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총 441 건 검색)
- 법원, ‘성완종 리스트 사건’ 무죄 이완구 전 총리에 형사보상금 지급 결정
- 2020. 03. 18 18:21사회
- ...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무죄가 확정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게 형사보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 이완구성완종 리스트
- 검찰, 이완구의 ‘성완종 수사’ 문무일 고소 건 각하
- 2019. 07. 24 12:38사회
- ... 처분을 내렸다. 24일 검찰과 이 전 총리 측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최근 이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이었던 문 총장과 수사 검사들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으로 고소한...
- ‘성완종 리스트’ 이완구, 경향신문 상대 소송 패소
- 2019. 02. 15 16:39사회
- ...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이 전 총리는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24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부여 선거사무소에 불법 선거자금이...
- [박래용칼럼]‘성완종 리스트’ 무죄의 비밀
- 2018. 06. 11 21:05오피니언
- ... 잡는 위증사범이 됐다. 2심 재판부는 홍준표 항소심도 함께 담당했다. 재판부는 홍준표 재판에서는 ‘성완종 인터뷰’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이완구 재판에서는 부정했다. 한 재판부가 같은 증거를 놓고...
- 경제칼럼박래용 칼럼성완종
스포츠경향(총 163 건 검색)
- ‘성완종 리스트 무죄’ 이완구, 문무일 검찰총장 고소
- 2018. 05. 30 08:45 생활
- ‘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당시 수사팀을 이끈 문무일 검찰총장을 고소했다. 30일 연합뉴스는 법조계의 말을 인용해 이 전 총리가 최근 수사팀이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들을 숨겼다며 문 총장과 수사에 참여한 검사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홍승욱 부장검사)에 배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는 고소장에서 문 총장 등이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경남기업 법인카드 사용내역과 참고인 진술서 등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천안 지역 재보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2심에서 가까스로 변조하거나 은닉한 증거에 대해 조사가 이뤄진 이후에야 무죄 선고를 받을 수 있었다”며 “문 총장 등은 검사의 직권을 남용해 고소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24 재보궐 선거 당시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아온 성 전 회장에게서 현금 3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문 총장은 대전지검장 시절인 2015년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이 전 총리 등을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이 전 총리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으나 2심은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남긴 전화 인터뷰 내용을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12월 대법원도 같은 판단을 내려 무죄를 확정했다.
- 이완구
- 이완구 전 총리·홍준표 대표 무죄 확정받은 ‘성완종 리스트’란?
- 2017. 12. 22 14:52 생활
- 선거 앞두고 금품 혐의…성완종 인터뷰 증거로 채택 안 돼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완구(67) 전 국무총리와 자유한국당 홍준표(63) 대표의 무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고 성완종 회장으로부터 1억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준표 대표에게도 무죄가 확정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대표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각각 확정했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사진 왼쪽)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무죄를 확정받았다. / 연합뉴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불리는 이 사건은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회장이 2015년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한 기자와 전화 인터뷰하며 홍준표 대표와 이완구 총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해 불거졌다. 이후 검찰은 수사 끝에 ‘성완종 리스트’로 불리는 성완종 전 회장의 자필 메모에 ‘홍준표 1억’이라는 문구가 있을 뿐 아니라 생전에 남긴 육성 녹음에서도 윤씨를 통해 1억원을 줬다는 주장이 확인됐다며 홍준표 대표를 기소했다. 이완구 전 총리는 2013년 4·24 재보궐 선거 당시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아온 성 전 회장에게서 현금 3천만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받은 혐의로 2015년 7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성완종 전 회장이 사망 전 남긴 언론 인터뷰 등을 근거로 두 사람이 금품을 받은 게 사실이라 봤다. 이를 근거로 이완구 전 총리에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천만원을 선고했다. 또 홍준표 대표에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다만 홍준표 대표가 당시 현직 도지사인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완구 전 총리의 2심 재판에서는 인터뷰 내용을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봐 무죄를 선고했다. 이완구 전 총리에게 금품을 줬다는 성완종 전 회장의 사망 전 인터뷰 가운데 이완구 전 총리에 관한 진술 부분이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려워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홍준표 대표의 2심을 재판했던 서울고법 형사2부 또한 “홍준표 대표가 평소 친분이 없던 성완종 전 회장에게서 1억원을 받을 동기가 뚜렷하지 않고, 오히려 금품 전달자인 윤씨가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윤씨의 진술내용에 추상적인 내용이 많고 일관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진술과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돈을 전달했다는 시기에 국회 의원회관이 공사 중이었던 점 등 진술에 모순이 있는 점도 지적됐다. 형사소송법은 당사자가 사망한 사유 등으로 법정에서 진술할 수 없을 경우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하에서 진술 또는 작성된 것이 증명돼야 증거로 삼을 수 있도록 한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 [속보] 대법, '성완종 리스트 의혹' 홍준표 대표 무죄 확정
- 2017. 12. 22 14:25 생활
- 대법, ‘성완종 리스트 의혹’ 홍준표 대표 무죄 확정(1보)
- [속보] 대법, '성완종 리스트 의혹' 이완구 前총리 무죄 확정
- 2017. 12. 22 14:22 생활
- 대법, ‘성완종 리스트 의혹’ 이완구 前총리 무죄 확정(1보)
주간경향(총 4 건 검색)
- [표지이야기]올해의 사건… 의혹만 더 키운 ‘성완종 리스트’(2015. 12. 22 09:51)
- 2015. 12. 22 09:51 정치
- ㆍ검찰 수사 흐지부지로 끝나 초대형 비리게이트 조짐이 ‘개인적 일탈’로 축소 “불법 대선자금은 없다.” 지난 7월 2일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 착수한 지 81일 만에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과 특별사면 로비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결론내려졌다. 4월 9일 성완종 전 회장은 메모를 남기고 자살했다. 성 전 회장은 해외자원개발 비리 혐의자로 지목됐다. 3월 18일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경남기업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됐다. 기자회견을 통해 결백을 주장했던 성 전 회장은 4월 9일 북한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는 여권 인사 8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허태열, 유정복, 홍문종, 홍준표, 부산시장, 김기춘, 이병기, 이완구. 현 정권의 최고권력자라고 할 수 있는 1대, 2대, 3대 비서실장과 현직 총리, 그리고 친박 실세들의 이름이 나열됐다. 이름 옆에는 각각 7억, 3억, 2억, 1억, 2억, 10만 달러의 금액이 적혀 있었다. 당장 리스트에 적힌 숫자가 박근혜 대통령과 연결된 불법대선자금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성 전 회장도 과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불법대선자금을 언급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대선 때도 우리 홍문종 같은 경우가 본부장을 맡았잖아요. 통합하고 같이 매일 움직이고 뛰고, 그렇게 하는 데 제가 한 2억 정도 줘서, 조직을 관리하니까”라며 “이 사람(홍문종)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 개인적으로 먹을 사람은 아니잖습니까”라고 말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선대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은 박근혜 캠프의 핵심 인사였다. 성 전 회장의 말대로라면 홍 의원은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불법정치자금을 받아 박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사용한 셈이다. 들통난 거짓 해명, 논란 증폭시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이름도 대선불법자금 의혹을 짙게 했다. 김 전 실장에 대한 의혹은 17대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모에는 ‘김기춘’이라는 이름 옆에 ‘10만불 2006. 9. 26 독일 베를린’이라고 쓰여 있었다. 성 전 회장은 과의 인터뷰에서 2006년 9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러 독일을 갈 때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했던 김 전 실장에게 10만 달러를 미화로 바꿔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이에 대해 해명했지만 곧 거짓 해명으로 들통나 논란을 증폭시켰다. 김 전 실장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가 “착각을 한 것 같다”며 이를 번복했다. 허태열 전 실장도 17대 대선자금 의혹에 연루됐다. 허 실장의 이름 옆에 7억원이라는 금액이 적시돼 있었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2007년 당시 허 본부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원을 서너 차례 나눠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주었다”고 말하며 “그렇게 경선을 치른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에 등장한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은 성 전 회장 인터뷰에서는 언급되지 않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지니고 있던 메모에 기록된 ‘유정복 3억’ ‘부산시장 2억’이라는 내용이 전부다. 그러나 유정복 시장과 서병수 시장은 2012년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각각 직능총괄본부장과 당무조정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성 전 회장이 이들에게 돈을 준 게 사실이라면 대선자금이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서병수 시장의 경우는 10차례 만났다고 쓴 성 전 회장의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 시장과 서 시장은 당시 의혹을 일절 부인했다. 권력 실세들의 이름과 구체적인 액수와 정황으로 성완종 리스트가 불법대선자금 게이트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지난 7월 2일 검찰은 2012년 대선과의 관련성이 없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불법대선자금 의혹을 일축했다. 메모에 등장한 8인 중 6인은 증거 부족 또는 공소시효 만료로 불기소되고,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1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메모에 등장 8명 중 6명은 불기소 처리 이완구 전 총리는 2013년 4월 재·보궐을 앞두고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재판 중이다. 성 전 회장은 과의 인터뷰에서 이 총리에게 ‘비타 500’ 상자에 든 3000만원을 건네주고 왔다고 전했다. 당시 이 전 총리는 선거사무소에서 독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당시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만났을 것이라는 이 총리 전 운전기사의 진술이 나왔다. 그 과정에서 이 총리 측이 운전기사를 회유하려는 정황까지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지면서 이 전 총리가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과 함께 의혹이 깊어졌다. 여론이 악화되자 이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가 폭로된 지 18일 만인 4월 27일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이 전 총리의 재판은 현재까지 다섯 차례 진행됐고, 당시 선거캠프 관계자들에 대한 심문이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1억원을 건네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성 전 회장은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줬다고 증언했고, 이를 전달했다는 윤승모 전 특보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윤 전 특보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0년 홍준표 의원 특보였고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지냈다. 반면 홍준표 지사는 배달사고를 주장했다. 홍 지사의 주장대로 배달사고라면 윤 전 특보에게 혐의가 돌아가게 되는데, 윤 전 특보 측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배달사고의 가능성을 극구 부인했다. 홍 지사의 재판은 내년 1월에 시작될 예정이며, 재판은 윤 전 특보와 홍 지사의 싸움이 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불법대선자금 의혹, 초대형 권력비리 게이트로 여론의 맹비난을 받았던 ‘성완종 리스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완구 전 총리,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개인적 일탈’로 축소됐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 특별수사팀이 출범할 당시 문무일 수사팀장은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사 시작부터 제대로 된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 없이 서면조사만 이뤄지는 등 수사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권력실세보다는 사건의 핵심에서 벗어나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관련 의혹에만 수사의 초점을 맞춰 수사 결과 발표자료 11페이지 중 4페이지가 ‘노 전 대통령 특별사면’ 의혹에 할애될 정도였다. 성 전 회장의 리스트가 밝혀지면서 리스트가 정치권의 살생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수사 의지 없는 검찰의 용두사미 수사로 리스트의 진실은 여전히 의혹 속에 남았다.
- 표지 이야기
- [비상식의 사회]성완종 리스트서 드러난 ‘쇼당패의 말로’(2015. 05. 05 14:52)
- 2015. 05. 05 14:52 사회
- 충청은 시효가 다 된 JP 패를 거두고, 이완구와 반기문이라는 패를 손안에서 주무르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타짜 격인 성완종이 손안에 들고 있던 패를 난데없이 까 보이고 말았다. 성완종 리스트로 나라 안이 뒤숭숭하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밝힌 ‘검은 돈’의 기착지가 대부분 여권 정치인들로 알려지며 집권 여당은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었다. 문제는 죽은 성완종씨도 똑같은 생각을 가졌다는 점이다. 믿었던 도끼가 서로의 발등을 찍은 셈이다. 성완종 리스트가 주는 충격은 메가톤급이다. 그가 충청권의 기업인이면서 영향력 있는 단체의 주도자이고, 정치권과 폭넓은 교분을 쌓아 오던 인물이라는 점이 미칠 판세의 변화는 리스트에 오른 당사자의 거취 문제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있을 총선이나 대선에도 미묘한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궁지에 몰린 여당은 성완종의 사면 카드를 꺼내어 비난의 가늠자를 돌리려 애쓰고 있다. ‘차떼기의 추억’이 남아 있는 여당으로서는 성완종이 죽으며 밝힌 검은 돈의 리스트가 치명적이니 어떻게든 이 폭탄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돌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4월 22일 취재진이 소환 대상자 등을 기다리고 있다. | 강윤중 기자 없어져야 할 망국병, 지역주의 충청권의 충격도 정치권에 못지않다. 성완종이 죽으며 가장 서운해하던 인물이 충청권의 기수로 추앙받던 이완구 총리라는 점에서 충청권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충청 총리 낙마되면 다음 총선 대선 두고 보자”며 간신히 띄워올린 이완구 총리의 애드벌룬이 남도 아닌 충청권의 인물에 의해 곤두박질치는 걸 보는 심경은 여간 복잡하고 허망한 게 아닐 것이다. 성완종이 호남이나 영남 출신이라면 어땠을까. 없어져야 할 망국병 가운데 지역감정이라는 게 있다.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여전히 실재하며,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도 여전히 그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추기기까지 한다. 굳어진 영호남의 정치공학적 구도에서 충청권의 선택은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하게 된다. JP 이래 충청권은 스스로 대권을 잡을 수는 없지만, 대권을 결정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 이름하여 화투판의 ‘쇼당 패’를 쥔 셈이다. 그동안 충청은 비록 대권을 쥐지는 못했지만 이 패를 흔들며 실리는 챙겨왔다. 세종시를 두고 현란하게 흔든 쇼당 패의 위력은 가히 눈부실 지경이었다. 이제 충청은 시효가 다 된 JP 패를 거두고, 이완구와 반기문이라는 패를 손안에서 주무르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타짜 격인 성완종이 손안에 들고 있던 패를 난데없이 까 보이고 말았다. 이완구 총리의 추락은 둘째 치고, 비장의 반기문 패는 미처 꺼내놓기도 전에 흠집을 입고 만 셈이다. 지금이라도 거둬들이고 싶은 심경이 간절하겠지만, 화투판에는 낙장불입이라는 엄중한 원칙이 있지 않은가. 이미 바닥에 까진 쇼당 패를 어떻게 추슬러 나갈지 심히 궁금하고 우려스럽다.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충청의 향후 행보를 가늠하느라 정치권은 벌써부터 부산하다. 제 잇속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어제의 동지도 무참히 짓밟는 정치의 와중에서 어찌 쇼당 패를 흔드는 충청을 비난할 수 있으랴. 어찌 보면 그것은 영호남에 치여 뒷전으로 밀려난 변방의 소외감이 선택한 유일한 패이리라. 지역감정에 빌붙어 연명하는 정치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선거판의 지역구도는 타파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정치인들이 자신의 출신 지역에 선심 예산과 개발을 쏟아붓는 형태라면 충청권뿐이 아니라 어느 지역이라도 선거판 몰아주기는 쉽게 해소될 수 없다. 우선 주민과 지역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도지사, 군수나 시장, 도의원, 시의원을 정당의 올무로부터 벗겨내야 한다. 이들이 특정 정당의 선거 운동원 노릇보다는 제 지역과 주민을 위해 집중할 수 있는 일꾼이 되도록 정당공천을 없애는 등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국회의원도 지역구 관리보다는 국가 정책과 제도를 바로잡는 의정과 입법에 집중하도록 지자체장과 역할을 엄격히 구분해 놓아야 할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에서 드러난 검은 돈의 기착지와 더불어 지역감정에 빌붙어 연명하는 정치판의 문제도 심각히 고심해야 할 것이다. 말끝마다 지역감정 타파를 부르짖으면서도 선거철만 되면 그를 부추기는 이들이 누구인지 정치인들은 자문해 보기를 바란다. 혹 도움이 될지 몰라 오래전에 쓴 졸작 라는 소설 중의 한 대목을 소개한다. “이려서 충청도가 능청도 소릴 듣는 겨. 이거면 이거다, 저거면 저것이 옳다 시시비비를 분명히 혀야지. 술에 물 탄 듯, 중도 아니구 속한이두 아닌 모양으루다 팔짱만 끼구 구경허다 떨어지는 고물이나 주워 먹으려니 능청도 소릴 듣구두 남는 겨. 화투판서 아예 별호가 나지 않았나벼. 누가 광 팔믄 ‘고향이 충청도여’ 이러구, 쇼당이나 붙여두 ‘거그 충청도 종필씨 닮았네’ 그러구 말여.” “워째 그 대목서 가만 있는 충청두가 나온댜? 듣다 보니 말이 좀 저기 허네 그려. 장구 아부지는 워디 평안두 사램이래두 되나벼? 다 같은 충청두끼리 생뚱맞게 능청도, 멍청도럴 찾는댜? 글구, 고시톱서 광 파는 게 워디가 워째서 그런댜? 누군 좋아서 광 팔구, 쇼당 붙인댜? 패만 좋아봐. 팔라구 사정을 혀두 안 팔구 말지. 다 살자구 허니께 광두 팔고, 쇼당두 붙이는 겨. 그러지 말어, 누군 멍청도, 능청도 허구 싶어 헌댜? 시시비비 대쪽 같은 일편단심두 좋지만 그러다 댕강 목 잘리구 사약 사발 받은 게 한두 으른여? 말이 좋아 청풍명월이지, 인물 났다 허믄 형장의 이슬루 하루아침에 멸문지화 줄초상이 나는 걸 보구두 일편단심 우국충절이 나오겄냔 말여. 조선 오백 년이구, 일제 삼십육 년이구 헐만큼 해봤어. 국으루 입 다물구 굿이나 보구 떡이나 읃어 먹으믄 되는 걸 거저 깨우친 게 아니란 말여.”
- 비상식의 사회
- [특집]성완종, 11개월 동안 324번의 비공식모임(2015. 04. 28 17:30)
- 2015. 04. 28 17:30 정치
- ㆍ약속일정 기록된 다이어리 철저 해부… 검찰 수사 어디까지 이뤄질까 “다 만듭니다.” 기자와 자리를 마주한 충청지역 정치권 인사 A씨의 말이다. A씨는 성완종 비망록(備忘錄)에 등장하는 지역 정치권 인사들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도움을 요청해 만났다. 성완종 다이어리 또는 비망록으로 불리는 이 기록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주요 약속일정이 꼼꼼히 기록된 것이다. 기자가 입수한 것은 출력본 형태로, 2013년 10월부터 2014년 8월까지다. 2014년 6월 26일, 성 전 회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2013년 10월부터 2014년 8월까지 기록 A씨는 유력 정치인 보좌관 출신으로 현재는 지역 정치권에서 활동하고 있다. “각 비서관들이 일정이 생기면 메모로 적어 전달합니다. 그러면 일정담당 비서가 취합해 아래아한글이나 엑셀 등으로 옮겨 적습니다. 보통 A4용지 1장에 2주나 4주 단위로 일정을 만들어 수행비서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형태지요.” 성 전 회장의 비망록도 그런 전형적인 국회의원 일정표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비망록에는 수많은 일정이 기록되어 있다. 모두 다 참석한 일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2014년 1월 16일 일정을 보면 오전 9시30분에 최수현 당시 금융감독원장을 메리어트호텔 커피숍에서 만나게 되어 있다. 그런데 30분 뒤인 10시에는 서산과 태안의 4군데 자치센터에서 ‘농업교육’ 일정이 잡혀 있다. 그리고 다시 오후 1시30분에는 코리아나 호텔에서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는 스케줄이다. 다른 날짜의 자료에 보면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주최하는 토론회, 공청회, 각종 행사 일정도 빼곡하게 적혀 있다. 지난 4월 8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명박 정부시절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또 자원개발과 관련해 융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며 한때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이준헌 기자 다시 앞서 A씨의 설명. “의원님이 어디를 갈까에 관해 보좌관들끼리 자기가 미는 일정을 두고 토론합니다. 노골적으로 말해, 어느 쪽을 가야 표가 더 많이 나오느냐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죠. 이것을 잘 결정하는 것이 ‘정무’의 첫발이죠.” 기본적으로 비망록에는 ‘항상 붙어 다니는’ 비서관은 거론되지 않는다. 이 입수한 성 전 회장의 비망록에는 이례적으로 비서관 이름이 언급된 일정이 두 차례 나온다. 하나는 2014년 3월 26일 저녁 7시30분,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하꼬네’ 식당에서 가진 이용기 비서실장 등과의 자리다. 이 일정의 ‘출현’에 대한 의문은 바로 다음날 점심, 성 전 회장이 만나게 될 사람의 일정과 같이 봐야 풀릴 수 있다. 다음날 점심 때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성 전 회장이 만난 사람은 윤모씨다. 성 전 회장이 자살하기 전 과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을 전달했다고 밝힌 측근이다. 성 전 회장의 발인이 이뤄지던 날 과의 통화에서 충청포럼 관계자 B씨는 “죽기 2~3일 전 성 전 회장이 비서관들을 대동하고 투병 중인 윤씨를 다시 찾아간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혹시 ‘배달사고’가 있었는지 여부를 재차 확인하는 동시에, 자신의 사후 증인을 만들기 위한 성 전 회장 측의 치밀한 계산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런데 4월 23일, 이 비서실장은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되었다.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 외 개인 일정은 거의 드물다. 눈에 띄는 것은 의원직 상실 직전인 6월 16일부터 한양대병원에 매주 월요일 오전 8시에 들러 재활치료를 받은 것이다. 이것은 의원직 상실로부터 온 충격 때문이었을까. 은 수천건이 넘는 성 전 회장의 일정 중 공개행사나 공식일정을 제외한 비공식적인 개인 일정을 골라 DB작업을 했다. 입수한 비망록에서 이 경우에 해당하는 일정은 모두 324개였다. DB화를 한 것은 성 전 회장이 가진 ‘만남’의 패턴과 동선, 만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정밀 대조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비망록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언론검색을 통해 기존 보도된 내용과 아직 보도되지 않은 ‘만남’을 추려냈다. 비망록은 종편 JTBC와 중앙일보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기존 언론의 검증은 주로 경향신문 인터뷰와 메모를 통해 폭로된 친박 핵심인사 8명을 중심으로 한 것이었다. 비망록의 파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4월 23일, 감사원은 “금감원이 경남기업 워크아웃 당시 채권단에 압력을 넣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제계를 중심으로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언급된 인사들이 성완종 비망록에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감사원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금감원의 직무수행과 직원의 행위를 중심으로 감사를 해왔고, 일부 전·현직 직원의 범죄행위 개연성이 확인돼 정리해 수사기관에 자료를 넘긴 상태”라고만 밝힐 뿐 구체적 내용은 거론하고 있지 않다. ‘비망록’에 성 전 회장이 만난 것으로 언급된 금융권 인사들에 대한 정밀한 검증이 필요한 까닭이다. 故 성완종 전 경남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준호 전 상무가 3월 21일 참고인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으로 들어가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비서관 대동한 이례적 일정 두 차례 ‘비망록’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나온 이야기는 “성 전 회장이 가장 많이 만난 인사는 이완구 총리”라는 것이었다. 국회에서 관련 추궁이 이어지자 “성 전 회장과 친분이 없다”고 했던 당초의 입장에서 “동향 출신이고 당시 원내대표였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 ‘만남’의 숫자에는 출판기념회나 선거사무소 개소식 등 공식행사에 같이 참여한 것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단 둘만의 만남이나 의원들의 비공식적인 식사 자리 등은? 이 확보한 기간 중 이완구 총리가 성 전 회장을 단독 또는 다른 의원들과 함께 비공식적으로 자리를 가진 것은 모두 11회다. 그리고 그 다음은 누굴까.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10차례다. 박준우 정무수석은 지난해 6월 16일 청와대 개편으로 물러났다. 보도를 보면, 박 전 수석은 퇴임 직후 유력한 주일대사 후보였다. 외교부 관료 출신이라는 그의 배경이 고려된 것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박 전 수석은 속칭 ‘물’을 먹었다. 7월, “박 전 수석을 세종재단 이사장으로 청와대에서 낙점했다”는 보도가 논란이 됐다. 논란은 국회 외통위에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11월 12일 열린 재단이사회에서 ‘신임 이사장의 건’을 상정하고 의결을 무기한 연기했다. 박 전 수석은 올해 2월에서야 세종재단 이사장에 취임할 수 있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감사원의 금감원 감사가 시작된 것이 11월이었다.” 충청포럼 고위인사 B씨의 언급이다. ‘성완종 표적조사’의 불똥이 튄 것이라는 주장이다. 성 전 회장의 비망록을 보면 박 전 수석은 퇴임 직후인 6월 18일에도 종로타워 33층에 자리 잡은 고급 레스토랑 탑클라우드23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난다. 성 전 회장이 다른 약속 대부분을 여의도에서 잡은 것과 달리, 박 전 수석을 10여차례 만날 때 주로 이용된 장소는 코리아나 호텔이었다. 통의동에 있는 태진복집을 선택하기도 했다. 박 전 수석의 ‘동선’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박 전 수석과의 만남 리스트를 보다 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3월 6일자 약속시간이다. 오전 11시20분이다. 일반적으로 약속을 잡는 시간은 10시 정각, 11시 정각 식이다. 간혹 30분 단위로 약속을 잡기도 하지만 ‘20분’이라는 시간은 예외적이다. 청와대 전 정무수석과 석연잖은 만남 이날 어떤 일이 있었을까. 성 전 회장의 이 날짜 비망록은 오전 7시 국가조찬기도회부터 시작한다. 오전 10시,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 BC(비즈니스 센터)에서 ‘이름을 기재하지 않은’ 인사와 회동한다. 다시 30분 뒤엔 의원회관에서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을 만난다. 그리고 다시 광화문으로 나와 11시20분에 박 전 수석을 만나는 일정이다. 이어 다시 여의도로 출발, 12시15분에 이해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여의도 일식집 ‘이즈미’에서 만난다. 이날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에 기록되어 있는 ‘이름을 기재하지 않은’ 인사와의 회동은 앞의 10시를 포함해 총 4개다. 오후 5시에 렉싱턴 호텔의 중식당, 다시 6시30분 역시 여의도 음식점 돌하르방을 거쳐 저녁 8시30분에 강남으로 건너가 팔레스 호텔에서 ‘누군가’를 만난다. 전날의 여파인지, 이튿날의 일정도 비정상적이다. 10시10분에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을 만난다. 그리고 12시40분, 청와대 옆 삼청각 모란룸으로 간다. 2주 단위로 끊어져 있는 성 전 회장 다이어리의 앞장에는 이 모임 시간이 12시로 되어 있다. 그리고 대통령 정무비서관이라는 약속 대상과 함께 김기춘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그런데 뒷장에서는 ‘김기춘’이라는 이름이 사라진다. 정무비서관과 새누리 초선의원 모임만 남은 것이다. 어떻게 봐야 할까. 2006년 10만 달러 수수설이 나온 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성 전 회장과의 만남을 부인해 왔다. 그러다 2013년 11월 6일 만난 사실은 시인했다. 사라진 김기춘이라는 석 자는 이틀간의 성 전 회장의 비정상적인 강행군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일지 모른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왜 성 전 회장이 죽던 날 평창동에 갔겠느냐. 내가 보기엔 김기춘을 만나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려고 했던 것 같다. (김기춘 전 실장과) 다리를 놓으려 했던 또 다른 누군가가 있을 수 있다. 성 전 회장은 마지막까지 그 누군가로부터 걸려올 ‘콜백’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하지만 휴대폰 기록은 남아 있다. 이 부분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성 전 회장이 과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한 발언 등을 두고 워크아웃당한 자신의 경남기업에 대한 ‘셀프 구제가 아니었나’라는 논란이 나왔다. 은 정리한 성완종 비망록 DB를 통해 금융권 인사 관련 접촉도 재정리해봤다. 총 6차례 만남을 가진 것으로 나와 있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을 성 전 회장이 처음 만난 곳은 2013년 12월 26일 국회 본청 사무총장 회의실이었다. 비망록은 의원직을 상실한 6월 26일 이후에도 한 차례 더 만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전까지는 주로 여의도의 일식집 ‘키사라’에서 만나던 것을 광화문 ‘키사라’로 바꿨다. 압력 행사자로 감사원 자료에 언급되는 김진수 전 기업금융구조개선국장을 만난 날짜는 3월 11일과 5월 15일, 그리고 6월 30일이다.이때 만난 장소는 자신의 의원실(의원회관 420호), 의원직 상실 이후에는 렉싱턴 호텔 중식당 차이나타운에서 만나 식사했다. 이 밖에 성 전 회장의 비망록에 등장하는 금융권 인사는 박세춘 금감원 부원장보,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대표, 고승범 금융정책국장 등이다.(표 참조) 고 성완종 전 회장이 남긴 비망록 2014년 3월6일과 7일, 무슨 일이 국회 정무위 활동을 하면서 경제계 인사들을 광범위하게 만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014년 2월 12일의 일정이다. 이날 오전 7시30분, 성 전 회장은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을 팔레스호텔 다봉에서 만난 것으로 되어 있다. 정진행 사장은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의 사촌형이다. 2011년 7월, 이명박 대통령은 자원외교의 일환으로 에티오피아를 국빈방문한다. 정 사장과 성 전 회장은 재계 수행단의 일원으로 일정에 참여했다. 성 전 회장의 비망록을 보면, 김종근 전 에티오피아 대사를 4월 10일 오전 8시에 역시 정 사장과 같은 장소에서 만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김 전 대사는 충청포럼 멤버로 언급되고 있다. 비망록에 적혀 있는 정계, 관계, 경제계 인사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돈이 오간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 반면 지역행사에는 (100), (400)과 같은 숫자가 붙어 있다. 이 숫자는 행사 기부금일까. 성 전 회장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 계기는 2011년 11월,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단법인 서산장학재단에서 충남자율방범연합회에 청소년 선도사업 지원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지원한 것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1심에서는 무죄였으나 2심에서는 당선무효형인 500만원을 선고받았고, 이것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잃게 된 것이다. 그런데 비망록의 숫자들이 기부금이라면? 현행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은 상시적으로 돈이나 물품, 음식물을 요구하거나 주고받는 것을 못하게 되어 있다. 충남선관위 관계자는 “비망록에 적혀 있는 숫자가 기부금 액수라면 공직선거법 위반인 것은 맞다”면서도 “인지했으면 조사에 들어갔겠지만 본인이 아니라 제3자를 통해 제공한 것이라면 현실적으로 내부제보가 아닌 한 조사에 들어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비망록에 대한 검찰 조사는 어디까지 이뤄질까. 2014년 2월 11일자 비망록에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를 남산자락의 고급 레스토랑 ‘일 비노로소’에서 점심에 만난 것으로 되어 있다. 일 비노로소 관계자는 “이회창 전 대표가 과거 종종 방문한 것은 맞다”면서도 “성완종 전 회장이 같이 왔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고, 또 검찰이나 언론에서 문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물론 비망록에 이름이 올라갔다고 다 수사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인들은 여야를 넘나들며 수시로 공식·비공식적인 모임을 갖는다. 게다가 성 전 회장은 정무위 소속이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나 당대표, 사무총장과의 단순 만남을 가지고 수사 잣대를 들이대긴 어려워 보인다. 그래도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이런 케이스다. 2014년 2월 10일 오후 5시, 성 전 회장은 이재오 의원을 만나러 은평구 진관사를 방문한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 내 친이(親李)계의 좌장격 의원이다. 지역행사에 써 있는 숫자의 의미는 이날 언론 보도 등을 통해서 이 의원의 행적을 살펴보면, 그날 오후 은평구청 불자행사에 참여한 것은 나온다. 성 전 회장은 왜 이 의원의 지역구까지 찾아가 이 의원을 만났을까. 이재오 의원실 관계자는 “당연히 언론으로서는 궁금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우리도 그날 왜 성 전 회장이 거기에 갔는지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진관사에서 전통 사찰음식을 먹는 행사를 종종 열기도 하는데 거기엔 여러 의원들이 참석한다. 사실 언론사들로부터 연락을 많이 받은 부분은 의원님 출판기념회에 성 전 회장이 참석했다는 기록 때문이었는데, 우리도 솔직히 걱정이 되어서 확인해보니 10만원을 냈다는 것이다. 10만원은 의원끼리 도의적으로 내는 정도의 액수라 안심했었다. 사실대로 말하면 성 전 회장은 가리지 않고 다 만나 ‘억울하게 당했다,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다녔다. 이쪽에서는 다 알려진 일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의원직을 상실하기 전 성 전 회장이 금융계 인사들을 국회에 불러들인 일을 두고 “그 사람들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위 소속 국회의원이 만나자고 하면 안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유력 종합일간지에서 논설위원을 역임한 충청포럼 고위관계자 C씨는 이런 말을 했다. “나도 언론인 출신이지만, 성 전 회장의 인맥 범위는 나보다도 10배는 넓은 것 같았다.” 여러 이야기 끝에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그 양반 입장에서는 그저 부지런하게, 열심히 산 것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범죄행위가 되어버렸지만….” 묘한 여운이 남는 회고다. 가장 많이 이용한 음식점은 일식집 이즈미 “거기 비싼 데예요. 방에서 두 사람이 먹으면 적어도 두당 40만원은 깨지는 곳인데….” 앞의 충청지역 정치권 인사 A씨의 말이다. 거기란? 여의도 일식집 이즈미다. 성 전 회장의 비망록에는 정치인들이 자주 회합을 갖는 대부분의 음식점이 망라되어 있다. 이 음식점들의 공통점은 은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들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성 전 회장의 국회사무실(의원회관 420호)을 제외하고 비망록의 약속장소 중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장소는 렉싱턴 호텔(21회)과 코리아나 호텔(18회)이다. 하지만 렉싱턴 호텔에 입점해 있는 가게들, 리틀도쿄, 뉴욕뉴욕, 차이나타운 등을 성 전 회장은 골고루 이용했다. 단일 가게로 치면 가장 많이 이용한 곳이 이즈미(12회)다. 성 전 회장의 비망록에 따르면 이즈미는 특히 야권 인사들을 만날 때 단골로 사용되었다. 2014년 3월 6일 이해찬 의원, 5월 21일 문희상 의원과 점심약속이 눈에 띈다. 이 밖에도 정갑윤 국회 부의장,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 홍상표 의원 등과 이곳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 DB화해 살펴본 비공식적인 모임은 324건이었다. 4월 24일 기준으로 이 중 언론 보도에 인용된 모임은 모두 52건. 간접적으로 언급이 된 경우는 56건이었다. 반면, 188건의 경우 아직까지 전혀 보도되지 않은 자리였다. 성 전 회장은 특유의 꼼꼼함으로 자신이 만난 사람과 장소, 시간을 기록해놨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제 그 목록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데스노트, 살생부(殺生簿)가 될지도 모른다. 정치권이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성 전 회장의 비망록을 지켜보는 이유다.
- 특집
- [표지이야기]성완종 리스트, 그 파장의 끝은(2015. 04. 21 11:00)
- 2015. 04. 21 11:00 정치
- ㆍ한국 정치에 터진 폭탄 이제 막 시작일 뿐 어디로 튈지 몰라 “40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저 자신을 위한 현금자산이 없습니다. 선친 묘소를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한 평의 토지도 매입한 사실이 없습니다. 또한 지금껏 아파트, 단 한 채도 사고 판 적이 없습니다.” 4월 8일 한국은행연합회 16층 뱅커스 클럽. 언론사 카메라의 플래시가 터졌다. YTN은 속보로 이날 열린 기자회견을 생중계했다. 주변에 억울함 호소한 ‘리틀 정주영’ 자원개발 비리의혹과 관련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연 기자회견이었다. 성 전 회장의 기자회견은 ‘자신의 살아온 인생’을 걸고 결백을 주장하는 대목에서 감정이 고조되기 시작한다. “제 나이 39살이었던 1990년, 어머님의 유훈에 따라 31억원을 출연해 어렵게 공부하는 어린 학생들의 소중한 꿈과 희망을 키워주겠다는 일념으로 서산장학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초등학교 중퇴 학력이 전부인 제가 고학을 통해 어렵게 자수성가했기 때문에 그 학생들에게 어쩌면 저는 희망이었고….” 울먹이기 시작한다. “롤 모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저의 진실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성 전 회장은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았다. 하루 뒤, 경찰은 “성 전 회장이 목맨 나무로부터 4.15m 떨어진 곳에서 그가 쓰고 있던 흰색 모자와 안경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과거 지방지 등의 인터뷰를 보면 성 전 회장은 자신의 회사 직원들이 붙인 것이라며 ‘리틀 정주영’이라는 별명을 소개한다. 보통 10년째 한 구두를 신는다든가 하는 일화와 함께 건네는 말이지만, 역시 국졸의 학력으로 소를 훔쳐 가출, 현대그룹이라는 신화(神話)를 일궈온 故 정주영 회장의 인생에 자신을 투사시킨 것일지도 모른다. 계모에게 얻어맞으며 친어머니를 찾아 1000원을 들고 상경, 막노동에서 신문배달까지 닥치는 대로 일하며 어머니와 동생들을 먹여 살린 스토리는 그의 자수성가 이야기에 항상 거론되는 고생담이었다. 23살의 나이에 화물차 영업점을 낸 것이 그의 첫 사업의 시작이었다. 그의 사업인생은 이렇게 요약된다. “1000원으로 2조원을 일군”. 그가 낸 자서전 에 그를 수식하는 설명이다. 4월 8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또 자원개발과 관련해 “융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이준헌 기자 “그로서는 억울할 만하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나도 크게 느낀 게 있다. 결국 한국 사회는 연줄 사회다. 소위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나온 사람들, 그 사람들은 다 소리 소문 없이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어차피 판·검사도 대학 동문이네 뭐네 하면서 다 한 다리 건너 연결되는 사람 아니냐. 성 회장은 그렇게 연결되는 사람이 아니니 엉뚱한 데 찾아가서 하소연했고…. 결국 빽도 없고 연줄도 없는 만만한 사람만 친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 발인이 이뤄지던 4월 13일, 충남 출신 한 정치권 인사가 과 통화에서 밝힌 소감이다. 이른바 경남기업 비자금 건으로 강도 높게 수사를 받으면서 성 전 회장은 “억울하게 당하고 있다”고 주변에 호소했다. 하루 전 기자회견이 주목을 받은 것은 그 이유였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MB 정부 피해자가 MB맨이 될 수 있느냐”며 MB맨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2007년 제18대 대선 한나라당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당시 허태열 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났고, 이후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라고 한 것은 MB 정부 시기인 2009년 1월, 경남기업이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되었고, 이 과정에서 회사가 결정적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작 폭탄을 터뜨린 것은 다음날 새벽 과의 전화 인터뷰에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왔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업하는 사람들은 권력의 핵심에 있을 사람들(이) 이야기하면 무시할 수 없지 않느냐”며 “2007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리베라 호텔에서 허태열 당시 의원을 만나 몇 차례에 걸쳐 7억을 줬으며, 그 돈으로 경선을 치렀다”고 말했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불법정치자금 제공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지난해로 공소시효가 끝났다. 어쨌든 “(성 전 회장이 제공한) 7억원으로 당시 박근혜 후보 측이 경선을 치렀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독일을 방문해 그를 초청한 아데나워재단 관계자들과 찍은 사진. 사진 속 한국 측 참가자는 최경환 부총리, 심재엽 전 한나라당 의원,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실장 등 4명이다. /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제공 제공한 돈이 대선 경선에 쓰였나 2007년 경선 당시 경선 룰 작성에 깊숙이 개입했던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 출신 인사 A씨에게 물었다. “경남기업의 돈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박근혜와 관련한 돈의 흐름을 추적한다면, 가장 큰 돈이 몰렸을 때가 2007년 경선 때였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당시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이겼다. 2007년 대선 때 박근혜 쪽에서 돈을 써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2012년 대선 때는 돈을 쓸 이유가 없었다. 왜? 이미 대세였기 때문에. 대선은 조직선거판이 아니라 ‘고공전’이다. 여야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장 피크로 돈이 들어갈 때는 대선 전 경선할 시기다.” 한나라당 당직자 출신인 B씨 역시 이렇게 덧붙였다. “한마디로 총력전이었다. 누가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비로 갔다고 하지만 당시 박근혜 후보 쪽에서는 미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경준씨를 만나러 율사들을 바다 건너 미국까지 보내기도 하지 않았나. 양쪽 모두 출혈이 너무 컸다. 그때 벌어진 앙금이 공천학살, MB 정부 때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친이(親李)-친박(親朴) 갈등으로 이어진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의 인터뷰는 허태열에서 김기춘으로 자연스레 넘어간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통해 성 전 회장은 “2006년 9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독일 방문 때 10만 달러를 환전해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김기춘 당시 의원(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김 전 비서실장이 “야인으로 놀고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착각으로 보인다)에게 건넸다”고 밝혔다. 김 전 비서실장은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 처음에 메모지에 명시되어 있다는 ‘2006년 9월 26일’이라는 날짜를 두고 김 전 실장은 “그때는 9월 23일에 이미 독일에 출국해 국내에 없었던 때”라고 알리바이를 주장했다. 경향 인터뷰 전문과 메모지에 적힌 내용이 ‘조선일보 보도’라는 것이 밝혀지면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9월 21일 은행에서 5000유로를 환전했는데 다시 10만 달러를 받을 필요가 있었나”라고 반론을 했다. 2006년 9월 당시 환율로 계산해보면 1유로는 1238원, 1달러는 969원이었다. 그러니까 김 전 실장 자신이 바꿔간 돈은 약 619만원이고, 성 전 회장이 건넸다고 주장하는 돈은 9690만원이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유럽 방문은 독일 아데나워재단의 초청에 의한 것이었다. 김 전 실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 5000유로만 환전해 간 것은 “아데나워 측이 비행기와 현지 숙소 등 필요한 경비 대부분을 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당시부터 현재까지 박근혜 대표 수행단의 정확한 규모는 언론에 등장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박사모 사이트에 당시 3회에 걸쳐 연재된 ‘박근혜님, 유럽 방문 수행기’라는 글을 보면 “아데나워 측이 대표단 5인의 체류비용을 댔고, 당시 11명이었던 언론사 기자단의 비용은 각 언론사가 부담했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당시 독일을 방문한 대표단 5인은 누구였을까. 콘라드 아데나워 측의 당시 방문 사진을 보면 등장하는 인물은 4명이다.(사진 참조) 차례대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심재엽 전 한나라당 의원,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김기춘 전 실장이다. 2006년 9월 독일 방문은 의례적인 방문이 아니었다. 박 대통령의 정치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다. 대통령 선거 출마를 이때 선언했기 때문이다. 수행단 멤버나 규모는 아직 확실치 않다. 독일 출국 당시 사진을 보면 공항에서 손 흔드는 박 전 대표의 바로 뒤에 안봉근 비서관이 서 있다. 물론 “공항에 영접을 나갔을 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동행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당시 수행단의 일원이었다. 대표단 5인 중 나머지 1인이 이정현 의원이었을까. 은 4월 17일 재차 물었지만 이 의원으로부터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성완종 전 회장은 과 인터뷰에서 MB 정부 연관설, 반기문 대권설에 대한 견제 차원의 보복이 아니겠느냐는 주장을 내놨다. 사진은 통일선진당 시절 성완종 의원 후원회가 제작한 안내장. 성 전 의원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함께 찍은 사진에 반 총장이 성 전 의원이 만든 충남포럼의 창립멤버라고 밝힌 사진설명이 눈길을 끈다. “새누리당 클린선거는 눈 가리고 아웅” 성 전 회장이 다음으로 언급한 인물은 홍문종 의원.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었다. “(통일선진당과) 통합한 뒤에 매일 같이 움직이고 뛰면서 조직을 관리하니 2억을 현금으로 줬다”는 것이 성 전 회장의 주장이다. 홍 의원은 4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박 대통령의 ‘클린선거’ 방침에 따라 철저히 자원봉사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다시 앞서의 A씨에게 물어봤다. A씨는 소위 ‘천막당사’ 시절부터 한나라당 중앙에서 선거 지휘 경험이 풍부한 인사다. “자원봉사라고 하지만 밥값만 생각해보라. 본부에서 책상 갖고 움직인 사람만 100명이 넘는다. 단순하게 계산해도 상근자 식사비만 하루에 300만원 넘게 깨진다. 대부분 5~6명씩 짝지어 식사하러 가는데, 말대로 갹출해서 낼 분위기라고 보나. 처음에는 그런 방침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사실상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 왜냐, 돈 내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줄을 섰기 때문이다. 이러 저러한 연줄을 타고 얼굴도장 찍으러 오는 사람으로 북적대게 마련이다.” B씨의 증언도 엇비슷하다. “당직자가 돈 쓸 일이 없는 건 맞다. 온갖 사람들이 별 희한한 연줄을 타고 찾아온다. 딱히 부탁하는 것도 없다. 그 사람들은 명함에 들어갈 직함 한 줄이 필요할 뿐이다. 캠프가 차려지면 안내데스크가 만들어진다. 안내데스크 사람들의 역할이 뭐냐? 차단하는 것이다. 안내데스크로 찾아오는 사람들은 ‘연줄이 없는 사람들’이다. 사실상 민원 창구다. 대통령 후보에게 전달할 억울한 사연이 있다고 종이에 빽빽이 적어오는 사람도 있다. 획기적인 공무원 부패방지책이라고 제안서를 만들어오는 사람도 있다. 사실상 이 사람들의 제안은 의미가 없다. 잘 설득해 돌려보내는 것이 일이다.” B씨는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지도부의 ‘클린선거 방침’에 대해 군대에서 벌어지는 일을 예로 들면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짓’이라고 덧붙였다. “여름철이 되면 군대에서 냉방비를 줄이기 위해 에어컨 사용금지 캠페인 같은 걸 하지 않나. 그런데 별들 사무실에 에어컨은 다 있다. 사단장급이 되면 별들 일정 관리는 부사관이 다한다. 빤한 일정이다. 사단장 들어오기 전에 1시간 돌려 식혀 놓는다. 그리고 사단장 들어오기 직전에 끈다. 사단장이라고 방금까지 에어컨 틀었다는 걸 모를까. 당연히 안다. 똑같다. 눈에만 띄지 않으면 된다. 클린선거로 법정 선거비용보다 100억 정도 절약했다고 자랑했지만 누가 그걸 믿겠는가.” 지난 2012년 선거에서 충남 서산·태안에 출마한 성완종 전 회장의 선거운동에 나선 반기문씨의 동생 반기상씨. 그는 경남기업의 상임고문이었다. / 페이스북 이재갑 여야 인사들 망라된 ‘성완종 장부’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한 인물 중 현재까지 제일 포화가 집중되고 있는 인물은 이완구 총리다. 특수통 검사 출신의 법조계 관계자는 이렇게 전망했다. “이완구는 경찰 출신이다. 국무회의 등의 자리 보도를 볼 때마다 총리와 동석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나 김진태 검찰총장의 얼굴 표정을 유심히 살펴봤다. 성완종 리스트 이전부터 편한 얼굴은 아니었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으로 차출된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특수통 중에서도 ‘칼잡이’로 유명하다. 반드시 한 사람은 베어낼 거다. 그 사람은? 내가 보기에 이완구일 가능성이 높다.” 그럴까.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 던진 파장의 본류(本流)는 아직 닥치지 않았다. 4월 17일, 조선일보는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성완종 장부’를 언급했다. ‘장부’에는 친박뿐 아니라 여야 인사가 망라돼 있다는 것이 보도 내용이다. 한편, 성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왜 경남기업이 검찰 수사대상에 올랐는지와 관련, ‘반기문 대권설’에서 자신의 역할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실제 이 확인해본 결과, 2013년 8월 반 유엔 총장이 일주일간 휴가로 한국에 돌아왔을 당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묵으며 호텔 3층에서 열린 충청포럼 행사에 참여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반기문 대권설’의 진원지가 되었던 동생 반기상씨가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성완종 전 회장의 지지연설에 나선 사실도 확인됐다.(사진 참조)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나중에 다 아실 테니까 잘 좀 다뤄주십시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무엇보다도 마음을 강하게 갖고 계셔야 한다”는 기자의 당부에 성 전 회장이 내놓은 답이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 직후에 다시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서류를 잘 챙겨둬라”고 당부했다. 성 전 회장 측 관계자는 4월 14일 과 통화에서 “당부한 서류는 비자금 서류나 정치권 로비 리스트가 아니라 전날 저녁 변호인이 이메일로 전달한 영장실질심사에 대비한 서류일 뿐”이라고 말했다. 재차 마음을 강하게 갖고 있으라는 기자의 당부에 성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깨끗한 사람을 앞에 내세워 깨끗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달라”며 “새벽에 일찍 전화해서 미안하다. 알겠다”고 답한다. 이때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우리들 자신을 위해서 한 일은 우리와 함께 사라지지만, 다른 이들과 세상을 위해 한 일들은 영원히 남는다.” 2012년 3월 16일, 성 전 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슴속에 깊이 새겨두고 싶은 말”이라며 옮겨놓은 미국 저술가 앨버트 페인의 말이다. 그 경구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그가 떠올린 말이었을까. 확실한 것은 그가 남긴 리스트가 한국 정치사에 던진 파장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 표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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