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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총 759 건 검색)

기아, 인도서 소형 SUV ‘시로스’ 세계 최초 공개…아태·중남미 공략
2024. 12. 22 12:21경제
... ‘시로스’. 기아 제공 기아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로스’를 인도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시로스는 그리스 키클라데스 제도의 섬 이름에서 따왔으며, 전통과 서구 문화가...
한화큐셀 ‘상용 면적 탠덤 셀’, 세계 최초∙최대 효율 기록
2024. 12. 19 15:22경제
... 제작해 제3기관의 인증을 받은 건 이번이 세계 최초다. 한화큐셀은 발전 효율이 23~24%인 시중... “한화큐셀은 연구·개발에 더욱 정진해 세계 최초로 탠덤 셀 양산에 성공하고 기술 경쟁력을...
벨기에, 세계 최초 ‘성매매 노동법’ 시행
2024. 12. 03 14:19국제
... 보호법’이 전날부터 발효됐다. 해당 법률은 세계 최초의 ‘성매매 노동법’으로 평가된다. 성매매... 권리를 연구하는 에린 킬브라이드는 “전세계적에서 성 노동과 관련된 가장 포괄적인...
BAT, ‘한국 타깃’ 세계 최초로 합성 니코틴 액상담배 출시
2024. 11. 25 14:59경제
... 액상형 전자담배 ‘노마드 싱크 5000’을 세계 최초로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25일 BAT그룹의 한국... 1만7000원대다. BAT그룹이 노마드의 최초 출시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것은 규제 공백...
담배니코틴노마드BAT액상담배전자담배

스포츠경향(총 401 건 검색)

기아 ‘시로스’ 세계 최초 공개 ‘콤팩트 SUV’
2024. 12. 22 14:17 생활
아태 지역 키운다, 중남미 등으로 판매 시장 확대 기아가 전장 4m이하 콤팩트 SUV ‘시로스(Syros)’를 인도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시로스는 도심형 SUV로 우선적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한다. 내년 인도 판매를 시작으로, 아태, 중남미, 아중동 지역으로 판매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국내 시장 진입 시기는 미정이다. 이 같은 ‘시로스’는 뒷좌석에 슬라이딩, 리클라이닝 기능과 함께 통풍 시트 등을 적용하고 주행 안전 보조 시스템, 듀얼 파노라마 선루프 등을 갖추고 있다. 차명인 ‘시로스’는 그리스 키클라데스 제도의 섬 이름을 따온 것으로, 전통과 서구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시로스 섬의 이미지를 투영해 경쟁 모델들과 차별화된 상품성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아는 우수한 상품 경쟁력을 갖춘 시로스를 통해 인도는 물론 물론 아태, 중남미, 아중동 자동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한층 더 높여 나갈 계획이다. 시로스의 외관은 기아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바탕으로 대담하면서도 기능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전면 스타맵 시그니처 LED 라이팅은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며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는 강인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측면은 입체감을 살린 라인과 17인치 크리스탈 컷 알로이 휠이 역동적인 느낌을 주며 기아 로고가 들어간 퍼들램프와 유선형 도어 핸들을 통해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했다. 시로스는 전장 3,995mm, 전폭 1,805mm, 전고 1,625mm의 제원을 갖췄으며, 실내는 2550mm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뒷좌석에 슬라이딩 및 리클라이닝, 60:40 분할 시트 등을 적용해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전/후석 통풍 시트를 장착함으로써 편의성을 한층 더 높였다. 또한 12.3인치 HD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세 개의 화면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주행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아울러 더블 D컷 스티어링 휠, 듀얼 파노라마 선루프, 앰비언트 무드램프 등을 통해 고급스럽고 모던한 실내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외 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무선 충전 시스템을 탑재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기아는 시로스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적용, 고객이 서비스센터에 방문하거나 별도의 장비를 연결하지 않더라도 클라우드 서버와 차량간 무선통신으로 제어기 소프트웨어를 최신화해 이미 적용된 기능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해준다. 시로스는 가솔린과 디젤 엔진 등 2가지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1.0 가솔린 터보는 최고 출력 120마력, 최대 토크 172Nm이며 1.5 디젤은 최고 출력 116마력, 최대 토크 250Nm을 갖췄다. 이광구 기아 인도권역본부장은 “기아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다”며 “첨단 기술과 대담한 디자인 등을 갖춘 시로스를 통해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 세계 최초 ‘단일공(SP) 로봇 천골질고정술 300례’ 돌파
2024. 12. 22 07:23 생활
골반장기탈출증 치료법 중 재발률 가장 낮은 고난도 수술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신정호 교수가 세계 최초로 ‘단일공(SP) 로봇 천골질고정술 300례’를 돌파했다. 이에 앞서 글로벌 로봇수술 장비 기업은 고대구로병원을 세계 최초로 ‘단일공(SP) 산부인과 로봇수술 교육센터’로 지정했다. 신 교수로부터 수술법을 교육 받기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고대구로병원을 방문하고 있으며, 이번에 세계 최초로 ‘단일공(SP) 로봇 천골질고정술 300례’를 돌파하며 부인과 로봇수술 명의로서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천골질고정술은 골반장기탈출증을 교정하는 수술 방법 중 재발률이 가장 낮은 수술로, 질과 척추 끝 부분의 뼈인 천골 사이를 그물망으로 연결해 장기를 지지해 주는 고난이도 수술이다. 골반 속의 좁은 공간에서 방광과 직장을 질과 분리하고 출혈 위험이 높은 천골을 노출시키며 시행하기 때문에 부인과 수술 중에서도 높은 숙련도가 필요한 수술로 손꼽힌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자궁, 방광, 직장 등의 장기들이 질을 통해 밑으로 처지거나 밖으로 빠져 나오는 질환이다. 50대 이상 여성 10명 중 3명에서 발병할 정도로 중년 이상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며, 배뇨장애, 질 출혈, 골반통증, 보행 장애 등을 유발한다. 여성의 일생 중 골반장기탈출증으로 수술을 받을 확률은 9명 중 1명(11%)일 정도로 흔하다. 특히 폐경 이후 노화가 진행되면서 증상이 악화되므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증가하고, 70대 초반 환자들이 가장 많이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수술 이후에도 3명 중 1명은 재수술을 받을 정도로 재발이 잦은 편이었는데 다른 수술법들이 대부분 15~45% 정도의 재발율을 보이는데 비해, 천골질고정술의 재발율은 5%내외로 재발율이 상당히 적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을 통해 진행됐는데 이들 수술방법은 절개 부위가 크거나, 구멍을 몇 개만 뚫고 진행하더라도 4~5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체력이 약하고 만성질환을 앓는 고령 환자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단일공 로봇수술기로 수술하면 수술시간이 3시간 가량으로 단축되어 기존 수술법 보다 마취 시간이 1/3 가량 줄어들고 절개부위도 3cm 정도로 작아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훨씬 적기 때문에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신정호 교수는 “수술이 필요한 환자 대부분이 70세 이상 고령이기 때문에 수술 위험과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일공 로봇수술로 수술시간을 단축하고, 절개부위도 최소화해 환자들이 수술 후 반나절이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또한 단일공 로봇수술은 좁은 골반 내부로의 접근이 용이하고, 확대된 시야를 이용해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유전자 치료…한국 뇌전증 환자도 참여
2024. 11. 24 13:02 생활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뇌전증센터는 세계 최초로 뇌전증 유전자 치료 임상 시험을 시작했다. 오른쪽 측두엽 뇌전증 환자가 등록 대상이다. 홍승봉 교수 (삼성서울병원, 뇌전증지원센터장) 뇌전증 유전자 치료는 AMT-260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여 뇌전증을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Kainate 수용체의 발현을 줄여서 발작을 억제하는 신개념 뇌전증 치료이다. 실시간으로 환자의 뇌 MRI를 보면서 뇌 측두엽의 해마에 1회 AMT-260 바이러스 벡터를 주입하고 발작의 빈도를 관찰하게 된다. 동물 실험 결과 발작간 뇌전증파(interictal spikes)가 88% 감소했고, 발작 빈도는 75% 감소했다. 측두엽 뇌전증의 뇌절제 수술 후에는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유전자 치료 후에는 기억력이 오히려 좋아지는 결과를 보여서 매우 고무적이다. 바이러스 벡터의 주입 후 miRNA 발현은 해마와 주변 내후각피질(entorhinal cortex)에 국한되어서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전증 유전자 치료가 발전하면 미래에는 뇌전증 발생 뇌부위에 바이러스 벡터를 주입해 치료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게되면 중증 뇌전증 환자들은 많은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어지고, 두개골을 여는 뇌수술을 받을 필요도 크게 줄어들게 된다. 또한 바이러스 벡터 유전자 치료와 레이저열응고지료 및 반응성 신경자극술을 공동으로 활용한다면 중증 난치성 뇌전증 치료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중국-미국 3개국 협조로 한국에도 새로운 뇌전증 치료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홍승봉 교수(삼성서울병원, 뇌전증지원센터장)는 존스홉킨스병원 뇌전증센터와 협의해 한국 뇌전증 환자들도 AMT-260 바이러스 벡터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에 참여하는데 동의를 이끌어냈다. 대상 환자는 6개월 동안 미국에 거주하면서 유전자 치료 및 정기적인 존스홉킨스병원의 진료를 받는다. 환자와 보호자의 여행비용 및 미국 거주 비용, 통역 등 일체 비용을 지원한다. 환자는 뇌전증 유전자 치료와 세계 최고 존스홉킨스병원의 진료를 6개월 동안 받을 수 있고, 획기적인 뇌전증 유전자 치료를 빨리 확립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이번 성과는 앞으로 한국 환자들이 미국에서 시행되는 최신 치료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미국 뇌전증 유전자 치료의 임상 시험에 참여를 원하는 오른쪽 측두엽 뇌전증 환자는 뇌전증도움전화(1670-5775)에 문의하면 된다. 이제 난치성 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국가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각 나라 의사들은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증 뇌전증 환자의 돌연사율은 30~50배 높다. 난치성 뇌전증 치료를 위하여 부단한 의사들의 노력과 정부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생로병사의 비밀’ 뇌종양, 알면 극복한다···‘세계 최초’ 개두(開頭) 없이 ‘안와’로 뇌종양 제거 성공?! 한국 뇌종양 치료의 미래는?
2024. 11. 20 20:00 연예
KBS 20일 오후 10시 KBS1 ‘생로병사의 비밀’ 932회는 ‘뇌종양, 알면 극복한다’편에서 뇌종양 극복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 의료 기술들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도 명확하지 않고, 뚜렷한 예방법도 없다. 소리 없이 다가오는 침입자 같은 뇌종양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두 달 전 심한 어지러운 증상으로 직장에서 갑자기 쓰러진 50대 이재철씨. MRI 검사 결과 뇌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었고 의료진은 대형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그가 받은 진단은 뇌종양 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진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이었다. 전조 증상은 2주 전 느꼈던 노화 증상으로만 생각했던 시력 저하뿐이었는데 이재철 씨는 ‘5-ALA’를 활용한 개두술을 진행했다. 수술 전 5-ALA라는 특수 형광물질을 투여해 종양을 염색하고 염색된 종양만을 정교하게 제거할 수 있는 수술법으로 이재철 씨의 뇌종양은 성공적으로 제거되었다. KBS 뇌종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증상이 개인에 따라 두통, 구토, 시각 장애, 이명, 경련 등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전조 증상을 특정하고 조기 발견이 어려운 질환이다. 뇌종양은 크게 악성과 양성으로 나뉘는데 성장 속도, 침습성, 재발률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악성 뇌종양은 빠르게 성장하며 주변 뇌 조직을 침범하고 파괴하는 특징이 있다. 종양과 주변 조직의 경계가 불명확하며,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교모세포종이나 고등급 신경교종 같은 악성 뇌종양은 재발 가능성이 높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양성 뇌종양은 악성에 비해 서서히 성장하며 주변 조직으로 침범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유착이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있으며, 재발 가능성도 낮다. 성장 속도가 느린 경우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대표적인 양성 뇌종양으로는 뇌수막종, 신경초종 등이 있다. 하지만 양성 뇌종양을 진단받았다고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특정 유형은 악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 발생 부위가 어디냐에 따라서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양성종양이라도 주변의 혈관과 신경을 침범하게 되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심각한 후유증 등이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경외과 의사들은 ‘세상에 착한 뇌종양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공두식 교수) KBS 10년 전 양성 뇌종양인 뇌하수체선종을 진단받은 50대 유정은씨. 종양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어 6개월에 한 번씩 추적관찰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관찰에서 종양의 변화가 심상치 않게 나타나 10년 만에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다. 뇌종양 수술이라고 하면 흔히 머리를 여는 개두술을 떠올리기 쉽지만 뇌종양의 위치와 종류에 따라 치료법은 달라진다. 유정은 씨가 받은 수술은 ‘경접형동 접근술’로, 머리를 열지 않고 콧구멍을 통해 종양에 접근해 제거하는 내시경 수술이다. 이 방법은 환자의 회복을 빠르게 하고 외관상 흉터를 남기지 않는 장점이 있다. 환자의 후유증을 줄이고 수술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뇌종양 치료는 꾸준히 발전해 왔다. 그 결과 과거보다 뇌종양의 예후가 훨씬 좋아졌다. 개두술도 후유증의 발생이 현저히 감소했고, 그 외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 칼을 사용하지 않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등이 적용되면서 환자들의 수술 부담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공두식 교수팀이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 기존에는 개두술로만 제거가 가능했던 삼차 신경초종과 같은 뇌기저부 종양을 안검(눈꺼풀) 절개를 통한 안와경유 내시경 수술로 제거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극복할 수 있는 질환’으로 변하고 있는 뇌종양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희망의 길로 나아가는 방법을 2024년 11월 20일 수요일 밤 10시 ‘생로병사의 비밀’ 932회 ‘뇌종양, 알면 극복한다’편에서 알아본다. KBS

주간경향(총 9 건 검색)

우리가 극지에서 세계 최초로 밝혀낸 것들(2024. 01. 23 05:00)
2024. 01. 23 05:00 사회
남극의 꽃이 시들어가는 이유·‘불타는 얼음’ 채취 등 연구 성과 많아 남극 해빙 /극지연구소 제공 남극과 북극 등 극지는 기후변화의 최전선이자 미래 먹거리이며, 인류 생존의 열쇠를 품은 공간이다. 극지를 선점하기 위한 각국 경쟁도 치열하다. 극지의 기후변화와 자원 및 생태계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한국은 1986년 남극의 평화적 목적 사용 등을 골자로 한 남극조약 가입을 시작으로 1988년 남극 세종과학기지 건설, 2002년 북극 다산과학기지 건립, 2004년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설립, 2014년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건설 등 극지 영토 확장을 위한 기반 조성과 연구 활동에 매진해왔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은 연구 성과도 무수히 많다.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 한반도가 더워지는 원리, 북극 이상고온 현상 원인, 남극의 꽃이 병들어가는 이유 등을 규명하고 북극에서 차세대 에너지 저장 매체를 발견했다. 빙하가 녹으면 한반도가 더워지는 원리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남극 기온이 오르면 빙하(남극 대륙에 눈이 쌓여 만들어진 얼음층)가 녹아내린다. 녹아내린 차가운 물은 남극 바다 표면의 수온을 낮추고 바다 얼음(해빙)의 형성을 도와 일정 기간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해빙은 극지 바다를 덮고 있는 거대한 얼음판으로, 태양빛을 반사해 지구의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얼음이 녹아내리면 전 지구적으로 해수면 평균온도가 상승하고 해수면 높이가 올라간다. 극지연구소가 1992년 이후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량 변화를 분석하고 해수면 변화를 예측한 결과를 보면, 2050년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약 3.6㎝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 수치는 극지방의 빙하 손실만을 고려해 예측한 최소한의 해수면 상승치다. 탄소중립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실제 심각한 해수면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남극과 그린란드에는 지구의 해수면을 65m 높일 만큼의 빙하가 쌓여 있는데, 최근 빙하의 손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빙하가 녹아내리면 엘니뇨(적도 부근 해수온 상승)와 라니냐(적도 부근 해수온 저하) 등과 같은 기후재해가 반복해서 일어난다. 지구 전체 해양의 순환과 해양 생태계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극지와 멀리 떨어진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도 이런 영향을 비껴갈 수 없는 셈이다. 국내 연구팀은 ‘빙하가 녹을 때 한반도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를 규명해냈다. 2020년 극지연구소 등이 진행한 해당 연구 결과를 보면, 남극 빙하에서 녹은 물이 1만7000㎞ 이상 떨어진 동아시아 온도를 0.2도 이상 끌어올리는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이 규명한 원리는 이렇다. 남극 빙하가 녹아 바다에 유입된 차가운 물이 적도에 있는 열대수렴대를 북쪽으로 밀어 올리면 북태평양 서쪽의 고기압이 강해진다. 이 영향으로 동아시아로 따뜻한 공기가 흘러 들어가면서 온도가 올라간다. 온도 상승효과는 빙하가 녹은 물이 유입되고 22∼71년이 지나야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반면 이 기간 0.2도 오르는 동아시아와 달리 지구의 평균온도는 0.2도 넘게 하락한다. 당시 연구에 참여한 진경 극지연구소 정책협력부장은 “남극의 현재 모습을 반영한 시나리오와 수치모델 기법을 활용한 결과, 빙하가 녹은 물이 지구 해양의 순환 등을 거쳐 최대 71년 후에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남극 세종과학기지 /극지연구소 제공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과제인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 돌발붕괴의 기작규명 및 해수면 상승 영향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는 얼음 바닥이 해수면보다 낮아 따뜻한 바닷물의 유입이 쉬운 곳으로, 최근 몇 년간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빙하가 녹아내리는 곳이다. 진경 부장은 연구 착수 후 분석 결과를 내놓기까지 2년 가까이 걸렸다고 했다. 그는 “극지의 기후변화가 전 지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이번 연구는 남극이 녹아내리면서 나타날 한반도의 미래 모습을 처음으로 규명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향후 기후변화 대응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그해(2020년) 11월 미국 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회보에 게재됐다. 극지연구소는 또 외부에서 오는 따뜻한 바닷물을 막아 남극 빙하가 녹는 것을 늦추는 빙붕의 역할도 2020년 3월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바다에 떠 있는 빙붕은 남극대륙을 감싸고 있는 수백m 두께의 거대한 얼음덩어리다. 빙붕은 대륙 위 빙하가 바다로 흘러내리는 것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북극의 경우도 북그린란드 빙붕이 북극 빙하가 바다로 녹아내리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다만 해양 온난화로 인해 빙붕 바닥의 얼음이 빠르게 녹으면서 북극 빙붕 전체 면적이 1978년 5386.6㎢에서 2013~2022년 3305.8㎢로 38.6%가 줄었다. 극지연구소는 스웨덴 국제공동연구팀과 공동으로 서남극 아문센해 겟츠 빙붕에서 바다에 잠겨 있는 두께 300~400m의 빙붕이 외부의 바닷물을 차단하는 현상을 관측했다. 연구팀은 빙붕이 줄어들면 남극 빙하 하부로 따뜻한 물의 유입이 늘어나고,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도 가속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최초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활용해 겟츠 빙붕 주변 바다에서 2016년부터 2년에 걸쳐 수심에 따른 유속과 염분 변화 등을 측정한 결과, 빙붕에 가까워질수록 남극대륙으로 흐르는 따뜻한 바닷물의 속도가 감소했고, 해수 중 약 30%만 빙붕 너머 빙하 하부를 녹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남극개미자리 /극지연구소 제공 남극의 꽃이 병들어간 이유 극지방 기후가 따뜻해지면 생태계 변화가 불가피하다. 남극에서 꽃을 피우는 식물도 마찬가지다. 2020년 5월 남극 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남극 현화식물인 ‘남극개미자리’가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점차 하얗게 말라 죽는 원인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것도 국내 연구진이었다. 현화식물은 생식기관인 꽃이 있고 열매를 맺으며 씨로 번식하는 고등식물을 말한다. 겉씨식물과 속씨식물로 나뉜다. 남극에서는 남극좀새풀과 남극개미자리 2종만 자란다. 남극개미자리의 경우 위도 60도 이상의 남극에서 이끼류가 병원균에 감염된 사례는 보고된 바 있으나, 자연 상태에서 병든 사례가 학계에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남극이 20도를 넘는 등 이상고온을 보이자 식물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곰팡이(내생균)가 병을 일으키는 곰팡이(병원균)로 활성화했다. 2020년 2월 9일 당시 남극 대륙의 북쪽에 있는 시모어섬의 관측 기온은 20.75도로, 사상 처음으로 20도를 넘어섰다. 세종기지가 위치한 서남극도 지난 50년간(1959~2009) 기온이 연평균 대비 3도 이상 상승하면서 생태계에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실제 세종과학기지 기상관측 자료에 따르면 2014∼2021년 평균기온은 영하 2.4도에서 영하 0.3도로 높아졌다. 극지연구소는 빙하가 녹고 드러난 땅을 식물들이 빠르게 덮고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도 함께 세력을 확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해당 곰팡이 유전체 분석 결과는 지난해 4월 세계적인 학술지인 ‘플랜트 디지즈’에 실렸다. 극지연구소는 또 지난해 11월 남극에서 극초미세먼지가 구름으로 형성되는 과정을 실시간 관측하기도 했다. 극초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존재하는 직경 1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미만 크기의 먼지다. 극초미세먼지의 기원은 주로 바다와 바다얼음에서 배출된 전구물질이다. 전구물질은 디메틸황이나 요오드처럼 특정 조건에 반응하는 가스 형태의 물질을 말한다. 이 극초미세먼지가 서로 뭉쳐 수분을 흡수하면 구름 응결핵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극초미세먼지가 구름 생성 과정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해왔으나, 극지방에서도 극초미세먼지가 구름 생성 과정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확인된 적이 없었다. 펭귄의 배설물이 극초미세먼지 생성에 기여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바람이 세종기지 인근의 펭귄마을을 지나갈 때 펭귄의 배설물 등에서 배출되는 전구물질이 극초미세먼지의 생성을 많이 증가시킨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극지연구소 제공 북극 동시베리아해에서 채취한 ‘불타는 얼음’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북극 동시베리아해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채취한 것도 최초 사례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물 분자 내에 메탄 등 가스 분자가 들어가 만들어진 얼음 형태의 물질이다. 불을 붙이면 메탄이 타면서 강한 불꽃을 만들어 ‘불타는 얼음’으로 불린다. 액화 및 압축 천연가스 기술보다 상온·저압 조건에서 천연가스를 저장할 수 있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 매체로 주목받는다. 다만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녹으면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대량 발생하게 돼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아라온호는 2016년 8월 북극 동시베리아해 대륙붕 탐사 도중 수심 500m에 있는 해저언덕 구조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채취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된 지역은 많지만, 북극 동시베리아해에서 채취한 사례는 처음이었다. 북극에는 전 세계 가스하이드레이트 총매장량의 약 20%가 분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아라온호를 타고 연구팀을 총괄한 진영근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북극 알래스카에서 아라온호를 타고 출발해 약 한 달 동안 북극 동시베리아해 일대를 탐사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이 일대 탐사에 나선 것이었다.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을 만한 곳을 찾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상용화 여부가 중요한 과제다. 진영근 책임연구원은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북극 영구 동토층에 자연 상태로 방치된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대기권에 메탄을 대량 발생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 반대로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채취해 상용화할 경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청정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다만 상용화 기술 개발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상업화로 이어지기엔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북극 해저 자원 환경 조사 및 해저 메탄 방출 현상 연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탐사 기간 해저 광물자원인 망간단괴를 채취하고 바닷물 속 메탄의 농도가 전 세계 해양의 평균값보다 약 40배나 높은 해역을 발견하기도 했다.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극지연구소 제공 북극의 이상고온 현상도 국내 연구진이 처음 밝혀냈다. 북극의 평년기온은 영하 20~25인데, 2016년엔 20도 이상 치솟으며 0도에서 최대 영상 5도를 기록한 바 있다. 북극의 이러한 이상고온 현상이 중위도의 인구 밀집 지역인 동아시아와 북미·유럽 지역의 한파, 폭설, 폭염 등의 기후재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지연구소는 2017년 1월 북극의 이상고온 현상이 열과 수증기로 꽉 찬 ‘태풍급 저기압’의 북극 유입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2015년 말 북대서양에서 발생한 중심기압 930hPa의 태풍급 저기압이 북극으로 유입된 것인데, 이 영향으로 많은 양의 수증기와 열이 공급되면서 극단적인 고온 현상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당시 2015년 12월 28일 북대서양에서 생성된 저기압이 31일 북극으로 유입된 후 소멸했고, 다음 날인 1월 1일부터 이상고온 현상이 시작됐다. 북극의 기온 상승이 북극해 얼음 감소 등 북극 내부 요인 때문이라는 분석 결과는 많지만, 외부 요인이 이상고온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과학](26)세계 최초 RNA 백신, 시장에 나올까?(2020. 08. 21 15:20)
2020. 08. 21 15:20 문화/과학
지난 8월 11일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등록했다고 깜짝 발표했습니다. 이 백신은 러시아가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 ‘스푸트니크’를 따 ‘스푸트니크V’로 이름 지어졌습니다. 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를 운반체로 이용하는 재조합 백신입니다. 아데노바이러스의 게놈에 코로나바이러스의 껍데기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삽입해 만든 백신입니다. 이 백신이 몸에 들어가면 코로나바이러스 껍데기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항원 역할을 해 몸속에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원리입니다. 임상 1상에 돌입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는 시험 참가자 / AP연합뉴스 8월 또는 9월에 의료진을 대상으로 스푸트니크V 접종이 시작된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으로 등록됐지만 백신 개발의 필수 과정인 임상 3상을 뛰어넘었기 때문에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백신 개발은 후보물질 발견, 비임상실험 및 체계화를 통한 기초연구, 임상 1~3상, 허가 및 생산을 거쳐야 합니다. 러시아는 허가 직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임상 3상을 건너뛰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자 세계 각국은 다양한 형태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150종류가 넘습니다. 이중 임상 3상에 들어간 백신은 7개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각축전 미국, 중국, 영국의 주요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에 서 있습니다. 먼저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는 세계 최초로 임상 3상에 돌입했습니다. 이 둘은 코로나바이러스의 mRNA-1273을 후보물질로 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독일 바이오앤테크와 미국 대형 제약업체 화이자도 임상 3상에 돌입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도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와 임상 3상에 들어갔습니다. 중국의 시노팜도 임상 3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상 3상은 신약 개발의 마지막 단계로 수만명 규모의 대상자에게 약물을 주입해 안전성을 시험하게 됩니다. 이후 안전성이 검증되면 보건당국의 승인을 거쳐 시판으로 이어집니다. 한국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3종에 대해 임상시험을 올해 안에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입니다. 3종은 단백질을 이용한 합성항원 백신 1종(SK바이오사이언스)과 유전물질인 DNA를 활용한 백신 2종류(제넥신·지원생명과학)입니다. 이중 개발이 가장 많이 진전된 백신은 제넥신으로 지난 6월 임상 1상과 2A상에 대해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최근 원숭이를 대상으로 효능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만 해도 백신 개발은 4~5년 뒤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뤘습니다. 팬데믹 선언 몇 달 만에 임상 3상에 들어갈 정도로 개발 속도가 빠른 데는 미국 정부의 다급함과 지원도 한몫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워프 스피드 작전’을 통해 백신 연구개발에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를 투자했습니다. 워프 스피드 작전은 미국 행정부가 가장 빠른 시간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보급하기 위한 초고속 개발 작전입니다. 정부, 민간기업, 군대 등이 모두 참여해 내년 1월까지 미국 국민 3억명에게 투약 가능한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백신은 체내에 항체를 만들기 위해 균을 죽이거나 약하게 만들어 접종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은 균을 죽이거나(사백신), 균은 살아 있지만 감염을 일으키지 않을 만큼만 독성을 약화시켜(생백신·약독화 백신) 만들어왔습니다. 18세기 에드워드 제너가 최초로 개발한 천연두 백신이 생백신과 비슷한 형태입니다. 소아마비 백신, 홍역 백신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살아 있는 균을 쓰기 때문에 생백신을 개발할 때는 안전성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승인 과정이 길어집니다. 다양한 백신 가운데 현재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모더나의 mRNA 백신입니다. 모더나가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의 유전물질 백신 개발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mRNA 백신은 기존의 백신과는 원리와 생산방식이 다른 신개념 방식입니다. 1990년대부터 유전물질을 이용한 백신 개념이 제안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다양한 한계점 때문에 최근에 와서야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는 유전물질 DNA 백신 개발의 전환기가 되었습니다. RNA(ribonucleic acid)는 유전물질의 한 종류입니다. 코로나19는 유전물질이 RNA로 이뤄진 바이러스입니다. 유전물질에는 DNA와 RNA 두 종류가 있습니다. DNA는 4개의 염기(아데닌·구아닌·시토신·티민)가 연결된 각각 2개의 고리가 나선형을 이루며 꼬여 있습니다. 비교적 안정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반면 RNA는 염기가 단일 가닥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단일 가닥이기 때문에 변이가 잦은 편입니다.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표면에 달라붙는 방식으로 세포 안으로 들어갑니다. 숙주의 세포 안으로 들어간 바이러스는 유전체를 방출하고, 숙주의 세포 안에서 원래 작동하고 있던 유전자 발현 과정에 끼어들어 자신의 유전체가 전사되도록 합니다. mRNA는 이 과정에 사용되는 유전물질입니다. RNA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겉껍질 돌기(스파이크)를 만들어내는 RNA 유전자를 백신에 담아 주입합니다. 균을 직접 몸에 넣지 않고 균을 체내에서 만들어낼 유전물질만 접종하는 것입니다. mRNA가 체내에 들어가면 단백질 코딩 과정을 통해 세포가 항원을 스스로 만들게 되고, 그 결과 항체가 생성됩니다. mRNA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합성한 뒤 분해돼 없어져 버린다는 면에서 안전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RNA 백신 첫 상용화 기대와 우려 단백질을 만들고 바로 분해되기 때문에 항원을 충분히 만들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몸에는 RNA를 분해하는 효소가 많아 mRNA가 세포까지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RNA 백신은 미리 개발해둔 범용 백신 플랫폼에 RNA만 바꿔 끼워 넣으면 되기 때문에 다양한 백신을 단시간 내에 제조할 수 있습니다. RNA는 빠르게 개발할 수 있어 현재 가장 개발 속도도 빠르고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 안전성과 효용성이 철저히 검증되지는 않은 방식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알아두면 쓸모있는 과학
[원희복의 인물탐구]유라시아 대륙횡단 ‘평화마라토너’ 강명구… 통일 염원·인류 최초 마라톤 세계일주 도전(2017. 10. 24 10:52)
2017. 10. 24 10:52 사회
1992년 몬트리올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선수를 인터뷰 한 적이 있다. 그때가 금메달 따기 전인가 후인가, 아무튼 ‘왜 뛰느냐’는 지극히 원론적인 질문에 황 선수는 망설임 없이 “돈을 벌기 위해 뛴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기자는 ‘너무 노골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분명하다’고 기사를 썼을 것이다. 흔히 마라톤이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기자가 볼 때 마라톤은 ‘분명한 목적’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운동이나 나름의 목적이 있겠지만 마라톤만큼 확실한 목적을 가진 운동도 드물 것이다. ‘내가 왜 이 고통을 감내하며 뛰고 있는가’에 대한 답은 각자 다르지만 분명한 목적이 없다면 완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마라톤이다. 환갑을 넘어 그 마라톤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마라톤 풀코스 42.195km 거리의 무려 380배나 되는 1만6000km를 뛰고 있다. 매일 40~50km씩 1년 2개월 동안 뛰는 마라톤이다. 바로 ‘유라시아 대륙 횡단 평화마라톤’의 주인공 강명구씨(61)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9월 1일 북유럽 대륙의 끝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시작해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 터키, 이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중국 등 유라시아를 횡단한다. 그리고 내년 10월 북한을 거쳐 판문점을 통과해 서울에 돌아올 계획이다. 그는 이미 2015년 미국 대륙 5200km 횡단 마라톤에 성공했다. 그러니까 이번 유라시아 대륙 횡단에 성공하면 마라톤으로 세계일주를 하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대모험이다. 평화마라톤 공동조직위원회 여인철 공동회장은 “이 고난의 길은 인류 최초의 도전의 길이며 전무후무할 일”이라며 “그가 판문점에 다다르는 날, 남쪽의 우리들은 두 팔 벌려 마중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내년 10월 북한 거쳐 판문점 통과 계획 그는 자신이 뛰는 이야기를 ‘유라시아에서 들려주는 사랑과 모험, 평화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과 다음카페 등에서 중계하고 있다. 10월 18일 현재 그는 네덜란드와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를 거쳐 헝가리를 뛰고 있다. 47일간 5개국 1750km를 달렸다. 그것도 숙식 장비를 실은 쌍둥이 유모차를 끌면서 뛴다. 10월 17일 그는 헝가리 들판을 뛰며 이렇게 썼다. “오스트리아에서 헝가리로 넘어서는 길은 산도 없고 강도 없고 햇살만이 들판에 축복처럼 가득하였고…. 이곳은 훈족들의 말발굽 먼지가 일어났던 곳이다. …건물은 지으면 파괴되고, 그 잔해 위에 다시 지었고 또 전쟁이 터졌다. 전쟁의 트라우마로 치면 우리보다 몇 곱절 더 할 헝가리의 하늘에 이젠 전쟁의 먹구름이 싹 가신 청명하고 평화로운 가을 하늘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다. …우리도 평화협정이 빨리 체결되고 조속히 한반도에서 전쟁 재발을 막는 모든 조치들이 하나씩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강명구씨가 지금 마라톤 풀코스의 380배나 되는 거리를 뛰는 분명한 목적은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것이다. 보통의 나이든 시민인 그가 이런 고통을 감내하며 평화를 갈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는 카카오톡으로 밤 12시가 넘어 이뤄졌다. 헝가리와 서울은 7시간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하루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아침에는 6시에 일어나 씻고 보통 호텔에서 7시에 아침을 먹으면 7시30분 정도에 출발한다. 점심은 식당을 만나면 아무 때라도 먹는다. 시골길을 달리는 일이라 점심에 맞춰 식당을 찾는 일이 만만치 않다. 마라톤은 보통 4시쯤 끝나지만 간혹 7시까지 달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페이스북을 보면 가끔 햄버거를 먹거나 점심도 거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매일 50km씩 달리려면 체력소모가 심각할텐데. 게다가 61세 나이로 무리 아닌가. “햄버거만 먹으면서는 체력 유지가 힘들다. 사실 먹고 자는 것이 제일 큰 문제다. 나이가 들면 확실히 근육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신 끈기나 인내심은 젊었을 때보다 좋아졌다. 그러니 준비만 잘한다면 나이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이 평화마라톤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뛰면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처음 미국 대륙을 달릴 때는 막연히 끝없이 달리고 싶어서 시작했다. 유모차 앞부분이 허전해 ‘남북평화통일’이라는 배너를 달았다. 나중에 사람들은 강명구라는 이름 석 자는 기억 못하고 나를 ‘통일 마라토너’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리니 사명감도 생겼고 결국 아시안 최초로 무도움 대륙 횡단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때 뉴욕 유엔빌딩에 골인할 때 기자의 ‘다음 도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무 생각 없이 ‘유라시아 대륙 횡단’이라고 대답한 것이 진짜 꼭 하고 싶은 일이 됐다. 반드시 평양을 거쳐서 판문점으로 들어와 평화통일 운동에 족적을 남기고 싶다.” 사실 그의 통일에 대한 관심은 오래되지 않았다. 재작년 미 대륙 횡단 마라톤 이전까지 그는 미국에서 마라톤을 좋아하는 평범한 교포였던 것이다. 그는 “굳이 통일의 의미를 찾는다면 부친이 황해도 실향민”이라며 “통일마라톤은 인생의 이모작을 뜻 있게 사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통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 평화마라토너 강명구씨가 10월 13일 오스트리아 빈 시내를 통과하고 있다. / 평화마라톤 조직위 제공 그는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을 중퇴하고 1990년 미국 뉴욕으로 이민갔다.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는 질문에 “학력은 빼달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샌드위치 가게 점원, 쇼핑몰 계산원, 식당 등 “안 해본 일 없이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일한 취미가 마라톤이었다. 2009년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 그는 보스턴, 뉴욕, 시카고, LA, 필라델피아, 워싱턴 등 유명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약 45회나 완주했다. 2015년 7월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귀국 그는 2015년 운영하던 식당을 정리하고 새로운 인생 이모작을 꿈꾸며 미 대륙 횡단에 도전했다. 음식과 텐트, 노트북을 유모차에 싣고 밀면서 달렸다. 그는 달리면서 보고 느끼고 자연과 사람들을 꼼꼼히 기록해 지난 1월 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책도 책이지만 무엇보다 큰 소득은 뒤늦게 ‘통일·평화’를 깨달았다는 점이다. 2015년 7월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한 그는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원불교 신자인 그는 3월 18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갈등을 빚고 있던 경북 성주 소성리 마을을 출발해 서울 광화문까지 270.5km를 뛰는 ‘평화 마라톤 순례’에 참가했다. 6월 6일에는 제주 강정마을을 출발해 부산으로 가 울산~경주~대구~성주를 달리고, 승용차로 다시 광주로 이동해 전주~익산~논산~대전~청주~성남-광화문까지 총 663km를 주파해 6월 24일 시청앞 광장에 도착했다. 해군기지 반대운동의 현장인 제주 강정마을에서 사드 배치로 몸살을 앓는 성주를 거치는 이 18일간의 행사는 ‘평화마라톤’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그는 시민들이 만들어준 월계관을 쓰고 평화마라토너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는 남들이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평화마라토너’ ‘통일마라토너’로 자리잡았다. -뛸 때 무슨 생각을 하면서 뛰나. “사람은 몸이 고달프면 마음이 편하고 몸이 편하면 마음이 분주하다고 했다. 사실 뛸 때는 통일이나 평화를 생각하지 못하고 거의 무념의 상태에서 뛴다. 그나마 쉬는 시간은 사색과 명상을 하는 시간이다.” -이번 마라톤 행사에 대해 국내 후원 행사가 열리고 있다. 국내 후원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후원자들에게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 나 혼자 달리지만 이 행사는 모든 국민과 재외동포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지상 최대의 행사가 될 것을 확신한다.” 사실 1년 2개월이나 걸리는 이 행사는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작은 후원과 협찬으로 이뤄졌다. ‘평화마라토너 강명구와 함께 달리는 유라시아대륙 횡단 평화마라톤 조직위원회’라는 매우 긴 이름에는 이창복 6·15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평화통일 시민연대 이장희 교수, 원불교 정상덕 교무, (사)다른백년 이래경 이사장, 평화누리 김영애 대표, 생명모성의 길 김반아 대표, (사)전국일주 김성기 대표, 평화협정행동연대 장호권 고문(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평화마라토너 강명구씨가 10월 13일 오스트리아 빈 한인문화회관에서 열린 교포 환영회에서 티셔츠에 새겨진 평화마라톤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평화마라톤 조직위 제공 통일 기원하는 사람들 후원으로 이뤄져 송영길 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 양기대 광명시장이 개인적으로 후원하고, 지난 21일 서울에서는 일일호프 후원행사를 가졌다. 이 티켓은 민주당 박남춘·유승희·인재근 의원을 비롯한 평화·통일을 갈망하는 시민들이 사줬다. 다행히 마라톤 신발과 옷은 코오롱에서 협찬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는데 차량이 없어 식량과 텐트를 실은 유모차를 끌면서 뛰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앞으로 이란의 사막과 중앙아시아 산악과 고원, 그리고 중국 대륙을 관통하는 11개국 1만4000여km가 남아있다. 마지막 고비는 중국 단둥에서 신의주~평양을 통과하는 일이다. 그는 판문점을 거쳐 내년 10월 서울로 돌아올 계획이다. 평화·통일 관련 단체가 다각적으로 그의 북한 통과를 모색하고 있지만 최근 긴장된 남북관계로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가 과거 박근혜 정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 국제여성평화단체가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2015 위민크로스 DMZ’ 행사를 개최한 적이 있다. 북한은 이 행사를 승인해 행사단의 판문점 통과를 허용했지만 오히려 우리 정부와 유엔사가 불허, 결국 행사단은 도라산역에서 차를 타고 넘어야 했던 전례가 있다. 이번 문재인 정부는 남북교류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이 행사를 불허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강명구씨는 사실 남북한의 정치적 상황과 북·미 간 국제기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다만 그는 “14개월 동안 달리면서 여론을 모으고 재외동포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으면 북한도 나 하나 통과시켜주지 않을까”라며 “북한도 자신들이 평화를 사랑하는 정권임을 알리고 싶어할 것”이라고 소박한 심경을 나타냈다. 19일 오후 그는 카톡으로 “지금 부다페스트를 향해 출발했다”고 알려왔다.
원희복의 인물탐구
[시계, 전설의 명기를 찾아서]태그호이어, 모나코-세계 최초의 사각형 방수 케이스(2014. 11. 10 17:27)
2014. 11. 10 17:27 경제
시간을 초 단위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크로노그래프 시계의 역사에서 태그호이어(TAG Heuer)의 존재감은 가히 절대적이다. 창립자 에드워드 호이어가 1887년 개발한 진동기어는 현대 기계식 크로노그래프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매김했고, 세계 최초의 비행기 및 자동차용 대시보드 크로노그래프 타임 오브 트립(1911년)과 세계 최초로 100분의 1초 단위까지 측정 가능한 포켓 스톱워치 마이크로그래프(1916년), 1000분의 1초 단위까지 측정하는 손목시계 마이크로타이머 플라잉 1000(2011년), 1만분의 5초까지 측정할 수 있는 마이크로거더(2012년) 같은 유산들은 비단 태그호이어뿐만 아니라 시계 역사에 길이 남을 이정표가 되었다. 연재 초반에 다룬 카레라에 이어 이번에는 태그호이어의 또 다른 주요 컬렉션인 모나코(Monaco)를 소개하고자 한다. 경주용 시계의 오랜 역사와 인연 태그호이어는 그 어느 브랜드보다도 모터스포츠와 오랜 인연을 자랑한다. 창립자의 4대손이자 현 태그호이어의 명예회장인 잭 호이어가 1963년 멕시코 로드 레이스에서 이름을 딴 카레라를 론칭한 이래, 태그호이어는 경주용 크로노그래프 시계 분야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역사와 풍성한 스토리를 갖게 되었다. 촌각을 다투는 포뮬러 원(F1) 경기에 참가한 드라이버들은 정확하게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시계를 필요로 했고, 호이어(태그호이어의 전신)는 가장 앞장서서 이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였던 것이다. 또한 20세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생소하기 이를 데 없던 공식 타임키퍼 및 홍보대사 선정과 같은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태그호이어는 남다른 선구안을 가지고 있었다. 1950년대 말에 활약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전설적인 카레이서 후안 마누엘 판지오를 홍보대사로 영입한 이래, 니키 라우다, 알랭 프로스트, 아일톤 세나, 키미 라이코넨, 페르난도 알론소, 루이스 해밀턴, 젠슨 버튼 같은 당대 최고의 레이서들이 태그호이어를 거쳐갔다. 또한 1971년부터 1979년까지 스쿠데리아 페라리 팀을 공식 후원하고, 1992년부터 2003년까지는 FIA 포뮬러 원 월드 챔피언십의 공식 타임키퍼로 활약했으며, 최근에는 보다폰 맥라렌 메르세데스 및 아우디 스포츠, 모나코 오토모빌 클럽(ACM)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반세기가 넘도록 한결같은 모터스포츠 사랑을 보여주었다. 세계 최초로 벨트 구동 방식으로 작동하는 시계 모나코 V4 호이어 시절부터 경영자이자 디자이너이기도 했던 잭 호이어는 1969년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정사각형 케이스를 가진 모나코를 발표한다. 모나코라는 이름은 유럽 남부 지중해 연안의 한 공국에서 따온 것으로, 이곳은 F1 서킷 중 가장 아름답고 숨가쁜 레이스가 펼쳐지는 곳으로도 유명했다. 스위스 출신의 드라이버이자 호이어의 F1 그랑프리 홍보대사이기도 했던 조 쉬퍼트는 1962년부터 모나코 그랑프리에 출전했고, 이 같은 인연을 바탕으로 모나코가 컬렉션명에 도입된 것이다. 한편 1969년은 호이어, 브라이틀링, 해밀턴, 뷰렌 등이 공동 연합해 완성한 최초의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중 하나인 칼리버 11이 완성된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했다. 잭 호이어는 이 역사적인 칼리버를 일반적인 형태의 케이스가 아닌 특색 있는 디자인에 방수까지 가능한 케이스에 탑재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원형 케이스에 비해 각진 케이스는 당시의 제조기술로는 난점이 많았다. 특히 크로노그래프 기능(스타트, 스톱, 리셋)을 작동케 할 푸시 버튼을 장착한 형태여야 했기 때문에 방수성능을 보장하기 위해선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결국 모나코 특유의 정사각형 케이스는 완성되었고 이 시계는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한 세계 최초의 사각형 방수시계로 기록되었다. 이렇듯 제작단계에서부터 많은 우여곡절을 통해 탄생한 모나코는 뜻밖에도 한 영화와 스타를 통해서 손목시계 역사상 불멸의 아이콘으로 비상하게 된다. 지금껏 연재를 통해 수많은 브랜드의 대표 컬렉션을 소개한 바 있지만, 모나코처럼 빠르게 전설적인 시계로 급부상한 예는 많지 않다. 이 드라마틱한 배경에는 1960~70년대를 주름잡은 미국의 스타 배우 스티브 맥퀸이 버티고 있다. 1970년 그가 포르쉐 917k를 모는 카레이서로 분한 영화 에서 맥퀸은 모나코를 착용했다. 커다란 사이즈의 사각형 케이스가 한눈에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블루 다이얼 바탕 위에 화이트 색상의 분 카운터가 대비를 이룬 가운데 레드 포인트의 크로노그래프 핸드까지 어우러져 스포티한 느낌을 물씬 풍기는 시계였다. 누가 봐도 이 시계는 당시 출시된 여느 시계들과 확연히 달랐고, 극중 레이서인 맥퀸의 남성적인 매력까지 더해져 한층 더 강한 인상을 남겼던 것이다. 맥퀸이 모나코를 착용하게 된 계기 또한 흥미롭다. 그는 영화 출연을 위해 레이서로서 갖춰야 할 각종 기술들을 실제 F1 드라이버였던 조 쉬퍼트로부터 전수받았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이내 막역한 친구가 되었고 당시 호이어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던 쉬퍼트의 권유로 맥퀸이 모나코를 착용한 것이다. 평소 시계에도 관심이 많았던 맥퀸은 이내 모나코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그의 열연과 영화의 세계적인 흥행에 힘입어 모나코 역시 덩달아 젊은 남성들 사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지금에야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한 이른바 간접광고(PPL)가 당연시되고 있지만, 1970년대만 하더라도 이러한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티브 맥퀸이 모나코를 착용하면서 태그호이어로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광고효과를 얻게 된 셈이다. 1969년 오리지널 모델을 충실히 계승한 현행 모나코 칼리버 12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스티브 맥퀸이 영화서 착용 이후 선풍적 인기 하지만 모나코는 첫 양산형 기계식 자동 크로노그래프라는 상징성 때문인지 그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쿼츠 시계가 업계의 주류로 자리 잡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제조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된다. 원형 케이스의 카레라나 아쿠아레이서, 링크 같은 컬렉션이 쿼츠식과 기계식이 적절하게 배분되며 인기를 이어갔던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극명해진다. 모나코 케이스를 좀 더 둥글게 다듬은 형태의 실버스톤이나 몬자 같은 컬렉션이 새롭게 부각되기도 했지만 모나코만큼의 파급력은 없었다. 잠잠하던 모나코 컬렉션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부터이다. 태그호이어는 2004년 기계식 손목시계 역사상 처음으로 벨트 구동 방식의 파격적인 시계 모나코 V4를 공개한다. 이 시계는 당시 판매용이 아닌 콘셉트 워치였음에도 시계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왔다. 벨트 구동 방식이란 자동차의 엔진과도 같은 4개의 배럴이 서로 벨트에 의해 연결돼 있고 가운데 축이 되는 바 형태의 텅스턴 소재 잉곳이 마치 피스톤 운동을 하듯 위 아래로 움직이며 배럴에 동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그 형태 면에서나 기능적으로나 혁신적인 시계였다. 이후 모나코 V4는 꾸준히 작동 안정성이 개선되어 2009년 비로소 상용화 모델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바젤월드에서는 모나코 V4 출시 10주년을 맞아 모나코 V4 투르비용을 선보인다.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시계는 기존 모나코 V4의 투르비용 버전으로 한층 더 카리스마 넘치는 디자인과 정확성을 가진 시계로 거듭났다. 모나코는 카레라와 함께 태그호이어를 대표하는 양대 기둥이자 손목시계 역사에 길이 남을 클래식이다. 스티브 맥퀸과 영화 을 통해 단숨에 컬트적인 시계 반열에 올랐지만, 그 선풍적인 인기 뒤에는 모나코만의 뛰어난 완성도와 개성 있는 디자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시계는 이렇듯 운명적으로 탄생한다.
시계, 전설의 명기를 찾아서

레이디경향(총 13 건 검색)

세계 최초 3D 육류 프린터로 ‘비건 장어’ 찍어냈다
2024. 01. 18 14:10 화제
이스라엘의 배양육 회사인 스테이크홀더 푸드가 3D 육류 프린터 라인으로 세계 최초 비건 장어구이 요리를 만들었다. Steakholder Foods 제공 이스라엘의 배양육 회사인 스테이크홀더 푸드(Steakholder Foods)가 3D 육류 프린터 라인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비건 장어구이를 공개했다. 스테이크홀더 푸드에 따르면 현재 3D 프린팅된 장어 요리는 식물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실제 고기와 흡사한 재료의 조합과 정밀한 레이어링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향후 윤리적으로 수확한 뱀장어의 세포를 이용해 만들어 보다 더 장어와 흡사한 풍미와 질감을 낼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스테이크홀더 푸드의 CEO인 아릭 카우프만(Arik Kaufman)은 “프린팅 장어는 실제 생선과 흡사한 질감을 만들어내는 드롭 제트(DropJet)라는 우리의 기술이 집약된 것”이라며 “프린팅 장어의 탄생은 해산물 산업에서 중요한 순간이 왔음을 의미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이 기술이 실제 바다에서 장어를 포획하고 손질해 식탁에 올리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한다. 카우프만은 “이 기술은 저렴한 비용으로 매월 수백 톤의 잠재적인 산업 규모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같은 생산 라인을 사용하여 다양한 프린팅 수산물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유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장어 시장은 2022년 기준 43억 달러(5조 7천억 원)로 평가되며 장어는 과잉 포획으로 인해 멸종 위험에 처해있기도 한다.
‘아기상어’ 유튜브 영상 세계 최초 100억 뷰 달성
2022. 01. 13 17:24 문화/생활
‘아기상어’가 세계 최초 100억 뷰 신기록을 달성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Baby Shark Dance)’ 영상이 누적 조회수 100억뷰를 달성했다고 13일 밝혔다. 전 세계 유튜브 역사상 최초 기록으로, 현재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데스파시토(Despacito)’ 뮤직비디오에 비해 약 23억뷰 높은 수치다.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는 ‘핑크퐁 아기상어’에 율동이 가미된 버전으로 2016년 6월 처음 공개됐으며, 2020년 11월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를 제치고 전 세계 유튜브 조회수 1위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이후 15개월 연속 유튜브 정상을 차지하다가, 13일 오후 4시경 누적 조회수 100억뷰를 돌파하며 막강한 글로벌 영향력을 다시 입증했다. 100억 뷰는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표한 전 세계 인구 약 78억명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로, 핑크퐁 아기상어의 글로벌 인기를 실감케 한다. 조회수 기준으로 지구상에 사는 모든 인구가 적어도 한 번씩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영상을 본 셈이며, 총 재생 시간은 약 4만3000년으로 구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기간에 해당한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개 언어로 5000여편 이상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시청 국가는 244개국, 누적 구독자수는 9000만명, 누적 조회수는 500억뷰에 달한다. 지난 6월 ‘핑크퐁’ 유튜브 영어 채널에서 구독자수 5000만명을 돌파해 루비 버튼을 획득했으며, 지난 한 달 새 한국어, 스페인어 채널에서 각각 구독자수 1000만명을 확보해, ‘트리플 다이아몬드 버튼’까지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더핑크퐁컴퍼니 김민석 대표는 “전 세계 유튜브 조회수 1위, 미국음반산업협회(RIAA) 다이아몬드 및 11개 멀티 플래티넘 인증,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부문 5위에 이어 이번 100억뷰 달성은 핑크퐁 아기상어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걸쳐 IP 파워를 증명한 모멘텀”이라며 “앞으로도 국경과 인종을 넘어 전 세계 팬들에게 사랑받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이끌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 피임법 리뷰 플랫폼 'The Lowdown' 들어가보니···
2021. 08. 30 15:32 건강
의료 및 IT 여성 전문가 7명이 모여 만든 세계 최초 피임법 리뷰 플랫폼 ‘The Lowdown’는 천 개 이상의 피임 리뷰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으며 설문 형식으로 이용자에게 맞는 피임법 추천한다. 사진| 홈페이지세상에 완벽한 피임은 없다. 피임 방법 중 내 몸에 맞는 것을 찾기란 더욱 어렵다. 다양한 피임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호르몬 조절로 인해 신체적 부작용을 겪거나 자신과 맞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로 중도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국 내 몸에 딱 맞는 피임법을 찾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영국 의료 전문가와 IT 전문가 여성 7명이 만든 세계 최초 피임법 리뷰 플랫폼 ‘The Lowdown(더 로다운·비밀정보)’이 눈길을 끈다. The Lowdown은 여성을 위한 다양한 피임법을 공유하고 자신에게 맞는 피임법을 추천하고 있다. 플랫폼 소개글에 따르면 창업자 앨리스 펠튼은 피임을 하며 불편했던 기억을 토대로 리뷰 플랫폼을 만들었다. 그는 16세부터 저용량 피임약을 먹기 시작했고 7가지 이상의 알약을 복용해봤지만 수년 간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지 못했다. 또한 호르몬계 피임약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깨닫는데 10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펠튼은 “피임약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을 때 친구와 상담해도, 인터넷 게시판을 읽어도, 심지어 의사와 상담해도 참고 정보의 샘플 수가 현저히 적어 곤란했다”고 피임법 리뷰 플랫폼 제작 계기를 전했다. The Lowdown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여성 절반이 자신에게 맞는 피임 방법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78%가 호르몬제 피임약으로 인한 신체적 부작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The Lowdown을 살펴보니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었다. 수천 개의 리뷰를 검색해 참고할 수 있었으며 현지 한정 서비스지만 전문가에 의한 온라인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리뷰 대상이 되고 있는 피임 방법도 다양했다. 알약, 피임링(IUD), IUS(미레나), 남성용 콘돔, 피부 삽입형 피임기구(NEX PLANON), 자연주기법(펨테크·여성관련 헬스케어 디바이스 및 월경주기 애플리케이션), 사후 피임약, 피부에 붙이는 패치가 있었다. 몇 가지 국내에서 생소한 이름도 눈에 띈다. 리뷰는 게시자의 연령, 신장, 체중, 자녀 유무를 밝히고 피임 후 기분, 생리 여부, 성욕, 체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히 기록하도록 되어 있어 이용자가 자신의 상황에 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피임방법을 추천해주는 ‘Find Your Mach’ 코너도 있었다. “당신은 호르몬 조절이 두려운가?” “매일 약을 잊지 않고 먹을 수 있나?” “피임 중단 후 임신 계획이 있나?” 등 몇 가지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에 관한 질문에 답하면 사이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알맞은 피임 방법을 추천해준다. 피임을 앞두고 있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해당 플랫폼은 병원을 찾기 전 자신에게 맞는 피임법을 찾아보고 의사와의 상담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하나의 예습 과정으로 유용해보인다.
한국 컬링 사상최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4강 신화 이룬 국가대표팀
2012. 05. 04 17:50 화제
또 하나의 국가대표 신화가 탄생했다. 불모지와 같은 비인기 종목에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들은 세계 최강인 스웨덴 격파를 시작으로 파죽지세의 6연승을 기록하며 12개 팀 중 3위로 사상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키고 금의환향했다. 한국 컬링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지만 아직 생애 최고의 순간은 아니라고 말하는 그녀들의 야심 찬 도전 속으로 들어가보자. 우리에게 필요한 건 훈련 시간뿐! 눈부신 카메라 조명,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 쇄도하는 각종 모임과 시상식의 초대장!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이 모든 것이 어리둥절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지 않아 서로 볼을 꼬집는 장난을 쳐보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컬링’이 대체 뭐냐?”라고 묻곤 했다. “그게 스포츠냐? 시합도 있고 메달도 따느냐? 운동이 되긴 하느냐?”라고 묻는 질문에 일일이 답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요즘은 주변에서 쏟아지는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인터뷰 요청을 받은 정영섭(55) 한국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국민적 관심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당황스러울 뿐이라고 한다.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자칫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한껏 조였던 긴장을 풀지나 않을까 우려했었죠. 그런데 웬걸요. 요즘 우리 선수들 눈에서 빛이 나요. 빛이(웃음).” 정영섭 감독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잠시 선수들 생각을 하고는 기분이 좋아진 모양이다. 이 틈을 타 “사진 촬영을 하자”라고 요청했다. 사실 한창 훈련 중인 국가대표팀을 인터뷰한다는 게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다. 경기를 앞두고 예민해진 선수들이니 컨디션 조절을 위해 일체의 허툰 수작(?)은 불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접 선수들을 만난 후 앞서 가졌던 모든 걱정들이 사라졌다. 운동을 마친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기자를 맞아주었기 때문이다. 사진 촬영을 하자고 말하자 “포즈를 어떻게 할까요? 이렇게요? 브러시를 잡고 찍을까요? 스톤을 앞에다 두는 건 어때요?”라며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했다. “인터뷰나 사진 촬영 같은 걸 해본 적이 없어서 마냥 신기하고 재밌기만 해요(웃음). 저희 예쁘게 나오도록 잘 찍어주세요! 사실 저희처럼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겐 이런 관심이 큰 힘이 돼요. 위로도 되고, 운동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요. 저희 팀 말고도 앞으로 컬링에 관심 좀 많이 가져주세요!” (김지선 선수) 추운 빙상장에서 몇 시간의 고된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었지만 얼굴은 하나같이 밝았다. 빛이 난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가 보다 싶을 정도로 기분 좋은 모습들이었다. 되는 선수, 되는 팀들이 풍기는 특유의 기운이란 게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4강, 메달을 딴 것도 아니잖아? 혹자들은 말한다. 금메달은 고사하고 메달을 딴 것도 아닌데 웬 호들갑이냐고. 컬링 세계선수권 4강이 월드컵 4강과 같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그건 틀린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컬링 세계선수권대회 4강 진출은 월드컵 4강과 같다. 아니 그보다 더 값질 수도 있다. 세계 컬링의 판도와 컬링 대표팀의 열악한 훈련 조건을 알게 된다면 말이다. 지난 3월 캐나다 레스브리지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오른 여자 컬링 대표팀의 성적은 기적에 가까운 결과다. 지난해 말 한국 컬링은 세계 랭킹 12위였다. 4강의 위업을 달성한 이번 대회에 출전한 팀이 전부 12개 팀이니 말 그대로 주목은커녕 기대도 받지 못하는, 꼴찌는 일찌감치 예약해놓은 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스웨덴, 스코틀랜드 팀이 모두 참가했으며 컬링 종주국을 자처하는 캐나다에서 열린 대회였다. 게다가 대회 첫 경기부터 비교적 약체로 꼽혀 해볼 만하다는 체코 팀과의 경기에서 3-6으로 패하며 암울한 출발을 했다. 설상가상으로 바로 다음 상대로 세계 최강 팀인 스웨덴과 맞붙었다. 정 감독은 그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주장 김지선선수“어떻게 모인 선수들이고, 어떻게 버텨서 출전한 대회였는데요. 좋은 성적이나 메달이 목표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무너질 수는 없었어요. 우린 잃을 게 없는 팀이다. 우리가 같이 고생했던 걸 떠올려봐라. 우리만이라도 자축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마무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면서 선수들을 다잡았죠. 선수들 곁에서는 최민석 코치가 꼼꼼하게 리드해줬고요.” 스웨덴 팀이 어떤 팀인가. 컬링 세계 랭킹 1위에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명실상부 최강 팀이다. 스웨덴 선수들과 마주하자 선수들과 감독, 코치는 그동안 힘들고 고생스러웠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작전을 짜는 감독과 코치, 브러시를 들고 빙상장 안으로 들어가는 선수들에게서 설명하기 힘든 기운이 감지됐다. 꼭 이기고 말리라는 비장함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필시 패할 거라 예상한 체념은 더더욱 아니었다. 자신감이라고 하기엔 무척 침착해 보이는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라는 데서 오는 오기와 편안함이랄까. 결과는 9-8의 짜릿한 역전승! 뿐만 아니라 컬링 등록 선수만 200만 명이나 되는 홈팀 캐나다를 꺾는 등 대회 내내 파란을 일으키며 파죽지세의 6연승 행진을 한 것이다. 현지에서 경기 기간 내내 ‘도깨비 팀’이라 불렸던 기적의 주인공들은 바로 정영섭 감독과 최민석(33) 코치 그리고 신미성(34)·이현정(34)·김지선(25)·이슬비(24)·김은지(22, 이상 경기도체육회 소속) 선수다. 컬링, 그 걸레질하는 거? 이슬비선수비인기 종목의 선수로 살아간다는 것의 비애야 익히 짐작이 가는 바다. 엘리트 체육을 추구하며 철저히 성적만으로 대접을 해주는 우리나라 체육 풍토에서 말이다. 돈도, 흥행도 안 되고 선수 생활의 미래도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는 육상이나 핸드볼뿐만 아니라 영화를 통해서야 알게 된 스키점프나 봅슬레이 등. 하지만 이 종목들은 컬링보다 형편이 좀 나은 편이다. 일반인들에게 컬링은 그 이름조차 생소하니 말이다. 더구나 같은 운동선수들조차 컬링에 갖는 편견이 만만찮음을 대표팀 선수들을 통해 알게 됐다. “국민이 잘 모르시는 거야 이해해요. 그런데 선수촌 안에 다른 종목 선수들이 잘 모르고 하는 말에 가끔 상처를 받기도 해요. 브러시로 얼음을 닦는 동작을 빗대서 ‘니들 걸레질 하나는 끝내주겠다’, ‘청소는 잘하겠다’와 같은 우스갯소리를 무심코 하거든요. 그래도 명색이 국가대표 선수이고, 또 같은 운동선수면서 말이에요. 그럴 때면 ‘나 걸레질하는 거 아닌데’라고 속으로만 말하죠(웃음).” (이슬비 선수) 김은지선수대표팀의 맏언니인 신미성 선수가 컬링을 시작했던 15년 전에는 길쭉한 브러시를 들고 다녀 유리창 청소부로 오인받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한번은 버스에서 어떤 할머니께서 브러시를 손잡이 봉으로 착각하고는 잡고 있는 바람에 제가 내릴 곳을 지나친 적도 있었어요(웃음). 그리고 저희 컬링 선수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그게 운동이 되느냐’라는 거예요. 겉으로 보기엔 다른 종목과 달리 움직임이 많지 않다 보니 그런가 봐요. 하지만 직접 해보시면 알 거예요. 두세 시간씩 해야 하는 경기인지라 체력 소모가 굉장하거든요.” 국가대표 마크를 달고 있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컬링 선수들이건만 컬링 선수로 살아왔던 그간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자니 미안함을 넘어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 현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만큼 버텨온 것이 무척이나 신기할 뿐이었다. 세간에는 이들을 가리켜 ‘공포의 외인구단’이니 ‘제2의 우생순(핸드볼 국가대표팀의 활약을 담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약어)’이라 부르곤 하지만 국가대표팀 선수로 다시 모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한다. 다시 모인 ‘빙상의 우생순’ 신미성선수믿어지지 않겠지만 사실 현 경기도체육회 소속의 대표팀은 급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투명한 미래와 개인 사정들이 겹치면서 팀원들이 하나 둘씩 그만두다 종국에는 팀의 버팀목인 신미성 선수와 이현정 선수만이 남게 됐기 때문이다. 우승이나 메달은커녕 대회 참가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고민에 빠져 있던 정 감독은 과거 재능을 보였던 선수들을 다시 불러 모으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전국 각지를 돌았다. “이슬비 선수는 소속팀과의 불화로 브러시를 놓고 유치원 보조교사를 하고 있었죠. 김지선 선수는 어학연수를 간 중국에서도 연습을 계속 했을 정도로 열심이었지만 컬링 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었고요. 김은지 선수는 대학에는 진학했지만 특기자로 인정받지 못해서 학비 문제로 휴학을 했더라고요. 제가 만났을 때는 모두 컬링에서 손을 뗀 상태들이었죠.” 정 감독이 선수들을 설득해 복귀하겠다는 답을 듣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만큼 선수들은 컬링에 목말라 있었던 것이다. 정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컬링에 대한 애정, 운동에 대한 갈증 등을 잘 이용한다면 좋은 성적을 내는 팀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어떤 확신까지 받았다”라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모두 모여 팀이라 부를 수 있는 위용을 갖춘 것이 3년 전이다. 그러나 다시 컬링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기쁨도 잠시 뿐이었다. 컬링 선수로서 다시 돌아온 현실은 떠날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용 연습장이 없어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과 함께 연습해야 했는데, 주위의 시선은 영 달갑지가 않았다. 컬링은 스케이트화를 신지 않다 보니 신발 바닥에 묻었던 먼지가 링크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장비도 문제였다. 외국 선수들은 한 경기가 끝나면 브러시 헤드를 교체하는데, 대표팀은 빨아서 다시 써야 했다. 몇 번은 외국 선수들이 버린 헤드를 주워와 사용한 적도 있었다.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는 텃세로 인해 새벽이나 한밤중에 훈련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열악한 환경과 상황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었다. 그렇다고 국내 훈련 여건이 나았던 것도 아니었다. 태릉선수촌에 인원이 꽉 차는 바람에 인근 모텔을 숙소로 이용하며 훈련장을 오갔을 뿐 아니라 점심 식사는 분식집에서 배달해 해결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의 훈련 환경이 이렇다는 것을 누가 알기라도 할까봐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이현정선수“캐나다 전지훈련 때 훈련비가 부족해 민박집에서 저희가 직접 장을 봐서 밥을 해 먹었어요. 그렇게 운동을 했다고 하니까 다들 굉장히 안쓰럽게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희는 무척 좋았어요. 대회 예정지인 캐나다에서 훈련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훈련한 곳과 비슷한 곳에서 경기를 하게 돼 유리한 여건이라고 신났었거든요.” 주변 여건부터 팀워크까지 좋았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며 팀의 막내인 김은지 선수는 활짝 웃어 보였다.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그렇다. 현재 이들이 메달을 딴 것은 아니다. 마지막 순간 스위스에게 석패하고 3·4위전에서 캐나다에게 져 메달의 꿈이 무산되자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던 그녀들이다. 사상 처음으로 이뤄낸 세계대회 4강 진출에 많은 이들이 축하를 보내주지만 이들이 얻은 값진 결과는 성적뿐만이 아니었다. “체코와 치른 첫 경기에서 졌을 때 사실 놀랍지도 않았어요. 지는 것에 익숙했다고 하면 심한 표현일까요?(웃음) 가족에게조차 ‘도대체 쟤는 뭐 하나’라는 시선을 받으며 컬링 선수로 살아왔거든요. 그런데 최강 스웨덴을 만나 역전승을 하고, 진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없어 최대 고비가 됐던 러시아와의 경기에서도 이기면서 승리의 기쁨보다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을 처음 맛본 거예요. 그건 정말 무척이나 매력적인 에너지였어요.” (이현정 선수) 최민석코치세계선수권대회 출전 당시를 떠올리는 듯 감회에 젖은 이현정 선수의 모습에서 자신감이란 게 운동선수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됐다. 사실 컬링은 아시아인에게 잘 맞는 스포츠이며 특히 우리나라 국민에게 매우 유리한 종목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숙련되면서도 민첩한 손기술을 요하는 컬링은 젓가락질을 하고 바느질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데다 비석치기나 구슬치기와 같은 고유 민속놀이와도 흡사한 점이 많다고. 제대로 지원해서 잘 육성만 한다면 양궁처럼 메달 획득 효자 종목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종목 중 하나라는 게 최민석 코치의 설명이다. “‘아직 메달도 못 땄는데 웬 호들갑이냐’라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저희 팀이 훈련해온 상황을 조금이라도 아신다면 4강은 금메달보다 더 기적적인 성적이라는 걸 알 거예요. 최강 스웨덴을 이긴 경기를 축구로 말하자면 4:2쯤으로 지고 있다가 후반 몇 분 남겨놓은 상황에서 세 골 정도를 몰아넣은 거나 마찬가지죠. 컬링은 지원만 잘하면 금메달 효자 종목이라고 지금껏 말해왔거든요. 저 역시 지도자로서 그 가능성을 이번에 확인한 거죠.” 감독과 코치 이하 선수들은 하나같이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대회 4강 신화를 시작으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 티켓도 따고, 여세를 몰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금메달도 따고 싶단다. 아니 따야겠단다. 그렇게 돼야 연맹 차원에서 든든히 지원을 받아 후배들은 좋은 풍토에서 운동할 수 있을 것이고, 컬링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져 컬링 선수로 살아가는 환경도 훨씬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컬링이 생활체육으로까지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 그래서 도전해보겠다고 한다. 다른 구기 종목과 달리 에이스 한 명만 잘해서는 결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컬링의 특성상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훈련해온 현 대표팀의 팀워크는 현재 최고다. 느낌이 좋다. 그리고 컬링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보며 알 수 있었다. 그녀들에게 아직 생애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는 것을. <■기획 / 이연우 기자 ■글 / 강은진(프리랜서) ■사진 / 박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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