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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344 건 검색)

15년째 교제살인 피해자 숫자 기록…“정부, 정확한 통계 안 내고 구조적 성차별 외면”
2024. 11. 25 20:54 사회
...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정책팀장은 “젠더폭력은 이상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성차별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걸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맞고 죽은 여성들을 기록하는...
트럼프 당선 후 성차별적 표현 증가하자··· 미국 여성들 “MATGA” 맞대응 [플랫]
2024. 11. 13 16:08 국제
...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신의 몸, 내 선택’과 ‘주방으로 돌아가’와 같은 반여성적이고 성차별적인 공격이 급증했다. 마트가(MATGA) 예시. 엑스 갈무리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자이자 백인...
플랫
“딥페이크 성착취물 본질은 ‘뿌리 깊은 성차별’…정치가 해결해야”
2024. 09. 06 15:15 사회
... 기술을 만나 새로워 보이는 형태로 발현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며 “여성에 대한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는 입장을 유지하는 한 대책이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장혜영박지현딥페이크성착취물딥페이크 공포 확산
여성 전용앱서 트랜스젠더 강제 탈퇴시키자 “성차별 금지법 위반”
2024. 08. 24 17:44 사회
...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전날 호주 연방법원은 여성 전용 앱 ‘기글 포 걸스’(기글)가 성차별 금지법을 위반해 트랜스젠더 여성 록산느 티클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스포츠경향(총 37 건 검색)

‘성별 논란’ 속 금메달 칼리프, J.K. 롤링·머스크 고소···“성차별 조장하고 괴롭혀”
2024. 08. 14 17:39 스포츠종합|스포츠종합
이마네 칼리프가 13일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알제리 공항 입국장에 들어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성별 논란’ 속에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에서 금메달을 딴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25)가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 조앤 K. 롤링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고소했다. 자신에 대해 ‘사이버불링’(온라인 집단 괴롭힘)을 한 누리꾼들을 한꺼번에 고소하면서 두 ‘거물’도 함께 했다. 14일 프랑스 매체 ‘Closr’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칼리프의 법률 대리인은 지난 9일 프랑스 파리 검찰청 온라인 증오 퇴치 센터에 사이버 괴롭힘을 수사해 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칼리프를 대리하는 나빌 부디 변호사는 “칼리프는 정의와 존엄성, 명예를 위한 새로운 싸움을 시작하기로 했다”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조장한 배후를 밝히고 누가 괴롭힘을 주도했는지 알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이 자신의 X에 “미디어는 생물학적 진실을 왜곡한다”며 알제리 복서 이마네 칼리프를 비판했다. 롤링 X 캡처 고소는 익명으로 혐오 글을 남긴 불특정 다수와 공개적으로 칼리프를 저격한 롤링, 머스크 등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했다. 롤링은 칼리프를 ‘남성’이라고 지칭하며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서 여러 차례 비판했다. 그는 지난 1일 X에 칼리프가 대회 16강에서 이탈리아 복서 안젤라 카리니와 경기 후 사진을 올리며 칼리프가 “방금 자신이 머리에 주먹을 날린 여성의 괴로움을 즐기고 있다”고 적었다. 이 외에도 “남자가 오락을 위해 공공장소에서 여자를 때리는 게 괜찮냐”, “여성 복서가 죽을 수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X에 “남성은 여성 스포츠에 속하지 않는다”는 미국 수영 선수 라일리 게인즈의 글을 공유하면서 “매우 동의한다(Absolutely)”라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칼리프를 겨냥해 “남성들이 여성 스포츠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칼리프의 법률 대리인은 문제가 된 글을 작성한 뒤 칼리프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했거나 글을 삭제했더라도 수사를 피할 수는 없다고 했다. 알제리 이마네 칼리프가 지난 10일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66kg급에서 금메달을 딴 뒤 자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칼리프는 올림픽 내내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그는 국제복싱협회(IBA)가 주관한 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던 중 IBA로부터 ‘XY염색체를 가졌다’는 이유로 실격당했다. 그러나 IBA는 칼리프가 어떤 검사를 통해 이런 결과를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칼리프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칼리프가 이번 올림픽 16강에서 이탈리아 키리니를 상대로 강력한 펀치 한 방으로 기권승을 거두자 ‘성별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후 논란 속에도 꿋꿋하게 경기를 치른 칼리프는 10일 중국 양류와 결승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나는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여성으로 태어나 살았다”며 “SNS에서 내게 쏟아진 비난은 매우 부당하고 인간의 존엄성마저 해쳤다. 모든 사람이 올림픽 정신을 준수하고 타인을 비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경X이슈] ‘성차별 논란’ SBS 측 “사과문? 아직 모르겠다”
2024. 08. 09 19:31 스포츠종합
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 “파리에서 생긴 일이라···” 최근 SBS는 임시현 선수 인터뷰·안산 소환 섬네일 등, 부적절한 콘텐츠로 누리꾼의 지적을 받았다. 영상 삭제, 섬네일 수정 등으로 조치는 취했으나, 사과는 아직이다. 6일 SBS 측은 스포츠경향과의 통화에서 “현재 ‘스브스스포츠(SUBUSU SPORTS)’에 대한 논란을 알고 있다. 현재 ‘스브스스포츠’팀이 모두 파리에 가 있다. 거기서(파리) 찍고 편집에서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과문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 모르겠다. 올림픽 끝나봐야 알 것 같다. ‘스브스스포츠’팀이 전부 파리에 있어 굉장히 바쁘다”고 말했다. 임시현 선수에게 질문한 당사자에 대해서도 “누군지 모르겠다. 다 파리에서 생긴 일”이라고 답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SUBUSU SPORTS)’에는 양궁 3관왕 임시현 선수의 인터뷰가 올라왔다. 이때 취재진의 질문이 논란이 됐다. 취재진은 “턱에 활 자국이 있더라”라고 물었고, 임 선수는 “이제 뭐 그냥 무뎌졌다. 이미 착색이 됐다”고 덤덤하게 답했다. 이에 취재진은 “시술할 생각이 없냐”고 되물었고, 임 선수는 “은퇴하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임시현. 연합뉴스. 취재진이 언급한 임 선수의 상처는 양궁 활의 시위와 턱의 마찰로 생긴 것이다. 훈련 중 얻은 상처임에도 ‘시술할 거냐’는 물음에 누리꾼은 비판을 쏟아냈다. 해당 인터뷰에 대한 커뮤니티 게시글에는 ‘성차별적인 질문이다’ ‘국대의 외모를 지적하는 거냐’ ‘영광스러운 상처라는 식으로 얘기했으면 되지 않나’ ‘질문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열심히 한 노력한 흔적인데 왜 감춰야 한다는 듯 물어보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스브스스포츠’ 측은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스브스스포츠’의 영상이 논란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브스스포츠’는 지난 3일 임시현과 남수현 맞붙은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 영상의 제목을 ‘임시현, 안산 언니 보고 있나’라고 붙였다. 이에 누리꾼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지도 않은 안산을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해당 영상의 제목은 ‘임시현 백투백 3관왕’으로 수정됐다. 유튜브 채널 ‘스브스스포츠’ 캡처. 그간 SBS는 ‘문명특급’ ‘스브스 뉴스’ 등 젊은 세대를 공략을 위한 뉴미디어에 앞장선 모습을 보였다. 이번 올림픽 역시 스포츠 채널 ‘스브스스포츠’ 팀이 직접 파리로 향해 경기 하이라이트는 물론, 경기 전 대기실을 방문하거나 경기 후 선수들의 인터뷰를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하지만 과욕은 선수들을 향한 실례로 이어졌다. 시대착오적인 질문과 이목을 끌기 위해 관련 없는 인물을 소환해 이는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뉴미디어의 선구자던 SBS이기에 실망감은 더 크다. 파리올림픽은 이틀 뒤인 11일 폐막식을 올린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좋은 성과를 얻은 만큼, SBS 역시 유종의 미를 걷기 위해선 실수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스경X이슈
여자 수영선수에게 성차별 발언한 유명 캐스터, 결국 해고
2024. 07. 30 07:42 스포츠종합
호주 여자 수영 선수들이 지난 28일 파리 올림픽에서 수영 여자 4X100m 자유형 계주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신화통신 호주 여자 수영대표 선수들에 대해 성차별 발언을 한 베테랑 스포츠 캐스터 탑 발라드가 해고됐다. 유럽의 유료 TV 회사 유로스포트는 30일 발라드를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발라드는 지난 28일 4X100m 자유형 계주에서 호주가 금메달을 차지한 직후 “여자들이 막 끝냈다. 여자들이 어떤지 알지 않나. 여기저기 서성거리고, 화장하고(finishing up, you know what women are like... hanging around, doing their make-up)”라고 말했다. 그의 공동 진행자이자 전 올림픽 선수였던 리지 시먼즈는 즉시 그의 발언을 반박했다. 시먼즈는 “말도 안된다”며 “남자들 중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스포츠를 보도해온 베테랑 해설자인 발라드는 여러차례 올림픽 중계에 참여했고 BBC 로컬 라디오에서 음악 및 뉴스 진행자로 일한 바 있다. 발라드는 “시상식 도중 내가 한 발언이 일부에게 불쾌감을 줬다”며 “사람들을 화나게 하거나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여성 스포츠의 대단한 지지자”라며 “유로스포트 팀이 매우 그리울 것이며, 올림픽 나머지 기간 동안 그들에게 모든 행운을 빈다”고 성명서에 썼다.
한글날 돌아본 TV, 아직도 성차별 말이?
2022. 10. 09 00:00 생활
된장녀·유모차·버진로드·샐러리맨··· 한자어·외래어 속 여전히 유통 중 남녀 평등시대···다시 환기할 때 9일은 한글날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된 국경일이다. 하지만 인터넷을 비롯해 방송 등 상당수 매체에서는 우리말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말들이 여전히 넘쳐난다. 그 중에서도 무분별한 성차별 단어는 굳이 우리말의 품격 문제를 떠나 남녀평등의 사회에서 하루빨리 ‘퇴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KBS 드라마 ‘빨강구두’ 시대착오적인 대사 KBS ‘빨강구두’ 포스터 캡처. 2021년 7월에 방송된 KBS 드라마 ‘빨강구두’는 시청률 19.6%를 기록하며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10월 4일 방송에서 ‘된장녀’라는 대사로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방송분에서 최숙자(반효정)가 “한복은 내가 소개한 동대문 시장에서 맞췄냐”고 묻자 권혜빈(정유민)은 “그곳 말고 다른 데서 하면 안 되냐”고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이에 윤현석(신정윤)은 “혜빈이 된장녀 아니냐. 명품 쫙 빼입고 다니는 애가 동대문 시장에서 맞추라고 하면 좋아하겠냐”고 비아냥 거렸다. ‘된장녀’는 2000년대 초중반에 등장한 신조어로, 허영심 때문에 자기 재산이나 소득 수준에 맞지 않는 사치를 일삼는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oo녀’는 여성을 비하할 때 쓰이는 단어로 ‘김치녀’, ‘경단녀’와 같이 부정적인 표현으로 쓰인다. ‘경단녀’는 ‘경력보유자’로 바꿔 쓰면 된다.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유모차’→‘유아차’ tvN ‘산후조리원’ 화면 캡처. 2020년 11월에 방송한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에는 윤박이 출산한 아내를 위해 유아차를 사러 매장에 들른다. 매장 직원이 “출산 축하드려요. 유모차 한 대 있으셔야죠”, “이건 휴대용 유모차예요”라고 말한다. 어린아이를 태워 밀고 다니는 수레를 뜻하는 유모차는 ‘어미 모(母)’자가 포함되어 있어서 엄마들의 전유물처럼 보인다. 엄마들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고, 유아가 중심이 될 수 있는 단어로 ‘유아차’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저출산(低出産)’은 ‘저출생(低出生)’으로 ‘자궁(子宮)’은 ‘포궁(胞宮)’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차별적 언어는 우리말에서뿐 아니라 외래어 사용에서도 자주 불거진다. 결혼식에서는 ‘꽃길’만 걷자 ‘버진로드’가 들어간 기사 캡처. 버진로드는 결혼식 중 신부가 단상을 향해 입장하는 길을 일컫는다. 버진(Virgin) 이라는 표현은 숫처녀 내지는 순결한, 정복하지 못한, 개척할, 새로운 등과 같이 여성의 성적인 자유를 억압하는 뜻을 담고 있다. 버진로드는 일본에서 시작된 단어로 우리나라에 이 단어가 도입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2000년대 이전 언론은 버진로드를 ‘꽃길’ 또는 ‘주단’이라고 표현했다. 앞으로 결혼식에는 ‘꽃길’을 걸어간다고 표현하면 아름다운 우리말을 지킬 수 있다.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 속 ‘맨’들의 사투 SBS ‘샐러리맨 초한지’ 포스터 캡처. ‘샐러리맨’ 같은 말은 어떻게 바꿔 써야 할까. ‘샐러리맨’은 영어의 ‘샐러리(Salary)’와 ‘맨(Man)’이 합쳐져 만들어진 말로 남성 사무직 노동자를 일컫는다. 2012년 1월에 방송한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는 신약 개발을 둘러싼 대기업 간의 암투와 경쟁 속에서 저마다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몸부림치는 대한민국 샐러리맨들의 애환과 성공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샐러리맨’이라는 단어는 ‘남성’ 위주의 노동 사회에서 비롯된 단어로 현재는 맞지 않는 이른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의 표본이다. ‘샐러리맨’은 이제 ‘봉급생활자’ 정도로 쓰면 충분하다. 이처럼 매체 속 성 인지 감수성 부족 사례는 반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랑구 성평등 활동센터 김난희 담당자는 “한글날과 성차별 단어는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내가 쓰는 한자어나 외래어 속에도 성차별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성차별 단어를 마주했을 때 무조건 지적하기보다는 제안과 설명을 통해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간경향(총 6 건 검색)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11)고용상 성차별 당했다면 노동위 찾아가세요(2022. 06. 03 11:23)
2022. 06. 03 11:23 사회
A는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에 상사의 성추행 피해 신고를 했습니다. 상사는 회사의 실세였습니다. 회사는 갑자기 한 달간 A에게 업무를 거의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다른 근로자들에게는 하지 않는 근태 감시를 A에게만 실시하고, 꼭 해야 할 외부 취재업무도 금지했습니다. 회사는 그렇게 A에게 업무상 불이익을 주다가, A의 의사에 반해 가해자와 같은 층에 있는 부서로 이동시켰습니다. 회사는 A를 기존 입사 때 선발한 직군인 ‘기자’와 무관한 ‘연구원’으로 바꿔 전보했습니다. 급여가 낮아졌고 보너스도 깎였습니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신고에 대처하는 회사의 자세 ‘남녀고용평등법’이 있습니다. 1987년에 제정한 이 법에는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해당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회사는 피해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경우 사업주는 피해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됩니다. 법은 불리한 처우의 여러가지 예시를 들고 있습니다. 파면, 해임, 해고, 징계, 정직, 감봉, 강등, 승진 제한,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성과평가 또는 동료평가 등에서 차별, 임금 차별지급, 교육훈련 기회의 제한, 집단 따돌림·폭행·폭언 방치 등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를 상당히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피해근로자 A의 의사에 반해 직무 미부여와 재배치를 했던 점이 확인됐습니다. 회사는 어떻게 됐을까요? 회사와 대표이사는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임금체불)으로 기소됐습니다. 회사는 그와 별개로 성희롱 행위자를 징계하라는 법원의 명령도 위반해 과태료 부과 결정을 두 번이나 받기도 했습니다. 끝내 회사는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왜 공교롭게 남자만 합격했을까 가스안전공사 P사장은 평소 남성 직원을 선호하는 자신의 업무 스타일을 고수했습니다. 상반기 직원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의 면접점수를 임의로 변경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인사담당자가 면접위원들에게 이미 작성한 면접 평가표 순위를 바꿔 재작성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응시자 31명의 면접점수가 조작됐습니다. 그런 다음 평가표를 인사위원회에 상정했습니다. 인사위원회 위원들은 면접점수가 진정한 것으로 오인·착각한 상태에서 심의했습니다. 기존 불합격자였던 13명이 합격하고, 합격 순위에 들었던 여성 응시자 7명이 불합격됐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여성을 남성과 차별해 최종합격자로 선정하지 않았다”라고 봐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가스안전공사 인사위원회 위원들의 직원채용에 관한 심의업무는 독립된 업무로서 업무방해죄에서의 업무에 해당한다. 사장이 위계로써 채용업무를 방해했다”라고 봐서 업무방해죄를 인정했습니다(2018도12691). 아직도 심심치 않게 “남자만 뽑자”, “이번에는 여자만 뽑자”라는 등의 말을 듣곤 합니다. 실제 사례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P사장은 징역 4년이 확정됐습니다(다른 뇌물사건도 있어서 특별히 형이 가중됐습니다). 채용에 문제가 없더라도 직급차별을 해서는 안 됩니다. 지역 택시조합에서 남성을 6급으로, 여성들을 7급으로 각 채용한 사건에서, 법원은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남성 근로자 E가 여성 근로자들과 달리 외근업무를 맡게 됐고, 법인에 채용되기 이전부터 조합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면서 조합원들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여성 근로자들과 달리 별도의 수습기간 없이 조합업무에 투입된 점 등에 비춰 그 직급을 올려 채용한 것이 합리적 이유는 없다고 하더라도, 보는 시각에 따라 ‘어느 정도는’ 차별의 근거가 일부 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부산지법 2007노4889). ‘어느 정도는’이라는 표현이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동일노동을 수행했다면 동일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에어컨을 생산하는 G회사의 같은 생산라인에서 남녀 근로자가 동일노동을 수행하고 있는데, 여성 근로자들에게 남성 근로자들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한 경우는 어떨까요? 이러한 행위도 1심 법원에서 차별로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남녀 근로자가 같은 생산라인에서 동일노동을 수행한 것이어서 직무가치의 동일성이 인정되므로 근로자들한테 임금을 지급할 때 남녀를 차별했음이 인정된다고 봤습니다(광주지법 2001고단2938 등: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고용상 성차별 성희롱 관련 새 제도 1987년에 제정한 남녀고용평등법에는 ‘성희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습니다. ‘성차별’ 역시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정도의 원론적인 규정만 있었습니다. 아무런 제재 제도가 없었습니다. 이 법은 사회 분위기에 맞게 그때그때 보완됐고, 제정한 지 약 35년이 지난 2022년 5월 19일 성희롱, 고용상 성차별에 대해 강력한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노동위원회를 통한 시정제도가 바로 그것입니다(26~30조). 1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서 ①고용상 성차별을 당한 경우, ②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부적절한 대처를 하는 경우(사업주가 성희롱 피해근로자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거나 오히려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에는 13개 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고용상 성차별’은 앞서 사례로 든 ▲모집·채용 ▲임금 ▲임금 외의 금품 ▲교육·배치·승진 ▲정년·퇴직·해고 등의 차별을 말합니다. 기존에는 고용상 성차별을 해도 사업주에게 벌칙만 있었고, 실제로 달라지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이 제도는 차별받은 근로자가 차별적 처우 등의 중지, 근로조건의 개선, 적절한 배상명령(손해액의 3배 이내) 등의 시정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피해근로자를 실질적으로 구제하기 위함입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확정된 노동위원회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사업주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합니다. 특히 세가지 포인트. ①‘모든’ 사업장에 적용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봐준다는 특례조항, 유예조항 같은 게 없습니다(부당해고 구제제도·비정규직 차별시정제도는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고, 직장내 괴롭힘 구제제도는 아직 제도 자체가 없습니다). ②고용상 성차별 시정명령 위반에 대한 ‘1억원’의 과태료(최대)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부당해고 구제명령 위반은 최대 3000만원입니다). ③고용상 성차별인지 아닌지 입증책임은 ‘사업주’한테 있습니다. 불분명할 때 사업주에게 불리한 판결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그동안 고용상 성차별과 성희롱 등의 피해를 입은 근로자들은 어느 기관을 찾아가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잘 알기 어려웠습니다. 실효적인 해결을 기대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새롭게 신설된 제도는 근로자들의 이런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주 입장에서도 고용상의 성차별 문제를 미리 점검해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만들어가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용현의 노동법 새겨보기
[언더그라운드 넷]성차별 표현 없어진 화장실?(2020. 12. 11 14:11)
2020. 12. 11 14:11 사회
“표식이 이념으로 오염되는 순간.” 논란에 대해 한 누리꾼이 남긴 평이다. 발단은 오은 시인의 트윗글이었다. 강의차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모두의학교를 방문한 오 시인은 화장실 입구의 남녀구분 표식을 보고 사진과 함께 글을 남겼다. “세상은 조금씩 변화한다. 익숙한 것이 늘 정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편견이 깨지면 날카로움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유연함이 들어선다.” 오은 시인 트위터 그러나 날선 논쟁이 오갔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전통적인 남녀구분 표식, 치마와 바지를 어깨에 들어간 선으로 대체했다. 비판이 제기된 건 저 표식만으로 남녀구분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실패한 픽토그램이라는 비판이다. 여성은 치마로 상징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는 강박 덕분에 픽토그램 본래의 기능을 말아먹었다는 것이다. 일단 제작 측의 문제의식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오 시인이 사진을 찍어 올린 건 지난 11월 말이지만 저 표식은 2017년 설치됐다. “이런 상황이 촉발될지 몰랐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의 말이다. 디자인업체가 제시한 여러 시안 중 하나를 골랐다는 것이다. 시안 중 성평등적 시각에서 치마 입은 모습에 대한 대안을 디자인업체에서 제안했고, 당시 진흥원의 시그니처 색깔에 맞춰 디자인한 것이라고 한다. “남자든 여자든 직립보행하는 사람으로 인식했다. 더 이상 확대해석은 안 했으면 좋겠다.” “공공디자인 관점에서 실패한 픽토그램 맞다. 픽토그램을 쓰는 이유는 무엇보다 인지성, 즉 쉽게 이해할 수 있느냐인데 거기서부터 실패했다.” 공공디자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최성호 한양사이버대 디자인학부 교수의 말이다. 성평등적 시각에서 바람직한 픽토그램이란 어떤 것일까. “화장실의 경우 남녀구분을 형태적으로 특징을 잡아 단순화하는 것은 허용할 수 있다. 다만 색깔은 양성평등의 시각에서 고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단색으로 표기하는 것이 외국에서는 일반적인 추세다.” 이번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학자 사이에서는 대체로 비슷한 평가다. 일단 저런 실험을 하는 것은 좋다고 본다. 편견을 깨는 여러 테스트도 있어야 한다. 다만 그걸 굳이 공공부문에서 해야 했는가.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실험의 민의가 올라가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공공디자인 전문가의 이번 논란에 대한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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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 ‘성차별 채용’ 달라질까(2020. 05. 04 14:06)
2020. 05. 04 14:06 사회
ㆍ여성 아나운서 유지은씨 ‘채용 차별’ 진정… 국가인권위 소위원회 인용 결정 문화방송(MBC) 계약직 아나운서 9명의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 건 지난 3월 11일이다. 법원이 MBC 계약직 아나운서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근로계약을 종료한 행위는 부당해고라는 판결을 내린 직후다. 대전MBC 를 진행하던 시절의 유지은 아나운서/유지은 아나운서 제공 MBC는 2016~2017년 안광한·김장겸 전 사장 체제에서 계약직 아나운서 11명을 뽑았다. MBC는 2017년 12월 최승호 전 사장 취임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MBC가 계약직 아나운서들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하면서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MBC의 정규직 채용 결정으로 2년 넘게 이어진 갈등은 일단락됐다. 끝난 듯했던 MBC 아나운서 채용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대전MBC 이야기다. 대전MBC는 MBC가 지분 51%를 보유한 MBC 자회사다. 쟁점은 여성 아나운서 차별 채용이다. 대전MBC <뉴스데스크> 앵커였던 유지은 아나운서(34)는 지난해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다. 그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아나운서 채용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전MBC는 문제를 제기한 유 아나운서와 그의 동료를 주요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켰다는 의혹을 받는다. 유 아나운서는 현재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만 맡고 있다. 지난 4월 28일 오후 대전 유성구의 한 카페에서 유 아나운서를 만났다. “정규직 채용 기회조차 없어” 유 아나운서는 2014년 5월, 대전MBC에 입사했다. 다른 정규직 아나운서와 함께 편성국 내 같은 사무실을 썼다. 사측과 따로 작성한 계약서는 없었다. 유 아나운서는 “남성 정규직 아나운서와 똑같이 뉴스 앵커, 사내 프로그램 MC 일정을 소화했다”며 “3주에 한 번 주말 당직도 섰고 정규직 아나운서가 휴가를 가면 대체 업무도 했다. 대전MBC가 주최한 외부행사도 맡았다”고 했다. 유 아나운서의 일정은 숨 가빴다. 2015년 12월부터 3개월 동안 여자 아나운서는 혼자뿐이었다. 아침뉴스에 라디오뉴스, 토크쇼까지 모두 챙겼다.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해 밤 9시 30분 넘어 퇴근하는 생활이 이어졌다. 대전 유성구에 있는 대전MBC 사옥 전경/김원진 기자 지난해 6월 인권위 진정 전까지는 <뉴스데스크>와 라디오 뉴스에 주말 당직 뉴스 진행을 맡았다. 하루 8시간 넘게 일하는 게 다반사였다. 프리랜서라고 했지만 대전MBC 전속으로 매였다. 휴가도 6년 동안 9일을 쓴 게 전부였다. 그마저도 무급휴가였다. 그는 프리랜서이면서도 소속 아나운서라는 이유로 회사 내 전문 앵커나 외부 MC, DJ보다 낮은 임금을 책정받았다. 유 아나운서는 “복지도, 경력에 따른 승진도 없었다. 애사심과 책임감으로 일했던 시절이었다”며 “일이 많아 시청자들이 ‘대전MBC 노예’, ‘대전MBC 금강불괴’로 불렀다”고 했다. 대전MBC는 2018년 정규직 아나운서 채용공고를 냈다. 방송에 쓸 채용공고 더빙은 유 아나운서가 맡았다. 채용공고에는 성별 구분이 없었지만 내부에서는 “남자 자리지만 누설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그는 “정말 너무 큰 박탈감을 느꼈다”고 했다. 실제로 남자 아나운서가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유 아나운서는 “어떤 분들은 정규직 시험을 보지 않고 왜 정규직 전환을 시켜달라고 하느냐는 말씀을 하시지만, 여성 아나운서에게는 정규직 채용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지역 MBC 아나운서 성별 채용 형태를 보면 춘천·제주·원주 MBC를 제외한 대전MBC 등 12개 지역 MBC는 여성 아나운서 32명 중 정규직은 4명뿐이었다. 반면 남성 아나운서는 전체 29명 중 26명이 정규직이었다. 지역 언론사 대부분은 대전MBC와 유사한 채용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유 아나운서는 “대전MBC는 2000년대 들어 정규직 여성 아나운서를 채용한 적이 없다. 제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나마 프리랜서가 아닌 2년 계약직으로 채용했다”고 했다. 그는 “계약직 2년이면 최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비정규직법에 걸려 회사를 나가야 하는데 프리랜서로 더 오래 일하니 좋지 않냐는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유지은 아나운서/유지은 아나운서 제공 인권위 “부당 채용” 인용 방송국에서 여성 아나운서를 바라보는 시각은 ‘빨리 떠나면 좋은 존재’였다. 그는 “지은이는 2년이나 일했다며? 오래 했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기존 여성 아나운서가 떠나야 더 젊은 아나운서를 뽑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뼈 있는’ 말이었다. 유 아나운서는 “여성 아나운서 채용은 정규직이 없어서 계약이 끝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험을 계속 준비해야 하고 나이가 차면 신입으로 가기도 쉽지 않다. 강의나 쇼호스트 등으로 진로를 바꾸기도 한다. ‘이렇게 계약직 선배들이 떠났겠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했다. 유 아나운서는 인권위 진정 이후 연이어 일을 잃었다. 진행하던 라디오 뉴스는 폐지됐고, <뉴스데스크>와 주말 당직 하차를 통보받았다. 사측의 인사보복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을 진행할 수는 있었지만 청취자와 영상으로 소통하는 ‘보이는 라디오’ 방송은 중단됐다. 올 1월에는 편성국 안에 있던 자리도 빼라는 윗선의 지시를 받았다. 유 아나운서는 “6년 동안 쌓인 서류나 물건을 정리하는 데만 3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인권위 소위원회는 이날 오후 늦게 ‘고용형태 등 여성 아나운서 성차별 진정’ 사건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인권위는 유 아나운서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 차별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대전MBC 측은 인권위 결정문을 받아본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대전MBC 관계자는 “차별 채용을 하지 않았다.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정규직 채용을 오래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고, 2018년 정규직 채용에서도 공교롭게 남성 아나운서가 채용됐던 것일 뿐”이라고 했다. MBC 본사는 여전히 답이 없다. MBC 본사 측은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유 아나운서는 지난해 8월 MBC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는 “경영권 개입이 아니라 ‘채용 차별은 하지 말라’라는 차원의 큰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게 MBC 본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오의 희망곡> 오프닝 멘트는 ‘행복 총량 보존의 법칙’이었다. 유 아나운서는 “작가님이 어떻게 제 맘을 아셨는지…”라고 했다. 그가 라디오 부스에 있던 이날 정오까지만 해도 인권위의 인용 결정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편하게 일하려고 싸우는 게 아니다. 열심히 일하고 싶어서 문제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인생에는 행복 총량 보존의 법칙이 있다고 하잖아요. 행복은 정해진 양이 있고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요. 이제부터는 좋은 일에 좋은 일이 더해지고 무엇이든 술술 풀려가는 마법 같은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안녕하세요, <정오의 희망곡> 유지은입니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과학](5) 과학이 성차별을 하고 있다는 뒤늦은 깨달음(2019. 10. 25 17:52)
2019. 10. 25 17:52 문화/과학
1992년 출간된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이하 ‘화성 남자 금성 여자’)>는 연애서 분야의 스테디셀러다. 이 책은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을 기반으로 남녀가 화성과 금성의 거리만큼이나 차이가 난다는 아이디어로 시작한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남녀가 심리적·감정적·성적으로 아주 다른 세계에 살고 있으니, 이 차이를 이해하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대 때는 연애 문제의 모든 해결책이 이 책에 있다는 생각을 한 때도 있었다. 상대를 화성 남자에 대입하고, 나를 금성 여자에 대입했을 때 그럭저럭 답이 도출되기도 했다. 그런데 <화성 남자 금성 여자>를 읽을 때마다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정말 진화심리학이 말하는 대로 나의 사랑은 나의 ‘DNA’를 후손에게 전달하기 위한 화학작용인가. 즉 ‘번식’을 위한 감정일 뿐이었나라는 의문이 든 것이다. 무의식 속에 있을지도 모르는 번식이라는 욕망에 지배당해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니! 상대에 대한 사랑은 ‘번식’의 욕구보다는 친밀감과 열정 같은 다양한 요소에 좌우되지 않았던가. 성의 고정관념을 고착시키는 진화심리학 진화심리학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심리를 진화학적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다양한 심리를 분석하는데 특히 남녀관계에 대한 내용은 논쟁적이다. 진화심리학은 원시시대 수렵·채집을 하던 시절 남녀의 모습이 자연선택과 진화를 거쳐 현재까지 남아있다고 본다. 수많은 정자를 생산하는 남성은 가능한 한 많은 연인을 원하고 유한한 난자를 가진 여성은 조건을 따지며 질 좋은 소수의 파트너를 선택한다. 남성은 구애하고 여성은 선택한다는 명제는 유명하다. 이 명제 속에서 번식은 남녀관계의 제1 목적이다. 남녀관계에 대한 간단한 해석의 틀을 제공하기 때문인지 진화심리학은 남녀의 심리를 풀이하는 데 자주 사용된다. 인기도 꽤 높아 대중서로도 많이 나와 있다. 그런데 진화심리학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특히 비판을 많이 받았다. 전통적이고 규범적인 성 역할을 강화하는 기제로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여성학계는 진화심리학이 기본적으로 남성 중심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하버드대 마리 루틴 교수는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라는 책에서 진화심리학자들이 ‘성은 곧 짝짓기’라는 고정관념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침팬치류에 속하는 보노보는 번식의 목적 외에 자유로운 성 행동을 한다. 그런데 진화심리학에서 보노보는 ‘예외적’인 영장류로 취급된다. 일부 진화심리학자는 여기에 기반해 강간을 옹호하는 주장을 펼쳐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진화심리학 대중서 가운데 가장 유명한 책 <욕망의 진화>를 쓴 미국 텍사스대 데이비드 버스 교수는 이 책에서 강간을 옹호하는 논지를 펼친다. 버스 교수는 강간당한 여성의 임신율이 합의에 의한 성관계에 의한 임신율보다 2배 이상 높다고 언급한다. 남성은 공격하고 여성은 막는다는 진화심리학 논리에 따라 막아내려는 여성이 더욱 공격적인 남성과 짝짓기를 하게 되고, 이 특성이 후대로 이어진다고 봤다. 특히 임신율을 따지며 논지를 펼치자 여성계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강간을 당한 여성의 임신율이 높다는 데이터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강간은 엄연한 범죄 아닌가? 여성이 처음 만난 남성과의 잠자리에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의 범죄율은 고려되지 않는다. 다만 남성은 본성이 공격적이기 때문에 처음 만난 여성과도 잠자리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동녘라이프 진화심리학을 다룬 대중서를 통해 퍼진, 남성은 적극적이고 여성은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화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마틴 루티 교수는 이를 두고 “여성주의 운동이 오랜 기간 투쟁하며 무너뜨리려고 했던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현대에도 여전히 굳건하다”고 진단했다. 고정관념이 과학적 사실이라는 ‘명찰’을 달고서 말이다. 물론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본성과 마음에 대해 진화의 틀을 가져와 연구하면서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젠더 의식이 점점 높아지면서 진화심리학을 둘러싼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페미니즘 열풍이 부는 등 젠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진화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남녀의 심리를 다시 봐야 한다는 인식이 싹트고 있다. 남성 편향적인 과학 연구 알고 보면 성 편향은 과학 내에도 만연해 있었다. 남성 위주의 연구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과학 실험에서 여성 모델은 배제되고 남성 모델이 표준으로 이용돼왔다. 동물 실험에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쥐는 보통 수컷 쥐다. 이 때문에 수컷 쥐만 사용한 실험결과는 암컷 쥐만 가진 호르몬이나 다양한 기작을 반영해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표준화된 인체라는 개념은 보통 성인 남성의 몸을 기준으로 삼아왔다. 보통 사람이 가장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무실 온도는 섭씨 21도로 알려져 있다. 이는 1960년대 측정된 자료를 바탕으로 나온 수치인데 당시 몸무게 70㎏의 40대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정했다. 여성이 생각하는 실내 최적온도는 21도보다 높았다. 대사율과 체내 열 생산에 대해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보리스 킹마 박사가 사무직으로 일하는 여성에게 알맞은 실내온도를 다시 계산했더니 23~26도였다. 이 때문에 젠더의 다양성을 과학실험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 결과 여성 모델이 실험에 투입되기 시작했고, 성별에 따라 다른 실험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예를 들어 성별에 따라 약물의 효과가 다른 경우가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불면증 치료제인 졸피뎀이 남성과 여성에게서 약효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이 약이 시판된 지 21년 만에 인정했다. 그 결과 FDA는 2013년 졸피뎀의 처방용량을 10㎎에서 5㎎으로 줄이라고 발표했다. 남성보다 여성의 혈액 내에 졸피뎀이 더 많이 남아있어 졸피뎀을 복용한 여성이 운전 중 조는 경우가 잦았다. 젠더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비로소 인식하게 되는 차별도 있다. 필자는 심리학 분야의 글을 쓸 때 진화심리학에 쉽게 손이 갔었다. 그런데 진화심리학이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화하는 논리로 사용된다는 비판을 알고 난 뒤에는 진화심리학을 이용해 심리학 기사를 쓰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과학 자체에는 선악이 없다고 한다. 과학적 증거를 들이대면 사람들은 대부분 수긍하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과학을 이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과학을 말할 때는 더욱 더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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