’이다. 어려운 형편으로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재교육 기관으로 파리8대학이 설립된 것이다. 대학 캠퍼스가 위치한 지역의 이름을 따서 뱅센느 대학이라고도 하는 파리8대학은 1968년 5월에 터져 나온 사회적 소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였다. 인상적인 것은 이러한 성인 재교육 기관을 특수 기관의 형태로 만들지 않고 일반 대학의 형태로 설치했다는 점이다. 파리8대학은 다른 대학과 동일한 체제로 운영되었지만, 대학입학 문호를 일반 직장인에게까지 확대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일정 정도의 직장경력을 인정받으면 최종학력이 대학입학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다른 학생들과 동등하게 학위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예컨대 중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인 공장 노동자라도 정식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지원자의 학력 공백은 직장경력을 심사해 대신 인정해주었다. 현재 프랑스의 대학은 공동입학, 공동학위 수준의 높은 통합도를 구현한 상태다. 법적으로는 바칼로레아 시험에 합격한 학생이라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대학에 입학할 권리를 갖는다. 대학은 특별한 선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학생을 입학시키며, 학생들은 학부 재학 중 필요에 따라 쉽게 대학을 이동할 수 있다. 프랑스에선 국공립대학이 전체 학부생 정원의 97% 이상을 교육하고 있고, 국공립대학이 전국적으로 평준화하였기에 가능하다. 하지만 1968년의 대학개혁을 개혁할 필요성 또한 끊임없이 제기된다. 대학 평준화로 프랑스 일반대에서 선별시험을 폐지한 결과 학부 재학생이 너무 많아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고, 중도탈락 비율이 70%가 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별시험을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국립이 갖는 경직성에서 벗어나서 예산 등 대학운영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2000년대 들어와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인센티브 중심으로 대학 자율 통폐합 도모한 핀란드 핀란드는 정부에 의한 강제적인 대학 통폐합 대신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자율적이면서 과감한 대학 통폐합을 이뤘다. 2000년대 들어 유럽연합(EU)은 2010년까지 유럽 공통의 고등교육 학위체제를 만드는 ‘볼로냐 프로세스(Bologna Process)’를 진행했고, 핀란드 교육문화부는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부응하여 고등교육 재구조화 방향을 설정했다. 2006년 핀란드 교육문화부는 을 발표하면서 고등교육기관 간 학과 중복을 최소화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또 산학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고등교육 기관 간 역할의 분화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대학체제가 개편돼 핀란드의 종합대학교 20개 중 12개가 5개로 통폐합하면서 전체 종합대학이 13개로 줄어들었다. 5건의 통폐합 중 4건은 같은 도시에 있는 대학 간의 통폐합이었다. 예외적으로 동핀란드대학(University of Eastern Finland)은 캠퍼스 간 거리가 90km나 되는 대학 사이의 통폐합이었다. 대학 통폐합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인 ‘대학별 특성화’는 핀란드 정부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이나, 정부 인센티브를 활용한 대학의 자율적인 통폐합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학 간 통폐합을 촉진하기 위해 ‘성과기반 재정지원 시스템’이 도입돼 2007년과 2010년 사이 통폐합에 참여한 대학에 1200만~400만 유로, 협의체를 구성한 대학에는 610만 유로가 지원됐다. 핀란드의 대학교는 모두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받는 공립기관이었지만 대학별로 높은 자율성이 인정됐기에 통폐합의 최종 결정권은 각 대학에 있었다. 정부는 통폐합 대학들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통폐합을 촉진하는 역할만 담당했다. 핀란드 정부는 2009년 일반대학법을 개정해 모든 국립대학을 법인화하여 대학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했고, 성과기반 재정지원 제도를 전면 도입해 대학의 주도하에 자율적인 발전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했다.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1960년대에 학생 수가 급증하자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체제를 개편했다. 증가하는 고등교육 수요를 소화하면서 대학교육의 질을 지키기 위한 폭넓은 개혁조치였다. 상위권 학생을 수용하는 연구중심 대학은 선별기준을 높이고, 대신 성적과 무관하게 입학할 수 있는 등록금이 매우 저렴한 커뮤니티칼리지를 활성화했다. 늘어난 고등교육 수요에 대처하는 동시에 상위대학 편입을 대폭 허용함으로써 기회의 폭을 넓히는 방향의 개방성을 지향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체제는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시스템은 4년제 연구중심 대학(UC), 4년제 교육중심 대학(CSU), 2년제 커뮤니티칼리지(CCC)로 3분할 체제이다. UC는 10개의 캠퍼스가 있고 교교 졸업생의 상위 8분의 1에 응시 자격을 부여한다. CSU는 지역별 23개 캠퍼스가 있고 응시기준은 졸업생 성적 3분의 1 이내에 들어야 한다. CCC는 진학 혹은 취업을 위한 교육을 담당하는 2년제 대학으로 72개 지역에 113개의 대학이 있고, 고교졸업생이면 누구나 무시험으로 입학할 수 있다. UC는 주의 주요 공공연구 대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 및 기타 전문학위를 수여하며, CSU는 교양 및 과학 교육에 중점을 두고 주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수여한다. CCC는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할 수 있는 하위 학군 교육과 직업 훈련을 시행하고, 준학사 학위 및 수료증을 준다. 등록금은 각 단위의 대학에 차등하여 책정되어 있어 UC가 1만3000달러인 반면 USC는 6000달러로 UC의 반액이다. CCC 등록금은 1000달러 정도이고, 많은 학생이 학비를 면제받는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은 기능에 따라 대학입학의 기준을 확고하게 정해 대학교육의 수준을 지키면서도 동시에 모든 고교졸업자에게 2년제 커뮤니티칼리지 입학을 개방하고 있다. 동시에 상위 대학 편입을 쉽게 하는 방식으로 두 번째 기회를 주고 있다. 2020년 UCLA편입 비율을 보면 신청자의 85%가 캘리포니아주 커뮤니티칼리지(CCC) 재학생이었으며 그중 27%가 편입에 성공했다. 상위 대학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어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고 있다. 2018년 부산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 서성일 기자 ■해외 사례 참고하며 한국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대학개혁 앞서 살펴본 여러 나라의 대학개혁은 충분히 참고할만한 사례이지만, 각각의 역사적 배경과 특수성이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첫째, 파리대학과 캘리포니아주립대 체제 개편은 둘 다 1960년대 대학이 팽창하던 국면에서 이루어졌다. 고등교육의 대중화 단계를 준비하는 성격을 가졌다. 프랑스는 1960년대 베이비붐 세대의 대학입학 적령기가 도래하면서 고등교육 기관의 절대 부족과 정원 제한으로 교육수요를 감당하는 데 근본적인 어려움에 봉착했다. 기존 파리대학(1215년 설립ㆍ1968년 해체, 소르본대학이라고도 한다)에는 시대에 동떨어진 커리큘럼에다 권위주의 및 위계질서가 강한 대학풍토가 존재하였다. 이러한 ‘구태’에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며 근대대학다운 정비가 필요한 상태였고, 고등교육 수요 대응과 고등교육 대중화 시대에 걸맞은 행정개혁이 필수적이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또한 학생 수의 급증에 대비하여 기존 3분할 체제(연구중심 대학, 교육중심 대학, 커뮤니티칼리지)를 더 공고히 하고 커뮤니티칼리지의 확대를 통해서 대중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4년제 대학의 입학 자격을 전보다 강화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적절한 예산 배정 등으로 행정 효율 제고를 도모했다. 두 나라의 대학 체제 개편의 시대적 배경은, 인구감소로 급격한 규모 축소를 대비해야 하는 현재 한국 대학의 상황과는 상반된다. 교육부는 학생 수 감소로 3년 내 국내 대학 38개교가 폐교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학령인구(6~21세)는 2020년 789만 명에서 향후 10년 195만 명이 줄어들고, 2070년엔 328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프랑스나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달리 인구감소를 염두에 두며 대학체제 개편에 접근해야 한다. 둘째, 전술한 대학통합 사례는 국가나 지방정부가 주도한 것이어서 사립대학이 많은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무리다. 프랑스의 고등교육기관은 일부 사립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국립이며, 그랑제콜을 제외한 일반 종합대학은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국가 예산으로 운영된다. 또한, 대학개혁 당시 핀란드 고등교육기관은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갖고 있었지만 모두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받는 공립기관이었다. 반면 한국의 대학은 사립이 압도적이다. 대학 재학생의 80%가량이 사립대학에 재학중이다. 즉 우리나라는 사립대라는 변수를 가졌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0년 설립별 학교 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대학 429개 중에서 사립대는 371개로 비중이 86.5%이다. 사립대가 많다고 알려진 미국 사립대 비율(66.3%)보다 20%포인트 높다. 우리나라의 사립대 비중이 월등하게 높다 보니 당장 실현가능한 대학개혁 방안의 하나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국공립대 통합’은, 자칫 통합된 국공립대를 서울의 유수 사립대보다 아래의 대학교로 전락게 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국립대 통합’ 방안은 사립대를 어떻게 유인하여 전체 대학개혁에 편입시킬지에 관한 고민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껏 논의에 그친 국공립 통폐합 방안 지난 20년간 국공립대 통합 아이디어는 꾸준히 제시됐다. 2000년 김대중 정부하의 국립대 발전 계획안은 국립대의 특성별 연합 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동일권역 내 대학 간 비슷한 학과나 중복학과를 통폐합하고, 대학끼리 단과대나 학과를 교환하고 통폐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자 했다. 장기적으로는 인사, 시설, 재정을 통합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교육 및 행정 효율을 제고하는 ‘연합대학’ 체제를 구성하고자 했다. 2004년에 민주노동당은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의 정책 입안을 중심으로 국공립대 공동학위제를 주요 정당 정책으로 내세웠다. 이후 국공립대 통합은 총선과 대선에서 주요 공약으로 등장하게 된다. 2007년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개방 입학제를 도입해 대학 평준화를 이루자는 공약을 제시했다. 2012년과 2017년에는 ‘국공립대 연합 체제 구축 방안’이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대선 공약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2017년 문재인 후보 대선 공약집에 따르면 중장기적 국공립대 연합체제 구축을 위해 국공립대를 연구 교육 직업 등 기능별, 중점 분야별 특화를 추진하고자 했다.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제안1(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는 총 3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에서는 거점 국립대학교 10개(서울대, 강원대,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충북대, 경상대, 제주대)를 ‘국립한국대학’이란 이름 아래 네트워크로 묶는 방안이다. 2020년 기준 4년제 대학의 입학 정원은 약 31만 명이고, 10개 거점 국립대 입학 정원은 서울대 3330명을 포함하여 총 3만 1453명으로 전체 입학 정원의 10%이다. 국립대를 통합한 다음 2단계로는, 12개 지역 중심 국립대학(강릉원주대, 경남과기대, 공주대, 군산대, 금오공대, 목포대, 부경대, 서울과기대, 순천대, 안동대, 한경대, 한밭대)을 통합한다. 12개 대학의 입학정원은 1만 8950명이며 전체 입학정원의 6.1%이다. 3단계에서는 독립형 사립대를 포함해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이러한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의 기본 뼈대는 2003년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이 제시한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안이다.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이 제시한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는 먼저 서울대를 포함한 기존 국립대학들을 하나의 통합네트워크로 구성하고, 일정한 수준이 되는 사립대학교도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에 편입시킨다. 네트워크 안에서 학부 과정을 이수한 모든 학생은 공통으로 국립대 학사 학위를 받게 된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경상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은 국립대 통합네트워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입시제도의 개혁, 대학개혁, 제도개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절대 평가형 내신과 입학자격 시험에 의한 선발을 시행하고, 대학은 수용 능력을 고려해 대학입학 자격 수준을 제시한다. 자격이 충족된 학생은 지원순위와 추첨을 통해 대학을 배정한다. 서울대는 학부 학생을 두지 않고 대학원화하고, 지역 국립대는 현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통합해 몇 개의 캠퍼스로 조직화한다. 대학원은 일반대학원과 전문대학원으로 나눠, 현재 전문직을 위한 학부 과정은 전문대학원으로 옮긴다. 마지막으로 통합네트워크로 가는 과정에서 등록금 인하, 지역인재 고용할당, 재원 마련을 위한 조세제도 개혁 등의 제도를 동시에 도입해야 한다.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이 제시한 대학통합네트워크가 실제로 입시경쟁을 완화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대입의 인기 학과였던 전문직 양성 학과가 대학원으로 바뀐다면 대학입학 경쟁이 대학원 입학 경쟁으로 치환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립대 통합네트워크 제안2(서울특별시 교육청) 대학통합네트워크 정책은 국립대와 사립대를 한꺼번에 편입해 바로 출범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판단하에 네트워크 과정이 세분돼 제시된다. 세분된 대학통합네트워크는 먼저 국공립대를 통합하고 동시에 사립대학교 및 사립전문대학을 공영형으로 전환하며, 공영형 사립대학교가 안정되면 국공립대통합테트워크와 공영형 사립대학 간 통합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서울특별시교육청도 2017년에 대학통합네트워크의 단계적 실현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지역 거점 국립대 간에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국립대와 공영형 사립대학교의 연합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연합 네트워크는 통합네트워크 이전 단계로, 대학들이 일종의 플랫폼을 공유한다. 이때 국립대는 기초학문을 지원받고, 사립대는 실용학문을 지원받는다. 마지막 단계로, 연합에서 더 나아가 독립형 사립대를 포함해 전체 공통교양과정을 운영하고, 교육 및 학교 운영에 있어서 상호적, 통합적 교류 체제를 구축하는 통합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하지만 이미 지방 거점 국립대와 비교해 수도권 주요 사립대를 더 선호하는 상황 속에서 기초학문을 국립대로, 취업에 유리한 실용학문을 사립대로 집중해 지원한다면 현실적으로 국립대의 선호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반론이 있다. 또한 어떤 대학이 공영형 사립대학교가 될지 제대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립 명문대학교가 과연 공영형 사립대학교 편입에 참여할지 미지수이며, 만약 참여하지 않는다면 사립 명문대학교를 중심으로 새로운 학벌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로 대학 경쟁력 강화 2012년 민주통합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이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를 당의 대선공약으로 넣겠다고 밝히자 ‘서울대 폐지론’이라며 반발이 일었다. 국립대 통합네트워크가 국제적 입지가 있는 서울대학교를 소멸시키고 전체 국립대학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해 결국 대학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우수 인재를 양성할 기회를 잃는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우려가 설득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의 피라미드식 대학 구조가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고 학문 연구를 어렵게 하며 대학 경쟁력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IMD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은 2010년 이후 20위권이었지만, 대학교육 경쟁력 순위는 대체로 40~50위권을 나타냈다. 2019년에는 55위까지 내려갔다. 현재 한국 대학에서는 대학 졸업보다 입학에 열을 기울인다. 치열한 입학 경쟁을 뚫고 명문대에 입학하면 학벌 권력이 보장되기 때문에 학과 공부를 열심히 유인이 적다. 전공이나 직무가 아닌 대학 서열을 보고 학교에 간 학생들은 더욱 학과 공부를 할 의욕을 잃는다. 반면 낮은 순위의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대학 공부를 열심히 해도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에 전공 학과 공부의 필요성이 낮아진다. 이렇게 대학 서열을 우선으로 고려하는 진학은 졸업 이후 노동 시장에서 전공과 상이한 분야로 취업할 가능성을 높인다. 대학 전공와 취업 후 직무 간의 불일치 문제는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비용을 유발한다. 연구중심 대학을 축으로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를 개편하면 대학 경쟁력이 향상된다는 의견이 있다. 대학 체제 개편은 평준화와 함께 특성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중심 대학이 세계 지식 생산을 선도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규모 연구와 실험을 수행하는 추세에 맞춰 한국도 연구중심 대학으로 거듭나게 하는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를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다른 나라 대학체제에서도 대학이 기능별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프랑스는 대학을 평준화하였지만 일반대학과 구별되는 ‘대학 위의 대학’ 그랑제콜은 혹독한 경쟁선발방식을 유지한다. 대학과 별개로 연구기능의 많은 부분은 국립연구소가 맡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체제도 연구중심, 교육중심, 커뮤니티칼리지 등 각각의 역할이 분명하다. 연구중심 대학인 미국 미시간 대학이 심리학과에만 100여 명의 교수를 보유한 사례는 특성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로 서울 지상주의 완화 한국의 엘리트 대학은 수도권에 집중돼있다. 2017년 중앙일보 평가에 따르면 상위 대학 15위는 모두 수도권에 분포했다. 2021년 세계대학학술순위(ARWU)에 따르면 세계대학 랭킹 500위 안에 든 한국 대학은 총 11개이다. 그중 서울대가 101~150위 안에 들었으며, 한양대, 카이스트 등 5개 대학이 201~300위 안, 경북대, 경희대 등 5개 대학이 301~400위 안에 들었다. 세계 랭킹 상위권에 든 우리나라 대학 11개 중 6개가 서울에 위치한다. 이러한 현상은 안 그래도 심한 서울 지상주의를 더 심화한다. 서울은 극소수를 위한 공간이며, 나머지 절대다수에게는 폐쇄와 배제의 공간이 된다. 서울의 주요 대학이 상위권을 형성한 서열 체계는 하위권에 속하는 지방대학의 위기를 초래하고, 지방 거주 학생이 서울 소재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르게 만든다. 동시에 지역경제와 지역주민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방 거주자가 서울 소재 대학에 입학했을 때 유학에 따른 주거 및 생활비 등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부가 유출되고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지역주민의 삶의 질과 만족도가 떨어지게 된다. 대학 서열화로 인한 수도권 중심의 인프라 형성과 인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또다시 지역 간 불균등한 발전으로 이어지면서 악순환을 초래한다. 다른 나라는 우리나라와 달리 고등교육 기관이 지역적으로 골고루 분포한다. 프랑스는 대학을 평준화한 만큼 대학 서열화에 따른 지역 차이가 미미하다. 엘리트 양성 기관인 그랑제콜은 200개가 넘으며 프랑스 전국에 퍼져 있다. 그랑제콜 연합회에 따르면 그랑제콜은 파리 68개, 프랑스 북부 24개, 프랑스 중서부 30개, 프랑스 중동부 50개, 프랑스 남서부 25개, 프랑스 남부 10개 등 고루 포진한다. 미국 엘리트 대학도 전국에 퍼져 있다. 상하이 세계대학 순위 상위 100위 안에 든 미국 대학 50개는 동부 17개, 중부 12개, 서부 12개, 남부 9개 등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입시체제를 가지고 있는 일본도 한국과 비교했을 때 공간적 병목현상이 심각하지 않다. 상하이 세계대학 순위 상위 100위 안에 드는 대학은 도쿄 대학, 교토 대학, 나고야 대학, 오사카 대학이며, 상위 200위권 대학은 도호쿠 대학, 홋카이도 대학, 규슈 대학으로, 이 대학교들은 일본열도를 따라 고르게 위치한다. 일본 유수 대학의 전국적인 고른 분포는 지역 균형 발전뿐 아니라 학문적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한다.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대학의 참여가 절실하지만 서울대와 다른 국공립대 사이의 격차가 커 서울대를 끌어들일 유인이 매우 부족하다. 서울대를 포함한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가 성사되더라도 이후 주요 사립대에 선호가 몰리지 않게 하려면, 통합네트워크에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네트워크 참여대학과 비(非)참여대학 간 차별화가 분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경희대 사회학과 김종영 교수는 “통합네트워크 시행 시 참여하는 모든 국립대에 서울대 수준의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사립대가 우세할지도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대학 병목현상이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합네트워크 참여대학에 대해 교육 및 연구, 시설 여건 등의 확고한 재정지원이 바탕이 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고등교육 예산은 초중등교육 예산과 비교해 안정성이 현저히 낮다. 2015~2020년 교육예산 구조와 추이에 따르면 교육 분야 예산은 연평균 7.3% 증가했다. 교육 분야 예산에 배정된 유아·초중등교육 예산과 고등교육 예산을 비교해보면, 유아·초중등교육은 2015년에서 2020년 사이 예산이 연평균 8.8%나 증가했으나, 고등교육 예산은 동일한 기간에 연평균 증가율이 0.6%에 그쳤다. 심지어 고등교육 예산은 2015년에 10조 5280억이었으나 2016년과 2018년 사이에는 10조보다 적었고, 2019년에도 2015년 예산액보다 적었다. 고등교육예산은 교육예산의 구조적 성격으로 인해 경직적이다. 따라서 고등교육 재정 확보를 위한 제도 신설과 법 제정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의 2013~2017년 BK21플러스 사업 지원 현황에 따르면 서울 주요 사립대는 지방 국립대보다 해마다 1670억 원가량 지원금을 더 받았다. BK21플러스 사업 외에 대학혁신지원, 링크플러스 사업 등 정부의 2019년 대학 재정지원에서도 서울 소재 상위 10개 사립대가 1941억900만 원을 받은 반면 상위 10개 국립대는 1695억5000만 원을 받았다.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를 시행하게 되면 사립대가 더 많은 지원을 받는 현재의 구조를 전환해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에 정부가 지원을 더 늘리게 된다.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는 서울 위주 독점을 해체해 교육의 사회적 병목현상을 줄이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인구절벽과 4차 산업혁명, 위기에 놓인 교육… 국공립대 통폐합부터 이미 현실로 성큼 다가온 인구절벽 문제에 대응하려면 사립대 비율을 줄이고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형성해 연대와 협력이 가능한 고등교육 패러다임을 만드는 변혁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김종영 교수는 “인구절벽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는 곳은 지방 사립대와 거점 국립대이다. 부산대학교도 미달 사태가 있지 않았나. 국공립대 통폐합은 타격이 가는 거점 국립대에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어서 인구절벽에 대응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김 교수는 “결국 돈을 어떻게 쓰느냐, 우선순위를 어디에다 둘 것이냐의 문제”라며 “미래 세대에 투자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가장 효율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가는 경로는 이미 마련됐다. 비대면 교육의 장기화로 대학과 고등교육의 진정한 의미에 관한 사회적 고찰이 이루어지고 있고, 기기를 통한 비대면 만남이 자연스러워지며 초연결사회로 대변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는 소수 엘리트만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수직적 서열화의 시스템이 통하지 않는다. 단독의 개인, 기관의 역량을 통한 경쟁력보다 연대와 협력을 통한 다원화와 다양화의 경쟁력이 살아남는 시대이므로 고등교육의 패러다임 역시 이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 국공립대 통폐합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청년이 외친다, ESG 나와라
이재완 서울대 미래모빌리티기술센터 연구교수 “자율주행 상용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재완 서울대 미래모빌리티기술센터 연구교수 “자율주행 상용화 생각보다 쉽지 않다”(2021. 12. 03 15:14)
2021. 12. 03 15:14 경제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초기의 낙관론은 사라졌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까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사진/김창길 기자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레벨5)까지는 갈 길이 멀어도, 기계가 주행을 책임지고 인간이 필요에 따라 개입하는 레벨3~4 수준의 자율주행은 상용화가 그리 멀지 않다. 내년 레벨3 수준의 양산차도 나오고, 레벨4 수준의 유상운송도 서울 강남 지역에서 시범 실시될 예정이다. 자율주행은 다른 인공지능과 달리 안전, 생명과 직결된다. 특히나 도입 초기의 신기술이 잇따른 사고를 낼 경우 혹독한 침체를 겪을 수도 있다. 작은 실수도 용납해선 안 되기 때문에 철저한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 경기도 시흥 배곧신도시 오이도역 건너편에는 ‘마중’이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셔틀이 대기하고 있다. 주야간 정해진 시간 동안 이용자들이 전용 앱으로 예약하면 이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범사업은 주민들에게 자율주행 기술을 알리고, 자율주행 데이터 구축을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5월 시작했다. 오는 12월 말 사업 종료를 앞두고 연구 책임자인 이재완 서울대 미래모빌리티기술센터 연구교수를 만나 자율주행 기술의 현주소, 미래상을 들었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몇년 전만 해도 자율주행이 곧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 했지만 지금은 상용화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보수적 입장이 강하다. 그래도 레벨3 수준은 국내에서도 개발됐고, 레벨4도 정부가 목표하는 2025년 상용화 시점에 맞춰 개발될 것으로 본다. 자율주행차는 차량 제조사와 스타트업이 바라보는 시점이 다르다. 완벽한 기술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시해 예상치 못한 오류로 사고가 나면 기업은 굉장한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제조사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반면 스타트업은 상당히 도전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선다.” -자율주행이 미칠 영향은. “자율주행차는 기계 산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자동차 기술만 발전하는 게 여러 센서 기술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종합적으로 기술이 발전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도시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가까운 시흥 배곧동을 봐도 주차난이 심각하다. 아직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못해 가정마다 자가용을 2대씩 소유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굳이 차를 소유할 필요 없이 공유하면 된다. 차를 공유하면 주차공간도 확보하고 거리에서 움직이는 자동차가 줄어드니 교통체증도 완화된다. 대기오염도 줄일 수 있다. 특히 서울 같은 대도시의 경우 많게는 교통량의 15~20% 정도가 주차장을 찾기 위해 배회하는 자동차다. 이런 차들이 교통체증 일으키는데 자율주행차를 공유해 완화할 수 있다.” -차를 소유하려는 욕구는 여전히 강하다. “대중교통과 공유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하면 자가용을 소유하지 않아도 이동권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미래 세대는 소유보다 공유의 개념에 더 친숙하리라 본다.” -자율주행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교통 상황에 맞게 최적으로 주행하고 급가속·급제동을 하는 경우가 줄기 때문에 연비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특히 자율주행이 화물 운송에 도입되면 상당한 효과가 있다. 대규모 화물운송을 할 경우 군집주행을 하면 철새가 무리 지어 가면서 양력 효과를 보듯 화물차 간 거리를 최소화하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서 연비가 4~8%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배달로봇과도 연결되나. “로봇배달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을 이용한 순찰도 가능하다. 이미 배곧생명공원에서 순찰 로봇이 시범운행 중이다.” -국토교통부에서 자율주행차 윤리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을 때 책임 소재를 누구로 할 것이냐. 자율차를 개발한 제작사에 책임을 물을 것이냐, 차량 소유주에게 물을 것이냐 하는 복잡한 문제가 대두된다. 이를 사전에 사회적으로 합의해 정리해야 혼란을 막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자동차 기술은 대부분 엔지니어의 영역에 그쳤지만 자율주행 기술은 윤리적·법적·제도적 문제를 다 다루기 때문에 관련 연구자가 함께 들어와야 한다. 우리 미래 모빌리티 컨소시엄 안에 11개 대학, 12개 연구팀이 있는데 여기에 경제와 법, 사회학 분야 연구자들이 함께 연구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사고 시 처리 기준은 합의됐나. “아직 합의된 게 없다. 이런 문제로 기존의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는 자율주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길 꺼린다. 자율주행차(autonomous vehicle)라는 말을 쓰면 사고의 모든 책임을 자동차 회사가 져야 한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대신 자동주행자동차(automated vehicle)라는 말을 쓴다. 우리도 기술 개발 과정에서 자율주행차라는 용어를 쓰면서 일반 시민에게 자율주행이 되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너무 큰 환상을 주고 있다. 물론 자동주행을 하다 궁극적으로는 자율주행으로 가겠지만 그 단계에선 책임 소재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전기차·자율주행으로 일자리 문제도 생긴다. “전기차로 바뀌면서 부품수가 상당히 많이 준다. 기존 자동차 부품회사에 고용된 인원을 재교육해 전기차 분야로 전환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운수업계도 타격을 받는다. 지금은 자율주행차법상 안전요원이 의무라 당장 택시기사와 버스기사가 일자리를 잃진 않겠지만 완전 무인화로 가면 사라질 수도 있다. 과도기적인 기간에는 기술적으로 (무인화가) 가능해도 안전요원으로 탑승해 승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무인 자율화로 넘어가는 게 맞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을 평가한다면. “자율주행 인지 기술은 레이더와 라이다, 카메라 센서를 종합하는 방식이 있고, 테슬라처럼 카메라에 기반하는 경우가 있다. 인간이 눈으로 대부분의 정보를 받아 운전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카메라 기반이 맞지만 카메라 센서가 사람 눈의 성능을 따라오지 못하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신호등 신호를 인지할 때 에러율이 상당하다. 신호등을 오인지해 움직이면 사고의 위험이 크다. 주야간이 바뀌는 시점이나 터널을 지나면서 갑자기 조도가 바뀔 때 사람만큼 빠른 속도로 인지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면 카메라 기반도 되겠지만 현재 기술로는 각종 센서의 장점을 택해야 한다. 200m 정도 떨어진 장거리 장애물을 감지하는 레이더와 50m 이내 근거리에서 보행자, 이륜차 등 모든 걸 감지하는 라이다의 장점이 크다. 상대적으로 카메라 센서에 비해 비싸지만 인지 능력은 이쪽이 탁월하다. 센서가 대량 생산되면서 값이 떨어질 수 있다. 자율주행기술을 구현해도 기존 자동차 가격에 10% 수준만 추가된다면 대중화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표지 이야기
[여성 노동운동 ‘이 장면’](8)서울대서 일어난 국내 최초 성희롱 소송(2021. 05. 21 13:34)
2021. 05. 21 13:34 사회
서울대 화학과 조교 A씨가 지도교수 신정휴의 성희롱 실태를 고발한다는 대자보를 붙였다. 신정휴는 A씨를 비롯한 여자 조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시도하다가 거절할 경우 고용상 피해를 줬다. A씨는 발령을 받기 2~3개월 전부터 출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연수 등을 명분으로 원치 않는 신체접촉(뒤에서 껴안고 손과 어깨를 만지는 등)과 집요한 데이트(등산·여행 동반)를 강요받았지만, 신정휴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신정휴는 A씨가 정상적인 업무를 하기 어렵게 방해해 업무 소홀이라는 평가를 받게 하고, 2학기 조교 재임용에서도 탈락시켰다. A씨가 버티자 1993년 7월 1일부터 출근하지 말라고 통보했으며, 임기만료일인 8월 31일이 되기도 전에 부당 해임했다. A씨는 학교와 교육부 등에 이 사실을 알리고 탄원과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아무 대답을 듣지 못하자 대자보를 붙이고, 신정휴가 교수의 품위를 저버렸으므로 교단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신 교수 성희롱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1993년 10월에 연 기자회견 모습 / 경향신문 자료사진 1심 유죄, 2심 무죄, 상고심 일부 유죄 물론 A씨의 주장이 바로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같은 과 대학원생들은 학과 규칙상 조교 임기가 1년이며, A씨의 평소 근무태도가 불성실했다면서 가해자 신정휴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태도를 보였다. 1993년 9월 15일, 신정휴는 A씨를 상대로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를 걸어 고소했다. 다행히 총학생회와 대학원 자치협의회, 여성문제 동아리 협의회 등이 진상조사단을 꾸려 A씨의 문제 제기가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10월 18일, 국내 최초로 ‘성희롱’ 사건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접수한다. A씨는 신정휴와 서울대를 상대로 법정 싸움에 돌입한 것이다. 소송접수 다음 날인 10월 19일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성폭력특별법 제정 추진 특별위원회, 서울대 총학생회, 대학원 자치회협의회 등이 참여. 이하 ‘공대위’)’가 활동을 시작한다. 공대위는 교육부 등에 진정서 보내기, 성희롱 피해 상담 창구 개설, 공개 토론회, 홍보 활동 등 다양한 연대 지원 활동을 벌였다. ‘직장갑질119 제보 사례 전수 분석을 통해 본 직장인 성희롱, 괴롭힘 실태 보고서’(2021) 1994년 4월 18일 1심 재판부는 신정휴에게 3000만원의 손해배상 지급 명령을 내렸다. 이 판결 이후 많은 여성은 “이것도 성희롱이냐, 이러면 3000만원이냐”는 조롱에 시달렸다. 1995년 7월 25일 항소심에서는 1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가 패소했다. 이 재판에서 성희롱을 판단하는 기준을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쟁점이 됐다. 공대위는 미국 법정에서 기준으로 삼고 있는 합리적 여성(reasonable woman)의 관점으로 위법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재판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1998년 2월 10일 상고심에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정휴의 교수 지위를 언급하며 성희롱을 일상생활에서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 등이 아니라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해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한다. 1999년 6월 25일 파기환송심에서는 A씨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500만원의 손해배상 지급을 명령했지만, 서울대학교 총장과 국가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이에 대해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의 책임은 밝혔지만, 사용주의 책임을 묻지 않은 아쉬운 판결이라는 평가가 많다. 서울대 조교, 성희롱 불법성을 알리다 성희롱의 개념조차 없었던 시절, 신정휴 성희롱 사건은 직장 내 성희롱이 사회에 만연한 사회문제이고, 개인과 개인 사이의 사소한 다툼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 계기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은 A씨의 용기다. 성희롱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또 같은 처지를 겪을 직장여성들이 용기를 얻기를 바라며 그는 힘든 시간을 버텨냈다. 서울대 신 교수 성희롱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1995년 4월 명동성당 앞에서 성희롱 추방 거리 캠페인을 열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공대위가 직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괴롭힘 중 하나인 성적 괴롭힘(sexual harassment)을 성희롱으로 번역한 데에는 1990년대 초 한국사회의 인식에 대한 고려가 있었다. 가벼운 농담이나 지분거림이 너무나도 일상적으로 일어나지만, 문제 삼기 어려웠던 현실에서 성희롱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렸다는 것은 사건 당시를 기준으로 보면 분명한 성과라고 평가할 만하다. “지금 성희롱은 육체적·시각적·언어적으로 다 들어가는데 행정법이지 형법은 아닌 거잖아요. 성추행, 강간은 성폭력특별법, 형법인 데 반해 성희롱은 가볍게 인식되는 거죠. 성추행, 강간과 함께 성희롱을 광의의 성폭력 테두리에 포함했더라면… 국가가 책임지는 형사처벌과 국가가 책임지기도 하지만 기관의 책임을 묻는 행정법, 어떻게 보면 혼란을 가져온 것이에요. … 당시엔 성희롱이 불법행위라는 점을 알린 점만으로도 중요했던 시기였어요.”(1993년 ‘공대위’ 총무간사 <여성 가족 정책사 현장 재조명: 직장 내 성희롱 근절 운동과 중점이슈 변화>) 국제노동기구(ILO) 제190호 협약(일의 세계에서의 폭력과 괴롭힘의 제거에 관한 협약)은 직장 내 괴롭힘에 성차별적 괴롭힘을 포함하고, 성적 괴롭힘을 성차별적 괴롭힘의 하나로 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성을 이유로 한 ‘차별’로서의 성희롱을 금지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성차별 해소를 위한 법률인 ‘남녀고용평등법’, ‘양성평등기본법’에 성희롱을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 이러한 특성을 말해준다. 올 초 직장갑질119가 발표한 ‘직장인 성희롱, 괴롭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은 수직적 권력관계에 의한 것이면서 괴롭힘과 성차별이라는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고 한다. 가해 행위자가 권력적 우위에 있는 경우가 89%에 달하는데 행위자와 피해자 간에는 고용 형태, 연령, 근무기간 등에 따라 위계가 존재한다. 비정규직이고 여성 혹은 성소수자라면 더욱 피해를 당하기 쉬웠다. 성별은 그 자체가 위계로 작동해 대부분의 피해자는 여성이지만, 남성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12.9%)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조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뿐더러 신고 후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90%를 넘는다는 것이 놀랍다.
여성 노동운동 ‘이 장면‘

레이디경향(총 20 건 검색)

서울대병원 “자외선 노출 비만 막는다…백색 지방→갈색화”
서울대병원 “자외선 노출 비만 막는다…백색 지방→갈색화”
2024. 05. 23 11:17 건강
자외선 노출, 백색지방의 ‘갈색화’가 일어나 비만 막는다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이 식욕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살찌는 것을 억제한다는 사실과 그 기전을 최초로 발견했다. 픽셀 이미지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 식욕 높이는 동시에 살찌는 것 막는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이동훈 교수 연구팀(서울의대 전경령 박사, 의생명연구원 김은주 연구교수)은 만성 자외선 노출이 신경전달물질 노르에피네프린 발현을 촉진함으로써 식욕 증가, 체중 감소 등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기전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를 활용하면 비만과 대사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외선은 에너지를 합성하고 분해하는 신체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의 이전 연구에 따르면 자외선 노출은 피하지방 함량 및 지방에서 합성되는 아디포카인 분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자외선이 전신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매커니즘은 이제껏 명확히 규명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정상식이 및 고지방식이를 각각 먹인 생쥐를 12주 동안 주 3회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그래프1] 자외선 노출군은 대조군에 비해 피하지방에서 렙틴 발현이 실험 8주차부터 유의미하게 감소함. 서울대병원 제공 그 결과, 자외선 노출군은 피하지방에서 분비되는 ‘렙틴(식욕억제 호르몬)’의 발현이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식욕이 활성화되어 같은 식이를 먹인 대조군보다 음식 섭취량이 증가했다. 반면, 늘어난 식욕에도 불구하고 자외선 노출군의 체중은 대조군보다 증가하지 않았다. 자외선 노출군은 음식 섭취량이 증가했음에도 대조군에 비해 체중이 증가하지 않음. 특히 고지방식이 그룹에서 자외선 노출로 인해 체중 증가가 더욱 억제된 것으로 나타남. 서울대병원 제공 이는 자외선 노출군에서 백색지방의 ‘갈색화’가 일어나 음식 섭취량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더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갈색화는 백색지방(에너지 축적)이 이형(異形) 분화되어 갈색지방(열 발생, 에너지 소모)처럼 열 발생인자를 갖게 되는 현상으로, 음식으로 얻은 에너지가 피하지방에 쌓이기 전 모두 열로 바뀌어 연소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형 분화는 하나의 분화된 세포가 다른 종류의 분화된 세포로 전환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추가 분석 결과, 자외선 노출 시 식욕 증가와 에너지 소모를 촉진하는 매개 물질은 위험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돼 교감신경계에 작용하는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외선 노출군의 피부에서는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유의미하게 증가해 있었으며, 이 물질 합성을 차단한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보다 음식 섭취량이 줄어들고 체중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자외선 노출이 피부에서 노르에피네프린 발현을 촉진하여 식욕, 체중 등 대사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자외선이 비만 및 대사질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호 교수는 “자외선의 대사조절 효과를 모방하여 비만 및 대사장애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자외선은 피부암의 주된 위험요인이므로 가급적 노출을 피하고,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해 피부를 보호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피부과학 분야의 권위지 ‘피부연구학회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서울대병원, 조현병 새로운 원인 밝혔다
서울대병원, 조현병 새로운 원인 밝혔다
2024. 05. 13 16:20 건강
조현병 증상 새로운 원인 지표,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조현병의 원인 규명에 한 걸음 다가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픽셀이미지 조현병의 원인 규명에 한 걸음 다가선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를 뇌영상 촬영을 통해 최초로 밝혀냈다. 이 별아교세포들이 조현병의 병리생리에 관여하며, 특히 전측대상피질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화가 큰 환자일수록 조현병 증상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반응성 별아교세포가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시각화하고, 이 세포들이 조현병의 양성 증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조현병 연구에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김민아 교수팀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측정한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와 조현병 환자에서 환청, 망상 등 양성 증상 심각도와의 연관성을 밝혀낸 연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과거에 정신분열병으로도 불렸던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및 행동과 같은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사회적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대표적인 중증 정신질환이다. ‘별아교세포’는 뇌세포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요 신경교세포로, 신경세포를 지지하고 노폐물 제거 및 식세포작용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 세포들은 뇌의 글루타메이트 조절 및 염증 반응에 관여하여 조현병과 같은 신경정신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응성 별아교세포’는 별아교세포가 신경전달물질 조절 이상 또는 뇌 염증 반응 등으로 과활성화된 상태를 나타낸다. 조현병 환자의 뇌 속 전측대상피질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뇌 염증 반응 및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 시사)의 활성 증가를 확인했다. 또한, 조현병 환자에서 전측대상피질의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이 증가할수록 환청, 망상 등 조현병의 양성 증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기존의 신경염증 또는 글루타메이트 단독 연구들과는 달리, 반응성 별아교세포를 직접적으로 조명함으로써 조현병의 복잡한 병리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주목했다. 지금껏 뇌영상 촬영 기법을 활용해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를 직접 측정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2021년 10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조현병 환자 33명과 건강한 대조군 35명을 대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가 표지된 화합물([18F]THK5351)을 사용해 몸의 생화학적 과정을 이미지화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을 통해 조현병 환자의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도를 측정·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조현병 환자들은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전측대상피질과 좌측 해마에서 더 높은 표준 흡수 값 비율(SUVr)을 보였다. 이는 건강한 대조군과 비교하여 조현병 환자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화가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전측대상피질은 인지 및 감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해마는 기억 형성에 필수적인 뇌 영역으로, 이들은 조현병의 신경생물학적 매커니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전측대상피질에서의 표준 흡수 값 비율은 조현병 환자의 PANSS 양성 증상 점수(조현병 환자가 경험하는 정신병적 증상의 정도를 평가하는 도구)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화가 큰 환자일수록 조현병 증상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가 환청 및 망상과 같은 조현병 양성 증상의 심각도와 연관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전측대상피질과 해마의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가 조현병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전측대상피질의 염증 반응과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이 환청, 망상 등 조현병 증상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민아 교수(제1저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조현병 환자에서 관찰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가 뇌 염증반응과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을 반영하며, 이러한 변화가 조현병 증상의 원인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이러한 발견은 신경교세포 수준에서 조현병의 병태생리 기전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수 교수(교신저자)는 “이번 연구는 조현병 연구에서 가설로만 제안되었던 신경교세포 기전을 실제로 증명한 중요한 결과”라며 “이는 향후 조현병 치료제 개발에 있어 새로운 표적 뇌세포를 제시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협회 저널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IF=13.8)’ 최신호에 게재됐다.
서울대병원 “뇌 조직 변화, 조현병 조기 알아낸다”
서울대병원 “뇌 조직 변화, 조현병 조기 알아낸다”
2023. 10. 29 12:02 건강
국내 연구진이 조현병 전 단계 및 초기 조현병 환자의 미세한 뇌 조직 변화를 질감 분석을 통해 포착했다. 과거 정신분열병으로 불렸던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및 행동과 같은 증상과 사회적 기능 장애를 동반한 중증 정신질환이다. 국내 연구진이 조현병 전 단계 및 초기 조현병 환자의 미세한 뇌 조직 변화를 질감 분석을 통해 포착했다. 일반 뇌 영상 분석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이 미세한 변화는 조현병 조기 진단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분당서울대병원 문선영 교수팀이 뇌자기공명(MRI) 질감 분석을 조기 조현병 환자들에게 최초로 적용해 뇌 조직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현병은 발병과 함께 회백질 감소 등 다양한 뇌 조직의 변화가 발견된다. 시간이 갈수록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서 조기 발견과 발병 직후 4~5년간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조현병 전 단계에서 초기에 일어나는 뇌 변화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초발정신증군(조현병 초기 단계, 101명), 정신증 고위험군(조현병 전 단계, 85명), 대조군(147명)의 MRI 영상을 바탕으로 조현병과 관련된 뇌 영역에 대한 질감 분석을 실시해 영역별 회색질 부피·두께와 질감 특성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질감 분석이란, MRI 영상을 구성하는 작은 3차원 단위(복셀) 중 인접한 단위들의 상호관계를 조사하여 질감 특성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뇌 조직의 부피 변화나 신호 강도에 기반한 분석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다. 전두엽 부위에서 회색질의 복잡성 및 상호의존정도을 반영하는 ‘IMC1 질감지표’가 대조군 및 초발정신증군에 비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분석 결과, 초발정신증군은 대조군에 비해 전두엽을 비롯한 뇌 부위에서 회색질 부피 및 두께의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반면 정신증 고위험군에서는 회색질 부피 및 두께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전두엽 부위에서 회색질의 복잡성 및 상호의존정도를 반영하는 ‘IMC1 질감지표’가 대조군 및 초발정신증군에 비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IMC1 지표는 뇌조직의 국소영역의 복잡성이 크고, 영역 간 상호의존정도가 적을수록 그 값이 증가한다. 특히 정신증 고위험군에서 전두엽 IMC1 지표는 양성 증상의 심각도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전두엽 회색질 국소영역의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양성 증상의 정도가 덜했다. 이 결과는 정신증 고위험군 단계에서 신경가소성의 일종인 ‘피질재구성’ 현상의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환경·상황에 따라 스스로 신경구조와 회로를 바꾸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정신증 고위험군에서 회색질의 부피와 두께의 변화가 없더라도, 높은 민감도를 가진 ‘질감분석’을 통해 조현병 증상에 관련된 미세한 회색질 변화를 포착하여 조기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선영 교수(제1저자)는 “이번 연구는 조기 정신증 환자의 뇌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보다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제시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권준수 교수는 “정신증 고위험군을 비롯한 조기 정신증에서 일어나는 초기의 뇌 구조적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면 초기 진단 및 치료에 더욱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질감 분석은 특히 정신증 고위험군이 정신병으로 전환을 조기에 방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서울대병원이 알려주는 명절 ‘남은 음식’ 보관법
서울대병원이 알려주는 명절 ‘남은 음식’ 보관법
2023. 09. 29 11:25 요리
서울대병원이 전하는 남은 명절 음식 보관법. 사과 한 개 사기도 망설여지는 높은 물가 속에서 명절 음식을 차려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친지들을 위해 정성껏 만든 음식을 끝까지 살뜰히 먹어야겠죠? 서울대병원이 전하는 남은 명절 음식 보관법을 정리해드립니다. 기름기가 있는 음식은 전용 보관 용기 기름기가 많은 전이나 튀김은 공기 중에 노출되었을 때 산패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게 됩니다. 남은 전은 랩으로 한 번 싼 다음, 공기를 뺀 진공팩 또는 밀폐용기에 종류별로 구분해서 보관합니다. 용기에 기름기가 스며들 수 있으니 플라스틱 용기보다는 유리용기가 더 좋습니다. 냉장 보관을 하게 되면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고 뻣뻣해지고 맛이 없어지므로 냉동 보관이 가장 좋습니다. 육류는 나눠서 보관 단기간에 먹을 수 있는 양은 냉장실에 보관하며 한 번 먹을 만큼 용기에 나눠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냉동실에서도 식중독 균은 번식할 수 있어서 오랜 시간 보관은 안 됩니다. 해동 과정에서도 세균에 오염될 수 있습니다. 실내에 고기를 둘 경우 한 시간만 지나도 식중독균이 증식하니 상온 해동은 삼가야 합니다. 전자레인지 혹은 찬물에 넣어 해동하는 것이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방법입니다. 과일은 씻지 말고 신문지에 돌돌 말아서 보관해야 오래 갑니다. 과일은 씻지 말고 신문지에 돌돌 말아서 후숙 과일인 바나나, 망고, 키위, 토마토, 감, 귤 등은 상온에 보관합니다. 배는 물에 씻지 않고 하나씩 신문에 싸서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냉장고 바닥에도 신문지를 깔아 습기를 제거해주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어요. 신문지가 습기를 흡수에 과일이 익는 것을 늦춰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과는 따로 보관해야 합니다. 사과는 싹을 돋아나게 하고 열매를 익게 하는 에틸렌 가스를 내뿜기 때문에 다른 과일과 별도로 보관하세요. ·세균 증식 위험 상황 피하는 법 ① 따뜻하게 먹을 음식은 섭씨 60도 이상에서 보관하고 차갑게 먹을 음식은 빠르게 식혀 5도 이하에서 보관합니다. ② 조리된 음식은 낮 동안 햇빛에 의해 온도가 올라가 세균이 증식할 수 있으니 베란다에 보관하지 마세요. ③ 상온에서 2시간 이상 방치된 음식은 반드시 재가열 후 섭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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